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日 다카이치 ‘대만 개입’ 발언 일파만파…중일 갈등 연예계까지 확산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으로 악화일로를 걷기 시작한 중일 갈등이 여행업계에 이어 연예계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중국이 보복조치를 강화시켜 일본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로 전망된다. 19일 홍콩 일간 성도일보와 중국신문망 등에 따르면 중국 음원플랫폼 QQ뮤직은 지난 17일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일본 보이그룹인 JO1(제이오원)의 광저우 팬 파티(팬미팅) 행사가 불가항력적인 이유로 취소됐다고 밝혔다. 행사는 오는 28일 광저우 ICC 환마오톈디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QQ뮤직 측은 이에 따라 19일로 예정된 VIP 멤버 전용 이벤트도 취소됐다고 설명했다. JO1은 '프로듀스 101 재팬' 시즌1을 통해 2020년 데뷔한 11인조 보이그룹으로 CJ ENM과 요시모토흥업이 한일합작으로 설립한 라포네 엔터테인먼트 소속이다. 중국에서 일본 아이돌의 공식 행사가 취소된 데 이어 일본에서는 한국 걸그룹의 중국인 멤버 관련 논란이 불거졌다. 걸그룹 에스파가 일본 NHK 연말 특집 프로그램 '홍백가합전'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에스파의 중국인 멤버인 닝닝의 출연을 막아야 한다는 청원이 제기됐다. 이 청원에는 전날 오후 기준 5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에 진출한 일본 연예인들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다는 발언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 본토 예능에도 출연한 적 있는 일본 가수 메이리아(MARiA)는 지난 18일 웨이보에 “중국은 내게 두 번째 고향이며 중국 친구들은 모두 내가 소중히 여기는 가족"이라면서 “나는 영원히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고 글을 올렸다. 같은 날 일본 배우 야노 코지는 “중국은 나의 두 번째 고향일 뿐만 아니라 '집'을 새로이 인식하게 해준 곳"이라며 “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영원히 지지하며, 여러분을 영원히 사랑한다"고 밝혔다. 야노 코지는 중국의 영화와 드라마에서 일본군 장교로 출연한 적 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하에 대만을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다카이치 총리의 최근 발언이 이 원칙을 심각하게 위배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대만 유사시'가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본 내부에서도 비판이 제기됐으나 다카이치 총리는 발언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해당 언사에 대한 고강도 비난을 넘어 일본 여행·유학 자제령과 일본 영화 상영 제한 등 강경한 조치 등을 잇달아 내놨다. 중국 주요 항공사들이 일본행 항공권 무료 취소 지원에 나선 가운데 지난 15∼17일 사흘간 중국발 일본행 항공권이 49만1000건 취소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전했다.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초화려! 작열하는 떡잎마을 댄서즈'와 '일하는 세포' 등 중국 개봉을 앞둔 일본 수입 영화들의 상영이 잠정 중단될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전세계적으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도 중국에서 개봉 사흘 만에 사실상 '불매' 수준의 위기를 맞았다. 이날에도 일본에 대한 중국의 추가 제재 카드가 나왔다. 중국 정부는 이날 정식 외교 경로를 통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중지하기로 했다고 일본에 통보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칼슨 캐피탈의 데이비드 판드리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반일 감정의 잠재적 확산이 중국 수요에 크게 의존하는 일본 기업들에 중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소매업 중심의 일본 주식을 피하고, 중국에 익스포져가 있는 소비재 관련주들을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중국인 매출 비중이 높은 화장품 기업 시세이도, 백화점 체인 이세탄미츠코시홀딩스 주가는 전날까지 2거래일에 걸쳐 11% 넘게 폭락했다. 같은 기간 일본 최대 항공사 전일본공수(ANA)와 일본항공(JAL) 주가도 4% 가까이 하락했다. 중국이 일본을 상대로 희토류 수출을 규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싱가포르에 위치한 자산운용사 아이패스트 파이낸셜의 후 유 애널리스트는 “갈등이 격화하거나 장기화할 경우 중국은 희토류와 같이 공급망을 장악하는 분야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2010년 자국 어선과 일본 해상보안청 배가 충돌한 뒤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중단한 데 이어 일본이 센카쿠를 국유화한 2012년에는 일본산 제품에 대한 통관 강화와 불매 운동으로 일본 경제에 타격을 입힌 바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AI 거품 논란’에 휘청이는 글로벌 증시…낙관론 나오는 이유는

