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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성적 따라 우대금리...은행권, ‘이색적금’ 가입해볼까 [머니+]

은행권이 고객들의 니즈를 고려한 새로운 형태의 적금 상품을 내놓고 있다. 기존 상품 대비 우대금리 요건이 까다롭지 않고, 다양한 형태로 돈을 모을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다음달 3일 재미와 경쟁 요소를 결합한 신개념 참여형 적금 상품인 '오락실 적금'을 내놓는다. 8주 만기 자유적립식 상품으로, 매주 최대 10만원까지 입금 가능하다. 기본금리는 연 2%이며, 우대이자율 최대 연 18%를 더해 연 20%의 금리를 준다. 특히 우대이자율은 가입 2주차부터 7주차까지 미션 게임 성적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6개의 게임 미션을 수행해 게임 성적 상위 3% 안에 드는 고객에게는 최고 금리가 적용된다. 신한은행은 현재 신한 SOL뱅크에서 오락실 적금 사전 예약 접수를 진행 중인데, 적금 가입에 앞서 고객들이 사전에 게임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 공개된 게임은 '같은 그림 맞추기'로, 3분 동안 같은 그림 카드를 맞춰 점수를 획득하는 방식이다. 다른 게임들은 아직 공개 전이다. 해당 적금은 2030 세대를 겨냥한 상품으로, 고객들이 재밌게 돈을 모으고 자연스럽게 저축 습관도 기르는데 중점을 뒀다. 여기에 신한은행은 오락실 적금을 적극 홍보하고자 친구 추천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친구에게 오락실 적금을 추천하고, 추천받은 친구가 적금을 가입하면 마이신한포인트 100포인트를 제한 없이 준다. 이와 별개로 추천 및 가입 실적을 기준으로 순위를 산정해 공유 횟수 1등인 고객 1명에게는 LA 유니버셜 스튜디어 여행 패키지의 경품을 준다. 최근 플랫폼 앱에서 자주 활용하는 '친구 공유 마케팅'을 활용한 것이다. 토스뱅크는 예비 부모를 대상으로 '태아적금'을 출시했다. 임신 단계부터 아이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설계된 자유적립식 상품이다. 태아적금에 가입한 고객이 출산 후 자녀 명의로 '아이통장'을 개설하면 최고 연 5%(세전)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우대금리를 받기 위해서는 임신확인서와 같은 별도의 증빙서류 없이, 태아적금 만기 전날까지 자녀 명의로 토스뱅크 아이통장을 개설하면 된다. 흥미로운 점은 태아적금에 가입하면 토스 앱에서 아이의 발달 과정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부모 한 명이 태아적금에 가입한 후 가족 구성원을 초대하면, 임신 주차별 안내와 성장 그래픽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아이통장에도 '지금 이자 받기' 기능이 탑재됐다. 해당 기능은 수시입출금 통장에 쌓인 이자를 원할 때 언제든 즉시 수령할 수 있는 서비스다. 미성년자 고객들은 아이통장에서 '지금 이자 받기'를 클릭하면 저금통으로 이자를 받을 수 있다. 태아적금, 아이통장에서 우대금리를 받고 해지한 다음 '아이적금'에 가입하는 방법도 있다. 토스뱅크의 아이적금은 보호자가 대신 만들어주는 아이 명의의 적금으로, 0세부터 15세까지 가입 가능하다. 기본금리 연 2.5%에 자동이체를 모두 성공하면 최대 연 5%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토스뱅크는 태아적금, 아이통장, 아이적금에 이르는 생애주기형 금융상품을 통해 성인뿐만 아니라 미성년자도 자연스럽게 토스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금값이 파죽지세로 치솟은 가운데 토스뱅크는 '태명 자랑대회' 이벤트를 통해 순금 5돈의 증정한다. 태아적금에 가입한 뒤 자녀의 태명과 태명의 뜻을 입력하면, 태명 카드 이미지가 생성된다. 토스뱅크는 인스타그램 투표를 거쳐 사랑 듬뿍 태명, 하나뿐인 태명 부문 별로 각각 한 명씩 선정해 총 2명에게 각각 순금 5돈의 금반지를 준다. 금융권 관계자는 “통상 은행권에서 내놓은 아이적금은 금리가 높은 대신 우대금리 조건이 까다로워 현실적으로 최고금리를 받는 게 쉽지 않다"며 “그러나 토스뱅크의 태아적금은 우대금리 요건도 까다롭지 않고, 부모가 아이 커가는 모습도 볼 수 있어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가 태어난 이후에도 성인이 될 때까지 토스뱅크를 이용할 수 있어 은행 입장에서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금융 풍향계] BNK금융, 그룹 AX 본격 추진…AI·디지털금융 강화 外

