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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끝나면 가만 안 둬”…트럼프, 이란 대규모 공습 준비하나 [이슈+]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간 전쟁이 8개월째에 접어든 가운데 중동 지역에서 대규모 군사적 충돌이 재개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초 이번 전쟁이 불과 몇 주 안에 끝날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최근에는 오는 11월 3일 중간선거 이후 이란에 대한 공습을 재개할 가능성을 거듭 시사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다시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국제유가는 약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중간선거 이후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재개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징후들이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이미 세 번째 항공모함 전단과 해군 장병 및 해병대원 1만명을 페르시아만으로 추가 파견했다.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재개할 경우 미군 지휘부가 활용할 수 있는 군사적 대응 수단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도 최근 예고 없이 이스라엘을 방문해 총선을 앞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회동했다. 미 국무부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주재하는 일부 비필수 인력과 그 가족들에게 철수 명령을 내렸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까지 공격 범위를 확대하면서다. 후티 반군은 드론과 미사일을 동원해 리야드 국제공항과 에너지 시설을 집중 공격했으며, 이 과정에서 수십 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부상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후티 반군이 매우 나쁘게 행동하고 있다"며 “선거가 끝난 뒤에도 나는 그 자리에 있을 것이며,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아울러 미 NBC방송은 최근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란의 보복 공격에 대비해 중동 지역 군사기지에 주둔하는 미군 병력 일부가 철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BC는 이러한 움직임이 지난 2월 말 이란 전쟁 발발 당시 이뤄졌던 병력 및 외교 인력 재배치와 유사하다고 전했다. 이란 역시 미국의 공습 재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규모 보복 공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이 중간선거 전후로 공습에 나설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으며, 실제 공격이 이뤄질 경우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를 포함한 중동 전역에서 보복에 나설 계획이다. 이 소식통은 “미국 중간선거가 끝난 뒤 내년 1월 초 새 의회가 출범하기까지의 기간이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며 “분쟁에서 벗어날 유일한 방법은 미국과 이란 양측 모두 승리를 주장할 수 있는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제이 클레이턴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지난 23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에 보낸 서한에서 “우리는 여러 경로를 통해 이란이 미국 인력을 공격하기 위한 노력을 대폭 강화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미국 시민을 살해하려는 이란의 공격 계획은 중동과 일부 다른 국가에서 이미 상당히 진전된 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걸프 지역 국가들 사이에서도 확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UAE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에 따르면 일부 걸프 국가 당국자들은 무력 충돌이 재개될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고 있으며, 전투가 재개될 경우 교전 중단 이전보다 상황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추가 군사행동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지난 22일 기자들에게 “우리는 그들을 아주 심하게 두들겨 팼다. 그리고 조금 더 그렇게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중동 전문가 아슬르 아이든타슈바시는 “모든 징후가 전쟁 재개와 대규모 폭격 작전을 가리키고 있다"며 “다만 정확한 시점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분석했다. 최근 외교적 협상을 통해 전쟁을 종식하려는 시도 역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그럼에도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그는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미국이 이번 분쟁을 영구적으로 종식하기 위한 공정하고 명예로운 해결책을 찾으려는 진정성 있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를 확인한다면 이란은 외교에 다시 한번 기회를 줄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현시점에서 진전을 기대할 이유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다만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이전에 공습을 재개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공화당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중 적어도 한 곳, 최악의 경우 양원 모두의 다수당 지위를 잃을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이. 