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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8월에만 1만대 팔았지만…BYD에 ‘서비스 만족도’ 완패

테슬라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지만 서비스 분야에서는 BYD(비야디) 등 중국 브랜드에게 밀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자동차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1년간(2025년 7월~2026년 6월) 새 차를 구입한 소비자 6569명과 서비스센터 이용 경험자 3만54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테슬라는 판매서비스 만족도(SSI)에서 700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44점 떨어진 수치로, 산업 평균인 780점에도 크게 못 미쳤다. 반면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는 지난해 4월 국내 판매를 시작한지 1년여 만에 SSI 835점으로 3위에 올랐다. 토요타가 850점으로 1위, 렉서스가 839점으로 2위를 차지한 데 이어 BYD가 바로 뒤를 이었다. 테슬라의 국내 판매량은 가파르게 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8월 1만400대를 신규 등록해 수입차 브랜드 1위를 기록했다. 1~8월 누적 등록대수는 7만677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2.3% 증가했다. BYD 역시 8월 3002대를 기록하며 누적 1만7523대까지 판매량을 늘렸다. 업계에서는 테슬라의 판매량 확대와 별개로 판매서비스 만족도가 하락한 원인으로 급작스러운 가격 정책을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는 온라인 중심의 판매 방식과 잦은 가격 조정 등 전통적인 수입차와 다른 판매 구조를 갖고 있다" 며 “가격이 빠르게 바뀌면 이미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와 이후 구매자의 조건이 달라지기 때문에 기존 고객 입장에서는 불만이 발생할 여지가 크다" 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일본차의 서비스 경쟁력도 두드러졌다. 토요타는 판매서비스 만족도에서 850점으로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애프터서비스 만족도(CSI)에서도 859점으로 9년 만에 1위에 올랐다. 렉서스는 SSI 839점으로 2위, CSI 858점으로 토요타와 1점 차를 기록했다. 토요타와 렉서스는 판매 단계뿐 아니라 실제 정비·수리 서비스를 경험한 소비자 평가에서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브랜드 역시 판매 확대에 맞춰 국내 서비스 기반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지커는 중형 전기 SUV 7X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전국 11개 서비스센터를 구축했다. 지난 6월 예약판매를 시작한 7X는 사전예약 1500대를 넘어섰다. 오는 10월 고객 인도를 시작할 예정이다. 신차 판매를 본격화하기 전 서비스 거점부터 확보하며 초기 고객의 사후관리 수요에 대비하고 있는 셈이다. BYD코리아는 현재 전국 20개 서비스센터에서 92개 워크베이를 운영하고 있다. 일일 최대 약 600대의 차량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로, 올해 말까지 서비스센터를 26개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부품 공급 체계도 함께 구축하고 있다. BYD코리아는 국내 부품 물류센터와 딜러 서비스 네트워크에 주요 정비·사고수리 부품을 사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BYD의 판매 서비스 만족도 점수를 곧바로 AS 경쟁력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이번 조사에서 BYD는 출시 연차가 짧아 구매자의 60% 이상이 차량을 구입한 지 6개월 이내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서비스센터 이용 경험을 평가하는 CSI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컨슈머인사이트 역시 판매 단계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BYD가 AS 단계에서도 같은 평가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향후 과제로 남았다고 봤다. 업계에서는 중국 브랜드가 국내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초기 판매 확대와 함께 서비스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빠르게 판매량을 확대했지만, 고장이나 수리 등 사후서비스 대응이 미흡할 경우 과거 중국산 제품과 마찬가지로 가격 경쟁력에 의존하는 브랜드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수 있다"며 “판매 초기인 지금이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하고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기에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지역별 요금 차등화’ 나섰지만…“철강 ‘탈탄소 족쇄’ 해소 역부족”

