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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 태인동국가산단 앞 원인 미상 오탁수 여과없이 바다로

광양=에너지경제신문 권차열 기자 광양시 태인동 국가산단 앞 우수로에서 원인모를 오탁수가 발생해 여과 없이 바다로 흘러 환경단체와 관계기관이 긴급 원인파악에 들어갔다. 5일 광양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부터 태인동 국가산단에서 배출되는 우수로에서 하얀색과 황토색을 띠는 오탁수가 흘러간다는 제보가 있어 현장에 도착해 보니 이미 오탁수가 100m 이상 띠를 형성해 바다로 유입되어 바로 관계기관에 신고했다고 전했다. 현재 국가산단 입주 업체를 비롯한 관계기관이 배출 원인 및 배출원 파악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우수관로에서 오탁수가 바다로 흘러드는 것은 10여년 전부터 나타는 현상이지만 관계 기관은 아직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이곳 태인동국가산단의 관리권한이 전남도와 영산강유역환경청, 광양시 등으로 나뉘어 있어 관계 기관들이 이 문제를 소극적으로 대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도 나온다. 광양환경운동연합 백양국 사무국장은 “2023년에도 거의 같은 시기에 오탁수가 흘러나왔다. 부도덕한 기업이 반복적, 상습적으로 배출하고 있다는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오탁수 유출이 반복되는 만큼 폐쇄회로(CCTV) 등 감시시스템을 설치하고 원인을 추적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인동발전협의회 관계자도 “1년에 1~2번씩 똑 같은 장소에서 이러한 현상이 발생되고 있다."며 이번에는 관계기관이 끝까지 원인규명과 배출원파악을 해줄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권차열 기자 chadol999@ekn.kr

주말 전국 최고 36도 찜통더위 이어져

5~6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으로 오르는 등 찜통더위가 이어진다. 대구와 강릉, 울산 등 지역에서는 낮 최고 기온이 36도 오를 것으로 예보됐다. 5일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5일 아침 최저기온은 21∼28도, 낮 최고기온은 29∼36도로 예상됐다. 당분간 밤사이 기온(오후 6시 1분∼다음 날 오전 9시)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부 지방은 대체로 흐리고 남부 지방과 제주도는 가끔 구름이 많겠다. 경기 북동부와 강원 내륙·산지에는 4일부터 5일 아침까지 5∼20㎜의 비가 내리겠다. 오는 6일에도 중부지방은 대체로 흐릴 예정이다. 인천, 경기북부, 강원북부내륙산지에서는 가끔 비가 내릴 전망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미래세대가 李정부에 전한 메시지…“기후대응 최우선 과제는 ‘에너지전환’”

미래세대들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에너지전환과 기후환경 교육 강화를 꼽았다. 미래세대들은 정부가 기후위기를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닌 인류의 생존 문제로 인식하고 강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일 에너지경제신문은 환경단체 에코나우로부터 '지구를 위한 한 표 : 미래세대에게 가장 중요한 기후정책은?' 온라인 설문조사에 참가한 참여자들의 의견을 전달받았다. 에코나우가 지난 5월 28일부터 지난달 8일까지 12일간 1023명을 대상으로 미래세대를 위한 기후정책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에너지 전환'이 28.0%로 1위 △'사람을 바꾸는 기후환경 교육 강화'가 18.8%로 2위 △'자원 순환 시스템 구축'이 17.0%로 3위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 참여자 1023명 중 73.2%(749명)는 미래세대 당사자인 2030대 청년들이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화석연료를 태양광, 풍력과 같은 친환경 에너지로 바꾸는 에너지전환이 가장 시급하다고 참여자들은 인식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공약에서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그에 따른 계통문제 해결을 위한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을 약속한 바 있다. 또한 참여자들은 진정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정책이나 산업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사람인식을 바꾸는 교육이 중요하다는 점을 짚었다. 설문에 참여한 각 세대들은 이 대통령에게 기후위기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이를 근본적이면서 신속하게 해결할 방책을 주문했다. 10대 정모씨는 “21대 대통령에게 바라는 기후정책은 각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환경문제 대응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지방정부와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지속가능한 해결방안이 실행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20대 강모씨는 “21대 대통령은 기후위기 대응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며 “재생에너지 확대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강력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모씨는 “21대 대통령은 기후위기를 단순 환경문제가 아닌 생존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모씨는 청년과 지역주민이 주도하는 에너지전환 사업 확대를, 박모씨는 산불 홍수 폭염 등 기후재난 대응 체계 고도화를, 또 다른 이모씨는 탄소세 도입을, 임모씨는 참여형 기후환경 교육을 제기했다. 30대 강모씨는 “21대 대통령은 탄소배출감축을 위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정책을 추진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모씨는 재생에너지에 더 많은 투자를 강조하고, 천모씨는 대기업에서 사용하는 일회용품 사용량에 대한 제재를 지적했다. 