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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 등 이차전지 관련주 급등 이유?…“ESS 수요 2035년까지 이어간다”

2023년 고점을 찍은 뒤 '바닥없는 추락'을 이어온 에코프로를 비롯한 이차전지 관련주들이 최근 일제히 초강세를 보이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에코프로 주가는 전장 대비 15.15% 급등한 8만74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에코프로 주가는 최근 들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15일까지만 해도 4만6550원에 불과했던 에코프로 주가는 지난 16일 14% 급등하며 주목받기 시작했고 다음날인 17일엔 무려 27% 폭등했다. 이달 들어서만 상승률이 85%에 육박한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는 각각 46.19%, 56.66% 올랐다. 삼성SDI(+28.05%), LG에너지솔루션(+30.79%), 포스코홀딩스(+11.41%), SK이노베이션(+25.67%) 등 다른 이차전지 관련주들도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글로벌 전기차 판매가 최대치를 기록한 데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잇따르면서 이차전지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로모션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BEV(배터리전기차)와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 판매는 전년 동월보다 26% 증가한 210만대로 집계돼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관련 업체들의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 상황이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올 3분기 영업이익 6013억원을 기록하며 깜짝 실적을 냈다. 여기에 리튬이온 배터리의 또다른 수요처인 글로벌 ESS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업황 개선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호주 최대 리튬 생산업체인 PLS(구 필바라미네랄스)의 데일 헨더슨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블룸버스TV 인터뷰에서 “미국 정책 등의 영향으로 전기차 수요가 위축됐지만 리튬 전반에 대한 세계적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며 “ESS용 리튬 수요가 미국 내 전기차 시장 둔화로 인한 감소분을 상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ESS 산업이 “빠르고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NEF(BNEF)의 키쿠마 잇슈 ESS 부문 선임 연구원은 전날 보고서를 내고 글로벌 ESS 시장이 2035년까지 매년 성장해 누적 용량이 2테라와트(TW)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현재 규모 대비 8배 수준이다. 키쿠마 연구원은 중국과 미국이 최대 ESS 시장으로 남겠지만 독일, 영국, 호주, 캐나다, 사우디아라비아,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에서도 정부정책, 발전사들의 도입 등에 힘입어 성장세가 매년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가 예상보다 둔화된 가운데, 배터리 제조사들이 고정형 ESS 부문으로 초점을 옮기고 있다"며 “한국 주요 기업들의 배터리 생산 확대 움직임이 이러한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데 힘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2025년 80% 이상, 2026년 30% 이상의 ESS 성장률 전망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日 다카이치, ‘아베노믹스 시즌2’ 시동…엔화 환율 다시 상승

확장적 재정 정책을 공언해온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인플레이션 대응 등을 위해 지난해 수준을 넘어서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부양책 규모는 지난해 발표된 종합경제대책의 13조9000억엔(약 130조원)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인 규모는 아직 조율 중이며, 이르면 다음 달 공식 발표될 전망이다. 로이터는 “확장적 경제 정책을 지지하는 다카이치 내각 출범 이후 첫 주요 경기부양책"이라며 “이는 다카이치 총리가 강조해온 '책임있는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반영한다"고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아베노믹스' 신봉자로 그동안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을 확대하고 완화적인 금융정책을 써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이번 부양책은 인플레이션 대응과 성장산업에 대한 투자, 국가안보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인플레이션 대응과 관련해 휘발유에 적용되는 임시 세율을 조속히 폐지하고, 임금 인상에 대한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한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방정부 보조금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일본 정부가 전략적 경제발전에 중점을 두는 만큼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성장산업에 대한 투자도 이번 부양책에 포함됐다. 다카이치 내각은 내년 3월까지인 2025년 회계연도 내 추경을 통해 재원을 확보할 계획이며 임시국회를 열어 추경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출 규모가 예상보다 클 경우 일본정부는 적자국채 발행에 나설 수 있어 재정건전성과 경제성장 경제 성장 간 균형이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다아키치 총리는 전날 오후 개회한 임시국회 중의원(하원) 본회의에서 진행된 총리 지명선거 1차 투표에서 465표 중 237표를 얻어 과반을 확보하며 새 총리로 선출됐다. 