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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강세론자도 “곧 하락한다”…글로벌 증시 고점찍나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지속적인 상승 랠리를 이어온 글로벌 증시가 곧 하락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월가의 대표적인 강세론자마저 조정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대표적 강세론자로 알려진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는 “시장에서 강세론이 난무하고 있다"며 “지난 6개월간의 폭등세가 거의 모든 경고를 무시한 채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랠리가 이미 너무 앞서간 것은 아닌지, 그리고 남은 두 달 동안 지속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시장 폭이 좁은 상황에서 단 한 번의 돌발 변수로도 주가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제시했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의 연말 목표치 달성에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뉴욕증시의 대표 지수인 S&P500 지수는 지난 4월초 이후 37% 가량 급등했다. 이같은 기록적인 상승률은 1950년 이후 다섯 번째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야데니는 S&P500 지수가 올 연말까지 70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S&P500 지수가 연초부터 10월까지 10% 이상 상승할 경우 같은해 11~12월에도 추가로 4.2% 상승하는 경향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1938년 11~12월에는 3.8% 하락한 사례도 있다. 올해 들어 S&P500은 10월까지 16% 상승한 상태다. 특히 11월은 S&P500 지수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시기로 꼽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S&P500 지수의 11월 평균 상승률은 2.5%로 집계됐다. 또 다른 강세론자로 알려진 펀드스트랫 글로벌 어드바이저의 톰 리 리서치 총괄은 “10월의 상승을 소화하는 기간이 있겠지만 월 기준으로 봤을 때 11월 역시 상승세로 마감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야데니는 “연말까지 S&P500이 고점 대비 최대 5% 조정을 받을 수 있다"며 “투자심리와 기술적 지표가 모두 과열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S&P500 지수가 200일 이동평균선보다 약 13% 높게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역사적으로 과열로 해석되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야데니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29일까지 실시된 '인베스터스 인텔리전스' 주간 조사에서 '강세 대비 약세' 비율은 4.27로 집계됐다. 이는 과열 신호로 여겨지는 4.00을 넘어선 수준이다. 또 미국 개인투자자협회(AAII)의 주간 설문에서도 강세 비율이 역사적 평균(37.5%)을 최근 7주 중 5번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가 주요 인사들도 이와 비슷한 경고음을 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캐티탈그룹의 마이크 기틀린 최고경영자(CEO), 모건스탠리의 테드 픽 CEO,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CEO 등은 증시가 향후 12~24개월 이내 10% 이상 하락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기틀린 CEO는 “기업 실적은 탄탄하지만 밸류에이션이 문제"라고 지적했고 픽 CEO는 “거시경제적 영향이 아니더라도 증시가 10~15% 하락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들은 이번 조정이 장기 약세의 신호라기보다는 '자연스러운 숨 고르기'로 보고 있다. 솔로몬 CEO는 10~15% 조정이 상승 사이클에 흔하게 일어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등을) 재평가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증시가 조정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골드만삭스는 고객들에게 시장 타이밍을 맞추려 하지 말고, 포트폴리오를 점검하며 장기 투자를 지속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야데니 역시 “연말에는 투자자들이 낙관적인 경향이 강해 쉽게 무너지진 않을 것"이라며 “현금이 있다면 조정 시마다 매수하는 전략은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큰 폭의 하락을 예상해 미리 매도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단기적으로 10% 이상 하락하는 대규모 조정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모든 공역 닫을 수도”…셧다운 장기화에 미국 여행 어려워지나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미국 항공 운송에 심각한 차질이 일어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숀 더피 미 교통부 장관은 3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만약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모든 공역을 닫을 것"이라며 “사람들의 (항공편을 통한) 이동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직 그 정도 수준은 아니다. 