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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엔화 환율 어디까지 떨어질까…‘155엔 붕괴’ 주목 [머니+]

일본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미국과 일본이 이례적으로 외환시장에 공동 개입하면서 엔/달러 환율이 어디까지 하락(엔화 강세)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월가에서는 달러당 155엔선 하회 여부가 엔화 강세의 추세 전환을 가를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5시 2분 기준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7.79엔을 기록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달 29일까지만 해도 163.9엔대까지 치솟으며 1986년 12월 이후 약 4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다음 날인 30일 159엔대로 급락(엔화 강세)한 데 이어 지난달 31일에는 157엔대로 내려왔다. 전날에는 장중 한때 155엔대까지 하락하며 추가 강세를 보였지만 이후 일부 반등하면서 낙폭을 일부 되돌린 상태다. 이번 움직임은 미국과 일본이 1998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으로 공동으로 엔화를 매수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지난달 31일 미국과 일본 정부가 공동으로 엔화 매수 개입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를 공식 확인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개입을 “우정의 신호"라고 표현하며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양국 정부는 필요할 경우 추가 공동 개입에도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른 나라 통화를 방어하기 위해 미국이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공동 개입의 성패는 엔/달러 환율이 155엔선을 확실하게 밑돌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155엔이 단순한 기술적 지표가 아니라 엔화 강세가 일시적인 반등인지, 구조적인 추세 전환인지를 가르는 핵심 기준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 당국이 지난 4월과 5월 외환시장에 개입했을 당시에도 엔/달러 환율은 일시적으로 155엔 부근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다시 상승(엔화 약세)으로 돌아섰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증권의 야마다 슈스케 일본 외환·금리 전략 총괄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이번에는 당국이 핵심 분기점인 155엔을 반드시 돌파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며 “155엔을 깨지 못한다면 시장은 당국이 사용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이 사실상 모두 소진됐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마다 전략가는 엔/달러 환율이 155엔 아래에서 안착할 경우 시장의 수급 구조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존 달러 매수세가 소화되면서 달러 수요가 약해지고, 일본 수출기업과 기관투자가들이 달러 매도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설먕이다. 이 같은 추세적 전환은 시장 포지셔닝에 더욱 증폭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에 따르면 자산운용사와 레버리지 펀드의 엔화 순매도 포지션은 202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확대된 상태다. 웰스파고의 치두 나라야난 전략가는 “155엔을 하향 돌파하면 엔화 공매도 포지션의 숏 스퀴즈가 가속화될 위험이 커진다"며 “보유 포지션이 일부만 청산되더라도 상당한 규모의 엔화 매수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레버리지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축소하고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면서 엔/달러 환율이 152엔 수준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엔화 강세가 오래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란 회의론이 적지 않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경우 달러에 대한 매력이 다시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씨티그룹의 다니엘 토본 전략가 등은 엔화 강세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며 엔/달러 환율이 156~161엔 범위에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이 종료되면 투자자들이 다시 엔캐리 트레이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엔캐리 트레이드는 저금리의 엔화를 빌려 미국 등 금리가 높은 국가의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엔화 약세가 이어질수록 수익성이 커지지만, 반대로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환손실을 줄이기 위해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팔고 엔화를 다시 사들이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외환 전략 총괄은 “당분간은 추가 개입에 대한 경계심과 달러 약세가 맞물리면서 엔/달러 환율의 큰 반등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며 “엔화가 의미 있는 수준까지 강세를 보이려면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확신과 함께 재정 건전성에 대한 보다 강한 신뢰가 시장에 제공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참수 전 마지막 기회”…트럼프 ‘최후통첩’에도 이란은 “협상 없다” [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을 두고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그러나 이란은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데다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양측 모두 핵심 쟁점에서 물러서지 못하면서 교착 상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그들이 참수되기 전까지 모든 마지막 기회를 주고 싶다"며 “오늘이나 내일이면 결과를 알게 될 것이다. 어느 쪽이든 매우 빠르게 진행될 것이며 그렇게 복잡한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의 요청에 따라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번이 그들(이란)이 좋은 문서(합의문)에 서명할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습 계획을 철회하고 협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직후 나왔다. 