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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볼보 S90 PHEV, 효율성 돋보이는 고급 세단

볼보의 플래그십 세단 S90은 단순히 안전성만 강조한 차가 아니다. 각종 첨단 사양을 추가해 운전 편의성을 강화했고 고급스러운 자재 사용을 늘려 프리미엄 가치를 높였다. 특히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은 친환경성과 효율성까지 돋보여 운전자들의 이목을 잡고 있다. 볼보 S90 T8을 시승했다. 새로운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와 프론트 범퍼 디자인이 눈길을 잡는다. 새로운 '아이언 마크'가 들어가고 브랜드 최초로 사선의 메시 인서트와 그래픽적인 패턴을 적용했다. 전체적으로 얼굴을 확 바꾸기보다는 기존 모델 장점을 계승하는 방식을 택했다. BMW나 메르세데스-벤츠 플래그십 세단들과 비교하면 '겉멋'을 부리지 않았다는 느낌이 든다. 필요 없는 디자인 요소는 과감히 제거하고 대신 깔끔한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한 듯하다. 제원상 크기는 전장 5090mm, 전폭 1890mm, 전고 1445mm 축거 3060mm다. 제네시스 G90 일반 버전보다 길이과 축간 거리가 각각 185mm, 120mm 짧다. 실내 공간은 넉넉했다. 2열은 긴 여행도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안락했다. 무릎 아래 공간이 너무 많이 남아 짐을 놔도 충분했을 정도다. 운전석 시야도 나쁘지 않다. 포지션을 잘 조절하면 탁 트인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실내 디자인은 일본차의 간결함과 독일차의 고급스러움을 함께 추구했다. 마감재 질은 높이고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해 플래그십 세단 다운 품격을 보여준다. 볼보 S90 PHEV의 가장 큰 장점은 뛰어난 연료 효율성이다. 공인 복합연비는 11.2km/L지만 실제 도심 주행에서는 그 이상의 효율을 보여줬다. 배터리만으로 최대 59km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 모드는 출퇴근이나 근거리 주행 시 매우 유용하다. 시동을 걸 때부터 주행 중에도 전기 모터만 사용해 정숙성이 극대화돼 마치 전기차를 타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출퇴근용으로 차를 활용하면 완속 충전을 통해 저렴한 연료비로 직장와 집을 오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행거리가 길더라도 휘발유를 넣으면 되기 때문에 불안할 일이 없다. 고속도로에서는 2.0L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가 결합된 강력한 에너지를 뽐냈다. 시스템 총출력 455마력, 최대토크 72.3kg·m의 힘을 발휘한다. 원하는 순간 즉각적으로 치고 나가는 가속력은 운전의 즐거움을 더하기에 충분했다. 설정 자체는 연료 효율성을 높이는 데 최적화돼있다. 볼보가 한국 시장을 위해 TMAP 모빌리티와 개발한 커넥티비티는 사용자 경험을 높여준다. 음악, 전화 등 정보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조작도 편리하다. 픽셀 밀도를 21% 높여 더욱 선명한 해상도를 구현한 11.2인치 독립형 센터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볼보의 플래그십 모델인 만큼 첨단 안전 케이지와 사고의 위험에서 운전자를 지원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돕는 '안전 공간 기술'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레이더와 카메라, 초음파 센서로 도로 위 위험 요소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게 골자다. 이를 통해 파일럿 어시스트, 차선유지보조, 반대차선 접근차량 충돌 회피, 사각지대 경보 및 조향 어시스트, 후측방 경보 및 후방 추돌 경고 등을 지원한다. 최근 출시되는 차량에 들어가 있는 대부분 첨단운전자안전시스템을 대부분 갖췄다고 생각해도 된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작동도 잘 됐다. 앞차와 거리를 똑똑하게 조절해준 덕분에 운전의 피로가 많이 줄었다. 볼보는 신차 구매 고객에게 5년 또는 10만km 일반 부품 보증 및 소모품 교환 서비스, 8년·16만km 고전압 배터리 보증, 15년 무상 무선 업데이트, 디지털 서비스 패키지 5년 이용권 등 다양한 혜택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있다. 전기 모드로만 주행할 수 있다는 효율성이 돋보이는 고급 세단이다. '안전의 볼보' 이미지까지 입어 프리미엄 패밀리카로 매력이 충분하다는 총평이다. 볼보 신형 S90의 가격은 6530만~9140만원부터 시작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현대차 노조 7년만에 파업하나···조합원 찬반투표 가결

