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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진공 “유조선, 호르무즈 셧다운 리스크로 VLCC 운임 일일 50만 달러 폭등”

​글로벌 해운 시장이 중동 사태 등 지정학적 위기와 주요 항로 우회 운항에 힘입어 단기적인 운임 호조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유조선·건화물선·컨테이너선 등 3대 주력 선종 모두 당장 내년부터 역대급 규모의 신규 선박 인도가 쏟아질 예정이어서 머지않아 심각한 공급 과잉과 함께 구조적 하강 국면에 직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30일 ​한국해양진흥공사(KOBC)는 영국의 해운·조선 분석기관 MSI(Maritime Strategies International)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2026년 1분기 시황 보고서 요약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올해 해운 시장에서 가장 극적인 변동성을 겪고 있는 곳은 유조선 부문이다. 중동 분쟁 심화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리스크가 현실화하면서 시장은 유례없는 운임 폭등을 경험했다. 이란 공습 직후 중동-중국 간(TD3C)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스팟 운임은 일주일 만에 일일 50만 달러까지 치솟았고 1년 기간 용선료 역시 일일 15만 달러를 기록하며 미지의 영역에 진입했다. ​보고서는 호르무즈 해협이 지속적으로 통제될 경우 하루 약 1200만 배럴의 원유 수출이 묶여 파이프 라인 우회 수송이 불가능한 정제 석유 제품의 경우 글로벌 수급 체계에 치명적인 타격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우회 항로인 아프리카 희망봉을 택할 경우 항해 일수가 최대 90일 늘어나고 필요 선복량이 2.5배 급증해 실질적인 톤-마일(화물량×운송 거리) 증가가 발생, 물동량 감소분을 일부 상쇄하고 있다. ​하지만 호황에 가려진 '공급 폭탄'이 대기 중이다. 기록적인 운임 탓에 올해 노후선 해체(폐선)는 사실상 '제로(0)'에 머문 반면, 올 한해 유조선 신조 인도량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한 4570만 재화 중량 톤수(DWT)로 정점에 달할 전망이다. 올해 유조선 전체 선복량은 전년 대비 5.0%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VLCC 수주 잔량이 전체 선대의 25%에 육박해 선박 인도가 집중되는 2027년부터는 뚜렷한 선가 조정과 수익성 악화가 덮칠 것으로 예상된다. ​건화물선(벌크선) 시장은 아프리카 기니 시만두(Simandou) 철광석 프로젝트 본격 가동으로 올해 약 2,500만 톤의 철광석이 중국으로 유입되고, 보크사이트 물동량 역시 전년 대비 8.0% 급증하면서 대형선인 케이프사이즈(Capesize)가 전체 운임 상승을 굳건히 주도하고 있다. ​올해 건화물선 전체 물동량은 1.9% 증가한 55억5900만 톤으로 전망된다. 장거리 항해와 체선 등이 반영된 실질 선박 수요 증가율은 2.9%로 선대 공급 성장률(2.8%)을 소폭 상회할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글로벌 석탄 교역량은 전 세계적인 재생 에너지 급증과 탈탄소 여파로 지난해 첫 역성장(-4.3%)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1.8% 줄어들며 완벽한 구조적 하락기에 접어들었다. ​이러한 단기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중장기 전망은 불투명하다. 2025~2026년에 케이프사이즈를 중심으로 대거 발주된 신규 선박들이 시장에 인도되는 2028년 이후로는 심각한 선박 공급 과잉이 도래할 전망이다. 신조선가 역시 상반기 일시적 반등 이후 수주 잔량 잠식과 함께 하락세로 전환해 2028~2029년경 해운 사이클의 최저점을 형성할 것으로 관측됐다. ​팬데믹 호황이 막을 내린 컨테이너선 시장은 쏟아지는 선박으로 인해 근본적인 공급 과잉 국면에 진입했다. 올해 글로벌 컨테이너 수요 성장률은 3.0%로 전년(5.5%) 대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최대 타겟인 북미 노선은 미국의 관세 정책과 수요 약화 여파로 전년 대비 물동량이 1.2% 역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수요 성장세가 꺾인 반면 선대 공급은 걷잡을 수 없이 팽창하고 있다. 