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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중공업, 유럽서 초고압변압기 ‘수주 행진’…英과 1200억원 계약

효성중공업이 이달 들어 영국과 스웨덴, 스페인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 초고압 전력기기를 약 2300억원 규모로 잇따라 수주했다. 효성중공업은 최근 영국 스코틀랜드 전력망 운영사 SPEN과 약 1200억원 규모의 초고압변압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영국은 유럽 내에서도 신재생에너지 연계 전력기기 수요가 높은 지역이다. 효성중공업은 이번에 공급하는 초고압변압기를 통해 영국의 탄소중립 정책 이행을 돕는 핵심 풍력발전 프로젝트를 지원한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2010년 영국 진출 이후 지난 15년 간 제품 공급, 고객 맞춤형 설계, 유지보수 등 초고압변압기 토털 솔루션을 공급해 왔다. 2022년부터는 영국 초고압변압기 시장 점유율 독보적 1위를 유지했다. 북유럽에서는 이달 스웨덴 주요 배전사업자가 발주한 약 500억원 규모의 초고압변압기도 수주했다. 효성중공업은 해당 기업과 지난해부터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다. 노르웨이에서도 이달 초 초고압변압기를 수주했다. 아울러 스페인 주요 전력회사·에너지 기업과도 약 600억원 규모의 변압기·리액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효성중공업의 스페인 진출은 남유럽에서 올린 첫 성과다. 유럽 시장에서 기술력도 인정받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올해 프랑스 송전망 운영사(RTE)의 초고압변압기 단락시험에 성공했다. 단락시험은 극한의 전기적 부담이 가해지는 상황에서 변압기가 정상 기능을 수행하는지 평가하는 안정성 검증 절차다. 인증받은 제품은 프랑스 내 최대 용량인 600MVA 초고압변압기다. 유럽 전력 시장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에너지 전환과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맞물리며, 오는 2030년까지 약 60억~70억달러 규모로 매년 5%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기술이 뒤처진 제품이나 불량은 결코 허용될 수 없다"며 “전력 기기는 수명이 긴 제품인 만큼 고객에게 변치 않는 신뢰를 주는 초격차 기술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현대차그룹, CES 2026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첫 시연

현대자동차그룹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에서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생태계 확장 전략을 발표하고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를 처음으로 실물 시연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발표는 인간과 로봇의 협업을 중심으로 그룹사의 기술과 자원을 결집해 AI 로보틱스 상용화를 가속화하는 전략을 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1월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CES 2026 미디어데이에서 '파트너링 휴먼 프로그레스(Partnering Human Progress·AI 로보틱스, 실험실을 넘어 삶으로)'를 테마로 AI로보틱스 핵심 전략을 제시한다. 미디어 데이 현장에서는 △최첨단 AI 로보틱스 기술 실증 △인간-로봇 협력 관계 구축 방안 △그룹사 역량을 결집해 조성하는 AI 로보틱스 생태계 △제조 환경에서의 활용과 검증을 통한 사업 확장 전략 등을 공개한다. 특히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를 현장에서 직접 선보이며 AI 로보틱스 전략의 주요 사례를 제시한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정의 공장(SDF)을 활용해 로봇을 검증하고 이를 바탕으로 AI 로보틱스 생태계를 확장하는 전략을 발표한다. SDF는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로 운영되는 첨단 스마트팩토리로 제조 전 과정에서 유연성과 민첩성을 극대화하며 미래 제조 혁신을 선도한다. 현대차그룹은 신뢰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데이터 기반 생산 체계를 토대로 AI 로보틱스·부품·물류·소프트웨어 등 밸류체인 전반을 통합 관리해 로봇 개발부터 학습·운영까지 아우르는 종합 설루션 제공자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의 AI 로보틱스 전략 발표는 그룹의 글로벌 유튜브 채널(현지시각 1월 5일 오후 1시, 한국시각 6일 오전 6시)에서 생중계 된다. 1월 6일부터 9일까지 진행되는 본 전시에서는 그룹사 역량을 결집한 AI 로보틱스 기술을 통합 실증하고 고객의 일상과 업무 환경 변화를 직관적인 시연으로 제시한다. 전시 공간은 AI 로보틱스 연구 환경을 재현한 체험존을 비롯해, 진화하는 기술 개발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로 구성된다. 또 아틀라스·스팟·모베드 등 최첨단 AI 로보틱스를 활용한 기술 프레젠테이션을 매시간 운영하며 실시간 시연과 심층 해설을 제공할 예정이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팔방미인’ 에어버스 H160, 글로벌 헬리콥터 시장서 광폭 행보…대한항공도 VVIP용 도입

