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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소송제 필요성 공감…옵트아웃·소급적용은 신중해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이 추진 중인 집단소송법 제정 움직임에 대해 야당인 국민의힘 의원들과 일부 법조계·기업계 전문가들이 강한 비판과 우려를 제기했다.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실·자유기업원 주최 '집단소송법 제정안 법리적 쟁점과 오남용 방지 대책' 세미나에서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집단소송법 제정안들의 쟁점과 문제점들이 논의됐다. 특히 이날 토론회에서는 집단소송법 제정안들이 담고 있는 △집단소송법 적용 범위 △옵트인·옵트아웃형 채택 방식 △소급적용에 대한 논의가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축사에서 “법 제재가 과할 경우엔 기업 경쟁력을 갉아먹을 것"이라며 “집단소송법 제정이 가져오는 폐해에 대한 걱정이 많은 건 사실"이라고 집단소송법 적용 범위 확대에 우려를 표했다. 집단소송법은 개인정보 유출 등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한 사건에서 피해자 일부가 대표로 소송하면 그 판결 효과가 모든 피해자에게 미치도록 하는 제도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집단소송은 증권 분야만 제한적으로 운영 중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8일 법안심사소위에 집단소송법 관련 법안 13건을 일괄 상정하며 본격적인 심사에 돌입했다. 민주당이 박균택 의원 법안을 중심으로 입법을 추진해 적용범위를 통신사, 신용카드사, 플랫폼 기업 등 관련 분야로 확대하자는 입장을 취해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과 법조계 전문가들은 집단소송법 적용범위 확대가 성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윤찬우 법원행정처 법원사무관은 “적용범위를 제한 없이 확대한다면 사건 유형의 범위도 함께 확장된다"며 남소 문제를 우려했다. 아울러 개인정보·소비자·환경 분야 등 기존 입법 필요성이 주로 논의되어 온 영역을 넘어, 예상하기 어려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도 소 제기가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주요 쟁점으로 집단소송법 제정시, '옵트아웃' 방식으로 확대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옵트인(Opt-in)·옵트아웃(Opt-out) 집단소송제란 '피해자가 소송 참여 의사를 밝히는지 여부'에 따라 구제 범위가 달라지는 방식이다. 옵트인 방식의 경우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혀야 소송 집단에 포함된다. 독일, 일본을 포함한 유럽권에서 채택 중인 방식이다. 옵트아웃 방식은 미국에서 시행 중이며 별도의 제외 신청이 없으면 피해자가 전원 자동 포함되는 방식이다. 한국은 옵트아웃 방식을 증권분야 집단소송에서만 시행 중이었으나, 이번 발의로 옵트아웃 방식을 확대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수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한국의 집단소송법을 옵트인에서 옵트아웃 형태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 법률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했다. 옵트아웃으로 진행될 시, 피해자 구제 범위가 확대되면서 소송의 비즈니스화로 인한 기업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강영기 고려대학교 법학연구원 연구교수는 옵트인 방식이 법체계 내에서 사법의 사유화를 방지하고 법적 안정성을 유지하기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미국 사례를 보면 옵트아웃은 피해자 구제보다 변호사 수임료를 목적으로 한 기획 소송을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미법과 달리 대륙법계(독일·한국·일본)는 제3자에게 입힌 손해만큼만 물어주는 '실손해 배상 원칙'을 기본으로 한다"며 “징벌적 배상이 가미되기 쉬운 옵트아웃 방식은 해당 원칙과 충돌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쟁점이었던 집단소송법 소급적용에도 법조계 전문가들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한석훈 연세대학교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집단소송법의 소급적용은 법치국가 원리에 위배된다"며 “소급입법에 따른 재산권 박탈 금지가 명시된 헌법정신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집단소송법 제정 범위를 광범위하게 적용하면 사회는 전반적으로 혼란스러워질 것"이라며 “법률의 오남용만큼은 방지해야한다"라고 말했다. 김유진 인턴기자

