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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정비사업 3만호 착공 ‘속도전’…한남3구역 등 11곳 집중관리

서울시가 올해 정비사업 주택 3만호 착공 목표 달성을 위해 하반기 착공 예정 사업장에 대한 집중 관리에 나섰다. 8월 현재 목표 물량의 절반인 1만5000호가 착공한 가운데, 한남3구역을 비롯한 11개 사업장의 인허가와 이주·철거 등 남은 절차를 밀착 관리해 연내 나머지 1만5000호의 착공을 끌어낸다는 계획이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전날 용산구 한남3구역에서 김성보 행정2부시장 주재로 '제2차 특별 공정촉진회의'를 열고 올해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하는 11개 정비사업장의 추진 상황을 점검했다. 이번 회의에는 해당 사업장이 위치한 8개 자치구 공정촉진책임관들이 참석했다. 서울시와 자치구는 착공까지 남은 절차와 일정을 사업장별로 다시 확인하고 인허가 지연이나 주민 갈등, 이주·철거 차질 등 착공 시점을 늦출 수 있는 요인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서울시가 하반기 사업장 관리에 고삐를 죄는 것은 올해 착공 목표 3만호 가운데 아직 절반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시에 따르면 8월 현재 약 1만5000호가 착공해 연간 목표의 50%를 채웠다. 나머지 1만5000호를 연말까지 실제 착공으로 연결해야 올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특히 정비사업은 사업시행계획인가와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비롯해 이주와 철거, 착공까지 여러 단계의 행정·현장 절차를 거쳐야 한다. 상당수 인허가 업무가 자치구에서 이뤄지는 만큼 서울시는 시와 자치구 간 협업을 강화해 사업별 일정이 밀리지 않도록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지연 가능성이 확인된 사업장은 시·구 합동 공정촉진회의를 추가로 열어 별도의 공정 만회 대책을 시행한다. 주민 갈등이나 관계기관 인허가 협의 등 개별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서울시 소관 부서가 직접 해결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회의 장소로 한남3구역을 택한 것도 하반기 착공 관리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한남3구역은 올해 하반기 서울에서 착공을 추진하는 정비사업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사업장이다. 용산구 한남동과 보광동 일대 39만3729㎡를 재개발하는 한남3구역에는 조합원·일반분양 물량 4778가구와 임대주택 979가구를 합쳐 총 5757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현재 주민 이주를 마무리하고 철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김 부시장은 보광동주민센터 옥상에서 한남3구역 철거 현장과 착공 준비 상황을 직접 살펴본 뒤 주민센터 회의실에서 8개 자치구 관계자들과 사업별 공정점검회의를 진행했다. 한남3구역처럼 규모가 큰 정비사업의 착공 시점은 서울시의 연간 공급 실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서울시가 올해 하반기 11개 사업장을 별도로 추려 공정을 관리하는 것도 사업계획상의 공급 물량을 실제 착공 실적으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춘 조치다. 서울시는 지난해 7월 '주택공급촉진방안'을 발표한 이후 총 17차례 실무 공정촉진회의를 열어 정비사업 진행 상황을 관리해 왔다. 민선 9기 들어서는 이 같은 공정관리 체계를 행정2부시장 중심으로 한층 강화했다. 지난달에는 정비사업 공정관리 컨트롤타워를 부시장급으로 격상하고 김 부시장을 '총괄 공정촉진책임관'으로 지정했다. 총괄 공정촉진책임관은 정비사업 추진 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인허가 지연과 주민 갈등, 이주·철거 차질 등 사업별 장애 요인을 조기에 찾아 자치구와 공정 만회 방안을 마련하는 역할을 맡는다. 지난달 열린 제1차 특별 공정촉진회의에서는 25개 자치구 공정촉진책임관이 참여해 2028년까지 착공을 목표로 하는 85개 핵심공급 전략사업, 총 8만5000호의 공정을 전수 점검했다. 이번 2차 회의에서는 이 가운데 당장 올해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하는 사업장으로 관리 범위를 좁혀 실제 착공 가능성을 들여다본 셈이다. 서울시가 올해 착공 실적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2031년까지 정비사업 31만호 착공'이라는 중장기 공급 목표가 있다. 올해 3만호 착공은 이 계획의 첫해 실적으로 향후 서울시 정비사업 공급정책의 실행력을 가늠할 첫 시험대라는 의미가 있다. 서울시는 신규 택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서울의 특성상 재개발·재건축 등 기존 도심 정비사업을 주요 주택 공급 수단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비계획 수립이나 사업 인허가에 그치지 않고 실제 이주·철거와 착공으로 이어지는지를 중심으로 공급 실적을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향후에는 2028년까지 착공을 목표로 하는 85개 핵심공급 전략사업 8만5000호도 '현장밀착 공정회의'를 통해 특별 관리한다. 사업별 일정이 계획보다 늦어질 경우 지연 원인을 조기에 파악해 행정지원이나 관계기관 협의 등을 통해 공정을 만회한다는 구상이다. 김성보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주택공급은 계획을 발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제 착공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서울시와 자치구, 조합이 하나의 팀으로 움직여 현장의 걸림돌을 신속하게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2031년 31만호 착공의 첫걸음인 올해 3만호 착공 목표를 차질 없이 완수하고 사업장 하나하나를 끝까지 책임 관리해 서울의 주택공급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인터뷰] 조성진 전 한전 이사 “우리 돈으로 AP1000 하청할 이유 없어…한국형 원전으로 美 진출해야”

조성진 전 경성대학교 에너지과학과 교수는 한국이 미국 원전 건설에 투자할 경우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사업에 하청 형태로 참여하는 대신 한국형 원전 APR1400을 직접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자금과 기술·인력을 투입하면서 사업 주도권과 장기 수익은 해외 기업에 넘기는 구조가 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 비상임이사를 지낸 조 전 교수는 26일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자금 가운데 상당 부분을 원전 건설에 활용한다면 최대한의 이익을 확보해야 한다"며 “건설·운영 경험이 축적된 APR1400을 두고 한국 기업이 경험하지 못한 AP1000 사업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조 전 교수는 한수원 비상임이사 재직 당시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과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에 모두 반대표를 던진 인물이다. 특히 2018년 6월 월성 1호기 조기폐쇄를 의결한 한수원 이사회에서 재직이사 가운데 유일하게 반대했다. 이후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경제성 평가와 이사회 의결 과정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그는 AP1000을 적용한 미국 원전 건설사업이 잇따라 공사 지연과 사업비 증가를 겪었다는 점을 위험 요인으로 들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VC서머 원전 2·3호기 건설사업은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고도 2017년 중단됐다. 