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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정국 혼돈 속으로] 탄핵 부결됐지만 ‘연말 소비회복’ 물 건너갔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 문턱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외식 시장에도 적잖은 혼란이 예상된다. 소비 위축이 극대화되면서 당장에 대목 실종 등 사업 타격이 불가피해진 데다, 그간의 정부 노력에도 내려갈 기미가 없던 외식물가마저 상승 가능성을 부추길 수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7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소비자 구매력이 낮아질 것을 염려해 지난 2016년 탄핵정국 당시 매출 추이를 살펴보며 대응 마련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비필수재에 속하는 외식 특성상 경기 변동에 더욱 취약한 점을 고려하면, 탄핵 국면이 장기화 될 경우 지갑을 여미게 되는 최우선 소비 품목일 것이란 우려에서다. 한 외식업체 관계자 “박근혜 전(前)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음에도 그해 말 전후로 매출이 쪼그라들었다"면서 “8년 전과 마찬가지로 정치적 불안이 고조된 상황에서 현재로선 어떤 대응책을 세우기도 막연하고 상황만 예의주시하는 것이 전부"라고 설명했다. 특히, 업계 성수기로 꼽히는 연말연시 특수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란 목소리가 높다. 크리스마스·망년회·송년회 등 모임이 많은 시기 특성상 소비자 지갑이 열리는 대목인데, 예상치 못한 매출 저조현상을 우려하는 외식업계 의견이 많다.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시 정국 불안 요소가 일부 해소되면서 연말 분위기를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았으나, 이마저도 꺾인 것이다. 저렴한 가격대의 한 끼 대용식 등을 판매하는 외식업체는 돌발 변수에도 수요 변동이 비교적 크지 않은 반면, 연말연시 객단가가 큰 메뉴 선호도가 높은 만큼 패밀리 레스토랑 등의 매출 타격이 예상된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패밀리 레스토랑 운영사 관계자는 “아직 대규모 예약 취소 등이 발생하고 있지 않으나, 향후 영업에 차질 빚지 않도록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면서 “프로모션·혜택 등을 보다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탄핵 정국의 소용돌이에 휩쓸리면서 좀처럼 꺾이지 않는 외식 물가의 하방경직성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도 전체 물가 상승률이 둔화세인 반면, 체감물가 지표인 외식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강세로 괴리가 큰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외식물가 상승률은 2.9%로, 석 달 째 2% 중후반대에 머무르고 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대로 정부의 물가 안정 목표치인 2.0%을 밑도는 점과 비교하면 더욱 대조적이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경제 핵심 지표로 '물가 안정화'를 앞세워 외식 시장에 직·간접적 개입마저 나섰던 점을 고려하면, 이마저도 국정 혼란에 동력이 사라져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 의견도 나온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외식 수요 측면에서 경기 침체에 따른 가계 소비통제가, 공급 측면에서 조기 은퇴에 따른 시장 과잉 진입이 지속돼 왔다"면서 “정치권에서 이 같은 민생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왔으나, 여야 대치 과정에서 확대된 경제 불안정성에 더해 탄핵 과정에서 정쟁 심화로 뒷전으로 밀린다든지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다시 불붙은 촛불집회…LED양초 불티 ‘씁쓸한 특수’

