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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재계 팀코리아, 성공개최 ‘민간외교 총력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한국 민주주의 회복을 알리는 역사적 이벤트라면,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은 한국 경제의 저력을 보여줄 대형 쇼케이스가 될 것입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재계 주요 기업들이 'APEC 정상회의' 성공 개최를 위해 '팀 코리아'로 뭉쳤다. 주요 거점에서 행사를 홍보하는 동시에 방문객들의 이동 지원, 불꽃·드론쇼 개최 등에 나서며 행사 운영 전반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전세계 21개국에서 정상 및 글로벌 CEO들이 대거 모이는 자리인 만큼 국격을 높이는 동시에 자사 이미지를 제고하는 '두 토끼'를 잡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행사 성공적 개최를 돕기 위해 친환경 미래 교통 솔루션으로 각광받는 수소버스 20대를 지원한다. 세계 각국 참가자들이 머무를 부산, 포항, 경주 등 경상권 지역과 경주 예술의 전당을 오가는 수소 셔틀버스를 운행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공식 의전차량을 지원한다. 각국 정상과 배우자 의전에는 G90(113대), 장관급에게는 G80(74대)를 쓸 계획이다.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 3대와 유니버스 모바일 오피스 2대 등도 제공한다. 현대차는 한국의 수소 및 미래 모빌리티 기술력 알리기에도 나섰다. 경주시 일원에서 수소를 비롯해 '목적기반모빌리티(PBV)와 로보틱스 사업의 핵심 기술을 보여주는 다양한 전시 및 행사를 진행한다. LG그룹은 '행사 홍보'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 8월 말 민간기업 중 처음으로 APEC 정상회의 준비기획단과 '홍보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전세계를 누비고 있다. LG그룹은 지난달 30일부터 경주에서 운행 중인 시내버스 중 절반 가량(70대)을 활용해 APEC을 알리는 래핑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앞서 광화문, 시청, 명동, 홍대입구역, 강남 코엑스, 파르나스호텔 등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주요 지역의 7개 대형 전광판에서 APEC 공식 홍보영상을 송출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스퀘어, 런던 피카딜리광장 등 세계적 명소에 위치한 대형 전광판에서도 같은 영상을 내보냈다. 롯데그룹은 유통·식품·관광 등 강점을 가진 분야를 중심으로 종합적인 지원 체계를 마련했다.. 롯데호텔은 APEC 주요 공식 행사에서 케이터링 전반을 담당하고 롯데호텔서울은 세계적인 셰프 에드워드 리와 협업해 정상회의 오찬과 만찬을 준비하는 식이다. 이밖에 롯데제이티비는 경북 포항 영일만항에 총 1100개 객실 규모 숙소용 크루즈 2대를 임시 숙소로 운영한다. 롯데웰푸드, 롯데GRS, 롯데칠성음료 등 식품 계열사들은 홍보 부스를 마련해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K-푸드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화그룹은 오는 31일 개최되는 갈라 만찬에서 불꽃쇼와 드론쇼를 선보일 계획이다. 정상회의의 하이라이트인 갈라 만찬에서 5만발의 불꽃과 2000여대의 드론으로 경주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 놓는다는 구상이다. APEC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제고하기 위한 활동도 펼친다. 한화그룹 자체 광고 영상에 APEC 파트너십 로고를 반영하면서다. 해당 영상은 APEC 관문인 서울역, 경주역, 김해공항 디지털 옥외광고, KTX 객실 스크린, CEO 서밋 및 퓨처테크포럼 행사장 액정표시장치(LED) 등을 통해 지속 송출된다. 한국 경제·기업들을 전세계에 알리기 위한 노력도 이어진다. SK그룹은 오는 28일 'APEC CEO 서밋' 부대행사로 '퓨처테크포럼 인공지능(AI)'을 주관할 예정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의 AI 생태계 육성 경험을 공유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특히 APEC CEO 서밋을 주관하는 대한상의 회장이기도 하다. 해당 부대 행사 의장을 맡으며 APEC 행사 성공 개최를 위해 동분서주해왔다. 지난 10~12일에는 행사의 성공적 개최와 양국 비즈니스 협력 확대를 위해 중국을 찾았다. APEC 차기 의장국인 중국의 관심과 협조를 요청하는 차원이다. 삼성전자는 APEC 행사장 내 전시공간을 마련하고 두 번 접히는 신형 폼팩터 스마트폰 '트라이폴드'를 최초로 공개했다.