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의회 주도권을 확보하면서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강하게 밀어붙여 온 관세와 규제완화, 화석연료 지원 등에는 의회의 견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미국 우선주의와 제조업 부활, 공급망 내재화라는 큰 방향까지 바뀌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 간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이행이 주요 경제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 한화·HD현대 등 미국 사업을 확대해 온 국내 주요 기업들도 정치 지형 변화에 따른 영향을 따져봐야 하는 상황이다. 관세가 낮아질 가능성은 기업에 긍정적이지만 세액공제와 보조금, 규제, 현지생산 조건이 동시에 움직인다는 점에서는 불확실성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관세는 제동 가능성…'미국서 만들라'는 압박은 계속 기업들이 가장 주목하는 것은 관세다. 민주당이 의회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추가 관세를 일방적으로 확대하는 데 대한 정치적 견제는 이전보다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국내 기업들이 미국 투자계획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할 상황은 아니다. 미국이 제조업과 첨단산업 공급망을 자국 안으로 끌어들이는 정책은 정권과 정당을 넘어 상당 부분 지속돼 왔기 때문이다. 이미 시행 중인 세제 정책 역시 단기간에 전면 개편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지난해 개정된 OBBBA를 중심으로 한 세제의 기본 틀이 유지되는 가운데 추가적인 감세나 지원 확대에는 의회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미국 투자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보다 어떤 사업에 얼마를 추가로 투자하고, 현지 생산과 국내 생산의 비중을 어떻게 가져갈지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된 것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미 발표한 미국 투자를 선거 결과만으로 바꾸기는 어렵다. 다만 관세·세제혜택·보조금 조건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신규 투자와 증설은 정책 변화를 지켜보면서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삼성·SK 'AI 기회'…현대차는 현지생산 부담 업종별 이해관계도 다르다. 반도체에서는 미국의 공급망 내재화 압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AI 투자 확대라는 거대한 수요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미국 현지 생산과 투자에 따른 비용 부담을 감수해야 하지만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고성능 반도체 시장의 성장은 기회다. 중간선거 이후에도 미국의 AI 산업 투자 자체가 크게 위축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반면 반도체 관세와 미국 우선주의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배터리 업계는 현지생산 문제가 더욱 직접적이다.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이행과 현지 조달 조건 등이 강화되면 미국에서 생산하는 비중이 높은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간 경쟁조건도 달라질 수 있다. 전기차 정책과 배터리 규제 역시 변수다. 민주당의 의회 영향력이 커지면서 친환경 산업에 대한 정책 환경에는 변화가 예상되지만 배터리 공급망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미국의 전략 자체가 크게 바뀔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이미 미국에 대규모 생산거점을 구축한 국내 자동차·배터리 기업들은 기존 투자를 되돌리기보다 추가 증설과 신규 투자의 시기, 공급망 구성 등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 포스코는 관세·현지화 부담…한화·HD현대엔 조선 기회 철강은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부담이다. 정치 지형이 바뀌더라도 미국 철강산업 보호정책이 단기간에 약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고율 관세와 현지 생산 압박이 이어질 경우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기존 사업모델에는 부담이 계속될 수 있다. 반면 미국 현지 생산과 LNG선·전기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서는 추가 사업기회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조선업은 상대적으로 기대가 큰 업종이다. 미국이 자국 조선산업 재건에 나서면서 한화와 HD현대 등 국내 조선업체에는 함정 유지·보수·정비(MRO)와 상선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영역을 넓힐 여지가 있다. 미국 조선시장 규모는 2024년 약 50억달러에서 2028년 180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국 내 건조 원칙과 숙련인력 부족, 현지 공급망 확보는 국내 조선사들이 넘어야 할 과제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국 조선산업 재건은 정당과 관계없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실제 사업 확대를 위해서는 현지 건조 규정과 인력·공급망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 AI는 전기 더 필요한데…에너지정책은 '혼조' 에너지 분야는 더욱 복잡하다. 민주당의 의회 장악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화석연료 추가 지원에는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재생에너지 산업은 상대적으로 정책 여건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 하지만 실제 산업현장에서는 AI 데이터센터 증가로 미국의 전력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가 요구하는 막대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면 재생에너지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워 가스발전과 전력망,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다양한 전력 인프라 투자가 동시에 필요하다. 최근 국내 전력기기와 에너지 기업들이 미국 AI 데이터센터를 겨냥해 변압기·배전기기·전력변환장치 등 사업을 확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치적으로는 화석연료 지원을 둘러싼 힘의 균형이 달라졌지만 산업적으로는 AI 때문에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한 상황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중간선거 결과만으로 대미 투자 흐름이 바뀌기보다는 업종과 기업별로 투자 속도와 우선순위가 더욱 차별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의 중요성이나 현지화라는 큰 방향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기업들이 투자를 결정할 때 전제로 삼았던 관세·세제·보조금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라며 “앞으로는 기업별로 투자 시기와 규모를 훨씬 세밀하게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컨콜] 카톡 광고 35% 뛰고 콘텐츠는 역성장…카카오 “AI 2028년 손익분기”](http://www.ekn.kr/mnt/thum/202611/news-p.v1.20261105.1ef504d25fec40ca9dcbde1e7d22b944_T1.jpg)









![[보험·여전사 풍향계] KB국민카드, 주유 특화 카드 출시 外](http://www.ekn.kr/mnt/thum/202611/news-p.v1.20261106.85d87a1e4429428686859111435621e9_T1.jpg)

![[EE칼럼] 미국의 표심, 한미 에너지 협력의 조건을 다시 묻다](http://www.ekn.kr/mnt/thum/202611/news-p.v1.20240401.903d4dceea7f4101b87348a1dda435ac_T1.jpg)
![[EE칼럼] 전기요금은 묶어두고 전력망은 늘리라는 모순](http://www.ekn.kr/mnt/thum/202611/news-p.v1.20240321.6ca4afd8aac54bca9fc807e60a5d18b0_T1.jpg)
![[김병헌의 체인지] 대통령을 비판하는 정치와 대통령이 될 정치](http://www.ekn.kr/mnt/thum/202611/news-p.v1.20260416.e74981dbd1234907aa315469fbcafa49_T1.png)
![[이슈&인사이트] 부의 쏠림의 비극](http://www.ekn.kr/mnt/thum/202611/news-a.v1.20250523.e03be5fe32f84ab7affdd69b24689fe1_T1.jpg)
![[데스크 칼럼] 이재명 대통령 다음 대통령은 누구일까](http://www.ekn.kr/mnt/thum/202611/news-p.v1.20261104.60e427652d5540dea7abc458be84fb76_T1.jpeg)
![[기자의 눈] 항공보안공단, 재원 없는 통합은 개혁이 아니다](http://www.ekn.kr/mnt/thum/202611/news-p.v1.20261104.e53f9b5746d74af1a627caa252a4eeb8_T1.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