같은 노형을 적용한 조지아주의 보글 원전 3·4호기는 공사 지연과 비용 증가를 겪은 끝에 각각 2023년 7월과 2024년 4월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조 전 교수는 “미국 기업들도 AP1000을 건설하면서 심각한 손실과 공기 지연을 겪었다"며 “한국 기업이 경험하지 못한 노형의 사업에 들어갔다가 공사 지연이나 비용 증가가 발생하면 계약 구조에 따라 손실 책임까지 떠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AP1000 사업에 종속적인 형태로 참여할 경우 19세기 미국 대륙횡단철도 건설 현장에 투입돼 저임금과 열악한 처우를 감내했던 중국인 노동자 '쿨리(Coolie·苦力)'와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다는 비유도 들었다. 조 전 교수는 “우리 돈과 기술, 인력을 투입하면서 해외 원전기업의 지시에 따라 하청업체처럼 일한다면 과거 쿨리와 무엇이 다르겠느냐"며 “AP1000 사업에 단순 시공 인력으로 참여해서는 충분한 이익을 얻기 어렵고, 일이 잘못됐을 때 오히려 손실 책임을 떠안을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내 전력회사나 원전 건설에 참여할 기업들과 한국이 직접 계약하고, 우리의 자금과 기술로 APR1400을 건설해야 한다"며 “그래야 건설 수익은 물론 장기간 이어지는 운영·정비와 부품 공급시장에서도 더 큰 이익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미국에서 APR1400을 건설하면 한국 원전산업의 결정적인 수출 실적을 확보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APR1400은 국내에서 다수 건설·운영됐고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을 통해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며 “미국에서 한두 기만 성공적으로 건설해도 세계 원전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레퍼런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전 교수는 과거 탈원전 정책에 따른 원전 건설과 장기 운영·정비 시장의 위축을 거론하며 “탈원전으로 인해 포기해야 할 기대수입을 모두 따지면 500조원이 넘는다. 단군 이래 최대 손실일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도 “원전은 건설 수주로 끝나는 사업이 아니라 수십 년 동안 운영·정비와 부품 공급이 이어지는 산업"이라며 “미국 시장 진출은 APR1400과 국내 원전 공급망을 세계시장으로 확산할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미국 현지 기업들과의 계약 조건도 면밀히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전 교수는 “원전을 건설할 지역의 전력회사와 시공사, 협력업체를 한국이 직접 심사하고 사업 수행 능력을 검증해야 한다"며 “한국 측에 불리한 조건이 포함되거나 공사 지연과 비용 증가의 책임이 일방적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계약 단계부터 철저히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원전을 설계하고 건설할 기술과 인력, 공급망을 이미 갖추고 있다"며 “대미 원전 투자는 특정 해외 원전기업의 사업을 지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한국이 주도권을 갖고 APR1400의 미국 진출과 후속 수출을 이끄는 전략적 교두보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비거주 1주택 종부세 9억→12억 검토…‘거주 중심 과세’ 3주 만에 손질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강화하기로 한 '8·3 세제개편안'을 발표 3주 만에 손질한다. 당초 9억원으로 낮추기로 했던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현행 12억원으로 되돌리고, 직장 이전이나 자녀 교육 등 불가피한 비거주 사유를 폭넓게 인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1주택자는 실제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12억원 또는 14억원의 동일한 기본공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실거주 중심 과세'라는 원칙을 유지하려는 정부와 급격한 세 부담 증가를 막으려는 여당이 어느 수준에서 절충점을 찾을지 주목된다. 25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와 실거주 인정 기준을 포함한 세제개편안 수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주 안에 검토를 마무리하고 다음 달 1일 국무회의를 거쳐 3일 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다만 구체적인 공제액과 인정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은 실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공시가격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이는 대신 비거주 1주택자는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추는 내용을 담았다. 종부세 세 부담 상한도 전년도 재산세와 종부세 합계액의 150%에서 200%로 높이기로 했다. 현행 60%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보유 주택 수와 소재지 등에 따라 단계적으로 70∼80%까지 올리는 방안이 포함됐다. 실제 거주하는 중간 가격대 1주택자의 부담은 덜어주되 비거주·초고가 주택과 다주택자에 대한 과세는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주택 수보다 보유 주택의 가액과 실제 거주 여부를 중심으로 종부세 체계를 다시 짜겠다는 것이 정부가 내세운 개편 방향이었다. 그러나 본인 소유 주택에 살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비거주 1주택자를 투자 수요와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반발이 이어졌다. 직장 이전이나 자녀 교육, 해외 근무, 질병 치료, 부모 봉양 등으로 불가피하게 다른 곳에서 거주하는 1주택자까지 세 부담이 급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집을 전월세로 내놓은 소유자의 보유세 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9억원으로 낮추지 않고 현행 12억원으로 유지하는 방안을 주요 대안으로 살펴보고 있다. 실거주자에게는 14억원, 비거주자에게는 12억원을 적용해 급격한 증세를 피하면서도 거주 여부에 따른 차등 원칙은 남겨두는 절충안이다. 실거주로 간주하는 비거주 사유와 인정 범위도 확대될 전망이다. 당초 정부는 고교·대학 취학과 직장 변경·전근, 1년 이상 치료가 필요한 질병, 학교폭력 피해에 따른 전학, 해외 체류, 부모 봉양 등의 사유로 주거지를 옮긴 경우 최장 3년을 거주 기간으로 인정할 방침이었다. 정부는 이 같은 예외 사유를 추가하는 방안과 함께 특정한 배제 사유가 아니면 비거주 사정을 폭넓게 인정하는 '네거티브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 예외 사유를 일일이 열거하는 기존의 '포지티브 방식'으로는 개인별로 다양한 비거주 사정을 모두 반영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인정 범위를 지나치게 넓히면 실제 투자 목적으로 주택을 보유한 경우까지 실거주자와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선의의 피해자를 줄이면서도 갭투자를 막을 수 있는 구체적인 배제 기준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2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비거주하는 것이 합리적인 부분은 과감하게 거주로 전환해 문제를 해결해 드리려고 한다"며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 보다 합리적인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비거주자의 기본공제를 12억원으로 되돌리는 수준을 넘어 1주택자의 거주·비거주 구분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지난 23일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정부에 종부세 차등 적용을 재검토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여당 간사이자 민주당 주택시장안정화 태스크포스(TF) 소속인 오기형 의원은 25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1가구의 거주·비거주 논쟁을 굳이 지속할 필요가 있느냐는 문제의식이 있다"며 “12억원이든 14억원이든 가급적 거의 유사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모든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현행 12억원으로 유지하거나 실거주자와 비거주자 모두 14억원으로 올리는 방안이 거론된다. 