인공지능(AI) 거품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휘청이고 있지만 이는 일시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받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7% 내린 4만6091.74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0.83% 하락한 6617.3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21% 밀린 2만2432.85에 장을 마쳤다. AI 거품 논란이 이날에도 뉴욕증시 3대 지수를 짓눌렀다. 다우존스와 S&P500 지수는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나스닥 지수도 2거래일째 내림세다. 특히 AI 및 반도체 관련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는 이달에만 7% 하락해 3월 이후 최악의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블룸버그통신이 자체 집계하는 아시아 반도체 지수도 비슷한 폭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일본 소프트뱅크, 대표적 벤처 투자자 피터 틸 등이 엔비디아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AI 산업에 대한 투자 열기가 본격적으로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부정적이다. 픽텟자산운용의 마크 볼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AI에 대해 전반적으로 우리가 너무 지나치게 흥분하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런 일이 발생하면 실망해 (기대치를) 초기화해야 할 것 같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실제 이달 초까지만 해도 AI 대장주로 꼽히는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이탈리아·스페인·아랍에미리트(UAE)·네덜란드 증시 전체를 합친 것 보다 컸다. JP모건체이스의 대니얼 핀토 부회장은 AI 산업을 겨냥해 “거기에는 아마도 (밸류에이션)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시장에서 제기되는 거품 우려와 달리 AI 산업과 이와 연관된 주식들의 상승 랠리가 지속될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조지프 장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글로벌 반도체 관련주들이 조정을 받았지만 이는 일시적이라며 AI에 대한 자본지출이나 사용량이 둔화되지 않는 한 반등이 나타날 것이란 주장을 폈다. 그는 “지금은 (AI) 파티의 초입 단계"라며 “파티에서 너무 일찍 나오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장 매니저는 또 “기업들의 투자 축소, AI 사용량 감소, 데이터센터·반도체 수요를 낮출 기술적 혁신을 비롯해 AI 산업의 둔화를 보여줄 징후들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며 “AI 기업들의 실적은 계속 개선되고 있고 메모리 가격도 상승세"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기적으로 테크·AI 사이클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라며 “펀더멘털에 변화가 없는 한 유동성에 따른 증시 조정은 대체로 매수 기회"라고 말했다. 또다른 자산운용사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의 하트위그 코스 다자산 성장 총괄은 “AI의 잠재력을 정확히 이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지금 단계에서 거품이라고 단정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머니+] 비트코인 시세 폭락, 원인은 따로 있다?…“치솟는 전기료가 결정적”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시세가 연일 하락하며 7개월 만에 9만달러선이 붕괴된 가운데, 미국에서 치솟는 전기료가 이러한 약세 흐름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12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9만2505달러에 거래 중이다. 최근 비트코인 시세는 인공지능(AI) 거품 우려, 10월 사상 최대 규모의 강제 청산, 연준의 12월 금리 동결 가능성, 기관투자자들의 매도세 등이 겹치면서 이달 들어 역대 최고가(12만6198달러·10월 6일) 대비 큰 폭으로 밀렸다. 전날 9만달러 아래로 떨어진 뒤 단기 반등에 나서며 저점을 확인하는 듯한 모습이지만, 기관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의 포트폴리오 다각화 역할에 점차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 불리며 인플레이션 헤지·가치저장 수단으로 주목받아 왔지만 실제 흐름은 위험자산과 높은 상관성을 보이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미국 전기료가 급격히 오르자 채굴업체들의 수익성이 압박받으며 매도 물량이 증가한 점도 약세 요인으로 지목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력 비용은 채굴 비용의 70~80%를 차지한다. 그러나 지난해 비트코인 반감기로 채굴 보상이 3.125 비트코인으로 줄어든 데다 AI 열풍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급증하자 전기료가 작년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CNBC에 따르면 미국 최대 전력 도매시장 운영기관인 PJM이 지불한 '용량확보 비용'은 2022년말 22억달러에서 지난해 147억달러로 500% 이상 폭증했고, 올해는 161억달러로 9% 추가 상승했다. 