현대자동차에 파업 전운이 감돌고 있다. 노조가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가결되면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는 이날 전체 조합원 4만2180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3만9966명(투표율 94.75%)이 투표하고 3만6341명이 찬성했다고 밝혔다. 찬성률은 재적 대비 86.15%, 투표자 대비 90.92%다. 역대 현대차 노조의 파업 투표가 부결된 적은 없다. 노조는 이달 안에 파업 일정을 논의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 회사 노조는 올해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작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통상임금에 각종 수당 포함, 직군·직무별 수당 인상 또는 신설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현재 60세인 정년을 국민연금 수령 개시 전년 연말(최장 64세)로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 4.5일제 도입, 상여금을 현재 통상임금의 750%에서 900%로 인상 등도 요구안에 들어있다. 업계는 노조가 친노동 성향 정부 정책을 등에 없고 사측에 '수용 불가능한' 제안을 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요구안이 반영될 확률은 적지만 이를 지렛대삼아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최대한 얻어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6월18일 상견례 이후 17차례 교섭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노조는 회사 측이 별다른 안을 제시하지 않자 지난 13일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노조는 앞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중노위는 이날 노사 양측 입장 차이가 크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현대차 노조가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한 것이다. 현대차 노사는 2019년부터 6년 연속 무분규 잠정 합의를 이뤘다. 만약 노조가 이번에 파업에 돌입하게 되면 7년 만이다. 노조는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파업 여부와 구체적인 일정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현대차 아이오닉9, 출시 반년만에 판매 1만5천대 ‘기염’

현대자동차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9'이 출시 6개월만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세계 시장에서 1만5000대 가량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아이오닉9은 지난 2월 국내에 처음 출시된 후 지난달 말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총 1만4391대가 팔렸다. 국내에서 4000여대, 나머지 1만여대는 해외에서 팔렸다. 주목할 부분은 해외 판매로 국내 출시보다 2개월 늦은 지난 4월부터 수출이 시작됐음에도 4개월 만에 내수 판매를 뛰어넘으며 글로벌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관세 장벽 등 불확실성에도 지난 5월 첫 출시 이후 3개월 동안 2086대가 팔려 K-전기차의 경쟁력을 과시했다. 아이오닉9의 수출물량은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미국 현지 물량은 현지 전기차 기지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된다. 아이오닉9은 현대차그룹과 SK온과 합작품이라는 점에서 출시 전부터 관심을 받았다. 우선 차체에 SK온의 110.3kWh 규모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가 탑재됐다. 통상 60∼70kWh의 배터리가 탑재되는 중형차 대비 동일대수 판매 시 적게는 50%, 많게는 80%까지 배터리 물량 판매 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실제 아이오닉9에는 500개 이상의 배터리 셀이 탑재됐는데 이는 기존모델 아이오닉5의 1.5배 수준에 해당한다. 미국 현지 판매가 늘어날수록 SK온이 받게 될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규모도 커져 현대차그룹과 SK온의 '윈윈'을 이끄는 합작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HMGMA를 중심으로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어 SK온도 배터리 현지 조달도 가속할 전망이다. SK온은 조지아 1·2공장에서 현대차그룹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공급 중이다. 현대차그룹과 35GWh 규모 북미 합작 공장도 건설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아이오닉 9가 현대차의 첫 전동화 플래그십 SUV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 상황에서도 부가가치가 높은 대형 모델이 선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오닉 9은 'E-GMP' 기반 대형 전동화 SUV로 동급 최고 수준의 실내 공간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판매되는 아이오닉 9는 전장 5060mm, 축간거리 3130mm, 전폭 1980mm, 전고 1790mm의 크기를 갖췄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9에 6인승 3종, 7인승 1종 등 총 4종의 다양한 시트를 구성했다. 