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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콘크리트 둔덕 없었다면?”…무안 참사 3대 시나리오 재조사

“콘크리트 상판이 없었다면 탑승객들이 살 수 있었을까." 국회 국정조사에서 '부실 조사'라는 거센 질타를 받았던 국무조정실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가 '무안 공항 여객기 비상 동체 착륙 참사'를 다시 파헤치기 위해 과거 엉터리 결론의 원인이었던 '단일 시나리오' 방식을 폐기하고 논란의 핵심인 '콘크리트 상판' 등 3가지 가상 조건을 강제로 지정해 집중 분석에 나선다. 특히 컴퓨터 시뮬레이션에만 의존하던 한계를 벗어나고자 공학적 해석에 법의학(부검 기록)을 융합하고 기체 강도와 연료 폭발력을 직접 테스트할 첨단 분석 장비 13종도 대거 신규 도입한다. 22일 본지 취재 결과 사조위는 최근 4억 원을 투입해 새로운 방식의 2차 시뮬레이션 분석에 착수했다. 동시에 서울 강서구 공항동 김포국제공항 잔해 보관소 내 시험분석실에 배치할 금속·석유화학 정밀 분석 장비 13종의 입찰도 진행한다. 이번 재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1차 조사 당시 “콘크리트 상판 때문에 충격 가속도가 최대 5배 증가했지만 사고(생존)에는 영향이 없다"는 황당한 결론을 내놔 국회의 십자포화를 맞았던 '콘크리트 둔덕'에 집중했다는 점이다. 사조위는 과업 지시서에 △조건 A(2020년 개선 공사 후 상판·격벽이 모두 있는 상태) △조건 B(개선공사 전 상판이 없는 상태) △조건 C(둔덕 없이 부러지기 쉬운 안테나만 있는 상태) 등 3가지 구조 조건을 명시했다. 이 조건들을 각각 대입해 비행기가 어떻게 부서지고 탑승객의 생존 공간이 얼마나 상실되는지 대조하겠다는 것이다. 유가족이 제기했던 '탑승자 사망의 주 원인인 콘크리트 상판이 없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지 않았느냐'는 의혹을 정면으로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조사 기법도 '경계 조건 검증(BEV, Bounding Envelope Verification)'으로 바꿨다. 1차 조사가 임의로 추정한 단 하나의 속도와 각도로만 컴퓨터 충돌을 시뮬레이션했다면 BEV는 충돌 속도·자세·지반 조건 등 변수를 상·하한선으로 넓게 열어두고 수없이 반복 해석(스트레스 테스트)을 수행하는 고도화된 기법이다. 어떤 불확실성 속에서도 실제 현장 잔해 파손 형태·궤적과 부합하는 유효 조건을 역추적해 낸다. 아울러 공학적 해석에 '법의학'을 융합하는 획기적인 시도도 이뤄진다. 충돌 이후 연료가 누출돼 폭발·화재가 객실로 번지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탑승객들의 법의학적 부검 자료와 겹쳐볼 계획이다. 이를 통해 탑승객들이 어떤 시점에 외상·화상·연기 흡입 등 어떤 피해 요인으로 생존 가능 시간(Tenability Time)을 잃었는지 복합적인 사망 메커니즘을 규명한다. 사조위가 연구 용역 발주와 발맞춰 대규모 시험·분석 장비 확충에 나선 것도 관전 포인트다. 새로 도입되는 13종의 장비에는 여객기 기체(금속)의 충격 파괴 특성을 물리적으로 잴 '만능 충격 시험기'와 '로크웰 경도 시험기', 화재의 뇌관이 된 항공유(석유화학)의 폭발 특성을 정밀 분석할 '인화점 시험기'와 '증류성상 시험기' 등이 총망라됐다. 이는 외주 업체의 컴퓨터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에만 의존하지 않고 '가비지 인 가비지 아웃(잘못된 데이터가 들어가면 잘못된 결과가 나온다)'을 막기 위해 기체의 파괴 강도나 항공유 인화점 등 핵심 '기초 물성 데이터'를 사조위가 첨단 장비로 직접 실측하고 통제하겠다는 포석이다. 사조위 측은 과업 지시서를 통해 “단일 조건 재현 방식의 1차 연구 용역 한계를 극복하고 특정 추정 조건에 의존하지 않는 객관적 조사 근거를 마련할 것"이라며 “공신력 있는 외부 전문가의 교차 검증을 거쳐 사고 조사의 신뢰성을 높이겠다"고 언급했다. 때문에 조사 기법(소프트웨어)과 분석 장비(하드웨어)를 전면 개조하며 배수진을 친 사조위가 이번에는 유가족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실체적 진실을 도출해 낼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치솟는 해상운임…수출 기업 ‘이중고’ 내수까지 번지나

유조선과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글로벌 해상운임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중동발(發) 해상물류 차질과 아시아 역내 항만 혼잡, 파나마 운하 병목 등 각 요인이 중첩되며 상방을 지지하는 모양새다. 한국 수출기업의 운송료 부담 확대는 물론, 국내 금리 부담으로 번질 수 있다는 '나비효과' 우려도 나온다. 22일 한국해양진흥공사 주간 통합 시황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주 중동~중국 노선의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의 하루 수익(TCE)은 124만1097달러(17억1000만원)를 기록했다. 직전 주 98만2072달러(13억5000만원) 대비 26.4%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206.2%나 폭증했다. 중동~중국 노선을 운항하는 VLCC의 하루 수익성을 나타내는 TCE가 17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1년 새 13배 수준으로 치솟은 셈이다. 