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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금값에...은행권 골드뱅킹 잔액 사상 첫 1.1조 돌파

미국의 관세정책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안전자산인 금에 자금이 쏠리면서 금값이 급등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은행권의 골드뱅킹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1000억원을 돌파했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우리은행의 올해 4월 말 기준 골드뱅킹 잔액은 1조1025억원이었다. 3월 말(1조265억원) 대비 한 달 새 760억원 늘었다. 1년 전인 작년 4월 말(6101억원)과 비교해도 1.8배에 달한다. 골드뱅킹은 금 실물 인수도 없이 자유롭게 금에 투자하는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금융투자상품이다.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2023년부터 작년 상반기까지 5000억~6000억원대를 유지하다가, 하반기부터 잔액이 급증해 올해 3월에는 사상 최초로 1조원을 넘어섰다.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안전자산인 금에 자금이 몰린데다 달러화 약세, 미국 국채 등 달러 표시 자산 매도 움직임,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집 등이 맞물리며 금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금시장에서 이달 2일 1kg짜리 금 현물은 1g당 14만82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작년 말(12만7850원) 대비 16.3% 급등한 수치다. 골드바도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골드바 판매액은 348억7200만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인 작년 4월 골드바 판매액(89억8300만원)의 3.9배에 달한다. 골드바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한국조폐공사, 한국금거래소 등은 올해 2월 금 원자재 수급 문제를 이유로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지난달부터 일부 은행에서 한국금거래소의 1kg 상품 등이 판매 재개됐지만, 여전히 제한은 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한국금거래소의 1kg 골드바만, 하나은행은 한국금거래소와 LS MnM의 1kg 골드바만 판매 중이다. 신한은행은 일부 상품의 재고가 소진돼 예약 판매로 전환할 정도다. 다만 하나은행, 우리은행은 이번주 한국조폐공사의 골드바 판매를 재개한다. 하나은행은 이달 7일부터 한국조폐공사 골드바 4종(37.5g, 100g, 500g, 1kg)을 판매한다. 우리은행은 8일부터 한국조폐공사 골드바 5종(37.5g, 100g, 375g, 500g, 1kg)의 판매를 재개한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정부, 올들어 한국은행서 71조 대출...1분기 이자만 445억원

정부가 올해 1월부터 4월 말까지 일시적인 자금 부족을 메우고자 한국은행으로부터 빌린 누적 대출금이 7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대(對)정부 일시대출금·이자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 말까지 정부가 한국은행으로부터 빌린 누적 대출금은 총 70조7000억원이었다. 올해 누적 일시대출 규모는 해당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2011년 이후 15년 만에 최대치다. 다만 정부는 자금을 많이 빌린 만큼 꾸준히 갚아 올해 빌린 70조7000억원과 지난해 넘어온 대출 잔액 5조원을 더한 75조7000억원을 4월 말 현재 모두 상환한 상태다. 한국은행의 대정부 일시 대출 제도는 정부가 세입의 국고 수납과 세출 집행의 시기적 불일치를 보완하기 위한 재정 운영 수단이다. 회계연도 중 세입과 세출 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인 자금 부족을 메우는 것이다. 개인이 시중은행 마이너스 통장(신용한도 대출)을 열어놓고, 필요시 수시로 자금을 충당하는 것과 비슷하다. 정부가 한국은행의 마이너스통장을 많이 이용했다는 건 그만큼 쓸 곳(세출)에 비해 걷힌 세금(세입)이 부족해 재원을 임시변통하는 일이 잦다는 뜻이다. 올해 일시 대출 이자율은 '(대출) 직전분기 마지막 달 중 91일 물 한은 통화안정증권의 일평균 유통수익률에 0.10%포인트(p)를 더한 수준'이 적용된다. 이 기준에 따라 올해 1월 발생한 일시대출 이자는 총 445억3000만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정부는 2092억8000만원에 달하는 일시대출 이자를 한국은행에 지급한 바 있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대선 후 대출문턱 더 높아진다”...7월 3단계 스트레스DSR 시행

