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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통행 정상화 임박? 미-이란 ‘종전협상 근접설’

미국과 이란의 '종전협상 근접설'이 힘을 얻고 있다.호르무즈 해협을 열면서 양국이 60일간 휴전을 연장할 것이라는 얘기가 미국 측에서 흘러나왔고, 이란 매체는 호르무즈 통행량이 전쟁 전으로 회복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평화 협정) 최종 확정만 남았다"고 언급한 것도 새삼 주목받는 모습이다. 24일(이하 현지시각) 이란 타스님뉴스는 미국과 이란이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량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다고 보도했다. 통항에 대한 통제권을 이란이 유지한다는 전제 아래서다. 타스님뉴스는 미국·이란의 '잠정적 합의' 초안을 입수했다면서 “양측이 잠정 합의안의 조항들에 동의할 경우 양해각서가 발표될 예정"이라고 했다. 이들은 “서방 언론은 이 잠정 합의안이 타결되면 호르무즈 해협의 상황이 30일 이내에 전쟁 이전으로 복귀한다고 보도하지만 사실과 다르다"며 “30일 이내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의 수를 전쟁 전 수준으로 되돌린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쪽에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고 휴전을 연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합의에 근접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23일 미국 악시오스가 미국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추진 중인 MOU의 유효기간을 일단 60일로 설정했다. 대신 상호 합의에 따라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MOU 초안에는 이 같은 휴전 기간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모든 선박에 통행료 없이 개방한다는 얘기가 담겼다. 이에 대한 대가로 미국은 이란 항구에 대한 봉쇄를 해제한다. 이란이 원유를 자유롭게 판매할 수 있도록 일부 제재 해제 조치를 시행한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을 중재하는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양국 회담을 다시 주최하고 싶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샤리프 총리는 2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엑스에 “파키스탄은 최대한의 성의를 다해 평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조만간 다음 회담을 주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도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중재국 정상이나 고위 당국자와 통화해 이란과 관련한 사안을 논의한 뒤 '종전 협상이 최종 타결만 남겨뒀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던졌다. 이란 측은 최근 무니르 총사령관이 테헤란을 찾아 중재 노력을 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양국 간 협상에 일부 진전이 있었음을 인정한 셈이다. 다만 미국의 과거 행보를 들어 보다 발전된 논의에 대한 언급은 신중하게 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 트루스소셜에 “이란과 종전을 위한 '평화와 관련된 MOU'를 이란 주변 아랍국가 지도자들과 논의했다"며 “협정이 대체로 협상됐다. 최종 확정만 남았다"고 밝혔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반도체만 먹는 줄 알았더니”…AI가 삼키는 리튬·구리 전쟁 [창간기획]

인공지능(AI) 열풍이 메모리 반도체를 넘어 배터리와 핵심 광물 시장까지 뒤흔들고 있다. AI 서비스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폭증하자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글로벌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곤두박질쳤던 리튬 가격도 최근 1년 새 3배 가까이 급등했다. 전기차가 주도하던 리튬 시장에 AI 데이터센터가 새로운 핵심 수요처로 떠오르면서 원자재 확보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4일 블룸버그 산하 에너지조사기관 블룸버그NEF(BNEF)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새로 설치된 ESS 규모는 전년 대비 48% 증가한 112기가와트(GW)를 기록했다.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BMI) 역시 지난해 글로벌 ESS 신규 설치량이 약 50% 증가한 315기가와트시(GWh)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 “4년 만에 10배"…폭발하는 ESS 시장 주목할 점은 ESS 시장의 성장 속도다. BNEF는 “연간 신규 설치량 기준 글로벌 ESS 시장이 10GW에서 100GW를 넘는 수준까지 확대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4년"이라며 “태양광이 같은 수준에 도달하는 데 약 8년, 풍력이 약 15년 걸린 것과 비교하면 매우 빠른 속도"라고 설명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용 ESS가 배터리의 핵심 수요처로 부상하고 있다. BMI에 따르면 지난해 AI 데이터센터용 ESS 수요 증가율은 51%로, 전기차 관련 수요 증가율(26%)을 크게 웃돌았다. 아직까지는 전기차가 전체 배터리 수요의 약 75%를 차지하고 있지만 AI 데이터센터가 배터리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전통 자동차 업체인 포드 자동차가 하이퍼스케일러와 ESS 공급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는 지난 13일 하루에만 13.2% 급등해 2020년 3월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기차 수요 부진 속에서 ESS 사업 확대 기대감이 주가 상승 재료로 부각됐다는 점에서 AI 시대 ESS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AI 붐으로 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등 하이퍼스케일러의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대규모 ESS 수요도 함께 커지고 있다. 