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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 E&R, 산단 열병합발전 ‘LNG 전환’ 추진

GS E&R이 산업단지 노후 석탄 열병합발전 설비를 친환경 연료로 전환하는 현대화 사업에 나선다. GS E&R은 한국남부발전과 '산업단지 집단에너지 현대화사업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전날 부산 남부발전 본사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GS E&R 황병소 대표이사와 남부발전 김준동 사장 등 양사 핵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양사는 기존의 노후 석탄 열병합발전소를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설비로 개체하는 탈석탄 연료전환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한다. 이를 통해 산업단지 입주기업들의 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여, 글로벌 환경 규제 속에서 산단 내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방침이다. GS E&R은 현재 반월, 구미, 포천 등 주요 국가산업단지에 공정용 열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는 대표적인 산업단지 집단에너지 사업자다. 회사는 남부발전이 축적해 온 발전 사업 경험과 노하우를 결합해 △LNG 연료전환 및 현대화사업 계획 수립 △친환경 열·전기 공급을 위한 기술 검토 △사업 타당성 조사 및 인허가 대응 등 사업 전반에서 긴밀한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황병소 GS E&R 대표이사는 “산업단지 열공급 사업자로서 이번 협력이 입주기업의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안정적이고 친환경적인 에너지 공급 기반을 마련해 지역사회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포스코, ‘함께 자라는 교실’로 초등 특수학급 8곳 맞춤형 리모델링

포스코(대표이사 이희근)가 지역사회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학습할 수 있도록 초등학교 특수학급 교실 개보수에 나섰다. 포스코는 포항·광양·서울 지역 국·공립 초등학교 특수학급 8곳을 대상으로 추진한 '함께 자라는 교실' 리모델링 지원사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노후화된 특수학급 교실 환경을 개선해 학생들에게 맞춤형 교육 공간을 제공하고 교사들의 행정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기획됐다. 포스코는 지난 4월 접수를 시작으로 현장 심사와 교사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건축물 노후도와 특수교육대상 학생 수, 정부 지원 이력 등을 종합 검토해 최종 대상 학교를 선정했다. 선정된 학교는 포항 장량초, 광양 진상초, 서울 미양초·영신초·상신초·사당초·수송초·천동초 등 8곳이다. 공사는 학생들의 학습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름방학 기간에 진행됐다. 이번 리모델링은 특수학급 학생들의 생활 패턴과 교사들의 현장 의견을 대폭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안전을 위한 벽면·바닥 쿠션과 바닥 난방 시설을 강화했고,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을 위한 심리 안정 공간 및 수납공간을 신설해 교실 활용도를 높였다. 특히 전교생 32명 중 특수학급 학생이 1명이어서 그동안 정부 지원 우선순위에서 밀렸던 광양 진상초등학교도 대상에 포함돼 교육 사각지대를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포항 장량초등학교의 경우, 모교 출신 교사와 시공업체 직원들이 공사에 참여해 선후배 간의 온정을 더했다. 개소식에 참석한 포스코 관계자는 “학생들에게는 쾌적한 학습 환경을 제공하고 교사들에게는 온전히 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자 했다"며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실질적인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올해 초등학교 지원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중학교 특수학급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등 미래세대 육성과 지역사회 상생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50톤 면제에 안심할 때가 아니다 [이창언의 지속가능성 나침반]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CBAM)가 올해 1월 1일부터 본 시행체계(definitive regime)에 들어갔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50톤 이하면 괜찮다", “인증서 구매는 내년부터다"라는 말이 들린다. 