반면 정부는 비거주자의 공제액을 12억원으로 복원하더라도 실거주자와의 차등은 유지해야 한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부가 모든 1주택자의 공제액을 14억원으로 통일하면 비거주 주택에도 감세 효과가 발생해 '실거주 중심'이라는 개편 취지가 약해질 수 있다. 반대로 모두 12억원을 적용하면 실거주 1주택자의 부담을 낮추겠다던 정부 방침까지 사실상 후퇴하게 된다. 종부세 세 부담 상한과 공정시장가액비율도 당정 간 쟁점이다. 오 의원은 정부가 세 부담 상한을 150%에서 200%로 높이기로 한 데 대해 “급격한 변화는 예측 가능성 측면에서 절제할 필요가 있다"며 현행 수준 유지를 요구했다.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공시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과세표준을 결정하는 비율까지 동시에 높이면 납세자의 체감 부담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이유다. 양도소득세 개편안도 종부세 논의 결과에 따라 함께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안은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장기거주소득공제 중심으로 바꿔 실제 거주하지 않은 1주택자의 양도세 혜택을 축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종부세에서 비거주 사유의 인정 범위를 넓힐 경우 양도세에서도 같은 기준을 적용할지 검토해야 한다. 종부세와 양도세가 서로 다른 거주 기준을 적용하면 납세자의 혼란이 커지고 과세체계의 정합성도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정부 최종안과 국회 논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이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 경우 보유세를 우려해 집을 내놓은 일부 소유자가 매도 시점을 늦추거나 급매물을 거둬들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이달 3일부터 23일까지 아파트 매물은 강남구에서 13.3%, 서초구와 송파구에서 각각 12.7%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강남권에서는 보유세 부담을 의식한 매물이 늘었다는 현장 반응이 나왔지만, 매물 증가가 전적으로 세제개편에 따른 것인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셋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서도 지난 17일 기준 서초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9%, 강남구는 0.05% 떨어졌다. 한 주 전 서초구가 0.04%, 강남구가 0.02% 하락한 데 이어 낙폭이 확대됐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부전~마산 복선전철’ 내년 4월 부분개통…미개통 구간은 셔틀 운행

부산과 마산을 잇는 '부전~마산 복선전철'이 내년 4월을 목표로 부분개통된다. 낙동강 아래를 지나는 터널 공사 과정에서 지반침하 사고가 발생한 이래로 개통이 미뤄졌다가 약 7년만에 부분개통이 이뤄진 것이다. 미개통 구간에는 셔틀버스가 투입될 예정이다. 다만 미개통 부분 시공방식에 대해 국토부·공단의 입장과 시공사의 입장이 달라 이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전체 개통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2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기획예산처 제5회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민투심)에 부전~마산선 실시협약 변경안을 상정해 의결했다. 부산시 부전역·사상역에서 창원시 마산역까지 이어지는 부전~마산 복선전철 민간투자사업은 2014년 착공해 2021년 2월 개통 예정이었다. 그러나 2020년 낙동1터널 피난연결통로 붕괴사고 이후 개통이 지연돼왔다. 이번에 우선 개통되는 구간은 부전역~사상역과 강서금호역~진례신호소 2개 구간이다. 부전~사상 구간은 청량리 출발 열차와 동대구 출발 열차가 한 정거장 더 연장운행하는 구조다. 청량리 출발 열차(중앙선)는 서울 청량리역에서 출발해 안동·경주를 거쳐 부산 부전역을 종점으로 운행하고, 동대구 출발 열차(동해선)는 동대구역에서 출발해 포항·울산 등을 거쳐 부산 부전역을 종점으로 운행하는 기차지만 사상역까지 한 정거장 더 연장운행한다는 의미다. 강서금호역~진례신호소 구간은 기존 경전선과 연계하여 마산까지 운행된다. 이번에 개통되는 구간에 투입되는 신규 열차는 ITX-마음 열차인 EMU150이다. ITX-마음은 전동열차가 아닌 배차 간격이 긴 기차라는 점에서 광역교통망 전철 운행 논의까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전동열차 운행이 논의됐으나 국토부와 경남도·부산시가 운영비 분담을 두고 줄다리기를 하다 무기한 중지된 바 있다. 미개통된 사상역과 강서금호역 사이 구간은 셔틀버스가 운영될 예정이다. 경상남도와 부산광역시 등 지역에서 부분개통 요구가 컸던 만큼, 셔틀버스 비용의 경우 지방정부에서 비용을 부담하기로 했다. 임대형 민자사업(BTL)은 민간사업자는 건설만 하고 완성된 시설권은 정부에 넘겨 정부로부터 시설임대료를 받아 수익을 보장받는 구조다. 사업자는 코레일이므로 수요가 적어 적자를 보는 경우 코레일이 손실을 보는 구조다. 국토부 관계자는 “수요가 적다고 해도 손실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코레일이 국민편익을 위해 요금도 저렴하게 책정되는 점도 감안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토부는 지난 5월 부전~마산 복선전철 공사에서 철도 선로가 설계도와 다르게 잘못 설치된 사실을 확인했다. 레일 높이 위치 오차는 3mm까지 허용되지만, 현장에서는 최대 82mm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시공은 현재 진행중이며 이번에 개통되는 부분에 해당 부분도 포함될 예정이다. 재시공은 연말 이내로 마무리될 전망이고, 안전을 위해 전 구간에 대한 측량도 다시 진행 중이다. 이번 부분개통의 배경에는 지역의 요구도 있지만, 미개통 부분 시공 방식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토부와 공단은 피난연결통로(피난갱) 2개소 시공을, 시공사는 피난갱 대신 선로 옆 800m 길이 통로를 설치하는 방안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국토부는 낙동1터널 붕괴사고 이후 철저한 원인 규명과 전체개통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건설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를 구성․운영 중이다. 사조위 최종 조사결과는 하반기에 발표될 예정이다. 국토부는 철저한 안전 검증을 거쳐 전체개통도 조속히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전 구간 개통시 부전~마산역 간 이동시간은 기존 1시간 30분에서 30분으로 단축된다. 오영석 사조위 위원장은 “사고지역의 지반특성, 시공 당시의 현황 등 터널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요인을 분석하여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안들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며 “조속히 방안을 마련하여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하반기 사조위 결과 발표 전 시공사와의 간담회 개최 등 지속적으로 소통하여 수용성과 신뢰성 높은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잔여구간 시공, 철도종합시험운행을 거쳐 사업시행자와의 협의가 원활히 진행될 경우 2028년 말에는 전체 구간을 안전하게 개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김윤덕·오세훈 26일 회동…‘탄천물재생센터 1만3000가구’ 돌파구 될까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세 번째 회동을 갖고 용산공원을 비롯한 서울 주택 공급 방안을 다시 논의한다. 