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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선택에 대가가”…이란, 한글로 ‘호르무즈 파병’ 경고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요청에 따라 군 병력과 자산을 호르무즈 해협에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이란이 한국을 향해 군사작전에 참여할 경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경고에 나섰다. 특히 한글로 “위험한 선택에는 대가가 따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이미지까지 게시하며 한국 정부를 직접 겨냥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7일 엑스(X·옛 트위터)에 한글로 작성한 게시물을 올려 “이란과 대한민국의 관계는 64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양국 관계는 줄곧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발전해 왔다"며 “이란은 대한민국과의 우호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적었다. 다만 그는 “현재 이란 국민은 미국의 침략적 행위에 맞서 스스로 방어하고 있으며 여성과 어린이를 상대로 한 미국의 전쟁범죄에 단호히 대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다른 국가가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적으로 주둔하거나 작전에 참여하는 것은 침략 행위의 당사자를 직접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으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아울러 “주권과 책임을 가진 어떠한 국가도 미국의 압력과 협박에 굴복하여 위대한 이란 국민을 상대로 한 침략 행위와 끔찍한 범죄의 공모에 가담해서는 안 된다"고 썼다. 바가이 대변인은 게시물과 함께 “위험한 선택에는 대가가 따릅니다"라는 한글 문구가 적힌 이미지도 게재했다. 한국 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군사 참여 가능성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대미협상 등 한미 현안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미국과 전략적 소통을 유지하면서도 투입 군사자산 후보군에 대한 재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파병 문제에 대해 “호르무즈 해협 자유항행의 조속한 회복과 중동의 평화·안정을 위한 실질적 기여 방안을 미측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며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선 현재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파병 준비 실무부처인 국방부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파병 문제에 대해 “적절한 시점에 공개할 것"이라며 진척이 있음을 암시했지만, 다시 결정된 것이 없다는 신중한 입장으로 돌아섰다. 이는 최근 호르무즈 해협 내 미국과 이란 간 무력충돌이 다시 일어난 상황과 무관치 않다. 미군은 지난달 30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기뢰 설치용 로켓발사대를 타격하면서 중동 갈등이 다시 격화했다. 이란은 요르단과 쿠웨이트 등 중동 지역에 위치한 미군기지를 공격했고, 미국은 이란 군사 시설과 유조선 등을 재차 타격하는 등 보복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밖에 새로운 해상 통제구역을 선포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미국은 해군력을 동원한 이란 봉쇄와 원유 수송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전쟁 종식을 위한 돌파구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이란전과 관련해 미국을 충분히 돕지 않았다는 주장을 반복하며 “기억해 둘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인사이트] 놀란의 <오디세이>에서 트럼프를 보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를 보는 내내 한 사람의 얼굴이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였다. 놀란 감독이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그랬다. 트로이 성벽이 무너지고 불길이 도시를 삼키는 장면에서 나는 3천 년 전의 그리스보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를 떠올렸다. 특히 아가멤논에게서 현대의 한 권력자의 모습을 보았다. 트로이 전쟁의 발단은 익히 알려져 있다. 스파르타 왕 메넬라오스의 아내 헬레네가 트로이 왕자 파리스와 함께 떠나자, 형 아가멤논은 동생의 치욕과 그리스의 명예를 내세워 여러 도시국가를 전쟁에 끌어들였다. 그렇게 시작된 전쟁은 10년을 끌었고, 마침내 트로이는 불탔다. 한 여인을 되찾겠다는 명분으로 시작한 전쟁의 끝은 한 문명의 파괴였다. 전쟁에는 늘 명분이 있다. 국가의 명예, 안보, 정의, 평화…. 그러나 그 명분이 언제나 전쟁의 진짜 목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힘을 가진 자의 욕망은 종종 그럴듯한 명분 뒤에 몸을 숨긴다.영화를 보면서 트럼프가 떠오른 것도 그래서였다. 그는 스스로를 '평화의 대통령'이라 부르지만 세계는 좀처럼 평화로워지지 않는다. 팔레스타인에서는 죽음이 이어지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은 북한군까지 끌어들이며 장기화됐다. 