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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온전선, 美 송전 케이블 생산설비 증설…AI 전력시장 겨냥

가온전선은 미국 생산법인 LSCUS가 5000만 달러(한화 약 760억원)를 투자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송전 케이블 생산능력을 2배 확대한다고 16일 밝혔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타보로 공장에 올해 10월과 내년 4월 각각 1차와 2차 생산라인을 순차적으로 가동한다는 목표다. 최근 미국에서는 생성형 AI 확산으로 초대형 데이터센터 투자가 급증하면서 전력 인프라 수요도 늘고 있다. 이에 맞춰 LSCUS는 미국 현지 생산 체계를 기반으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정현 가온전선 대표는 “미국 현지 생산 체계를 기반으로 고객 대응력과 공급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시장 성장에 맞춰 북미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LS일렉트릭, 유럽 전력에너지 시장서 송·배전 경쟁력 공개

LS일렉트릭은 오는 23~2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 있는 '메쎄 뮌헨'에서 개최되는 전력 인프라 전시 '이엠파워 2026'에 참가한다고 16일 밝혔다. LS일렉트릭은 '더 스마트한 전력 시스템을 완성하는 토탈 솔루션 파트너'를 주제로 △초고압 변압기 △몰드 변압기 △직류 배전 솔루션 등을 선보인다. 132킬로볼트(㎸)급 90메가볼트암페어(㎹A) 초고압 변압기, 1500㎸A 몰드 변압기와 35㎸급 고압 배전반(MCSG), 직류(DC) 패키지 솔루션 등이 대표적이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유럽 시장에서 수요가 급증하는 친환경·고효율 솔루션 라인업을 강화해 북미에 이은 차세대 전략 시장인 유럽 공략을 본격화하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LG전자 생활가전, 사랑방문화와 만나 ‘글로벌 팬덤’ 구축

LG전자가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 등 온∙오프라인에서 'K-컬처 교류의 장'을 활발하게 펼치며 'LG 브랜드 팬덤'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16일 LG전자에 따르면, LG 브랜드 팬덤의 대표 소통창구로 LG전자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커뮤니티 '라이프지니어스(Life's Genius)'가 꼽힌다. 라이프지니어스는 집에서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고자 하는 고객들이 생활 속 아이디어와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는 커뮤니티다. 현재 라이프지니어스 회원 수는 3만 명에 육박한다. 2022년 고객 커뮤니티문화가 활성화된 이탈리아와 베트남에서 각각 100명의 회원으로 시작했으며, 2023년 멕시코, 2024년 인도로 활동 지역을 넓혀왔다. 라이프지니어스는 서로 다른 나라의 문화 생활 정보 교류의 장으로 발전하면서 입소문을 탄 덕분에 회원 수를 2023년 약 1200명에서 △2024년 약 1만5000명 △2025년 약 2만7000명으로 폭발성장해 연평균 성장률 410%를 기록하고 있다. LG전자는 자동차, 게임 등 고관여 제품 중심으로 형성되던 기존 팬덤 구조와 달리 생활가전 브랜드 커뮤니티가 이처럼 성장한 경우는 이례적이라고 평가한다. 특히, 소속된 집단과의 공감대를 나누는 한국식 '사랑방 문화'가 온라인을 타고 해외에서 인기를 끈 셈이다. 글로벌 소셜미디어도 팬덤 확대의 주요 채널로 한몫하고 있다. LG전자 주방가전 공식 인스타그램 'Life's Good Kitchen'의 팔로워(Follower:친구 맺기) 수는 200만 명을 넘어섰다. 인스타그램 외에도 틱톡, 페이스북 등 글로벌 소셜미디어을 통해 주방 가전 콘텐츠를 운영하고 있으며, 3개 채널의 팔로워 수를 합치면 1200만 명에 이른다. Life's Good Kitchen의 경우, 2021년 개설한 글로벌 가전 전문 채널로, 오븐과 인덕션, 냉장고등 주방 가전을 중심으로 라이프스타일 정보와 활용 팁을 소개하고 있다. 제품 사용법을 단순히 안내하는 것이 아닌 요리, 주방 인테리어, 홈 라이프스타일 등 고객 관심사와 연결한 콘텐츠를 제공하며 글로벌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LG전자는 각 지역의 문화와 생활 방식을 반영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고객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LG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어, 지난 4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세계 최대 디자인 전시회 '밀라노디자인 위크' 기간에 마련한 초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브랜드 SKS 쇼룸에 라이프지니어스 멤버들을 초청해 스타 소믈리에의 와인 시음회, SKS 와인셀러 제품 경험을 제공해 호응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LG 브랜드 팬덤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는 충성고객 커뮤니티인 'LG전자 앰버서더'가 대표적이다. LG전자 앰버서더는 제품과 서비스 이용 경험을 영상 콘텐츠로 제작해 '더 나은 삶'의 가치를 알리는 크리에이터 그룹이다. LG전자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해본 고객들이 자신의 경험을 직접 전한다는 점에서 브랜드 메시지의 신뢰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LG전자 앰버서더는 2024년부터 시작해 현재 4기까지 운영 중이며, 제작한 앰버서더 콘텐츠는 누적 3000여 건, 조회수는 누적 5000만회를 넘어섰다. LG전자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커뮤니티를 통해 글로벌 고객과의 소통 접점을 넓히고, 실제 고객경험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 팬덤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토요타 ‘올 뉴 RAV4’, 한국인 하이브리드 사랑 불당긴다