탄소전문 매체 카본크레딧은 미국에서 ESS 용량이 2030년까지 400%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BNEF 역시 향후 10년간 ESS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BNEF는 “배터리 가격 하락,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데이터센터 및 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 수요처 확대가 모두 맞물리면서 2036년까지 연간 신규 설치 규모가 300GW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레스던스 리서치는 데이터센터용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 규모가 2024년 52억달러에서 2034년 177억달러로 확산할 것으로 전망했다. ◇ “AI 데이터센터가가 게임 체인저"…다시 뛰는 리튬 가격 이처럼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AI 데이터센터와 전기차를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자 핵심 원료인 리튬 수요도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BMI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용 ESS와 관련한 리튬 수요는 2025년 약 1만5000t(톤) 수준에서 2035년 약 7만t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BMI의 애덤 웹 배터리 원자재 총괄은 가격 경쟁력과 고정형 저장장치 적합성을 이유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ESS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향후 10년 동안 이 분야에서 원자재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도 UBS 데이터를 인용해 ESS용 리튬 수요가 지난해 71% 급증한 데 이어 올해도 5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중국 컨설팅업체 푸바오의 진이 수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ESS 부문의 리튬 수요 증가 속도가 예상치를 뛰어넘고 있다"며 “ESS가 리튬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2022년 이후 이어졌던 리튬 공급 과잉 국면이 점차 해소되며 올해부터 공급 부족으로 전환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리서치업체 SC인사이츠의 앤디 레이랜드 대표는 “리튬 시장이 상당히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올해는 수요가 24% 증가하는 반면 공급은 19% 늘어나는 데 그칠 수 있다. 향후 2~3년 동안 시장 수급이 더 빡빡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와 UBS는 올해 탄산리튬환산(LCE) 기준으로 각각 8만 톤과 2만2000톤의 리튬 공급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리튬 가격도 최근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탄산리튬 가격은 최근 t당 20만500위안을 기록했다. 리튬 가격이 20만위안선을 넘어선 것은 2023년 9월 이후 처음이다. 리튬 가격은 글로벌 탄소중립 열풍과 전기차 시장 급성장 영향으로 2021년 하반기부터 급등세를 보이며 2022년 11월 59만7500위안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후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가 확산하면서 지난해 6월에는 6만위안선까지 추락했다. 3년에 걸쳐 가격이 10분의 1 토막이 난 셈이다. 그러나 작년 4분기부터 가격이 꿈틀거리기 시작해 지난해 12월에는 2년 6개월만에 처음으로 10만위안선을 회복했고, 올해 들어서만 50% 가량 상승했다. 리튬 관련주들도 덩달아 고공행진 중이다. 세계 최대 리튬기업인 앨버말 주가는 1년전 60달러선을 하회했지만 지난 11일 210달러 코앞까지 치솟았다. 특히 앨버말의 1분기 순매출은 전년 동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14억3000만달러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조정 EBITDA도 6억6380만달러로 예상치인 4억6820만달러를 크게 넘어섰고,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에 따른 대규모 ESS 설치 확대와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리튬 가격 상승세를 지지해왔고, 앨버말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미 국채금리 급등 등 영향으로 앨버말 주가가 171달러대로 내려왔지만 전문가들은 주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RBC 캐피탈은 최근 앨버말 목표 주가도 기존 245달러에서 253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투자전문 매체 트레이딩뷰는 애널리스트들 19명의 의견을 취합해 앨버말의 12개월 목표주가 평균치가 기존 219.1달러에서 223달러로 상향됐다고 전했다. ◇ AI 데이터센터가 바꾸는 구리 시장 AI 인프라 확대는 리튬뿐만 아니라 구리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현물 가격은 지난 13일 톤당 1만4097달러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씨티그룹은 AI 데이터센터 수요에 힘입어 구리 가격이 연말까지 t당 1만50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BMI의 안야 허드 애널리스트는 “구리는 데이터센터 건설, 전력망 인프라, 냉각 시스템, 반도체 제조 전반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데이터센터는 고밀도 컴퓨팅 구조와 첨단 냉각 시스템을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 시설보다 더 많은 구리가 요구된다. 구리개발협회(CDA)에 따르면 하이퍼스케일러의 1GW급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5만t의 구리가 사용된다. BMI는 데이터센터 관련 구리 수요가 올해 약 50만t에 달하고, 2040년에는 100만t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S&P 글로벌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AI 확산으로 2040년까지 글로벌 구리 수요가 최대 50%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백악관서 또 총격 발생…트럼프는 무사

