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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열리나…美·이란 ‘휴전후 종전합의’ 소식에 증시 일단 환호

미국과 이란이 휴전 이후 종전 협상으로 이어지는 2단계 구조의 중재안을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지옥이 펼쳐질 것"이라며 최후통첩을 날린 지 하루 만이다. 다만 휴전 기간을 둘러싼 보도가 엇갈리는 데다 이란이 휴전 조건으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거부하면서 불확실성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중재국인 파키스탄이 양측의 적대 행위 종식을 위한 2단계 협상안을 마련해 미국과 이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중재안에는 양측의 즉각적인 휴전과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고, 이후 15~20일 이내 포괄적 합의를 도출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슬라마바드 협정(Islamabad Accord)'으로 명명될 가능성이 있는 이번 구상에는 해협 운영을 포함한 지역 차원의 관리 프레임워크가 포함되며, 최종 대면 협상은 이슬라마바드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최종 합의에는 이란의 핵무기 포기와 대이란 제재 완화, 동결 자산 해제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모든 요소가 이날 중 합의돼야 한다"며 초안은 파키스탄을 단일 소통 창구로 하는 전자적 양해각서(MOU) 형태로 체결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파키스탄 육군 참모총장은 이날 JD밴스 미국 부통령, 스티브 윗코프 미 중동특사,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각각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국과 이란 정부는 해당 제안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며, 파키스탄 외교부도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란은 중재안의 핵심 조건인 해협 재개방에 대해 선을 그었다. 이란 고위 당국자는 로이터통신에 “제안 검토 과정에서 어떠한 시한 설정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임시 휴전 조건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일시 휴전이 아닌 완전한 종전과 재공격 방지 보장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과 이란이 파키스탄, 이집트 등 중재국을 통해 1단계 45일 휴전 이후 2단계 종전으로 이어지는 협상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AP통신도 미국과 이란이 45일간 휴전과 해협 재개방을 포함한 초안을 전달받았다고 전했다. 이번 협상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이 7일 오후 8시(미 동부시간)를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을 열지 않으면 지옥을 보게 될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휴전 가능성을 일부 반영하는 분위기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6일 오후 5시 42분 기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0.15%, S&P500 선물은 0.4%, 나스닥100 선물은 0.7% 상승했다. 국제유가도 소폭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각각 전장 대비 1.68%, 0.8% 하락한 배럴당 109.67달러, 108.16달러를 기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란 전쟁에 노젓는 사우디?…5월 아시아 원유 판매가 역대급 인상 [머니+]

세계 주요 산유국이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가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 대한 원유 공식판매가격(OSP)을 사상 최대 폭으로 인상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6일 블룸버그통신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5월 아시아로 수출되는 아랍 경질유(아랍 라이트)의 OSP를 벤치마크 대비 배럴당 19.50달러로 책정했다. OSP는 사우디가 아시아로 수출하는 원유 가격을 두바이·오만산 원유의 평균 가격에 할인 또는 프리미엄(할증)을 더해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번 5월 물량에 적용된 프리미엄은 당초 정유업계가 예상했던 배럴당 40달러에는 못 미치지만, 역대 최대 수준의 인상 폭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사우디는 점유율 방어 차원에서 지난해 12월 OSP를 벤치마크 대비 배럴당 1.00달러 높게 책정한 바 있다. 이는 같은 해 11월 프리미엄(2.20달러)보다 낮아진 수준이다. 이후 아람코는 올해 1월과 2월 프리미엄을 각각 0.60달러, 0.30달러로 낮췄고, 3월에는 벤치마크와 동일한 수준으로 조정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OSP를 벤치마크 대비 배럴당 2.50달러로 높이더니 5월에는 배럴당 19.50달러의 '역대급 프리미엄'이 적용된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인 2022년 아람코가 책정한 최고 프리미엄은 배럴당 9.80달러였다. 사우디의 OSP는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이라크, 이란 등 걸프 지역 산유국들의 수출 가격 책정에 기준 역할을 하며, 아시아로 공급되는 하루 약 900만 배럴 규모의 원유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이 같은 OSP 인상은 국내 정유업계에는 통상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만큼 원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경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공습으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뒤흔들렸기 때문이다. 이란은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며 페르시아만 인근 국가들의 원유 공급을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브렌트유 가격은 50% 이상 급등했고, 각종 연료 가격도 동반 상승했다. 현재 걸프 지역 산유국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할 수 있는 대체 수출 경로를 보유한 국가는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두 곳뿐이다. 