대선이 끝난 직후인 오는 7월부터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시행되면서 가계대출 문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이달 중으로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에 앞서 스트레스 금리 수준, 적용 대상 등을 정할 예정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3단계 스트레스 DSR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축소하는 것이 골자다. 스트레스 DSR은 미래 금리 변동 위험을 반영해 대출 금리에 가산 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해 대출한도를 산출하는 제도다. 미래 금리 변동성 리스크를 반영한 스트레스 금리가 붙으면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2월 은행권 주담대를 대상으로 0.38%포인트(p)의 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하는 1단계 조치를 도입했다. 이어 지난해 9월 2단계 조치를 도입하면서 은행권 주담대, 신용대출 및 2금융권 주담대에 수도권 1.2%p, 비수도권 0.75%p의 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했다. 금융당국은 오는 7월부터 3단계 스트레스 DSR이 도입되는 만큼 금융권 시스템 개발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해 이달 중 스트레스 금리 수준, 적용 대상 등을 정할 방침이다. 스트레스 금리는 과거 5년 중 가장 높았던 수준의 월별 가계대출 가중평균 금리와 현시점 금리를 비교해 결정한다. 다만 금리변동기의 과다 또는 과소 추정을 보완하고자 하한을 1.5%, 상한을 3.0%로 뒀다. 금융당국은 올해 총량적으로 가계대출 증가율을 경상성장률 증가범위 추정치인 3.8% 범위에서 관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분기 우리 경제가 -0.2%의 역성장을 기록했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가계부채는 경상성장률 범위에서 관리되고 있다는 게 당국의 진단이다. 지난달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3월 말보다 5조원 이상 늘었다.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속도는 2월 4조2000억원에서 3월 4000억원으로 줄었다가 지난달 다시 불어났다.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올해 2월 서울 토지거래허가구역 일부 해제 등으로 서울 지역 주택 거래가 수개월 시차를 두고 주담대 증가로 이어진 점이 4월 가계대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미국 관세정책으로 국내외 주식이 급락하면서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 대출) 등을 통한 투자용 신용대출 수요도 늘었다.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과 별개로 금융당국은 이달부터 한국주택금융공사(HF),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보증보험(SGI) 등 3대 보증기관의 전세대출 보증 비율을 대출금의 90%로 일원화한다. 기존에는 HF의 보증비율이 90%, HUG와 SGI서울보증은 100%였는데, 이를 90%로 하향 조정하는 것이다. 보증 한도가 90%로 줄어들면, 은행권은 10%의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출 심사를 더욱 깐깐하게 하고, 금리를 높여 대응할 수 있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정부 방침에 울고 웃는 펫보험…선두주자·신흥세력, 역량 강화 박차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의 개체수가 많아지고 수명도 길어지면서 펫보험 시장도 주목 받고 있다. 전문업체들도 '이륙'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아직 시장이 초기단계인 만큼 정부의 규제 변화에 대해 민감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이번달부터 재가입 주기를 1년으로 줄이고 자기부담률을 30%로 높인 펫보험 상품을 판매한다. 기존에는 재가입 주기가 3년 또는 5년이었고, 진료비용에 대한 보장 비율은 최대 100%였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손해로 느껴질 수 있는 이유다. 치료 이력에 따라 보험 가입이 어려워지거나 보험료가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설계사로서도 판매 수수료율 인하라는 유탄을 맞게 된다. 보험사들은 지금도 1~2% 수준에 머무르는 가입률 제고가 더욱 난항을 겪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집사'들이 보험료 부담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최소 자기부담금 3만원이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이 이같은 조치를 단행한 것은 펫보험이 '실손보험 시즌2'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수의사의 과잉진료 뿐 아니라 보험 가입 반려동물과 비슷한 다른 개체로 진료 받고 보험금을 받는 일명 '동물 바꿔치기' 등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문제가 현실화되고 있는 탓이다. 장기적으로는 시장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수치료와 체외충격파를 비롯한 비급여 항목의 '폭등'을 겪은 1세대 실손보험은 새롭게 나오는 5세대와 비교하면 보험료가 연간 수십만원 높다. 펫보험에서는 보험료·손해율 통제로 이러한 사태가 벌어지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구상이다. 당국과 업계의 또다른 고민거리였던 반려동물 진료비 표준화는 다른 부처의 도움을 받고 있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동물의 진병명·진료행위명 등을 표준화(코드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동물 진료의 권장 표준' 고시를 개정했다. 