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항공우주 시민 되겠다”…에어버스, 韓과 50년 동행 넘어 미래 100년 연다

“전 세계 어디에서든 에어버스 항공기가 이륙할 때마다 그 안에는 한국에서 만들어진 부품이 함께 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매우 자랑스럽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16일 이희환 에어버스 코리아 대표는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 개막을 앞두고 서울 중구 소공로 소재 더 플라자에서 열린 출입 기자 간담회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이희환 대표는 한국과의 50년이 넘는 파트너십을 이같이 요약하며, 단순한 항공기 공급사를 넘어 한국 항공우주 산업 생태계와 함께 성장하는 '항공우주 시민(Aerospace Citizen)'으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에어버스와 한국의 인연은 1974년 대한항공이 에어버스의 첫 쌍발 광동체 여객기인 A300B4를 도입하면서 시작됐다. 이는 에어버스의 유럽 외 첫 고객 유치 사례였다. 51년이 흐른 현재 한국은 에어버스의 상용기·헬리콥터·방위·우주 등 전 사업 부문에 걸쳐 핵심 고객이자 중요한 공급 거점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대표는 “한국은 단순한 고객을 넘어 미래 항공우주 산업을 공동으로 개발해나가는 전략적 동반자"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160대 이상의 에어버스 상용기, 60대의 헬리콥터, 30대의 군용 수송기가 운용되고 있다. 산업 협력 규모도 막대하다. 에어버스는 매년 약 6억달러(한화 약 8500억원) 규모의 항공우주 부품과 장비를 한국항공우주산업(KAI)·대한항공 등 국내 산업 파트너로부터 조달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협력업체 공급망에서 약 6000여 명의 숙련된 전문 인력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 주요 1차 협력사인 KAI와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에어버스의 주력 기종인 A320·A330·A350 등에 탑재되는 △날개 구조물 △동체 조립체 △복합 소재 부품 등 핵심 부품을 생산·공급 중이다. 이 외에도 캔코아에어로스페이스·수성기체ㅍ송월테크놀로지 등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들과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에어버스와 한국의 협력은 민항기 분야를 넘어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헬리콥터 부문에서는 KAI와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KUH)·소형 무장 헬리콥터(LAH)를 성공적으로 공동 개발하며 기술 협력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 현재 250대 이상의 수리온이 운용 중이며, LAH 1호기는 지난해 12월 대한민국 육군에 인도됐다. 우주 분야에서도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정지 궤도 복합 위성(GEO-Kompsat) 시리즈 개발 등을 지원했다. 2020년부터는 에어버스의 유로스타 3000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군 통신위성 '아나시스 2호'가 성공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군용기 분야에서는 1994년 한국 공군이 CN235 수송기를 도입한 것을 시작으로 협력을 이어왔다. 특히 2019년 총 4대가 인도 완료된 KC-330 '시그너스' 다목적 공중 급유 수송기는 F-15K·F-16 등 공군 주력 전투기의 작전 반경을 대폭 확장시키며 '진정한 전력 증강기'로 자리매김했으며, '미라클 작전' 등 인도주의적 임무에도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에어버스는 이번 서울 ADEX 2025에서 한국의 작전·전략적 요구에 맞춘 다양한 차세대 솔루션을 선보인다. 특히 차세대 화물기 A350F를 전면에 내세운다. 이 기종은 최대 111톤의 화물을 싣고 서울에서 미국 뉴욕까지 논스톱 운항이 가능하며, 기존 화물기보다 큰 화물 도어를 장착해 항공기 엔진 등 부피가 큰 화물 적재 효율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 외에도 △다목적 헬리콥터 H225M △프리미엄 비즈니스 헬리콥터 ACH160 △첨단 방위 플랫폼 A330 MRTT+ △유로존 △지대공 미사일 작전 통제 센터(SAMOC) △차세대 위성 유로스타 네오(Eurostar NEO) △최신 플렉스로터(Flexrotor) 무인기(UAS) 실물 크기 드론 등을 전시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에어버스는 한국의 2050년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지원하기 위해 지속 가능 항공유(SAF), 탈탄소화 분야에서도 한국 기업들과 활발히 교류하고 있다"며 “한국과 함께 구축하고 협력하며 함께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래는 이희환 에어버스 코리아 대표 기자 간담회 일문일답. A1. 에어버스는 대한민국을 아시아 내 가장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다. 2024년에도 KAI, 대한항공, LIG넥스원 등 주요 파트너 및 여러 중소·중견기업과 협업하며 수억 달러(수천억 원) 규모의 부품 및 기술 구매를 지속했다. 향후에도 협력 범위를 확장하고 첨단 기술 교류와 R&T(Reserach And Technology) 활동 확대를 중심으로 상호 이익이 되는 산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예정이다. A2. AI를 방위 산업뿐 아니라 항공우주 전반의 핵심 기술 인프라로 인식하고 있다. 