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딥시크’ 쇼크…삼성전자에 기회일까 우려일까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저성능 AI칩으로 고성능 AI 구현에 성공하면서 삼성전자의 HBM(고대역폭 메모리) 사업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HBM의 최신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삼성전자 입장에서 활로가 열릴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지만, 이번 이슈로 미국의 대중 제재 수위가 높아지면 삼성전자가 중국시장에서 활로를 개척하기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딥시크는 엔비디아의 저성능 AI칩 H800에 장착된 이전 세대 HBM으로 최신 AI 모델 수준의 성능을 구현했다. H800에는 80GB HBM3가 탑재됐는데, 이는 엔비디아 최신 AI 가속기 블랙웰 B200에 탑재된 180GB HBM3E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특히 딥시크는 개발 비용을 560만달러로 크게 절감했다고 알려졌다. 이는 기존 AI 기업들이 투자하는 비용의 1/10 수준에 불과하다. 믿을 수 없는 정보라는 논란도 있지만 기존 AI 관련 서비스 대비 개발비를 크게 줄인 것였으리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업계는 이번 사례가 반드시 최신 HBM이 아니어도 고성능 AI 구현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평가한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전 세대 HBM 시장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HBM 판매의 약 20%를 중국 고객에게 의존하고 있다. 중국은 CXMT를 중심으로 한 HBM2 생산에 집중하는 상황이다. HBM3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의 중국 시장 내 입지가 상당하리라고 보는 이유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 내 주요 AI 기업들이 미국의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이전 세대 HBM 확보에 나서고 있어 삼성전자에 유리한 상황이다. 반면 딥시크의 성공이 미국을 자극해 결국 삼성전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딥시크가 저성능 AI칩으로도 최신 AI 모델과 동등한 성능을 구현했다는 점이 미국 정부와 업계에 큰 충격을 주면서 엔비디아의 주가가 폭락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딥시크의 사례가 미국의 기존 수출 통제 정책의 허점을 드러냈다고 지적한다. 제한된 컴퓨팅 환경에서도 중국 엔지니어들이 혁신적인 방법으로 이를 극복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고성능 칩의 수출을 막는 것만으로는 중국의 AI 발전을 저지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앤트로픽의 CEO 다리오 아모데이는 “딥시크의 성공은 중국이 미국의 심각한 경쟁자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더욱 강력한 수출 통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국이 AI 개발에 필요한 “수백만 개의 칩"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AI 칩 수출 제재의 범위를 더욱 확대하고, 제재 대상을 늘린다면 현재 중국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삼성전자에 부담이 된다. 이번 딥시크 쇼크로 미국이 현재 중국 기업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는 H800 칩에 대한 수출 제한을 추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H800에는 삼성전자의 HBM3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결국 엔비디아의 공급사가 되기 위해서 미국의 제재를 무시할 수 는 없다. 결국 활로는 기술력 강화에 있다는 게 반도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CES 2025에서 “삼성전자가 새로운 설계를 해야 한다"며 HBM3E 품질테스트 통과를 위한 과제를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HBM3E 개발에는 성공했지만 발열과 전력소비 문제로 엔비디아의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HBM4 개발에 300명의 엔지니어를 투입하고 2025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새로운 HBM 개발팀을 신설하고 손영수 부사장을 팀장으로 임명했다. 특히 파운드리와 패키징 기술을 결합한 독자적인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7년 이후 커스텀 HBM 시장을 겨냥한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이전 세대 HBM 시장에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겠지만, 관련 규제의 움직임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며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빠른 시기에 HBM4 기술을 확보하고 고객에게 납품까지 성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순환출자’ 해결할 정의선의 마지막 퍼즐…핵심은 현대모비스

