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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대홍수 사망자 633명으로 늘어…한국인 9명 수색 ‘총력전’

네팔과 중국 국경을 맞댄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발생한 대홍수 피해가 계속 커지고 있다. 사망자가 6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실종자도 3000명에 육박했다. 한국인 9명의 연락 두절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헬기와 인력을 동원해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우리 정부가 헬기 2대는 현장 수색 돌입···정부·기업 '한팀' 29일(이하 현지시각) 현지 당국과 외신 등에 따르면 네팔과 중국 티베트에서 이번 대홍수와 관련해 집계된 사망자는 총 633명으로 늘었다. 네팔에서만 626명이 숨졌으며 중국 티베트자치구 르카쩌시 지룽현에서도 7명의 사망자가 확인됐다. 실종자는 네팔 2426명, 중국 티베트 554명 등 모두 2980명으로 집계됐다. 전날까지 1924명이었던 네팔 내 실종자가 하루 사이 500명가량 증가하면서 피해 규모가 계속 확대되는 모습이다. 실종자 가운데는 외국인도 500명 이상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인도와 미국 등을 포함해 30여개국 출신으로 알려졌다. 수색이 본격화되면서 추가 실종자와 사망자가 확인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네팔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던 두산에너빌리티 직원 6명과 한국남동발전 직원 3명 등 한국인 9명은 여전히 연락이 끊긴 상태다. 우리 정부가 운용하는 헬기 2대는 이날 현장 수색에 들어갔다.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 소속 소방청과 경찰청, 외교부 인력이 헬기에 탑승해 사고 현장으로 향했다. 이날 오전에는 소방청 인원 4명이 탑승한 헬기가 현장을 향해 출발하기도 했다. 주네팔 한국대사관은 네팔 당국에 실종자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피해 지역의 좌표 등 위치 정보를 제공하며 수색·구조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해왔다. 신속대응팀을 이끄는 임상우 외교부 재외국민보호·영사담당 정부대표 역시 네팔 외교부 관계자 등과 접촉해 헬기 운항을 비롯한 구조 작업에 필요한 협조를 요청했다. 정부는 이날 외교부 직원 1명과 소방청 인원 8명 등 9명으로 구성된 신속대응팀을 추가로 네팔에 파견하기로 했다. 지난 27일 11명 규모의 1차 신속대응팀을 보낸 데 이어 현장 대응 인력을 보강하는 것이다. 한국남동발전이 임차한 헬기는 앞서 28일 네팔 군 당국의 승인을 받아 대홍수 피해 지역을 처음 수색했다. 2차 홍수 우려로 운항이 제한됐지만 일몰 직전 허가가 나오면서 고지대 등을 살폈다. 그러나 아직 실종된 한국인 9명을 찾았다는 소식은 나오지 않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도 헬기와 드론을 동원해 수색에 나설 계획이었다. 29일 오전에는 네팔 당국으로부터 운항 허가를 받았지만 비바람 등 악천후로 이륙하지 못했다. 이후 기상 상황이 다소 나아지면서 운항 가능성이 커지는 듯했지만 이번에는 네팔 당국이 외국 헬기 운항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다시 수색이 중단됐다. 네팔 군 당국은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헬기 운항을 제한적으로 허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 차원의 대응도 한층 강화됐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이날 대한항공 카트만두 직항편을 타고 네팔로 출국했다. 박 회장은 카트만두에서 실종 직원 수색·구조 상황을 직접 지원할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에서는 정연인 대표이사 부회장이 현장 대응팀을 이끌고 있으며, 남동발전에서는 윤장현 신성장본부장이 대응을 지휘하고 있다. ◇ “지질·기후 위험 한꺼번에 표출된 사례" 이번 재난은 단순한 집중호우를 넘어 히말라야 산악지역의 지질·기후 위험이 한꺼번에 표출된 사례라는 분석도 나온다. 연합뉴스가 최근 보도한 분석에 따르면 아시아 산악지역에는 약 9만5000개의 빙하가 존재하며,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빙하호가 불안정해지는 문제가 커지고 있다. 빙하와 빙하호 주변에서 발생하는 붕괴·범람이 대규모 홍수나 토석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 대홍수는 네팔과 중국 접경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재해로, 홍수와 토석류가 도로와 마을은 물론 발전소 건설 현장 주변까지 휩쓸었다. 특히 피해 지역의 도로가 대거 유실되면서 육상 접근이 어려워졌고, 헬기 역시 기상 악화와 현지 당국의 운항 제한이라는 이중 장벽에 가로막혔다 현지에서는 수력발전소로 연결되는 도로를 네팔 군인 등이 복구하는 모습도 확인됐다. 현재 수색의 최대 변수는 시간과 접근성이다. 실종자들이 어디로 이동했는지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려운 데다 산악지형과 도로 유실, 추가적인 악천후 가능성까지 겹쳐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두산·남동발전 ‘네팔 대홍수’ 현장 수색 작업 착수…헬기·드론 등 투입

네팔을 덮친 대홍수로 한국인 직원 9명의 연락이 끊긴 가운데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가 현장 수색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네팔 당국의 헬기 운항 허가를 받아 사고 현장 인근을 항공 수색하고, 헬기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는 드론을 투입해 실종자들의 행방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정부 역시 한국인 실종사 수색·구조 지원 등을 위해 현지에 정부 합동신속대응팀을 또 보낸다. 외교부 1명과 소방청 8명으로 구성된 정부 합동신속대응팀을 네팔 현지로 추가 파견할 예정이다. ◇ 한국인 실종자 소식 아직…정부 합동신속대응팀 추가 파견 29일(이하 현지시각) 정부와 기업 대응팀 등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와 남동발전은 네팔 현지에서 한국인 직원 9명의 소재를 확인하기 위한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연락이 끊긴 인원은 두산에너빌리티 직원 6명과 남동발전 직원 3명이다. 이들은 네팔에서 수력발전소 건설 업무를 수행하던 중 대홍수를 맞았다. 