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집약한 신모델을 공개하며 한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알리는 동시에 현장을 찾는 글로벌 IT 관계자들의 이목을 잡겠다는 계산이다. HD현대는 글로벌 1위 조선 기술을 소개하고 글로벌 협력을 모색하는 데 집중한다. 27일 APEC CEO 서밋 부대행사 '퓨처 테크 포럼: 조선'을 개최하고 산업 현황을 공유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인공지능(AI)은 선박의 지속가능성 및 디지털 제조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산업의 경계를 넘어서는 긴밀한 글로벌 혁신 동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 혁신 기술 △생산성 향상을 위한 스마트 조선 △미국과의 전략적 협력 등 조선업의 미래 비전과 혁신 방향을 제시했다. 재계에서는 기업인들이 미국과 관세협상 등 굵직한 외교 현안 관련해서도 '지원 사격'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주에서 국내 주요 그룹 총수 등을 만나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정기선 회장이 조선업의 미래에 대해 언급하며 '미국과 전략적 협업'을 강조한 것도 외교적 측면에서 활용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한국을 찾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업인들과 만날지도 관심사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은 최근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 인근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 모임'을 갖기도 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글로벌 정재계 주요 인사들을 초청한 이날 행사에서 한국 기업인들은 APEC 관련 세일즈 활동을 전개했다고 전해진다. 대한상의는 이번 APEC 개최의 경제효과가 약 7조4000억원, 고용 창출은 2만2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경주=여헌우 기자 yes@ekn.kr

[경주 APEC] 글로벌 리더 총출동 CEO 서밋 특별행사는 ‘K-콘텐츠 향연’

오는 31일까지 나흘간 경주에서 열리는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서 세계 각국 정상과 글로벌 기업인들을 위한 문화체험 특별부대행사가 열려 눈길을 끈다. 28일 대한상의에 따르면 CEO 서밋 특별부대행사에 선보일 프로그램은 미술전시, 뷰티·웰니스 프로그램, 와인·전통주 페어 등으로 다양하다. 경주 플레이스씨(Place C) 갤러리에서 열리는 미술전시 행사에는 김수자, 김종학, 이배, 하종현 등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10인이 참여해 회화, 조각, 설치, 도자, 사진, 미디어아트 등 34개의 작품을 선보인다. 행사를 기획한 이지윤 숨프로젝트 감독은 “20년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APEC의 역사적 맥락 속에서 문화가 언어와 국경을 넘어 인간의 감각으로 세계를 잇는 가장 진실한 소통의 형태임을 보여주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주 황룡원 중도타워에서는 뷰티·웰니스 행사가 열린다. 각국 정상 및 글로벌 기업인 배우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화장품 제조, 싱잉볼 사운드 테라피, K-뷰티 메이크업 쇼케이스 등을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싱잉볼 사운드 테라피는 자연의 주파수인 432Hz로 조율된 사운드 파동을 통한 신체·정신적 회복을 추구하는 치료 요법이다. 경주 예술의 전당 실외공간에서 열릴 와인·전통주 페어는 'Taste APEC: 21 in a Glass'를 주제로 개최된다. 21개 회원국의 다양성을 한잔에 담아 연결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각자 역사·기후·문화를 담아낸 주류를 한 자리에 모아 세계의 다양성과 조화를 경험하자는 의도다. 행사장에는 회원국을 대표하는 주류들을 통해 각국의 문화를 경험해 볼 수 있도록 세계 주류 순례 공간이 조성됐다. 참석자들은 '한국관(K-Heritage Liquor)'을 시작으로 아시아–오세아니아–미주 순으로 부스를 순회하며 각 지역의 주류 문화를 배우고 직접 시음할 수 있다. 한국관에서는 지역별 대표 양조장과 협업해 만든 탁주·증류주·와인 등 다양한 제품을 전시한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APEC CEO 서밋 부대행사는 한국의 기술력과 문화 콘텐츠를 결합해 세계 리더들에게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보여주는 자리"라며 “산업과 문화의 경계를 넘어 한국의 창의성과 감성을 세계와 나누는 새로운 외교무대이자 협력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주=여헌우 기자 yes@ekn.kr

[잼코노미] 코스피 4000 시대 개막…‘개미와 한 배 탄 李대통령