국내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순환출자의 고리를 끊지 못한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가속 중이다.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순환출자 해소와 미래 모빌리티 사업 재편을 위한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4년 1월 기준 국내 88개 기업집단 중 자산총액 281조3690억원으로 2위다. 1967년 설립된 현대자동차를 모태로, 자동차 제조를 중심으로 건설, 철강, 금융, 물류 등 다양한 사업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순환출자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사는 곳이기도 하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지난 2020년 10월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본격화됐다. 정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주주 가치 제고"를 강조하며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가졌다. 이러한 순환출자 구조는 오너 일가의 지배력 유지에는 유리하지만, 경영 투명성 저하와 대주주 이익 편취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 전에도 현대차그룹은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작업을 시도한 바 있었다. 2018년 현대모비스를 사업회사와 지주회사로 분할하고, 사업회사를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한 것도 그 일환이다. 하지만 이 방안은 당시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제 현대모비스를 활용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는 크게 세 가지로 압축해 볼 수 있다. 첫째, 현대모비스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고, 투자회사를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방안이다. 이 경우, 정 회장은 현대모비스 지주회사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그룹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이 시나리오를 실행할 경우 중간금융지주회사 설립 등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둘째, 현대차와 기아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하는 방안이다. 정 회장은 현대차와 기아 지분을 각각 2.62%, 1.74% 보유하고 있다. 이들 회사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할 경우, 정 회장은 현대모비스에 대한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 셋째, 현대글로비스를 활용하는 방안이다. 정 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 20.00%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가 현대모비스 사업회사와 합병할 경우, 정 회장은 합병회사의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 그러나 합병은 주주들의 반발을 야기할 수 있다는 부담이 존재한다. 우선 업계에서는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모비스 지분을 얼마나 확보할지에 관심이 높다. 정 회장은 지난 2020년 3월 장내 매수를 통해 현대모비스 주식 30만3759주(지분율 0.33%)를 취득했다. 이후 추가 지분 인수가 없어 정의선 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율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추가 지분 확보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정 회장이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하는 것은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로, 현대차와 기아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 7.29%를 보유하고 있다. 향후 정의선 회장이 정 명예회장으로부터 현대모비스 지분을 증여받을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된다. 지분인수 대신 최근 현대차그룹이 집중하는 부분은 사업 재편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3년 4월 현대오토에버, 현대오트론, 현대엠엔소프트 등 3개 IT 계열사를 합병했다. 합병을 통해 현대오토에버는 그룹 내 SW 전문기업으로 위상을 강화했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사업 재편도 추진 중이다. 2023년 4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공개하고, 2025년까지 전기차 23종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추진 중이다. 순환출자 해소라는 숙제가 남아있는 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끝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최근 진행하는 사업 재편과 정의선 회장의 지분 확대 등은 모두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작업을 전기차와 자율주행, 로봇,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와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 그룹 입장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업 전환은 현대차그룹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라며 “다만, 지배구조 개편과 사업 재편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현대차그룹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저성능으로 AI 혁신 이룬 딥시크의 역발상