용량확보 비용이란 전력 수요가 급증할 때 발전소가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유지하게 하는 비용이다. PJM은 매년 경매를 통해 향후 필요한 발전소 전력 용량을 확보한 뒤 이를 전기요금에 반영한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이 연초 10만달러를 넘었을 때조차 채굴업체들의 수익성은 제한적이었다고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전했다 문제는 미국 전기료가 상승세를 이어갔다는 점이다. 미 노동통계국(BLS)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르면 전력 비용이 전년 동월 대비 5.1% 상승했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 비트코인 채굴 중심지인 텍사스 주에서 전기료가 크게 뛰었다. 텍사스 주의 전력망을 관리하는 텍사스 전기신뢰성위원회(ERCOT)에 따르면 올 3분기 도매가격은 전년 대비 18% 급등했다. 같은 기간 PJM 관할 지역에서도 가격이 13% 상승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내년 미국 전력 도매가격이 8.5% 더 올라 MWh(메가와트시)당 51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IEA는 전력 사용량이 지난해 200TWh(테라와트시)에서 2030년 400TWh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이처럼 전기료 부담이 커진 와중에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달부터 약세로 돌아서자 채굴업체들이 보유 물량을 본격 매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최근 투자노트에서 채굴 업계에 대해 “반감기 이후 수익성 압박과 전력시장 경쟁 심화라는 두 가지 악재가 겹쳤다"고 짚었다. 번스타인은 또 상장된 중견 채굴업체의 손익분기점은 비트코인 6만5000~7만달러 수준으로 평가하며 비트코인 가격이 9만달러 초반대에 유지되면 수익성이 급격히 낮아진다고 지적했다. 이를 반영하듯,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채굴업체들은 지난달에만 비트코인 21만개 이상을 가상자산 거래소들로 이체했다. 특히 비트코인 가격이 추락하기 지작했던 10월 마지막 2주 동안 이동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크립토이코노미닷컴은 “손실을 내면서 채굴에 나서는 업체들이 수익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채굴업체들은 이달 첫 2주 동안에도 7만1000개의 비트코인을 바이낸스 거래소에 보냈는데 이는 올들어 최대 규모다. 다만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전력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은 캐나다·스칸디나비아·중남미 지역의 채굴업체들은 아직 매도로 전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케이브리지대학 대안금융센터(CCAF)에 따르면 글로벌 해시레이트(채굴 연산 능력)의 52%가 수력·풍력·원자력 기반에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 가격이 추가 하락할 경우 이들 업체마저 매도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가상자산 옵션 거래소 데리빗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이 8만~8만5000달러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에 대비하는 '하방 보호 옵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또 시장에서는 올 연말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12만6000달러까지 회복할 가능성을 5% 미만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 마켓라이브의 브렌단 파간 외환 전략가는 “9만 달러가 유지된다면 디지털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다시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인사이트] 케데헌 열풍에 찬물 끼얹는 음주운전,  강력 처벌해야

필자는 외교관으로 근무하였기 때문에 세계 곳곳의 유적과 명승지를 볼 기회가 있었다. 특히, 역사가 오래되고 국토가 넓은 중국에서 10년 이상 근무하였기에 많이 볼 수 있었다. 동쪽 관문인 산하이관에서 시작하여 베이징의 빠다링 장성을 거쳐 서쪽 끝 지아위관에까지 연결된 만리장성은 볼 때 마다 그 장중함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지금 유튜브를 하면서 한양도성을 돌며 만리장성 못지않게 감탄하고 묘미를 느끼고 있다. 만리장성은 높은 산허리에 있어 접근하기가 쉽지 않지만 한양도성은 우리 생활공간 속에서 자리하고 있어 언제라도 갈 수 있다. 인왕산이나 북악산에 있는 도성 길은 조금 가파른 편이나,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고 여기저기에 얽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현존하는 왕궁 건축물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세계문화유산인 베이징 자금성도 크기에 압도된다. 그러나 경복궁도 규모가 상당하고 궁궐뿐만 아니라 연회를 베푸는 공간인 경회루 등이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다. 이 때문에 자금성보다 볼거리가 더 많다는 생각이 든다. 창덕궁은 궁궐 건축과 자연이 조화롭게 어울러져 있는 예술 공간으로 감탄을 자아낸다. 여러 물줄기가 합류하여 한양을 가로 흘렀던 청계천은 청정 도심하천으로 거듭나, 물고기와 백로, 왜가리, 청둥오리 등 철새들의 향연을 지척에서 볼 수 있다. 