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도와라 → 다 필요없다”…하루 만에 말바꾼 트럼프 속내는 [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주요 동맹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거부와 관련해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하루 전까지 동맹 참여를 압박했던 것과는 상반된 발언으로, 입장을 바꾼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전쟁 장기화 속에 출구 전략이 불투명해지자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형식적 공조'라도 끌어내려는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거의 모든 나라가 우리가 하고 있는 일에 강력하게 동의하고 있고 이란은 어떤 방식으로든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들 대부분으로부터 중동 테러 정권인 이란에 대한 우리의 군사 작전에 개입하고 싶지 않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적었다. 이어 “하지만 나는 그들의 이런 행동에 놀라지 않았다. 우리가 매년 수천억 달러를 써가며 이들(나토 회원국)을 보호하고 있음에도 나는 항상 나토를 일방통행으로 여겼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그들을 보호하겠지만 그들은 우리를 위해, 특히 필요한 시점에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對)이란 군사작전이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며 중동 동맹국을 비롯해 전 세계가 더 이상 위협받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군사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에 더 이상 나토 회원국의 지원을 필요로 하지도, 원하지도 않는다"며 “우리는 애초에 필요하지도 않았다. 일본, 호주나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그러고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인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말하건대 우리는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백악관에서 나토 회원국들을 향해 “매우 어리석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나토에 매우 실망했고, 다른 두어 국가에 대해서도 실망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미국의 '안보 우산'과 에너지 확보 필요성을 거론하며 동맹국들의 군함 파병을 노골적으로 요구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날은 정반대 메시지를 내놓은 셈이다. 그는 전날 “우리는 이 모든 나라들을 방어하고 있다. 그들은 우리에게 감사할 뿐 아니라 우리를 도와야 한다"고 했다. 또 한국, 일본, 중국, 유럽 등을 거론하며 “우리보다 해협에 경제적으로 훨씬 더 의존하는 나라들이 있다"며 “그들이 와서 해협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기를 원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독일을 비롯한 여러 동맹국이 공개적으로 참여 의사가 없다고 밝히고 다른 국가들도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자 이에 대한 좌절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도움이 필요 없다'고 선언하면서 파병 요구를 사실상 포기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과 관련해 동맹국 참여를 끌어내려는 노력을 접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동맹국들의 협조를 끌어내기 위한 전략을 바꾼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복수의 유럽 당국자를 인용해 “백악관이 금융 시장 안정을 위해 동맹들에게 호르무즈 해협 안보 협력을 촉구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고위급 성명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뜻을 비공개적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국자들은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과 아시아 동맹국들에 이번 주 말까지 공개적인 지지 입장을 표명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백악관은 현 단계에서 구체적인 기여에 대해서는 크게 개의치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 전쟁이 3주 차에 접어든 가운데 동맹국들의 단순한 공개 지지 표명만으로도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고 향후 협력의 틀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당국자들은 백악관이 무엇보다 시장 반응을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점이 분명하다고 전했다. 이런 의도를 반영하듯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시사했던 보복 가능성도 일축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나토 동맹들이 거부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보복할 것이냐는 질문에 “현재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없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탈퇴 가능성을 언급해왔지만 이날은 이를 거론하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그는 최근 “지원받든 받지 않든, 우리는 (참여 여부를) 기억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드디어 바닥쳤나요”...비트코인, 美·이란 전쟁의 ‘조용한 승자’ [머니+]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드는 가운데 비트코인이 뜻밖의 승자로 부상하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 여파로 증시와 금이 흔들리는 것과 달리 비트코인은 빠르게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가상자산 비축이 이어지고 투자심리도 개선되면서 비트코인이 마침내 바닥을 찍은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8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12시 18분 기준, 비트코인은 7만4351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엔 핵심 심리적 저항선인 7만5000달러선을 잠시 돌파하기도 했었다. 지난해 10월 기록된 역대 최고가(12만6198달러)와 비교하면 여전히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중동 전쟁이 발발한 지난달 28일 이후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미국이 이란을 공습하기 전날인 지난달 27일 이후 약 13% 상승했다. 