한-일 레미콘업계, 정례교류 본격화…“양국 현안 공동대응”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가 일본 레미콘연합회 대표단을 한국에 초청해 글로벌 산업환경 변화와 탄소중립 시대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는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일본전국생콘크리트공업조합연합회 대표단과 '2026 한·일 레미콘연합회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간담회에는 배조웅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을 비롯해 전국 회원조합 이사장들이 자리했으며, 일본측에서는 사이토 쇼이치 일본전국생콘크리트공업조합연합회 회장과 각 지역 연합회 임원진 등이 참석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해 11월 일본 도쿄에서 체결한 '2026 한·일 레미콘 산업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의 후속 조치 이행을 위해 마련된 자리다. 앞서 지난해 두 단체는 건설경기 침체로 어려움에 직면한 레미콘산업의 위기를 타개하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 친환경 품질혁신, 지속가능한 산업생태계 구축을 위한 협력을 본격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날 간담회에서 두 단체는 이러한 공감대 아래 양국 레미콘 산업이 직면한 공통 과제를 논의하고 상호 협력관계를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 연합회는 △한일 레미콘 판매구조 △레미콘산업 구조조정과 시장안정화 방안 △원자재 수급 및 가격제도 △기술혁신과 탄소중립 대응 △인력 수급 및 품질관리 시스템 등 레미콘 산업 전반에 걸친 주요 현안을 중심으로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일본의 공동판매 운영사례를 비롯해 납품대금연동제, 전국통합품질관리제도 등 양국의 제도 및 산업환경을 비교 검토하고 향후 협력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모색하기로 했다. 배조웅 회장은 “이번 간담회가 양국 레미콘 산업이 직면한 위기 속에서 함께 해법을 모색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정례 교류를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사이토 쇼이치 회장은 “한일 레미콘 산업은 구조와 환경에 차이가 있지만 업계가 안고 있는 고민과 과제는 매우 유사하다"며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기술, 제도, 인적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납품대금 연동제, 현장 애로 여전…중기부·중기중앙회 “활용 지원 확대”

“실제로 우리 회사에서 납품대금 연동 계약을 체결해 운영중이다 하시는 분 계십니까?" 장규덕 중소벤처기업부 사무관이 질문했지만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상생룸을 채운 참석자 30여명 중 손을 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7일 제조 중소기업의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중동발 원자재가 상승 대응 납품대금 연동제 활용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원가 변동 대응 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을 위해 구체적인 실무 대응 방안을 공유하고 현장 안착을 지원하고자 마련됐다. 현재 납품대금 연동제는 주요 원재료가 납품대금의 10% 이상을 차지할 때 적용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계약 금액이 1억원 이하인 소액 계약이나 90일 이내의 단기 계약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위탁기업이 소기업인 경우에도 연동제 적용이 제외된다. 장 사무관은 “현장 목소리를 들어보면 제도를 정확히 모르거나 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연동제는 사고에 대비하는 보험과 같은 경영 전략의 핵심인 만큼 적극적인 활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플라스틱 업종처럼 재료비 비중이 최대 70~80%에 달하는 분야는 납품대금 연동제의 필요성이 큰 대표적인 업종으로 꼽힌다. 최근 나프타 대란으로 플라스틱 제품의 원료비가 급등한 상황에서 연동제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플라스틱의 원료인 합성수지 거래가격은 지난 2월 미-이란 전쟁 발발 이후 50% 이상 급등했다. 그러나 조달청 등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이 아닌 소규모 식품사 등에 플라스틱 포장재 등을 납품하는 중소 플라스틱 업체들은 납품대금 연동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원료비 인상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중소 플라스틱 제조업계의 하소연이다. 