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플래그십 SUV 선보인 한국GM ‘국내 철수설’은 여전

한국GM이 미국발 관세 폭탄 탓에 철수설이 불거지는 와중에 캐딜락 플래그십 '에스컬레이드' 신규 버전을 국내 출시하면서 철수설을 잠재우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만 자동차업계에서는 국내 생산 물량의 85% 가량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여전히 철수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GM의 럭셔리 브랜드 캐딜락이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더 뉴 에스컬레이드'를 16일 국내 출시하고 본격 판매를 시작한다. 윤명옥 한국GM 최고 마케팅책임자(CMO) 겸 커뮤니케이션 총괄(전무)은 이날 경기 광명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신형 에스컬레이드 공개 행사에서 “더 뉴 에스컬레이드는 개성 넘치는 럭셔리 브랜드 캐딜락의 123년 헤리티지를 계승함과 동시에 미래를 향한 혁신을 담아 다시 태어난 모델"이라고 말했다. 에스컬레이드는 1998년 1세대가 출시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100만대 이상 팔린 인기 모델이다. 국내에선 VIP와 유명 인사들의 의전 차량으로 활용되며 프리미엄 브랜드의 상징적인 모델로 주목 받아왔다. 이번 모델은 2021년 국내에 소개된 5세대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신형 에스컬레이드는 전량 미국 내 공장에서 생산해 한국으로 수입하는 차량이다. 아울러 한국GM은 더 뉴 에스컬레이드 국내 출시와 유사한 시기에 인천 부평공장에서 2만1000대 가량의 신차를 추가로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노조에게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에 따르면 한국GM은 최근 트레일블레이저, 뷰익 앙코르 GX, 엔비스타 등 신차 2만1000대 생산 물량을 부평공장에 추가로 배정했다. 2만1000대는 한국GM 부평공장의 연간 생산능력 25만대의 8∼9%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번 추가 배정에 따라 올해 부평공장 생산물량은 당초 배정된 20만8000대에서 23만대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한국GM이 더 뉴 에스컬레이드 국내 출시와 신차 추가 생산 등을 통해 회사 안팎으로 불거진 철수설을 불식하기 위한 행보로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지난 3일부터 미국에 수입되는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에서는 한국GM이 장기적으로 철수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GM은 부평·창원공장을 통해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등 핵심 SUV 모델을 연간 50만대 가량 생산하고 있는데, 이 중 85% 가량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가격 경쟁력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진단에서다. 더욱이 부진한 국내 내수 시장 판매량 때문에 이러한 철수설은 더욱 주목을 받았다. 업계 일각에서는 한국GM의 최근 행보에도 불구하고 철수설을 완전히 불식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당초 업계와 관계자들이 예상한 한국GM의 철수시점이 최근이 아니라 2028년이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GM이 지난 2018년에도 국내 철수를 중단하고 막대한 혈세를 지원 받은 것과 연관이 깊다. 한국GM은 지난 2018년 2월에 군산공장을 폐쇄하는 등 한국 철수 움직임을 구체화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산업은행을 통해 한국GM 및 대주주인 GM과 협상을 진행했다. 그 결과 2018년 5월 GM과 산업은행이 한국GM에 각각 64억 달러와 7억5000만 달러를 지원하는 포괄적인 합의를 체결했다. 당시 산업은행이 지원한 규모를 원화로 환산하면 8100억원에 이른다. 이 같은 지원에 대한 반대급부로 GM은 2028년까지 향후 10년 동안 한국에서 사업을 지속한다는 조건을 약속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한국GM이 국내에서 생산하는 차종을 보더라도 2028년 가량에 철수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트레일블레이저·트랙스 크로스오버가 2027년 이후 생산이 종료될 것으로 보이는 탓이다. 앞서 GM은 정부의 지원을 받으면 해외 거점을 유지하지만 지원이 끊기면 철수한 사례가 있다. GM은 2001년부터 2012년까지 호주 정부로부터 20억 호주달러(약 1조7000억원)의 보조금을 받았지만, 2013년 정부 보조금이 끊어진 이후 2017년 호주에서 철수를 결정한 바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캐딜락 플래그십 SUV 출시나 생산량 추가는 2028년 진행될 수 있는 철수와 무관한 움직임에 가깝다"며 “진정으로 철수설을 불식시키고 싶다면 국내에서 생산하는 모델을 늘리고, 그 모델을 통해 내수 시장을 공략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작지만 세다”…업스테이지, 저비용·고효율 앞세워 글로벌 진출 시동

업스테이지가 문서 처리 엔진·경량언어모델(sLLM) 등 풀스택 AI 모델을 앞세워 글로벌 업무용 인공지능(AI)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미국·일본·동남아를 중심으로 시장 영향력을 확보한 후, 장기적으로는 중동으로 활동 영역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업스테이지는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 데이에서 업무용 AI 솔루션을 통한 비전과 사업전략을 발표했다. 각 산업별 AI전환(AX)을 가속화해 새로운 글로벌 표준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한 핵심 동력은 AI 기반 광학문자인식(OCR) 문서 처리 기술 '다큐먼트 파스(DP)' △거대언어모델(LLM) '솔라'다. 이날 출시한 '솔라 프로 1.3'은 현존하는 개발 모델 중 벤치마크 성능이 가장 높다. 전작 '솔라 프로 1.2'보다 대규모 멀티태스크언어이해능력평가(MMLU) 등 벤치마크에서 1점 이상 성능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또 6월에는 기존 220억(22B) 매개변수에서 약 90B 확장한 330B 규모 언어모델 '솔라 프로 1.5'를 선보일 계획이다. 