BNK금융그룹은 하반기 주요 경영전략 중 하나인 인공지능(AI)·디지털금융 강화를 위해 그룹 차원의 인공지능전환(AX)을 본격화한다고 23일 밝혔다. 주요 내용으로는 △그룹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기 위한 AI전략 방향성 수립 △AI 기술 도입에 의한 리스크로부터 조직, 임직원, 고객을 보호하기 위한 AI거버넌스 수립 컨설팅 △그룹 공동 생성형AI 플랫폼 도입 △AI·디지털 혁신 문화 조성을 위한 해커톤 대회개최 등이다. 22일에는 그룹 내 AI플랫폼에 대한 이해도 향상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그룹 AI디지털전략부 주관 하에 지주 주요 부서와 전 계열사의 디지털 주무부서, IT, 정보보호부 직원을 대상으로 '그룹 공동 생성형 AI플랫폼 도입'을 위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에는 지주의 향후 추진계획 공유를 시작으로 PWC컨설팅, LG CNS, IBM, 삼성SDS, SK AX가 참여했다. 향후 계열사 의견을 취합해 플랫폼 도입을 위한 사업을 본격적으로 착수할 예정이다. BNK금융 관계자는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AI기술 도입과 확산 체계를 구축해 AI를 통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며 직원들의 일하는 업무 방식과 조직 문화를 변화시키고 나아가 고객에게 더 큰 금융의 가치를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내부통제전문가 인증 제도를 도입해 자격인증을 실시했다고 23일 밝혔다. 농협은행은 1년여의 준비 끝에 자체 내부통제전문가 육성제도인 'NH내부통제전문가' 인증 제도를 도입했다. 오는 8월부터 8주간 자율학습과 온라인 평가를 통해 'NH내부통제전문가 3급' 자격을 부여했다. 이번 1단계 인증평가를 통해 총 3521명의 내부통제전문가 3급 인력이 양성됐다. 주요 교육과정은 △금융사고 예방과 내부통제 △법규준수와 내부통제 △금융윤리 등으로 구성됐다. 최근 중대 금융사고 사례를 담은 케이스 스터디를 중심으로 사고 예방대책과 내부통제 제도에 대해 심도 있는 학습이 되도록 했다. 강태영 농협은행장은 “시스템 뿐만 아니라 임직원 개개인의 내부통제 역량과 의식을 강화하는 것이 사고예방의 핵심"이라며 “이번 인증제도 실시를 초석으로 삼아 전사적 내부통제 문화 구축에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농협은행은 NH내부통제전문가 3급 인증을 시작으로, 2026년과 2027년 각각 2급과 1급 인증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BNK부산은행은 창립 58주년을 맞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함께먹고(Go), 함께살Go, 착한 점심데이'를 24일 실시한다고 23일 밝혔다. 착한 점심데이는 본점 구내식당 운영을 하루 동안 중단하고 부산은행 전 직원이 본점과 각 영업점 인근 식당을 이용하는 캠페인이다. 부산은행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임직원들 소비가 직접적으로 지역 식당 매출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창립 기념행사를 넘어 내수 침체와 경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소상공인에 힘이 되고, 지역상권 소비 촉진을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부산은행은 창립기념일을 맞아 어린이 문화공연, 시민·고객 초대 음악회, 고객 감사 이벤트 등 지역과 상생하는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김병기 부산은행 경영지원그룹장은 “장기간의 내수 부진으로 지역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이번 행사가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작은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부산은행은 지난 1월에도 지역경제 활력 제고를 목표로 전(全) 임직원이 근무지 인근 식당에서 미리 결제하고 재방문을 약속하는 '부산형 착한 결제 캠페인'에 동참했다. 농협경제지주는 내년 2월까지 특별방역대책 운영기간으로 설정하고,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와 구제역 등 가축질병 예방을 위해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체계적인 소독 활동과 방역 지원에 총력을 다 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농협은 2012년부터 공동방제단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115개 지역축협에서 540개소 공동방제단이 철새도래지와 전통시장, 가금 밀집단지 등 방역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상시 순회소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방역이 취약한 소규모 농가에 대해서는 집중적인 특별 소독활동을 강화하고 있으며, 올해는 4만8000호의 소규모 농가에 집중 방역활동을 지원했다. 또 고병원성 AI·구제역·아프리카돼지열병(ASF)·럼피스킨병(LSD) 등 주요 전염병 확산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민간 소독 차량을 임차한 대규모 방역활동도 병행했으며, 이번 특별방역대책 기간은 방역차 120대, 광역방제기 10대 등 130대를 동원해 신종 해외 가축질병 유입 차단을 위해 항만 등 취약지역에 매개곤충 방제사업까지 동시 진행한다. 전국 축산농가에 구제역 백신 공급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9월까지 전국 107개소 축협 동물병원을 통해 소 50두 이상, 돼지 1000두 이상 사육농가인 전업축산농가 대상으로 2678만두 분량의 구제역 백신 공급을 완료했다. 가축질병 발생 시에는 신속한 초동 대응을 목적으로 전국 30개소 비상공급 비축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소독 물품이 필요한 축산농가에 소독약, 생석회 등을 긴급지원하는 역할로 올해는 총 2억원 상당의 물품을 지원했다. 안병우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대표이사는 “철저하고 촘촘한 방역활동으로 가축질병 예방의 든든한 초석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며 "앞으로도 가축질병 예방과 축산농가의 안정적인 영농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코스피 급등 속에도 개인 ‘역베팅’ 확산…레버리지·인버스 동반 상위권

