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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동국제강, 클래드 강판 상표 ‘DKLAD’ 출원…고부가 전략 본격화

동국제강이 최근 새로운 상표를 특허청에 출원했다. 철강을 바탕으로 한 제품군이 주요 지정 상품으로 포함돼 있어 브랜드를 입힌 고부가가치 마케팅 전략 전개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본지 취재 결과 동국제강은 올해 3월 19일 아이픽스특허법률사무소를 통해 '디클래드'·'DKLAD'라는 상표 2종을 특허청 정보 검색 서비스인 키프리스(KIPRIS)에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출원 단계에서 △강관 △강선 △강철 △강판 △금속제 후판 △선철 △연철 △주강 △철관 △철선 △클래드된 강판 △합금 등 총 12개의 철강 소재 품목이 지정 상품으로 명시됐다. 해당 상표는 '동국'을 영문으로 쓴 'Dongkuk'의 'DK'와 클래드 강판을 의미하는 'Clad'를 결합한 것이다. '클래드'는 '덧입힌' 또는 '겹쳐진'이라는 의미를 지닌 영단어로, 업계에서는 두 가지 이상의 금속을 접합해 만든 두꺼운 복합 강재로 통용된다. 동국홀딩스 관계자는 “'디클래드'는 향후 클래드 강판 제품 브랜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했다. 주로 극한 환경이나 고성능이 요구되는 산업 분야에서는 니켈알로이강을 써야 하지만 비용 문제가 발목을 잡아왔다. 니켈 가격은 지난달 기준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톤당 약 1만6530달러를 기록해 연초 대비 약 9% 상승했다. 작년 한국의 니켈 수입 평균 가격은 톤당 3만3971달러로 전년 대비 40% 가량 오르는 등 전방 수요처에서는 생산 원가 부담을 호소해왔다. 이에 동국제강은 2022년 국내 강관 제작사들과 협업해 니켈강과 동일한 성능을 내되 단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클래드 강판을 개발해내 고객사들로부터 호평을 받고있다. 클래드 강판은 금속별 강도·내식성·내열성 등의 속성을 동시에 활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같은 이유로 클래드 강판은 주로 석유화학·정유·가스·발전 플랜트나 해양 구조물, 환경·탈황·식음료·제약 설비 등 내식성과 강도를 모두 요구하는 제반 업계에서 활용되고 있다. 당진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클래드 강판은 고난이도 생산 기술을 요해 공정이 까다롭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국산화와 생산 능력 확대를 통해 국내외 고부가가치 강재 시장에서 동국제강의 경쟁력을 강화해줄 비기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동국제강은 꾸준한 연구·개발(R&D)을 진행해 기술 혁신을 통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2023년 R&D 투자 비용은 64억900만원이었으나 2024년에는 71.24% 늘린 109억7500만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에서 R&D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도 0.24%에서 0.31%로 확대됐다. 동국제강 측은 원가 절감 목적으로 자체 R&D를 통해 인공 지능(AI) 기반 스크랩 영상 검수 시스템과 탄소 배출 저감형 하이퍼 전기로 기술, 전기로 디지털 업그레이드, 봉형강 가열로 자동 제어 시스템 구축, 철근 냉각 시스템 자동화 연구 성과를 이뤄냈다고 공시했다. 또한 대량 생산 위주인 봉형강 시장에서 신소재 제품인 '디-메가빔'을 개발함과 동시에 품질 개선에 대한 연구도 진행해 건축 현장 수주 대응력을 높여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현재 동국제강은 디-메가빔 초도 물량을 생산하고 있는 등 고부가가치 전략 전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외에도 신규 브랜드인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 보강근(GFRP)'을 단 '디케이 그린바' 제품을 선보였다. 이는 코일·내진·극저온 철근을 잇는 동국제강의 특수 철근 포트폴리오다. 고분자 수지로 강화해 기존 철근 대비 부식에서 자유롭고 강도가 높고 가벼우며, 전기가 통하지 않고 탄소 배출이 적은 친환경 제품이라는 특징을 띤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설비 투자와 R&D를 통해 경쟁력 마련에 노력하며 탄소 중립 시대를 맞아 친환경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동시에 다양한 마케팅 전략과 판매 경로를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위기의 철강업계, 첨단 소재·기술 혁신으로 장기 불황 돌파구 찾는다