오픈AI 'o 시리즈'·딥시크 R1에 필적하는 '생각 사슬(CoT)'을 구현한 첫 추론 모델도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OCR과 LLM을 통합해 멀티모달 영역으로도 확장한다. DP·솔라를 결합한 '비전언어모델(VLM)'은 △정보 요약 △질의응답 △보고서 작성 등 문서 기반 LLM 작업을 지원한다. 자체 테스트 결과 메타 '라마 4 스카우트'·구글 '제미나이 2.5 프로'보다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훈 대표는 “오늘 출시한 솔라 프로 1.3은 국내 경쟁모델 대비 한국어에서 압도적인 성능을 자랑한다. 일부 표현은 오픈AI의 챗GPT·앤트로픽의 클로드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며 “솔라 프로 1.5의 경우, 지난 14일 기준 가장 뛰어난 모델로 꼽히는 중국 알리바바의 콰웬(Qwen) 2.5와 비슷한 성능 수준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이같은 기술력과 현지화 전략을 토대로 글로벌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2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이어 지난달 일본 지사를 설립한 가운데 글로벌 엔터프라이즈 기업들과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서의 사업 협력 기회를 발굴한다는 전략이다. 최근엔 KT와 태국 정보기술(IT) 전문 기업 자스민 테크놀로지 솔루션(JTS)에 태국어 특화 LLM을 구축, 국내 최초로 해외 소버린 AI 사업 사례를 남기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다음달 중 문서 특화 엔진 '워크스페이스'를 출시할 계획인데, 현지 고객사들의 러브콜이 들어오고 있다는 후문이다. 가장 공들이고 있는 시장은 일본이다. AI 솔루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데다 국가 차원에서도 AI 기업에 최대 30% 법인세 감면 혜택 등 산업 진흥책을 펼치고 있어서다. 시장 조사 기업 ​IMARC 그룹에 따르면 일본 AI 시장은 2024년 6억6000만달러에서 2033년 35억2000만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업스테이지는 하이퍼 로컬라이제이션(초현지화) 작업을 위해 아마존웹서비스(AWS) 출신 마츠시타 히로유키 일본 법인장을 영입했다. 현지 스타트업과 합작해 일본어 특화 LLM '틴(Tin)'을 개발하고, 고객사 대상 공동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는 등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맞춤형 AI 솔루션으로 최고 수준의 정확도와 비용효율·유연성을 제공, 양국 간 실질적인 기술 협력을 도모하는 한편 산업군별 고객사 니즈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마츠시타 법인장은 “글로벌 빅테크의 경우, 모델 규모는 크지만 현지 최적화에는 한계가 있다. 일본 기업들은 정부 지원을 토대로 경량모델 중심 전략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제품 현지화와 교육 콘텐츠 개발, 산업별 접근 전략을 통해 일본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한편 업스테이지의 시장 입지를 넓혀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일본 시장은 진입 과정에서 1년 이상 인내심을 갖고 공들여야 (제품 구매·협업 등에 대한) 마음의 문이 열리고, 이후에는 오랜 친구처럼 왕래할 수 있는 곳"이라며 “현지 정착과 인지도 견인까지 최소 3년을 예상하고 잇으며, 반드시 깃발을 꽂고 오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에서 검증된 AI 업무 표준을 글로벌 시장에 확산하고, AI가 실제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나가겠다"며 “이는 자연스럽게 매출 확대 등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솔라 프로 1.5 출시 이후 내년부터 목표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콘텐츠부터 유통까지 ‘AI 대개편’…KT, 미디어 판 다시 짠다

KT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미디어 사업 혁신에 본격 나섰다. 콘텐츠 제작부터 플랫폼 유통, 시청 경험 전반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다는 포부다. KT는 16일 서울 강남구 안다즈 서울 강남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KT 미디어 뉴웨이(New Way)' 전략을 공개했다. 이번 전략은 AI 기반 콘텐츠 제작과 유통 혁신, 플랫폼 사용자 경험 개선 등 미디어 사업 전 영역의 혁신을 골자로 한다. 이날 행사에는 김채희 KT 미디어부문장(전무), 신종수 미디어전략본부장(상무), 정근욱 KT스튜디오지니 대표 등 KT그룹 미디어 사업 핵심 인물들이 참석했다. 김채희 전무는 이날 “콘텐츠와 플랫폼은 미디어 산업에서 서로 선순환 구조로 성장해왔지만, 최근 유료방송 시장의 정체와 글로벌 OTT 중심의 밸류체인 재편으로 국내 콘텐츠 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며 “시청 시간 점유율 하락 속에 콘텐츠 투자 및 제작 방식, IPTV 운영 모델 전반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디어는 KT의 핵심 수익원 중 하나다. KT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IPTV 매출은 2조80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8%를 차지했다. KT스튜디오지니, KT스카이라이프 등 미디어 계열사 매출까지 포함하면 약 3조원 중반대에 이른다. 그러나 OTT의 급부상 이후 유료방송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IPTV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1.2%에 그쳤고, 콘텐츠 자회사인 KT스튜디오지니와 나스미디어는 13.6% 매출이 줄었다. KT스카이라이프도 소폭 감소했다. KT는 지난해 미디어 사업을 통신·AI와 함께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분야로 선정하며, 올해 미디어 부문에서 5조원대 매출 달성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미디어 플랫폼사업본부를 분리, 독립된 '미디어부문'으로 격상시키며 조직 역량을 집중했다. KT는 이번 뉴웨이 전략을 통해 △AI 플랫폼 △AI 콘텐츠 △사업모델 혁신 등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전방위적 변화를 추진한다. 