현장 접근이 가장 큰 문제다. 홍수로 도로가 유실되면서 사고 지역까지 차량을 이용한 이동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대응팀은 헬기를 활용해 사고 현장 주변을 살피는 한편 항공 접근이 쉽지 않은 지역에는 드론을 투입하기로 했다. 실제 28일에는 네팔 군 당국의 승인을 받아 헬기를 이용한 1차 수색이 이뤄졌다. 다만 당시 별다른 성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기상 악화와 추가 홍수 위험으로 헬기 운항 허가가 제한됐기 때문이다. 대응팀은 29일 운항 허가가 확보되는 대로 고지대와 산악지대를 중심으로 수색을 확대할 계획이다. 실종자들이 대피 매뉴얼에 따라 상대적으로 안전한 고지대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헬기가 접근하기 어려운 계곡이나 산비탈 등은 드론으로 살피는 방식으로 수색 범위를 넓힌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고에서 연락이 끊긴 한국인 9명과 별개로 현장에 고립됐던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10명은 모두 안전지역으로 이동한 상태다. 이 가운데 9명은 먼저 대피했고, 현장소장 1명도 현지 직원들의 안전을 확인한 뒤 안전지역으로 이동했다. 정부에서 추가 파견되는 대응팀은 이날 오후 2시 인천공항을 출발해 5시께 네팔 카트만두에 도착한다. 정부는 지난 27일 임상우 외교부 재외국민보호·영사담당 정부대표를 팀장으로 하는 11명 규모의 신속 대응팀을 네팔 현지에 파견했다. 추가로 파견되는 9명은 기존 대응팀과 함께 실종자 수색·구조에 나설 계획이다. 네팔 대홍수 피해 규모는 집계가 진행될수록 커지고 있다. 네팔 국가재난위험경감관리청 집계에 따르면 28일 오후 7시 기준 사망자는 579명, 실종자는 1924명이다. 특히 실종자는 앞선 집계인 977명에서 하루 사이 크게 늘었다. 이 가운데 외국인은 517명으로 파악됐다. 구조 작업도 대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네팔 당국은 28일 기준 4451명을 구조했으며, 1만5000명 안팎의 보안 인력을 현장에 투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산악지형과 유실된 도로, 계속되는 수위 상승 등으로 실종자 수색에는 여전히 상당한 제약이 따르고 있다. 이번 재난은 네팔의 수력발전 산업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실종자 가운데 수력발전 프로젝트에 투입된 근로자가 933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될 정도다. 한국 기업 직원 9명의 실종 역시 이 같은 대규모 수력발전 사업 현장에서 발생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건설에 참여하고 있는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 현장도 이번 홍수로 큰 피해를 입었다. 상부 시설과 베이스캠프 등이 사실상 유실된 것으로 파악되면서 인명 수색과 함께 사업장 피해 복구 문제도 향후 과제로 남게 됐다. ◇ 중국 티베트도 피해…양국 실종자 2482명 피해는 네팔에 국한되지 않았다. 네팔과 국경을 맞댄 중국 티베트자치구 르카쩌시 지룽현에서도 이번 홍수와 연관된 산사태가 발생했다. 중국 측에서는 28일 기준 5명이 숨지고 558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네팔과 합치면 양국 실종자가 2482명에 이른다. 중국과 네팔 당국은 육상과 공중을 오가는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산악지대라는 특성상 드론과 헬기 등 항공 장비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특히 추가적인 수해 가능성이 구조 작업의 변수로 떠올랐다. 상류 지역에서 토석류로 자연적인 물막이가 형성되면서 물이 다시 한꺼번에 쏟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실제 추가 홍수 위험으로 구조 작업이 일시적으로 중단되기도 했다. 대규모 재난으로 국제사회의 지원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인도·중국·미국·영국·일본·스리랑카·방글라데시 등 여러 국가가 자국 수색·구조팀의 현장 투입을 허용해 달라는 의사를 네팔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팔 정부의 입장은 신중하다. 네팔 외교부는 현재 자국 보안기관이 수색과 구조를 수행할 역량이 있다며 당장 다른 나라의 구조팀은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외국의 지원 자체를 거부한 것은 아니다. 전문적인 기술이나 지식이 필요해질 경우 구체적인 필요에 따라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번 네팔 대홍수는 단순한 자연재해를 넘어 해외 인프라 사업장의 안전관리와 재난 대응 체계까지 시험대에 올린 사건이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수력발전소와 같은 대형 프로젝트가 산악지대에 집중된 만큼 앞으로는 사업 자체의 경제성뿐 아니라 현지의 기후·지질 위험과 비상대응 역량까지 함께 따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6주면 끝” 트럼프 호언…6개월째 출구 없는 이란 전쟁 [이슈+]

이란에 대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으로 촉발된 중동 전쟁이 발발한 지 6개월을 맞았다. 이번 전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언대로 수주 안에 끝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제는 종전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운 장기 대치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28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외교·안보 싱크탱크 미국외교협회(CFR)의 스티븐 쿡 선임연구원은 “이 전쟁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이 4~6주 정도 지속될 것으로 생각했고, 이란이 효과적으로 저항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란은 이제 자신들이 가진 지리적 이점의 힘을 확인했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거나 관리하는 권한을 포기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쟁의 양상도 달라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군사적 압박 수위를 끌어올려 이란을 종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 했지만, 최근에는 '경제적 디데이'를 선언하며 이란의 자금줄을 옥죄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이날 미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는 이란을 겨냥한 '경제적 왕따 작전'의 일환으로 이집트에서 두 번째로 큰 은행인 방크 미스르의 아랍에미리트(UAE) 지점에 대해 미국 금융시스템 접근을 차단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전쟁의 향방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세계 핵심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들에 대한 이란의 공격이 계속되고 있고, 평화 협상도 사실상 결렬된 상태다. 