이란과의 전쟁 역시 끝을 보지 못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미국은 베네수엘라를 군사적으로 공격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했고, 이제는 동맹국 덴마크의 자치령 그린란드마저 미국의 전략적 이해를 위해 가져야 할 땅처럼 말한다. 전쟁을 끝내겠다던 대통령 아래에서 전쟁은 끝나지 않고, 세계의 불안은 오히려 다른 곳으로 번져간다. 물론 3천 년 전 아가멤논과 오늘의 트럼프를 그대로 겹쳐놓을 수는 없다. 그러나 둘 사이에는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다. 힘을 가진 자가 자신의 욕망을 공동체의 명분으로 바꾸는 방식이다.아가멤논에게는 '그리스의 명예'가 있었다. 그는 그 명분 아래 아킬레우스와 오디세우스를 비롯한 그리스의 왕과 전사들을 한 줄로 세웠다. 오늘의 명분은 '미국의 이익'과 '안보'다. 마음에 들지 않는 나라에는 관세를 부과하고, 제재를 가하며, 필요하면 군사력까지 동원한다. 적대국만이 아니다. 오랜 동맹국에도 더 많은 비용과 복종을 요구한다. 다른 나라의 영토와 자원,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운명까지 거대한 거래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듯하다. 나는 그런 모습에서 현대판 아가멤논의 능구렁이 같은 탐욕을 본다. 그러나 의 진짜 이야기는 트로이가 무너진 뒤에 시작된다. 그리스는 전쟁에서 이겼다. 난공불락의 성벽을 무너뜨리고 트로이를 지도에서 지워버렸다. 그러나 승리한 오디세우스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오랫 동안 바다를 떠돈다. 동료들은 하나둘 죽고, 자신도 수없이 죽음의 문턱을 넘는다. 전쟁은 끝났지만 전쟁의 대가는 끝나지 않았다. 그래서 는 승전가라기보다 승리의 대가를 묻는 이야기로 읽힌다. 전쟁에서 이겼다고 해서 인간도 승리한 것인가. 트로이를 없애버린 뒤 그리스는 더 행복해졌는가. 가자를 폐허로 만들면 이스라엘은 더 안전해지는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젊은이들을 계속 전장으로 보내면 유럽에는 평화가 찾아오는가. 이란을 폭격하고 베네수엘라를 힘으로 굴복시키면 미국은 더 위대한 나라가 되는가. 문명과 야만의 경계는 어쩌면 여기에서 갈린다. 문명은 얼마나 강한 군대를 가졌는가에 있지 않다. 얼마나 많은 영토와 자원을 차지할 수 있는가에도 있지 않다. 다른 나라의 주권을 존중하고, 나보다 약한 사람의 생명을 함부로 빼앗지 않으며, 힘이 있어도 모든 힘을 사용하지 않는 데 있다. 문명이란 힘을 행사하는 능력이 아니라 힘을 절제하는 능력인지도 모른다. 아가멤논에게는 트로이를 파괴할 힘이 있었다. 그는 그 힘을 사용했고 한 문명은 사라졌다. 하지만 승리한 그리스인들에게 평화가 찾아온 것은 아니었다. 아가멤논은 고향에서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고, 오디세우스는 이타카로 돌아가기까지 20년을 떠돌았다. 호메로스는 어쩌면 그 긴 세월을 통해 전쟁의 오래된 진실을 말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파괴하는 것보다 돌아가는 일이 더 어렵다고. 놀란이 오늘의 트럼프를 염두에 두었을 리는 없다. 그럴 필요도 없다. 좋은 영화는 감독의 의도를 넘어 관객이 사는 시대와 만난다. 나는 스크린에서 3천 년 전 아가멤논을 보고 있었는데, 자꾸 트럼프가 어른거렸다. 평화를 말하면서 전쟁을 늘 도발하고, 질서를 말하면서 세계를 불안하게 하며, 동맹을 말하면서 동맹국을 줄 세우는 권력자.영화관을 나서며 생각했다. 3천 년 전 사람들은 트로이를 불태우고 그것을 승리라고 불렀다. 오늘 우리는 그것을 신화라고 부른다. 그런데 우리는 정말 그 세계에서 얼마나 멀리 온 것일까. 성일권

“9천피 찍고 폭락했는데”…골드만삭스, 이번엔 믿어도 될까 [머니+]

코스피가 1만20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던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최근 조정 장세에도 한국 증시에 대한 강세론을 고수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티모시 모 아시아태평양 주식전략 총괄은 지난 4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코스피 목표치를 1만2000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모 총괄은 “우리는 여전히 이 목표치를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가 예상하는 기업들의 실적 달성이 그 근거"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은 이번 실적 사이클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스피 1만2000이라는 목표치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7.5배를 적용해 산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코스피의 선행 PER은 약 5.3배로, 최근 7년 평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어 한국 기업들이 골드만삭스의 이익 전망치를 실제로 달성할 경우 코스피 1만2000이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터무니없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3.34% 급등한 6910.78에 개장했다. 현재 지수 수준과 비교하면 약 74%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의미다. 골드만삭스의 해당 목표치는 코스피가 9000선을 향해가던 지난 6월 3일 제시됐다. 당시에도 월가에서 가장 낙관적인 전망 중 하나로 평가됐다. 이후 코스피는 같은 달 19일 9400선에 육박했지만 다음 날부터 하락세로 돌아선 뒤 7월 말까지 한 달 넘게 곤두박질쳤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투자 붐이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와 한국 증시의 변동성 확대 등이 맞물린 영향이다.