토요타코리아가 하이브리드 중심 전략의 핵심모델 '올 뉴 RAV4(신형 RAV4)'를 앞세워 국내 친환경차 시장 공략에 나선다. 최근 미-이란 전쟁 여파로 형성된 고유가 국면을 타고 연료 효율이 뛰어난 친환경차에 국내 소비자들 관심이 높아지자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베스트셀링카 모델로 자리잡은 RAV4로 한국 수입차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16일 토요타코리아는 하이브리드(H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상품성을 강화한 완전변경 모델 신형 RAV4를 공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지난 1994년 처음 출시된 RAV4는 도심형 크로스오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을 개척한 모델로 평가받는다. 지난 30여 년간 전 세계 누적 판매량 1500만대 이상을 기록하며 토요타를 대표하는 글로벌 베스트셀링 SUV로 자리 잡았다. 토요타코리아가 국내 시장에 신형 RAV4를 선보인 배경에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시장이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국내 하이브리드차 등록 대수는 272만7895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219만6909대와 비교하면 24.2% 증가한 수치다. 전체 자동차 등록 대수 2663만3482대 가운데 하이브리드차 비중은 10.2%를 기록했다. 지난 3월 처음 10%를 돌파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하이브리드차는 지난해 말 등록 대수 200만대를 넘어선 이후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 추세라면 연내 300만대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도 하이브리드 모델의 인기는 높아지고 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에 대한 부담과 고유가가 맞물리면서 연비 효율이 뛰어난 하이브리드 모델에 소비자 수요가 집중되는 모습이다. 토요타 역시 하이브리드 전략을 통해 국내 시장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토요타코리아는 올해 1~5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총 3786대를 판매하며 점유율 2.59%를 기록했다.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으며 브랜드 순위는 6위다. 업계에서는 국내 하이브리드 시장 확대 흐름 속에서 RAV4가 다시 한번 토요타 판매를 견인할 핵심 모델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토요타는 이번 신형 RAV4에 최신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PHEV 시스템을 적용했다. PHEV 모델은 2.5리터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과 신규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 고효율 e-Axle을 결합해 시스템 총 출력 329마력을 발휘한다. 특히 22.68kWh 배터리를 탑재해 전기차 모드만으로 최대 77㎞를 주행할 수 있다. 토요타 측은 서울·경기권 출퇴근 거리 기준으로 일상 주행 대부분을 전기만으로 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50kW 급속충전 기능을 처음 적용해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약 35분 만에 충전할 수 있도록 했다. 하이브리드 모델 역시 성능과 효율을 높였다. HEV XLE 트림은 시스템 총 출력 230마력에 복합연비 19.0㎞/L를 확보했으며 HEV 리미티드 트림은 시스템 총 출력 239마력, 복합연비 15.6㎞/L를 달성했다. 토요타는 최근 자동차 업계 핵심 화두인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신형 RAV4에는 토요타 차세대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아린(Arene)'이 처음 적용됐다. 이를 기반으로 LG유플러스와 협업해 개발한 커넥티드 서비스 '토요타 커넥트'를 탑재했다. 토요타 커넥트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원격 시동과 공조 제어, 차량 상태 확인, 주차 위치 확인 등을 지원한다. 또한 네이버 클로바 기반 AI 음성인식 기능을 적용해 내비게이션 목적지 설정과 차량 기능 제어도 가능하다. 토요타는 이번 신형 RAV4를 통해 고객 선택의 폭도 확대했다. 기존 하이브리드 중심 라인업에 더해 처음으로 고성능 감성을 강조한 'PHEV GR 스포츠' 모델을 도입했다. 전용 서스펜션과 공력 부품, 스티어링 세팅 등을 적용해 SUV에서도 운전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개발했다. 