이외에도 40대 최모씨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생활 속 실천 정책을 펼칠 것을, 송모씨는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기후환경 교육 강화를 요청했다. 50대 이상에서는 신모씨가 국민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실효성 있는 정책을 요구하고, 윤모씨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는 이들의 지원을 확대해줄 것을 강조했다. 하지원 에코나우 대표는 “이번 설문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에너지 전환과 동시에 사람의 변화를 이끄는 '교육'의 중요성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시사점을 보여준다"며 “IPCC 6차 보고서에서도 사람의 선택과 의사결정으로 온실가스를 40~70% 줄일 수 있다고 하는 만큼 시민들이 기후행동에 동참할 수 있는 구조의 정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탄소중립 선도국 가다-스웨덴②] “탄소세 톤당 118유로 부과, 국민 수용성 위해 근로소득세 낮춰”

스웨덴은 2045년까지 국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이웃 나라 핀란드보다는 10년 느리지만 우리나라보다는 5년 빠르다. 스웨덴에는 수력과 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하다. 여기에 원자력 발전을 더해 전력 분야에서는 거의 탄소중립을 달성했다. 유럽연합(EU)과 전력망을 공유하며 전력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전력시장 구조를 갖췄다. 생산한 전력의 약 20%는 수출해 유럽 최대 전력 수출국이라 자부한다. 스웨덴은 인구 1050만여명의 작은 나라다. 그럼에도 유럽 주요 국가들과 경쟁할 수 있게 국가 총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스웨덴은 주요 연구기관을 통합해 국영연구기관인 'RISE'를 만들어 유럽 최대의 연구기관 중 하나로 키웠다. RISE는 탄소중립 관련 기술을 개발하며 스웨덴 기업에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스웨덴의 히타치에너지는 우리나라에서 제주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초고압직류송전(HVDC)을 공급 및 시공했다. 볼보는 대형화물차와 중장비의 전기화를, 칸델라는 전기보트 보급을, 예테르마 항만청은 친환경 선박 확대를 유도하며 수송분야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노력 중이다.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지속 가능한 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수출 동력으로 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스웨덴인의 삶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에너지경제신문은 탄소중립에 앞서 가고 있는 스웨덴과 핀란드의 정책 추진 과정과 고민을 살펴보며, 우리나라의 탄소중립 달성의 해법을 찾고자 '탄소중립 선도국 가다' 기획 기사를 연재한다. [편집자주] ① 전력시장 ② 산업 ③ 수송·배터리 ④ 친환경 선박 “스웨덴은 톤당 118유로(약 18만9300원)의 탄소세를 탄소배출권에 영향받지 않는 국민과 기업에 부과하고 있습니다. 대신 국민이 탄소세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근로소득세를 낮췄습니다. 국민 입장에서 내야할 세금이 동일하게 유지됐습니다." 폴 웨스틴 스웨덴에너지청 수석 비즈니스 개발 매니저는 지난달 13일 스웨덴의 탄소세 운영 방식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스웨덴은 유럽연햡(EU) 국가 중에서도 탄소세를 매우 높게 적용하는 나라 중 하나다. 스웨덴은 1991년에 탄소세를 도입했다. 당시 반대하는 정치인도 있었다. 산업 위축 및 에너지가격 상승으로 국민 반발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에 당시 정부는 기업들이 스웨덴에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산업 부분 세율을 오랫동안 낮게 유지했다. 국민들이 사용하는 화석연료의 탄소세는 많이 인상했다. 대신 국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근로소득세를 낮추는 전략을 썼다. 웨스틴 매니저는 “1990년 이후 스웨덴 국내총생산(GDP)는 83% 증가하고, 탄소배출량은 35% 저감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즉 탄소세 도입이 경제성장을 저해한다는 내부 우려를 일부 해소했다는 뜻이다. 우리나라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탄소세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스웨덴이 탄소세를 도입한 방식은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탄소세는 배출권제도로 관리하지 못하는 대상인 일반 국민 및 기업들을 대상으로 탄소소비량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제도다. 