업종 특성상 소액·다품종 거래가 많아 적용 예외(계약금액 1억원 이하·계약기간 90일 이내)에 해당하거나, 위탁기업도 중소기업이라 가격상승분을 납품가에 반영해 주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납품대금 연동제는 중소기업계의 오랜 요구 끝에 지난 2023년 도입됐으나 예외 조항이 많아 실제 활용률은 높지 않은 실정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해 발표한 납품대금 연동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원료비 비중이 납품대금의 10% 이상이고 계약규모가 1억원을 넘는 등 연동제 적용 대상 거래가 있는 수탁기업 중 실제 연동 약정을 체결한 기업은 66% 수준으로, 나머지 34%는 연동제 적용 대상 거래가 있음에도 연동 약정을 체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동제 적용 대상이 아닌 기업까지 모두 합치면 전체 조사대상 기업 4013개사 중 7%(272개사)만이 연동 약정을 체결했다. 연동 약정을 체결하지 않은 기업의 경우 그 이유로 '제도에 대한 이해도 부족'(54%)을 가장 많이 응답했을 정도로 인지도도 낮은 상태다. 이에 따라 중기부와 중소기업중앙회는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올해 12월 3일부터는 원재료뿐만 아니라 전기료와 가스비 등 에너지 경비도 납품대금의 10% 이상을 차지할 경우 연동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다. 중기중앙회는 기업들이 실무적 문턱을 넘을 수 있도록 지원할 준비도 마친 상태다. 중기중앙회는 중소벤처기업부 지정 '납품대금 연동 확산 지원본부'로서 표준 연동계약서와 활용 지침을 담은 길라잡이를 보급하고 있다. 또한 한국물가정보를 포함한 8개 원가분석 기관과 3개 컨설팅 기관 등 총 11개 전문기관과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전문가가 직접 기업을 찾아가는 '1대1 컨설팅'은 이번 지원의 핵심이다.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주요 원재료 확인과 연동표 작성을 돕는 이 서비스는 정부 지원을 통해 전액 무료로 제공된다. 세미나 현장에서는 연동약정 체결 지원사업 신청서와 동의서 등 즉시 활용 가능한 실무 서식들이 배포되어 기업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양찬회 중기중앙회 전무이사는 “중동전쟁 장기화로 중소기업의 원가 부담이 커지는 만큼 제도가 현장에 조속히 안착하도록 주요 원재료 확인 등 컨설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에이치에너지 “복잡한 업무는 AI에 맡기고 수익은 국민에게”

에너지 산업은 흔히 거대 자본과 복잡한 행정절차의 영역으로 여겨진다. 개인이 재생에너지 발전에 참여하고 싶어도 부지 선정부터 인허가, 유지보수에 이르는 거대한 장벽에 부딪히기 일쑤다. 이러한 시장의 고질적인 '병목 현상'을 IT 기술로 해결하며 조용히 돌풍을 일으키는 기업이 있다. 에너지 IT 플랫폼 기업 '에이치에너지'다. 에이치에너지는 지난 16일 벤처기업협회가 개최한 '우수벤처기업 PR 데이' 행사에서 기술의 '화려함'이 아닌 '실용성'으로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우수벤처기업 PR데이는 벤처기업협회가 매년 혁신성과 성장성을 갖춘 비상장 벤처기업을 발굴해 언론에 생산시설과 혁신기술 등을 공개하는 행사다. 에이치에너지가 이날 공개한 기술은 AI 에이전트 '헬리오스(Helios)'로, 전문가가 수 시간, 혹은 며칠씩 매달려야 했던 공정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것이 특징이다. 우선 '패스파인더'는 위성 지도를 기반으로 주소만 입력하면 수 분 내에 최적의 설계 도면을 생성한다. 과거 전문가가 직접 현장을 확인하거나 도면을 그려야 했던 수고를 덜어준 것이다. 또한, 지자체별로 제각각인 92종의 인허가 서류를 인공지능(AI)이 알아서 작성해주는 '시냅스'는 행정처리 리드타임을 당일 수준으로 줄였다. 에이치에너지 기술의 목적은 명확하다. 복잡하고 귀찮은 일은 AI에게 맡기고, 사람은 시공 품질이나 사업 본질에만 집중하게 만드는 것이다. 에이치에너지가 운영하는 에너지 투자 플랫폼 '모햇'은 이미 누적 참여 금액 4700억원을 돌파했다. 약 22만명의 일반인이 소액으로 재생에너지 자산에 투자하고 수익을 나누고 있다. 관리 역량 또한 압도적이다. 전국 5500여개소(약 700㎿)의 발전소를 실시간으로 관리하며, AI 원격 진단을 통해 발전 효율을 평균 7% 이상 개선했다. 특히 발전소의 상태를 100점 만점으로 수치화한 'SoCI(발전소 건강지수)'는 마치 중고차 성능 점검표처럼 발전소의 자산 가치를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에이치에너지는 단순히 기술을 파는 기업에 머물지 않는다. 이들의 지향점은 흩어진 작은 지붕들을 하나로 묶어 거대한 가상 발전소(VPP)를 구축하고, 그 수익이 지역 주민과 참여자에게 돌아가는 '에너지 공유 경제'다. 땅이 좁고 송배전 선로가 부족한 한국의 환경에서, 유휴 지붕을 플랫폼으로 연결해 원전 1기에 맞먹는 에너지를 생산하겠다는 비전은 이제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올해 말까지 관리 발전소를 1만개(1GW)로 늘리겠다는 계획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에이치에너지 관계자는 “AI는 이미 산업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이 기술로 재생에너지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며 “누구나 에너지 자산을 소유하고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에너지 운영체제(OS)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재도전中企협회 “억울한 중소기업인 많아”…특별사면 촉구