코스피 지수가 지난 27일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지난 6월 3일 이재명 대통령 취임 직전 코스피 종가가 2698.97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집권 4개월여 만에 지수가 49.79% 급등한 셈이다. 지난 6월 20일 3년 6개월 만에 3000선을 회복한 코스피 지수는 7월 14일 32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곧바로 3500선을 넘고 이달 들어서도 꾸준히 상승해 4000 고지를 밟았다. 윤석열 정부도 집권 3년 동안 세액공제·금투세 폐지 등 개인투자를 독려했지만 지수는 3000선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반면 이 대통령은 집권하자 마자 계속 상승세를 타며 마침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코스피 5000' 시대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적극적으로 관련 정책들을 추진해왔다. “주식시장 활성화가 국민의 건전한 자산 증식을 위한 가장 쉽고 빠른 길"이라는 소신을 정책으로 구체화한 것이다. 취임 일주일 만에 첫 외부 일정으로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불공정거래 엄단을 지시했다. 이후 증시 친화 정책은 일사천리로 법제화됐다. 특히 소액주주들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으로 꼽는 대주주 전횡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을 실시했다. 국회가 정부·여당 발의로 이사 충실의무 확대와 전자주주총회 도입(1차),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2차) 등 상법 개정을 연이어 처리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현재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3차 개정안을 논의 중이다. 또 부정거래 예방 정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을 출범시켜 불법이익 의심계좌 우선 동결, 부당이득 최대 2배 과징금,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등 강력 대응하고 있다. 대책 발표 두 달 만에 1000억원대 주가조작 세력을 조기 적발해 재산을 동결하는 성과도 거뒀다. 이 대통령은 저서 '결국 국민이 합니다'에서 “나도 한때 개미였다. 잡주에 몰빵해 깡통을 차기도 했지만 이후 우량주 장기투자로 수익을 거뒀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경제정책 부재, 불공정한 시장, 지배경영권 남용 탓이 크다"고 진단한 바 있다. 부동산으로 흘러가는 돈줄을 주식 등 금융시장으로 돌리려는 시도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6·27 대출 규제가 대표적이다. 집값 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 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월 1만2000건에서 7월 2500건으로 한 달 만에 급감했다. 반면 증시로는 자금이 쏠렸다. 연초 55조원이던 투자자예탁금은 반년 만에 70조원으로 증가했고, 파생상품 예수금과 신용융자잔고를 합치면 증시 주변 자금은 200조원을 돌파했다. 코스피·코스닥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4월 14조원에서 6월 22조원으로 늘어났다. 미국 주식 투자에 나섰던 '서학개미'들도 국장으로 복귀하고 있다. 1월 40억 달러를 순매수했던 미국 주식은 6월 2억 달러 순매도로 전환됐다. 신용거래융자 잔액도 연초 대비 6조원 증가한 21조7836억원을 기록했다. 대외 변수도 코스피 지수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적트럼프 관세 전쟁과 미국 부채 증가 우려로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신흥국 증시로 글로벌 자금이 이동했다. 외국인은 5월 2조원, 6월 3조원을 순매수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달러화 약세로 비달러 자산 선호도가 높아진 데다 한국의 저평가 여건이 맞물렸다"며 “풀린 유동성이 실물보다 자산시장 수혜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본인이 직접 나서 주식 투자를 하면서 대중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기도 했다. 지난 5월 대선 직전 '1400만 개미와 한 배 탔어요'를 주제로 한 유튜브 방송에서 코스피·코스닥 지수 추종 ETF에 1억원을 투자한 사실을 소개한 것이다. 그는 “제가 은퇴할 때쯤이면 꽤 큰돈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두 ETF를 각각 2000만원씩, 총 4000만원 규모로 거치식 매수했으며, 이후 코스피200 ETF에는 매월 100만 원씩 적립식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예고했다. 두 상품은 각각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국내 대표적인 지수형 ETF다.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지난 5월 28일 이후 'KODEX 200'은 60.84%, 'KODEX 코스닥 150'은 31.02% 상승했다. 