외국인들이 서울에 와서 감탄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K-팝 애니메이션 영화 케데헌 열풍으로 남산과 낙산, 북촌 한옥마을은 물론, 경복궁, 창덕궁 등 궁궐과 종묘도 외국인 관광객으로 넘쳐 난다. 과거에는 중국인, 청년층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서양인도 많고 노년층도 적지 않다. 외국인들의 감탄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 문화의 원류를 알아보기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을 찾는다. 금동 반가사유상 앞이 관람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룰지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그러나 이를 초치게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바로 음주운전이다. 최근 서울 도심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외국인들이 잇따라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일본인 관광객 모녀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방문하고 낙산 성곽길로 향하다가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어머니가 사망하고 딸이 중상을 입는 일이 발생했다. 효도여행중 변을 당해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강남구에서는 횡단보도를 건너던 30대 캐나다인 남성을 들이받아 치료 중 숨졌고, 같이 길을 건너던 20대 한국인 여성도 크게 다쳤다. 자국민이 한국을 여행하던 중에 음주운전 차량에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 언론들은 심각하게 다뤘다. 한국의 음주운전 사고는 일본의 6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일본도 과거에는 음주운전이 많았는데, 처벌 조항을 강화하니 줄어들었다고 한다.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낸 가해자에게 최고 30년까지 유기징역이 가능하다. 한국도 2018년에 이른바 '윤창호법'이 통과되면서 최대 무기징역까지 가능해졌으나, 대법원 양형 기준은 최고 징역 8년에 불과하다. 그리고 처벌 규정에 비해 실제 선고되는 형량이 턱없이 낮고 상당수는 집행유예에 그치고 있다. 이런 솜방망이 처벌로 인해 음주운전 재범률은 40%가 넘는다. '괜찮아'하면서 음주운전을 무슨 객기부리 듯이 하는 경향이 있다. 양형 기준을 대폭 높이고 집행유예가 아니라 실제 처벌받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동승자는 물론 음주운전자에게 차량이나 술을 제공한 사람까지도 처벌을 강화하여 공동책임을 확실히 지워야 한다. 특히, 대만처럼 음주운전자 얼굴 공개 조치를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 이강국

인도 “미국과 무역협상 1단계 타결 임박”…미국산 LPG 첫 구매

미국과 인도의 무역협상 1단계 타결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확정될 경우 미국이 인도에 부과한 상호관세가 현재 50%에서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라제시 아그라왈 인도 상무부 차관 겸 수석 협상관은 전날 기자들에게 “인도는 미국 협상팀과 주기적으로 협상을 이어왔으며 상호관세 문제를 다루는 1단계 합의가 대체로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에 상호관세 25%에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한다는 이유로 징벌성 관세 25%를 더해 총 50%의 관세를 지난 8월 말부터 부과하고 있다. 인도 측은 상호관세 50%를 낮추려 미국과 협상을 벌여왔으며 다양한 조치들도 별도로 취했다. 미국 정부가 지난달 러시아 대형 석유기업 로스네프트와 루크오일을 제재 대상에 올리자 인도 정유사들은 내달 인도될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여기에 인도 석유천연가스부 장관은 인도 국영 정유사들이 미국산 액화석유가스(LPG) 수입 장기계약을 처음으로 체결했다고 전날 발표했다. 이와 관련, 아그라왈 차관은 “미국산 LPG 수입은 협상 테이블의 요구사항은 아니지만 미국과 무역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측도 인도와 무역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17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인도의 대러시아 관계와 대미국 관계가 얽혀 있어 상황이 복잡한 부분이 있다"며 “인도와 미국 간 관계에 변수가 다양했지만 양국은 우호국으로 합의가 곧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0일 인도와의 무역협정 체결이 임박했다면서 인도에 부과한 50%의 관세율 인하를 시사한 바 있다. 미국은 인도의 최대 수출 시장인 만큼 인도산 상품 절반이 고관세 영향을 이미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의류·가죽·신발·보석 등 노동집약적 업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달 인도의 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2% 급감해 무역적자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中외교부 “‘대만 개입’ 발언 즉각 철회해야”…日경제 겨냥한 경고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개입' 시사 발언에 따른 파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일본을 향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18일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정례 브리핑에 따르면 이날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시아 국장은 중국을 방문한 가나이 마사아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회담을 가졌다. 