아람코는 홍해 연안으로 이어지는 송유관 가동을 하루 700만 배럴로 최대치까지 끌어올렸으며, 이 경로를 통해 하루 약 500만 배럴을 수출하고 있다. 이는 전쟁 이전 전체 수출 물량의 약 70% 수준이다. 사우디는 현재 서부 얀부항을 중심으로 아랍 경질유와 초경질유(엑스트라 라이트) 판매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아민 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CEO)가 최근에 언급한 바 있다. 반면 중질유 계열 원유 생산은 대부분 축소된 상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국제유가 150달러 넘을 수도”…이란 전쟁에 힘 못쓰는 OPEC+ [머니+]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에 대응해 증산에 나서고 있지만, 고공행진하는 국제유가를 안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OPEC+ 장관급 공동감시위원회(JMMC)는 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소속 8개국이 5월부터 원유 생산량을 하루 20만6000배럴 늘리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대상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카자흐스탄, 알제리, 오만 등이다. OPEC+는 “손상된 에너지 시설을 완전한 생산 능력으로 복구하는 데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며 “인프라 공격이나 수출 경로 차질 등 공급 안정을 위협하는 행위는 시장 변동성을 확대하고, 시장 안정 노력을 저해한다"고 밝혔다. 이들 8개국은 시장 점유율 회복을 위해 2023년 시행한 두 단계의 자발적 감산을 되돌리는 방식으로 작년부터 증산에 나서기 시작했다. 220만 배럴 감산은 지난해 9월 모두 되돌려졌고, 165만 배럴의 또 다른 감산도 작년 10월부터 하루 13만7000배럴씩 점진적으로 복원됐다. 다만 공급 과잉 우려로 올해 1~3월에는 증산이 일시 중단됐다. 그러나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원유 공급 차질이 현실화하고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OPEC+는 이달부터 다시 하루 20만6000배럴 증산에 나서기로 했고, 다음 달에도 이같은 증산을 이어가기로 합의한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증산은 상징적인 조치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컨설팅업체 에너지 애스펙츠는 호르무즈 해협 차질이 지속되는 한 OPEC+의 증산은 “이론적인 수준"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라이스태드에너지의 호르헤 레온 지정학 분석 책임자는 “핵심 변수는 OPEC+ 정책이 아니라 호르무즈 해협"이라며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이곳을 통과하는 만큼, 이 지역의 차질은 산유국들의 증산보다 훨씬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이번 증산으로 시장에 추가되는 물량은 거의 없다"며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상황에서는 OPEC+의 추가 공급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로이터 역시 이번 증산 규모가 호르무즈 봉쇄로 막힌 공급량의 2%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번 전쟁으로 전 세계 공급의 15%인 하루 1200만~1500만 배럴이 시장에서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란 전쟁의 수혜국으로 알려진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석유 생산과 수출 확대에 제약을 받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이날 보고서를 내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원유 수송 차질이 5월 중순까지 이어질 경우 국제유가가 사상 최고치인 배럴당 15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OPEC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는 일부 물량을 홍해 연안으로 우회 수출하고 있으며, UAE 역시 푸자이라 항을 통해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우회 수송만으로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평소 운송되던 막대한 물량을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이 같은 우려 속에 국제유가는 OPEC+의 증산 결정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6일 한국시간 오후 3시 8분 기준 브렌트유 6월물은 전장 대비 0.74% 오른 배럴당 109.84달러를 기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알라도 못 구한다”…욕설·조롱 날린 트럼프, 이란 진짜 때리나 [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시한을 또 한차례 연기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표면적으로는 이란 인프라 공격 유예 시한 만료를 앞두고 압박 수위를 대폭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로 보이지만, 새로 제시된 데드라인이 이란 국교인 시아파 이슬람 전통의 '아르바인' 시점과 겹치는 점에서 이번에는 실제 군사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화요일(7일)은 이란에서 '발전소의 날'과 '교량의 날'이 한꺼번에 일어날 것"이라며 “이와 같은 일은 지금까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빌어먹을 (호르무즈) 해협을 열어라, 이 미친 놈들아. 그렇지 않으면 지옥에서 살게 될 것이다, 지켜보라"라고 비속어를 사용한 뒤 뜬금없이 “알라에게 찬양을"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속 게시물에서 구체적인 시한도 제시했다. 그는 “미 동부시간으로 화요일 오후 8시!(한국시간 8일 오전 9시)"라고 적었다. 백악관은 해당 발언이 실제로 미국의 이란 공격 시점을 의미하는 것인지에 대한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처음으로 '48시간' 시한을 제시하면서 이란 발전소 공격을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시한 만료일인 23일 닷새 동안 공격을 중단한다고 발표했고 26일에는 유예 기간을 미 동부시간 기준 4월 6일 오후 8시(한국시간 7일 오전 9시)까지 열흘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심 인프라에 대한 공격 시점을 세 차례 미룬 셈이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압박하기 위해 이란의 핵심 인프라까지 타격 대상으로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발전소의 날', '교량의 날'이라는 표현은 유예 시한 종료 즉시 주요 인프라 시설에 대한 군사 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여러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도 이란을 향한 압박과 동시에 협상 가능성을 언급하며 합의를 촉구했다. 