우선 AI 플랫폼 측면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상반기부터 지니 TV에 생성형 AI 기반 '미디어 AI 에이전트'를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대화형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한 이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자연어 질문을 이해하고, 보다 직관적인 콘텐츠 탐색과 시청을 가능케 한다. 예컨대 “ENA 채널에서 방영한 군대 배경의 유쾌한 드라마가 뭐였지?"라고 질문하면, AI가 오리지널 드라마 '신병'을 추천하고 바로 VOD 시청으로 연결해주는 식이다. 김 전무는 “기존 AI 음성 검색은 만족도가 낮았다"며 “이번에는 챗GPT 기반 커스텀 모델을 도입해 더 자연스럽고 자유로운 대화를 구현하고, 지니 TV는 물론 외부 콘텐츠 검색까지 가능한 에이전트로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AI 콘텐츠 분야에서도 제작 효율성과 품질 향상을 위해 'AI 스튜디오 랩'을 신설하고, 그룹 내 미디어 역량을 집중한다. KT 미디어부문, KT스튜디오지니, KT ENA 등이 참여하는 이 조직은 AI 기술을 콘텐츠 전 과정에 적용한다. 여기에는 △AI 흥행 예측 기반의 투자 심사 △AI 작가와 스토리보드를 활용한 기획 △AI 음악·CG·편집 기술 △AI 숏폼, 자막, PPL 등 마케팅 및 유통 과정이 포함된다. KT스튜디오지니는 콘텐츠 유통 전략도 전환한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넷플릭스, 티빙 등 OTT에 동시 공개해 접근성을 높이고, '신병' 세계관을 바탕으로 영화 '신병: 더 무비'를 제작하는 등 포맷 확장에 나선다.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해외 로컬 프로덕션도 추진한다. 또한 AI 기반 IP 선별과 확장 전략을 통해 '원 소스 멀티 유즈' 체계의 제작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사업 모델 혁신도 추진된다. KT는 IPTV 기반 유료방송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채널(FAST), 숏폼 콘텐츠 등 새로운 수익 모델을 본격 도입한다. KT스튜디오지니를 숏폼 전문 스튜디오로 육성하고, AI 기반 숏폼 제작 인프라도 구축한다. 현재 국내외 주요 플랫폼과 약 20편의 공동제작을 논의 중이다. 김 전무는 “FAST는 지니 TV에 우선 적용하고, 성과를 바탕으로 외부 플랫폼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AI를 전방위적으로 도입해 미디어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단독] 동국제강, 클래드 강판 상표 ‘DKLAD’ 출원…고부가 전략 본격화

동국제강이 최근 새로운 상표를 특허청에 출원했다. 철강을 바탕으로 한 제품군이 주요 지정 상품으로 포함돼 있어 브랜드를 입힌 고부가가치 마케팅 전략 전개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본지 취재 결과 동국제강은 올해 3월 19일 아이픽스특허법률사무소를 통해 '디클래드'·'DKLAD'라는 상표 2종을 특허청 정보 검색 서비스인 키프리스(KIPRIS)에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출원 단계에서 △강관 △강선 △강철 △강판 △금속제 후판 △선철 △연철 △주강 △철관 △철선 △클래드된 강판 △합금 등 총 12개의 철강 소재 품목이 지정 상품으로 명시됐다. 해당 상표는 '동국'을 영문으로 쓴 'Dongkuk'의 'DK'와 클래드 강판을 의미하는 'Clad'를 결합한 것이다. '클래드'는 '덧입힌' 또는 '겹쳐진'이라는 의미를 지닌 영단어로, 업계에서는 두 가지 이상의 금속을 접합해 만든 두꺼운 복합 강재로 통용된다. 동국홀딩스 관계자는 “'디클래드'는 향후 클래드 강판 제품 브랜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했다. 주로 극한 환경이나 고성능이 요구되는 산업 분야에서는 니켈알로이강을 써야 하지만 비용 문제가 발목을 잡아왔다. 니켈 가격은 지난달 기준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톤당 약 1만6530달러를 기록해 연초 대비 약 9% 상승했다. 작년 한국의 니켈 수입 평균 가격은 톤당 3만3971달러로 전년 대비 40% 가량 오르는 등 전방 수요처에서는 생산 원가 부담을 호소해왔다. 이에 동국제강은 2022년 국내 강관 제작사들과 협업해 니켈강과 동일한 성능을 내되 단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클래드 강판을 개발해내 고객사들로부터 호평을 받고있다. 클래드 강판은 금속별 강도·내식성·내열성 등의 속성을 동시에 활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같은 이유로 클래드 강판은 주로 석유화학·정유·가스·발전 플랜트나 해양 구조물, 환경·탈황·식음료·제약 설비 등 내식성과 강도를 모두 요구하는 제반 업계에서 활용되고 있다. 당진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클래드 강판은 고난이도 생산 기술을 요해 공정이 까다롭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국산화와 생산 능력 확대를 통해 국내외 고부가가치 강재 시장에서 동국제강의 경쟁력을 강화해줄 비기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동국제강은 꾸준한 연구·개발(R&D)을 진행해 기술 혁신을 통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2023년 R&D 투자 비용은 64억900만원이었으나 2024년에는 71.24% 늘린 109억7500만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에서 R&D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도 0.24%에서 0.31%로 확대됐다. 동국제강 측은 원가 절감 목적으로 자체 R&D를 통해 인공 지능(AI) 기반 스크랩 영상 검수 시스템과 탄소 배출 저감형 하이퍼 전기로 기술, 전기로 디지털 업그레이드, 봉형강 가열로 자동 제어 시스템 구축, 철근 냉각 시스템 자동화 연구 성과를 이뤄냈다고 공시했다. 또한 대량 생산 위주인 봉형강 시장에서 신소재 제품인 '디-메가빔'을 개발함과 동시에 품질 개선에 대한 연구도 진행해 건축 현장 수주 대응력을 높여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현재 동국제강은 디-메가빔 초도 물량을 생산하고 있는 등 고부가가치 전략 전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외에도 신규 브랜드인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 보강근(GFRP)'을 단 '디케이 그린바' 제품을 선보였다. 이는 코일·내진·극저온 철근을 잇는 동국제강의 특수 철근 포트폴리오다. 고분자 수지로 강화해 기존 철근 대비 부식에서 자유롭고 강도가 높고 가벼우며, 전기가 통하지 않고 탄소 배출이 적은 친환경 제품이라는 특징을 띤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설비 투자와 R&D를 통해 경쟁력 마련에 노력하며 탄소 중립 시대를 맞아 친환경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동시에 다양한 마케팅 전략과 판매 경로를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보령시, 청년 천원주택 본격 운영…만세보령쌀은 ‘대표브랜드’ 대상 수상