23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인근 검문소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로이터통신,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당국 관계자는 한 남성이 한동안 거리를 서성거리다가 백악관 단지 외곽의 17번가와 펜실베이니아 에비뉴에 위치한 검문소에 접근한 뒤 경찰관들을 향해 총격을 무차별적으로 가했다. 이에 이 남성은 제압된 이후 조지워싱턴대 병원으로 이송됐다. 용의자가 어떤 방식으로 제압됐는지, 현재 상태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용의자가 미 비밀경호국(SS) 요원들에 의해 총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이 용의자는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의 인물로 확인됐으며, 과거에도 접근금지 명령이 내려졌던 인물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SS는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으며, 카시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FBI 역시 수사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현장에서 행인 두 명이 총에 맞아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또 총성이 일어나자 백악관 잔디밭에 있던 취재진이 긴급하게 브리핑실 내부로 긴급히 대피했다. 사건 당시 백악관에서 이란 종전 협상에 대해 논의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백악관 집무실에서 중동 국가들과 통화를 가져 이란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적었다. 백악관 인근에서는 최근 들어 총격 및 무장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4일에는 백악관과 가까운 워싱턴기념탑 남동쪽 교차로 부근에서 총기를 소지한 용의자가 법집행 요원들을 향해 총격을 가했고, 요원들이 즉각 대응 사격에 나서면서 현장에서 교전이 벌어졌다. 또 지난달 25일에는 백악관 출입기자협회 만찬이 열린 워싱턴 힐튼호텔 인근 보안검색 구역에서 무장한 남성이 산탄총과 권총, 칼 등을 소지한 채 총격을 가하며 검색대를 돌파하려다 당국에 의해 제압됐다. 당시 행사장에는 트럼프 대통령도 참석 중이었으나, 안전하게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종전 협정 조만간 발표”…지지율 하락세 막을 수 있을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종전 협정이 대체로 협상됐다며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현재 백악관 집무실에 있다"며 중동 주요 정상 및 고위 당국자들과 통화를 가져 이란 문제와 평화 양해각서(MOU)와 관련한 모든 사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통화 대상자는 모하메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 타밈 빈 하마드 빈 칼리파 알사니 카타르 군주,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빈 자심 자베르 알사니 카타르 총리, 알리 알사와디 카타르 장관,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군 총사령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하마드 빈 이사 알할리파 바레인 국왕 등이 직접 언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과 이란, 그리고 언급된 다른 국가 간의 협정이 대체로 협상됐고 최종 확정만 남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협정의 최종 사안과 세부 내용이 현재 논의되고 있으며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며 “협정의 다른 많은 요소들에 더해 호르무즈 해협은 개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비비(베냐민의 애칭)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했으며, 이 또한 매우 잘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이란은 미국과 종전 협상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주요 쟁점들은 추후에 해결될 것이라며 최종 합의문 초안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이란 국영 방송은 외무부 대변인 에스마일 바가이를 인용해 “지난 한 주 동안 의견차가 좁혀지는 방향으로 진전됐다"고 전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또 주요 쟁점인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대(對)이란 제재 등은 현재 협상 테이블에 오르지 않았지만 향후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 인도를 방문 중인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협상에 진전이 있었다"며 앞으로 며칠 내 발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또 이란이 핵무기를 가질 수 없고 고농축 우라늄을 미국에 넘기고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확고히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지난 2월 28일 발발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종전 협상이 임박했다고 수차례 언급해왔지만 양측은 이란의 핵 문제, 경제 제재 등을 놓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최종 불발될 경우 이란을 다시 공급하곘다고 경고한 상태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국제유가가 100달러선 위에 계속 유지되자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추락하고 있다. 실제로 여론조사 집계 사이트 '리얼클리어 폴리틱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평균 지지율은 지난 22일 기준, 39.8%로 집권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부정적으로 응답한 비중은 58.2%로 나타나면서 격차는 18.4%포인트로 확대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대로 가면 금융위기급 침체”…美·이란 종전 협상 여전히 난항 [이슈+]