그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월요일(6일)에 합의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면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란의 석유를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ABC뉴스 인터뷰에서는 “이 충돌은 몇 주가 아니라 며칠 내로 끝나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그 나라 전체를 폭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악시오스,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도 협상이 실패하거나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지 않으면 발전소와 교량을 날려버리겠다고 거듭 주장했다. 더힐과의 인터뷰에서는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배제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번 연장은 단순한 시간 벌기가 아닐 수 있다는 분석에도 무게가 실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새 시한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가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지 40일째 되는 날과 맞물리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49재를 지내는 것처럼 이슬람 시아파는 죽은 지 40일째(아르바인) 되는 날에 망자를 추모하는 행사를 연다. 하메네이 사망 이후 이란 정부가 40일간의 공식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한 것도 이러한 시아파 전통과 맞닿아 있다. 이런 맥락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새 시한을 단순한 압박으로만 분석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알라에게 찬양을'이라고 언급한 점도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싣는다. 폭격 위협을 늘어놓은 뒤 이 말을 붙여 “네 신도 도와줄 수 없다"는 식의 냉소적 조롱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대로 이란을 실제로 폭격할 수 있다는 주장도 구준히 제기된다. 미 육군 출신 릭 크로퍼드 하원 정보위원장(아칸소·공화)은 폭스뉴스 '선데이 모닝 퓨처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내가 이란이라면 그를 시험하려 들지 않을 것"이라며 “그는 강단이 있고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공화)도 최근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이란이 계속 호르무즈 해협을 막고 외교적 해결을 거부한다면 그(트럼프 대통령)가 압도적인 군사력을 사용할 것임을 나는 확신한다"며 이란을 향해 “이란이 잘못 선택하면 대규모 군사 작전이 기다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WSJ는 미 당국자를 인용해 “핵심 참모들은 최근 비공식적으로 이란의 발전소와 교량을 정당한 군사 목표로 볼 수 있다는 논리를 제시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받아들였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6일 오후 1시(한국시간 7일 오전 2시) 예고한 기자회견에서 어떤 말을 할지가 현재로서는 최대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 개시 이후 보통 중대한 발표를 뉴욕증시 개장 전이나 폐장 후에 했는데 이번 회견은 장중에 잡혔다. 확전 가능성과는 별개로 물밑에서는 휴전 논의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악시오스는 미국과 이란이 중동 중재국들을 통해 최대 45일간의 휴전을 골자로 한 합의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합의는 휴전을 계기로 종전 협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2단계 구조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당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향후 48시간 내 합의에 이를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중재국들은 이란 측에 더 이상 시간을 끌 여유가 없고, 남은 48시간이 대규모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지옥 열린다”…트럼프 새로운 최후통첩, 이란 전쟁 중대기로 [이슈+]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격랑 속으로 빠져들며 중대 분수령에 진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지옥이 펼쳐질 것"이라며 최후통첩을 재차 꺼내든 가운데, 미국은 장거리 스텔스 미사일 'JASSM-ER'의 중동 배치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전쟁이 6주째에 접어든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데드라인을 앞두고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에 10일 내 (종전안에) 합의하거나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라고 했던 것을 기억하라"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옥이 펼쳐질 때까지 48시간 남았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이란이 48시간 이내에 아무런 위협 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가장 큰 발전소를 시작으로 이란의 각종 발전소를 공격해 초토화할 것"이라며 최후통첩을 보낸 바 있다. 그러나 시한 만료일인 23일 중동전쟁 해결을 위해 이란과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면서 이란 발전소 공격을 5일간 유예하기로 했다. 26일에는 “이란 정부의 요청에 따라 발전소 파괴의 기간을 미 동부시간 기준 4월 6일 오후 8시(한국시간 기준 7일 오전 9시)까지 열흘 중지한다는 것을 알린다"며 사실상 추가 시간을 부여했다. 