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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상반기 흑자 안착…“하반기도 OLED로 공략”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39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영업손실 826억원)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은 11조 1461억원으로 전년 동기(11조 6523억원) 대비 4% 줄었지만, 손익 구조는 1216억원 개선됐다. LG디스플레이는 22일 이 같은 내용의 올해 2분기 및 상반기 실적을 발표했다. 2분기 매출액은 5조6121억원으로 전분기(5조5340억원) 대비 1% 늘었으나, 영업손실 1077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영업이익 1467억원)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다만 지난해 2분기(영업손실 1160억원)와 비교하면 적자 폭은 축소됐다. 회사 측은 2분기 실적 악화 배경으로 계절적 비수기와 일회성 비용을 꼽았다. 통상 상반기는 완제품 제조사들이 하반기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부품 재고를 조정하면서 디스플레이 수요가 둔화되는 시기인데, 여기에 인력 운영 효율화에 따른 일회성 비용까지 반영되면서 손익에 부담을 줬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상반기 전체로는 전년 대비 손익이 1216억원 개선되며 비수기·일회성 비용 영향을 최소화했다는 게 회사 측 평가다. OLED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고도화해온 성과가 가시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는 하반기 전략으로 '1등 기술' 확보와 '기술 기반 원가 혁신 고도화'를 통한 사업 경쟁력 강화를 제시했다. 단순 비용 절감을 넘어 AX(AI전환) 중심 기술 혁신으로 개발·제조·생산 전 과정의 효율을 극대화해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업부문별로는 중소형 사업의 경우 차별적 경쟁우위 기술에 역량을 집중해 하이엔드 제품 중심 경쟁력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기술·개발·양산체제를 활용해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대형 사업은 차별화 기술과 원가 경쟁력을 갖춘 제품 라인업을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 리더십을 강화한다. 특히 LCD에서 OLED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모니터 시장에 맞춰 게이밍 OLED 모니터 등 고부가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에도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사업 본연의 수익성은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며 “하반기에도 원가혁신 고도화와 사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연간 실적 개선을 지속 추진함으로써 안정적 수익 구조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휴머노이드? 아직 아니다”…삼성디스플레이가 꼽은 AI 승부처

삼성디스플레이가 AI 전환(AX) 시대 디스플레이 경쟁력의 핵심 해법으로 '오픈(OPEN)' 비전을 제시했다. 폴더블 플랫폼 '몬트 플렉스'와 사생활 보호 기술 '플렉스 매직 픽셀', 생체 신호까지 읽어내는 '센서 OLED'를 앞세워 개인화·프라이버시·저전력이라는 온디바이스 AI 시대 3대 과제를 한 번에 풀어내겠다는 전략이다.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비즈니스 포럼'에서 노창호 삼성디스플레이 AX연구센터장(부사장)은 기조연설에서 이 같은 전략을 공개하며 “AI 시대 디스플레이는 더 이상 정보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과 지능형 기술 사이의 더 나은 경험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부사장은 “사람이 받아들이는 정보의 약 80%가 시각을 통한 것"이라며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사람들은 결국 디스플레이를 통해 보고 이해하고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디스플레이는 단순한 화면이 아니라 기술과 사람이 만나는 접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CRT에서 LCD, OLED로 이어진 디스플레이 진화 과정을 짚으며 “지금까지 대부분의 디스플레이는 '하나의 화면, 다수의 사용자'라는 공유형 경험을 전제로 설계돼 왔다"면서도 “AI 시대에는 모든 사용자가 각자 다른 경험을 기대하는 만큼 디스플레이도 더 개인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태블릿, AI AR 기기, 웨어러블에서 이미 이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 “몬트 플렉스로 폼팩터 최적화" 오픈 비전의 첫 번째 방향은 '최적화(Optimized)'다. 노 부사장은 “AI는 스마트폰부터 웨어러블·XR·모빌리티까지 다양한 기기로 확장되고 있다"며 “하나의 디스플레이가 모든 응용처에 맞을 수 없는 만큼 각 제품과 사용 환경에 맞춰 디스플레이가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구현할 기술로 차세대 폴더블 플랫폼 '몬트 플렉스(MONT Flex)'를 소개했다. 