우리 경제의 '허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중소기업인들에 대한 '재도전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업 실패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법적 처벌을 받은 '성실 실패' 기업인들의 현업 복귀가 고용 창출과 경제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17일 중소벤처기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 인가 사단법인 한국재도전중소기업협회는 최근 법무부에 중소기업인들에 대한 특별사면 요청서를 발송하고 있다. 협회는 이번 사면 요청의 최우선 명분으로 '형평성'을 꼽았다. 재도전중소기업협회는 “그간 대기업 임원이나 노동계, 정치인 등에 대한 사면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으나, 고용의 95%를 담당하고 우리 경제의 허리를 맡고 있는 중소기업인들에 대한 배려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재도전중소기업협회는 국가 경제와 환경 등 공익적 발전에 기여했던 유망 기업가들이 경영 과정에서의 '절차적 실수'로 인해 영원히 퇴출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지적한다. 과거 수억 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리고 대통령상을 수차례 수상하는 등 국가 경제에 크게 기여했으나, 사업 실패 과정에서 발생한 사기·배임 혐의로 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수출 기업인 A씨나 기후변화 대응과 신재생 에너지 분야 전문가로 활동하며 탄소 저감에 기여한 공로로 환경부 장관상 등을 수상한 혁신가 B씨 등이 이러한 사례에 해당된다. B씨는 해외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행정적 절차상의 문제로 기소되어 수년간 옥살이를 하고 있으나, 재판부조차 최종 판결문에 “피고인이 한 푼의 금원도 사취하지 않았다"고 기술할 만큼 개인적인 사익 편취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도전중소기업협회는 이러한 중기인들이 받게 된 혐의가 고의적인 범죄라기보다 경영악화 과정에서 발생한 절차상의 하자나 연대보증 등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재도전중소기업협회 관계자는 “무분별한 범죄자 사면이 아니라 경영권 방어 및 폐업 절차 중 과도한 형을 선고받은 성실 기업인들에게는 현업 복귀를 통해 다시 사회에 기여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3년 출범한 한국재도전중소기업협회는 10여년간 실패 기업인의 심리 회복과 재도전을 지원해 온 공익법인이다. '재도전 힐링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실패를 사회적 자산으로 전환하는 데 앞장서 왔다. 재도전중소기업협회 관계자는 “성실한 실패 기업인들의 복귀는 스타트업과 재도전 기업인들에게 우리 사회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곳'이라는 확신과 용기를 주는 일"이라며 “오는 8월 이뤄질 8·15 광복절 특별사면이 국가적 자산인 유망 기업가들의 지혜를 다시 활용하고, 경제 활력을 되찾는 결정적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오만 조달청장 방한…중기중앙회와 중소기업 판로·에너지 협력 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1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한 바다르 알 마마리 오만 프로젝트·입찰·로컬콘텐츠청(PTLC) 청장을 접견하고 한국의 공공조달 시장에서의 중소기업 판로정책에 대하여 논의했다고 밝혔다. 오만 PTLC는 공공조달 정책 수립과 정부 프로젝트 관리, 중소기업 참여 확대 등을 총괄하는 기관으로 우리나라의 조달청과 유사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번 간담회는 오만 대표단이 방한 일정 중 한국의 공공조달 시스템 내 중소기업 판로 지원 정책을 벤치마킹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성사됐다. 현장에는 자카리야 알 사아디 주한 오만 대사도 배석해 양국 기업 간 경제 교류 및 경제 분야의 긴밀한 협력을 약속했다. 중기중앙회는 이 자리에서 국내 공공조달 시장의 주요 정책을 브리핑하고 관련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특히 양찬회 중기중앙회 전무이사는 최근 중동 정세에 따른 에너지 수급 문제를 거론하며 오만의 주력 수출품인 원유와 나프타의 안정적인 공급을 요청하는 등 경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양찬회 전무이사는 “최근 중동전쟁으로 인한 원유와 나프타 가격급등과 수급 불안으로 한국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원유와 나프타는 한국에 대한 오만의 최대 수출품목임에 따라 한국 정부가 지난주 오만을 방문하는 등 원활한 원유와 나프타 공급을 요청하고 있는 만큼, 오만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양국의 경제협력이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소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 원료비 상승 반영 못해 ‘속앓이’