세계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가까운 수준의 경기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는 글로벌 원유 재고가 바닥나면서 결국 수요 파괴가 불가피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에너지 컨설팅업체 라피단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이 오는 7월 재개방되는 것을 기본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이 경우 세계 원유 수요는 하루 평균 260만배럴 감소하고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현물 가격은 올여름 배럴당 130달러 수준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발발한 지난 2월 말 이후 국제유가는 두 배 가까이 급등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 재가속과 경기 둔화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라피단은 다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8월 이후까지 이어질 경우 공급 충격을 상쇄하기 위해 훨씬 더 큰 규모의 수요 감소가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공급 차질이 8~9월까지 지속되면 올해 글로벌 원유 소비가 연간 기준 감소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주요 기관들 사이에서 올해 세계 원유 수요가 이례적으로 역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라피단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거시경제 환경은 1970년대 오일쇼크나 2007~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는 덜 극단적"이라며 “경제 구조가 과거보다 석유 의존도가 낮고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체계에 대한 신뢰도도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더 나은 출발점이 유가 급등 장기화에 따른 금융·거시경제적 취약성 악화 리스크를 제거해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이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 8월까지 지연될 경우 3분기 원유 공급 부족 규모가 하루 약 600만배럴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글로벌 원유 재고가 운영상 어려운 수준까지 바닥나는 시점과 맞물린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라피단은 호르무즈 해협이 8월 초 재개방되더라도 시장이 즉각 안정을 되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중동 산유국들의 산유량이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원유 운송이 정상화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글로벌 원유 재고는 9월까지 감소세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다. 라피단의 이 같은 전망은 글로벌 원유 재고가 전례 없는 속도로 감소하는 가운데 나왔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눈에 보이는 원유 재고가 이달 들어 전 세계적으로 하루 평균 870만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란 전쟁 발발 이후 평균 감소 속도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자 사상 최대 규모다. 보고서를 작성한 단 스트루이븐 애널리스트 등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수출량은 정상 수준의 5%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낮아 실물 시장의 수급은 계속 빡빡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골드만삭스는 원유 소비국들의 수입 감소 속도보다 산유국들의 수출 감소 폭이 더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전문기관들도 급감하는 원유 재고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최근 상업용 원유 재고가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IEA는 전쟁이 조기에 종료되더라도 글로벌 원유 시장이 최소 오는 10월까지 “심각한 공급 부족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15일까지 주간 원유 재고가 790만배럴 감소해 전문가 예상치(290만배럴 감소)를 크게 웃돌았다. 같은 기간 전략비축유(SPR)는 990만배럴 줄어 사상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블룸버그는 미국 오클라호마주의 쿠싱 원유 허브 재고 역시 운영 한계 수준에 근접했다고 짚었다. 문제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여전히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는 점이다. 양측은 종전 합의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핵심 쟁점을 놓고는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이란 반관영 ISNA통신은 미국이 제시한 문서에 대해 이란이 답변을 준비 중이며 “격차가 어느 정도 좁혀졌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이날 백악관 행사에서 “이란과의 전쟁은 매우 곧 끝날 것"이라며 “그것이 끝나면 휘발유 가격은 이전보다 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을 계속 보유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안 된다"며 미국이 우라늄을 확보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우리가 그것을 확보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것을 필요로 하지도, 원하지도 않는다. 확보한 뒤에는 아마 파괴하겠지만, 이란이 계속 보유하게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로이터는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농축 우라늄을 해외로 반출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과 오만이 추진하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에 대해 “우리는 해협이 개방되고 무료로 운영될길 원한다. 통행료를 원하지 않는다"며 “호르무즈 해협은 국제 수로이며 현재도 통행료가 부과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통행료 징수는 미국과의 합의가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룸버그는 핵심 쟁점을 둘러싼 상반된 발언이 이어지면서 양측이 실제로 합의에 가까워졌는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AI 호황’ 떼돈 번 삼성·하이닉스…막대한 달러 어디로 가나 [이슈+]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아시아 반도체 기업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을 기록하는 가운데 이 과정에서 쌓인 막대한 자금이 어디로 향하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 반도체 수출국들에 축적되는 막대한 자금이 과거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던 '저축 과잉(savings glut)' 구조와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호황으로 한국과 대만 등 기술 생산국들의 경상수지 흑자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이렇게 쌓인 자금 일부가 다시 미국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저축 과잉'은 과거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제시한 개념으로, 중국 등 경상수지 흑자국의 막대한 저축 자금이 미 국채 매입으로 이어지며 미국의 저금리 환경을 떠받쳤다는 이론이다. 