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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거리·소형’ 특화 항공사 섬에어, 틈새 경영 성패 요소는?

대한민국 항공 운송 산업이 건국 이래 사상 최대의 구조적 격변기를 맞고 있다. 올해 10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간 법인 합병을 끝으로 기업 결합이 마무리되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거대 통합 항공사(FSC)의 출범으로 항공운송산업에 큰 변화가 예고돼 있는 탓이다. 이런 와중에 틈새 시장을 노리는 새로운 플레이어의 등장에 항공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주인공은 지난 2022년 11월 설립된 신생 소형 항공사 '섬에어(Sum Air)'다. 섬에어는 기존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주력하는 중단거리 국제선이나 간선 국내선이 아닌 내륙과 도서 지역을 잇는 '지역 항공 모빌리티(RAM:Regional Air Mobility)'라는 전인미답의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현재 국내 항공 시장의 화두는 단연 '통합'과 '분산'이다. 정부는 '메가 캐리어(Mega Carrier:대형 운송사) 육성을 지원하는 동시에 지방 소멸 대응과 국토 균형 발전 차원에서 울릉·흑산·백령공항 등 도서 지역 소형 공항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 지점에서 섬에어의 존재 가치가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섬에어 경영 전략의 핵심은 철저한 '기재 차별화'에 있다. 지난 4일 섬에어는 프랑스 ATR사로부터 갓 생산된 'ATR 72-600' 신조기를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도입했다. 이는 과거 한성항공이나 하이에어 등 지역 항공사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15~20년 된 노후 기체를 들여왔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행보다. 특히, 오는 2028년 개항 예정인 울릉공항의 활주로 길이는 1200m에 불과하다. 보잉 737이나 에어버스 A320 등의 제트엔진 여객기는 이착륙에 최소 2000m 이상의 활주로가 필요해 물리적으로 취항이 불가능하다. 엠브라에르(Embraer)의 E190-E2 등 소형 제트기가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1200m 활주로에서 제트기 운용은 안전 마진이 거의 없어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반면에 섬에어가 선택한 터보 프롭기 ATR 72-600은 같은 길이의 활주로에서 72명 만석 승객을 태우고도 안전하게 뜨고 내릴 수 능력을 여러 항공사들의 운용례를 통해 검증받은 상용여객기다. 섬에어는 이 기종에 최신 글래스 칵핏(Glass Cockpit)을 장착해 조종사의 상황 인식 능력을 극대화했고, 울릉도의 해무와 측풍 등 기상 악화 속에서도 정밀접근이 가능한 'RNP AR' 항법 장비 운용 능력을 필수적으로 갖출 계획이다. 객실 내 좌석 간격은 29인치로 기존 LCC 대비 쾌적한 환경을 제공해 '프로펠러기는 낡고 불편하다'는 편견을 불식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같은 섬에어의 등장은 정책적 변화와 맞물려 있다. 국토교통부는 2024년 소형 항공운송사업의 등록 기준을 기존 50석에서 80석으로 완화했다. 과거 50석 제한에 묶여 멀쩡한 비행기의 좌석을 뜯어내고 비효율적으로 운항해야 했던 족쇄가 풀린 것이다. 섬에어는 이 완화된 기준을 적용받아 면허를 취득한 첫 사례다. 72석 규모의 항공기를 온전히 운용함으로써 좌석당 비용(CASK)을 낮추고 수익성을 개선할 법적 토대를 확보했다. 섬에어의 로드맵은 우선 1단계로 올해부터 오는 2028년까지 김포-사천/울산/포항경주 등 내륙 틈새 3개 노선에 취항하고, 2028년 이후 울릉공항 개항에 맞춰 김포-울릉이나 포항-울릉 등 도서 특화 노선에 운항편을 투입하는 것이다. 특히, KTX가 닿지 않는 광주-양양 등 동서축이나 산업 수요가 있는 특수노선을 공략해 대형 항공사가 닿지 못하는 '모세혈관' 노선을 장악하겠다는 복안이다. 