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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트럼프 ‘외교 책사’ 앨릭스 웡 영입설에 “확정된 바 없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의 외교안보 분야 핵심 인사인 앨릭스 웡 전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이 한화그룹에 합류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한화그룹이 현지 대정부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중량급 인사를 영입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회사 측은 답변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웡 전 부보좌관은 미국 워싱턴DC에서 한화그룹의 미국 사업 전략과 대관 업무를 총괄할 예정이다. 이번 영입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지난달 한미정상회담 경제 사절단으로 워싱턴 D.C.에 방문했을 당시 웡 전 부보좌관과 직접 면담한 뒤 발탁을 결정하며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웡 전 부보좌관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국무부에서 대북 특별부대표를 지내며 북미 정상회담 실무 협상을 주도했으며, 이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로 자리를 옮겨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했다. 국내에서는 2021년 쿠팡에 합류해 미국 현지 대관 업무를 맡은 바 있으며, 김동관 부회장과는 하버드 대학교 동문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재계에서는 한화그룹의 이번 영입 추진이 미국 내 사업 확대와 무관치 않다고 본다. 한화는 한미 조선분야 협력 프로그램인 '마스가(MASGA)' 프로젝트 참여와 함께 펜실베이니아주 필리 조선소에 50억 달러(약 7조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등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미 정부 및 의회와의 원활한 소통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한화그룹 관계자는 “인사는 결과가 나와봐야 아는 것이고,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답변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이슈&진단 : 석유화학 퍼펙트 스톰] ⑥ 대한유화, 사업 다각화·고부가 제품으로 ‘파도 넘는다’

국내 석유화학산업이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다. 정부는 지난달 20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나프타 분해설비(NCC)의 연 270만~370만톤 감축을 축으로 한 구조조정의 큰 방향을 제시했다. 석화업계 10개사도 연내 자율구조 개편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생존의 기로에 선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위기 실태와 원인, 정부의 관련산업 정책 및 해법 시나리오·실행 트랙을 짚어본 뒤 주요 석유화학업체별 구조개편 선택지와 재무·고용 파급을 차례로 점검해 '누가, 무엇을, 언제' 바꿔야 하는 지를 입체적으로 조명해 본다. 대한민국 1호 석유화학 기업이라는 상징성을 지닌 대한유화가 혹독한 구조조정의 시험대 위에 섰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부진이라는 '퍼펙트 스톰' 속에서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생존을 위한 처절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대한유화의 생존 방정식은 다른 대기업들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띤다. 비주력 자회사의 견고한 실적을 방패 삼아 위기를 버텨내며 한편으로는 고부가가치 신사업으로의 과감한 전환을 통해 반격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선(先) 자구 노력, 후(後) 지원'이라는 대원칙 아래 대한유화는 과연 독자적인 생존 모델을 증명하고 새로운 시대의 강자로 거듭날 수 있을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대한유화가 마주한 위기의 깊이는 재무제표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핵심인 석유화학 사업은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영업손실 145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수익성 악화는 곧바로 유동성 위기로 이어졌다. 2020년 2498억원에 달했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22년 393억원, 올해 상반기 말 기준 929억원으로 널뛰기를 하고 있고, 유동 비율 역시 급락하며 재무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는 대한유화가 범용 제품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얼마나 취약했는지를 명백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과거 호황기에는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해주던 사업 구조가 이제는 생존 그 자체를 위협하는 아킬레스건이 된 것이다. 