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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소송제’ 도입 논의 ‘급물살’…벤처·스타트업 ‘우려 증폭’

지난해 쿠팡에 이어 최근 은행,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커피전문점까지 연이은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집단소송제'가 주목을 받으면서 벤처·스타트업 업계의 긴장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소비자 피해구제 실효성을 높인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소송 대응 여력이 부족한 초기 기업까지 제도 적용 대상에 포함되면 경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집단소송제의 적용 범위와 소송 요건, 피해구제 절차 등을 두고 국회에서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벤처·스타트업계의 우려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집단소송제에 대해 경제계 전반이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지만, 특히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단 한 건의 집단소송도 기업 생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집단소송제 논의의 기준점이 되는 법안은 지난 3월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의원이 대표발의한 집단소송법안이다. 이 법안은 손해배상청구 소송 전반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는 한편, 피해자의 구제 접근성을 높이려는 장치들을 담고 있어 공방의 중심에 서 있다. 논란의 핵심 중 하나인 '옵트아웃' 제도는 피해자가 별도로 소송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아도 집단소송 대상에 포함되고, 명시적으로 불참을 원하는 경우에만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피해자 구제 범위를 넓힐 수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소송 대상과 잠재 배상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벤처·스타트업 업계가 더 큰 부담으로 보는 것은 옵트아웃 하나만 도입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손해배상청구 소송 전반으로의 적용 확대와 법 시행 이전에 발생한 피해 사유에 대한 소급 적용이 함께 담긴 것이다. 업계는 △옵트아웃 △전반적 적용 확대 △소급 적용 이 세 요소가 결합하면 잠재 소송 대상과 배상 부담이 통제하기 어렵게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업계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법 제정이 현실화되면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보수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소급 적용될 위험을 단순히 투자 전 실사만으로 걸러낼 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금융·통신·유통·외식 등 이용자가 많은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분야의 스타트업일수록 잠재 배상액이 커지는 만큼 보험 가입과 후속 투자 유치가 어려워질 수 있다. 이 같은 우려는 지난 7일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과 벤처기업협회,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국회에서 공동 주관한 '집단소송법 도입으로 인한 벤처·스타트업 생존 위기 토론회'에서도 제기됐다. 당시 발제자로 나선 구태언 법무법인 린 인공지능(AI) 산업 전문 그룹 총괄변호사는 “평균 자산총계가 85억원 수준인 우리 벤처기업에 1인당 배상 단가와 이용자 수를 곱하는 배상 구조가 적용되면 잠재 배상액이 조 단위에 이를 수 있고, 투자 전 실사로도 걸러낼 수 없는 소급 위험 앞에서는 벤처 투자와 회수가 멈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집단소송제의 취지 자체를 부정하기보다 피해자 구제와 기업의 방어권을 함께 고려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지영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이 토론회에서 “스타트업계도 피해자 구제라는 입법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전담 변호사 한 명 두기 어려운 스타트업에게는 단 한 건의 집단소송이 곧 생존의 문제가 되는 만큼, 혁신 생태계가 감당할 수 있는 제도 설계를 국회가 함께 고민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임희진 인턴기자

“수십년 쌓아온 中企 제조 노하우, 피지컬 AI 연결해 이어가야”