이런 와중에 “지옥이 펼쳐질 것"이란 말과 함께 새로운 '48시간 최후통첩'을 보내면서 압박 수위를 끌어올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도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꽁무니를 뺀다)' 전략을 반복할지는 불확실하다. 이미 두 차례 공격 시한을 연장한 만큼 또다시 물러설 경우 미국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이란의 협상력을 키워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대로 합의에 실패할 경우 전쟁이 장기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대국민 연설에서 “우리는 그들을 매우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며 “향후 2~3주 내에 그들을 석기시대로 되돌려 놓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로 미국이 군사적 공세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향후 대(對)이란 군사작전은 스텔스 장거리 순항미사일 JASSM-ER을 사실상 총동원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무기 체계를 태평양 지역 비축분에서 이동시키라는 지시가 지난 3월 말 내려졌으며, 미국 본토를 포함한 다른 지역의 미사일도 중동의 미 중부사령부 기지나 영국 페어퍼드 공군기지로 재배치될 예정이다. 재배치가 완료되면 전 세계에서 운용 가능한 JASSM-ER 재고는 전쟁 전 약 2300발에서 약 425발 수준으로 급감하게 된다. 이와 별도로 약 75발은 손상이나 기술적 결함으로 사용이 어려운 상태로 전해졌다. JASSM-ER은 600마일(약 960km) 이상을 비행할 수 있는 장거리 정밀 타격 무기로, 적 방공망 밖에서 목표물을 공격하도록 설계됐다. 전쟁 발발 이후 4주 동안 미군은 1000발 이상의 JASSM-ER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상군 투입 등 추가적인 군사 옵션을 검토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측 간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미군의 F-15E 스트라이크 이글 전투기와 A-10 선더볼트Ⅱ 공격기는 전날 이란군에 의해 격추당했다. F-15E 전투기에 탑승한 조종사 중 1명은 전날 구조됐고 나머지 한 1명은 격추된 후 실종된지 약 36시간 만에 구조됐다고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보도했다. 특히 실종된 조종사를 구조하는 과정에서 미국과 이란 간 치열한 교전이 벌어졌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실종자가 있는 지역에 병력을 파견해 저지에 나섰으나, 미 공군 전투기는 이란군 진입을 막기 위해 공습을 진행하며 작전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당국은 이 조종사에 6만6000달러의 현상금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A-10 선더볼트Ⅱ조종사 역시 격추된 전날 무사히 구조됐다. 이로써 전날 이란에서 추락한 미군기 탑승자들이 전원 무사히 구조됐지만 이번 사건은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확인된 미군 전투기 손실 사례다. 이에 미국과 이란 간 종전 가능성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이란 지도부는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외무장관은 파키스탄의 중재를 통한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수용할 의사는 없음을 시사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 X를 통해 “파키스탄의 노력에 깊이 감사하며 이슬라마바드 방문을 거부한 적도 없다"면서도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우리에게 강요된 불법 전쟁을 끝내는 최종적이고 지속 가능한 조건"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군사 충돌이 격화될 경우 “중동 전역이 당신들에게 지옥이 될 것"이라며 미국과 이스라엘을 강하게 경고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전투기 격추에도 “협상 영향 없다”…트럼프, 발전소 타격 강행할까 [이슈+]

미국의 대(對)이란 군사작전에 투입된 전투기와 공격기가 이란군의 공격으로 잇따라 격추되면서 중동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난 2월 28일 개전 이후 처음으로 확인된 미군 전투기 손실 사례로, 교전 강도가 한층 격화되는 동시에 종전 협상 전망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공군의 F-15E 스트라이크 이글 전투기가 이란 남서부 상공에서 격추됐다. 이란 국영 매체들은 해당 전투기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대공 사격에 의해 격추됐다고 주장하며 잔해 사진을 공개했으며, CNN은 이를 미 공군 F-15E 자료 사진과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F-15E에는 2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1명은 비상 사출 후 미군 수색·구조 작전을 통해 구조됐다. 미군은 HH-60G 구조헬기와 C-130 급유기를 투입했으며 구조 과정에서 헬기 2대가 추가 공격을 받아 일부 탑승자가 부상을 입었지만 기지로 복귀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1명은 현재 실종 상태로, 이란 당국은 현상금을 내걸고 수색을 진행 중이다. 같은 날 미 공군의 A-10 선더볼트Ⅱ(워트호그) 공격기도 호르무즈 해협 인근 게슘 섬 남단에서 격추됐다. 미 당국자들은 단독 탑승한 조종사는 구조됐다고 뉴욕타임스(NYT)에 전했다. 이번 사건은 전쟁이 6주차에 접어든 가운데 처음으로 확인된 미군 전투기 손실 사례로, 미국과 이란 간 종전 가능성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그동안 제공권을 장악했다고 주장해온 미국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전투기 격추와 관련한 보고를 받았다고 미 백악관 측은 밝혔다. 그는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이 이란과의 협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더욱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그는 미군을 2~3주 내 철수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추가 군사 행동 가능성을 열어두는 등 상반된 메시지를 내고 있다. 특히 '이란을 석기시대로 되돌리겠다'는 대국민 연설 이후 미군은 수도 테헤란 인근 대형 교량을 공습으로 파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관련 영상을 게시하며 “이란에서 가장 큰 다리가 무너졌고 다시는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며 “더 많은 일이 뒤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예한 이란 에너지 인프라 공격 시한이 오는 6일 종료된다는 점이다. 