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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엔비디아 ‘베라루빈’용 차세대 eSSD ‘PM1763’ 양산 돌입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인프라에 최적화된 차세대 '기업용 데이터 저장장치인 SSD(eSSD,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양산에 돌입했다. 세계 최초로 개발한 9세대 V낸드와 4나노 컨트롤러를 앞세워 업계 최고 성능을 구현하면서 HBM에 이어 저장장치 시장에서도 AI 서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고속 규격인 PCIe 6.0을 적용한 기업용 SSD(eSSD) 'PM1763'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PCIe 6.0은 SSD와 컴퓨터 부품 간 데이터가 오가는 통로를 넓혀 기존보다 2배 빠르게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해주는 최신 규격이다. PM1763은 빠른 읽기 속도와 최적화된 설계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PM1763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루빈(Vera Rubin)'에 탑재되는 제품이다. 지난 3월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6'에서 공개됐다. 이번 양산에는 AI 인프라를 둘러싼 시장 변화가 배경으로 자리한다. 생성형 AI가 확산되며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데이터양이 크게 늘면서 AI 반도체(가속기)에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기업용 SSD가 AI 인프라의 핵심 부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제품에 9세대 V낸드와 4나노 기반 새 컨트롤러를 넣어 성능과 전력 효율을 크게 높였다. PM1763은 4TB·8TB·16TB 세 가지 용량으로 나오며 이 중 16TB 제품이 업계 최고 성능을 낸다. 16TB 제품 기준 데이터를 연속으로 읽고 쓰는 속도는 각각 초당 최대 2만8400MB, 2만1900MB다. 이전 제품인 'PM1753'보다 2배 빨라졌다. 이는 40GB 크기의 대형언어모델(LLM)을 1.4초 만에 옮길 수 있는 속도다. AI 반도체와 프로세서 사이의 데이터 지연을 최소화해 AI 작업 처리 효율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PM1763은 차세대 AI 서버에 쓰이는 액체 냉각 방식에도 맞춰 설계됐다. 냉각판을 부품에 직접 붙이는 'D2C(Direct-to-Chip)' 방식을 활용해 부하가 큰 환경에서도 성능 저하 없이 오랫동안 최고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전력 효율도 이전 제품보다 1.8배 이상 향상됐다. 회사 측은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 절감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보안 기능도 강화됐다. 미래 양자 컴퓨터의 해킹 공격에 대비한 암호화 기술(PQC)을 적용했고, 가상화 환경에서 데이터가 오가는 통로를 외부 침입으로부터 보호하는 기술(TDISP)도 넣어 AI 시대에 맞는 보안 요구에 대응했다. 이번 양산은 삼성전자의 AI 메모리 사업 확장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삼성전자는 HBM에 이어 기업용 SSD까지 AI 인프라 핵심 제품군을 넓히며, 글로벌 AI 서버 고객사에 메모리 제품을 통째로 공급하는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팀 최장석 상무는 “PM1763은 업계 최고 성능을 바탕으로 글로벌 고객사의 차세대 AI 플랫폼 요구사항을 만족시키고 제품 검증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며 “이번 제품은 메모리 용량을 확장시켜 고객사의 AI 모델이 효율적으로 운영하도록 지원하는 핵심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단독] ‘조종사 부족·방공망 이중고’…공군, 미래전 대비 헬리콥터 ‘1:1 교체 방식’ 폐기

우리 공군이 극심한 인구 감소에 따른 병력 붕괴와 무인기가 주도하는 미래 전장 환경에 대비해 헬리콥터 전력의 밑그림을 백지상태에서 다시 그린다. 수명이 다한 낡은 기재를 신형기로 '1대1 교체'하던 과거의 획득 방식을 전면 폐기하고, 다가오는 미래전에 맞춰 전력 구조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한다. 8일 본지 취재 결과, 공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는 '미래 공군 회전익 전력 규모·구조 연구' 발주에 나선 것으로 확인된다. 공군은 향후 5개월간 미래 항공우주력 건설을 위한 대대적인 정책 연구에 착수한다. 공군은 이번 연구를 통해 기체 노후화와 인구 감축에 대응해 ▲임무 기반 워게임(Wargame)을 통한 적정 헬리콥터 규모 산출 ▲무인기 결합한 유·무인 복합 체계(MUM-T) ▲작전 반경을 넓히는 공중 급유 ▲민·관·군 통합 작전 개념 등을 새롭게 도출할 계획이다. 이러한 공군의 행보는 최근 전 세계 군사 강국들이 겪고 있는 '회전익 전력 패러다임의 대전환' 흐름을 적극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군사 선진국들의 최신 헬리콥터 전력 개편 사례를 살펴보면 우리 공군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은 더욱 명확해진다. 우리 군의 상비 병력은 저출산으로 인해 2019년 56만 명에서 단기간에 45만 명 수준으로 20%가량 급감했다. 