본업인 석유화학 사업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상황에서 역설적이게도 대한유화를 버티게 해준 것은 비주력 자회사인 액화 천연 가스(LNG) 발전소 '한주'였다. 이 회사는 1969년 11월 정부의 석화 육성 시책에 따라 설립됐다. 1979년 5월 '주식회사 한주'로 사명을 변경했고 정부의 민영화 방침으로 1987년 3월 울산 석유화학단지 내 18개 회사의 공동 출자로 세워졌다. 대한유화는 한주의 지분율을 51%로 늘려 연결 자회사로 편입했다. 다행히도 한주가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하면서 연결 재무제표상으로는 최악의 상황을 면할 수 있었다. 이는 상관 관계가 낮은 이종(異種) 사업으로의 다각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석유화학 업황이 최악의 불황을 겪는 동안에도 발전 사업은 꾸준한 현금 흐름을 만들어내며 그룹 전체의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미봉책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발전 자회사에 대한 의존이 계속될수록 석화 본업의 경쟁력 회복은 더뎌질 수밖에 없어서다. 결국 대한유화에게 남은 과제는 '한주'가 벌어준 시간을 활용해 석화 사업 본연의 체질 개선을 이뤄내는 것이었다. 대한유화는 위기 극복을 위해 두 가지 방향의 승부수를 던졌다. 첫째는 기존 사업의 고도화, 둘째는 신성장 동력 확보다. 우선 범용 제품 위주의 포트폴리오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21년 1월 온산 공단 내 유휴 부지를 활용하고 1405억원을 들여 부타디엔(BD, Butadiene) 공장을 신설하기로 결정해 2023년 4월 준공했다. 부타디엔은 다양한 합성고무와 아크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 고기능성 플라스틱)의 원료로, C4 유분 고도화를 위해 연산 15만톤의 생산 설비가 건립됐다. 부타디엔은 자동차 타이어나 ABS의 핵심 원료로, 기존 제품보다 수익성이 높아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수익성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전략적 투자였다. 이는 기존의 C4 유분을 단순 판매하던 것에서 벗어나 직접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체계를 갖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더욱 주목할 만한 것은 배터리 소재 시장으로의 본격적인 진출이다. 대한유화는 주요 고객사인 SK온의 배터리 생산 확대에 발맞춰 분리막용 초고순도 폴리에틸렌(PE) 레진 제품 판매를 늘리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대한유화는 이 분야에서 세계 1위의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과 맞물려 향후 실적 개선을 이끌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전통적인 굴뚝 산업에서 벗어나 첨단 기술이 집약된 미래 산업으로 체질을 바꾸려는 대한유화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이 같은 필사적인 자구 노력 덕분에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증권가를 중심으로 글로벌 에틸렌 수급 상황이 개선되고 신사업의 성과가 가시화되며 2025년에는 대한유화가 4년 만에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대한유화의 매출이 3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164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t당 에틸렌 스프레드가 작년 171달러에서 올해 3분기 220달러로 흑자 상태로 접어들었다“며 "또한 3분기부터 LNG 발전소인 한주의 실적이 반영됨에 따라 실적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수요 회복이 더딜 수 있고 고부가가치 신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대한유화는 위기 속에서도 비관련 사업 다각화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전환이라는 두 가지 전략을 통해 뚜렷한 생존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정부의 구조조정 칼날 앞에서 대한유화가 스스로의 힘으로 그려낸 생존 방정식이 과연 성공적인 해법이 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한항공, ‘2705억원’ 캐나다 항공사 웨스트젯 지분 인수 내년 2월로 연기