코스피가 단기간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개인투자자들의 상승·하락 양방향 거래가 동시에 확대되고 있다. 단기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투자자들은 조정 가능성에 대비한 포지션을 취하는 모습이다. 23일 코스콤에 따르면 최근 5거래일(10월 16~22일) 동안 ETF(상장지수펀드) 거래대금 상위 종목은 대부분 지수 방향성 상품이었다. 1위는 'KODEX 레버리지'(1조90억원), 2위 'KODEX 200'(7649억원), 3위 'KODEX 200선물인버스2X'(6424억원)로 나타났다. 뒤이어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2091억원)와 'KODEX 인버스'(1966억원)도 10위권에 들었다. 'KODEX 레버리지'는 코스피200 지수를 두 배로 추종하는 ETF로, 지수가 하루 1% 오르면 2% 수익이 발생한다. 반면 'KODEX 인버스'는 지수가 하락할수록 수익이 나는 구조이며,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이를 두 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이른바 '곱버스(곱하기+인버스)'로 불리는 이 ETF는 기초지수가 하루 1% 하락할 경우 2%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상승장에서는 손실이 그만큼 커질 수 있다. 최근 코스피의 급등세가 단기간에 집중된 점도 이러한 양방향 베팅 확산의 배경으로 꼽힌다. 10월 들어 코스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왔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약 16%, SK하이닉스는 37% 상승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이에 따라 시장 변동성을 나타내는 한국형 '공포지수' VKOSPI는 한 달 전(20.98) 대비 46.28% 상승한 30.69를 기록했다. VKOSPI는 코스피200 옵션가격을 기반으로 투자자들의 향후 주식시장 변동성 기대치를 반영하는 지수로, 통상 30%를 넘어설 경우 투자 위험이 높은 구간으로 분류된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VKOSPI가 30%를 상회하면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판단한다"면서 “이번 변동성 반등은 하락 공포보다는 단기 급등 이후 상방 리스크에 대한 경계심이 확대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 상승세가 소수 대형주에 집중되면서 시장 내 종목 간 온도차도 커졌다. 삼성증권 분석에 따르면 현재의 변동성 수준을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하루 최대 12조원, SK하이닉스는 11조원 규모의 시가총액 변동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수 상승이 광범위하게 확산되기보다는 일부 주도주에 쏠려 있다는 의미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 고점 인식이 형성되면서 주도주에 대한 차익 실현 욕구가 늘고 있다"며 “코스피가 3800선을 전후로 수급 공방 속 조정 구간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단기 조정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중장기 상승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KB증권에 따르면 내년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28조원, 22조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반도체 업종이 코스피 전체 이익 증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의 이익 모멘텀이 견조하게 유지되는 가운데 비(非)반도체 업종의 실적 개선도 내년부터 가시화될 것"이라며 “코스피의 중장기 상승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마감시황] 코스피, 사상 첫 3900선 돌파 후 하락 마감…외인·기관 매도에 3845선으로 밀려