보령=에너지경제신문 김은지 기자 보령시가 '만세보령 청년 천원주택' 사업의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하며, 15일 시청 상황실에서 김동일 시장과 입주자 10명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청년층의 주거 안정과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의견을 공유하고,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충청남도 최초로 시행되는 '만세보령 청년 천원주택'은 청년들의 주거 부담을 줄이고 지역 정착을 돕기 위해 시내 중심부 아파트 10호를 월 3만 원(하루 천 원)의 저렴한 임대료로 제공하는 사업이다. 거주 기간은 기본 2년이며, 최대 2회 연장이 가능해 최장 6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지난 3월 입주자 모집에서 1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선정된 입주자들은 이달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간담회에서는 입주자들이 소감을 나누는 시간과 함께 입주를 기념하는 열쇠 증정식이 진행됐다. 입주자들은 안락한 주거 환경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된 것에 대한 기쁨과 감사를 표했다. 김동일 시장은 “만세보령 청년 천원주택은 청년 주거 안정을 위한 획기적인 지원책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청년층의 자립과 지역 정착을 위해 사업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만세보령쌀, 6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대상 수상 한편 16일에는 보령시의 대표적인 특산물인 '만세보령쌀 삼광미골드'가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대상을 6년 연속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서울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시상식에는 김동일 시장을 비롯해 오제은 농업기술센터 소장, 이근욱 농협중앙회 보령시지부장, 문창환 만세보령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대상은 동아닷컴, iMBC, 한경닷컴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국내 최고 권위의 브랜드 상이다.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는 최고의 브랜드를 발굴해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2006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만세보령쌀 삼광미골드는 소비자 설문조사와 전문가 심층 분석, 인증 심사 등 엄격한 과정을 거쳐 대표 브랜드 대상 선정위원회에서 최종 선정됐다. 만세보령쌀 삼광미골드는 미네랄이 풍부한 해안 간척지와 풍부한 일조량 등 우수한 재배 환경을 갖추고 있다. 볍씨 파종 단계부터 공동 육묘장의 체계적인 시스템을 통해 관리하며, 생육 상태가 양호하고 병해충에 강한 우량 묘를 생산한다. 재배 필지는 건강한 토양 관리와 벼 생장에 필요한 최적의 영양소를 공급하는 등 전 과정을 '고품질 쌀 생산 표준 매뉴얼'에 따라 철저히 관리한다. 또한 농산물우수관리시설(GAP)로 지정된 만세보령농협통합RPC의 현대화된 가공 시설에서는 첨단 자동 로봇 시스템을 통해 계량, 포장, 적재 등 생산의 최종 공정이 이루어진다. 특히 포장 직전 단계에서는 수분, 단백질, 아밀로스 함량 및 완전립 비율 등 자체 품질 기준에 따른 품질 평가를 실시하며, 일정 기준에 부합하는 정곡만을 소비자에게 유통된다. 김동일 시장은 “만세보령쌀 삼광미골드의 6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대상 수상은 보령 농업인들의 정성과 노력이 빚어낸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소비자가 믿고 찾는 최고 품질의 쌀 브랜드로서 위상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legance44@ekn.kr

삼성 ‘기회의 땅’ 인도 선점하고도 ‘노조리스크’에 속앓이

글로벌 기업들이 '관세전쟁' 대응 차원에서 인도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생산 기반을 구축해 두고도 애를 태우고 있다. 노동조합과 갈등의 골이 깊어진 탓에 파업·시위가 지속되며 발목을 잡히는 모습이다. 현지 상급 노동단체까지 '삼성 저격'에 나서면서 경영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16일 더 타임즈 오브 인디아, 타임즈 나우, 더 힌두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인도 첸나이에 있는 삼성전자 인도법인 노조는 최근 주요 소비재 공장에서 파업을 예고했다. 정확한 일정을 공유하지 않은 상태라 한동안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들은 2월5일부터 한달여간 공장 부지 등에서 농성을 벌였다. 지난달 7일 시위를 철회했지만 이번에는 보다 강력한 파업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삼성전자는 인도 타밀나주 스리페룸부두르·첸나이 등에서 생산 시설을 운영 중이다. 스마트폰은 물론 TV, 냉장고, 냉장고 컴프레서, 세탁기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든다. 삼성전자 인도법인 노조가 단체행동에 나선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작년 9~10월에는 스리페룸부두르 공장 삼성인도노동조합(SIWU) 구성원들이 한달여간 파업을 벌였다. 당시 전체 직원 1800여명 중 1000명 이상이 쟁의 행위에 가담했을 정도다. 노사 갈등 주요 원인은 임금 인상과 직원 정직 조치 취소다. 작년부터 대부분 사업장에서 비슷한 이유로 잡음이 일고 있다. 최근까지도 조합원들이 직원 23명의 정직 취소 및 복직 허용 등을 외치며 시위에 나서고 있다고 전해진다. 삼성전자가 주정부에 개입을 요청했는데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다수가 구금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했다. 