이란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발전소 등 핵심 시설 타격 가능성이 거론되는 만큼 이번 주말이 전쟁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전투기 격추 소식 이후 트루스소셜에 의미가 불분명한 짧은 문장을 남겼다. 그는 “석유 가질 사람 있나?(KEEP THE OIL, ANYONE)"라고 적었는데, 전쟁 이후 이란 석유 확보 의지를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계류 중인 유조선의 원유를 동맹국들이 가져가라는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란 역시 쉽게 물러서지 않는 모습이다. 아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민간 시설에 대한 공격은 이란 국민을 굴복시키지 못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CNN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개전 이후 1만2000회가 넘는 공습을 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미사일 발사대 약 절반이 여전히 온전한 상태로 남아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수천 기에 달하는 일회용 공격 드론도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주변 걸프 국가들을 향한 공격도 이어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쿠웨이트 미나 알아흐마디 정유소가 드론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으며, 아랍에미리트(UAE)의 합샨 천연가스 시설도 요격 과정에서 발생한 파편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이란 드론을 격추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여론조사에서 군사작전에 대한 반대와 경제적 우려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종료 이후 에너지 가격이 빠르게 안정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동시에 최근 고용 지표 개선을 자신의 경제 성과로 부각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나의 경제 정책은 강력한 성장 엔진을 만들어냈고 그 어떤 것도 이를 멈출 수 없다"며 “관세가 촉발한 리쇼어링과 투자 확대에 힘입어 공장 건설 일자리가 증가했고, 무역적자는 1년 만에 52%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미 노동부에 따르면 3월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17만8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5만9000명)를 크게 웃돌았다. 실업률은 4.3%로 집계, 한 달 전 수치이자 전문가 예상치인 4.4%를 밑돌면서 노동시장 둔화 우려가 일부 완화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무조건 美주식 투자” 깨졌나…트럼프 상호관세 1년의 역설 [머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심 정책으로 내세운 상호관세가 지난 1년 간 글로벌 금융시장의 투자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쳐왔는지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2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미국이 그동안 다른 나라와의 무역에서 갈취당해왔다고 주장하며 '미국 해방의 날'을 선포하고,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통상 정책을 발표했다. 국가와 관계없이 기본적으로 1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국가별 무역장벽 등을 반영한 징벌적 성격의 추가 관세를 적용해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한국의 경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미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가 사실상 없는데도 25%의 관세가 책정됐다. 이는 미국이 주도해온 자유무역 기반의 국제 통상 질서가 근본적으로 흔들린 사건으로 평가된다. ◇ 철강·의약품 관세 확대…불확실성 지속 정책 발표 직후 글로벌 금융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미국 주식·국채·달러가 동시에 약세를 보이는 이른바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후에도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정책 기조 속에서 높은 변동성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협상 압박 수단으로 반복 활용하면서 정책 신뢰도가 흔들렸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아부사(ABUSA·Anywhere But the USA, 미국만 아니면 된다)' 전략과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 트럼프는 결국 후퇴한다)' 트레이드 등이 새로운 투자 전략으로 부상했다. 상호관세는 지난 2월 미국 연방대법원의 위법 판결로 무효화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정책을 더욱 확대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대법원 판결 직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10%의 '글로벌 관세'를 도입했고, 이를 15%까지 인상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와 동시에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교역국을 상대로 무역법 301조 조사에 착수했으며, 무역확장법 232조를 활용한 품목별 관세 확대도 병행하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2일(현지시간) 철강·알루미늄·구리 함량이 높은 파생제품에 대해 제품 가격 기준 25%의 관세를 일괄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존에는 원재료 함량 비중에 따라 관세가 부과됐지만, 앞으로는 완제품 가격을 기준으로 적용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수출하는 한국 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은 의약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령에도 서명했다. 