숫자만 보면 숨을 돌릴 시간이 생긴 듯하다. 그러나 EU의 최근 움직임은 다른 신호를 보낸다. 8월 10일 일부 기본값 수정치를 공개했고, 14일에는 비EU 생산자를 위한 10종의 가이드를, 24일에는 검증인과 국가인정기관을 위한 별도 지침을 내놓았다. CBAM의 초점이 제도 도입에서 배출량을 어떻게 계산하고 검증하며 증명할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다는 뜻이다. ◇ 50톤은 '후퇴'보다 '선별'에 가깝다 지난해 Regulation (EU) 2025/2083으로 개정된 CBAM 기본규정은 제도를 간소화하면서도 핵심 배출은 제도 안에 남기는 방향으로 손질됐다. 철강·알루미늄·비료·시멘트 네 부문의 대상 상품을 합산해 EU 수입자별 연간 누적 순중량이 50톤을 넘지 않으면 소규모 수입 면제를 받을 수 있다. 전력과 수소는 이 질량기준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50톤을 넘으면 초과분만이 아니라 그해 수입한 관련 상품 전체가 CBAM 의무 대상이 된다. EU가 이 기준을 두면서도 내재배출량의 최소 99%를 제도 안에 남기도록 설계한 이유다. '50톤 면제=규제 완화'라고만 보면 절반만 본 셈이다. 본 시행기에는 실제값이나 EU 기본값을 사용할 수 있다. 실제값을 쓰려면 공인 검증을 거쳐야 하고, 복합상품은 선행재의 탄소정보까지 이어져야 한다. 협력업체에서 데이터가 끊기면 실제 배출이 낮아도 그 사실을 충분히 보여주기 어렵다. 기본값도 중립적인 숫자가 아니다. 시멘트·철강·알루미늄·수소에는 2026년 10%, 2027년 20%, 2028년부터 30%의 가산율이 붙고 비료는 1%다. 탄소를 적게 배출해도 입증하지 못하면 더 불리한 값이 적용될 수 있다. 데이터의 부재가 비용으로 바뀌는 구조다. 철강은 이 문제가 특히 선명하다. 생산방식과 선행재가 달라 제품별 탄소정보의 연결이 중요하다. 다수 철강제품은 직접배출을 중심으로 산정하지만 일부 관련 품목은 간접배출도 반영된다. 이제 필요한 것은 회사 전체 배출량 하나가 아니라 제품-공정-선행재를 잇는 측정·보고·검증(MRV) 체계다. ◇ K-ETS도 '있느냐'보다 '얼마를 실제 냈느냐'다 K-ETS 제4차 계획기간에는 철강 등 수출 비중이 높은 대부분의 업종에 100% 무상할당 방식이 유지된다. 그렇다고 기업의 실제 탄소비용이 언제나 0이라는 뜻은 아니다. CBAM이 따지는 것은 한국에 배출권거래제가 있느냐가 아니라 탄소가격이 실제로 얼마나 지불됐느냐다. K-ETS 시장가격, 기업이 실제 부담한 탄소비용, CBAM에서 인정되는 공제액은 같은 숫자가 아니다. CBAM 인증서 구매는 2027년 2월부터 시작되고, 2026년 수입분의 첫 신고와 인증서 제출 마감은 2027년 9월 30일이다. 그러나 그 비용을 좌우할 데이터는 이미 올해 공장과 공급망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데이터는 많이 쌓는다고 경쟁력이 되지 않는다. 연결되고 검증되고 신뢰받을 때 비로소 자산이 된다. CBAM이 기업에 묻는 것은 결국 두 가지다. 얼마나 탄소를 줄였는가. 그리고 그것을 얼마나 정확하게 증명할 수 있는가. 탄소를 줄이는 능력만큼 탄소를 증명하는 능력이 수출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시작됐다. * 이창언 우석대학교 미래융합대학 창업컨설팅학과 교수 / 우석대 일반대학원 ESG·공공정책학과 주임 교수 / 우석대 ESG 국가정책연구소 소장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사고] 제2회 에너지경제-법무법인 태평양 공동 세미나 개최

에너지경제신문과 법무법인 태평양은 공동으로 오는 10일 AI시대를 맞아 변화하는 에너지 관련 법과 정책 그리고 ESG 경영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합니다. ① AI 기반 전력산업 비즈니스모델과 기업전략 AI가 전력 수요예측부터 설비 유지보수까지 혁신을 주도하며, 분산형 및 수요 반응 모델이 주목을 받고 있으며 이는 비즈니스 패러다임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성공 사례와 투자전략을 통해 기업 성장 방안을 제시합니다. ② 메가프로젝트, 데이터센터에 원전과 LNG PPA 허용과 법적 쟁점 안정적 전력공급과 친환경 발전 확대를 위해 PPA 허용의 필요성과 현재 법적 한계를 분석하며 현실적 해결 방안을 모색합니다. ③ 인공지능기본법과 에너지기업 대응 전략 AI 윤리와 규제, 투명성 확보, 책임경영을 중심으로 기업이 준비해야 할 준법 경영 방향을 법률 전문가가 분석해 방향을 제시합니다. ④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금융과 ESG 재생에너지 사업의 금융지원 현황을 중심으로 ESG 기준 적용, 공공 민간 협력을 통한 혁신적 금융 상품을 소개하며 향후 전망을 분석해 드립니다 ⑤ ESG 공시 의무화와 기업 리스크 관리 기업이 마주하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 관련 리스크와 이에 대응하는 전략, 그리고 ESG 정보공개의 중요성을 다룹니다. 이번 세미나는 AI와 ESG 시대에 맞춘 실무 법률 대응 방안을 제시하고,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정부 에너지 정책과 최신 사례를 공유하며, 기업과 전문가 간 네트워킹도 활성화할 것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SDGs 시계가 늦어지고 있다…지속가능발전委 기능·권한 실질화할 때 [이창언의 지속가능성 나침반]

