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역대급 초과세수 63조…“미래세대 빚, 국채부터 갚아야”](http://www.ekn.kr/mnt/thum/202610/news-p.v1.20261007.fc5a15c3e0234c8db0de7e4212e05da0_T1.jpg)
올해 63조원 넘게 더 걷힌 세수는 미래 세대와 시장 안정을 위해 1500조에 육박한 국가채무를 갚고, 이자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정부가 초과세수 일부를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할 것이란 전망에 국채 발행을 줄여 조달 비용을 낮추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일회성 초과세수를 대규모 재정지출 사업으로 소진하지 않도록 재정 준칙 등 견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재정경제부가 지난 30일 올해 국세수입을 재추계한 결과 총 478조6000억원이 걷힐 전망이다. 지난 2월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당시 예상했던 세수 415조4000억원보다 63조2000억원(15.2%) 많은 규모다. 현재 정부는 초과세수의 활용 방안을 논의 중인 가운데 주거 안정과 일자리, 서민금융 사업 등을 유력한 안으로 검토 중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주거안정 플랜 119만호 공급, 국민 일자리 사업, 포용금융 확대 등 가용한 자원을 집중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재경부 관계자는 7일 “초과세수의 구체적인 활용 방안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며 “국채 상환 포함 미래대응기금 적립 등 다양한 안을 두고 관계부처와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초과세수 활용 방안이 여전히 열려 있는 셈인데 무엇보다 먼저 국채 상환이 거론되는 이유는 법에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현행 국가재정법상 초과세수는 국채를 우선 상환하거나 국채 발행 축소에 쓰고, 당해 연도에 추경을 편성해 활용할 수 있다. 지난 4월 추경안 26조2000억원이 편성됐을 때도 국채 상환에 1조원이 쓰였다. 정부는 또 지난 1일 초과세수를 활용, 10월 국고채 발행 물량을 당초 계획보다 5조원 줄이겠다고 했다. 다만, 정부는 국채 발행을 추가로 줄이는 것은 시장 상황을 보고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열린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재경부 국정감사에서 11~12월 국고채 발행 축소 계획에 대해 물었다. 국고채 조달금리가 오른 상황에서 초과세수로 국채발행을 줄이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는 지적도 곁들였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시장 상황을 보고, 필요하다면 초과세수를 활용해 국고채 발행 물량 추가 축소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신규 국채 발행에 리스크 큰 상황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보면 장기채 금리 상승과 함께 이자 부담이 커져 신규 국채 발행에 리스크가 큰 상황이다. 초과세수를 국채 상환과 더불어 국채 발행 물량을 줄이는 데 쓰는 것이 우선 순위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최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5%를 넘어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4~5%로 치솟았다. 높은 금리가 이어지면 정부의 국채 발행뿐 아니라 기업의 회사채 발행도 부담이 커진다. 가계와 기업의 이자 비용이 커지고, 자금 조달도 어려워진다. 반대로 정부가 국채 발행 물량을 축소하면 금리 상승 압력을 줄일 수 있다. 더구나 나라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황에서 장기채 금리 상승은 국가 재정에도 부담이다. 정부의 2026~203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국가채무는 올해 1413조8000억원에서 2027년 1519조8000억원으로 늘고, 2030년에는 1734조원으로 1700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여기에 국가채무로 인한 이자비용은 올해 36조5000억원, 2027년 42조8000억원, 그리고 2030년 53조3000억원으로 50조 이상 기록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추가 재원 마련을 위해 국채를 발행하면 시장 금리는 더 오르고, 민간의 자금 확보가 어려워지는 이른바 '구축효과'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조동철 전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전체 재원에 한계가 있는데 정부가 재정 지출을 위해 더 쓰려고 하면 민간의 몫이 줄어드는 구축효과가 발생한다"며 “초과세수는 국채 발행 축소로 물가와 금리 상승 압력을 완화하고, 기업, 가계 등 생산 활동에 도움이 되도록 민간에 재원 활용 여지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도 “내년 슈퍼급 예산안 등 정부가 지출을 최대한 늘린 상황에서 국채를 발행하면 구축 현상이 생기는만큼 초과세수는 50조 이상, 90% 가량 국채 상환에 써야 한다"며 “미래 세대를 위한 우선 순위는 주택공급, 일자리 등 지출 사업이 아닌 초과세수로 국채를 갚고, 이자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50조원 넘는 초과세수를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하기보다 국채 상환과 국채 발행 축소 규모를 더 키우는 방향으로 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정부는 내년 162조3000억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 등에 투자하고, 남는 자금은 향후 세수 감소에 대비, 축적해 놓는 소위 '재정 저수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여기서, 정부는 국회에 제출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에 따라 초과세수는 미래대응기금에 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방교부세·교육교부금 개편을 통해 100조원 넘는 추가세수를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하기로 했는데 초과세수마저 넣는 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초과세수 자동으로 미래대응기금에 넣는 건 부적절" 지적도 김 교수는 “채무에 이자비용까지 계속 불어나는 상황에서 초과세수를 50조원 이상 미래대응기금에 쌓아두는 것은 비정상적"이라며 “미래 세대를 위한다면 기금에 적립해 지출 사업으로 쓸 것이 아니라 초과세수로 바로 국채를 상환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초과세수 활용 관련 국채 상환에 쓸 규모를 우선 정한 뒤 미래대응기금 등에 활용하도록 준칙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과세수 발생 시 당시 경기와 국채금리, 국가채무 상황 등을 보고 국채를 덜 발행할지, 추가 지출에 쓸지, 기금에 넣을지를 판단하는 배분 원칙을 세워야 한다는 제언이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채 상환에 얼마나 필요한지, 기금에 얼마나 축적할지 초과세수 활용안에 대한 준칙을 정하는 국회 논의가 필요하다"며 “기금은 국회 변경 신청 없이도 30%가량 사업지출이 가능해 정부가 자의적으로 쓰지 않도록 운용 과정과 절차를 투명하게 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초과세수가 생기면 자동으로 미래대응기금에 넣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며 “기금 적립을 법률상 고정할 경우, 법적 형식에 따라 재원이 배분돼 경제적 실질이 적고 더 효율적인 재정정책 선택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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