코스피가 장중 사상 처음 3900선을 돌파했지만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며 하락 마감했다. 미·중 무역갈등 재부각과 뉴욕증시 약세, 급등 부담이 맞물리며 7거래일 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23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8.12포인트(−0.98%) 내린 3845.56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뉴욕증시 약세와 미·중 무역갈등 경계감 속에 전장보다 47.89포인트(−1.23%) 내린 3835.79로 출발했다. 하지만 오전 11시 48분께 상승 전환해 3900.64를 돌파했고, 장중 한때 3902.21까지 오르며 사상 처음 3900선을 넘었다. 그러나 오후 들어 매물이 출회되며 상승분을 반납, 결국 3840선에 주저앉았다. 코스피가 3900선을 넘은 것은 지난 20일 장중 3800선을 처음 돌파한 지 불과 사흘 만이다.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된 가운데, 미·중 무역 갈등과 '버블 붕괴' 우려가 겹치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한국은행은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다만 고환율과 지정학 리스크,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며 투자심리 회복은 제한적이었다. 수급별로는 개인이 7474억원 순매수로 방어에 나섰으나,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090억원, 3972억원 순매도로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시가총액 상위 14개 종목 중에서는 방산주를 제외하고 대부분 약세로 마감했다. △네이버(−5.09%) △현대차(−3.45%) △두산에너빌리티(−3.42%) △셀트리온(−3.20%) △삼성전자(−2.13%) △LG에너지솔루션(−1.54%) 등이 낙폭을 키웠다.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4.17%) △한화오션(+1.89%)은 방산 수출 기대감에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12포인트(−0.81%) 내린 872.03으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닥은 874.13(−0.57%)에 출발해 장중 내내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에코프로(−6.75%) △에코프로비엠(−3.51%) △레인보우로보틱스(−1.92%) 등 주요 성장주가 하락한 반면 △알테오젠(+0.33%) △HLB(+0.34%) △파마리서치(+0.18%) 등 일부 바이오주는 소폭 상승했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8원 오른 1439.6원에 마감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성영수號 하나카드, ‘법카’ 시장서 꾸준히 성장…1위 노린다

하나카드가 성영수 대표의 리더십 하에 법인카드 시장 내 '메달 색깔' 바꾸기에 나섰다. 대미 관세 충격 및 국내 경기 부진으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서도 고객 저변을 강화한 덕분이다. 2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1~9월 하나카드의 국내·외 법인 신용카드 이용액은 약 14조26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15억원(6.3%) 증가했다. 법인카드 시장에서 전통의 강호로 불리는 KB국민카드와 맞먹는 수준으로 성장한 것이다. KB국민카드는 같은 기간 14조1003억원에서 14조5257억원으로 3.0% 늘어났다. 수익성이 낮다고 평가되는 국세/지방세를 제외한 금액은 KB국민·신한카드에 이은 3위지만, 내실이 튼튼해졌다는 평가다. 실제로 국내 일시불(일반) 이용액은 11조3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했다. KB국민카드(12조1060억원)와 2위 신한카드(11조5769억원)가 각각 2572억원·8569억원 늘어나는 동안 1조원 넘게 끌어올리며 추격에 나섰다. 양사의 국세/지방세 이용액이 확대된 것과 달리 하나카드에서는 감소했다. 해외에서도 상승세다. 해외 일시불(일반) 이용액은 6065억원으로, 867억원(16.7%) 많아지면서 롯데카드와 3위를 다투는 형국이다. 지난해에도 신한·BC카드에 이어 롯데·KB국민카드와 3위그룹을 형성했으나, 올해는 KB국민카드와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하나카드가 '법카'에 힘을 쏟는 것은 실적에 기여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지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성 대표를 내정했던 것도 해당 시장에서 수익성 개선을 모색하기 위함이었다. 8월 기준 국내 카드사들의 법인카드 승인액은 18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8.4% 증가했다. 승인건수(1억3000만건)가 4.3% 하락했으나, 평균승인액(14만1818원)이 13.3% 커진 덕분이다. 이는 개인카드 평균승인액(3만4736억원)의 4배에 달하는 수치다. 업계에서는 '하나THE기업카드'와 '플래티늄 법인카드'를 비롯한 상품들이 성과를 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카드 모두 국내외 일시불 및 할부와 해외 일시불 이용건별 0.2%를 적립해준다. 