인공지능(AI) 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고성능 하드웨어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저성능을 기반으로 훌륭한 성과를 거둔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딥시크는 오픈소스 방식을 채택해 자신들이 개발한 모델과 관련 기술을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했다. 분석결과 딥시크가 하드웨어의 한계를 깬 방법은 기술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에서 혁신을 이룬 것이다. 자동차 경주에서 고성능 엔진 대신, 차량의 구조를 변경해 속도를 높여 우승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딥시크의 방식이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딥시크는 AI 기술 개발에 있어 하드웨어의 성능보다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 최적화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미국의 수출규제로 고성능의 AI 칩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딥시크가 성능을 개선시킨 방법은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에 의존했다는 설명이다. 요리사가 값비싼 식재료를 쓰는 게 아니라 저렴한 식재료로 최고의 기술을 사용해 훌륭한 요리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딥시크는 엔비디아가 만든 PTX(Parallel Thread Execution) 라는 저수준 프로그래밍 언어를 활용해 GPU의 연산 능력을 극대화했다. PTX는 GPU 하드웨어를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게 해주는 언어지만 개발이 힘들고 사용이 까다롭다. 마치 기계어나 어셈블리어 처럼 최고 수준의 개발자만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통 엔비디아의 GPU를 제어하기 위해 AI업계가 사용하는 언어는 CUDA다. CUDA는 개발이 편리하고 대부분의 개발자가 쉽게 배워 익힐 수 있지만 작동을 위해 GPU의 자원을 PTX보다 더 많이 사용해야 한다. 딥시크는 PTX를 이용해 AI를 구현하면서 GPU의 코어, 메모리, 캐시 등을 원하는 대로 조절해 필요한 연산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PTX를 통해 GPU의 코어들을 각각의 역할에 맞춰 세밀하게 배치하고, 메모리 접근 방식을 최적화하여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이는 등 하드웨어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예를 들어 GPU의 코어 중 일부는 AI 모델의 연산에 집중시키고, 다른 일부는 데이터 전송에만 활용하는 방식이다. 그 결과 딥시크는 막대한 투자가 들어간 기존 AI 대비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훌륭한 성과를 냈다.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대기업만이 AI 기술을 주도할 수 있다는 기존의 통념을 깨뜨리면서 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출렁일 정도였다. 딥시크의 성공을 분석한 개발자들과 업계에서는 중국 개발자들의 실력이 엄청나다는 것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현재 중국은 41만 명이 넘는 AI 연구자를 보유하고 있다. 세계 상위 2% AI 연구자 중 26%가 중국 출신이다. 이는 28%를 차지하는 미국에 근접한 수준이다. 중국의 AI 인재 양성은 교육 시스템 전반에 걸쳐 이뤄진다. 초중고 교육과정에 AI 교육을 의무화했으며, '국가 청소년 AI 혁신 인재 양성 기지' 프로그램을 통해 우수 학교를 선정하고 지원하고 있다. 대학에서는 디지털 경제 관련 새로운 전공을 도입하고, 학제간 교육을 강화하는 등 미래 지향적 교육 체계를 구축했다.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AI 인재 확보를 위해 주택 지원, 창업 투자 지원, 자녀 교육 지원과 배우자 취업 기회 제공 등 실질적인 혜택을 준다고 전해졌다. 한종목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엄청난 자원 압박에도 그들은 방법론을 알고 있고 이대로 밀어붙일 것"이라며 “AI 하드웨어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전망하면서 딥시크과 같은 기업들의 혁신적인 행보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시장 기대치 밑돈 ‘삼성 반도체’… HBM3E로 반등 노린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주력인 반도체 사업에서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PC와 모바일 등의 수요 침체와 중국발 저가 물량 공세로 범용(레거시) 메모리 반도체가 부진했고,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수요가 급증한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는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한 탓이다. 삼성전자는 5세대 HBM인 HBM3E 개선 모델을 올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양산, 고객사 확보에 박차를 가하며 반등을 도모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 300조8709억원, 영업이익 32조7260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2%, 398.34%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의 연간 매출이 300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2022년(302조2314억원)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다만 4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에 못 미쳤다. 특히 반도체 사업의 부진이 뼈아팠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반도체) 부문은 4분기 매출 30조1000억원, 영업이익 2조9000억 원을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 DS 부문이 4분기 3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성적을 거뒀다. 