미-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나프타 대란'으로 국내 플라스틱 가공 및 포장재 제조 중소기업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현장에서는 당장 원료 공급 중단까지 발생하진 않고 있지만, 급등한 원료 가격을 납품 단가에 온전히 반영하지 못해 재무상태가 취약한 중소기업의 채산성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특히,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들은 납품단가 연동제 등 원료비 인상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지만, 중소규모 수요처에 납품하는 중소기업들은 이마저도 어려워 속앓이를 하고 있다. 14일 플라스틱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플라스틱의 주원료가 되는 합성수지 거래가격은 지난 2월 평균 톤당 154만원 수준에서 현재 240만원 선으로 약 56% 상승했다. 종량제 봉투, 농업용 비닐, 각종 하수도관·전선관 등 합성수지 원료를 사용하는 국내 2만여 개 플라스틱 중소제조업체들은 원료 공급 중단과 이로 인한 조업 중단 불안감을 안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정부의 대처로 원료 수급 자체는 어느정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플라스틱 중소제조업체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주문을 넣으면 석유화학사로부터 물량은 어느 정도 들어오고 있다"며 “원료가 없어서 기계를 세워야 한다는 얘기는 나오지 않는다. 다만 극심한 원가 인상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최근 정부와 국회 차원의 원료 공급 확대 조치 등으로 물리적 수급 불확실성은 일정 부분 해소된 상태라는 설명이다. 문제는 중소규모 수요처와 거래하는 플라스틱 제조업체들이 원가 인상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조달청 등 공공기관에 납품하는 물량이나, 상생협약을 맺은 대형 식품사 등 대기업을 상대로 납품하는 업체는 인상된 원가를 납품 단가에 비교적 원활하게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지난 9일 플라스틱 제조업체와 이들의 수요처인 대·중견기업간의 상생협약이 중소벤처기업부 주도하에 체결됐다. 이 협약에는 CJ제일제당, 대상, 농심, 롯데칠성음료, 상미당홀딩스, 스타벅스코리아 등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 비중이 높은 식품업계와 LG생활건강, GS리테일 등이 참여했다. LG생활건강은 15개 협력업체에 약 26억원의 납품대금을 인상했고 올해 말까지 200억원의 대금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달청은 '납품단가 연동제'에 따라 지난 9일부터 종량제 봉투의 조달청 조달 단가를 평균 119% 인상했다. 그러나 대기업 식품사가 아닌 중소규모 식품사 등은 자금 여력이 부족해 납품 단가를 올려주기 어려운 실정이다. 결국 이들에게 포장재 등을 공급하는 하청 플라스틱 제조업체들이 원가 인상분을 고스란히 떠안으며 적자 납품을 감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대로 손실이 누적될 경우 조업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러한 중소규모 업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공급 차질은 시민의 일상과 맞닿은 현장 곳곳에서 파급효과를 낳고 있다. 일례로 동네 의원 단위에서 플라스틱을 주원료로 하는 일회용 주사기와 수액 세트 수급에 일부 차질이 빚어지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경기 여주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한 약사는 “조제용 약봉지 재고가 일주일치 분량 정도만 남았고 새로 발주를 넣어도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며 “자동 포장이 불가능해질 경우 수동 조제로 전환해야 해 만성질환자의 장기 처방에 타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플라스틱 원료 수급을 위한 조치 중 하나로, 총 138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종량제 봉투 등에 재생원료 사용 비중을 기존 10%에서 30%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이 역시 노후설비를 보유한 영세 제조업체 등에게는 당장의 혜택으로 와닿기 어려워 보인다. 한 플라스틱 제조업체 관계자는 “재생원료 혼합 비율을 높여 정상적인 제품을 생산하려면 15년 이상 된 구형 단층 기계가 아닌 다층 압출기 등으로 설비 교체가 필수"라며 “이와 더불어 제조사별 배합 기술력 확보와 불량을 방지할 수 있는 철저히 세척된 고품질 재생원료 공급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종량제 봉투 재생원료 사용비중 확대 정책이 현장에 실제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실무적인 요건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면서, 나아가 근본적인 원가구조 개선방안과 공급망 다변화 등 장기적인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테이블오더 1위 티오더, KT에 기술탈취 ‘저격’ 속내는?