하나THE기업카드는 사업자단위 통합 연회비를 청구하고, 공용/사용자지정(기명식)/계좌지정(개인형) 발급이 가능하다. 플래티늄 법인카드의 연회비는 10만원으로, 주유 할인과 공항라운지·호텔 우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연말까지 하나THE기업카드 추가적립(국내 일시불 및 할부 0.2%, 해외 일시불 0.3%), 비자(VISA)·마스터카드 브랜드 카드의 공항 라운지 무료 입장 프로모션 등 법인 고객을 위한 혜택도 제공한다. 또한 공용카드 1매로 최대 100명의 사용자가 하나Pay에 등록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 중으로, 연달아 은행 출신의 수장이 오면서 하나은행 네트워크 활용도 향상을 비롯한 그룹 계열사 시너지도 강화되는 모양새다. 1월부터 9월까지 매월 신규 법인회원이 해지회원 보다 많았던 유일한 카드사인 점도 특징이다. 사용가능회원수가 1년 만에 11만명 이상 많아진 원동력이다. 올 8월까지 법인 파산 신청(1459건)이 전년 동기 대비 12.3% 불어나는 등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문을 닫은 사업장이 많아지면서 다수의 카드사가 회원을 잃은 흐름에 휩쓸리지 않았다는 의미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법인영업을 담당하는 임직원들의 고객 눈높이에 맞는 영업활동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탄소중립·포용금융’ 각축전…금융지주, ESG 실적 경쟁 치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가속화하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사회적 가치 창출 규모가 확대되는 한편 포용금융이나 탄소중립 등 지주별로 강점을 보이는 영역도 점차 확고해지는 추세다. 23일 각 그룹사가 발표한 지난해 ESG 경영 성과 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사회적 가치를 가장 많이 창출한 곳은 KB금융이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6조6545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일으켰다. 항목별 성과는 환경(E) 3134억원, 사회(S) 2조7122억원, 지배구조(G) 및 기타 3조6289억원으로 조사됐다. 회사의 사회적 가치는 비금융 부문인 사회공헌 활동에서 발생하는 가치뿐만 아니라 금융업 본연의 역량을 활용해 '금융상품 및 서비스'에서 창출하는 가치를 모두 포함한다. KB금융은 지난해 포용금융 확대와 금융소비자 보호, 주주환원정책 강화 등 사회(S)와 지배구조(G) 분야 확대에 집중했다. 사회 부문에서 △금융취약계층을 위한 저금리 대출·금리우대 △소상공인 금융비용 완화 및 보증재원 출연 등 포용금융 △'금융소비자 보호 및 금융접근성 제고' 등 부문에서 사회적 가치의 성장을 이끌었다.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시행한 자사주 소각에 따른 주주환원 성과가 반영됐다. KB금융은 환경부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구체적으로 탄소중립 추진 전략인 'KB Net Zero S.T.A.R.'를 실행하고 건물 내 에너지 효율화 사업과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확대 등 탄소 감축 활동을 시행 중이다. 올해 초 탄소정보 공개 프로젝트(CDP) '2024 기후변화 대응부문' 평가에서 최상위 등급인 '리더십 A'를 획득하기도 했다. 하나금융지주의 전체 가치 창출규모는 5조5359억원이었다. 이 중 사회부문 가치 창출이 3조1600억원을 기록해 높은 수치를 보였다.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아동보육·소상공인 지원이 주요 ESG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환경 부문에선 친환경 금융 투자와 저탄소 전환 금융을 집중 확대하고 건물·에너지 부문 효율화와 탈탄소 금융상품을 늘렸다. 특히 2050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ESG 컨설팅 제공 및 저탄소 금융 생태계 조성을 추진하는 한편 지난해 친환경 인프라 투자액 규모가 2조원에 달했다. CDP(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기후변화 대응 평가에서 1등급 상승해 리더십 A 획득, 글로벌 은행산업 내 1위 수준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우리금융지주의 지난해 총 ESG 가치 창출 규모는 5조1619억원에 달했다. 부문별로 △환경(E) 9174억원 △사회(S) 2조1706억원 △지배구조(G) 2조739억원의 가치를 각각 창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금융은 환경 부문에서도 9174억 원의 높은 사회적가치를 창출한 한편 탄소 감축 성과를 직접 수치화한 유일한 지주사로 꼽힌다. 우리금융은 국내 금융권 최초로 SBTi(과학기반탄소감축목표) 인증을 활용해 실감형 탄소절감 데이터를 공개했다. 지난해 금융배출량 집약도는 전년 대비 1.32tCO₂eq/억원 감축(20.95tCO₂eq/억원) 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5조4545억원의 가치를 일으킨 신한금융지주는 ESG 공시 체계를 확립하고 기후·자연 대응을 강화하는 성과를 보였다. 