다만 한국·일본·유럽에는 15%, 영국에는 10%의 별도 관세율이 적용된다. ◇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S&P500…투자공식 깨졌다 이렇듯 미국의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글로벌 투자자들은 미국 자산에 대한 익스포져를 재검토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AJ벨의 러스 몰드 투자 디렉터는 “관세 정책과 강압적인 무역 전략,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도전, 중남미와 중동에서의 군사 개입, 그린란드 관련 긴장 고조 등이 맞물리면서 '미 예외주의'에 대한 기존 내러티브가 재평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해방의 날' 이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발언이 큰 영향을 미치는 환경 속에서 투자자들은 자본 배분에 있어서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미국 증시는 (지난해 4월) 저점 이후 강하게 반등했지만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모습처럼 더 이상 가장 우선적인 투자처로 선택되지 않고 있다"며 “더 이상 '미국 우선, 나머지는 그 다음'이라는 공식이 통하지 않게 됐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CNBC에 따르면 이날까지 지난 1년간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6.73% 올랐다. 반면 코스피 지수는 무려 109% 가까이 폭등했고 일본 닛케이 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 영국 FTSE 100지수는 각각 46.85%, 43.31%, 20.04% 상승했다. 이에 대해 드비어 그룹의 나이절 그린 최고경영자(CEO)는 “S&P500은 여전히 수익을 내고 있지만 자금 흐름의 구조가 달라졌다"며 “자본이 미국에서 빠져나간 것은 아니지만 신규 자금의 방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인도, 일본, 동남아 일부 지역으로의 투자 비중이 증가하고 있으며, 기관투자자들이 미국 정책 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더 이상 미국을 하나의 기회로 보지 않고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섹터를 선별하는 한편, 무역 리스크에 노출된 기업은 회피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예외주의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지만 더 이상 자동으로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시장의 장기 경쟁력을 고려하면 여전히 핵심 투자처라는 반론도 나온다. 에블린파트너스의 다니엘 카살리 파트너는 “해방의 날 이후 1년간 파운드화 기준 MSCI 미국 지수는 14% 올랐지만 18% 상승한 MSCI 세계지수(ACWI)에는 못 미쳤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미 우선주의' 정책과 예측 불가능한 행보가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고 짚었다. 다만 그는 “미국 주식 비중을 줄이는 전략이 지난 1년간 유효했다고 해서 미국이 장기적으로도 부진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미국 경제는 여전히 주요 선진국보다 높은 성장성을 유지해왔고, 혁신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투자의 핵심은 분산이며, 미국과 글로벌 시장 간 균형 잡힌 익스포저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김병헌의 체인지] 호르무즈 위기와 트럼프 정치의 비용

도널드 트럼프는 세계를 상대로 정치하지 않는다. 트럼프는 미국 유권자를 상대로 정치한다. 문제는 정치의 파장이 국경을 넘는다는 데 있다. 그 비용은 한국을 포함한 세계가 나눠서 치른다는 대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 2일, 트럼프의 대 이란 발언은 그 본질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이란을 “석기시대로 되돌릴 수 있다"식의 경고를 했고, 동시에 호르무즈 문제에 대해서는 “이해관계 있는 나라들이 해결하라"고 출구 카드를 던졌다. 압박은 극단으로, 책임은 분산으로. 강하게 치고 빠지는 전형적인 방식이다. 메시지는 간단하지만 그 여파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가능성을 시사하는 순간부터 세계는 즉각 반응했다. 유가는 요동치고, 해상 운임은 치솟으며, 금융시장은 불안정해졌다. 그 순간 세계경제는 이미 전쟁 상태에 들어간 것이다. 당시 이 장면은 지금 시대의 특징을 정확히 보여준다. 전쟁은 더 이상 전장에만 머물지 않는다. 에너지, 물류, 금융이 동시에 흔들리는 복합 충격으로 확산된다는 사실을. 더 중요한 대목은 이런 방식의 선택이 왜 반복되는가이다. 답은 트럼프의 정치 스타일에 있다. 그는 외교를 관계가 아니라 거래로 본다. 동맹도, 분쟁도 결국 비용과 이익의 계산인 것이다. 복잡한 국제 질서는 그의 방식 안에서는 단순한 구조로 재편된다. 힘으로 밀어붙이면 상대는 반응하고, 그 반응을 다시 협상으로 연결하는 공식이다. 여기에 쇼맨십이 결합된다. 우리는 관세 문제에서 경험한 적이 있다 그의 발언 하나, 이미지 하나가 곧 정치다. 다만 모든 메시지는 미국 국민을 향한다. 국제 무대는 미국 내 정치의 연장선일 뿐이다. 이 과정이 웬지 낯설지 않아 보인다. 대문호 헤밍웨이 작품 노인과 바다에서의 노인이 떠오른다. 늙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인다. 물고기를 놓지 않으며 끝까지 버틴다. 트럼프 역시 그렇다. 밀어붙이고, 버티고, 물러서지 않는다. 물론 결정적인 차이는 있다. 노인의 싸움은 인간 존엄을 위한 것이었고, 결과보다 과정에 의미가 있었다. 반면 트럼프의 싸움은 철저하게 자기 이익과 연관된 결과가 중심이다. 그 결과는 개인의 서사가 아니라 세계 전체의 충격으로 이어진다. 지금의 세계는 점점 트럼프 주연의 드라마처럼 전개된다. 한국에서도 방영되어 호평을 받은 미국 기업드라마 석셰션(Succession)이 많은 부분 오버랩 된다. 권력은 거래로 움직이고, 동맹은 언제든 깨진다. 미국은 여전히 가장 강력한 플레이어지만 지금 세계의 상황처럼 결코 절대적이지는 않다. 중국은 조용히 계산하며 기회를 기다리고, 이란은 예측 불가능한 변수로 판을 흔들려한다. 한국은 중심은 아니지만 빠지면 안 되는 위치, 단지 트럼프에 '중요한 나라'이기만 한 셈이다. 동시에 가장 먼저 충격을 받는 나라다. 실제 그 충격은 한국에 가장 먼저 도달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소나기가 아닌 폭풍우로 지금은 전시상황"이라는 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에서 유가 상승은 곧바로 물가와 산업 비용으로 이어진다. 해상 물류가 흔들리고 수출이 영향을 받는다. 금융시장의 불안은 환율과 자본 흐름을 자극한다. 한국에서 이 세 가지 축이 동시에 흔들린 적이 있었나? 지금 한국이 그렇다. 전쟁은 중동에서 벌어지지만 경제적 후폭풍은 우리 국민의 일상으로 무섭게 스며들고 있다. 