대규모 군사작전을 예고한 뒤 외교적 해법을 이유로 공격 계획을 접고 다시 협상 압박에 나서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협상 전략을 반복한 셈이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과의 협상을 전면 부인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현재 미국과 어떤 협상도 진행되고 있지 않으며 예정된 회담도 없다"며 “향후 며칠 동안 외국 대표단을 초청하거나 협상단을 해외에 파견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바가이 대변인은 현재 이란 협상단은 모두 국내에 머물고 있으며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만 이라크에서 종교 순례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진행 중인 대화는 오만과 호르무즈 해협 관리 방안을 논의하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 지도부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이중적"이라며 “이란이 먼저 회담을 요청했고 가까운 시일 내 추가 협상도 예정돼 있다"고 반박했다. 로이터는 이 같은 상황이 트럼프 대통령이 약 5개월 전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 공습을 시작한 이후 반복돼 온 패턴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장 큰 이유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입장 차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 6월 전쟁 종식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란은 해당 문서가 선박 통항에 대한 자국의 권한을 인정한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백악관 내부에서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인정하는 방식의 합의에 강한 반대 기류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대이란 제재의 실효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국제사회가 이란의 핵 개발을 압박할 수단도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정 국가가 국제 해상 교통로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선례를 남길 경우 중국이 대만 해협 등 다른 지역에서도 같은 논리를 내세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이란이 통행료를 부과하도록 놔두지 않겠다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반면 이란은 미국보다 오래 버틸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호르무즈 해협과 중동 에너지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압박해 미국과 동맹국의 부담을 키운 뒤 결국 미국의 양보를 끌어내려 한다는 것이다. 워싱턴연구소의 마이클 나이츠 연구원은 “이란의 가장 큰 강점은 중동 국가들과 세계 경제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국이 단기간 내 협상 돌파구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대니 시트리노비츠 선임연구원은 “외교적 합의는 결국 어떤 형태로든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인정해야 하는데 이는 미국이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반대로 군사적 확전은 국제유가를 계속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뿐 아니라 이란이 물러설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고 폴리티코에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이란이 과대평가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트럼프 1기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을 지낸 프레드 플라이츠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달하려는 핵심 메시지는 '다가오는 중간선거를 이유로 미국에 불리한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버티면 된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트럼프 행정부는 11월 중간선거 이전에 적절한 출구 전략이 마련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을 이미 감안하고 있다"며 “이부분은 이미 반영돼 있으며 (선거 결과에)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결정적인 변수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날 백악관에서 3선을 노리지 않기 때문에 이란과의 합의 도출에 있어 시간에 쫓기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11월 중간선거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이란과 성급하게 종전을 도모한다는 미국 내 지적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개미들 분노 이해”…코스피, ‘투자 부적합’ 낙인 찍히나 [이슈+]

지난달 역대급 폭락장을 연출했던 코스피가 이달 들어서도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한국 증시를 두고 '투자 부적합 시장'이라는 경고가 나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1시 25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 대비 0.43% 내린 6230.46을 기록 중이다. 지수는 1.50% 오른 6351.38로 출발해 한때 6389.40(2.11%)까지 상승했다. 이후 6080.25(-2.83%)까지 밀리며 하락 전환했지만 다시 반등하고 떨어지는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7월에만 22.1% 급락하며 월간 기준 역대 세 번째로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반면 지난달 31일에는 하루에만 1001.89포인트(17.91%) 급등하며 사상 최대 상승폭과 상승률을 동시에 경신했다. 시장에서는 한국 증시를 뒤흔든 디레버리징(차입 축소)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과 함께 저가 매수 기회가 열렸다는 기대도 커졌다. 하지만 블룸버그통신의 슐리 렌 오피니언 칼럼니스트는 3일(현지시간) “한국 역시 투자 부작합 국가가 되고 있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이와 정반대의 진단을 내놨다. 렌은 코스피가 불과 27거래일 만에 약 40% 폭락해 2015년 중국 증시 폭락 당시와 맞먹는 낙폭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강세론자달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인프라 투자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 기업이고,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5.5배로 10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점을 근거로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렌은 “이 같은 단순한 논리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글로벌 AI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믿더라도 코스피만큼은 멀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반박했다. 최근 급락장과 정부의 미숙한 증시 부양 정책이 새로운 개인투자자들에게 큰 상처를 남겼고 시장에 오명을 씌웠다는 설명이다. 그는 무엇보다 코스피의 높은 변동성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올해 들어 코스피는 하루 변동폭이 5%를 넘은 거래일이 33일에 달했다. 