긴 양성 기간이 필요한 헬리콥터 조종사 부족이 가시화되면서 과거와 같은 대규모 유인기 유지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졌다. 이러한 위기에 선진국들은 '무인화'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가장 극적인 사례는 미국의 차세대 공격 정찰 헬리콥터(FARA, Future Attack Reconnaissance Aircraft) 사업 취소다. 미 육군은 올해 2월, 무려 20억 달러(3조 원)가 투입됐던 이 대형 국책 사업을 백지화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수백억 원짜리 첨단 유인 헬리콥터를 촘촘한 반접근·지역 거부(A2/AD) 적 방공망에 들이밀어 넣는 것은 자살 행위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미군은 이 예산을 헬리콥터에서 발사하는 소형 드론인 '공중 발사 효과(ALE, Air Launched Effect)' 등 무인기 네트워크 개발로 과감히 돌렸다. 유럽 역시 차세대 회전익기(NGRC, Next Generation Rotorcraft Capability) 사업을 통해 미래 헬리콥터를 '다영역 전투의 모선'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글로벌 항공 기업 에어버스는 H145M 헬리콥터 조종석에 AI 알고리즘과 대형 터치 스크린을 결합, 조종사가 후방 안전지대(Stand-off Zone)에 머물며 다수의 무인기를 띄워 정찰과 타격을 지시하는 시스템을 실증했다. 공군이 이번 연구에서 MUM-T를 최우선 과제로 꼽은 것도 조종사의 생존성 보장을 위해서다. 궁극적으로는 조종사가 아예 없는 '완전 자율 비행'도 현실이 됐다. 미국 시코르스키가 개발한 '매트릭스(MATRIX)' 시스템이 탑재된 UH-60A 블랙호크 헬리콥터는 조종사 없이 이륙해 장애물을 스스로 피하고 화물을 수송한 뒤 복귀하는 데 성공했다. 인구 절벽 시대에 조종사 없이 위험 지역에 헬리콥터를 단독 투입할 수 있는 선택적 유인 조종(OPV, Optionally Piloted Vehicle) 기술은 우리 군에게도 필수 생존 전략으로 꼽힌다. 전시 적진에 고립된 조종사를 구출하는 전투 탐색 구조(CSAR, Combat Search and Rescue) 임무의 성패는 체공 시간에 달렸다. 미 공군은 최신 구조 헬리콥터 HH-60W(졸리 그린 II)를 실전 배치했지만 중국·러시아 등 대등한 피어 위협(Peer Threat)의 촘촘한 대공 미사일 앞에서는 느린 속도와 짧은 항속거리로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도입 물량을 대폭 축소하는 딜레마를 겪고 있다. 이를 극복할 게임 체인저가 '공중 급유'다. 프랑스 공군은 최근 A400M 전략 수송기를 시속 194km의 초저속으로 비행시키며 H225M 특수작 전 헬리콥터에 공중 급유를 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헬리콥터의 작전 체공 시간은 무려 10시간 이상으로 늘어났다. 공군이 이번 연구에서 공중 급유를 명시한 것 역시 신형 헬리콥터 도입 시 다목적 공중 급유기(KC-330)나 수송기 등과 연계해 작전 반경의 족쇄를 풀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평시 대규모 산불이나 재난 발생 시 투입되는 '민·관·군 통합 작전' 영역에서는 하드웨어 대수 늘리기보다 네트워크 통제망의 혁신이 눈에 띈다. 잦은 대지진을 겪는 일본은 과거 수백 대의 헬리콥터가 몰려 공중 충돌 위기를 겪은 뒤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주도로 'D-NET'이라는 초연결 통제망을 개발했다. 이에 중앙 부처가 다른 헬리콥터와 드론의 위치를 중앙 화면에 통합하고 AI가 겹치지 않는 비행 경로를 자동 할당해 지휘·통제 시간을 70%나 단축했다. 에어버스의 '와일드파이어 센티넬' 역시 인공 위성과 드론이 파악한 산불 정보를 헬리콥터 조종석에 실시간 데이터로 전송한다. 다수 부처가 헬리콥터를 동원하는 한국 역시 기체 숫자 증가가 아닌 이 같은 첨단 디지털 통합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다. 공군의 이번 연구에서 가장 돋보이는 대목은 적정 헬리콥터 대수를 정하기 위해 '임무 기반 워게임'을 명시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평시 소요와 전시 소요를 대충 합산하고 고정된 예비기 비율을 얹는 선형적인 셈법이 주를 이뤘으나, 해외 선진국들은 이미 '이산 사건 시뮬레이션(DES, Discrete-Event Simulation)' 등 고도화된 수학적 모델링을 적용하고 있다. DES란 시스템의 상태가 불규칙한 특정 시간에만 변한다고 가정하고 사건들이 발생하는 순서대로 모델링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법이다. 실제로 호주 해군은 차세대 대잠 헬리콥터 MH-60R을 도입할 당시 '해상 함정에 상시 8대를 띄워야 한다'는 엄격한 조건을 맞추기 위해 DES 기법을 활용했다. 기체의 돌발 고장·정비창 입고 주기·부품 조달 지연 시간·가용 인력 등 수많은 무작위 변수를 컴퓨터로 수천 번 시뮬레이션을 실행해 부족하지도 과도하지도 않은 '최소 구매 대수'를 오차 없이 뽑아냈다. 이에 근거하면 우리 공군 역시 한정된 국방 예산과 인력 속에서 낭비를 막고 작전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 같은 데이터 기반의 소요 산출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전력도 땅도 부족하다”…바다로 향하는 AI 데이터센터, 슈나이더·HD현대 손잡았다