중소기업계 리더들이 피지컬 인공지능(AI) 시대에 발맞춰 중소기업의 혁신을 앞당길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1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 제주에서 재정경제부와 함께 '피지컬 AI 시대, 중소기업의 혁신전략은?'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토론회는 전날인 20일 같은 장소에서 개막한 '2026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행사 프로그램의 하나로 마련됐다. 이 토론회에는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을 비롯해 박영선 재정경제부 전략경제자문단 위원장 등 산업계·학계·정부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했다. 기조연설을 맡은 박영선 위원장은 “데이터의 의미와 관계를 체계화하는 기술의 표준과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며 “제조업계 'AI 팩토리'를 새로운 생산 기반으로 갖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주제 발표를 맡은 김준하 광주과학기술원(GIST) AI정책전략대학원 원장은 “피지컬 AI 시대의 핵심 경쟁력은 제조 현장에 쌓인 공정 데이터와 숙련 노하우"라며 “개별 기업은 데이터를 축적하고, 협동조합은 공통 기준과 공동실증 기반을 마련하며, 국가는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를 제공하는 분담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주현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원장은 “중소기업의 AI 도입이 더딘 것은 비용과 실패 위험을 혼자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며 선도기업의 성공 사례를 같은 업종의 다른 기업으로 빠르게 확산할 수 있는 연결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피지컬 AI의 중소기업 확산 방안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한병준 중기중앙회 부회장(한국정보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중소기업의 AI 전환은 먼저 경영자가 현장에서 해결할 문제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개별 기업이 혼자 부담하기 어려운 인프라는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함께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영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제조피지컬AI연구소장은 “피지컬 AI는 공장 전체를 통합적으로 판단하고 운영하는 '제조 지능'"이라며 “작은 실증부터 시작해 검증된 AI 모델을 업종별로 확산하는 '모두의 AI공장장' 모델을 제안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중소기업의 기술과 경험을 AI가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로 만들고, 이를 피지컬 AI와 연결해 수십년간 쌓아온 암묵적인 제조 노하우를 이어가야 한다"며 “중소기업이 AI 대전환의 주체로 참여할 수 있도록 수준에 맞는 단계별 지원정책을 설계하고, 업종별 협동조합을 구심점으로 AI를 신속하게 확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는 23일까지 3박4일간 열리는 2026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은 올해로 19회째로, 전국 업종·지역별 중소기업인 400여명이 모여 '중소기업과 함께, AI 3대 강국으로'를 주제로 중소기업의 혁신과 성장전략을 모색했다. 2007년 시작된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은 급변하는 중소기업 경영환경 속에서 업계 리더들이 시대적 현안과 고민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 중소기업 정책 어젠다를 이끌어 왔으며, 정치·경제 분야 강연과 오피니언 리더들의 강연으로 국내 경제단체를 대표하는 포럼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의료부터 로봇·AI까지…딥테크 키우는 스마일게이트 ‘오렌지플래닛’

국내 최대 청년 창업 지원센터로 자리잡은 스마일게이트의 '오렌지플래닛'이 디지털 헬스케어와 딥테크 스타트업 발굴에 힘을 싣는다. 글로벌 벤처 투자 흐름이 이들 분야에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스타트업을 초기에 선별해 지원하겠다는 전략이다. 20일 스마일게이트에 따르면 '오렌지플래닛'은 최근 하반기 정기모집을 통해 유망 스타트업 12개 팀을 선발했다. 예비·초기 창업팀 8개와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준비하는 4개 팀이다. 선발 기업들은 디지털 헬스케어와 초개인화 의료서비스, 휴머노이드 로봇 및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전력 효율화 등 다양한 기술 분야에 포진했다. 서상봉 오렌지플래닛 센터장은 “이번 하반기에는 기존 유망 산업은 물론, 의료와 로보틱스, AI 등 미래 혁신을 주도할 딥테크 분야까지 폭넓게 아우르는 데 집중했다"라며 “오렌지플래닛은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이 글로벌 유니콘으로 발돋움하도록 돕는 성장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렌지플래닛은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초개인화 의료서비스 △휴머노이드 로봇·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전력 효율화 등 4개 분야를 우대 분야로 선정하고 관련 스타트업 발굴을 강화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국내 의료기술과 데이터 경쟁력을 활용해 기존 기업의 뒤를 이을 후속 주자를 발굴하는 데 주목하고 있다. AI 기술과 개인 데이터 활용이 고도화하면서 개인별 특성에 맞춘 치료와 의료서비스 수요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로봇 분야에서는 범용 휴머노이드보다 농업·물류·제조·정밀의료·국방 등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에 무게를 둔다. 