류 국장은 이 자리에서 가나이 국장에게 다카이치 총리의 대중국 부적절 발언과 관련해 다시 한번 엄정하게 항의했고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 국장은 또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이 국제법과 국제관계 기본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전후 국제 질서를 훼손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일 4개 정치문서 정신을 심각하게 위배해 중일 관계의 정치적 기반을 근본적으로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발언의 성격과 영향은 극히 악질적이며, 중국 국민의 공분과 규탄을 불러일으켰다"면서 “중국은 일본 측이 잘못된 발언을 즉각 철회하고, 대중 문제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행위를 중단하며, 실제 행동으로 잘못을 바로잡아 중일 관계의 정치적 기반을 지킬 것을 엄중히 촉구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보복 조치로 일본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의 영자신문 글로벌타임스(GT)는 17일 사설격인 'GT 목소리(GT Voice)'를 통해 “다카이치 총리가 최근 대만 문제와 관련해 내놓은 과격한 발언은 이미 취약한 일본 경제에 불필요한 위험을 더하는 행위"라면서 “경제적 운신 폭이 더욱 좁아질수록 일본의 회복 여정은 한층 더 험난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어 “재정 압박, 인플레이션, 취약한 국내 수요, 외부 관세 충격 등 여러 어려움이 동시에 중첩된 상황에서 일본 경제에는 사실상 시행착오를 허용할 여지가 거의 없다"면서 “일본이 민감한 사안에 대해 경솔한 행동을 계속하거나 추가적인 지정학적 위험을 불러온다면,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경기 하방 압력은 증폭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중의원(하원)에서 '대만 유사시'는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발언 이후 중국 외교부는 13일 가나스기 겐지 주중 일본대사를 늦은 시간 초치해 공식 항의하는 한편, 이튿날 자국민에게 일본 방문 자제를 권고하는 등 본격적인 제재에 돌입했다. 이후 양국 도시 간 우호 행사가 취소되고, '짱구는 못 말려' 시리즈와 '일하는 세포' 등 일본 영화의 중국 내 개봉이 연기되는 등 사실상의 제재 범위가 넓어지는 형국이다. 한편, 인민일보는 18일 양보쟝·탕융량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 기고를 싣고 “대만 문제를 과장해 무력을 확장하려는 정치적 시도, 시대의 흐름과 중국의 통일 결심을 무시하는 군사적 모험주의는 반드시 중국 국민의 강력한 공격을 받을 것"이라면서 중국 측의 추가적 대응·제재 가능성을 내비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强달러에 일본 엔화 환율도 고공행진…155엔 돌파해 9개월만 최고치

달러 강세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후반에서 고착화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일본 엔화 가치도 9개월만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18일 오후 2시 43분 기준,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5.05엔을 보이면서 심리적 저항선인 155엔선을 돌파했다. 엔화 환율은 이날 오전엔 155.38엔까지 치솟기도 했다. 엔화 환율이 155엔을 넘어선 적은 지난 2월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2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17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 선물은 전장 대비 0.29% 오른 99.48를 기록했다. 여기에 '아베노믹스'를 지지해온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내각이 준비 중인 추경 규모가 예년보다 클 것이란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 다카이치 내각은 21일 결정할 경제 대책 규모를 17조엔(약 160조원), 이를 뒷받침할 추경 예산은 14조엔(약 132조원)으로 짜고 있다. 추경 예산 규모는 코로나19 때를 제외하면 아베 신조 총리 때인 2013년 이후 최대다. 다카이치 총리의 확정 재정 기조로 일본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지연할 것이란 예상이 엔화 가치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이를 반영하듯, 유로화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이 1유로당 180엔을 넘어서 1999년 유로화 도입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렇듯 엔화 환율이 고공행진하자 당국은 또다시 구두개입에 나섰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이날 각의(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외환시장에서 극도로 일방적이고 급격한 움직임을 보고 있다"며 “현 상황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외환시장의 과도한 변동성, 혹은 무질서한 움직임에 높은 긴장감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타야마 재무상은 지난 12일 “최근 들어 일방적이고 빠른 움직임을 목격하고 있다"며 “정부는 높은 긴박감을 가지고 과도하고 무질서한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며 구두개입에 나선 바 있다. 