차세대 회전익 항공기의 표준으로 불리는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의 'H160' 시리즈가 전 세계 하늘길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뛰어난 기술력과 안전성, 다양한 임무 수행 능력을 앞세워 동남아시아의 에너지 현장부터 일본의 재난 현장과 호주의 물류망, 그리고 한국의 VVIP 비즈니스 시장까지 활동 반경을 거침없이 확장하고 있다. 에어버스 헬리콥터스는 지난 19일 인도네시아 '데라조나 헬리콥터스(Derazona Helicopters)'에 첫 H160을 인도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H160이 동남아시아 에너지 자원 개발 임무에 투입되는 첫 사례다. 바팍 라마디 위디아르디오노(Bapak Ramadi Widyardiono) 데라조나 헬리콥터스 프로덕션 담당 이사는 “첫 H160 도입은 우리에게 매우 의미 있는 새로운 장의 시작"이라며 “H160의 독보적인 성능을 활용해 최고 수준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바탕으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레지스 마냐크(Regis Magnac) 에어버스 헬리콥터스 에너지·리스·글로벌 고객 담당 부사장은 “H160은 높은 운용 요구 수준을 갖춘 인도네시아 에너지 산업 환경에 최적화된 기종"이라고 화답했다. 호주 시장의 문도 열렸다. 호주 물류 기업 린폭스(Linfox)는 지난 10일 호주 기업 최초로 H160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린폭스 측은 4주 간 2000km 이상을 비행하며 호주의 거친 환경에서 H160의 성능을 검증했고, 여객 운송·물류 지원에 투입할 예정이다. 린지 폭스(Lindsay Fox) 린폭스 그룹 창립자는 “우리의 첫 에어버스 헬리콥터로 성능과 안전성, 신뢰성이 입증된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올리비에 미샬롱(Olivier Michalon) 에어버스 헬리콥터스 글로벌 비즈니스 총괄 부사장은 “H160은 곧 호주 하늘을 날며 비즈니스 임무는 물론, 응급 의료·공공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탁월한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공 안전·특수 임무 분야에서의 활약도 돋보인다. 일본 히로시마시 소방국은 지난 10월 세계 최초로 H160을 소방 임무용으로 인도받았다. 이 기체는 2026년 초부터 산불 진화·인명 구조·응급 의료 서비스(EMS) 등 고난도 재난 현장에 투입된다. 나고야시 소방본부 역시 지난 7월 재난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H160을 주문했고, 일본 경시청 또한 올해 초 2대를 인도받아 법 집행 임무에 활용하고 있다. 히데키 사다모리 히로시마시 소방국장은 “H160의 첨단 성능이 우리 시의 재난 대응 능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확신하며, 가능한 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 뤽 알퐁시(Jean-Luc Alfonsi) 에어버스 헬리콥터스 일본 법인 대표는 “히로시마시 소방국과 함께 다목적 임무 운용의 새로운 장을 열게 돼 뜻깊다"며 “가장 까다로운 환경 속에서도 정밀하고 안전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글로벌 열풍 속에 한국 시장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대한항공의 전용기 사업 자회사 케이에비에이션(K-Aviation)은 최근 에어버스의 최신형 ACH160(H160-B, 등록 기호 HL9201)를 도입하며 VVIP 수송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케이에비에이션은 국내 최초로 에어버스 기업용 헬기(ACH160)를 인도받아 올해 1월 국토교통부 항공기술정보시스템(ATIS)에 정식 등록을 마치고 운용 준비를 완료했다. 해당 기체는 김포국제공항을 정치장으로 하며, 도입 가격은 옵션에 따라 약 218억~247억 원(1500만~1700만 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프레데릭 레모스(Frederic Lemos) 에어버스 기업 헬리콥터(ACH) 총괄은 한국 시장 첫 인도 당시 “ACH160은 혁신적인 디자인과 동급 최고 수준의 성능, 안락함을 갖춘 기종으로 기업 및 전용기 분야의 새로운 기준"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ACH160이 대한민국 하늘을 누비길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케이에비에이션은 현재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장기 전세 계약을 맺고 서초 사옥과 지방 사업장을 오가는 임원 수송을 지원하고 있다. H160-B는 기존 기체 대비 소음을 50% 줄이고 연비를 18% 향상시켜, 기업 임원 및 초고액 자산가를 위한 프리미엄 이동 서비스 경쟁력을 크게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H160이 이처럼 단기간에 베스트셀러로 등극할 수 있었던 비결은 압도적인 기술력과 운영 지원 서비스에 있다. H160은 68개의 특허 기술이 적용된 기종으로, 에어버스가 자체 개발한 '블루 엣지(Blue Edge)' 블레이드를 적용해 소음을 기존 대비 50% 줄였고, 사프란의 아라노(Arrano) 엔진을 탑재해 연료 효율을 18% 개선했다. 특히 에어버스는 기체 판매에 그치지 않고 사후 관리 서비스인 'H케어(HCare)'를 통해 운영사의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 전일본공수(ANA)의 자회사인 일본의 ANH(All Nippon Helicopters)는 세계 최초 H160 운용사로, 에어버스와 5년 간의 'H케어 스마트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을 통해 ANH는 △부품 재고 관리 △유지 보수 △기술 지원 △24시간 전문가 연결 등 종합 솔루션을 제공받는다. ANH는 현재 에어버스 AS365와 H125를 각각 5대씩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에 도입한 H160 운항을 통해 수집한 전자 뉴스를 일본 전국의 방송국에 전달할 계획이다. 전자 뉴스 수집(ENG)이라는 긴박한 임무를 수행하는 방송사 특성상 기체의 가동률을 최대로 유지해주는 H케어 서비스는 H160 선택의 결정적 요인이 되었다는 평가다. 브루노 이반(Bruno Even) 에어버스 헬리콥터스 대표는 “H160 기종을 지원하는 최초의 H케어 스마트 서비스 계약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우수한 적응력을 갖춘 프로그램을 통해 헬리콥터의 가동성을 보장함으로써 작전 투입에 상시 대비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에 준 야나가와 ANH 대표 역시 “안전, 가용성, 속도는 신규 데이터 수집 사업의 핵심"이라며 “에어버스의 부품 관리 지원을 받으며 H160 운항에만 온전히 집중할 계획"이라고 화답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전기차 ‘저속운행’에 K-배터리, ‘ESS 엑셀’ 밟는다