이번 개정으로 고혈압과 결막염을 비롯한 질병 3511종과 초진·입원·예방접종 등 진료행위 4930종의 명칭 및 코드가 표준화됐다. 농식품부는 △반려동물 질병 맞춤형 보험상품 개발 △보험금 지급심사 절차 간소화 △동물병원간 진료비 편차 완화 등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업계에서는 천차만별인 진료비와 진료항목 때문에 양질의 데이터 확보 및 손해율 산정이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향후에는 상품 설계가 쉬워지고, 보험료 인하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펫보험 시장의 성장을 저해하는 이유로 불리던 소액·단기 상품 존재감 부족도 완화될 전망이다. 당국은 펫보험 전문업체 진입도 유도하고 있다. 삼성화재 등이 투자한 마이브라운은 최근 소액단기전문보험사 본허가를 신청했고, 올해 안으로 영업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스타트업 파우치도 시리즈 A라운드를 포함해 69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 반려동물 전문 보험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DB손해보험이 인공지능(AI)기반 반려동물 홈케어 솔루션 '라이펫'을 운영하는 십일리터와 손잡고 '라이펫 펫보험' 상품을 선보이는 등 기존 기업들의 수성능력도 강화되고 있다. 십일리터는 슬개골 탄구, 백내장을 비롯한 진행성 질환 가능성을 3초 안에 분석하는 비전 AI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DB손보는 수의사가 만든 반려동물 전용 헬스케어 플랫폼 '온힐'과 동물병원 연계 부가서비스 개발에 나서는 등 펫보험 역량을 끌어올리는 중으로, 올해 초 손해보험업계 최초로 6개월 배타적 사용권도 획득한 바 있다. KB손해보험도 반려동물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코코스퀘어와 '임베디드 보험'을 만들고 있다. KB손보가 다이렉트 펫보험 상품을 코코스퀘어에 제공하고, 코코스퀘어는 멤버십 고객을 대상으로 반려인 상해·질병으로 인한 입원 기간 동안 반려동물 위탁비용 보장을 부가 혜택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계약과 원수보험료 증가 등 시장의 성장에는 변함이 없고, 리스크도 줄어든 측면도 있다"며 “변화되는 환경과 소비자들의 니즈에 부합하는 상품을 개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금융당국 땡큐?’ 은행권, 금리인하에도 ‘순이자마진’ 올랐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에도 4대 시중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전분기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NIM도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나,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로 은행권이 대출금리를 예금금리보다 상대적으로 천천히 인하한 영향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1분기 평균 NIM은 1.56%로 작년 4분기(1.54%) 대비 0.02%포인트(p) 상승했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이 지난해 4분기 1.72%에서 올해 1분기 1.76%로 올랐다. 이 기간 하나은행도 1.46%에서 1.48%로 상승했다. 신한은행은 1.52%에서 1.55%로 0.03%포인트 올랐고, 우리은행도 1.40%에서 1.44%로 상승했다. 은행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로 불리는 NIM은 은행이 자산을 운용해서 거둔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제외한 나머지를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다. 예금과 대출의 금리차이에서 발생한 수익뿐만 아니라 채권 등 유가증권에서 발생한 이자도 포함된다. 순이자마진이 상승했다는 것은 은행권의 수익도 커졌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 11월, 올해 2월 등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3.50%에서 2.75%로 인하했다. 그러나 은행권이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로 금리 인하분을 대출금리에 상대적으로 천천히 반영하면서 NIM도 확대된 것으로 해석된다. 은행권은 대출금리를 급격하게 인하할 경우 금리가 낮은 쪽으로 대출 수요가 쏠릴 수 있어 대출금리를 적정 수준 내에서 관리하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중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수신(예금)금리는 연 2.84%로 전월(2.97%) 대비 0.13%포인트 내렸다. 대출금리는 2월 연 4.46%에서 3월 4.36%로 전월 대비 0.10%포인트 하락했다. 예금금리가 수신금리보다 더 큰 폭으로 내린 셈이다. 