아이오닉 9은 항속형과 성능형 모델이 있다. 후륜 모터 기반 항속형 2WD 모델은 최고 출력 160kW, 최대 토크 350Nm, 전비 4.3km/kWh의 힘을 발휘한다. 19인치 기준 1회 충전 주행 가능거리는 532km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9에 400·800V 멀티 초고속 충전 시스템을 탑재했다. 이를 통해 차량을 350kW급 충전기로 24분만에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게 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LG CNS, 하반기 ‘에이전틱 AI’ 업고 기세몰이

LG CNS가 국내 산업 전반에 확산되는 '인공지능 전환(AX)' 수요를 발판으로 실적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하반기에는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에이전틱 인공지능(Agentic AI)' 생태계를 구축하며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2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LG CNS는 올해 상반기 매출 2조6715억원, 영업이익 219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 29.2% 증가한 수치다. 특히 AI·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1조5897억원으로 전체의 약 60%를 차지했다. 금융과 공공 분야를 중심으로 AX 사업을 확대한 전략이 본격적인 성과로 이어진 것이다. LG CNS는 신한은행, NH농협은행, 미래에셋생명·증권 등 주요 금융사와 함께 AX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입지를 강화했다. 자체 개발한 기업용 생성형 AI 플랫폼 'DAP GenAI'와 LG AI연구원의 초거대 언어모델(LLM) '엑사원'을 활용해 금융권 AX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공공 분야에서도 성과가 뚜렷하다. 올해 발주된 AI 사업 가운데 최대 규모인 경기도교육청 AI 플랫폼 구축 사업과 외교부 AI 플랫폼 사업을 연이어 따냈으며,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수주해 해외 사업 영역까지 확장했다. 이러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LG CNS는 차세대 AI 전략인 '에이전틱 AI'를 내세우며 기업 전환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회사는 이날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AX 미디어데이'에서 기업용 에이전틱 AI 플랫폼 '에이전틱웍스'와 업무혁신 서비스 '에이엑스씽크'를 공개했다. 현신균 LG CNS 사장은 “AI 시대 기업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편적인 기술 도입이 아니라 시스템과 유기적으로 연결된 전사적·지속가능한 AI 운영 체계"라며 “AI 전환 전 과정을 가장 쉽고 정확하게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과 서비스를 통해 국내외 기업의 디지털 혁신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에이전틱웍스'는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모듈형 풀스택 플랫폼으로, 에이전틱 AI 서비스의 설계·구축·운영·관리를 전 주기적으로 지원한다. 코딩 기반의 '빌더', 노코드 개발 환경 '스튜디오', 데이터 전처리를 돕는 '지식 저장소', 기업 시스템과 연동을 지원하는 '허브', 산업별 AI 모델 고도화에 활용되는 '리파이너', 최적의 모델을 선택하는 '라우터' 등 6개 모듈로 구성됐다. 이 플랫폼은 LG CNS의 DAP GenAI와 글로벌 AI 기업 코히어(Cohere)의 기술 협력으로 개발됐다. 여기에 LG AI연구원의 '엑사원'과 LG CNS·코히어가 공동 개발한 LLM도 탑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채용 프로세스에 적용하면 자기소개서와 인·적성 자료를 자동 분석하고 적합한 인재를 추천하며 면접 질문을 생성하는 방식으로 업무 생산성을 약 26% 향상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고객관계관리(CRM), 자원관리시스템(ERP) 등 기존 기업 시스템과 빠르게 연동되며, 보안 AI 솔루션 '시큐엑스퍼 AI'를 탑재해 민감 정보 유출 사전 차단, 이상 징후 탐지, 자동화된 보안 대응 체계까지 지원한다. 임은영 LG CNS 젠AI사업담당은 “에이전틱웍스는 AI 전문가뿐 아니라 현업 실무자도 손쉽게 에이전트 서비스를 개발·배포·운영할 수 있는 엔드투엔드 플랫폼"이라며 “온프레미스와 클라우드 환경 모두 적용 가능하도록 설계돼 활용 범위가 넓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LG CNS는 기업의 공통 업무를 AI로 전환하는 '에이엑스씽크'도 함께 선보였다. 