국내 배터리 업계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배터리 기업들은 전기차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ESS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장기화 속에서 배터리 기업들은 ESS를 차세대 수익원으로 삼아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이 전기차 전환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글로벌 ESS 시장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은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ESS는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예기치 못한 전력 수급 불안을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ESS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는 물론 재생에너지 확대, 전력망 안정화 등 미래 산업 전반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의 급증으로 ESS 시장은 중장기적으로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ESS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185기가와트시(GWh)에서 2035년에는 약 1232GWh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처럼 시장 성장성이 부각되자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도 전기차 수요 둔화 등 불확실성 속에서 ESS를 새로운 돌파구로 삼고 있다. 각 사는 안전성과 수명 경쟁력을 앞세운 ESS 전용 배터리 개발과 글로벌 프로젝트 수주에 주력하며 시장 선점 경쟁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비(非)중국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산 체계를 구축했다. 지난해 중국 난징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 생산을 시작한 데 이어 올해 6월에는 미국 미시간 공장에서도 양산을 개시했다. 또 유럽 폴란드 공장의 일부 라인을 ESS 전용으로 전환하며 생산 기반을 확장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러한 글로벌 현지 생산 체계를 기반으로 AI 데이터센터와 친환경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빠르게 증가하는 ESS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삼성SDI도 내년 말까지 미국에서 연간 30GWh 규모의 ESS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스텔란티스와 합작한 미국 인디애나 공장의 일부 라인을 ESS 전용으로 전환하고 내년 4분기부터는 LFP 배터리 현지 양산에도 나선다. SK온은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통해 ESS 사업부를 사장 직속으로 격상하는 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SK온은 미국 조지아주 SK배터리아메리카(SKBA) 공장 일부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는 등 시장 다변화에 힘쓰고 있다. 배터리 3사는 국내 생산 확대에도 나서며 ESS 사업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이 본격화되면서 관련 수주 경쟁에도 적극 대비하는 모습이다. 이번 사업은 태양광·풍력발전과 ESS를 연계해 대규모 전력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으로 15년간 운영되는 장기 계약이자 500㎿를 웃도는 대규모 용량을 전제로 한다. 전력거래소는 지난달 27일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 경쟁입찰을 공고했다. 2차 ESS 사업은 총 540㎿(육지 500㎿, 제주 40㎿) 규모로 사업비는 약 1조원대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의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로 '화재 안전성'을 꼽는다. 장기간 안정적 운영이 요구되는 만큼 배터리의 안전성과 신뢰도가 수주 성패를 가르는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5월 진행된 1차 입찰에서는 삼성SDI가 물량의 80% 이상을 가져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난징산 LFP를 공급하는 안을 제출했지만 '국내 산업 기여도'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고배를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삼성SDI는 울산 공장에서 ESS용 각형 삼원계(NCA)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027년부터 충북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ESS용 LFP 배터리를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국내 배터리 업계 최초로 LFP ESS 배터리를 국내에서 양산하는 사례다.