이란은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수용돼야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대화 재개까지도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국제유가는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원유시장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현재 배럴당 88달러 수준으로 전쟁 발발 이후 20% 넘게 올랐다. 다만 지난 4월 기록한 배럴당 126.41달러의 고점과 비교하면 약 30%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 증시는 아직까지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인공지능(AI) 붐과 이에 따른 기업 실적 개선 기대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고유가 여파로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에 머물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증시에 부담을 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이날 미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인플레이션 목표치 2%에 대해 “확고하고 고정된 목표"라며 기준금리가 연준의 책무를 달성하기 위한 “가장 핵심적인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물가 둔화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전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CNBC에 따르면 백악관 관계자는 현재 이란과의 전쟁이 “최종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종전으로 이어질 획기적인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한다.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에서 이란과 에너지 분야를 담당하는 그레고리 브루 선임 애널리스트는 “이번 충돌은 사실상 교착 상태에 빠졌다"며 “현재 어느 쪽도 확전을 감행하거나 양보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적 디데이'에 대해 “이란이 굴복하기를 기대하며 관망하는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면서도 “성공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란은 미국의 경제적 압박에 직면해서도 매우 강한 회복력을 보여왔다"며 “1980년대 이후 최악의 경제 위기지만 이란 지도부는 미국의 요구에 굴복하기보다는 저항하고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방향을 선택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내다봤다.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윌 토드먼 선임연구원 역시 “경제 압박을 중심으로 한 전략이 이란을 굴복시키거나 협상에서 더 큰 양보를 하도록 강제할 수 있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중동문제 전문가인 데니스 로스는 “이란 지도부는 자국민에게 경제적 고통을 안기는 것을 개의치 않으며 트럼프 대통령보다 더 오래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경제적 고립 전략이 이란을 훨씬 강하게 압박하는 데 성공한다면 이란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거나 원유·가스 수출 시설을 공격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전쟁에서 무엇을 승리로 규정하는지조차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토드먼 연구원은 “미국의 승리가 어떤 모습인지 아직 정의되지 않았다"며 “이란 핵 프로그램 종식부터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정권 교체까지 목표가 광범위해 미국이 승리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수준의 양보를 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진단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베네수엘라 석유 얻었다”…트럼프, 650억배럴 통제권 확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막대한 석유 매장량에 대해 미국이 지분을 확보하는 초대형 거래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미국은 방금 베네수엘라와 세계 역사상 가장 큰 석유 거래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나의 지시에 따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높은 존경을 받고 있는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했다"며 “민간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베네수엘라에 있는 확인 석유 매장량 650억배럴 이상에 대해 미국이 과반의 통제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거래가 미국 납세자들에게 아무런 비용 부담 없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번 역사적인 거래는 미국의 석유 매장량을 두 배 이상으로 늘리고 미국의 석유 공급을 크게 확대할 것"이라며 “향후 장기간에 걸쳐 모든 미국인의 기름값을 상당히 낮추는 동시에 베네수엘라가 막대한 성공과 번영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거래는 이미 확대되고 있는 베네수엘라와 미국의 관계를 크게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이 정확히 어느 정도의 비중을 통제하게 되는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650억배럴은 미국 전체의 확인 원유 매장량을 웃도는 규모다. 