올해 글로벌 컨테이너 총 선대 성장률은 4.2%에 달할 전망이며, 향후 5년 간 무려 1500만 TEU의 신규 선박이 바다로 쏟아져 나온다. 이에 따라 선복 공급 성장률은 2027년 7.2%, 2028년 9.2%로 매년 가파르게 치솟을 예정이다. ​극심한 수급 불균형에도 불구하고 최근 운임이 단기 반등한 것은 온전히 지정학적 요인 덕분이다. 이란 분쟁 발발 전후로 선사들이 전쟁 할증료를 부과하면서 극동발 중동행 노선의 운임이 단숨에 140% 급등했고, 아시아-유럽 항로의 홍해 우회 장기화가 잉여 선복을 빨아들이며 하락 압력을 지지하고 있다. ​MSI 측은 “지정학적 변동성이 일시적으로 운임 약세를 방어하고 있으나, 향후 홍해 항로가 정상화되어 운항 효율이 개선되면 그간 억눌렸던 공급 충격이 즉시 시장을 덮칠 것"이라며 “공급 확대 여파로 운임과 선가 모두 점진적인 약세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효성중공업, 美 송배전 전시회서 AI전력망 솔루션 과시

효성중공업이 5월 초 미국 시카고에 열리는 글로벌 송배전 전시회 'IEEE PES T&D 2026'에 참가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망 종합 솔루션 역량을 과시한다. 30일 효성중공업에 따르면, 오는 5월 4~7일(현지시간) 국제전기전자공학자협회(IEEE) 주관의 송배전 전시회에 참가하는 효성중공업은 800킬로볼트(㎸) 7000암페어(A) 가스절연차단기(GCB)를 비롯해 △반도체변압기(SST) △전압형 초고압직류송전(HVDC) 시스템 △정지형 무효 전력 보상장치(STATCOM) 등을 전시한다. 특히 800㎸ 7000A GCB는 올해 3월 미국 수출용으로 개발한 특화모델이며, 22.9㎸ SST의 서브 모듈은 효성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그랑콜레오스 ‘든든함’ vs. 필랑트 ‘편안함’…고객의 르노 선택은 즐겁다

시대에 따라 풍속과 상품의 유행이 변화하듯 자동차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가치와 기준이 달라지기 마련이다. 과거에는 자동차 선택 기준이 출력이나 차체 크기처럼 '눈에 보이는' 요소가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실제로 타는 동안에 느끼는 편안함과 편리한 활용성 등 '체감 경험'이 더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인기를 더해가면서 하나의 장르 안에서도 자신의 취향과 목적에 맞는 다양한 경험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소비자 성향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르노코리아가 같은 브랜드임에도 지향하는 경험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두 모델을 소비자의 선택지로 제시해 눈길을 끈다. 두 선택지의 주인공은 중형 하이브리드 SUV '그랑 콜레오스'와 글로벌 플래그십 크로스오버 '필랑트(FILANTE)'다. 그랑 콜레오스는 '든든함'에 가까운 가치를 제공한다는 점을 르노코리아는 강조한다. 넉넉한 실내 공간과 안정적인 주행 성능,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활용성을 기반으로 일상과 레저를 모두 아우르는 SUV의 본질에 충실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차량내부에서 2열 중심 구조를 통해 확보한 여유로운 공간과 적재 능력은 가족 단위 이동이나 장거리 여행에서 강점을 발휘한다. 여기에 그랑 콜레오스가 도심과 고속주행을 모두 고려한 설계로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균형 잡힌 SUV'라는 점을 회사는 부각시킨다. 안전성과 주행 보조기능 역시 기본에 충실하게 구성돼 일상에서 신뢰감을 주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도 빠트리지 않았다. 또다른 선택지인 필랑트는 '편안함'에 더 가까운 접근을 보여준다는 특징을 과시한다. SUV 형태를 일부 공유하면서도 세단에 가까운 주행 감각과 정숙성을 강조한 크로스오버라는 점을 르노코리아는 강조한다. 차체 비율을 낮고 길게 설계해 안정적인 자세를 확보하고, 노면 충격을 부드럽게 걸러내는 세팅을 통해 장시간 주행에서도 피로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또한, 하이브리드 E-Tech 시스템이 가지는 부드러운 가속과 자연스러운 동력 전환을 자랑한다. 이밖에 그랑 콜레오스와 필랑트는 실내 경험에서도 차별성을 보여준다. 그랑 콜레오스가 실용성과 공간 활용성을 중심으로 구성됐다면, 필랑트는 '프리미엄 테크 라운지' 콘셉트를 통해 머무는 경험을 우선한다는 점을 회사는 강조한다. 