초소형 하드웨어 로봇 기술을 보유한 팀도 발굴 대상이다. AI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는 전력 전달과 후공정 소재·공정 등 AI 인프라 확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술적 병목을 해결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찾고 있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국내 의료기술·데이터 경쟁력을 기반으로 1세대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들의 뒤를 이을 우수한 후배 기업이 나올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됐다고 판단했다"며 “AI 기술과 개인 데이터 활용이 고도화하면서 의료 분야에서도 초개인화된 치료와 서비스 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범용 휴머노이드보다는 농업·물류·제조·정밀의료·국방 등 실산업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로봇 연구 역량이나 초소형 하드웨어 로봇 기술을 보유한 팀을 찾고 있다"며 “AI 인프라 투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전력 전달과 후공정 소재·공정 분야가 실질적인 병목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오렌지플래닛의 특징이자 강점은 창업팀 발굴에서 끝나지 않고 사업화와 투자 유치까지 연결하는 지원 체계에 있다. 선발된 팀은 서울 강남센터 사무공간을 최대 1년간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교육·코칭·멘토링 등을 지원받는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팀당 최대 5억원 규모의 초기 투자를 우선 검토하고, 후속 투자 유치 멘토링과 민간투자주도형기술창업지원(TIPS) 연계 기회도 제공한다. 선발 자체가 투자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초기 기업이 사업을 구체화하고 투자자와 접점을 넓힐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구조다. 오렌지플래닛은 스마일게이트가 2014년 시작한 창업 지원 사업에서 출발했다. 창업주인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가 대학 시절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멤버십에서 지원받은 경험을 후배 창업가들에게 돌려주겠다는 취지다. 이후 창업팀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민간 창업 지원 플랫폼으로 역할을 넓혀왔다. 스마일게이트 그룹은 지난 9월 기준 오렌지플래닛에 누적 총 482억원을 출자했다. 오렌지플래닛을 거쳐 간 스타트업은 469개로, 이들의 기업가치 합계는 4조800억원에 이른다. 창출한 일자리는 3209개다. AB180, 휴먼스케이프, 두브레인, 뱅크샐러드 등이 주요 패밀리사로 꼽힌다. 최근에는 졸업 기업의 성장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 졸업한 펄크럼테크놀로지스는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로부터 시드 브릿지 투자를 유치했다. 애드쉴드는 올해 2분기 매출이 전 분기보다 66% 증가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현장] SNS 타고 몰려든 ‘떡지순례’…백화점서도 줄 섰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된 지역 떡집을 찾아 나서는 '떡지순례' 열풍이 백화점까지 이어지고 있다. 젊은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전통 떡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유통업계는 전국 유명 떡집을 한자리에 모은 팝업 행사로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지난 14일 오전 10시 20분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 지하 1층 트레비분수 A 정문 앞. 백화점 개점을 10분 앞두고 200여명의 고객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이들이 기다린 것은 다름 아닌 '떡'이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잠실점에서 '전국떡지순례2' 팝업 행사를 열었다. 지역 대표 떡 브랜드를 한자리에 모은 행사로, 지난 8월 열린 1차 행사에 이어 2차 팝업을 진행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8개 떡집 가운데 가장 긴 대기 행렬이 이어진 곳은 속초의 '육구방앗간'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20대 여성 김모씨는 “육구방앗간의 찹쌀떡이 SNS에서 워낙 유명해 먹어보러 왔다"며 “속초까지 가기는 너무 멀고, 서울에서 첫 팝업이 열린다고 해 9시 50분부터 기다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20대 여성 임모씨도 “예전에 속초에 갔다가 육구방앗간에 들렀는데 떡이 소진돼 못 샀던 적이 있다"며 “이번에 팝업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일부러 백화점에 왔다. 