실제 제품 개발과 운용 체계에 적극적으로 적용 중이다. 한국 정부 역시 AI와 디지털 혁신 기술에 높은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아 향후 운용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기대한다. A3. 단순한 시장 관계를 넘어 한국 산업과 함께 성장하는 파트너로 협력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국내 주요 기업 및 중소기업들과의 공급망 강화를 통해 첨단 기술 이전과 일자리 창출을 더욱 지원할 것이다. 우주 및 차세대 방산 기술 협력에도 큰 관심을 두고 있으며, 지속가능항공유(SAF), 수소 항공기 등 지속가능 항공 비전 실현을 위해 한국항공우주산업과 협력해 나갈 것이다. A4-1. A350F는 111톤의 최대 탑재량으로 즉 서울에서 뉴욕까지 4700해리 가량 논스톱 운항이 가능하다. 또한 기존에 규격 제한이 있던 화물을 실을 수 있도록 화물 도어를 매우 크게 설계해 편의성을 개선했다. A4-2. H225M과 경쟁 기종의 직접 비교는 ADEX 현장에서 자료와 함께 자세히 설명드릴 기회를 가지면 좋겠다. A4-3.ACH160은 첫 고객사인 K-에비에이션으로부터 운용 경험에 대해 전반적으로 매우 만족한다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가적인 시장 수요가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A5. 사실이 아니다. 작년에 에어버스 디펜스&스페이스(DS) 부문과 산업부가 MOU를 체결했다. 이 계획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개념이 진화해 DS 부문뿐만 아니라 에어버스 전사 차원에서 한국의 R&T 협력을 관심 있게 보고 계획하고 있다. R&T 거점에 대한 계획은 현재 구체화가 진행 중인 단계다. 한국은 글로벌 기준에서도 좋은 산업군과 인재풀을 보유하고 있어 에어버스가 R&T 협력을 이어가고자 하는 매우 중요한 파트너다. 계획이 마무리되는 대로 가까운 시일 내에 공식적으로 소통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A6. 유럽의 특정 기동 헬기 소요에 대해 언급하기는 어렵다. 다만 수출과 관련해 에어버스는 태생부터 다국적 협력 회사로 시작해 '협력'이 DNA에 내재돼있다. 현재 유럽 국방비가 확대되는 추세이며, 이는 유럽 업체뿐 아니라 유럽의 우방국과도 협력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 우방국으로 간주되므로 한국 기업들과 협력할 길이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A7. 에어버스는 미국에도 큰 최종 조립 라인과 시설을 갖춘 글로벌 항공 회사다. 우리 역시 대한항공과 최신 기종인 A320·A350 계열 항공기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고, 아직 인도해야 할 주문량도 매우 많다. 이 기종들은 항공사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연료 효율성과 탄소 배출량 절감 측면에서 극대화된 성능을 가졌다. 이 항공기들을 성공적으로 인도하고 항공사가 잘 운용한다면, 대한항공을 포함한 한국 시장에서 계속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SK엔무브, 인도에 윤활유 합작법인…세계 3위 車시장 공략 박차

SK엔무브가 인도의 대표 자동차 부품기업과 함께 인도 윤활유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SK엔무브는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인도 자동차 부품기업 아난드그룹의 계열사 가브리엘 인디아와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새로 설립하는 합작법인 'SK엔무브 가브리엘 인디아'는 SK엔무브와 가브리엘 인디아가 각각 지분 51%, 49%를 보유한다. SK엔무브는 이번 합작을 통해 세계 3위 규모의 자동차 시장인 인도에서 윤활유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합작법인은 세계 1위인 14억 2500만명 인구와 광활한 영토를 가진 인도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해 판매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마케팅과 브랜드 구축에 집중할 계획이다. 오는 12월 신규법인 설립 완료 직후부터 엔진오일, 기어오일, 산업용 윤활유, 전기차 전용 윤활유 등 다양한 제품을 인도 시장에 선보인다. 아난드그룹은 현재 HL홀딩스, 헨켈 등 글로벌 기업과 13개 합작법인을 운영 중으로, 인도 전역에 유통망과 주요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력 경험을 갖고 있다. SK엔무브는 프리미엄 저점도 엔진오일 '지크(ZIC)' 등 고품질 제품과 신흥 시장에서 쌓은 영업 노하우,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양사는 서로의 경쟁력을 결합한 이번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인도 윤활유 시장에 빠르게 진입해 프리미엄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안잘리 싱(Anjali Singh) 가브리엘 인디아 및 아난드그룹 대표는 “가브리엘 인디아의 전국 유통망과 인도 시장 경험, SK엔무브의 뛰어난 윤활유 기술력이 결합돼 인도 윤활유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혀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원기 SK엔무브 사장은 “이번 아난드그룹과의 전략적 협력을 바탕으로 인도 윤활유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하겠다"고 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삼성 트라이폴드 임박…한·중·미 ‘폴더블폰 삼국지’

