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 이전에는 이란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중간선거 이전에 대(對)이란 공습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돌연 입장을 바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이란 이슬람공화국과 생산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란이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고,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 조치도 전면적으로 유지될 것이고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물량은 기록적인 수준에 달하고 있다"며 “어젯밤에만 2200만배럴의 원유가 통과했으며 그중 단 한 배럴도 이란에서 나오거나 이란으로 향하는 물량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에서도 미국은 오는 11월 3일 실시되는 중간선거 이전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이란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모든 사람에게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며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미국 주요 언론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중간선거 이전 대이란 공격 가능성을 잇따라 보도한 직후 나왔다. 미국 시사매체 디애틀랜틱은 전날 백악관이 중간선거 이전에 실행할 수 있는 이란 공격 방안을 마련하도록 미 국방부에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공격 규모와 목표물, 실제 군사작전 실행 여부 등을 놓고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 여전히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디애틀랜틱은 중간선거 이전에 제한적인 군사작전을 벌인 뒤 선거가 끝나면 더욱 대규모 공격에 나서는 방안도 검토 가능한 선택지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백악관의 고위 국가안보 당국자들이 최근 사흘간 집중적인 군사 공격을 벌이는 방안을 포함한 대이란 작전 계획을 논의했다고 별도로 보도했다. 실제 미국은 이란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미 국방부는 지난달 말 페르시아만에 항공모함 1척과 해군 및 해병대 병력 1만명을 추가 배치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이전 추가 공격에 나서지 않겠다는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군사적 긴장 고조가 선거에 미칠 영향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국가안보 문제와 국내 정치를 이례적으로 결부시킨 것"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만 해도 이란에 대한 군사적 결정에서 선거를 고려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이란 문제에 관해서는 선거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선거는 내 머릿속에 들어오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이 이란과의 대규모 군사작전을 재개할 경우 에너지 시설과 주요 기반시설, 핵시설 등을 겨냥한 대규모 폭격이 포함될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전쟁이 재개되면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할 수 있는 만큼 중간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공화당에 불리한 신호가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에서 투표 열기가 상대적으로 저조한 데다 남성 유권자들의 지지에도 균열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이 이날 공개한 입소스와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4년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을 지지했던 유권자의 48%가 이번 중간선거 투표에 '매우 열의가 있다'고 답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유권자 중 같은 답변을 한 비율은 30%에 그쳤다. 특히 남성 유권자들의 표심 변화도 두드러졌다. '오늘 의회 선거가 치러진다면 어느 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남성 응답자의 43%가 민주당을, 39%가 공화당을 선택했다. 민주당이 남성 유권자 사이에서 공화당을 4%포인트 앞선 것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격차다. 남성 유권자들은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이끈 핵심 지지 기반 중 하나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역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2%에 그쳤다. 로이터는 이란 전쟁 이후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생활비 부담에 대한 유권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이 공화당에 경고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성인 450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에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2%포인트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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