그는 전날 밤 총리 관저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이끌 내각을 '결단과 전진의 내각'으로 명명하고 “강한 일본 경제를 만들어 외교·안보에서 일본의 국익을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경제 정책과 관련해서는 “고물가 대책을 확실히 강구하겠다"면서 야당과 협력해 가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의 금융정책에 대해서는 “일본은행이 정부와 충분히 협력하고 의사소통을 할 것"이라며 “금융정책의 방법은 일본은행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시장에선 다시 '다카이치 트레이드'(일본 증시 상승·엔화 약세)가 재개되는 모양새다. 로이터는 해당 보고가 나온 이후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하락세를 모두 되돌려 상승 전환했고 엔화는 약세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오전에 최대 1.42% 내린 4만8613.70까지 밀렸으나 오후에 반등하면서 4만9458.28까지 올랐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이날 한때 달러당 151.49엔까지 하락(엔화 강세)했지만 한국시간 오후 3시 27분 현재 151.84엔으로 반등했다. 한때 151.95엔까지 오르면서 152엔 돌파를 넘보기도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대규모 투매 나올수도”…국제금값 시세 ‘역대급 폭락’에 전망도 먹구름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던 국제금값이 12년 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하면서 향후 시세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국제금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5.74% 급락한 온스당 4109.1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인 4359.40달러를 기록했던 금값이 하루 만에 곤두박질친 것이다. 금 현물 가격도 급락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금값은 장중 한때 6.3% 내린 4082.03달러를 기록, 2013년 4월 이후 이후 낙폭을 보였다. 블룸버그통신은 다음 날인 22일에도 금 시세가 추가로 최대 3% 하락해 4000달러선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급락으로 한때 60%를 웃돌았던 올해 누적 상승률은 약 55% 수준으로 축소됐다. 금과 함께 초강세를 이어오던 은값 역시 21일 장중 최대 8.7% 폭락했고 또다른 주요 귀금속인 백금과 팔라듐도 5% 넘게 급락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각국 중앙은행의 매입,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 지정학적 긴장, 재정악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 훼손 우려 등으로 급등세를 이어오던 금값이 차익실현 매물에 짓눌린 것으로 풀이된다. ABC 리파이너리의 니콜라스 프라펠 기관투자 시장 총괄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매수세를 이어왔기 때문에 지금이 차익을 실현하기에 적절한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귀금속 매체 킷코에 따르면 포렉스닷컴의 파와드 라카크자다 애널리스트는 이날 투자노트를 내고 “최근 많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투자자들이 자의든 타의든 수익을 실현하기 시작했다"며 “(차익실현이) 왜 이렇게 오래 걸렸냐는 반응도 나온다"고 밝혔다. 금값 상승을 이끌었던 호재들이 소멸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로 최근 미중 무역갈등이 다시 고조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협상 타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미중 무역 협상과 관련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미 달러화가 최근 들어 강세를 이어가는 데다,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중지) 여파로 기관투자자들의 매매 동향을 보여주는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 발표가 중단된 점도 매도세를 자극했다고 FT는 전했다. 향후 금값의 부정적인 전망들도 줄줄이 등장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의 찰리 매시 콜리어 전략가 등은 이날 시세 폭락을 계기로 금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비중확대'(overweight)에서 하향 조정한 뒤 “앞으로 몇 주 동안 4000달러대에서 횡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이란 초기 호재는 언젠가 다시 주목받겠지만 현재 수준에서는 (금 매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금값은 이미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화폐 가치에 대비해 금·주식 등을 매수) 테마를 크게 넘어섰다고 덧붙였다. AT글로벌 마켓의 닉 트위데일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기술적 측면에서 금값은 조정기에 들어갔다"며 “4000달러선이 붕괴할 경우 대규모 투매가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금의 과매수 양상을 예상해 최근 차익실현에 나섰던 전문가 역시 추가 하락 가능성을 언급했다. 마켓게이지의 미셸 슈나이더 수석 시장 전략가는 킷코 인터뷰에서 “오랜 기간 동안 금과 은에 대해 강세론을 유지해왔지만 CNBC의 주요 뉴스에 오르는 등 모두가 금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며 “원자재 트레이더로서 투자자들이 고점에 몰리는지 주시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 경제 침체의 위험이 상당히 낮고 국제유가, 설탕 등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인플레이션 압박이 완화되고 있다며 “무언가가 붕괴하지 않는 한, 금과 은 가격 상승이 지속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현재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설탕 선물 가격은 연중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한편, 낙관론도 일부 남아 있다. 삭소뱅크의 올레 한센 원자재 전략 총괄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금값이 이번 조정기에 온스당 3973달러까지 추락할 수 있겠지만 강세 흐름이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수키 쿠퍼 애널리스트 역시 “리는 기술적 조정을 목격하고 있을 뿐이며, 장기적으로 금은 추가 상승 여력을 여전히 지니고 있다"고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인사이트] 성장-소비 선순환에 올라가는 자산 시장…그러나 무너지면?