이는 중동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 차질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동절기를 앞두고 확대된 극동아시아권 원유 수요와 예멘 후티 반군으로 인한 사우디아라비아 원유 공급 차질 등이 맞물리며 VLCC 몸값이 불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해진공은 “동절기를 대비하기 위한 중국의 원유 조달 수요가 중동 뿐만 아니라 대서양권까지 확대됐다"며 “사우디 동-서 파이프라인의 가동 차질로 소하르항 등 오만 연안에서 선박간 환적(STS)을 활용한 대체 수송에 나서면서 용선 수요가 확대돼 전 주 대비 운임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운임 강세는 컨테이너선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8일 기준 3687.83포인트를 보이며 8주 연속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특히 엘니뇨 여파로 흘수·통항량 제한이 지속되고 있는 파나마운하를 통하는 미주 동안 노선 운임의 경우, 1만579달러/FEU(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를 기록해 역대 최고점인 2022년 1월 운임(1만1800달러/FEU) 맹추격에 나서고 있다. 동안 노선의 파나마 운하 통항 지연에 따라 덩달아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미주 서안노선 운임 역시 7560달러/FEU로 강세를 지속 중이다. 이 같은 해상운임 강세는 이미 한국 수출기업에 최대 애로사항으로 작용하고 있다. 앞서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7월 발표한 '상반기 유가 변동에 따른 수출 물류 애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수출 제조기업 219곳 중 182곳(83%)이 '운임 상승'을 핵심 애로사항으로 지목한 바 있다. 특히 응답기업의 78%(171개사)는 물류비 증가분의 20%도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했고, 32.9%(72개사)는 물류비 증가분을 가격에 아예 전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SCFI 지수는 3062p로 현 시점 대비 17% 가량 낮았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 7월 1일 1552.2원 수준에서 지난 21일 1374.5원까지 11.5% 하락하며 판매 대금을 달러로 받는 수출기업의 수익성 압박이 확대된 가운데, 해상물류비 상승이 지속되며 수출업계의 부담이 한층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해상운임 상승이 미국의 물가와 금리를 거쳐 국내 경제에 간접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주 동안·서안 노선의 높은 운임이 장기화할 경우 미국으로 수입되는 상품의 물류비를 끌어올려 이미 높은 수준인 현지 물가에 추가적인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실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목표범위를 3.75~4.00%로 0.25%p 인상했다. 연준이 이번에 제시한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3.7%로 물가안정 목표인 2%를 크게 웃돈다. 앞서 한국은행 역시 지난달 기준금리를 2.75%에서 3.00%로 올리며 지난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인상하는 '백투백 인상'을 단행했으나, 한미간 기준금리 격차는 종전 0.75%p에서 1.00%p로 다시 확대됐다. 양준석 가톨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동서안 운임 상승은 우리나라보다는 미국 쪽 물가에 먼저 영향을 미친다"며 “미국 내 물가가 올라가면 연준이 금리를 계속 올릴 이유가 되고, 미국이 계속 금리를 올리면 우리나라도 금리 인상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LG 구광모의 AI 승부] 엑사원, ‘제조·금융 분야’ 수익사업 시험대

삼성과 SK가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를 앞세워 AI 투자 경쟁의 주목을 받는 사이, LG그룹도 인공지능(AI)사업을 넓히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자체 AI 모델 '엑사원'을 중심으로 전자·화학·배터리·통신 등 계열사의 제조와 서비스 현장에 AI를 적용해 왔다. LG의 다음 과제는 현장에서 검증한 기술을 외부 고객에게 판매할 수 있는 사업으로 키우는 것이다. LG를 시작으로 LS·GS까지, 범LG가(家) 그룹들이 AI를 각자의 주력 사업에 어떻게 접목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구광모 회장이 추진해 온 AI 전략은 연구 성과를 산업 현장과 외부 고객 사업으로 연결하는 단계에 들어선 상황이다. LG AI연구원은 제조 공정에 적용한 예측·검사 기술을 외부 기업에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금융 분야에서는 엑사원 기반 서비스를 출시했다. 그룹 내부의 업무 개선을 넘어 AI 자체가 얼마나 매출을 낼 수 있는지가 다음 과제다. LG AI연구원은 지난 14일 'LG AI 토크 콘서트 2026'에서 제조·과학·금융 분야에 특화한 엑사원 활용 사례를 공개했다. 공정 데이터로 제품 상태와 품질을 예측하는 '엑사원 태뷸러', 제품 외관이 바뀌어도 재학습 없이 검사를 수행하는 '엑사원 옴니 인스펙트' 등이 대표적이다. LG이노텍은 연구원과 함께 변화하는 공정 조건에 대응하는 AI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 연구원은 설립 이후 배터리 수명 예측과 불량품 선별, 생산·자재 관리 등 산업 현장의 과제 100건 이상을 해결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연구원이 집계한 과제 수로, 매출액이나 비용 절감액을 뜻하지는 않는다. 