2030년까지 남은 시간은 이제 4년 남짓이다. 그러나 세계는 목표 지점에서 한참 뒤처져 있다.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 보고서 2026'에 따르면 추세를 평가할 수 있는 139개 세부목표 가운데 목표 달성 궤도에 있는 것은 15%, 중간 수준의 진전을 보이는 것은 21%에 그친다. 49%는 진전이 미미하거나 정체돼 있고, 15%는 2015년 기준선보다 후퇴했다. 식수와 전기, 보건, 디지털 접근의 확대는 분명한 성과다. 문제는 성과가 없다는 데 있지 않다. 변화의 속도가 위기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데 있다. 유엔은 분쟁 확대, 기후변화, 세계경제 둔화, 개발도상국의 부채 부담과 공적개발원조 감소를 주요 역풍으로 꼽는다. 그러나 외부 요인만으로 지금의 지체를 설명할 수는 없다. 국가 내부에서 장기목표가 부처별 사업으로 쪼개지고, 전략과 예산이 따로 움직이며, 평가가 보고서 발간으로 끝난다면 SDGs는 국정운영의 중심에 설 수 없다. 계획은 있는데 실행으로 이어지지 않는 보고와 이행의 탈동조화(decoupling)가 발생하는 것이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2016년 첫 자발적 국가검토(VNR)를 제출한 이후 두 번째 보고서를 2027년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다시 준비하고 있다. SDSN의 '지속가능발전보고서 2026'에서 한국은 169개국 가운데 34위, 78.4점을 기록했다. 결코 낮은 성적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의 경제 규모와 행정역량을 생각하면 이 정도에 안주할 단계도 아니다. VNR 역시 국제사회에 성과를 알리는 홍보물이 아니라, 우리가 어디에서 뒤처지고 있는지를 스스로 확인하고 정책을 바로잡는 국가적 검토 과정이어야 한다. ◇ 국가지속가능발전위원회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SDGs를 접는 일이 아니라 다시 국정운영의 좌표로 세우는 일이다. 백척간두(百尺竿頭)에 선 지금, 국가지속가능발전위원회의 역할을 다시 주목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행 '지속가능발전 기본법'은 국가위원회에 결코 가벼운 역할을 맡기고 있지 않다. 국가기본전략을 심의하고 중앙추진계획을 협의·조정하며,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국가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한다. 주요 법령과 중·장기 행정계획을 지속가능성의 관점에서 검토하고 정책의견을 제시하며 국가보고서를 작성하는 것도 중요한 기능이다. 다시 말해 국가의 장기 방향을 살피고, 부처 간 충돌을 조정하며, 이행을 평가하고 그 결과를 다시 정책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국가위원회의 본래 역할이다. 문제는 권한이 법에 적혀 있는 것과 실제로 작동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점이다. 먼저 정책조정 기능이 실질화되어야 한다. 탄소감축과 산업경쟁력, 지역개발과 생태보전, 재정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포용처럼 어느 한 부처의 논리만으로 풀기 어려운 문제를 지속가능성이라는 공통 기준 위에서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국가위원회가 단순히 여러 부처의 정책을 모아 보는 곳이 아니라 정책 간 충돌과 사각지대를 드러내는 범정부 조정의 장이 되어야 한다. 평가도 달라져야 한다. 평가 결과가 다음 계획과 사업에 반영되지 않는다면 평가는 행정절차에 머문다. 주요 정책과 재정사업이 어떤 지속가능발전목표에 기여하고 다른 목표에는 어떤 부담을 주는지 예산 편성 과정에서 함께 살펴보는 지속가능성 예산 연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위원회가 예산권을 행사하자는 것이 아니다. 예산을 결정할 때 지속가능성이라는 기준이 실제 판단자료로 들어가게 하자는 것이다. 평가와 재정 사이의 끊어진 고리를 잇는 일이다. 또 하나는 소통의 혁신이다. 지속가능발전은 정부가 계획을 만든 뒤 시민사회와 지방정부에 설명하는 방식만으로는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 의제를 설정하고 전략을 만들며 이행을 점검하는 과정에 지방정부, 시민사회, 기업, 전문가가 지속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일방적인 의견수렴에서 벗어나 숙의–반영–설명으로 이어지는 소통의 순환을 만들어야 한다. 무엇이 반영됐고 무엇이 반영되지 않았는지, 그 이유까지 다시 설명할 때 정책에 대한 신뢰가 생긴다. 