그는 지난 4일에도 “환율 시장에서 편향적이고 급격한 움직임을 목격하고 있다"며 “상황을 긴박하게 평가한다는 우리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다카이치 총리가 단기적으로 금리 인상을 자제하라는 의사를 명확히 밝힐 경우 미국 정부로부터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실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에 대해 견해를 내놓으면서 기준금리 인상을 촉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지난달 16일 “일본은행이 올바른 통화정책을 따른다면 엔화 환율은 적절한 수준에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고 8월엔 “그들(일본은행)은 금리를 인상해 인플레이션 문제를 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에브리씽 랠리’에서 ‘셀 에브리씽’…금·증시·비트코인 모두 “팔자”

글로벌 증시와 비트코인, 금 등 주요 자산 가격이 일제히 흔들리며 '에브리씽 랠리'가 주춤해지고 있다. 인공지능(AI) 거품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까지 부상하자 위험자산 투매 심리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비트코인은 7만달러까지 밀릴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8% 내린 4만6590.24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0.92% 하락한 6672.4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0.84% 밀린 2만2708.07에 장을 마쳤다. 다우존스와 S&P 500지수는 나란히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도 낙폭을 키우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8일 한국시간 오후 1시 9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5.3% 하락한 9만262달러를 기록 중이다. 비트코인 시세는 지난 14일 10만달러 밑으로 하락한 이후 낙폭을 확대했다. 이날 오후 12시 30분께 가격이 잠시 9만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이로써 올해 수익률은 -3%로 하락 전환됐고, 지난 7거래일 동안에만 15% 가량 폭락했다. 같은 시간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 가격은 5.39% 하락한 2999달러를 기록, 지난 7월 이후 처음으로 3000달러선이 무너졌다. 이더리움 시세는 지난 7일간 17% 가까이 급락했고 이 기간 리플(-14.75%), 바이낸스(-10.35%), 솔라나(-21.36%), 도지코인(-16%), 카르다노(-22.18%) 등 주요 알트코인 시세도 크게 하락했다. 코인마켓캡이 투자자들의 심리를 측정해 지수화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현재 15로 '극단적 공포' 수준까지 떨어졌다. 연준의 12월 금리인하 기대감이 약화된 데다 AI 거품 논란마저 겹쳐 위허마산 전반의 투자심리를 짓누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리서치업체 카이코의 애덤 맥카티 애널리스트는 “올 연말을 앞두고 연준과 AI 거품이 가상자산과 위험자산에 대한 두 가지 역풍"이라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특히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인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운영업체)들이 AI 인프라 투자를 위해 대규모 자본지출을 단행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수익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점이 AI 거품 논란의 핵심이다. 이날엔 아마존이 2022년 11월 이후 3년 만에 화사채 약 120억달러(약 17조6000억원)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메타, 아마존, 알파벳 등 빅테크들이 올해 AI 인프라에 약 4000억달러(약 586조원) 지출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와 동시에 시장에서는 연준이 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에 무게를 조금씩 싣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는 미 기준금리가 내달 동결될 가능성을 57.1%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1주일 전까지만 해도 이 확률은 37% 수준에 그쳤다. 이같은 관측에 글로벌 금 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12월 인도분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0.48% 하락한 온스당 4074.5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국제 금 시세는 지난 13일부터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위험자산 성격이 강한 구리, 원유 등의 원자재들도 내림세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과 구리 가격은 각각 0.15%, 0.48% 하락했다. 