그는 “몬트(MONT)는 기계적 내구성(Mechanically durable), 접힘 부위가 평평한 광학·기계적 특성(Optomechanically flat), 좁은 베젤(Narrow bezel), 얇고 가벼운 두께(Thin and light) 등 네 가지 특징을 담고 있다"며 “단순한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아니라 차세대 AI 기기를 위한 유연한 플랫폼"이라고 했다. ◇ “플렉스 매직 픽셀로 정보 노출 차단" 두 번째 방향은 '프라이버시(Private)'다. 노 부사장은 “AI가 개인화될수록 개인정보 보호가 화면 표시만큼 중요해진다"며 사생활 보호 기술 '플렉스 매직 픽셀(Flex Magic Pixel)'을 제시했다. 그는 “다층 차광 구조를 통해 측면 시야각에서의 빛샘을 정밀하게 제어함으로써 사용자에게는 선명한 화면을, 주변 시선에는 제한된 시인성을 제공한다"며 “차량 안에서는 운전자와 동승자에게 각각 다른 정보를 동시에 제공하면서도 동승자 화면이 운전자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저전력·고효율 OLED로 온디바이스 AI 뒷받침" 세 번째 방향인 '효율(Efficient)'과 관련해서는 저전력 OLED 기술인 '리드(LEAD)', '적응형 주사율(Adaptive Frequency)', 'QD-OLED 펜타 탠덤 구조'를 소개했다. 그는 “리드는 업계 최초의 편광판 없는 상용 OLED 기술로 성능 저하 없이 전력 소모를 줄인다"며 “블루 OLED 층을 4층에서 5층으로 늘리고 신규 유기 소재를 적용한 펜타 탠덤 구조를 통해 밝기·효율·수명을 모두 높였다"고 말했다. 온디바이스 AI 처리가 늘어날수록 전력 효율이 중요해지는 만큼, 고성능과 저전력을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이다. 마지막 방향인 '넥스트(Next)'로는 RGB OLEDOS, 마이크로 LED, 신축성 디스플레이, 센서 OLED를 제시했다. 특히 센서 OLED에 대해 그는 “OLED 발광 소자와 유기 광다이오드를 하나의 패널에 통합해 디스플레이 자체가 심박수·혈압 등 생체 정보를 측정하는 센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헬스케어와 웨어러블, 개인 맞춤형 서비스에 새로운 가능성을 연다"고 했다. ◇ “휴머노이드, 아직은 최적 해법 아니다" 노 부사장은 이 같은 기술 방향을 실제 양산으로 연결하려면 제조 혁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가 신뢰할 수 있는 결정을 내리려면 공장 전체를 이해해야 한다"며 “디지털 스레드가 설계·엔지니어링·생산·운영 데이터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고, 이를 기반으로 디지털 트윈이 실제 생산라인처럼 작동하는 가상 공장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트윈은 공장(Fab) 단위, 물류 단위, 설비 단위 등 여러 층위에서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날 처음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용 디스플레이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노 부사장은 “실제 생산라인에는 가장 적합한 솔루션을 적용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며 “현재로서는 휴머노이드가 좋은 해법은 아니며, 비용과 기능 면에서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LG디스플레이의 엔비디아(NVIDIA)와의 디지털 트윈 협업 사례를 거론하며 파트너십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많은 기업들과 함께 작업하고 있으며 단계적으로 디지털 트윈 수준을 높여가고 있다"고 답했다. 노 부사장은 “AI는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더 나은 결정을 내리도록 돕는 것"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의 목표는 디스플레이 혁신과 제조 혁신, AI를 통해 더 나은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신은서 인턴기자

“7400억 자금 조달”…한화에어로스페이스, ‘양손잡이 재무 전략’ 나서나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대한민국 방위산업 역사상 최초로 5억 달러(7410억 원) 규모의 해외 공모 채권 발행에 대성공을 거두며 글로벌 자본 시장에 데뷔했다. 그간 내수 중심의 정부 국방 예산과 국내 금융권 차입에 주로 의존해 오던 K-방산의 전통적 자금 조달 패러다임을 깬 것이다. 서구권 거대 방산 공룡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톱티어(Top-Tier)' 수준의 펀더멘털을 국제 무대에서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33억 달러 뭉칫돈 몰려…'준(準)국가급' 신뢰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날 씨티그룹 글로벌 마켓 증권·크레디아 그리콜 증권·UBS 등 글로벌 초대형 투자 은행(IB)들을 주관사로 대거 참여시켜 만기 3년의 고정 금리부 채권(FXD) 5억 달러 발행을 성공적으로 확정지었다고 22일 밝혔다. 자본 시장의 반응은 당초 예상 이상으로 폭발적이었다. 아시아와 유럽 등지에서 진행된 해외 기관 투자가 대상 수요 예측 결과, 목표 조달액의 6.6배에 달하는 33억 달러(4조8000억 원)의 뭉칫돈이 몰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해외 공모 채권 발행의 흥행을 거뒀다. 