지역의 자발적 지역검토(VLR)에서 확인된 성과와 과제도 국가 VNR과 연결되어야 한다. 이 모든 기능을 뒷받침하려면 전문적인 사무조직과 안정적인 데이터, 부처와의 협의 채널, 축적된 조직기억도 필요하다. 조직을 키우는 것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국가위원회가 법으로 부여받은 기능을 실제 정책으로 바꿀 수 있는 행정적 근육을 갖추자는 것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한국에는 법도 있고 전략도 있으며 지표와 평가제도도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전략·조정·평가·재정·소통을 하나의 정책과정으로 꿰어내는 힘이다. 2030년까지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선언이 아니다. 뒤처진 목표를 찾아내고, 정책 간 충돌을 조정하고, 성과를 평가하며, 그 결과를 다시 정책과 재정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국가지속가능발전위원회의 기능과 권한을 강화한다는 것도 위원회를 위한 권한 확대가 아니다. 국가의 지속가능성을 실제 정책으로 움직이게 할 필요한 힘을 갖추자는 것이다. 국가지속가능발전위원회가 SDGs를 알리는 위원회를 넘어 대한민국의 장기 미래를 점검하고, 조정하고, 사회와 연결하는 국가 지속가능성의 실질적 정책 중심축으로 작동해야 할 때다. *이창언 우석대학교 미래융합대학 창업컨설팅학과 교수 / 우석대 일반대학원 ESG·공공정책학과 주임 교수 / 우석대 ESG 국가정책연구소 소장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Scope3 공시는 2031년, 기업은 기다려도 될까 [이창언의 지속가능성 나침반]

넷제로의 문법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는 지난 6월 11일 '기업 넷제로 표준(Corporate Net-Zero Standard) V2.0'을 발표했다. 새 표준은 2027년 2월 1일부터 사용할 수 있으며, 2028년 2월 1일부터 제출하는 모든 신규 목표에 의무 적용된다. 비록 SBTi가 법적 규제는 아니지만, 전 세계 1만 1000개 이상의 기업과 금융기관이 이를 통해 과학기반 목표를 설정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글로벌 공급망에 미치는 파급력은 결코 작지 않다. SBTi가 이번 변화를 '야망에서 현실 구현으로'라고 칭한 이유도 분명하다. 이제 몇 퍼센트를 줄이겠다는 선언적 숫자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업은 감축 목표를 구체적인 전환계획과 연결하고 자본 배분, 설비 투자, 구매·조달 등 실제 경영 의사결정으로 옮겨야 한다. 이행 장애요인과 진척도 역시 지속적으로 점검하며, 그저 선언에 머물던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현장에서 직접 실행하고 증명하는 탄소경영으로 이동해야 하는 시점이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Scope3, 즉 가치사슬 기타 간접배출이다. 새 표준은 기업이 가치사슬 내 중요한 배출원과 배출집약 활동을 찾아내고 실제 감축수단과 연결하도록 요구한다. 모든 협력사에 처음부터 실측 데이터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처럼 평균 배출계수에만 의존한 단순 계산으로는 감축 성과를 입증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자연스럽게 주요 공급업체의 활동 데이터와 실제 감축 성과 등 신뢰할 수 있는 1차 데이터를 확보하는 일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새롭게 도입된 '지속적인 배출 책임(Ongoing Emissions Responsibility)' 역시 눈여겨볼 대목이다. 고품질 탄소크레딧 등을 기후 기여 수단으로 인정하되, 그것이 직접 감축을 대체하는 면죄부는 아니라고 확실히 선을 긋는다. 일각에서는 유연성 확대로 인해 기업 간 비교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뉴클라이밋 연구소(NewClimate Institute)의 지적도 나오지만, 이는 V2.0이 복잡한 기업 현실을 반영해 실질적 넷제로 행동을 촉구하는 '실행 프레임워크'로 진화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하다. 2031년 유예? 멈추지 않는 글로벌 시계 그렇다면 한국은 어디까지 왔을까. 정부는 지난 7월 8일 지속가능성 공시 제도화 최종안을 발표했다. 2028년 연결자산총액 1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를 시작으로 2029년 5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2028~2029년 운영 상황을 평가해 2030년에는 2조원 이상까지 추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이는 거래소 공시가 아닌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한 사업보고서 내 법정공시로 곧바로 출발한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다만 구체적인 책임범위와 제3자 인증제도 등은 향후 입법과 하위법령 정비 과정에서 확정돼야 한다. 