같은 기간 MSCI 세계지수(World Index)는 3.6% 하락했고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은 5% 가까이 하락해 현재 온스당 4998.34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주요 알트코인들도 비트코인 시세 회복에 힘입어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지난 7일 동안 15.18% 급등했고 리플(+10.61%), 바이낸스(+4.81%), 솔라나(+10.75%), 트론(+7.47%), 도지코인(+8.8%) 등도 상승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오빗마켓의 캐롤라인 마우론 공동 창립자는 “최근 가상자산 시장은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상승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며 “비트코인이 7만500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개인 투자자와 전략적 투자자 모두 최근 하락장의 최악 구간은 이미 지나갔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관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개선됐다는 신호도 감지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12개에는 7억6300만달러가 순유입되며 3주 연속 자금이 들어왔다. 이달 들어 누적 순유입 규모는 약 15억달러에 달한다. 특히 '비트코인 ETF 대장주'로 꼽히는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 ETF에 자금이 집중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IBIT의 거래 대금은 17억4000만달러로 2위인 피델리티의 FBTC(3억4722만달러)보다 5배 가량 높다. IBIT의 총 운용자산(AUM) 역시 578억달러로 피델리티(160억달러), 그레이스케일(116억달러)를 크게 웃돈다. BTC마켓의 레이첼 루카스 애널리스트는 “지난 한 주간 IBIT가 전체 자금 유입의 약 78%를 차지했다"며 “이는 투기적 순환매보다 확신에 기반한 매수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할 때마다 비축 기업들과 기관투자자들이 물량을 흡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비트코인 전도사' 마이클 세일러가 이끄는 스트래티지는 지난주 약 16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 역시 최근 2주간 이더리움 매입 속도를 크게 끌어올린 가운데, 지난주에만 약 6만1000개의 토큰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번 상승이 구조적인 강세장 전환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0x리서치의 마커스 틸렌 리서치 총괄은 투자자들이 하락 베팅 포지션을 청산하는 과정에서 비트코인이 상승 압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비트코인 풋옵션의 매각과 청산은 하방 헤지 압력을 줄이고 시장조성자들이 포지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비트코인을 매수하도록 만든다"며 “이는 가격 상승을 지지하는 수급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상승은 공격적인 강세 포지션 구축보다는 헤지 포지션 청산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며 “상승을 동반하는 콜옵션 매수는 아직 제한적인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토크나이즈 캐피털의 헤이든 휴즈 공동대표도 이와 비슷한 의견을 냈다. 그는 비트코인이 지난달 28일 6만3000달러 수준에서 바닥을 찍고 지금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 관련해 “구조적으로 지지된 회복에서 시작된 이번 상승세는 현재 모멘텀 장세로 전환됐다"며 “초기에 진입했던 투자자들은 이미 상당 부분 차익 실현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어 “비트코인 시세가 단기적으로 8만달러에 도달할 수는 있지만 다음 달부터 상승세가 둔화되고 8월에는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의 향방도 주요 변수로 지목된다. BTSE의 제프 메이 최고운용책임자(COO)는 “분쟁이 종결 국면에 접어들 경우 비트코인은 빠르게 회복해 다시 10만달러 수준을 향해 상승할 수 있다"며 “반대로 전쟁이 장기화하면 6만달러 수준까지 다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인사이트] “전쟁의 이유는 누구의 것 : 호르무즈 앞에서의 선택”

전쟁은 언제나 '명분'이라는 얼굴을 쓰고 다가온다. 그러나 그 얼굴이 얼마나 자주 거짓이었는지, 우리는 이미 수없이 경험해왔다. 지금 중동을 둘러싼 긴장 역시 다르지 않다. 네타냐후의 정권 연장 계산과, 엡스타인 파일 공개 등으로 정치적 궁지에 몰린 트럼프의 공명심이 겹치면서, 호르무즈 해협은 다시금 전쟁의 무대로 호명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왜 그 바다에 우리의 젊은이들이 가야 하는가. 강대국은 자신들이 아쉬우면 언제나 동맹을 말한다. 그러나 그 동맹이 과연 대등했는지, 우리는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특정 국가의 전략적 이해를 위해 다른 나라의 청년들이 위험에 내몰리는 구조는 정상적인 국제 질서라고 보기 어렵다. “파병하라"는 요구는 외교의 언어가 아니다. 그것은 사실상 압박이며, 선택지를 좁히는 방식이다. 결국 판단은 우리 사회의 몫이다. 국익이라는 이름이 아무리 거창하더라도, 그것이 국민의 생명과 바꿀 만큼 절박한 것인지 우리는 끝까지 따져 물어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의 관문이다. 그래서 늘 긴장의 중심에 놓여왔다. 그러나 그 긴장은 바다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그 바다를 둘러싼 힘의 정치, 그리고 각국 권력의 이해관계가 얽혀 만들어낸 결과다. 바다는 죄가 없다. 죄가 있다면, 그 바다를 전쟁의 이유로 삼는 정치적 계산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종종 “세계 질서 유지"라는 이름 아래 그 갈등에 개입할 것을 요구받는다. 그러나 분명히 해야 한다. 명분 없는 개입은 질서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혼란을 확대하는 선택이다. 촛불 이후, 우리 사회는 이미 경험한 바 있다. 권력이 국민 위에 설 수 없다는 사실을, 시민의 힘으로 증명해낸 기억을 가지고 있다. 촛불은 단순한 정치적 사건이 아니었다. 그것은 국가의 정당성은 시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선언이었다. 이 원칙은 외교와 전쟁에서도 예외일 수 없다.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전쟁, 명분이 불분명한 파병, 외부 압력에 의해 내려진 결정... 이 모든 것은 촛불이 거부했던 방식이다. 선례는 반복된다. 파병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반드시 선례가 된다. “그때도 했으니 이번에도 가능하다"는 논리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지금의 선택은 단순한 정책이 아니다. 앞으로의 기준을 만드는 결정이다. 그래서 더 신중해야 하고, 그래서 더 단호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감정적 구호가 아니다. 냉정하고 성숙한 시민의 판단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 판단을 드러내는 용기가 필요하다. 전쟁은 정치가 결정하지만, 그 대가는 시민이 감당한다. 그렇다면 시민은 침묵할 수 없다. 우리는 다시 물어야 한다. 이 전쟁은 정당한가. 