삼성전자의 첫 '트라이폴드 스마트폰'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글로벌 폴더블 시장 내 화웨이·모토로라 등 중국의 약진과 미국 애플의 시장 참전 예고 속, 삼성의 신제품 등장으로 한·중·미 3개국의 치열한 경쟁 구도가 예상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중 트라이폴드 폰을 공개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양산과 판매는 내달 중 시작될 전망이다. 트라이폴드 폰은 기존 폴더블보다 한 단계 진화한 형태로, 화면을 두 번 접는 새로운 폼팩터(기기 외형)다. 그동안 삼성 트라이폴드 폰의 예상 이미지가 일부 유출된 적은 있었지만 실물이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은 이번 트라이폴드 폰을 통해 폴더블 시장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글로벌 폴더블 시장은 중국 제조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폴더블 폰 점유율은 화웨이 45%, 모토로라 28%로 두 회사가 전체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삼성은 지난해 2분기 21%에서 올해 9%로 떨어지며 3위로 밀려났다. 화웨이는 자국 시장을 중심으로 '메이트 X6' 등을 성공시키며 입지를 확고히 했다. 멍멍 장(Mengmeng Zhang) 카운터포인트 책임연구원은 “소비자들은 프리미엄 북타입 폴더블폰인 화웨이 메이트 X6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해당 제품은 2분기 동안 화웨이 전체 폴더블폰 출하량 중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모토로라도 '레이저' 시리즈를 앞세워 북미 시장에서 선전 중이다. 합리적인 가격대를 무기로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혔다는 평가다. 이처럼 중국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한 가운데, 미국 애플의 참전 예고로 폴더블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내년 '아이폰18' 시리즈와 함께 폴더블 폰을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삼성에 다소 뒤처진 애플로선 폴더블이라는 새로운 폼팩터로 소비자 시선을 잡을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은 트라이폴드 폰을 통해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고 차세대 폼팩터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존 갤럭시Z폴드·플립 시리즈에 이어 이번 신제품을 '초프리미엄 폼팩터'로 포지셔닝할 전망이다. 다만 이미 화웨이가 지난 9월 전 세계 최초로 트라이폴드 폰 '메이트XT'를 출시한 만큼, 삼성으로선 기술적 차별화가 절실하다. 삼성 트라이폴드 폰의 가장 큰 특징은 '듀얼 인폴딩'(G자형) 구조다. 화면 양쪽을 모두 안으로 접는 방식으로, 디스플레이 외부 노출을 최소화해 내구성을 높인 것이 장점이다. 화웨이 메이트XT의 경우 아웃폴드 방식을 채택했다. 메인 디스플레이는 태블릿 수준인 10인치, 외부 커버 디스플레이는 6.5인치 수준으로 추정된다. 카메라는 2억 화소 메인, 1000만 화소 망원, 1200만 화소 초광각 등 갤럭시Z폴드7과 유사한 구성을 갖췄으며, 퀄컴 스냅드래곤8 엘리트 프로세서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새로운 폼팩터 출시와 제조사 간 경쟁 격화로 폴더블 시장이 다시 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폴더블 폰은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약 2% 수준이지만, 트라이폴드 등 새로운 폼팩터 등장으로 성장세가 한층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스포스는 “애플의 시장 진입은 폴더블 폰에 대한 소비자 관심과 수용도를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전자, 충전식 간편 결제 서비스 ‘삼성월렛 머니’ 도입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에 탑재된 디지털 지갑 삼성월렛에 자체 충전식 간편 결제 서비스인 '삼성월렛 머니'와 리워드 적립 프로그램 '삼성월렛 포인트'를 도입했다고 16일 밝혔다. '삼성월렛 머니'는 실물 카드가 필요 없는 모바일 결제 수단으로, 사용자들은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은행 계좌를 삼성월렛 머니와 연결해 간편하게 충전·사용할 수 있다. 연결된 계좌 충전 및 우리은행 ATM 충전·출금 수수료는 무료이며, 계좌 이체는 월 10회까지 무료로 제공된다. '삼성월렛 포인트'는 삼성월렛 머니로 결제할 때마다 자동으로 쌓이는 리워드 서비스로 결제 시 일정 금액 포인트가 적립되며, 고객은 적립된 포인트를 다시 결제에 사용할 수 있다. 삼성월렛 머니·포인트는 안정적인 금융 인프라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보다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 제공을 위해, 우리은행과 공동으로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우리은행이 시스템 운영을 위탁받아 관리한다. 삼성전자는 이번 서비스 출시와 함께 고객에게 다양한 혜택과 리워드를 제공하기 위해 삼성월렛 앱 내에 '혜택 탭'도 신설했다. 삼성월렛 머니 고객은 '혜택 탭'에서 △출석 체크 △결제 스탬프 이벤트 △보상형 광고 시청 등으로 손쉽게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고, 삼성월렛 머니로 '혜택 탭'에 있는 '선물하기'를 통해 제품을 구매할 경우 결제 금액의 최대 6.5%가 적립된다. '선물하기'는 커피 쿠폰, 편의점 상품권 등 다양한 기프티콘과 모바일 상품권을 간편하게 구매해 지인에게 전달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번 서비스 출시 기념으로 다양한 프로모션도 진행된다. 