노사가 꼬인 매듭을 1년 가까이 풀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더 큰 문제는 인도 내 상급 노동 단체인 인도노동조합센터(CITU)가 삼성전자를 타깃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CITU는 삼성전자 인도법인 노조원들의 파업 등에 계속 관여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파업과 동시에 칸티푸람 지역 '삼성 쇼룸' 앞에서 시위를 기획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제품 불매운동 분위기를 조성한 셈이다. 현지 매체들은 인도 노동자들의 요구 수준이 높아지며 다국적 기업들을 대상으로 시위가 늘고 있는데 삼성전자가 처음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고 조명했다. 인구 대국 인도는 내수 시장 뿐 아니라 수출기지로 장점도 다수 갖춘 국가로 꼽힌다. 인건비가 워낙 저렴한데다 중앙정부 및 각 주정부 차원에서 글로벌 기업 유치를 위한 혜택도 제공하고 있어서다. 특히 '세계의 공장' 중국이 관세전쟁 타깃이 되면서 생산기지로 장점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관세 문제를 각국과 조율할 수 있다고 밝히며 한국, 일본, 호주, 영국, 인도 5개국과 협상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전세계 주요 기업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애플이 '탈중국' 정책 일환으로 인도 내 아이폰 생산량을 대폭 늘리기로 결정한 게 대표적이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도 인도는 '기회의 땅'이다. 현대자동차·기아는 현지 공장 확장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작년 10월 증권시장 상장을 통해 자금을 끌어 모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등 최고경영진은 연이어 인도를 방문해 타운홀미팅 등을 열고 있다. LG전자는 이르면 다음달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시티에 3번째 공장 기공식을 열 예정이다. 가전제품 등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이 곳에 500억루피(약 8325억원)를 썼다. LG전자는 추가 투자 검토를 위해 인도법인 상장도 추진 중이다. 포스코 역시 중국 비중을 줄이고 인도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말 인도 1위 철강사인 JSW그룹과 '철강·이차전지소재·재생에너지 분야 사업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공주시, 저탄소농업 직불금 지원 개시...라틴 아메리카에서 ‘학습도시’ 위상 강화

공주=에너지경제신문 김은지 기자 공주시가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저탄소농업 프로그램 시범사업'을 올해 처음으로 본격 추진한다. 이 사업은 농업 분야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목표로, 친환경 영농법을 실천하는 농가에 직불금을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시 관계자는 16일 “농업 분야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저탄소 영농활동을 실천하는 농업인들에게 직접지불금을 지원하는 사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범사업에서 지원하는 저탄소 농업 활동은 바이오차 투입, 중간 물떼기, 논물 얕게 걸러대기 등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공주시는 농가의 실제 이행 여부를 현장에서 확인한 후 헥타르(ha)당 차등 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지원 금액은 바이오차 투입의 경우 헥타르당 36만 4천원으로 가장 높고, 논물 얕게 걸러대기는 16만원, 중간 물떼기는 15만원이 지급된다. 농업 분야에서 탄소가 배출되는 주요 원인은 벼 재배 과정에서 사용되는 비료나 유기물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면서 메탄이라는 온실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바이오차를 논에 투입하면 탄소가 토양에 장기간 저장되어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한 논에 물을 항상 가득 채우는 전통적인 방식 대신 물을 얕게 걸러대는 방식을 채택하면 메탄 발생량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철원 공주시 농업정책과장은 “탄소 중립 농업은 환경 보호 차원을 넘어 지역 주민들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도 크게 기여한다"며 “앞으로 더 많은 농가가 저탄소농업 시범사업에 적극 참여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시범사업은 농업 분야의 탄소 배출 감축이라는 국가적 과제에 부응하면서, 동시에 농가에 실질적인 경제적 지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공주시는 이 사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농업 환경을 조성하고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최원철 시장, '라틴 아메리카 학습도시 축제'서 우수사례 발표… 글로벌 학습도시로 도약 또 공주시는 4월 10일부터 16일까지 멕시코 산 루이스 포토시에서 개최된 '라틴 아메리카 학습도시 축제'에 참가해 세계 여러 학습도시들과 교류하며 평생학습도시로서의 국제적 입지를 확고히 했다. 축제에는 멕시코 내 유네스코 학습도시 13곳을 비롯해 대한민국에서는 공주시, 서울 은평구, 수원시, 강원도 양구군, 전북 부안군 등 주요 지방자치단체들이 참여해 글로벌 학습도시 간의 교류와 협력의 장을 펼쳤다. 공주시는 이번 행사에서 평생학습도시로서의 모범적인 사례를 소개하고, 국제 네트워크 확장을 위한 다채로운 활동을 전개했다. 특히 멕시코 학습도시연맹, 라틴 아메리카 학습도시 총연맹, 산 루이스 포토시 등 3개 기관과 학습 및 문화 교류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상호 협력의 기반을 튼튼히 했다. 