미국 주식은 AI 산업 붐을 만들면서 끊임없이 상승하고 있다. 초창기 AI 산업을 이끈 엔비디아의 주가가 지금은 잠시 주춤거리지만 구글, 애플, AMD 등 빅테크 기업들이 양호한 실적과 전망으로 소위 순환매 장세를 이끌면서 시장 상승의 건전성을 더해주고 있는 상황이다. 거기에 다음 주 연준회의(FOMC)에서 최소 25bp 금리인하가 예상되면서 유동성 추가 공급이 예견되는 상황이다. 그리고 미국 정부 셧다운도 다음 주까지 해결되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 가장 문제가 되었던 관세정책은 관세부과의 타겟이었던 중국과의 협상이 잘 진행되면서 이번 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기간동안 두 정상간의 회담에서 양국 간 무역 협정을 방해하고 있는 희토류, 대두, 펜타닐 3대 문제가 해소되면서 미-중간 무역 협정이 타결될 거라는 희망이 시장에 팽배해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코스피 역시 역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파죽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반도체가 2017년 이후 다시 한 번 붐을 일으킬 거라는 전망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대만의 ADATA 천리바이 회장은 “D램, 낸드플래시, 하드디스크(HDD)까지 4대 주요 메모리 제품이 동시에 부족한 건 30년 업력 사상 처음 겪는 일이다."라고 하면서 AI 고정 수요가 과거 3~4년 주기의 메모리 경기 순환을 완전히 깨뜨리고 있고 이번 호황기는 최소 2026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생산을 중단한다고 예고한 DDR4 16Gb(기가바이트) 현물 가격은 석 달 새 약 44%나 올랐고, 1년 전과 비교하면 4배(413%) 넘게 뛰었다. DDR5 16G 제품 역시 1년 만에 약 83% 비싸졌다. 특히 DDR4 칩은 웃돈을 주고서라도 구하려는 고객이 줄을 서고 있는 상태다. 지금 자산 시장이 오르는 이유는 미국의 성장, 특히 AI 산업에 대한 기대를 머금고 올라가고 있다. 그리고 성장이 흔들리더라도 연준의 금리 인하가 나와 유동성의 힘으로 자산 가격이 올라갈 수 있기에 돈이 자산시장으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올라버린 자산 가격으로 소비를 늘리니 소득 하위층의 소비가 줄고 있음에도 전체 소비가 양호하게 버텨주고 있다. 자산 가격의 상승이 성장을 견인하는 모습이다. 성장으로 자산 가격이 오르고 올라버린 자산 가격이 소비 성장을 자극하니 또 자산 가격이 오르는 그런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그렇지만 만약 주식 시장을 비롯한 자산 시장 전반이 어떤 충격을 받아 무너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주가가 하락하면 소득 상위층의 소비가 위축될 수밖에 없고 가뜩이나 소득 하위층의 소비는 초토화 되어있는데 상위층의 소비까지 줄어들면 전반적인 소비 위축의 민감도가 높아져 자산 가격이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거다. 그렇다면 어떤 리스크가 자산 가격의 하락을 만들 수 있을까? 예상 외의 인플레이션, 국가 부채의 문제, 은행권의 신용 위험,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우려, 미중간의 갈등,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금융관련 규제 등. 하지만 정확하게 예측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시장은 J.P Morgan의 다이먼 회장과 무디스 수석연구원 마크 잔디 등 유명 비관론자들의 말을 무시하고 버블을 키워 가고 있다. 상승론자들은 반도체의 슈퍼 사이클이 돌아왔기에 앞으로 최소 2년간 자산 시장 상승은 이어질 거라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금 가격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용기 있게 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주식 투자자들에게는 항상 욕심과 두려움의 경계에 서 있다. 재무투자론 1장에 나오는 영원한 딜레마 두려움(Fear)과 욕심(Greed) 사이에서 투자자의 고민은 계속 이어질 거다. 최용

코로나19 때 필수품이 발암 물질?…EU 경고에 의료계 ‘발칵’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개인 위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손소독제를 둘러싼 발암 물질 논란이 유럽에서 제기돼 관심이 쏠린다.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연합(EU)이 손소독제의 핵심 성분인 에탄올을 발암 물질로 분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EU 산하 유럽화학물질청(ECHA)의 한 실무 그룹은 지난 10일 내부 권고안에서 에탄올을 암과 임신 합병증 위험을 높이는 위험 물질로 구분하고 이를 대체하는 방안을 권고했다. ECHA 살생물제품 심사위원회(BCP)는 내달 24일부터 27일까지 회의를 열어 에탄올의 인체 유해성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ECHA는 “전문가 위원회가 에탄올을 발암 물질로 판단하면 대체를 권고할 것"이라면서도 “실제 사용 환경에서 안전하거나 대체 물질이 없을 경우 일부 용도에서는 사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내부 권고안은 공개되지 않았다. ECHA는 에탄올 금지와 관련해 올해 초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공개 의견수렴을 진행했는데, 접수된 약 300건의 의견 대부분은 반대 입장을 보였다. 최종 결정은 EU 집행위원회가 내릴 예정이다. 