같은 기간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4일, 홍콩 항셍지수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실제 시장안정장치 발동 횟수도 이를 보여준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올해 들어 사이드카가 총 44차례 발동됐으며 이 가운데 15차례가 지난달에 집중됐다. 코스닥도 올해 28차례 가운데 12차례가 지난달 발동됐다. 주가 급락 시 거래를 20분간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는 지난달 코스피에서만 4차례 발동됐다. 이는 역대 코스피 서킷브레이커 발동 횟수(15회)의 약 3분의 1에 해당한다. 코스닥에서도 지난달 2차례 발동돼 올해 전체 발동 횟수(4회)의 절반을 차지했다. 렌은 “이는 외국인 기관투자가들에게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자산운용사들에겐 위험 대비 수익률이 포트폴리오 분산만큼 중요하다. 이는 코스피 변동성이 계속된다면 한국 주식 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키운 배경으로 지난 5월 27일 도입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가 지목됐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코스피가 고점을 기록했던 6월 당시 SK하이닉스 주가가 하루 5% 움직이면 레버리지 ETF 리밸런싱 물량이 일평균 거래량의 40%에 달한 것으로 추산됐다. 금융당국은 뒤늦게 규제 강화에 나섰지만 렌은 상품 자체를 중단하지 않는 이상 코스피의 높은 변동성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도 극심한 변동성이 발생하는 날에는 레버리지 ETF 거래가 여전히 SK하이닉스 거래량의 17%를 차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렌은 특히 정책 실패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은 개인투자자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수십 년 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경계해왔던 개인투자자들은 이재명 대통령의 증시 개혁을 믿고 올해 내내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메우며 코스피를 사들였지만 결국 막대한 손실을 떠안게 됐다"고 꼬집었다. 가장 인기 있는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는 6월 고점 대비 84% 폭락했다. 이 과정에서 약 36만 개의 증권계좌가 강제청산됐으며 이 가운데 62%는 35세 이하 개인투자자의 계좌였다. 렌은 “한국 개인투자자들이 분노하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며 “정부는 글로벌 AI 투자 열풍이 정점에 가까웠던 시기에 경험이 부족한 투자자들의 과도한 위험 추구를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과거처럼 다시 미국 나스닥으로 자금을 옮긴 뒤 코스피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뿐 아니라 국민연금의 운용 방식도 문제로 지적했다. 국민연금이 코스피 보유 물량 매도를 피하기 위해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상향 조정하면서 연기금 본연의 시장 안정 기능이 약화됐다는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국민연금이 기존 운용 원칙에서 벗어나면서 코스피 과열을 키우는 데 일조했다는 주장이다. 렌은 그러면서 “최근 몇 년 동안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정부의 정책 실패와 투자자 경시를 이유로 중국을 투자 부적합 국가로 평가해왔는데 이제는 한국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정부는 자신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처음 투자에 나선 젊은 투자자들이 제대로 보호받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후폭풍 이제 시작”…코스피 폭락 일파만파, 李 지지율 ‘취임 후 최저’ [이슈+]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최근 증시 폭락과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논란이 정부의 새로운 부담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국내 여론조사에서는 증시 불안이 지지율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고, 외신에서는 정부의 증시 부양 전략이 오히려 역풍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3일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0.4%포인트(p) 하락한 45.9%를 기록하며 취임 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부정 평가는 1.0%p 오른 50.5%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긍정과 부정 평가의 격차는 4.6%p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2.0%p)를 벗어났다. 리얼미터는 “순방 외교를 통한 정상회담 성과가 있었지만 증시 폭락과 레버리지 ETF 파장에 따른 경제 불안, 부동산 세제 및 대통령 연임 개헌 논란 등 정국·경제 이슈 전반에 대한 부정적 언론보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관련기사 : [에너지경제 여론조사] 李 지지율 45.9% 취임 후 '최저'…민주 45.1%·국힘 37.7% 이 같은 분석과 맞물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이재명 정부의 증시 부양 전략이 정치적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한국 증시가 지난 1월 세계 최고 수준의 상승세를 보이자, 당국은 위험을 즐기는 것으로 유명한 개인투자자들에게 고위험 상품을 제공함으로써 더 많은 자본을 유치하고 원화 가치를 끌어올릴 기회로 여겼다"며 “그러나 그 승부수는 이제 이재명 대통령에게 역효과를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가 6월 고점 대비 약 40% 급락하자 정부 고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위기감이 확산했다. 지난달 29일 코스피는 장중 12.63% 급락한 5262.77까지 밀렸다. 이는 장중 사상 최고치인 9385.59(6월 19일) 대비 약 44% 하락한 수준이다. 당시 7박 11일 일정으로 미국과 남미를 순방 중이던 이 대통령은 핵심 참모들과 함께 해외에서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책 마련에 분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예정된 휴가를 모두 취소했고,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에서 격앙된 의원들에게 사과한 뒤 지난달 29일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소집했다. 회의에는 구 부총리와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등 이른바 'F4'에 하준경 대통령실 경제성장수석까지 참석했다. 한 소식통은 “청와대가 이번 사안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례적인 장면이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경제·금융 당국은 회의에서 시장 안정 방안을 논의한 뒤 레버리지 ETF 관련 대책을 발표했고, 그 결과 코스피는 지난달 31일 하루에만 약 18% 급등하며 사상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정치적 후폭풍은 이제 시작되는 단계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33세 개인투자자인 A씨는 “이미 피해는 발생했다"며 “정부가 너무 늦게 대응했다. 