이례적인 우량 매수 주문 폭주에 힘입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금 조달 비용도 낮아졌다. 당초 투자자들에게 제시된 최초 제시 금리(IPG, Initial Price Guide)는 동일 만기의 미국 국채 금리에 115bp(1bp=0.01%포인트, 1%의 금리 구간을 100개로 나눈 단위)를 가산한 수준이었지만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며 최종 가산 금리는 이보다 32bp나 유리해진 83bp로 안착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가산 금리가 1% 미만인 0.83%포인트로 결정된 점을 중요한 질적 지표로 꼽는다.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부도·채무 불이행 위험을 극히 낮게 평가했다. 국방력과 직결되는 방위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해 사실상 대한민국 정부 신용도에 준하는 '소버린(Sovereign) 급' 프리미엄과 안정성을 부여했음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 120조 수주 잔고…환율 리스크 원천 차단 이번 달러화 직접 조달을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재무 구조의 질적 고도화도 이뤄냈다. 글로벌 방산 비즈니스는 무기체계 양산을 위한 해외 부품 매입이나 현지 공장 건설 시 대규모 외화(달러) 결제가 필수적이다. 국내에서 원화로 차입해 달러로 환전할 경우 필연적으로 환율 변동 리스크에 노출되지만, 해외에서 직접 조달한 달러를 곧바로 결제·기존 차입금 대환에 활용함으로써 이를 원천 차단하는 '자연 환헤지' 효과를 극대화했다. 국내외 금리 환경에 따라 유리한 자금 조달처를 탄력적으로 넘나드는 '양손잡이 재무 전략'이 완성된 셈이다. 이러한 자금 조달 흥행의 가장 큰 원동력은 최근 글로벌 3대 신용 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로부터 국내 방산·우주 기업 최초로 획득한 신용 등급 'A-(안정적)'에 있다. 이는 현재 글로벌 방산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의 록히드 마틴이나 영국의 BAE 시스템즈와 동일한 투자 적격 우량 등급이다. S&P가 이처럼 이례적으로 높은 신용 등급을 부여한 핵심 근거는 압도적인 수주 잔고와 잉여현금흐름(FCF)의 가시성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 기준, 지상 방산 부문의 수주 잔고는 31조 원(수출 비중 70%)이다. 전사 연결 기준 수주 잔고는 118조 원에 달한다. 실적 성장세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매출액은 올해 2분기와 7조5530억원, 3분기 7조55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68%, 16.48% 성장할 전망이다. 영업이익 역시 2분기 9970억원, 3분기 1조16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5.32%, 36.25%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방산 수출은 일회성 완제품 납품 이후에도 10~30년에 걸친 유지·보수·정비(MRO, Maintenance·Repair·Overhaul)와 성능 개량 계약으로 장기간 수익이 창출되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118조 원의 막대한 수주 잔고는 향후 10년 이상의 안정적인 이익 성장을 담보하는 안전판 역할을 한다. 이를 바탕으로 수조 원대 예산이 투입되는 해외 정부와의 B2G 수출 협상 테이블에서도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부품 공급 능력을 증명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 45년 숙원 '독자 항공 엔진' 개발 공모채로 조달된 5억 달러의 외화와 올해 1분기 기준 회사가 보유한 6조8862억 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 그리고 유상증자로 확보한 2조3000억 원의 실탄은 글로벌 방산 영토 확장과 미래 첨단 기술 확보를 위한 거대한 투자 사이클에 투입된다. 우선 심화되는 지정학적 블록화와 각국의 자국 우선주의에 대응해 완제품 수출 외 현지에 생태계를 통째로 이식하는 '해외 현지 생산 거점' 구축에 속도를 낸다. 루마니아 덤보비차주에는 축구장 25개 규모 부지에 K-9 자주포와 K-10 탄약 운반 장갑차 생산 시설과 1.75km 규모의 주행 시험장을 조성한다. 이곳에서 부품의 80%를 현지 30여 개 협력사와 함께 조달해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 동부 전선의 핵심 'K-병기창'으로 진화시킬 계획이다. 폴란드 바르샤바에는 유럽 본부를 두고 40억 달러 규모의 유도탄(천무용 CGR-080) 합작 생산 체계를 구축하며, 호주 질롱에서는 AS-9 헌츠맨 자주포와 AS-10 장갑차 완제품 조립 시설을 통해 오세아니아·오커스(AUKUS) 동맹 국가 공략의 확고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미래 무기체계의 근간인 첨단 기술 자립 전선에도 사활을 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영국 등 극소수 해외 원천 기술국의 수출 통제 제약에서 완전히 벗어나 진정한 수출 자유도를 확보하기 위해 한국 방산업계의 45년 숙원인 항공 엔진 국산화에 자본을 쏟아붓고 있다. 최근에는 국방과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저피탐 무인 편대기(LOWUS)용 '5500파운드급 터보팬 엔진'과 중고도 무인기용 '1400마력급 터보 프롭 엔진'의 초도 시제를 완성해 본격적인 지상 시운전에 돌입했다. 