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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정부 K-GX 참여…“값싼 청정에너지·저탄소 철강시장 필요”

포스코그룹이 정부의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프로젝트에 참여해 수소환원제철을 중심으로 철강산업의 탈탄소 전환에 나선다. 포스코는 철강 공정을 실제 저탄소 체제로 전환하려면 대규모 전력과 청정수소를 경제적인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생산비가 높은 저탄소 철강의 가치를 인정하는 시장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정부에 제안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7일 대통령 주재로 열린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 행사에서 시그니처 프로젝트인 '철강 GX 기반 탈탄소 산업 생태계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고 8일 밝혔다. 핵심은 포스코가 개발 중인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기술 '하이렉스(HyREX)'다. 기존 고로에서 사용하는 석탄 대신 수소 등을 활용해 철광석을 환원함으로써 철강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줄이는 기술이다. 포스코는 하이렉스 기술 개발과 실증을 추진하는 동시에 청정에너지 공급에서 저탄소 철강 수요 창출까지 연결하는 산업 생태계를 정부와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 “수소환원제철, 대규모 전력·청정수소 공급 뒷받침돼야" 포스코가 특히 강조한 것은 에너지다. 24시간 연속 가동되는 수소환원제철 공정 특성상 대규모 전력과 청정수소를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가격으로 공급하는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기술 개발만으로는 철강산업의 탈탄소 전환이 어렵다는 의미다. 생산한 저탄소 철강을 제값에 판매할 수 있는 시장 구축도 요구했다. 기존 철강보다 생산비가 높아질 수 있는 저탄소 제품의 가치를 시장에서 인정하고 추가 비용을 지불하는 이른바 '그린 프리미엄' 시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포스코는 저탄소 철강 표준화와 녹색구매 촉진 등 정책적 지원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기술(Technology), 설비전환(Installation), 시장(Market), 에너지(Utility), 정책(Policy)을 연계한 민관 협력체계 '팀업(TIMUP)'을 제시했다. 기업이 기술 개발과 설비 전환을 맡고 정부는 청정에너지 공급 기반과 인프라, 저탄소 제품 시장 조성을 지원하는 구조다. ◇ 2028년 포항 하이렉스 실증…광양까지 확대 철강 GX의 첫 무대는 포항을 중심으로 한 동남권이다. 포스코는 2028년까지 포항에 연산 30만톤 규모의 하이렉스 실증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여기에 청정수소 공급망을 연계하고 포항·울산 산업단지를 연결하는 철강 탈탄소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포스코는 동남권 클러스터 구축에 따라 약 6조원의 경제효과와 1만4000명의 고용 창출, 연간 56만톤의 추가 탄소 감축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포항에서 사업 모델을 우선 검증한 뒤에는 광양을 중심으로 한 서남권까지 철강 GX 클러스터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주태 포스코홀딩스 사장은 “정부의 K-GX 전략 아래 민관이 팀업을 이뤄 저탄소 시장 창출과 경제적인 청정에너지 공급을 바탕으로 탈탄소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포스코그룹은 향후 철강뿐 아니라 저탄소 소재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모빌리티와 AI 데이터센터, 로봇 등 관련 산업의 녹색전환에도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영업익 107조 삼성전자, 성과급은 ‘두 회사’…DS·DX 갈등 더 커진다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에 힘입어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 시대를 열었다. 실적 신기록의 중심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이다. 다만 기록적인 이익이 성과급으로 연결되는 과정에서 스마트폰·가전·TV를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부문과의 보상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성과를 낼 때는 하나의 삼성인데, 성과를 나눌 때는 DS와 DX가 다른 회사가 된다"는 반발이 커지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이 회사 전체의 축포가 아니라 사업부 간 갈등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8일 연결기준 올해 3분기 잠정실적으로 매출 195조원,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약 127%, 영업이익은 약 783% 증가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171조5000억원에서 13.7%, 영업이익은 89조5000억원에서 20% 늘었다. 시장이 예상한 영업이익 105조~107조원도 웃돌거나 상단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네 분기 연속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을 갈아치웠다. 잠정실적에는 사업부별 성적이 공개되지 않았다. 