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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코스피 살렸다?”…삼전닉스 급락 멈춘 이유 [머니+]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 상·하원을 모두 장악했다는 소식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극심한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민주당의 의회 장악으로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중심으로 투매가 쏟아졌지만 시장 분위기가 급반전된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62% 오른 5683.80으로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137.34포인트(2.43%) 오른 5786.13으로 출발해 장 초반 3.17% 상승한 5828.13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장중 4.02% 급락한 5421.72까지 밀렸다가 막판 극적인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고점과 저점의 격차는 무려 406.41포인트에 달했다.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장중 최대 6~7% 급락했지만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0.68% 내린 21만8000원에, SK하이닉스는 0.18% 하락한 139만6000원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다른 아시아 증시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장중 5% 가까이 폭락했다가 낙폭을 줄였고, 대만 자취안지수도 하락폭을 축소해 0.8% 내린 채 거래를 마쳤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촉발된 글로벌 금융시장의 매도세가 진정됐다고 보도했다.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공화당의 전통적인 강세 지역에서도 잇따라 승리를 거뒀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최소 7석을 공화당으로부터 빼앗았으며, 2024년 선거 당시 공화당이 손쉽게 승리했던 지역구의 하원 선거에서도 승리했다. 민주당의 승리 소식이 전해지자 글로벌 증시는 AI 관련주를 중심으로 급락했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미국 내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감독과 규제가 강화되고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했기 때문이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데이터센터 확장이 주요 선거 쟁점으로 부상한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이미 AI 산업에 투입되는 천문학적인 자금과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상황에서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가중된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의회 장악이 반드시 AI 산업의 급격한 위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입법 거부권을 보유하고 있어 민주당이 추진하는 규제 강화 법안이 실제 시행되기까지는 상당한 정치적 장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베스코자산운용의 기노시타 도모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민주당의 의회 장악 전망으로 AI 산업에 대한 감독 강화 우려가 커지면서 아시아 전역의 관련 주식이 압박받았다"면서도 “이러한 반응은 다소 과도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차기 의회에서 AI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재정적자를 크게 확대하는 정책이 추진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 결과가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에 반드시 나쁜 소식인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마이클 아론 최고투자전략가는 “시장의 가장 큰 위험은 민주당의 압승 자체가 아니라 투자자들이 이에 과도하게 반응하는 점“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를 수용하고 민주당과 협력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점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진정시키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중간선거 결과를 받아들일 의향이 있고 민주당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의회 장악으로 정책적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태양광과 전기차 배터리 관련 업종이 강세를 보인 점도 증시 반등에 힘을 보탰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실제로 대표적인 태양광 관련주인 한화솔루션은 18% 급등했고 HD현대에너지솔루션도 12% 넘게 올랐다. 이차전지 관련주인 에코프로(9.54%)와 LG에너지솔루션(3.70%) 등도 강세를 보였다. 다만 이번 반등을 본격적인 상승 추세로의 전환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윤정인 피보나치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는 “코스피의 반등 시도는 투자자들이 여전히 저가 매수에 나설 의지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면서도 “현재 시장은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지지를 받고 있지만 기술적으로는 취약한 상태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가 보다 광범위한 상승 추세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자금 유입과 안정적인 기업 실적 전망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란, ‘트럼프 참패’ 보란듯이…“국민 배신하면 악몽”

미국 중간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공화당이 참패하자 이란이 미국 유권자들의 선택을 환영하며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경고의 메시지를 날렸다. 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전쟁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들의 패배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패배 원인 중 일부는 이란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동시에 사람들은 내가 이란과 관련해 한 일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란 전쟁이 공화당에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대(對)이란 정책 자체는 정당했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상·하원 모두 다수당 지위를 탈환하는 압승을 거뒀다.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미국 내 휘발유 가격과 생활비 부담이 급증한 것이 공화당의 패배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선거 결과를 두고 이란은 미국 유권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전쟁 정책을 거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측 협상단을 이끄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에 중간선거 결과를 언급하며 “양심 때문이든 생활비 때문이든 미국인들은 전쟁에 반대의 목소리를 냈고 우리도 이에 동의한다"고 적었다. 