지난 2022년 TNFD(자연 관련 공시)를 도입한 이후 2023년과 지난해 TNFD 권고안에 따라 생물다양성 및 자연자본 의존도와 영향 분석을 고도화해 공시했다. 국내 기업 중 TNFD 프레임워크에 따라 선제적으로 보고하며 글로벌 프레임워크 정착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UN SDGs)를 기반으로 한 신한금융만의 SDGs 전략 프레임워크도 구축함으로써 ESG 전략에 따른 활동과 성과를 보다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환경 부문에선 'Zero Carbon Drive' 전략을 기반으로 2044년 내부 넷제로와 2040 RE100 달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우리은행 “새희망홀씨대출 5588억원...시중은행 실적 1위”

우리은행이 대표 서민금융대출 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의 올해 3분기 누적 공급액 5588억원으로 시중은행 중 공급실적 1위를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우리은행은 작년에도 새희망홀씨대출을 6374억 공급하며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6000억원을 초과했다. 올해도 △1분기 1540억 △2분기 1750억 △3분기 2298억을 공급하는 등 계속해서 대출액을 늘려나가고 있다. 대출금액 뿐만 아니라 새희망홀씨대출 목표 달성률(87.5%) 역시 시중은행 중 가장 높았다. 우리은행은 2023년 청년·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연 5.0∼5.5% 확정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는 △우리 청년도약대출 △우리 사장님 생활비대출과 우리은행 대출을 최장 10년까지 장기분할상환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우리 상생 올케어대출 등 새희망홀씨대출을 확대하며 대출액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더불어 영업점 방문이 어려운 고객을 위해 우리WON뱅킹을 통한 비대면 대출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고, 대출중개 플랫폼 연계를 확대해 접근성을 높여 '실수요자 중심'의 서민금융 공급에 앞장서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생산적 금융 전환에 73조원, 포용금융 확대에 7조원 등 총 80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 중 새희망홀씨대출을 포함한 서민금융대출 확대에 3조5000억원을 편성했다. 금융비용 경감을 위해 성실상환 고객의 금리우대 폭을 기존보다 0.1~0.5%포인트(p) 확대하고, 저신용자(CB 7등급 이하) 신규 고객 0.3%포인트 금리우대를 신설했다. 이에 연내 100% 초과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리은행 측은 설명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남은 4분기에도 저신용자 및 성실 상환 고객에 대한 금리우대를 늘려 포용적 금융을 지속 확대할 것"이라며,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서민금융에 힘써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은행권, 연말 앞두고 ‘예·적금 금리 인상’ 경쟁 불붙었다

은행들이 최근 예·적금 금리를 잇달아 올리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시장금리가 상승한 데다 4분기 대규모 예·적금 만기가 도래해 수신 경쟁이 치열해지는 영향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전날 '하나의 정기예금' 최고금리를 연 2.55%에서 2.60%로 0.05%포인트 올렸다. 이 상품 금리는 지난 7월 2.45%까지 하락했다가 9월 말 2.50%로 반등했고, 10월 들어서만 두 차례 인상됐다. 하나은행 측은 시장금리 상승세를 반영한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전문은행들도 금리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7일 정기예금과 자유적금의 1년 만기 금리를 각각 0.10%포인트 올려 정기예금 기본금리를 2.60%, 자유적금 금리를 2.80%로 조정했다. 케이뱅크 역시 15일 '코드K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를 2.50%에서 2.55%로 상향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22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년 만기 대표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연 2.55∼2.60% 수준이다. 