연간으로 봐도 저조한 성적표다. DS 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5조1000억원으로 경쟁사인 SK하이닉스(23조4673억원)와 비교해 8조원 이상 적다. 주력 사업인 메모리는 모바일 및 PC용 제품 수요 약세가 지속됐다. 파운드리는 가동률 하락과 첨단 공정 연구개발비 증가로 적자가 지속된 것으로 추정된다. 시스템LSI 또한 모바일 수요 약세와 연구개발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HBM 매출도 기대만큼 증가하지 않았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2024년도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4분기 지정학적 이슈 등으로 당사 HBM 매출은 당초 전망을 소폭 하회한 전 분기 대비 1.9배 성장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HBM3E 개선 제품을 앞세워 수익성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주요 고객사들의 차세대 그래픽 처리장치(GPU) 과제에 맞춰 최적화된 HBM3E 개선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HBM3E 개선 제품은 HBM 최대 수요처인 엔비디아 납품을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HBM3E 엔비디아 납품을 목표로 했지만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 제품의 설계 문제를 언급하는 등 퀄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김 부사장은 “(HBM3E) 개선 제품의 공급 증가는 2분기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2분기 고객 수요가 HBM3E 8단에서 12단으로 빠르게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수요에 맞춰 램프업해 올해 전체 비트공급량을 2배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HBM3E 16단 제품도 스택 검증 차원에서 샘플을 제작해 주요 고객사에 전달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실적을 부문별로 보면 스마트폰 사업 등을 담당하는 모바일 경험(MX) 사업부는 플래그십 신모델 출시 효과 감소 등으로 스마트폰 판매가 줄어 전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TV와 가전 사업은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둔화됐다. 하만은 전장 사업의 안정적인 수주 속에 매출 3조9000억원, 영업이익 4000억원을 기록했고, 삼성디스플레이는 매출 8조1000억원, 영업이익 9000억원의 성적을 거뒀다. 4분기 시설투자는 전 분기 대비 5조4000억원 증가한 17조8000억원으로 사업별로는 DS 16조 원, 디스플레이 1조원 수준이다. 연간 시설투자 금액은 역대 최대인 53조6000억원이다. DS 부문에 46조3000억 원, 디스플레이에 4조8000억원이 투자됐다. 당초 계획보다는 적은 투자금액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24년 시설투자 예상 금액은 56조7000억원이었다. 또한 삼성전자는 이날 결산 배당으로 보통주 1주, 우선주 1주당 각각 363원, 364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시가배당률은 보통주 0.7%, 우선주 0.8%로 배당금 총액은 2조4543억652만4450원이다. 배당 기준일은 지난해 12월 31일이며, 배당금은 오는 3월 주주총회일로부터 1개월 이내 지급될 예정이다. 1년 전과 비교해 배당률은 소폭 상승했음에도 전체 배당금 규모는 거의 동일한 데 이는 최근 주가 하락 영향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전자 “엔비디아 HBM3E 공급 승인, 확인 불가”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고대역폭 메모리(HBM3E) 8단 공급 승인을 얻었다는 보도에 대해 삼성전자측이 “확인불가" 입장을 밝혔다. 31일 블룸버그 통신은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 승인을 얻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블룸버그는 해당 제품이 중국 시장을 위해 특화된 엔비디아의 인공 지능(AI) 가속기 칩 생산을 위해 공급되고 있다고도 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삼성전자, 4분기 반도체 영업익 2조9000억…시장 기대치 하회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주력인 반도체 사업에서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을 거뒀다. 고부가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공급이 지연된 데다 PC, 모바일 등 IT 기기 수요 부진과 중국발 저가 공세로 메모리 가격이 하락하는 등 악재가 겹친 여파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5조8000억원, 6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31일 공시했다. 전 분기 대비 각각 4.19%, 29.30% 감소한 수준이다. 증권사 대부분은 당초 10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예상했다가 전망치를 7조원 수준으로 낮춰는데 이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거뒀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부진이 뼈아팠다. DS 부문은 4분기 2조9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증권가 컨센서스인 3조원을 밑도는 실적이다. 아울러 이는 HBM 시장 강자인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 8조828억원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간 연결기준 매출 300조870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16.