한국 기업이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Scope3의 시차다. 정부는 인프라 부족을 고려해 Scope3 공시를 대상별로 3년간 유예했다. 이에 따라 연결자산총액 10조원 이상 기업은 2031년, 5조원 이상은 2032년, 2조원 이상은 잠정적으로 2033년부터 공시 의무를 지게 된다. 제3자 인증도 2030년부터 의무화될 방침이다. 겉보기엔 준비할 시간이 넉넉해 보인다. 그러나 국내 공시의 시계와 글로벌 공급망의 시계는 다르게 흘러간다. 당장 SBTi V2.0은 2028년부터 신규 목표 제출의 기준이 되고, 글로벌 고객사와 투자자들은 이미 공급망의 탄소 정보와 감축 성과를 강도 높게 요구하고 있다. 흐르는 강물처럼 글로벌 스탠더드가 급변하는데도 국내 제도의 유예 기간만 믿고 안주하는 것은 각주구검(刻舟求劍)의 어리석음이나 다름없다. Scope3 공시의 유예가 곧 Scope3 관리의 유예를 뜻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탄소 책임의 외주화를 넘는 거버넌스 정부도 발 빠르게 준비에 착수했다. 2028년까지 반도체·자동차·이차전지 등 주요 15개 수출 업종의 Scope3 산정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활용 가능한 전과정목록(LCI) 데이터 1000개를 구축할 계획이다. 한 번 입력한 데이터를 여러 수요기업이 공동 활용하는 산업공급망 ESG 플랫폼도 추진한다. 한국은 K-ETS 제4기를 시행하고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확정하면서, 공시와 탄소가격, 산업전환을 동시에 제도화하는 궤도에 올랐다. 이제 남은 과제는 제도의 도입을 넘어 데이터의 실질적 연결에 있다. 문제는 현장에서 시작된다. 같은 협력기업이 대기업 A사에는 A사의 양식으로, B사에는 또 다른 엑셀로 탄소 데이터를 제출해야 한다면 Scope 3는 감축보다 서류작업부터 늘릴 수 있다. 대기업이 협력사에 짐만 전가하는 '탄소 책임의 외주화'를 철저히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한 번 측정한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여러 제도에서 공동 활용할 수 있는 통합 인프라가 시급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방정부와 지역 산·관·학이 연계된 밀착형 거버넌스가 중소 협력사의 현장 데이터 산정 역량을 직접 돕고 나서야 한다. Scope 3의 3년 유예기간은 규제를 미뤄둔 시간이 아니라, 한국 산업 전체의 데이터 무결성(Data Integrity)을 확보하는 골든타임이어야 한다. 넷제로의 다음 경쟁은 누가 더 큰 감축 숫자를 선언하느냐가 아니다. 공급망의 실제 데이터를 확보하고 투자와 조달을 바꾸며, 그 결과를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증명하는 기업만이 살아남는다. 한국 기업에 남은 시간이 2031년까지라고 생각한다면 시계를 잘못 보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기후전략은 이미 약속의 문장에서 '실행의 장부'로 넘어가고 있다. * 이창언 우석대학교 미래융합대학 창업컨설팅학과 교수 / 우석대 일반대학원 ESG·공공정책학과 주임 교수 / 우석대 ESG 국가정책연구소 소장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LG전자, 버려지는 가전에서 핵심광물 희토류 캔다

LG전자가 가전 부품의 폐기 단계에서 희토류 영구자석을 회수해 산업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독자 기술을 개발하고 국가 순환경제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LG전자는 27일 경기도 용인시 수도권자원순환센터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 E-순환거버넌스와 '폐가전 냉매압축기 폐영구자석 회수 시범사업'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밝혔다. 협약식에는 기후에너지환경부 금한승 제1차관, E-순환거버넌스 이상진 이사장, LG전자 생산기술원 양희구 생산혁신센터장, 정대진 금형/품격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시범사업은 가전 핵심부품인 컴프레서의 폐기 단계에서 희토류 영구자석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사업이다. 희토류는 전기차·산업용 모터·가전 등 첨단 산업에 폭넓게 쓰이는 핵심 광물로,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컴프레서에 포함된 희토류 영구자석은 강한 자력 탓에 분리가 어려워 구리 등 일부 금속만 회수한 뒤 대부분 고철로 재활용돼 왔다. LG전자는 자기장을 활용하는 탈자(脫磁) 기술로 희토류 영구자석의 강한 자력을 제거하고 안전하게 분리하는 공정을 개발했다. 