피해자가 너무 많다"고 꼬집었다. 회원 6만4000명을 둔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의 정의정 대표는 “정부는 지금 사태를 수습하려 한다고 주장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도박판을 만든 것도 정부"라고 비판했다. 이윤수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환율 문제를 고려하면 정치적으로는 이런 상품을 도입할 이유가 있었다"면서도 “다른 나라에 이런 상품이 있다고 해서 한국에서도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상품 자체에 문제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한국 시장의 특수성과 그로 인한 위험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것은 정책 실패였다는 주장이 나올 여지를 남긴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전날에도 '코스피 폭락에 무너진 개미들, 이 대통령을 비난하며 다시는 안 산다고 다짐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분노를 조명한 바 있다. 특히 코스피가 역대급 변동성을 기록하고 있는 점이 지난해 대선에서 '코스피 5000'을 공약으로 내세워 집권한 이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국민들에게 부동산보다 주식 투자를 적극 권장했고, 코스피는 지난 1월 5000선을 훌쩍 넘어섰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도입한 이후 시장은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올해 총 32거래일 동안 하루 변동폭이 5%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약 4거래일 중 하루꼴이다. 레버리지 ETF가 지난 5월 상장한 것과 관련,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이례적인 속도로 추진됐다"며 “대통령실의 지시 없이는 이같은 속도가 나오지 않는다"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어 “이번 논란이 ETF 자체를 넘어선다"며 “정부는 증시 목표치를 제시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할 경우 정책당국이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계속해서 주가를 떠받칠 것이라는 인식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증시 랠리가 가속화되면서 정부가 점점 더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레버리지 ETF 도입과 국민연금의 주식 투자 비중 확대를 근거로, 정부의 목표가 단순히 자본시장을 육성하는 것을 넘어 증시를 끌어올리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산운용사들의 부정적인 의견이 있었음에도 충분한 공론화 없이 6·3 지방선거를 불과 일주일 앞두고 상품을 출시했다"며 “한국 자본시장을 라스베이거스보다 더 큰 카지노로 만들어버렸다"고 꼬집었다. 정부가 시장 상승을 무조건 부추겼던 것은 아니라는 설명도 있다. 한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대통령실은 그동안 시장 상승을 공개적으로 자축하는 데 매우 신중했다"며 “시장 과열을 부추기지 않기 위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려 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또 블룸버그 질의에 대해 “레버리지 ETF는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하고 그동안 해외에서만 투자할 수 있었던 상품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레버리지 ETF 출시 시기와 맞물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시기가 겹치면서 시장 안정과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치를 시행할 필요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또 “정부는 시장의 반응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청와대는 시장의 반응과 우려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가 그동안 증시에 대해 잇따라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아온 만큼 최근 시장 급락은 정치적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코스피가 당시 8000선을 밑돈 것에 대해 “주가가 생각보다 빨리 올라왔다. 하지만 아직도 저는 약간 저평가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실장은 6월 26일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한국이 글로벌 증시 순위에서 미국, 중국, 일본, 영국에 이어 세계 4∼5위권을 기록하고 있다며 “2∼3년 뒤에는 3강이 될 것으로 본다. 시총 기준으로. 저랑 내기 하자"고 언급하기도 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당시 한국 증시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5월 코스피 목표치를 9000으로 상향했고, 그 다음 주 JP모건은 강세 시나리오로 1만선을 제시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이 대통령은 현재 임기 5년 가운데 14개월을 보냈으며 국회 과반 의석도 확보하고 있고, 당장 선거를 앞두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지지율 하락이나 증시 급락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경우 세수 확대, 복지 지출 확대, 대기업 규제 강화,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이 복잡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리얼미터 여론조사(에너지경제신문 의뢰)는 무선(100%) 무작위 추출 임의번호를 활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 응답률은 3.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日 엔화 환율 급락…삼전닉스·AI 랠리 흔들 ‘디레버리징’ 뇌관 [머나+]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던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공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일본과 미국이 15년 만에 공동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해 엔화 방어에 나선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추가 개입 가능성에 힘을 실으면서다. 엔화 강세가 이어질 경우 엔화를 빌려 반도체주를 포함해 글로벌 증시에 투자했던 자금이 다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반면, 구조적인 여건을 감안했을 때 충격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3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전 11시 50분 기준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6.49엔을 기록 중이다. 