테이블오더(음식점 메뉴 주문 및 결제 소형 키오스크) 1위 업체인 티오더와 이동통신 대기업 KT가 '기술 탈취' 여부를 놓고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다. 티오더는 KT가 협업과 투자를 제안하며 접근한 뒤 돌연 협력을 중단하고 유사 서비스를 내놓은 점, 이후에 다시 M&A를 내세워 협의하다 파기한 점 등을 들어 기술 및 경영 정보를 빼갔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KT는 티오더의 주장이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처음 협업 과정에서 기술 실사가 이뤄지지 않아 기술정보 접근이 안됐고, 이후 M&A 협상 파기도 인수 타당성이 낮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한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투자에 목말라 있던 티오더가 KT와의 인수합병(M&A) 논의가 무산되자 KT를 '저격'하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했다는 견해도 내놓고 있다. ◇ 티오더, '기술탈취' 간담회서 KT 공개 저격 티오더의 권성택 대표는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기술탈취 피해 중소기업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KT가 우월적 지위를 사용해 공정경쟁 질서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필수 인프라인 통신망 운영 권한을 경쟁 배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KT와의 출혈경쟁으로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고도 밝혔다. 지난 2019년 1월 창업한 티오더는 국내 태블릿 테이블오더 플랫폼 시장 점유율 65%를 보유한 업계 1위 스타트업이다. KT와 2023년 2월 외식업체를 겨냥한 전략적 협업을 위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면서 인연을 맺었으나, KT가 얼마 지나지 않아 유사 서비스 '하이오더'를 출시한 뒤 관계가 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티오더는 같은 해 10월 KT가 자사 기술을 탈취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그러나 당시 경찰은 수사 결과 티오더의 고소건을 검찰에 넘기지 않는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티오더는 불송치 결정이 났음에도 여전히 억울하다는 입장을 나타내며, 고소장을 추가로 접수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티오더는 본지의 확인 취재에 처음엔 “2023년 고소장 접수해 검찰 수사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가 나중에 “당시 법률대리인으로부터 검찰 송치로 안내받았는데 사건번호 재확인 중에 불송치 결정을 알게 됐다"고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한 입장을 보였다. 기술 유출 건 외에도 권 대표는 7일 기자간담회에서 “KT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M&A를 제안했고, 고위임원들이 나올 정도로 적극적이었다"고 전하며, “그러나 KT는 정보를 제공받은 후 매번 일방적으로 협력을 파기한 후 시장 배제로 보이는 행위를 지속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티오더의 기술 탈취 및 M&A 협의 일방적 파기 주장에 KT는 “사실 무근"이라고 일축했다. KT는 “사업협력 논의 과정에서 티오더의 핵심 정보를 열람한 바 없고, 특히 기술 실사는 일체 진행하지 않았다"며 기술 유출 주장을 정면반박했다. 이후 M&A 관련 미팅 및 협의 파기 부분와 관련해서도 KT는 “M&A 관련 실사를 진행한 것은 맞지만 인수 타당성이 낮다고 판단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술 탈취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KT의 반박에 권성택 티오더 대표는 “기술 탈취가 꼭 직접적인 소스 코드의 전달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핵심적인 경영전략도 기술이라 볼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투자자 찾던 티오더, KT 변심에 '분통'? 한편, 업계 안팎에서는 티오더의 KT 저격이 M&A 논의 결렬에 따른 전략 선회로 풀이하는 견해도 있다. 티오더는 지난 2024년 연매출 572억원, 영업손실 143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2023년만 해도 흑자였지만 테이블오더 시장의 경쟁 격화로 매출 및 수익이 악화되면서 운영자금의 외부수혈 필요성이 제기됐다. 티오더는 지난해 4월 시리즈C 투자 유치에 착수했으나 아직 이렇다 할 투자 유치 소식은 전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티오더 측은 “지난해 턴어라운드에 근접했다"며 “대기업의 횡포에도 턴어라운드를 할 수 있는 기업이 얼마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에 인수되기를 바라던 티오더가 상황이 틀어지자 일단 국회나 언론의 주목을 끌어 KT와 합의를 도출하려고 하는 것 아니겠나"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M&A와 같은 거래는 논의 중에 얼마든지 엎어질 수 있는 사안"이라며 “미팅을 했다고 해서 무조건 투자를 집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투자시장 경직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가 기술유출 등 공정거래 문제를 깊이 들여다보고 있는 것은 알지만, 쌍방의 주장이 배치되는 사안이 자칫 여론전에 휘둘려 희생양 기업을 만드는 건 아닐지 우려된다"고 덧붙여 말했다. 