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기록한 국내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 주주환원책까지 내놓았지만, 주가는 여전히 고점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럼에도 모 총괄은 글로벌 데이터센터 건설 경쟁이 메모리와 저장용 반도체의 심각한 공급 부족을 초래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가격 상승 흐름도 이어질 것으로 진단했다. 특히 내년에는 이 같은 수급 불균형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내년 자본지출은 1조2000억달러(약 1600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기존 전망치인 8000억달러(약 1060조원)에서 크게 상향된 수준이다. 모 총괄은 하이퍼스케일러들에 대해 “돈을 벌지 못하더라도 계속 투자할 수밖에 없다"며 “이는 메모리 산업에는 매우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투자는 컴퓨팅 수요를 끌어올릴 것이며, 컴퓨팅은 메모리를 매우 많이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코스피 상장사들의 이익이 약 360%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후 2027년에는 이익 증가율이 약 35%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모 총괄은 기업 이익 증가세가 결국 둔화할 것이라는 점은 이미 시장에서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이익 증가율 둔화 자체가 새로운 악재는 아니라는 의미다. 아울러 그는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 중국 업체들의 추격과 미국 내 데이터센터 건설 확대를 둘러싼 정치적 반발 가능성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그럼에도 향후 수년간은 펀더멘털 측면에서 첨단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에 유리한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이란 충돌 격화…트럼프, 한국에 “호르무즈 도와라”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무력 충돌을 이어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동맹국들의 역할 확대를 거듭 요구하면서 한국 정부의 선택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란 안보 최고책임자로 여겨지는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호르무즈 해협 외곽에 통제 구역을 발표할 것"이라고 이란 국영 프레스TV가 보도했다. 레자이 사무총장은 “이 구역은 미 해군이 설정한 봉쇄선에서부터 페르시아만 일대 해역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새롭게 설정된 구역에 진입하는 모든 선박은 이란의 제재 명단에 오르게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호르무즈 해협이 열려 있다는 미국 측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에 앞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자국이 승인하지 않은 항로를 이용한 유조선 3척과 미국과 연계된 선박 여러 척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이 이란 유조선들을 공격한 데 대한 보복 조치라는 설명이다. 미군은 앞서 이란 유조선 3척을 공격했으며, 이는 이란군이 탄도미사일로 미 해군 군함 2척을 공격한 데 대한 대응이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이란이 다시 보복과 재보복 공격을 주고받는 데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여부를 놓고도 양측 주장이 엇갈리면서 이번 중동 전쟁이 발발한 지 6개월이 넘었지만 종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이란의 석유 수출을 차단하기 위한 해상 봉쇄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다른 상선들의 안전한 운항을 지원하는 미 해군의 작전이 당분간 축소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라이트 장관은 이날 CNN 방송에 출연해 “이것이 미국만의 책임이어서는 안 된다"면서도 “그러나 이란이 입장을 바꾸거나 정부를 바꾸기 전까지는 우리가 그들을 상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 해군의 작전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는 국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현재로서는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항을 보장하는 데 미 해군이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라이트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에서도 “현재 이 흐름이 계속 이어지도록 보장하고 있는 것은 미 해군"이라고 말했다. 라이트 장관의 이번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 확보를 위해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에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나와 주목된다. 이날 백악관 관계자는 한국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군사적 기여 방안 등을 검토하는 것과 관련해 “한국은 중동산 원유의 주요 수입국 가운데 하나"라며 “우리는 한국이 역내(중동 지역)에 자원을 투입하기를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밝혔다. 