특히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과 미국 내 휘발유 가격 상승이 공화당의 선거 전망을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2월물 가격은 지난 23일 배럴당 116.7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간 기준으로 3주 연속 상승하며 지난 4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이는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재차 고조되면서 원유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미국이 중간선거 이후 대이란 군사작전을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유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문제는 중동 정세가 외교적 해결보다는 추가적인 무력 충돌로 기울고 있다는 점이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현재 중동 상황은 지난 2월 이란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과 섬뜩할 정도로 닮아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과 이스라엘의 선거가 다가오고 있고, 호르무즈 해협의 심각한 운송 차질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란의 태도도 더욱 비타협적으로 변했다는 점에서 당시와 차이가 있다"며 “그러나 이러한 차이점들은 전투가 재개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높아졌다는 사실을 가리킨다"고 경고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E칼럼] 잠기는 섬, 솟아나는 섬

한쪽에서는 섬이 잠기고, 다른 쪽에서는 섬이 솟아난다. 남태평양 투발루와 카스피해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새 섬은 땅이 융기한 게 아니라 호수의 물이 빠져 바닥이 드러나며 생겼다. 물이 넘쳐도, 모자라도 삶의 터전은 사라진다. 지구 역사에 늘 있었던 일이지만, 문제는 너무 빨리 진행되고, 원인이 인간이라는 점이다. 투발루의 평균 해발고도는 불과 2m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이곳 해수면은 2023년까지 30년 새 약 15㎝ 상승했다. 이 낮은 나라에서 몇㎝의 차이는 침수의 빈도와 피해 정도를 크게 바꾼다. 투발루는 석호에서 모래를 퍼 올려 바다를 메우고 방어시설을 세우고 있다. 일련의 매립 사업이 마무리되면 주섬에 약 0.21㎢의 땅이 추가된다. 국토가 약 26㎢인 나라가 고향을 지키려고 벌이는 사투다. 이들에게 기후위기는 금세기 말의 전망치보다 오늘 발을 디딜 땅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세계 최대 내륙 수역인 카스피해에서는 거꾸로 물이 줄었다. 카자흐스탄 관할 수역의 수위는 1996~2025년 약 2.45m 낮아졌다. 바다로 나가는 물길이 없는 이곳에서는 기온 상승에 따른 증발 증가에 댐과 취수로 인한 유입량 변화까지 겹친다. 수심이 대체로 3~6m인 북부 연안에서는 조금만 물이 줄어도 해안선이 멀리 후퇴한다. 항만과 어업의 기반이 흔들리고 습지가 줄어든다. 바닷물의 열팽창과 육상 얼음의 융해로 해수면이 오르는 대양과는 조건이 다르다. 같은 온난화가 지형과 물의 순환에 따라 정반대의 풍경을 만든다. 카스피물범의 사정은 땅이 늘어난다고 살 곳이 늘어나는 게 아님을 보여준다. 2021년 수천 마리가 모였던 섬은 이후 육지와 연결됐다. 섬을 둘러싸고 사람의 접근을 막아주던 물의 울타리가 사라진 것이다. 쉴 곳을 잃은 물범은 더 많은 어업과 선박, 석유·가스 사업에 노출된다. 새끼를 낳을 겨울 얼음마저 불안정해진다. 인간이 지도 위에서 새 땅을 발견하는 동안 물범은 제 집을 잃는다. 근본적인 해법은 온실가스 감축이다. 그러나 배출을 줄인다고 내일 당장 수면이 제자리로 돌아오지는 않는다. 바다에 축적된 열과 빙상의 느린 반응 때문에 해수면 상승은 오래 이어진다. 감축의 효과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살아야 하므로 적응을 함께 추진하는 수밖에 없다. 투발루의 해안 방어와 안전한 거주지 확보, 카스피해 유역의 물 사용 조정과 물범 피난처 보호가 모두 시급하다. 다만 방조제와 매립으로 커지는 위험을 감당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적응은 감축을 미루는 구실이 될 수 없고, 감축 약속도 당장의 생존을 대신할 수 없다. 이 생존에는 돈과 권력이 필요하다. 영화 〈설국열차〉에서 앞칸 승객들이 호사를 누리는 동안 꼬리칸 사람들은 추위와 굶주림을 견딘다. 같은 열차에 탔다고 같은 재난을 사는 것은 아니다. 기후위기를 일으킨 책임이 없는 물범, 배출에 기여한 몫이 작은 태평양 빈국이 먼저 삶의 자리를 빼앗기는 현실은 그 장면을 닮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을 지킬 자원과 결정권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탄소를 많이 배출한 사회가 감축의 속도를 흥정하는 사이, 협상력이 약한 이들은 살아남을 비용부터 치른다. 그러므로 적응을 각자 알아서 살아남으라는 주문으로 남겨두면 안 된다. 많은 탄소를 배출하며 부를 축적한 나라들이 감축을 서두르고 취약국의 적응 비용도 부담해야 한다. 적응 지원금을 내고 화석연료 사업을 계속 늘린다면, 한 손으로 방조제를 쌓으며 다른 손으로 물을 밀어 넣는 셈이다. 기후협상에 대표를 보낼 수조차 없는 생물들의 서식지도 정책의 중심에 놓아야 한다. 방조제의 높이만큼 중요한 것은 그 안에서 누가 보호받느냐다. 투발루와 물범에게 함께 버티자고 하면서 앞칸의 생활을 고집한다면, 지키려는 것은 지구인가, 특권인가. bienns@ekn.kr

김정은 “中인민과 싸웠던 영광 영원히 기억” 시진핑 안 만나고 귀국 이례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의 6·25전쟁 참전 기념일을 계기로 랴오닝성 단둥을 방문해 북중 간 혈맹 유대를 재확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김정은의 방중은 지난해 9월 베이징 방문 이후 1년여 만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하지 않고 귀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이 '중국인민지원군 조선전선참전 76돌'(10월 25일)을 하루 앞둔 전날 단둥을 찾아 항미원조기념탑에 헌화하고 항미원조기념관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항미원조(抗美援朝)는 '미국에 맞서 북한을 돕는다'는 뜻의 중국 측 용어로 6·25전쟁 참전을 정당화하기 위한 역사관이 담겨 있다. 