이 파병은 불가피한가. 이 선택은 우리의 미래를 위한 것인가. 그리고 아니라면, 분명히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젊은이들은 숫자가 아니다. 그들의 삶은 전략적 계산의 일부가 아니다. 명분 없는 전쟁에 그들을 보내는 순간, 국가는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게 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죄가 없다. 그 바다는 그저 침묵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침묵할 수 없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촛불은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지금도 살아 있는 원칙이라는 것을. 그래서 다시 말한다. 일어나라. 그리고 다시 묻자. 정말 이 전쟁에 우리가 있어야 하는가. 외교는 감정이 아니라 원칙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긴장을 완화하고, 관련 당사국들에 조기 종전을 촉구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선택을 떠받치는 힘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깨어 있는 시민의식이다. 이재명 정부의 결정은 이같은 시민의식의 결의에서 가늠되어야 한다. ekn@ekn.kr

[EE칼럼] 이란 전쟁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전격 공습하며 중동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체포에 놀랐던 세계는 하메네이를 비롯한 이란 지도부가 하루 만에 제거된 것에 경악했다. 이후 세계는 중동 석유와 가스가 움직이는 호르무즈로 옮겨갔고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배럴당 60달러로 올해를 시작한 브렌트유는 전쟁 이후 최대 120달러 가까이 급등했다 9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으며 유럽 TTF 가스 가격은 단 2일 만에 100% 가까이 급등한 60유로 수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카타르 최대 LNG 시설 라스라판은 이란 공격으로 LNG 생산을 중단했고 마지막 레드라인이던 해수 담수화시설 쌍방 공격으로 공격 대상은 제한이 없어졌다. 전쟁은 온통 석유와 천연가스에 집중되어 있지만 호르무즈 봉쇄 일주일 만에 세계는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걸 빠르게 깨닫기 시작했다. 천연가스 생산이 중단되면서 카타르 LNG를 공급받지 못하는 인도와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남아시아 국가의 비료생산이 줄어들거나 공장 가동 중단 위험에 빠졌다. 몬순 시즌이 시작되는 6월까지 비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다면 이 지역 식량 수급에 빨간불이 켜진다. 인도는 세계 최대 쌀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며 설탕, 밀, 면화 2위 생산국이다. 카타르를 비롯한 중동은 세계 2위 비료 수출국이며, 반도체 생산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세계 2위 헬륨 생산국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나프타 운송이 차질을 빚을 경우 여수·울산 등 국내 석유화학 단지 가동률이 낮아지고 이는 곧 반도체 공정용 소재 공급 지연으로 이어진다. 중동산 중질유 부족은 한국의 석유화학산업에 치명타를 주고 황산 부족을 야기해 구리, 코발트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는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망과 전기차 생산에 차질을 줄 것이다. 전 세계 공급량의 8%를 차지하는 연간 620만 톤의 중동 알루미늄 제련소 공급 중단은 전쟁이 끝나도 정상화까지 최대 1년이 걸린다. 이란 전쟁이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 에너지 '전환' 시대엔 화석연료를 악마화하며 마치 석유와 천연가스, 석탄이 없이도 아무 문제 없이 살아갈 수 있을 것처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막상 이란에서 벌어진 전쟁으로 탄화수소 수송로가 막히자 산업을 움직이는 동력, 식량 공급에 필수적인 비료, 반도체 산업을 움직이는 헬륨,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송전선과 재생에너지에 필요한 핵심 광물까지 우리 삶에 필수적인 거의 모든 것들의 움직임이 멈추고 있으며 가격의 기록적 상승을 목격하고 있다. 이는 이미 2021년 유럽발 글로벌 에너지 위기에서 일어났던 현상이었지만 많은 이들이 이를 간과했다. 이란 전쟁 이후 세계는 다시 에너지 안보 전략을 다듬을 것이며 한국 역시 이번 기회에 값비싼 교훈을 얻을 것이다. 첫째, 이제 에너지 믹스를 결정할 때 반드시 지정학적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이는 수십 년간 막대한 의존을 했던 중동 비중 감소와 미국 비중 증대를 의미한다. 둘째, 무리한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중단하고 기저 발전에 필요한 안정적이고 저렴한 연료 조달에 힘써야 한다. 재생에너지는 중국의 시큐리티 위안이며 이의 확장은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 공멸과 중국 지정학적 가치 상승에만 도움이 될 것이다. 이는 미국 입장에서 자국 에너지 지배를 동맹국이 정면으로 훼손하는 일이다. 전력가격 급등을 막기 위해서는 원전과 석탄 발전 가동을 이 기간 동안만이라도 최대로 올려야 한다. 마지막으로 에너지 안보의 가장 최우선은 수입선 다변화가 아닌 국내 석유와 천연가스 개발이다. 이미 유럽은 러시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미국을 선택했지만 다시 러시아에게 손짓하고 있다. 이들이 북해 등 역내 개발을 꾸준히 했더라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키지 못했고 미국이 무리한 관세정책으로 에너지 수입을 강요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IEA는 2050년까지 석유 수요에 정점이 없다고 말했다. 가장 좋은 수입 다변화 정책은 에너지 자립이며 에너지 주권 확립은 역설적으로 중동과 미국 탄화수소 의존도를 줄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초등학생도 아는 금리 인하”…트럼프, 글로벌 긴축 속 역주행? [머니+]

호주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연속 인상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호주의 매파적 결정이 이번 주 예정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호주중앙은행은 17일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3.85%에서 4.1%로 25bp(1bp=0.01%포인트) 인상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에 이어 2회 연속 금리 인상이다. 9명의 정책위원 중 5명이 금리 인상에 찬성표를 던졌다. 앞서 RBA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3.60%에서 3.85%로 25bp 인상한 바 있다. 당시 결정은 만장일치로, 2023년 11월 이후 약 2년 3개월 만의 인상이었다. 