현재 티오더는 KT 외에도 SK쉴더스에 법적 대응도 예고한 상황이다. SK쉴더스가 티오더와 1만대 이상의 대규모 제품 발주 계약을 체결하며 전용 서버 인프라 구축을 요구했으나, 이후 SK쉴더스가 업계 3위 '메뉴잇'을 인수하고 계약 이행을 거부했다는 게 티오더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SK쉴더스는 “내부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소송하다 기업 문 닫을 판”…中企, 대기업 기술탈취 피해구제 마련 요구 ‘봇물’

국내 중소기업계가 끊이지 않는 대기업의 기술탈취를 근절하기 위해 강도 높은 방지책과 피해구제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재단법인 경청과 무소속 김종민 의원·더불어민주당 송재봉 의원의 공동주최로 열린 '기술탈취 피해 중소기업 기자간담회'에서 기술탈취 분쟁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의 기술탈취로 회복 불가능한 수준의 경영 피해를 겪어 생존의 기로에 섰다고 주장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엔이씨파워 △씨지아이 △티오더 △씨디에스글로벌 등 기술탈취 피해를 주장하는 중소기업 4곳 관계자들이 자사 피해 사례를 설명하며 고통을 호소했다. 협력·납품 업체로서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한 뒤 대기업으로부터 기술탈취 피해를 겪고, 대형 로펌을 동원한 대기업의 압박과 시간끌기로 인해 장기간 소송 절차를 겪으며 피해회복마저 지연되고 있다는 게 이들 중소기업의 주장이다. SK에코플랜트와 '친환경 소각로 운영 최적화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한 기술검증(PoC) 프로젝트에 참여한 엔이씨파워는 자사 핵심기술인 운영 솔루션을 SK에코플랜트 측에 제공했는데, SK에코플랜트가 해당 기술과 유사한 특허를 출원하고 상용화까지 진행하며 자사의 핵심 기술을 탈취했다고 주장했다. 심재용 엔이씨파워 대표는 “우리 회사의 소각로 인공지능(AI) 자동운전 솔루션은 국가 공인기관인 감정평가원으로부터 102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은 핵심 자산"이라며 “SK에코플랜트가 당사를 찾아와 사업 확대·수의계약을 약속하면서 협력을 적극적으로 요청하더니, PoC가 종료된 뒤 정식계약 체결을 거절하고 불과 1년여만에 우리 회사의 솔루션과 유사한 특허 4건을 출원한데 이어 '자체 개발 솔루션'으로 상업화했다"고 말했다. 씨지아이는 한화솔루션과의 M&A 기술실사 과정에서 제공한 자사 모바일용 초박판 베이퍼챔버 기술을 탈취당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기술과 관련한 협상을 한화솔루션 측이 사실상 일방적으로 결렬시키고, 이 과정에서 취득한 기술과 동일·유사한 공정을 한화솔루션이 협상 결렬 6개월 만에 태국 공장에서 무단 적용했다는 게 씨지아이 측 주장이다. 조영수 씨지아이 대표는 “해당 기술은 통상 자체 개발하고 생산하는데 짧게는 2년 반에서 3년 정도 걸린다"며 “한화솔루션은 당사와 M&A가 결렬된 지 6개월 만에 태국 공장을 만들어 삼성에 납품하기 시작했다"고 토로했다. 티오더의 경우, KT와의 테이블오더 플랫폼 사업협력 논의·M&A 실사 과정에서 사업계획과 영업 전략, 기술 구조, 고객 데이터 등 핵심 사업정보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KT 측이 기밀유지협약(NDA) 체결 단계에서 돌연 협력 논의를 종결하고, 이후 자사와 동일·유사한 서비스 '하이오더'를 출시했다고 주장했다. 권성택 티오더 대표는 “실제 현장에선 KT 측에서 당사를 지속적으로 비난하고 'M&A가 실패하면 망할 기업'이라고 음해하는 일들도 벌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정황은 영상과 녹취록 등을 통해서 다수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도 전했다. 씨디에스글로벌은 독자적으로 연구한 '완전연소 기술'을 토대로 인산가와 죽염 융용로 개발·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씨디에스글로벌은 기술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특허를 출원하지 않고 영업비밀로 관리하던 자사 기술의 도면을 인산가에 납품했다. 이후 7년이 시점에서 인산가가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해당 도면을 토대로 한 죽염 용융로 특허를 무단 출원했다고 씨디에스글로벌은 주장했다. 이들 기업은 기술탈취 피해 기업이 증거자료를 제시해야했던 기존 입증책임을 가해 기업이 부담하도록 전환하는 한편, 패스트트랙 제도 등을 도입해 절차의 신속성도 확보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소송 과정에서 피해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상대로 기술탈취 증거를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고의적으로 지연되는 소송 절차는 자본력이 약한 피해 중소기업의 고사(枯死)를 유발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씨디에스글로벌의 경우 지난 2018년 인산가를 상대로 무권리자 출원에 대한 소송을 제기한 이래 5년이 지난 2023년에야 특허법원으로 부터 자사의 청구를 전부인용하는 2심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씨디에스글로벌 창업자이자 단독발명자인 고(故) 김지원 회장은 지난 2022년 별세했고, 인산가는 특허법원 2심 판결 이후 대형 로펌인 법무법인 김앤장을 선임해 대법원에 상고한 뒤 이달까지 8차 상고이유보충서를 제출해 대법원 판결은 3년째 계류중이다. 