국내 철강산업의 탈탄소 전환을 뒷받침하기 위해 전기요금 부담을 낮출 별도의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정부와 한국전력공사가 추진 중인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화'만으로는 근본적인 업계 부담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정연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용 전기요금 개편, 철강산업 영향과 과제' 국회철강포럼 정책세미나에서 “요금을 얼마나 낮추느냐는 관점에서 산업을 위해 어떻게 지원하느냐는 것으로 질문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단순 전기요금 인하 방안을 넘어 대내외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산업 지원체계를 마련함으로써 탄소중립 전환 압박을 받고 있는 철강업계의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철강산업은 대표적인 전력다소비 업종인 동시에 탄소중립 전환 과정에서 전력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이다. 기존 고로 중심의 생산체제를 전기로와 수소환원제철 등 저탄소 공정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전력이 추가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전력 사용을 늘려야 하지만, 높은 전기요금이 오히려 탈탄소 투자의 부담으로 돌아오는 구조다. 정 교수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최종 에너지 소비를 전기화해야 하고 특히 철강산업에서는 탄소 감축을 위해 더 많은 전기 수요가 필요하다"며 “한쪽에서는 전기를 더 많이 쓰라고 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전기요금을 올린다면 이 산업들이 과연 탄소중립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은 단기간 가파르게 상승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산업용 전기요금은 2022년 1분기 킬로와트시(kWh)당 105.5원에서 2024년 4분기 185.5원으로 75.8% 올랐다. 향후 철강업계의 저탄소 공정 전환이 본격화할수록 전력비 부담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철강산업을 콕 집어 밀착 지원에 나서기도 부담이다. 업계에 대한 재정적 지원이 자칫 '정부 보조금'으로 해석되면서 주요 수출국의 고율 상계관세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전력공사는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을 통해 산업계의 전력비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천현민 한전 요금전략처장은 “산업용 전기요금의 약 10%를 인하하는 수준으로 설계했다"며 “수도권 북부는 킬로와트시(kWh)당 약 6~10원, 중부권은 10~15원, 남부권은 13~18원 정도 전기요금을 인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전은 현행 기본요금·전력량요금·기후환경요금·연료비조정요금에 '지역별 조정요금'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역별 송전비용과 전력자급률을 반영해 전력 생산지와 소비지 간 요금 격차를 두고, 인구·재정자립도·산업위기 여부 등 균형발전 요소를 추가로 반영하는 방식이다. 포항·광양 등 주요 철강 생산거점이 위치한 남부권은 상대적으로 큰 폭의 요금 인하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천 처장은 “현재 설계안을 미세 조정하고 있다"며 “지방 우대 지수 등이 최종 확정되면 고시와 약관 등을 신속히 개정해 연내 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지원 방안의 지속 가능성이다. 조윤택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지역별 조정요금 도입에도 전기요금 구조상 전력량요금이나 기후환경요금은 인상될 가능성이 상당히 커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생에너지 확대와 배출권거래제 비용 증가 등을 거론하며 지역별 요금제를 통한 인하 혜택이 “불과 2~3년 내 다시 되돌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전의 재무 부담도 변수다. 