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열 안정성이 뛰어나 화재 위험이 낮고 수명이 길며 가격 경쟁력도 갖춰 대규모 ESS 사업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된다. 더욱이 장기 운영과 안전성이 핵심 평가 요소로 꼽히는 ESS 중앙계약시장에서는 LFP 배터리의 경쟁력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연말 생산라인 구축에 착수해 2027년 1GWh 규모의 양산을 시작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생산량 확대도 검토할 계획이다. SK온도 최근 2차 ESS 중앙계약시장을 염두에 두고 충남 서산 배터리 공장에 증설 중인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시설을 ESS 전용 LFP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시설이 완공되면 연간 3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한다. 대형 AI 데이터센터 40~50곳에 ESS를 넣을 수 있는 규모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소비자위 “SKT, 해킹 피해자에 10만원씩 보상해야”…2조3000억원 규모

SK텔레콤(SKT)이 올해 4월 발생한 유심 해킹 사고와 관련해 피해자에게 1인당 10만원 상당의 보상을 지급해야 한다는 조정안이 나왔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 18일 집단분쟁조정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21일 밝혔다. 보상은 통신요금 5만원 할인과 SKT 멤버십 포인트인 '티플러스 포인트' 5만 포인트를 합쳐 인당 총 10만원으로 구성됐다. 티플러스 포인트는 베이커리, 외식, 편의점, 영화, 공연 등 SKT 제휴처에서 현금과 동일하게 1포인트당 1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지난 5월 9일 소비자 58명이 SKT의 '홈가입자서버'(Home Subscriber Server)' 해킹 사고로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피해를 봤다며 피해 보상과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소비자위는 “지난 7월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와 8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처분 내용 등을 볼 때 SKT 해킹 사고로 개인정보가 유출돼 소비자 피해가 발생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소비자 개인의 피해 회복을 위해 SKT에 보상 책임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민관합동조사단은 7월 SKT의 핵심 인증 서버(HSS)에 해커가 침투해 전화번호와 가입자 식별번호 등 SKT 유심 정보 25종이 유출됐다고 발표했다. 이후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8월 개인정보보호 법규를 위반한 SKT에 대해 1347억9100만 원의 과징금과 96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위원회는 SKT가 이번 조정 결정을 수락하면 조정 절차에 참여하지 않은 피해자에게도 동일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보상계획서 제출을 포함한 관련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전체 피해자에 대한 보상이 이뤄질 경우 해킹 사고의 피해자가 약 2300만명에 달해 보상 규모는 2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위원회는 SKT에 조정결정서를 조속히 통지할 예정이다. SKT는 결정서를 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조정결정 내용에 대한 수락 여부를 위원회에 통보해야 한다. 소비자기본법에 따라 SKT가 조정안을 수락하면 재판상 화해의 효력이 발생해 분쟁은 종결된다. 별도의 의사 표시가 없는 경우에도 수락한 것으로 간주한다. 반면 SKT가 이를 거부하면 조정이 성립되지 않는다. 조정안은 강제 효력이 없어 소비자들은 별도 민사 소송을 통해 분쟁을 이어가야 한다. 이 경우 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 소송지원 제도 등을 통해 소송 과정을 지원받을 수 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자율안 제출 완료 ‘석화 구조개편’ 이번주 분수령

충남 대산에 이어 전남 여수, 울산 등 산업단지에 기반을 둔 석유화학기업들이 사업 재편안을 마감시한인 올해 연말을 앞두고 정부에 제출하면서 국내 석화산업 구조재편이 큰 고비를 넘겼다. 이에 따라, 정부와 석화업계는 이르면 22일 간담회를 열고 3개 산업단지 중심의 석화사업 재편안 내용을 추가 조율할 예정이다. 정부가 약속했던 금융 지원의 구체적인 방향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간담회에 이어 산업통상부와 석화업계는 통합(사업개편) 기업별로 기초유분(업스트림)부터 석화 소재(다운스트림)에 이르는 공급망을 최적화할 방안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석화업계에 따르면, 여수와 울산 석화 산단에서 구조재편을 논의해온 석화사들이 지난 19일 산업통상부에 사업 재편안 제출을 마무리했다. LG화학은 19일 언론 공지를 통해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이행하고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구조개편에 참여하기 위해 사업재편 계획안 자료를 (산업통상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LG화학은 GS칼텍스와 전남 여수 석유화학 산업단지 내 생산설비를 조정할 사업 재편안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해왔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에틸렌 연산 120만톤 규모의 LG화학 1공장 나프타분해설비(NCC) 가동을 중단하고 2공장 NCC를 GS칼텍스 공장과 통합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GS칼텍스는 90만톤의 생산 능력을 가진 NCC를 돌리고 있다. 