은행권이 잇따라 금리를 올리는 배경에는 시장금리 상승이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자료를 보면,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지난 8월 중순 2.49%대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꾸준히 상승해 이달 21일 기준 2.59%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올해 안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이날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한 것은 10·15 부동산 대책 직후인 점을 감안해 정책 간 엇박자를 피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미국 통상 이슈의 불확실성과 원·달러 환율이 1430원대로 오른 점도 금리 인하 여건을 제약하고 있다. 이달뿐 아니라 11월에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경기·부동산·가계대출·환율 등 주요 경제 여건이 뚜렷이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말로 갈수록 예금금리 경쟁은 더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4분기에 만기가 집중된 예금이 대거 풀리면서 자금 이동이 활발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4분기 만기가 도래하는 예수금 비중은 저축은행이 31.6%, 상호금융이 26.6%에 달한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수신 경쟁이 과열되면 금융기관 간 예금금리 격차가 확대되고, 연말 자금 이동 규모도 커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취약채무자 숨통 트인다…‘5% 상환 후 탕감’ 청산형 채무조정 확대

금융당국이 빚 부담에 허덕이는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청산형 채무조정' 제도를 손질한다. 원금의 5%만 갚아도 나머지 채무를 면제받을 수 있는 제도 적용 대상을 넓히고, 미성년 상속자와 금융범죄 피해자 등 새로운 취약계층을 포함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연체로 재기의 기회를 잃은 서민층에게 숨통을 틔워주겠다는 취지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3일 서울 중구 중앙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열린 서민금융·채무조정 현장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현행 신용회복위원회의 청산형 채무조정은 원금 1500만원 이하의 채무를 대상으로, 감면된 채무의 절반 이상을 3년 이상 갚을 경우 남은 채무를 탕감해주는 제도다. 이번 개선안에서는 새도약기금 사례를 감안해 지원 한도를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새도약기금은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원 이하의 채무를 정리해주는 프로그램이다. 금융위는 또 미성년 상속자도 청산형 채무조정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부모 등 가족의 빚을 물려받아 연체나 추심에 시달리는 사례를 막기 위한 조치다. 기존에는 기초생활수급자, 고령자, 중증장애인만 지원 대상이었지만 앞으로는 미성년 상속자도 3년 이상 일정 금액을 성실히 갚으면 잔여 채무를 면제받을 수 있다. 금융범죄 피해자에 대한 지원 범위도 넓어진다. 지금까지는 채무조정 신청 직전 6개월 내 신규 대출이 전체 채무의 30%를 넘으면 조정이 제한됐지만, 금융범죄 피해자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다. 고의적인 상환 회피와 달리, 불법 금융 피해자의 특수성을 고려한 조치다. 이 밖에도 대부업체의 의결권 과잉을 막기 위해 채무조정 확정 시 의결권 기준을 '채권 총액'에서 '채권 원금'으로 바꾸는 내용이 포함됐다. 초고금리 등 반사회적 대부계약을 무효화하는 제도에 대한 홍보 강화 방안도 추진된다. 다만 최근 정부의 적극적인 채무감면 기조에 대해 도덕적 해이나 성실 상환자 역차별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신용카드 사태부터 20년 넘게 진행돼 온 채무조정 역사를 돌이켜 봐도 많은 분이 우려한 도덕적 해이 문제가 그리 크지 않았다"며 “채무불이행의 원인이 개인의 책임만이 아닌 실업과 질병 등 사회적이고 예상하지 못한 요인이라면 채무감면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이재명 대통령의 “어려운 사람 대출(이자)이 더 비싸다. 너무 잔인하다"는 발언을 언급하며, 금융시장 구조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금융회사의 신용평가는 완벽하지 않아 7~15% 정도의 금리대에서는 돈을 빌릴 수 없는 '금리 단층'이 발생하고 있는 데다, 예상 부도율이 높게 평가된 저신용·취약계층은 대출받기도 어렵고 받을 수 있어도 기계적으로 평가된 고금리를 적용받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점은 시장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서민금융은 이러한 시장 기능 한계를 보완하는 공적 장치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연내 기준금리 인하 물 건너가나…이창용 “11월 변수 많다”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불분명해졌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3일 기자간담회에서 11월 금리 인하 여부에 명확한 답변을 피하며 “관세협상 등 변수가 많은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3개월 내 금리 전망에 대해서는 금리 인하를 예상한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수가 지난 8월 5명에서 이달 4명으로 1명 줄었다. 