협약을 통해 공주시는 국제적인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우수한 학습 프로그램을 국제적으로 공유하며 배움의 가치를 세계로 확산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지난 13일에 열린 '한국 학습도시 시장단 특별 세미나'에서는 최원철 공주시장이 공주시만의 특색 있는 평생학습 프로그램과 지속 가능한 학습도시 조성을 위한 공공 투자 및 재정 지원 사례를 발표해 참석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최원철 시장은 “공주시는 유네스코 글로벌 학습도시로서 학습을 통해 시민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도시 발전을 이루는 성과를 꾸준히 실현하고 있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평생학습도시로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세계와 함께 발전하는 글로벌 학습도시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주시는 앞으로도 다양한 국가와의 협력 관계를 확대하고 지속 가능한 학습 사회 구축을 위한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공주알밤,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대상 수상 5번째 대상 수상으로 브랜드 가치 입증, 밤 생산량 전국 17% 차지 공주=에너지경제신문 김은지 기자 공주시의 대표적인 특산물인 '공주알밤'이 2025년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1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최된 '2025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대상'은 소비자들이 직접 브랜드의 인지도, 차별성, 신뢰도, 품질 만족도 등 다양한 항목을 평가하여 각 지역 특산물을 선정하는 상이다. 공주알밤은 모든 평가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치열한 경쟁을 뚫고 대상을 차지했습니다. 공주알밤은 2020년, 2021년, 2023년, 2024년에 이어 올해로 5번째 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공주알밤은 일교차가 큰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당도가 높고 저장성이 뛰어나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또한 비타민, 마그네슘, 칼륨이 풍부하여 항산화 효과, 면역력 강화, 혈관 건강에 도움을 주는 건강식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공주시는 밤 연구팀을 구성해 소비 트렌드에 맞춘 다양한 가공 상품을 개발하고 보급하고 있다. 6차 산업과 연계한 밤 가공 상품 생산 지원을 통해 공주 밤 산업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공주알밤센터를 조성하여 공주알밤과 가공 상품의 다양성과 우수성을 홍보하고 판매하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 밤 산업 박람회를 개최 공주알밤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최원철 시장은 “'공주알밤' 브랜드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최상품의 밤을 생산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생산, 가공, 유통 전 분야에 걸쳐 지원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밤을 활용한 체험 시설 확충 등 먹거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2000년의 밤 재배 역사를 자랑하는 공주는 약 2100여 농가가 매년 전국 생산량의 17%에 해당하는 약 7천 톤의 알밤을 생산하는 국내 대표 주산지이다. elegance44@ekn.kr

[지배구조의 지렛대] ③ SK C&C ‘IT 관리자’에서 그룹의 조종석으로

SK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는 한때 이름조차 낯선 IT 자회사가 있었다. 그룹 내부 시스템을 관리하던 SK C&C는, 어느 순간부터 최태원 회장의 지배력을 떠받치는 핵심 '지렛대'로 기능했다. 그리고 2015년, SK그룹은 이 비상장 회사를 공식 지주사와 합병하며 지배구조의 방정식을 다시 썼다. 구조는 단순해졌지만, 방향은 그대로였다. SK C&C는 1991년 '선경텔레콤'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설립 목적은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SK네트웍스 등 계열사들의 IT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것이었다. 외부 매출보다 내부 거래에 기반한 안정적 수익이 더 컸고, 그룹의 방대한 IT 수요는 이 회사를 전담 플랫폼으로 만들어주었다. 이후 중고차 플랫폼(SK엔카), 핀테크, 사회적 기업 설립 등으로 외연을 확장했지만, 본질은 그룹 인프라를 뒷받침하는 실무형 조직이었다. 하지만 이 조용한 IT 자회사에 SK그룹 총수 일가는 전략적 지분을 집중시켰다. 최태원 회장은 한때 SK C&C 지분을 49%까지 보유했고, 2015년 합병 직전까지도 32.9%를 유지했다. 그의 여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도 10.5%를 보유해, 총수 일가 합산 지분율은 43.4%에 달했다. 공식 지주회사인 SK㈜에 대한 직접 지분은 이보다 현저히 낮았다. 그러나 SK C&C는 SK㈜ 지분을 약 10% 보유하고 있었고, SK㈜는 다시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의 계열사를 지배했다. 최 회장 일가 → SK C&C → SK㈜ → 사업회사로 이어지는 역피라미드형 구조, 이른바 '옥상옥' 구조가 그렇게 형성됐다. 이 구조는 2003년 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라는 대규모 위기에서 시험대에 올랐다. 분식 규모는 약 1조5000억원에 달했고, 최태원 회장과 당시 손길승 회장이 구속되며 그룹의 컨트롤타워였던 구조조정본부가 해체됐다. 그 틈을 타 외국계 펀드인 소버린자산운용이 SK㈜ 지분 14.99%를 확보하며 경영권 공격에 나섰다. 당시 최태원 회장의 SK㈜ 지분율은 1%도 안됐다. 당시 SK의 소액주주들은 소버린의 '공격'에 동참하고 나섰다. 이에 최 회장이 지배력을 지키기 위한 방어카드는 '맞교환'이었다. 최 회장은 자신이 보유하던 비상장사 워커힐 호텔 주식 385만주를 1560억원에 SK C&C에 매각하고, 그 대가로 SK C&C가 보유하고 있던 SK㈜ 지분 646만주(5.08%)를 넘겨받았다. 이 거래로 최 회장은 SK㈜ 최대주주가 되었지만, 검찰은 이 과정에서 비상장 주식 가치가 고의로 과대평가되었다고 판단했다. SK C&C에 2071억원의 손해가 발생했고, 최 회장에게는 700억~800억원의 부당이득이 돌아갔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었다. 2008년 대법원은 최 회장의 배임 혐의를 유죄로 확정했다.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선고됐다. 