단순 계산으로 거치식 매수분만 따져도 'KODEX 200'은 약 3210만 원, 'KODEX 코스닥 150'은 약 2620만원으로 불어나 총 1830만원가량의 평가차익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통령실 역시 이를 공식 확인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난달 “9월 16일 기준 ETF 평가이익 1160만 원, 수익률 26.4%"라고 했다. 당시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이를 '이재명 풋'으로 명명하며 “주식시장 하방 보장선이자 심리적 안전판"이라고 평가했다. 대통령이 스스로 투자자가 됨으로써 정책 신뢰를 담보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1~2년 내 5000 도달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단기 급등보다는 지수를 유지하려면 기업의 펀더멘탈과 산업 경쟁력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코스피가 장기 박스권을 벗어나 4000선을 돌파한 배경에는 정부의 자본시장 신뢰 회복 기조에 더해 배당소득 분리과세 추진 등 투자 인센티브 정책, 미국 기준금리 인하와 글로벌 유동성 확대, 인공지능(AI)발 반도체 호황 등 대외 여건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스피 5000' 돌파는 정부가 무언가를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며 “상법 개정, 금투세 폐지, 양도세 정상화 등으로 이미 환경은 조성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부가 더 고칠 규제도 없는 상황에서 환율 등 외부 변수는 정책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며 “결국 기업 실적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1~2년 내 5000 도달 가능성은 있지만 단기간 내 달성은 어렵다"며 신중한 전망을 내놨다. 그는 “현재 상승세는 AI와 반도체 중심으로 주도되고 있어 전반적인 수익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내년 경제 회복 확실성 확보, 미국과의 무역협상 타결, 트럼프 관세정책의 법적 안정성 등이 '코스피 5000' 달성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정부 대책에도 ‘집값 오른다’ 전망 4년 만에 최고

정부가 잇달아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집값 상승 기대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10월 주택가격전망지수가 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22로 전월 대비 10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21년 10월(12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상승 폭으로는 2022년 4월 이후 최대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향후 1년 내 주택가격의 변동 방향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나타내는 지표다.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오를 것'이라고 보는 응답이 '내릴 것'이라는 응답보다 많다는 뜻이다. 이번 지수 상승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가격이 오름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이번 조사에 대해, 응답자의 약 75%가 조사 첫날인 14일에 답변을 완료해 10월 15일 발표된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결과에 온전히 반영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6·27, 9·7, 10·15 등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책에도 주택가격전망지수가 상승한 데 대해, 6월 수치(120)보다 소폭 높아진 수준으로 소비자들의 주택가격 기대심리가 이전 수준까지 회복된 것으로 해석했다. 한은은 소비자들이 현재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바탕으로 응답하는 경향이 크다며, 향후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전반적인 소비심리는 다소 위축됐다. 10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9.8로, 9월(110.1)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두 달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며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한·미 무역 협상 지연과 미·중 갈등 재점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심리 위축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현재 생활 형편, 향후 경기 전망, 가계 수입 전망 등 6개 부문 지수를 종합해 산출한다. 100을 초과하면 장기평균(2003~2024년)보다 낙관적, 100 미만이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향후 경기전망 지수(94)가 전월보다 3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현재생활형편(96), 생활형편전망(100), 가계수입전망(102), 소비지출전망(110), 현재경기판단(91)은 변동이 없었다. 