고열을 가해 자석을 분리하던 기존 열처리 방식 대비 에너지 사용이 줄고, 분리된 자석 역시 열 변형 없이 물성을 유지해 회수 효율과 재활용 가치가 높아진다. 희토류 영구자석 분리 공정에는 비전 AI 기반 이미지 분석 기술도 적용된다. AI가 폐컴프레서의 크기와 모양을 인식하고 분리해야 할 영구자석의 위치를 정밀하게 분석해 최적의 분리 공정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기존 철·구리·알루미늄 중심이던 자원 회수 범위가 희토류 함유 영구자석까지 확대된다. LG전자는 이번 시범사업으로 연간 약 4만 대 규모의 폐가전에서 약 1.6톤의 희토류 영구자석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수된 영구자석은 향후 새로운 자석 생산을 위한 원료화 기술 개발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양희구 LG전자 생산기술원 생산혁신센터장은 “자원순환 분야의 기술 역량을 지속 강화해 사용이 끝난 제품에서 핵심 소재를 회수하고 다시 활용하는 순환경제 실현에 기여하는 한편, 미래 핵심광물의 안정적인 순환 이용 기반 구축에도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李정부 히트펌프 판 키우자…삼성·LG도 ‘발맞춰 뛴다’

정부가 2035년까지 히트펌프 350만대를 보급해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내걸면서 국내 가전업계도 관련 생산체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친환경 냉난방 시장이 본격 개화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 생산 확대와 기술 투자로 시장 선점에 나섰다. 다만 국내 주택의 다수를 차지하는 아파트·공동주택에는 아직 제품을 들이기 어려워, 본격적인 대중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26일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다음 달 말부터 광주사업장에서 'EHS 히트펌프 보일러'의 국내 양산을 시작하고, LG전자도 연내 국내 생산 확대를 목표로 창원 생산기지를 보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안타증권 등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국내 히트펌프 시장 규모는 3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지만, 실제 보급 대수는 2022년 기준 36만대에 그쳐 아직 걸음마 단계다. 배경에는 반복되는 폭염으로 고효율 냉난방 설비에 대한 관심이 커진 점이 있다. 가전업체는 물론 보일러·산업설비 업체까지 가세하며 대성히트에너시스, 경동나비엔, 센추리 등도 기존 제조망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뛰어든 상태다. 연소 과정 없이 외부 열을 실내로 끌어와 냉난방을 해결하는 히트펌프는 가스보일러보다 에너지 효율이 3~5배 높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독일에서는 이미 히트펌프 판매량이 가스보일러를 앞질렀고, 글로벌 시장도 지난해 133조원에서 2034년 302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 보급사업 발판 삼아 국내 생산 속도전 삼성전자는 정부의 난방 전기화 드라이브를 새로운 매출원이자 성장동력으로 규정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35년 난방 전기화 보급 정책을 국내 B2B 및 친환경 가전 시장을 획기적으로 넓힐 수 있는 중대한 기회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판단에 따라 삼성전자는 광주사업장 제2캠퍼스에 2132㎡ 규모 생산라인을 새로 짓고 지난 19일부터 시험생산에 돌입했다. 연간 10만대 이상 생산 능력을 갖추며 해외 생산분을 국내로 대체하는 '리쇼어링'에 나선 것은 참여 업체 중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LG전자는 정부 보급 활성화 사업에 납품하는 제품 역시 연내 국내 생산 체제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LG전자는 신규 부지 투자 대신 기존 창원 생산라인을 보강해 히트펌프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미 올해 상반기 제주 보급사업(1042가구) 중 가장 많은 450가구를 전담하며 1위 사업자로 선정된 데다, 2008년부터 유럽 등 해외에서 히트펌프 사업을 벌여온 경험까지 갖추고 있어 국내 생산 전환은 예정된 수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 관계자는 “정부 사업에 참여하며 제품을 알릴 기회이자 사업을 확장할 계기로 보고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두 회사의 행보는 이미 진행 중인 정부 보급사업과 맞물려 있다. 국비 138억원이 투입된 제주 보급사업(총 2460가구) 가운데 상반기 물량 1042가구 중 450가구를 LG전자가 전담해 1위 사업자에 올랐고, 삼성전자는 하반기 1418가구 규모 2차 사업에 참여를 확정했다. 