정부와 서울시가 용산공원 주택 공급을 놓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는 가운데 오 시장이 대안으로 제시한 탄천물재생센터 부지의 최대 1만3000가구 공급 구상이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오 시장은 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0차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세미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탄천물재생센터 부지는 용산공원에서 주택 공급을 검토하는 부지보다 규모가 크고 주거환경도 훨씬 우수하다"며 “최소 1만가구에서 최대 1만3000가구까지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탄천물재생센터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위치한 하수처리시설로 부지 면적은 약 39만3000㎡다. 정부가 주택 공급 가능성을 검토하는 용산어린이정원 약 30만㎡보다 9만㎡가량 넓다. 지하철 3호선 대청역과 수인분당선 수서역, 수서IC가 가깝고 대모산과 탄천, 삼성서울병원 등 생활기반시설과도 인접해 있다. 서울시는 노후화된 탄천물재생센터를 다른 지역으로 이전한 뒤 기존 부지의 절반가량에 주택을 짓고 나머지 공간에는 공원과 첨단산업·연구개발(R&D) 시설을 조성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주거와 일자리, 공원이 결합된 '동남권 청년 특화단지'로 개발해 청년층의 직주근접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계획이다. 오 시장은 “부지 절반 정도에 주거시설을 넣고 나머지에는 공원과 첨단산업·R&D 단지를 조성하면 최소 1만가구에서 최대 1만3000가구까지 공급할 수 있다"며 “청년 특화단지로 조성할 경우 청년들의 일자리와 주거가 직접 연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용산공원 일부를 주택 부지로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실효성 있고 바람직한 주거단지가 될 수 있다"며 “급조된 제안이 아니라 2년 전부터 관련 검토를 진행했고 용역도 마친 상태"라고 강조했다. 탄천물재생센터 현대화·이전 사업은 현재 민간투자 적격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오 시장은 탄천물재생센터 부지가 용산공원과 비교해 주택 공급 시기를 늦추지 않으면서도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용산공원 본체부지에 주택을 공급하려면 미군으로부터 부지를 완전히 반환받은 뒤 토양오염 정화와 도시계획, 각종 인허가 절차를 밟아야 한다. 오 시장은 이 과정에 짧게는 8년, 길게는 10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탄천물재생센터도 기존 시설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고 주택을 건설해야 해 단기간에 공급할 수 있는 부지는 아니다. 서울시는 시설 이전에 4~5년, 주택 건설에 다시 4~5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정부가 민간투자사업 관련 심의와 행정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면 사업 기간을 1~2년가량 단축할 수 있다는 게 오 시장의 설명이다. 오 시장은 “용산공원은 미군으로부터 본체부지를 모두 이양받고 토양오염을 정화한 뒤 도시계획과 인허가 절차를 거쳐야 해 8~10년이 걸린다"며 “탄천물재생센터도 이전과 주택 건설에 각각 4~5년이 걸리지만 정부 심의가 조속히 진행된다면 1~2년 정도 기간을 줄이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6일 국토부 장관과의 회동에서 이 대안이 심도 있게 논의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과 오 시장의 회동은 지난해 11월과 이달 20일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두 사람은 지난 20일에도 용산공원 주택 공급과 정비사업 규제 완화 등 서울 주택 현안을 논의했지만 용산공원 본체부지 활용을 놓고는 접점을 찾지 못했다. 서울시는 용산공원의 역사성과 상징성, 도심 녹지의 가치를 고려해 본체부지를 주택용지로 개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대신 캠프킴과 국군재정관리단 부지, 한국은행 생활관, 외교부 주차장 등 용산공원 주변 유휴부지와 탄천물재생센터를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서울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용산공원 전체를 대상으로 주택 공급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양측 모두 서울 도심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대상 부지와 공급 방식에서는 이견을 보이고 있다. 오 시장은 정부·여당이 검토하는 500가구 이하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자치구청장에게 넘기는 방안에도 강하게 반대했다. 그는 “서울의 도시계획은 교통과 기반시설, 주변 지역에 미치는 영향 등 광역적인 요소를 입체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며 “이 가운데 일부를 떼어내 500가구 이하 사업의 권한을 구청장에게 주겠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정비사업 절차가 서울시 심의 때문에 지연되고 있다는 주장도 반박했다. 오 시장은 정비사업이 모두 9개 단계로 진행되며 이 가운데 서울시가 맡는 절차는 정비구역 지정 심의와 통합심의 등 2개 단계뿐이고 나머지 7개 단계는 이미 자치구 권한이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구청장에게 일정 권한을 넘기면 정비사업이 더 빨라질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현실과 괴리돼 있다"며 “자치구별로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입장이 다르고 구청장이 바뀐 뒤 사업이 중단된 사례도 있는 만큼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시계획 권한 조정은 전문가 의견과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충분히 논의한 뒤 결정해야 한다"며 “정부가 서울시와 심도 있게 협의해 합리적인 방향을 설정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6일 회동에서는 탄천물재생센터의 사업성 및 공급 시기와 함께 용산공원 주변 대체부지 활용, 정비사업 규제 완화 등이 폭넓게 논의될 전망이다. 탄천 부지 개발을 위해서는 물재생센터 이전 장소 확보와 주민 수용성, 막대한 사업비 조달, 민간투자 적격성 확보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정부와 서울시가 용산공원에 대한 기존 입장을 유지한 채 대체부지에서 우선 접점을 찾을지가 이번 회동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강남 초급매 나와도 거래 ‘뚝’… ‘마포·용산’ 호가 버티기

서울 아파트 시장의 지역별 온도 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압구정동에서는 종전 최고가보다 15~20% 낮춘 초급매물이 등장했지만 매수자들이 추가 하락을 기다리면서 거래가 멈춰 섰다. 반면 마포·용산은 거래 감소에도 집주인들이 호가를 유지하며 상대적인 가격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강남의 매수세가 마포·용산으로 이동했다기보다 세제개편안 확정을 앞두고 매도자와 매수자가 팽팽한 눈치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지역별 호재와 수급 여건이 만든 차별화 장세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5907건으로 집계됐다.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지난 3일 6만409건과 비교해 5498건(9.1%) 늘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셋째 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서도 지역별 흐름이 엇갈렸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2% 올라 80주 연속 상승했지만 강남구와 서초구는 2주 연속 하락했다. 강남구 아파트값은 전주 0.02% 하락한 데 이어 이번 주에는 0.05% 떨어졌다. 