미 국방부도 비슷한 입장을 내놨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연합뉴스 질의에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항행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나서서 지원해주기를 기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혀왔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병력이나 군사 자산 배치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한국 정부에 문의해달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이란전과 관련해 미국을 충분히 돕지 않았다는 주장을 반복하며 “기억해 둘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동맹국들이 미국을 위해 나서지 않는다면 미국 역시 일방적으로 동맹국들을 돕기만 할 수는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한국 정부도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실질적인 기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기여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군사적 기여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해외 파병까지 검토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한반도 대비 태세에 큰 손상이 있지 않은 범위 내에서는 운신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구체적인 기여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와중에 한국 정부 역시 군사적 기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향후 군사 자산 투입 여부가 주요 외교·안보 현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한국·네팔 합동구조대, 수력발전소 터널서 중국인 생존자 구조

네팔과 중국 국경 인근 히말라야 산악지대를 강타한 대홍수 발생 열흘 만에 수력발전소 터널에 매몰됐던 중국인 생존자가 5일(현지시간) 한국과 네팔 합동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이날 매몰된 주택에서도 60대 네팔인 여성이 발견되면서 이틀 동안 모두 4명의 생존자가 잇따라 구조됐다. 네팔군에 따르면 중북부 바그마티주 라수와 지역의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 공사 현장 터널에서 중국인 남성 루하이타오씨가 발견됐다. 네팔군과 한국 재난 전문가로 구성된 구조대는 터널 입구에서 약 225m 떨어진 지점에서 루씨를 찾아냈으며 그는 구조대원의 도움을 받아 걸어서 터널 밖으로 나왔다.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KDRT)도 이날 발전소 상부댐인 위어댐 인근 터널에서 중국인 생존자 1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KDRT가 해외 재난 현장에서 생존자를 구조한 것은 2007년 창설 이후 이번이 9번째다. 2023년 튀르키예 지진 당시에는 8명의 생존자를 구조했다. 이번 구조가 특히 주목받는 것은 해당 발전소가 실종된 한국인 9명이 근무하던 곳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구조대는 생존자 수색과 함께 현장에서 신원 미상의 시신 6구를 수습했으며 KDRT 역시 국적 불명의 시신 1구를 발견했다. 향후 한국인 실종자에 대한 수색 결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바그마티주 누와코트 지역에서는 토사에 매몰된 4층 주택에서도 생존자가 나왔다. 구조대는 건물 2층의 좁은 공간에서 64세 여성 찬드리카 슈레스타씨를 발견해 구조한 뒤 헬기로 수도 카트만두로 이송했다. 앞서 4일에도 트리슐리 3A 수력발전소 터널에서 네팔인 직원 2명이 구조됐다. 이들은 군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맥박과 호흡, 체온 등은 안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네팔 당국은 이번 홍수로 피해를 입은 12개 수력발전소에서 약 900명의 직원이 실종됐으며 이 가운데 500명가량이 터널 등에 갇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집중 수색을 벌이고 있다. 네팔 재난관리청에 따르면 이날까지 네팔 내 사망자는 1344명으로 집계됐다. 중국 시짱자치구 사망자 최소 31명을 포함하면 전체 사망자는 1375명이며 실종자는 네팔 5000명, 중국 531명 등 모두 5531명에 달한다. 신원 확인이 어려운 시신은 DNA 채취와 사진 촬영 등 식별 절차를 거쳐 임시 매장한 뒤 신원이 확인되면 유족에게 인도할 예정이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유가 급등에 물가 비상인데…트럼프 “전쟁 별것 아니다” [이슈+]