문제는 증시와 비트코인의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S&P500 지수는 이날 하락으로 139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50일 이동평균선 아래에서 종가를 형성했다. 재니 몽고메리 스콧의 댄 완트로브스키 기술적 전략가는 “증시는 이미 조정 국면에 들어섰으며,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며 S&P500 지수가 12월 말까지 5~10%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S&P500 지수가 6725 아래로 내려가면 추제 추종형(CTA) 투자자들이 매수에서 매도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UBS의 맥스웰 그리나코프 주식 파생 전략가는 S&P500 지수가 6500선마저 붕괴할 경우 CTA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더 가팔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2V 리서치의 존 로크 기술 분석 총괄은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나스닥 종목들이 더 많다는 점을 지적하며 나스닥 지수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예고했다. 그는 나스닥 지수가 앞으로 8% 가량 더 하락한 뒤 2만2000선에서 지지 여부가 시험될 것이라고 전했다.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에 대해서도 시세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9만달러, 8만5000달러, 8만달러 수준에서 하방 방어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스트래티지(전 마이크로스트래티지)와 같은 기업들의 '비트코인 비축' 전략도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스트래티지는 최근 비트코인 하락장에도 불구하고 지난 16일까지 7일 동안 8억3560만달러를 들여 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이로써 스트래티지가 보유한 비트코인의 총 규모는 617억달러로 불어났다. 그러나 스트래티지 내부에선 대차대조표 방어를 위해 일부 자산을 매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맥카티 애널리스트는 “AI 리스크는 위험선호 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며 “연준 위원들의 발언까지 겹치면서 비트코인의 하락 추세는 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지털자산 솔루션 업체 헥스 트러스트의 알레시오 콰글리니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조정이 아직 끝나지 않을 수 있다"며 “증시가 더 꺾인다면 비트코인은 7만달러 초반까지 시험받을 수 있고, 잠시 그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CNBC에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인사이트] 정치적 상상력을 초월하는 현실 정치

투수이자 홈런 타자인 오타니 쇼헤이가 미국 메이저 리그 포스트시즌 4차전에서 선발 투수로 나와 탈삼진을 10개 하고 타석에서는 홈런을 무려 3개씩이나 날렸다. 혼자서 북치고 장구까지 친 오타니의 활약은 영화라면 오히려 식상한 전개인데 실전이었기 때문에 더 만화 같이 느껴진다. 이날 승리로 다저스는 2025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4연승으로 2년 연속 월드시리즈로 진출했다. 정치적 상상력을 초월하는 만화 같은 일이 세계 곳곳의 현실 정치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른바 분권형 대통령제의 대표 사례 가운데 하나인 프랑스에서는 여론에 밀려 사퇴했던 총리(세바스티엥 르코르뉘)가 나흘 만인 10월 10일 다시 총리로 임명되었다. 그는 9월 9일 총리로 임명되었는데 27일 만인 10월 6일 사임했었다. 그는 다시 의회에서 불신임 대상으로 전락했다. 2024년 8월 파리 올림픽 직후 총리에 오른 미셸 바르니에도 12월에 의회 불신임안 가결로 사퇴했다. 그 뒤를 이은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도 2025년 2월 예산안 갈등 당시 신임투표에서 기사회생했다가 7개월 만에 또다시 신임 투표로 도전을 받았다. 그 사이 10월 21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전 대통령이 감옥에 구속되면서 5년 형기를 시작했다. 2025년 3월 프랑스 법원은 사르코지가 리비아 카다피 정권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선거자금에 사용했다고 5년형을 확정했다. 이보다 한 달 전인 9월 11일 감옥에 들어간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은 27년 3개월 징역형을 받았다. 2022년 대선에서 패배한 뒤 지지자를 선동해 의회에서 폭동을 일으키는 등 쿠데타를 모의했다는 혐의다. 2020년대에 쿠데타를 시도한 사례는 더 있다. 2021년 7월에 취임한 노동운동가 출신 페드로 카스티요 페루 전 대통령은 자신을 탄핵하려는 의회에 맞서 쿠데타를 준비하다가 반역죄로 체포되었다. 페루에서는 7년 동안 대통령을 벌써 5명씩이나 교체했다.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는 뇌물 수수로 탄핵 하루 전에 사임했고, 그 후임(마르틴 비스카라)은 뇌물수수로 탄핵되었으며, 그 후임(마누엘 메리노)은 격렬한 반정부 시위로 불과 5일 만에 사임했다. 