한술더 떠 트럼프의 출구 전략마저 큰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호르무즈는 이해관계 국가가 해결하라"는 발언은 '나는 몰라'라는 책임의 외주화다. 압박을 통해 멋대로 판을 흔들고, 이후의 안정은 다른 국가에 맡기는 구조다. 단기적으로는 미국에 유리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세계 질서를 더 불안정하게 만든다. 규칙이 아니라 힘이 기준이 되는 순간, 누구도 예측 가능한 환경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답은 감정이 아니라 구조에 있다. 단기적으로는 안보 축을 분명히 해야 한다. 애매한 위치는 위기 상황에서 가장 큰 비용으로 돌아온다. 동시에 에너지와 금융 방어력을 강화해야 한다. 전략 비축, 공급선 다변화, 시장 안정 장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진짜 해법은 더 깊은 곳에 있다. 우리는 더 이상 '중요한 나라'에 머물러서만은 안 된다. '대체 불가능한 나라'로 가야 한다.반도체, 배터리, 조선, 방산과 같은 산업이 출발점이다.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필요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외부 충격 속에서도 협상의 여지가 생긴다. 동시에 시장도 재배치해야 한다. 단순한 다변화가 아니라 구조적 재편이다.지금도 실감하고 있듯이 우리는 무엇보다 에너지가 중요하다. 기준부터 바꿔야 한다. 싸고 안정적인 에너지에서, 비싸더라도 끊기지 않는 에너지로… 앞으로의 생존 기준이다. 에너지는 더 이상 비용이 아니라 안보다. 지금 세계는 한 개인의 정치 스타일이 얼마나 큰 파장을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트럼프의 선택은 미국 내부 정치에서 출발했지만, 여파는 세계 경제를 흔들고 한국의 현실을 무섭게 압박한다. 이 흐름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전략은 더욱 단순해진다. 줄타기가 아니다. 눈치 보는 것도 아니다. 우리를 빼면 게임이 돌아가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 지금 시대에 우리에게는 최상의 생존 방식이 될 것이다.

“전쟁 때문에 힘든데”…트럼프, ‘관세 확대’ 드라이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수입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새로운 관세 체계를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복수의 소식통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알루미늄이 포함된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기준을 기존 '금속 함량'이 아닌 '제품 전체 가격'으로 전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상당수 제품에 대해 50% 관세를 유지하되 일부 품목에는 25%, 그보다 낮은 관세율이 적용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 미국 관세체계(HTS) 72장에 해당하는 모든 품목과 73장 대부분 품목은 기존과 동일하게 50% 관세가 유지되며, 제품 전체 가격을 기준으로 과세된다. 일례로 73장에 포함되는 수입 철강 파이프의 경우, 파이프에 포함된 철강 부분이 아니라 제품 가격 전체에 50% 관세가 부과된다. 76장 일부 품목 역시 50% 관세가 적용되지만 나머지는 25%로 낮아진다. 또한 제품 내 철강 또는 알루미늄 함량이 15% 미만일 경우 해당 품목에는 관세가 면제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기존 정책으로 인해 수입 비용을 신속히 산정하기 어렵다는 미국 기업들의 반발을 반영한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새로운 관세 체계는 이르면 2일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알루미늄이 포함된 완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명목 관세율은 일부 낮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부담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관세 부과 기준이 금속 함량이 아닌 제품 전체 가격으로 확대되면서 과세표준 자체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1기 집권 당시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수입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 관세를 부과했다. 이후 재집권 후에는 알루미늄 관세를 25%로 인상하고, 기존에는 대상이 아니었던 나사·가구·자동차 부품 등 수백 개 완제품까지 관세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 특히 지난 6월에는 관련 관세율을 25%에서 50%로 두 배 인상했다. 아울러 블룸버그는 별도 기사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 약값을 인하하지 않은 제약사를 대상으로 이르면 2일 관세 부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트럼프 행정부와 약값 인하에 대한 합의를 맺지 않았거나 협상에 참여하지 않은 제약사에는 100% 관세가 부과될 계획이다. 다만 해당 방안은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으며 일부 의약품이나 특정 질환 분야에는 면제 조항이 적용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 직후부터 관세를 지렛대로 글로벌 제약사들에 미국 내 의약품 가격을 다른 선진국 수준으로 낮출 것을 압박해왔다. 이에 따라 위고비 등 주요 비만 치료제를 판매하는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 등은 지난해 11월 약가를 대폭 인하하기로 행정부와 합의했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이들 기업에 대해 3년간 의약품 관세를 면제했다. 수입 의약품에 대한 관세는 철강·알루미늄과 마찬가지로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품목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 부과가 연방대법원에서 위법으로 판결되자 무역법 122조에 따라 '글로벌 관세' 10%를 부과하는 포고령에 서명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글로벌 관세를 법에 허용된 최고치인 15%로 올리겠다고 예고했으며, 이 기간 무역법 301조에 따른 국가별 관세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품목별 관세 부과를 위한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對)이란 전쟁 개전 33일차인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앞으로 2~3주 내 이란을 석기시대로 되돌려 놓을 것"이라며 “매우 강력한 타격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설은 이란 전쟁 이후 처음으로 황금시간대에 진행된 대국민 메시지로, 종전 구상이나 출구 전략이 구체적으로 제시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기존 공개 발언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밝혀온 입장을 반복하는 수준에 그쳤다. 