대한항공의 캐나다 항공사 '웨스트젯(WestJet)' 관련 지분 인수가 당초 계획보다 약 5개월 연기된다. 대한항공은 8일 '타법인 주식 및 출자 증권 취득 결정' 정정 공시를 통해 캐나다 법인 '케스트렐 탑코(KESTREL TOPCO INC.)'의 주식 취득 예정일이 기존 오는 9일에서 2026년 2월 3일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정정 사유에 대해 “인수 거래 종결 프로세스 진행에 따른 추가 일정 소요"라고 설명했다. 이번 지분 인수는 캐나다 항공사 웨스트젯에 대한 투자를 목적으로, 대한항공이 케스트렐 탑코의 주식 74만6845주를 약 2705억원에 취득하는 건이다. 이는 대한항공 자기 자본인 약 10조9631억원의 2.47%에 해당하는 규모다. 해당 안건은 지난 5월 9일 이사회에서 가결된 바 있다. 한편 이번 투자의 대상인 웨스트젯그룹은 최근 재무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에 첨부된 요약 재무 상황에 따르면 웨스트젯은 2024년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자산 총계 약 9조814억원, 부채 총계 약 11조 7278억원을 기록하며 약 2조6464억 원의 완전 자본 잠식 상태에 빠져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약 7조3546억원, 당기 순손실은 7457억원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이번 지분 인수가 마무리되면 북미 항공 시장 내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수 일정이 연기된 만큼 향후 절차 진행 과정에 시장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본토 가격전쟁 BYD, 한국서 ‘신뢰전쟁’ 선회 까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사 BYD가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과도한 전기차 가격 경쟁으로 판매 목표를 낮췄고, 최근 진출한 한국 시장에서는 판매 부진에 더해 '안전성 논란'까지 겹치면서 세단 씰과 SUV 씨라이언 등 신차 전망도 밝지 않기 때문이다. 8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BYD는 올해 판매 목표를 기존 550만대에서 460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실적(430만대) 대비 7% 증가한 수치지만,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올해 8월까지의 누적 판매량도 당초 목표의 절반 수준에 그쳤으며, 최근 발표된 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하며 3년 만에 첫 하락세를 기록했다. 업계는 이를 경쟁 심화에 따른 압박으로 본다. BYD의 주요 경쟁사인 지리자동차는 지난달 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판매 목표를 기존 271만대에서 300만대로 상향 조정했다. BYD의 어려움은 한국 시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첫 출시 모델 아토 3는 지난 4월 543대가 출고되며 초반 흥행 기대를 모았지만, 이후 판매량은 하락세를 보여 6월에는 220대에 그쳤다. 8월 누적 판매량은 약 1578대로,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14위에 머물렀다. 게다가 최근에는 안전성 논란도 불거졌다. 아토 3는 지난달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도평가(KNCAP)에서 종합 별 4개 등급을 받았다. 충돌 안전성(84.7%, 별 4개)과 보행자 안전성(76.2%, 별 5개)은 비교적 무난했지만, 사고 예방 안전성은 42.7%에 그쳐 별 2개에 머물렀다. 주요 안전장치인 긴급 조향 보조, 페달 오조작 방지, 차량·사물 간 통신(V2X) 기능 등이 미탑재됐고, 차로 유지 지원 장치 역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 같은 안전성 논란은 앞으로 국내 출시를 앞둔 세단 씰과 대형 SUV 씨라이언 7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보조금 효과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품질과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커진다면 시장 안착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BYD코리아는 브랜드 신뢰 회복을 위해 적극적 투자에 나서고 있다. 현재 19개 전시장을 운영 중이며 연말까지 30개로 늘릴 계획이다. 서비스센터도 기존 14곳에서 연말까지 25곳 이상으로 확대해 고객 접근성과 사후 서비스를 강화한다. 신차 프로모션도 적극적으로 전개한다. 8일 계약을 시작한 씨라이언 7은 인증 절차와 환경친화적 자동차 고시 등재를 모두 마쳤으며, 현재 전기차 보조금 산정만 남겨두고 있다. 국고보조금 확정 전 출고를 희망하는 고객을 위해 예상액의 상당 부분인 180만 원을 선제 지원하고, 추후 확정된 보조금과의 차액은 추가로 보전할 예정이다. 조인철 BYD코리아 승용부문 대표는 “BYD 씨라이언 7을 기다려온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전기차 보조금에 대한 부담 없이 합리적으로 구입할 수 있도록 국고 보조금 상당액을 미리 제공하기로 했다“며 “다이나믹함과 편안함을 겸비한 씨라이언 7의 매력을 통해 BYD의 혁신적 기술력과 고객 중심의 브랜드 가치를 경험해 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구금 근로자 10일께 귀국…정부·기업 “재발 방지”