올해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공개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미국의 확인 원유 매장량은 460억배럴로 전년 대비 1% 감소했다. 미국이 다른 국가의 경제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특히 이번 거래는 서반구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돈로주의'(19세기 먼로주의의 트럼프 버전)를 구현하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이 올해 1월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강제 축출하고 석유 판매권을 장악한 가운데 나왔다. 로드리게스 대통령 권한대행이 집권한 이후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관계도 적대에서 협력 관계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미국은 제재 완화와 국제 금융시장 접근권, 원유 판매 수입에 대한 통제 등을 복합적으로 활용해 베네수엘라의 정책 방향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최근에는 베네수엘라가 미국과의 논의 과정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탈퇴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나왔다.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량은 올해 들어 증가했지만 여전히 과거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7월 베네수엘라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116만배럴에 그쳤다. 이는 10년 전 생산량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물가 안 떨어진다”…‘매파’ 워시 발언에 9월 금리인상 확률 급등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며 물가가 목표 수준을 향해 빠르게 내려오지 않을 경우 추가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28일(현지시간) 워시 의장은 미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 연설에서 “기준은 분명하다"며 “기조적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목표를 향해 명확하고 충분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지 않다면 우리에게는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며 “그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워시 의장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겠다는 기존 방침도 재확인했다. 그는 2% 물가 목표에 대해 “확고하고 고정된 목표"라고 말했다. 특히 워시 의장은 “현재 금융 여건은 제약적이지 않다"고 평가하면서 기준금리가 연준의 책무를 달성하기 위한 “가장 핵심적인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물가 둔화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올여름 발표된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양호했지만, 기조적인 인플레이션 흐름이 의미 있게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이 2%를 웃돌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연준이 가장 우선적으로 집중해야 할 대상은 물가"라고 덧붙였다. 워시 의장은 금융시장이 연준의 물가 안정 의지를 신뢰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시장에서는 우리가 물가 안정을 달성할 것이라는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며 “그러한 신뢰가 옳다는 점을 확실히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가 안정은 저절로 달성되는 것이 아니며 인플레이션이 반드시 평균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것도 아니다"며 “안정적인 물가를 만들어내는 것은 연준의 임무"라고 재차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워시 의장의 이번 연설을 예상보다 매파적인 메시지로 받아들였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연설 이후 4.3%까지 상승한 반면 30년물 금리는 5.17% 수준으로 하락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채권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 금리가 3.75~4.0%로 0.25%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을 57.4%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하루 전만 해도 이 확률은 35% 수준에 불과했다. 아메리벳 증권의 그레고리 파라넬로 미 금리 전략 총괄은 “긴축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연준 의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며 “연설에서는 균형 잡힌 모습을 보이려 하고 있지만, 결국 연준의 금리는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나티시스의 크리스토퍼 호지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데이터에 의존해 움직인다는 점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며 “앞으로 어떤 지표를 주목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지표에 연준이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이전보다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상당 부분은 오는 9월 11일 발표되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장중 한때 하락세를 보였지만 이후 모두 상승 전환했다. 워시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연준의 강한 물가 안정 의지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장기 국채 금리가 하락한 점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겨울 다가오는데”…카타르, LNG ‘불가항력’ 추가 연장 [이슈+]