이어 미국 정부를 향해 “만약 미국 정부가 국제적인 자금 후원자들과 협박자들에게 봉사하기 위해 자국 국민의 뜻을 배신한다면, 우리의 '아니오'에는 악몽이 뒤따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를 자국의 입장에 유리하게 해석하는 동시에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할 경우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중간선거 이후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재개할 가능성을 여러 차례 시사해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중간선거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있느냐"고 답했다. 이어 “민주당에 축하를 보낸다. 그들은 잘했다"며 “민주당은 지난 11년 동안 이런 승리를 기다려왔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선거 결과가 자신에 대한 심판이라는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결과를 나에 대한 타격으로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후 민주당이 주도하는 의회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그는 민주당이 “정신 나간" 법안들을 자신에게 보낼 것이라며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몇 달 동안 거부권을 행사하고 나면 민주당이 전화를 걸어 '어떻게 해야 이런 일들을 처리할 수 있느냐'고 물을 것"이라며 “그때 우리는 협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가 자초한 참사”…美 중간선거서 공화당 초토화 [이슈+]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한 데 이어 공화당의 전통적인 텃밭에서 잇따라 승리하면서 상원에서도 다수당 지위를 되찾았다. 미국 경제에 대한 불만과 이란 전쟁에 대한 반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을 향한 심판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출범 이후 최대 정치적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3일(현지시간)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 상·하원 모두에서 다수당 지위를 확보하는 압승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미국 경제와 이란 전쟁을 둘러싼 광범위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거부로 이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 주요 외신도 민주당의 의회 권력 탈환을 보도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2년 전 백악관에 복귀한 이후 처음으로 그의 권력을 실질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정치적 환경이 조성됐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임기 2년인 연방 하원의원 435명 전원과 연방 상원 의석 100석 가운데 35석, 36개 주의 주지사 등을 선출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국시간 4일 오후 3시 35분 기준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 걸린 상원 의석 35석 가운데 20석을 확보했다. 아직 승패가 확정되지 않은 3개 주 중 2곳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앞서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경우 민주당 진영은 선거를 치르지 않는 기존 의석까지 합쳐 상원 전체 100석 중 56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원에서도 민주당은 전체 435석 가운데 과반인 225석을 확보해 다수당 지위를 탈환했다. 민주당의 하원 탈환은 선거 전부터 대체로 예상됐던 결과인 만큼 이번 선거에서 더욱 주목받는 것은 상원 선거 결과다. 민주당은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 지역인 캔자스, 텍사스, 사우스캐롤라이나,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아이오와 등 6개 주에서 공화당이 차지하고 있던 상원 의석을 빼앗았다. 이번 선거에서 핵심 경합주로 꼽히던 메인주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차지하려면 기존보다 의석을 4석 순증해야 했는데, 예상 밖의 승리를 거듭하며 과반 확보에 성공한 것이다. 특히 텍사스와 캔자스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는 대이변이 잇따랐다.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텍사스에서 민주당 후보가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승리한 것은 1988년이 마지막이었다. 캔자스에서는 민주당 상원의원이 마지막으로 당선된 시점이 무려 193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동안 공화당의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지역들마저 민주당에 넘어가면서 선거 판세는 예상보다 빠르게 민주당 쪽으로 기울었다. ◇ '샤이 트럼프'보다 강했던 반(反) 트럼프 표심 2016년과 2020년, 2024년 미국 대선에서는 여론조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세를 실제보다 낮게 평가하면서 이른바 '샤이 트럼프'가 선거 예측의 주요 변수로 주목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 차례 대선 모두에서 주요 여론조사 예상보다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과거 대선에서 나타났던 트럼프 지지세의 과소평가 현상보다 집권 2기 행정부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더욱 두드러졌다. 특히 지난 2월 시작된 이란 전쟁으로 미국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계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됐고, 이는 집권 공화당에 대한 반발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전략가인 데이비드 액설로드는 “이번 참사는 거의 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자초한 것"이라며 “유권자들은 생활비 부담에 분노하고 있으며, 물가 상승을 부추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적 결정에도 분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미국 유권자들은 생활비 부담에 대한 불안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문제 대응 방식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러한 흐름은 선거 당일 실시된 출구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대를 표명하기 위해 투표했다는 응답자는 43%에 달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기 위해 투표했다는 응답자는 16%에 그쳤다. 나머지 41%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투표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39%는 미국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로 '경제'를 꼽았으며, '민주주의 현황'을 선택한 응답자는 32%였다. 