현재는 상당한 지연이 빚어지는 상황"이라면서도 셧다운 사태로 인해 항공관제 시스템의 리스크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1일 발생한 셧다운 사태가 한 달을 넘기면서 가뜩이나 인력난을 겪는 항공관제사 부족 현상이 심해지고 근무 인력의 피로도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근무하는 항공관제사는 1만3000명으로, 필수 인력으로 분류돼 셧다운 사태에도 무급으로 일하고 있다. 그러나 미 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목표 인력 규모보다 3500명 정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대다수 관제사가 초과 근무나 주6일 근무를 해왔다. 그러나 셧다운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관제사, 교통안전청(TSA) 요원들이 결근하거나 휴가를 가는 경우가 잦아졌다. 이로 인해 미국 주요 공항에선 항공편 지연·결항이 잇따르고 승객들은 매우 긴 보안 검색 대기 시간에 시달렸다. 한 여행객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에 “휴스턴 공항에서 5기간 동안 기다렸다"며 “공항에 4시간 일찍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비행기를 놓쳤다"고 울분을 토했다. 특히 지난달 31일엔 미국에서 가장 복잡한 공항 30곳에서 관제사들이 잇따라 결근하자 전국에서 6200편이 지연되고 500편이 결항하는 사태가 발생했는데 이중 65%가 관제사 결근 때문이라고 더피 장관은 전했다. 뉴욕에선 관제사 80%가 결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제사 부족에 따라 주말인 1일(4600편 지연, 173편 결항)과 2일(5800편 지연, 244편 결항)에 이어 이날도 오후까지 2900편이 지연되는 등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주요 항공사들을 대변하는 '에어라인스 포 아메리카'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셧다운 사태가 시작한 이후 320만명 이상의 승객들이 지연·결행 피해를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하루에는 30만명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어라인스 포 아메리카는 이어 지연된 항공편 중 5%가 관제사 인력난 때문에 발생했지만 지난달엔 그 비중이 16%로 증가했고 이달엔 79%까지 치솟았다고 덧붙였다. 더피 장관은 휴가를 내고 자리를 뜬 관제사들을 해고할 계획은 없다면서 “그들 모두에게 업무에 복귀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델타, 유나이티드, 사우스웨스트, 아메리칸 등 미국의 주요 항공사와 전미항공관제사협회는 의회에 셧다운을 끝내기 위한 임시예산안 처리를 촉구했다. 미국여행협회 등 여행업계는 의회에 보낸 서한을 통해 이번 셧다운으로 이미 여행 산업에서 40억달러 이상의 손실이 발생했다며 “연중 가장 붐비는 기간인 추수감사절이 임박한 가운데 셧다운이 계속된다면 그 여파는 즉각적이고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이 체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주식에 투자 할걸”…맥 못추는 비트코인 시세, 어디까지 추락할까

글로벌 증시가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기록적인 수준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또 다른 위험자산인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시세는 여전히 맥을 못추고 있어 향후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4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전 11시 2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2.24% 하락한 10만7072달러를 기록 중이다. 비트코인 시세는 지난 7일 동안 6% 넘게 추락했다. 같은 시간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4.68% 급락한 3647달러를 보이고 있고 리플(-5.56%), 바이낸스(-6.33%), 솔라나(-9.07%), 트론(-4.38%), 도지코인(-6.57%), 카르다노(-6.18%) 등 주요 알트코인 시세도 폭락세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6일 장중 12만6198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신고가 랠리를 이어갔었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상황 속에서 화폐 가치 하락에 대비하는 투자 전략인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가 부상하면서 자금이 비트코인·금·주식 등에 몰린 탓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對中) 100% 추가 관세'를 경고한 이후 비트코인 시세는 하락 전환했고, 낙폭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지수가 역대 최고가 수준에 유지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7년만에 처음으로 '업토버'(비트코인이 매년 10월마다 강세를 보이는 현상)가 깨지자 향후 시세 전망에 대한 비관론이 쏟아지고 있다. 