카타르가 액화천연가스(LNG)를 공급받는 유럽과 아시아 고객들에게 선언한 불가항력을 한 달 더 연장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카타르 국영 에너지기업 카타르에너지는 최근 파키스탄 고객들에게 LNG 선적 취소가 오는 10월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통보했다. 방글라데시로 향하는 LNG 공급에 대한 불가항력 조치 역시 9월 이후까지 연장된 것으로 전해졌다. 카타르에너지의 또 다른 고객사인 이탈리아 에디슨은 LNG 선적 취소 기간이 11월 초까지 연장됐다고 밝혔다. 유럽의 다른 트레이더들도 최근 카타르에너지로부터 비슷한 내용의 통보를 받기 시작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카타르에너지는 미사일 공격에 따른 생산 시설 파괴를 이유로 지난 3월 한국을 포함한 주요 수입국에 대한 LNG 장기 공급 계약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한 바 있다. 불가항력은 전쟁이나 천재지변 등 기업이 통제할 수 없는 예외적인 상황으로 인해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기 어려울 경우 책임을 면제받거나 이행을 연기하기 위해 발동하는 조치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서 카타르에너지의 LNG 공급 차질도 계속되고 있다. 앞서 카타르는 지난 6월에도 아시아와 유럽 일부 고객사들에 8월과 9월 인도 예정이던 LNG 화물의 선적 취소를 통보한 바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은 조금씩 회복되고 있지만 LNG 수송은 사실상 멈춰 있는 상태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동 분쟁이 발발하기 전까지 전 세계 LNG 물동량의 약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리스타드 에너지의 마사노리 오다카 애널리스트는“카타르는 LNG선을 호르무즈 해협에 투입하는 데 훨씬 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LNG선은 유조선보다 수가 적고 선박 가치가 훨씬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치 정보를 끄거나 고위험 항로를 통과시키는 것은 LNG선의 경우 유조선보다 자본과 안전 측면에서 훨씬 더 큰 베팅"이라고 덧붙였다. 카타르는 지난 7월 자국산 LNG를 운반하던 선박 2척이 공격받은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LNG 수송을 대부분 중단한 상태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도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않으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LNG 수송이 언제 정상화될지도 불투명하다. 그러나 카타르의 불가항력 조치가 추가로 연장되면서 LNG 물량 확보를 둘러싼 유럽과 아시아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미 유럽과 아시아의 LNG 가격은 전쟁 이전과 비교해 거의 두 배 수준까지 오른 상태다. 특히 겨울철 난방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기까지 공급 차질이 이어질 경우, 글로벌 가스 시장의 수급 불안이 한층 심화하면서 LNG 가격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AI 대신 골드바?”…금광株, 반도체 제치고 ‘역대급 폭등’ [머니+]

화폐가치 하락에 대비하는 이른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가 확산하고 국제금값까지 치솟으면서 글로벌 금광 관련주들이 이달 들어 폭발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공지능(AI) 열풍의 최대 수혜주로 꼽혀온 반도체주조차 금광주의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2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MSCI 글로벌 금광업 지수는 이달 들어 43% 폭등해 사상 최대 월간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열풍에 힘입어 올해 폭등했던 글로벌 반도체주도 월간 기준으로는 이 같은 상승세를 따라잡지 못했다. 실제로 MSCI 세계 반도체·반도체 장비 지수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지난 4월 각각 27%, 38% 오르며 올해 가장 높은 월간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금광주에는 미치지 못했다. 글로벌 금광업체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상장지수펀드(ETF)로는 '아이셰어즈 MSCI 글로벌 골드 마이너스 ETF'(RING) 등이 있다. 이 같은 금광주 랠리는 미국 재무부가 이달 초 국채 바이백(재매입)을 확대해 차입비용을 낮추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뒤 본격화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미 정부가 국채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금리를 끌어내리려는 움직임이 달러에 대한 신뢰도 우려를 키우면서 금과 비트코인 같은 대체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가 다시 부상한 것이다. 실제로 국제금값은 이달 들어 13% 가량 오르면서 지난 5월 이후 처음으로 온스당 4600달러대로 올라섰다.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금 현물 ETF의 금 보유량은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6만2000달러대에 머물렀던 비트코인 가격 역시 최근 급등세를 보이며 8만달러선에 근접했다. 또 블룸버그가 집계한 결과 금과 비트코인을 추종하는 ETF에는 최근 5거래일 동안 사상 최대인 70억달러(약 9조6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세계 최대 금 ETF인 'SPDR 골드 셰어스'(GLD)에는 약 34억달러(약 4조6000억원)가 들어왔고,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 ETF'(IBIT)에도 15억달러(약 2조원)가 유입됐다. 