추운 날씨에도 전국 곳곳에서 촛불 집회가 이어지면서 바람에도 꺼지지 않는 LED양초 제품이 눈길을 끌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X 등 소셜 서비스(SNS)상에서 촛불시위 필수템으로 생활용품 전문점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흔들리는 LED캔들(3000원)'에 대한 각종 후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재고 상황에 따라 일부 점포에선 품절사태까지 빚을 만큼 인기몰이 중인 분위기다. 통상 LED촛불은 여행이나 자연재해 발생 시 피해 방지 용도로 만들어진 상품이지만, 제품 특성상 바람에도 끄떡없는 방풍촛불로 알려지면서 시위 준비물로 수요가 늘고 있다는 업계 분석이다. 쿠팡 등 이커머스에서도 '썬파인 원터치 LED(2개입)' 등 일부 로켓배송 제품이 일시 품절인 상태다. 해당 상품과 관련해 “탄핵 촛불집회 가려고 구매했다"는 구매 후기도 뒤따르고 있다. 과거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특수를 누렸던 편의점 등 유통업체들도 촛불 제품 판매에 합세하고 있다. 4차 촛불집회가 열렸던 그해 11월 19일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LED 촛불을 포함한 양초 매출은 3차 촛불집회가 열린 12일 대비 424.9% 올랐다. 같은 달 17~19일 CU와 GS25에서도 각각 양초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15.9%, 219.5%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최근 비상계엄령 선포·해제 후 대규모 시위가 예상되는 서울 광화문 일대 중심으로, 일부 편의점의 경우 점포 외벽에 부착한 안내문을 통해 LED양초 판매를 알리는 모습도 연출됐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다이슨보다 25만원↓…샤크뷰티, 헤어드라이기 정면승부

미국 가전 브랜드 샤크 뷰티가 드라이와 스타일링을 한 번에 할 수 있어 아침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주는 '샤크 플렉스타일 에어 스타일러'를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특히, 국내 헤어드라이기 시장에서 경쟁 기업인 다이슨 제품 대비 25만원 저렴한 가격에도 높은 성능을 자랑해 핵심 전략 시장인 한국에서 입지를 다진다는 방침이다. 샤크뷰티는 5일 서울 청담동에서 '샤크 플렉스타일 에어 스타일러' 출시를 기념하는 행사를 열고 신제품 소개 및 스타일러로 연출할 수 있는 다양한 헤어 스타일링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신제품은 드라이기와 스타일러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2 in 1' 설계가 적용돼 편의에 따라 모양을 바꿔가며 드라이와 스타일링을 함께 진행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드라이기로 활용할 때는 제품의 끝단을 구부려 일반 드라이기로 사용하면 된다. 스타일링을 위해 사용할 때는 기기를 펴서 머리를 말리며 스트레이트와 볼륨, 컬 헤어를 연출할 수 있는 4가지 스타일링 툴을 끼우면 된다. 또한, 샤크 뷰티는 경쟁 제품인 '다이슨 에어랩 i.d 멀티 스타일러 앤 드라이어'와 동일하게 바람을 활용해 흩날리는 잔머리를 끌어당겨 차분한 머리를 연출할 수 있는 코안다 기술을 적용했다. 기기 온도를 초당 40번 조회해 150도 이하로 유지하는 다이슨 대비, 초당 1000회 온도를 측정해 110도 이하로 설정하는 것도 특징이다. 전력도 샤크 뷰티 제품이 다이슨보다(1300W) 더 높은 1650W를 제공한다. 단, 다이슨은 무선 블루투스 기술을 탑재해 사용자의 헤어 프로필에 최적화된 컬 루틴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기능을 지원해 향후 시장이 '가성비'와 고급화된 편의 기능을 선호하는 소비자로 양분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샤크 뷰티 제품이 44만 9000원, 다이슨 69만 9000원이다. 샤크뷰티는 고성능과 가격 경쟁력 등에 힘입어 지난 2022년 8월 출시 이후 북미·유럽 7개국에서 약 1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미국에서 1분에 한 대가 판매됐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렸다. 지난 11월 국내 출시 이후 몇 주 만에 수백 개의 긍정적인 후기를 얻었을 정도로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호평을 받고 있다고 샤크 뷰티는 강조했다. 이어지는 행사에서는 제품 시연을 위해 박제희 꼼나나 원장이 마무리 폴리셔 브러시와 라운드 브러시를 활용, 잔머리 없이 차분한 스트레이트 헤어와 자연스러운 C컬 스타일을 선보였다. 정난영 룰루 원장도 컬링 배럴을 활용해 다양한 스타일의 S컬을 연출했다. 특히, 전 원장이 컬링 배럴을 모델의 머리카락에 대자 자동으로 감기며 한 번만 감아도 바로 컬이 생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날 행사를 찾은 비비안 구 샤크닌자 아시아 태평양 지역 총괄은 “샤크 뷰티는 모든 헤어스타일에 적합한 프리미엄 살롱급 서비스를 제공해 전 세계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 중인 혁신 기업"이라며 “중요 전략 시장인 한국 소비자들이 중시하는 혁신 기능과 성능, 디자인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1%대 물가, 탄핵정국 기폭제로 반등하나