한전은 지역별 요금제 도입에 따른 재무 영향을 약 2조8000억~3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장거리 송전 의존도가 높은 수도권에는 송전비용을 추가로 부과해야 하지만 첨단산업과 중소기업 등의 부담을 고려해 인상분을 한전이 부담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했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한전의 재무 부담에 의존한 요금 인하보다 별도 지원재원을 마련하고, 전력 공급원가 자체를 낮추는 등의 구조적 해법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준호 고려대학교 교수는 “철강업체가 전용 전력구매계약(PPA) 중계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면 발전소와 장기·대량 구매협약을 체결할 수 있다"며 “철강산업 전용 PPA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철강산업특별법(K-스틸법)의 전환기금을 기반으로 국비를 지원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발전 인프라의 효율적인 활용을 통해 한전의 전력구입비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전우영 서울과기대 교수는 “원자력 1기가와트(GW)를 추가적으로 전력시장에서 1년간 더 활용하면 한전의 전력구매 비용을 약 4000억~5000억원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며 “우리가 잘 가지고 있는 원자력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면 한전의 재무적인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유재호 인턴기자

㈜한진 노삼석·조현민, 동서울 허브 점검…추석 특수 물량 대응

일평균 약 1930만 박스 물량이 쏟아지는 추석 특수기를 앞두고 한진택배가 현장 점검에 나섰다. 17일 ㈜한진은 노삼석·조현민 사장이 지난 15일 서울 송파구 장지동 소재 동서울 허브 터미널을 찾아 현장 점검에 나섰다고 밝혔다. 사장단은 동서울허브 통제실에서 특수기 작업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받고 화물 출입고 및 수송 동선 전반을 살펴봤다. 이어 상·하차 작업장으로 이동해 분류 설비의 안전 가동 상태와 작업 현장 위험 요소를 점검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노삼석·조현민 사장은 현장 종사자들에게 안전 수칙 준수와 충분한 휴식을 당부했다. 이는 국토교통부의 '추석 명절 택배 특별 관리'에 따른 조치다. 국토부는 추석 특수기 중 택배 물량이 평시 대비 약 4.9% 증가해 일평균 약 1930만 박스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9월 7일부터 10월 2일까지 4주간을 '추석 명절 택배 특별 관리기간'으로 운영하고, 주요 택배사가 인력 5500명을 추가 투입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주요 택배사에 택배 물량이 특정 시기에 집중되지 않도록 물량 분산과 집화 제한 조치에 협조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한진은 이번 추석 특수기 동안 전국 100여 개 주요 터미널과 가용 수송 차량을 최대로 가동할 계획이다. ㈜한진 관계자는 “분류 작업원 충원·임시 차량 추가 투입을 통해 안전한 작업 환경 조성과 차질 없는 배송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진 측은 구체적인 분류 작업원 충원 규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회사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충원 인원은 내부 운영에 관한 사항이라 대략적 수치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서동민 인턴기자

폰 하나로 업무·개인망 따로…KT, ‘앱 슬라이싱’ 연내 출시

KT가 스마트폰 한 대에서 업무용 앱과 개인용 앱의 통신망을 따로 쓰는 '앱 슬라이싱'을 연내 선보인다. 업무용 스마트폰을 별도로 들고 다닐 필요 없이 한 대로 회사 내부망과 일반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KT는 17일 온라인 브리핑을 열고 기업전용5G와 5G 업무망 등 기업·공공 특화 5G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앱 슬라이싱은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에 따라 접속하는 통신망을 나눈다. 업무용 앱은 기업전용5G를 거쳐 회사 내부망으로 연결하고, 개인용 앱은 일반 인터넷망을 이용한다. 개인용과 업무용 트래픽을 한 단말 안에서 분리하는 방식이다. KT는 삼성전자, 구글과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우선 안드로이드 기반 갤럭시 스마트폰에 적용한다. 아이폰은 iOS에 맞춘 추가 개발과 단말 제조사, 운영체제 사업자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KT는 설명했다. 앱 슬라이싱을 적용하면 개인 스마트폰을 업무에 활용하는 BYOD 환경에서도 별도 업무용 단말 없이 회사 내부망에 접속할 수 있다. 개인이 사용한 데이터와 회사가 업무용으로 제공한 데이터의 요금을 각각 부담하도록 과금 체계를 나누는 것도 가능하다. KT는 기업전용5G를 제조, 물류, 금융, 공공 등 보안성과 안정성이 필요한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포스코와 현대중공업을 대표 고객으로 소개했다. 명유재 KT Enterprise서비스본부 기업무선/IoT서비스담당 상무는 “포스코라든지 현대중공업 같은 제조업, 야드형 고객사 쪽에서 반응이 뜨겁고 회선도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5G SA(단독모드) 기반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대규모 행사와 재난 현장에도 적용됐다. KT는 올해 서울세계불꽃축제에서 약 100만명의 관람객이 사용하는 일반 통신망과 별도로 안전관리 전용 통신망을 구축했다. 