배출권제도는 일정 수준 이상 탄소를 배출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제조업 및 화력발전 대기업들이 배출권 제도에 주로 포함된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전체 국가 탄소배출량의 73.5%가 배출권제도 하에서 관리된다. 즉 나머지 26.5%는 배출권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국가 탄소배출량의 26.5%를 줄이기 위해서는 국민 및 중소기업의 자발적 참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에 이들도 탄소를 줄일 수 있도록 세금을 매긴 게 탄소세다. 지난 1991년 스웨덴이 탄소세를 도입할 당시 탄소세는 국민에게는 톤당 25유로, 기업에는 톤당 6유로가 부과됐다. 웨스틴 매니저의 말대로 기업들의 해외 이전을 우려해 탄소세를 덜 부과했다. 2004년 스웨덴의 탄소세는 더 오르기 시작해 국민에게 톤당 90유로, 기업에는 19유로를 부과했다. 2010년대에 기업용 탄소세가 급등하면서 2018년에는 톤당 113유로로 국민에게 부과하는 탄소세와 동일해졌다. 스웨덴 탄소세는 이후 소폭 상승해 지난 2022년 톤당 118유로로 올랐다. 스웨덴의 중견 및 대기업들은 탄소세 대신 EU 배출권 제도에 영향을 받는다. EU 배출권 가격은 톤당 70유로 정도로 나타난다. 35년 전부터 탄소세를 도입하기 시작한 스웨덴과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매우 뒤처져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탄소세를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배출권 제도는 운영 중이나 가격이 톤당 8000원대 선에 머물고 있어 유럽의 11만원대에 비해 매우 적은 수준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 나서겠다고 했으나 탄소세 도입을 공약하지 않았다. 탄소배출권을 기업에게 팔 때 돈을 받고 판매하는 유상할당의 비율을 높이겠다고 공약하는 선에 그쳤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2030 온실가스감축목표(NDC) 및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 탄소세 도입을 적극 검토해봐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 5월 13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세 역할 및 시사점: 유럽국가의 운영사례를 중심으로' 주제로 발간한 '나보포커스' 제108호(저자 이정훈 분석관) 보고서에서 탄소세 도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다만, 보고서에서도 탄소세 도입에 따라 사회적 반발을 우려해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웨덴의 사례로 봤듯이 탄소세를 높이는 대신 다른 세금을 낮추는 방안을 통해 국민 수용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이 탄소세 도입과 함께 산업 분야에서 탄소감축을 추진을 할 수 있는 동력은 관련 연구개발(R&D)에 적극 나서고 있어서다. 스웨덴은 35개 연구소를 합쳐 총 3500명의 직원을 가진 스웨덴국립연구원(RISE)를 만들었다. RISE는 유럽 3대 연구기관으로 평가받을 만큼 성장했다. 순매출은 약 5700억원에 이른다. RISE의 주요 연구 과제 중 하나인 전력반도체는 인공지능(AI) 확대 등 전 세계 전력수요 급증에 대비, 전자제품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반도체를 말한다. RIES에서 전력반도체를 연구하고 있는 임장권 수석 연구원은 “연구기관의 중복 투자를 방지하고 국가에서 정한 기조대로 전략적으로 연구를 하기 위해 RISE가 탄생했다"며 “과제의 절반 정도가 산업체 과제"라고 설명했다. 스웨덴 기업들은 탄소 감축 분야에서 스코프(Scope)1, 2 감축뿐 아니라 Scope3에 도전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Scope3 공시를 시작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감축까지 추진하기는 어려워하고 있다. Scope1은 기업이 보유한 사업장에서 직접 배출하는 탄소배출량을, Scope2는 기업이 사용한 전력, 열에너지에서 배출한 탄소배출량을 말한다. Scope3는 기업이 경영 활동을 하면서 간접적으로 배출할 수 있는 탄소배출량을 말한다. 예컨대 협력사가 배출하는 탄소배출량과 물품 배송과정에서 나오는 탄소배출량을 모두 포함한다. 150년 전통의 스웨덴 산업 장비 전문 대기업인 아트라스콥코는 Scope 1, 2, 3 감축 계획을 세워 달성을 추진 중이다. 아트라스콥코는 전 세계 73개국의 약 5만5000명의 직원을 다국적 대기업이다. 아트라스콥코는 오는 2030년까지 Scope1, 2는총 46% 탄소배출 감축을 계획하고 있다. Scope3는 같은 기간 28%를 감축하는 목표를 세웠다. 아트라스콥코 관계자는 “가장 감축하기 어려운 영역이 Scope3다. 매출이 늘어날수록 더 감축하기 어렵다"며 “에너지효율성을 많이 높이면서 최대한 Scope3 배출을 줄이려고 한다. 에너지효율이 계속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달성 가능하다 본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5년 KPF 디플로마 -기후테크(전기화) 프로그램 지원을 받았습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치솟는 냉방전력, 태양광이 억눌렀다