부동산 가격 상승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 금융안정에 좀 더 무게를 두려는 기조가 뚜렷해졌다. 한은은 이날 서울 중구 한은에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로 유지했다. 지난 7월과 8월에 이어 세 번째 연속 동결 결정이다.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대책의 주택시장과 가계부채 영향, 환율 변동성 등 금융안정 상황을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금통위원들의 3개월 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조건부 포워드 가이던스에서는 이 총재를 제외한 6명 중 4명은 금리 인하 가능성을, 2명은 동결 가능성을 제시했다. 지난 8월 인하 의견은 5명이었는데, 1명이 줄었다. 지난 8월 대비 금융안정 리스크가 커지면서 금통위원 1명이 동결 가능성 쪽으로 의견으로 바꿨다고 이 총재는 설명했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 기조는 계속되지만, 금융안정에 좀 더 포커스를 두면서 인하 폭과 시기가 조정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신성환 금통위원은 지난 8월 금통위에 이어 이날도 기준금리를 2.25%로 0.25%포인트(p) 낮춰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신 위원은 “주택시장 관련 금융안정 상황은 우려되지만, 국내총생산(GDP) 갭률이 상당 폭 마이너스(-) 수준을 지속하고 있어 가급적 빠른 시점에 금리를 인하하고 경기와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지켜보며 금리 결정을 이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피력했다. 11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이 총재는 “한·미 관세협상뿐 아니라 미·중 관세협상과, 반도체 사이클이 어떻게 될지 등 다양한 변수를 봐야 하기 때문에 지금 말씀드리기에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 총재는 부동산 가격 상승 우려를 거듭 밝혔다. 그는 “경기가 잠재성장률보다 낮아 금리를 동결할 상황은 아니었다"면서도 “금리를 인하했다면 부동산 가격 상승을 가속화할 수 있는데, 앞서 두 차례 동결 결정을 하며 인하 속도와 폭을 천천히 갈 것이란 기대를 줬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안정 면을 볼 때 가계부채 위험은 많이 사라졌지만, 부동산 가격이 어떻게 되는냐가 중요하다"며 “부동산 가격이 내려야 안정됐다고 보지는 않는다. 계속 오르는 상황이라, 성장세가 안정되고 둔화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부동산 가격 상승은 경제성장률이나 잠재성장률을 갉아먹고 있다"며 “고통이 따르더라도 부동산 시장에 대한 구조 개혁을 계속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정책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세제 혜택을 주는 등 정책 조화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이 총재는 금리만으로 부동산 가격을 조정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부동산 가격은 워낙 많은 요인이 있어 금리만으로 조정할 수 없다"며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올라가도 경기가 폭락하면 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은은 통화정책으로 인해 부동산 가격을 부추기지 않겠다는 스탠스"라고 설명했다. 최근 1430원를 웃도는 원·달러 환율과 관련해서는 “한 달 사이 약 35원 올랐는데, 4분의 1은 달러 강세, 4분의 3은 위안화와 엔화 약세, 관세 정책과 3500억 달러 대미 투자금 조달 영향 등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향후 환율에 대해서는 “관세 협상의 불확실성이 좋은 방향으로 사라지면 환율이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가 영향에 대해서는 “올해 유가가 18% 정도 떨어졌기 때문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며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낮은 수준이라 수요 압력이 거의 없어 환율이 올라가도 물가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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