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전지성 기자
철강·조선업계의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이 서로 다른 갈림길에 섰다. 포스코 노동조합은 26일부터 일부 조합원의 퇴근 후 돌발업무 대응을 제한하겠다고 예고하며 무기한 파업 준비에 들어갔다. HD현대중공업은 파업과 고공농성을 중단하고 27일 두 번째 잠정합의안 표결을 앞둔 반면, 한화오션에서는 정규직과 하청노동자들의 고공농성이 이어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은 일부 조합원을 대상으로 퇴근 이후 긴급·비계획 업무에 대응하지 않는 방식의 쟁의 지침을 내렸다. 노조는 별도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다음 달 2일 오후 7시부터 기한을 정하지 않은 파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날 오전 현재 노조가 예고한 업무 대응 제한의 실제 이행 여부와 생산 차질은 확인되지 않았다. 퇴근 이후 발생하는 업무를 대상으로 한 조치인 만큼 현장 영향은 이날 오후 이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노조는 올해 임단협 교섭 결렬 이후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을 받아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했다. 앞서 부분파업을 벌인 데 이어 업무 대응 범위를 단계적으로 줄이면서 사측을 압박하는 양상이다. 노사 간 추가 교섭 일정은 공개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
포스코는 고로를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연속 공정 사업장이다. 노조의 조치가 장기화하거나 참여 범위가 확대될 경우 설비 정비와 긴급 복구 등 비정기 업무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다만 노조가 실제 파업에 들어가더라도 필수 유지업무와 근무조별 참여 범위에 따라 생산 차질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교섭 타결의 마지막 문턱을 앞두고 있다. 노조는 27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두 번째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노사는 지난 23일 열린 26차 교섭에서 1차 합의안 부결 이후 21일 만에 새 합의안을 마련했다.
2차 합의안에는 기본급 12만원 인상과 격려금 등 일시금 1150만원 및 200% 지급, 복지포인트 30만점 등이 담겼다. 1차 합의안보다 일시금이 늘고 호봉승급분과 일부 복지 조건이 보완됐다. 노조는 합의안의 1인당 총인상 효과를 약 4136만원으로 추산했다.
노조는 2차 잠정합의안 도출에 따라 부분파업과 고공농성을 중단했다. 27일 투표가 가결되면 올해 교섭은 사실상 마무리된다. 다시 부결될 경우 조선업 호황에 걸맞은 고정급 확대를 요구하는 조합원들과 일시금 중심으로 보상하려는 회사 사이의 간극이 재확인되면서 파업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
한화오션의 갈등은 장기화 국면이다. 한화오션 정규직 노동조합 간부와 하청노동자 등 5명은 임단협 타결과 원청 직접교섭 등을 요구하며 거제사업장에서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30일 하청노동자 6명이 농성을 시작했으나 이 가운데 2명은 이달 8일 지상으로 내려왔다. 이후 정규직 노조 간부가 별도의 고공농성에 합류했다.
정규직 노조는 임금 인상과 성과 배분 등을 놓고 회사와 대립하고 있다. 하청노동자들은 중앙노동위원회가 한화오션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는데도 회사가 행정소송을 제기했다며 소송 취하와 직접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한화오션 측은 법률상 쟁점을 사법 절차에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세 사업장의 갈등은 철강·조선업의 실적과 수주 개선이 현장 노동자에 대한 보상 확대로 이어져야 한다는 노조의 요구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포스코는 파업 실행 여부, HD현대중공업은 잠정합의안 수용 여부, 한화오션은 원·하청 교섭 문제로 쟁점이 서로 다르다.
당장의 분수령은 27일 HD현대중공업 조합원 투표다. 포스코에서는 26일 퇴근 이후 실제 업무 대응 제한 범위와 회사의 비상근무 체계, 한화오션에서는 정규직 임단협 재개 여부와 원청교섭 관련 소송의 향방이 후속 기사 판단 기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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