비트코인의 지난달 월간 상승률이 -4%로, 2019년 이후 최악의 10월을 보였다. 블룸버그통신은 “비트코인은 작년 12월과 비교하면 여전히 약 14% 상승한 수준이지만,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선호하는 환경 속에서도 주식 수익률에 뒤처져 있다"며 “긍정적인 거시경제 여건에도 불구하고 가상자산은 제자리를 찾기 위해 고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프리올 인베스트먼트의 찰스 에드워즈는 7개월 만에 처음으로 비트코인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수요가 채굴 속도를 밑돌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가상화폐 시장을 강타한 '역대급 청산' 사태 여파로 바닥이 확인될 때까지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달 비트코인 급락 당시 약 190억달러 규모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강제 청산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셀리니 캐피탈의 조르디 알렉산더 최고경영자(CEO)는 “새로운 상승 시도를 하기 전, 가격이 바닥을 찍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며 “시장은 여전히 10월 청산 쇼크의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투크리움ETF의 제이크 핸리 이사는 “비트코인은 여름 이후 고점을 찍은 후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고, 리플 시세는 여름 중순부터 꺾이기 시작했다"며 “이러한 가격 흐름은 투자자들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가상자산 시세는 4분기에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는 이러한 추세가 깨질 가능성이 있다며 비트코인 가격이 바닥을 다질지, 아니면 더 가파르게 하락할지가 현재 최대 관건이라고 짚었다. 테라해시의 애널리스트들은 “비트코인 시세가 9만8000달러선을 지켜내는 게 핵심"이라며 “해당 지지선이 무너질 경우 7만4000달러~9만달러 범위까지 쉽게 하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구간마저 방어히지 못할 경우 6만~7만달러까지 추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증시 사이클을 연구하는 라스 본 티엔은 최근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피디아와 인터뷰에서 “미국·중국·유럽의 유동성이 과거와 비교해 느린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향후 비트코인 등 가산자산 시세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비트코인 가격의 약 40%는 유동성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며 “현재 데이터를 보면 2023년부터 시작된 이번 상승장이 정점에 도달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티엔은 특히 이번 사이클에서 자금이 알트코인 등 투기적 자산이 아닌 실물 산업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며 “알트코인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은 실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과거에는 비트코인이 고점을 찍으면 알트코인이 뒤따라 오르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며 내년 2분기부터 유동성이 축소돼 비트코인과 알트코인의 약세장이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백악관, 미중 무역합의 팩트시트 공개…한화오션 제재 풀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무역합의를 타결한 가운데 백악관은 이에 대한 세부 내용을 담은 팩트시트를 1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한국에서 시 주석과 무역·경제 협정을 체결했다"며 “이는 미국의 경제력과 국가 안보를 보호하면서 미국 노동자, 농민, 가정을 우선순위로 두는 거대한 승리"라고 소개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 미국으로의 합성마약 펜타닐 원료 수출 중단 △ 희토류 및 기타 주요 광물에 대한 중국의 수출통제 조치 폐지 △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 및 주요 기업에 대한 중국의 보복조치 중단 △ 미국산 대두 및 기타 농산물에 대한 중국의 시장 개방 등이 포함됐다. 이중 “중국은 중국의 해상·물류·조선 산업에 대한 미국의 무역법 301조 조사에 대한 보복조치를 철회하고 다양한 해운 기업에 부과한 제재도 철회한다"고 명시된 부분이 주목을 받는다. 앞서 중국은 지난 14일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이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무역법 301조' 조사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중국 기업과 거래가 금지된 제재 목록에 올렸다. 한화필리조선소, 한화쉬핑, 한화오션USA인터내셔널, 한화쉬핑홀딩스, HS USA홀딩스가 제재 대상이다. 