글로벌 철강업계가 전방 산업의 수요 부진과 공급 과잉 등으로 다중고를 겪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 철강 회사들은 첨단 소재와 혁신적인 기술을 앞세워 난국을 타개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건설·부동산 시장은 부진의 늪에 빠진 상태이고, 경제 블록화에 따른 전세계 경기 불확실성 탓에 전방 수요가 급감했다. 특히 중국 철강 회사들은 조강 생산량을 매년 늘려가고 있고, 현지에서 소화되지 않은 물량이 해외 시장에 나와 공급 과잉이 이뤄지고있다. 이 외에도 철광석과 같은 원자재 가격과 탄소 중립에 따른 에너지 비용 등 제조 원가 상승 압박도 점점 커져 전세계 철강업계 전반의 수익성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그러나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 빅3'는 꾸준한 연구·개발(R&D)을 이어와 이와 같은 파고를 넘어가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 미래기술연구원은 2008년 국제 환경 규제 강화에 따라 액화 천연 가스(LNG)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를 저장하고 운송할 소재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신소재 개발의 필요성을 느껴 망간(Mn) 합금강에 주목하며 고망간강 개발에 착수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당사가 독자 개발한 고망간강은 철에 22.5~25.5% 수준의 망간을 첨가해 영하 196℃의 극저온에서도 우수한 기계적 특성을 나타낸다"며 “고강도·내마모성 외에도 비자성(非磁性)과 같은 다양한 성능을 특화시킨 철강 소재"라고 설명했다. 포스코의 고망간강은 소재 성질과 가공성에서는 강도가 높으면서도 연신율 또한 우수하다. 특히 고망간강에 첨가하는 망간은 전세계적으로 매장량이 풍부하고 가격도 기존 소재로 쓰이던 9% 니켈강 대비 약 30% 저렴하다. 고망간강이 저장과 운송 분야에서 활용된 대표적인 사례로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광양 LNG 터미널 5·6호기가 있고, 현재 공사중인 7·8호기에도 적용되고 있다. 이는 영하 163℃의 LNG를 직접 담아두는 내조 탱크에 쓰인다. 현대제철 기술연구소는 탄소 감축 목표 달성 차원에서 저탄소 공정 기술 개발과 제품의 저탄소화 투 트랙 전략을 수립하고 수소 환원 제철·신전기로 기반 저탄소 프리미엄 제품 생산 체계를 갖추기 위한 핵심 기술을 개발 중이다.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는 신전기로 기반 제품 생산의 전단계로, 양쪽에서 생산된 쇳물을 섞어 기존 고로재 대비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생산 방식이다. 또 변화하는 모빌리티 산업에 대응하고, 현대자동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구동 모터용 연자성 분말과 분리판 등 전기·수소차 핵심 소재의 개발과 더불어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차체와 미래 항공 교통(AAM) 기체의 부품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대량 생산 위주 봉형강 시장에서 신소재를 개발하고 맞춤형 상품을 만들어내는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신규 브랜드인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 보강근(GFRP)'을 단 '디케이 그린바' 제품은 코일·내진·극저온 철근을 잇는 동국제강의 특수 철근 포트폴리오다. 고분자 수지로 강화해 기존 철근 대비 부식에서 자유롭고 강도가 높고 가벼우며, 전기가 통하지 않고 탄소 배출이 적은 친환경 제품이라는 특징을 띤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건축 현장 수주 대응력이 높아짐에 따라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박정원 두산 회장, 獨 찾아 “밥켓의 혁신기술로 시장 선도해야”

“유럽 시장은 북미에 이어 두산밥캣의 지속성장을 뒷받침할 제2의 홈마켓이다. 밥캣만의 혁신기술로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독일에서 열린 유럽 최대 건설기계 전시회를 찾아 이같이 강조했다. 13일 그룹에 따르면 그는 지난 7~13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건설기계 박람회 '2025 바우마'에 참가했다. 박 회장은 스캇박 두산밥캣 부회장 등 경영진과 함께 유럽 시장 현황을 살피고, 경쟁사들의 신기술 동향을 직접 확인했다. 올해 34회째를 맞은 바우마는 3년마다 개최되는 세계적 전시회로, 미국 콘엑스포, 프랑스 인터마트와 함께 세계 3대 건설기계 전시회로 꼽힌다. 올해는 57개국 3500여개 기업이 참가했으며, 방문객은 약 60만명으로 추산된다. 바우마는 유럽 건설기계 관련 기업 관계자, 바이어들이 총출동하는 플랫폼이자 비즈니스 교류의 장으로도 통한다. 