이 서비스에는 업무포털, 모바일 오피스, 회의 관리, 문서 작성 어시스턴트, 메신저, 공간 관리 슈퍼앱 등 7가지 기능이 포함됐다. 사용자의 업무 스타일과 우선순위를 분석해 개인화된 사용자 환경(UI)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예컨대 “오늘 회의록을 바탕으로 다음 주 출장 품의를 작성하고 주간 보고서에 추가해 달라"는 요청을 하면, 에이전틱 AI가 결재와 자료 관리를 담당하는 에이전트에 지시를 내려 관련 시스템과 연계해 자동으로 업무를 처리한다. 실제 LG디스플레이에 단계적으로 적용한 결과, 임직원의 일평균 업무 생산성이 약 10% 향상됐으며, 외부 서비스 대비 연간 100억원 이상 비용 절감 효과를 거뒀다. LG CNS는 향후 3년 내 업무 생산성을 30% 이상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승찬 LG CNS 디지털AX담당 상무는 “에이엑스씽크는 단순한 기능 툴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상황을 이해하고 협업하는 'AI 동료'에 가깝다"며 “기업들이 원하는 비용 절감·보안·유연성 니즈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기업 전반에 걸쳐 AI 에이전트가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AX 워크 환경'을 구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대한항공 항공우주 상반기 ‘50억 흑자’…신성장동력 희망쏜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가 올해 상반기 5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리며, 약 5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보잉과의 대규모 공급계약 연장과 대형 방산 프로젝트 수주 확대, 무인기 개발을 위한 글로벌 협력 강화 등이 실적 개선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침체기 이후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의미로, 항공우주사업이 대한항공의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올해 상반기 매출 2947억500만원·영업이익 49억8000만원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은 1분기 각각 1349억9000만원, 33억1200만원, 2분기 1624억1500만원, 16억6800만원으로 집계된다. 항공우주사업본부는 대한항공의 군용기 유지·정비·보수(MRO/U)와 항공기체·무인기 개발 및 제조 사업을 수행하는 부서로, 전세계 민간 항공사에서 이와 같은 조직을 둔 경우는 유일무이하다. 지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영업손실을 내와 해당 기간 중 누적 적자가 776억2196만원에 달하는데,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을 냈다는 점은 괄목할만한 부분이라는 평가다. 매출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항공기체사업부문은 코로나 엔데믹 후 민항기 수요 증대와 그에 따른 제작사의 공급망 확대 정책에 따라 매출 증대와 신규 사업 기회 포착 모두 이뤄냈다. 올해부터 오는 2029년까지 동체·날개 구조물을 보잉에 추가 공급하는 1조2000억원 규모 연장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올린 바 있다. 군용기사업부문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미국 공군 순환 재배치 계획에 따라 단기 변동성이 전망되지만, 2020년 12월부터 2029년 5월까지 2900억원 규모의 대형 헬리콥터 'H-53E' 정비 사업을 따놔 지속적인 수익이 기대된다. 성능개량부문은 지난해 우리 해군이 운용하는 P-3C 해상 초계기의 핵심 부품을 국산화하는 개발 지원 사업을 완료했고, 유·무인 공통 항전 통합 기술 확보를 통한 사업 수주 경쟁력을 제고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를 바탕으로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자 LIG넥스원·미국 콜린스에어로스페이스와 컨소시엄을 꾸렸고, 9613억원 어치의 육군 UH-60 블랙 호크 헬리콥터 성능 개량 사업의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여세를 몰아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LIG넥스원을 재차 사업 파트너로 삼고 총 1조7775억 원 규모의 대형 방위 산업 프로젝트인 전자전기(Block-I) 체계 개발 사업 수주전에 본격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전자전기는 직접 교전보다는 △적 레이더·통신 체계 교란 △아군 진입로 개방·보호 △실시간 전자파 정보 수집·전장 상황 분석 △전자전 네트워크 중심 작전 허브 기능 등 전자적 수단으로 적을 교란·마비시키고 아군의 작전을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대한항공은 지난 50여 년간 군용기 체계 개발과 성능 개량, 민항기 개조·정비 분야를 두루 수행하며 플랫폼 통합과 감항 인증 역량을 쌓아왔던 만큼 이 사업에서 체계 통합과 기체 개조·제작을 맡는다. 