육구방앗간을 먼저 구매하고 다른 떡집 떡도 구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자가 직접 먹어본 '육구방앗간'의 찹쌀떡은 일반적인 찹쌀떡의 매끈하고 쫀득한 맛과는 달랐다. 팥소의 단맛이 강하지 않았고, 겉피에서는 밥알이 씹히는 듯한 식감이 느껴졌다. 행사 마지막 날인 15일 해당 행사장을 다시 방문했는데, 육구방앗간은 정오께 준비된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전통 디저트에 대한 관심은 약과와 인절미 등에서 먼저 나타났다. 여기에 떡도 과일모찌와 피자설기 등 새로운 형태로 변주되며 젊은 소비자층의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다. 전통적인 먹거리를 현대적인 취향에 맞게 즐기는 흐름이 떡으로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SNS는 이번 행사 방문으로 이어지는 주요 통로로 작동했다. 이번 행사를 찾은 소비자 상당수는 SNS를 통해 육구방앗간과 행사 소식을 접하고 방문했다고 말했다. 구매한 떡을 사진으로 남기거나 SNS에 공유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SNS 화제성과 지역 인지도 등을 고려해 팝업스토어 참여 브랜드를 선정했다"며 “특히 육구방앗간은 백화점에서 처음 선보이는 팝업인 만큼 고객이 집중적으로 몰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전국 각지의 특색 있는 떡집을 추가로 발굴해 소개하는 행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이소현 인턴기자

“일상의 ‘틈’ 속에 문화를”…산업단지, 편의시설에 콘텐츠 입힌다

“군산국가산업단지는 군산 시내와 멀리 떨어져 있어 편의시설이 너무 멀리 있는게 문제였습니다. 지금은 산업단지 내에 복합문화센터가 생겨 주변 사람들이 살기 편해졌다고 입을 모아 말합니다." 지난 7일 군산국가산단 복합문화센터에서 기자와 만난 군산산단 입주기업 근로자는 군산국가산단 복합문화센터가 근로자와 지역 주민들의 여가활동 및 교류의 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 군산시 오식도동 군산1·2국가산업단지 내에 들어선 군산국가산업단지 복합문화센터는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산업단지 구조고도화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24년 개관한 시설로, 산단공은 전북지역에 군산산단 외에 전주, 김제, 정읍, 남원 등에도 복합문화센터를 건립해 산단 근로자들의 워라밸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산단공은 복합문화센터와 같은 물리적 시설 확충을 넘어,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결합해 근로자와 주민들이 실질적인 문화생활을 영위하고 산업단지를 '일하면서 머물 수 있는 곳'으로 만드는데 힘쓰고 있다. ◇ 편의시설 인프라에 문화 콘텐츠 결합…근로자·주민 '교류의 장'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지난 9월 9일부터 다음달까지 전국 20곳의 산업단지에서 전국 산업단지 문화행사 프로젝트 '틈'을 개최하고 있다. 이 행사는 바쁜 일상의 '틈' 속에서 문화로 여유를 채운다는 취지로, 산단공의 '산업단지 구조고도화 사업'이 진행 중인 곳에서 근로자·주민이 참여하는 문화행사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인프라 개선에 더해 문화 콘텐츠까지 결합함으로써 산업단지를 일상의 문화생활을 향유할 수 있는 곳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산업단지 구조고도화 사업은 산업단지 내 낙후된 기반시설을 개선하고 다양한 문화·편의시설을 신축해 근로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정주여건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지난 2009년 시작돼 지난해까지 전국 총 154개 산단에서 455개 구조고도화 사업을 진행 중이며 이 중 129개 사업이 완료됐다. 산업단지 문화행사 프로젝트는 구조고도화 사업으로 조성한 물리적 인프라 시설에 근로자·주민이 참여하는 문화 콘텐츠를 결합함으로써 구조고도화 사업을 실질적인 정주여건 개선으로 이끄는데 의미가 있다. 특히 올해에는 그동안 전국 산업단지별로 각각 개최해 오던 문화행사를 산단별 특성을 반영해 릴레이 개최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올해 전국 산업단지 문화행사 프로젝트는 한국산업단지공단 서울본부를 비롯해 대구본부, 전북본부, 충북지사 등 전국 지역본부와 지사가 참여해 총 20회 규모로 진행된다. 문화공연과 버스킹, 플리마켓, 체험 프로그램, 푸드트럭 등 각 산업단지의 특성과 근로자 수요를 반영한 볼거리·즐길거리·먹거리를 제공한다. 지난 7일 군산국가산단 복합문화센터에서 열린 '군산산단 퇴근길 쉼표·힐링 페스타'에서는 복합문화센터 내에서 교양강좌를 듣는 지역주민과 지역 대학교 재학생, 산단 근로자들이 참여형 공연을 펼쳐 250여명 관람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복합문화센터에서 난타 교양강좌를 듣는 지역주민·근로자들이 오프닝 공연으로 난타 시범공연을 선보였고, 국악공연, 마술공연, 트로트공연 등도 펼쳐졌다. 또한 호원대학교 K-POP학과에 재학 중인 여학생 5명으로 구성된 프로젝트 걸그룹 '아플러스(A-plus)'는 자신의 곡인 '또 다시 여름밤'을 비롯해 K-팝 공연을 선보였고, K-POP학과 재학 남학생들이 직접 결성한 보이그룹 '노이즈(NOE:Z)'도 K-팝과 역동적인 안무를 선보여 큰 호응을 받았다. 