정부 주도로 새 시장이 열리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앞다퉈 출사표를 던지고 있는 셈이다. ◇ 아파트 공략은 아직 숙제 관건은 국내 주택 구조의 다수를 차지하는 아파트·공동주택 공략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히트펌프 난방 시스템은 기존 보일러보다 기계실 공간이 더 필요해 아파트에 곧바로 적용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이를 극복할 제품을 개발 중이지만 정확한 상용화 시점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별도의 한국형 개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파트·공동주택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국내 주거 환경의 특수성을 고려해 해외 사양과 차별화한 한국형 히트펌프 솔루션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 용인 삼성물산 주거연구소와 제주도 등에서 실제 주거 패턴을 반영한 실증 연구를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얻은 데이터로 알고리즘과 편의 기능을 계속 업그레이드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별도로 양평·충주·남해 등 전국 각지에서도 난방·온수 성능 실증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국내 생산능력 확대나 구체적인 판매 목표는 아직 설비 투자 초기 단계인 만큼 향후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구체화할 예정이다. 대중화까지 넘어야 할 비용 장벽도 만만치 않다. 본체와 온수 저장탱크, 배관 공사비를 합치면 대당 1400만원 안팎이 들어 기존 보일러보다 월등히 비싸다 보니, 최대 70%에 이르는 정부 보조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소비자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누진제가 적용되지 않는 일반 요금제를 받으려면 전용 계량기를 별도로 달아야 한다는 점도 진입 장벽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시장 형성 초기인 만큼 일정 수준의 정책 지원이 필요한 단계"라며 “보급이 확대되면 규모의 경제를 통해 제품과 설치 비용이 낮아지고, 기업들의 기술 혁신과 경쟁까지 더해져 소비자 부담도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탄소가격은 높을수록 좋은가…독일이 한국에 던진 질문 [이창언의 지속가능성 나침반]

유럽의 기후 규제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독일 연방내각은 독일 연료배출권거래법(Brennstoffemissionshandelsgesetz·BEHG) 개정안을 의결하고, 2027년에도 이산화탄소 1톤당 55~65유로의 가격구간(Price Corridor)을 유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행법대로라면 2027년부터 독일의 국가 탄소가격이 기존 EU 배출권거래제(EU ETS1) 가격과 연계될 예정이었다. 독일은 이를 한 해 더 안정적인 가격구간 안에 두기로 한 것이다. 아직 의회 입법 절차는 남아 있다. 한편 EU 건물·도로교통 배출권거래제(Emissions Trading System 2·ETS2)​는 2028년부터 본격 가동된다. 기존 EU ETS와 별도의 시장으로, 건물·도로교통과 일부 추가 부문의 연료배출을 대상으로 한다. 독일의 선택은 이런 과도기에 기업과 가계에 가격의 예측 가능성을 한 해 더 제공하려는 조치로 읽을 수 있다. 이를 기후정책의 후퇴라고 보는 것은 성급하다. 독일이 탄소에 가격을 매기는 원칙을 포기한 것도, 기존 EU ETS를 완화한 것도 아니다. BEHG는 주로 난방과 도로교통에 사용되는 연료의 배출을 다루는 독일의 국가 제도다. 철강·발전 등 기존 EU ETS나 수입제품의 탄소비용을 조정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는 구별된다. 핵심은 탄소가격 신호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가격 충격과 불확실성을 관리하는 데 있다. ◇ 가격표보다 중요한 '시장 설계' 독일의 선택에서 더 주목해야 할 것은 55~65유로라는 숫자보다 시장을 설계하는 방식이다. 정부안은 한 계정이 경매에서 확보할 수 있는 최대 입찰물량을 기존 50%에서 20%로 낮추고, 2026년 배출권을 2027년 의무이행에 사용하는 이월도 제한한다. 독일 에너지·수도산업협회(BDEW)는 이러한 조치가 과도한 청약을 줄이고 기업이 경매 참여에 동원해야 하는 자금과 금융비용을 낮추며 차익거래 유인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가격 안정 논의와 별개로 독일의 에너지 전환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재생에너지 기업 젤레스트라(Zelestra)는 지난 2월 독일 북동부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Mecklenburg-Vorpommern)​의 27.5MWdc 규모 클레베노우(Klevenow) 태양광 발전사업 건설 상황을 공개했다. 