그 후임(페드로 카스티요)의 다음인 디나 블루아르테 전 대통령도 거센 반정부 시위로 중도 퇴진했다. 다저스의 4연승도 아니고 페루에서는 4명의 전직 대통령이 같은 시간대에 같은 감옥에 수감된 기록이 있다. 페루의 수도 리마의 바르바디요 교도소에는 2001년부터 5년간 재임한 알레한드로 톨레도, 오얀타 우말라(2011-2016년), 마르탄 비스카라(2018-2020년), 페드로 카스티요(2021-2022년)가 함께 수형 생활을 했다. 친위 쿠데타를 시도해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을 받는 카스티요를 제외하고 모두 뇌물수수 혐의가 적용되었다. 이렇게 시끄러운 중남미에서 아직 사법처리된 대통령 사례가 없는 곳은 우루과이 정도로 꼽힌다. 우루과이는 지난해 영국 언론사(이코노미스트)의 민주주의 지수 평가에서 '완전한 민주주의'로 15등을 받았다. 다른 대통령제 중남미 국가와 달리 우루과이에서는 대통령 등 고위 공직자에게 관용 차량이 제공되지 않고 관사 대신 평소 자기 집에서 출퇴근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지난 9월에 공개된 국제민주주의·선거지원기구(IDEA)의 세계 민주주의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1년 사이 173개 국가 가운데 94개 국가에서 민주주의 수준이 악화된 것으로 확인된다. 한국도 그렇다. 정치적 불안정성을 기준으로 치면 한국이 프랑스와 비슷해 보이고 대통령의 반복된 탄핵과 감옥에 쿠데타를 비교하면 페루와 겹쳐 보인다. 소설보다 더 한 한국의 현실 정치, 정치적 상상이 더 빈곤해 보인다. 이준한

“국제유가 급락 없다”…역대급 과잉공급에도 OPEC+ 감산 가능성 낮은 이유

내년에 글로벌 원유시장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과잉공급이 예상되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 OPEC 산유국들의 모임인 OPEC+가 국제유가 방어를 위해 감산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브로커·애널리스트 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OPEC+가 내년 감산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는 8명에 그쳤다. 응답자 12명은 감산이 아예 없을 것으로 전망했고 나머지는 유가가 크게 요동치지 않는 한 감산 가능성이 낮다고 답했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이라크·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카자흐스탄·알제리·오만 등 8개국은 OPEC+와 별개로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자발적 감산을 결정했다. 이들은 올해 4월부터 증산 기조로 돌아서 220만 배럴 감산을 지난 9월까지 모두 되돌렸다. 165만 배럴의 또 다른 감산도 지난 10월부터 하루 13만7000배럴 증산을 통해 되돌리고 있는 단계다. 이들 8개국은 2023년부터 시작된 하루 385만 배럴의 감산 중 4분의 3이 당초 계획보다 1년 빠르게 복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미국 셰일 업계 등으로부터 시장 점유율을 되찾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에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내년 원유 공급이 수요를 하루 최대 400만 배럴 초과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0년을 제외하고 이는 사상 최대 규모다. 이렇듯 글로벌 원유시장에서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자 국제유가는 올 들어 15% 하락한 상태다. 지난 14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60.0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국제유가가 내년에도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OPEC+가 내년에 감산에 나설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다만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이와 반대된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내년에 공급과잉이 예상되지만 유가 폭락을 초래할 정도는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유라시아그룹의 그렉 브루 선임 애널리스트는 “수요가 급격히 둔화하고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아래로 떨어져 감산으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OPEC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적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저유가를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번 주 회동을 앞두고 있다. 일각에선 내년 예상되는 공급과잉 규모가 우려됐던 것보다 작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와 HSBC 등은 내년 공급 과잉 규모가 IEA 전망보다 작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중국이 전략비축유를 채우기 시작하면서 일부 초과 공급을 흡수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라이스태드 에너지의 호르헤 레온 분석가는 “내년 추가 감산 가능성은 낮다"며 “OPEC+는 점유율 회복이라는 전략적 방향성을 이미 명확히 한 상태다"고 전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