AI 데이터센터 건설 경쟁이 전 세계적으로 치열해지는 가운데, 육상 부지와 전력 공급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부유식 데이터센터(Floating Data Center·FDC)'가 급부상하고 있다.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급증하면서 전력망과 냉각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해상 데이터센터가 차세대 인프라로 주목받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글로벌 에너지관리 기업인 슈나이더 일렉트릭과 HD한국조선해양이 부유식 데이터센터 핵심 인프라 공동 개발에 나섰다. 조선·해양 기술과 데이터센터 전력·냉각 기술을 결합해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양사는 지난 7일 경기도 성남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서 부유식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술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협약식에는 권지웅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대표와 김형관 HD한국조선해양 대표 등이 참석했다. 최근 AI 데이터센터는 GPU 집적도가 높아지면서 기존 서버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소비하고 막대한 열을 발생시키고 있다. 데이터센터 운영비 가운데 냉각이 차지하는 비중도 빠르게 늘면서 냉각 효율이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부유식 데이터센터는 이러한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된다. 해수를 자연 냉각원으로 활용해 냉각에 필요한 전력을 크게 줄일 수 있고, 육상 부지 확보 부담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만이나 해상 변전설비와 연계하면 대규모 전력 공급도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업계에서는 AI 시대 데이터센터 경쟁이 단순히 서버 확보 경쟁을 넘어 전력과 냉각 인프라 확보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원전과 LNG 발전, 재생에너지 직접계약(PPA), 소형모듈원전(SMR) 등 다양한 전력 확보 전략과 함께 해상 데이터센터를 미래 인프라 후보군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는 해상 플랫폼 기반 데이터센터 구축을 목표로 전력, 냉각, 제어, 소프트웨어 등 전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한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 관리 시스템과 고밀도 냉각 기술, 디지털 기반 통합 운영 플랫폼을 제공한다. 특히 제한된 해상 공간에서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부유식 데이터센터 전용 전력·에너지 관리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세계적인 조선·해양 엔지니어링 역량을 바탕으로 부유식 구조물 설계와 건조 기술을 담당한다. 기존 해양플랫폼과 파워십 개발 경험을 활용해 해상 환경에 최적화된 데이터센터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양사는 앞으로 부유식 데이터센터 인프라 아키텍처를 공동 설계하고 기술 요구사항을 함께 검토하는 한편, 추가 공동 연구개발(R&D)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형관 HD한국조선해양 대표는 “조선·해양 분야에서 축적한 부유식 구조물 기술을 기반으로 해상 데이터센터 핵심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겠다"며 “대규모 AI 컴퓨팅 인프라를 바다 위에서 안정적으로 구현하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권지웅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대표는 “AI 인프라 확대와 함께 데이터센터의 전력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이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며 “양사의 기술력을 결합해 차세대 부유식 데이터센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은 AI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글로벌 인프라 경쟁이 육상을 넘어 해양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한국이 강점을 가진 조선·해양 산업과 AI 데이터센터 기술이 결합하는 첫 시도라는 점에서 향후 관련 산업 생태계 확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서브컬처·캐주얼, 새 성장축”…‘리니지’ 의존도 줄이는 엔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로 게임업계의 '원 히트 원더(One-hit wonder, 작품 하나만 성공한 후 히트작이 없다는 뜻)' 기업으로 불렸던 엔씨가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브컬처 신작으로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서는가 하면, 모바일 캐주얼 게임 장르를 신성장 동력으로 앞세워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 서브컬처 퍼블리싱 나선 엔씨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엔씨는 다음달 15~16일 양일 간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리는 '코믹마켓'에 참가해 신작 서브컬처 역할수행게임(RPG) '아스트라에 오라티오(Astrae Oratio, 개발사 디나미스 원)'을 선보인다. 