시장에서는 RBA가 2월 인상 이후 3월은 건너뛰고 5월에 추가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중동 전쟁 여파로 세계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RBA가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앤드루 하우저 RBA 부총재는 중동발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 억제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최근 경고한 바 있다. RBA도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이 기존 예상보다 더 오랜 기간 목표치를 상회할 수 있는 중대한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중동 상황은 여전히 매우 불확실하지만 다양한 시나리오에서 글로벌 및 국내 인플레이션을 추가로 자극할 수 있다"며 “이 같은 점을 고려할 때 인플레이션은 상당 기간 목표치를 웃돌 가능성이 높고, 물가 상승 기대를 포함한 리스크가 상방으로 더 기울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필립 맥니콜라스 로베코 아시아 국채 전략가는 “이번 결정은 상당히 매파적이며, 표결이 갈린 것은 금리를 올릴지 여부가 아니라 언제 올릴지를 두고 논쟁이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RBA가 오는 5월 회의에서도 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럴 경우 기준금리는 4.35%까지 올라 지난해 단행된 총 75bp 금리 인하를 모두 되돌리게 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5월 인상 가능성을 약 50% 수준으로 높였다. 경제학자들은 호주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5%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짐 차머스 호주 재무장관은 최근 중동 분쟁에 따른 유가 급등으로 올해 CPI 상승률이 4.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RBA가 지난달 제시한 올해 CPI 정점 전망치인 4.2%를 웃도는 수준이다. 해당 전망은 국제유가가 2028년 중반까지 배럴당 63.8달러를 유지하고, 기준금리가 올해 말 4.2% 수준에 머문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했다. RBA의 물가 목표치는 2~3%다. 호주의 이날 회의는 중동 전쟁 발발 이후 처음 열린 선진국 중앙은행 회의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RBA가 매파적 기조를 확인한 만큼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이에 동조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이달 금리 동결 가능성을 99.1%로 반영하고 있다. 연준의 첫 금리 인하 시점도 기존 6월에서 9월로 밀린 상태다. 캐나다 중앙은행(BOC)도 같은 날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이어 19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 영국은행(BOE), 일본은행(BOJ)이 잇따라 금리를 결정한다. 주요 7개국(G7)의 통화정책 방향이 이번 주 모두 윤곽을 드러내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주요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일단 동결한 뒤 중동 사태의 전개를 지켜보는 관망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통화정책 경로가 다시 긴축 쪽으로 기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아나 웡 이코노미스트 등은 “연준의 경우 이번 분쟁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전쟁이 빠르게 종료될 경우 실업률은 소폭 상승하고 근원 인플레이션은 둔화되면서 올해 약 100bp 수준의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전쟁이 장기화돼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인플레이션 기대까지 끌어올릴 경우, 정책 판단은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캐나다, 유럽, 영국, 일본 등 주요국도 연말까지 최소 한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반영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특히 영국은 이란 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올해 두 차례 금리 인하가 예상됐던 만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공습 결정이 글로벌 통화정책 경로를 뒤집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하를 거듭 촉구하고 있다. 그는 16일(현지시간) 백악관 회의에서 “연준이 특별 회의를 열어 금리를 내려야 한다"며 “지금보다 금리를 인하하기에 더 좋은 시점이 어디 있느냐. 초등학교 3학년 학생도 이건 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12일에는 트루스소셜에 “제롬 '투 레이트' 파월 연준 의장은 도대체 어디 있느냐"며 “그는 다음 회의를 기다릴 게 아니라 지금 당장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도와줬는데 무시해?”…호르무즈 파견 거부에 트럼프, 관세로 응수하나 [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 대응을 위해 동맹국들을 향한 군함 파견 압박을 갈수록 강화하고 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미군 사상자가 발생하고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동맹국들의 동참을 통해 리스크를 분산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한국과 일본 등에 대해서는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군함 파견의 명분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주요 동맹국들이 미국의 요구에 사실상 선을 긋자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등 경제적 압박 카드로 대응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 호르무즈 해협 파견 압박 강화하는 트럼프 1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동맹국들이 미국의 군사 협력 요청에 주저하고 있는 데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나라는 매우 열성적이지만 어떤 나라는 그렇지 않다"며 “아마도 어떤 나라는 아예 그것(군함 파견)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는 우리가 수년 동안 도움을 줬던 국가들이다"며 “우리는 그들을 끔찍한 외부 위협으로부터 보호해왔지만 그들은 그다지 열의가 없다. 그 열의의 수준은 나에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가 수년 동안 그들이 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도와줬기 때문에 그들은 뛰어들어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는 일본에 4만5000명의 병력을 두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우리는 한국에도 4만5000명의 병력을 두고 있고 독일에도 4만5000~5만명의 병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다만 이는사실과 차이가 있다. 