참가 기업들은 △전기·수소 활용 제품 △무인 및 원격 기술 △인공지능(AI) 기반 솔루션 등 첨단 기술과 신제품을 선보였다. 유럽은 두산밥캣 매출 비중에서 북미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중요한 시장이다. 두산밥캣 전체 매출의 15~20%가 유럽에서 발생하고 있다. 최근 4년 동안 유럽시장에서만 연평균 8% 성장을 이어왔다. 유럽 소형 건설기계 시장은 연간 16만대 규모다. 이 중 굴착기가 8만대, 텔레핸들러 4만대, 콤팩트 휠로더가 2만대로 추정된다. 두산밥캣은 유럽시장 주력 제품인 1~2톤급 미니굴착기를 포함한 신제품 5종, 무인화·전동화 첨단기술을 적용한 장비 등 40여종의 제품을 선보였다. 소형 굴착기 부문에선 신제품 4종을 포함한 12종의 모델을 공개했다. 건설·농업을 넘어 재활용 산업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텔레핸들러 부문에선 전동화 제품 'TL25.60e' 콘셉트 제품을 전시하며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부스 중앙에 위치한 '데모 존'에서 장비 시연과 스마트폰을 이용한 원격조종을 선보였고, 실내 전시장에는 조종석에서 가상현실 속 작업을 시뮬레이션해 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미래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했다. 박 회장은 바우마 현장에서 두산밥캣을 비롯한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의 부스를 둘러봤다. 특히 올해 전시회 화두인 전동화 및 무인·원격 장비와 AI기반 첨단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며 경쟁사들의 제품을 유심히 살폈다. 박 회장은 “건설기계 글로벌 탑티어들이 무인화, 전동화 트렌드에 맞춰 어떤 수준의 준비를 하고 있는지 확인한 만큼 그들과 비교해 우리 기술을 점검하고 먼저 앞서 나가도록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키드 로더·완전 전동식 건설장비 등 '세계 최초' 제품을 내놓은 혁신DNA를 바탕으로 전동화, 무인화는 물론 AI 적용에 이르기까지 기술 혁신을 이어 나가자"고 덧붙였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물적분할 후 어느새 5년…HD현대로보틱스 상장 타이밍 고민

HD현대로보틱스가 물적 분할 후 5년째를 맞이하는 올해 심사가 완화되는 상황에서도 상장 시기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최근 경기 위축으로 동종업계 상장사의 기업 가치가 크게 낮아져 기업공개(IPO)의 실익이 크지 않는데다 자칫하면 '쪼개기 상장'이라는 여론의 비판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재계에서는 HD현대그룹이 올해를 고집하기 보다는 향후 경기가 활성화되고 로보틱스 사업을 영위하는 동종 상장사의 기업가치가 제고된 시점에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HD현대그룹은 IB업계와 함께 HD현대로보틱스의 상장 시점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올해가 HD현대로보틱스가 물적분할된 이후 5년이 경과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거래소는 물적분할한 신설 자회사를 5년 이내에 상장하는 경우 모회사가 충분한 주주 보호 노력을 기울였는지 등을 심사하는 '물적분할 5년룰'을 시행하고 있다. 상장 대기업이 알짜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상장시키는 이른바 '쪼개기 상장'에서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5년룰에 저촉될 경우 한층 상장적격심사가 까다로워지는 탓에 대부분 기업들은 분할 5년 후 상장하는 일정을 추진하고 있다. HD현대로보틱스는 지난 2020년 5월 물적분할로 신설된 HD현대의 자회사다. 모회사인 HD현대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만큼 그동안은 5년룰의 영향을 받아왔으나 다음달부터 당국의 규제망을 벗어나게 된다. 당장 상장이 급격히 추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HD현대로보틱스의 상장 작업 추진이 지지부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최근 경기 위축으로 HD현대그룹이 원하는 기업 가치를 산정받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우선 HD현대로보틱스와 매우 유사한 사업을 영위하는 대기업 계열사인 두산로보틱스의 기업 가치가 최근 크게 떨어진 것에 영향이 크다. 