사실상 장마 종료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이 계속되면서 냉방전력이 치솟고 있다. 다행히 태양광 발전이 원전 20기의 역할을 하며 상당량의 냉방전력을 상쇄하면서 안정적 전력공급이 유지되고 있다. 3일 기상청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북태평양 고기압이 정체전선을 북서쪽으로 밀어내면서 지난 1일부로 사실상 남부지방의 장마가 종료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분간 전국 대부분 지역의 체감온도 33℃(도) 내외의 폭염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지역에는 열대야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더운 날씨에 냉방전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최대전력수요도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9만MW선은 깨지지 않고 있다. 지난 1일 최대전력수요는 8만9209MW, 지난 2일에는 8만9069MW를 기록했다. 둘 다 모두 19시에 최대전력수요를 기록했다. 공급예비율은 1일 12.2%, 2일 14.4%로 안정적 수준을 보였다. 이는 2024년 8월 20일 기록한 역대 최대전력수요인 9만7115MW에 많이 모자란 수준이다. 4년 전 최대전력수요인 2021년 7월 27일의 9만1141MW에 비해서도 모자라다. 물론 아직 본격적인 여름철이 시작되지 않았지만, 4년 전보다 전력기기가 더 많이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전력수요와 예비율이 안정적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는 태양광 발전량이 전력수요를 상쇄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력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태양광의 경우 전력공급량으로 측정되는 것이 아닌, 전력수요 자체를 줄이는 방식으로 산정된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13시 기준 총 전력수요는 9만3729MW였다. 하지만 태양광의 전력시장 외 발전량이 1만3598MW, 전력시장 내 발전량이 5900MW를 기록해 태양광 총발전량은 1만9498MW를 기록했다. 즉, 13시에 태양광이 원전 20기(1기 약 1GW)에 맞먹는 발전을 하면서 실제 전력수요는 8만132MW로 낮아진 것이다. 보통 여름철 최대전력수요는 17시에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태양광 발전량 자체가 적은 상태서 더운 날씨와 공장 가동이 아직 멈추기 전 시간이 최대전력수요가 나타나기에 적기다. 실제로 여름철 최대전력수요가 가장 높았던 지난해 8월 20일과 두번째로 높았던 2023년 8월 7일, 세번째로 높았던 2022년 7월 7일 모두 17시에 최대전력수요를 기록했다. 전력수급의 최악의 시나리오는 남부지방에 구름이 껴서 태양광 발전을 막고, 더운 날씨로 수도권 냉방수요가 치솟을 때로 꼽힌다. 지난해 8월 20일에는 전체 태양광 발전량이 5000MW에도 미치지 못했었다. 현재는 남부지방 장마 종료로 태양광이 가동될 수 있어, 최대전력수요를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전선이 중부지방에 4일, 6~7일 영향을 줄 수 있다. 장마가 수도권에 더위를 식혀주면, 냉방수요 하락과 함께 전력수요가 더 줄 수 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탄소중립 선도국 가다-핀란드②] 2035년 넷제로 목표…ABB·댄포스 등 글로벌 수출기업들 집합

핀란드는 2035년까지 국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삼아 전 세계에서 탄소중립에 가장 앞서 있는 나라다. 우리나라보다 15년이나 빠르다. 핀란드는 풍부한 물과 산림을 바탕으로 원자력과 풍력을 더해 일찌감치 전력 분야에서는 거의 탄소중립을 달성했다. 전력시장은 재생에너지 맞춤형으로 실시간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구조를 갖췄다. 전력시장에는 정치적인 개입을 허용하지 않는다. 핀란드는 이제 탄소중립의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는 산업, 수송, 열 분야까지 탄소중립 도전 중이다. 핀란드가 인구 550여만명의 작은 나라라 탄소중립을 평탄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핀란드 산업 주축이었던 노키아가 휘청이면서 국가 경제가 흔들렸다. 작은 내수 규모는 국내 산업을 육성하는 데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경제도 챙겨야 하는데 안보도 위태롭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와 연결된 전력망이 끊겨 에너지 안보는 위기를 맞았다. 핀란드는 스웨덴하고 그리드(전력망)가 연결돼 있지만, 핀란드 전문가들은 전력망이 섬에 가깝다고 표현한다. 에너지 안보가 언제든 취약한 구조라는 의미다.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지속 가능한 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수출 동력으로 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핀란드인의 삶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에너지경제신문은 탄소중립에 앞서 가고 있는 스웨덴과 핀란드의 정책 추진 과정과 고민을 살펴보며, 우리나라의 탄소중립 달성의 해법을 찾고자 '탄소중립 선도국 가다' 기획 기사를 연재한다. [편집자주] ① 전력시장 ② 산업 ③ 수송·배터리 ④ 열에너지 “핀란드는 2035년까지 탄소중립 달성과 함께 총 850억유로(135조원)에서 1000억유로(160조원)에 달하는 수출 기회를 얻을 것이라 봅니다. 