특히 국제유가 급등의 핵심 요인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문제와 관련해서도, 해당 해협을 이용하는 국가들이 스스로 관리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알맹이 없는 트럼프 연설…“이란 강하게 때리겠다” 자기 과시로 포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을 통해 대(對)이란 군사작전 지속 의지를 재확인하자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기대를 모았던 종전 시나리오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관련한 구체적 언급이 빠지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2일 한국시간 오전 10시 47분 기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4.59% 급등한 배럴당 105.45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는 트럼프 대통령 연설 직전까지 99달러대에 머물렀으나 발언이 이어지면서 상승폭을 키웠다. 주요 증시는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연설 전 238 수준에서 234.20으로 1.6% 하락했다. 코스피 지수 역시 오전 한때 5500선에서 5337.44까지 밀리며 3% 넘게 떨어졌다. 뉴욕증시 선물도 약세를 보였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0.76%, S&P500 선물은 0.86%, 나스닥100 선물은 1.08% 각각 하락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이란과의 전쟁에서 핵심 전략적 목표 달성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목표 달성 기준이나 종전 조건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호르무즈 해협 통행 문제와 관련해 동맹국들의 역할을 강하게 촉구했다. 그는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를 거의 수입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그것이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해협을 통해 석유를 공급받는 국가들이 그 통로를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며 “그들은 이를 소중히 여겨야 하며 직접 확보하고 지켜야 한다.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은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도 “원유가 절실한 국가들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를 확보하지 못하는 국가들에게 제안을 하겠다"며 “첫째, 미국으로부터 석유를 구매하라. 우리는 충분한 공급을 갖고 있고 매우 많은 양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둘째, 더 늦기 전에 용기를 가져라. 이전에 했어야 했고, 우리가 요청했을 때 함께 했어야 했다"며 “해협으로 가서 이를 확보하고 지키고 스스로 활용하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유가 급등에 대해서는 “단기적 현상"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최근 미국 내 휘발유 가격 상승은 이란 정권이 상업용 유조선과 인접 국가들을 공격한 데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쟁의 정당성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테러 세력(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결코 두지 않을 것이고 과거 어떤 대통령도 그렇게 했어서는 안 됐다"며 “이 상황은 47년간 이어져 왔고, 내가 취임하기 훨씬 전에 해결됐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이란을 향해 추가 공습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대한 분노 작전 초기부터 우리의 목표가 완전히 달성될 때까지 작전을 계속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며 “현재까지의 진전을 고려할 때 미국의 군사적 목표를 매우 곧 달성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는 그들을 매우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며 “향후 2~3주 내에 그들을 석기시대로 되돌려 놓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에 대한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주요 목표물을 주시하고 있다. 우리는 그들의 발전소를 매우 강력하게, 아마 동시에 타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브루킹스연구소의 아슬르 아이든타쉬바시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내용을 내놓지 않았다"며 “명확한 출구 전력도 없었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픽텟자산운용의 타나카 줌페이 투자전략 총괄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시장은 분쟁 종결을 시사하는 신호를 기대했지만, 이번 연설은 그러한 기대에 부합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오히려 갈등이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했다"며 “이 같은 발언은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해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페퍼스톤 그룹의 딜린 우 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실망스럽다"며 “중동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언급은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메시지로 보이는 것 같다"고 했다. 개전 33일째에 이뤄진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약 18분 이어졌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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