이밖에 부대 프로그램으로 커피와 샌드위치 등을 제공하는 푸드트럭, 호원대 5개 학과가 운영한 건강진단 부스, 포토존, 뽑기 이벤트 등을 진행해 퇴근길 산단 근로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날 문화공연을 관람한 군산산단 입주기업 근로자(55, 남)는 “복합문화센터에 체력단련실, 도서관이 있어 퇴근 후 자주 방문한다"며 “오늘과 같은 문화공연도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군산국가산단 내 주거구역에 있는 한성필하우스 입주자대표 이진희 회장은 “(군산국가산단 내 주거구역에) 890여세대 3200여명이 살고 있는데 그동안 이곳은 사실상 고립된 도시였다. 편의시설을 이용하려면 군산 시내까지 나가야 했고 회관이 없어 주민들이 모여 대화나 회의를 할 곳도 없었다"며 “지금은 복합문화센터가 생겨 편의시설도 이용하고 이웃간에 얼굴을 보며 교류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특히 1만명 안팎의 군산국가산단 전체 근로자 중 약 10%를 차지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군산시가 운영하는 각종 민원 발급 서비스 및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의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군산국가산업단지 복합문화센터 김정화 인구담당관 상담사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일요일에도 복합문화센터에서 사회통합 프로그램을 이수할 수 있어 E9에서 E7으로 체류 자격을 변경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외국인 근로자들이 가족들과 함께 생활할 수 있어 복합문화센터의 의미가 크다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 유명 유튜버에 지역 대학생·외국인 근로자까지 '참여형 축제' 이밖에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서는 작은 음악회와 문화체험 행사가, 창원·사천 산업단지에서는 청년·근로자를 위한 런치콘서트가 지난달 열렸고, 부산 화전일반산업단지에서는 '산업단지 청년 문화 페스타'가 부산시와 함께 개최됐다.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에서는 오는 27일 체험 부스와 지역 예술인 공연을 선보이는 등 지역별 특색을 살린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오는 21일 서울 구로G밸리에서 열리는 '서울디지털국가산단 구로 G밸리 위크 문화행사'에서는 유튜버 슈카 등 유명 인사를 초청해 공개강연을 펼치는 한편, 근로자들이 쉽고 편하게 참여할 수 있는 교양·문화 콘텐츠를 통해 지식과 휴식을 함께 누릴 수 있는 문화행사로 꾸밀 예정이다. 이어 29일 충남 천안 제2산업단지 복합문화센터에서 열리는 '천안산업단지 청년·근로자 어울림 행사'에서는 천안 소재 대학교 실용음악과 학생들이 참여해 축하공연을 선보이고, 제기차기, 비석치기, 팽이, 투호, 윷놀이 등 청년·외국인 근로자 모두 참여가능한 전통 놀이터도 운영할 계획이다. 문문철 한국산업단지공단 전북지역본부장은 “군산국가산단 복합문화센터는 민원센터, 기업지원센터, 평생학습센터, 도서관, 외국인지원센터, 체육시설 등 다양한 기능이 집적돼 근로자들이 행정업무나 교육·문화·체육활동을 위해 산업단지 밖으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줄여주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이용자 만족도 조사에서도 주요 항목의 '만족 이상' 응답이 약 87%로 나타나는 등 전반적으로 호응이 높다"고 말했다. 김대자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은 “산업단지의 혁신은 그 공간에서 일하는 근로자와 국민이 변화를 실제로 체감할 때 완성된다"며 “산업단지 구조고도화 사업으로 달라지고 있는 산업단지의 모습을 널리 알리고, 앞으로도 산업단지를 청년이 일하고 머물고 싶은 일터이자 삶터, 문화공간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기자의 눈] ‘제2의 성심당’ 나올 수 있을까

#올봄 필자의 조카가 성심당의 딸기시루케이크를 먹고 싶다며 친구와 대전 여행을 다녀왔다. 가족에게 줄 케이크도 하나 더 사 왔다. 이 무거운 케이크를 대전에서 인천까지 KTX와 지하철을 타고 들고 왔다니, 맛에 대한 궁금증보다 어떻게 들고 왔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최근 필자는 부산 해운대를 다녀왔다. 아쉽지만 성심당의 딸기시루케이크를 사기 위해 대전을 방문하는 것처럼 특정 브랜드나 상품을 찾아 해운대에 가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유명 관광지와 지역 대표 브랜드는 사람들을 지역으로 이끄는 서로 다른 힘이다. 대전의 성심당은 지역 브랜드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성심당은 단순히 지역에서 유명한 빵집을 넘어 대전을 방문할 이유가 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 하나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작지 않다. 성심당에서 빵을 사고 근처 식당과 카페를 이용하면 소비가 주변 상권으로 이어진다. 지역에서 시작한 사업체가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고 관광 자원과 결합하면 지역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그렇다면 '제2의 성심당'은 나올 수 있을까. 