서초구도 같은 기간 하락 폭이 0.04%에서 0.09%로 확대됐다. 송파구는 0.10% 올랐지만 전주 0.12%보다 상승 폭이 축소됐다. 반면 마포구는 전주 0.20%에서 0.29%로 오름폭을 키웠다. 용산구도 0.03% 올라 상승세를 유지했다. 다만 용산구 상승률은 전주 0.12%보다 크게 낮아졌다. 통계만 놓고 보면 강남권이 조정받는 사이 마포와 용산 등 한강 북부 핵심 지역이 상대적인 강세를 나타낸 셈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체감하는 시장 분위기는 가격지수와 다소 달랐다. 이날 에너지경제신문이 강남구 압구정동과 마포구, 용산구, 성북구 소재 주요 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업소 12곳을 취재한 결과 세제·대출 규제 이후 모든 지역에서 매수 문의와 실제 거래가 전반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압구정동에서는 종전 최고가보다 15~20% 낮은 가격의 초급매물이 일부 등장했다.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집주인이 호가를 수억원씩 낮춘 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드물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매도자들은 세 부담과 추가 규제 가능성을 우려해 가격을 낮춰서라도 주택을 처분하려는 의사를 보이면서도 세제개편안의 구체적인 내용과 시행 시기가 확정되지 않아 추가로 호가를 내리지는 않고 있다. 매수자 역시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계약을 미루고 있다. 낮아진 호가에도 매도자와 매수자가 생각하는 적정가격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거래가 멈춘 것이다. 압구정동 한양아파트 단지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고가와 비교해 15~20% 낮은 가격에 나온 초급매물이 일부 있지만 매수자들은 가격이 더 내려갈 것으로 보고 기다리고 있다"며 “집주인도 급한 사정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더 낮은 가격에는 팔지 않으려 해 거래가 사실상 멈춘 상태"라고 전했다. 마포구와 용산구도 거래 감소에서는 강남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규제 이후 매수 문의와 실제 계약 건수가 줄었지만 집주인들이 매물을 대거 회수하는 '매물 잠김' 현상은 뚜렷하지 않았다. 매물은 시장에 남아 있으나 호가를 유지한 채 매수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양상이다. 마포구에서는 주요 업무지구와의 접근성과 신축 대단지 선호가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는 설명이 많았다. 광화문과 여의도 등으로 이동하기 편리한 데다 강남권보다 상대적으로 가격 진입장벽이 낮아 실수요자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마포는 광화문·여의도 등 주요 업무지구 접근성이 좋고 강남권보다 가격 진입장벽도 낮아 실수요가 꾸준하다"며 “강남과는 수요층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강남의 매수세가 마포로 이동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통계상 가격은 상승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거래량이 본격적으로 회복됐다고 판단할 정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용산구에서는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재건축·재개발 등 개발 기대가 호가를 지지하고 있었다. 거래가 줄어도 집주인들이 장기적인 개발 호재를 이유로 가격을 낮추지 않으면서 호가가 유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부 초고가 단지에서는 가격을 조정한 거래도 나타났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호가가 50억원대인 아파트 가운데 실제 계약 과정에서 호가보다 약 10%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사례가 간혹 있었다. 다만 매도자의 자금 사정이나 매도 시기 등 개별 사정이 반영된 일부 거래로, 용산구 전체의 가격 하락으로 확대해석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이촌동 한가람아파트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50억원대 매물 가운데 실제 거래할 때 호가보다 10% 정도 가격을 조정하는 사례가 간혹 있다"면서도 “모든 집주인이 가격을 낮추는 것은 아니고 상당수는 개발 호재를 기대하며 기존 호가를 유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성북구에서는 강남·마포·용산과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전용면적 84㎡를 비롯한 이른바 국민평형 아파트 가격이 지난해보다 4억~5억원 오른 단지가 적지 않았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도 성북구 아파트값은 8월 셋째 주 0.45% 올라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현지 중개업소들은 성북구의 가격 상승을 정부 규제에 따른 강남권 대체 수요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1년 동안 장위뉴타운 등을 중심으로 신축 아파트 입주가 이어지면서 지역 내 거래가격의 기준 자체가 높아진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장위뉴타운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 1년간 성북구에 신축 아파트 입주가 이어지면서 국민평형 가격이 지난해보다 4억~5억원 오른 단지도 있다"며 “새 아파트의 분양·입주가격이 통계에 반영되고 인근 구축 단지 가격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최근 정부 정책에 따른 상승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공통적으로 세제개편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당분간 매도자와 매수자의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매도자들은 가격을 낮춰서라도 처분하고 싶어 하지만 구체적인 세율과 시행 시기가 결정되지 않아 일단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매수자들도 정책이 확정된 뒤 가격이 추가로 조정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거래를 미루는 분위기다. 결국 강남권의 하락과 마포·용산·성북 등 강북권의 상승을 곧바로 '강남 시대에서 마·용 시대로의 전환'으로 규정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압구정에서는 초급매물이 등장하고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고, 마포·용산도 호가는 유지되지만 거래량은 감소했다. 성북구 상승세 역시 신축 공급이라는 지역 고유 요인의 영향이 크다. 서울 집값의 중심축이 실제로 이동하는지는 향후 실거래가가 좌우할 전망이다. 강남권 초급매물이 어느 가격에서 거래되기 시작하는지, 마포·용산에서는 현재 호가를 뒷받침할 신규 거래가 이어지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강남의 매수세가 마포·용산으로 뚜렷하게 이동했다기보다 강남에서는 가격을 낮춘 매도자와 추가 하락을 기다리는 매수자가 맞서고, 마포·용산에서는 거래 없이 호가가 버티는 상황"이라며 “세제개편안의 구체적인 방향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지역별 차별화 속 관망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KCC, 응급처치 교육 확대로 전사차원 안전 대응 강화