계열사별 적용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LG AI연구원은 LG전자·LG에너지솔루션과 제품 수요 및 원자재 가격 예측 모델을 개발해 업무에 적용했다. LG화학과는 소재 설계·실험에 AI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자체 'AX 스쿼드'를 통해 제조·개발·인사 영역에서 190여 건의 과제를 자동화했다고 밝혔다. 다만 계열사의 모든 AI 적용 사례가 엑사원을 활용한 것은 아니다. 외부 사업에서는 금융 분야가 한발 앞서 있다. LG AI연구원은 영국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과 미국 증시 예측 AI 서비스를 출시했고, 지난 7월에는 코스콤과 한국 시장 대상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엑사원 BI'는 한국과 미국 상장 종목 8000개의 예측 점수와 분석 내용을 제공한다. 이달에는 국민연금공단과 기금운용용 AI 공동 개발 업무협약도 맺었다. 코스콤과의 사업 계약, 국민연금과의 공동 개발 협약은 진행 단계가 서로 다르다. 제조 AI의 외부 공급은 확대 단계다. LG AI연구원은 계열사에서 적용한 엑사원 태뷸러를 제약·의료·에너지 등으로 넓히고, LG CNS와 LG유플러스 등과도 사업화를 추진한다. LG유플러스는 이미 엑사원과 자사 AI 에이전트 기술을 결합한 금융 서비스를 외부 고객에게 선보였다. 연구원은 산업 현장의 비용 절감과 생산성 개선 효과를 강조하지만, 엑사원 사업의 외부 매출액과 수익성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구 회장은 지난 3월 사장단 회의에서 AI 전환은 최고경영자와 사업책임자가 직접 이끌어야 한다며 빠른 실행을 주문했다. LG는 이제 계열사에서 확인한 성과를 외부 고객이 비용을 지불하는 상품으로 확장해야 한다. 금융 서비스의 고객 확대와 제조 AI의 공급 계약, 그리고 공개 가능한 매출 성과가 '엑사원 수익화'를 판단할 지표가 될 전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AI 시대’ 내다본 조현준…효성 ‘미래 투자’ 성과 본격화

인공지능(AI)과 전력인프라 중심의 산업구도 재편을 예견한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미래 비전이 성과창출 단계에 진입했다. 성장성이 높은 사업을 겨냥한 선제 투자와 기존 사업의 고부가가치 포트폴리오 재편 등으로 경영 전략을 다각화하며 그룹의 성장 기반을 넓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전력 솔루션과 바이오·기능성 소재, 프리미엄 화학제품,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사업 영역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전력인프라 슈퍼사이클에 진입한 효성중공업의 경우, 올 상반기 매출 3조451억원, 영업이익 4166억원을 기록했다. 신규 수주는 7조4,981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규모에 근접한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북미권 전력기기 시장 확대에 앞서 현지 생산·영업 기반과 고객 대응체계를 갖춘 노력이 이 같은 성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섬유사업을 영위하는 효성티앤씨도 상반기 매출 4조5104억원, 영업이익 2750억원을 달성해 판매량과 영업이익을 모두 늘렸다. 2분기 들어선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영업이익 1888억원을 기록하는 등 스판덱스 업황 개선 효과와 글로벌 생산·판매 네트워크 기반 지역별 시장 변화 대응 성과를 동시에 누렸다. 구조적 업황 부진에 놓여 있는 효성화학 역시 올 상반기 들어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했다. 1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한데 이어, 2분기 1708억원 규모 영업이익을 달성하면서다. 중동발(發) 불확실성에 따른 글로벌 수급·판가 개선과 원가 절감, 고부가가치 시장·제품 판매 확대 등 노력이 수익성 개선을 뒷받침했다. 효성그룹의 경영 나침반은 전력기기 중심의 '글로벌 토탈 솔루션'와 섬유 기반의 '바이오 기능성 소재', 계열사 역량을 집중한 'AI 데이터센터'를 가리키고 있다. 특히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공장 증설과 콴타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현지에서 핵심 전력기기를 모두 자체 생산할 수 있는 현지생산 체제 확립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변압기 △차단기 △가스절연개폐장치(GIS) △초고압직류송전(HVDC) 등 전력인프라 전반을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 공급자로 발돋움하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효성티앤씨는 스판덱스 사업에서 축적한 세계 1위 수준 기술력과 고객 기반을 토대로 바이오·기능성 소재까지 사업 분야 확장을 진행 중이다. 베트남에선 사탕수수 기반 바이오 BDO를 생산하고 이를 PTMG와 바이오 스판덱스로 연결하는 생산 밸류체인을 구축해 글로벌 저탄소형 소재 수요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AI 데이터센터 사업은 전력인프라와 에너지솔루션, 건설, 클라우드 운영 역량 등 계열사 사업 기반을 총 결합한 종합사업으로의 발전을 꾀하고 있다. 