술의 주성분인 알코올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에탄올의 대체 물질로는 일반 소독제에 널리 쓰이는 이소프로판올이 거론된다. WHO는 다만 손소독제 사용에 대해선 에탄올과 이소프로판올 모두 안전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에탄올과 암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대부분의 연구 결과는 음주에서 비롯된다. 보건의료계와 산업계는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클린 호스피털 네트워크' 소속인 알렉산드라 피터스 제네바대 교수는 “병원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의료 관련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말라리아, 결핵, 에이즈 사망자를 합친 것보다 많다"며 “알코올 기반 손소독제를 통한 위생 관리로 매년 전 세계적으로 1600만 건의 감염을 예방한다"고 강조했다. 피터스 교수는 이소프로판올에 대해 “오히려 독성이 더 강하다"며 “비누로 반복 세정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피부가 손상된다. 손소독제가 없다면 간호사들이 수술 중 매시간 30분 이상 손 씻기에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유리천장 깬 다카이치…日 첫 여성 총리로 선출

일본 집권 자민당 다카이치 사나애 총재가 21일 일본 사상 첫 여성 총리로 선출됐다. 남성의 정치 참여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일본 사회에서 최초의 여성이자 보기 드문 비세습 정치인이 총리직에 오른 것이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재는 이날 오후 임시국회 중의원(하원) 본회의에서 진행된 총리 지명선거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에 성공해 제104대 총리로 선출됐다. 다카이치 총재는 전체 465표 중 237표를 얻어 과반인 232석을 넘어섰다. 자민당, 새로운 연정 상대인 제2야당 일본유신회, 일부 무소속 의원이 다카이치 총재에게 투표한 것으로 보인다. 중의원에서 자민당 의석수는 196석, 유신회는 35석이다. 총리 지명선거는 참의원(상원)에서도 별도로 실시되지만, 결과가 다를 경우 중의원 투표를 우선시하기 때문에 다카이치 총재가 사실상 총리 취임을 확정지은 셈이다. 블룸버그는 이날 투표 결과를 두고 “남성 중심의 일본 사화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며 여성들도 유리천장을 돌파해 중요한 위치에 오를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이와 동시에 일본에서 우향우 바람이 불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냈다. 일본 정계에서는 드문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유리 천장을 깨며 강경 보수 성향 정치인으로 입지를 다져 왔다. 그는 지난 4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을 잡았으나, 26년간 이어진 자민당과 공명당의 연정이 붕괴해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강경 보수 성향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로운 연정 상대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해 우여곡절 끝에 총리직에 올랐다. 다만 다카이치 총리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일단 유신회는 자당 의원이 입각하지 않는 이른바 '각외(閣外) 협력' 형태로 연정에 참여하기로 해 공명당 의원이 국토교통상 등을 맡았던 기존 자민당·공명당 연정보다는 협력 관계가 약할 것으로 분석된다. 자민당과 유신회는 민간 투자를 확대하기로 서로 합의를 이뤘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선 연정의 지속가능성이 여전의 의문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또 자민당과 유신회는 의석수를 합쳐도 과반이 되지 않는 소수 여당이어서 법안과 예산안을 통과시키려면 다른 정당과 협력이 필요하다. 여기에 다카이치 총리가 유신회를 포섭하는 과정에서 국회의원 정수 10% 축소 등 유신회 요구 사항을 대부분 수용했는데,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자민당 내부에서 반발이 나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민당과 유신회 사이에 국회의원 정수 축소, 기업·단체 후원금 폐지, 선거 출마자 조율, 약한 연결고리 등 4가지 갈등의 불씨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다카이치 총리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는데 '아베노믹스'를 계승하는 경기부양 정책을 펼칠 경우 엔화 약세가 심화돼 물가가 상승 압박을 더욱 받을 공산이 크다. 말보로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제임스 에이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번 연정은 다카이치 총리가 극단적인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청신호가 아니다"며 “확장 재정 정책 또한 경제적 및 정치적 측면에서 크게 제한돼 '다카이치 트레이드'(일본 증시 상승, 엔화 하락)가 추가로 이어갈 여력이 낮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4만9900대까지 오르면서 5만선 돌파를 넘보던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오후들어 상승폭이 축소되기 시작했다. 