우선, 선착순으로 삼성월렛 머니·포인트에 신규 가입한 고객 50만명에게는 포인트 가입 시 1000포인트(p), 머니 등록 시 2000p, 머니 첫 결제 시 3000p 등 총 6000p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고객들은 연속 출석 체크와 머니 결제 스탬프 등의 이벤트에도 참여할 수 있고, 이벤트 기간 동안 우리은행 계좌로 충전해 결제하면 1.5% 추가 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채원철 삼성전자 MX사업부 디지털월렛팀장은 “삼성월렛 머니·포인트는 지난 10년간 삼성월렛을 사랑해 주신 고객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고자 마련한 서비스"라며 “앞으로도 일상 속에서 더 편리한 결제와 풍성한 리워드를 경험할 수 있도록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금호석화, 불황 속 ‘독주’ 기대감…주주가치·경영안정도 ‘탄력’

금호석유화학이 석유화학 빅4 가운데 3분기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석화 기초 소재 가격 하락과 공급 과잉의 여파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견조한 실적과 낮은 부채비율·차입금을 토대로 주주 환원 정책을 확대해 왔다. 이 같은 금호석유화학의 '독주'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 같은 상법 개정 움직임 속에서 경영권 분쟁을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도 주고 있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1.2% 늘어난 85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매출은 1조7546억원으로 4% 줄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 석화부문과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의 석화 기초소재 사업이 전체 영업실적을 끌어내리는 흐름과 반대 모습이다. 금호석유화학의 독주는 석화 기초 소재 생산의 핵심인 나프타분해시설(NCC)을 보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에틸렌을 포함한 기초 소재는 중국과 중동 석화기업의 추격으로 최근 3년새 시장에서 가격 하락세로 수익성이 나빠졌다. 석화업계는 연말까지 에틸렌 생산능력을 최대 370만톤(t) 감축하는 것을 비롯한 구조조정 방안을 내놔야 하는데, 금호석유화학은 이 구조조정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합성고무를 주력으로 둔 사업 구조에서 비롯됐다. 금호석유화학은 니트릴 부타디엔(NB) 라텍스와 스티렌 부타디엔 고무(SBR)로 실적을 방어해 왔다. 의료와 산업, 요리용 라텍스 장갑을 만드는 데 필요한 NB 라텍스는 금호석유화학이 세계 시장 점유율 25%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SBR은 우수한 내열성과 내마모성을 보유해 타이어와 신발, 자동차부품 등에 쓰여 고부가가치 소재로 꼽힌다. 지난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의 38.9%를 차지했다. 차량 부품에 주로 쓰이는 에틸렌-프로필렌-디엔 합성고무(EPDM)와 열가소성 가황물(TPV)도 수익성을 높이는 고부가 소재다. EPDM은 내열성과 내오존성, 내약품성이 우수해 패킹 용도에 적합하다. TPV는 플라스틱과 고무의 특징을 결합한 소재로 재활용이 가능하다. EPDM과 TPV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률이 10%를 넘는다. 이 같은 시장성을 염두에 두고 계열사 금호폴리켐은 지난 5월 전남 여수에 약 3000억원을 투자해 연산 7만t 규모의 EPDM 생산 설비를 증설했다. 총 31만t을 한 해에 생산할 능력을 갖췄다. 재무구조도 안정적이다. 금호석유화학은 2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이 35.4%로 우수하다. 1조5000억원 가까운 유동성을 확보했고, 단기차입금이 2994억원으로 석화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은 미래 성장을 준비하는 토대다. 금호석유화학은 고부가가치 소재 중심의 사업구조를 강화하는 것을 미래 전략으로 세웠다. 전기차 타이어 소재인 용액 스티이렌-부타디엔 고무(SSBR)와 고장력 NB 라텍스 같은 신제품을 상업화하고, 바이오·친환경 소재 연구개발도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SSBR의 경우 생산 시설을 올해 말까지 증설해 합성 고무 분야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포함한 상법 개정 기조 속에서 주주 가치 제고 정책을 강화하는데도 힘을 싣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석화업계의 시황 부진 속에서도 자사주 소각과 주주 배당 확대를 내세우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내년까지 자사주 절반인 262만4417 주를 소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계획의 3분의2를 이행했다. 나머지는 내년에 소각할 예정이다. 현금배당은 올해 573억원 규모로 실시했다. 아울러 지난 2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일환으로 주주환원율 40%와 별도 당기순이익 대비 현금배당 20~25% 목표를 내놨다. 소액주주 의결권 확대에 더해 자사주 소각 의무화까지 포함한 상법 개정이 추진되는 가운데 경영권 분쟁을 사전에 차단하는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측과 그의 조카인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경영권 분쟁을 겪었던 전례 때문이다. 현재 박 전 상무가 금호석유화학 지분 9.82%를 보유해 최대 주주 지위에 올랐다. 하지만 박 회장 측은 본인과 장남 박준경 사장, 장녀 박주형 부사장 지분까지 포함해 17.18%를 가졌다. 박 전 상무 측이 유리해지려면 우호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주주 가치 제고 정책이 탄력을 받아 쉽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박 전 상무는 지난달 30일 입장문을 통해 금호석유화학이 자사주를 담보로 교환사채(EB) 발행을 시도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다만 현재 이사회가 자사주 절반가량 소각이 진행 중인 데다 주주 환원율 목표치를 40%로 제시해 시장 반응은 아직 시큰둥하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무안 제주항공 참사 유족, 美서 보잉 상대 소송…“1968년식 낡은 설계가 원인”