전력인프라 시장에서 확보한 경쟁력을 AI 인프라 사업으로 확장함으로써 그룹 차원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효성그룹은 기대하고 있다. 효성그룹은 글로벌 시장의 판도를 읽고, 이를 기술개발과 신규 사업기회로 연결할 수 있는 인재 확보와 육성에도 매진하고 있다. 최근 진행된 인문계 전공자 특별채용도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해외 현장 대응력을 향상하고 글로벌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 사업 기반을 지속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한화에어로스페이스, 43개 협력사와 무인기 ‘모하비’ 국내 생산 70% 추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내 43개 중소·중견기업과 손잡고 군용 무인기·드론의 양산과 수출을 위한 독자적 공급망 구축에 나선다. 21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경남 창원1사업장에서 국내 무인기 관련 기업과 산·학·연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상호협력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구심점 역할을 맡아 △무인기 기체 △부품·소재 △임무 장비 등 전 분야에 걸쳐 개발과 양산·해외 수출로 이어지는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내용이다. 사업은 대형 무인기와 중소형 군용 드론 두 가지 분야로 나뉘어 추진된다. 대형 무인기 분야에서는 미국 제너럴 아토믹스(GA-ASI)와 공동 개발 중인 단거리 이착륙 무인기 '모하비(Mojave) STOL'의 향후 양산 단계에서 국내 생산 비중을 70% 이상으로 확대한다. 이를 위해 참여 기업들과 함께 국내에 생산 인프라를 조성하고 주요 부품 공급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모하비는 지난 16일 경기 포천에서 전차 기동로를 활용한 이착륙 시연을 진행한 바 있다. 중소형 군용 드론 분야는 국내 중소기업이 보유한 기체·임무 장비 기술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체계종합·양산 능력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다연장로켓 천무 등 기존 수출 무기체계에 중소기업의 드론을 패키지로 묶어 해외 고객에게 제안하는 수출 연계 전략을 편다. 최근 라인메탈·레오나르도 등 글로벌 방산 기업들은 무인기 전문 업체와의 합작·투자를 통해 관련 역량을 확보하는 추세다. 반면 국내 무인기 산업은 중소기업 위주로 형성돼 대규모 투자를 통한 양산 체계 구축과 해외 판로 개척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당사의 자본력과 글로벌 방산 영업망을 활용해 국내 중소기업 제품이 대규모 양산과 해외 진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넷마블, 도쿄게임쇼서 존재감 과시…日 게이머 홀렸다

넷마블이 신작 3종으로 일본 최대 게임 전시회 '도쿄게임쇼(TGS) 2026'에서 현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TGS에 단독 부스를 꾸린 넷마블의 일본 내 존재감이 한층 더 커졌다는 평가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지난 17일(현지시간)부터 20일까지 일본 치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글로벌 게임 전시회 'TGS 2026'에서 단독 부스를 꾸리고, '샹그릴라 프론티어: 일곱 최강종',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 '펄인블루' 등 출품작 3종을 선보였다. 넷마블 부스는 일반 관람객이 입장하는 퍼블릭 데이에 긴 대기열이 늘어섰으며, 관람객들의 원활한 시연을 위해 배포한 '시연 대기권(정리권)'은 조기 소진되기도 했다. 넷마블은 이번에 기존 인기 지식재산권(IP)과 신규 IP를 아우르는 폭넓은 라인업으로 출품작을 구성했다. 특히 태그 배틀 역할수행게임(RPG) '샹그릴라 프론티어: 일곱 최강종'은 원작 IP의 첫 게임화 사례로 현지 관객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원작 웹소설 '샹그릴라 프론티어'는 누적 조회 수 10억 회를 돌파한 작품이다. 해당 IP로 발행된 만화 역시 누적 발행부수 1800만부를 넘어섰다. '나 혼자만 레벨업' 애니메이션 IP 기반 로그라이트 액션 RPG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 역시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게임을 직접 체험한 관람객들은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만의 스피디한 액션과 화려한 연출에 호평을 보냈으며, 주인공 '성진우'와 '차해인'으로 분한 인기 코스플레이어들의 코스프레 쇼 역시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서브컬처 수집형 RPG '펄인블루'는 미소녀 RPG로서의 서사성과 비주얼 스펙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 '펄인블루'는 러브코미디 애니메이션 주인공이 된 듯한 연애 체험에 RPG를 접목한 작품으로, 이번에 시연 버전이 처음 공개됐다. 넷마블 관계자는 “이번 TGS 참가를 통해 출품작 3종에 대한 현지 이용자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현장에서 청취한 이용자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게임 완성도를 높여 성공적인 출시를 준비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박규빈의 재무 아나토미] ‘매출 1조’ 트리니티항공 체급이 달라졌다