섬에어에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섬에어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 요소는 올해 첫 취항부터 2028년 울릉공항 개항 사이의 '2년 공백'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간에 섬에어는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은 내륙 노선만으로 신조기 리스료·인건비 등 막대한 고정비를 감당해야 한다. 김포-울산/포항 노선은 이미 KTX와의 경쟁이 치열하고, 사천 노선은 진에어와 경쟁해야 한다. 재무적 리스크도 상당하다. 항공 산업이 유가·환율·금리에 극도로 민감하다는 특성에서 볼 때 최근의 '킹 달러' 기조와 유가 불안정성은 자본력이 약한 신생 항공사의 현금 흐름을 급격히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소비자들의 뿌리 깊은 편견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국내 항공 소비자들은 유독 제트기 선호 현상이 강한 반면, 프로펠러기에 대해선 '작고 시끄럽고, 위험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과거 한성항공이나 제주항공이 초창기에 겪었던 프로펠러기 사고와 비교적 최근인 하이에어의 잦은 결항사태는 이러한 부정적 인식을 강화시켰다. 더욱 치명적인 것은 날씨다. 울릉도는 해무·강풍 등 기상 악조건이 빈번해 국토부 분석 결과 시계 비행 기준 적용 시 연간 결항률이 최대 23.4%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잦은 결항은 고객 불만과 보상 비용 증가로 이어져 브랜드 신뢰도를 갉아먹을 수 있어 섬에어 입장에선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 덧붙여 인력수급 문제도 '아킬레스건'이다. 과거 하이에어는 기체가 있어도 조종사와 운항관리사 등 필수인력을 구하지 못해 흑자 도산의 위기를 겪다가 결국 운항을 중단했다. ATR 기종 한정 자격을 가진 조종사는 국내에 매우 드물다. LCC들이 조종사 채용을 재개하면 섬에어의 인력이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확실한 보상책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에어버스, 대만 스타럭스항공에 A350-1000 첫 인도…미주·유럽 장거리 노선 투입

대만의 신생 대형 항공사(FSC) 스타럭스항공(STARLUX Airlines)이 에어버스의 최신예 대형기 A350-1000을 인도받으며 장거리 노선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6일 에어버스는 스타럭스항공이 주문한 총 18대의 A350-1000 항공기 중 첫 번째 기체를 인도받았다고 밝혔다. 이로써 스타럭스항공은 전 세계에서 11번째로 A350-1000을 운용하는 항공사가 됐다. A350-1000은 에어버스 A350 패밀리 중 가장 큰 동체를 가진 모델이다. 스타럭스항공은 이번 신규 기재를 타이베이를 기점으로 하는 유럽 및 북미 등 주요 장거리 노선에 우선 투입할 계획이다. 일부 수요가 많은 아시아태평양 노선에서도 운용될 예정으로 기존에 보유한 10대의 A350-900과 함께 장거리 네트워크의 핵심 축을 담당하게 된다. 스타럭스항공은 이번 1호기 도입을 기념해 기체의 정체성을 강조한 특별 리버리(Livery, 항공기 외장 디자인)도 공개했다. 항공사의 상징적인 디자인 요소에 항공기 제작의 핵심 소재인 탄소섬유 패턴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동체 후방에 큼지막하게 새겨진 '1000'이라는 숫자는 에어버스 라인업 중 최대 기종이자 스타럭스항공의 새로운 '플래그십(Flagship)' 모델임을 상징한다. 현재 스타럭스항공은 A321neo와 A330-900, A350-900 등 전 기종을 에어버스 항공기로 구성하는 '에어버스 단일 기단'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번 A350-1000 도입으로 여객 수송 능력을 확충한 데 이어, 향후에는 A350F 화물기 10대를 추가로 도입해 화물 네트워크까지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에어버스 A350 시리즈는 탄소 복합 소재와 최신 공기역학 설계를 적용해 동급 경쟁 기종 대비 연료 소모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약 25% 절감한 친환경 고효율 항공기다. 