지난해 12월 총 179명 목숨을 앗아간 제주항공 무안국제공항 참사의 희생자 유족들이 항공기 제조사 보잉을 상대로 미국 법원에 피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유족 측은 보잉이 수익성에 매몰돼 안전을 외면했다며 진실을 규명하고자 미국 법정을 택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15일(현지시각) 미국 시애틀에 본사를 둔 허만 로 그룹(Herrmann Law Group)은 제주항공 2216편 여객기의 무안공항 참사 관련 유족 14명을 대리해 지난 14일 보잉의 주요 생산시설이 위치한 워싱턴주 킹카운티 상급법원에 소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원고측 유족들은 소장에서 무안공항 참사 사고기종 보잉 737-800이 1960년대에 설계된 구식 전기 및 유압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해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후 발생한 연쇄적인 시스템 고장에 대응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제주항공 2216편은 지난해 12월 29일 오전 8시 57분경 전남 무안공항에 착륙을 위해 1500피트 상공으로 하강하던 중 관제탑으로부터 조류활동 경고를 받았다. 약 1분 후 조종사들은 착륙 시도를 중단하고 복행(go-around)을 결정했으나 그 직후 두 엔진 모두에 조류 충돌이 발생했다. 이 충돌로 조종사들은 왼쪽 엔진을 정지시키고 소화기를 작동시켰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비행 데이터 기록 장치(FDR)와 조종실 음성 녹음기(CVR)가 모두 작동을 멈췄다. 오른쪽 엔진마저 추력이 55% 수준으로 급감했고 항공기의 속도를 줄이고 안전하게 착륙하는 데 필수적인 거의 모든 시스템이 연달아 고장나기 시작했다. 소장에는 △플랩 △슬랫 △스포일러 △에일러론 △랜딩 기어 △휠 브레이크 △추진 장치 등 비행 제어·핵심 제동 장치가 모두 말을 듣지 않았다고 적시됐다. 조종사들은 필사적인 노력 끝에 항공기를 활주로로 되돌렸지만 이미 필수 착륙 시스템을 모두 상실한 상태였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결국 항공기는 2600m 길이의 활주로를 1200m나 지난 지점에서 시속 175마일(약 281㎞/h)의 속도로 동체 착륙했다. 항공기는 활주로를 이탈해 계기 착륙 시스템(ILS) 안테나 지지대를 위한 콘크리트 제방과 충돌한 뒤 폭발하며 화염에 휩싸였고, 탑승객 181명 중 179명이 사망했다. 유족 측은 조류 충돌부터 최종 충돌까지 약 4분 21초 동안 희생자들이 극심한 공포와 불안을 겪었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원고 측은 이번 참사의 근본 원인이 반세기도 더 된 보잉의 구식 설계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고기는 2009년에 인도된 비교적 최신 기체였으나 전기·유압 시스템은 1968년 처음 도입된 보잉 737-100 모델의 아키텍처를 거의 그대로 유지했다는 것이다. 소송 대리인인 찰스 허만 변호사는 “보잉은 이 기간 동안 백업 안전 시스템에 대한 신뢰할 만한 현대 기술로의 근본적인 업그레이드를 전혀 시행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유족 측은 보잉이 막대한 비용이 드는 신규 인증 절차와 조종사 재교육을 피하고 단기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구식 기술을 고수했다고 입을 모았다. 소장에는 보잉의 이러한 '이윤 제일주의'가 1997년 맥도넬 더글라스(MD) 인수 이후 심화됐다고 명시돼 있다. 당시 맥도넬 더글라스(MD)의 최고 경영자였던 해리 스톤사이퍼가 보잉의 최고 운영 책임자(COO)로 부임하며 “보잉을 훌륭한 엔지니어링 회사가 아닌 기업처럼 운영되도록 바꾸겠다"고 공언했고, 이후 '안전 제일'이라는 엔지니어링 문화가 급격히 퇴색했다는 것이다. 허만 변호사는 “보잉은 이 비극에 대한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는 대신 조종사들을 탓하는 낡고 진부한 전략을 반복하고 있다"며 “조종사들은 승객들과 함께 불길 속에서 목숨을 잃어 스스로를 변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보잉에게 외면당한 유족들은 진실을 강제할 수 있는 미국 법정에서 정의를 추구하기로 했다"고 소송 배경을 설명했다. 유족들은 이번 소송을 통해 과실·보증 위반·엄격 책임 등을 물어 보잉의 책임을 입증하고, 사망자들이 겪은 정신적·육체적 고통과 유족들의 피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영풍 “봉화 석포 제련소 폐쇄 결정 나면 조치하겠다”