미국과 이란이 무력 충돌을 재개하면서 국제유가가 약 두 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뛴 가운데, 전문가들은 중동발 공급 차질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유가 추가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 반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전쟁이 끝나는 순간 공급과잉이 현실화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까지 폭락할 수 있다는 정반대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은 보복과 맞보복을 계속 이어가면서 정작 유가 하락의 전제인 종전은 더욱 멀어지는 모습이다. ◇ WTI 한 주간 10% 급등…美·이란 보복의 악순환 6일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지난 4일 배럴당 91.48달러를 기록해 지난 한 주간 10% 가까이 급등했다. 이는 종전 양해각서(MOU)가 무산된 이후 미국과 이란이 공격을 주고받기 시작했던 지난 7월 중순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글로벌 원유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가격도 이 기간 7% 넘게 올랐다. 유가가 다시 오른 배경에는 지난달 30일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기뢰 설치용 로켓발사대를 타격하면서 중동 갈등이 다시 격화한 점이 자리하고 있다. 이란은 요르단과 쿠웨이트 등 중동 지역에 위치한 미군기지를 공격했고, 미국은 이란 군사 시설과 유조선 등을 재차 타격하는 등 보복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5일(현지시간)에도 성명을 내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해역 순찰 중이던 미 해군 군함 2척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후 미군이 이란 원유 수송선 3척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브래드 쿠퍼 중부사령부 사령관은 “IRGC에 분명한 메시지를 전한다. 우리 선박 2척을 공격하면 우리는 3척을 타격해 더 큰 경제적 대가를 부과할 것"이라며 필요할 경우 이란의 원유 수송 선단을 추가로 공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럼에도 이란 해군은 성명을 내고 호르무즈 해협의 승인되지 않은 항로를 지나던 유조선 3척과 다른 해역의 미국 관련 선박 3척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이번 공격이 앞서 미군이 이란 유조선들을 타격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 주요 기관들 국제유가 전망 줄상향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이어지자 주요 기관들은 유가 전망치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 예상보다 오래 걸리고 있다는 점을 반영해 3분기 브렌트유 평균 가격 전망치를 기존 배럴당 80달러에서 86달러로 높였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 역시 단기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9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중동 지역의 무력 충돌이 더욱 격화할 경우 유가가 예상보다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증권사 파이퍼 샌들러도 올해 하반기 브렌트유 전망치를 지난 7월 제시했던 배럴당 80달러에서 90달러로 10달러 상향했다. 특히 중동 전쟁을 끝낼 외교적·군사적 진전이 전혀 없다며 현재 상황을 '교착상태'로 평가하고 “4분기 배럴당 90달러 전망마저 실제 가격을 과소평가한 것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헤지펀드들도 유가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 ICE 선물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헤지펀드 등 자산운용사들은 지난 1일까지 일주일 동안 브렌트유 선물·옵션 순매수 포지션을 3만7837계약 늘린 26만1435계약까지 확대했다. 이는 지난 5월 이후 약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에서도 미국산 원유에 대한 순매수 포지션은 지난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늘어났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 美 “이란 충돌 사소한 일…전쟁 끝나면 유가 40달러" 그러나 정작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시장과 정반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베선트 장관은 지난 4일 공개된 스티브 배넌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결국 이란과의 충돌을 지나가게 될 것이고 그때가 되면 유가는 내려갈 것"이라며 “이후 원유시장은 상당한 공급과잉 상태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에 새로 들어오는 원유가 워낙 많기 때문에 유가가 50달러, 어쩌면 40달러까지도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베선트 장관은 전쟁이 언제 끝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시점을 제시하지 않았다. 오히려 최근 미국과 이란이 연일 보복과 맞보복을 이어가면서 종전 가능성은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시장의 긴장감과는 온도차가 큰 발언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JD 밴스 부통령이 미국과 이란의 충돌을 전쟁이라고 규정하지 않은 점에 대한 설명을 취재진에 요구받자 “많은 사람들이 이를 전쟁이라고 부르지 않고, 나 또한 군사적 충돌이라고 부른다"며 “우리에게는 별것 아닌 사소한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지금 싸우고 있는 게 아니다. 