일본은 서브컬처의 종주국으로 꼽힌다. 일본 최대 규모 서브컬처 행사인 코믹마켓은 서브컬처 팬과 창작자들이 모여 창작물 및 굿즈를 판매하고 교류하는 행사다. 엔씨는 이번 코믹마켓 참가를 시작으로 '아스트라에 오라티오'의 이용자 접점을 확대하며 출시 전 '팬덤' 형성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사실 엔씨가 서브컬처 작품으로 일본 시장을 두드리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엔씨는 지난해 도쿄게임쇼(TGS)에서 서브컬처 신작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LIMIT ZERO BREAKERS, 개발사 빅게임스튜디오)'를 선보이고 현지 이용자들을 만났다. 해당 작품은 지난달 글로벌 이용자를 대상으로 프롤로그 테스트를 진행하고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엔씨가 서브컬처 시장 공략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재작년 서브컬처 전문개발사 빅게임스튜디오에 370억원 규모의 지분 및 판권 투자를 진행하면서부터다. 지난 2020년 설립된 빅게임스튜디오는 서브컬처 전문 게임 개발사로, 지난 2023년 애니메이션 지식재산권(IP)인 '블랙 클로버'를 원작으로 모바일 서브컬처 게임 '블랙클로버 모바일: The Opening of Fate'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해 개발력을 인정받았다. ◇ 엔씨의 새 성장축 된 모바일 캐주얼 게임 엔씨가 내세우는 또 다른 성장 축은 모바일 캐주얼 게임이다. 엔씨는 지난해 회사 안에 모바일 캐주얼 센터를 설립하고 유럽 기반의 아넬 체만(Anel Ceman)을 센터장으로 영입했다. 이후 엔씨는 지난해 12월 1억385만달러(약 1534억원)를 들여 베트남 소재 모바일 캐주얼 게임 스튜디오 리후후(Lihuhu)의 모기업 '인디고 그룹'의 지분 67%를 인수했고, 국내 스튜디오 '스프링컴즈'와 슬로베니아 소재 '무빙아이'도 잇달아 인수했다. 지난 3월에는 2억200만달러(약 3016억원)를 들여 독일 소재 모바일 캐주얼 게임 플랫폼 기업 '저스트플레이'의 지분 70%를 사들였다. 저스트플레이는 모바일 캐주얼 게임 이용자가 플레이를 통해 포인트를 적립하고 이를 기프트카드나 현금성 보상 등으로 바꿀 수 있는 리워드 기반 플랫폼을 운영한다. 성장성 있는 글로벌 게임 개발사를 확보하고 이를 중앙 데이터 플랫폼으로 연결해 모바일 캐주얼 게임의 자체 생태계를 확립한다는 구상이다. 엔씨는 모바일 캐주얼 게임 개발사의 추가 인수 가능성도 열어뒀다. 엔씨는 최근 발간한 지속가능보고서 'ESG PLAYBOOK 2025'에서 모바일 캐주얼 게임 사업에 대해 “향후 추가적인 개발 스튜디오 인수와 퍼블리싱 사업 확대로 생태계를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엔씨의 이같은 도전이 새로운 이용자층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해석한다. 엔씨는 그간 '리니지' 시리즈와 '아이온' 등을 내세워 국내 MMORPG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리니지 중심 비즈니스 모델(BM)에 대한 피로도와 글로벌 경쟁이 한계로 지적되면서 장르 다변화를 위한 체질 개선이 시급해졌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사 중 엔씨는 경쟁사 대비 글로벌 시장에서 이렇다할 힘을 발휘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서브컬처나 모바일 캐주얼 게임으로의 다변화는 엔씨가 국내 게임 시장에서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위메이드 ‘위믹스’, 美 거래소 ‘크라켄’ 상장

위메이드의 가상자산 '위믹스(WEMIX)'가 미국의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됐다. 8일 위메이드에 따르면 '위믹스(WEMIX)'가 미국의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인 '크라켄(Kraken)'에 공식 상장됐다. 위메이드 측은 “크라켄 상장은 위믹스의 유동성 확보와 서구권 시장 노출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세계 최대 금융 시장의 막대한 자본 풀을 활용해 글로벌 인지도를 제고하고, 생태계에 방대한 신규 참여자를 유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관련 사업에서 공격적인 확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주요 거래소에 추가 상장을 진행해 위믹스 생태계의 접근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김석환 위메이드 부사장은 “서구 금융 생태계에 입지를 확고히 함으로써 위믹스가 글로벌 무대를 위해 구축되었음을 증명하고 있다"며 “세계 최대 금융 시장인 미국 등 주요 서구권 지역에 전략적 거점을 마련해 진정한 글로벌 블록체인 생태계로 발전해 나가는 과정에서 크라켄과 협력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현장] AI 인프라 키우라더니…통신3사 “낡은 규제부터 바꿔야”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를 위해 낡은 통신 규제를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내 통신 3사는 7일 법무법인 율촌이 서울 강남구 파르나스타워에서 개최한 통합 TMT(기술·방송·통신)센터 출범 기념 세미나에서 AI 데이터센터(AIDC)와 저궤도 위성통신 등 미래 인프라 투자를 위해서는 규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 산업 육성을 강조하면서도 과거 통신 환경을 전제로 한 정부 규제가 기업의 투자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LG유플러스는 AI 시대에 맞지 않는 통신 규제가 투자 확대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규화 LG유플러스 사업협력담당은 “요즘은 어디서나 AI 얘기를 하지만 통신 분야에서는 과거 규제가 그대로 남아 있다. 