스미토모생명보험의 무라타 마사유키는 “유신회가 참여함에 따라 다카이치 총리의 경제 정책이 균형을 더 이룰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은행의 금리인상을 막기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이후 중대한 외교 일정도 소화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27일께 일본을 방문할 예정인 데다, 내주 말레이시아와 경주에서 각각 개최될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다카이치 내각 출범으로 역사 인식이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에서 협력 기조가 이어졌던 한일관계에 파장이 미칠지도 주목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 역사·영토 문제에서 강경한 '매파' 발언을 쏟아냈고,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도 정기적으로 참배해 왔다. 한편, 이시바 내각 각료는 이날 오전 총사직했다. 작년 10월 취임한 이시바 전 총리 재임 기간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총리 중 24번째로 긴 386일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에브리싱 랠리 속 ‘위험한 베팅’에 빠진 韓…외신이 진단해보니

주식, 금, 비트코인 등 자산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이른바 '에브리싱 랠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고위험 투자 열기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외신이 주목해 관심이 쏠린다.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와 가상자산 등 위험한 상품에 자금이 쏠리면서 금융 시스템 전반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21일 블룸버그통신은 “한국 개인투자자들이 레버리지 ETF, 코인 등 고위험 자산에 몰리고 있다"며 주식에 투자하더라도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서거나 한 종목에 '올인'하는 식으로 투기적 거래가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1억4000만원 규모의 자금으로 한 종목만 보유하는 34세 투자자를 소개하며 “다른 나라에서는 허세로 보일 수 있지만 한국에선 수익과 위험을 추구하는 탐욕의 한 예시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상승 모멘텀을 쫓아 고수익을 노리는 개미들의 행태는 곳곳에서 확인된다. 국내 마진론(주식담보대출) 규모는 최근 5년 새 3배 이상 증가했고, 개미들은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레버지지 ETF 전체 시장의 40%를 정도로 고위험 상품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블룸버그는 “한국 개미들이 글로벌 레버리지 ETF 시장에서 큰 손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달간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 3위가 ICE 반도체 지수 일일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SOXL(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 였고 테슬라 주가 일일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TSLL(DIREXION DAILY TSLA BULL 2X SHARES) ETF가 뒤를 이었다. 다만 이들의 매도액이 매수액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공격적인 성향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거래량도 급증했다. 거래대금은 코스피 거래대금의 80%에 해당하는 수준에 도달했고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관심도 크게 증가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특히 한국에선 가격 변동성이 극심한 알트코인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국에서 알트코인 거래 비중이 하루 거래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거래의 50% 이상을 점유하는 글로벌 거래소들과 뚜렷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렇듯 한국 개인투자자들이 하이리스크·하이리턴에 더욱 몰리는 배경엔 주택 마련에 대한 절박감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대출 규제 등의 부동산 대책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이 더욱 어려워진 점이 개인투자자들의 위험추구 성향을 더욱 키웠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퇴직금을 모두 가상자산에 투자한 36세 투자자는 “내 주변 30대 중 (가상자산 투자를 통해) 자금을 충분히 확보한 후 시장을 떠난 이들이 있다"며 “나도 언젠가 그렇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투기적 행위가 개인 재산뿐 아니라 금융 시스템은 물론, 경제 안정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 지난 7월 이후 국내 주요 은행에서 6주간 40조원이 넘는 예금이 인출되는 등 증시로의 머니무브가 가속화하자 금융기관들의 유동성이 축소되고 있다. 