후토나가네 요시노리 토요타자동차 치프 엔지니어는 “GR 스포츠는 단순한 디자인 패키지가 아니라 핸들링 성능 향상에 초점을 맞춘 모델"이라며 “스포츠 모드 주행 시 보다 직관적인 조향감과 운전 재미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격은 △HEV XLE 4927만원 △HEV 리미티드 5746만원 △PHEV XSE 6160만원 △PHEV GR 스포츠 618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기존 2025년형 모델 대비 최대 748만원 인상된 수준이다. 다만 토요타코리아는 상품성과 첨단 사양, 성능 향상 폭을 고려한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콘야마 마나부 토요타코리아 사장은 “RAV4는 컴팩트 SUV로서 높은 실용성과 뛰어난 하이브리드 성능을 바탕으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어울리는 모델"이라며 “올 뉴 RAV4는 토요타의 멀티 패스웨이 전략을 대표하는 차량으로 고객들에게 현실적이고 폭넓은 전동화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토요타코리아는 단순히 자동차를 판매하는 브랜드가 아니라 고객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브랜드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업스테이지 개발 AI, 전 세계 200여 기업서 도입”

생성형 AI 기업 업스테이지가 포털 다음(DAUM)의 운영사 AXZ에 이어 인공지능(AI) 에이전트 플랫폼 타임리 인수를 마무리하고 '업스테이지 컴퍼니'로 새 출발한다. AI모델을 잘 만드는 기업을 넘어 AI로 더 강력해진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기업 간 거래(B2B)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 '모두를 위한 AI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비전을 16일 선언한 것이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업스테이지 미디어데이' 행사를 갖고 “우리의 비전은 모든 사람이 AI를 활용하는 것"이라며 “자체 AI 모델을 중심으로 기업과 일반 사용자, 에이전트까지 아우르는 '모두를 위한 AI' 시대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 AI 모델 개발사 넘어 AI 생태계 확산 주역으로 자체 AI 모델 '솔라'를 개발한 업스테이지는 정부가 추진 중인 국가대표 AI 개발 프로젝트의 정예팀 중 하나이다. 지난 4월엔 기업상장(IPO) 준비단계에 해당하는 시리즈C 투자유치에서 1차에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을 인정받으면서 국내 생성형 AI 기업 최초로 유니콘에 등극했다. 지금까지 업스테이지가 유치한 누적 투자금은 국민성장펀드 첨단전략기금 1000억원 등을 포함해 약 7300억원이다. 업스테이지는 투자금으로 지난 5월 포털 '다음(Daum)'의 운영사 AXZ에 이어 최근 AI 에이전트 플랫폼 타임리를 차례로 인수했다. 이날 간담회는 AXZ와 타임리 인수 이후 처음 대외행사로, 이건수 AXZ 대표와 김대환 타임리 대표도 함께했다. 김성훈 대표는 “'모두를 위한 AI 시대를 함께 열겠다'는 비전을 공유하는 동료나 기업을 지속적으로 찾고 있다"며 “특별히 어떤 기업을 보고 있다(인수하겠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업스테이지 컴퍼니와 과업을 함께 이어갈 수 있는 기업이라면 언제든 환영"이라고 말했다. IPO와 관련해서는 “회사를 처음 설립할 때부터 IPO는 염두에 두고 있었던 부분이고, 상장 주관사를 선정해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일정과 관련해 내부에서 많은 토론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독파모에 강한 자신감…다음·타임리 청사진도 이날 김 대표는 업스테이지가 개발 중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와 관련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일본 등 전 세계 200여 개 이상 기업이 업스테이지 AI를 도입 중"이라며 “올해 상반기 신규 계약액이 이미 전년도 전체 실적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어 “독파모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 중인 오픈소스 모델 '솔라 오픈2' 프리뷰 버전은 AI 성능평가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 인텔리전스 지수(AAII)에서 44.4점을 기록했다"며 “처음 공개했던 모델이 '챗(chat)'을 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면 이달 공개되는 모델은 여러분의 기대치를 충족시킬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업스테이지의 우산 아래 들어온 AXZ와 타임리도 업스테이지의 AI 모델을 기반으로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먼저 AXZ는 30여 년간 축적된 '다음'의 고품질 데이터와 주간 1000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주요 서비스에 AI를 결합한다는 구상이다. 타임리는 기존의 B2B 주 고객인 공공과 교육을 넘어 일반 사용자까지 잇는 AI 생태계 확산 전략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업스테이지 컴퍼니의 탄생은 국내 최초로 강력한 AI 모델과 에이전트, 그리고 모두가 쓰는 플랫폼을 하나로 잇는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며 “기업을 위한 AI를 넘어 모두를 위한 AI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AI, 내 동료가 돼라”…SKT, AX 혁신 2.0 시행