미국정부의 불법 체류자 단속에 걸려 구금돼 있는 한국인 근로자 300여명이 빠르면 오는 10일(현지시간) 우리 정부의 전세기를 타고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8일 외교 당국에 따르면, 구금 사태 해결을 위해 8일 미국 워싱턴DC로 급거 출국한 조현 외교부 장관이 현지에 도착해 미 정부 관계자와 구금된 한국인 근로자의 자진출국 방식의 귀국 문제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조기중 워싱턴 총영사는 한국인 근로자들이 빠르면 10일 한국행 전세기를 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혀 양국간 고위급 회동을 통한 구금사태 해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외교부도 현재 양측간 세부협의가 진행 중인 점을 들어 합의 뒤 행정절차를 조기 마무리해 근로자들을 빨리 일괄 귀국시킨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다만, 구금된 근로자 중 일부는 남겨져 미 이민당국의 이민법 위반 재판을 받거나, 귀국자 중 일부도 향후 미국 재입국 과정에서 비자가 거부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처럼 미국 정부의 불법체류자 단속에 걸려 구금돼 있는 300명 넘는 한국인 근로자들이 오는 10일 전세기편으로 일괄 귀국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정부와 기업들이 적극 나서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와 공동으로 대미 투자기업 간담회를 열고, 미국 투자 프로젝트 현장 운영과 관련해 비자 문제를 포함한 각 기업의 인력 운용 현황을 긴급점검했다. 참석기업들은 현지 인력 운영을 위한 미국 비자 확보 대책을 집중적으로 건의했다. 기업의 안정적 대미 투자를 뒷받침하는 차원에서 정부가 미국 정부와 다양한 채널의 양자 협의를 통해 비자 발급제도를 개선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박종원 산업부 통상차관보는 해외업무 단기 파견에 필요한 비자 카테고리를 신설하거나 비자 제도의 유연한 운영 등을 미국과 협의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같은 날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도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주재 제50차 통상추진위원회 회의에 이어 더불어민주당과 정책간담회를 잇달아 열고 구금사태 문제를 논의했다. 여 본부장은 회의에서 “구금 사태 현황을 파악하고 업계 의견을 수렴할 것이며, 향후 외교부 등 관계 부처와 협조해서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과 정책간담회에선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참석한 정청래 민주당 대표에게 “향후 미국 내에 우리 국민의 안전과 기업의 원만한 경영 활동을 위해 재발 방지 대책 마련과 비자 쿼터 확보 등 구조적인 문제 해결에 관심과 지원을 해 달라"고 건의했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기업 하시는 여러분들께서 더 각별히 깜짝 놀라셨을 것 같다"면서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우리 당에서 근본적으로 비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정부와 협력해 잘 풀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미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취재진에게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태로 한미 관계가 긴장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우리는 한국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며 한국과 문제 해결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규빈·박성준 기자 kevinpark@ekn.kr

국내 전기차 48% 성장…EV5가 ‘불쏘시개’

국내 전기차 시장이 올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신차 출시 효과와 정부 보조금 지원이 맞물리면서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4분기에는 기아의 전략형 신차 'EV5'가 본격 판매에 돌입하며 성장세를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8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8월 국내 전기차 판매는 2만4409대로, 4월 이후 5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이어갔다. 1~8월 누적 판매량은 14만2456대로 전년 대비 48.4% 늘었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14만6734대)을 9월 중 넘어설 것이 확실시되며, 전체 신규 등록 차량 중 전기차 비중도 12.7%로 높아졌다. 판매 호조의 배경에는 '신차 효과'가 있었다. 