또 투표 결정에 '정부 부정부패'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자는 54%, '생활비'를 결정적 요인으로 꼽은 응답자는 49%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지지율도 38%에 그쳤다. 이는 2008년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의 지지율이 27%를 기록한 이후 대선 및 중간선거 출구조사에서 나타난 현직 대통령 지지율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주요 경합지역에서 선거운동에 관여한 공화당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내가 살아온 동안 겪은 최악의 패배이며, 아마 역사상 최악의 선거 패배일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이름과 국정 운영 성적표가 투표용지에 올라 있다고 말했고, 유권자들은 이에 압도적으로 응답했다"고 지적했다. ◇ 트럼프 “내가 출마했다면 압승"…민주당 의회 장악에 국정 운영 제동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결과를 수용하고 민주당과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선거 결과를 전적으로 수용할 의향이 있다"며 “우리는 민주당과 협력할 것이며, 협력을 고대하고 있다. 아마도 어떤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려는 시각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나는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내가 출마했다면 우리는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화당의 참패에 대한 책임을 자신보다 공화당과 개별 후보들에게 돌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이번 중간선거에서 선출된 연방 상·하원 의원들은 내년 1월 3일 출범하는 제120대 의회를 구성하게 된다. 민주당의 의회 장악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더 이상 공화당 의원들의 지지만으로 법안을 통과시킬 수 없게 된다. 특히 상원까지 민주당에 넘어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주요 인사와 정책에도 상당한 제약이 가해질 전망이다. 다만 이러한 권력 구도 변화가 새로운 법안의 통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백악관을 장악하고 있는 데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의회에서 통과된 법안에 대통령의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의 의회 장악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당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의회 다수당 지위를 바탕으로 강력한 조사 권한을 확보하게 되며, 이를 활용해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는 물론 그의 가족과 사업상 이해관계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는 관련자들에게 자료 제출이나 증언을 강제할 수 있는 소환장 발부 권한도 포함된다. 민주당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를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심판 시작됐나”…코스피 급락 부른 美 중간선거 [이슈+]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초기 개표 결과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제동이 걸릴 수 있는 방향으로 나타나자 미국 증시 주요 지수 선물이 급락하고 달러화도 약세를 보였다. 특히 민주당의 의회 장악으로 인공지능(AI) 기업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한국 코스피 지수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하락하고 있다. 4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전 11시 27분 기준,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0.71%, S&P 500 선물은 1.06%, 나스닥100 선물은 1.91% 하락 중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0.5% 하락 중이고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6bp(1bp=0.01%포인트) 가량 하락한 연 4.893%을 나타내고 있다. 국채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한국 코스피 지수도 상승 출발했다가 하락 전환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 대비 2.67% 내린 5497.78을 기록 중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2.43% 오른 5786.13으로 출발한 뒤 장 초반 3.17% 상승한 5828.13까지 올랐으나 이후 하락세로 돌아선 뒤 낙폭을 키우고 있다.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나란히 3~4%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민주당이 압승할 경우 주식시장과 달러화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성장성이 높은 기술기업과 AI 기업들에 대한 규제와 감독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미 국채는 정치적 교착 상태로 추가 감세와 정부 지출 확대가 제한될 경우 연방정부의 차입 부담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공화당 상원 의석 탈환…'블루 웨이브' 기대 확산 이 같은 금융시장 반응은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초반부터 주요 승부처에서 승리를 거둔 데 따른 것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의 개표가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민주당 소속 로이 쿠퍼 전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공화당의 마이클 와틀리 전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을 꺾고 상원 의석을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노스캐롤라이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 차례 대선에서 모두 승리했던 지역이다. 특히 와틀리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지지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번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승리로 상원 다수당 탈환에 필요한 순증 4석 가운데 1석을 확보하게 됐다. 또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후보들이 조지아, 뉴저지 등 지역에서도 승리하면서 상원 탈환을 위한 발판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 선거분석업체 디시전데스크HQ는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온라인 예측시장에서도 민주당의 승리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졌다. 폴리마켓에서는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이른바 '블루 웨이브(Blue Wave)'의 확률이 99%까지 치솟았다. 개표 전까지만 해도 이 확률은 73% 수준이었다. 