르노코리아는 두 모델의 선택지와 관련, “다양한 상황에서의 활용성과 안정적인 성능, 가족 중심의 이동을 고려한다면 그랑 콜레오스가 적합하다"고 추천했다. 이어 “반대로 주행의 부드러움과 정숙성, 그리고 차량 안에서의 편안한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필랑트가 더 어울린다"고 추켜세웠다. 다만, 르노코리아는 두 모델의 경험 차별성 제시를 서로 대체하는 관계가 아니라 각각 다른 방향의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보완적 관계 설정임을 강조했다. 즉, SUV 중심 시장에서 두 모델이 소비자들에게 '든든함'과 '편안함'이라는 두 가지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KT넷코어, 협력사 ‘상생 체감’ 높인다

KT 산하 통신인프라 전문기업 KT넷코어(kt netcore)가 협력사들과 '파트너스 데이'를 갖고 상생협력 실천 의지를 드러냈다. 30일 KT넷코어에 따르면, 지난 29일 대전청소년위캔센터에서 '파트너스 데이'를 열고 협력사와의 신뢰를 기반으로 한 중장기 상생협력은 물론 안정적인 통신망 운영을 위한 협업 강화, 다양한 상생지원 프로그램을 공유했다. 특히, KT넷코어는 현장의 주요 요구사항의 하나였던 지역전담제도의 고정기간을 기존 1년에서 최대 3년까지 늘리는 상생안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KT넷코어 경영진과 전국 139개 협력사 대표들이 참석해 동반성장 의지를 한데 모았다. 최시환 KT넷코어 대표는 “(이번 행사로) 신뢰를 기반으로 한 상생협력에 대한 KT넷코어의 진심과 의지를 전달하고, 앞으로 투명한 소통으로 지속적인 동반성장을 도모하겠다"고 강조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포스코, 반도체·이차전지 숨은 동맥 ‘산업가스’ 공급망 책임진다

최근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잇따르면서 해외 공급 의존도가 높은 희귀가스 등의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이같은 희귀가스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에서 산업가스사업을 미래성장의 축으로 육성해 온 포스코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전남 광양에서 국내 유일의 희귀가스 풀 밸류 체인(Full Value Chain)을 구축하는 공장의 준공을 앞두고 있어 포스코가 철강을 넘어 첨단산업의 '숨은 동맥' 역할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30일 업계와 포스코에 따르면, 반도체와 우주항공 등 첨단산업의 생산 라인에는 고순도 산업가스와 희귀가스가 필수다. 특히, 희귀가스는 안정적인 공급망이 핵심 경쟁력이다.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세계 네온(Ne)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던 우크라이나 주요 생산시설이 가동 중단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공정에 차질이 발생한 사례는 공급망 리스크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이 사건은 국내 생산 기반 확보와 공급망 다변화의 필요성을 각인시켰다. 이같은 희귀가스 공급망 불안에 포스코는 제철소 운영 과정에서 산업가스 수요가 크고 안정적인 공급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인식해 발빠르게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산소공장을 제철소 내부에 설치 운영하고, 이를 바탕으로 2021년 산업가스사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시작한 것이다. 2022년에는 국내 유일하게 네온 생산을 시작했고, 이어 2023년 산업가스사업부를 독립 조직으로 확대했다. 지난해에는 특수가스 시장까지 진입하며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반가스 분야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공기분리장치(ASU) 20기를 보유하고, 50년 이상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산소, 질소, 아르곤 등을 제철소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포스코는 비철강 시장에서도 산업가스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9월 포항 영일만산단 내 5000평 부지에 신규 ASU와 저장설비를 구축해 이차전지 특화단지 입주기업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앞서 2024년 8월 설립한 '포스코중타이에어솔루션'이 네온, 제논, 크립톤 등 고순도 희귀가스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공장을 올해 준공하면 포스코 제철소의 대형 ASU에서 생산되는 국내 유일의 희귀가스를 공급받아 고순도 제품을 제조할 예정이다. 