테슬라 신형 '모델 Y'가 2만8000대 넘게 팔리며 시장을 견인했고, 기아 EV3,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기아 레이 EV 등 보급형 모델이 수요층을 넓혔다. 현대차의 대형 SUV 아이오닉 9, 쌍용(KGM)의 전기 픽업트럭 무쏘 EV 같은 다양한 차종도 판매 확대에 기여했다. 이제 업계의 눈은 기아의 'EV5'에 쏠리고 있다. 9월 초 국내 공식 발표와 함께 계약을 시작한 EV5는 전장 4610mm의 준중형 SUV로, 81.4kWh 배터리와 160kW 모터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460km 주행이 가능하다. 2열 풀플랫 시트, 확장형 센터콘솔, 3존 공조 시스템 등 패밀리 친화적인 편의사양을 갖춘 것도 강점이다. 특히 EV5는 정부·지자체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더하면 4000만원 초반대부터 구매 가능해, 합리적인 가격에 실용성과 상품성을 모두 갖춘 '대중화 전기 SUV'로 평가된다. 여기에 가속 제한 보조·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등 첨단 안전 기능, 반려동물 전용 '펫 모드', 디즈니 협업 인포테인먼트 테마 같은 차별화 요소까지 갖췄다. 정원정 기아 국내사업본부장 부사장은 “EV5는 정통 SUV 바디타입 기반의 뛰어난 공간 활용성을 바탕으로 국내 EV 대중화 시대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는 대표 모델"이라며 “합리적인 패밀리 전기차 구매를 고민하는 고객들에게 EV5가 가장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 올해 필요한 전기차 보급 목표치 33만대에는 아직 거리가 있다. 특히 중국산 전기차가 올해 1~8월 4만2932대 팔리며 시장 점유율 30.1%를 차지하는 등 비중 확대가 뚜렷해, 국내 제조 경쟁력 확보와 보조금 정책의 효율적 운영이 과제로 지적된다. 강남훈 KAMA 회장은 “현시점은 대미 수출이 제한되고 현지 전기차 생산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내수 전기차 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이 국내 전기차 경쟁력 유지를 위한 대안"이라며 “국산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 확보와 국내 제조 기반 유지를 위해 '국내생산촉진세제' 등의 인센티브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월간 중고차] 소비 기지개에 추석 특수까지…수입SUV·전기차 ‘구매 타임’

하반기 들어 살아나는 소비심리와 추석 연휴 특수가 맞물리며 9월 중고차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8일 주요 중고차 플랫폼들이 발표한 분석 자료에 따르면, SUV와 경차는 강세를 이어가는 반면, 전기차는 약세를 피하지 못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국내 최대 직영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K Car)는 출시 10년 이내 국산·수입 모델의 평균 시세를 분석한 결과, 국산 경차와 중형차, 일부 SUV가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기아 모닝 어반(3.0%), 쉐보레 더 넥스트 스파크(4.9%), 현대 캐스퍼 일렉트릭(3.0%) 등이 대표적이다. SUV에서는 현대 올 뉴 투싼(2.3%), 르노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1.4%) 등이 강세를 나타냈다. 엔카닷컴은 '추석 귀성 수요'에 주목했다. 국산 SUV 대표 모델인 기아 스포티지 5세대(1.28%), 쏘렌토 4세대 하이브리드(0.79%), 카니발 4세대(0.44%)는 가족 단위 수요 덕에 시세가 올랐다. 대형 SUV 현대 팰리세이드는 꾸준한 인기에 힘입어 보합세를 유지했다. 이 밖에 쉐보레 더 뉴 스파크(1.10%), 현대 캐스퍼(0.75%), 기아 레이(0.52%) 등 경차와 소형 SUV도 꾸준히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대로 전기차는 신차 출시와 물량 증가로 전반적인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테슬라 모델Y(-1.9~-2.1%), 모델3(-2.1%), 현대 아이오닉5(-1.2~-1.7%), 기아 EV6(-1.7~-2.3%) 등이 하락세를 기록했다. 다만 기아 봉고Ⅲ EV 트럭(2.8%), 현대 포터2 일렉트릭(0.4%) 등 전기 화물차는 공급 부족에 따른 예외적 강세를 보였다. 수입차 시장은 세단 강세·SUV 약세 구도로 나뉜다.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 아우디 A4 등은 소폭 상승했지만 BMW X5(-2.18%), 벤츠 GLE(-1.79%), 볼보 XC60(-0.73%) 등 SUV는 일제히 하락했다. 추석 전후 SUV 거래가 활발해지는 시기를 감안하면, 일부 수입 SUV는 오히려 '구매 적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은형 케이카 PM팀 애널리스트는 “6월 대선 이후 점차 소비심리가 회복되면서 중고차 시장이 하반기 들어 분위기가 활발해지면서 시세도 전반적으로 상승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며 “승용, 상용 구분 없이 대부분의 차종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0월 추석을 앞두고 SUV·경차가 강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일부 차종은 시세가 내려가 '구매 적기'로 꼽히고 있다. 