항공우주사업본부 산하 항공기술연구원은 연구·개발(R&D)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0년 346억6300만원이던 관련 비용은 꾸준히 늘어 2024년 801억7000만원으로 131.28% 급증했다. 지난 5월 부산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마덱스) 2025에서는 시인성을 높이기 위해 채도가 높은 주황색을 적용한 다목적 아음속 표적 실험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미국 방산 기업 안두릴과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무인기 시장에 진출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수립하고, 임무 자율화 기반 무인기 개발을 위한 상호 협력 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이로써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안두릴 제품 기반의 한국형 무인기 모델을 공동 개발해 제품 면허생산과 아·태 지역 수출, 국내에 아시아 무인기 생산 기지를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두산에너빌리티와는 저피탐 편대기·다목적 스텔스 무인기 등 중대형 무인기용 5000~1만5000파운드포스(lbf)급 엔진과 소모성 협동 전투기(CCA) 등 소형 무인기용 100~1000lbf급 엔진 개발에 중점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2020년 2767억8700만원에 달했던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의 재고 자산은 올해 상반기 5526억200만원으로 102.58% 늘었다. 이는 이는 향후 납품 물량 증가에 대비한 생산 선투자 성격의 재고 적치로 볼 수 있는 대목으로, 항공우주사업본부의 실적 개선·생산 증대·방산 및 민항기 부문 수주 증가와 연동된 전략적 변화의 징후여서 향후 매출로 이어지는 운전 자본적 성격이 강하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의 사업은 정치·외교적 역학 관계가 작용하는 부분인데, 미군 전투기 창정비를 오래 전부터 해오며 기술력을 쌓아왔다"며 “아직 여객·화물 운송 사업에 비해서는 존재감이 미미하지만 앞으로의 가능성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SK하이닉스, ‘2Tb 용량 최고 집적도’ 321단 QLC 낸드 양산

SK하이닉스가 321단 2테라비트(Tb) QLC 낸드 플래시 제품의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에 돌입한다고 25일 밝혔다. 낸드플래시는 한 개의 셀(Cell)에 몇 개의 정보(비트 단위)를 저장하느냐에 따라 △SLC(1개) △MLC(2개) △TLC(3개) △QLC(4개) △PLC(5개) 등으로 규격이 나뉜다. 정보 저장량이 늘어날수록 같은 면적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세계 최초로 300단 이상 낸드를 QLC 방식으로 구현해 기술적 한계를 다시 한 번 돌파했다“며 "현존하는 낸드 제품 중 최고의 집적도를 가진 이 제품으로 글로벌 고객사 인증을 거쳐 내년 상반기부터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본격 공략하겠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제품의 원가경쟁력 우위를 극대화하기 위해 용량을 기존 제품 대비 2배 늘린 2Tb로 개발했다. 일반적으로 낸드는 용량이 커질수록 하나의 셀에 더 많은 정보를 저장하고, 메모리 관리가 복잡해져 데이터 처리 속도가 느려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회사는 대용량화로 인한 성능 저하를 해결하기 위해 낸드 내부에서 독립적으로 동작할 수 있는 그룹의 단위인 플레인(Plane)을 4개에서 6개로 늘려 더 많은 병렬 작업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플레인은 하나의 칩 내부에서 독립적으로 동작할 수 있는 셀과 주변부 회로를 말한다. 그 결과, 이번 제품은 높은 용량과 함께 이전 QLC 제품 대비 크게 향상된 성능을 구현했다. 데이터 전송 속도는 100% 빨라졌고, 쓰기 성능은 최대 56%, 읽기 성능은 18% 개선됐다. 데이터 쓰기 전력 효율도 23% 이상 증가해 저전력이 요구되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의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했다. SK하이닉스는 우선 PC용 SSD에 321단 낸드를 적용한 뒤 데이터센터용 eSSD와 스마트폰용 UFS 제품으로 적용 영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더 나아가 낸드 32개를 한 번에 적층하는 독자적인 패키지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 대비 2배 높은 집적도를 구현해 AI 서버용 초고용량 eSSD 시장까지 본격 공략할 방침이다. 정우표 SK하이닉스 부사장(NAND개발 담당)은 “이번 제품 양산 돌입으로 고용량 제품 포트폴리오를 대폭 강화하고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하게 됐다"며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AI 수요와 데이터센터 시장의 고성능 요구에 발맞춰 풀스택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로서 더 큰 도약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파블로항공, 40년 방산기업 볼크 합병…‘드론 대량생산’ 구축

