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 2위 산유국인 이라크가 내년에 적용될 자국의 원유 생산 쿼터를 대폭 확대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랍에미리트(UAE)가 증산 문제를 둘러싼 갈등 끝에 OPEC을 탈퇴한 데 이어 이라크마저 이탈할 경우 중동 산유국 카르텔의 결속력이 중대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9일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라크가 향후 원유 생산 목표를 산정할 때 하루 600만배럴을 기준선으로 적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이라크에 적용되는 9월과 10월 원유 생산 상한선은 하루 443만1000배럴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라크의 지속 가능한 전체 원유 생산능력을 하루 490만배럴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앞서 이라크는 지난 6월 생산 할당량이 대폭 상향되지 않을 경우 OPEC 탈퇴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UAE 역시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하는 과정에서 자국의 생산 할당량이 지나치게 낮게 설정돼 있다는 불만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그러나 OPEC이 이라크의 할당량 확대 요구를 수용할지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라크가 실제로 탈퇴할 경우 지난 5월 UAE의 이탈로 이미 흔들리고 있는 산유국 카르텔 체제에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다. 특히 이라크는 1960년 OPEC을 창설한 5개 산유국 중 하나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 여기에 또 다른 OPEC 창립 회원국인 베네수엘라마저 탈퇴 여부를 검토하고 있어 OPEC 결속력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자국 석유 매장량 일부에 대해 미국이 상당한 통제권을 갖는 내용의 대규모 석유 합의를 추진하면서 OPEC 잔류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라크의 이런 계획은 OPEC과 주요 산유국으로 구성된 OPEC+가 내년 원유 생산량을 결정하기 위해 회원국들의 생산 능력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알려졌다. 현재 OPEC+는 외부 컨설팅 업체에 각 회원국이 물리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최대 원유 생산량을 평가하도록 맡긴 상태다. 각국의 실제 생산능력을 토대로 향후 생산 쿼터를 보다 현실적으로 조정하기 위한 작업이다. 관련 검토는 이달 말 마무리될 예정이며, 오는 11월 말 열리는 OPEC+ 장관회의에서 최종 승인될 전망이다. 이번 결과는 글로벌 원유시장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란 전쟁으로 차질을 빚었던 페르시아만 원유 수출이 정상적으로 재개될 경우 글로벌 원유시장이 다시 공급과잉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바심 모하메드 쿠다이르 이라크 석유장관은 지난 5월 이란과의 분쟁이 종료되면 원유 생산량을 하루 500만배럴로 늘리기 위해 OPEC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리 알자이디 이라크 총리도 오는 2030년까지 원유 생산량을 하루 약 1000만배럴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이달 언급했다. 한편, OPEC은 잇따른 탈퇴로 현재 회원국이 11개국으로 줄었다. 2016년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2019년 카타르, 2020년 에콰도르, 2024년 앙골라, 지난 5월 UAE가 OPEC을 떠났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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