보도에 따르면 북측에서는 김여정 총무부장, 조용원 당 비서, 최선희 외무상 등이 수행했고, 중국 측에선 권력 서열 4위인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을 비롯해 왕이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등 중앙 및 지방 고위 간부들이 영접에 나섰다. 김정은은 참관 과정에서 “우리 인민은 중국인민과 함께 싸웠던 영광의 연대를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며 “우리 혁명을 피로써 도와준 중국인민을 향한 영원한 감사를 대를 이어 전해가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기념관을 가리켜 “불패의 조중(북중) 친선에 관한 고귀한 피의 검증"이라고 평가하고, '김일성 사진문헌기념판'을 기증했다. 이어진 왕 주석과의 담화에서도 김정은은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들의 출병지에서 위대한 연대와 역사를 경건히 추억하는 일은 마땅한 도리이자 의무"라며 “피로 맺어진 조중친선의 귀중함을 다시금 새기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아울러 시진핑 주석을 향해 “오늘날 중화인민공화국이 지닌 높은 국제적 권위와 존엄은 습근평(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중국공산당의 현명한 영도를 따라 분투하고 투쟁해 쟁취한 응당한 결과"라며 공적을 높이 평가했다. 왕 주석은 시 주석의 감사 인사를 전달하며 그의 참관에 대해 “전통적인 중조친선과 전투적 우의를 끊임없이 계승·발전시켜나가는 데 있어 매우 중대한 의의를 가진다"고 화답했다. 왕 주석은 시 주석의 특별 지시에 따라 환영 연회도 주재했다. 이후 김정은은 단둥 버스공장을 둘러본 뒤 이달 15일 개통한 신압록강대교를 통해 귀국길에 올랐다. 왕 주석 등의 배웅 속에 다리 중간지점에 다다른 김정은은 “이 다리가 두 나라를 잇고 우리의 마음도 더 굳게 이어주는 역사적 사명을 정확히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김정은의 이번 방중은 2011년 12월 집권 후 6번째이자, 지난해 9월 딸 주애와 베이징 방문 이후 1년여 만이다. 다만 2018년 3월 첫 방중 이후 매번 이뤄졌던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 없이 귀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중국 단둥 찾은 北 김정은…북중 경협 강화 논의할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중국 단둥에서 중국 서열 2위인 리창 국무원 총리를 만났다. 양국의 전통적 혈맹관계를 과시하는 한편, 경제협력 강화 논의가 오갔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일부는 김 위원장이 이날 오전 신압록강대교를 통해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파악했다. 평양에서 신의주까지 열차로 이동한 뒤, 전용차로 신압록강대교를 건너 중국 단둥에 도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압록강대교는 북중 최대 교역 거점인 중국 단둥과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를 잇는 왕복 4차로의 총길이 3026m의 교량이다. 지난 2014년 완공됐지만 통관 시설 미비 등의 이유로 개통이 미뤄지다 지난 15일 공식 개통했다. 중국 서열 2위인 리창 총리는 당시 영상 축사를 통해 “양측의 경제·무역 교류를 크게 촉진할 뿐만 아니라 인적 교류를 더욱 긴밀하게 하고, 양국 국민의 정서적 유대도 강화할 것"이라며 “중·조(중·북) 전통 우정을 상징하는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해 북·중 무역액은 전년보다 26% 증가한 27억3600만달러를 기록했다. 리창 총리는 이날 베이징에서 단둥 국경까지 직접 내려와 김 위원장을 직접 의전했다. 다만 김 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전해진다. 리창 총리는 중국 경제를 책임지는 최고위급 인사다. 거시경제 운용과 경기 부양, 산업·경제 등 중국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의 무게 중심이 경제협력 강화에 쏠려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방중 시기를 두고서는 중국의 '항미원조 기념일'을 기념하기 위해서라는 해석도 나온다. 10월 25일은 중국군이 1950년 10월 19일 한국전쟁에 참여해 첫 승리를 거뒀다고 주장하는 날로, 항미원조는 미국에 대항하고 북한을 돕는다는 것을 뜻한다. 올해는 76주년으로, 김 위원장이 단둥에 있는 항미원조기념관을 직접 방문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새벽부터 항미원조기념관 주변에 교통 통제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을 불식시키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사전 예고하지 않았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김정은 北 국무위원장 24일 전격 방중…건재함 과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1년여 만에 전격 방중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신압록강대교를 통해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 도착했다. 해당 매체는 “김 위원장의 방중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내 북미대화 재개를 추진하는 가운데 선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며 “최근 사망설이 돌기도 한 김 위원장이 방중길에 올라 건재를 과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교도통신은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단둥의 일부 지역에서 이날 엄격한 교통 통제가 실시됐으며, 이 지역의 호텔 숙박 예약이 불가능해진 상태라고 보도했다. 오는 25일은 한국전쟁 당시 중국이 북한에 지원군을 보내 참전한 지 76주년이 되는 날이다. 신압록강대교는 북중 최대 교역 거점인 단둥과 평안북도 신의주를 잇는 왕복 4차로·총 길이 3026m 교량이다. 지난 2014년 완공됐지만 북한 측 연결도로와 통관시설 미비 등의 이유로 개통이 미뤄지다 지난 15일 공식 개통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美, 중동 4개국 대사관 인력 감축…추가 공격 가능성은 부인