보고서는 현재 AI 반도체 수출로 벌어들인 아시아의 자금 역시 미국 자산으로 흘러 들어가 알파벳과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인프라 투자 여건을 간접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루이스 루 아시아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오늘날 아시아 흑자-미국 자산 순환 구조는 과거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 설명했던 '저축 과잉' 프레임워크를 떠올리게 한다"며 “하지만 현재 AI와 연계된 순환 구조는 과거에 비해 범위가 더 좁고 특정 산업에 집중돼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북아시아 국가들은 AI 반도체 수출 급증 덕분에 이란 전쟁 이후 높아진 에너지 가격 부담을 상쇄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대만은 수십 년 만에 가장 빠른 경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 역시 기술 중심 경제 구조 덕분에 수혜를 입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대만의 올해 1분기 경상수지 흑자는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한 625억달러를 기록했다. 한국 역시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8% 증가한 527억 달러다. 이는 5월 1∼20일 기준 역대 최대치다. 종전 최고치는 2022년 386억 달러였다. 조업 일수는 지난해보다 하루 많은 13.5일로, 이를 반영한 일평균 수출액(39억 달러) 증가율은 52.6%다. 품목목별로는 반도체 수출이 202.1% 급증한 220억달러를 기록하며 1~20일 기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이렇게 축적된 아시아의 막대한 달러 수익 일부가 다시 미국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자금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자금을 간접적으로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MS, 알파벳, 메타, 아존은 올해에만 AI 데이터센터 등에 725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보고서는 특히 미국이 수입하는 첨단 기술 제품의 55% 이상을 아시아에서 조달하고 있다며 하이퍼스케일러들의 투자 계획에서 아시아의 역할이 핵심적이라고 짚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2026년 국내총생산(GDP)의 10%를 넘고, 대만은 20%를 웃돌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까지 한국의 흑자 자금은 주로 해외 주식시장으로, 대만의 자금은 외화예금으로 재투자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AI 반도체 호황으로 축적되는 동북아의 막대한 달러 자금이 과거 중동 산유국 중심의 '페트로달러' 체제를 대체하는 새로운 글로벌 자금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페트로달러는 원유 수출 대금이 달러로 결제되면서 중동 산유국 자금이 다시 미국 금융시장으로 유입되는 구조를 뜻한다. 글로벌 투자조사업체 게이브칼리서치는 보고서에서 현재 아시아 국가들에 쌓인 막대한 흑자 규모가 이미 중동 산유국들을 크게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게이브칼리서치는 “탈(脫)달러화의 향방은 중동의 페트로달러 재순환 축소보다 동북아 국가들이 막대한 흑자를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밝혔다. 다만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막대한 흑자가 한국과 대만 등 일부 국가에 집중되고, 최종 수요 역시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들에 편중돼 있다는 점은 잠재적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루 이코노미스트는 “현재의 금융 재순환 구조는 매우 강력하지만 미국 주도의 AI 투자 사이클 변화와 환율 압력,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재무건전성 리스크 확대 등에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월가 황제’ 다이먼의 경고…“美금리, 앞으로 훨씬 높아진다”

'월가 황제'로 불리는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금리가 앞으로 더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이먼 CEO는 2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JP모건 차이나 서밋'에서 블룸버그TV와 인터뷰를 갖고 “금리는 지금보다 훨씬 더 높아질 수 있다"며 “우리는 저축 과잉(saving glut) 시대에서 저축 부족(not enough savings) 시대로 이동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각국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와 기업들의 인공지능(AI) 투자 증가로 자금 수요가 급증하면서 금리가 구조적으로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어 “채권 금리는 더 오를 수 있다"며 “사람들이 금리는 절대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다. 우리 같은 기업들은 금리 상승과 하락에 모두 대비한다"고 덧붙였다. 다이먼 CEO의 발언은 최근 글로벌 채권시장이 매도세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 나왔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각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다시 인상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데다, 주요 경제국들의 재정지출 확대에 대한 부담과 AI 붐에 따른 경제 성장 등이 겹치자 투자자들이 장기채 보유에 더 높은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미 국채금리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채권시장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최근 연 4.69% 수준까지 치솟았다. 