무선 CCTV 25대의 영상을 종합상황실로 실시간 전송하고 안전요원용 긴급 연락 단말 10대의 통신을 별도로 지원했다. 소방청과는 재난 현장에서 통신량이 급증해도 소방관 통신을 우선 연결하는 서비스를 실증했다. 공공기관용 5G 업무망도 확대한다. 5G 업무망은 KT 무선망과 기관 내부망을 전용회선 기반 폐쇄망으로 연결하는 서비스다. 인터넷망을 거쳐 접속하는 기존 VPN 방식과 달리 단말부터 기관 내부망까지 별도의 보안 채널로 연결한다. KT는 전용 단말을 직접 구매하지 않고 빌려 쓰는 '5G 업무망 임대에그'와 광역기관과 산하 기관이 하나의 업무망 인프라를 함께 쓰는 '5G 업무망 거점형' 서비스도 내놨다. 경기도청과 산하 7개 지방자치단체에는 하나의 5G 업무망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차세대 네트워크에는 AI와 양자보안 기술을 접목한다. KT는 양자내성암호(PQC), AI-RAN, AI 자율보안, AI Edge 등을 개발하고 있다. 양자컴퓨팅에 대비해 기존 암호체계와 PQC를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과 주요 키 생성 정보를 유심에 보관하는 'USIM PQC'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AI 자율보안은 네트워크와 단말에서 발생하는 이상행위를 AI가 탐지하고 대응하는 기술이다. 트래픽과 단말 보안 이벤트, 무선 환경, 인증 패턴 등을 분석해 비정상 단말을 찾아내고 접속 차단과 관리자 통보까지 자동화하는 방식이다. 김우태 KT 미래네트워크Lab 통신AX연구담당 상무는 AI를 이용한 사이버 공격에 대해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공격 코드를 만들어 공격하는 사례에 대해서는 스스로 대응할 수 있는 AI 보안 에이전트를 만들어 대응하려고 기술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KT는 전국 약 3500개 통신국사를 AI 연산 거점으로 활용하는 AI Edge도 추진한다. 중앙 AI 데이터센터와 산업 현장 인근의 컴퓨팅 자원을 연결해 데이터를 현장 가까이에서 처리하는 방식이다. 로봇과 자율주행 등 빠른 판단이 필요한 피지컬 AI의 통신 지연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김 상무는 “앞으로 네트워크는 단순히 데이터를 전달하는 인프라를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지키는 지능형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포스코, 포스코센터에 로봇 기반 ‘스마트 시설관리’ 구축… 안전·편의 대폭 강화

포스코(대표이사 이희근)가 포스코와이드와 손잡고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 로봇 기술을 대거 적용한 '스마트 시설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위험성이 높은 고위험 업무와 단순 반복 작업을 로봇 중심으로 전환해 작업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시설관리의 효율을 크게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포스코는 스마트 시설관리 도입을 위해 지난 3월부터 2개월간 포스코센터 외벽과 로비, 지하 주차장에서 청소로봇 실증 테스트를 거쳤다. 이어 4월에는 중국 상하이 청소박람회를 참관해 최신 기술 동향을 파악한 뒤 최적의 로봇 도입 방안을 확정했다. 특히 작업자가 로프나 곤돌라에 의존해 추락 등 안전사고 위험이 컸던 고층 건물 외벽 청소 업무에는 로봇을 전격 투입했다. 포스코는 저층부 로비 구간 테스트를 거쳐 기종을 확정했으며, 지난 9월 5일부터 국내 최초로 포스코센터 외벽 커튼월(Curtain Wall) 유리 청소에 로봇을 도입해 고소 작업에 따른 위험을 원천 차단했다. 건물 내부 및 주차장 관리도 자동화됐다. 1회 충전으로 약 3~4시간 동안 300평을 청소할 수 있는 로비용 청소로봇과 최대 8시간 동안 600평을 청소하는 주차장용 청소로봇을 도입해 미화 작업자의 노동 강도를 줄이고 야간 반복 작업을 대폭 개선했다. 입주 임직원 및 방문객을 위한 서비스 로봇도 함께 운영된다. 비즈니스 라운지에는 하루 평균 100여 건의 주문을 처리하는 서빙로봇 3대(음료 배달 2대, 빈 컵 회수 1대)를 배치해 회의 공간 이용 편의성을 높였으며, 서관 1층 스틸갤러리 휴게공간에는 바리스타로봇을 도입해 새로운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로봇 기술을 활용해 고위험·반복 업무를 지속해서 개선할 것"이라며 “작업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시설 관리의 효율성을 한층 끌어올리겠다"고 전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현장] IBM·OSC Korea “AI 에이전트 시대, 보안도 다시 짜야”