세부 실적은 이달 말 발표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일반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 AI 서버용 고부가 메모리와 HBM 판매 확대가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DX부문은 스마트폰과 TV·가전 판매에도 부품 가격 상승과 마케팅 비용 등의 영향으로 반도체만큼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을 기록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 반도체가 번 107조…내년 3월 '성과급 청구서' 실적이 급증하면서 DS부문 직원이 받을 특별경영성과급 규모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5월 DS부문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특별경영성과급을 지급하는 임금협약에 최종 합의했다.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과 별도로 지급하며, 특별성과급은 자사주 형태로 제공된다. 합의안은 조합원 투표에서 73.7%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특별경영성과급은 DS부문과 각 사업부 성과를 각각 반영해 산정한다. 반도체 전체 실적이 좋더라도 메모리와 파운드리·시스템LSI 직원의 지급액은 달라질 수 있다. 삼성전자는 전날 DS부문 특별성과급을 정기주주총회 직후인 내년 3월 말 지급한다는 계획을 직원들에게 공지했다. 연간 DS부문 실적과 주가에 따라 달라지지만, 일부 추산에서는 연봉 8000만원인 메모리사업부 직원이 기존 OPI를 포함해 최대 7억원대의 보상을 받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는 확정 지급액이 아니라 연간 실적과 성과급 산식 등을 전제로 한 추정치다. DX부문 직원에게는 상생협력 명목으로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가 지급된다. DS와 DX 직원 간 보상 차이가 수십 배에서 많게는 100배 가까이 벌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는 이유다. 회사는 사업부별 이익과 성과에 따른 보상이라는 입장이다. 반도체가 대규모 적자를 냈던 시기에는 DS부문 직원의 성과급도 급감한 만큼 사업 성과와 보상을 연동하는 원칙 자체가 불합리하지 않다는 논리다. 그러나 DX 직원들은 반도체 불황 당시 스마트폰과 가전 사업이 회사 실적과 현금흐름을 떠받쳤고, 삼성전자라는 단일 법인의 제품·브랜드·유통망이 서로 연결돼 있다는 점을 들어 반발하고 있다. ◇ “성과 창출은 하나의 삼성"…2027년 공동교섭 요구 DX부문을 중심으로 조직된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은 2026년 임금협상에서 소수노조라는 이유로 DX 직원들의 요구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동행은 지난 6일 국정감사 현장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성과 창출에는 하나의 삼성을 말하면서 성과를 나눌 때는 DS와 DX를 구분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신임 집행부는 2027년 임금협상부터 DS와 DX 직원 모두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공동교섭 틀을 마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동행 조합원은 9월 말 기준 3만명을 넘어 DX부문 전체 인력의 약 63%에 이른다. 지난달 선출된 손용호 신임 위원장도 공동교섭 구조 마련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쟁점은 '같은 회사의 사업부별 성과를 어디까지 분리해서 보상할 수 있느냐'다. 회사가 DS와 DX의 임금·성과급 협상을 사실상 분리해 운영하면 조직별 실적 책임은 명확해진다. 반면 특정 사업부의 업황에 따라 직원 보상 격차가 지나치게 벌어져 협업과 조직 통합을 해칠 수 있다는 문제가 생긴다. 특히 삼성전자가 AI 기기와 반도체, 스마트폰·가전을 결합하는 '원 삼성' 전략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보상체계만 사업부별로 분리되는 것은 경영 전략과 인사제도 간 모순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달 말 공개될 사업부별 실적에서는 DS부문의 정확한 영업이익과 특별성과급 충당 규모가 핵심이다. DX부문의 수익성, 사업부별 인건비 반영 방식, 내년 3월 실제 지급 규모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사업부별 실적에 따라 보상하는 원칙은 필요하지만 격차가 구성원이 수용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벌어지면 실적을 높이기 위한 제도가 오히려 조직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삼성전자가 2027년 교섭에 앞서 DS와 DX의 성과를 연결하는 보완책을 제시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장원테크 “겉은 알루미늄, 속은 마그네슘”…전기차 부품 ‘겉알속마’ 뜬다

전기차 시대를 맞아 자동차 경량화 경쟁이 차체에서 실내 구조물과 각종 부품으로 확산하고 있다. 무거운 배터리를 탑재해야 하는 전기차 특성상 차량 곳곳에서 무게를 줄여 주행거리와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자동차 부품업계에서는 하나의 소재를 일률적으로 사용하는 대신 부품의 위치와 기능에 따라 서로 다른 소재를 조합하는 '멀티머티리얼'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외관과 내식성이 중요한 부분에는 알루미늄, 내부 구조물에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마그네슘을 사용하는 이른바 '겉알속마' 방식도 그중 하나다. 알루미늄은 가벼우면서 내식성과 열전도성이 우수해 자동차 외장과 방열 부품 등에 폭넓게 활용된다. 마그네슘은 밀도가 낮고 복잡한 형태의 부품을 일체형으로 성형하는 데 유리해 차량 내부 구조물의 경량화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전기차에서는 인스트루먼트 패널을 지지하는 크로스카빔(CCB)과 센터콘솔 프레임, 각종 브래킷 등 비구동 부품까지 경량화 대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마그네슘은 외부에 직접 노출되는 부품보다 부식 환경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으면서 강성과 경량화가 동시에 필요한 실내 구조물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은 소재로 꼽힌다. 