SK텔레콤이 조직 내 인공지능(AI) 전환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한 'AX혁신 2.0'에 돌입한다. 기존의 'AX 혁신 1.0'이 현장의 업무 효율성 개선에 중점을 뒀다면, 'AX 혁신 2.0'은 구성원이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16일 SKT에 따르면 정재헌 SKT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경기도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6 SB 이천포럼'에서 이 같은 내용의 조직 AX 혁신 방향을 제시했다. SKT에 따르면 회사는 AI를 단순한 업무 보조 도구가 아니라 구성원과 함께 일하는 새로운 업무 주체로 정의한다. AI 에이전트는 사번을 받고 소속과 직무, 권한까지 할당받는 등 입사부터 퇴사까지 사람과 유사한 절차로 관리받게 된다. 특히 SKT는 AI 에이전트를 위한 데이터·보안 접근 권한 규정 마련 등 사람과 AI 에이전트가 함께 일할 수 있는 거버넌스 체계도 구축한다. 구성원들은 AI 에이전트와의 협력을 통해 반복적인 업무 대신 보다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업무에 집중하게 된다. SKT는 'AX 샌드박스' 제도도 점진적으로 도입한다. AX 샌드박스는 기존에 관성적으로 해왔던 업무방식을 AI 기반으로 다시 설계하는 일종의 사내 실험이다. 앞서 SKT는 사내 일부 조직에서 AX 샌드박스를 석달 간 시범 운영하면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또 구성원들의 유연한 AI 이용을 지원하기 위해 기존 사내 AI 개발 플랫폼을 통합하고, 전 업무 영역에서 AI 전환을 촉진하는 'AX 카탈리스트(Catalyst)'를 선정해 각 조직의 AX 전환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정재헌 SKT CEO는 “AX의 일상화를 통해 구성원의 시간과 역량이 새로운 도전을 이끄는 성장 동력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구성원이 마음껏 AI 역량을 쌓고 성과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산업형 AI기준, AI데이터센터 전력 안정화 패키지 마련해야”

국내 인공지능(AI) 산업이 주요 대표업종과 산업 인프라의 강점을 살리기 위해선 기업이 신뢰하고 활용할 수 있는 '산업형 AI 기준'을 우리 주도로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아울러 AI산업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안정적 전력 공급 및 전력 품질 유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AI 데이터센터 전력 안정화 패키지'를 신성장동력으로 키워야 한다는 조언이 제기됐다. 16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경제인협회 주최 '글로벌 AI 전환과 산업 대응 전략' 세미나에서 발제자인 김민기 KAIST 경영전문대학원장은 “한국은 제조업·반도체·통신 인프라와 산업 데이터를 보유한 강점을 살려야 한다. 해외 규제를 단순히 따라가기보다 산업 현장에서 기업이 신뢰하고 활용할 수 있는 '산업형 AI 기준'을 주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원장은 산업형 AI 기준을 “AI가 생산공정이나 품질관리, 설비안전 등에 직접 활용되는 만큼 모델 성능뿐 아니라 데이터 관리, 보안, 사후점검 등을 아우르는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첫 발제 주제로 미국·일본 등 주요국의 '인공지능 전환'(AX) 정책을 소개한 김 원장은 “각국이 차별화된 AX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AI를 개별 기술이 아닌 데이터센터·클라우드, 산업 데이터, 제도·규범까지 포괄하는 '산업 기반'으로 보고 전략적으로 육성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빅테크의 기술혁신에 국방·안보 분야의 공공조달을 결합해 AI 시장을 키우고 있다"며 “정부가 단순한 규제자가 아니라 초기 수요자 역할을 하면서 민간 AI 생태계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구조"라고 미국의 AX 정책을 평가했다. 유럽연합의 경우, AI Act를 통해 안전성과 투명성, 데이터 관리 기준을 제도화하고 있으며, AI를 빠르게 활용하는 것만큼이나 신뢰할 수 있는 규칙을 먼저 만드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크리스 사이플 우드맥킨지 부회장은 AI와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폭발적 성장이 미국 전력망에 단순한 전력 수요 증가를 넘어 변동성이라는 새로운 리스크를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이플 부회장은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의 높은 변동성은 기존 전력망 운영 방식과 발전설비의 안정성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전력 품질과 부하 대응능력이 데이터센터 경쟁력의 핵심변수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AI 데이터센터 시대의 전력 경쟁력은 전기를 얼마나 많이 공급하느냐를 넘어 얼마나 안정적으로 제어하고 품질을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한국이 'AI 데이터센터 전력 안정화 패키지'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사이플 부회장은 제언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한국형 AX 전략의 실행 기반으로 전력 인프라, AI 법제, 산업데이터 활용 방안 등을 논의했다. 