기업의 인공지능(AI) 활용이 확대되면서 AI 에이전트의 데이터 접근과 업무 수행 과정을 통합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AI 에이전트가 여러 시스템을 오가며 데이터를 주고받는 만큼, 기존 보안체계만으로는 데이터 이동과 권한 사용을 추적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AC 호텔 바이 메리어트 서울 강남에서 VTI KOREA가 개최한 '기업 AI 에이전트 도입·운영 전략: 보안부터 비즈니스 성과까지' 세미나에서는 AI 에이전트 확산에 따른 보안 위험과 관리 방안이 논의됐다. 기업의 AI 도입도 확산하는 추세다.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지난 11일 발표한 '한국의 AI 잠재력 실현 2026' 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AI 활용률은 58%로, 1년 전 48%보다 10%포인트 높아졌다. 최근 1년간 AI를 새로 도입한 기업은 약 62만4000곳으로 추산됐다. AI 에이전트는 사용자를 대신해 주어진 목표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는 소프트웨어다. 기존 생성형 AI가 질문에 답하거나 콘텐츠를 만드는 데 주로 활용됐다면, AI 에이전트는 외부 시스템이나 다른 에이전트와 연결돼 데이터를 조회하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문제는 AI 에이전트가 기업 내부 곳곳에서 활용될수록 데이터가 어디로 이동하고 어떤 권한이 사용됐는지 파악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남궁성환 OSC Korea 상무는 AI 에이전트 확산 과정에서 데이터 가시성 저하와 기업이 승인하지 않은 IT 서비스 사용을 뜻하는 '섀도우 IT' 증가를 보안 위험으로 꼽았다. 특히 AI 에이전트끼리 정보를 주고받는 A2A(Agent to Agent) 통신이 늘면서 기존 보안체계가 관리해야 할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궁 상무는 “시스템 정보의 주요 소비자가 사람에서 AI 에이전트로 확장되면서 보안 사각지대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여러 AI 모델과 사내 시스템을 한곳에서 관리하는 통합 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기업이 업무에 따라 서로 다른 AI 모델과 에이전트를 활용하는 만큼 각각의 작동 상황과 데이터 접근 권한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유미 IBM 실장은 “기업은 상황에 따라 다양한 AI 모델을 사용하고 AI 역시 기업 내 여러 시스템과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며 “이를 한곳에 모아 관리하고 상황에 따라 최적화할 수 있는 통합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합 관리의 핵심으로는 가시성과 통제력, 명확한 책임 소재가 꼽혔다. 어떤 에이전트가 어떤 데이터에 접근했는지 확인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각 단계의 관리 책임자도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실장은 “시스템 각 구간의 담당자를 명확히 해 모든 과정에서 책임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이 같은 과정을 거쳐 AI 에이전트를 검증한 뒤 배포하고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궁 상무도 AI 에이전트의 활동 기록을 남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떤 사용자가 권한을 위임했고 AI 에이전트가 이를 이용해 어떤 업무를 수행했는지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어떤 사용자에게 위임받아 어떻게 사용했는지와 관련된 모든 로그가 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AI 에이전트가 업무를 수행하더라도 최종 판단은 사람이 맡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정하 VTI KOREA 전무는 이메일과 문서, 재고, 공급망 관리 등에 AI 에이전트를 활용할 수 있지만 실제 업무에서 발생하는 예외 상황까지 AI가 판단하도록 맡기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박 전무는 “입력을 받아 저장하고 산출하는 것까지가 AI 에이전트의 역할"이라며 “이를 사람이 판단한 뒤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AI 에이전트 사용 과정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AI 에이전트가 활용하는 데이터를 정제하고 접근 권한을 일관되게 관리하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했다. 박 전무는 “각 AI 에이전트의 권한 체계가 다를 경우 신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를 한 번에 관리하는 일도 중요하다"며 “실제 업무에서는 예외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사람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이수진 인턴기자

[신간] 바다 밑 핵위협과 반쪽짜리 원전 강국…대한민국 안보 주권의 길을 묻다