미국의 조선업 재건에 협력해온 한화오션을 겨냥한 이 조치를 두고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외국 기업들이 미국 조선업에 투자하는 것을 막으려는 “경제적 강압"이자 “보복 행위"라고 비판한 바 있다. 미국 측도 미중 무역합의에 따라 '무역법 301조' 조사에 근거해 중국의 해상·물류·조선 산업을 겨냥해 시행한 조치를 오는 10일부터 1년간 중단하기로 했다. 백악관은 “이와 동시에 미국이 미국 조선업의 재건을 위해 한국, 일본과 역사적인 협력을 계속하는 동안 '무역법 301조'에 따라 중국과 협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또 지난달 9일 발표한 희토류 수출통제와 관련 조치의 전 세계적인 시행을 중단하기로 했다. 중국은 또 미국의 최종 사용자와 그들의 세계적 공급업자들을 위해 희토류, 갈륨, 게르마늄, 안티몬, 흑연 수출을 위한 포괄적인 허가를 발급할 계획이다. 백악관은 “포괄적 허가는 중국이 2025년 4월과 2022년 시행한 수출 통제를 사실상 철회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또 합성마약 펜타닐의 제조에 사용되는 특정 화학물질의 북미 선적을 막고, 다른 특정 화학물질의 전 세계 수출을 엄격히 통제하기로 했다. 또 지난 3월 4일 이후 미국을 상대로 발표한 모든 보복성 관세와 비관세 조치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 밖에 올해 남은 2개월간 최소 1200만t의 미국산 대두를 구매하고, 향후 3년간 매년 최소 2500만t의 대두를 구매하기로 했다. 또 넥스페리아가 중국에서 생산한 반도체를 전 세계에 수출하는 데 필요한 적절한 조치를 하도록 했고 반도체 공급망을 구성하는 미국 기업들을 겨냥한 반독점, 반덤핑 조사를 끝내기로 했다. 아울러 중국은 일부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면제 절차를 연장하고, 관련 관세 면제도 내년 12월 31일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미국은 펜타닐 유입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중국에 부과한 관세 중 10%포인트를 오는 10일부터 인하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 정부가 펜타닐과 원료 수출을 단속하면 중국에 부과한 관련 관세를 모두 폐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31일 플로리다주로 이동하는 전용기에서 펜타닐 문제와 관련해 “중국은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며 중국이 그럴 인센티브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그것(중국 정부의 펜타닐 단속)을 보는 순간 나머지 10% (펜타닐 관세)를 없앨 것"이라고 말했다. 믹국은 또 그간 고위급 협상을 통해 서로 대폭 낮춘 관세율을 내년 11월 10일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미국은 '무역법 301조'에 따라 중국에 부과한 관세 중 일부 품목에는 오는 29일까지 예외를 허용했는데 이 예외 기간을 내년 11월 10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미국은 수출통제 대상으로 지정한 중국 기업의 자회사를 겨냥한 수출통제 조치를 오는 10일부터 1년간 중단하기로 했다. 한편, 펙트시트는 한국과 체결한 합의에 대해 “미국의 일자리 창출, 에너지 지배 강화, 기술혁명에 대한 미국의 우위 촉진, 한미 해양 협력 구축 등을 지원하기 위한 수십억 달러의 투자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E칼럼] 2025 노벨경제학상과 지속가능성장

허은녕 서울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전 세계에너지경제학회(IAEE) 부회장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의 영예는 '신기술을 통한 지속 가능 성장'연구에 크게 이바지한 3인의 교수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조엘 모키어(Joel Mokyr)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교수, 필립 아기옹(Philippe Aghion) 프랑스 INSEAD 및 런던 정경대(LSE) 교수, 피터 하윗(Peter Howitt) 미국 브라운대 교수 등 3인에게 노벨경제학상을 수여한다고 발표하였다. 왕립과학원은 모키어 교수에 대해 '기술 진보를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의 전제 조건을 파악(identified)'한 공로를, 아기옹 교수 등 2명에 대해서는 '창조적 파괴 (creative destruction)을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 이론'을 연구한 공로를 수상의 이유로 설명하였다. 재미있는 사실은, 상금의 절반이 모키어 교수에게, 나머지 절반은 아기옹 및 하윗 교수에게 돌아갔다는 것이다. 모키어 교수는 전통적인 연구 방법을 추구한 학자로, 실제 현장에 가서 관찰하여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여러 권의 책을 발간하는 방법으로 연구한 반면, 아기옹 및 하위 교수는 현대적인 방법인 분석모형과 다량의 자료를 사용한 계량 분석의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는 방식으로 연구하였다. 이번 노벨경제학상이 가져오는 첫 번째 의미는 애덤 스미스 이래로 내려오는 전통적인 경제학의 틀이 아닌, 1912년 조셉 슘페터(J. Schumpeter)가 제창한 기술혁신을 통한 경제발전 이론의 틀을 드디어 인정한 첫 번째 수상이라는 점이다. 기술혁신, 창조적 파괴 등 이미 온 세계를 뒤덮고 있는 경제발전의 방법이 최근까지도 주류경제학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가 이제야 한 자리를 받게 된 것이다. 