김진수 한양대학교 교수는 한국형 AX 전략을 위한 에너지 부문 대응 전략과 관련 “전력을 적기에, 청정하게, 적정 입지에 공급할 수 있는 전력망이 필요하다"며 “전원 포트폴리오와 조달제도, 입지 및 거버넌스를 통합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환경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법·제도 정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AI 인프라 경쟁력 확보를 위해 규제를 합리화하고 데이터 활용을 뒷받침할 수 있는 법적 기반 조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안준모 고려대학교 교수는 “한국형 신성장동력의 출발점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암묵지라는 우리만의 자원을 학습 가능한 데이터 자산으로 바꾸는 것"이라며 “EU의 Data Act 등과 같은 산업 데이터 권리 및 공유 거버넌스의 정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전시형 롯데이노베이트 AI혁신센터장은 “정부는 AI의 첫 수요를 만들어 주는 마중물이 돼야 한다"며 “동시에 기업은 규제를 따라가는데 그치지 않고 표준을 함께 설계하며 주도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AI 경쟁의 다음 전장은 AI 모델 자체가 아니라 AI와 실물경제의 융합"이라며 “AI를 얼마나 빠르고 깊게 제조·에너지·금융·서비스 현장에 확산시키느냐가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정승현의 소재 탐구] 양극·음극 결합 차단 기능…캐즘 뚫고 미래 전동화 ‘견인’

전동화가 지연되면서 배터리 시장의 일시적 수요 침체(캐즘)가 길어지고 있지만 배터리 안정성을 좌우하는 분리막 사업에 대한 국내 화학업계의 의지가 여전하다. 전기차 확대 기조가 분명해 당장 수익성 부진을 이유로 정리하기보다 생산 구조를 효율화하고 연구개발 역량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두는 것이다. 다른 석화 소재처럼 범용 분리막은 저가 대량 생산에 유리한 중국이 잡고 있지만, 분리막 사업에 일찍이 뛰어든 국내 기업들이 더 얇으면서도 고도의 안정성을 갖춘 배터리 분리막 개발·생산에 집중하면서 미래 시장을 준비 중이다. 15일 석화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분리막 기업들은 자사의 생산 구조를 효율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미래 전동화에 대비하고 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지난달 말 중국 사업장을 현지 기업에 매각하고 충북 증평 공장에서 생산을 더 이상 안하기로 결정했다. 대신에 폴란드에서 진행 중인 12억㎡ 규모의 2~4공장 증설에 집중해 고도화된 생산 설비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LG화학도 헝가리 공장의 원단 분리막 사업을 정리하고 기술 난이도가 높은 분리막 생산에 집중한다. 분리막은 배터리 안에서 움직이는 전해질 이온을 통과시키면서도 양극과 음극이 맞붙는 현상을 막는 소재다. 배터리 내부는 전자의 흐름에 따라 양극과 음극으로 나뉘는데, 두 극이 붙으면 큰 폭발이 발생하기 때문에 분리막이 필수다. 리튬을 전해질로 쓰는 배터리의 분리막은 리튬배터리분리막(LiBS)으로 부른다. 대표적인 석유화학 소재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에틸렌(PE) 필름이 분리막의 주 재료다. PP나 PE 필름을 적절히 당겨 찢는 건식 공법이나 유기용제를 첨가해 압착하는 습식 공법을 이용해 전해질 이온만 통과시키는 기공(구멍)을 만든다. 분자의 통과를 막으면서 전자의 흐름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미세한 수준까지 관리되는 공정이 필요하다. 건식공정보다는 습식공정이 안전성 측면에서 유리하다. 필름을 찢는 방식으로는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전해질 분자가 통과할 정도로 큰 기공이 생겨 양극과 음극 간 분리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습식공정은 PP·PE 필름에 유기용제를 첨가해 압착한 뒤 용제를 제거하는 방식이라 덩어리가 큰 분자의 이동이 생길 가능성이 줄어든다. 석화기업들이 분리막 제조 기술에 뛰어든 건 2000년대부터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2007년 국내 최초, 세계에서 3번째로 리튬전지 분리막을 개발한 뒤 국내와 중국, 폴란드 세곳에 생산 거점을 구축했다. LG화학도 2021년 LG전자에서 분리막 사업을 넘겨받은 뒤 사업을 영위해왔다. 다만 배터리 분리막 사업도 배터리 캐즘 영향에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SKIET는 지난 1분기 73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지난해에도 영업적자를 이어갔다. LG화학도 분리막 사업이 수익성 개선에 기여하는 상황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사업을 놓아버리면 전동화 기조에 따른 전기차 사용과 전력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어려워진다는 딜레마에 빠질 우려가 크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처럼 무게를 어떻게든 최소화해야 하는 배터리에는 더 얇으면서도 안정성이 우수한 분리막을 쓰는 것이 유리하므로 범용 단계를 뛰어 넘은 국내 분리막 기업들이 앞설 수 있는 요인이 남아 있다. 대중국 배터리 공급망 견제 움직임도 기댈 수 있는 요인이다. 유럽연합(EU)이 최근 배터리를 포함한 전략산업의 역내 제조를 촉진하기 위한 산업가속화법안을 내놓으면서 배터리 주요 부품도 EU 주요 원산지 요건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특히 법안 시행 3년이 지난 시점부터는 전기차에 탑재할 배터리 중 셀과 관리 시스템, 양극재를 포함한 5개의 주요 부품이 EU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도록 규정하게 된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정유사, ‘종전 이후’ 원유수급·공급망 적응전략 고민