특히 BMW X5(-2.18%), 벤츠 GLE(-1.79%), 볼보 XC60(-0.73%) 등 수입 SUV 모델들은 평소 인기 모델이지만 이번 달에는 가격 부담이 완화됐다. 전기차 가격도 떨어졌다. 테슬라 모델3·Y, 현대 아이오닉5, 기아 EV6가 모두 1~2%대 하락세를 보이며 신차 대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접근 가능하다. 엔카닷컴 관계자는 “여름 끝무렵 비수기 이후 중고차 시장 내 거래가 활발해지는 시점으로 시세 변동폭이 크지 않아 인기 모델은 거래가 빨리 이뤄지는 양상을 보인다"며 “SUV는 추석 명절 전후로 시세 상승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어 SUV를 고려하는 소비자는 X5, 티구안와 같이 하락세를 보이는 수입 SUV 등 각 모델의 시세 변동을 잘 참고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안전·미래’ 해법 외부서 찾는다…포스코, 회장 직속 자문위 9일 출범

포스코그룹이 고질적인 안전 문제 해결과 미래 성장 동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외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한 회장 직속 자문 기구를 출범시킨다. 경영진의 시각에서 벗어나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제언을 통해 그룹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포스코그룹은 오는 9일 전남 광양에서 '안전 혁신·미래 전략 자문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고 8일 밝혔다. 이번에 신설되는 자문위원회는 회장 직속 독립기구로 운영되며, △안전 △미래 신사업 △커뮤니케이션 등 3개 분과로 구성된다. 가장 큰 특징은 위원장을 비롯한 각 분과 전문위원을 모두 외부 인사로 위촉해 그룹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객관성과 독립성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초대 위원장에는 박준식 한림대 부총장이 위촉됐다. 안전 분과는 김경문 성공회대 총장이, 미래 신사업 분과는 윤영철 플래닛03파트너스 부사장과 오대균 서울대 객원교수가 맡는다. 커뮤니케이션 분과는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가 전문 위원으로 참여해 사회와의 소통을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각 분과는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활동에 나선다. '안전' 분과는 현장의 작업 중지권 강화, 원·하청 통합 안전 관리 체계 구축, 인공지능(AI) 신기술 도입 등을 통해 안전 시스템을 글로벌 선진사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혁신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미래 신사업' 분과는 기존 철강 사업과의 시너지를 고려해 에너지, 환경, 희토류 등 미래 전략 산업을 발굴하고, 탄소중립과 같은 시대적 과제에 대응하는 역할을 맡는다. '커뮤니케이션' 분과는 위원회 활동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 정책 기관을 포함한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과 소통하며 민관 협력의 기반을 다질 예정이다. 자문위원회는 9일 출범식을 시작으로 매월 1회 각 사업 현장을 직접 찾아 정례 회의를 개최하며 현장 중심의 실질적인 대안을 모색해 나갈 방침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막 오른 ‘K-국방 로봇’ 시대…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폭발물 제거 로봇 첫 양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내 최초로 국방 로봇의 대량 생산에 돌입하며 'K-국방 로봇' 시대의 본격적인 서막을 열었다. 위험한 작전에 사람 대신 로봇을 투입함으로써 장병들의 생명을 보호하고, 병력 자원 부족 문제에 대한 기술적 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위사업청과 약 2700억원 규모의 '폭발물 탐지·제거 로봇' 양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이 계약은 국내 기술로 개발된 국방 로봇이 우리 군에 처음으로 전력화되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올해부터 양산에 들어가는 이 로봇은 지뢰와 급조 폭발물(IED) 탐지·제거 등 위험하고 정교한 임무를 원격으로 수행한다. 특히 지뢰 탐지와 IED 제거 임무를 하나의 로봇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것은 세계 최초다. 가장 큰 특징은 '모듈형' 설계로 다양한 작전 상황에 맞춤형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다. 360도 회전이 가능한 조작팔과 감시 장비를 기본으로, 임무에 따라 △X-레이 투시기 △지뢰 탐지기 △강력한 물줄기로 폭발물을 무력화하는 무반동 물포총 △산탄총 △케이블 절단기 등 6종의 장비를 선택적으로 부착해 운용할 수 있다. 