6시간의 짧은 해프닝으로 비상계엄령 사태가 일단락됐으나 안정세였던 물가의 추가 상승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계엄 후폭풍으로 탄핵 정국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불안정한 국내 정세에 따라 먹거리 등 물가 인상의 계기가 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비상계엄령 선포·해제 등으로 국정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는 비판이 뒤따르는 가운데, 혼란스러운 시국을 틈탄 꼼수 인상 가능성이 거론된다.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추진된 박근혜 전(前) 대통령 탄핵으로 컨트롤타워로서 정권 기능이 상실되면서, 이 기간 동안 주요 식료품뿐만 아니라 외식 가격도 도미노 상승한 점을 고려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탄핵 정국에 여론의 관심이 쏠린 점을 노려 그해 말 소주를 시작으로 맥주, 달걀, 과자, 음료, 라면 등 시장 전반에 인상 흐름이 확산됐다. 몇 년 간 가격 동결 기조를 유지하던 베이커리 브랜드 등 일부 외식업체도 가격 조정에 나선 바 있다. 지난해 식품·외식비 위주로 인위적 가격 개입에 나섰던 정부의 물가 억제 수위가 최근 들어 느슨해진 점도 가격 상승 여지를 남기고 있다. 올해 전반에 걸쳐 안정세인 물가 지표를 바탕으로 가격 억제를 자제하는 분위기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4월 2.9%로 3%대 아래로 내려온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개월 연속 2%대를 유지하며 안정세를 보였다. 9월에는 1.6%로 떨어진 뒤 10월(1.3%), 11월(1.5%)까지 석 달 연속 1%대를 기록하고 있으나, 이달 증가세로 전환했다. 정부 고삐가 약해지면서 가격 인상 물꼬가 트인 탓에 서민 입장에선 좀처럼 먹거리 안정을 체감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달부터 주요 식품사 중심으로 그동안 억눌렸던 가격 인상 움직임을 본격화된 양상이다. 커피·과자·음료 등 기호품부터 생수 등 생필품까지 전방위로 가격 인상 흐름이 번지는 가운데, “연내 가격 동결"을 공언한 일부 업체가 돌연 가격 조정으로 입장을 선회한 경우도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8년 만에 탄핵 정국으로 재차 접어들며 추가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통상 '원가 부담'을 가격 인상 이유로 내걸던 식품업체들 사이에선 향후 시장 전망과 관련해 의견이 분분하다. 하룻밤에 그친 계엄령 단기 파동으로 당장에 피해가 없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나, 변동성이 커진 환율 움직임에 다양한 추측이 나오는 분위기다. 현지 생산·판매 체제 위주로 해외 사업을 전개하는 식품업체들의 경우 체감하는 여파가 덜한 반면, 환율 변화에 취약한 원재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식품 제조사들은 원가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강달러' 기조가 지속되던 상황에서, 정세 불안이 장기화 될 경우 추가 환율 상승분까지 반영하면 업계 차원의 추가 가격 인상 여지가 크다고 지적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현재 1400원 안팎으로 환율이 낮지 않은 상황에서 앞으로도 국내 정세 불안이 지속되면 가파른 상승세로 이어질 것"이라며 “커피 원두 등 수입 원재료 가격에 영향을 미치면서 관련 제품 연쇄 인상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화제의 신상품] 메이플시럽과 한국양념의 환상콤비, SSG닷컴 ‘프롬캐나다 양념육’

SSG닷컴(쓱닷컴)과 주한 캐나다대사관의 합작품인 '프롬 캐나다' 소고기 양념육이 최근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다. 5일 SSG닷컴에 따르면, SSG닷컴의 프리미엄 식품관(미식관) 전용상품으로 선보인 프롬 캐나다 양념육은 지난 6월 출시된 이후 5개월간 한정 출시물량 10배인 4만여 팩이 판매되며 쓱닷컴 미식관의 대표 양념육 상품으로 떠올랐다. SSG닷컴과 주한 캐나다대사관의 연중행사 '캐나다 해피 위크'(6월 28일~7월 11일)에는 상품이 인기리에 팔리며 상품 매출이 목표 대비 155% 초과 달성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제품이 눈길을 끄는 또다른 이유는 담당 MD(상품기획자)의 실험정신으로 탄생했단 점에서다. 실제로 캠핑 매니아인 SSG닷컴 양념육 담당 김재건 MD는 친구들과 캠핑장에서 우연히 디저트로 먹으려고 준비해 간 팬케이크용 메이플 시럽을 고기 양념에 섞어 먹어보고 상품화 아이디어를 얻었다. 메이플 시럽의 단맛이 소고기 특유의 누린내를 잡아주며 마늘, 대파, 간장, 양파 등으로 만든 한국식 양념과 기가 막히게 조화를 이룬 것을 확인하고 엠디가 직접 주한 캐나다 대사관에 상품 개발을 제안했다. 