주일미군은 약 5만명, 주한미군은 약 2만8000, 주독미군은 약 3만5000명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이 모든 나라들을 방어하고 있다. 그들은 우리에게 감사할 뿐 아니라 우리를 도와야 한다"며 “놀라운 것은 그들이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몇몇 나라가 있는데, 곧 이름이 발표될 것이다. (반면) 앞장서 나선 나라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 중국, 한국과 유럽 등을 거론하면서 “우리보다 해협에 경제적으로 휠씬 의존하는 다른 나라들이 있다"며 “우리는 그들이 와서 해협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기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다. 미국은 누구의 도움도 필요하지 않는다"고 했다. 앞서 그는 이날 트럼프-케네디센터 이사회와의 오찬을 앞두고 기자들에게 “일본은 95%, 중국은 90%를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들여오고 여러 유럽 국가도 상당한 양을 수입한다. 한국은 35%를 들여온다"며 “따라서 우리는 이들 국가가 나서서 해협 문제를 도와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중동 원유·美 안보 지원·보복…파병 명분도 늘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각국의 군함 파견이 미국의 압박이 아닌 자발적으로 미국을 돕겠다는 졀정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호송 작전에 각국의 참여를 촉구하면서 미국이 그동안 미군 주둔 등을 통해 동맹국들의 안보를 보호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에너지에 크게 의존하는 국가들이 정작 해협 안전 확보에는 소극적이라는 점도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논리라면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일본은 미국의 파병 요청을 상대적으로 강하게 받을 수 있는 국가로 꼽힌다. 미국의 안보 우산에 상당 부분 의존해 온 한국과 일본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이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미국의 일방적 결정에 따른 부담을 주요 동맹국들에게 전가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공습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직감에 의존하고 외교적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그러나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는 등 경제적 파장이 확산되자 주요 동맹국은 물론 적대국인 중국까지 향해 사태 수습에 나설 것을 압박하는 모습이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요청에 불응한 국가들에 대해 보복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전날 에어포스원에서 “지원받든 받지 않든, 우리는 (참여 여부를) 기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를 두고 AP통신은 “이 같은 압박식 접근은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에서 주요 외교 성과를 거두는 데 사용해온 방식과 유사하다"고 짚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수년 동안 동맹국들이 미국의 관대함에 무임승차하고 있다고 비판해온 끝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의 국방비 지출 확대를 이끌어냈고, 관세를 활용해 무역 상대국들로부터 투자와 양보를 끌어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 정부가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한 이후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실제로 미 무역대표부(USTR)는 한국, 일본, 유럽연합 등 16개국을 상대로 무역법 301조 조사를 최근 개시했다. 무역법 301조는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응하기 위해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를 허용한다. 외국 정부나 외국 기업이 미국 기업에 차별적인 대우를 할 경우 USTR 조사를 거쳐 대통령이 시행할 수 있다. 세율 상한은 없지만 USTR의 추가 요청이 없을 경우 4년 뒤 자동 폐지되며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당시 이를 근거로 약 3700억달러 규모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단계적으로 부과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301조 관세를 연장했고 일부 품목에 대한 세율을 인상하기도 했다. ◇ “우리 전쟁 아니다"…주요 동맹들 잇따라 선긋기 다만 주요 국가들의 반응은 대체로 신중하거나 소극적인 분위기다. 중국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고 프랑스는 “여건이 허락할 경우" 선박 호위에 참여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영국 역시 이란에 대한 공격 작전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군함 파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 주요 동맹국들도 즉각적인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는 아직 호르무즈 해협 호송 작전에 함정을 파견할지 여부에 대해 “어떤 결정도 내려진 것이 없다"고 밝혔고, 한국 역시 미국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일부 유럽 국가들은 강경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미국은 이스라엘과 이 길을 택했다"며 “우리 전쟁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부총리는 협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미국을 향해 “병력을 보내달라고 요구하지 말라"고 했다. 마르가리타 로블레스 스페인 국방장관 역시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기 위한 어떤 임시방편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예정된 방중 계획과 관련해 “한달 정도 (중국에) 연기를 요청했다"며 “중국을 방문하고 싶지만 (이란)전쟁 때문에 나는 여기(미국) 있고 싶고 여기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한 만큼 중국 측에서도 연기에 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중국 연초 경제지표 선방했지만…부동산·중동 전쟁 변수 여전