회사는 그동안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희귀가스의 국산화를 실현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반도체 특수가스 분야에서도 포스코는 공격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켐가스코리아 지분 100% 인수와 '퓨엠' 지분 40% 확보를 완료하며, 사염화규소, 프로필렌, 저메인, 인산 등 다양한 반도체용 특수가스를 국내외 반도체사에 공급하고 있다. 또한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과 협력해 친환경 특수가스 및 신규 반도체 소재 개발을 추진하며 품목 다각화와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 포스코는 “철강·제철소 운영으로 쌓아온 설비 운영 경험과 생산·안전·기술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첨단산업 필요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대한민국 제조업의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삼성전자, 1분기 반도체 영업익 53.7조…전년 대비 50배 급증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올해 1분기 반도체 사업에서만 5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삼성전자는 30일 공시를 통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이 53조7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약 50배 증가한 수치다. 매출도 81조7000억원으로 225% 늘었다. DS부문의 호실적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1분기 전체 영업이익은 57조2328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스마트폰·생활가전·TV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영업이익 3조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하만 역시 실적이 소폭 하락했다. 이를 포함한 삼성전자의 1분기 전체 매출은 133조8734억원, 영업이익은 57조2328억원으로 집계됐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K-방산 빅4’ 영업익 4배, 중소기업은 제자리걸음…당정, ‘하드웨어·하도급’ 벗고 상생 생태계 짠다

국내 방위산업계가 전례 없는 '수출 잭팟'을 터뜨리고 있지만 대형 체계 종합 업체와 중소 협력사 간의 심각한 양극화가 생태계의 아킬레스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방산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과거의 낡은 하도급 관행과 경직된 획득 제도가 지속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9일 국회의원회관에서는 '함께 잡은 손, 더불어 만드는 K-방산 대도약' 정책 세미나가 개최됐다. 이 행사는 부승찬·김남근·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 주최했고, 한국방위산업진흥회가 주관했다. 국방기술진흥연구소에 따르면 세계 100대 방산기업 중 한국 기업들의 최근 매출 증가율은 39%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국내 방산 '빅4'의 합산 영업이익 역시 2021년 5128억원에서 2024년 2조1146억원으로 폭증했다. 하지만 하부 생태계의 사정은 다르다. 부 의원은 2022년 6.4%였던 대·중견기업 영업이익률이 2024년 13.7%로 치솟는 동안, 공급망을 지탱하는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은 5.5%에서 7.2%로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고 언급했다. 