지난 14일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혁신 소상공인 톱(TOP) 11 간담회'에서 민간 투자사 글리처파트너스 정필훈 대표는 “좋은 사업 아이템이 매년 나오지만 지역을 대표하는 핵심 상품으로 자리 잡는 사례는 많지 않다"며 “대전의 성심당처럼 지역을 방문하는 이유가 되는 상품을 만들려면 관광 상권과 연계한 대표 상품 개발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병권 중소벤처기업부 제2차관도 “소상공인이 동네 고객만 상대하지 않고 전국으로, 국경을 넘어 잠재 고객층을 늘려가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글로벌화가 답"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역할도 중요하다. 창업 초기 소상공인이 성장 단계에 맞는 지원을 바탕으로 지역에서 쌓은 경쟁력을 전국과 해외 시장으로 넓히도록 돕고, 관광 자원과 지역 상권을 연결하는 환경도 조성해야 한다. '제2의 성심당'이 하루아침에 등장할 수는 없다. 다른 지역의 성공 사례를 그대로 따라 하는 것도 해답은 아니다. 소상공인 스스로 지역의 고유한 자원과 브랜드의 개성을 살려 소비자가 찾아올 만한 상품을 만들고 이를 지속적으로 키워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제2의 성심당'이 탄생한다면 그 브랜드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 또 다른 지역의 풍경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백솔미 기자 bsm@ekn.kr

[이슈]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동네’ 종로3가…골목마다 다른 상권 온도

서울 종로3가는 오래된 도심의 풍경과 새로운 상권의 활기가 공존하는 동네다. 종묘 옆 서순라길에는 한옥 카페와 펍이 들어섰고, 해가 지면 골목을 따라 놓인 야외 테이블에 사람들이 모여든다. 영국의 여행·문화 매체 '타임아웃'은 지난달 종로3가를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동네' 1위로 선정했다. 오랜 역사를 간직한 골목이 새로운 세대가 즐겨 찾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종로3가를 포함한 종로1·2·3·4가동의 일평균 유동인구는 올해 2분기 약 15만명이다. 본지는 종로3가 일대를 직접 찾아 전통 상권과 새롭게 형성된 상권이 어떻게 공존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 야장엔 젊은 층, 익선동엔 외국인…서순라길도 '와글와글' 종로3가역 3번 출구 인근 포장마차 거리는 해가 지면 도로 위에 테이블이 놓이며 야장 거리로 바뀐다. 해 질 무렵이 되자 돈화문로11길 양쪽으로 빨간색과 파란색 플라스틱 의자가 빼곡하게 놓인다. 종로구는 지난 2024년 이 거리를 양방향에서 일방통행 도로로 바꿔 보행 공간을 넓혔다. 50년 넘게 종로에서 '철이네 포차'를 운영해온 어머니와 함께 가게를 꾸리는 아들 고국환씨는 “(1998~2000년 방영된 SBS 드라마) '순풍산부인과'가 방영되던 시절에는 주로 직장인들이 간단히 술 한잔하고 가는 분위기였는데 지금은 '야장 감성'을 즐기러 오는 젊은 층이 압도적으로 많다"며 “손님의 절반 이상이 20대부터 30대 초반"이라고 말했다. '야장 감성'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서순라길에도 이어진다. 포차거리 대비 상권이 형성된 역사는 짧지만, 이곳에선 몇 걸음 간격으로 서서 사진을 찍는 젊은층을 쉽게 마주할 수 있다. 지난해 이곳에 오픈한 '히스펍'의 김형철씨는 “종묘 돌담길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거나 야외에서 식사하려는 손님들이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는 오래된 한옥이 밀집한 익선동이 나타난다. 익선동 한옥거리는 일제강점기에 부동산 개발업자 정세권이 부지를 매입해 한옥 단지를 조성하면서 형성됐다. 2004년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돼 재개발이 추진됐지만, 2018년 정비구역에서 해제됐다. 이후 기존 한옥과 골목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한옥의 외관을 살린 카페와 식당 등 특색있는 개별 점포가 들어서 있다. 카페 '데이지익선'과 '익선풍경', 레스토랑 '지오쿠치나' 등 익선동에서 가게 세 곳을 운영하는 장영정씨는 “대형 프랜차이즈의 진입이 쉽지 않은 환경이 개별 점포의 개성을 살리는 데 영향을 줬다"며 “초기에는 SNS를 보고 찾아오는 젊은 국내 방문객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객의 비중도 커졌다"고 말했다. 익선동과 맞닿은 갈매기살 골목은 여러 세대의 시간이 겹치는 공간이다. 야외 테이블에서는 젊은 층이 이른바 '야장 감성'을 즐기고, 중장년층은 삼삼오오 둘러앉아 고기를 굽는다. 외국인 관광객과 가족 단위 손님도 그 사이에 섞여 있다. 오랫동안 직장인들의 회식 장소였던 골목이 이제는 젊은 층과 관광객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종로3가의 오래된 풍경은 사라지기보다 새로운 쓰임을 더해가고 있었다. ◇ 세운상가 개발에 단골 '뚝'…상인 고령화에 높은 임대료 “못 버텨요" 방문객이 다양해진 것이 모두에게 반가운 변화인 것은 아니다. 구역에 따라 상권의 온도 차가 현저히 갈리는 데다, 핫플레이스화로 인한 부작용도 하나둘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우선 방문객 성향의 변화로 기존 단골들의 발길이 끊긴 모습도 포착된다. 서순라길의 북카페 '파이키'에서 4년째 근무하는 장하나씨는 “유동인구가 많아진 건 확실히 체감한다"면서도 “거리가 시끌벅적해지면서 조용한 분위기를 선호하던 기존 단골이 발길을 끊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골목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배후지의 변화로 고사 위기에 처한 골목도 있다. 