글로벌 완성차업계에서도 마그네슘을 인스트루먼트 패널 서포트와 크로스카빔, 센터콘솔 프레임 등에 적용해왔다. 향후에는 알루미늄과 마그네슘뿐 아니라 강재와 복합소재까지 부품별 요구 성능에 맞춰 배치하는 소재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는 장원테크가 이 같은 자동차 경량화 소재 시장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장원테크는 20년 이상 축적한 마그네슘 칙소몰딩 기술을 기반으로 자동차와 IT 부품의 경량화 및 정밀성형 기술을 확보해왔다. 마그네슘 부품의 성형에서 정밀가공, 표면처리, 도장까지 연계하는 생산체계도 갖추고 있다. 마그네슘뿐 아니라 알루미늄 부품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자동차·전자부품과 함께 열을 외부로 방출하는 히트싱크 등 알루미늄 방열부품의 성형·가공 기술을 확보하고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전기차의 전장화가 확대되면서 방열 기술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전력변환장치와 각종 전자부품의 고성능·고집적화에 따라 발생하는 열을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장원테크는 이에 따라 마그네슘 내장·구조 부품과 알루미늄 방열부품을 양축으로 자동차 및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사업 확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마그네슘의 자동차 적용 확대를 위해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소재 가격과 부식 방지, 이종 소재 간 접합, 성형 및 품질 안정성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서로 다른 금속을 함께 사용하는 멀티머티리얼 구조에서는 접합 기술과 부식 관리가 중요하다. 박승구 장원테크 대표이사는 "자동차 부품도 이제 소재의 장점을 조합하는 시대“라며 "'겉알속마'처럼 알루미늄과 마그네슘의 장점을 결합하는 멀티머티리얼 전략이 전기차 경량화의 새로운 방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그네슘 칙소몰딩뿐 아니라 알루미늄 부품과 방열부품 제조 기술을 함께 고도화해 다양한 경량금속 부품을 공급할 수 있는 제조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카카오게임즈, 재정비 후 첫 신작…‘도깨비의세계’로 반등 노린다

라인야후 산하로 편입된 카카오게임즈가 재정비 이후 첫 반전 카드를 꺼내 든다. 도트 그래픽으로 독보적인 경쟁력을 입증한 게임사 슈퍼캣이 개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도깨비의 세계'가 그 주인공이다. 퍼블리셔인 카카오게임즈와 개발사인 슈퍼캣 모두 적자 탈출이 간절한 상황에서 '도깨비의 세계'가 실마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적자 탈출 노리는 카겜·슈퍼캣…신작에 사활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의 야심작 '도깨비의 세계'가 8일 오전 11시 정식 출시된다. 특히 이번 작품은 카카오게임즈가 라인야후 산하에 편입되고 새 경영진 체제를 맞이한 후 선보이는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또 4분기 '아키에이지 크로니클', '던전 어라이즈' 등의 출시가 잇따라 예정된 가운데, '도깨비의 세계'가 하반기 신작 레이스의 첫 단추가 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작품의 성과가 향후 카카오게임즈의 실적 및 사업 방향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 보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지난해 연매출은 전년대비 26% 감소한 4650억원으로, 연간 영업손실 39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액은 485억원에 달한다. 슈퍼캣으로서도 이번 작품은 새로운 시험대다. 앞서 슈퍼캣은 넥슨과 '바람의나라: 연'으로 모바일 MMORPG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웠고, '환세취호전', '바람의나라2' 등 차기작에 대한 게임공동사업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지난해 두 작품에 대한 퍼블리싱 계약이 모두 해지됐고, '바람의나라: 연'마저도 내년 2월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 슈퍼캣의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은 182억원으로, 지난 2024년(영업손실 216억원)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 MMORPG 접근성 확 낮춘 '도깨비의 세계' 다행히 '도깨비의 세계'에 대한 출시 전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사전 다운로드를 시작한지 약 6시간 만에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기 1위를 차지했다. '도깨비의 세계'는 기존 MMORPG와 달리 이용자가 정해진 직업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전투 방식을 만들어갈 수 있다. 고정된 직업 대신 다양한 스킬을 자유롭게 조합하는 전투 시스템을 적용해 이용자가 캐릭터를 직접 성장시키고 자신만의 전투 방식을 구축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슈퍼캣의 강점인 도트 그래픽과 한국 설화를 결합해 독특한 색깔도 강조했다. 자체 개발 인공지능(AI) 챗봇 '묘롱'을 통해 이용자의 MMORPG 접근성을 낮췄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묘롱'은 이용자의 플레이 기록과 성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현재 상태를 확인하고, 부족한 성장 요소와 향후 플레이 방향을 안내한다. 