KCC가 응급처치 교육을 지속적으로 확대 운영하며 응급 상황 대응 역량 강화에 나섰다. KCC는 본사 중심 교육에서 나아가 전국 사업장으로 응급처치 교육을 확대할 방침이다. KCC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본사 사옥에서 임직원을 대상으로 서초소방서와 협력해 분기별 실습중심 응급처치 교육을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특히 이번 교육은 실제 상황 대응 능력을 높이기 위한 체험형 교육에 초점을 맞췄다. 전문 소방대원과 의용소방대원의 지도 아래 심폐소생술(CPR)·자동심장충격기(AED)사용법·하임리히법(기도 폐쇄 응급처치법) 등 일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응급 상황을 중심으로 이론과 실습을 병행한다. KCC는 모든 교육 참여자가 마네킹을 활용해 CPR과 AED 사용 실습을 직접 수행하며 상황 대응 능력을 체득할 기회를 마련했다. KCC는 본사 중심 교육에서 나아가 전국 사업장으로 응급처치 교육을 확대해 전사 차원의 안전 대응 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KCC 응급처치 교육에 참여한 한 임직원은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영유아 기도 폐쇄 응급처치법을 직접 배울 수 있어 매우 유익했다"며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가족을 지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교육의 의미를 더욱 크게 느꼈다"고 말했다. KCC 김연주 간호사는 “이번 교육은 임직원들이 응급 상황 발생 시 보다 신속하고 주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데 목적이 있다"며 “실습 중심 프로그램에 대한 임직원들의 참여도와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임직원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실질적인 대응 역량을 높일 수 있는 안전 교육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오세훈 “용산공원 아파트 찬성하면 역사의 죄인”…정부 공급안 정면 반박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가 검토 중인 용산공원 주택 공급 방안에 대해 “일부라도 아파트 부지로 바꾸는 데 찬성한다면 두고두고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며 다시 한번 강하게 반대했다. 용산공원은 역사·생태적 가치 때문에 보존해야 할 뿐 아니라 미군기지 반환과 오염토 정화 등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정부가 원하는 신속한 주택 공급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대신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2031년까지 31만호 착공과 물재생센터 등 도시기반시설 이전부지 활용, 청년주택 공급 확대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서울시는 24일 오 시장이 용산어린이정원을 직접 찾아 용산공원 주택 공급에 대한 입장을 설명한 약 15분 분량의 '일타시장-용산공원 편'을 공개했다. 정부가 용산어린이정원을 넘어 용산공원 내 일부 부지를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오 시장이 현장에서 직접 반대 논리를 설명하고 나선 것이다. 오 시장은 우선 용산공원의 역사성과 녹지 가치를 강조했다. 용산공원 예정지는 약 300만㎡, 90만평 규모다. 청나라군을 시작으로 일본군과 미군이 120여년간 주둔했던 장소인 만큼 역사적 아픔을 간직한 공간 전체를 공원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은 남산과 북한산 등 산지가 많아 녹지가 풍부해 보이지만 시민이 집이나 직장에서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생활권 공원'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용산공원이 뉴욕 센트럴파크나 런던 하이드파크처럼 도심 한가운데 자리 잡은 서울의 대표 녹지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오 시장은 정부가 군인아파트와 장교숙소, 방위사업청 부지 등 기존 시설물이 있는 곳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훼손부지'라는 개념 자체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현재 건물이나 콘크리트가 남아 있다고 해도 애초 용산공원 조성 계획은 이를 철거하고 잔디와 나무를 심어 녹지로 복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 상태만을 기준으로 '훼손된 땅'이라고 규정해 주택을 짓는 것은 공원 조성 취지를 왜곡한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들 지역이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상 보존을 전제로 한 본체부지에 포함돼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본체부지 일부라도 아파트 부지로 쓰겠다는 법이 통과되는 순간 용산공원 어디라도 아파트 부지로 쓸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는 것"이라며 “다음 정권, 그다음 정권에서 아파트 가격이 심상치 않다는 이유로 본체부지 어디라도 아파트 부지로 편입시킬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용산공원이 단기간에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부지도 아니라는 게 서울시의 판단이다. 오 시장은 현재 임시 개방 중인 용산어린이정원의 경우 오염된 토양 위를 복토한 뒤 잔디를 조성한 곳이라며 주거용으로 활용하려면 근본적인 토양 정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어린이정원보다 규모가 작은 캠프킴 부지 역시 수년째 오염토 정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특히 미군기지 반환 이후 오염토 정화와 구역 지정, 도시계획 수립, 각종 인허가를 거쳐 실제 착공까지 가려면 7~8년, 길게는 10년이 걸릴 수 있다는 게 오 시장의 설명이다. 그는 “반환받을 때까지 몇 년이 될지 기다려야 하고 반환받고 나서도 오염토 정화 작업을 해야 한다"며 “구역 지정을 하고 도시계획을 세우고 인허가 절차를 밟아 착공하려면 7~8년, 10년도 걸릴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주택이 들어설 경우 발생할 교통·기반시설 문제도 꺼내 들었다. 용산공원에 1만~2만호 규모의 주택이 공급될 경우 한강대로를 비롯해 녹사평로·서빙고로·이태원로 등 주변 도로의 교통량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상하수도와 전기·가스 등 기반시설도 추가로 확충해야 한다. 오 시장은 “교통뿐 아니라 상하수도나 전기, 가스와 같은 모든 기초 인프라가 갖춰져야 한다"며 “정밀한 계획 없이 불쑥불쑥 계획을 내는 것은 매우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서울시는 용산공원을 건드리지 않고도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오 시장이 첫 번째로 제시한 대안은 재개발·재건축이다. 서울시는 현재 진행 중인 정비사업을 통해 2031년까지 31만호를 착공할 수 있으며 기존 주택 멸실분을 제외하더라도 약 8만7000호의 순증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두 번째는 물재생센터를 비롯한 도시기반시설 이전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이다. 시설 이전에 4~5년, 이후 주택 건설에 다시 수년이 걸리더라도 용산공원의 미군기지 반환과 오염토 정화, 도시계획 절차 등을 감안하면 공급 시점에 큰 차이가 없다는 논리다. 일부 도시기반시설 부지는 1만호 이상의 주택 공급도 가능하다고 오 시장은 설명했다. 이는 최근 서울시가 정부와 정치권에 용산공원 대신 강남구 일원동 탄천물재생센터 등을 대체 주택 공급 후보지로 제안한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청년주택 공급 확대도 대안으로 들었다. 서울시는 청년안심주택에 더해 기숙사형·공유주택·원룸형 주택 등 다양한 유형의 청년주택 공급을 추진하는 동시에 디딤돌대출 등 금융 지원을 확대해 청년층의 주거 사다리를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용산공원 개발 반대가 정치적 판단이라는 일각의 주장에도 선을 그었다. 자신이 민선 4기 서울시장으로 재임했던 2006년부터 용산 미군기지 본체부지 전체를 공원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는 것이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 역시 2022년 대선 당시 용산공원을 자연성과 생태성을 살린 공간으로 보존하겠다는 취지의 공약을 제시했다며 “본인들의 입장과 다르다고 해서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든가 정치적 자산으로 삼으려 한다는 비판은 매우 졸렬한 비판"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적어도 용산공원만큼은 온전하게 원래 예정대로 공원으로 만들어 달라는 시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용산공원의 일부라도 아파트 부지로 바꾸는 데 찬성한다면 두고두고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는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장혜원의 부동산현장] “악취부터 잡아야”…용산 대신 탄천에 집, 39만㎡ 강남 부지의 조건