최재원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투자를 장기 자산 형성 수단이 아닌 일종의 도박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며 “거품이 붕괴되면 신용경색과 소비 위축으로 경제 전반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역시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윤수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은 “시장 급락 시 개인 투자자의 자산 손실과 경제 충격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의학계에서도 투자 중독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박종석 연세봄정신건강의학과의원 대표원장은 “상속받는 재산이 없으면 강남 아파트는 환상에 불과하다"며 “불안이 팽배한 사회 구조 속에서 불안감이 주도하는 투자중독이 반복되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관세 인하 대신 중국도 뭔가 해야…시진핑과 만날 것”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강화로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세 가지 요구사항을 충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플로리다에서 워싱턴DC로 향하는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중국이 내야 할 관세를 낮춰줄 수 있지만 중국도 미국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며 “중국과 희토류 게임을 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를 문제 삼으면서 11월 1일부터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미국에 들어오는 중국산 제품의 관세는 157%로 올라가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을 향해 “펜타닐 (공급을) 중단하기를 원한다"며 “이전 구매량만큼 대두를 구매하기 원한다"고 했다. 그는 세 가지 요구사항에 대해 “모두 흔한 것들"이라고 했다. 미국은 중국이 펜타닐의 미국 유입을 막기 위해 제대로 된 조치를 하지 않는다며 20%의 관세를 물린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네 배로 늘리라고 지난 8월 압박했지만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대두를 사들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중국산 식용유 구매를 중단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중국과 협상 여지도 열어놨다. 그는 이날 폭스뉴스가 방영한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 협상과 관련, 이달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열리는 한국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예정이라고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만날 것이고, 별도의 회담을 잡아뒀다"고 했다. 그는 또 대(對) 중국 관세 폭탄이 지속 가능한지에 대해 “지속 가능하다고 할 순 없지만 그것이 지금의 수치"라며 “중국이 내가 그런 조치를 하도록 몰아붙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과 잘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공정한 거래를 가져야 한다.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시 주석과의 경주 APEC 담판을 앞두고 희토류, 펜타닐, 대두 등의 분야에서 중국의 추가 조치를 압박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를 철회하는 대가로 중국이 이같은 요구사항을 충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에어포스원에서 '가자 휴전이 여전히 유효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타결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1단계 휴전 합의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발표 9일 만인 이날 첫 중대 시험대에 직면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오전 가자지구 남부의 하마스 테러 목표물에 대해 수십차례 공격을 가했으며, 밤이 되자 일단 “휴전 협정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종전 방안과 관련해서는 일단 현재 전선에서 전투를 중단하고 추가 협상에 들어가야 한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지금 분할된 대로 둬라. 지금 분할된 상태다. 러시아가 이미 그 땅의 78%를 차지한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 상태 그대로 두라. 그들이 나중에 그에 따라서 뭔가를 협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가 도네츠크를 완전히 포기하면 전쟁을 끝내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와 관련해 수입을 중단하지 않으면 “막대한 관세"를 계속 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인도가 러시아의 전쟁 자금 원천인 원유를 수입해선 안 된다고 압박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 모디 총리와 통화했는데, 그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재차 주장했다. 그는 '원유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대화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인도 정부를 향해서는 “그들이 그렇게 말하고 싶다면, 그들은 계속 막대한 관세를 내야 할 텐데, 그들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M7 3분기 실적시즌 시작…첫 타자 테슬라 관전 포인트는