이날 장중 한때 155.23엔까지 떨어지기도 했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달 29일까지만 해도 163.9엔대까지 치솟으며 1986년 12월 이후 40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다음날인 30일 159엔대로 급락(엔화 강세)하더니 지난달 31일에는 157엔대로 내려왔고 이날에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엔화 가치는 불과 3거래일 만에 약 4.5% 급등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본과 미국의 공동 개입으로 지난 두 달간 이어졌던 엔/달러 환율 상승분을 모두 되돌렸다고 보도했다. ◇ 美·日 공동개입…트럼프 “우정의 신호" 엔화 강세의 배경에는 일본과 미국의 이례적인 공동 외환시장 개입이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과 일본이 지난달 31일 공동으로 엔화 매수 개입을 실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일본과 미국이 공동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은 15년 만이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시장에서 엔화를 직접 매수했고, 미국 재무부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을 통해 유로화를 매도하고 엔화를 매수하는 방식으로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도 이에 보조를 맞춘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30일 한국과 일본 외환당국이 동시에 달러를 매도하는 방식으로 시장 안정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문지성 재정경제부 국제경제관리관은 로이터에 “우리는 미국과 일본과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일본은 추가 개입 가능성도 열어뒀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2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지난 금요일(7월 31일) 미국과 일본의 공동 외환시장 개입은 무질서했던 엔화 움직임을 바로잡기 위한 조치였다"며 “미 재무부는 일본 재무성과 일본은행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추가 공동 개입에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엔화의 상당한 저평가를 바로잡기 위한 일본의 단호한 시장 안정 조치와 통화정책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31일 열린 각료회의에서는 베선트 장관 앞에 놓인 메모장에 '할 일' 목록으로 '일본 엔화 50억~100억달러 매수'가 적힌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미국의 엔/달러 시장 개입을 언급했다. 그는 이날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본이 약간의 도움을 원했고 우리는 언제나 일본을 위해 있다"며 “진주만 공습을 제외하면 일본은 항상 우리에게 매우 잘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이본 공동 개입은) 우정의 신호"라며 미국이 무엇을 얻느냐는 질문에는 “재정적인 이익"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외환 정책 실무 책임자인 미무라 아쓰시 재무관은 “이번 공동 외환시장 개입은 일본과 미국 동맹의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일본은행의 통화정책과 보조를 맞춰 외환 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이 발언이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했다. 일본은행은 최근 기준금리를 1%로 동결한 바 있다. ◇ 다시 고개 드는 '엔캐리 청산' 공포 글로벌 투자자들이 엔화 강세를 경계하는 이유는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 때문이다. 엔캐리 트레이드는 저금리의 엔화를 빌려 미국 등 금리가 높은 국가의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엔화 약세가 이어질수록 수익성이 커지지만, 반대로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환손실을 줄이기 위해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팔고 엔화를 다시 사들이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 스티븐 젠 유리존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보고서에서 “캐리 트레이드는 평소에는 안정적으로 보이다가도 어느 순간 갑자기 무너질 수 있다"며 1998년 10월 엔캐리 청산 사태를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당시 헤지펀드들이 엔캐리 트레이드를 대거 청산하면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30엔에서 112엔 수준까지 급락했다. 2024년 7월에도 일본은행의 '깜짝 긴축'과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동시에 겹치자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2엔대에서 141엔 수준까지 급락했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엔화 매수가 글로벌 유동성 축소로 이어지며 8·5 블랙먼데이 사태가 발생했다. 이때 한국 코스피는 하루 만에 8.77% 급락했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2% 넘게 폭락하며 1987년 이후 최악의 하루를 기록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소시에테제네랄의 앨버트 에드워즈 전략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엔화에서 '슬로모션 통화위기'의 초기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며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은 인공지능(AI) 랠리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버트파이낸셜의 마크 말렉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 참가자들이 일본이 글로벌 유동성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전문매체 시킹알파 역시 “매파적인 일본은행과 맞물린 엔화 강세는 기술주와 반도체, 신흥국 자산, 가상자산 전반에서 디레버리징(차입 투자 축소)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 “효과는 제한적" vs “이번엔 다르다" 다만 외환시장 개입만으로 엔화 강세를 장기간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이스트스프링 인베스트먼트 롱런 고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엔화 약세의 근본 원인은 일본의 통화 및 재정정책에 대한 구조적인 우려에 있다"며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외환시장 개입만으로 추세를 지속적으로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리드캐피털의 제럴드 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외환시장 개입은 단기적으로만 효과를 낼 뿐 시장 심리를 장기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며 “미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엔화를 계속 떠받친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개입 효과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삭소마켓의 샤루 차나나 수석투자전략가 역시 “공동 개입은 당분간 엔화 약세 베팅의 위험을 높이는 효과는 있지만 강한 엔화 추세를 만들려면 일본은행의 추가 긴축이나 미 국채금리 하락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이번 개입은 엔화 약세 속도를 늦추는 