슘페터는 경제발전의 역동성을 가져오는 가장 큰 요인으로서 창조적 파괴를 꼽았는데, 특히 기업가의 창조적 파괴 행위를 중요시했다. 이윤은 창조적 파괴 행위를 성공적으로 이끈 기업가의 정당한 노력의 대가이며, 그것을 다른 기업이 모방하면서 이윤은 소멸하고, 새로운 혁신적 기업가의 출현으로 다시 사회적 이윤이 생성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세 명의 학자는 이를 증명하는 업적을 쌓은 학자들이다. 모키어 교수는 1차산업혁명에 초점을 맞추어 '왜 연속적인 기술혁신이 1800년대 이후에야 일어났으며, 왜 그 장소가 영국인 것일까'라는 물음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를 통하여 과학기술의 발전이 경제성장의 원인이자 기초가 됨을 확인하였다. 또한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 발명과 같은 대형 발명(macro-invention) 못지않게 이를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작은 발명(micro-invention)들이 함께 나타나서 양자 간에 상호작용이 일어나야 함을, 그리고 영국이 바로 그러한 경우였음을 보였다. 즉, 혁신의 키워드로 자주 언급되는 창조적 파괴는 사실 여러 창조 과정이 누적된 형태임을 보인 것으로, 이러한 누적 과정이 일어나는 사회적 환경이 영국에 있었음을 보인 것이다. 한편, 아기옹 및 하윗 교수는 혁신을 촉진하는 시장 및 제도의 조건을 연구하였다. 신고전파 경제학은 경쟁을 통하여 성장이 있다고 이야기하였으나 슘페터와 그 학파는 적절한 독점이 혁신을 촉진하여 성장이 일어난다고 보았는데, 아기옹 및 휴잇 교수는 경쟁과 혁신 간에 '역 U자형' 관계가 존재함을 실증분석을 통하여 증명하였다. 즉, 적절한, 또는 제한된, 경쟁이 혁신에 가장 좋음을 증명한 것이다. 주류경제학의 기존 이론이 여러 측면에서 변경과 수정이 필요함을 확연하게 보여준 것이다. 특이한 점은 이번 수상자들이 연구한 사례가 영국만이 아니고 한국, 일본, 독일, 중국 등이라는 것이다. 최근 선진국들이 산업정책을 적극적으로 발표하고 보호무역을 시행하는 것도 자유무역이나 완전경쟁보다 적절한 보호무역과 산업정책이 경제성장에 더 효과적임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이들 슘페터 및 혁신 성장 이론은 21세기 들어 기술 경제학(Technology Economics)으로 분파하여 과학 및 기술 분야와의 융합이 이루어지고 있다. 기술혁신을 통한 경제성장에 대한 이론 이외로도 기술이전, 기술 상용화, R&D 정책, 기술 정책 등으로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다. 마치 1, 2차 석유위기 이후 에너지경제학이 분파한 것과 유사하다. 그렇다면 이들의 연구에서 나타나는 지속 가능한 성장은 과연 무엇일까? 영어로는 sustained growth이니, 이는 환경, 이산화탄소 등의 고려를 통하여 등장한 지속가능한발전(sustainable development) 와는 차이가 있는 표현이다.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같이 볼 수 있다. 기술혁신이 없으면 지속 가능한 발전도 없다는 건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서도 인정하는 내용이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분들과 이들을 선정한 왕립과학원에 감사의 인사를 건네며, 정부와 기업의 더욱 적극적인 기술혁신 정책을 기대한다. 허은녕

[경주 APEC] “北엔 신뢰, 中엔 협력, 日엔 미래”…李대통령, 동북아 외교 구상

이재명 대통령이 1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마무리하며 '동북아 구상'의 밑그림을 드러냈다. 불가피한 긴장과 갈등의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이웃국가들과의 대화·협력을 통해 상호 이익을 찾겠다는 실용적 외교 기조가 뚜렷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이날 APEC 정상회의 폐막 후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북한·중국·일본과의 관계 구상을 각각 언급했다. 먼저 대북정책과 관련해 “북측이 조금이라도 안심하고 남측을 믿게 만들기 위한 선제적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북측이 여러 계기에 적대적 표현을 사용하는 것도 변화의 과정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하나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과거보다 표현의 강도가 매우 많이 완화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북한은 미국의 체제 보장을 가장 필요로 하는 만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피스메이커(Peacemaker)'로서 대화를 이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한국의 대화 제안에 즉각 응하지 않더라도, 북미 대화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겠다는 '페이스메이커론(평화중재론)'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한중관계에 대해서도 “실질적으로는 관계가 완전히 정상화돼 있거나 회복돼 있다고 보기 어려운 상태"라며 솔직한 진단을 내놨다. 