기내에는 '에어스페이스(Airspace)' 객실 디자인이 적용돼 넓은 좌석과 높은 천장, 최신 조명 시스템 등 쾌적한 탑승 환경을 제공한다. 또한 현재 최대 50%의 지속 가능 항공 연료(SAF) 혼합 사용이 가능하며 에어버스는 이를 2030년까지 10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한편 2025년 11월 말 기준 에어버스 A350 패밀리는 전 세계 66개 고객사로부터 약 1,500대의 주문을 확보하며 장거리 광동체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한항공, 아시아나 합병 ‘독과점 우려’ 씻었다…자카르타엔 티웨이, 시애틀엔 알래스카 낙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에 따른 시장 독과점을 방지하기 위한 대체 항공사 윤곽이 드러났다. 핵심 알짜 노선인 인천-자카르타 노선에는 티웨이항공이, 미주 노선인 시애틀과 호놀룰루에는 각각 알래스카항공과 에어프레미아가 새롭게 진입한다. 6일 국토교통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 결합에 따른 구조적 시정 조치의 일환으로 주요 독과점 노선에 취항할 대체 항공사를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달 출범한 기업결합 이행감독위원회(이감위)의 요청에 따라 국토부 항공교통심의위원회(항심위)가 심의·선정한 결과다. 정부는 이번 심사에서 국제선 3개 노선(인천-자카르타, 인천-시애틀, 인천-호놀룰루)과 국내선 1개 노선(김포-제주)을 대상으로 대체 항공사를 선정했다. 가장 치열한 경합이 예상됐던 '인천-자카르타' 노선은 티웨이항공이 차지했다. 항심위는 신청 항공사들의 안전성, 이용자 편의성, 취항 계획의 구체성 등을 평가해 최고 득점을 받은 티웨이항공을 낙점했다고 설명했다. 미주 노선의 경우 단독 신청한 항공사들이 그대로 선정됐다. 인천-시애틀 노선은 미국 국적의 알래스카항공이, 대표적인 휴양지 노선인 인천-호놀룰루 노선은 국내 하이브리드 항공사(HSC) 에어프레미아가 운항을 맡게 됐다. 국내선 중 대표적인 혼잡 노선인 '김포-제주' 구간에는 이스타항공·제주항공·티웨이항공·파라타항공 등 4개사가 선정돼 공항 이착륙 횟수인 슬롯을 배분받는다. 다만 신청 항공사가 없었던 △인천-괌 △부산-괌 △광주-제주 △제주-광주 노선은 이번 선정 절차에서 제외됐다. 이번에 선정된 대체 항공사들은 배정받은 슬롯을 토대로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수립하게 되며, 이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해당 노선에 순차적으로 취항할 전망이다. 정부는 이 밖에도 해외 경쟁당국의 조치에 따라 진행 중인 노선 이관 상황도 공개했다. 인천-뉴욕 노선은 에어프레미아와 유나이티드항공이, 인천-런던 노선은 버진애틀랜틱이 대체항공사로 나서 슬롯 이전 절차를 밟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유럽(파리·로마·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 4개 노선은 티웨이항공이, 미주(LA·샌프란시스코) 2개 노선은 에어프레미아 등이 이관을 완료한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미 이관이 완료된 6개 노선과 이번에 선정된 7개 노선 외 나머지 시정조치 대상 노선에 대해서도 올해 상반기부터 신속하게 이전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향후 항공시장의 경쟁이 보다 촉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대체항공사 선정의 배경에는 공정위의 강력한 시정 조치가 자리 잡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2024년 12월 양대 국적사의 기업 결합을 조건부 승인하며 경쟁 제한 우려가 있는 34개 노선의 슬롯과 운수권을 반납해 대체 항공사에 이전하도록 의무를 부과했다. 이를 감시하기 위해 지난 3월 발족한 이감위는 공정거래·소비자·항공 등 분야의 민간 전문가 9인으로 구성됐고 기업 결합일인 2024년 12월 12일부터 10년 간 시정 조치 이행 상황을 분기별로 점검한다. 이들은 슬롯 재배분 뿐만 아니라 운임 인상 제한·좌석 수 축소 금지·마일리지 통합 방안 등 소비자 보호 조치 전반을 감독하게 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HD한국조선해양, 새해 벽두부터 1.5조원 ‘수주 잭팟’…올해 233억 달러 목표