부 의원은 “상당한 방산 수출 성과의 과실이 산업 전반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고, 중소·중견기업들은 소외돼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중소·중견기업은 하나의 생명체를 이루는 혈관과도 같은 존재"라며 “공급망을 책임지는 기업들이 호황 흐름에서 소외된다면 K-방산의 지속 성장도 담보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현지 생산'과 'SW·AI 전환'…샌드박스·독립 발주 절실한 이유 이날 현장에 모인 방산업계 관계자들이 단순한 이익 배분을 넘어 '규제 샌드박스'나 '독립 발주'와 같은 구조적 개선을 절실히 요구하는 데에는 명확한 거시적 배경이 존재한다. 첫째, 글로벌 수출 시장의 트렌드 변화다. 폴란드·중동 등 주요 수출국들은 완제품 수입을 뛰어넘어 자국 내 일자리 창출과 기술 이전을 위한 '현지 생산'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대기업 단독 수출이 아닌 우수한 기술을 가진 부품·스타트업들이 처음부터 '한 팀'으로 동반 진출해야만 수주가 가능한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UAE 현지에 K-방산 부품생산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 중인 LIG D&A의 장동권 전략기획실장이 “협력업체를 단순 하도급 업체가 아닌 공동 개발과 공동 해외 진출의 파트너로 봐야 한다"고 역설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속도전이 된 방산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민간 첨단 기술이 방산으로 편입될 수 있도록 인증 절차를 유연화하고, 스타트업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규제 샌드박스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둘째, 무기체계의 핵심 가치가 전통적인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및 인공지능 중심(SDD)'으로 급변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획득 제도는 여전히 하드웨어 중심의 1회성 납품 방식에 머물러 있어 혁신 기술 기업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미래 전장의 두뇌를 담당할 국방 AI 혁신기업 다비오(Dabeeo)의 발제는 이 한계를 명확히 짚었다. 다비오에 따르면 방산 분야의 인공지능은 1회성 납품(SI)으로 끝나는 장비가 아니라 지속적인 데이터 학습과 성능 고도화가 필수적인 '국가 자산'이다. 박주흠 다비오 대표는 “현재처럼 체계 사업의 종속된 부속품 취급을 받는 낡은 하도급 구조에서는 역량 발휘가 불가능하다"며 “AI 전문 영역의 '독립 발주' 체계를 신설하고 소유권과 사용권을 분리하는 유연한 라이선스 방식을 정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생태계의 허리 역할을 하는 중견기업들은 낡은 잣대에 발이 묶여 있다. 배경호 퍼스텍 부사장은 “중견 기업의 기준 자체가 광범위해서 기업 규제와 중소 기업 보호 사이의 '정책적 소외'가 발생했다"고 토로했다. 현행 자산 5000억원부터 10조원까지 하나로 묶인 기준 탓에 성장할수록 중소기업 보호 대상에선 제외되고 대기업 규제를 받는 '넛크래커(Nut-cracker)' 현상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메스 드는 정부, 하반기 '방위산업 상생법' 입법 예고 이러한 현장의 위기감과 당위성에 정부도 획득 제도 정비와 상생 환경 조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형석 방위사업청 방위산업진흥국장은 “산업은 성장하고 있지만 성과가 생태계 전체로 흘러가지 못하고 있다"며 현 실태를 인정했다. 그는 대·중소기업 상생 생태계 조성을 위해 오는 5월 '(가칭)방위산업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 제정안 초안을 마련해 하반기 중 국회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역시 동참을 예고했다. 이은청 중기부 상생협력정책국장은 “방산 생태계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스타트업 간 협력관계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방산 분야만 별도로 평가하는 상생 수준 평가를 추진해 체계종합업체와 협력업체 간 협력 정도와 성과 공유를 살피겠다"고 약속했다. 윤성현 국방기술진흥연구소 방산진흥본부장은 “드론·인공 지능·로봇 등 미래 전장 기술에서 중소벤처 기업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며 우수 민간 기술을 우선 도입해 실증한 뒤 실제 구매로 연결하는 '국방 오픈 이노베이션 연구개발 제도'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강형배 인턴 기자·김수미 인턴 기자