김기호 영풍 대표이사가 낙동강 오염 원인의 하나로 지적받으며 폐쇄 여론이 일고 있는 경상북도 봉화 석포제련소에 대해 이전 폐쇄 TF 결론 시 그에 맞춰 조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소재지인 봉화군과 인접 태백시 지역 주민이 석포 제련소 이전이나 폐쇄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행정 당국과 지역 사회 간 갈등 지속과 함께 영풍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김 대표는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석포 제련소) 폐쇄 결론이 나오면 따르겠냐"는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경북도) TF에서 (폐쇄) 결론이 나오면 그에 맞춰 조치를 해야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경북도 TF가 폐쇄 결정을 내린다면 영풍이 상응하는 조치(폐쇄)를 취해야 한다는 회사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경북도와 환경·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1970년부터 가동된 석포제련소는 2014년부터 11년 간 환경 관련 법을 100회 넘게 위반했고, 올 들어 과거 폐수 유출에 따른 제재로 58일간 조업 중단을 겪기도 했다. 이번 국감에서도 여야 의원들로부터 환경 오염 문제로 집중 추궁받았다. 김형동 의원은 석포제련소 인근 토양의 카드뮴 농도가 장항제련소의 약 4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오염 심각성을 지적했다. 여당인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석포 제련소 인근의 토양 오염을 객관적으로 조사해 토양 오염 정화가 도저히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 나면 지역주민 건강을 위해 환경부에서 폐쇄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럼에도 석포 제련소 측이 토양 정화 의무 이행 등 환경개선 조치를 보이지 않자 아예 폐쇄해야 한다는 여론이 환경 단체를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소관인 경북도도 TF를 구성해 제련소 이전 및 폐쇄 등 여러 해결방안 찾기에 나선 상태다. 다만 석포 제련소 운영 주체인 영풍의 경영진이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공개적으로 석포 제련소 폐쇄 가능성을 처음 언급했다는 점에서 경북도의 결정 여부에 따라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이날 국감장에서 야당 의원의 거듭된 입장 확인 질의에 “(TF) 결과에 따라 거기에 맞춰서 저희가 협의해 처리하겠다"며 TF 결론 시 그에 맞춰 조치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한편 석포 제련소가 위치한 봉화군과 인근 태백시 주민 500여 명은 지난 9월 하순 석포면에서 제련소 이전 및 폐쇄를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고 '봉화태백 생존권 사수를 위한 공동투쟁위원회(공투위)'도 출범시켰다. 공투위측은 이날 집회에서 석포 제련소 이전과 폐쇄는 지역 경제를 붕괴시키고 수많은 근로자와 가족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무책임한 결정이자 무자비한 처사라고 성토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공투위에 따르면 봉화군과 태백시 지역 사회가 석포 제련소와 관련해 본사 임직원·협력사 종사자와 딸린 가족을 포함해 수천명 수준이고 상업·공공 등 연관 시설 종사자까지 합치면 1만명 이상이 제련소와 직간접 경제 생활 관계를 맺고 있다. 반대로 낙동강 상류 환경 피해 주민 대책 위원회는 석포 제련소 가동으로 반세기 동안 낙동강 상류가 오염돼 1300만 영남권 주민의 식수원이 위협받고 있다며 제련소 이전 폐쇄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대한항공, SW로 엔진 시스템 전류 폭증 차단…UAM 상용화 난제 풀었다

대한항공이 미래 먹거리인 도심항공교통(UAM)의 핵심인 '하이브리드 엔진 시동 안정화' 기술 특허를 따냈다. 이는 UAM 상용화의 난제인 안전성을 하드웨어 추가 없이 소프트웨어 제어만으로 해결하는 혁신 기술로, 대한민국 UAM 국가 대표팀의 R&D 성과가 구체적인 산업 자산으로 결실을 본 첫 사례다. 이로써 대한항공이 글로벌 UAM 기체 시장에서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강력한 창과 방패를 모두 쥐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본지 취재 결과 대한항공이 2023년 11월 14일 출원한 '비행체용 하이브리드 엔진 시동 시스템 및 방법'에 대한 특허가 지난 2일 최종 등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해당 기술에 대한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권리를 공식적으로 확보하게 됐다. 이 기술은 대한항공 항공기술연구원 소속 이기웅·김우비·김대원·이현석 연구원이 고안한 것으로, UAM 상용화 초기인 2025~2029년의 현실적 대안으로 꼽히는 하이브리드 엔진의 신뢰성을 획기적으로 높여 K-UAM 상용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하이브리드 엔진은 시동 시 근본적인 위험 요소를 안고 있었다. 시동 모터가 엔진을 강제로 회전시키는 동안에도 엔진 회전 신호가 점화 장치로 전달돼 스파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시동 모터의 강제 회전력과 엔진 자체의 점화 폭발력이 충돌하는 '회전 중첩' 현상이 발생했다. 대한항공 항공기술연구원 관계자들은 “회전 중첩 현상은 의도치 않은 출력 급상승(서지, surge)을 유발할 수 있다"며 “심할 경우 시동 모터의 회전 방향과 반대되는 역방향 힘을 가해 시스템에 허용치를 넘어서는 전류가 폭증하는 등 심각한 과부하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신호 흐름 중간에 '제어기(PMU, Phasor Measurement Unit)'를 둠으로써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엔진 회전 신호가 점화 모듈로 바로 가지 않고 반드시 제어기를 먼저 거치게 한 것이다. 작동 방식은 준비·차단→수행·확인→전달·점화 등 3단계로 이루어진다. 우선 시동 명령을 받으면 제어기는 시동 모터 구동 계획(시동 프로필)을 준비하고, 이 프로필이 실행되는 동안 엔진 회전 신호가 점화 모듈로 전달되지 않도록 의도적으로 차단한다. 