HD현대의 조선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이 1조5000억 원 규모의 대형 수주 계약을 따내며 기분 좋은 새해 출발을 알렸다. HD한국조선해양은 미주 지역 선사와 20만㎥급 초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4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6일 공시했다. 총 수주 금액은 1조4993억 원이다.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건조돼 2029년 상반기까지 인도될 예정이다. 특히 일반적인 17만4000㎥급보다 용량을 키운 20만㎥급으로 건조돼 운송 효율을 극대화했다. 이와 함께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조선·해양 부문 수주 목표를 233억1000만 달러(약 31조 원)로 제시했다.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와 LNG 프로젝트 개발 등 우호적인 시황을 바탕으로 연초부터 공격적인 수주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을 통해 올해 목표를 달성하고 수익성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이스타항공, 인천공항 탑승 수속 평균 ‘10분 8초 컷’… 국적사 중 가장 빨라

이스타항공이 인천공항 이용객들의 탑승 수속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6일 이스타항공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출입국 소요 시간 모니터링 조사(2025년 5~10월)' 결과를 인용해 대기 시간을 포함한 자사 체크인 소요 시간이 평균 10분 8초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인천공항에 취항한 국적 항공사 중 가장 빠른 기록이며, 전체 83개 항공사 중에서도 3위에 해당한다. 인천공항 서비스 권장 기준인 25분을 여유롭게 충족한 수치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브랜드 슬로건인 '이지 플라이트(Easy Flight)'에 맞춰 수속 절차를 간소화하고 현장 대응력을 높인 결과"라며 “앞으로도 고객들의 빠르고 편리한 이동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스카이트랙스로부터 '한국 최고의 저비용 항공사'로 선정되는 등 대외적인 서비스 평가에서 잇달아 성과를 내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HD한국조선해양, ‘현대판 범선’ 핵심 특허 대거 확보…탈 탄소 선박 ‘기술 초격차’ 굳혔다

'범선(Sailing Ship)'의 시대가 다시 열렸다. 화석 연료가 뿜어내는 탄소에 발목 잡힌 해운업계가 인류의 가장 오래된 동력원인 '바람'을 다시 호출했기 때문이다. 돛은 증기 기관의 등장으로 자취를 감췄다가 국제해사기구(IMO)와 유럽연합(EU)의 탄소 배출 규제 파고가 높아지고 바람을 이용해 선박의 연료를 절감하는 '윙세일(Wing Sail)'로 진화해 21세기 해운업계의 게임 체인저로 급부상했다. 이런 가운데 HD현대의 조선 부문 계열사가 최근 윙세일 관련 핵심 기술 특허를 싹쓸이하며 독보적인 기술 장벽을 구축했다. 5일 본지 취재 결과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12월 24일 지식재산처로부터 윙세일 시스템 '하이윙(Hi-WING)'에 관한 8건의 특허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메탄올·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가 완전히 자리 잡기 전 즉각적인 탄소 감축이 가능한 현실적 대안으로 풍력을 선택하고 기술 고도화에 나선 결과다. 현재 전 세계 해운업계의 연간 탄소 배출량은 10억 톤 이상으로 전 세계 배출량의 3%에 달한다. 이는 산업 강국인 독일이나 한국의 국가 전체 배출량을 웃도는 수치다. 이에 IMO는 2050년 탄소 중립을 선언했고, 유럽연합(EU)은 당장 2024년부터 배출권 거래 제도(ETS)를 해운업에 적용했다. 