노무라홀딩스의 앤드루 타이스허스트 선임 금리 전략가는 “초기 언론 보도와 예측시장에서는 블루 웨이브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며 “아시아 시장의 초기 거래에서 금융시장은 이러한 전망에 부합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웰링턴매니지먼트의 브리지 쿠라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아직은 매우, 매우 초기 단계이지만 민주당이 예상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분점정부는 지난 몇 년 동안 우리가 목격했던 것보다 재정 지출이 줄어들 것임을 의미한다"며 “역사적으로 분점정부가 형성됐을 때는 대체로 미국 국채에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 민주당 상원 탈환까지 3석 더 필요…트럼프 '거부권 대통령' 되나 다만 주요 경합지의 개표가 진행 중인 만큼 민주당의 상원 탈환을 확신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민주당이 노스캐롤라이나에서 1석을 빼앗는 데 성공했지만 추가로 확보해야 할 의석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텍사스, 오하이오, 알래스카, 아이오와, 캔자스 등 주요 상원 경합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10%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승리했던 지역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우편투표 개표와 선호투표제에 따른 집계 절차 등으로 최종 결과가 확정되기까지 수일에서 길게는 수주가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선거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민주당이 하원만 장악하더라도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감세와 주요 입법 과제에 제동을 걸 수 있다. 특히 민주당은 의회 권력을 되찾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을 상대로 각종 조사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상원까지 장악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주요 인사와 법안 처리에도 제약이 커질 수 있다. 정부 예산안 처리와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향 등 주요 재정 현안에서도 민주당과의 협상이 불가피해진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의회 권력 교체 가능성을 의식하고 있다. 그는 선거를 앞두고 CBS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상원이나 하원에서 다수당을 차지할 경우 자신은 “미스터 비토(거부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안에 대해 대통령의 거부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겠다는 의미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인사이트] 북극해 물류 혁명, 운항 기술 넘어서 규범의 리더십으로 발전해야

지난 8월 22일 부산항을 출항한 한국 해운회사의 컨테이너선 팬스타 아크로(PanStar Acro)호가 북극해를 거쳐 유럽에 도착한 뒤, 10월 11일 귀항하였다. 기존 수에즈 운하를 지나는 항로에 비해서 운항 시간을 크게 줄이며 50일 만에 완수한 이번 왕복 항해는, 국적 선사의 실질적인 북극항로(NSR) 운항 역량을 증명하고 물류비 절감과 수송 효율성이라는 경제적 가치를 실증적으로 보여주었다. 특히 북극해의 유빙과 극심한 기후 변동 속에서도 첨단 항해 기술로 안전을 확보하고 통항 절차와 운항 데이터를 축적한 경험은, 극지 항해의 기술적 실현 가능성도 명확히 보여준 것이었다. 장기적으로 이번 항해는 한국이 북극항로의 수동적 이용국 수준을 넘어서 관련 산업까지 주도할 기반을 마련하고, 새로운 해양 물류 거점으로 거듭날 가능성도 보였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팬스타 아크로호의 북극항로 운항이 입증한 이러한 가능성은, 북극의 자원 보유국인 러시아와 신흥 물동량 거점인 동남아시아를 잇는 운송으로도 확장할 수 있다.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원 확보와 새로운 물류 수송관 구축을 추진하는 ASEAN, 그리고 북극권 개발과 항로 활성화를 도모하는 러시아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며 북극항로는 유라시아와 태평양을 연결하는 핵심 공급망으로 거론되는 것이다. 러시아산 천연자원이 북극항로를 통해서 동남아시아로 수출되는 최근 사례들은, 동북아시아의 해양 관문에 적절하게 위치한 한국이 러시아의 북극항로와 ASEAN의 남방 물류망을 중계·연결하는 최적의 지리적·산업적 거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항해로 입증된 한국의 해운 역량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거시적 지정학 지형과 결합하며,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그러나 북극항로의 상용화 이면에는 다층적 관할권(Multiple Jurisdictions)과 복합적 해사 규제라는 법적 위험도 있다. 영해에서의 외국 선박이 가지는 무해통항권과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의 자유항행권이 UN해양법협약(UNCLOS)에 근거하여 보장되지만, 연안국인 러시아는 주요 해협에 직선기선을 적용하며 넓은 해역을 자국 내수로 편입시키고 사전 통항 허가제 및 쇄빙선·도선사 강제 탑승을 요구하며 관할권을 행사한다. UNCLOS 제234조(결빙해역)가 연안국의 환경오염 예방 권한을 정당화하지만, 유럽사법재판소(ECJ)의 Bosphorus Queen 판결 등으로 확인된 강제 집행에서의 '명백한 객관적 증거'와 '비례성의 원칙' 준수 원칙이 있고, 심지어 기후변화로 인한 해빙 감소는 제234조의 전제 조건 자체를 재검토하게 만든다. 만약 한국 선사 소속인 파나마 국적의 선박이 러시아 연안을 항해하고 유럽에 입항한 경우와 같이 다국의 연관성이 있는 항해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관할권 충돌과 억류 위험 등 복잡한 권리관계가 발생하며, 국제해사기구(IMO)의 극지해역 운항선박 안전기준(Polar Code) 준수 의무와 해양오염방지협약(MARPOL) 부속서에 따른 중유(HFO) 사용·운송 금지 및 블랙카본 규제는 선사에 무과실 손해배상책임과 고가의 친환경 연료 전환이라는 법적·경제적 부담을 준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깊어진 대러시아 경제제재와 해상운송계약상의 위험 분담 미비는, 상업적 운항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 국영 쇄빙선사(Atomflot) 및 주요 북극 항만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여 통항료 및 쇄빙 지원금 송금 과정에서 경제제재 위반의 위험이 발생하고, 이는 글로벌 재보험사들의 담보 제공 거부나 추가 보험료 부과로 이어진다. 또한 해빙으로 인한 지연손해, 항로 변경 권한, 제재 위반 경우의 불가항력 인정 여부, 위성 통신 장애 발생의 경우 화물 손해의 면책 범위 등을 명시한 특약 없이 기존 표준 약관을 그대로 적용한다면, 장기적인 다국적 소송으로 확대되어 선사 전체가 마비될 위험도 크다. 따라서 한국은 팬스타 아크로호의 시범 항해를 계기로 단기적 북극항로 항해 성공을 넘어서, 법률서비스 지원체계와 정교한 계약 약관의 정립 등으로 중립적 중견국으로서 능동적 '규범 촉진자(Enabler)'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한국은 앞으로 북극항로 출항 전부터 해역별 법적 지위와 제재 위반 여부를 검증하고, 유연한 자금 결제 및 민·관 합동 법률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조선·해운 강국이자 북극항로 핵심 이용자로서, 친환경 쇄빙선 기술과 디지털 해빙 정보 분석 체계를 공유하는 협력 플랫폼을 주도할 수 있다. 한국이 보편적 국제법 원칙에 부합하는 포용적 북극 규범 제정을 이끌고 법적 예측가능성을 확보해 나갈 때, 불확실성이 높은 북극해 무대에서 지속가능한 해상교통 질서를 주도하는 진정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김봉철

美 ‘러브콜’ 받고도 발목 잡힌 SK하이닉스 뉴욕 공장