이에 따라 두 ETF는 뉴욕증시에서 지난 한 주 동안 유입액 기준 상위 10위 안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특히 GLD보다 많은 자금을 끌어모은 ETF는 '뱅가드 S&P500 ETF'(VOO)를 비롯한 소수에 불과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전문가들도 금 관련주들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스위스 민간은행 J.사프라사라신의 토마스 고지엑 주식부문 대표는 “주식 투자 관점에서 금 관련주는 우리가 가장 큰 비중으로 투자하고 있는 자산군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를 금 가격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하는 동시에 금이 각국 중앙은행들이 외환보유액을 다변화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전략적 자산이라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의 매튜 시 아시아태평양 스페셜리스트 세일즈·시장 테마틱 부문 대표 역시 대형 금광업체를 선호하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투자자들은 금에 대해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금 공급이 제한적인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의 꾸준한 금 매입과 ETF를 통한 자금 유입이 금값을 떠받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파하드 타리크 주식 전략가는 보고서에서 “ETF 자금 흐름은 그동안 금 현물 가격을 움직이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해왔다"며 “최근 금 ETF 보유량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재정과 지정학, 거시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보호 수단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팔까 버틸까”…워시 입에 증시 운명 달렸다 [이슈+]

글로벌 금융시장의 '빅 이벤트'로 꼽히는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이 개막한 가운데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통화정책과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워시 의장은 한국시간으로 28일 오후 11시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에 나선다. 잭슨홀 심포지엄은 각국 중앙은행 관계자와 경제학자 등 고위급 인사들이 모여 세계 경제와 주요 정책 현안을 논의하는 학술행사다.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주최로 27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진행되며 워시 의장의 연설을 제외한 대부분의 일정은 비공개로 진행된다. 올해 심포지엄 주제는 '금융 혁신: 지급결제와 정책에 대한 시사점'으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도 참석한다.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연준 의장의 연설은 통상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금리 인상기였던 2022년 제롬 파월 당시 연준 의장은 이례적으로 짧은 연설을 통해 경기 둔화를 감수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 결과 여름 랠리를 이어가던 S&P500지수는 당일 3.4% 급락했고 그 다음주에도 3.3% 추가 하락했다. 올해는 워시 의장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잭슨홀 무대에 오른다는 점에서 시장의 긴장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특히 연준 내부에서도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놓고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어 워시 의장이 어느 쪽에 무게를 실을지가 향후 금융시장의 방향을 좌우할 전망이다. 연준은 지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지만 당시 투표권을 가진 위원 3명이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지난달 금리 동결에 반대한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을 다시 목표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경제에 어느 정도 제약을 가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긴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역시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단기 금리가 오히려 완화적일 수 있다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현재 금리가 여전히 “완만하게 제약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도 “이번 인플레이션 충격이 지속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증거가 필요하다"며 “그런 증거가 확인되는 동안 기다리는 것은 괜찮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 국채 금리는 장기물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왔다. 미국 정부의 차입 확대와 인공지능(AI) 투자를 위한 기술기업들의 대규모 자금 조달 경쟁, 워시 의장의 물가 안정 의지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여기에 미 재무부는 장기채 금리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시장 개입에 나섰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최근 장기물 미 국채에 대한 바이백(재매입)을 확대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워시 의장은 그동안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포워드 가이던스(선제 안내)를 내놓지 않았다. 취임 이후 연준의 대외 소통을 축소해온 워시 의장이 이번 잭슨홀 연설에서 인플레이션과 통화 정책에 얼마나 명확한 신호를 제시할지가 관건인 셈이다.