업계에서는 금속이나 복합재로 만든 21세기형 돛을 장착할 경우 화석 연료 사용을 10~51%까지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시장은 비행기 날개 원리를 이용한 '윙세일', 마그누스 효과를 이용한 원통형 '로터 세일(Rotor Sail)', 패러글라이딩 원리의 '카이트(Kite)' 등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측은 이 특허 기술이 보조 추진 장치를 넘어 풍향에 따라 스스로 변신하고 선장의 시야를 확보하며 극한 환경에서 자신을 보호하는 '지능형 로봇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의 윙세일은 비행기 날개처럼 앞(리딩 에지)과 뒤(트레일링 에지)가 고정된 비대칭 형상이었다. 이 때문에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 거대한 날개 전체를 180도 이상 회전시켜야 했고, 이는 반응 속도 저하와 과도한 전력 소모를 유발했다. HD현대가 확보한 '선박용 날개돛(등록번호 10-2905698, 10-2905699)' 특허의 핵심은 '좌우 대칭형 주날개' 구조다. 특허 도면에 따르면 주 날개(Main Wing)는 중앙의 메인 회전축(RXM)을 기준으로 양쪽 단부가 모두 유선형으로 설계돼 있다. 덕분에 좌현에서 바람이 불면 좌측 끝이, 우현에서 불면 우측 끝이 즉시 '앞날개'가 된다. 날개를 360도 돌릴 필요 없이 시계·반시계 방향으로 90도 이내의 미세 조정만으로도 모든 바람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이다. 주날개 양옆에는 두 개의 보조 날개(Flap)가 달린다. 이들은 주날개와 '연결부재(連結部材, Linkage)'로 결합되는데, 제1~제4 회전축의 각 관절마다 감속기가 달린 개별 구동 모터가 장착된다. 모터의 몸체는 한쪽 부재에 고정되고 구동축은 베어링을 통해 상대 부재를 관통하는 구조로 설계돼 수천 톤의 풍압을 견디며 정밀한 비틀림 제어가 가능하다. 선박 갑판에 윙세일이 멀티 윙 형태로 여러 개가 설치될 경우, 앞선 날개가 만든 난류 때문에 뒤쪽 날개 센서는 엉뚱한 값을 읽기 쉽다. HD현대는 이를 '바람 센서 자동 선택 알고리즘'(등록번호 10-2905703)으로 해결했다. 시스템은 각 윙세일 상단 좌우측에 설치된 복수의 센서 데이터를 수집한 뒤 현재 상황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센서를 '마스터 센서'로 자동 채택한다. 선수풍(정면 바람)일 때는 난류 영향이 없는 '가장 앞쪽 윙세일'의 센서값을, 선미풍(뒷바람)일 때는 '가장 뒤쪽 윙세일'의 센서값을 신뢰한다. 좌현풍일 때는 각 윙세일의 '좌측 센서' 값을, 우현풍일 때는 '우측 센서' 값을 채택하는 식이다. 이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운전 모드도 세분화(등록번호 10-2905700)했다. 정면에서 바람이 불면 날개를 선체와 나란히 해 저항을 줄이고(Flagging), 뒤에서 불면 90도로 펼쳐 추진력을 얻는다. 특히 바람 방향이 좌현에서 우현으로 바뀌는 순간(Tacking)에는 보조 날개의 위치를 자동으로 반전시키며, 이때 최대 양력 계수에 도달하기 직전의 각도를 유지해 실속(Stall)을 방지하는 안전 로직도 탑재됐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태풍 등 극한 상황에서의 생존 본능이다. 특허(등록번호 10-2905701)에는 풍속이 초당 20m 이상의 강풍이 감지될 때 작동하는 '비활성화(Deactivation) 및 네스팅(Nesting)' 시퀀스를 상세히 기술돼 있다. 날개를 눕히는 것 뿐만 아니라 부피를 줄여 파손을 막기 위해 3단계로 변신한다는 게 HD한국조선해양 측 전언이다. 우선 보조 날개를 연결부재 하부 방향으로 먼저 접는다. 이때 모터뿐 아니라 유압 제동 장치가 작동해 날개를 단단히 고정한다. 이후 보조 날개를 잡고 있는 연결부재 자체를 주날개 상부 방향으로 비틀어 올린다. 마지막으로 보조 날개가 주날개 윗면에 딱 달라붙도록 밀착시킨다. 이처럼 날개가 납작하게 포개지면 비로소 기둥 전체를 갑판 바닥으로 눕혀 바람의 영향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높이 30m, 폭 10m의 거대한 구조물을 가벼우면서도 튼튼하게 만드는 소재 기술(등록번호 10-2905705)도 공개됐다. 날개의 척추 역할을 하는 기둥인 '스파(Spar)'는 비틀림 강성이 뛰어난 사각 박스 형태의 철강 소재를 사용하고, 내면에는 보강재를 덧대 강도를 높였다. 반면 공기역학적 형상을 만드는 리브(Rib)와 피복재(Skin)는 가볍고 성형이 쉬운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GFRP) 복합재를 적용했다. 