미국 정부가 SK하이닉스의 중국 다롄 공장 장비 반입 허가를 미루면서 미국 뉴욕주 낸드플래시 공장 건설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중국 공장의 생산을 늘려 미국 투자 재원을 마련하려던 구상이 대중(對中) 반도체 규제에 막힌 셈이어서, 트럼프 행정부가 기술 통제와 투자 유치 사이에서 어떤 결론을 내릴지 관심이 모인다. 로이터통신은 3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 상무부가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생산 확대에 필요한 미국산 반도체 장비 수출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은 뉴욕주 마시(Marcy)에 약 450억달러(약 60조원)를 들여 낸드 공장 2곳을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투자액은 장기적으로 약 1000억달러(약 133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는 메모리 반도체로, 데이터센터의 저장장치에 주로 쓰인다. 후보지는 뉴욕주 오나이다 카운티의 산업단지인 마시 나노센터로, 솔리다임은 이곳에 월 10만장(12인치 웨이퍼 기준) 규모의 낸드 팹 1곳을 먼저 완공한 뒤 두 번째 팹으로 확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의 관건은 다롄 공장에 대한 미국의 장비 수출 허가다. 회사 측은 다롄 공장의 생산을 늘리고 더 고도화된 낸드를 만들어야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미국 공장 건설에 필요한 수익도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상무부는 아직 새 허가를 승인하지 않았다. 솔리다임 경영진은 지난 8월 말 이후 상무부 당국자들과 10차례 가까이 만나며 협상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8월 말 회의에는 리처드 친 솔리다임 공동 최고경영자(CEO) 등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제프리 케슬러 차관과 마주 앉았다. 당시 미국 측은 미국 내 투자와 낸드 공장 건설 구상에 기대감을 보이며 해법을 찾으려는 의지를 나타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이후 솔리다임은 상무부와 조율하며 여러 차례 신청서를 고쳐 썼지만 허가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지난주 회의에서도 케슬러 차관은 중국 공장의 기술 고도화나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미국산 장비 반입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상무부가 허가를 공식적으로 거부한 것은 아니며, 양측은 다롄 공장 운영 유지에 필요한 2027년분 장비 수출 허가도 별도로 협상하고 있다. 솔리다임은 지난주 성명에서 “미국에서 설립되고 본사를 둔 회사로서 고객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장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략적 대안을 정기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 '다롄에 묶인' 하이닉스, 뉴욕 공장 괜찮나 다롄 공장은 SK하이닉스 낸드 사업의 핵심 거점이다. SK하이닉스는 총 90억달러에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SSD 사업과 중국 다롄 팹을 넘겨받았다. 다롄 공장은 SK하이닉스 팹 가운데 유일하게 데이터센터용 고용량 SSD에 쓰이는 QLC 낸드를 생산하는 곳으로, 전체 낸드 생산의 약 30%를 담당해 왔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기업용 SSD 수요가 폭증하면서 다롄의 생산능력을 키우는 것이 곧 솔리다임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구조다. 솔리다임은 미국 공장 건설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중국 내 생산을 늘리고 낸드 공정을 고도화해야 하는 처지다. 걸림돌은 미국의 대중 수출통제다.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지난해 9월 연방관보를 통해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명단에서 인텔 반도체(다롄), 삼성 차이나 반도체, SK하이닉스 반도체(중국)를 삭제했고, 이 조치는 2025년 12월 31일 효력이 발생했다. 그동안 개별 허가 없이 미국산 장비를 들여오던 '하이패스'가 사라진 것이다. 이후 BIS는 매년 장비 수출 물량을 승인하는 방식으로 반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기존 공장 운영에 필요한 장비는 허용하되 생산능력 확대나 기술 고도화를 위한 반입은 승인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었고, 다롄 공장의 올해분 허가에도 장비 수량 제한이 붙었다. 양측 간 쟁점 중 하나는 다롄 공장의 빈 공간에 장비를 들이는 것을 '증설'로 볼 수 있느냐다. SK하이닉스는 해당 클린룸을 2023년에 이미 지어놓은 만큼 장비를 채우는 것은 생산능력 확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반면 상무부는 지난해 중국 내 반도체 공장의 기술 고도화나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수출 허가는 내줄 의도가 없다고 못 박은 바 있다. 회사 측은 중국 공장용 장비 구매에 필요한 대외투자 규제의 예외를 인정받기 위해 미 재무부 당국자들과도 접촉했지만, 재무부는 우선 상무부의 판단을 지켜보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입장에서도 셈법이 간단하지 않다. 첨단 메모리 생산시설을 자국에 유치하려는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수십조원대 투자를 놓치기 아깝지만, 그 대가로 중국 공장의 생산능력 확대를 허용하면 바이든 정부 이래 쌓아온 수출통제 원칙에 균열이 생긴다. 일각에서는 이번 협상을 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투자 유치를 위해 대중 기술 통제의 빗장을 어디까지 풀어줄지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로 보고 있다. 미 의회 산하 초당적 기구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의 릴랜드 밀러 위원은 “결국 백악관의 승인 없이는 어떤 것도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투자가 성사되면 뉴욕주에는 대형 메모리 클러스터가 형성된다. 마시 인근 클레이에서는 마이크론이 1000억달러 규모 메모리 단지 착공에 들어갔다. 다롄 증설 승인이 뉴욕 투자 계획의 핵심인 만큼 양측의 협상은 계속될 예정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미 당국의 대중 수출 통제가 이어질 경우 SK하이닉스가 미국 현지 투자 규모를 대폭 줄이거나 아예 사업지를 다른 나라로 돌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솔리다임이 성명에서 미국이 아닌 “세계 여러 잠재적 입지"를 언급한 것도 이런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단정하긴 이르다"면서도 “대중 규제 기조가 이대로 굳어지면 동맹국 기업들이 대규모 미국 투자를 주저하는 분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국제유가 폭락은 좋은데”…트럼프, 중간선거 끝나자 돌변할까 [이슈+]