이를 위해 창원 사업장에 400억 원을 투자해 5000평 규모의 첨단 스마트 공장을 짓고 있고, 궁극적으로는 KF-21 보라매 전투기에 탑재될 1만 5000파운드급 장수명 첨단 항공 엔진을 독자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민간 주도의 우주 개발 밸류 체인 장악도 핵심 과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240억 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해 2032년까지 이어지는 누리호 4~6차 발사의 체계 총괄을 맡으며 발사 운용 전 주기 노하우를 민간으로 이식받고 있다. 더 나아가 글로벌 스페이스X 등이 주도하는 우주 발사체 재사용 트렌드에 발맞춰 기존 케로신(등유) 엔진을 대체할 고효율 '80t급 메탄 추진제 엔진' 개발에도 뛰어들며 스페이스 밸류 체인을 고도화하고 있다. ◇ '금융의 무기화'…글로벌 M&A 향한 탐색전 산업계와 자본 시장 일각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이번 5억 달러 채권 발행이 향후 서방의 톱티어 방산 공룡들처럼 글로벌 초대형 인수·합병(M&A)에 나서기 위한 전략적 '탐색전'이라고 분석한다. 실제 서방을 대표하는 방산 거인들은 대규모 회사채 발행으로 거대 자본을 끌어와 밸류체인의 병목을 통째로 사들이거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첨단 기술 기업을 인수하며 생태계 우위를 점해왔다. 때문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향후 △로봇 시스템 △무인기 센서 △우주 통신 소재 등 미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해외 기술 기업 인수 시 초대형 펀딩을 즉각 단행할 수 있는 이른바 '금융의 무기화' 역량을 증명해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독일 굴지의 방산업체 라인메탈(Rheinmetall)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후 폭주하는 포탄 수요를 독식하기 위해 2023년 1월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10억 유로(1조4500억 원) 규모의 전환 사채(CB)를 발행했다.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스페인의 탄약 제조사 '엑스팔(Expal)'을 12억 유로에 인수하며 155mm 포탄 생산의 병목 현상을 뚫어냈고, 그 결과 독일 연방군으로부터 12조 원 규모의 탄약 계약을 따냈다. 영국 BAE 시스템즈 역시 우주 패권을 쥐기 위해 2024년 초 미국 금융 시장에서 48억 달러(6조4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찍어낸 뒤 미국 '볼 에어로스페이스(Ball Aerospace)'를 55억5000만 달러에 인수하며 단숨에 글로벌 우주항공 분야의 초거대 기업으로 입지를 굳혔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LS, 디지털·AI 실무 교육 ‘JUMP-UP 부트캠프’ 참가자 모집

LS그룹이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디지털·인공지능(AI) 실무 교육을 제공하는 부트캠프를 운영하며 미래 제조산업 인재 양성에 나선다. LS그룹 연수원인 LS미래원은 오는 26일까지 'LS JUMP-UP 부트캠프' 교육생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고용노동부가 추진하는 'K-뉴딜 아카데미' 사업의 일환으로 운영된다. LS는 우수 수료생이 향후 그룹 계열사 채용에 지원할 경우 직무 적합성 등을 고려해 서류전형 우대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교육 대상은 합숙 교육이 가능한 만 15세 이상 35세 이하 취업준비생으로 약 35명을 선발한다. 교육은 오는 8월 18일부터 11월 27일까지 약 4개월(550시간) 동안 경기도 안성 LS미래원에서 진행된다. 교육생에게는 교육비 전액과 숙식, 개인 노트북, 생성형 AI 계정이 제공되며, 월 최대 30만원의 훈련장려금과 교통비도 지원된다. 교육 과정은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실무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데이터 분석과 시각화, 바이브 코딩 기반 웹 개발, 생성형 AI를 활용한 업무 자동화 및 AI 에이전트 구축 등 현장에서 활용도가 높은 기술을 교육한다. 참가자들은 예지보전 시스템과 웹 애플리케이션, 설비 이상 탐지 AI 에이전트 등을 직접 개발하는 프로젝트와 해커톤에도 참여한다. 이와 함께 LS그룹 사업장 견학, 제조업 가치사슬 이해, 기획 및 문서 작성 교육, 자기소개서·면접 컨설팅 등 취업 지원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 LS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제조업의 AI·디지털 전환에 대응할 실무형 인재를 육성하고 청년들의 취업 경쟁력 향상에도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LS미래원 관계자는 “정부의 K-뉴딜 아카데미와 LS의 교육 인프라를 결합해 청년들이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무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교육생들이 원하는 분야에 성공적으로 취업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포스코그룹, 포항에 국내 첫 첨단제조 인큐베이팅센터 개소…제조 스타트업 육성 본격화