기존 티웨이항공에서 사명을 변경한 트리니티항공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1조 원을 넘어섰다. 장거리 노선 개척과 신규 인프라 구축 등 투자가 진행되는 가운데 유상증자·신종 자본 증권 발행을 통해 부채 비율을 낮추며 외형 성장과 재무 구조 개선을 이뤄내고 있다. ◇ 반기 매출 1조 원 상회…여객 단가 상승·화물 부문 증가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트리니티항공의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818억 원으로 전년 동기 8245억 원 대비 31.2% 증가했다. 매출 증가는 노선 확장·판매 단가 상승에 기인한다. 트리니티항공은 자그레브·로마·파리·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거점과 밴쿠버(미주)·시드니(대양주) 노선을 운영한 결과 국제선 여객 매출은 8794억 원으로 전체 여객 매출의 89.1%를 차지했다. 수익성 지표인 1인당 평균 판매 단가(Yield)는 수송석 기준 국제선 22만3688원, 국내선 5만8635원으로 전기 말 대비 각각 13.1%, 17.5% 상승했다. 당반기 유효 좌석 킬로미터(ASK)는 108억7700만km, 유상 여객 킬로미터(RPK)는 93억4200만km를 기록해 평균 탑승률 85.9%를 유지했다. 수익 구조 다변화 측면에서는 화물 운송 수입이 증가했다. A330·보잉 777 등 중대형기 도입으로 여객기 하부 화물 적재 공간(Belly Cargo)이 확대되며 올 상반기 화물 매출은 전년 동기 235억 원 대비 98.4% 증가한 467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 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연료비는 당반기 4675억 원이고 회사는 이의 절감을 위해 기존 기종을 연료 효율이 14~17% 개선된 A330-900·보잉 737-8(MAX) 기종으로 교체하는 기단 현대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트리니티항공 관계자는 “상반기 화물 매출 증가는 중대형 항공기의 벨리 카고를 활용한 화물 운송 확대 등의 영향에 기인한다"며 “현재는 이를 통한 화물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고 화물기 도입에 대해 검토 중인 건은 없다"고 설명했다. ◇ 자본 확충으로 부채 비율 1187%p 하락·유동성 확보 트리니티항공의 2026년 6월 말 기준 자산 총계는 2조1829억 원으로 전기 말(1조8723억 원) 대비 16.6% 증가했다. 자본 총계는 전기 말 520억 원에서 올 상반기 905억 원으로 74.0% 증가했다. 당반기 중 주주 배정·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525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고, 1100억 원 규모의 사모 채권형 신종 자본 증권(영구채) 발행을 완료해 회계상 자본(기타 자본 잉여금)을 확충한 결과다. 항공업은 기재 도입 시 운용 리스 자산이 리스 부채(사용권 자산)로 계상돼 총 부채 규모가 높게 유지되는 특성이 있지만 자본 증가로 인해 전기 말 3498.6%였던 부채 비율은 상반기 말 2311.7%로 1187%포인트(p) 하락했다. 트리니티항공 관계자는 “당사는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 중이고, 추가적인 자본 확충 여부와 방식은 향후 경영 환경과 재무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할 예정이고 현재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적정 부채 비율 역시 특정 수치를 목표로 두기보다 수익성 개선과 자본 확충 등을 통해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마련해 나갈 방침"이라고 부연했다. 유동성 지표도 개선됐다. 상반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291억 원으로 전기 말 대비 25.2% 증가했고, 상각 후원가로 측정되는 단기 금융 자산 1472억 원을 합산할 경우 1년 이내 유동화가 가능한 현금성 자산은 3763억 원이다. 이는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 차입금 418억 원과 유동 리스부채 1744억 원의 합계액인 2162억 원을 상회하는 규모다. 또한 유동 부채로 분류된 '매표 대가 수금(발권 후 미탑승 항공권)' 2621억 원은 실제 고객 탑승 시 매출로 전환되는 계약 부채 성격이다. 이는 이자 비용을 발생시키거나 실질적인 현금 유출을 요하지 않아 운전 자본 확보에 기여한다. ◇ 소노그룹 시너지와 'SSC' 모델 도입, 인프라 내재화 추진 자본적 지출(CAPEX) 확대와 수익성 강화를 위한 사업 구조 재편도 진행 중이다. 최대 주주인 소노인터내셔널(상반기 말 기준 지분율 41.95%)의 호텔·리조트 인프라와 결합한 '항공-숙박 패키지(에어텔)'·통합 로열티 프로그램(멤버십) 도입을 통해 마케팅 채널 다변화를 계획 중이다. 거점 공항인 대구공항에서는 2025년 기준 국제선 여객 점유율 76%를 기록 중이고 장기적으로 2030년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에 따른 여객 수요 연계를 준비하고 있다. 여객 운임과 부가 서비스를 분리하는 'SSC(Selective Service Carrier)' 모델도 하반기부터 적용한다. 