간헐적으로 공격하고 있을 뿐"이라며 베트남전과 아프가니스탄전 당시 미군 희생자 규모를 언급해 현재 상황을 전면전과 구분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쟁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과 고유가가 공화당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을 의식해 전쟁의 심각성을 낮추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원유보다 더 오른 디젤…물가·국채금리까지 압박 문제는 국제유가 상승에 석유제품 가격 급등까지 겹치면서 충격이 에너지 시장을 넘어 물가와 채권시장, 실물경제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원유 가격 상승과 함께 디젤 등 연료 가격이 더욱 가파르게 뛰면서 세계 각국의 인플레이션 압력과 국채금리를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 에너지 가격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글로벌 경제성장까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리스타드 에너지의 클라우디오 갈림베르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디젤은 경제의 모든 부문에 영향을 미친다"며 “미국 국채금리가 이렇게 높은 이유 중 하나도 인플레이션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실제로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의 평균 디젤 가격은 갤런당 5.85달러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미국의 디젤 재고가 빠르게 감소한 상황에서 주요 농업지역이 수확과 파종 시기에 접어들면서 가격이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디젤은 트랙터와 수확기 등 농기계에 사용되는 핵심 연료다. 겨울철을 앞두고 디젤과 같은 계열의 석유제품인 난방유 선물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이란 사이 낀 韓…호르무즈 파병 검토에 긴장 고조

미국이 한국에 호르무즈 해협의 군사적 기여를 거듭 요구하는 가운데 이란이 한국의 참여를 자국에 대한 군사행동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 정부가 비전투 전력을 포함한 파병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에 들어가면서 미국의 동맹 압박과 이란의 반발 사이에서 외교·안보적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5일 외신 등에 따르면 이란 고위 안보·정치 당국자는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국의 군사작전에 참여할 경우 이를 이란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행동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미국이 한국에 군사적 협력을 요구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이 미국의 정책에 동참해 자국의 이해관계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이란의 경고는 미국이 한국의 참여를 공개적으로 압박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4일(현지시간) 한국이 중동산 원유의 주요 수입국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한국의 역내 자원 전개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에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을 위한 역할을 요구해왔다. 정부는 파병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일 한반도 대비 태세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군사적 기여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군사적 기여에는 전투뿐 아니라 비전투 임무와 수색 등 여러 선택지가 포함될 수 있다고도 했다. 현재는 해상초계기나 군수지원함 등 비전투 전력을 활용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관련 사안에 대해 진전된 결정은 없다면서도 여러 가능성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파병이 추진되면 국내 절차도 넘어야 한다. 정부 차원의 검토를 거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논의와 국회의 동의 등이 필요하다. 청와대는 아직 국회와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할 단계는 아니며 어떤 방식의 기여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선을 긋고 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9월 초 수출 7000억달러 돌파…세계 네 번째 연 ‘1조달러’ 가시권

우리나라 수출이 9월 초 7000억달러(한화 약 945조원)를 넘어서며 지난해 연간 최대 기록을 이미 갈아치웠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사상 첫 연간 수출 1조달러(1350조원) 달성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현실화하면 한국은 미국과 중국, 독일에 이어 세계 네 번째로 연간 수출 1조달러를 넘어선 국가가 된다. 5일 산업통상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올해 누적 수출액은 7094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연간 수출액 7093억달러를 넘어선 수준이다. 지난해 연간 실적을 117일 앞당겨 불과 248일 만에 경신했다. 올해 수출은 1월부터 8월까지 매달 역대 동월 최대치를 새로 썼다. 지난 6월에는 월간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7월과 8월에도 각각 990억달러와 983억달러를 기록하며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수출 증가세는 반도체가 주도했다. 