미국 정부가 요르단·레바논·카타르·아랍에미리트(UAE) 주재 대사관 인력을 감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미국인 대상 공격 위협이 커졌다는 정보가 공개된 가운데, 미국 정부는 이번 조치가 미국·이스라엘의 추가 대이란 공격을 위한 사전 조치라는 해석을 부인했다. 23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제이 클레이턴 미 국가정보국장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이란이 미국인 인력을 겨냥하려는 노력을 상당히 강화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이란이 미국 시민을 상대로 꾸미는 치명적 음모는 중동과 일부 다른 국가 모두에서 상당히 진전된 단계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루비오 장관이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직원에게 공유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의 기밀 등급을 낮추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한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클레이턴 국장이 '치명적 음모'와 관련해 구체적인 표적이나 중동 바깥의 대상국, 계획의 성격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이 계획이 '이란의 암살 음모'라고 평가했다. 앞서 미 국무부는 지난 21일 사우디아라비아 주재 대사관의 비필수 인력과 그 가족에게 출국을 명령했다. 다만 인력을 감축 중인 요르단·레바논·카타르·UAE 주재 대사관 직원들은 아직 출국 명령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들 국가는 이번 이란 전쟁에서 이란의 집중 공습을 받았거나, 레바논처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교전이 격화한 지역이다. AP통신은 미국 관리들이 대사관 인력 감축이 미국·이스라엘의 추가 대이란 공격 가능성과 관련 있다는 주장을 강하게 부인했다고 전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안전자산에 자금 몰린다며”…AI 공포에 국제금값 추락하는 이유 [머니+]

글로벌 증시가 인공지능(AI) 관련주를 중심으로 급락하면서 미국 국채와 일본 엔화 등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지만, 또 다른 안전자산인 금은 오히려 추락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4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전날 장중 온스당 3989.40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 7월 20일 이후 약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금 현물 가격은 장중 최대 1.2% 하락하며 온스당 3975달러 수준까지 밀렸다. 지난 22일 약 2% 급락한 국제 금값이 전날에도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심리적 지지선인 온스당 4000달러마저 무너진 것이다. 이후 금 선물 가격은 반등에 나서며 온스당 4013.27달러에 거래를 마쳤지만 앞선 하락분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금값은 이번 한 주 동안 약 4% 급락하며 지난 6월 초 이후 최대 주간 하락 폭을 기록했다. 이러한 흐름은 미국 국채와 일본 엔화 등 다른 안전자산이 강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22일 하루에만 19.3bp(1bp=0.01%포인트) 급락하며 약 한 달 만에 처음으로 5% 아래로 떨어졌다. 국채금리는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만큼 미국 국채시장에 강한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의미다. 전날에는 4.994% 수준으로 반등했지만 여전히 5%선을 밑돌았다. 외환시장에서도 엔/달러 환율은 전날 달러당 156.84엔을 기록하며 이번 한 주 동안 0.74% 하락했다(엔화 강세). 미국 국채와 엔화에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매수세가 유입된 반면 금은 오히려 투자자들의 매도 대상이 된 것이다. 이처럼 안전자산 간 흐름이 엇갈리는 배경에는 글로벌 증시 급락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글로벌 증시를 지탱해 온 AI 산업의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AI 관련주를 중심으로 주식 비중을 줄이고 있다. 실제로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지수는 이번 한 주 동안 0.79% 하락하며 지난주(-5.49%)에 이어 2주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2.7% 하락하며 3주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증시 급락으로 투자자들이 현금 확보에 나서면서 금까지 처분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X ETF의 저스틴 린 애널리스트는 최근 금값 하락에 대해 “유동성 확보를 위한 매도세가 나타난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현상은 금융시장이 급격히 하락할 때 흔히 발생한다"며 “금은 마진콜이나 자본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는 데 매우 유용한 유동성 공급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값이 중요한 구간인 온스당 3900달러선을 시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국채금리가 급락했음에도 금값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을 받는다. 통상 국채금리 하락은 금값 상승에 호재로 여겨진다.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금값 상승에 제동을 걸고 있는 모양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를 자극할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통화긴축 기조를 예상보다 오래 유지해야 할 수 있다. 실제로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확산하자 국제유가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16.72달러에 이번 주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4월 말 이후 최고 수준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다음 달 미국 중간선거 이후 이란에 대한 공격을 재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유가 상승을 견인했다. 