장비 육성과 성장에 관한 조언은 물론 사냥 이력, 재화 획득 및 소비량 등 자신의 플레이 데이터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MMORPG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도 게임 안에서 필요한 정보를 확인하며 다음 플레이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다. 한편 '도깨비의세계'는 론칭 이후 매 2시즌, 약 4주마다 공식 소통 창구인 '도깨비 총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개발진은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이용자들의 의견을 직접 듣고, 주요 피드백이 게임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 그 경과를 투명하게 공유할 예정이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아파트 난방이 바뀐다…삼성·LG가 꺼낸 ‘보일러 없는 집’

화석연료를 태우는 보일러 대신 공기 중의 열을 끌어와 집을 데우는 '난방 전기화' 경쟁에 국내 가전 양강이 나란히 뛰어들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히트펌프를 앞세워 단독주택을 넘어 아파트 등 공동주택까지 시장을 넓히겠다는 구상을 함께 내놨다. 삼성전자는 냉방·난방·온수를 한 번에 해결하는 '올인원' 제품을, LG전자는 에너지 생산부터 소비까지 아우르는 '에너지 자립형 주거모델'을 각각 앞세웠다. ◇ “2027년까지 공급 기반 구축…2028∼2029년 전국 보급" 7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국민보고회에서 박승희 삼성전자 CR담당 사장은 '무탄소 주거 혁신을 위한 아파트용 냉난방 히트펌프 제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박 사장은 “정부의 난방 전기화 정책에 발맞춰 내년까지 국내 공급 기반을 구축하고, 2028∼2029년 전국 단위 보급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라며 “2030년부터는 국내에서 축적한 기술과 보급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국민 주거공간의 GX 확산' 분야 대표 기업으로 참여한 LG전자의 이재성 ES사업본부장(사장)은 화석연료 중심의 난방 체계를 고효율 히트펌프로 바꾸고, 에너지 생산·저장·소비를 통합 관리하는 것이 주거공간 GX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창원공장을 중심으로 국내 히트펌프 생산 기반을 키울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주거 유형별 히트펌프 전환과 에너지 관리 방식을 표준화해 공공임대주택부터 신축·기축 공동주택까지 적용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최종 목표는 소비하는 에너지만큼 스스로 생산해 탄소 순배출을 '0'으로 만드는 '넷 제로(Net Zero)' 주거단지 모델 확산이다. 두 회사는 산업 생태계와 함께 성장하는 방안도 내놨다. 삼성전자는 국내 생산설비 투자와 핵심 부품 국산화로 중소 협력사와의 상생 기반을 다진다. 수원 CS 아카데미의 'EHS 히트펌프 전담 교육장'에서는 배관 시공·설치·시운전·사후 관리 실습 교육으로 전문 엔지니어를 길러낸다. LG전자는 기존 보일러 산업 종사자의 전환을 지원하고, 농어촌 등 에너지 취약지역에 히트펌프 보급을 늘려 난방비 부담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 실외기 하나-공기열 보일러, 아파트 난방의 미래 이날 두 회사는 각자의 대표 제품과 실증 현황도 소개했다. 삼성전자의 'EHS 올인원'은 실외기 1대로 공기 냉방과 바닥난방, 급탕을 모두 해결한다. 에어컨과 보일러를 따로 설치할 필요가 없어 실외기 공간이 좁은 아파트에 맞췄다. 대형 빌딩 공조에 주로 쓰이던 '열회수' 기술을 적용해 여름철 냉방 때 나오는 폐열로 온수를 만든다. 스마트싱스 앱으로 냉난방과 온수를 원격 제어할 수 있다. 향후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와의 연계도 넓힐 계획이다. LG전자의 '써마브이(Therma V) 히트펌프 보일러'는 공기열을 이용해 쓰는 전력의 최대 4∼5배에 이르는 열에너지를 만들어낸다. LG전자는 2011년 이 사업을 시작했고, 2018년 국내 제조사 가운데 처음으로 주거용 일체형 제품을 공급했다. 히트펌프와 가전, 홈에너지관리시스템(HEMS), ESS, 태양광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은 모듈러 주택 '스마트코티지'도 대표 모델로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분산에너지특구 내 주거단지 조성사업 참여를 추진한다. 실증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8월부터 제주시 도남동의 실제 거주 단독주택에서 성능과 에너지 효율, 사용 편의성을 검증하고 있다. 경기 용인시 삼성물산 주거성능연구소에는 아파트와 같은 환경을 꾸려 전력 소비량과 운전 소음을 측정한다. 주요 건설사들과는 평형별 냉난방 수요, 온수 공급량, 실외기실 규격을 반영한 시공 표준을 만들고 있다. LG전자는 제주특별자치도, 제주개발공사,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함께 주민이 실제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에 히트펌프를 적용하는 실증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진행하고 있다. 여기서 쌓은 운전 데이터로 공공임대·리모델링·신축 단지에 적용할 '보일러 없는 아파트' 모델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2026년 제주 생활 속 히트펌프 보급사업'에서는 전체 2460가구 중 877가구(약 36%)를 맡아 참여 사업자 가운데 가장 많은 물량을 확보했다. 가전업계가 아파트 난방 시장에 뛰어드는 배경에는 정부의 난방 전기화 정책이 있다. 정부는 2035년까지 히트펌프 350만 대를 보급해 온실가스 518만 t을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단독주택 지원과 함께 공동주택 보급을 위한 제도 기반도 마련하고 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라인게임즈 ‘창세기전 모바일’, 원스토어 ‘단골 1위’ 비결은?