정관에 '기간 통신 사업'을 추가해 기내 무선 인터넷(IFC) 서비스 제공 근거를 마련했고 중장거리 노선 내 라운지 운영과 선택적 기내식을 통해 객단가 상승·비운임 부대 수익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트리니티항공 관계자는 “현재 기내 무선 서비스 도입의 구체적인 확정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SSC 모델을 기반으로 다양한 선택형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고 비운임 부대수익 비중은 서비스 확대에 따라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또한 총 예정 사업비 1365억 원을 투입해 2029년 완공을 목표로 인천공항 첨단 복합 항공 단지 내 자체 정비 시설(H2)을 건립 중이다. 이에 따라 상반기 재무 상태표상 '건설 중인 자산' 항목이 전기 말 384억 원에서 당반기 말 473억 원으로 증가했다. 자체 정비 시설이 완공되면 외주 중정비 대금 지출에 따른 외화 유출·외환 리스크가 축소될 전망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현장] 일주일 업무가 5분으로…KT그룹, 미공개 AI 콘텐츠 첫선

카드사의 데이터 분석 업무가 일주일에서 5분으로 줄었다. 방송사에서는 실제 배우를 복제한 AI 프리젠터와 촬영 없이 만든 무협 액션이 등장했다. KT그룹이 금융과 미디어 현장에 적용한 AI 기술과 방송 전 콘텐츠를 처음 공개했다. KT는 21일 서울 광화문 KT WEST 사옥에서 'KT그룹 커넥트 위크'를 열고 BC카드와 kt ENA, kt 스튜디오지니의 인공지능 전환(AX) 사례를 소개했다. BC카드는 금융 업무 자동화에 따른 시간 절감 효과를 공개했다. kt ENA와 kt 스튜디오지니는 방송을 앞둔 예능과 다큐멘터리, 드라마의 미공개 영상을 선보였다. BC카드는 금융 특화 생성형 AI 플랫폼 'BCGPT'와 업무 자동화 솔루션 '모아이(MOAI)'를 운영하고 있다. 고객 데이터를 외부 AI 서비스로 보내지 않고 내부 폐쇄망에서 처리한다. 하나의 거대언어모델에 의존하는 대신 업무별로 최적화한 소형언어모델(SLM)을 묶어 사용한다. 복잡한 업무를 여러 단계로 나누고 각 모델이 처리한 결과를 취합하는 방식이다. 이태영 BC카드 AI데이터본부 AX팀장은 “AX는 사람을 줄이는 효율화가 아니라 업의 전환"이라며 “비싼 거대 모델보다 각 업무에 맞는 작은 모델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BC카드 AX 조직에서는 15∼20개의 AI 에이전트가 24시간 가동된다. 연구개발부터 서비스 개발까지 직원과 함께 처리한다. 지난해 5명이던 관련 인력은 올해 2명이 늘었다. BC카드는 '모두의 AI' 사업과 결제 업무 자동화가 확대됨에 따라 인력을 추가로 충원할 계획이다. AI를 도입한 뒤 업무에 걸리는 시간도 줄었다. 가맹점과 기업 심사 등 반복 업무를 자동화해 연간 10만시간을 절감했다. 이전에는 데이터 분석팀에 요청한 뒤 결과를 받기까지 일주일가량 걸렸다. 지금은 직원이 엑셀에 자연어로 질문하면 약 5분 만에 필요한 데이터를 받을 수 있다. 단순 업무를 맡던 직원은 매입 기획과 AI 기획 등 다른 업무로 재배치했다. 결제 데이터를 활용한 소비자 서비스도 내놨다. 할인 정보를 선별해 보여주는 'AI 핫딜'은 월간활성이용자 20만명을 확보했다. 맛집 추천 서비스 '잇플(Eat.pl)'은 약 50만개 가맹점의 결제 데이터를 활용한다. 최근 결제가 발생했는지를 반영해 검색 후 찾아간 식당이 이미 문을 닫은 경우를 줄였다. BC카드는 잇플의 사업 대상을 기업 간 거래로 넓히고 있다. 라이너와 LG유플러스 등 외부 사업자에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보유 중인 380만개 가맹점 데이터를 KT의 '모두의 AI'와 연계해 소상공인 지원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외부 개발자가 활용할 수 있는 기술도 공개했다. 한국어와 금융 업무에 맞게 학습하거나 최적화한 AI 모델 49종과 데이터셋 12종을 글로벌 AI 플랫폼 허깅페이스에 올렸다. 지난해 금융위원회로부터 지정받은 생성형 AI 기반 혁신금융서비스는 7건으로 국내 카드사 가운데 가장 많다. 미디어 계열사들은 아직 방송되지 않은 AI 콘텐츠를 이날 처음 공개했다. kt ENA는 다큐멘터리 '하지 못한 말', 역사 토크쇼 '결이 다른 전쟁사', 예능 '맡겨만 주십숏'의 주요 장면과 예고 영상을 선보였다. 회사 측은 생성형 AI를 예능 제작 과정에 본격 적용한 것은 국내 방송에서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하지 못한 말'에서는 소녀시대 멤버 유리의 얼굴과 목소리를 복제한 AI 프리젠터가 등장했다. 이날 공개된 영상에서 AI로 구현된 유리는 부검 대상자와 수술실 의사, 사건 현장의 관찰자로 모습을 바꿨다. 실제 촬영이 어렵거나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장면은 AI로 재현하되 인터뷰에는 실제 인물의 발언을 사용했다. '결이 다른 전쟁사'의 미공개 영상에는 베트남전 당시 구찌터널 내부에서 벌어진 전투 장면이 담겼다. 기존 역사 프로그램이 문헌과 사진으로 설명하던 장면을 시네마틱 AI로 재구성했다. 좁은 지하 통로를 이동하는 모습과 교전 장면이 영화처럼 이어졌다. 김종래 kt ENA AI콘텐츠팀장은 “역사는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며 “자료 조사와 사실 검증에 많은 시간을 들이고 회차마다 전문가 두 명이 참여해 내용을 확인한다"고 말했다. 예능 '맡겨만 주십숏'의 예고 영상도 이날 처음 공개됐다. 사람과 AI가 각각 2시간 안에 소상공인 홍보영상을 만들어 경쟁하는 프로그램이다. 사람으로 구성된 팀은 직접 촬영하고 편집한다. AI팀은 이미지와 명령어로 영상을 제작한다. 문구점과 빈대떡 가게를 홍보하기 위해 만든 AI 영상도 현장에서 선보였다. kt 스튜디오지니는 연내 공개 예정인 무협 숏폼 드라마 '무신귀환록'의 제작 영상을 처음 공개했다. 실제 로케이션이나 세트에서 촬영한 부분은 없으며, 배우의 대사 장면을 제외한 액션 대부분을 AI로 만들었다. 