이렇게 탄생한 프롬 캐나다 소고기 양념육은 주한 캐나다 대사관 관계자들이 이 상품을 본국으로 가져가 K푸드와 접목한 캐나다 특산품의 우수사례로 소개하고 싶다고 극찬했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고 회사는 알려줬다. 캐나다 특산품인 메이플 시럽을 캐나다산 소고기 양념과 섞어 담백한 단맛을 낸 것이 특징으로, 마늘이나 양파 등 선호하는 채소를 넣어 먹으면 한층 더 입맛을 돋울 수 있다고 SSG닷컴은 조언했다. 프롬 캐나다 소고기 양념육은 △양념부채살(500g, 가격 1만8900원) △양념소갈비살(500g, 가격 2만4900원) △양념소불고기(800g, 4만3900원) △양념LA갈비(800g, 4만3900원) 총 4종으로 구성돼 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계엄령·탄핵정국에 제약업계도 ‘긴장’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여파가 제약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화이자제약은 이번 비상계엄 선포·해제 이후 지침을 조정해 직원들이 매니저와 상의해 출근 및 대면활동을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한국화이자제약은 지난 3일 밤 비상계엄 선포에 따라 직원들의 안전을 고려해 재택근무를 권고했다가 계엄 해제 이후 매니저와 상의해 재택근무를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한국화이자제약은 지난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자 팬데믹 이전부터 시행해 오던 유연근무제를 확대, 2021년 근무시간과 장소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스마트 워크' 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를 통해 주 2~3회 재택근무를 운영하던 한국화이자제약은 이번 계엄 사태로 인해 매니저와 상의해 재택근무를 결정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더욱 확대한 것이다. 한국화이자제약 관계자는 “이번 비상계엄 사태로 직원들에게 메일로 재택근무 안내를 발송했다"며 “한국화이자제약은 자연재해 또는 비상상황 발생시 상황을 고려해 업무지침을 적절하게 변경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MSD 역시 재택근무를 확대하고 집회·시위 등 안전이 우려되는 지역 방문을 자제하도록 직원들에게 지침을 안내했다. 한국MSD 관계자는 “임직원과 가족의 안전이 최우선적 고려사항"이라며 “사무실 및 기존 업무는 모두 정상 운영하되 월간 재택근무 한도(10회)와 무관하게 당분간 직원·가족의 안전과 필요에 따라 재택근무를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 당시에도 직원 및 가족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전면 재택근무를 시행한 바 있다"며 “안전을 위해 집회·시위 또는 기타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에 가까운 지역 방문을 자제할 것도 권고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직원 등 안전을 위해 재택근무를 확대하고 있는데 비해 국내 제약사들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지난 3일 밤 11시에 포고됐던 계엄사령부 포고령 제1호에 '전공의를 비롯해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복귀해 근무하고 위반시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는 조항이 있었던 만큼 의료계의 대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2월 시작된 의료파업의 장기화로 일부 응급·수술용 전문의약품 매출이 감소하고 있고 신약 임상시험이 차질을 빚고 있는 만큼 이번 계엄 사태로 의료계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파업이 더욱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익명의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이번 계엄 사태를) 밤사이 해프닝 정도로 여기는 분위기라 외국계 제약사와 달리 국내 제약사들은 재택근무 확대나 대외활동 자제 등의 조치는 따로 하고 있지 않다"며 “(계엄 사태로 인한) 의료파업 장기화 우려도 직접적으로 매출에 타격을 준다기보다는 의료계 전반의 분위기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촛불집회 확산에 “매출감소 막아라” 상점 영업해법 공유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정국이 혼란스러워진 가운데 