포스코그룹이 경북 포항에 국내 최초의 첨단제조 인큐베이팅센터를 열고 제조 분야 스타트업 육성에 나선다. 연구개발(R&D)부터 실증, 양산, 사업화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제조 특화 창업 플랫폼을 구축해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지역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포스코그룹은 22일 포항에서 'RIST 첨단제조 인큐베이팅센터' 개소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센터는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의 연구 역량을 기반으로 포스코그룹과 중소벤처기업부, 경상북도, 포항시가 공동 조성한 국내 첫 제조 스타트업 육성 거점이다. 센터는 지상 2층, 연면적 4074㎡ 규모로 최대 10개 기업이 입주할 수 있다. 특히 첨단 신소재와 에너지·환경 분야 스타트업이 제품 실증과 양산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냉각수와 압축공기, 수소·질소·산소 등 산업가스를 비롯한 공용 인프라를 구축했다. RIST는 시험·분석, 신뢰성 평가, 공정 설계 등 기술 지원을 맡는다. 포스코그룹은 입주 기업을 대상으로 유망 벤처 발굴부터 연구개발, 설비·공정 스케일업, 사업화, 글로벌 판로 개척까지 성장 전 과정을 지원할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경상북도는 센터 운영과 정책 지원을 담당한다. 이번 센터는 포스코그룹의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체인지업(CHANGeUP)'을 제조 분야로 확장한 사례이기도 하다. 포스코그룹은 전략 사업과 연계 가능한 유망 벤처를 조기에 발굴해 투자와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이를 그룹 신사업과 연계하는 개방형 혁신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센터에는 포스코홀딩스 기획창업 1호 기업인 엔포러스를 비롯해 솔라라이즈, 베리코어머티리얼즈, 이에이포스 등 4개 기업이 입주했다. 엔포러스는 고온 수전해 기반 수소 생산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솔라라이즈는 태양광 인버터, 베리코어머티리얼즈는 친환경 코팅제, 이에이포스는 이차전지 용매 추출제를 각각 개발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이번 인큐베이팅센터를 통해 제조 스타트업의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동시에 지역 일자리 창출과 신사업 육성을 통해 지역 산업 경쟁력 제고에도 기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이재용·최태원·이해진, 젠슨 황 또 만난다…AI 동맹 판 커지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이번 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함께 만난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SK, 네이버, 엔비디아 리더들이 실리콘밸리 인근에서 함께 모이는 자리가 추진되고 있다. 오는 24일이 유력하며,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의 참석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만남이 실제로 이뤄지면 메모리(삼성·SK), AI 반도체(엔비디아), AI 서비스(네이버·오픈AI·앤트로픽) 분야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조합 자체는 처음이다. 다만 황 CEO는 지난달 초 방한 당시 삼성·SK·현대차·LG·네이버 경영진을 두루 만났고, 이 가운데 최태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의장과는 삼겹살집에서 함께 식사했다. 이 만남은 지난해 10월 서울 삼성동에서 이재용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킨과 폭탄주를 곁들이며 화제를 모은 이른바 '깐부 회동' 이후 약 7개월 만에 이뤄진 공개 만찬이었다. 한 달여 만에 다시 이들과 만나는 셈이어서,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을 계속 강조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한국 기업들은 이제 단순히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는 나라를 넘어, AI 산업 전반의 핵심 협력국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고성능 메모리(HBM)를 공급하고 있고, 하반기 나올 신형 AI 반도체 '베라 루빈'에도 두 회사의 메모리가 들어간다. 두 회사는 오픈AI가 만드는 AI 반도체에도 메모리를 공급 중이며, 대규모 AI 인프라 사업인 '스타게이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반도체를 대신 만들어주는 위탁생산(파운드리) 협력도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용 반도체 '그록 3'을 생산하고 있고, 최근에는 앤트로픽도 삼성전자에 반도체 생산을 맡기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번 회동에서 네이버는 대규모 AI 연산 시설인 '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AI 팩토리는 GPU 서버, 데이터센터, 전력·냉각 설비 같은 시설에 AI 기술을 결합해 대규모 연산을 처리하는 시설이다. 이를 위해 이해진 의장과 최수연 대표 등 네이버 경영진은 이번 주 캐나다와 미국을 잇달아 방문한다. 이 의장은 먼저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세계 최대 대체자산 운용사 브룩필드 본사를 찾은 뒤 실리콘밸리로 이동할 예정이다. 