싱가포르 화교은행(OCBC)의 크리스토퍼 웡 애널리스트는 “특히 최근 국채금리가 하락했음에도 금값이 긍정적으로 반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최근의 매도세는 금융시장 전반의 위험 축소 움직임과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우려가 국채금리 하락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를 압도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TD증권의 라이언 맥케이 선임 원자재 전략가는 금값이 금융시장 전반의 위험자산 회피에 따른 매도세에 휩쓸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금값은 국제유가와 금리, 연준의 통화정책 전망을 둘러싼 우려로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며 “상품거래자문업자(CTA)들의 대규모 매도세가 더해지면서 자금 흐름도 금값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한 가운데 AI 관련주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미국 국채로 이동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흐름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금값 하락에도 장기투자자들의 금 매수 수요는 여전히 견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금 상장지수펀드(ETF)의 금 보유량은 최근 14주 연속 증가했다. 국제 금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금 ETF에는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며 대조적인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삭소 뱅크의 올레 한센 원자재 전략 총괄은 “재정 불안, 지정학적 리스크, 디베이스먼트(화폐 가치 하락)에 대비하기 위해 장기투자자들은 ETF를 통해 금을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있다"며 “반면 단기적인 거시경제 변수에 초점을 맞추는 트레이더들은 금리 전망과 환율 움직임, 기술적 신호에 여전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SK하이닉스가 구세주”…코스피 반등에 개미들, 저점 매수 나설까 [머니+]

인공지능(AI) 수익성에 대한 불안으로 530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가 극적인 반등에 성공하면서 증시가 바닥을 찍은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증시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급락한 만큼 지금이 저가 매수에 나설 기회라는 낙관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AI 산업의 막대한 투자 비용과 자금조달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한 데다 미국 중간선거까지 앞두고 있어 섣불리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 대비 0.3% 오른 5550.3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36% 하락한 5403.17로 출발한 뒤 장중 5305.98까지 밀리며 낙폭을 4.12%로 확대했다. 최근 5500선 부근에서 바닥을 다지는 듯했던 코스피가 이날 저점을 5300선까지 낮추면서 추가 급락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그러나 장중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낙폭을 빠르게 줄이기 시작했고, 결국 상승세로 돌아서며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의 반등은 반도체 대장주인 SK하이닉스가 주도했다. SK하이닉스는 전장 대비 4.42% 급등한 127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관련주인 SK스퀘어 주가도 3.2% 상승했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 역시 0.47% 오른 21만5500원에 장을 마감했지만 상승폭은 SK하이닉스에 미치지 못했다. SK하이닉스의 주가 급등은 미국 손자회사 솔리다임의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와 기업공개(IPO) 검토를 중단한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해외 종속회사인 솔리다임은 생산능력 확대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검토해 왔으나, 자본시장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 및 기업공개(IPO)에 대한 검토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8월 5일 솔리다임의 상장 준비 사실이 알려진 지 79일 만이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2021년 인텔의 낸드플래시 및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을 인수하면서 출범한 회사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중간지주사인 AI컴퍼니를 통해 솔리다임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반도체주들이 급락한 점 등을 상장 검토 중단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은 한국 규제당국의 반대가 솔리다임의 IPO 검토 중단을 이끈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솔리다임 상장을 둘러싼 논란이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저평가 현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 지배구조와 소액주주 보호를 강화하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이 시험대로 올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솔리다임 상장은 국내 증시의 중복상장 논란으로 이어졌다. 