출시 2년을 훌쩍 넘긴 게임이 또다시 원스토어 매출 정상에 올랐다. 라인게임즈의 모바일 전략역할수행게임(SRPG) '창세기전 모바일'이다. 신규 캐릭터와 스토리 등 꾸준한 콘텐츠 업데이트가 매출 반등을 이끄는 모습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라인게임즈의 '창세기전 모바일'(개발사 미어캣게임즈)이 이날 기준 원스토어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전날 선보인 신규 캐릭터 '카이'의 영향이다. 라인게임즈에 따르면 '창세기전 모바일'은 올해 1월부터 이달까지 매월 원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신규 캐릭터 '메르세데스 프레데릭'과 함께 메인 스토리 등을 추가하는 콘텐츠 업데이트를 실시해 업데이트 하루 만에 원스토어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창세기전 모바일'은 '창세기전' IP를 기반으로 캐릭터 수집·육성과 턴제 전략 전투를 결합한 모바일 SRPG다. 2024년 1월 국내 정식 출시된 이후 신규 캐릭터와 스토리 등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장기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서풍의 광시곡'을 중심으로 메인 스토리를 확장하고 있다. 라인게임즈가 게임별 구체적인 매출액을 공개하지는 않고 있지만, '창세기전 모바일'은 장기 서비스 게임 가운데 원스토어에서 꾸준히 매출 성과를 내는 핵심 타이틀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라인게임즈 관계자는 “주요 캐릭터와 콘텐츠 추가 업데이트, 이용자 혜택 이벤트 등의 효과가 결합된 결과"라며 “또 원스토어에서 진행하는 페이백 이벤트 등에도 이용자들이 많은 호응을 보여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현장] 온도계 읽는 로봇, 계약서 검토하는 AI…코엑스에 펼쳐진 미래

데이터센터 모형 사이로 흰색 로봇 한 대가 움직였다. 사람이 일일이 확인하던 온도계 등 설비 상태를 대신 살피는 KT의 자율관제 로봇이다. 이상 징후를 발견하면 이를 관리자에게 알린다. AI가 실제 현장에서 사람의 일을 맡는 장면이다. 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AI 페스타 2026'에서는 이런 '일하는 AI'가 전시장 곳곳에 등장했다. LG AI연구원 부스에서는 원하는 기능과 디자인을 입력하자 AI가 코드를 짜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업스테이지에서는 보험 청구서와 계약서를 AI가 읽어 필요한 정보를 뽑았다. 삼성SDS 부스에는 제조 현장에 활용할 4족 보행 로봇이 섰다. 올해 전시장에서는 더 똑똑한 AI 모델을 만드는 경쟁 못지않게 이를 실제 업무에 어떻게 쓸지가 화두였다. 문서 작성과 데이터 분석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관리와 통신망, 제조 로봇에도 AI가 적용됐다. ◇ '독파모 3강' LG·SKT·업스테이지, 나란히 출격 전시장 안쪽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특별관'에는 LG AI연구원과 SK텔레콤, 업스테이지가 나란히 자리했다. 자체 AI 모델을 내세운 세 회사가 보여준 활용법은 달랐다. LG AI연구원 부스에서는 원하는 기능과 디자인을 입력하자 AI가 코드를 생성해 웹사이트를 구현했다. 부스 앞에 마련된 미니게임도 K-엑사원 2.0을 활용해 제작했다고 현장 관계자는 설명했다. 자료 검색과 문서 작성, 코딩 등을 돕는 '챗엑사원'도 선보였다. 현장 관계자는 “LG 임직원들에게 배포돼 실제 업무에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 부스에서는 '에이닷엑스 케이투(A.X K2)'가 데이터를 분석했다. CSV 파일을 넣으면 AI가 작업 목적과 주요 지표를 파악해 대시보드를 만들었다. 이미지와 지시 사항을 바탕으로 웹페이지를 구현하는 시연도 진행됐다. 업스테이지가 내세운 건 문서였다. 보험 청구서와 계약서 등을 넣으면 AI가 내용을 읽고 필요한 정보를 추출했다. 문서 업무 자동화 도구 '업스테이지 스튜디오'를 활용하면 보험 청구와 계약 검토, 송장 처리 등 여러 단계로 이뤄진 업무를 하나의 흐름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데이터센터 누비는 KT 로봇…설비 점검 자동화 KT 부스는 입구와 안쪽의 풍경이 달랐다. 입구에서는 관람객들이 '모두의 런' 러닝머신 위를 달렸다. 제한 시간 안에 AI 관련 키워드를 모으는 체험이다. 옆에서는 원하는 내용을 입력하면 AI가 3D 콘텐츠를 만들어주는 '모두의 AI 3D 생성 에이전트'를 체험할 수 있었다. 안쪽으로 들어가자 서버 장비와 배관이 나타났다. 이곳에서는 AI를 서비스가 아닌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적용하는 기술이 전시됐다. 자율관제 로봇은 데이터센터 내부를 돌아다니며 설비 상태를 확인한다. 현장 관계자는 사람이 직접 살피던 아날로그 계기판을 로봇이 읽어 수치를 데이터로 바꾸고 이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재현해 냉각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시험하는 기술도 함께 선보였다. 기업 내부에 AI를 들여놓기 위한 'NPU LLM 스테이션'도 공개했다.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 서버에 KT의 AI 모델과 운영 플랫폼을 묶은 장비다. 데이터를 외부로 보내기 어려운 금융과 공공, 제조 기업 등이 내부에서 생성형 AI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AI는 통신망 관리에도 들어갔다. 정부 특별관에서 SK브로드밴드는 광망이 끊어지면 장애가 발생한 코어 번호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지능형 광 센싱 트랜시버'를 선보였다. 옆 KT 전시 화면에는 아파트까지 이어지는 두 개의 광통신 경로가 그려져 있었다. 공사 도중 주 광케이블이 끊어지는 상황을 가정하자 통신 경로가 백업 회선으로 바뀌었다. '자동절체 광루트 이원화' 기술이다. ◇ 삼성SDS는 4족 로봇…AI에 '손발' 붙였다 삼성SDS 부스에서는 AI가 로봇과 만났다. 부스 앞에 4족 보행 로봇이 자리했고, 뒤편 벽에는 '여러 로봇, 하나의 통합 운영'이라는 문구가 적혔다. 삼성SDS가 소개한 'RX(로봇 전환)'는 제조사가 다른 여러 로봇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운영하고 관리하는 기술이다. 현장 관계자는 “AX는 AI로 판단을 지능화하고, RX는 로봇이 현장 작업을 수행하도록 공정과 운영을 바꾸는 것"이라며 “두 전환이 결합될 때 삼성SDS가 지향하는 자율 운영 공장에 가까워진다"고 말했다. 