무인이동체 자율군집제어 전문기업 파블로항공이 방위산업용 소재·부품 가공기업 볼크(VOLK)와 합병하며 국내 유일의 드론 대량생산 체계를 갖췄다. 스타트업 기업이 업력 40년의 방산기업을 흡수하는 파격적 사례로 평가되며, 글로벌 무인기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파블로항공은 지난 22일 인천 송도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볼크 합병안을 의결했고, 채권자보호 절차를 거쳐 오는 9월 27일 합병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1983년 설립된 볼크는 육·해·공군이 사용하는 제어·구동 장비와 캐비닛 등 핵심 방산 부품을 직접 개발·양산하는 정밀가공기업이다. '턴키(Turn-Key) 공급' 체계를 기반으로 국내 주요 방산 대기업과 협력해 왔으며, 지난해 매출액 326억원을 달성한데 이어 올해 400억 원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합병을 통해 파블로항공은 밀스펙(Mil-spec) 인증 제조 인프라를 확보, 올해 초 출시한 '파블로M(PabloM) 시리즈' 군집 자폭드론 S10s를 비롯해 중·대형 자폭 드론과 정찰·다목적 드론, 인스펙션 전용 드론까지 대량 양산할 수 있는 국내 유일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김영준 파블로항공 대표는 “스타트업이 40년 업력의 방산 정밀 가공 기업을 합병한 것은 국내에서 유례없는 사례"라며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결합해 글로벌 무인기·무인로봇 산업의 새로운 판도를 열어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파블로항공은 국내 최초의 '군집 조율' 기술 4단계 진입으로 지난 6월 육군 초청 시연에서 '살보 스트라이크(Salvo Strike)' 방식의 군집 자폭 드론 운용을 성공시킨 바 있다. 또한, 지난달 열린 공군 주최 '항공무기체계 기술 발전 컨퍼런스 2025'에서 성과를 발표하며 기술력을 공식 인정받았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LG전자, 故 박서보 화백 ‘묘법’ OLED로 수놓는다

LG전자는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Frieze Seoul) 2025'에서 한국 단색화 거장 고(故) 박서보 화백의 작품을 올레드(OLED) 기술로 재해석해 선보인다고 24일 밝혔다. LG전자는 행사 개막을 앞두고 이달 25일부터 오는 9월 6일까지 영국 런던 피카딜리 서커스와 뉴욕 타임스스퀘어, 서울 시청·광화문 등 대형 전광판에서 예고 영상을 송출한다. 영상에는 박 화백의 대표 연작 '묘법(Ecriture)' 가운데 홍시색 계열 작품 3점이 등장해 OLED 화면 속에서 강렬한 주황빛과 독특한 질감으로 새롭게 살아난다. LG전자는 오는 9월 3~6일 나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프리즈 서울 전시장에서도 이번 영상 속 작품을 비롯한 묘법 연작 회화와 이를 디지털로 확장한 미디어아트를 2025년형 LG 올레드TV로 구현해 관람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OLED 특유의 정교한 색 표현과 압도적인 블랙 구현력이 박서보 화백 특유의 미세한 질감과 디테일을 사실적으로 재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2021년부터 프리즈의 글로벌 파트너로 참여하며,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고 애호가들이 선호하는 올레드'라는 브랜드 정체성을 공고히 하고 있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MMCA)과 협력해 'MMCA x LG OLED 시리즈' 전시를 후원하는 등 올레드를 단순한 디스플레이가 아닌 디지털 캔버스이자 예술적 매체로 알리는 활동을 지속해왔다. LG전자 관계자는 “올레드 TV는 작품을 비추는 기기가 아니라 스스로 예술의 일부가 될 수 있는 매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단색화의 미학과 올레드의 기술이 만나는 새로운 경험을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현대차·기아 친환경차, 美 누적 판매 150만대…14년 만의 성과