시동 모터가 계획대로 엔진을 안정적으로 회전시키면 제어기는 프로필이 성공적으로 완료됐는지 확인한다. 시동 모터의 임무 완수가 확인된 후에야 제어기는 차단했던 신호의 문을 열어 점화 모듈로 신호를 전달하고 안전하게 시동 절차를 마무리한다. 이처럼 제어기는 이 신호를 잠시 붙잡아두고 가장 적절한 시점에만 점화 모듈로 전달하는 게이트 키퍼 역할을 수행한다. 이 작동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충격 흡수 장치 같은 별도의 하드웨어를 추가하지 않고 소프트웨어 로직 변경만으로 시동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이는 기체의 무게·비용·복잡성을 줄이는 가장 효율적이고 진보된 방식으로 높은 기술적 성숙도를 보여준다. 대한항공은 해당 특허 등록을 마침으로써 개발한 기술을 지식 재산권으로 자산화 해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강자로 부상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한항공의 특허 등록 과정에서 권리 범위가 더욱 명확하고 견고하게 다듬어진 점도 주목할 만하다. 최초 출원 당시 특허는 시스템의 구성을 정의한 '청구항 1'과 시스템의 작동 방식을 단계별로 설명한 '청구항 2'로 분리돼 있었다. 종전에는 하드웨어적 구성과 소프트웨어적 방법을 별개의 항목으로 권리를 주장한 것이다. 이후 특허청 심사 과정을 거치며 심사관의 직권 보정을 통해 이 두 가지가 하나의 청구항으로 통합됐다. 최종 등록된 특허는 '시스템을 이루는 부품들과 작동법, 비행체용 하이브리드 엔진 시동 시스템'으로 권리 범위가 하나로 합쳐지고 명료해졌다. 이 같은 변경은 시스템과 방법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하나의 발명으로 인정받음으로써 경쟁사가 일부만 교묘하게 회피해 특허를 침해하려는 시도를 더욱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게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특허 등록은 개별 기업의 성과를 넘어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K-UAM' 프로젝트의 가시적인 성과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국토부는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UAM 팀 코리아'를 구성하고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안전 운용 체계 핵심 기술 개발' 사업 등에 1000억원 이상을 투입하며 기술 국산화를 지원해왔다. 이번 특허는 이러한 국민적 투자가 어떻게 구체적인 기술 주권과 산업 자산으로 이어지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다.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아처(Archer) 등 글로벌 선도 기업들과의 기술 전쟁에서 대한민국이 독자적인 '무기'를 확보했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갖는다. UAM 상용화는 기체 기술 외에도 5G 기반 통신·항법 체계·버티포트 운영 기술 등 수많은 기술 퍼즐이 맞춰져야 완성된다. 이 중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동력 시스템의 안정성에 대한 원천 기술을 법적 보호 장치와 함께 확보했다는 점은 K-UAM 컨소시엄의 사업성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 항공기술연구원이 개발한 이 기술은 항공우주사업본부의 중고도 무인기(MUAV)나 리프트 앤드 크루즈 방식의 수직 이착륙 무인기(KUS-VS) 등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특정 기체 플랫폼에 종속된 기술이 아니라 태생적으로 회전 중첩과 이로 인한 전류 폭증 문제를 지닌 하이브리드 엔진 기반 동력 시스템 자체의 시동 안정성을 높이는 원천 기술이어서다. 아울러 대한항공은 이미 5kW급 하이브리드 엔진을 장착한 소형 드론 KUS-HD를 운용하고 있고, 산업통상자원부의 국가 R&D 사업 지원을 통해 9·15kW급 하이브리드 엔진 개발 과제에도 참여한 이력이 있다. 이는 대한항공이 UAM 외에도 다양한 군·민수용 무인기에 하이브리드 엔진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적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 연구진은 “하이브리드 엔진을 항공 운송 수단인 비행기나 드론 등에 사용될 수 있다"고 명시해둬 UAM 외 다른 비행체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임기만료 임원 1260명…재계 ‘물갈이 인사’ 촉각

재계 연말 인사 시즌이 가까워진 가운데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임원이 30대그룹 내에서만 126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관세전쟁, 내수 경기 위축, 노란봉투법 등 반기업 정책 시행 등 경영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라 재계에 '인사 태풍'이 몰아칠지 주목된다. 15일 글로벌 헤드헌팅 기업 유니코써치가 발표한 '2026년 상반기 중 임기만료 앞둔 사내이사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에서 내년 6월 이전 임기가 끝나는 사내이사는 총 126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C레벨' 인사 규모만 600명으로 절반에 이른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기업 집단 중 자산 순위 상위 30개 그룹이다. 