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98.3% 늘어난 32조7260억원을 달성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블룸버그 “삼성전자, 8단 HBM3E 공급자격 획득”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3E 공급 자격을 획득했다고 블룸버그가 31일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복수의 국내 관계자를 인용해 삼성전자가 지난해 12월 8단 적층 방식의 HBM3E 공급 자격을 엔비디아로부터 획득했다고 전했다. 이 제품은 중국 시장용 엔비디아 AI 프로세서에 탑재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업계 선두주자인 SK하이닉스와 여전히 기술 격차를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지난해 초 8단 적층 HBM3E 양산을 시작했고, 연말에는 12단 적층 제품 공급까지 개시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1년 넘게 엔비디아의 승인을 기다린 상황이었다. 전영현 DS부문장은 지난해 부진한 실적과 엔비디아 인증 지연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차세대 제품인 HBM4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올해 하반기 HBM4 양산을 목표로 엔비디아의 주력 공급업체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중이다. 한편 HBM 시장은 폭발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HBM 시장 규모는 2024년 182억달러에서 2025년 467억달러로 156%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2.5%, 삼성전자가 42.4%, 마이크론이 5.1%를 기록하고 있다.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이미 2025년 생산물량 대부분이 판매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엔비디아는 AI 가속기 수요 대응을 위해 2026년부터 신규 GPU 출시 주기를 기존 2년에서 1년으로 단축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수요 증가로 HBM 가격이 2025년에 5~10% 추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전체 DRAM 시장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5년 3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네이버 최수연 연임 청신호…주가 반등은 숙제

임기를 얼마 남기지 않은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연임에 성공할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신사업 육성과 글로벌 확장을 통한 호실적이 가능성을 높이고 있지만, 주가 부양과 콘텐츠 사업 수익성 개선은 숙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3월 개최 예정인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최 대표의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그는 지난 2022년 3월 14일 주총을 통해 대표로 선임됐다. 업계 안팎에선 최 대표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분위기다. 인공지능(AI)을 앞세운 신사업 육성과 조직문화 개선, 재임 기간 거둔 '역대 최대 실적' 타이틀 등 성과가 적지 않아서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글로벌 외연 확장을 통한 실적 성장이다. 금융정보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최 대표 취임 이후 회사 매출은 2022년 8조2201억원, 2023년 9조670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3047억원, 1조488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10조6510억원, 영업이익 1조9674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년보다 각각 10.14%, 32.14% 상승한 수치다. 증권가 컨센서스대로 나온다면 2년 연속 연간 최대 실적을 세우게 된다. 글로벌 사업의 경우 중동 지역 성과가 두드러졌다. 2023년 10월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로부터 1억달러(한화 1350억원) 규모의 디지털트윈 구축 사업을 수주하면서 진출 기반을 다졌다. 5년 동안 매핑·정밀 3차원(3D) 모델링을 통해 사우디 주요 도시에 클라우드 기반 모델링 디지털트윈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1분기 중 중동 총괄 법인도 설립한다. 미래기술 투자를 통한 신사업 기반 구축도 주목할 만하다.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 기반 서비스 '클로바X', '큐:' 등을 잇따라 선보이며 경쟁력을 강화했다는 평가다. 올해엔 자사 핵심 서비스에 AI를 접목하는 '온 서비스 AI' 전략을 가동하는데, 검색 기능을 고도화한 'AI 브리핑'과 '플러스 스토어'로 관련 시장 선점을 노린다. 숏폼 서비스 '클립'과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과의 시너지를 통해 MZ세대 이용자 저변도 확보했다. 실제 지난달 클립 재생·생성 수는 전달(2024년 11월) 대비 각각 82%, 74% 상승했다. 전반적으로 트렌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 경쟁력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플랫폼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는 AI를 통한 수익화를 본격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연임을 통해 사업 연속성·안정성을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며 “연임이 자유로운 업계 분위기와 최 대표의 젊은 나이도 긍정적 요소"라고 말했다. 관건은 주가 반등과 콘텐츠 사업 수익성 개선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 주가는 최 대표 취임 직후인 2022년 3월 25일 33만3000원에서 지난 29일 20만4500원으로 3년새 38.59% 내려갔다. 