뉴욕증시가 최근 고점을 찍은 후 숨고르기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이번 주에는 미국 주요 대형 기술 기업들이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은 빅테크들이 호실적을 이어갈지가 시장의 최대 관심사다. 20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7대 기술기업인 '매그니피센트7'(M7, 애플·아마존·알파벳(구글)·마이크로소프트(MS)·엔비디아·테슬라·메타) 중 6곳이 다음주까지 잇따라 분기실적을 발표한다. 가장 먼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22일 장 마감 후 실적을 공개핸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달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10억달러의 주식을 매입했다는 소식이 나온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17일 439.31달러에 거래를 마감, 지난 4월 저점 대비 100% 가까이 오른 상황이다. 미국 소비자들이 전기차 세제 혜택 종료를 앞두고 전기차 구매를 서두르면서 3분기 인도량이 전문가 전망치를 웃돌았다. 이에 따라 3분기 테슬라 실적이 긍정적으로 발표될지 관심이 쏠린다. 금융 정보업체 인베스토피디아는 머스크 CEO가 이번 실적발표 때 무인 자율주행 로보택시와 AI, 휴머노이드 로봇 등의 진행 상황에 대해 언급할 수 있다고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은 일주일 뒤인 오는 29일 실적을 발표한다. MS와 구글은 AI 투자의 핵심인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에서 성장을 이어갔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두 회사의 2분기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9%와 32% 증가한 바 있다. 이에 MS 주가가 급등해 시가총액이 엔비디아에 이어 두 번째로 4조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메타 역시 2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20% 안팎 증가해 주가가 실적 발표 다음 날 11% 급등했다.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은 30일 실적을 공개한다. 애플은 엔비디아와 MS에 밀려 시총 3위로 내려왔다. 그러나 아이폰17 시리즈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자 애플 주가는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시총 4조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17일 애플 주가는 전장 대비 1.96% 급등한 252.29달러에 마감했다. 이에 애플 시총은 3조7440억달러로, 2위인 MS(3조8170달러)와 격차가 좁혀졌다. 클라우드 시장에서 MS와 구글에 쫓기는 아마존도 30일 실적을 발표한다. 지난 2분기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AWS) 매출 증가율은 17.5%로 MS와 구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시총 1위 엔비디아는 내달 19일 8∼10월 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 AI 때문에 사라지는 일자리…대량 해고 이유 따로 있다?

컨설팅, 금융, 항공 등 다양한 산업군의 다국적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효율성 제고 등을 이유로 대규모 감원에 나서면서 직장인들의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AI가 인간의 업무를 대체하면서 문서 작성 등 비교적 단순한 사무 업무를 담당하는 신입사원 채용 규모와 횟수마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업들의 AI 도입 불안이 과장돼 있으며, 일자리가 대규모로 대체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반박도 제기된다. 20일 CNBC,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 컨설팅업체 액센츄어는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AI 기술을 활용할 수 없는 직원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언어 학습 플랫폼 듀오링고는 외주 인력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AI로 그 공백을 메우겠다고 발표했다.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그룹은 AI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2030년까지 40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역시 지난 14일 사내 공지를 통해 AI를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신규 채용을 줄이고 기존 인원을 감축하겠다고 통보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오라클, CNN, 드롭박스, 블록 등 주요 기업들도 올해 초부터 AI 관련 구조조정 계획을 잇따라 내놨다. AI 도입과 함께 대규모 감원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세일즈포스는 “AI가 회사 업무의 절반을 대체할 수 있다"며 직원 4000명을 해고했고, 스웨덴 핀테크 기업 클라르나는 오픈AI의 챗GPT가 공개된 2022년 말부터 지난해까지 인력을 40% 줄였다. 세계경제포럼(WEF)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의 약 41%는 AI 확산으로 향후 5년 내 인력을 감축할 것으로 예상했다. AI가 신입 고용에 미치는 영향도 가시화하고 있다.