이날 전시장 메인 무대에서는 '퓨처 테크 콘퍼런스'가 열렸다. 무대에 오른 기업 관계자들은 로봇을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면서 겪은 시행착오를 소개했다. 김현수 두산로보틱스 상무는 가스터빈 블레이드 연마를 예로 들었다. 같은 종류의 부품도 표면 상태가 조금씩 달라 정해진 동작만 반복하는 로봇으로는 원하는 품질을 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상무는 “원하는 품질의 결과물을 만들어야 하는데 매번 현장에서 이거 바꾸고 저거 바꾸고 하는 것은 오히려 또 다른 비용을 발생시킨다"고 말했다. 로봇 스스로 작업 환경과 대상에 맞춰 움직일 수 있어야 자동화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주시현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 상무도 “하나의 AI 모델로 로봇 서비스를 완성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로봇은 하드웨어만 완벽해서도 안 되고 AI와 소프트웨어만 완벽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음성원 오픈AI 코리아 커뮤니케이션 총괄은 AI를 현장에 확산하기 위해서는 모델 성능 이외의 조건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활용할 역량을 갖춰야 하고 또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 있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이수진 인턴기자

누리호 5차 발사 성공…군집위성 5기 투입·큐브위성 1기 미분리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다섯 번째 우주 비행에서 주탑재 위성인 초소형군집위성 5기를 목표 궤도에 투입했다. 다만 함께 실린 큐브위성 10기 가운데 1기는 분리되지 않았다. 우주항공청은 당초 위성 15기가 모두 분리됐다고 밝혔지만 원격수신정보를 분석한 뒤 큐브위성 분리 수를 9기로 정정했다. 발사체 제작과 조립을 총괄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발사통제센터 콘솔 대부분을 직접 운용하며 민간 주도 발사체 체제로 넘어가기 위한 중요한 관문을 통과했다. 다만 발사 운용의 전체 주관은 여전히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맡고 한화의 업무를 관리·감독했다. 누리호 5호기는 7일 낮 12시25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발사됐다. 누리호는 이륙 약 123초 뒤 고도 67㎞에서 1단을 분리하고, 233초 뒤 고도 224㎞에서 위성을 보호하는 페어링을 떼어냈다. 이어 약 268초 뒤 고도 277㎞에서 2단을 분리했다. 누리호는 이륙 약 761초 뒤 고도 575㎞에서 3단 엔진 연소를 종료하고 목표 궤도에 진입했다. 이번 발사의 목표는 고도 약 570㎞의 태양동기궤도였다. 누리호는 목표 궤도에 진입한 뒤 주탑재 위성인 초소형군집위성 '네온샛(NEONSAT)' 2∼6호 5기를 차례로 분리했다. 네온샛 2호는 이륙 약 810초 뒤 가장 먼저 분리됐고, 나머지 4기도 35∼40초 간격으로 누리호에서 떨어져 나갔다. 이어 기업·대학·연구기관이 개발한 큐브위성 분리 절차가 진행됐으나 10기 가운데 9기만 정상 분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우주항공청은 발사 직후 큐브위성 10기가 모두 분리됐다고 설명했지만, 원격수신정보를 분석한 뒤 1기가 분리되지 않았다고 정정했다. ◇ 누리호 신뢰성이 더욱 높아져…위성마다 방향 바꿔 분리 이번 발사의 핵심은 위성을 목표 고도에 올려놓는 데 그치지 않고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정해진 방향과 간격에 맞춰 분리하는 것이었다. 누리호는 먼저 분리한 위성과 뒤이어 나오는 위성 사이의 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3단 발사체의 자세를 바꿔가며 네온샛을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내보냈다. 네온샛 2호와 3호, 5호와 6호를 분리할 때는 60도, 3호와 4호, 4호와 5호 사이에서는 각각 30도씩 방향을 바꿨다. 위성 분리 충격을 줄이기 위한 일체형 클램프 밴드 방식의 저충격 위성분리장치도 처음 적용됐다. 모든 위성을 분리한 뒤에는 발사체가 위성들과 다시 가까워지는 것을 막기 위한 회피 기동도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공식적인 발사 임무의 핵심 기준은 주탑재 위성 5기를 목표 고도 570㎞에서 오차범위 15㎞ 이내에 투입했는지 여부다. 이전 4차 발사의 허용 오차범위 35㎞보다 조건이 까다로워졌다. 이번에 발사된 네온샛 5기는 초기 교신과 기능 점검을 거쳐 2∼3개월 동안 서로 간격을 벌린 뒤 같은 궤도면에서 운용된다. 내년 누리호 6차 발사를 통해 네온샛 5기가 추가되면 총 10기가 두 개의 궤도면에서 운용되는 군집위성 체계가 갖춰진다. 군집 운용이 시작되면 한반도를 하루 3회 이상 촬영하고 재난·재해 등 위급 상황이 발생한 지역을 24시간 이내에 다시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안보와 재난 감시, 국토 관리 등에 활용할 수 있는 관측 주기를 단축하는 것이 사업의 목표다. 다만 발사체가 위성을 목표 궤도에 투입하는 발사 임무 성공과 위성이 실제 기능을 수행하는 운용 성공은 구분해야 한다. 위성별 첫 교신과 태양전지판 전개, 자세 제어 및 탑재체 기능 점검은 이후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네온샛 초기 교신 결과와 큐브위성 10기의 교신 종합 결과는 오는 13일께 공개될 예정이다. ◇ 한화 42명 투입…콘솔 18개 직접 운용 주목할 대목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역할 확대다. 누리호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발사체 구성품 제작과 총조립뿐 아니라 발사 준비와 통제 업무에도 본격적으로 참여했다. 이번 발사에 투입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인력은 총 42명으로 4차 발사 때의 32명보다 10명 늘었다. 이 가운데 23명은 발사통제센터의 전체 22개 콘솔 중 20개 업무에 참여했고, 18명은 콘솔을 직접 운용했다. 임무지휘센터에는 6명, 발사대에는 10명, 발사체 이송·안전 분야에는 3명이 배치됐다. 4차 발사 당시에는 항우연 연구진이 콘솔을 직접 운용하고 한화 인력이 옆에서 절차를 익혔다. 이번에는 한화가 상당수 콘솔을 직접 조작하고 항우연이 관리·감독하는 방식으로 역할이 바뀌었다. 