그게 통신사 입장에선 안타까운 부분"이라며 “AI 시대에 맞게 규제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담당은 보편적 서비스 의무와 망중립성 규제를 예로 들며 “기존 통신사업에서 창출되는 수익이 결국 AI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투자로 이어지는 만큼, 기업의 투자 여력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편적 서비스 의무는 유선전화 중심 시대에 도입된 통신사업자의 공적 의무를 뜻한다. 현재 이용이 크게 줄어든 시외전화 서비스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망중립성은 인터넷 트래픽을 차별 없이 처리하도록 하는 원칙이다. 통신업계는 AI 시대의 대규모 데이터 처리 환경 등을 고려해 이 같은 제도 역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AI 인프라 구축이 더 이상 기업만의 몫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성석환 SK텔레콤 정책협력실장은 “AI와 위성통신은 기업만 감당할 문제가 아니다. 국가가 함께 나서야 한다"며 “기업도 역할을 다하겠지만 투자 부담과 규제가 동시에 커지고 있는 만큼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SKT는 AIDC를 비롯해 6G와 저궤도 위성통신까지 함께 준비하고 있다"며 “AI는 생각보다 훨씬 가까이 와 있다. 앞으로를 예측하기보다 지금 당장 대응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AI가 이미 기업의 업무 방식과 규제 환경까지 바꾸고 있다는 진단도 내놨다. 성 실장은 “예전에는 한두 페이지 분량의 민원이 대부분이었다면 지금은 AI를 활용해 10~20페이지 분량의 민원이 들어온다"며 “규제기관도 사업자도 AI를 활용하지 않고는 대응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KT는 AIDC와 해저케이블, 위성통신을 하나로 연결하는 AI 인프라 전략을 제시하며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강조했다. 이은문 KT AX정책담당은 “앞으로 AI 트래픽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AI 데이터센터와 글로벌 네트워크, 위성통신을 연계해 '국가 AI 허브' 역할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저궤도 위성 사업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더해진다면 AI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통신사의 역할도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AI 시대 규제는 산업 경쟁력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재설계돼야 한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손지윤 네이버 정책전략총괄 전무는 “AI 시대에는 규제뿐 아니라 산업을 육성하는 정책 기능도 함께 강화될 필요가 있다"며 “국내 플랫폼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 정책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수 구글클라우드코리아 정책총괄은 “공공과 금융 분야는 데이터 국외 이전 규제로 최신 AI 모델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AI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데이터 정책도 기술 변화에 맞게 발전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AI 경쟁의 무게중심이 AI 모델에서 데이터센터와 네트워크, 클라우드, 위성통신 등 인프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참석자들은 AI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기업 투자뿐 아니라 데이터·통신·플랫폼 규제 역시 AI 시대에 맞게 함께 재설계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손금주 율촌 변호사는 “AI 시대에는 개인정보, 정보보호, 플랫폼, 방송·통신 규제가 동시에 적용되는 복합 규제 환경이 됐다"며 “기업들이 하나의 법률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만큼 통합적인 정책과 법률 지원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삼성전자, ‘非반도체’ 직원 자사주 3445억 챙겨준다