성장성이 높은 손자회사가 별도로 상장하면 모회사 주주들이 누리던 경제적 이익이 희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손자회사 가치가 모회사 주가에 온전히 반영되지 못해 기업가치 할인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솔리다임의 미국 증시 상장이 중복상장 규제 대상에 해당할 수 있다는 입장을 잇달아 밝혔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9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솔리다임 상장 추진이 중복상장 규제 대상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지난 22일 국회 종합감사에서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라이언 앨버트 터튼캐피털 창립자 겸 매니징 멤버는 이번 결정에 대해 “한국 기업 지배구조에 매우 긍정적인 일"이라며 “주주들과 기업 지배구조 관련 단체, 규제당국이 모두 의견을 제시했고, SK그룹이 솔리다임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따른 핵심적인 이해충돌 문제를 지적했다"고 말했다. 윤정인 피보나치 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도 이번 상장 취소가 SK하이닉스 주주들에게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솔리다임에 대한 모회사의 경제적 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와 모회사·자회사가 동시에 상장될 때 발생하는 기업가치 할인 문제가 완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SK하이닉스의 상장 철회 결정이 투자심리 회복의 계기로 작용했지만, 글로벌 반도체주 전반으로 매수세가 확산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AI 산업의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미국 기술주와 반도체주들이 연일 하락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2.9% 급락한 나스닥100지수가 이번 주 마지막 거래일에 낙폭을 만회하지 못하면 2주 연속 하락을 기록하게 된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역시 3주 연속 하락을 앞두고 있다. 코스피도 이날 반등에도 불구하고 주간 기준으로 2.08% 하락, 4주 연속 떨어졌다. 이달 코스피 하락률도 19%에 육박하다. 그럼에도 최근 반도체주 급락이 오히려 저가 매수에 나설 좋은 기회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줄리어스베어의 마크 매슈스 아시아 리서치 총괄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수요는 여전히 공급을 압도적으로 초과하고 있다"며 “지난 며칠 동안, 특히 간밤에 반도체주에서 나타난 것과 같은 큰 폭의 조정이 발생했을 때는 좋은 매수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글로벌 증시가 바닥을 확인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애셋 매니지먼트 원의 아사오카 히토시 수석 전략가는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다음 주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뒤 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번에는 그 이후 미국 중간선거까지 있어 시장이 안정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중간선거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 대한 노출을 줄이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오는 28일(현지시간)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29일에는 아마존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들 기업이 AI 투자 확대에 따른 수익성 개선 여부를 얼마나 입증할 수 있을지가 향후 투자심리를 좌우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최근 글로벌 증시의 하락이 단순한 조정을 넘어 AI 거품 붕괴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마쓰이증권의 구보타 도모이치로 수석 시장분석가는 “주식시장은 AI 붐이나 거품이 끝나가고 있다는 위험을 점점 더 많이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며 “AI 거품이 이미 붕괴하기 시작한 것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미 AI 기업들이 투자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존재했다"며 “주가 하락은 앞으로 이들 기업이 자본을 조달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뭔가 심상치 않다”…AI 공포에 전 세계 ‘안전자산 러시’ [머니+]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회의론이 다시 불거지면서 글로벌 증시가 흔들리자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와 일본 엔화 등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몰리고 있다. 여기에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와 프랑스의 재정 불안 및 시위 확산까지 겹치면서 위험자산을 회피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23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글로벌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 하루에만 19.3bp(1bp=0.01%포인트) 급락했다. 이는 2024년 8월 이후 최대 일일 하락폭이다. 이에 따라 10년물 국채금리는 약 한 달 만에 처음으로 5% 아래로 떨어졌다. 이날에도 4.95%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다른 만기의 국채금리도 일제히 하락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18.8bp 떨어졌으며, 30년물 국채금리도 15bp 하락했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는 만큼 미국 국채시장 전반에 강한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의미다.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는 일본 외환시장과 국채시장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전날 달러당 158엔대에서 이날 오전 156.1엔 수준까지 급락(엔화 강세)했다. 일본 국채 가격도 급등했다.