브룩필드는 지난해 11월 엔비디아 등과 함께 1000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 프로그램을 만든 곳이다. 브룩필드가 네이버의 AI 팩토리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규모가 10조원을 넘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투자와 재무를 담당하는 김희철 네이버 CFO도 이번 방문에 동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투자 논의 진척과 관련해 네이버 관계자는 “현재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에 네이버와 SK의 미국 일정이 겹치는 만큼, 지난달 서울에서의 만남에 이어 이번엔 미국에서 한국 기업들과 엔비디아의 만남이 또 한 번 이뤄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생산, 투자 유치까지 한국 기업들의 주요 현안이 한꺼번에 걸려 있는 만큼 이번 방미에서 어떤 성과가 나올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산업부, ‘여수 1호 프로젝트’ 승인…석화업계 구조개편 가속도

여수 산업단지 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제출한 '여수 1호 프로젝트'가 정부 승인을 받으며 국내 석화사업 구조 개편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산업통상부는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DL케미칼 등 여수 산단 내 석화업체 3곳이 제출한 석유화학산업 재편안을 지난 20일 승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들 기업이 지난 3월 재편안을 제출한지 약 4개월만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이번 승인에 따라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보유하고 있는 폴리에틸렌(PE), 접착·도료용 수지 등 다운스트림 사업부문을 합작사인 여천NCC(한화솔루션·DL케미칼 지분 각 50%)에 현물출자한다. 롯데케미칼은 여수 공장 나프타분해설비(NCC)와 기초소재 사업을 물적분할해 여천NCC와 통합한다. 이로써 여수 산단에는 한화솔루션 DL케미칼, 롯데케미칼의 각 사업부문을 통합해 이들 3사가 3:3:3 균등 비율로 지분을 나눠 갖는 신설통합법인이 출범하게 된다. 이번 재편안 승인으로 손을 잡게 된 이들 3사는 총 8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자구 노력에도 나선다. 여천NCC 주주사인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각각 2725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여천NCC의 기존 부채를 상환하고, 3사 합산 2532억원을 투자해 배관 및 인프라 구축·고부가 전환 등 공급망 안정화에 나서는 방식이다. 정부 역시 △금융지원(6500억원+α) △세제지원 △원가절감(156억원) △제도 합리화 △지역경제 및 고용(13억원) △산업 고도화(340억원+α) 등의 명목으로 맞춤형 패키지 지원에 나선다.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이번 여수 1호 프로젝트의 승인은 국내 최대 화학 산단인 여수에서도 사업재편이 본격화되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며 “선제적·자율적 구조개편이라는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길은 산업정책 차원에서도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차관은 “석화산업 구조개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임승차 없이 모든 산단이 참여하는 사업재편이 필요하다"며 “대산과 여수에 이어 울산 지역 사업재편 논의도 신속하게 추진해 우리 석유화학산업이 경쟁력을 회복하고, 재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여수 1호 프로젝트 승인 소식에 업계도 즉각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한국화학산업협회는 이날 정부 승인에 따라 국내 화학산업의 생산 효율성과 원가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며 고부가·진환경 제품 중심의 사업구조 전환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집중할 수 있는 산업적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했다. 엄찬왕 한국화학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지난 대산 1호 프로젝트 승인에 이어 여수산단 사업재편까지 차질없이 승인되면서 국내 석화산업 구조개편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게 된 것을 업계를 대표해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석화산업의 구조적 위기 극복을 위해선 기업들의 자구 노력뿐만 아니라 정부의 실효성있는 정책 지원이 지속돼야 한다"며 “최근 중동 전쟁 등 대외 불확실서 속에서도 공급망 안정을 위해 역할과 책임을 보여준 석화산업이 '국가 전략산업'으로서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통신 3사, AI 안경 ‘레이밴 메타’ 출시…시장 선점 경쟁