그는 “지리적으로 가깝고 경제적으로 깊이 의지하는 관계이므로, 작은 장애가 있더라도 이를 넘어 더 큰 이익과 변화를 향해 나아가려 한다"며 “단순한 회복을 넘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협력의 길을 다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도 중국과 경쟁하고 갈등하며 적대적으로 보이지만, 이면에서는 협력하고 거래하고 지원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경쟁과 협력이 공존하는 현실 속에서 실용적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가 안정돼야 동북아도 안정되고, 그것이 중국의 이익에도 부합할 것"이라며 “중국이 한반도 평화 정착에 건설적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자신의 외교 비전인 'END(교류·관계정상화·비핵화) 구상'과 맞닿은 대목으로, 동북아 평화의 선순환을 위한 중국의 협력을 당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투트랙 접근법'을 유지했다. 그는 “한일관계는 잘 협력해서 지금보다 훨씬 나은 관계로 나아갈 수 있다"며 “있는 문제는 직시하되, 미래를 향해 함께 손잡고 서로 도움이 되는 관계로 충분히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강경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에 대해서는 “개별 정치인일 때와 국가의 경영을 총책임질 때는 생각과 행동이 달라질 것"이라며 “저도 만나기 전에 혹시나 하는 걱정을 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직접 만나보니 상당한 시간 대화 후 같은 생각을 가진 훌륭한 정치인이라 느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다음은 제가 일본을 방문할 차례"라며 “가능하면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나라현으로 가자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와 복원시킨 '셔틀외교'를 새 일본 내각과도 이어가며 협력 기조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경주 APEC] 韓·中, 70조원 통화스와프 복원…‘경제·민생 중심 외교’ 본격화

한국과 중국이 1일 경주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경제·문화·범죄 대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대폭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총 7건의 양해각서(MOU)와 계약을 체결하며, 양국 관계를 실질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복원하는 전환점을 마련했다. 특히 5년 만기 70조원(4000억 위안) 규모의 '원-위안 통화스와프 계약'이 체결되면서 금융·외환시장 안정과 교역 확대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복원됐다. 대통령실은 “양국 금융 협력이 강화돼 실물경제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회담은 의장대 사열, 양국 애국가 연주, 상견례 등 공식 환영식으로 시작됐다. 두 정상은 나란히 푸른색 계열의 정장과 타이를 매치해 조화를 이뤘다. 이 대통령은 짙은 남색 양복에 APEC 정상회의의 상징인 금빛 나비 문양이 새겨진 군청색 넥타이를 착용했다. 시 주석은 한층 밝은 톤의 남색 정장에 파란색 넥타이를 매며 화합의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드러냈다. 회담에는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 등 한국 측 주요 각료와 왕이 외교부장, 차이치 정치국 상무위원 등 중국 측 핵심 인사가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직접 만나 뵙기를 참으로 기다려왔다"고 인사했고, 시 주석은 “11년 만에 다시 국빈 방한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간 호혜적 협력 관계도 더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시 주석은 “양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협력 동반자"라고 하며 한중 협력 관계 확대에 의견을 같이했다. 회담 직후 양국은 정상 임석하에 '한중 양해각서 및 계약 교환식'을 열고 총 7건의 협정에 서명했다. 핵심은 원-위안 통화스와프 계약으로, 양국 중앙은행이 5년 만기 70조원(4000억 위안) 규모의 협정을 체결했다. 대통령실은 “양국 금융·외환시장의 안정과 교역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며 “경제 협력의 안전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협상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서비스무역 교류·협력 강화 MOU'가 체결됐다. 아울러 양국 간 미래지향적 협력을 위한 '실버산업 협력 MOU', '혁신창업 협력 MOU', '중국 수출 식물검역요건 MOU'가 각각 서명돼 농산물 교역 활성화 및 민생 산업 교류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최근 급증하는 초국가 스캠·보이스피싱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온라인 사기 범죄 대응 공조 MOU'도 합의됐다. 여기에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양국의 중장기 경제협력 방향을 담은 '한중 경제협력 공동계획 MOU'가 포함돼, 한중 경제관계의 향후 로드맵을 제시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친교의 시간을 갖고 선물을 교환했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바둑 애호가라는 점을 고려해 최고급 '본비자(本扁子)' 나무 바둑판과 전통 '나전칠기 자개원형쟁반'을 선물했다. 