국제유가가 미국과 이란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 기대감에 이틀 연속 하락하면서 향후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국이 전면전 재개를 막기 위한 새로운 협상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미국이 이란에 제한적인 공습을 단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군사적 긴장은 여전한 상황이다. 미국 중간선거가 끝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다시 강화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0.38% 내린 배럴당 96.0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달 14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만 장중 변동성은 여전히 큰 모습이다. WTI는 이날 배럴당 93.59달러까지 떨어졌다가 98.82달러까지 치솟는 등 약 5달러에 달하는 변동폭을 나타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전장 대비 1.12% 하락한 배럴당 103.60달러에 마감했다. 지난달 7일 이후 최저치다. 국제유가는 전날 7%대의 급락세를 보인 데 이어 이날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특히 브렌트유는 지난달 말 배럴당 118달러에 육박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폭으로 떨어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현재 중재국들이 제시한 새로운 평화협상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카타르 중재단이 지난 2일 이란은 방문해 이란 당국자들과 추가 협상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협상 분위기는 긍정적이었으며 카타르 측은 양국이 이틀 이내에 새로운 제안에 대한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양국의 외교적 접촉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군사적 긴장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군은 지난 2일 밤 호르무즈 해협에 위치한 이란 케슘섬의 일부 시설을 공습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3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일부 목표물을 공격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그저 소규모 공격이었을 뿐 전쟁은 아니었다"며 이란의 방공시설을 성공적으로 타격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당장 추가 군사작전을 확대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이란을 즉각 공격할 계획은 없다며 “필요하다면 언제든 공격할 준비가 돼 있지만, 그럴 이유가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중간선거 이후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재개할 가능성을 여러 차례 시사해왔다. 레이먼드제임스의 파벨 몰차노프 애널리스트는 “중간선거는 백악관의 대이란 전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정상의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휘발유 가격 상승에 따른 정치적 영향이 대부분 선거 이전에 반영된 만큼 트럼프 행정부가 향후 대응을 결정하는 데 있어 “더 큰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간 선거가 치러지면서 부담이 줄어든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지가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적 해결을 계속 추진하는 동시에 협상 상황에 따라 군사적 압박을 강화할 여지도 커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란 역시 미국에 대해 여전히 불만을 드러내고 있어 양국이 조기에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이란의 안보 책임자인 모흐센 레자이는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미국이 이란의 요구에 대해 지금까지 내놓은 답변은 “만족스럽지 않다"고 밝혔다. 미국과의 협상에 관여하고 있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의장도 파르스통신을 통해 “미국 측에 강력하고 합리적인 답변을 전달했다"며 “전쟁을 막을 수 있을지는 이제 미국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추가 공격에 나설 경우 강력하게 보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역시 “협의와 논의가 매우 집중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모든 것은 미국의 정치적 합리성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군사작전에 나선다면 이전보다 훨씬 강력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국 간에는 협상의 핵심 쟁점을 둘러싼 이견도 여전히 상당하다. 이란은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와 경제제재 완화, 동결 자산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이란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이란은 단순한 일시적 휴전이 아니라 향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방지할 수 있는 장기적인 평화협정을 요구하고 있어 협상 타결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알리 바에즈 이란 프로젝트 디렉터는 “이란은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에 응할 의사가 있지만, 다음 적대행위까지 잠시 시간을 버는 것 이상의 결과를 원한다"며 “이란은 자국의 억지력을 회복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평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바이낸스 해킹’ 배후 지목된 北 김여정의 입장은

북한이 바이낸스 해킹 사태의 배후로 지목된 데 대해 거듭 반발하면서 미국에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했다.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대화 자체가 북한의 국익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며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압박했다.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4일 담화를 통해 “평화 수호를 위한 선택지에는 분명 대화가 포함돼 있지만 이는 우리에게 있어서 국가이익과 반드시 동일시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대화에만 매달리지는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부장은 “지금 미국이 지속적으로 발신해오는 우리 국가에 대한 적대적 신호는 우리로 하여금 미국이라는 실체에 대해 여러 측면에서 재고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낸스 해킹 사건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과 연결 지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바이낸스 해킹 사건을 그 어떤 우연적이고 돌발적인 사고나 고립된 사안으로 보지 않으며 워싱턴의 변함없는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연장선에서 고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사건을 악용해 모종의 정략적 수익을 얻으려던 미국의 악의적 기도는 정치적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을 향해 적대시 정책 폐기를 거듭 요구하기도 했다. 김 부장은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 포기가 모든 문제 해결의 대전제이며 기본 열쇠라는 데 대해 한두 번만 밝히지 않았다"며 “미국의 이번 행위가 역행성 행보라는 것은 두말할 여지도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대화 제의와 실제 대북 정책 사이에 모순이 있다는 주장도 이어갔다. 그는 “대화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대결 정책을 포기하지 않으려 하며 평화에 대해 논하지만 전쟁연습과 군사동맹 강화를 무엇보다 선호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대방의 주권과 권익에 대한 존중을 회피하는 비신뢰적이고 적대적인 사람들과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 우리의 명백한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향후 강경 대응 가능성도 내비쳤다. 