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9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약 34%로 반영하고 있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토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TV에서 “워시 의장이 어떤 가이던스도 제시하지 않는다면 장기금리가 훨씬 더 큰 폭으로 상승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HSBC의 디라지 나룰라 미국 금리 전략가는 “워시 의장의 잭슨홀 연설은 지속적인 장기체 매도세를 진정시킬 기회"라며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어떻게 반응할지 명확히 제시한다면 불확실성에 따른 기간 프리미엄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의 엘리아스 하다드는 워시 의장이 이번에도 명확한 통화정책 신호는 많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대신 연준 태스크포스(TF)가 검토 중인 대외 커뮤니케이션, 대차대조표, 경제 데이터, 생산성과 고용, 인플레이션 정책 체계와 관련한 초기 논의 내용이 소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베네수엘라 석유는 미국 것?”…OPEC ‘창설 멤버’ 흔드는 트럼프 [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향력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베네수엘라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탈퇴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유전의 대규모 지분 확보를 추진하는 가운데 OPEC 창설국인 베네수엘라까지 이탈할 경우 글로벌 원유시장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베네수엘라가 OPEC 탈퇴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OPEC 탈퇴가 미국 당국자들과 논의됐으며 아직 최종 결론은 나지 않은 상태다. 백악관과 베네수엘라 공보부는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 OPEC 탈퇴가 현실화할 경우 현재 베네수엘라에서 이뤄지고 있는 대대적인 정치적 재편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1월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강제 축출하고 석유 판매권을 장악한 가운데 나왔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가 보유한 막대한 유전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베네수엘라 정부와 거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양국 정부는 해당 사안을 놓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일부 유전에 대해 100년 장기 임대권을 설정하는 방안도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다른 국가의 경제에 이처럼 직접 개입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서반구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돈로주의'(19세기 먼로주의의 트럼프 버전)를 구현하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델시 로드리게스 대통령 권한대행이 집권한 이후 미국과 베네수엘라 관계는 적대에서 협력 관계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미국은 제재 완화와 국제 금융시장 접근권, 원유 판매 수입에 대한 통제 등을 복합적으로 활용해 베네수엘라의 정책 방향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베네수엘라를 미국의 '51번째 주'라고 표현해왔으며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원유를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 OPEC 창설국까지 이탈하나…산유국 카르텔 '균열' 베네수엘라가 미국과의 논의 끝에 OPEC 탈퇴를 최종 결정할 경우 글로벌 원유시장에도 상당한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베네수엘라는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이란, 쿠웨이트와 함께 1960년 OPEC을 창설한 5개 산유국 가운데 하나이자 남미의 유일한 회원국이다. 실제 탈퇴할 경우 생산량을 조절하며 60년 넘게 글로벌 원유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산유국 카르텔 체제의 균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OPEC은 잇따른 탈퇴로 현재 회원국이 11개국으로 줄었다. 2016년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2019년 카타르, 2020년 에콰도르, 2024년 앙골라가 OPEC을 떠났다. 지난 4월 말에는 산유량 3위인 아랍에미리트(UAE)가 생산량 쿼터제에 대한 불만 등을 이유로 OPEC 탈퇴를 발표했고, 이라크도 비슷한 문제를 이유로 지난 6월 탈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규모의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현재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 만큼 탈퇴 자체가 당장 국제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조사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지난 7월 원유 생산량은 하루 116만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10년 전 생산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현재 글로벌 원유시장은 이란 전쟁과 이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크게 좌우되고 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의 탈퇴를 계기로 OPEC의 결속력이 추가로 무너질 경우 산유국들이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생산 경쟁에 나서면서 2020년 벌어졌던 '유가 전쟁'이 재현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이때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수요 급감까지 겹쳐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 쿼터 족쇄 풀리면 증산…美·베네수엘라 '석유동맹' 구상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량이 다시 급증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현재 베네수엘라는 최근 수년간 산유량이 크게 감소한 탓에 OPEC의 생산량 제한을 적용받고 있지 않다. 