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한때 12.5bp 하락한 2.75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8월 6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5년물 국채금리도 장중 최대 10.5bp 떨어진 2.185%까지 내려갔다. 이처럼 글로벌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리는 배경에는 AI 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국채금리는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AI 인프라 투자를 위한 기업들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 등의 영향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최근에는 AI 산업에 투입되는 천문학적인 투자금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AI 관련주들이 급락하자 투자자들이 주식 등 위험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국채시장으로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를 추종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날 장중 최대 7.3% 폭락하며 지난 7월 말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도 2.60% 급락한 2만6008.86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6월 이후 가장 큰 일일 하락 폭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DBS은행의 유진 레오우 선임 금리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AI 관련 자산을 재평가하면서 최근 시장 심리가 더욱 불안정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국채금리가 최근의 역사적 수준과 비교해 여전히 높은 만큼 투자자들은 국채를 안전자산으로 선택해 일부 위험을 헤지하려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프랑스의 재정 불안과 반정부 시위 확산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막대한 국가부채와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생활비 부담과 정부의 재정정책에 반발하는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프랑스 국채금리는 이달 들어 2002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으며, 독일 국채금리와의 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주목할 점은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음에도 채권과 일본 엔화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12월물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날 4% 급등한 데 이어 이날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배럴당 114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 5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공격을 확대하면서 중동 지역의 원유 공급에 추가적인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유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 통상 국제유가 급등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국채금리 상승과 채권 가격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소비와 기업활동을 위축시켜 경제성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보다 경기 둔화 가능성에 더욱 주목하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호주내셔널은행의 케네스 크롬프턴 금리 전략 총괄은 “국제유가가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음에도 미국 국채시장에는 다시 안전자산을 찾는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전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장에서는 당초 오는 12월로 예상했던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시점을 내년 1월로 늦춰 반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인베스코의 로버트 월드너 채권부문 공동 총괄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몇 달 동안 미 국채금리가 급등한 이후 금융시장 어딘가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를 기다려 왔다고 밝혔다. 그는 “미 국채금리는 극단적인 수준까지 상승했다"며 AI 산업을 둘러싼 우려를 고려하면 “적어도 당분간은 금리가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국채 가격의 급등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사 ING의 애널리스트들은 “미 국채금리가 5% 아래에 머무를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라며 인플레이션과 재정적자, AI 투자 흐름 등을 고려하면 10년물 국채금리가 결국 다시 5%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가 다음 주 연준의 금리 인상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지금 당장 장기채 비중을 확대할 시점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AI에 100조 베팅했는데”…호주 데이터센터 75% 무산 위기 [이슈+]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인공지능(AI)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호주가 추진하는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75% 이상이 전력망 부족과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사업 차질이나 무산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블룸버그통신이 분석한 결과, 호주 시드니와 멜버른에서 건설이 계획됐거나 진행 중인 40개 이상의 대형 데이터센터 가운데 전력 공급 또는 전력망 연결을 확보했다고 공개적으로 확인한 사업은 전체의 2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프로젝트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투자액은 1000억 호주달러(약 93조원)를 웃돈다. 