금리가 20일(현지시간) 연 4.569%로 다소 하락했지만 강력한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4.5%선을 여전히 웃돌고 있다. 3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전날 장중 한때 연 5.20%까지 올라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약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이날에는 연 5.114% 수준으로 다소 하락했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단기간 내 해결될 조짐을 보이지 않자 미 기준금리에 대한 시장의 전망치도 급변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현재 트레이더들은 오는 12월까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약 70%로 반영하고 있으며, 늦어도 내년 3월까지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 전쟁 발발 이전까지만 해도 시장이 연말까지 두 차례 이상의 금리 인하를 예상했던 것과 크게 달라진 분위기다. 다이먼 CEO는 미국 재정 상황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그는 “미 정부 부채는 30조달러에 달하고 평균 금리는 3.5% 수준"이라며 “지금 상황에서도 이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올해 추가로 2조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려 한다"며 “문제는 언제쯤 세계가 그 상황을 두려워하게 될지, 인플레이션 때문에 사람들이 장기채를 보유하려 하지 않게 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러한 충격이 신용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이먼 CEO는 “금리는 훨씬 더 오를 수 있고 신용 스프레드도 확대될 수 있다"며 “결국 많은 기업과 차입자들이 더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AI 지출 내년까지 급증”…엔비디아·반도체株 상승세 이어질까 [머니+]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전 세계 지출 규모가 내년까지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2개 분기 연속 매출 신기록을 경신한 AI 대장주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21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AI 관련 지출 규모는 전년 대비 47% 증가한 2조5957억달러(약 3906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오는 2027년에는 3조4934억달러(약 5257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사실상 두 배 가까이 증가하는 셈이다. 부문별로는 AI 인프라 지출이 올해 1조4315억달러로 전체 AI 시장 지출의 5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트너의 존데이비드 러브록 수석 애널리스트는 “향후 수년간은 AI 인프라 수요 확대가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AI 최적화 서비스형 인프라(IaaS), AI 전용 서버, AI 네트워크 인프라, AI 반도체 및 디바이스 등이 전체 AI 시장 지출의 45%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AI 최적화 서버 부문 지출은 향후 5년 동안 세 배 이상 증가해 가장 큰 세부 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라며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이 생성형 AI) 모델과 AI 에이전트 기반 워크플로 확산에 대비해 인프라 용량 확대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성장률이 가장 가파른 분문은 AI 데이터다. 투자액이 지난해 8억2600만달러에서 올해 31억2600만달러로 278% 급증하고, 내년에는 64억800만달러까지 확대돼 2025년 대비 685%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AI 모델(326억달러), AI 사이버보안(513억달러), AI 소프트웨어(4532억달러) 부문 투자 증가율도 각각 전년 대비 110%, 98%, 6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가트너는 AI 모델 시장 성장 전망이 급등한 배경에 대해 기존 소프트웨어에 탑재된 생성형 AI 모델뿐 아니라 새로운 AI 에이전트가 다양한 업무 프로세스에 도입되면서 기업들의 AI 활용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업들이 AI 기반 자동화의 잠재력을 본격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AI 모델 활용 범위가 통합형 업무 도구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러브록 애널리스트는 “지금까지 AI 지출은 주로 기술기업과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주도해왔다"며 “아직 일반 기업들은 본격적인 투자 잠재력을 충분히 드러내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2026년은 AI 투자 확대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현재 많은 기업들은 AI를 통한 급진적 혁신보다는 생산성과 효율성을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수준의 제한적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트너의 이번 보고서는 일반 기업들의 AI 수요가 본격화할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AI 설비투자 흐름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분석으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인프라 관련 기업들의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편 엔비디아는 20일(현지시간) 회계연도 1분기(2~4월) 매출이 816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직전 분기의 기존 최고 기록인 681억3000만달러보다 20%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85% 늘어난 수치이며,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인 788억5000만달러도 웃돌았다. 엔비디아는 성장세가 2분기에도 이어져 매출이 9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시장 기대치였던 960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한때 3~4%대 급락했다. 