현대차·기아가 미국 시장에서 친환경차 누적 판매 150만대를 돌파하며 전동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2011년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 판매를 시작한 이후 지난 7월까지 누적 151만5145대를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중 현대차가 87만821대, 기아가 64만4324대를 각각 차지했다. 현대차·기아는 진출 11년 만인 2022년 누적 50만대를 넘었고 불과 2년 뒤 100만대, 다시 2년 만에 150만대를 달성했다. 연간 판매량도 2021년 처음 10만대를 넘어선 이후 2022년 18만2627대, 2023년 27만8122대, 2024년 34만6441대로 매년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올해 1~7월 판매량도 22만1565대로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늘었다. 차종별로는 현대차 투싼 하이브리드가 19만7929대,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19만2941대, 아이오닉5가 12만6363대 판매됐다. 기아는 니로 하이브리드가 18만3106대로 최다 판매를 기록했으며,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12만9,113대, 쏘렌토 하이브리드 8만638대가 뒤를 이었다. 현대차·기아는 진출 당시 2종이었던 친환경차를 현재 △하이브리드·PHEV 8종 △전기차 10종 △수소전기차 1종 등 총 19종으로 늘렸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기반의 아이오닉·EV 시리즈는 북미 올해의 차(NACTOY)에서 EV6(2023), EV9(2024)가 연속 수상하며 상품성을 입증했다. 현대차·기아는 앞으로 대형 SUV '팰리세이드 HEV', 콤팩트 EV 세단 'EV4'를 출시해 미국 내 입지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앨라배마·조지아 공장과 함께 지난해 가동을 시작한 조지아 전기차 전용공장 '현대차그룹 메타 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아이오닉 5·9 생산을 확대하고, 내년부터는 기아와 제네시스 모델도 투입한다. 하이브리드 혼류 생산 체제를 도입해 다양한 친환경차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시승기] 지프 글래디에이터, 이삿짐도 캠핑도 문제없는 픽업트럭

지프의 정통 픽업트럭 '글래디에이터(Gladiator)'는 이름만큼 강렬한 인상을 주는 모델이다. 전면부는 랭글러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익숙하지만, 뒤로 갈수록 넓은 트럭 베드가 이어지며 전혀 다른 차체 비율을 만들어낸다. 멀리서도 단번에 알아볼 수 있는 독특한 실루엣은 마치 전쟁 영화 속 군용차량을 연상케 한다. 지프 특유의 투박하고 거친 감성이 오롯이 살아 있다. 글래디에이터에는 3.6리터 펜타스타 V6 가솔린 엔진이 장착됐다. 최고출력 284마력, 최대토크 36kg·m를 발휘하는 이 엔진은 2톤이 넘는 거구의 차체를 거뜬히 끌고 나간다. 덩치와 무게를 생각하면 '둔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들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오히려 힘이 남아도는 느낌이었다. 출발 가속은 경쾌했다. 도심 구간에서 신호 대기 후 출발할 때에도 망설임 없이 튀어나가는 힘이 인상적이었고, 고속도로 합류 시에도 답답함이 없었다. 고속주행에서는 시속 120㎞까지 무난하게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었으나, 그 이상에서는 공기저항과 차체 특성으로 다소 버겁다는 인상을 안겼다. 하지만, 본래 성격이 고속 주행보다는 오프로드와 적재 활용에 맞춰져 있는 모델임을 감안하면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차체가 크고 무겁지만 주행 질감은 의외로 안정적이다. 록-트랙 풀타임 4WD 시스템과 8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은 저속·고속 어디서나 매끄럽게 힘을 전달했다. 고속도로에서는 묵직한 차체가 도로에 착 붙는 듯한 안정감을 줬고, 코너에서는 다소 롤링이 있지만 차체 제어가 안정적으로 이뤄져 불안함은 크지 않았다. 픽업트럭의 진가는 결국 적재 공간에서 드러난다. 글래디에이터는 세로 1.53m, 가로 1.44m의 대형 트럭베드를 갖췄다. 이번 시승에서는 실제로 이삿짐을 옮겨보며 그 능력을 시험했다. 침대 프레임, 가구, 각종 박스를 가득 싣고도 공간이 남았다. 높은 차고 덕분에 무거운 짐을 싣고 내릴 때에도 안정감이 있었고, 트럭베드 곳곳에 마련된 고정 고리와 LED 조명, 230V 파워 아웃렛은 활용도를 높였다. 최대 544kg의 적재 능력과 2721kg의 견인 능력은 캠핑, 아웃도어 활동은 물론 트레일러나 보트 견인까지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외관은 거칠지만 실내는 고급스럽다. 나파 가죽 시트에 레드 스티치가 적용돼 있고, 12.3인치 터치스크린과 무선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가 기본 적용됐다.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티맵 내비게이션이 내장돼 있는 것도 장점이다. 열선 시트와 열선 스티어링 휠, 12방향 전동 시트, 듀얼존 에어컨 등은 장시간 주행에서도 쾌적함을 유지시킨다. 오프로드 주행 후에는 바닥에 마련된 배수 플러그를 통해 손쉽게 실내 청소가 가능하다. 지프 글래디에이터는 단순한 픽업트럭이 아니라, 모험과 실용을 모두 담은 독특한 차다. 탱크 같은 묵직한 기동성, 힘 넘치는 엔진, 이삿짐까지 거뜬히 소화하는 적재 능력은 여느 SUV가 줄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한다. 동시에 고급스러운 실내와 편의사양은 일상 속에서의 편안함까지 보장한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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