당시 회사는 연간 약 2만8700MWh의 전력 생산과 30MWh 규모 배터리저장장치(BESS) 개발 계획을 제시했다. 이 사업을 이번 BEHG 개정의 결과로 볼 수는 없다. 다만 가격 충격을 관리하는 것과 탈탄소 투자를 지속하는 것이 서로 모순되는 선택은 아니라는 점은 보여준다. ◇ K-ETS 4기가 풀어야 할 '가격의 질' 독일의 선택은 제4기(2026~2030)에 들어선 한국 배출권거래제(K-ETS)에도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지난 8월 14일 한국거래소에서 2025년 할당배출권(Korean Allowance Unit 2025·KAU25) 종가는 톤당 2만7650원을 기록했다. 정부가 2025년 11월 약 1만원 수준이라고 평가했던 때와 비교하면 상당한 상승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문제는 가격의 높고 낮음만이 아니다. 우리가 물어야 할 것은 “탄소가격을 얼마나 더 올릴 것인가"가 아니라 “기업이 5년, 10년 뒤 탄소비용을 가늠하고 설비교체와 에너지효율, 재생에너지와 저탄소 기술에 투자할 수 있을 만큼 가격 신호를 신뢰할 수 있는가"다. 지나치게 낮은 가격은 감축 유인을 약화시키지만, 급격한 가격 변동 역시 장기투자를 어렵게 한다. 이것이 탄소가격의 '수준(Level)'만큼 '질(Quality)'이 중요한 이유다. 한국이 제4기 배출권시장에서 한국형 시장안정화예비분(Korean Market Stability Reserve·K-MSR)​을 도입한 것도 이런 문제와 맞닿아 있다. 정부는 공급 과잉 때 경매를 줄여 공급량을 조절하고, 공급 부족 때는 예비분을 추가 공급하는 방식을 기본 방향으로 제시했다. 다만 2026년에도 세부적인 설계와 운영기준을 논의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관건은 제도를 얼마나 투명하고 예측 가능하게 만드는가에 있다. K-MSR이 정부가 상황에 따라 임의로 가격을 움직이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공급 조정의 기준과 절차를 사전에 명확히 하고 시장 참여자가 대응을 예측할 수 있는 '규칙 기반의 안정화 장치'​로 운영해야 한다. ◇ 더 센 가격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가격 그렇다고 유럽 시장의 탄소비용 신호가 약해진 것은 아니다. 2026년 2분기 CBAM 인증서 가격은 톤당 75.28유로로 공표됐다. 실제 한국 수출기업의 부담은 제품의 내재배출량과 EU의 무상할당 조정, 한국에서 실제 지불한 탄소가격의 공제 등 여러 요소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유럽이 탄소비용을 무역과 투자 판단에 반영하는 방향을 거둔 것은 아니다. 기후정책의 성패는 가장 높은 탄소가격을 만드는 데 있지 않다. 감축 신호는 분명하게 주되 기업과 가계가 준비할 시간을 제공하고, 시장 참여자가 신뢰할 수 있는 전환 경로를 만드는 데 있다. 앞선 CSRD의 조정에서 보았듯 탄소시장 역시 강도만을 겨루기보다 예측 가능성과 실효성을 함께 높이는 '실용적 재설계'가 필요하다. 탄소가격의 시대에 중요한 것은 더 센 가격이 아니라, 더 신뢰할 수 있는 가격이다. * 이창언 우석대학교 미래융합대학 창업컨설팅학과 교수 / 우석대 일반대학원 ESG·공공정책학과 주임 교수 / 우석대 ESG 국가정책연구소 소장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LG화학, 신학기 맞아 ‘두근두근 꿈을 담은 책가방’ 전달

LG화학이 새학기를 앞두고 사업장 인근 아동들에게 학용품을 선물하며 새로운 출발을 응원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활동은 지난해 12월 크리스마스를 맞아 시작한 임직원 참여형 사회공헌 프로그램 '기부Week'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프로그램은 기부자와 수혜자를 직접 연결하는 방식으로,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 올해는 새학기를 맞아 113명의 아이들이 직접 희망한 책가방, 문구세트, 필통, 노트, 운동화, 미술용품 등을 대상으로 신청 받았으며, 임직원들은 아이들의 사연과 신청 목록을 토대로 선물을 마련했다. 기부에 참여한 LG화학 최윤승 책임은 “아이들이 받고 싶었던 선물을 준비하면서 오히려 제가 더 큰 기쁨을 얻은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세영 선임은 “아이들이 새 학기를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하는 데 작은 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LG화학은 미래세대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맞춤형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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