저축성수신금리는 지난해 10월(3.37%) 이후 6개월 연속 하락한 반면 대출금리는 작년 12월(4.64%) 이후 4개월 연속 하락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은행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금리와 저축성수신금리의 차이인 예대금리차는 3월 현재 1.52%로 작년 9월(1.22%p) 이후 7개월 연속 확대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예금금리 인하에 맞춰 가계대출 금리를 인하하면 가계부채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지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NIM은 곧 예대금리차를 뜻하는데,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서는 대출금리를 쉽게 내리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며 “이 와중에 기준금리가 낮아지다 보니 NIM은 확대된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은행권 자체적으로 비용절감 노력, 요구불예금 등 핵심예금 증가 등의 전략을 가동한 점도 NIM 개선에 긍정적이었다. 예를 들어 신한은행은 시장금리 하락에도 조달비용 감축 등 효율적인 자산부채관리(ALM) 전략으로 NIM을 방어했고, 우리은행 역시 적극적인 자산 리밸런싱(재조정)과 조달·운용을 최적화해 시장금리 하락에도 NIM을 끌어올렸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내릴 건 기준금리뿐?”…은행 예대금리차, 되레 벌어졌다

기준금리 인하기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는 8개월 연속 확대됐다. 은행권의 예·적금 등 수신금리가 대출금리보다 큰 폭으로 떨어지며 예대금리차가 더 커졌다. 4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3월 신규 취급 기준 가계 예대금리차(이하 정책서민금융 제외)는 평균 1.47%포인트(p)로 나타났다. 이는 2월의 1.38%p보다 0.09%p 확대된 수치다. 예대금리차는 대출금리에서 저축성수신금리를 뺀 차이를 의미한다. 은행별 예대금리차를 보면 국민은행이 0.16%p 가장 많이 벌어졌다. 이어 신한은행 0.11%p, 우리은행·농협은행 각 0.08%p, 하나은행 0.03%p 확대됐다. 5대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7월 0.43%p에서 8월 0.57%p로 높아진 후, 8개월 연속 벌어졌다. 작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예대금리차는 1.04%p나 커졌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0월 연 3.5%에서 연 3.25%로 낮아지며 본격적인 인하기에 돌입했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2.75%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은행권의 저축성수신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더 빠르게 하락하면서 예대금리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 지난 3월 기준 가계대출(이하 정책서민금융 제외) 금리는 4.30%로 전월 대비 0.04%p 하락했다. 반면 저축성수신금리는 2.83%로 전월 대비 0.13%p 낮아져 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예대금리차가 벌어지기 시작한 지난해 7월과 비교하면 저축성수신금리는 0.60%p 떨어진 반면, 가계대출 금리는 0.44%p 오히려 상승했다. 정부가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면서 은행들은 대출 금리 인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지난 3월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제 재지정 여파로 가계대출 관리 조치가 더욱 강화되며 은행들은 대출금리 인하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다. 아울러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가계 예대금리차는 1.70%p로 나타났다. 전월(1.59%p) 대비 0.11%p 더 확대됐다. 19개 은행 중 3월 가계 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은행은 전북은행으로, 7.17%p를 기록했다. 정책서민금융 상품을 제외하고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42.7%)이 높아 전반적인 대출 금리가 높다는 것이 전북은행 설명이다. 가계 예대금리차가 가장 낮은 은행은 Sh수협은행으로 1.19%로 나타났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BBB-’ 도미노…저축은행, 건전성 마지노선 무너진다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부실과 경기 둔화가 지속되면서 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이 연달아 하락하고 있다. 업계의 신용 하락은 자금 조달비용 증가와 투기 등급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어 또 다른 연쇄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NICE신용평가(나신평)는 지난달 25일 고려저축은행과 예가람저축은행, 다올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고려저축은행의 장기 신용등급이 'A-'에서 'BBB+'로 하향된 데 이어 예가람저축은행의 장기 등급과 다올저축은행의 기업신용등급(ICR)이 각각 'BBB+'에서 'BBB'로 내려갔다. 지난달 4일에는 바로저축은행의 ICR 등급이 한국기업평가에 의해 'BBB'에서 'BBB-'로 내려갔다. JT친애저축은행은 한국신용평가로부터 이전 'BBB'에서 낮아진 신용등급 'BBB-'를 받았다. 'BBB-'는 투기등급 직전 단계다. 2금융권 전반의 부동산PF 리스크는 점차 완화되는 추세지만 저축은행업계는 업황 개선 기대감이 높지 않은 분위기다. 국내 저축은행 79곳은 지난해 397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023년(-5559억 원)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다. 