두산로보틱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지난 2023년 말 17.15배였으나 지난해 말 8.42배로 1년 만에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두산로보틱스 이외에 HD현대로보틱스와 유사한 사업을 영위하는 상장사 중에서 레인보우로보틱스(PBR 23.78배)를 제외하면 현대로템(2.65배), 두산에너빌리티(1.5배), 두산밥캣(0.6배) 등의 기업 가치가 최근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아울러 거래소의 심사가 완화된다 하더라도 시장에서 쪼개기 상장에 대한 비판이 커질 수 있는 것도 부담스럽다. 실제 HD현대의 자회사이자 HD현대로보틱스의 계열사인 HD현대마린솔루션이 지난해 상장하면서 이 같은 쪼개기 상장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만약 올해 HD현대로보틱스도 상장하게 된다면 HD현대가 물적분할한 자회사 두 곳이 2년 연속 연달아 상장하는 것이기에 여론과 HD현대 소액주주들의 비판이 훨씬 거세질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한다면 재계에서는 HD현대로보틱스의 상장이 올해보다 내년 이후에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다만 올해 하반기라도 시장 상황이 급변해 HD현대로보틱스의 기업 가치가 후한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된다면 상장을 속도감 있게 진행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재계 관계자는 “HD현대로보틱스는 양호한 수익성 기록하고 있지만 결국 원하는 기업 가치를 받기가 어렵고 쪼개기 상장 논란의 우려로 상장 작업이 속도를 내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올해 보다는 내년 이후에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호주 가스전 현장 방문…글로벌 경영 행보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호주를 찾아 철강사업 경쟁력과 에너지 밸류체인 강화를 위한 글로벌 경영 행보에 나섰다. 포스코그룹은장 회장이 지난 7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호주 시드니를 방문해 현지에서 열린 세계철강협회 집행위원회에 참석했다고 10일 밝혔다. 장 회장은 한국 철강업계를 대표해 탄소감축 등 세계 철강업계가 직면한 주요 현안과 대응책에 대해 논의했다. 세계철강협회는 철강업계의 상호 이해와 발전을 목표로 설립된 글로벌 기구로, 전 세계 철강사 및 지역별 철강협회, 연구기관 등 총 157개 회원사가 활동하고 있다. 또한 장 회장은 불확실한 글로벌 철강산업 환경을 타개하고 사업 합작과 기술개발 협력을 위해 글로벌 철강사 최고경영자(CEO)들과 회동하며 새로운 기회도 모색했다. 특히 인도 JSW스틸의 자얀트 아차리야(Jayant Acharya) 사장과 일관제철소 합작사업에 대해 다각도로 논의했다. 이어 장 회장은 9일 호주 퀸즐랜드주에 소재한 세넥스에너지 가스전 현장을 방문했다. 세넥스에너지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2022년 4억4242만 호주달러(약 4000억원)에 인수한 포스코그룹 천연가스 사업의 육상 가스전이다. 현재 세넥스에너지는 천연가스 생산량을 연산 20PJ(페타줄)에서 내년 60PJ로 확대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증산 개발이 완료되면 동호주 지역 천연가스 내수 수요의 10%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장 회장은 한·호주 경제협력위원장으로서 광물, 에너지 등 전통적인 자원 분야를 넘어 미래 사업 분야까지 양국의 긴밀한 경제 협력과 산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정기선 수석부회장, 서울모빌리티쇼 HD현대관 방문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8일 '2025 서울모빌리티쇼' 현장을 찾아 스마트 굴착기 신제품을 선보인 HD현대 부스를 비롯해 주요 전시관을 방문하며 글로벌 모빌리티 기술의 흐름을 직접 살폈다. 정 수석부회장은 독자 개발된 신기술이 탑재된 굴착기를 직접 살피고 대한민국의 기술 경쟁력을 통해 HD현대의 육상비전을 실현해 나갈 것을 강조하며, 전시관 내 임직원들 격려했다. 이번 정 수석부회장의 방문은 2024년 미국 CES에서 발표한 육상 혁신 비전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Xite Transformation)'이 국내에서 먼저 실현되는 현장을 살피고, 미래형 모빌리티 생태계의 핵심 축으로 도약하려는 비전을 보여준 행보로 해석된다. 정 수석부회장은 HD현대관을 방문 후에, 현대자동차, 롯데, 기아 등 주요 기업들의 전시관을 차례로 방문하며,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현재와 향후 방향성을 직접 확인했다. 현대차 전시관에서는 수소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친환경차 기술을, 롯데 전시관에서는 도심 교통의 패러다임을 바꿀 자율주행 버스 기술을 살펴봤다. 이어 방문한 기아 부스에서는 교통 약자를 위한 장애인 전용차량을 통해 모빌리티 산업에 구현되는 ESG 가치를 둘러봤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두산그룹 新청사진]⑤ 밥캣, 업황 악화에 올해 고전 예상…환율 수혜가 변수