씨디에스글로벌 대표 자녀로 간담회에 참석한 김찬미 변리사는 “대기업은 기술 탈취 후 소송이 제기되면 막대한 자본으로 대형 로펌을 선임해 고의적으로 사법 처리를 지연시킨다"며 “당사 역시 명백한 사실관계에도 불구하고 8년째 소송을 진행하면서 당사의 설립자마저 억울하게 눈을 감아야 했다"고 호소했다. 현재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법)에만 적용되는 한국형 증거개시제도 'K-디스커버리'를 △특허법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부경법) △하도급법 등 기술 보호 관련 법에 포괄적으로 적용돼야한다는 전문가 제언도 나왔다. 박희경 재단법인 경청 변호사는 “기술 보호 영역은 상생법뿐만 아니라 특허법과 하도급법, 그리고 부경법 등 여러 법에 다양한 명칭으로 흩어져 있다"며 “이 같은 기술 보호 영역 전반에서 디스커버리 제도가 적용돼야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실제 기술 보호에 대한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나프타 공급 대란…“국내 생산 ‘재생 나프타’ 활용방안 강구해야”

중동 전쟁 장기화로 나프타 수급 불안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폐플라스틱·폐비닐을 오염물질 배출 없이 분해해 나프타 수준의 재생유로 만드는 세계 최초의 국산 기술이 정치권에서 거론돼 주목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의원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 질의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국내 한 재생유 생산업체의 신기술을 소개하며 활용 방안을 강구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이 질의에서 박 의원은 “지난해 가을 전북 정읍에 있는 한 회사를 방문했는데 세라믹 파동 기법을 사용해 폐플라스틱·폐비닐로 나프타(나프타급 재생원료)를 생산하고 이를 해외에 수출하는 현장을 직접 봤다"고 소개했다. 박 의원이 소개한 회사는 지난해 11월 정읍에 세계 최초로 폐비닐·폐플라스틱 저온열분해 시설 '웨이브 정읍'을 준공한 도시유전이다. 이 시설은 도시유전이 30여년간 독자 개발한 'RGO 기술'을 적용한 시설로, 세라믹에서 방출되는 파동에너지를 이용해 저온에서 폐비닐·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해 플라스틱의 고분자 결합구조만을 끊어냄으로써 플라스틱의 최초 원료인 나프타 또는 경질유 수준의 원료유로 복원시키는 세계 유일의 촉매 기반 열분해 시설이다. 이 시설에서는 농가에서 발생하는 영농폐비닐을 비롯한 연간 6500톤의 폐플라스틱과 폐비닐을 처리해 최대 4550톤(약 540만 리터)의 플라스틱 재생원료유를 생산할 수 있다. 무게 기준으로 약 70%의 수율을 가진다. 소각 없이 저온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온실가스는 물론 다이옥신 등 일체의 오염물질 배출이 없다. 이 시설에서 생산되는 재생유는 총 3개 등급으로, 1급 재생유(RGO-1)는 NCC(나프타 크래킹 공정) 라인에 직접 투입이 가능해 PE, PP, PET 등 플라스틱 제조에 사용될 수 있다. 2급 재생유(RGO-2) 및 3급 재생유(RGO-3) 역시 기존 열분해 기술로 생산하는 재생유인 '중질유'보다 품질이 우수하다. 이 기술의 중요성은 국내보다 해외 기업들이 먼저 알아봤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재생원료는 해외 수출될 예정이며 이미 독일의 굴지의 화학기업인 B사는 이곳에서 생산된 재생유 샘플을 자국 본사에서 테스트 중이다. 국내 화학기업들도 계약 추진을 통해 국내 NCC 라인에 투입할 수 있다. 그러나 해외 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딘 모습이다. 이날 대정부 질의에서 박 의원은 “온실가스 발생 없이도 나프타(나프타급 재생원료)를 생산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는데도 왜 적극적으로 활용되지 않는가 배경을 알아보니 친환경 에너지 생산시설인데도 폐기물 재활용 시설로 분류되는 바람에 인허가 절차도 까다롭고, 운송용으로는 사용을 못하는 등 법적 제약이 있어서 성장을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총리는 “(이 기술을 활용하려 해도) 원료인 폐플라스틱을 처리하는 기존 규정이 아직 정비가 안된 것이 있어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도시유전 관계자는 “국내 재생연료 정책은 중유와 디젤 수준에 머물러 있고 고급유 재생원료는 '사용 허용' 수준에 그치고 있어 의무사용이나 혼합비율, 스코프3(Scope3) 인정체계 등이 부족하다"며 “재생유를 연료용, 일반 원료용, 나프타급 고품질 원료 등으로 구분하고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을 대상으로 단계적 의무사용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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