대통령실은 “본비자는 깊은 색감과 맑은 울림으로 한중이 함께 세계 바둑계를 주도해 나가길 바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천년의 세월 동안 이어온 나전칠기 공예처럼 한중 간 우호와 협력도 지속적으로 계승·발전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은 양국 관계가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 다시 도약할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회담은 실질 협력의 복원을 넘어 경제·민생 중심의 외교 전환을 보여준 상징적 자리였다"고 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경주 APEC] 李대통령, 시진핑에 의장직 인계…“한반도 평화는 필수”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의장직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공식 인계했다. 내년 APEC 정상회의는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북 경주시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APEC 정상회의 2일차 회의를 마무리하며 “이번 경제지도자 회의를 끝으로 대한민국 의장직은 마무리됐다"며 “국제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APEC 역량이 얼마나 견고한지 확인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APEC 역사상 최대 규모인 14개 분야 장관의 고위급 대화가 있었고, 현안에 따라 회원 간 입장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음에도 각 회의에서 컨센서스(합의)에 의거한 합의문들이 도출됐다"며 “지혜를 모아 도전을 극복하고 공동 번영의 길로 나아가겠다는 APEC 회원국들의 흔들림 없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이번 정상회의 주제인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내일'의 기본적 토대가 저는 평화라고 생각한다"며 “평화가 뒷받침돼야 연결이 확대되고 혁신의 동력이 극대화돼 모두가 함께 누리는 번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한반도 평화야말로 아태 지역 번영의 필수조건이라고 생각한다"며 “군사적 대립과 긴장, 핵 문제는 한반도는 물론 아태 지역의 안정과 협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원칙 아래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한반도의 새 시대를 열어가고자 한다"며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해왔고, 앞으로도 평화를 위한 대승적이고 적극적인 선제 조치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의 주도적 노력과 함께 APEC 회원국 여러분들의 지지와 협력이 동반될 때 한반도 평화 공존의 길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APEC 의장국 지위를 넘겨받은 시 주석은 “아태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장기적인 역내 발전과 번영을 위한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2026년 APEC 의장국으로서 중국은 모든 당사자들이 하나되게 해 아태 지역 공동체의 성장과 번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 “회복력 있고 활력 넘치는 아태 경제 발전을 독려하고, 이 지역의 모든 시민들에게 고루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경북 경주에서 나흘간의 공식 일정을 마친 세계 각국 정상과 대표단 대부분은 귀국길에 올랐다. 경찰 등에 따르면 APEC 정상회의 본회의에 참석한 20개국 정상 중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비롯한 16개국 정상들이 1일 오후 경주 보문관광단지를 떠나 귀국했다. 시 주석은 이날 오후 이재명 대통령과의 한중 정상회담과 국빈 만찬 일정을 마친 뒤 귀국할 예정이다. 테레사 메라 페루 통상관광부 장관, 린신이 대만 총통 선임고문, 존 리 홍콩 행정장관 등은 하루 더 경주에 머문 뒤 2일 오전 출국하며, 로런스 윙 싱가포르 총리는 서울에서 한·싱 정상회담을 마친 후 출국할 예정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AI 버블’ 대응 방법은 관망?…2년 만에 돌아온 ‘빅쇼트’ 마이클 버리의 한마디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이자 미국의 부동산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한 마이클 버리가 약 2년만에 소셜미디어에 복귀해 '인공지능(AI) 버블(거품)'에 대해 언급했다. 버리는 3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가끔은 우리는 거품을 본다. 때로는 이에 대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때로는 투자하지 않는 것이 이기는 유일한 방법이다"라는 글과 함께 영화 빅쇼트의 한 장면을 담은 사진을 게시했다. 공매도 투자로 유명한 버리의 이번 글은 증시 등 일부 자산 가격이 과도하게 부풀려진 상황을 지적하며, 이러한 국면이 다가왔을 때 투자자들은 공매도를 통해 수익을 낼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뉴욕증시에서 AI 대장주인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달 30일 207.04달러를 기록, 종가 기준 역대 처음으로 시가총액 5조달러를 넘어섰다. AI 열풍에 힘입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나스닥 지수 등도 이번주까지 신고가 행진을 이어왔다. 