대한전선, 1분기 매출·영업이익 ‘분기 최고’ 경신

대한전선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60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2.9% 증가했다고 29일 밝혔다. 매출은 26.6% 늘어난 1조834억원이다. 연결 분기 실적을 집계한 2010년 이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최고치를 달성했다. 1분기 호실적은 대한전선이 미국과 싱가포르 등의 해외 전력 인프라 수요가 늘어난데 따른 매출 증가 결과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1분기 신규 수주는 7340억원, 수주잔고는 3조8273억원으로 집계됐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확고한 경쟁력을 갖춘 대규모 초고압 전력망 인프라 시장에서 성과를 이어가는 동시에 해저케이블과 HVDC 케이블 등 전략 제품 분야의 경쟁력을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K-9·KF-21에 미사일도 세트 메뉴”…한화에어로스페이스, K-방산 ‘패키지 수출’ 시대 연다

K-방산이 세계 무대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마진율이 높고 지속적인 소모품 수익을 창출하는 정밀 유도 무기(PGM, Precision Guided Munition)를 세트로 묶어 파는 '패키지 수출(K-방산 2.0)' 시대로 본격 진입한다. 이는 K-9 자주포·다연장 로켓 천무·국산 전투기 보라매(KF-21) 등 무기를 쏘아 올리는 '발사 플랫폼' 수출 중심에서 벗어나겠다는 포부인 만큼 한화그룹의 방산 사업 향배에 이목이 집중된다. 29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청계천로 한화빌딩 3층 오디토리움에서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화 테크 아카데미 2026'을 열고, PGM 사업부가 주도하는 첨단 항공 무장·스마트 탄약 국산화 청사진을 전격 공개했다. 강단에 선 백기봉 한화에어로스페이스 PGM 사업부 2사업단장은 확고한 비전을 밝혔다. 백 단장은 “대한민국의 자주 국방과 K-방산 4대 강국 진입을 위해 KF-21과 같은 국산 전투기에 순수 대한민국 항공 무장을 탑재하기 위한 고효율 덕티드 추진 기술을 철저히 준비해 왔다"고 강조했다. 'K-장약의 아버지'라 불리는 손현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PGM 사업부 4사업단장 역시 “재래식 155mm 포탄에 유도 기능을 접목한 첨단 포탄 기술들은 대한민국 국방 전략의 미래 한 축을 담당할 것"이라며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적 스텔스기도 회피 불가"…2036년 양산될 '한국형 미티어' 첫 번째 테마는 4.5세대 국산 전투기 KF-21의 완벽한 '무장 독립'을 이끌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과 그 심장인 '덕티드 램제트(Ducted Ramjet)' 엔진 기술이었다. 우리 공군은 1949년 창설 이래 1970년대 500파운드급 MK82 폭탄 면허 생산을 거쳐 KF-21 자력 개발에 성공했다. 하지만 미사일은 1950년대 미국산 팰컨(AIM-4)을 시작으로 줄곧 외산에 종속돼 향후 전투기 수출 시 해당 무기 제조국의 '수출 승인'을 받아야 하는 치명적인 족쇄가 남아있었다. 조복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PGM 연구소 체계종합1팀 책임은 “현존 최고 성능인 유럽 MBDA사의 '미티어(Meteor)'에 적용된 덕티드 램제트 기술을 적용해 독자 미사일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일반 고체 로켓은 산화제(80%)와 연료(20%)를 모두 내부에 탑재해야 하지만, 덕티드 램제트는 비행 중 흡입한 외부 공기를 산화제로 쓴다. 그 빈 공간만큼 고체 연료를 가득 채워 사거리를 비약적으로 늘릴 수 있다. 