국가 전체가 혁신에 집중하기 위해 국내총생산(GDP)의 4%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헬레나 사렌 비즈니스핀란드 리더는 지난달 5일(현지시각) 핀란드 헬싱키 비즈니스핀란드 본사에서 핀란드의 탄소중립 및 수출 전략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비즈니스핀란드는 핀란드 고용경제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핀란드의 주요 연구 및 기술개발에 자금 지원을 하는 역할을 한다. 핀란드는 탄소중립 기술을 국가 탄소중립 달성 수단으로 무역경쟁력 확보와 함께 수출 상품 자체로 쓰기 위해 국가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탄소중립 기술을 유럽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탄소무역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바라보는 것과 비교하면 훨씬 더 적극적인 모습이다. 사렌 리더는 탄소중립 달성을 통해 창출할 수출액 1000억유로 중에 절반은 이미 가지고 있는 기술을 통해서, 나머지는 앞으로 새로 개발해야 되는 기술에서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핀란드는 전체 1차 에너지생산 중 화석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23년 기준 약 27% 정도다. 나머지 73%는 재생에너지, 원전 등 무탄소에너지로 조달한다. 특히 핀란드는 목재펠릿 등 목재자원을 재생에너지로 취급, 열에너지 및 전기 생산 등에 활용한다. 1차 에너지 생산 중 목재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28.0%로 가장 많다. 핀란드는 이미 보유한 재생에너지 관리 기술을 통해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대폭 확대하는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신기술로 평가받는 청정수소 생산, 소형모듈원전(SMR) 개발, 히트펌프를 통한 난방의 전기화를 추진한다. 비즈니스핀란드에 따르면 전력생산의 약 95%, 열생산의 75%는 탈화석연료를 달성했다. 핀란드는 오는 2029년 5월부터 석탄발전을 금지하고 청정전력 생산량을 2040년까지 지금보다 두배로 늘릴 계획이다. 지난 1월까지 발표된 육상풍력 프로젝트는 61기가와트(GW), 해상풍력 프로젝트는 46GW, 태양광은 23GW에 이른다. 소규모 재생에너지 발전이 늘어남에 따라 분산에너지자원 관리시스템(DERMS)을 갖추고 에너지시스템에서 인공지능(AI)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재생에너지 발전량 변동성을 극복하도록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를 향후 5년간 36GW 규모로 확보할 계획이다. 또한, 청정수소 생산도 대폭 늘려 2030년까지 유럽연합 청정수소의 10%를 핀란드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수소는 총 11GW 규모의 51개 프로젝트가 발표됐다. 특히, SMR 기술에서도 이미 3개의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등 앞서나가고 있다. 난방의 탈탄소화를 위해서 히트펌프와 전기보일러 관련 기술 등을 개발 중이다. 핀란드는 기술연구센터(VTT)를 통해 탄소중립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VTT는 EU의 연구혁신 분야 재정지원 프로그램인 호라이즌유럽 참여 기관 중에 15번째로 커 유럽에서도 매우 큰 연구기관이다. 총 수입만 3억유로(4795억원)에 이른다. 투울라 매키넨 VTT 리더는 “우리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산업, 건물, 운송 분야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에너지 시스템에 솔루션도 제공하는 데 전기화, 냉난방, 수소 등이 포함된다"며 “가장 큰 과제는 철강산업의 탈탄소화다. 철강은 열을 얻기 위해 연료를 많이 태우는데 이를 어떻게 전기화할지가 문제다. 경우에 따라서는 수소를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VTT는 탄소중립 기술 개발에 예산의 3분의 1을 투자한다"고 덧붙였다. 핀란드의 '에너지 수도'로 불리는 바사(Vaasa)에는 공정의 탈탄소화를 추구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모여 들고 있다. 핀란드 헬싱키에서 북서쪽으로 약 400km 떨어진 도시인 바사는 인구 7만여명의 작은 도시다. 하지만 바사는 '에너지 수도'라 불리며 바사에 위치한 에너지 클러스터에는 180개 이상의 에너지 기술 기업이 입주했다. 이들 기업의 사업 총 매출은 연간 60억유로에 이른다. 핀란드 에너지 신기술의 80%가 바사에서 수출된다. 도시 규모에 비해 경쟁력이 매우 높은 것이다. 스위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ABB는 핀란드 바사에 제조공정을 구축했다. ABB핀란드의 매출은 25억유로(4조원)이며 약 5000명의 직원을 뒀다. ABB는 변전소 등 전기화 시스템 및 전기모터, 공장 자동화 시스템을 위한 제품을 공급한다. ABB는 핀란드에서 R&D로만 약 1억6000만유로(2560억원)를 투자하고 있다. ABB 관계자는 “핀란드에서는 R&D에 상당히 중요한 비중을 둔다"고 강조했다. 덴마크에 본사를 두고 있는 댄포스는 도로용 차량 및 비도로용 차량, 주거 및 상업 건물, 도시 인프라, 에너지생산 시설 등에 필요한 제품을 공급한다. 댄포스는 총 20개국에 걸쳐 97개의 공장을 운영 중인데 2030년까지 모든 공장을 탄소중립으로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핀란드 공장은 이미 올해부터 탄소중립을 달성했다. 핀란드에는 800여명의 직원을 뒀다. 핀란드 바사에 본사를 둔 VEO는 지난해 총 1억3480만유로(216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VEO는 사업영역의 4분의 3이 에너지전환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핀란드의 대표적인 '스위치기어' 제조 기업이다. 스위치기어란 송전망 혹은 배전망의 전기장비를 제어하고 보호하는 역할은 한다. 