다만 버리가 “투자하지 않는 것이 이기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한 것은 현재 상승장은 공매도로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님을 주장한 것으로 해석된다. AI 열풍이 과열된 만큼 현 시점에서는 관망이 최선의 전략임을 경고한 셈이다. 실제 버리는 과거 2005년부터 미국 주택시장의 붕괴를 예견하고, 주택담보대출을 유동화한 CDO(부채담보부증권)에 대해 신용부도스왑(CDS)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공매도 포지션을 취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미국 주택가격은 한동안 오름세를 이어가며 그의 예측과 달리 거품이 장기간 유지됐다. 결국 2007년 서브프라임(비우량) 모기지 부실이 터지면서 시장이 붕괴했고, 버리는 큰 수익을 올렸지만 거품이 예상보다 약 2년 더 지속됐다. 한편, 이날 버리의 게시물은 약 2년 만에 등장해 더욱 주목을 받는다. 버리는 2023년까지만 해도 당시 트위터를 통해 증시 폭락 가능성 등을 꾸준히 경고해왔다. 특히 2023년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책회의 결과가 나오기 몇 시간 전에 “팔아라(Sell)"라는 글만 남겨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이후 계정을 삭제하며 활동을 중단했으나, 약 2년 만에 다시 돌아와 거품이 발생했을 때의 대응 방식을 알린 것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2년 동안 침묵해왔던 영화 '빅쇼트'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돌아와 거품에 대해 다시 경고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중국이 펜타닐 단속하면 관련 관세 폐지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합성마약 펜타닐과 그 원료의 수출을 단속하면 중국에 부과한 관련 관세를 모두 폐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로 이동하는 전용기에서 펜타닐 문제와 관련해 지난달 30일 미중 정상회담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논의했다며 “중국은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며 중국이 그럴 인센티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그것(중국 정부의 펜타닐 단속)을 보는 순간 나머지 10% (펜타닐 관세)를 없앨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취임 후 중국이 펜타닐 차단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국산 모든 제품에 20%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협력 약속을 받고 관세율을 20%에서 10%로 인하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대중국 평균 관세율은 50%에서 40%로 내려갔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이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을 두고 “향후 무역 협상에서 중국에 대한 또 다른 양보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시 주석과 관련해 “그와 오랫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을 등장시킨 관세 광고에 대해 사과했지만, 캐나다와의 무역 협상이 재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와 무역 협상을 재개하냐는 질문에 “아니다. 하지만 난 그(카니 캐나다 총리)와 관계가 매우 좋다. 난 그를 많이 좋아하지만, 알다시피 그들이 한 일은 잘못됐다. 그는 매우 친절했다. 그는 광고에 대해 사과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 온타리오주(州)가 레이건 전 대통령의 과거 연설을 인용해가며 자신의 관세 정책이 미국 경제에 피해를 줄 것이라는 TV 광고를 내자 지난 23일 캐나다와의 무역 협상 중단을 발표했고, 이틀 뒤에는 캐나다에 추가로 10% 인상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곧 지하 핵실험을 재개하냐는 질문에 “여러분은 매우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0일 다른 나라들이 핵무기를 시험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미국도 핵무기 시험을 재개하도록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핵실험인지 설명하지 않았지만, 미국 언론은 지하 핵실험 가능성 등을 제기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심각한 갈등 관계인 베네수엘라 내에서의 공습을 고려하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약 밀매를 차단한다는 명목으로 미군 자산을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 배치하고, 이 지역을 오가는 '마약 운반선'을 격침해왔으며 향후 베네수엘라 영토로 공습을 확대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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