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AI에 올인하더니”…돌아온 건 증시 대폭락 경고 [이슈+]](http://www.ekn.kr/mnt/thum/202610/news-a.v1.20261030.d785b57b4cd64ad59cd118c265b2ccbe_T1.jpg)
미국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를 계기로 인공지능(AI) 투자와 수익성을 둘러싼 의구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빅테크들이 AI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정작 이러한 투자를 뒷받침해야 할 기존 핵심 사업의 성장세는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AI 기술이 기존 사업의 수익성마저 잠식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막대한 투자비용으로 현금흐름까지 악화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31일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플랫폼스 등 미국 4대 하이퍼스케일러의 올해 AI 관련 자본지출은 총 7500억달러(약 100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들 기업은 AI 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례 없는 규모로 부채를 조달하고 주식을 매각하는 한편, 수십억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고 있다. 전 세계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향후 부담해야 할 지급 의무도 수조달러에 달한다. 문제는 이러한 투자비용을 감당해야 할 기존 핵심 사업에서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알파벳의 3분기 실적에서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3% 급증했지만, 검색 및 기타 채널을 통한 광고 매출 증가율은 최근 5개 분기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광고 사업은 알파벳 전체 매출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핵심 수익원으로, 투자자들도 클라우드 사업의 호실적보다 검색광고 사업의 성장 둔화에 더욱 주목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실제로 구글 검색 매출은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시장 예상치인 14.7%를 밑돌았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는 검색 이용량이 최근 5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러한 이용 증가가 기대만큼의 매출 성장으로 이어지지는 못한 것이다. 특히 구글이 AI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검색엔진에 AI 기능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별도의 'AI 모드'까지 출시했다. 그러나 AI 모드 이용이 늘어나면서 기존 검색광고와 비교해 수익화 수준이 낮아지는 문제가 나타났다. 필립 쉰들러 구글 최고사업책임자(CBO)는 지난 28일 실적 발표 당시 AI 모드를 이용한 검색에 대해 “수익화 수준이 더 낮다"고 인정했다. 막대한 투자비용 탓에 현금흐름마저 악화하고 있다. 알파벳의 3분기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 90억7000만달러로, 2분기 기록한 58억5500만달러의 적자보다 적자 폭이 더욱 확대됐다. 그럼에도 알파벳은 올해 자본지출 전망치를 최대 2050억달러 수준으로 유지했으며, 내년에는 투자 규모가 더욱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아나트 아슈케나지 알파벳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27년 자본지출이 상당히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에서도 비슷한 경고 신호가 나타났다. 아마존이 지난 29일 발표한 3분기 실적에 따르면 광고 서비스 사업의 매출 증가율은 11%로 집계됐다. 이는 아마존이 2022년 광고 사업 실적을 별도로 공개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핵심 전자상거래 사업인 온라인 스토어 매출 증가율도 2%에 그쳤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은 최근 5년 만에 가장 빠른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기존 핵심 사업의 성장 둔화와 막대한 AI 투자비용에 대한 우려로 상쇄됐다. 아마존의 최근 12개월 기준 잉여현금흐름 적자는 지난 2분기 말 76억달러에서 3분기 말 424억달러로 확대됐다. 3분기 자본지출만 772억6000만달러에 달하면서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앤디 재시 아마존 CEO는 올해 22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며, 내년에는 이보다도 상당히 많은 금액을 지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빅테크들의 기존 사업에서 균열이 나타나고 현금 소진까지 가속하자 투자자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로이터 역시 그동안 투자자들이 빅테크의 공격적인 AI 인프라 투자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이제는 그러한 투자로 발생한 성장이 다음 투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는 더욱 확실한 증거를 요구하기 시작했다고 짚었다. 시노버스 트러스트의 댄 모건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은 이 모든 투자가 도대체 어떻게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의아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반영하듯, 뉴욕증시에서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모두 하락세를 이어갔다. 알파벳 주가는 지난 29일 12% 넘게 폭락하면서 하루 만에 시가총액 약 5000억달러가 증발한 데 이어 30일에도 1.4% 추가 하락했다. 아마존 주가 역시 30일 1.4% 하락했다. 메타 주가도 지난 21일 실적 발표 이후 12% 가량 떨어졌다. 메타 역시 3분기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 21억2000만달러를 기록하면서 2012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냈다. 이에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레이팅스는 AI 관련 투자지출 급증으로 재무구조에 대한 압박이 커지자 메타의 신용등급 'AA-'에 대한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S&P는 “메타가 AI 투자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은 다른 경쟁사들에 비해 제한적"이라며 “AI 투자로 발생하는 상당한 매출이 증가하는 비용을 언제부터 웃돌게 될지도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빅테크 주가 하락에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S&P500 지수는 이날 1.82% 내린 7580.07에 거래를 마감, 주요 지지선인 100일 이동평균선을 하회했다. 기술주 중심 나스닥100 지수는 장중 4.45% 하락해 기술적 조정장에 잠시 진입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준 MS도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MS는 3분기에 186억달러의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해 월가 예상치를 약 100억달러 웃돌았다. 이에 MS 주가는 실적발표 다음날인 29일 개장 후 급등했지만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30일까지 2% 가까이 하락했다. MS가 9년여 만에 처음으로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시장에서 250억달러를 조달하려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빅테크 기업들의 외부 자금조달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크다. 구글은 올해 채권 발행과 주식 매각 등을 통해 1400억달러 이상을 조달했으며 메타와 아마존의 자금조달 규모도 각각 625억달러, 98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막대한 현금 창출 능력을 바탕으로 투자를 확대해온 빅테크들이 AI 인프라 경쟁이 격화하면서 외부 자금조달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AI 수요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 그리고 AI 기술에 쏟아붓는 막대한 자금이 충분한 투자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을 더욱 키우고 있다. 이를 계기로 그동안 기술주 중심으로 이어진 증시 하락세가 업종을 가리지 않고 확산할 수 있다는 경고마저 나온다. 밀러 타박의 맷 말리 시장전략가는 “AI 투자에 따른 수익이 그동안 기업들이 약속해온 만큼 클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며 향후 몇 주간 투자자들이 직면할 가장 큰 문제는 미국 증시 내 순환매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AI 관련 기술주가 흔들리더라도 투자자들이 다른 업종으로 자금을 옮기면서 미국 증시 전체의 하락을 방어해왔지만, 이러한 흐름마저 중단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주요 주가지수가 더욱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한다면 투자자들이 다른 업종으로 자금을 옮기는 것을 멈추고 현금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특히 투자자들이 이미 1년 넘게 거품에 대한 경고를 들어왔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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