삼성전자가 올해 성과급 노사 합의에 따라 완제품(DX) 부문과 컴파운드반도체솔루션(CSS) 사업팀 직원에게 3445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지급한다.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성과급 지급이 자기주식 처분이라는 실제 이사회 결의로 이어진 것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08만3434주를 직원 주식 보상 목적으로 처분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처분 예정 금액은 3445억3201만2000원, 처분 대상 주식 가격은 전날 종가 기준 1주당 31만8000원으로 산정됐다. 처분 방식은 통상적인 장내 매도가 아니다. 삼성전자는 처분 방법을 '기타'로 기재하고 회사 자기주식 계좌에서 대상 직원의 개인별 계좌로 주식을 직접 입고하는 방식을 택했다. 처분 예정 기간은 오는 8일 하루로, 올해 5월 27일 기준 DX부문 및 CSS사업팀 직원 4만9345명이 대상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노사 성과급 협약을 통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에는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했고, DX부문과 CSS사업팀 직원에게는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말 대상 직원 1인당 22.65주의 자사주 지급이 공지됐는데, 이 중 22주는 주식으로, 1주 미만 단수주인 0.65주는 현금으로 지급된다. 실제 처분 주식 수와 처분 금액은 지급 시점의 직원 수와 주가 변동에 따라 이사회 승인 한도 안에서 달라질 수 있다. 이번에 처분하는 108만3434주는 삼성전자 발행주식총수 58억4627만8608주의 0.019% 수준으로, 회사 측은 주식가치 희석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위탁투자중개업자로는 삼성증권·신한투자증권·KB증권이 지정됐으며, 장내 매도가 아니어서 1일 매도 주문 수량 한도도 적용되지 않는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위메이드 후폭풍③] 국내 게임산업 미래 3대 키워드 ‘IP·블록체인·AI’

최근 위메이드 매각을 관통하는 세 가지 키워드는 지식재산권(IP)과 블록체인, 인공지능(AI)으로 귀결된다. 이는 게임업계가 한결같이 열광하는 키워드이자 위메이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조명하는 요소라 할 수 있다. ◇ 위메이드, IP로 웃고 블록체인으로 울었다 위메이드에게 '미르(MIR) IP'가 가진 가치는 상당하다. 위메이드의 올해 1분기 게임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7% 감소한 1152억원을 기록했는데, 같은 기간 '미르 IP'를 통한 라이선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6배 늘어난 305억원이었다. 사실상 게임 사업의 부진을 '미르 IP'로 보완한 셈이다. 이번 위메이드 매각가를 결정지은 핵심도 결국 '미르 IP'였다. 박관호 의장의 지분을 9200억원에 사들인 네오펄스는 “'미르 IP'의 중국 내 지속적인 수익 창출력과 가치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IP가 위메이드의 빛나는 성과를 상징하는 키워드라면 블록체인은 그 반대였다. 장현국 전 대표가 위메이드를 이끌 당시만 해도 회사의 블록체인 사업은 미르 IP를 잇는 새로운 캐시카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위메이드의 가상자산 위믹스(WEMIX)가 지난해 해킹 사고의 여파로 상장 폐지되며 관련 사업이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박 의장은 지난해 초 신년사에서는 블록체인 게임을 통한 사업 확장 의지를 내비쳤으나, 올해 초 신년사에서는 이와 관련한 뚜렷한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이번 딜 이후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도 블록체인 사업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박 의장 개인 차원으로도 위믹스(WEMIX)로 인한 손실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박 의장은 지난 2021년부터 사재 600억원을 들여 위믹스를 매수하겠다고 약속했고, 지난해 3월 기준 약 500억원을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장이 위메이드 지분 매각에 나선 것이 개인의 유동성 리스크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 날개 꺾인 블록체인 사업…AI로 혁신 나설 듯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사업은 최대 주주가 바뀐 이후에도 공격적인 확장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가상자산의 거래 및 발행을 아예 금지하고 있다. 위메이드가 '미르 IP'로 만든 작품 '미르4', '미르M: 뱅가드 앤 배가본드'도 블록체인 기반 게임이라는 이유로 중국에서 출시되지 못했다. 다만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투자는 보다 과감해질 수 있다. 위메이드와 네오펄스는 AI가 게임 산업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향후 위메이드는 게임 개발과 차세대 그래픽, 디지털 휴먼, 라이브 서비스 전반에 AI 기술을 적극 도입해 콘텐츠 품질과 이용자 경험을 동시에 향상시킨다는 방침이다. 전통적인 개발 공정을 효율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중장기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재홍 한국게임정책학회장은 “창업주가 30여년간 일궈 온 회사를 해외 자본에 넘길 수밖에 없었던 구조적 환경이 안타깝다"라며 “게임 IP도 국가 전략 자산이라는 인식하에, 국내 규제 환경과 경제적 지원을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자본은 한국 기업을 사들이고 있는데 한국 게임은 중국의 판호(중국 정부의 게임 서비스 허가번호)나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지 못하면 위메이드와 같은 사례는 언제든지 또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특별기획-서남권 반도체]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뀐다 ④ 속도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첫 시험대 오른다