배우의 움직임을 AI 캐릭터로 옮기는 '모션 트랜스퍼' 기술도 활용했다. 영상에서는 배우가 실제로 촬영하지 않은 각도에서도 동작을 이어갔다. 기존 촬영과 컴퓨터그래픽(CG), 시각특수효과(VFX)로 구현하기 어려운 대규모 액션도 등장했다. 제작진은 기획 단계부터 AI로 만들 장면과 배우가 직접 연기할 부분을 나눠 설계했다. 이를 위해 작품별 AI 적용 방식을 정하는 'AI 슈퍼바이저', AI 후반 작업에 맞춰 촬영하는 '시네마 스테이지', 생성 작업과 제작 이력을 관리하는 '시네마 허브'를 구축했다. 촬영장에서는 격자무늬 벽을 이용해 카메라 움직임과 초점, 공간의 깊이를 파악한다. 촬영한 장면이 AI 후반 작업을 거쳐 어떻게 바뀌는지도 5∼10분 안에 확인할 수 있다. '무신귀환록'의 제작 시간과 비용은 기존 방식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은재현 kt 스튜디오지니 AI사업추진팀장은 “비용 절감보다 기존 숏폼 예산으로 구현하기 어려웠던 무협 장르의 규모를 넓힌 데 의미가 있다"며 “같은 기술을 일반 드라마와 영화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KT는 지난달부터 위성과 통신 인프라, 고객 서비스, 클라우드 등 그룹사의 AX 사례를 차례로 공개했다. 김동훈 KT 홍보실장은 “그룹사가 축적한 AX 역량과 성장 동력을 계속 발굴해 소개하겠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싸구려’ 꼬리표 뗀 CATL…전기차 10대 중 4대 ‘중국산 배터리’

한때 '싼 배터리'로 불리던 중국산 배터리가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완성차 공급망에 진입한 데 이어 LFP(리튬인산철)를 넘어 NCM(니켈·코발트·망간)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대차그룹 역시 차종별로 중국 CATL 배터리를 채택하며 공급망을 다변화하면서, 중국산 배터리가 가격만을 앞세운 보급형 제품을 넘어 국내 완성차의 주요 선택지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에서 판매된 국산 전기차 1만5794대 가운데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은 6590대로 40.4%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달 24.1%에서 1년 만에 16.3%포인트 상승했다. 국산 전기차 판매량이 1년 전보다 3541대 늘어나는 동안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은 3570대 증가했다. 전체 국산 전기차 판매 증가분을 웃도는 규모다.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그룹의 배터리 공급망에서도 중국 업체의 존재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 현대차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정보'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CATL 셀을 사용하는 차종은 코나 일렉트릭으로, 롱레인지와 스탠다드 모두 CATL의 NCM 각형 셀을 탑재한다. 반면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9에는 SK온, 아이오닉6에는 LG에너지솔루션, 캐스퍼 일렉트릭에는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사인 HLIGP가 각각 배터리를 공급한다. 기아는 현대차보다 CATL 배터리 적용 차종이 더 많다. 기아가 공개한 최신 배터리 정보를 보면 국내 전기차 9개 차종 가운데 4개 차종에 CATL 셀이 적용된다. 레이 EV와 니로 EV에 이어 최근 출시한 EV5와 PV5까지 CATL 적용 차종이 확대됐다. 지난 8월 EV5는 3146대, PV5는 1744대가 판매되며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주요 국산 전기차로 자리 잡았다. 중국산 배터리가 일부 보급형 전기차에 한정되지 않고 SUV와 PBV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는 것이다. CATL이 적용된 차종의 배터리 구성 역시 다양하다. 레이 EV에는 LFP 각형 셀이, 니로 EV·EV5·PV5에는 NCM 각형 셀이 적용된다. 반면 EV3와 EV4에는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사인 HLIGP의 NCM 파우치형 배터리가, EV6·EV9·봉고 EV에는 SK온의 NCM 파우치형 배터리가 들어간다. 중국 배터리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LFP에만 머무르지 않고 삼원계인 NCM까지 국내 완성차 공급망에서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배터리 업체의 국내 공급망 침투 배경에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와 배터리 공급 여건 변화가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 캐즘 이후 배터리 생산능력이 빠르게 늘어난 반면 수요 증가세는 둔화하면서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배터리 공급사를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는 것이다.