내년 6차 발사에서는 기술이전 대상인 발사통제센터 콘솔 대부분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직접 운용할 예정이다. 설계와 제작, 조립, 시험에 이어 발사 운용 기술까지 민간에 넘기는 누리호 기술이전 과정이 막바지 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시스템의 위성 제작·통신 기술, 쎄트렉아이의 지구관측 역량과 연계해 발사체 제작부터 위성과 위성정보 서비스로 이어지는 우주사업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다만 발사통제 콘솔을 직접 운용한 것만으로 독립적인 상업 발사 서비스 역량을 모두 확보했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실제 상업 발사 시장에 진입하려면 반복 발사를 통해 신뢰성을 쌓고 발사 비용과 준비 주기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 재사용 발사체를 앞세워 가격을 낮춘 해외 사업자와의 격차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韓 다시 찾은 리사 수…이번엔 NPU·삼성 파운드리 동맹 넓히나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꼽히는 AMD의 리사 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7개월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국산 AI 반도체 기업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은 데 이어 삼성전자와의 추가 회동도 예정되면서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지난 3월 첫 방한 때 메모리 동맹을 다졌다면, 이번에는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까지 협력 범위가 넓어질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수 CEO는 7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과 면담했다. 이어 국내 AI 반도체 생태계 기업 14곳과 간담회를 열며 방한 일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날 자리는 지난 7월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을 계기로 과기정통부와 AMD가 맺은 업무협약(MOU)의 후속 조치로 마련됐다. 간담회에는 신경망처리장치(NPU)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메모리·스토리지, 네트워크, 클라우드, AI 모델 등 AI 인프라 전 분야의 기업이 참석했다. 퓨리오사AI, 하이퍼엑셀, 딥엑스, 모빌린트, 망고부스트, 파네시아, 디노티시아, 모레, 노타AI, 래블업, 파두, 엘리스그룹, 업스테이지 등이다. 핵심은 AMD의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와 국산 AI 반도체를 묶은 '이기종(異機種) 컴퓨팅 인프라'다. 이기종 컴퓨팅은 서로 다른 칩을 AI 서비스 특성에 따라 유연하게 조합해 연산 효율을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양측은 이 인프라를 국내 실증 사업과 연계해 구축하고, 해외에서도 쓸 수 있는 레퍼런스 모델로 키우기로 했다. 국내 기업이 AMD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플랫폼 'ROCm(록엠)' 생태계에 참여하는 방안과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방안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7월 MOU에 담긴 AMD AI연구센터(CoE) 연내 설립과 AI·인공지능전환(AX) 분야 대학원 인재 양성도 차질 없이 추진하기로 했다. 수 CEO는 한국을 중요한 협력 파트너로 꼽으며 “개방형 생태계를 기반으로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AI 생태계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다시 마주 앉는 삼성…HBM4 넘어 '파운드리'까지 가나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대목은 삼성전자와의 재회동이다. 수 CEO 일행은 이번 방한 기간 삼성전자 측과도 별도로 접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 관계가 본궤도에 오른 건 지난 3월 수 CEO의 첫 방한 때다. 수 CEO는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에서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과 차세대 AI 메모리·컴퓨팅 기술 협력을 넓히는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어 서울 용산구 승지원으로 자리를 옮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찬을 함께하며 AI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AMD의 차세대 AI 가속기 '인스팅트(Instinct) MI455X'에 탑재될 HBM4의 우선 공급업체로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앞서 2월 1c(10나노급 6세대) D램에 파운드리 4나노 공정 기반 베이스다이를 결합한 HBM4를 양산해 고객사에 출하하기 시작했다. 협력은 GPU용 HBM을 넘어 서버용 메모리로도 이어졌다. AMD의 6세대 서버용 CPU '에픽(EPYC)'과 랙 스케일 AI 플랫폼 '헬리오스(Helios)'에 들어갈 차세대 DDR5 솔루션도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관심은 파운드리로 옮겨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3월 MOU 발표 당시 AMD 차세대 제품의 위탁생산 협력도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시 전 부회장은 “HBM4와 차세대 메모리 아키텍처부터 최첨단 파운드리·패키징까지 삼성은 AMD의 AI 로드맵을 지원할 수 있는 턴키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모리 공급을 출발점으로 위탁생산과 첨단 패키징까지 협력을 넓힐 여지를 남겨둔 셈이다. AMD로서도 생산능력 확보가 발등의 불이다. 