그동안 지뢰 탐지나 폭발물 제거 작전은 장병들이 직접 위험에 노출된 채 수행해야만 했다. 일부 외국산 IED 제거 로봇이 도입됐지만 수량이 극히 적어 전력 공백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위사업청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7년부터 탐색개발에 착수해 2023년 체계 개발을 완료하며 국산화에 성공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다목적 무인 차량 등에서 축적해 온 무인화 기술 역량을 정부와 함께 결집해 이뤄낸 성과"라며 “대한민국의 자주 국방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향후 글로벌 방산 시장 진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내비쳤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철강 거인, 시대를 비춘 보살”…故 대원 장경호 동국제강 창업주 50주기 추모

한국 철강산업의 초석을 놓은 거인이자 자신의 모든 것을 사회에 환원하며 불교 대중화에 헌신한 대원(大圓) 장경호 동국제강그룹 창업주의 50주기 추모식이 8일 거행됐다. 범동국제강그룹은 그의 '철강보국(鐵鋼報國)' 정신을 기렸고, 불교계는 그가 전 재산을 헌정해 설립한 대한불교진흥원의 창립 50주년을 함께 기념하며 고인의 숭고한 뜻을 되새겼다. 동국제강그룹은 창업주 50주기를 하루 앞둔 8일 서울 마포구 대한불교진흥원 대법당에서 '대원 장경호 거사 50주기 추모 및 대한불교진흥원 창립 50주년 기념 법회'를 열었다. 대한불교진흥원이 주관한 이날 법회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법사로 나섰고 동국제강그룹 장세주 회장과 장세욱 부회장을 비롯해 동국산업그룹, 한국철강그룹 등 한 뿌리에서 성장한 범동국강그룹 경영진 78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손자인 장세주 동국제강그룹 회장은 추모사에서 “할아버님께서는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사업을 일으켜 민족 자본을 세우셨고, 업(業)을 통해 민족과 국가에 보은하고자 하셨던 선각자"라며 “돌아가시기 전 모든 사재를 사회와 불교에 환원하셨던 큰 뜻을 기릴 수 있음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장경호 거사님은 이 시대의 진정한 보살이셨다"고 회고하며 “그 숭고한 유지를 후학들이 받들어 고인의 뜻을 빛내주고 있음에 감사하다. 거사님의 뜻을 이어받아 불교를 현대적으로 개선하고 대중의 마음 평안을 얻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대원 장경호 회장의 삶은 대한민국 철강의 역사 그 자체였다. 1899년 부산에서 태어난 그는 1929년 '큰 활을 쏘는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대궁양행(大弓洋行)'을 세우며 사업에 뛰어들었다. 대궁, 남선(南鮮), 조선(朝鮮), 동국(東國) 등 그의 기업명에는 늘 민족과 국가가 담겨 있었다. 6.25 전쟁의 폐허 속에서 '철강이 곧 국력'이라는 신념으로 1954년 동국제강을 설립했다. 부산 용호동 갯벌을 메워 세운 제강소에서 민간 최초로 용광로와 전기로 시대를 열었고, 와이어로드와 후판 등 당시 수입에 의존하던 핵심 철강재를 국내 최초로 생산하며 대한민국 중화학공업의 기틀을 다졌다. 장경호 회장이 뿌린 씨앗은 동국제강그룹을 넘어 2000년 계열 분리한 동국산업그룹과 한국철강그룹으로 이어지며 한국 철강산업의 굳건한 기둥으로 성장했다. 독실한 불자였던 장경호 회장의 삶은 '비움'과 '나눔'으로 요약된다. 그는 1975년 9월 9일 별세하기 직전, “국가와 부처님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한다"는 서신과 함께 당시 돈 30억 원(현재 가치 약 5,000억 원)에 달하는 전 재산을 사회에 헌정했다. 이 기부금을 바탕으로 1975년 대한불교진흥원이 설립됐다. 대한불교진흥원은 1990년 불교방송(BBS)을 개국하며 불교의 현대화와 대중화라는 장 회장의 평생 염원을 실현하고 있다. 장세주 회장은 “쌀 한 톨도 함부로 하지 않으셨던 할아버님의 검약 정신은 곁에서 자란 제게도 각인되었고, 후손들에게도 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고인을 추억했다. 장경호 회장의 경영 철학 제1원칙은 '사람'이었다. 그는 '사람이 동국의 최고의 자본'이라며 모든 임직원을 평등한 인연으로 존중할 것을 강조했다. 이러한 인본(人本) 정신은 동국제강그룹의 상생 노사문화의 뿌리가 됐다. 동국제강 노사는 1994년 국내 최초로 '항구적 무파업'을 선언한 이래, 2025년까지 31년째 그 약속을 지켜오며 한국 재계에 귀감이 되고 있다. 한편, 동국제강그룹은 이번 추모식을 '동국 헤리티지(DK Heritage)'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삼고, 2029년 '동국 75주년-대궁 100주년'을 향한 유산 계승 작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그룹은 이날 공식 유튜브 채널에 창업주 50주기 추모 영상 '기업을 세우고, 마음을 남기다'를 공개하며 고인의 발자취를 공유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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