미국과 이란이 사실상 종전에 합의했음에도 국내 정유사들이 이후 변화가 예상되는 원유 수급부터 가격 문제에 적응하기 위한 숙제를 안게 돼 마냥 웃지 못하는 상황이 처했다. 당장 호르무즈 해협이 열려도 통항이 전쟁 전 수준으로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안정적 원유 수급을 위한 전략을 추가로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수 환경에서도 최고가격제 출구 전략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을 둘러싼 딜레마를 풀어야 하고, 국내외 석유 수급 구조와 이에 따른 공급망 변동, 자체 생산설비 최적화 같은 중장기 과제도 개선해야 하는 처지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사들은 14일(현지 시간) 미국과 이란이 종전에 합의하 원유 수급상황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협상단이 오는 1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종전 서명식을 가지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헤제하더라도 중동 지역 원유를 선박에 싣고 한국 항구로 실어오기까지 시차가 나기 때문이다. 유가 추이에는 종전 기대감이 미리 반영됐다.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 2월 말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71.2달러를 기록했지만 발발 직후부터 급격한 상승세를 타며 3월 23일 166.8달러까지 올랐다. 4월 들어 100달러선에 가까워졌지만 평년에 비하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다 6월 들어 종전 기대감이 반영되며 유가가 100달러선 아래로 떨어진 뒤 지난 12일 기준 83.2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중동 지역에서 원유 수급 상황이 전쟁 전 수준으로 회복하기까지 시차가 생각보다 길어질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등 중동 국가들에서 액화천연가스(LNG)와 원유 생산 시설이 파괴되는 사례가 나타난 점이 대표적인 이유다. 정확한 파괴 규모와 생산 차질 물량, 설비 복구 기간을 예측하기 쉽지 않아 짧게는 몇 달부터 길게는 1~2년까지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이 종전 직후 바로 개방되더라도 전쟁 기간 해협에 설치한 기뢰도 중동산 원유 수급 회복의 방해 요인이다. 전쟁 전에도 대형 원유 운반선이 항해할 수 있는 폭이 넓어봐야 10km 정도로 협소한데, 기뢰 때문에 기존 항로를 이용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종전 협상을 마치고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더라도 유조선 통항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때까지 지켜봐야 하는 데다 중동에서 한국으로 원유가 들어오는 시차도 3~4주"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카타르 LNG 설비처럼 중동 지역의 파괴된 원유와 가스 설비 규모 파악부터 복구까지 시간이 꽤 필요하기 때문에 유가 변동 같은 추이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70% 가까이 됐던 수급 구조를 어떻게, 어느 정도로 다변화할지도 정유사들이 풀어야 할 과제다. 가장 유력한 대체 수입처로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이 부상하면서 전쟁 기간에는 북미 수입 비중을 늘렸다. 지난 4월 기준으로 수입 원유 가운데 중동산 비중은 전년 동월보다 12.1%포인트 낮아졌지만, 미국산은 215만톤으로 13.4% 증가하며 사우디와 맞먹는 수준이 됐다. 그러나 설비 구조와 경제성 등을 고려하면 섣부른 수급 다변화 결정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정유사들은 원산지별 원유 투입 비중에 맞춰 원유 정제 설비를 운영해온 만큼, 원산지별 도입 비중을 바꾸면 설비 조정 과정을 몇 달에서 1년 정도 거치며 설비 투자를 단행해야 한다. 특히 북미 지역 원유 비중을 더 늘리는 데는 신중한 분위기다. 안정적인 자원 확보라는 경쟁력을 고려하면 원산지를 다변화하는 전략을 채택해야 하지만, 북미산 원유 도입 비용이 중동산보다 더 높기 때문이다. 북미산 원유 가격이 약간 더 높은 데다 한국으로 운반하는 거리와 시간이 중동산의 2배라 운송 비용이 훨씬 더 비싸다. 원유 적재 항구가 대부분 대서양 쪽에 있는 데다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기 어려워 북미산 원유를 배에 싣고 오려면 아프리카 희망봉을 거쳐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이란 전쟁을 겪은 정유사로서는 원유 수급처 다변화를 어떻게든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설비 조정 문제와 원가 상승 같은 부담도 있어 어느 정도로 확대할지 따질 내용이 많다"고 말했다. 물가 급등을 최소화한다는 취지로 정부가 시행해온 석유제품 최고가격제의 출구를 어떻게 마련할지도 고민이다. 이달 들어 유가가 하락하는 추세인 데다 종전이 현실화되면서 최고가격제를 종료해야 하는데, 그간 안착된 관행대로 싱가포르 석유 시장(MOPS) 가격에 연동하면 지금보다는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차 최고가격제부터 6차 최고가격제가 적용되고 있는 지금까지 국내 휘발유와 차량용 경유의 정유사 공급 가격은 각각 리터당 1934원과 1923원으로 고정됐다. 