같은 날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의 합작사인 여천NCC도 사업 재편안을 제출했다. 여천NCC의 NCC 공장 3곳 중 하나를 폐쇄하는 방안을 재편안에 담고, 나머지 2곳과 롯데케미칼 공장 한곳 중 하나를 닫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천NCC 1~3공장은 각각 연간 약 90만톤, 91만톤, 47만톤의 에틸렌 생산 능력을 보유했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의 NCC 규모는 123만톤이다. 이해관계가 복잡해 논의 속도를 못냈던 울산 산단의 SK지오센트릭과 대한유화, 에쓰오일도 사업재편안의 큰 틀을 잡아 산업통상부에 제출했다. 이들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재편 방향을 논의해왔다. 충남 대산에서는 지난달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산업 재편안을 마련하고, 채권단이 금융지원을 위한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두 회사는 에틸렌을 연간 110만톤 생산할 수 있는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을 물적 분할해 HD현대케미칼에 합병하고,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의 HD현대케미칼 지분을 기존 40%, 60%에서 절반씩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이처럼 국내 석화산업 재편이 큰 고비를 넘기면서 세부 재편안과 추가 자구안 마련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사업 재편에 참여한 석화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이르면 22일 간담회를 열고 관련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 장관과 석화기업 CEO들은 지난 8월 말에 모여 석화업계 사업 재편 자율협약을 맺은 적이 있다. 이처럼 석화기업들이 자율 구조조정의 데드라인에 앞서 일제히 사업재편안을 내놓으면서 9부 능선을 넘겼지만 사업 재편 완수에 이르는 마지막 과제가 남아 있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에틸렌 생산능력을 줄인 뒤에는 사업 재편의 최종 목표인 다운스트림 경쟁력 강화 방안을 짜내야 하기 때문이다.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던 두 기업의 설비를 연결해 생산을 최적화하고, 생산할 석화 소재와 생산량 등을 세밀하게 조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설비를 통합하기 위해 세우는 합작법인(JV)의 운영 방식도 논의 대상이다. 특히, 울산 산업단지는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와 석화산단 내 복잡한 공급망 등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꼬여 사업 재편안 확정이 내년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울산 단지는 에틸렌 생산 능력이 연간 174만톤으로 비교적 작은 편이지만 에틸렌 연산 180만톤 규모로 건설 중인 샤힌 프로젝트가 가동을 시작하면 공급 과잉 문제를 배제하기 어렵다. 그러나 에쓰오일은 그동안 샤힌 프로젝트가 원유 정제부터 다운스트림까지 공정을 하나로 통합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석화 경쟁력 방향에 부합하다는 입장이다. 이 상황에서 SK지오센트릭이나 대한유화의 NCC 중 하나를 끄는 방안은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울산단지 3사 간 다운스트림 최적화 방안부터 모색한 다음 NCC 감축을 논의하는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 재편에 참여하는 석화 기업들이 NCC 축소·폐쇄와 JV 설립을 통한 설비 통합을 큰 틀로 잡고 있다"며 “NCC 폐쇄 결단을 내린 석화사가 받을 인센티브와 JV로 얻을 이득이 분명해져야 앞으로도 남은 사업 재편이 순조롭게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삼성·LG전자 TV전쟁, 내년 격전장은 ‘마이크로 RGB’

올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내년에는 새로운 전장에서 맞붙는다. 두 라이벌의 시선이 OLED를 넘어 액정표시장치(LCD) 기반의 '마이크로 RGB TV'로 이동하면서 프리미엄TV 시장의 경쟁구도가 다시 한 번 요동칠 전망이다. 마이크로 RGB는 백라이트에 쓰이는 광원을 초소형화하고, 기존의 백색 광원이 아닌 적색(R)·녹색(G)·청색(B) 개별 광원으로 세분화해 색상 표현력을 한층 끌어올린 제품이다. 업계에서는 마이크로 RGB를 LCD TV 기술의 '정점'으로 평가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에서 마이크로 RGB TV를 나란히 배치한다. LG전자는 'LG 마이크로RGB 에보'를 최초 공개하고, 삼성전자도 2026년형 마이크로 RGB TV를 전시할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신제품 전시를 넘어, 프리미엄 TV 시장의 차세대 기술 주도권을 둘러싼 양사의 전략 경쟁이 본격화됐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삼성과 LG는 올해 들어 OLED TV 시장 공략에 집중해 왔다. 