지난해 말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무산된 두산그룹이 계열사를 중심으로 그룹 재편의 새로운 청사진을 가다듬어 외부에 공개하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새로운 청사진에 대한 기대와 함께 기존의 지배구조 개편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에너지경제신문은 두산그룹의 신규 청사진을 들여다보고 그 방향성 살펴본다. 두산그룹의 핵심 캐시카우인 두산밥캣이 올해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 등의 건설 업황 악화로 밥캣의 주요 사업 영역인 건설장비 산업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한 탓이다. 최근 밥캣이 과거 계열사였던 두산모트롤을 재인수하는 등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올해 안에 커다란 성과를 낼 수 있을지 확실치 않다. 다만 밥캣의 주요 매출처가 미국 시장인 만큼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의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점이 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올해 밥캣의 영업실적 역성장을 감수한다는 입장이다. 밥캣은 올해 영업실적 목표로 매출액 8조4000억원과 영업이익 8000억원을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 8조5512억원과 영업이익 8714억원에 비해서 각각 12%와 37% 오히려 줄어든 수준이다. 이는 최근 글로벌 경기 위축의 영향으로 미국과 유럽 시장의 건설 산업이 위축된 영향이 크다. 밥캣의 주력 사업은 건설기계군 중에서도 소형 장비다. 매출액의 약 80%가 소형 장비에서 나온다. 동시에 주력 시장으로 미국(74.08%)과 유럽·중동(15.28%)의 매출 비중이 90%에 가까운 수준으로 집계된다. 이에 미국의 경기가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 미국 인구조사국이 발표한 1월 건설 지출은 전월 대비 0.2% 줄었다. 관련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가 매우 높은 수준이라 건설 경기가 위축돼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기준금리는 지난해 12월부터 4.5%를 유지하고 있으나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 역시 경기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유로존의 주요 심리지표가 모두 위축되고 있고, 산업재 부문도 하락폭이 크다. 건설 생산은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지만 건설 허가가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다만 두산그룹도 핵심 캐시카우인 밥캣의 실적 유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누적 3분기(1~9월) 밥캣의 영업이익은 7010억원으로 두산그룹 7개 상장사의 합산 영업이익 1조478억원의 66.9%를 차지했다. 밥캣의 수익성이 흔들리면 그룹 전체의 수익성도 흔들릴 수 있는 구조다, 이에 두산그룹은 미국과 유럽이 본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한 2021년부터 밥캣이 ㈜두산의 산업차량 부문을 인수토록 했다. 지난해에는 계열사였던 모트롤을 재인수하도록 했다. 모트롤은 1974년 설립된 유압기기 제조기업이다. 2008년 두산중공업에 인수돼 두산모트롤이 됐다가 2010년 두산에 합병돼 모트롤사업부문으로 변경됐다. 두산그룹은 지난 2021년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사모펀드에 모트롤 지분 100%를 4530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두산그룹 입장에서는 밥캣이 영위하는 건설장비 사업과 유사한 영역의 계열사와 사업부문을 지속적으로 흡수 합병시키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사업 부문의 규모가 크지 않고 성장성도 높지 않아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산그룹이 두산로보틱스 등 다른 계열사의 육성에 집중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밥캣이 다른 사업 부문에서 대규모 M&A를 성사시킬 가능성이 높지 않다. 다만 밥캣의 주요 매출처가 미국 지역인 만큼 원·달러 환율 상승의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올해 밥캣의 영업실적 목표는 원·달러 평균 환율을 1320원으로 보수적으로 가정한 결과다. 