올해 1~8월 반도체 수출액은 281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9.6% 급증했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40.6%에 달했다. 다른 주요 품목도 대체로 성장세를 보였다. 컴퓨터 주변기기는 전년 동기 대비 262.2% 늘었다. 석유제품은 40.7%, 무선통신기기는 28.1%, 선박은 12.4% 증가했다.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도 같은 기간 18.0% 늘었다. 반면 승용차와 자동차부품 수출은 각각 4.4%, 7.3% 감소했다. 지역별로도 주요 시장에서 수출이 확대됐다. 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76.1% 증가했다. 미국과 베트남도 각각 57.0%, 57.7% 늘었다. 유럽연합(EU) 수출은 19.0% 증가했다. 중동은 현지 정세 불안 등의 영향으로 9.8% 감소했다. 현재 흐름이 유지되면 연간 수출 1조달러 달성 가능성도 높다. 1조달러까지 남은 금액은 2906억달러다. 연말까지 남은 117일 동안 하루 평균 약 24억8000만달러를 수출하면 된다. 월평균으로는 750억달러 안팎이다. 올해 1~8월 월평균 수출액이 약 867억달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출 증가세가 다소 둔화하더라도 1조달러에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종욱 관세청장은 이날 이재명 대통령에게 현재의 수출 흐름이 이어질 경우 오는 12월 초 연간 수출 1조달러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수출액이 1조달러를 넘어선 국가는 현재 미국과 중국, 독일뿐이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네팔, 한국인 실종지역 도보 수색 전면 중단…조현 외교장관 ‘급파’

조현 외교부 장관이 대홍수로 한국인 9명이 실종된 네팔을 찾는다. 현지 정부에 실종자 수색을 위한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고 피해 복구와 재건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지원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5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이날부터 오는 7일까지 네팔을 방문한다. 시시르 커날 네팔 외교장관과 회담을 갖고 한국인 실종자 수색과 관련한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조 장관은 출국에 앞서 인천국제공항에서 “아직 소식이 없는 우리 근로자들의 가족과 만나고 함께 대책에 관해 논의해보겠다"며 “현장 구호팀과도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번 방문은 현지 수색 작업이 지형과 기상 여건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한국 해외긴급구호대(KDRT)는 전날 네팔군에 한국인 실종 추정 지역에 대한 도보 수색을 제안했지만 안전 문제로 허가받지 못했다. 실종자들이 근무했던 상부댐부터 발전소 터빈이 있는 파워하우스까지는 경사가 매우 가파른 산악지형이다. 네팔군은 도보 접근 대신 헬기를 활용한 항공 수색에는 협조하고 있다. KDRT는 네팔군 헬기를 지원받아 위어댐과 파워하우스, 옐로브릿지 일대를 살폈다. 드론 4대도 투입했지만 현재까지 한국인 실종자와 관련한 특이사항은 확인하지 못했다. 기상 상황을 고려해 항공과 드론을 활용한 수색을 이어갈 예정이다. 조 장관은 지난달 27일과 31일에도 네팔 외교장관과 통화하고 실종 추정 지역을 집중적으로 수색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방문에서는 현지에 머물고 있는 실종자 가족과 한국 기업 관계자를 만나고 수색에 참여 중인 KDRT도 격려한다. 조 장관은 홍수 피해 이후 복구와 재건 지원 방안도 네팔 정부와 논의한다. 그는 “네팔과 우리는 오랜 관계를 맺어온 우방"이라며 “앞으로 어떻게 재건할 것인지 네팔 정부 요인들과 논의하고 한국 정부의 지원·재건 참여 방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발생한 대홍수로 네팔과 중국 티베트자치구에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네팔 바그마티주 라수와 지역의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는 한국인 직원 9명이 실종됐다.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6명과 한국남동발전 소속 3명이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연준 긴축 안 무섭다”…3경 굴리는 큰손들이 담은 자산은 [머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에도 세계 주요 자산운용사들은 국제금값의 장기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금을 다시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인 아문디는 금값이 올해 말 온스당 5000달러까지 다시 오를 것으로 예상하며 최근 금을 매수했다. 금값이 올해 초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하락하는 과정에서 금 비중을 줄였던 픽테 자산운용과 로베코 자산운용,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등도 최근 금 보유량을 다시 늘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아문디 투자연구소의 로렌조 포르텔리 교차자산 전략 총괄은 “금은 현재 저평가돼 있고 좋은 헤지 수단인 데다 유동성도 충분한 자산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가 인터뷰한 12곳 이상의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일제히 금에 대한 낙관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인터뷰에 응한 모든 운용사가 예외 없이 최근 몇 주 사이 금 보유량을 늘렸거나 기존의 강세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들 회사의 전체 운용자산은 모두 합쳐 27조달러(약 3경6300조원)에 달한다. 