중저가 LCD 제품을 앞세운 중국 기업과 달리, 기술 우위를 앞세운 차별화된 제품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OLED만으로는 중국 업체들의 물량·가격 경쟁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확산되면서, 최근 들어 경쟁의 무게중심이 마이크로 RGB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중국 TV 브랜드들의 빠른 추격이 자리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OLED에 주력하는 사이, 중국 TV 브랜드들은 LCD 기반 초대형 미니 LED 제품을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실제 미니 LED TV 출하량은 OLED를 크게 웃돈다. 시장조사업체 시그마인텔에 따르면 올해 TV용 OLED 출하량은 690만대에 그친 반면, 미니 LED TV 출하량은 130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가격 경쟁력에서 미니 LED가 OLED 대비 우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 결과 프리미엄 TV 시장 내 OLED 비중이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LG와 삼성이 OLED TV에 주력한 반면, 중국 브랜드들은 초대형 미니 LED 모델을 공격적으로 마케팅하며 프리미엄 시장 내 OLED의 비중을 약화시키고 있다"며 “미니 LED는 '슈퍼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비중을 점점 더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이크로 RGB는 OLED와 미니 LED 사이의 '절충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니 LED보다 한층 향상된 화질을 구현하면서도 OLED에 비해 가격 부담을 낮출 수 있어, 프리미엄 TV 구매를 고민하던 소비자층을 겨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세미나에서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기관 유비리서치의 이충훈 대표는 “마이크로 RGB TV는 궁극적인 LCD로, 가장 진화한 제품"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도 마이크로 RGB TV의 가격 경쟁력을 강조한 바 있다. 용 사장은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5'에서 “내년에는 다양한 크기의 마이크로 RGB TV를 소비자가 '이 정도면 살 수 있겠구나' 하는 수준의 가격대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브랜드 역시 RGB 미니 LED TV를 앞세워 국내 업체 추격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하이센스는 올해 116형에 이어 100형 RGB 미니 LED TV를 중국과 유럽 시장에 출시했다. 다만 전략의 결은 다르다. 중국 업체들이 '크기와 가격'을 앞세운 추격 전략을 펴는 반면, 국내 브랜드는 마이크로 LED 소자 기술력을 기반으로 화질 완성도에서 격차를 벌린다는 구상이다. 소자 크기가 미세해질수록 정교한 색상 구현과 밝기 제어가 가능해지는 가운데, 삼성전자 제품은 마이크로 LED 소자 크기가 100마이크로미터(㎛)로 초미세한 반면, 하이센스는 100~500㎛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품질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메모리 반도체 3위 마이크론의 맹추격…삼성전자·SK하이닉스 증산 ‘박차’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슈퍼 사이클을 맞은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본격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생산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증가로 호실적을 거둔 마이크론이 생산능력 확장에 나서자 국내 반도체사들이 정면 대응에 나선 것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마이크론은 2026 회계연도 1분기(9~11월) 매출액이 136억4000만달러(약 20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특히 마이크론은 고성능 AI 칩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규모가 2028년까지 연평균 40%씩 성장해 1000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마이크론은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빅테크 고객사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메모리 수요가 늘고 있지만, 공급을 빠르게 늘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이크론은 “HBM은 범용 DDR5 대비 웨이퍼 투입량이 3배 수준"이라며 “추가적인 클린룸 공간이 필요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공사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속적이고 강력한 산업 수요와 공급 제약으로 인해 시장은 타이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런 환경은 2026년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마이크론은 내년 설비 투자액을 기존 180억달러에서 20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마이크론이 수익성이 높은 AI 반도체 시장 집중하기 위해 소비자용 메모리 시장 철수를 결정한 데 이어 증산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메모리 업계 3위인 마이크론의 추격에 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생산력 격차를 더욱 키우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평택·화성 등 국내 사업장을 중심으로 D램과 낸드플래시 가동률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최근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는 서버용 메모리 시장에 대응하고자 HBM과 DDR5 등 고부가 제품 비중도 확대 중이다. SK하이닉스도 증산 대열에 합류했다. 