즉 스위치기어를 통해 배전망에서 공장으로 직접 전기를 전달할 수 있고, 혹은 공장이 전기를 받을 수 있는 관문 역할을 한다. 최근 재생에너지 발전이 늘어나면서 발전량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스위치기어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VEO 관계자는 “바사에 있는 이 공장이 북유럽 스위치기어 공장 중에서 가장 큰 규모"라고 강조했다. 바사의 에너지컨설팅 업체인 마리노바의 마르코 쿠오카넌 대표는 “한국 기업이 바사에도 진출하길 바란다"며 “바사에는 풍부한 재생에너지 전력과 숙련된 인력들이 많다"고 소개했다. 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5년 KPF 디플로마 -기후테크(전기화) 프로그램 지원을 받았습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3일 전국 낮 최고기온 36도 무더위…전력수요 9만MW 돌파 전망

오는 3일 전국 낮 최고 기온이 최대 36℃(도)까지 오르는 등 무더운 날씨가 이어진다. 무더위에 냉방수요가 늘어나면서 전력수요가 곧 9만메가와트(MW)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2일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오는 3일 전국 대부분 지역의 최고 체감온도가 33도를 넘길 전망이다. 아침 최저기온은 23∼28도, 낮 최고기온은 28∼36도로 예보됐다.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에는 새벽부터 아침 사이 0.1㎜ 미만의 빗방울이 떨어지는 곳이 있을 수 있다. 더운 날씨에 지난 1일 최대전력수요가 19시 기준 8만9209MW로 나타났다. 공급예비율은 12%까지 떨어졌다. 전력거래소는 이날 최대전력수요가 9만MW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통 추위와 더위를 포함해 극한 날씨가 나타나면 전력수요가 9만MW대로 나타난다. 여름철 역대 최대전력수요는 지난해 8월 20일 기록한 9만7115MW이고, 겨울철은 지난 2022년 12월 23일 기록한 9만4509MW이다. 올해 장마철에 비가 그리 많이 내리지 않으면서 높은 전력수요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적어도 이번주까지는 별다른 비소식은 없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대통령 공약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하려면 “배출권 가격 8~10배 비싸져야”

이재명 정부의 중점 과제인 국가 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서 탄소배출권 가격이 지금보다 8~10배 더 비싸져야 한다는 환경부의 분석이 나왔다. 이는 탄소국경제도(CBAM)를 운영하는 유럽연합의 거래 수준이기도 하다. 배출권 가격이 이 정도 돼야 산업에서 탄소저감 기술 및 설비에 적극 투자하고, 배출권 거래도 활발해져 NDC 달성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시장에 확실한 신호를 주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마루 환경부 기후경제과 과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개최된 '제4차 국가 배출권 할당계획! 핵심과 쟁점' 토론회에서 온실가스 감축 지원사업(2022~2024년)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김 과장은 “현재 국내 탄소배출권 가격은 톤당 8700원 정도로, 전 세계 어디에서도 감축기술이 톤당 1만원 이하인 것은 찾기 힘들다"며 “특히 우리나라처럼 고도로 산업화된 사회에서는 감축기술이 꽤 비싸다. 이미 우리는 웬만큼 감축할 수 있는 것들은 다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비싼 것들에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국내 기업들은 에너지효율화나 연료전환 등 탄소 감축 기술에 톤당 약 8만~10만원 정도로 투자하고 있다.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등 혁신 기술은 20만원이 넘어간다"며 “경제논리로만 봤을 때는 배출권 가격이 톤당 10만원은 돼야 현재 돌아가는 설비들을 바꿀 요인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즉 환경부는 배출권 가격이 8만~10만원 정도는 돼야 기업들이 스스로 탄소저감 기술 및 설비에 투자해 결국 2030 NDC를 달성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이다. 2030년 NDC는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겠다는 계획이다. 탄소국경제도를 운영하는 유럽연합의 현재 배출권 거래가격도 톤당 70유로(약 11만1600원)이다. 2030 NDC 달성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기후 공약으로 △선진국으로서의 책임에 걸맞는 온실가스 감축목표 수립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 추진을 내세운 바 있다. 배출권제도란 일정 수준 이상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기업들의 배출 총량을 제한하고 제한된 배출량 내에서 기업끼리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거래하도록 하는 제도다. 배출권 가격이 너무 저렴하면 기업들은 탄소저감 기술에 투자하기 보다는 차라리 배출권을 구매하는 게 경제적으로 유리하다. 반면, 배출권 가격이 비싸지면 기업들은 배출권 구매보다는 탄소저감 기술에 투자하는 걸 선택할 수 있다. 국내 배출권 가격이 낮은 이유는 △할당 배출권 총량이 실제 기업들의 배출량보다 많아 수요 감소 △유상할당 비율이 낮고 이월 제한이 엄격해 시장 유연성 하락 △배출권 거래 시장이 상향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지적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현재 잉여배출권은 1억톤에 가깝다. 