북한의 고도화되는 핵위협이 지상과 공중을 넘어 바다 밑으로 은밀하게 이동하고 있다. 동시에 세계 최고 수준의 원자력 발전 기술을 갖추고도 핵심 연료는 해외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대한민국의 '안보·에너지 딜레마'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이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치밀한 핵안보 전략을 분석하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제시한 두 권의 묵직한 신간이 나란히 출간됐다. 한국핵안보전략포럼이 엮어낸 총서 시리즈 제5권 '핵잠수함 개발과 운용 전략'과 제6권 '에너지 안보와 핵잠재력'(블루앤노트 펴냄)이다. 두 책은 자체 핵무장이나 핵잠수함 도입을 둘러싼 감정적인 찬반 논쟁을 넘어 대한민국이 직면한 안보 현실을 냉정하게 진단하고 외교·기술·제도를 아우르는 국가적 청사진을 제시한다. ◇ 요격보다 '추적'이 먼저다…핵잠수함 개발과 운용 전략(5권) 북한이 전략 핵잠수함(SSBN)과 핵탄두 탑재 잠수함 개발을 본격화하면서 미사일이 발사된 후 쏘아 맞추는 '요격' 중심의 방어 체계는 근본적인 한계에 부딪혔다. 5권은 이 빈틈을 메우기 위해 수중으로 사라진 적 잠수함을 끝까지 쫓아갈 수 있는 능력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들은 흔히 오해하는 '핵무장(핵탄두 탑재)'과 '핵추진(원자로 동력)'을 명확히 분리한다. 한국에 당장 필요한 전력은 전략적 핵보복을 위한 전략핵잠수함(SSBN)이 아니라 원자로를 동력으로 하되 재래식 무장을 갖추고 적 잠수함을 장기간 은밀하게 추적·억제할 비핵무장 공격 핵추진 잠수함(SSN)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 책은 핵잠수함 도입을 '배 한 척을 건조하는 일'이 아닌 △인력 양성 △정비 △지휘·통제 △외교적 조율까지 아우르는 '수십 년짜리 국가 시스템 구축'으로 바라본다. 미국·러시아·프랑스 등 7개국의 개발 사례를 분석한 연구진은 “미국이 저농축 우라늄(LEU) 연료 공급과 제도적 문을 열고 프랑스가 건조 시간과 운용 위험을 줄이는 파트너로 참여하는" 현실적인 한미·한불 투트랙(Two-track) 협력 모델을 제안해 눈길을 끈다. ◇ 에너지 주권 없는 안보 주권은 없다…에너지 안보와 핵잠재력(6권) 원전 독자 설계·수출 강국인 대한민국은 왜 핵연료 공급망과 사용후 핵연료 처리 문제에서 스스로 결정하지 못한다. 6권은 이른바 '원전 강국의 역설'을 뼈아프게 파고든다. 이 책의 핵심 키워드는 '핵잠재력(Nuclear Latency)'이다. 이는 당장 핵무기를 만들겠다는 선언이 아니다. 다가오는 심각한 안보 불확실성에 직면했을 때 국가가 방어와 억제를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전략적 공간과 기술·산업적 기반을 책임 있게 축적하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들은 농축과 재처리 역량 확보가 단순한 산업 문제가 아니라 2030년대 사용후 핵연료 저장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필수 과제이자 곧 '에너지 주권'이라고 역설한다. 책은 한미 원자력 협정의 명암을 분석하는 한편, 다국적 농축기업 유렌코(URENCO) 및 프랑스와의 실질적인 협력 등 동맹국 미국과의 조율 속에서 실리를 챙길 현실적 로드맵을 모색한다. 나아가 과거 박정희 정부와 대만의 핵개발 실패 사례를 통해 내부 정보 보안과 미국의 압박 등 '지도자의 의지'만으로는 불가능한 국가 전략의 엄중함을 일깨운다. 또한 미국 확장억제의 대안으로 한국·일본·프랑스·영국·독일이 참여하는 '전략적 중강국 5개국 안보협력체(SMP5)' 구상을 새롭게 제안하며 안보 아키텍처의 수동적 수혜자에서 능동적 설계자로 나설 것을 주문한다. ◇ “미래를 준비하는 국가의 '선택 능력'을 묻다" 정성장 한국핵안보전략포럼 대표(세종연구소 부소장)를 비롯해 외교·안보·군사·원자력 등 각계 최고 전문가 18명이 대거 집필에 참여한 이번 신간은 안보 위협은 눈앞에 다가왔고, 방패를 준비할 시간은 부족하다는 하나의 결론을 향해 달려간다 두 권의 책은 “무엇을 가질 것인가"라는 일차원적 질문을 뛰어넘어 '어떤 법적·외교적 틀 속에서 누구와 협력해 안전하게 능력을 축적하고 운용할 것인가'를 묻고 답한다. 격변하는 국제 질서 속에서 대한민국의 생존 전략을 치열하게 고민하는 정책 입안자와 오피니언 리더, 안보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들에게 훌륭한 전략적 나침반이 돼줄 것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삼성 ‘원 UI 9’ 뭐가 달라지나…폰이 약속·위치까지 먼저 챙긴다

삼성전자가 최신 소프트웨어 원 UI(One UI) 9 업데이트를 16일 국내부터 시작해 글로벌 시장으로 순차 확대한다. 새로운 폼팩터와 한층 강화된 갤럭시 AI 기능을 다양한 기기에 이식해 사용자 경험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개인화된 정보 구성부터 촘촘해진 보안 기능까지, 갤럭시 이용자들의 일상이 한층 편리하고 스마트해질 전망이다. 1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 업데이트는 갤럭시 S26 시리즈부터 적용되며, 지원 기기 범위를 차례로 넓혀갈 계획이다. 지난 7월 공개한 신규 갤럭시 Z 시리즈 3종과 함께 선보인 원 UI 9은 다양한 폼팩터에서 더 쉬운 모바일 경험과 강화된 갤럭시 AI 기능을 앞세운다. 원 UI는 갤럭시 기기의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핵심 경험을 지탱하는 삼성전자의 자체 소프트웨어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태블릿, 폴더블, 웨어러블 등 여러 폼팩터에 동일한 사용성을 이식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버전은 사용자가 일상의 소중한 순간에 집중하고, 매일 확인하는 정보를 맞춤형으로 구성해 기기 관리를 더 쉽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삼성전자 측은 전했다. 