그러나 한 소식통은 베네수엘라가 OPEC을 탈퇴해 향후 적용될 수 있는 생산 쿼터에서까지 완전히 벗어날 경우 장기적으로 원유 생산량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으며, 이는 국제유가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미국 역시 OPEC이라는 산유국 협의체의 제약 없이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에 대한 자체 계획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미국 석유공룡 셰브론은 지난 4월 베네수엘라에서 사업을 대폭 확대하기 위해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 PDVSA와 자산 교환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셰브론은 베네수엘라 오리노코 오일벨트에 위치한 대형 유전의 지분율을 49%까지 확대하고 다른 지역에 대한 추가 개발권도 확보하게 됐다. 일부 미국 당국자들은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동맹을 토대로 새로운 '석유 강국'을 구축해 OPEC의 영향력을 크게 약화시키는 구상까지 갖고 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겨울 앞두고 저장고 부족”…유럽, ‘에너지 위기’ 다시 덮치나 [이슈+]

유럽이 겨울철을 앞두고 천연가스 저장시설 비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가스 가격이 4년 전 에너지 위기 당시 수준으로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27일 CNBC에 따르면 유럽 시장의 벤치마크인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지난 25일 장중 메가와트시(MWh)당 68유로를 넘어 2023년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탄크레드 풀롭 모닝스타 선임 애널리스트는 혹한과 공급 차질이 동시에 이어질 경우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MWh당 90~120유로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중동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이 2027년까지 점진적으로만 정상화될 경우, 겨울철 유럽 가스 재고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기 위해서는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MWh당 100유로 이상으로 올라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스 가격이 충분히 올라 아시아의 LNG 수요를 억제해야만 유럽이 필요한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유럽 가스 가격이 MWh당 100유로를 넘어선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에너지 위기가 발생했던 2022년이 마지막이다. 유럽가스인프라(GIE)에 따르면 현재 유럽연합(EU)의 천연가스 저장률은 약 63%에 그치고 있다. 이는 이맘때 기준 역대 최저 수준 가운데 하나로, 최근 5년 평균보다 약 18%포인트 낮다. 이란 전쟁 여파로 중동 에너지 시설이 피해를 입고 호르무즈 해협 운항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중동 LNG 수출이 급감한 영향이다. 여기에 유럽을 덮친 기록적인 폭염이 가스 수급 부담을 키웠다. 여름철은 난방과 취사용 천연가스 수요가 계절적으로 감소하는 시기지만, 올해는 에어컨 등 전력 소비가 많은 가전제품 사용이 급증하면서 전력 수요가 크게 늘었다. 폭염으로 유럽 각지 원자력발전소가 가동을 중단하거나 출력을 낮추면서 원전 발전량이 감소한 데다 여름 내내 풍력 발전량도 부진해 유럽의 가스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다고 CNBC는 전했다. 에너지 애프펙츠의 맷 드링크워터 유럽 가스 부문 총괄은 “현재 유럽은 늦겨울 한파에 대비하기에 불충분한 수준의 가스 재고로 이번 겨울철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강한 엘니뇨 현상이 동북아시아의 초겨울 날씨를 온화하게 만들어 천연가스 수요를 낮출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늦겨울이 평년보다 더 추워질 위험도 높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중동산 LNG 공급이 얼마나 빠르게 회복되느냐가 향후 천연가스 수급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상황이 워낙 불안정한 만큼 공급 정상화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CNBC는 전했다. 중동산 LNG 공급이 겨울 이전까지 충분히 회복되지 않을 경우 유럽은 천연가스 가격 급등과 소비자 에너지 요금 상승에 직면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산업용 천연가스 소비를 제한하는 조치까지 필요할 수 있다고 드링크워터 총괄은 경고했다. 아시아와 유럽의 LNG 확보 경쟁도 치열하게 이어질 전망이다. 향후 12개월 동안 전 세계 LNG 공급 증가폭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컨설팅업체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카타르에서 진행 중인 신규 LNG 개발 프로젝트는 2027년 하반기가 돼야 완전한 생산능력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드맥킨지는 유럽이 단기적으로 천연가스를 대체할 수 있는 선택지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에너지 위기 영역에 접근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럽은 2027년 1월부터 러시아산 LNG 수입을 전면 금지할 예정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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