데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반면 미국이 공동으로 참여한 만큼 이번에는 과거와 상황이 다르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아스트리스 어드바이저리 재팬의 닐 뉴먼 전략총괄은 “미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했고, 미국이 이례적으로 유로화를 매도한 점은 양국이 환율 흐름 자체를 바꾸기 위해 공조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필요하다면 추가 개입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브라운브러더스해리먼(BBH)의 엘리아스 하다드 글로벌 시장전략 총괄은 “역사가 보여주듯 미국이 참여한 공동 외환시장 개입은 강력한 효과를 발휘했다"며 “투자자들은 당국의 움직임에 맞서기보다 같은 방향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1998년 이후 미국이 참여한 세 차례의 공동 외환시장 개입은 모두 성공적이었다"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의 카막샤 트리베디 전략가 등은 “엔화가 최근 상승분을 다시 반납하기 시작하면 당국이 추가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외환시장 개입은 펀더멘털이 개선될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가이타메닷컴 연구소의 나카무라 쓰토무 애널리스트는 “시장에서는 일본과 미국 당국 모두 엔화 약세를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기 시작했다"며 “엔화 약세를 둘러싼 시장 환경도 분명히 달라졌다"고 밝혔다. 이어 “엔화 환율이 159엔 수준까지 반등할 수는 있겠지만 개입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시장 상황에 따라서는 올해 말까지 환율이 150엔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인사이트] 유럽의 반이민·반난민 정서 확산의 교훈

전 세계적으로 반이민, 반난민 정서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불법 이민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고, 유럽에서도 이민자들의 범죄와 난동·테러 행위가 급증하며 반이민 정서가 급증하고 있다. 유럽 이민 역사는 나라마다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유럽이 대규모 이민을 수용한 가장 큰 공통의 이유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초래된 인력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전쟁 때문에 일할 수 있는 남성 노동인구가 말 그대로 '증발'했기 때문이다. 영국은 제1,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수많은 노동 가능한 연령대 남성을 잃었다. 영국은 이에 전쟁 피해 복구와 경제 활성화를 염두에 두고 인도, 파키스탄, 카리브해 및 아프리카 영연방 식민지 출신 인력을 대량 수용했다. 프랑스는 알제리, 모로코, 튀니지 등 북아프리카 식민지를 본국과 같다고 보는 프랑스식 '내선일체' 정서가 있었다. 일제가 식민지 조선을 대했던 시각과 유사하다. 프랑스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들 지역 인력의 이주를 적극 장려했고, 여타 아프리카 지역 식민지 출신에도 문호를 활짝 개방했다. 제2차대전에서 850만 명의 인명 손실을 본 독일은 남성 노동 인력 절대 부족 사태 수습을 위해 터키 등지에서 무슬림 이민자를 대규모로 받아들였다. 다른 나라에도 독일로 이민을 적극 장려했다. 1960년대 독일에 간 한국 광부와 간호사도 서독의 인력 부족을 메꾸기 위해서였다. 유럽은 2015년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인도주의적 이유로 약 120만 명의 시리아 난민을 수용하기 전까지 이민에 크게 부정적이지는 않았다. 같은 시기에 더 풍요로운 삶을 기회를 원하는 아프리카 지역 경제 난민이 유럽에 대규모로 유입된다. 이런 '경제 난민'의 대열에 중동, 인도, 중국 출신도 합류했다. 짧은 시간 동안 유럽의 문화와 생활 양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수백만 명의 불법 이민자와 난민이 유입되면서 유럽인과 이들 사이 '문화적 충돌'이 발생했다. 이민과 난민은 유럽 경제 부흥에 중요한 기둥이지만, 이로 발생하는 혼란과 충돌, 사회적 비용 급증으로 갈등이 폭발했다. 이런 현상은 포용적이고 관용적이었던 유럽 국가의 정치 지형을 바꿔 놓았다. 2020년 영국이 브렉시트(Brexit)를 단행한 이유도 유럽연합의 이민 정책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에서는 무솔리니 사상을 추종하는 극우 정당 출신 멜로니가 총리가 되었고, 독일과 프랑스에서는 이민을 반대하는 극우파 정당이 정권 쟁취에 근접했다.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에도 유럽의 이민과 난민 정책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부작용이 많지만, 이민자가 제공하는 저렴한 노동력이라는 꿀단지를 못 버리고 있다. 이민을 줄이겠다던 멜로니의 이탈리아는 아프리카 등지에서 유입되는 불법 이민을 묵인하고 있다. 스페인은 아예 불법 이민과 난민을 환영한다고 나섰다. 이민이 싫어서 브렉시트를 단행한 영국은 오히려 비유럽권 이민을 대규모로 수용하는 모순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 불법 이민과 난민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과 피해를 줄이겠다고 권력을 잡은 집단이 자신 권력 연장에 불리한 국가 경제 침체를 피하려고 이를 몰래 묵인하는 자가당착적 기만이 더 큰 혼란을 초래하는 상황이다. 한국은 이민과 난민의 정착이 쉽지 않은 나라로 알려졌다. 한국인도 이를 적극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정부도 정식 이민과 난민 수용 모두 엄격히 통제한다. 그럼에도 현재 한국 체류 외국인은 280만 명이고, 이 중 40만 명이 불법체류자이다. 현재의 인구구조를 보면 한국은 이민 없이 성장은커녕 현상 유지도 힘든 상황이다. 이제 한국 경제는 외국인 없이는 돌아가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한국도 이민 문제에 대해 보다 확실한 정책을 수립해야 할 시기이다. 한국과 정서가 비슷한 일본도 이민과 외국인 방문객이 급증하면서 외국인 피로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도 이렇게 될 수 있다. 한국 경제에 외국인의 참여와 기여가 계속 확대되는 현실에서 이민 문제를 방치하면 한국 사회를 분열시키는 또 다른 갈등 요소가 될 것이다. 이 문제가 시한폭탄이 되기 전에 대응책을 모색해야 한다. bienns@ekn.kr

“삼전닉스 저평가, 코스피 36% 뛴다”…‘반도체 저승사자’의 돌변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하며 향후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진행된 레버리지 청산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인공지능(AI) 투자 에 다시 진입할 수 있는 매수 기회가 마련됐다는 판단에서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의 다니엘 K 블레이크 등 전략가들은 보고서를 통해 “과도한 쏠림 현상과 레버리지 포지션이 급격히 해소된 이후 코스피는 당사의 목표치인 9000까지 약 36%의 상승 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모건스탠리는 그동안 한국 증시에 대해 '비중 중립(Equalweight)' 의견을 유지해왔으나 이번에 이를 '비중 확대'(Overweight)로 상향 조정했다. 보고서는 최근 국내 증시 급락에 대해 “주된 원인은 기술적인 요인"이라며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와 헤지펀드의 레버리지, 개인투자자의 신용거래(마진) 청산 과정은 이미 중간 지점을 지난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코스피는 지난 6월 고점 이후 약 30% 급락했다. 