상인들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전국적인 촛불집회 등이 예고된 상황에서 특히 요식업종 상인들은 지난 2016년 박근혜 정부 시절 탄핵 정국을 떠올리며 저녁 장사 매출 하락에 대한 걱정이 커진 분위기다. 5일 국내 최대 소상공인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박근혜 정부 탄핵 시기를 경험했다는 한 자영업자의 경험담이 공유됐다. 2016년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촛불집회와 탄핵 정국을 버텨냈다는 게시자는 “당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매주 주말마다 촛불집회가 열리면서 동네 상권의 매출이 크게 줄어 위기를 맞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당시 위기를 버텨낸 방책으로 “통상 오후 10시에 영업을 마감했으나, 이 시기에 집회가 오후 5시~10시까지 진행되는 점을 고려해 영업시간을 늘렸다"며 “특히 오후 11시~새벽 2시 사이 배달 매출이 크게 늘어 버틸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 게시자는 이 시간대 배달 손님을 위한 손편지도 직접 작성했다고 전했다. 편지에는 “생계가 달려있어 촛불집회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오늘도 촛불을 들고 돌아오신 고객님을 응원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는 “이 방법이 누군가에게는 너무 의도적이라고 비칠 수도 있겠지만, 오늘도 매장을 지키며 장사를 하는 사장님에게 중요한 건 매출"이라며 “이 글을 읽는 사장님도 어려운 시기를 잘 버텨내시기를 응원한다"고 했다. 집회가 길어질 경우 저녁 매출 하락을 걱정해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대책을 물었다는 상인도 있었다. 서울 둔촌동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상인은 “대형 집회가 장기간 발생하면 저녁 장사는 글렀다고 해 걱정"이라며 “하도 답답해 챗GPT에 대응책을 물어봤다"고 했다. 그는 “집회 때 집에 머무르는 사람들이 있으니 배달 앱을 통한 매출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했다"며 “또 피크타임 때 주문이 밀릴 수 있으니 선주문을 받는 방식도 고민하라는 답변이 나왔다. 상황을 보면서 대응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서울 광화문 광장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는 전날부터 촛불집회가 개최되고 있다.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촛불집회가 열리는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이었던 2016년 이후 약 8년 만이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탄핵 정국에 민생대책 발표한 정부…중기업계는 ‘환영’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 표결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소상공인·자영업자 맞춤형 지원 강화 방안과 기업 역동성 제고 및 신산업 촉진을 위한 규제 혁신 방안 등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폭풍으로 국정이 마비된 상황에서도 민생만은 챙기겠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5일 정부는 서울종합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취약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지원 확대를 예고했다. 이는 지난 7월 발표된 관계부처 합동 '소상공인 종합대책'을 일부 보완한 것이다. 당초 이 회의는 전날 이루어질 예정이었으나, 비상계엄 선포와 그 후폭풍으로 일정이 취소돼 이날 진행됐다. 정부는 △소상공인 종합대책 가속화 △피해구제·규제개선 △매출기반 강화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맞춤형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안에는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지원의 허들을 낮추고, 생업 4대 피해(일회용품 사용 제한, 불법 광고대행, 과도한 노쇼, 악의적 리뷰·댓글)를 뿌리 뽑고자 관계부처 합동으로 '소상공인 생업피해 대응반'을 운영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지역 경제 활력을 위한 로컬 브랜드 집중 육성 방안, 온누리 상품권의 관리체계 보완책 등도 포함됐다. 