동일인이 2개 이상의 등기임원을 겸임하고 있을 경우에는 별도 인원으로 파악해 산정했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는 임기 종료 인원이 1145명, C레벨은 515명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연임, 자리 이동, 퇴임 등 기로에 선 인원이 각각 10%, 16.5% 늘어난 셈이다. 4대 그룹에서 내년 상반기 임기가 공식 종료되는 사내이사의 규모는 △SK 99명 △삼성 48명 △LG 39명 △현대차 34명 등이다. 정해린 삼성물산 사장, 최성안 삼성중공업 부회장,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장동현 SK에코플랜트 부회장, 이호정 SK네트웍스 사장, 호세 무뉴스 현대자동차 사장,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사장,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 현신균 LG CNS 사장 등이 여기에 포함됐다. 내년 상반기까지 임기가 종료되는 사내이사가 가장 많은 그룹은 카카오였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등을 포함 총 101명이 명단에 올랐다. 롯데 95명(대표이사 40명), 한화 90명(41명), 포스코 78명(39명), LS 64명(24명), GS 61명(39명) 등이 뒤를 이었다. 재계에서는 주요 기업들이 내년 경영 불확실성 대비를 위해 보다 빨리 조직을 정비하는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본다. 이달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마무리되면 예년보다 빠르게 주요 그룹사들이 결단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1위 삼성의 경우 이재용 회장이 사법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난 뒤 처음으로 단행되는 인사인 만큼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미래전략실 역할을 하는 콘트롤 타워를 재건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회장이 등기이사로 복귀할지와 노태문·송재혁 사장이 승진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비핵심 계열사를 매각하는 등 내실을 다져온 SK와 LG는 '안정'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예측된다. 현대차는 '트럼프 리스크' 대비 차원에서 예년보다 더 빠른 시기에 과감한 인사를 내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세계적으로 신기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대기업들은 주력 사업 외에도 인공지능(AI)을 비롯해 로보틱스, 수소, 친환경차 등 역량을 강화하며 새 먹거리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연말 인사 과정에서 신기술 관련 능력을 갖춘 인물을 '깜짝 발탁'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는 “(주요 기업들은) 내년 인공지능(AI) 트렌드에 맞게 빠르게 변화하면서 적응해 나갈 수 있는 젊은 인재들을 경영 전면에 배치할 것"이라며 “CEO도 내부 출신에만 국한하지 않고 경영 능력을 잘 실현시킬 수 있는 외부 인재 영입도 적극 등용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전자, 시각장애인용 AI가전 매뉴얼 공개

삼성전자가 15일 '흰지팡이의 날'을 맞아 시각장애인과 저시력자를 위한 인공지능(AI) 가전 매뉴얼 '모두를 위한 사용법'을 공개했다. 흰지팡이의 날은 1980년 세계시각장애인연합회(World Blind Union)가 시각장애인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사회적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제정한 날이다. 삼성전자는 시각장애인이 기존 매뉴얼을 통해 가전사용에 필요한 정보를 습득하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해, 올해 초 삼성전자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C랩 아웃사이드'에 선정된 시각보조앱 개발 스타트업 투아트(TUAT)와 협업해 '모두를 위한 사용법' 매뉴얼을 개발했다. 새로운 매뉴얼은 삼성닷컴과 AI 기반 시각보조앱 '설리번 플러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매뉴얼은 화면 읽기 기능을 제공하며, 하단에 위치한 재생버튼을 통해 음성으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매뉴얼은 제품 외관과 조작부 위치 등에 대해 눈앞에 그리듯 상세하게 설명하고 음성 제어나 접근성 기능 사용 방법도 자세히 전달한다. 또 시각장애인을 위한 촉각 스티커 부착 위치도 안내해 접근성을 높였다. 예를 들어 '비스포크 AI 콤보' 세탁건조기의 먼지필터를 청소해야 하는 경우, 기존 매뉴얼은 해당 부품의 상세한 위치나 조작법이 그림으로 표현됐지만 '모두를 위한 사용법' 매뉴얼은 '세탁기 전면부 상단 오른쪽 모서리에 먼지필터 도어가 있습니다'와 같이 상세한 위치를 안내한다. 또 부품의 외관에 대해서도 '손바닥보다 조금 큰 사이즈의 문이 먼지필터 도어입니다'와 같이 보다 쉽게 제품을 인지할 수 있는 자세한 설명을 담았다. 또 음성인식 Q&A 기능을 탑재하고 목차와 자주 묻는 질문 등을 포함해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신규 매뉴얼이 시각장애인의 실사용 환경에 적합한지 검증하기 위해 한국접근성평가연구원의 전문 리서치와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 시각장애인 임직원의 자문을 받아 종합적으로 반영했다. 매뉴얼은 △2024년형과 2025년형 비스포크 AI 콤보 세탁건조기 △인피니트 AI 콤보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원바디 세탁기·건조기 △비스포크 AI 세탁기와 비스포크 AI 건조기 6개 제품에 대해 우선 제공된다. 한국어 버전을 시작으로, 향후 스페인어·영어·프랑스어를 비롯한 20개 언어로 확대될 예정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