이후 800억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이 하락 압력을 일부 흡수하면서 낙폭은 1%대로 축소된 채 거래를 마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삼전·하이닉스 주가 오른건 좋은데”…AI, 금리인상 뇌관 될까 [이슈+]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 상승장을 이끌었던 인공지능(AI) 투자 붐이 물가 상승 압박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곧 취임하는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의장은 AI 기술 발전이 생산성을 끌어올려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 효과를 낼 수 있는 만큼 연준이 기준금리를 더 쉽게 인하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월가에서는 기업들의 공격적인 AI 투자 확대가 오히려 경기 과열과 인플레이션 심화를 부추길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시장 전문가들은 AI 투자 확대가 중립금리를 끌어올리는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립금리는 경기를 과열시키지도, 위축시키지도 않는 이론적 적정 금리로 장기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전망 등 다양한 요인을 반영해 추정된다. 시장에서는 대표적인 중립금리 지표인 '5년 후의 5년물 실질금리(5y5y)'를 근거로 미국 기준금리가 중기적으로 물가상승률보다 약 2%포인트 높아야 중립적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현재 기준금리인 연 3.5~3.75%는 여전히 인플레이션 수준을 밑돌고 있어 통화정책이 여전히 경기를 부양하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3.8% 상승해 2023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역시 지난달 3.8%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4월 PCE 가격지수는 오는 29일 발표될 예정이다. ◇ “AI가 수년간 인플레 높인다"…칩플레이션도 심화 이런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알파벳), 메타, 아마존 등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들은 올해에만 AI 데이터센터 등에 725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자금 수요가 물가 압력을 자극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AI 열풍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으로 전자제품 가격 전반이 오르는 이른바 '칩플레이션(chipflation)'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컴퓨터 소프트웨어 및 주변기기 가격이 전년 대비 14% 상승했다. 블랙록은 AI 메모리 수요 급증 영향으로 D램 가격이 지난 1년간 17배 뛰었다고 분석했다. 칩플레이션 여파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가전업체들뿐 아니라 MS, 메타 등 빅테크들도 일부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선 상태다. 코메르츠방크의 크리스토프 리거 금리·신용 리서치 총괄은 “AI는 앞으로 수년간 인플레이션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우리의 기본 전망"이라고 밝혔다. AI 투자 확대는 채권시장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MS, 아마존, 구글 등은 AI 투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올해 3000억달러가 넘는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은 미 장기채 공급이 10% 이상 늘어난 것과 비슷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JP모건자산운용의 프리야 미스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AI 관련 회사채 발행 증가가 시장 금리 수준 자체를 끌어올렸고 결과적으로 차입 비용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AI 투자 붐이 중동 전쟁발 인플레이션 우려와 맞물리면서 미국 국채금리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채권시장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최근 연 4.69%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날은 연 4.569%로 다소 하락했지만 강력한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4.5%선을 여전히 웃돌고 있다. 3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전날 장중 한때 연 5.20%까지 올라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약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이날에는 연 5.114% 수준으로 다소 하락했다. ◇ “생산성 향상·비용 절감이 물가 안정" 이 같은 국채금리 급등은 오는 22일 취임 예정인 워시 의장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동안 연준을 향해 금리가 지나치게 높다고 비판해왔으며 워시 의장에게 즉각적인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는 점도 공개적으로 드러내왔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CNBC 인터뷰에서 워시 의장이 취임 직후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경우 실망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AI 투자 확대가 인플레이션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중 하나인 뱅가드의 사라 드보룩스 글로벌 채권부문 총괄은 현재로서는 공급 충격과 투자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가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향후 생산성 향상과 성장률 개선 효과가 인플레이션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예상 범위 상단 부근에 위치해 있다"며 “장기채 비중 확대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의 존 힐 미 인플레이션 전략 총괄은 “AI가 비용을 낮출 것이라는 기대가 최근 유가 급등 속에서도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을 일정 부분 안정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워시 차기 의장이 지난해 11월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연준 정책 결정자들이 AI 발전에 따른 생산성 향상 효과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그는 당시 AI가 인플레이션 완화 요인이라며 금리 인하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한 반론도 있다. 