이에 따라, 주유소에서 판매된 전국 평균 가격도 리터당 2000원 초반을 유지했다. 그간 MOPS에 연동되지 않아 상승이 억제됐던 기름값이 최고가격제 해제 이후 오르면 생활 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지만, 정유사 손실 보전 재원이 한정돼 있다는 점에서 최고가격제를 유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빠르면 이번주 시작될 최고가격제에 따른 정유사 손실 보전 논의와 유가 하락으로 재고 효과가 반대로 나타날 가능성도 변수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에교수는 “원유 뿐만 아니라 LNG까지 포함해 화석 연료 기반 에너지 공급이 차질을 빚어왔기 때문에 최소한 몇 달은 전쟁 기간 겪은 수급 불안이 지속될 것"이라며 “따라서 유가가 떨어져도 개별 정유사가 내야 할 원유 도입 비용이 높아진 새 판에 적응해야 하는 시기"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 교수는 “무조건 북미산 원유를 확대하는 데 치중하는 것을 경계하고 중동산 원유를 안정적으로 수급할 전략도 마련해야 한다"며 “MOPS에 정유사 공급가를 연동해온 관행이 합리적인 국내 석유제품 가격 책정을 위해 유지됐다는 점을 고려해 최고가격제 출구 전략 마련과 국민 설득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테슬라급 가격’ 지커 전기차 7X, ‘국내 흥행’ 기대와 우려는?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가 최근 국내시장에 첫 모델 '7X'를 선보이며 한국 소비자 공략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첨단기술과 고급 상품성을 앞세워 고급 전기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대한 부담이 제기되면서 국내 소비자들 반응도 기대와 우려로 엇갈리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커코리아는 최근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7X를 공개하고 사전계약에 돌입했다. 지커는 중국 지리자동차그룹 산하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로 이번 7X를 통해 한국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지커가 선보인 7X는 프로·맥스·울트라 등 3개 트림으로 운영된다. 판매 가격은 각각 5299만원, 5999만원, 6999만원이다. ◇ 국내 소비자 “상품·성능 좋아보이는데 가격 높다"…중국산 평가절하 인식 드러내 가격 정책은 시장의 기대보다 다소 공격적이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저렴한 7X 프로는 테슬라 모델Y 후륜구동(RWD) 모델(4999만원)보다 약 300만원 비싸다. 반면에 7X 맥스는 모델Y 롱레인지(6399만원)보다 약 400만원 저렴하며, 최상위 트림인 울트라는 모델Y 상위 트림과 비슷한 가격대로 책정됐다. 이 때문에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중국차 치고는 비싸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국내시장에서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완전히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 우위를 앞세우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소비자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 소비자들은 “상품성과 성능은 좋아 보이지만 가격이 예상보다 높다", “이 가격이면 테슬라 모델Y를 고려할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는 “지커 계약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가격 공개 이후 모델Y로 마음이 기울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중국차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했던 가격보다 비싸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와 달리, “주행거리, 충전 성능, 실내 공간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비야디(BYD)와 달리 프리미엄 브랜드를 지향하는 만큼 단순 가격 비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국내시장에 진출한 BYD가 3000만원대 전기차를 앞세워 흥행에 성공한 만큼 지커와 비교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BYD '아토3'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높은 가성비를 무기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다만, 업계는 지커와 BYD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한다. BYD가 쟁력을 앞세운 대중 브랜드라면, 지커는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한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 볼보·폴스타와 기술 시너지로 프리미엄 구축…BYD 가성비와 차별화 전략 지커는 출발점부터 BYD와 다른 차별화 전략을 택했다. 저가 공세보다 브랜드 가치와 기술력을 기반으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 내에서도 지커는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로 자리매김했으며 지리자동차그룹 산하의 볼보와 폴스타 등과 기술적 시너지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커는 단순한 중국 브랜드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글로벌 브랜드 정체성을 강조하고 있다. 