그러나 내년 1월 1일 시행을 목표로 하는 4차배출권 기본계획이 적용되면 대상업체가 늘어나고, 배출권 허용총량이 급격하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급격한 배출권 가격 상승은 기업에게 비용증가라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에 배출권 제도를 명확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최형식 한국환경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토론회에서 “2030 NDC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배출권거래제라는 큰 우산에서, 각 정책들이 효과적으로 연계돼야 한다"며 “시장 참여자들에게 확실한 정책적 방향과 명확한 가격신호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무더위 당분간 계속…대구·강릉 낮 최고 35도

전국에 무더위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오는 2일 대구와 강릉은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오르는 폭염이 나타날 것으로 예보됐다. 1일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23∼27도, 낮 최고기온은 26∼35도로 예상됐다. 이번주는 가끔 소나기가 내리는 날이 있고, 계속 무더울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 낮 최고기온은 서울 30도, 인천 26도, 대전 32도, 광주 34도, 부산 31도 등이다. 새벽부터 아침 사이에는 서울.인천.경기북부와 강원내륙.산지에서 0.1mm 미만 빗방울이 떨어질 수 있다. 당분간 최고체감 온도가 33도 내외로 매우 높아 건강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기후위기 속의 장마

올해 장마는 평년보다 일주일가량 빠른 지난 6월 12일, 제주도에서 시작되었다. 이후 한동안 장마전선이 활성화되지 못하다가, 베트남 동쪽 해상에서 발생한 올해 1호 태풍 '우딥'이 몰고 온 수증기가 한반도로 유입되면서 한차례 강한 비가 내리기도 했다. 그 뒤에도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쪽으로 확장되며 며칠간 많은 지역이 폭염에 시달렸지만, 장마전선이 남부와 중부지방까지 올라오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20일, 한반도 북쪽 편서풍대로부터 떨어져 나온 한랭한 절리저기압과 함께 내려온 찬 공기가 북태평양고기압과 한반도에서 만나 정체전선을 형성하면서 이 전선을 따라 많은 비가 내렸다. 올해 중·남부지방에 내린 첫 장맛비였다. 그러나 지난주 내내 이렇다할만한 장맛비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이제 막 장마에 접어든 시점이지만, 벌써부터 장맛비보다는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것을 보면 올해 장마도 그리 순탄치는 않을 것 같다. 장마에 대한 과학적 지식이 없었던 과거에는 단순히 여름철에 오랫동안 비가 내리는 현상을 장마라 하였다. 관점에 따라 다소 다르게 정의될 수 있겠지만 장마란 남쪽의 온난습윤한 열대성 공기덩어리와 북쪽의 한랭한 한대성 공기덩어리가 만나 형성되는 경계선을 따라 습윤한 공기가 유입되어 장기간 많은 양의 비가 내리는 현상을 말한다. 장마는 봄까지 줄곧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던 한랭한 공기덩어리들이 점차 물러나고 그 자리에 태평양에서 발달하는 덥고 습한 아열대 공기덩어리가 확장해 올라오면서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두 공기덩어리가 만나는 경계선이 동서로 길게 정체되어 늘어서면서 전선이 형성된다. 이 경계선에서는 상승하려는 덥고 습한 공기와 하강하려는 차고 건조한 공기가 서로 충돌하고 대치하기 때문에 대기가 매우 불안정해진다. 그로 인해 흐리고 궂은 날씨가 지속되며 지역에 따라 집중호우도 발생하기도 한다. 이 정체전선을 장마전선이라 하며, 보통 6월 말에서 7월 하순 사이 한반도 부근에 형성되어 며칠에서 몇 주간 지속적인 비를 내리게 한다. 원래 서로 다른 성질을 가진 두 공기덩어리는 쉽게 섞이지 않기 때문에 장마전선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여러 기상 요인의 영향을 받아 남북으로 오르내리기며 장기간 유지된다. 이 기간이 바로 장마철이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우리나라의 연강수량은 약 1,200 ~ 1,500mm 정도인데, 이 중 대략 31일간 이어지는 장마철에 내리는 비는 보통 300 ~ 500mm에 달한다. 이는 연강수량의 30~40%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 기간에 내리는 비는 수자원 확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남쪽의 덥고 습한 아열대 공기와 북쪽의 냉랭한 공기가 한반도 부근을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장마철 날씨는 대체로 습하고 기온은 매우 변덕스럽게 변한다. 뿐만 아니라 전선은 일시적으로 사라져 소강상태에 들어가기도 한다. 그러나 장마철이 지나 8월에 접어들어 한여름이 되면 한반도는 강해진 남쪽의 아열대성 고기압인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권에 들어 본격적으로 무더위가 시작된다. 덥고 습하지만 대체로 맑은 날씨가 이어지며 때때로 소나기성 강우가 내리는 것이 8월 기후의 특성이다. 이때 내리는 소나기성 강수는 남북 간에 성질이 다른 공기 사이에서 발생하는 장맛비와는 달리, 가열된 지면 위의 공기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생기는 국지성 강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같은 비라도 이 시기의 비는 장맛비와는 태생적으로는 성질이 다르다. 