나틱시스의 존 브릭스 미국 금리전략 총괄은 “생산성이 높아지는 환경에서는 오히려 실질금리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며 “고금리 시대는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역사적으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1990년대 닷컴 버블 당시 앨런 그린스펀 연준 의장은 생산성 향상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것이라고 판단했지만 연준은 즉각 금리를 인하하지 않았다. 이후 투자와 경기 과열이 심화되자 오히려 기준금리를 대폭 인상한 바 있다. 현재 시장에서도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말까지 미국 기준금리가 연 3.75~4.0%로 한 차례 인상될 가능성을 39.1%, 연 4.0~4.25%로 두 차례 인상될 가능성을 10.7%로 반영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8천피 앞에 잠잠했던 ‘간달프’…코스피 하락에 다시 등판 [머니+]

“코스피 폭락"을 외치다 인공지능(AI) 랠리 속에 존재감이 희미해졌던 월가 대표 약세론자가 최근 국내 증시 급락과 함께 다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전인미답의 '8천피'(코스피 8000) 달성 직후 코스피가 급락세로 돌아서고 미국 국채금리 급등과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겹치자, 한동안 빗나간 전망으로 침묵하던 그의 경고가 다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JP모건 수석 전략가 출신인 마르코 콜라노비치는 2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S&P500 지수의 내재 상관관계가 최근 수십 년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골드만삭스의 분석 게시물을 공유했다. 이는 과거처럼 금리·경기 등 거시경제 변수에 따라 시장 전체가 움직이기보다, AI 수혜 여부 등 개별 기업 재료에 따라 주가 흐름이 갈리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콜라노비치는 “이는 투자자들이 시장 전체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지 않다는 의미"라며 “현재 투자자들은 반도체와 AI 관련주 등 개별 종목 옵션에 주로 베팅하면서 큰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시장이 각종 뉴스에 의해 움직이는 상황에서 거시경제 충격에 따른 지수 폭락은 발생할 수 없다고 믿고 있다"며 “이는 위험 신호"라고 강조했다. 콜라노비치의 이번 게시물은 최근 코스피 변동성이 급격히 커진 상황에서 나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0.86% 내린 7208.95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중 한때 3% 급락한 7053.84까지 밀리며 7000선 붕괴 우려를 키우기도 했다. 코스피는 지난 15일 장중 8046.78까지 오르며 사상 처음으로 8000선을 돌파했지만 이후 6% 가까이 급락했고, 최근에는 장중 3~4%씩 급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역대 최고점과 비교하면 10% 가량 빠진 상황이다. 차익실현 매물과 글로벌 국채금리 급등, 삼성전자 총파업 이슈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고유가에 따른 미 국채금리 급등이 글로벌 증시 하락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년물 미 국채금리는 19일(현지시간) 장중 한때 5.20%까지 치솟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타타베 가즈노리 다이와자산운용 수석 전략가는 블룸버그통신에 “최근 금리 상승은 중동 긴장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에서 비롯된 부정적인 흐름"이라며 “부정적인 이유로 금리가 오를 경우 성장주뿐 아니라 증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콜라노비치는 지난 2월부터 코스피 거품론을 집중적으로 제기해왔다. 그는 당시 “과거 코스피가 1000에서 2000으로 가는 데만 40년이 걸렸다"며 “불과 몇 달 만에 4000포인트가 오른 것은 역사적 평균 수익률 기준으로 보면 100년 이상의 상승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공교롭게도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충격으로 코스피는 지난 3월 초 5000선까지 밀렸다. 이때 콜라노비치는 “전쟁이 일어날 날짜를 말해줬고 코스피와 닛케이가 붕괴할 것이라고도 말했다"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눈을 가리는 선택을 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 간 휴전 소식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깜짝 실적 등에 힘입어 코스피가 4월부터 급반등했다. 콜라노비치는 이 과정에서 경고를 이어갔지만 시장이 좀처럼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자 지난 12일 “역사상 최악의 에너지 위기 속에서도 기술주 모멘텀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며 “결국 이러한 흐름이 경기침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직접적인 '코스피 폭락론' 대신 거시경제 우려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수위를 낮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발언 횟수도 눈에 띄게 줄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7981.41)를 기록한 지난 14일까지 콜라노비치는 별다른 게시물을 올리지 않았고, 코스피가 6% 급락한 지난 15일에는 “아시아에 검은 금요일이 왔다"는 다른 이용자의 게시물을 별다른 설명 없이 공유했다. 그러나 최근 코스피 하락세가 이어지자 다시 한번 증시 급락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콜라노비치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증시 반등 가능성을 비교적 정확히 예측하며 '간달프'라는 별칭을 얻었지만, 2022년 이후 시장 흐름과 엇갈린 전망을 이어가다 2024년 JP모건을 떠났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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