신규 기능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마이 팬캠(My FanCam)'이다. 동영상에서 선택한 인물을 자동으로 따라가며 화면 중앙에 맞춰주는 기능으로, 아이의 공연이나 경기 장면처럼 움직임이 많은 영상도 편집 없이 원하는 인물이 돋보이게 만들 수 있다. '보증 및 케어(Warranty and Care)' 메뉴는 모바일 기기의 보증 기간 확인부터 자가 진단, 예상 수리비 조회, 삼성케어플러스(Samsung Care+) 관리, 서비스 센터 예약까지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게 했다. 기존 기능의 편의성도 대폭 강화됐다. '나우 브리프(Now Brief)'에는 사용자가 직접 카드를 만들고 편집하는 '나만의 카드' 기능이 추가돼 건강·날씨·영상 등 다양한 주제로 맞춤형 브리핑을 구성할 수 있다. '나우 넛지(Now Nudge)'는 메시지로 약속을 잡을 때 예약 정보를 자동으로 불러오거나 대화 중 공유된 위치를 저장해주는 등 사용 맥락을 분석해 필요한 순간 제안을 건넨다.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Creative Studio)'는 지인의 생일 같은 주요 일정에 맞춰 이미지 생성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통역(Interpreter)' 기능은 대화 흐름을 한눈에 보여주는 '스레드 뷰(Thread View)'를 새로 지원하며 갤럭시 버즈 이용 시 번역 음성 속도도 개선했다. 이 밖에 '스캔(Document Scan)'은 굴곡지거나 모서리가 접힌 문서도 손쉽게 스캔하고 함께 찍힌 손가락까지 지워주며, '음성 녹음(Voice Recorder)'은 요약 내용을 제목과 표 형태로 구조화해 정리해준다. 보안 강화에도 무게를 실었다. 나우 브리프 내 '시큐리티 브리프(Security Brief)'는 악성 앱, 출처 불명 앱, 불필요한 권한 사용 등 보안·개인정보 이슈를 주기적으로 요약하고 필요한 조치까지 곧바로 이어지도록 돕는다. 온디바이스 AI 기반의 '개인정보 보호 알림(Privacy Alerts)'은 불필요한 권한 접근 시도 등 잠재적 침해 위협을 사전에 알려준다. 보이스피싱 및 사기 전화를 미리 탐지하는 '보이스피싱 의심 전화 알림(Scam Detection)' 기능은 지원 국가를 일본, 캐나다, 인도 등으로 확대했고, 상대방 목소리의 AI 변조 여부까지 분석해 신종 보이스피싱을 사전에 차단한다. 변조나 조작 징후가 감지되면 통화 화면 팝업과 알림음, 진동으로 실시간 경고해 사용자가 금융 범죄 위협을 즉각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AI 변조 목소리 감지 기능도 국내(한국) 지역에서만 지원돼, 해외에서 구입한 제품에서는 사용이 제한될 수 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호남보다 일본? 이재용·최태원 연이어 일본과 AI·반도체 협력 광폭 행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잇따라 일본과의 AI 반도체 협력에 힘을 싣고 있다. 최 회장이 일본 내 반도체 투자 가능성과 한일경제공동체 구상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데 이어, 이 회장은 삼성전자의 요코하마 첨단 패키징 연구거점 개소 직후 방한한 일본 정치권 인사들을 만났다. 두 그룹이 최근 한국전력의 호남 반도체 메가프로젝트 인프라 구축을 위한 25조원 전기요금 선납을 거절한 것과 맞물려 향후 투자의 중심이 국내보단 일본으로 향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지난 14일 서울에서 일본 참의원 대표단과 오찬을 갖고 AI 시대 반도체 산업 전망과 삼성전자의 전략, 한일 협력 분야 등을 논의했다. 회동 사실은 참석자인 히라키 다이사쿠 참의원의 공개 글을 통해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앞서 8일 일본 요코하마에 첨단 패키징 연구거점인 '어드밴스드 패키지 랩(APL)'을 열었다. 현지 소재·부품·장비 기업 및 연구기관과 차세대 패키징 기술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최태원 회장은 일본 내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까지 검토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31일 일본 센다이에서 일본 공장 가능성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히며 전력과 용수를 입지 조건으로 꼽았다. 앞서 6월에는 차기 공장을 두고 “전력도 땅도, 사람도 물도 모두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들과 AI 전용 데이터센터 구축도 협의 중이다. 다만 반도체 공장 부지와 투자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다. 두 그룹의 일본 행보는 국내 메가프로젝트의 실행 조건을 다시 보게 한다. 정부와 기업이 호남권 반도체 생산거점 조성을 추진하고 있지만, 대규모 공장을 실제로 짓고 가동하려면 계획한 시점에 전력·용수·부지·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최 회장이 입지 조건을 반복해 강조한 것도 투자 규모의 발표와 생산 기반의 확보가 별개라는 뜻으로 읽힌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한전의 5년 치 전기요금 약 25조원 선납 제안을 거절한 일도 같은 맥락에서 주목된다. 