최 대표는 취임 직후 314주의 자사주를 주당 34만6000원에 거래했다. 약 1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2023년 4월 총 다섯 차례에 걸쳐 1026주의 자사주를 사들인 데 이어 지난해 9월에도 책임경영 일환으로 약 2억원 규모의 주식을 매입키도 했다. 정치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주식시장 침체가 변수로 꼽힌다. 웹툰·웹소설 사업의 경우 지난해 6월 네이버웹툰 미국법인이 나스닥 상장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영역 확장 요인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불매운동으로 인한 월간활성이용자수(MAU) 하락과 원·달러 환율 급등 여파로 수익성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이와 관련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회사가 제시한 비전들이 올해 상반기까지 서비스에 구현·안착할 경우, 향후 성장성에 대한 확신이 생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삼성 개혁 압박하는 ‘12조 상속세’ 딜레마… ‘M&A 신호탄’ 되나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여전히 재계의 최대 관심사다. 한국 최대 기업이다보니 풀어내야 할 숙제가 많다. 삼성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문제는 '금산분리'다. 순환 출자는 끊어냈지만 완전한 지주회사 체계를 갖추지 못하다보니 그룹 내 산업자본이 금융회사를 소유하고 있는 고리가 있다. 여기에 추가로 천문학적 규모의 상속세 문제도 향후 그룹의 지배구조에 큰 변수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과거 삼성은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제일모직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통해 그룹을 지배했다. 당시 이재용 회장은 당시 제일모직 지분 23.23%를 보유, 이를 그룹 지배의 핵심 고리로 활용했다. 이후 삼성은 2013년 공정거래법 개정 이후,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며 지배구조 단순화에 적극 나선다. 먼저 지난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이뤄졌다. 합병 비율은 1:0.35로 제일모직 주식 1주당 삼성물산 주식 0.35주를 교환하는 방식이었다. 합병 후 존속회사의 상호는 삼성물산이 됐다. 합병 이후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2018년 삼성SDI의 삼성물산 지분 매각, 삼성전기와 삼성화재의 삼성물산 지분 매각이 진행됐다. 이로서 순환출자 구조가 제거됐다. 순환출자 해소는 공정거래법상 규제 해소라는 긍정적 측면과 함께, 이 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라는 목표를 동시에 달성한 것으로 평가된다. 합병 후 삼성물산은 이 회장의 그룹 지배를 위한 핵심 고리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숙제가 남았다. 삼성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과제 중 하나는 지주회사 전환 여부다. 현재 삼성은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하는 고리는 향후 관련 규제가 강화할 경우 금산분리 규제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 금산분리 원칙은 산업자본이 금융회사를 소유하거나 지배하는 것을 금지하는 제도다.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유지하고, 산업자본에 대한 과도한 경제력 집중을 막기 위한 취지다. 삼성은 과거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검토했으나,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 삼성생명의 비금융 자회사 지분 처리 등 법적·제도적 제약과 복잡성으로 인해 보류했다. 현재 금융당국도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검토 중이다 보니, 삼성의 지주회사 전환 동력은 실종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에 시급한 문제가 더 있다. 바로 상속세다. 이건희 선대회장이 6년의 투병을 마치고 지난 2020년 10월 사망하면서 막대한 규모의 상속세가 유족들에게 부과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등 상속인들은 12조원이 넘는 막대한 상속세를 5년간 6회에 걸쳐 분할 납부하는 중이다. 2021년 4월 첫 납부를 시작으로 2024년 현재까지 총 8조원을 납부했다. 향후 2025년과 2026년에 각각 약 2조원씩 추가 납부가 예정됐다. 천문학적인 상속세 규모는 삼성 지배구조 개편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상속세 재원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삼성 오너 일가는 삼성 계열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을 활용하거나, 보유 지분 일부를 매각할 수 있다. 모두 여의치 않다면 주식담보 대출 등을 활용할 수도 있다. 현재 삼성 오너 일가는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전자 등을 통해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를 기준으로 삼성물산의 경우 오너 일가가 총 32.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이재용 회장 19.1%, 이서현 이사장 6.6%, 이부진 사장 5.9%, 홍라희 여사 1.0%로 구성된다. 삼성생명에서는 총 17.9%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데, 이재용 회장 10.4%, 이부진 사장 5.8%, 이서현 이사장 1.7%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오너 일가는 총 4.