반면 올해 초부터 4월 4일까지 원·달러 환율은 평균 1450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 같이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유지한다면 환차익 효과로 밥캣의 영업이익도 크게 늘어나게 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 환율이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환율이 점차 하향 안정화될 것을 전망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은 로보틱스 등 다른 계열사를 육성하는 동시에 캐시카우인 밥캣의 실적도 유지시킬 필요가 있다"라며 “올해 미국의 경기 위축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밥캣에도 상당히 신경을 써야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LG에너지솔루션, 1분기 영업익 3747억원…미국 세액공제 효과에 흑자전환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효과로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374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38.2%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AMPC 금액은 전 분기보다 21% 증가한 4577억원으로, 이를 제외하면 830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셈이다. 다만 지난해 4분기에는 AMPC 금액 3773억원을 포함하더라도 225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올해 1분기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1분기 매출은 6조265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9% 줄었다. 물량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에도 주요 고객사용 물량 출하가 예상보다 견조했고, 환율 상승 효과 등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매출의 경우 일부 OEM들의 연말 재고 조정이 지속되고 있고, ESS 사업의 계절적 비수기 진입에 따른 물량 감소로 전기 대비 소폭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의 위기를 제품 및 품질 경쟁력 강화, 구조적 원가 경쟁력 확보, 미래 기술 준비 등 근본적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로 삼고, 운영 효율화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그 일환으로 미국 미시간주에 위치한 제너럴모터스(GM)와의 3번째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 3기 인수를 공식화했으며, 미시간 홀랜드 공장과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의 ESS 제품 생산도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미국 내에서 미시간 홀랜드 단독공장, 오하이오 얼티엄셀즈 1기, 테네시 얼티엄셀즈 2기 등 3곳의 공장을 가동 중이며, 오하이오 혼다 합작공장, 조지아 현대차 합작공장, 미시간 랜싱 단독공장(얼티엄3기), 애리조나 단독공장 등 4곳을 건설 중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지난달 개최된 주주총회에서 “현재의 위기가 지나면 진정한 승자가 가려지게 될 것"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은 이 시기를 펀더멘털한 경쟁력을 높이고, 운영 효율화에 힘써 미래의 더 큰 도약을 위한 기회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단독] 두산에너빌리티, ‘DoSS’ 상표 출원…신소재 기술 확보·사업 다각화 신호탄

두산에너빌리티가 최근 새로운 상표를 특허청에 출원했다. 정밀 소재 분야가 주요 지정 상품으로 포함돼 있어 단순 상표 등록을 넘어 신소재 관련 신사업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일 본지 취재 결과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2월 25일 특허법인 정안을 통해 'DoSS'라는 영문 상표를 특허청 정보 검색 서비스인 키프리스(KIPRIS)에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출원 단계에서 △3D 프린터용 금속박 또는 금속분 △강관(鋼管) △강판(鋼板) △금속 및 금속 합금 △스테인리스강 △일반금속 및 합금 △일반 금속제 잉곳 등 총 7개의 금속 소재 품목이 지정 상품으로 명시됐다. 