“강남에 이 정도로 넓게 남은 땅이 어디 있겠어요. 하수처리시설을 제대로 현대화하고 완전히 덮는다면 주택을 짓기에는 좋은 곳이죠. 다만 지금 상태로는 냄새 때문에 어렵습니다." 24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탄천물재생센터 인근에서 만난 한 주민은 센터의 주택 공급 후보지 활용 가능성을 묻자 이같이 말했다. 용산공원을 대신할 서울의 주택 공급 후보지로 탄천물재생센터가 떠올랐지만, 인근 주민들은 개발 가능성에 기대를 나타내면서도 악취 해소와 노후 시설 현대화가 먼저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지하철 3호선 대청역에서 센터 방향으로 걷자 수서아파트를 비롯한 주거단지가 잇따라 나타났다. 대규모 하수처리시설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주변은 아파트와 학교, 공원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센터 일부 시설 상부에는 일원에코파크가 조성돼 있다. 산책로와 어린이놀이터, 테니스장, 풋살장 등 주민 편익시설이 들어서 있고 공원 옆으로는 수서아파트 단지가 병풍처럼 이어졌다. 서울 동남권에서도 주거 수요가 높은 강남구의 대형 공공부지라는 점에서 입지 경쟁력은 충분해 보였다. 하지만 주민들이 체감하는 가장 큰 문제는 악취였다. 인근 주민 A씨는 “평소에도 냄새가 심해 현재 상태로는 주거용으로 사용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시설을 지하화하고 냄새가 밖으로 나오지 않도록 완전히 처리하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산책을 나온 주민 B씨도 “바람이 불거나 냄새가 심한 날에는 코를 찌를 정도여서 하수처리장 가까운 쪽으로는 잘 오지 않는다"며 “집을 짓겠다는 이야기부터 할 게 아니라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불편부터 없애야 한다"고 했다. 이날 일원에코파크에 설치된 악취 측정 전광판에는 황화수소(H₂S) 농도가 0.002ppm, 암모니아(NH₃) 0.003ppm, 휘발성유기화합물(VOC) 0.047ppm으로 표시됐다. 전광판에 함께 표시된 관리 기준인 황화수소 0.02ppm, 암모니아 1.00ppm, 휘발성유기화합물 0.50ppm보다 낮았다. 다만 전광판 수치는 측정 당시의 농도를 나타내는 만큼 계절과 날씨, 풍향, 시설 운영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주민들의 악취 체감까지 모두 보여주기는 어렵다. 실제 주민들은 특정 시간대나 바람 방향에 따라 냄새가 심해진다고 호소했다. 향후 주택 개발을 검토하려면 법정 악취 기준 충족 여부뿐 아니라 주거공간에 요구되는 수준까지 냄새를 차단할 수 있는지 면밀한 검증이 필요해 보였다. 센터 안쪽으로 들어가자 공원과는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길게 늘어선 하수처리조가 지상에 그대로 노출돼 있었고 물 위로 각종 배관과 기계설비가 촘촘하게 설치돼 있었다. 일부 시설 상부는 복개돼 공원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전체 처리시설이 지하화되거나 덮인 상태는 아니었다. 주택을 공급하려면 단순히 남는 땅에 아파트를 짓는 수준을 넘어선다. 서울 동남권의 하수처리 기능을 유지한 채 노후 시설을 이전·지하화하고, 악취·소음·진동을 차단한 뒤 공동주택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구조물을 만들어야 한다. 주민들도 주택 공급 자체에는 엇갈린 반응을 보이면서도 시설 현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데는 대체로 의견을 같이했다. 한 주민은 “탄천물재생센터는 강남에 남아 있는 사실상 마지막 대규모 개발 가능 부지"라며 “시설 현대화와 복개가 제대로 이뤄진다면 교통과 생활 여건이 좋아 주거용지로 활용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현대화가 최우선이고, 하수처리시설을 제대로 덮은 뒤에야 주택 공급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공주택이나 임대주택 공급에 대한 거부감은 크지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 인근 주민 C씨는 “주변에 이미 수서 SH 영구임대아파트 단지 등이 있고 오랫동안 함께 생활해 왔다"며 “임대아파트가 들어오는 것 자체를 불편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주택 유형보다 중요한 것은 냄새와 기반시설 문제"라며 “기존 주민과 새로 입주할 주민 모두 불편하지 않도록 시설을 먼저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탄천물재생센터는 최근 용산공원을 대신할 주택 공급 후보지로 부상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2일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위원장과 만나 용산공원 본체부지 개발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탄천물재생센터 등 대체부지를 함께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탄천물재생센터 대지면적은 약 39만3000㎡로, 정부가 주택 공급 가능성을 검토하는 용산어린이정원 약 30만㎡보다 9만㎡가량 넓다. 대청역과 가까운 데다 수서IC와 탄천, 삼성서울병원 등 주요 교통·생활시설도 인접해 있다. 서울시는 공급에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용산공원을 대신해 주택을 지을 수 있는 부지를 적극적으로 찾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확인한 센터는 곧바로 주택을 지을 수 있는 유휴부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현재도 서울 동남권에서 발생하는 하수를 처리하는 핵심 기반시설로 가동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현재 탄천물재생센터 시설현대화 민간투자사업에 대한 적격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업무자료에 따르면 사업은 시설용량 80만t 규모의 처리시설을 이전·지하화하는 내용으로, 추정 사업비는 2조4967억원이다. 대우건설이 민간 제안한 사업으로 알려졌으며 기획재정부 산하 한국개발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가 적격성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4월 열린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에서는 탄천·난지·중랑물재생센터 시설현대화 사업의 적격성 조사 간소화 방안이 의결됐다. 탄천 사업은 손익공유형 민간투자 방식인 BTO-a로 추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노후 하수처리시설을 지하화·재건설하고 그 상부에 주민 편익시설을 조성하는 게 기존 사업의 골자다. 서울시 물재생시설과 관계자는 에너지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현재 민자 적격성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올해 말까지는 조사가 끝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연말 완료는 확정된 일정이 아니다. 이 관계자는 “PIMAC에서 적격성 조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조사 일정이 변경되거나 앞당겨질 수도 있다"며 “민자사업은 적격성 조사가 끝난 뒤 그 결과에 따라 민간투자로 추진할지 재정사업으로 진행할지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적격성 조사 결과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조사 단계인 만큼 세부적인 사업 자료는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핵심은 현재 진행되는 적격성 조사에 상부 주택 개발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현행 민간 제안사업은 노후 물재생시설의 이전·지하화와 현대화가 대상이며, 현대화 이후 상부 공간을 주택으로 활용하는 문제는 별도 사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상부 주택 개발에 관한 기술 검토가 적격성 조사에 포함됐느냐는 질문에 “물재생시설과는 민자사업을 담당하기 때문에 처리장 현대화만 적격성 조사에 들어가 있고 상부 활용 부분은 별도 사항"이라고 답했다. 