수 CEO는 방한 직전 대만에서 TSMC, 폭스콘 등을 만난 뒤 로이터에 “2027년에는 공급량을 대폭 늘릴 예정"이라며 “확실히 더 많은 공급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요 급증에 맞춰 파트너사와의 계획 기간을 1~2년에서 3~5년으로 늘렸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문제는 첨단 파운드리 생산능력이 빠듯하다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TSMC의 5·4나노 이하 첨단 공정이 연말까지 사실상 완전가동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AI 칩 수요가 몰리는 3나노에서 공급 제약이 심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가 AMD의 중장기 공급망 다변화 과정에서 삼성 파운드리가 추가 수주를 따낼 수 있을지 주목하는 이유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MD로서는 공급망 다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삼성 파운드리가 추가 물량을 가져갈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을 한 번에 제공하는 '턴키 솔루션'을 앞세워 빅테크 고객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번 방한에서 깜짝 발표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이재용 회장 등 삼성 경영진이 미국을 자주 오가며 이미 수시로 회동해 온 데다, 수 CEO도 일정상 한국에 오래 머물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누리호 5차 발사…첫 군집위성 분리 성공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다섯 번째 우주 비행에 나서 국내 최초로 군집위성을 궤도에 투입하는 데 성공했다. 누리호 5호기는 7일 낮 12시25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발사됐다. 누리호는 이륙 후 1단과 페어링, 2단을 차례로 분리하고 고도 500㎞대 목표 궤도에 진입했다. 이어 주탑재 위성인 초소형군집위성 '네온샛(NEONSAT)' 2∼6호 5기를 순차적으로 분리했다. 여러 기의 주탑재 위성을 한 차례 발사로 궤도에 투입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이번 발사에는 네온샛 5기와 기업·대학·연구기관이 개발한 큐브위성 10기 등 역대 가장 많은 위성 15기가 실렸다. 누리호는 네온샛을 35∼40초 간격으로 한 기씩 분리한 뒤 큐브위성 10기를 두 기씩 차례로 사출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 15기 '우주 배송'…역대 최고난도 임무 이번 발사의 핵심은 위성을 단순히 목표 고도에 올려놓는 것을 넘어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정해진 방향과 간격에 맞춰 분리하는 것이었다. 누리호는 먼저 분리한 위성과 뒤이어 나오는 위성 간 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3단 발사체의 자세를 30도와 60도씩 바꿨다. 모든 위성을 분리한 뒤에는 발사체가 위성들과 다시 가까워지는 것을 막기 위한 회피 기동과 잔여 연료 배출도 수행했다. 공식적인 발사 성공 기준은 주탑재 위성 5기를 목표 고도 570㎞에서 오차범위 15㎞ 이내에 투입했는지 여부다. 이전 4차 발사의 허용 오차범위 35㎞보다 조건이 까다로워졌다. 네온샛 5기는 초기 교신과 기능 점검을 거쳐 2∼3개월 동안 간격을 벌린다. 이후 같은 궤도면에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돼 군집을 구성한다. 내년 누리호 6차 발사를 통해 위성 5기가 추가되면 모두 10기로 구성된 군집위성 체계가 완성될 예정이다. 군집 운용이 시작되면 한반도와 주변 지역을 하루 여러 차례 촬영해 국가안보와 재난·재해 감시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다만 발사체가 위성을 궤도에 투입하는 발사 성공과 위성이 실제 임무를 수행하는 위성 운용 성공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위성별 첫 교신과 태양전지판 전개, 기능 점검 결과는 이후 순차적으로 확인된다. ◇ 한화 인력 42명 투입…항우연은 감독 역할 재계에서 주목할 대목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역할 확대다. 누리호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발사체 구성품 제작과 총조립뿐 아니라 발사 준비와 통제 업무에도 본격적으로 참여했다. 이번 발사에 참여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인력은 42명으로 4차 발사의 32명보다 10명 늘었다. 발사통제센터의 발사체 관련 콘솔 22개 가운데 20개 업무에 한화 인력이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18개 콘솔은 직접 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4차 발사에서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진이 콘솔을 직접 운용하고 한화 측이 절차를 익히는 수준이었다. 이번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대부분의 콘솔을 운용하고 항우연이 감독하는 방식으로 역할이 바뀌었다. 내년 6차 발사에서는 기술이전 대상 콘솔 대부분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맡을 전망이다. 설계와 제작, 조립, 시험, 발사 운용을 아우르는 민간 발사 서비스 사업자로 전환하는 과정이 사실상 마지막 단계에 들어간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시스템의 위성 제작·통신 기술과 쎄트렉아이의 지구관측 역량을 연결해 발사체 제작부터 위성·서비스로 이어지는 우주사업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다만 실제 상업 발사 시장에 진입하려면 반복 발사를 통해 신뢰성을 확보하고 발사 비용과 주기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 재사용 발사체를 앞세운 해외 사업자와의 가격 격차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우주항공청은 이날 오후 2시 브리핑을 열어 누리호의 정확한 투입 고도와 비행 데이터, 위성 15기의 분리 결과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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