한전은 선납금을 국가 기간 전력망 투자에 활용하려 했으나, 양사는 거액을 미리 집행하는 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선납 거절을 호남 투자 재검토나 일본 투자 확대 결정과 연결할 근거는 없다. 앞서 한전 측은 기후부·한전·광주통합시·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맺은 전력공급 협약은 예정대로 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내든 해외든 인력 확보에는 채용 규모뿐 아니라 배치와 보상에 관한 노사 협의도 변수다. 삼성전자 노조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에 따른 전환 배치와 근로조건 문제를 교섭 의제로 제기하고 있고, SK하이닉스는 성과급 지급 방식을 둘러싸고 재협상을 거쳤다. 해외 투자를 검토할 때도 기업은 현지 인력 수급과 임금, 노사관계를 함께 따져볼 수밖에 없다. 다만 삼성과 SK가 국내 노사 갈등을 이유로 일본 투자를 추진한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일본에서 패키징 연구거점을 이미 가동하고 있고, SK는 현지 생산시설과 데이터센터를 검토하고 있다. 물론 현재 공개된 계획만으로 앞으로 일본이 국내 생산거점보다 전력이나 용수, 인력 확보에 유리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향후 양국에서 필요한 인프라와 인력을 언제, 어떤 비용으로 마련할 수 있는지가 각 투자안의 실행 속도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단독] “3~4년 걸리는데 23개월 만에”…효성重, 美 변압기 ‘납기전쟁’ 승부수

효성중공업이 북미 초고압변압기 시장을 흔들었다. 고부가가치 프로젝트 선별수주 전략을 통해 발주부터 납품까지 걸리는 기간(리드타임)을 크게 단축하면서다. 고도화에 성공한 빅테크향(向) 수주 레퍼런스를 토대로 북미 고부가 시장 공략을 가속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은 지난 14일 글로벌 빅테크가 미국 남·북부 지역에서 진행 중인 신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건립 프로젝트 두 건을 대상으로 초고압변압기 공급계약을 따냈다. 345킬로볼트(kV)급과 765kV급 초고압변압기 공급 건으로, 계약 규모는 각각 1665억원·2200억원 수준이다. 주목할만한 점은 이 계약들 모두 리드타임이 3년 안쪽으로 맞춰졌다는 점이다. 효성중공업 공시에 따르면, 이번 계약에서 345kV급은 총 계약기간이 2년 미만(23개월)으로 설정됐다. 765kV급의 경우 계약기간은 2년 반 수준(29개월)으로 나타났다. 빅테크를 대상으로 한 계약에서 리드타임 경쟁력을 입증하면서 추가 수주 가시성을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초고압변압기는 고객사 요구에 맞춰 제품을 설계하고 생산하는 특성상 장납기 구조가 일정 부분 불가피하다. 여기에 글로벌 AIDC 확보 경쟁이 겹치며 시장에선 수급 불균형에 따른 리드타임 장기화 현상이 지속되는 추세다. 업계는 통상 미국향 초고압변압기 리드타임이 3~4년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미국 에너지부(DOE) 역시 지난 3월 변전소와 발전기용 대형변압기의 리드타임이 3년에서 최대 4년에 이르렀다는 분석을 내놨다. 수급 불균형은 효성중공업의 기존 수주에서도 확인된다. 회사는 지난 2월 공시를 통해 미국향 765kV급 초고압변압기 공급 계약을 7871억원 규모로 체결했다고 밝혔다. 해당 계약의 종료시점은 2031년으로, 5년 뒤 인도 물량까지 계약이 체결돼 현지 업체의 변압기 공급처 확보 열기를 드러낸 사례로 꼽혔다. 이처럼 미국 내 구조적 변압기 공급부족 현상이 굳어지는 가운데, 효성중공업은 선별수주 전략을 본격화함으로써 리드타임 단축에 성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주 가능성이 높은 고부가 프로젝트를 겨냥해 생산 슬롯을 미리 빼두고, 변압기 핵심 자재를 선제 확보해 리드타임을 단축하는 방식이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본지에 “이번 공급계약이 실제로 체결되기에 앞서, 해당 프로젝트의 수주 가능성과 중요도가 높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사전에 생산 슬롯을 배정해두고 장납기 핵심 자재를 선제적으로 확보한 덕에 리드타임을 기존 대비 단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효성중공업이 이번 빅테크 대상 계약에서 자사의 납기 경쟁력을 입증하며 미국 빅테크향 추가 수주 가시성을 끌어올린 가운데, 이 같은 고부가 선별수주 전략은 한동안 효성중공업의 핵심 사업전략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공장의 2차 증설이 연내 마무리되며 사실상 풀가동 중인 효성중공업의 변압기 생산시설 캐파에 숨통이 트일 예정인 상황에서 수급 불균형 구조가 지속되는 만큼, 2차 증설분 캐파 활용도에 따라 회사의 수익성 개선 폭도 한층 가팔라질 수 있다. 효성중공업 역시 전략적 판단 아래 고부가 선별수주를 이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모든 수주 건에 선별수주 전략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도 “프로젝트 중요도에 따라 생산 슬롯과 자재 확보를 전략적으로 운영해 경쟁력 있는 리드타임을 지속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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