주택 개발에 대해서는 “물재생시설과 소관이 아니며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탄천물재생센터를 관리하는 서울물재생시설공단도 주택 개발이나 민간투자사업의 세부 내용을 서울시로부터 전달받은 단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공단 관계자는 “서울시와의 관리협약에 따라 시설물을 위탁받아 운영하는 기관"이라며 “민간투자사업 등의 세부 내용은 서울시로부터 공유받지 않아 언론 보도를 통해 접한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위탁 사무가 변경되면 변경된 내용에 맞춰 시설을 관리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지하화나 복개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부연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비거주 1주택 규제 ‘제동’‧정비사업 권한 구청장에…실효성 ‘의문’

더불어민주당이 정부 부동산 세제 개편안의 과세 강화 방침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비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를 실거주자와 차등화하는 정부안을 백지화하고 양도소득세 예외를 넓힐 것을 요청했다. 공급 확대를 위해선 500가구 이하 중소규모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인허가 권한을 서울시장에서 구청장으로 이양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24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민주당과 정부는 전날 오후 개최한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위와 같은 내용의 부동산 정책 보완책을 논의했다. 민주당은 1주택자에 대해 실거주자와 비거주자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차등화하는 정부 세제 개편안의 재검토를 요구했다. 당초 정부안은 실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올리되, 비거주 1주택자는 9억원으로 낮춰 과세를 강화하려 했다. 그러나 민주당 '주택시장 안정화 태스크포스(TF)'는 1주택자는 거주여부를 구분하지 않고 종부세 기본 공제를 14억원으로 상향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날 회의에서 비거주 1주택자 종부세 산정에 활용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에서 70%로 높이는 정부안에 대해서도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종부세 부담 한도를 현행 150%에서 200%로 올리자는 정부안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정은 비거주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 축소에 대해선 예외를 확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전근이나 질병 치료 등 기존 비거주 예외 인정 요건을 육아나 양육, 가족 돌봄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제 드라이브를 완화하는 조정안에 대해 대체로 타당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유선종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논의가 나오는 이유는 결국 매물잠김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1주택자는 매도자가 곧 매수자가 되는 특성이 있다"며 “갈아타기 수요라도 만들어서 시장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게 정부의 취지였는데, 거래량은 발생하더라도 공급량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실효성이 없는 방안에 대해선 재검토를 하는게 맞다"고 덧붙였다. 기본공제를 14억원으로 상향하는 안에 대해서도 부담을 완화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세 부담을 결코 완화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노무현 정부 당시 기본공제가 6억원 이었지만 그 사이에 집값은 5배 오르고 물가는 3배 이상 올랐다"며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반영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증세"라고 지적했다. 고준석 연세대학교 상남경영원 교수 역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고정하더라도 공시지가가 오르기 때문에 세금은 증가하고 있다"며 당에서 시장 상황을 현실적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평했다. 고 교수는 “바람직한 세제개편 방안은 양도세율을 내려서 매물이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공급대책으로는 500가구 이하 중소규모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인허가 권한을 서울시장에서 관할 구청장으로 넘기는 방안이 제시됐다.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인허가 권한을 구청장에게 분산한다고 해서 정비사업 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지기는 어려우며, 광역 도시계획과의 충돌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 교수는 “도시 전체를 관리하는 서울시의 의사결정을 패싱할 수 있게 된다면 도시계획위원회 등 의사결정과정이 필요없어진다는 의미"이라며 “장단점이 있겠으나 권한이양에는 신중해야한다"고 설명했다. 고 교수 역시 통합심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고 교수는 “재건축을 할 때는 학교·교통·환경 등을 합쳐서 통합심의를 하고있다"며 “정비사업 인허가가 구청의 권한이 되면 지역마다 기반시설이 다른 만큼 여러 요소를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 대부분이 구청장에게 권한을 이양한다고 해서 정비사업 속도가 빨라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김 소장은 “현재도 정비사업에서 구청이 조합설립·사업시행·관리처분 과정에서 실무적인 일을 이미 상당 부분 담당하고 있다"며 “정비사업 속도가 지연되는 이유가 도시계획위원회 등의 병목현상에만 있다면 속도가 빨라지겠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500세대 이하 자치구 권한이양과 관련해서 24일 입장문을 내고, 해당 주장은 실효성이 떨어지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김동구 서울시 건축기획관 직무대리는 “지금도 정비사업 전체 9개 인허가 권한 중 조합설립·사업시행·관리처분 등 7개 권한이 자치구에 있다"며 “서울시가 행사하는 권한은 그 중 '구역지정을 위한 심의'와 '사업시행을 위한 통합심의' 2가지에 불과하고 이 2가지 심의 소요기간은 약 4개월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장에서 사업을 지연시키는 원인은 이주비대출규제나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등 정부의 규제때문이라는 것이다. 중소규모 자치구 권한이양과 관련해 당정과 서울시가 사전에 상의한 내용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김 직무대리는 “지난번 서울시장 선거 과정에서도 정원오 후보가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을 때 서울시는 부작용에 대해 우려한 바 있다"면서 “사전에 당정과 상의하지는 않았지만 향후 논의하게 된다면 이러한 부작용과 우려를 전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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