국내 이동통신 3사가 22일 AI 안경 '레이밴 메타(Ray-Ban Meta)'를 일제히 출시했다. 각사는 판매를 시작하는 동시에 요금제·멤버십 할인과 체험 매장을 앞세워 AI 웨어러블 시장 공략에 나섰다.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는 이날 메타와 글로벌 아이웨어 기업 에실로룩소티카(EssilorLuxottica)가 공동 개발한 AI 글래스 '레이밴 메타(Gen2)' 판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제품은 음성 기반 AI와 사진·영상 촬영, 오픈이어 오디오 기능 등을 결합한 웨어러블 기기로 한국어 기반 메타 AI를 지원한다. 사용자는 “헤이 메타(Hey Meta)" 음성 호출을 통해 질문에 답을 듣거나 정보를 검색하고 추천을 받을 수 있다. 12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로 최대 3K 울트라HD 영상과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오픈이어 스피커와 5개의 마이크를 탑재해 음악 감상과 통화, 음성 AI 기능을 지원한다. 실시간 번역 기능도 제공하며, 배터리는 1회 충전으로 최대 8시간, 충전 케이스를 이용하면 최대 48시간 사용할 수 있다. 통신 3사는 동일한 제품을 판매하지만 출시 모델과 가격, 구매 혜택에는 차이를 뒀다. KT는 웨이페어러 모델에 투명, 그린, 편광, 변색 등 다양한 렌즈 옵션을 적용해 출시했다. 출고가는 69만원부터이며, 'KT 다이렉트샵 액세서리'에서 구매할 수 있다. KT 멤버십 고객에게는 10% 할인을 제공하며, '요고69 요금제 디바이스 B형' 가입 시 24개월 할부 기준 월 1만6000원대에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웨이페어러 모델 6종을 우선 선보였다. 매트 블랙(클리어·그라데이션 그라파이트 렌즈)과 샤이니 블랙(그린 렌즈)으로 구성되며, 출고가는 모델에 따라 69만원과 74만원이다. '베스트 109', '베스트 Pro', '베스트 Max' 요금제 가입 고객이 스마트기기 할부금 할인 혜택을 선택하면 24개월 또는 36개월 동안 월 최대 2만4000원의 할부금 할인을 받을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웨이페어러 모델의 기본형과 편광렌즈 적용 모델을 출시했다. 출고가는 각각 69만원과 74만원이다. 36개월 할부 기준으로 제공되는 '마니아디바이스' 혜택을 통해 요금제에 따라 단말 할인 혜택을 차등 적용하며, 고객의 초기 구매 부담을 낮췄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원전·공항 ‘미승인 드론 비행’ 누적 1230건…적발 이후 처분은 ‘깜깜이’

비행이 제한된 공역에서 승인을 받지 않고 드론을 운항한 사례가 누적 1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드론 보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적발 이후 행정처분 결과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1일 항공안전기술원(KIAST)가 발간한 '2025년 드론 산업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적발된 드론 위규 비행은 총 1344건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022년 174건 수준이던 법규위반 비행은 2023년 376건, 2024년 385건으로 늘어 전체 적발 건수의 절반 이상(761건, 56.6%)이 최근 2년 사이에 집중될 정도로 급증하는 추세다. 위규 비행은 사고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비행 금지 구역이나 관제권에서 승인 없이 비행하는 등 항공안전법을 위반한 행위를 의미한다. 유형별로는 원자력 발전소 등 국가 중요 시설이 포함된 비행 금지 구역 미승인 비행이 738건으로 전체의 54.9%를 차지했다. 이어 공항 주변 등 관제권 미승인 비행이 347건으로 25.8%, 특별 비행 승인을 받지 않은 야간 비행은 145건으로 10.8%였다. 세 가지 미승인 비행 유형을 합산하면 총 1230건으로 전체 위규 비행의 91.5%에 달한다. 드론 위규 비행 대부분이 정해진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운항이었던 셈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이 565건으로 전체 적발 건수의 42.0%로 집계됐다. 원자력 발전소가 위치한 부산은 166건, 울산은 151건, 경북은 137건으로 다른 지역보다 위반 건수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중요 시설 주변의 미승인 비행이 제때 식별되지 않으면 안전과 보안상의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공항 관제권에서는 항공기 이착륙 경로에 드론이 진입해 운항 지연이나 회항을 초래할 수 있고, 원전 등 국가 중요 시설에서는 무단 촬영이나 시설 정보 수집에 악용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실제 사고 건수도 폭증하고 있다. 2015년 이후 발생한 드론 사고 중 2024년 한 해에만 무려 25건이 발생해 전년 4건 대비 6배 이상 늘어나며 시민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적발 이후의 사후 관리 체계다. 보고서에는 적발 건수만 수록돼 있을 뿐, 과태료 부과나 수사·형사 고발 등에 따른 구체적인 결과가 담기지 않았다. 처벌 규정이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작동하는지, 적발이 재발 방지로 가는지 등을 파악할 수 없는 셈이다.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과 별개로 적발된 위반이 실제 처분까지 어떻게 이어지는지 확인할 수 있는 통계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해외 주요국의 경우 비행 중인 드론의 신원과 위치를 확인하는 원격 식별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미국은 등록 의무가 있는 드론에 '리모트 ID'를 적용해 기체와 조종 통제 지점의 식별·위치 정보를 송출하도록 하고 있다. 