금 투자 수요가 되살아난 흐름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집계하는 펀드들의 포지션에서도 확인된다. 지난달 25일까지 한 주 동안 펀드들의 금 순매수 포지션은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금값이 최근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온스당 4600달러를 뚫고 추가 상승하는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채권 매도세 속에 미 국채금리가 오르고 있는 데다 연준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최소 한 차례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 확산하면서 금값에 하방 압력이 가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인 만큼 통상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 포르텔리 총괄 역시 지난달 금을 매수했지만 추가 투자에 나서려면 향후 연준의 금리 경로가 좀 더 명확해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 최근 금값은 온스당 4700달러대까지 치솟았지만 지난달 28일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매파적 발언을 내놓은 이후 3% 가까이 급락했다. 이날에도 미국의 8월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크게 호조를 보이면서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자 금값은 1%가량 하락해 온스당 4400달러대로 밀렸다.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8월 미국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보다 16만2000명 증가했다. 이는 최근 5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으로,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5만3000명 증가의 3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자산운용사들의 금 강세론은 좀처럼 흔들리지 않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금값을 장기적으로 끌어올릴 구조적 요인들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에서다. 퍼머넌트 포트폴리오 패밀리 오브 펀드의 마이클 쿠지노 회장은 “이미 금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면 온스당 4000달러까지 떨어졌던 하락 구간은 매우 좋은 매수 기회였다"며 “장기적인 거시경제 투자 논리는 여전히 살아 있고 이는 금에 강세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금값이 장기적으로 “더 높은 고점과 더 높은 저점"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이 지지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앙은행의 금 순매입량은 289톤으로 역대 2분기 가운데 가장 많았다. 로베코가 다시 금 매수에 나선 것도 2분기 들어 중앙은행들의 매입이 가속한 것이 주요 계기가 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BNP파리바의 소피 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금 시장의 거품이 빠졌다"며 “이제 금값은 중앙은행의 매입과 포트폴리오 헤지를 원하는 자산운용사들의 수요 등 근본적인 요인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브랜디와인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트레이시 첸 포트폴리오 매니저 역시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고 그 과정에서 금값이 어떤 영향을 받더라도 투자자들은 거시경제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금을 계속 보유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폐가치 하락에 대비하는 이른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가 최근 다시 부상한 점도 금값 상승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미 재무부는 장기물 국채금리를 억제하기 위해 장기채 바이백(재매입) 확대를 최근 발표했다. 정부가 국채시장에 개입하는 과정에서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금과 비트코인 등 대체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미국 대표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를 설립한 레이 달리오는 미국의 부채 위기에 대비해 투자자들이 채권 비중을 줄이는 대신 금과 비트코인 투자를 늘리라고 권고했다. 뱅가드그룹의 케빈 캉 글로벌경제연구 책임자는 지난들 금값이 반등한 것을 두고 “사람들이 미국 달러가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여전히 신뢰할 수 있는지 다시 우려하기 시작한 것과 매우 일관된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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