서로 다른 성질인 철과 플라스틱을 결합하기 위해 HD현대는 '내삽형 브라켓(Insert Bracket)'을 고안했다. 철재 기둥에 중공형 스틸 브라켓을 설치하고, 그 안에 복합재 리브의 내삽부를 끼워 넣은 뒤 볼트로 체결하는 방식이다. 이는 구조적 강성을 확보하면서도 무게를 줄여 선박의 복원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설계다. 또한 날개 하단 지지부(전·후방)와 연결부재 등 하중이 집중되는 곳에는 '응력 센서(Strain Gauge)'를 심어(특허 10-2905702) 구조물의 피로도가 한계치에 다다르면 즉시 경고를 보내는 신경망 시스템도 구축했다. 거대한 윙세일이 조타실(휠 하우스)의 시야를 가리는 사각지대 문제는 '시야각 유지(View-keeping)' 기술(등록번호 10-2905704)로 해결했다. 윙세일 꼭대기에 설치된 카메라는 날개가 바람을 따라 회전할 때 정확히 그 반대 방향으로 회전한다. 돛이 왼쪽으로 30도 돌아가도 카메라는 오른쪽으로 30도 회전해 선장실 모니터에는 항상 선박 전방의 고정된 화면이 송출된다. 나아가 휠 하우스에서 보이는 시야와 카메라 영상을 합성해 돛 뒤편의 사각지대를 마치 투명하게 뚫어보는 듯한 영상을 제공한다. 이 카메라는 '안전 관리관' 역할도 수행한다. AI 영상 분석을 통해 선박 정박용 밧줄(무어링 로프)이 도삭기(Fairlead)나 스탠드 롤러에 감겨 마모되는지 실시간으로 감시한다. 특히 로프가 끊어질 때 튀어 오르는 위험 구역(Snap-back Zone)에 선원이 진입하면 즉시 경고 알람을 울려 인명 사고를 예방한다. HD현대그룹은 이번 윙세일 특허 이전부터 풍력 추진 분야에서 꾸준한 성과를 쌓아왔다.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은 이미 지난해 8월 독자 개발한 '하이로터(Hi-Rotor)'에 대해 한국선급(KR)의 설계 승인을 획득하고 육상 실증을 진행 중이다. 하이로터는 원통이 회전할 때 발생하는 압력차를 이용하는 로터 세일 방식으로 규모 대비 추력 생성량이 큰 것이 장점이다. HD현대중공업은 선형별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로터 세일뿐 아니라 윙세일 분야에서도 2020년 노르웨이 선급(DNV)의 기본 인증(AIP)을 획득하며 기술력을 다져왔다. 이번 HD한국조선해양의 대규모 특허 확보는 이러한 연구개발(R&D)의 결정체로 향후 친환경 선박 수주전에서 확실한 '기술 초격차' 카드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Welcome aboard”…공항 내 이스타항공 직원들, 외국인 승객 위한 ‘소통 배지’ 달았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공항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인 '의사소통' 문제가 한층 해소될 전망이다. 이스타항공은 5일, 외국인 탑승객의 공항 이용 편의를 돕기 위해 '외국어 지원 서비스'를 전격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날부터 이스타항공의 공항 직원들은 영어·중국어·일본어·베트남어 등 자신의 유니폼에 구사 가능한 외국어가 적힌 배지를 착용하고 근무한다. 이는 외국인 승객이 도움을 요청할 직원을 한눈에 식별할 수 있게 돕는 '시각적 안내 서비스'다. 국내 공항은 물론 해외 공항에서도 동시에 시행되어, 인바운드(방한) 관광객뿐만 아니라 아웃바운드(해외 여행) 승객들까지 폭넓게 배려했다. 해외 공항에서는 현지 직원들이 한국어 배지를 착용해 한국인 승객과의 소통 혼선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이스타항공은 이번 배지 도입을 시작으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현장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방침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챗GPT가 쓴 자소서는 사절”… 에어로케이, ‘경험 포트폴리오’로 옥석 가린다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채용 시장에서 자기 소개서의 신뢰도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에어로케이항공이 '탈(脫) 텍스트' 채용을 선언했다. 5일 에어로케이는 이번 채용부터 기존의 줄글 형태 자기소개서를 없애고 사진 중심의 '경험 포트폴리오'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AI를 활용한 서류 대필 문제로 인해 에세이 전형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에어로케이는 AI가 흉내 낼 수 없는 '경험의 진정성'에 주목했다. 