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이재용 회장 1.6%, 홍라희 여사 1.6%,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이 각각 0.8%씩을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이재용 회장은 삼성SDS 9.2%, 삼성화재 0.1%, 삼성E&A 1.5%의 지분을 별도로 보유하고 있다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은 상속세 납부라는 현실적인 과제와 맞물려 이 회장의 그룹 지배력 유지라는 두 가지 숙제를 동시해 해내야 하는 고난도의 과제다. 그 시기와 방식에 재계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비주력 계열사를 매각하고,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을 적극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며 “그리고 이를 통해 마련된 자금은 상속세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글로벌 전력 인프라 수요 증가…LS전선·대한전선 전망 밝다

최근 글로벌 전력 인프라 수요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국내 대표 전선 기업인 LS전선과 대한전선이 초고압 기술력을 앞세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인공 지능(AI) 데이터 센터 확충과 신 재생 에너지 전환, 노후 전력망 교체 등 3대 메가 트렌드가 중첩된 점이 두 기업의 해외 수주 실적 고공 행진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29일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기후 정책 달성 시나리오(APS)에 따르면 2021년 2만5000TWh이던 글로벌 전력 수요는 연간 2.7%씩 증가해 2050년에는 5만4000TWh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작년 약 400조원에 달했던 전력망 투자 규모는 2050년엔 약 850조원으로 2배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글로벌 전력 인프라 시장 격변은 기술 진화와 환경 규제가 맞물리며 시작됐다. 생성형 AI의 보편화로 데이터 센터의 전력 소비량이 기존 대비 10배 이상 급증했고,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노후 전력망의 70% 이상을 교체해야 하는 현실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여기에 탄소 중립 정책에 따라 해상 풍력·태양광 등 재생 에너지 연결을 위한 초고압 송전망 구축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이 같은 흐름에 LS전선과 대한전선 두 회사는 초고압 직류 송전(HVDC) 케이블 기술로 선제 대응하고 있다. HVDC는 교류 전력을 직류로 변환시켜 송전하는 방식으로, 장거리 대규모 송전의 핵심기술이다. LS전선은 작년 네덜란드 국영 전력 기업 '테네트'로부터 9073억원에 달하는 HVDC 케이블 공급 계약을 수주해 2031년 9월까지 관련 기자재를 공급하게 됐다. 테네트는 독일 해상 풍력 단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데, LS전선의 해저·지중 케이블을 단지 건설에 쓰인다. 이로써 LS전선의 누적 수주액은 이를 포함해 6조6000원 수준으로 커졌다. 대한전선도 미국에서 900억원에 이르는 HVDC 사업 기회를 확보하며 차세대 분야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양사는 향후 국내외에서 추진되는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사업 기회를 적극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의 추가 수주 기회를 얻기 위해 올해 LS전선은 버지니아주 체사피크시에 연 면적 7만㎡의 공장을 착공해 2027년 중 준공할 예정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200m 가량의 전력 케이블 생산 타워도 갖춘다. 미국 해저 케이블 시장이 향후 10년간 연평균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봐서다. 이 공장은 버지니아 주 정부로부터 약 4800만달러(약 693억원) 규모의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받아 지어진다. 업계에서는 LS전선의 미국 공장 건설이 본격 추진됨에 따라 LS마린솔루션의 대형 케이블 시공 선박의 건조와 LS에코에너지의 유럽 해저 사업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전선도 미국·스웨덴 등 글로벌 사업을 통해 실적을 쌓아왔다. 수주 잔고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2조3257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생산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도 활발하다. LS전선은 베트남과 폴란드 공장의 가동률을 높이는 한편, 건립 중인 미국 공장으로 현지 수요를 공략할 계획이다. 대한전선은 충남 당진에 해저 케이블 2공장을 건설하며 2027년까지 생산량을 2배로 확대할 방침이다. 환경 규제 강화 속에서 두 기업의 친환경 전략도 주목받고 있다. LS전선은 2050년까지 전 사업장에서 사용 전력 재생 에너지 100%(RE100)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수립했고, 대한전선은 2031년까지 국내외 전 사업장에서 탄소 배출량을 46% 감축하기 위한 장비 개선과 에너지 효율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의 환경·사회·지배 구조(ESG) 심사를 통과하는 데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탄소 절감 목표에 대한 투자로 2023년 글로벌 세계 청정 에너지 투자 금액은 전년대비 17% 가량 상승했고, 2024년 이후 3년간 세계 전기 수요는 연평균 3.4%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유럽 등 선진국 시장 외에도 동남아시아·인도를 포함한 개발도상국에서의 전력 수요 증가에 따른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도 지속되고 있어 전력 인프라 확충에 필수적인 저전압 에너지·전력 케이블 시장 규모는 도체 중량 기준 2024년 1만7273톤에서 2028년 1938만4000톤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