구체적으로 시드니에서 추진 중인 28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가운데 전력 확보가 확인된 사업은 7개에 불과했다. 멜버른에서는 15개 프로젝트 중 단 3개만 전력 공급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 공급과 전력망 연결 확보는 데이터센터 건설 사업의 실제 진행 여부를 판단하는 주요 지표라는 점에서 상당수 프로젝트가 차질을 빚거나 지연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블룸버그는 또 호주 에너지시장운영기관(AEMO)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호주 주요 전력망에 연결될 예정이었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호주는 광활한 국토와 청정에너지 개발 잠재력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데이터센터 건설 열풍에 동참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추진해 왔다. 호주커먼웰스은행은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가 2030년까지 1500억 호주달러(약 1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계획된 데이터센터 대부분은 기존에 구축된 통신망과 전력 인프라를 활용하기 위해 시드니와 멜버른에 집중돼 있다. 호주 전역에서 운영 중인 160개 이상의 데이터센터도 주로 이 두 도시에 몰려 있다. 두 도시는 호주 전체 인구의 약 40%가 거주하는 지역이다. 문제는 대도시에 데이터센터가 집중될수록 이미 한계에 직면한 전력망의 부담이 커지는 반면, 이를 해소하기 위한 송전망 확충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호주에는 개발할 수 있는 토지가 풍부하지만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려면 고압 송전선로를 비롯한 각종 기반시설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대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면 이러한 부담을 분산할 수 있지만, 새로운 송전선로와 통신망을 구축하는 데 막대한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 실제로 뉴사우스웨일스주 전력망 운영업체 트랜스그리드는 지난 8월 시드니의 송전망 용량이 부족해 대규모 신규 전력 사용자들로부터 접수한 총 20기가와트(GW) 규모의 전력망 연결 요청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력망 부담은 앞으로 더욱 빠른 속도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AEMO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매년 약 25%씩 증가하면서 전체 전력 공급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약 2%에서 2030년 약 6%, 2036년에는 13%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럼에도 개발업체들이 기존 인프라가 구축된 대도시에 데이터센터 건설을 집중하고 있지만, 송전망 확충과 시설 건설 과정에서는 지역 주민들의 반대라는 또 다른 난관에 직면하고 있다. 실제로 멜버른 주민들이 대형 송전선로 설치에 반대하면서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넥스트DC는 지난 21일 2027년 6월까지인 현 회계연도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전망치를 기존보다 3분의 1 이상 낮춘 2억4500만~2억6500만 호주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그 여파로 주가는 40% 넘게 폭락했다. 시드니에서는 굿맨그룹이 지난달 12억 호주달러 규모의 '프로젝트 마스(Project Mars)' 개발 계획을 철회했다. 해당 사업은 90메가와트(M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예정 부지는 가장 가까운 주택에서 약 20m, 공립학교에서는 약 160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다. 이에 따라 사업 인허가 과정에서 주민들의 반대 의견이 수백 건 접수됐다. 모건스 파이낸셜의 닉 해리스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호주 데이터센터 산업의 사회적 수용성 확보 문제가 갈수록 심각한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추가적인 사업 지연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러한 지연이 다른 사업에 어떤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데이터센터 개발업체들이 직면한 또 다른 장애물은 용수 확보 문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호주 데이터센터들은 주로 냉각 목적으로 연간 약 55억 리터의 물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호주 전체 물 소비량의 약 0.04%에 해당한다. 다만 데이터센터들이 특정 지역에 밀집할 경우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전국 평균 수치보다 훨씬 클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NEF(BNEF)의 투슈나 메타 애널리스트는 “에너지 확보는 이미 중대한 문제로 떠올랐다"며 “데이터센터 설비용량이 이를 뒷받침하는 데 필요한 신규 발전설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확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BNEF에 따르면 호주에서 발표됐거나 초기 개발 단계에 있는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총설비용량은 20기가와트(GW)를 웃돈다. 반면 현재 실제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의 설비용량은 1.5GW에 불과하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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