지원자는 자신이 주도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했던 순간이 담긴 사진을 제출해야 하며, 이는 면접 과정에서 심층 질문의 검증 자료로 활용된다. 조작된 이미지나 타인의 사진 도용, AI 생성 이미지는 엄격히 금지되며 적발 시 합격이 즉시 취소된다. 에어로케이 관계자는 “스튜디오에서 찍은 완벽한 프로필 사진보다, 땀 흘린 아르바이트 현장의 앞치마나 밤샘의 흔적이 남은 책상이 지원자를 더 잘 설명할 수 있다"며 채용 문화의 변화를 예고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오션, 손배소 취하하고 성과 나눴다…원·하청 ‘동행’ 선언

한화오션 노사와 협력사, 그리고 정부가 한자리에 모여 '상생'을 약속했다. 그동안 조선업계의 뇌관이었던 원·하청 간 임금 격차와 노사 갈등을 봉합하고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다. 5일 한화오션은 서울 사옥에서 김민석 국무총리·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원·하청 상생협력 선포식'을 열었다. 특히 이날 자리에는 정규직 노조인 한화오션 지회뿐만 아니라 하청 노동자를 대변하는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강인석 지회장도 함께해 노사 화합의 의미를 더했다. 한화오션은 이날 협약을 통해 △경영 성과 원·하청 동일 비율 공유 △안전한 사업장 구축 △협력사 생산성 향상 지원 등을 약속했다. 김 총리는 한화오션 측이 하청 노동자를 상대로 제기했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취하한 점을 언급하며 “신뢰 회복의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김경수 위원장 역시 “이번 상생 노력은 저임금과 고강도 노동으로 떠났던 조선소 숙련공들이 다시 경남 거제로 돌아오게 만드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한화오션은 2023년 출범 이후 매년 협력사 단가를 연평균 5%씩 인상하고, 1800억 원 규모의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협력사 경쟁력 강화에 투자를 지속해오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정기선 HD현대 회장 “건강한 조직은 문제 제기가 자유로운 곳…소통이 경쟁력”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2026년 새해 경영 화두로 '격의 없는 소통'을 제시했다. 5일 HD현대는 경기도 판교 글로벌R&D센터(GRC)에서 정기선 회장과 임직원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무식 '오프닝 2026(Opening 2026)'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기존의 엄숙한 시무식 관행을 탈피해, 정 회장이 직원들과 직접 마주 앉아 대화하는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올해 띠에 해당하는 말띠 직원들과 참여 희망자들이 주축이 되어 자유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정 회장은 지난해 성과를 묻는 직원들의 질문에 △차세대 CAD 도입 △소형 모듈 원전(SMR) 기술 투자 △사업 구조의 선제적 개편 등을 꼽았다. 이어 조직 문화에 대해서는 “위험 신호가 감지될 때 언제든 문제를 제기할 수 있어야 건강한 조직"이라며 “여러분의 솔직한 의견이 회사를 단단하게 만드는 핵심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취임 이후 직원들과의 식사와 사업장 방문 등 현장 경영을 강화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쌍방향 소통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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