최근에는 수소 터빈이나 소형 모듈 원자로(SMR), 열 에너지 저장 등 미래형 발전 기술과 접목되는 고기능성 금속 소재 확보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번 상표 출원은 기존 기계·설비 중심 사업을 넘어 핵심 소재 자체를 제품화하거나 기술로 확보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두산에너빌리티의 소재 내재화 내지는 고부가가치 사업 전환 시도로 풀이된다. 가스 터빈 제작사인 두산에너빌리티는 소형부터 대형까지 전체 라인업을 구축한 상태다. 2023년 8월에는 630°C급 로터 상용화에도 나섰고 관련 핵심 부품인 터빈 블레이드 등에도 고온·고압을 견딜 수 있는 특수 합금 소재를 적용해 왔다. 특히 3D 프린터용 금속 분말 등도 지정 상품에 포함됐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3D 프린팅을 활용한 금속 부품 제조는 고정밀·고난도 부품의 경량화와 생산 속도 향상을 동시에 가능하게 해주는 기술로, 항공우주·에너지·방산 산업 전반에서 수요가 급증하는 분야다. 두산에너빌리티가 해당 분야에 상표를 선제 등록한 것은 단순한 개발을 넘어 해당 소재 자체를 상업화하거나 브랜드화 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상표명인 'DoSS'의 의미는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만약 이를 통해 금속 소재 자체를 브랜드화하고 외부 판매·수출까지 염두에 둔다면 기존의 설계·조달·시공(EPC)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소재 기술 기반 B2B 비즈니스 모델을 새롭게 구축하게 되는 셈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수소 연료 혼소 터빈·고온 가스로형 원자로·에너지 저장 장치(ESS) 연계 열저장 설비 등 에너지 전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차세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당 신사업들은 고기능성·고내구성 소재를 요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DoSS'는 이러한 기술 기반 하드웨어의 근간을 이룰 소재 분야에서 두산에너빌리티가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중장기 전략의 일환일 수 있다는 평가다. 앞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사업 보고서를 통해 원자력과 가스 터빈 사업 본격화에 따른 적시 생산 역량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중소형 원자로 등에서 혁신 제조 기술을 도입하고 소재 개발과 가스 터빈 효율 향상, 탄소 중립 대응 등 핵심적이고 차별화된 기술 개발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 분야의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을 목표로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라고 부연했다. 이처럼 'DoSS' 상표 출원은 단순한 네이밍 확보를 넘어, 에너지·소재 기술의 융합과 이를 통한 사업 모델 다각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두산에너빌리티가 이 브랜드를 통해 어떤 기술과 제품을 선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기존 가스 터빈이나 발전 설비 분야에서도 소재는 기본이 되는 영역으로, 관련 사업의 저변을 확대해 나가는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또 “현 시점에서 어떤 제품을 만들지는 정해둔 건 아니지만 제작 또는 판매용 소재 기술을 확보한다고 보면 된다"며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기는 어려워 양해를 구한다"고 부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핵심 빠진 산업기술보호법 시행령…외국인 우회 기술유출 못 막는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다음달부터 약 한 달동안 산업기술보호법 시행령 등 일부 개정안에 대해 입법 예고에 나선 가운데, 일각에선 핵심 조항만 쏙 빠진 '맹탕' 개정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앞서 산자부는 지난해 12월 '제5차 산업기술의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종합 계획'을 발표해 외국인 인수·합병의 사각지대로 여겨지던 '외국인 지배 국내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 강화를 약속했다. 