아시아에서 AI 수요를 대표하는 핵심 시장으로 평가받던 한국 증시에서 투자자들이 빠르게 자금을 회수한 영향이다. 여기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형주로의 쏠림 현상이 매도세를 더욱 키우며 하락폭을 확대시켰다. 모건스탠리는 코스피의 단기 예상 범위를 5500~1만500으로 제시했다. 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현재 주가 수준에서 밸류에이션을 지지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산업, 방산, 금융 섹터도 향후 주가 상승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2021년 8월 '반도체, 겨울이 온다' 제목의 보고서로 반도체 업황 다운사이클을 예측하며 '반도체 저승사자'로 불리기도 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전략가는 지난달에도 반도체주는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순환매 여파로 반도체주가 신고가 경신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모건스탠리는 태국 증시에 대해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한 반면 호주에 대해서는 '비중 축소'로 하향 조정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강하게 때리겠다”더니 또 타코?…트럼프, 이란 공습 취소 [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했던 대(對)이란 군사 공격을 전격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글로벌 증시가 급락 이후 반등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중동 전쟁 확산 우려를 스스로 거둬들이자 또다시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막판에 물러선다)'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볼 수 없었던 수준의 군사적 공포와 전력, 힘을 갖춘 채 이란을 상대로 행동에 나설 준비를 마쳤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란과 다른 중동 국가들로부터 공격을 보류해 달라는 요청을 방금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공격 취소 배경에 대해 “합의의 틀에 대한 동의가 이뤄졌다"며 “여기에는 호르무즈 해협의 즉각적이고 완전한 개방과 이란의 핵 위협 종식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요청을 바탕으로 세계의 미래와 성공적이고 번영하는 이란의 생존을 위해, 신속하게 합의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공격을 취소하기로 했다"며 “이스라엘도 이러한 약속에 동참한다. 모두가 협상에 나서 하루빨리 합의를 성사시키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 가능성이 잇따라 제기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앞서 미국 CBS는 지난달 31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르면 이번 주말 이란의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대규모 공습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날 내각회의에서 “우리는 그들을 매우 강력하게 타격할 것"이라며 “어느 시점이 되면 그들(이란)이 '더는 못 참겠다'고 말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란 역시 강경 대응을 예고하며 맞섰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에 따르면 이란 고위 당국자는 미국의 계획을 “무모한 행위"라고 규정하며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핵심 인프라와 중동 지역의 미국 에너지 시설을 포함한 포괄적인 대응 계획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의 알리 압돌라히 소장도 “미국은 중동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는 길로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며 “범죄적이고 침략적인 미국의 방패 역할을 하는 어떤 국가든 전쟁의 불길에 휩싸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실제 타격할 경우 국제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지고, 이에 따른 미 국채 금리 상승으로 글로벌 증시가 추가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 계획을 철회하면서 중동 리스크가 일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으며, 최근 반등을 시도하는 글로벌 증시의 투자심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이란 전쟁도 모자라”…‘깜깜이 연준’ 글로벌 증시 흔드나 [머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이란 전쟁 장기화, 인공지능(AI) 투자 둔화 우려 등이 맞물리며 글로벌 증시가 널뛰기 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통화정책에 대해 소통을 줄이려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행보가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포워드 가이던스(사전 안내)를 제시하지 않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행보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를 더욱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꺾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기준금리 인상 여부와 시기에 대해 명확한 신호를 보내지 않으면서 시장이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준의 이 같은 '깜깜이 논란'은 지난달 29일까지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더욱 부각됐다. 당시 12명의 FOMC 위원 가운데 3명이 즉각적인 금리 인상에 찬성표를 던졌다. FOMC는 통상 만장일치 또는 이에 가까운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 지난 6월 회의에서도 위원들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블룸버그는 이번처럼 이견이 크게 노출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워시 의장은 기자회견에서도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 사실상 침묵을 이어갔다. 그는 “전망 기간에도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기준금리 인상은 해결책의 일부가 될 수 있다"면서도 “유일한 해법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달 예정된 잭슨홀 경제심포지엄 연설에 대해서도 “지금은 백지 상태"라고만 언급하며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제시하지 않았다. 잭슨홀 심포지엄은 연준 의장이 향후 통화정책 기조를 시사하는 대표적인 행사로 꼽힌다. 시장은 워시 의장의 '깜깜이 소통'에 즉각 반응했다. 지난달 29일 뉴욕증시에서는 장 마감을 앞둔 마지막 한 시간 동안 매도세가 급격히 확대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날 S&P500지수는 1.52% 하락하며 2024년 12월 이후 FOMC 회의 당일 기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해 1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고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투자심리 악화를 의미하는 20선을 넘어섰다. 