최근 정부와 삼성, SK그룹의 전남·광주권 대규모 1000조 투자 계획을 둘러싸고 지역사회의 기대와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투자 규모와 입지, 파급효과를 놓고 다양한 전망과 해석이 이어지는 가운데, 본지는 독자들에게 보다 깊이 있는 시각을 전하고자 5부작 특별기획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뀐다'를 마련했다. 이번 기획은 왜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무게중심이 서남권으로 이동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지역과 국가의 미래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전남광주=에너지경제신문 문승용 이재현 백준 기자 서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부지로 광주 군공항이 선정됐다. 약 250만평 규모의 부지로 이미 평탄화가 되어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혔다. 민간 토지를 사들일 필요가 없는 국유지라는 점도 선정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됐다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은 6일 “오늘 회의에서 광주 군공항 부지에 호남권 반도체 산단을 조성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기업들은 호남권 입지 후보지 중 광주 군공항이 가장 적합한 부지라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산업지도를 바꾸는 일은 선언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이처럼 발빠른 정부의 지원외에 기업의 투자와 통합특별시의 행정, 지역사회의 준비가 하나로 맞물릴 때 비로소 새로운 산업축은 현실이 된다. △ 정부가 풀어야 할 첫 번째 숙제와 통합특별시의 첫 시험대 정부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기반시설 구축이다. 반도체 공장은 막대한 전력과 산업용수, 도로와 철도, 폐수처리시설, 송·배전망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 정부는 대통령 주재 반도체 특별위원회와 범정부 지원체계를 통해 인허가를 단축하고 전력과 용수 공급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 역시 산업단지 조성 기간을 줄이고 정주 여건을 함께 구축하는 '속도전'을 예고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도 출범과 동시에 가장 큰 시험대를 맞고 있다. 광주와 전남이 하나의 행정체계로 통합된 이후 처음 추진하는 국가 전략사업이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행정의 일관성과 신속성이다. 과거처럼 여러 기관을 오가며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 구조가 반복된다면 투자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통합특별시가 원스톱 행정지원 체계를 구축한다면 대한민국 최초의 광역 통합형 산업지원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 기업이 원하는 것은 '예측 가능한 행정', 지역도 준비해야 글로벌 기업은 투자할 때 세 가지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 첫째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 둘째는 충분한 산업용수, 셋째는 예측 가능한 행정이다. 기업은 정책보다 행정을 믿는다. 인허가가 늦어지거나 기반시설이 제때 공급되지 않으면 투자 일정 전체가 늦어질 수 있다. 산업계에서는 “행정 속도가 곧 기업 경쟁력"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지역사회 역시 산업 변화에 맞는 준비가 필요하다. 전문인력 양성. 협력기업 육성. 주거환경 개선. 교통망 확충. 교육과 의료 인프라 확대. 지역 중소기업들도 반도체 장비와 소재, 물류, 유지보수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 대학 역시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공급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AI 산업은 하루가 다르게 시장이 바뀌는 대표적인 속도 산업이다. 생성형 AI와 자율주행, 로봇, 바이오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고성능 반도체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생산라인을 얼마나 빨리 구축하느냐가 시장 점유율과 직결된다고 분석한다. 