조정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PGM 연구소 추진탄약1팀장은 자사가 1973년 백곰 지대지 미사일부터 1989년 구룡 다연장 로켓, 최근 천궁과 천무를 거쳐 배회형 정밀 유도 드론(RPGW)까지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고체 추진 기관 전문 기업임을 강조했다. 그는 “덕티드 램제트는 초기 가속용 '무노즐 부스터'로 초음속에 도달한 뒤 '포트 커버'를 열어 유입된 공기와 '가스 발생기'에서 뿜어진 기체 연료를 폭발시켜 추력을 낸다"며 “종말 단계까지 마하의 초음속을 유지해 적기가 물리적 기동만으로는 피할 수 없는 게임 체인저"라고 설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2년간 국방과학연구소(ADD)와 관련 기술을 축적해 왔다. 국내 유일의 산화제 자체 제조 시설, 99.9% 신뢰도를 요구하는 포트 개방 화약(파이로) 장치 기술, 대전 사업장의 대규모 생산 설비 등을 완벽히 내재화했다. 이날 행사장에 공개된 설명 패널에 따르면 한화는 올해부터 2033년까지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체계 개발을 완료하고, 2036년 이후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 초음속 공대함-II, 공기흡입식 다연장 등 5대 유관 사업에도 참여 중이다. 기자들의 기술 질의도 이어졌다. 초고속 비행 시 공기 유입으로 엔진 불꽃이 꺼지는 문제(플레임 아웃)에 대해 조복기 책임은 “영하 55도의 저온과 수백 도의 마찰열을 견디는 고도의 체계 종합 기술로 한계를 돌파하고 있다"고 답했다. 러시아 킨잘·이스칸데르 같은 극초음속 타격에 대한 질문에는 “덕티드 램제트를 넘어 마하 5 이상 스크램제트 기반의 '하이코어(Hycore)'를 ADD와 선행 연구 중이며, 19개 대학과 75개 산학연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1발 1억 美 '엑스칼리버' 한계 넘는다…우크라戰 교훈 담은 스마트 포탄 두 번째 테마는 K-9 자주포를 수직 정밀 타격 무기로 탈바꿈시킬 155mm 첨단 탄약 기술이었다. 김정훈 추진탄약2팀장은 “M549·XM1213과 같은 기존의 로켓 추진탄이나 항력 감소탄인 K307을 넘어 이제는 사거리 증가에 따른 탄착 오차를 줄여 소량의 탄약으로 표적을 제압하는 지능형 포탄이 필수"라며 투트랙 솔루션을 공개했다. 첫째는 '정밀 유도 포탄(155mm PGM)'이다. 길이 1m 이내, 중량 50kg 이하로 K9에서 발사된 후 공중에서 날개를 펴 통합 항법(GPS+INS)으로 유도 비행해 표적을 수직 타격(준수직 입사)한다. 2014~2019년 선도형 핵심 기술 개발을 마쳤으며 2026~2028년 탐색 개발, 2029~2032년 체계 개발을 거쳐 2033년 이후 전력화된다. 둘째는 비용 효율성을 극대화한 '탄도 수정 신관(CCF)'이다. 기존 재래식 포탄의 앞부분(신관)만 교체해 유도 기능을 부여하는 마법 같은 무기라는 게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 전언이다. 2009년부터 선행 연구를 이어온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내년 말까지 자체 개발을 마친 뒤 2026~2031년 체계 개발을 거쳐 2032년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김 팀장은 “사거리가 50km로 늘어나면 일반 포탄은 300m 이상의 오차가 생기지만 CCF를 장착하면 50m 원 안에 정확히 꽂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은 단연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으로 쏠렸다. 1발당 1억 원에 달하는 미국산 유도포탄 '엑스칼리버'가 러시아의 강력한 전파 교란(재밍)에 속수무책이었다는 지적에 김 팀장은 “우리 군은 초기부터 적의 강력한 재밍 위협을 상정해 고도의 '항 재밍(Anti-Jamming)' 성능을 요구했고, 당사는 관련 구성품 개발을 마쳤다"고 강조했다. 단가가 높지 않겠느냐는 우려에 대해서도 “단 1발로 목표를 제압하면 포탄뿐 아니라 비싼 추진 장약의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포신 마모까지 방지해 종합적인 경제성은 압도적으로 뛰어나다"고 했다. 경쟁사인 풍산의 사거리 연장탄과의 차별점으로는 '능동적 궤도 수정 제어' 유무를 꼽았다. 다만 김 팀장은 “초고압·고충격을 견뎌야 하는 관성 항법 장치(INS) 등 극소수 전자 부품은 아직 제한적인 해외 국가에 의존하고 있어 자체 국산화를 적극 추진 중"이라며 한계를 짚기도 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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