최근 청주캠퍼스 내 기존 M15 옆에 건설 중인 M15X 클린룸을 조기 완공하고 생산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업계는 글로벌 메모리 시장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생산 능력이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2024년 1000억달러(약 148조원)였던 D램 시장 규모가 서버 및 HBM 수요 증가에 힘입어 2026년 1700억달러(약 251조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 및 AI 작업용 메모리 수요 급증에 따라 서버와 HBM 중심으로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아이온2’로 반등 신호 쏜 엔씨…2026년, 글로벌 공략·장르 다변화 본격화

엔씨소프트(이하 엔씨(NC))가 2025년을 '도전의 해'로 규정하며 추진해온 변화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앞세워 글로벌 게임쇼에 적극 참여하고, 마케팅을 강화한 가운데 지난해 11월 출시된 '아이온2'가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며 실적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엔씨(NC)는 이를 바탕으로 2026년을 글로벌 시장 확장의 원년으로 삼고 성장세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홍원준 엔씨(N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2026년은 글로벌 시장을 전면적으로 공략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개발 중인 글로벌 차기작들을 통해 엔씨(NC)가 미래 성장을 위해 얼마나 오랜 기간 준비해왔는지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엔씨(NC)가 꾸준히 강조해온 북미·유럽 시장 공략은 2026년에도 핵심 전략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11월 한국과 대만에 출시돼 안정적으로 안착한 '아이온2'는 2026년 하반기 북미와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 순차 출시될 예정이다. '아이온2'는 PC 중심의 수동 플레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임에도 불구하고, 한국·대만 출시 이틀 만에 일간 활성 이용자(DAU) 150만명, 출시 1주일 누적 캐릭터 생성 수 252만건을 기록하며 흥행 가능성을 입증했다. 전통적인 PC MMORPG 장르가 서구권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또 다른 핵심 타이틀은 '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스'다. 글로벌 흥행 IP '호라이즌'을 기반으로 엔씨(NC)가 개발 중인 차세대 MMORPG로, 지난 지스타에서 첫 공개된 이후 서구권 게이머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엔씨(NC)는 2026년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Gamescom)'에서 시연 버전을 공개할 계획이다. 리니지 IP 기반 모바일 게임의 글로벌 확장도 병행된다. '리니지W'는 2026년 상반기 동남아 지역 재론칭과 함께 북미 등 주요 시장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리니지M'과 '리니지2M'은 중국 출시를 준비 중이며, 특히 '리니지2M'은 지난해 11월 말 현지 이용자 테스트를 진행하며 출시를 위한 사전 작업에 착수했다. 엔씨(NC)는 MMORPG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슈터, 서브컬처, 모바일 캐주얼 등 다양한 장르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왔으며, 그 성과가 2026년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 가능성이 높은 슈터와 서브컬처 장르는 외부 개발사 투자와 퍼블리싱을 통해 라인업을 확장 중이다. 2026년 상반기에는 국내 개발사 빅게임 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애니메이션 액션 RPG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가 출시될 예정이다. 이어 미스틸 게임즈의 PC·콘솔 타임 서바이벌 슈터 '타임 테이커즈'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엔씨(NC) 산하 스튜디오 빅파이어 게임즈가 개발 중인 PC·콘솔 오픈월드 택티컬 슈터 '신더시티' 역시 2026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여러 글로벌 게임쇼를 통해 공개되며 기대감을 높여온 만큼, 엔씨(NC)의 장르 다변화 전략을 상징하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모바일 캐주얼 게임 역시 새로운 성장 축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엔씨(NC)는 2025년 모바일 캐주얼 센터를 신설하며 조직과 사업 기반을 정비했다. 