정부가 산업단지 조성과 전력망 구축에 '속도전'을 선언하고 실행에 나선것도 이러한 산업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AI 시대에는 기술 경쟁뿐 아니라 행정의 속도 역시 국가 경쟁력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 지역 경제계와 노동계 “기업이 성공해야 지역도 성장, 좋은 일자리" 광주와 전남 경제계는 이번 프로젝트를 단순한 기업 유치가 아니라 산업 체질을 바꾸는 전환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광주상공회의소는 수도권에 집중됐던 첨단산업이 광주·전남으로 확장되는 국가균형발전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송배전망과 산업용수, 교통망 등 기반시설을 적기에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 기업들도 반도체 장비와 소재, 물류, 유지보수 등 연관 산업 참여를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역 금융권도 첨단산업 투자 확대에 맞춰 기업금융과 정책금융 지원 방안을 검토하는 등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노동계에서도 첨단산업 유치 자체에는 긍정적인 기대를 보이면서도, 투자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고용과 지속 가능한 일자리라고 강조한다. 지역 인재 채용과 기술인력 양성, 협력업체와의 상생이 함께 이뤄질 때 비로소 지역경제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에서는 “청년들이 더 이상 고향을 떠나지 않아도 되는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진정한 성공 기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896조 프로젝트는 정부는 기반시설을 책임지고, 통합특별시는 신속한 행정을 제공하며, 기업은 과감한 투자로 응답해야 한다. 대학은 전문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 기업은 새로운 산업 생태계에 참여해야 한다. 이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프로젝트는 속도를 잃을 수밖에 없다. 문승용 기자 symnews@ekn.kr

인천국제공항, 개항 25년 만에 여객 10억명 돌파 ‘대기록’

인천국제공항이 개항 25년 만에 누적 이용객 수 10억명을 돌파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인천국제공항이 지난 2021년 3월 29일 개항 이래 25년 3개월만에 누적 여객 10억명을 돌파했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산술적으로 하루 평균 10만8000명, 시간 당 4513명의 국내외 이용객이 인천공항을 이용한 데 따른 결과다. 1분당 평균 이용객은 75명에 이른다. 앞서 누적 여객 10억명을 달성한 경쟁 글로벌 국제공항의 선례와 비교해도 인천공항의 기록 달성 기간은 이례적으로 짧다. 주요 공항별 누적 여객 10억명 달성 소요 기간은 ▲독일 뮌헨공항 33년 10개월 ▲싱가포르 창이공항 35년 5개월 ▲일본 나리타 공항 39년 2개월로 집계됐다. 아랍에메리트(UAE) 두바이공항의 경우엔 10억명을 달성하기까지 총 58년 2개월이 소요됐다. 인천공항의 누적 여객은 코로나19 펜데믹 시기를 제외하고 꾸준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앞서 인천공한은 지난 2005년 10월, 개항 4년7개월만에 누적 여객 1억명을 돌파한 뒤 2016년 7월 '5억명' 기록을 세웠다. 이후 지난해 3월엔 누적 9억명을 넘어서며 기록을 한층 확대했다. 특히 지난 2월 14일엔 일일 24만7104명의 여객이 인천공항을 찾아 개항 이래 가장 많은 일일 여객수를 기록했다. 반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1년 4월 19일은 여객이 2539명으로 개항 이래 일일 여객수가 가장 적었다. 이는 일평균 이용객(20만 명) 대비 약 98% 감소한 수치다. 또한 일본 등 주변 국가의 환승 수요를 흡수한 결과, 인천공항을 거쳐 다른 나라로 이동한 환승객도 누적 804만6572명을 기록했다. 국가별 여객은 일본 노선이 2억479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1억8537만명), 미국(8610만명), 베트남(6707만명), 태국(5925만명) 순으로 나타났다. 도시별로는 인천~나리타 노선 이용객이 6074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홍콩(5062만 명), 간사이(4811만명), 방콕(4499만명), 타이베이(3232만명)가 뒤를 이었다. 항공사별로는 대한항공 이용객이 3억915만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아시아나항공(2억811만명), 제주항공(4831만명), 진에어(3796만명), 티웨이항공(2777만 명) 순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국가 핵심 전략사업인 반도체 수출의 99%(금액 기준)를 처리하며 세계 3위 항공물류 공항으로서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번 기록 달성을 계기로 인천공항의 '세계 허브공항' 경쟁력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공항협의회(ACI)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공항은 국제여객 7407만1475명, 국제화물 295만4684톤(t)을 처리해 올해 세계공항순위도 1위도 점쳐진다. 김범호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직무대행은 “인천공항이 전 세계 10억 명이 이용하는 세계적인 공항으로 성장하기까지 정부의 지원과 상주기관, 공항 종사자들의 노력이 있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시설 투자와 서비스 혁신을 통해 국민 편의를 높이고 국가 항공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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