또 중기업계의 과제 중 하나였던 중소기업협동조합 설립 조건을 발기인 50명에서 30명으로 완화하는 법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오늘 대책에 포함된 중기부의 주요 과제는 내수 활력을 살리기 위한 것"이라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다시 뛰고 골목 상권이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이같은 발표에 중기‧소상공인업계는 즉각 환영의 뜻을 표했다. 중기중앙회는 이날 긴급 성명을 내고 “민생안정과 우리 경제의 역동성 제고를 위해 마련한 '소상공인·자영업자 맞춤형 지원 강화방안'과 '경제규제 혁신 방안'을 환영한다"며 “정부가 정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대책에는 올해 중소기업계가 선정한 100건의 현장규제가 대폭 반영됐다"며 “중소기업계도 안정적으로 기업을 운영하고, 투자와 수출 확대를 통해 민생안정과 경기 회복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지속적으로 건의해온 내용들이 대폭 반영됐다"면서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공연은 “이번 대책으로 민생회복의 전기가 열리기를 바란다"며 “소상공인 지원대책을 우선하겠다고 밝힌 정부의 방침이 흔들림 없이 추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상생협력기금 출연액 2조7천억…기업 64만개 ‘웃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협력을 위해 탄생한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상생협력재단)이 올해로 출범 20주년을 맞이했다. 2011년부터 상생협력기금을 운영한 후 우리 기업들이 상생협력을 위해 출연한 누적액은 약 2조7000억원. 재단을 통해 지원을 받은 기업 수도 약 64만4000여곳에 달한다. 상생협력재단은 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상생협력기금 포럼 및 기금의 밤'을 개최하고, 상생협력기금 출연 성과를 공유하고 참여 기업들을 치하했다. 올해는 상생협력재단의 출범 20주년을 맞이한 해다. 재단 차원에서 직접 포럼을 연 것은 기금 운영을 시작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김영환 상생협력재단 사무총장은 개회사를 통해 “이번 포럼을 통해 상생협력기금의 출연 주체가 제조업 중심의 대기업뿐만 아니라 경제적 우위에 있는 모든 기업이 참여하기를 희망한다"며 “상생협력재단도 산업안전, 저출생, 근로자의 복리후생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상생협력기금이 활용될 수 있도록 신규사업 발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단에 따르면 상생협력기금은 제도 시행 초기 약 1000억원대 규모의 출연금으로 출발했지만, 지난 9월말 기준 누적 출연금은 2조7406억원을 기록했다. 출연기업 수는 13개사에서 426개사로 확대됐고, 특히 지난해에는 그간 출연 실적이 없었던 우아한형제들과 카카오모빌리티, 쿠팡 등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이 신규 출연사로 이름을 올렸다. 기금 규모가 커진 만큼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 수도 꾸준히 늘어났다. 2011년 183개사에 그쳤던 수혜기업은 지난 9월 기준 64만4241곳으로 불어났다. 중소기업청장을 지낸 한정화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은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재단의 20주년을 축하하며 상생협력기금의 바람직한 발전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한 이사장은 “상생협력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민주주의라는 헌법적 가치, 국정철학에 대한 이야기"라며 “대기업 단체와 중소기업 단체들이 함께 '상생협력 사회헌장'을 제정하고 이를 선포하자"고 제안했다. 또 기금 발전 방안으로 △기금 조성 참여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상생협력의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에 대한 균형적 평가 △정부 조정에 의한 가이드라인 마련 △불공정 행위에 대한 시정 △납품단가연동제의 합리적 정착을 위한 실질적 조치 등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누적출연액 상위기업, 최근 3개년 상위출연기업 등에 대한 감사패 수여도 이뤄졌다. 누적출연액 상위기업으로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포스코 △현대자동차 △기아가, 최근 3개년 상위출연기업으로는 △디엘이앤씨 △LG생활건강 △호반건설 △한샘 △SK엔무브 △SK온 트레이딩인터내셔널 △효성티앤씨가 이름을 올렸다. 또 공공부문 상위 출연기업으로 한국수력원자력, 중견기업 상위 출연기업으로 제일건설, 업종 상위출연기업으로 현대홈쇼핑에게 각각 감사패가 수여됐다. 상생협력재단 관계자는 “기금 운영을 오래 해왔는데 이렇게 기금 확대를 위한 포럼을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앞으로 이같은 행사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따.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K푸드 선봉’ 라면, 즉석면 천국 인도네시아 규제 넘는다