올해 1~2월 중국의 주요 경제 지표가 개선되며 예상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1~2월 중국 산업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해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5.0%)를 크게 상회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내수 경기 가늠자로 꼽히는 중국의 소매 판매도 같은 기간 전년 대비 2.8% 증가해 작년 12월의 증가율(0.9%)보다 세 배 높게 나타났다. 이는 시장 전망치(2.5%)를 웃돈 수치이기도 하다. 중국 소매 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5월(6.4%)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다 7개월 연속 하락했다. 농촌을 뺀 공장·도로·전력망·부동산 등에 대한 자본 투자 변화를 보여주는 고정자산 투자액도 지난해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고정자산 투자액은 2024년 대비 3.8% 감소해 사상 첫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인프라 투자가 11.4% 증가해 2021년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다만 민간 부문 투자액은 2.6% 감소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올해 들어 세계 2위 경제국의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고무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미즈호 증권의 세레나 주 선임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고정자산 투자액이 플러스로 전환한 것이 가장 큰 서프라이즈"라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 경제는 5.0% 성장해 2022년 이후 가장 작은 성장률를 기록했다. 내수와 투자 부진의 영향으로 지난해 분기별 성장률은 1분기 5.4%, 2분기 5.2%로 5%를 웃돌았지만 3분기 4.8%, 4분기 4.5%로 하락하며 5% 아래로 떨어졌다. 이에 중국 정부는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4.5~5%로 제시했는데 1991년 이후 최저치다. 다만 올해 초 경제 지표가 반등하면서 중국 경제가 최악의 국면을 지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럼에도 중국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들어섰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주 이코노미스트는 “실질적인 수요 회복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달 28일 발발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도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중국은 다른 아시아 주요 국가들보다 유가 급등 충격에 상대적으로 덜 취약하지만 수출이 글로벌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압력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또한 원자재 가격 상승은 중국 제조업체들의 수익성을 더욱 압박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중국 경제난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부동산 지표는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1∼2월 부동산 개발 투자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1% 감소했고, 주택 투자는 10.7% 줄었다. 같은 기간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시공 면적은 11.7% 감소했고, 신규 착공 면적과 준공 면적은 각각 23.1%, 27.9% 줄어들었다. 또 1∼2월 중국 개발업체들의 자금 조달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5% 감소했다. 국내 대출(-13.9%)과 자체 조달(-5.9%) 계약금·예수금(-21.5%) 등이 모두 줄었다. 올해 2월 중국의 공식 실업률은 5.3%로 1월에 비해 0.1%포인트 상승했다. 아울러 중국 정부는 내수 진작을 위한 '이구환신' 정책에 대한 자금을 작년 3000억위안에서 올해 2500억위안으로 줄이기로 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2월 주요 경제 지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며 경제가 좋은 출발을 했다"면서도 “대외 환경 변화의 영향이 심화하고 지정학적 리스크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군함 당장 보내라”…호르무즈 해협 파병 압박 높이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각국에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을 더욱 강하게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군사 작전에 협력하지 않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은 “매우 암울한 미래"에 직면할 수 있다며 오랜 우방인 영국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의 협조를 압박하며 이달 말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의 연기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일부 동맹국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을 사실상 거절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한국 정부가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혜택을 받는 나라들이 그곳에서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돕는 것은 적절한 일"이라며 “유럽과 중국은 미국과 달리 걸프 지역 석유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응답이 없가나 부정적 반응이 나온다면 나토가 매우 나쁜 미래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중·일·영·프 5개국을 거론하며 세계 에너지 수송의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으로의 군함 파견을 사실상 요구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에게는 나토라는 것이 있다"며 “우리는 매우 친절했다.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도울 필요가 없었지만 우리는 그들을 도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그들이 우리를 도울지 지켜보겠다"며 “우리가 그들을 도울 것이지만 그들이 우리를 도와주지 않을 것이라고 오래전부터 말해왔다. 그들이 정말로 우리를 도와줄지 확신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토가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줘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무엇이든 상관없다"고 답하면서 유럽 동맹국들이 미국보다 더 많이 보유한 소해정을 파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이란 해안에 있는 문제를 일으키는 세력들을 제거할 사람들도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유럽 특수부대 등 군사 지원을 요구하는 뜻을 내비쳤다. 이어 “우리는 그들을 매우 강하게 공격하고 있고,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해협에서 약간의 문제를 일으키는 것뿐"이라며 “혜택을 받는 나라들이 해협 감시에 도움을 줘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들을 도울 것이지만 그들도 거기에 있어야 한다"며 “몇몇을 감시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을 겨냥해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을 호위하는 작전에 동참할 것을 압박했다. 