김 부장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미국의 적대시 정책 실행에서 새로운 기록들이 세워지고 있는 오늘의 현실에서 우리의 반사적 대응에서도 새로운 기록들이 창조돼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바이낸스 해킹 사태를 둘러싼 김 부장 명의의 담화는 지난 2일에 이어 사흘 사이 두 차례 발표됐다. 앞선 담화에서도 김 부장은 미국의 주장을 “정치적 도발"이자 “황당무계한 낭설"이라고 일축하고, 미국의 적대적 태도를 여러 측면에서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북한이 최고위급 인사의 담화를 잇달아 내놓은 것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해킹 배후 공방을 넘어 대미 압박의 계기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대외 관계를 총괄하는 김 부장이 직접 대화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북미 간 대화의 가능성 자체는 열어두려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바이낸스 해킹의 배후가 북한이라면 “북한과 이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문제 제기에 북한이 반발하면서도 대화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이번 사태가 북미 간 접촉의 계기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전닉스 운명의 날”…美 중간선거 승패 윤곽 언제? [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국정 운영을 좌우할 중간선거가 3일(현지시간) 치러지면서 선거 결과가 언제 확정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투표 종료 후 몇 시간 안에 대략적인 판세가 드러날 수 있지만, 상·하원 다수당이 최종 결정되기까지는 며칠에서 길게는 몇 주가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과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중간선거의 투표 마감 시간은 주(州)마다 다르다. 가장 먼저 투표가 종료되는 곳은 켄터키주와 인디애나주 일부 지역으로, 미국 동부시간 기준 3일 오후 6시(한국시간 4일 오전 8시)부터 개표 결과가 발표되기 시작한다. 가장 늦게 투표가 종료되는 알래스카주 일부 지역은 동부시간 기준 4일 오전 1시(한국시간 4일 오후 3시)에 투표가 마감된다. 이에 따라 한국시간 4일 오전부터 미국 중간선거의 개표 결과가 순차적으로 발표될 전망이다. 다만 하원 다수당이 최종 확정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주마다 개표 절차가 다를 뿐 아니라 우편투표와 잠정투표, 해외 부재자투표 등의 집계에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는 선거일까지 소인이 찍힌 우편투표가 투표일로부터 최대 7일 뒤에 도착하더라도 유효표로 인정한다. 이에 따라 접전이 벌어질 경우 캘리포니아주의 개표 결과가 하원 다수당을 결정하는 마지막 변수가 될 수 있다. 실제로 2022년 중간선거에서는 투표일인 11월 8일로부터 8일이 지난 16일에야 공화당의 하원 과반 확보가 확정됐다. 당시 캘리포니아주의 마이크 가르시아 공화당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면서 공화당이 과반인 218석을 확보했다. 상원 선거의 주요 경합지 역시 한국시간 기준 4일 오전부터 차례로 투표를 마감한다. 오하이오주는 오전 9시 30분, 메인주는 오전 10시, 아이오와주는 오전 11시에 투표가 종료된다. 미시간과 캔자스 등도 일부 지역의 투표가 오전 11시까지 이어지며, 알래스카주는 오후 3시에 모든 투표가 마감된다. 이에 따라 한국시간 4일 오후부터 주요 경합지의 개표 결과가 윤곽을 드러낼 수 있지만 최종 승패를 판정하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요구될 수 있다. 특히 알래스카주와 메인주는 일반적인 최다득표제와 다른 '순위투표제'(RCV)를 시행하고 있어 개표 지연 가능성이 있다. 1순위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최하위 후보를 탈락시키고 해당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들의 표를 다음 선호 후보에게 배분하는 절차다. 알래스카주에 따르면 순위투표제에 따른 추가 집계 결과는 우편투표 등을 모두 검토한 뒤인 11월 18일에야 발표된다. 따라서 상원 다수당 확보 여부가 알래스카주 선거 결과에 달릴 경우 전체 승패 확정이 2주 이상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메인주 역시 1순위 개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추가 집계 절차에 들어가야 하므로 결과 확정까지 수일 이상 걸릴 수 있다. 개표 초기 결과가 최종 승패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미국에서는 우편투표와 사전투표, 현장투표의 개표 순서가 지역마다 달라 특정 정당 후보가 초반에 앞서다가 이후 역전되는 이른바 '레드 미라지(붉은 신기루)' 또는 '블루 미라지(푸른 신기루)' 현상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4년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은 아이오와와 미시간, 텍사스에서 개표 초반 트럼프 대통령을 앞섰지만 이후 역전당했다. 반면 메인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초반 우세를 보이다 최종적으로 해리스 전 부통령에게 패배했다. 한편,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임기 2년인 연방하원 의원 435명 전원과 임기 6년인 연방상원 의원 100명 중 35명, 36개 주의 주지사 등을 선출한다. 현재 상원은 공화당 53석, 민주당 측 47석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선거 대상 35석 중 민주당이 17석 이상 확보하면 과반이다. 상원이 50대 50으로 나뉠 경우 공화당 소속인 JD 밴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민주당에는 51석이 필요하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 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과 주요 현안에 대한 의회 차원의 감시·견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상원까지 장악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하는 고위 행정부 인사와 연방 판사들의 인준 절차에도 제동을 걸 수 있다. 이번 중간선거는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AI 관련주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블룸버그는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할 경우 AI 산업과 데이터센터 건설 확대에 대한 감시와 규제가 강화되면서 투자심리가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협상한다더니 이란 공습?”…국제유가 폭락에도 불안한 이유 [이슈+]