종로3가역 13번 출구 인근의 '종로 먹거리골목'은 종로3가의 화려함과는 사뭇 다른 쓸쓸한 모습이었다. 이곳에서 2대째 진미식당을 운영하는 김미경씨는 “예전에는 세운상가 관련 손님이 전체 고객의 50~60%를 차지했다"며 “재개발과 공구상가 이전 등이 이어지면서 손님이 크게 줄었다"고 토로했다. 이곳에서 '할매국수'를 20년째 운영하는 이영심씨 역시 “장기간 가게를 운영하던 주인들이 나이가 들면서 은퇴하거나 가게를 닫고 있다"며 “골목이 썰렁해진 것도 그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가장 큰 문제는 젠트리피케이션(임대료 상승으로 인한 기존 상인 몰아내기 현상)이다. 상권의 인기가 올라가며 오른 임대료는 종로3가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지키던 전통 상점들을 압박하고 있다. 인사동 골목에서 의류 매장 '가람'을 23년째 운영하는 정상지씨는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난 만큼 전통 상품을 찾는 수요도 늘었지만, 진짜 전통 상품을 판매하던 점포는 예전보다 확실히 줄었다"며 “높은 임대료를 버티지 못하고 수공예품, 고가구, 도자기, 나전칠기 등을 파는 가게들이 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이소현·임희진·조윤희·최화준 인턴기자

‘코리아 그랜드 페스티벌’ 사전 열기 띄운다…‘상생소비복권’ 이벤트 시작

중소벤처기업부가 범부처 할인 행사 '코리아 그랜드 페스티벌'의 사전 소비 분위기를 조성하고 지역 상권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상생소비복권' 이벤트를 진행한다. 코리아 그랜드 페스티벌은 내수 활성화와 지역 소비 촉진을 위해 정부 부처별 소비 행사를 통합한 국가 단위 할인 행사다. 올해는 이달 29일부터 11월15일까지 18일간 열리며, 제조·유통·서비스 업계와 소상공인 등 약 4만 개사가 참여한다. 상생소비복권은 이달 15일부터 11월15일까지 전국 전통시장과 상점가 등의 오프라인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에서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으로 누적 3만원 이상 결제하면 응모권을 지급하는 이벤트다. 응모권은 거주지가 아닌 실제 소비 장소, 이벤트 기간에 결제한 전체 금액을 기준으로 최대 30장까지 받을 수 있다. 수도권은 누적 결제액 3만원당 1장, 비수도권은 2장을 지급한다. 당첨금은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으로 대체된다. 1등 당첨자 10명에게 각각 3000만원을 지급하는 등 총 5600명에게 17억원 규모의 당첨금을 제공한다. 등수별 당첨금은 1등 3000만원, 2등 200만원, 3등 100만원, 4등 10만원이다. 중복 당첨은 허용하지 않는다. 특히 1등은 비수도권 소비 실적으로 발급된 응모권을 보유한 참여자 중에서 선정한다. 수도권 거주자도 이벤트 기간 비수도권 전통시장·상점가 등의 오프라인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에서 3만원 이상 결제하면 1등 당첨 대상에 포함된다. 2~4등은 지역 구분 없이 전국 참여자를 대상으로 당첨자를 선정한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YBM, ‘기술탈취 의혹’ 정면 반박…피해기업은 증거 확보 ‘막막’

교육기업 YBM이 기술 탈취 의혹에 대해 정면 반박에 나섰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YBM의 중소기업 기술탈취 의혹이 거론된 데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YBM은 계약 범위 내에서 산출물을 사용했다는 입장이지만, 피해를 주장하는 중소기업 아리스트는 기술 침해 여부를 입증할 증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증거 확보를 지원할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는 2028년에야 시행될 예정인 만큼, 그전까지 피해 기업의 입증 부담을 덜어줄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YBM “기술 탈취 사실 없어"…양측 주장 엇갈려 YBM은 본지에 “아리스트의 기술을 탈취한 사실이 없다"며 “아리스트가 제공한 산출물은 계약에서 정한 범위와 목적에 따라서만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침해됐다고 주장하는 기술이 무엇인지 특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아리스트에 전했지만, 아직 답변을 못 받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YBM은 아리스트와 함께 중1 수학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AIDT)를 개발했다. YBM은 서비스 기획과 교과서 콘텐츠·학습 문항의 제작 및 검수를 맡았고, 아리스트는 지식맵 및 평가 관련 영역 등을 담당했다. 그러나 해당 교과서는 검정심사에 불합격했다. YBM은 이후 중학교 2학년 수학 AIDT를 개발했는데, 아리스트는 여기에 중1 AIDT를 개발할 당시 제공한 기술과 데이터 구조가 무단 활용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YBM은 이와 관련해 “아리스트가 담당한 기능은 아리스트가 직접 패키지 형태로 구성해 제공했으며, YBM과 시스템 개발사는 해당 패키지의 소스코드, 내부 로직, 알고리즘을 제공받거나 열람하지 않았다"며 “중학교 1학년 수학 AIDT 검정심사 불합격으로 이후 개발된 중학교 2학년 과정은 YBM의 콘텐츠와 서비스 요구사항을 바탕으로 별도로 설계·개발됐다"고 설명했다. ◇ 핵심 증거는 상대방 서버에…2028년까지 제도 공백 기술 침해 여부를 가리려면 양측이 보유한 자료와 개발 기록을 비교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피해를 주장하는 기업이 상대방의 서버와 내부 자료에 직접 접근하기는 쉽지 않다. 