그는 “중국도 도와야 한다"며 “중국은 석유의 90%를 이 해협에서 들여온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예정된 자신의 방중 계획과 관련해 “그 전에 중국의 답변을 알고 싶다. 2주는 긴 시간"이라며 미·중 정상회담이 “연기될 수 있다"고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중 정상회담이 연기될 경우 오히려 중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중국은 양국 실무진이 경제·외교 현안을 둘러싼 협상을 진행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정상회담 일정을 당초보다 늦은 4월로 미뤄달라고 미국 측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영국의 대응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영국은 가장 오래된 동맹이자 사실상 가장 가까운 동맹으로 여겨질 수 있는데, 내가 참여를 요청했을 때 그들은 오고 싶어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이란의 위험 능력을 사실상 제거한 뒤에야 그들은 '두 척의 함정을 보내겠다'고 말했다"며 “나는 '우리가 승리한 뒤가 아니라 승리하기 전에 이 함정들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에어포스원에서 취재진에 “나는 정말로 이들 국가가 들어와서 자신들의 영토를 보호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그들이 에너지를 얻는 곳이 바로 그곳이며, 따라서 와서 우리가 그것을 지키는 데 도움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 중국과 많은 다른 나라들을 위한 곳인데 왜 우리가 그곳을 유지해야 하느냐"며 “왜 그들이 그것을 하지 않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작전에 7개국과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어떤 국가들이 지목됐는지 언급하지 않으면서 “긍정적 반응을 보인 국가도 있고, 관여하기를 꺼리는 국가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원을 받든 받지 않든, 나는 이건 말할 수 있다. 내가 그들에게도 전했는데 우리는 (참여 여부를)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과 호주 등은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파견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16일 국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외교적 노력을 포함해 상황을 진정시키는 데 우리의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전날 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과 약 30분간 전화 회담을 가졌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도 국회에서 “우리는 호위함 파견에 대해 전혀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일본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일과 법적 틀 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을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캐서린 킹 호주 교통부 장관은 이날 호주 ABC와의 인터뷰에서 “호주는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E칼럼] 호르무즈 위기와 에너지전환의 새로운 조건

중동 정세가 긴장되면서 국제 에너지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 공급망에서 가장 중요한 해상 통로 가운데 하나로, 이 해협을 통해 세계 석유 소비량의 약 20%, 해상 원유 거래량의 약 25%가 이동한다. 또한 세계 LNG 교역량의 약 20%가 이 해협을 지난다. 좁은 해협 하나가 원유와 천연가스를 동시에 연결하고 있다는 점에서 호르무즈는 세계 최대 에너지 요충지이자 대표적인 병목지점(chokepoint)으로 평가된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은 국제유가 상승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과거에도 국제 원유 가격은 여러 차례 급등했다. 1970년대의 석유위기는 공급 충격이 중심이었다. 산유국의 실제 공급 감소폭은 제한적이었지만 당시 국제 사회는 석유 의존도가 매우 높았고 대체 수단도 충분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국제유가는 단기간에 네 배 가까이 상승했다. 당시 위기의 핵심은 공급량 자체보다 공급 감소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었다. 반면 2008년 국제유가 급등은 다른 구조였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산업화 과정에서 원유 수요가 빠르게 증가했고, 여기에 금융시장 자금이 유입되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147달러까지 상승했다. 공급 감소보다 수요 확대와 금융 요인이 가격 상승을 주도한 사례였다. 즉 1970년대의 유가 상승은 공급 중심 충격이었다면, 2008년은 수요 압력이 원인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현재의 상황은 이 두 사례와 모두 다르다. 공급 차질 가능성과 함께 공급망 전체의 불확실성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은 원유뿐 아니라 LNG 가격에도 영향을 준다. 중동산 LNG는 아시아 시장의 핵심 공급원이며, 이 경로가 흔들리면 한국과 일본, 중국 같은 LNG 수입국의 전력 생산 비용도 직접 영향을 받는다. 동시에 선박 보험료 상승, 우회 항로 확대, 운임 증가가 발생하면 석유화학 원료와 산업용 자재 가격까지 연쇄적으로 움직인다. 즉 현재의 에너지위기는 특정 연료의 가격 문제가 아니라 원유, LNG, 해상운송, 전력 생산 비용, 산업 원료 가격이 함께 연결되는 복합적 에너지 시스템 충격이다.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외부 충격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는다. 또한 우리 산업의 핵심인 철강, 석유화학, 반도체, 자동차와 같은 제조업은 에너지 가격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같은 국제 연료 가격 상승이라도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가에서는 생산비 부담이 더 크게 나타난다. 국제 연료가격 상승이 산업 경쟁력 문제로 직결된다. 그러나 현재의 위기를 단기적인 공급 충격으로만 볼 수는 없다. 더 중요한 것은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전환이라는 장기적 과제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이다. 최근 국제 에너지 논의에서 자주 등장하는 표현 가운데 하나가 에너지복원력(energy resilience)이다. 