이 판결은 비상장 주식의 과대평가가 경영진의 형사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처음으로 명확히 밝힌 사례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SK C&C는 그룹 내부 거래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갔다. 2010년 내부거래 비중은 63.9%, 2011년은 65.5%, 2013년에도 41.5% 수준을 유지했고, 합병 이후인 2016년에는 SK㈜의 내부거래 매출 비중이 84.9%에 달했다. 2012년에는 인건비 과다 계상 등으로 공정위로부터 347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비상장사가 내부 일감을 독점하면서, 총수 일가에게 과도한 이익이 몰리는 구조는 '사익편취' 논란으로 계속됐다. 이 같은 구조는 규제 강화로 압박을 받았다. 공정위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확대하며, 상장사 총수 일가 지분 30% 이상 보유 기업을 집중 감시 대상으로 삼았다. SK그룹으로선 구조를 공식화할 필요가 있었다. 이에 2015년 4월, SK그룹은 SK C&C와 SK㈜의 합병을 전격 발표했다. SK C&C가 SK㈜를 흡수합병하는 구조였고, 합병 비율은 1:0.7367839로 산정됐다. 당시 SK C&C 주가는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반면, SK㈜는 저평가 상태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당시 SK㈜ 지분 7.19%)은 “SK㈜ 주주의 가치를 훼손한다"며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그러나 합병은 그대로 강행되면서 합병 법인은 SK㈜라는 이름으로 새 출범했다. 최태원 회장은 합병법인의 지분 23.4%를, 총수 일가는 30.9%를 보유하게 됐다. 비상장사가 그룹 전체를 간접 지배하던 '비공식 지렛대'는 사라졌지만, 결과적으로 최 회장은 공식 지주회사를 통해 그룹 전체를 직접 지배하게 됐다. 동시에, 공정위의 사익편취 규제를 벗어날 수 있게 되었고, 증여세 부담도 일정 부분 완화됐다는 평가다. 한 재계 관계자는 “SK C&C는 한때 실무형 IT 자회사였지만, SK그룹의 지배 전략 한복판에서 작동한 핵심 변수"라며 “총수 일가 지분의 이동 경로, 규제 회피 수단, 위기 대응 메커니즘이 모두 이 회사 안에 담겨 있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정부, 청년고용 악화에 단계별 지원 강화…6대 일자리사업 집중 관리

정부가 청년고용 악화에 재학-구직-재직 단계별 맞춤형 지원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청년고용올케어 플랫폼 등 6대 일자리 사업에 대해 집중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1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청년고용률은 44.5%로 11개월 연속 하락했고, 실업률은 7.5%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쉬었음'으로 분류된 청년은 45만5000명에 달해 지난 2022년 이후 꾸준히 증가 중이다. 정부는 저성장 기조 속 일자리 창출력 저하와 노동시장 이중구조 등 청년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가 부족한 구조적 요인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경기 불확실성, 내수회복 지연 등 여파로 기업의 신규채용 유보, 수시·경력직 선호 강화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여전히 청년 구인난이 해소되지 않는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고용부는 올해 청년 일자리 사업에 2조4564억원을 투입해 재학-구직-재직 단계별 맞춤형 일자리 사업 신설·운영 중이다. 이에 따라 청년층 유형별 애로를 경감해줄 수 있는 6대 청년 일자리 사업을 선정·집중하고 관리를 병행하기로 했다. 6대 청년 일자리 사업은 △청년고용올케어 플랫폼 △미래내일 일경험 △K-디지털 트레이닝 △청년도전지원사업 △국민취업지원제도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 등이다. 우선 재학 중인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AI 등 직무역량을 제고하고 미취업 졸업생을 집중적으로 발굴·지원하기로 했다. 고용부는 지난 3월 학생정보-고용정보 연계 기반 미취업 졸업생을 발굴·지원하는 청년고용올케어 플랫폼을 가동했다. 올해 1분기 중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에서 발굴한 미취업 청년 11만명 대상으로 상반기에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가장학금 신청자 약 140만명의 정보제공 동의 기반 정보연계 전산망 구축으로 하반기에 미취업 졸업생들을 체계적으로 발굴·지원한다. 아울러 경력직 채용 트렌드에 맞춰 일경험 지원 인원을 올해보다 1만명 늘린 5만8000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청년층이 선호하는 네이버, 카카오, 현대차 등 주요 기업이 새롭게 참여한다. AI 등 청년층 선호직무 확대, 취약청년 대상 특화 프로그램 운영, 학점연계형, 메타버스 기반 체험형 등도 도입한다. 하반기에는 일경험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 청년과 기업 간 매칭이 고도화된다. 이력의 실질적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이달부터 수료증에 세부 직무 내용을 명시하고 하반기에 '직무능력은행제'에도 탑재한다. KT·삼성 등 민간 선도기업 혁신훈련을 디지털 분야에서 AI·반도체·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로 확대한다. 모두의 연구소의 생성형 AI 활용과 서울대의 빅데이터·AI를 접목한 금융서비스 개발 프로젝트 등 AI 현장형 실무인재 양성과정도 신설한다. 장기 쉬었음 등 취약청년을 발굴하고 지원한다.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해 구직단념 청년 등 즉시 취업이 어려운 청년은 일상회복과 구직의욕을 고취시킨다. 부모교실·또래지원단을 통해 주변의 구직단념 등 취약청년 발굴하고 취업지원 사업에 참여하도록 독려하는 프로그램 신설한다. 고용센터 자체 심리상담, 청년층 직업지도 프로그램 등 운영 확대 등도 병행한다. 국민취업지원제도 일경험을 미래내일 일경험으로 통합하고 보다 다양한 일경험 프로그램 제공 등 참여기회를 확대한다. 고용-복지-금융 연계 기반 자립준비, 고립·은둔, 조건부수급 등 취약청년 대상으로 복합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재직자를 대상으로 청년취업·근속 유인을 높이고 기업구인수요의 발굴과 채용을 연계하기로 했다. 제조·건설업 등 빈일자리 업종 중소기업에 취업·근속한 청년에게 최대 480만원을 지원하는 유형 신설된다. 직업계고생 등 고졸 청년의 취업·근속 지원 강화를 위해 고교 취업연계 장려금(교육부)과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고용부)의 연계를 통해 장려금과 채용 지원이 병행된다. 