미국 자산운용사 엠파워의 마르타 노턴 최고투자전략가는 “기자회견이 그렇게까지 부실하게 진행됐다는 점에 정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워시 의장이 포워드 가이던스를 축소하려는 점에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코페이의 칼 샤모타 수석 시장전략가는 그동안 연준의 포워드 가이던스는 시장 변동성을 완화하는 역할을 해왔지만, 이제 투자자들은 연준이 인플레이션 대응 시기를 놓칠 가능성까지 감안해 더 높은 '불확실성 프리미엄'을 요구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인티그리티 애셋매니지먼트의 조 길버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은 지금까지 투자 판단의 기준이 됐던 연준의 포워드 가이던스라는 닻 없이 여러 요인을 동시에 가격에 반영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워시 의장은 시장이 오히려 연준을 도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시장 참가자들은 이제 심판이 아니라 공을 보고 플레이하는 법을 배우고 있으며 시장 가격은 자신들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방향과 규모에 따라 계속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시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금리 동결 배경으로 채권시장을 언급하며 “지난 42일 동안 연준이 정책적으로 크게 한 일은 없지만 시장은 상당한 일을 해냈다"고 말하기도 했다. 장기채 금리 상승이 금융여건을 긴축시키면서 시장이 연준을 대신해 정책 효과를 내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 같은 접근법이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장벽을 다시 높이려 하는 데다 이란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와 기대인플레이션까지 출렁이는 상황에서 연준이 정책 방향에 대한 힌트를 주지 않는 것은 시장 변동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증시는 FOMC 이후에도 극심한 변동성을 이어갔다. S&P500지수는 지난달 30일 1.66% 반등했고 31일 장 초반에도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이후 하락 전환했다가 다시 반등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한 끝에 강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지난달 29일 5.3% 급락한 뒤 30일에는 8.2% 급등했다. 이어 31일 장 초반에도 5% 넘게 올랐지만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한 채 0.07% 상승 마감했다. 일각에서는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국채금리 상승과 함께 자산 간 상관관계가 다시 높아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뉴엣지웰스의 브라이언 닉 포트폴리오전략 책임자는 “2022년처럼 국채금리와 자산군 간 상관관계가 동시에 급등하는 상황이 가장 큰 리스크"라고 말했다. 실제 연준은 2022년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섰고, 이는 미국 증시의 약세장으로 이어졌다. S&P500지수는 그해 1월 고점 대비 10월 저점까지 약 25% 하락했고 연간 기준으로는 19.4% 떨어지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씨티그룹 글로벌마켓의 스튜어트 카이저 미국 주식거래전략 책임자는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에 익숙해져야 한다"며 “앞으로 연준이 가이던스를 덜 제공할수록 이 같은 변동성은 더욱 자주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노턴 전략가는 이번 워시 의장의 기자회견은 특히 불안정했다며 9월 FOMC와 잭슨홀 심포지엄이 증시를 크게 흔들 가능성이 높은 이벤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반도체의 힘” 韓 7월 수출 1000억달러 육박 ‘역대 2위’

우리나라의 지난달 수출액이 1000억달러에 육박하며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대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두 달 연속 400억달러를 넘기며 실적을 견인한 덕분이다. 무역수지 흑자 폭도 300억달러를 넘겼다. 산업통상부는 지난달 한국의 수출액이 988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62.8% 증가한 수치다. 월간 기준으로는 지난 6월(1022억5000만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41억2000만달러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9.6% 뛰며 3개월 연속 40억달러 선을 넘었다. 효자 품목은 역시 반도체였다. 반도체 수출은 178.8% 증가한 41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6월(448억달러)에 이어 역대 월 수출 2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IT 전 품목 수출도 호조세를 보였다. 컴퓨터 수출액은 404.0% 급등한 47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무선통신기기 수출액은 갤럭시 S26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18억1000만달러, 디스플레이는 신제품 효과로 16억1000만달러를 나타냈다. 작년과 비교하면 각각 51%, 2.4% 늘어난 수치다. 이밖에 자동차(62억4000만달러, 7.0%↑), 선박(32억9000만달러, 46.9%↑) 등 대표 수출 품목들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9대 주요 수출지역 중 독립국가연합(CIS)을 제외한 8개 지역에서 수출이 일제히 증가했다. 특히 대중국 수출이 96.2% 증가한 216억8000만달러를 찍었다. 대미 수출은 174억3000만달러로 69% 뛰었다. 수출 물량과 금액이 동시에 올라간 덕분에 무역수지는 303억2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누적 수지는 1680억달러 흑자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1341억달러 증가했다. 반도체 효과로 우리나라 무역수지 흑자 폭이 커지고 있지만 글로벌 통상 시장에서는 불확실성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중동에서는 하루하루 전쟁 양상이 달라지고 있어 물류와 국제유가 관련 앞날이 불투명하다. 미국은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 수입 규제에 소홀하다며 각국에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각) 폐배터리나 수명이 다한 전자기기 등 핵심광물이 포함된 재활용 제품의 수출을 금지할 것을 상무부 장관에 지시했다. 미 당국은 엔비디아의 첨단 인공지능(AI)칩 블랙웰의 대중국 수출이 규정을 위반했을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앞으로 수출여건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는 주요 품목과 시장별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관세와 비관세장벽 등 통상환경 변화에 우리 기업이 적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가용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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