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박규빈 기자
한국공항공사 사장실의 불이 꺼진 지 오래다. 수장의 공백이 길어지면서 이정기 부사장이 사장 직무대행을 맡아 1년 7개월 가량 이끌었으나 지난해 12월 1일자로 퇴임했다. 현재는 박재희 전략기획본부장이 '사장대행의 대행'을 맡고 있는 실정이다.
청와대나 국토교통부가 지침을 내리지 않으니 사장 채용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 일정 논의는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어 한국공항공사의 경영 차질 우려도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사장직은 전문경영인의 자리가 아니라 사실상 정권 창출에 기여한 이들에게 나눠주는 '전리품'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이들의 면면을 보면 이런 우려는 확신으로 바뀐다. 경찰청장·국가정보원·시장 등 항공 안전보다는 치안이나 정보 수집에 특화된 사정·정보 기관이나 군·행정가 등 낙하산 인사들이 줄지어 자리를 꿰찼는데 역대 사장들 중 92%가 이에 해당한다.
일각에서는 관련 기관들이 공항의 보안업무를 핑계로 한국공항공사 사장직을 꿰차는 걸 당연시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쯤 되면 경찰서나 군, 정보 기관이 공항을 출장소 정도로 여기는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대한민국 하늘길 관문인 인천국제공항공사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국토부 관료 출신이거나 선거 캠프 출신 정치인이 내려오는 일이 관행처럼 굳어졌다. 뼛속까지 '공항맨'인 수장을 찾아보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문제는 이러한 '보은성 낙하산 인사'가 공정성의 차원을 넘어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공항은 수만 명의 이용객이 오가는 거대한 시스템이자 단 한순간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는 국가 중요 보안시설이다. 테러 방지·보안 검색·활주로 운영·항공기 이착륙 유도 등 고도의 전문성과 현장 경험이 필수이다.
항공 분야 문외한이 수장이 됐을 때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바로 '위기 대응능력'이다. 공항에서 발생하는 비상 상황은 즉각적이고 전문적인 판단을 필요로 한다. 현장용어조차 낯설어 하는 비전문가가 과연 위기상황에서 골든 타임을 지키며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범인을 잡거나 정보를 캐는 능력과 항공 시스템의 안전을 지키는 능력은 엄연히 다른 영역이다. 전문성이 결여된 리더십은 사고 발생 시 오판을 부르고, 이는 곧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시한폭탄과도 같다.
리더십 리스크는 대외신인도 하락으로도 직결된다. 글로벌 공항산업은 치열한 경쟁 속에 있다.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사장의 취임은 해외 파트너들에게 '한국의 공항은 정치 논리로 운영된다'는 부정적 신호를 줄 수 있다. 이는 공사의 대외 신뢰도 하락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국가항공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자해행위나 다름없다.
무엇보다 조직을 병들게 하는 것은 내부 구성원들이 느끼는 깊은 박탈감이다. 평생을 공항 현장에서 헌신하며 전문성을 쌓아온 직원들에게 사장직은 '아무리 노력해도 오를 수 없는 나무'가 돼버렸다. '열심히 일해 봤자 사장은 어차피 낙하산'이라는 패배주의가 팽배한 조직에서 주인 의식과 혁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승진의 사다리가 끊긴 조직의 사기 저하는 결국 서비스의 질적 하락과 '안전 구멍'으로 돌아오게 된다.
국민의 안전이 이착륙하는 곳이니만큼 공항공사 사장직은 정권의 논공행상을 위한 자리가 아니어야 한다. 이제는 '관피아', '정피아'가 아닌 진짜 전문가에게 공항 경영의 관제탑을 맡겨야 한다.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가 계속되는 한 공항 안전을 둘러싼 위협은 해소되지 않고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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