스웨덴 예테보리에 디자인센터와 연구개발(R&D) 거점을 운영하면서 유럽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번 7X 역시 중국 외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페이스리프트(상품성을 보강한 변경모델)가 적용된 차량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커 7X가 성능과 충전 기술, 실내 활용성 등을 고려할 때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7X는 800V 초고속 충전 시스템을 적용했으며 최대 645마력의 성능과 2900㎜ 달하는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또, 자국기업 CATL의 100㎾h 배터리를 탑재한 맥스 트림은 1회 충전 시 최대 483㎞ 주행이 가능하다. 최상위 트림인 울트라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3.9초 만에 도달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 충전 성능 역시 강점으로 꼽힌다. 글로벌 기준 최대 360kW 초급속 충전을 지원하며 최적 조건에서는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약 13~16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최신 전기차 시장에서 중요 요소로 꼽히는 충전 속도와 실내 활용성 측면에서 경쟁 모델 대비 강점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기차 시장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소비자들이 단순 가격보다 주행거리와 충전 성능, 브랜드 경험, 차량 완성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점도 지커에는 긍정적인 요소다. 이에 따라 지커 역시 가격 경쟁보다는 상품성과 프리미엄 이미지를 앞세운 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 지커, 전국 9곳에 서비스 거점 구축…소비자 대면마케팅 확대로 '고정관념 깨기' 문제는 중국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다. 한국시장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게도 공략이 쉽지 않은 시장으로 꼽힌다. 소비자 눈높이가 높은 데다 품질과 안전성, 사후서비스(A/S) 등의 요구 수준도 높기 때문이다. 특히, 전기차 시장에서는 충전 인프라와 유지·보수 체계가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브랜드 신뢰도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커 역시 이 같은 점을 의식해 서비스 네트워크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커코리아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충청권·경상권 등 전국 9개 거점을 중심으로 판매 및 서비스망을 구축했으며 연내 14곳까지 네트워크를 확대해 국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중국 전기차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과거보다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꼽는다. 다만, 여전히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품질과 중고차 가치, 장기적인 서비스 안정성 등에 평가절하 인식이 남아 있는 만큼 이를 얼마나 빠르게 해소할 수 있을지가 시장 안착의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자동차업계는 지커의 성공 여부가 단순히 한 모델의 흥행을 넘어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의 국내시장 가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지커가 한국 시장에 처음 진출하면서 7X를 내세운 것은 상품성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다만, 지난해 BYD가 중저가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한 것과 달리 지커는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하고 있어 접근 방식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7X의 가격대는 사실상 테슬라와 직접 경쟁해야 하는 수준"이라며 “상품성은 충분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중국차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가격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국내 전기차 시장은 경쟁모델이 많은 만큼 소비자들이 가격 경쟁력을 충분히 체감하지 못하면 구매 대상에서 제외할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마케팅 전략과 가격 정책의 유연성이 시장 안착 여부를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결국 첫 단추를 얼마나 잘 끼우느냐가 중요하다"며 “가격 경쟁력을 보완하거나 상품성과 브랜드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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