업계는 부실 부동산 PF와 브릿지론 관련 부실 자산 정리를 위해 상·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건전성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업권 차원에서 자체 NPL 회사를 설립하는 등 경공매에 적극 나서는 한편 개인신용대출을 확대하면서 연체율 관리에도 매진하기도 했지만 부동산 경기회복이 늦어지고 거래자 채무상환 능력이 저하된 영향이 큰 탓으로 분석된다. 현재 저축은행 79곳 중 34곳이 연체율 10%를 웃도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 평균 연체율은 지난해 기준 8.52%로, 전년 말(6.55%) 대비 1.97%p 상승했다. NPL(부실채권) 비율은 15%를 넘는 저축은행이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한 해 동안 6개에서 15개로 늘어났고, 일부 저축은행의 NPL 비율은 20%를 넘어서고 있다. 문제는 신용등급의 하락이 가져오는 파장이다. 저축은행 신용등급이 투기등급(BB)까지 떨어지면 연금 상품 판매에 제한을 받으면서 자금 부담이 커지게 된다. 퇴직연금 자금을 유치하지 못해 자금 조달 창구가 줄어들게 되기 때문이다. 신규 퇴직연금 자금을 유치하지 못하게 되면 영업 축소 등 악영향으로 이어진다. 연금 신규 유치에 더해 기존에 조달한 퇴직연금 자금도 만기 후 재예치가 불가능하다. 실제 업계의 퇴직연금을 통한 수신 조달 비율은 지난해 하반기 기준 평균 26% 수준으로 적지 않은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저축은행의 주요 수신 조달원 중 하나가 퇴직연금임을 시사한다. 퇴직연금을 운용하지 못하면 예금 금리를 높여 자금 조달에 나서는 방식에 의존해야 하는데, 조달 이자 비용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에 부담이 커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수 저축은행이 건전성 방어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퇴직연금 운용 마지노선에서마저 밀려날 경우 영업 악화로 인한 유동성 관리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신용평가사들도 업권의 건전성을 주시할 방침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고려저축은행과 예가람저축은행에 대해 “부동산 경기 양극화, 조달 비용 상승 등을 고려할 때 추가적인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역성장에 소상공인 ‘벼랑 끝’...금융권, 구원투수 나선다

금융사들이 내수 부진, 미국 상호관세 조치로 어려움을 겪는 개인사업자,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은행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성실하게 이행 중인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사업자금을 지원하는 '신한 개인사업자 햇살론119'를 내놨다. '신한 개인사업자 햇살론119'는 서민금융진흥원 보증서 담보대출로, 만기연장·금리감면·중도상환해약금 면제 등 맞춤형 채무조정(소상공인119plus)' 프로그램을 3개월 이상 이행 중인 연 매출액 3억원 이하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다. 대출한도는 최초 1000만원 한도로 지원하며, 대출금리는 연 6~7% 수준이다. 신한은행의 소상공인 경영컨설팅을 이수하면 우대금리나 추가대출도 가능하다. KB금융지주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미국 관세장벽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수출 소상공인 지원사업을 진행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상공인 수출기업 수는 전체 수출기업의 55.8%를 차지한다. 해당 사업은 수출 소상공인 400개사를 수출 전문 컨설턴트와 매칭해 수출역량 강화, 신규 해외 판로 개척을 위한 컨설팅을 제공하는 '수출 컨설팅'과 관세 대응에 필요한 서비스를 바우처 방식으로 추가 지원하는 '수출 바우처'로 구성됐다. 이 중 수출 바우처는 수출 대체시장 공급망 확보, 관세 현지분쟁 대응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 가능하다. 이밖에 우리은행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중견기업을 위해 신용보증기금에 100억원을 특별출연한다. 이를 기반으로 중소·중견기업에 총 21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지원한다. 우리은행은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보증비율 최대 95% 상향, 기업당 보증한도 최대 500억원 확대, 성장 단계별 맞춤형 보증 등을 제공한다. 하나손해보험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재취업지원 프로그램과 연계해 재취업을 희망하는 자영업자의 전직과 신속한 재기를 지원한다. 구직 희망자에게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고, 직영 콜센터 채용을 위한 전용 추천 채널을 꾸린다. 채용 규모는 연간 약 30여명이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웰컴 투 코리아, 카드부터 쥐여준다”...외국인 MZ에 꽂힌 카드사들