이는 단순히 연료를 더 확보하는 차원을 넘어, 공급망 충격과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에너지 시스템 전체가 기능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5년 「World Energy Outlook」에서 에너지 안보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에너지 시스템의 복원력이 에너지정책의 핵심 조건이 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복원력 있는 전환(resilient transition)이라는 개념도 중요해지고 있다. 탄소중립이라는 장기 목표는 유지하되, 외부 충격이 반복되더라도 전환 자체가 중단되지 않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저장장치, 송전망, 전략비축, 수입선 다변화가 함께 논의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반복되는 공급 충격 자체가 에너지전환의 필요성을 더 분명하게 만든다. 수입 화석연료 의존 구조는 외부 충격이 반복될수록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다. 반대로 국내에서 생산 가능한 전원과 전력망 유연성은 장기적인 안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Reuters 등 주요 국제 언론은 이번 호르무즈 해협 위기가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경제구조의 취약성을 드러냈으며, 에너지전환은 더욱 견고하게 설계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수입 의존도가 높고 제조업 비중이 큰 경제에서는 공급 안정, 가격 관리, 산업 경쟁력, 탄소 감축이 동시에 고려될 수밖에 없다. 단기적 대응은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전환이라는 방향을 유지하면서 시스템의 복원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위기가 의미하는 것은 더 많은 연료를 확보하는 일에 머무르지 않고, 외부 충격 속에서도 전환의 방향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더 정교하게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이것이 이번 위기가 시사하는 에너지전환의 새로운 조건이다. ekn@ekn.kr

“호르무즈 해협으로 군함 보내라”…한국, 트럼프 요구 따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비롯한 5개국을 향해 호르무즈 해협으로 군함 파견을 사실상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한 상황 속에서 동맹국 등에 파병을 요구한 것이어서 한국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된다. 트럼프 대통려은 14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여러 국가들, 특히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로 영향을 받는 국가들은 해협을 개방하고 안전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미국과 함께 군함을 보낼 것"이라며 “우리는 이란의 군사 능력을 100% 파괴했다. 그러나 그들은 아무리 심각하게 패배했더라도 수로의 어딘가에 쉽게 드론을 보내거나 기뢰를 설치하거나 미사일을 발사 할 수 있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바라건데 이 인위적인 제약(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영향을 받는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 그리고 다른 국가들이 이 지역에 함정을 보내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제거된 국가에 의해 더 이상 위협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그 사이에 미국은 (이란의) 해안을 폭격하고 이란 선박과 함정들을 바다에서 계속 격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어떤 방식이든 우리는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한 뒤 안전하고 자유롭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지난달 28일 발발한 후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등을 파견 대상국으로 지목해 군사작전 동참을 명시적으로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체적으로, 미군이 대(對)이란 공습을 벌이는 동안 한국 등이 군함을 보내 상선 호위 등의 임무를 수행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트루스소셜에 새로운 글을 올려 “미국은 이란을 군사적, 경제적, 그리고 모든 면에서 때렸고 완전히 파괴했다"며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석유를 받는 국가들은 그 항로를 관리해야 할 것이고 우리는 아주 많이 도와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모든 일들이 빠르고 원활하게 잘 진행되도록 그 국가들과 조율할 것"이라며 “이것은 항상 팀의 노력이어야 했는데 앞으로는 그렇게 될 것이다. 그것은 세계를 화합, 안보, 그리고 영원한 평화를 향해 함께 모이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요구는 이번 전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외교 협상을 시작하려는 중동 동맹국들의 노력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란의 경우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습을 멈추지 않을 때까지 종전 가능성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이 이란 원유 수출의 핵심 거점으로 꼽히는 카르그섬을 공습한 것과 관련해 “이 섬의 석유 인프라를 파괴하지 않기로 선택했지만 이란이나 다른 누구라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선박의 자유롭고 안전한 통과를 방해하려 한다면 이 결정을 즉시 재고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미국의 거센 압박에도 이란은 물러서지 않고 있다. CNBC 등에 따르면 이란은 아랍에미리트(UAE)의 주요 항구 세 곳을 “타당한 목표"라고 주장하며 주민들에게 대피할 것을 촉구했다. 이란 측은 또 자국 석유 인프라가 공습을 받을 경우 새로운 차원의 보복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이웃 국가들에게 “해외 침략자들을 추방하라"고 촉구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전함 파견 요청이 “구걸"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의 군함 파견 요구를 받은 국가 입장에선 중동 분쟁에 직접 관여하는 데 따르는 리스크를 저울질하며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동맹국들의 방위비 증액을 요구해왔지만 이번에는 실제 전력의 투입을 요구한 것이러서 차원이 다르다. 한국 등은 호르무즈 해협과 연결된 에너지 안보, 한미동맹, 중동과의 관계, 군사작전 동참에 따른 비용 등을 고려해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려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한국 정부는 트럼프 1기때인 2020년초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됐을 때 당시 아덴만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호르무즈 해협 안정 기여라는 미국의 요구에 부응한 바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