일본도 100g 이상 드론의 등록과 등록 번호 표시, 원격 식별 기능 탑재를 의무화했다. 비행 허가를 받은 경우에는 비행 일시·경로·고도 등을 사전에 신고하고 비행 기록도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드론 원스톱 민원 서비스를 통한 기체 신고와 비행·촬영 승인 절차가 운영되고 있다. 지난 5월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안전 관리 모니터링을 위한 '드론 식별 관리 시스템(K-DRIMS)'을 신규 구축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승인 기체와 실시간 실별과 조종자 추적, 관계 기관 통보-처분 체계의 연계 여부, 그 성과가 통합적으로 관리·공개되는지는 별도의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배한비 인턴기자

호르무즈에 엇갈린 해운업 희비…유조선 ‘뛰고’ vs 컨테이너·벌크 ‘숨 고르기’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해운 시장 운임 지형도를 흔들고 있다. 원유 수송로를 둘러싼 공급 차질 우려로 유조선 운임은 가파르게 오른 반면, 컨테이너선과 건화물선은 선복 증가와 화물 수요 둔화로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21일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과 석유 제품 운반선 운임은 중동 리스크를 타고 상승했다. 반면 컨테이너와 건화물선 운임을 나타내는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 중동발 긴장 고조에 유조선 운임 '껑충' 호르무즈 해협·오만 해역에서 이어진 선박 피격이 유조선 시장의 수급 불안을 키우고 있다.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진 데다 페르시아만 진입을 꺼리는 선박까지 늘며 가용 선복도 빠르게 감소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VLCC 중동-중국 항로 운임은 전주보다 5%, 제품 운반선(LR2) 중동-일본 항로 운임은 25% 상승했다. 선주들의 호가 인상과 화주들의 선박 확보 수요가 맞물리며 정제유 운송 시장의 상승 폭이 원유 운송 시장보다 더 커졌다. 또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려는 움직임으로 푸자이라(UAE)·오만·홍해 등 대체 선적지 이용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유가와 선박 연료유 가격도 동반 상승했다. 중동산 원유의 주요 수송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공급 우려가 확대된 영향이다. 여기에 운항 거리 증가와 보험료 상승 등의 부대 비용도 선주들의 부담을 키웠다. 반면 이라크 원유 선적 증가 등은 유가와 운임 추가 상승 폭을 일부 제한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 컨테이너…미주 동안·중동은 '선방' 컨테이너선 시장에서는 공급 부담이 커지면서 운임이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 6월까지 이어졌던 성수기 물량이 소진된 가운데 미주 서안과 남미 항로를 중심으로 선박 공급이 늘어난 영향이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 대비 3.3% 하락한 3080.31을 기록했다. 해진공 컨테이너종합운임지수(KCCI)도 2.6% 내린 4204로 집계됐다. 특히 40피트 컨테이너 기준 미주 서안 스팟 운임은 6219달러에서 5721달러로 8% 떨어졌다. 추가 선복 투입으로 예약 여건이 개선됐다. 남미 항로도 공급 확대의 영향을 받았다. 성수기 물량 소진 이후 신규 서비스와 추가 선박 투입으로 운임은 6570달러에서 5900달러로 하락했다. 항만 운영 정상화와 화주들의 예약 관망세도 운임 하락 요인으로 분석됐다. 반면 운항 제약이 남아있는 항로는 비교적 견조했다. 미주 동안 운임은 전주 8134달러에서 8172달러로 소폭 상승했다. 파나마 운하나 희망봉·수에즈를 거쳐야 하는 긴 항해거리와 항만 혼잡 탓에 유효 선복 확대가 제한된 영향이다. 중동 항로 역시 호르무즈 해협 통항 불확실성이 이어지며 운임이 4199달러에서 4266달러로 올랐다. ◇ 철광석 계약↓·가용 선박↑…벌크선 운임 하락 건화물선 시장은 철광석 신규 화물이 감소와 선복 증가로 약세를 보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벌크선 운임을 나타내는 발틱 건화물 운임 지수(BDI)는 전주 2944에서 2752로 6.5% 하락했다. 특히 철광석을 주로 운송하는 대형 케이프선의 약세가 전체 지수의 하락을 이끌었다. 태평양에서는 호주산 철광석 신규 계약이 감소한 가운데 중국 항만에서 풀려난 선박이 시장에 복귀했다. 이에 따라 가용 선박은 늘어난 반면, 신규 화물은 부족해 케이프선 운임은 약세를 이어갔다. 대서양에서도 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발 철광석 화물은 일정 수준을 유지했지만 계약 체결은 둔화했다. 해진공 관계자는 “이번 주 해운시장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선박 수급 변화가 선종별로 서로 다른 영향을 미쳤다"며 “중동 지역의 긴장이 이어지는 만큼 유조선 운임은 이번 주에도 운임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김수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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