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과정의 가이 리칭거와 세예드 마디 호세이니 마소움은 지난 8월 말 발표한 논문에서 “생성형 AI 도입이 주니어급 고용 감소와 명확히 맞물려 있으며, 시니어급 고용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며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의 기사를 인용해 “최근 보도된 내용들도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탠퍼드대학 디지털 경제 연구소가 지난 8월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3년간 회계사, 개발자, 비서 등 AI에 가장 취약한 직업군에서 22~25세 신입 고용이 13% 감소했다. 반면 같은 직종의 경력직 고용은 오히려 증가해 대조를 이뤘다. 그러나 AI가 대규모 일자리 상실을 초래할 것이란 전망은 과장됐다는 반론도 나온다. 미국 예일대 예산연구소는 지난달 발표한 'AI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 평가' 보고서를 통해 챗GPT가 이직, 실직 등 미국 노동시장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2022년 11월부터 지난 7월까지 33개월간 미국의 고용 변화를 분석해 컴퓨터(1984년)와 인터넷(1996년) 도입 당시와 비교했다. 그 결과 AI 등장 이후 미국 노동시장의 변화율은 4.76%로 집계됐는데 이는 과거 인터넷(3.77%)·컴퓨터(3.47%) 때보다 1%포인트 가량 웃도는 수치다. AI 도입 이후 일자리 구성이 더 빠르게 변화했지만 컴퓨터나 인터넷이 확산될 때와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어 1996년부터 2002년까지 인터넷 등장에 따른 미국 노동시장의 변화율이 7%에 그쳤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 직업 구성 변화 속도가 2021년부터 빨라지기 시작했으며 AI의 등장에도 이러한 추세가 확연하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짚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AI를 활용한 제조업·서비스업 기업들 사이에서 대규모 해고가 목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지난 한 해 동안 기업들의 AI 사용이 눈에 띄게 증가했지만 AI로 인한 해고는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뉴욕 연은 이코노미스트들이 8월 지역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AI를 활용 중인 제조업과 서비스업 기업 비중은 각각 26%, 40%였지만, AI로 인해 해고를 진행한 기업 비율은 각각 0%, 1%에 불과했다. 오히려 서비스업의 11%, 제조업의 7%는 AI 도입 후 신규 채용을 늘렸다고 답했고 이러한 추이는 애틀랜타 연은의 연구 결과와 유사하다고 이코노미스트들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옥스퍼드 인터넷 연구소(OII)의 파비안 스테파니 AI 부교수는 “현재 진행 중인 감원이 AI로 인한 효율성 제고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다"이라며 “기업들이 불가피한 구조조정을 AI 때문으로 포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듀오링고, 클라르나 등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채용을 과도하게 늘린 대표적 기업"이라며 “최근의 감원은 시장 조정 성격이 강하지만 기업들은 2~3년 전 잘못된 인력 계획을 인정하기보다 'AI 때문'이라고 돌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킹 플랫폼 링크드인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어센틱리의 공동창업자 장 크리스토프 부글레가 이달 초 올린 게시글이 온라인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그는 “기업들의 AI 도입 속도는 과장돼 있으며 대기업 내부에서도 비용과 보안 문제로 관련 프로젝트가 중단되는 사례가 많다"며 “그럼에도 'AI 때문에 감원한다'는 발표가 이어지는 것은 경기 둔화에 대한 변명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하버드대학 경영학 교수이자 디지털 데이터 디자인 연구소장인 카림 라카니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AI를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AI가 노동시장에 영향을 미치느냐'는 악시오스 기자의 질문에 “대학을 졸업한 젊은 구직자들에게 일부 영향이 나타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신규 일자리가 감소했고 경제가 둔화됐다"며 “AI가 노동 수요 둔화의 한 요인일 수는 있지만 그 규모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향후 AI 도입이 본격화되면 오히려 젊은 세대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컨설팅업체 맥킨지의 에릭 컷처 선임 파트너는 “35세 미만 근로자들의 AI 적응력은 고용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제공한다"며 “젊은 근로자들은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경력직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데이비드 마칙 아메리칸대 코고드경영대학원 학장은 “신입 일자리의 절반이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은 과장됐다"며 “AI로 일부 직무가 줄어드는 동시에 새로운 기술과 역량을 요구하는 일자리도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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