하지만 정작 산자부가 발표한 시행령개정안에는 핵심 내용들이 모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경쟁업체 등의 방해로 국가핵심기술 선정 자체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돼도 우회적인 기술유출 가능성이 상당하면서 법 개정 취지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산업권에 따르면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국가핵심기술의 해외 유출 범죄에 대한 처벌을 대폭 확대하는 산업기술보호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 입법 예고했다. 구체적으로 국가핵심기술의 해외 유출 시 최대 15억원의 벌금을 65억원까지 확대하고, 처벌 대상을 목적범에서 고의범으로 넓혀 유출된 기술이 해외에서 사용될 것을 알기만 해도 처벌할 수 있도록 시행령을 개정했다. 또한 산업기술 침해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한도를 기존 3배에서 5배로 올려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한 기술유출범죄를 예방하고 불법 이익 환수 등에 초점을 맞췄다. 다만 이번 시행령 개정안에서 핵심 사안으로 꼽혀온 외국인 지배 국내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 조항들이 모두 배제됐다. 현행 산업기술보호법에서는 외국인이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경우 산업부 장관의 승인이나 신고 후 심사 절차를 받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에 의한 실질적 지배를 받지만 국내에 등록된 법인인 경우 산자부 승인과 심사를 모두 받지 않아도 된다는 법적 맹점이 있어왔다. 가령 사모펀드 MBK의 경우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인 고려아연을 인수·합병한다 하더라도 모든 규제망에서 비껴간다는 지적이 여러 차례 제기돼 왔다. MBK는 미국 국적인 김병주 회장의 실질적 지배를 받고 있고, 주요 임원 중 여러 명이 외국인이지만 법인 등록이 국내로 돼있어 고려아연 인수·합병 시도에도 따로 승인이나 신고 절차를 밟지 않아왔다. 산자부도 이러한 점을 고려해 지난해 12월 '제5차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종합 계획'을 발표하며 타법 사례 등을 고려해 외국인의 범위를 조정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즉 MBK처럼 국내에 등록된 법인이라 하더라도 외국인의 실질적 지배를 받는 경우를 '외국인'의 범주에 포함하도록 시행령 개정 방침을 밝힌 것이다. 당시 산자부 발표대로라면 이번 산업기술보호법 시행령 개정안에도 이른바 '검은 머리 외국인'을 규제하는 방안이 담겨야 했지만 정작 핵심 내용들이 모두 빠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개정으로 인해 고려아연이 최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MBK의 홈플러스 사태에서 보듯 고려아연도 '쪼개기 매각'과 '핵심 기술 유출'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의 안티모니 생산 기술 등의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강하게 반대해 왔다. 이 때문에 해당 기술과 공정의 해외 매각 등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MBK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한 뒤 알짜 점포들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투자금 회수에 집중해왔다. 그 과정에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뒤따랐고, 장기 경쟁력이 훼손된 홈플러스는 지난 2020년부터 차입금 의존도 급증과 영업이익 악화 등 악순환을 반복하다 결국 지난 3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홈플러스 사태에서 유추할 수 있듯, MBK가 고려아연을 인수하게 될 경우 투자금 회수 수단으로 핵심 자산 매각이 1순위로 고려될 거란 지적이 나온다. 고려아연이 하이니켈 전구체 기술에 대해서만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상황에서 니켈 제련 공정을 제외한 나머지 공정들에 대해 '쪼개기 매각'을 시도할 거란 전망도 지배적이다. 이 과정에서 핵심 기술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도 불가피해 핵심 기술의 해외 유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산업권 관계자는 “산자부가 이제 막 입법 예고 단계에 들어선 만큼, 법률안 개정에 관한 의견을 좀 더 폭넓게 수렴해야 한다"며 “MBK 인수 후 고려아연이 보유하고 있는 국가핵심기술이 유출될 경우 이를 원래 상태로 되돌리기 어려워지는 만큼, 추가 검토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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