한편, 8월 하순부터 9월 초 사이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약화되어 남쪽으로 물러나면서 우리나라는 무더운 아열대고기압의 영향권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덩어리의 사이에 다시 놓이게 되는데, 이 때 정체전선과 온대저기압 등이 영향을 받아 많은 비가 내리기도 한다. 비가 잦은 이 시기를 일반적인 장마와 구별하기 위해 '가을장마' 또는 '2차 우기'라 부른다. 2019년 제주지역에서는 열흘 남짓한 가을장마 기간에 내린 비의 양이 장마철 강수량을 넘어선 사례도 있다. 모든 기상 현상이 그렇듯, 매년 반복되는 장마라도 그 기간과 시작·종료 시점, 강우일수와 장마기간 중 총강수량 등에서 모든 장마는 사뭇 다른 특성을 보인다. 예를 들어, 2020년에는 중부지방 장마가 6월 24일경 시작되어 8월 16일경 종료되어 무려 54일간 지속된 최장의 장마로 기록되었다. 이 기간 동안 서울 등 중부지방에는 평년보다 2배가 넘는 많은 비가 내렸고, 전국 곳곳에서 국지성 집중호우가 발생해 인명은 물론 산사태, 침수, 도로 유실 그리고 일조시간 부족에 따른 농작물 피해 등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했다. 반면, 이보다 불과 2년 전인 2018년에는 남부지방 장마가 6월 26일 시작되어 불과 14일 만인 7월 9일 종료되며, 남부지방 관측 이래 가장 짧은 장마로 기록되었다. 이 해의 경우, 장마가 일찍 종료되면서 이후에 열돔 현상에 의한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졌고, 특히 무강우 기간이 벼의 생장과 밀접히 관련된 시기와 겹치면서 농작물 피해가 컸다. 장마철 강수일수 또한 매년 큰 차이를 보이는데 2020년의 경우, 장마기간도 길었던 만큼 장마기간 동안 비가 내린 날도 28.5일로 가장 많았던 반면, 2014년에는 불과 9.9일로 가장 적었다. 이처럼 해마다 찾아오는 장마지만, 그 양태는 해마다 크게 다르다. 주목할 점은 장마와 관련한 여러 가지 기록적인 통계가 최근, 특히 2000년대 들어서서 잇달아 갱신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최장·최단 장마기간, 최다·최소 강수일, 최저 강수량, 장마 중 최고 일강수량 등 다양한 기록이 근래에 들어 새롭게 경신되고 있는 것이다. 장마의 이러한 변화는 의심할 나위 없이 전지구적으로 진행 중인 지구온난화에서 그 궁극적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장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는 북태평양 고기압, 우리나라 남서쪽에 위치한 열대몬순 기압골, 북동쪽의 고온건조한 대륙성기단, 한랭습윤한 오호츠크해 기단, 한대성 극기단 등이 있다. 이들 기단의 발달과 상호 균형에 의해서 장마가 시작되고 진행되며 그 특성이 결정된다. 그러나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이들의 강도와 발달시기, 위치 등이 변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북극과 고위도 지역이 더 빠르게 온난화되면서 찬 해역에서 발달하는 오호츠크해 기단의 세기가 점차 약화되고 있다. 반면 북태평양 기단은 이전보다 더 강하고 이르게 발달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티베트고원에서 발달하는 상층 고기압이 한반도에 일찌감치 영향을 미치면서 장마의 정상적인 발달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이처럼 오늘날의 장마는 과거 교과서에서 정의하고 설명하던 전형적인 장마와는 이미 다르며 미래에는 더욱 더 그러할 것이다. 과학적 근거에 의해 마련된 미래 기후변화 예측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한 미래의 장마에 관한 분석에 따르면 금세기 후반에 장마는 현재보다 약 10일 정도 일찍 시작되고, 약 10일 정도 일찍 종료될 것으로 예상한다. 장마지속기간은 지금과 유사할 것으로 보이지만, 장마기간 중 강수량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장마기간 중 비의 강도가 증가할 것임을 의미한다. 특히 상위 5% 수준의 강한 강도를 갖는 폭우는 38% 이상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강한 대류성 강수의 증가는 하층으로 유입되는 열과 수증기의 증가로 인한 대기불안정성의 심화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장마 후에도 강한 대류성 강수현상은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장마의 시종과 발달 양상의 변화와 더불어 장마기간 중 강우 강도의 변화는 향후 장마의 뉴 노말(new normal)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더 거칠어질 장마는 농업, 도시, 수자원, 에너지, 보건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예기치 못한 막대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한 수자원 관리, 도시 배수 및 홍수 인프라, 관개 및 농작물 관리, 전력 등 에너지 수급, 의료·보건 및 위생 등 다양한 분야의 대응체계를 개선하고 강화해야 한다. 특히 기존 재난 대응체계는 장마철 폭우, 여름철 폭염, 가을철 태풍 등 개별 재해에 초점을 맞춰왔지만, 폭우와 폭염, 가뭄 등이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적인 재해의 양상이 예상되는 만큼 복합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보다 종합적이고 정교한 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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