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완성차 공급망에 진입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셈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몇 년 전에는 배터리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제작사들이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을 위해 배터리 회사와 협력 관계를 유지했다"며 “전기차 보급이 늦어지면서 결국 배터리 생산량이 소모량보다 많게 되는 초과 생산 라인으로 접어들게 됐고, 자동차 제작사들이 배터리 회사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BYD 같은 업체들이 전 세계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는 상황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중국산 배터리의 경쟁력은 가격뿐 아니라 전기차 시장에서 요구되는 배터리 성능 수준이 달라진 데서도 찾을 수 있다. 이 교수는 “하이니켈은 국내 업체가 앞서는 등 국내 업체와 중국 업체 간 고성능 배터리 기술 격차가 여전히 존재한다"면서도 “최근 충전 인프라가 확대되고 소비자들도 300㎞ 이상 주행거리가 보장되면 일상생활에서 큰 불편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결국 1회 충전 주행거리와 차량 가격 두 가지가 중요한 요소가 됐다"고 말했다. 고성능 배터리의 기술 격차가 존재하더라도, 소비자가 그 차이를 크게 요구하지 않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중국 배터리 업체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7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316.2GWh로 전년 동기 대비 25.8% 증가했다. CATL은 107.5GWh를 기록하며 34.0%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27.2%로 전년 동기보다 10.4%포인트 하락했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넘어 공급망과 제품군을 빠르게 넓히면서 국내 업체들은 차세대 기술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 교수는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차세대 배터리 기술 확보가 중요하지만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에서는 중국을 압도적으로 이길 방법이 마땅치 않다"며 “전고체·나트륨이온 등 새로운 소재 기반 배터리를 개발하고 상용화해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이수진 인턴기자

최태원 “AI, 사회문제 해결•성장 도구로 활용해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을 사회문제 해결과 새로운 성장의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성장 속에서 사회적 비용이 커지는 만큼 기업과 정부, 금융권이 기술과 자본을 결합해 문제 해결에 직접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다. 최 회장은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에서 “지금 대한민국의 문제는 사회적 비용은 증가하고 있는데 경제 성장은 더뎌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문제를 직접 해결해 사회적 비용 자체를 낮추는 것이 건강한 사회, 좋은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며 “AI와 사회적 가치가 만나는 지점에 사회적 성장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가 그 가능성을 발견하고 이를 구체화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의 발언은 AI를 기업의 생산성 향상 수단에만 머물게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돌봄과 장애인 고용, 청년 일자리, 지역소멸 등 정부와 시장이 쉽게 풀지 못한 문제에 AI를 적용해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새로운 시장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상의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의 주제는 '생각을 넘어 행동으로, 문제를 넘어 해결로'다. 전시장은 협력, 혁신·환경, 지역, 사회 등 4개 영역으로 구성됐으며 기업과 공공기관, 사회적기업 등이 300여개 부스를 운영한다. 주최 측은 22일까지 약 1만5000명이 행사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 등은 AI를 활용한 돌봄과 인재 육성, 지역문제 해결 사례를 소개했다. SK텔레콤은 보이스피싱 예방과 금융사고 탐지, 취약계층 돌봄 등 AI 기술을 사회문제 해결에 적용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기업과 정부, 금융기관, 재단, 사회적경제 조직 관계자 약 150명이 참여한 '리더스 서밋'에서는 '자본은 어떻게 사회적 가치를 키우는가'를 주제로 사회문제 해결에 필요한 투자 구조와 민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대한상의는 일회성 캠페인이나 기부를 넘어 기업의 기술·사업 역량과 민간 자본이 사회문제 해결로 이어지는 협업 모델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행사는 22일까지 이어진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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