아리스트가 확보한 자료는 내용증명과 미팅 기록 등에 그치는 반면, 기술 침해 여부를 확인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베이스(DB) 생성 이력과 깃(Git) 개발 이력, API 요청·응답 기록, 서버 로그, 요구사항 정의서, 이메일·메신저 등은 상대 기업이 보유하고 있다.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는 이 같은 증거 확보의 어려움을 줄이기 위해 마련됐다. 법원이 지정한 전문가의 사실조사 등을 통해 소송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그러나 관련 제도는 2028년에야 시행될 예정이어서 당장 기술 침해를 주장하는 기업이 활용하기는 어렵다. 이에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정진욱 의원은 지난 7일 국정감사에서 “이런 일은 정말 비일비재하다"며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가 2028년에 시행되는데, 그러면 그때까지 공백을 어떻게 메워야 하나. 장관께서 직접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아리스트를 공익 지원하는 재단법인 경청의 박희경 변호사는 “지금까지 여러 기업의 소송을 지원하면서 느낀 점은 손해배상액은 충분하지 않고 소송 기간은 너무 길다는 것"이라며 “기업이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면 업계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곳으로 낙인찍힐 수 있고, 그렇게 되면 투자 유치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해기업 입장에서 소송은 최후의 수단이고, 결국 행정조사가 우선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이소현 인턴기자

이소영 장관, 전국 현장 행보 본격화 “중소기업 성장 사다리 확충할 것”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충청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찾아 현장 소통에 나섰다. 중소기업의 성장과 첨단산업 육성, 지역 창업생태계 활성화 등 주요 정책 과제를 점검하고 현장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중기부는 이 장관이 15~16일 충청권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이번 일정은 전국 각 권역에 1박 2일간 머물며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듣는 '1박 2일 현장 속으로' 프로그램의 첫 행보다. 이 장관은 15일 첫 방문지로 충남 천안의 반도체 소재 전문기업 엘케이켐을 찾아 반도체 박막 증착 핵심원료 생산설비와 스마트 컨트롤룸, 중앙연구소 등을 둘러보며 제조 공정을 점검하고 임직원을 격려했다. 이어 열린 간담회에는 엘케이켐을 비롯해 케이엘큐브, 영풍전자, 새한, 에르코스 등 도약(Jump-up) 프로그램 1·2기 참여기업과 스케일업 전략을 지원하는 삼정KPMG, 보스턴컨설팅그룹(BCG) 관계자 등 10여 명이 참석했다. 중기부는 간담회에서 2027년 도약 프로그램 개편안을 발표했다. 기존 단일 지원체계를 기업 매출 규모와 성장 단계에 따라 3개 트랙으로 세분화하고, 2030년까지 국가대표 도약기업 1500개사를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개편안은 매출 100억원 이상 기업의 경영 기반 확립을 지원하는 '점프업100', 매출 500억원 이상 기업의 신사업·신시장 진출을 돕는 '점프업500', 매출 1000억원 이상 기업의 글로벌 확장을 지원하는 '점프업1000'으로 구성된다. 기업의 성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애로를 해소하기 위한 연계 지원도 확충한다. 연구개발(R&D), 인공지능 전환(AX), 우수인력 확보, 금융 지원, 규제 개선 등 5대 분야의 연계 지원을 확충한다 이소영 장관은 “국가 차원에서 역점 추진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의 대규모 투자가 대기업의 낙수효과를 넘어 역량있는 첨단 중소기업의 매출 증대와 양질의 지역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성장엔진의 허리 역할을 담당할 중소기업들이 중견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강력한 성장사다리를 확충하겠다"며 “글로벌 무대에서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는 점프업 참여기업들이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제기된 연구개발(R&D)·해외진출·규제 등의 애로사항은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신속히 해결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기부는 충청권을 시작으로 전국 권역별 현장 방문을 이어가며 지역별 산업 특성과 정책 수요를 살피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 정책 현장과의 소통을 확대할 계획이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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