글로벌 건설기계 시장이 침체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하락하고 있다. 고금리에 따른 구매 연기 등으로 기저효과가 나타난 탓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건설기계는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8530억원·영업이익 58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신규 장비 수요 감소로 전년 동기 대비 17.4% 줄었다. 영업이익도 매출 감소와 프로모션 비용 확대로 39.3% 축소됐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당초 전망치를 밑돌았다. 건설기계 부문 매출은 6314억원으로 18.1% 감소했다. 인도와 브라질 시장에서는 매출 상승이 이뤄졌고, 원가 절감 노력으로 현지 법인 체질도 개선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지역의 실적 악화가 더 크게 작용했다. 특히 북미·유럽 등 선진시장 수요가 줄었다. 국내 건설경기 부진도 악영향을 끼쳤다. 다만 중국·독립국가연합(CIS)을 비롯한 곳의 수요는 개선됐다. HD현대건설기계는 부품 수익성을 높이고 중국 업체와의 경쟁이 심화되는 것에 대응할 수 있는 경제형 장비를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영업망도 확대한다. 최근 칠레 지사가 오픈했고, 멕시코 지사도 다음달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아프리카에서도 수요 증가에 맞춰 판매망을 대형화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국가 인프라 구축사업(인도) △현지 맞춤형 신규 라인업 및 광산·인프라 개발(브라질) △금리 인하와 인프라 투자 확대 및 리쇼어링 정책(선진시장)을 기대하고 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시 우크라이나에서 (복구사업을 중심으로) 성과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러시아에서도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HD현대인프라코어도 매출 1조1082억원·영업이익 815억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매출은 15.7%, 영업이익은 49.7% 하락했다. 엔진사업이 성장했으나, 건설기계사업의 실적이 악화됐다. 선진시장 부진이 심화됐고 신흥시장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프로모션 비용과 물류비가 늘어난 것도 실적 감소로 이어졌다. 선복 확보가 어려운 것도 언급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하반기에도 유럽 경기 부진 및 북미 금리 인하 지연 등으로 건설기계 약세를 예상했다. 신흥시장에서도 글로벌 긴축에 따른 불확실성이 점쳐지지만, 일부 지역은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법인 영업력을 확대하고 취약 채널을 재정비해 이같은 난관을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대형 장비 판매 확대 및 공백 지역 딜러 개발도 지속한다. 두산밥캣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2366억원·2395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16.3%, 영업이익은 48.7% 축소됐다. 주요 렌탈사와 딜러들의 구매 이연 등으로 당초 증권가 예상(매출 2조5551억원·영업이익 3372억원) 보다 좋지 않은 성적표를 거둔 셈이다. 지역별로 보면 북미,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아시아·라틴아메리카·오세아니아(ALAO) 등 전체적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물량 감소 및 프로모션 비용 증가의 영향을 받았다. 배성조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환율이 실적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전반적인 불륨 감소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생산 가동률이 연내 일부 조정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두산밥캣은 2460억원을 들여 중장비용 유압부품 전문업체 모트롤 인수에 나섰다. 이번 인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를 거쳐 하반기 마무리될 예정으로, 성사시 유압 부품 원가 절감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인도 첸나이공장을 증설한 데 이어 현금성 자산을 토대로 추가적인 인수합병(M&A)도 추진할 공산이 있다. 영업망과 라인업을 확장하기 위함이다. 업계 관계자는 “컨테이너 운임 급등으로 물류비 부담도 불어난 상황"이라며 “금리 인하가 언제 얼마나 이뤄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