미국과 이란 간 평화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국제유가가 하루 만에 8% 가까이 폭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란 지도부가 잇따라 외교적 해결 가능성을 시사하자 중동 전쟁 확전에 대한 우려가 한풀 꺾인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지속하고 있는 데다 양국 간 협상의 핵심 쟁점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아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7.4% 폭락한 배럴당 96.4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월 27일 이후 약 3개월 만에 가장 큰 하루 하락률이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도 7.6% 급락한 배럴당 104.77달러에 마감했다. 이로써 WTI는 배럴당 100달러, 브렌트유는 105달러 선이 각각 무너졌다. 앞서 브렌트유는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30일 중동 갈등 격화 우려로 6개월 만에 최고치인 117.64달러까지 오른 바 있다. 지난 한 달간 상승폭은 약 14%에 달했다. 이날 급락은 미국과 이란이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란이 합의를 원하고 있다며 “합의가 성사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간선거 이후 이란에 대한 공습을 재개할 것인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입 모양으로 “아니다"라고 답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도 국제유가 급락을 직접 언급했다. 그는 “유가가 배럴당 거의 10달러나 떨어지며 돌처럼 곤두박질치고 있다. 사람들이 이란과의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이란은 가능한 한 빨리 합의를 원한다. 합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적었다. 이란 역시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국영 이슬람공화국통신(IRNA)을 통해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로부터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추진할 수 있는 일정한 권한을 부여받았다고 밝혔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도 미국이 선의를 보여주고 진정으로 평화적인 해결책을 모색한다면 합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양국 간 협상 재개를 위한 중재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카타르 중재단은 미국과 이란 간 직접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3일에 걸쳐 신뢰 구축 조치를 단계적으로 이행하는 내용의 합의안 초안을 마련했다. 호주 웨스트팩은행은 보고서에서 “미국과 이란 간 외교적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커지면서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 일부가 해소돼 국제유가가 급락했다"고 밝혔다. ◇ 평화협상 기대에 유가 폭락했는데…美, 같은 날 이란 공습 그러나 외교적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는 기대감과 달리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 입구에 위치한 이란의 케슘섬을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격은 미군이 최근 몇 주 동안 비공개로 이어온 소규모 공습 작전의 일환이다. 일부 미국 당국자들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방어적 성격의 작전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점도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말 전쟁이 시작된 이후 여러 차례 이란에 대한 추가 공습 가능성을 경고하는 동시에 외교적 협상이 진전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아직 전쟁을 끝낼 만한 실질적인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페제시키안 대통령 역시 최고지도자로부터 협상 권한을 부여받았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권한의 범위는 설명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양국 간 입장 차이도 여전히 크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해상 운송에 완전히 개방하기 위한 조건으로 미국의 자국 항만에 대한 해상 봉쇄 해제와 경제 제재 완화, 동결 자산 반환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양보를 요구하고 있어 단기간에 합의가 성사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파벨 몰차노프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이란 간 협상 진전 조짐이 국제유가를 끌어내렸다고 분석하면서도 지난 몇 달 동안 평화협상에 대한 기대가 여러 차례 무산됐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협상 가능성이 제기될 때마다 국제유가가 급락했다가 군사적 충돌이 재개되면서 다시 치솟는 현상이 반복됐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외교적 해결 가능성을 강조하면서도 이란에 대한 군사적 공격 카드를 완전히 내려놓지는 않고 있다. 그는 이날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공격 재개 여부와 관련해 “어떤 식으로든 우리는 무언가를 할 것이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다"며 “우리는 그들과 대화하고 있고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문제는 그들이 계속 시간을 끌려고 한다는 점"이라며 “이란 측은 생각보다 덜 절박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합의를 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유가 140달러 경고까지…골드만삭스, 전망치 대폭 상향 이런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중동 전쟁에 따른 원유 공급 차질 위험을 반영해 국제유가 전망치를 대폭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12월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기존 배럴당 90달러에서 105달러로, WTI 전망치는 81달러에서 94달러로 각각 높였다. 내년 연평균 브렌트유 전망치도 기존 80달러에서 88달러로, WTI 전망치는 73달러에서 78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중동의 원유 공급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브렌트유 가격이 내년 배럴당 14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대로 걸프 지역의 원유 수출이 빠르게 회복된다면 국제유가가 60달러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제시했다. 보고서는 “해상 운송에 대한 공격 심화, 석유 인프라 시설의 파손, 위험 프리미엄의 장기화가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을 촉발할 수 있는 핵심 요인"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동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갈등으로 원유 공급 차질 위험이 높은 상황이지만 실제 충격이 언제 어디에서 발생할지는 예측하기 극도로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제유가가 하루 만에 8% 가까이 폭락했음에도 이번 하락이 본격적인 하락세의 시작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컬럼비아대 국제공공정책대학원의 캐런 영 선임연구원은 “긴장 수준이 이렇게 높은 상황에서 월요일(2일)과 같은 유가 급락이 나타나는 것은 그다지 합리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뉴스 흐름이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며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보다 적극적인 군사 공격에 나선다면 유가가 다시 급등할 여지가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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