카드사들이 가맹 수수료율 인하 등의 악재에 대응하기 위한 솔루션 찾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국내로 유입되는 외국인에 눈을 돌리는 것도 이같은 노력의 일환이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체류 장·단기 외국인은 2021년 196만명에서 지난해 265만명으로 늘어났다.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을 비롯한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도 외국인 채용을 늘리면서 규모가 커졌다. 고객층이 넓어지면서 카드 사용액도 증가하고 있다. 이민정책연구원은 2023년 기준 국내 외국인의 신용카드 사용액은 56조2818억원으로 2019년 대비 65% 급증한 것으로 추정했다. 1인당 연간 신용카드 이용액은 515만원 수준이다. 이는 내국인의 73%에 달한다. 국내 개인 회원 신용카드 사용액에서 외국인의 비중이 2023년 6.9%였으나, 2030년대 두 자릿수로 올라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체크카드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났다. KB국민카드가 최근 6년간 관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내 거주 외국인 체크카드 이용고객 수는 2019년 보다 46%, 이용금액은 75% 불어났다. 1인당 월평균 이용건수(22.8건)와 금액(51만6000원)도 각각 20%·19% 높아졌다. 특히 2030 세대가 향후 외국인 카드 실적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2024년 이민자체류실태및고용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15세 이상 국내 상주 외국인 156만명 중 30대 이하가 절반을 넘는다. 비전문취업 중 90.7%, 전문인력의 78.2%를 차지하는 것도 이들이다. 유학생 99.2%와 결혼이민 58.1%도 해당 연령대에 집중됐다. KB국민카드는 전체 외국인 체크카드 발급 고객 중 30대가 27%로 가장 높았으나, 20대의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최근 3년을 기준으로 하면 20대가 39%(30대 26%)에 육박한다는 것이다. 반면, 40대는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1%지만 최근 3년은 14%다. 50대는 각각 16%·10%, 60대 이상은 19%·11%로 집계됐다. 이들의 금융생활을 함께할 카드 상품도 연이어 나오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외국인 등록증을 보유한 국내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대형마트·백화점·대중교통·통신요금 혜택 등을 담은 'KB국민 탄탄대로 웰컴카드'를 출시한 바 있다. 'KB국민 WELCOME PLUS 체크카드'도 판매 중이다. 신한카드는 앞서 외국인 신원 인증부터 결제 서비스 등을 돕는 금융·인증 플랫폼 '트립패스'를 론칭했고, 기명식 트립패스 선불카드 2종도 선보였다. 면세점 이용, 세금 환급에도 활용 가능하다. 외국인들이 대중교통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에 착안, 해당 기능도 탑재했다. KT와 손잡고 유심상품을 구매하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트립패스 선불카드를 제공하는 패키지 상품도 합류한다. 우리카드도 △해외 가맹점 1% 캐시백 △간편결제 2% 캐시백 △편의점·영화·대중교통 등 일상 영역 5% 캐시백을 비롯한 혜택을 제공하는 외국인 맞춤 체크카드 'K-LIFE CHECK'를 판매하고 있다. BC카드의 경우 통합결제 비즈니스 기업 다날과 함께 외국인 특화 선불카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대학을 비롯한 교육시설과 주요 상권에 전용 키오스크도 설치한다. 롯데카드는 서울시와 관광 콘텐츠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K-컬처 등에 힘입어 마케팅 성과도 낸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청년세대의 제조업·중소기업 외면 등으로 국내로 유입되는 외국인과 소득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며 “새로운 고객 확보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수출입은행 “올 2분기 수출, 전년보다 6~7% 감소 전망”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2일 '2025년 1분기 수출실적 평가 및 2분기 전망'을 통해 올해 2분기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감소한 1600억달러 내외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수은은 지난해 4분기 하락세로 전환한 수출선행지수가 3분기 연속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어 수출 경기 둔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 2분기 수출선행지수는 120.7로 작년 동기보다 0.2p 떨어졌다. 이 지수는 주요 수출대상국의 경기, 수출용 수입액, 산업별 수주현황, 환율 등 수출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변수를 종합해 수출 증감 정도를 예측할 수 있도록 만든 지수다. 수은 관계자는 “미국 관세 부과 및 무역정책 변화 등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증대됨에 따라 수출 감소는 지속될 전망이다"며 “특히,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여의치 않아 그 영향이 광범위해지거나, 관세부과로 인한 미국내 물가상승 압력으로 소비 부진이 심화될 경우 수출 감소폭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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