박병무 공동대표는 최근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모바일 캐주얼 시장에서 하나의 에코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위해 기술 플랫폼 확장을 목적으로 한 기업 1곳의 인수를 결정했고, 국내외 소규모 모바일 캐주얼 게임사 2곳에 대한 추가 인수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신규 IP 발굴과 함께 기존 핵심 IP의 확장 전략도 병행된다. 엔씨(NC)는 중국 개발사 셩취게임즈와 협력해 '아이온' IP 기반 모바일 게임 '아이온 모바일'을 공동 개발 중이며, 2026년 중국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셩취게임즈는 PC 온라인 '아이온'을 중국에서 장기간 서비스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현지 시장과 IP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춘 파트너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엔씨(NC)는 2026년 1분기 1종, 하반기 2종 등 총 3종의 기존 IP 기반 스핀오프 타이틀 출시 계획도 공식화했다. 이들 신작은 기존 IP의 세계관과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장르와 플레이 방식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시도할 전망이다. 2025년 한 해 동안 체질 개선과 전략 전환의 토대를 다진 엔씨(NC)는 2026년을 기점으로 글로벌 시장과 장르 다변화, IP 가치 확장이라는 세 축을 동시에 밀어붙일 계획이다. 자체 개발 신작과 퍼블리싱 타이틀을 앞세운 엔씨(NC)의 다음 행보가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CEO 교체·신차 ‘효과 0’…한국서 존재감 작아지는 폭스바겐

폭스바겐코리아가 올해 신차 출시로 반등을 노렸지만 오히려 지난해보다 초라한 성적을 거둘 전망이다. 신차 투입에도 뚜렷한 효과를 보지 못한 채 해마다 판매량 감소를 겪으며 갈수록 한국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2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코리아는 올해 국내 시장에서 1월부터 11월까지 총 4500대를 판매하는 데 그치면서 연말까지 연간 판매량 5000대를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온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최근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극심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최근 3년간 판매 추이를 살펴보면 △2022년 1만5791대 △2023년 1만247대 △2024년 8273대로 매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연간 판매량 3만5778대를 기록하며 BMW, 메르세데스-벤츠에 이어 수입차 순위 3위까지 꿰찮던 폭스바겐코리아는 이후 하락하기 시작해 지난해 9위까지 추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특히, 지난해 메이저 수입차 지표로 불리는 '1만대 클럽'에도 들지 못할 정도로 한국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이처럼 판매 부진이 길어지자 폭스바겐코리아는 올 들어 신형 골프, 아틀라스, ID.4·ID.5 등 가솔린·디젤·전기차를 망라한 신차 4종을 투입하며 반등을 시도했지만 하락세를 뒤집기에는 힘이 달리는 형국이다. 더욱이 지난해 사샤 아스키지안 사장에서 틸 셰어 사장으로 전격적인 수장 교체로 분위기 반전을 노렸으나 이마저도 아직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됐다. 문제는 폭스바겐코리아이 내년을 겨냥한 뚜렷한 신차 계획이나 반등 전략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브랜드의 국내 시장 존재감이 점차 희미해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폭스바겐코리아가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은 배경으로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얇은 라인업과 비교적 높은 가격대를 지적한다. 현재 폭스바겐코리아는 가솔린·디젤·전기차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지만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없는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게다가 주요 차종인 골프가 여전히 디젤 중심으로 구성된 것도 급변하는 시장 흐름을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소비자들의 친환경·연비 선호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러한 전략 부재는 판매 확대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도 폭스바겐코리아의 약점이 드러나고 있다. 1억원을 웃도는 투아렉과 6000만원대 ID.4·ID.5는 경쟁모델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로 소비자 접근성을 제한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전기차 시장에서는 최근 중국 브랜드 비야디(BYD) 등 저가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어 앞으로 폭스바겐코리아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코리아가 단순히 신차를 출시하는 것만으로는 국내 시장에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라인업 확대, 가격 정책 조정, 서비스 품질 개선 등 다각적인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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