중소기업중앙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와의 협업도 강화된다. 구인 여력이 있는 회원사를 중심으로 청년 매칭 채용박람회를 개최하고 청년채용 장려금도 선제적으로 지급한다. 고용부는 “이달 청년 일자리 사업 집중 홍보로 사업 인지도를 높이고 부처와 지자체 간 협업을 강화해 정책 효과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중국, 1분기 ‘5.4% 성장’ 선방했지만…관세전쟁에 향후 전망 암울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어 선방했다. 내수 회복과 수출 호조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당장 2분기부턴 미국 정부의 '145% 관세 폭탄' 영향이 반영되기 때문에 중국 경제에 먹구름이 짙어질 전망이다.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작년 동기대비 5.4% 증가한 31조8758억위안(약 6187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블룸버그통신(5.2%)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를 웃돈 것이다. 최근 수출이 급증한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1분기 수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6.9% 늘은 것으로 나타나 지난해 1분기 수출 증가율(4.9%)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지난달 수출액(달러 기준)이 전년 동기 대비 12.4% 늘면서 시장 예상치(4.4%)를 대폭 상회했다. 작년부터 이어진 당국의 소비 유도 정책도 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경기 가늠자 역할을 하는 소매판매의 경우 지난달 5.9% 증가(전년 동기 대비)한 것으로 나타나 블룸버그가 전망한 4.3%를 크게 상회한 것은 물론 2023년 12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3월 산업생산도 7.7% 증가, 2021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고, 로이터통신 전망치(5.8%)도 웃돌았다. 특히 1분기 공업 생산은 지난해 동기 대비 6.5% 늘었고, 신에너지차(+45.4%)와 3D프린팅 설비(+44.9%), 공업용 로봇(+26.0%)의 생산 증가가 상승세를 이끌었다고 국가통계국은 설명했다. 농촌을 뺀 공장, 도로, 전력망, 부동산 등에 대한 자본 투자 변화를 보여주는 고정자산투자는 1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늘었다.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對中) 관세폭탄 영향이 2분기부터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미국 정부는 이달 발효된 각국의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했지만 중국에 대한 관세만은 125%로 올렸다.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뛰어넘었음에도 전문가들이 우려를 표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미셸 램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선방은) 이제 과거의 이야기"라며 “당국의 경기부양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핀포인트 자산운용의 장 즈웨이 회장 및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무역전쟁에 따른 타격은 다음달 거시경제 데이터에 나타날 것"이라고 CNBC에 말했다. 중국 국가통계국도 “외부 환경이 점점 더 복잡하고 심각해지고 있고, 효과적인 내수 성장에 대한 추진력이 부족하며, 지속적인 경제 회복과 성장을 위한 기반이 아직 공고하지 않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며 “더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거시경제 정책들이 시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부동산 침체와 디플레이션 문제도 이어지고 있다. 1분기 부동산 개발 투자는 9.9% 감소해 부동산 침체가 계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1분기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 동기 대비 0.1% 하락했고, 3월 CPI 역시 0.1% 떨어져 디플레이션 우려를 해소하지는 못했다. 1분기 중국 실업률은 5.3%로 작년 1분기(5.2%)에 비해 다소 상승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이미 올해 중국 성장에 대해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날 UBS는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기존 4%에서 3.4%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망치 중 가장 낮다.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4.0%, 4.2%로 낮췄다.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들은 최근 투자노트를 통해 “125% 상호관세에 대한 단기적인 미중 협상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2분기부터 성장세가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중국 당국이 언제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ANZ은행의 레이먼드 영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내수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 소매판매 실적은 고무적이지만 이러한 수치가 지속될 여부는 경기 부양책의 속도와 규모에 달려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CNBC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의 로빈 싱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지급준비율과 기준금리가 이번 분기에 각각 50bp(1bp=0.01%포인트), 15bp 인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또 중국이 관세 충격을 일부 상쇄하기 위해 올 하반기에 1조~1.5조위안 규모의 추가 부양책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