국내 라면업계가 즉석면류 주요 소비국인 인도네시아을 집중 공략하면서 현지의 까다로운 수입규제 '좁은 문'을 통과하기 위한 공수양면 전략을 구사해 주목받고 있다. 최근 정부의 규제외교 성과를 호재 삼아 인도네시아 시장에 신제품 진출 역량을 집중하는 동시에 향후 사업 확대에 필수절차인 할랄인증 작업도 앞다퉈 선제 대응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식약청(BPOM)이 지난 1일부터 자국의 '즉석면류 식품안전관리 강화 조치' 대상국에서 한국을 제외하면서 국내 식품의 현지 수출 장벽이 낮춰질 전망이다. 이번 BPOM 조치는 한국산 라면 등에 에틸렌옥사이드(EO)와 관련한 시험·검사성적서 제출을 요구하는 등의 규제를 해제한 것이 골자다. 앞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1년 8월 유럽연합(EU)으로 수출한 한국산 라면에서 EO의 반응산물로 생성될 수 있는 비발암성 물질(2-클로로에탄올)이 검출되자 2022년 10월부터 한국산 라면의 관리를 강화하는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우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내 기업의 수출 활성화를 위해 인도네시아 당국과 지속적인 논의를 거친 결과, 해당 규제 시행 약 2년 만에 족쇄를 푸는데 성공했다. 업계는 이번 조치가 호재로 작용하면서 위축된 인도네시아향 K-라면 수출에 활기를 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관리 강화 여파로 지난해 인도네시아 즉석면류 수출액은 9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61.4% 급감했다. 특히, 수출 절차 간소화에 따른 비용·시간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당장에 이달 현지 수출 선적 제품부터 규정 준수를 입증하는 검사성적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돼 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된 데다, 빠른 통관도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신제품 출시 속도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실제 규제 완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 3일 농심은 “내년 인도네시아 시장에 신라면 툼바, 똠얌 등 경쟁력을 갖춘 신제품을 선보이겠다"고 예고했다. 다만, 오는 2026년 10월부터 인도네시아가 수입 식·음료 제품에 할랄 인증표기를 의무화하면서 또 다른 수출 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식품업계는 일찌감치 라면을 비롯한 다양한 카테고리 제품에서 자발적으로 할랄 인증을 확대하며 수출 문턱을 낮춰온 터라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인다. 삼양식품은 지난 2017년 인도네시아 할랄 인증 기관 '무이(MUI)'로부터 불닭볶음면 3종에 대한 인증을 취득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60여개의 무이 인증 제품을 확보했다. 최근 발표한 분기 보고서를 통해 올 하반기에만 7개의 신제품을 내놓겠다고 공언하는 등 가짓수 확대에 진심이다. 농심도 2019년부터 주요 제품의 무이 할랄 인증을 취득했으며,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신라면을 포함한 18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향후 다양한 품목의 할랄 인증 제품을 선보여 현지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오뚜기는 내년 초께 현지 주류 유통업체 중심으로 할랄 인증을 받은 라면을 입점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인도네시아 교민시장과 논(Non)-할랄 채널 위주로 라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라면 외에도 워낙 다양하고 많은 제품을 취급하는 만큼 일일이 인증을 받아 현지에 선보이는 데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현지 시장성이 높은 K-푸드를 우선 선정하는 등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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