금리수준전망지수(95)는 2포인트 상승했다. 환율 불안과 부동산 가격 상승 우려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1년 후 물가 상승률에 대한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전달보다 0.1%포인트 올랐다. 이번 조사는 이달 14일부터 21일까지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내수 살아나고 수출 견조”...韓경제 3분기 1.2% ‘깜짝’ 성장

올해 3분기 한국 경제가 민간 소비와 설비투자, 수출 회복세에 힘입어 전 분기보다 1% 넘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3분기 성장률은 직전 분기 대비 1.2%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이후 6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지난 8월 한은이 제시한 전망치(1.1%)를 소폭 상회했다. 최근 몇 분기 동안 우리 경제는 등락을 반복해왔다. 지난해 1분기 1.2% 성장 후 2분기 -0.2%로 떨어졌고, 이후 두 분기 연속 0.1%대의 보합 흐름을 보였다. 올해 들어서도 1분기 -0.2%로 뒷걸음쳤으나 2분기(0.7%) 반등에 이어 이번 분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회복 기조를 확실히 굳힌 모습이다. 가계의 씀씀이가 눈에 띄게 늘었다. 3분기 민간 소비는 1.3% 증가해 2022년 3분기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자동차와 스마트폰 등 내구재 소비가 늘었고, 음식·의료·통신 서비스 지출도 함께 확대됐다. 정부 소비 역시 1.2% 증가하며 2022년 4분기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한은은 소비 회복의 배경으로 소비심리 개선과 정부의 소비쿠폰 정책, 전기차 보조금 확대, 의료서비스 정상화 등을 꼽았다. 전공의 복귀로 병원 이용이 늘면서 의료비 지출이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정부 소비 증가에는 적극적 재정 집행이 결정적이었다. APEC 정상회의 관련 인건비와 건설 지출, 종합병원 정상화에 따른 건강보험 급여비 확충,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 등이 겹치며 소비를 끌어올렸다. 기업 부문에서도 투자 열기가 살아났다. 반도체 생산설비와 법인용 차량을 중심으로 설비투자가 2.4% 늘었고, 수출도 반도체와 자동차 호조에 힘입어 1.5% 증가했다. 다만 수입 역시 기계·장비·자동차를 중심으로 1.3% 늘어 무역수지는 소폭 개선되는 데 그쳤다. 반면 건설투자는 0.1% 줄어 6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항만·철도·발전소 등 사회간접자본(SOC) 착공이 늘면서 감소 폭은 크게 줄었다. 3분기 성장률을 항목별로 따져보면 내수가 1.1%포인트, 순수출이 0.1%포인트를 끌어올렸다. 특히 내수 기여도는 2분기(0.4%p)보다 크게 개선됐다. 민간 소비가 0.6%p, 정부 소비와 설비투자가 각각 0.2%p씩 성장률을 밀어 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은 운송장비·전자·광학기기를 중심으로 1.2% 늘었고, 서비스업도 도소매·숙박음식·금융보험 부문이 회복하며 1.3% 성장했다. 1분기 5% 넘게 감소했던 전기·가스·수도업은 전기업을 중심으로 5.6% 반등했다. 건설업은 토목 부문이 늘었으나 건물 건설 부진으로 전체적으로 전 분기 수준에 머물렀다. 농림어업은 재배업 부진으로 4.8% 줄었다. 3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0.7% 증가에 그쳤다. GDP 성장률(1.2%)보다 낮은 수치다. 원유·가스 등 수입품 가격은 오른 반면 수출품 가격은 하락해 교역 조건이 악화된 결과다. 한은은 올해 연간 성장률이 1% 안팎(0.95~1.04%)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위해서는 4분기 성장률이 -0.1~0.3% 수준에서 유지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또 미국의 관세 정책이 한국 수출에 미칠 영향이 4분기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반도체 수출은 선방하고 있으나 자동차 수출은 관세 여파를 받을 수 있어 업계 대응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2차 소비쿠폰 효과, 안전사고로 인한 공사 중단 등이 건설투자에 미칠 영향도 향후 성장세를 좌우할 요인으로 꼽았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코스피 4000시대 개막에…與 “이재명 정부 성과, 5000시대 열겠다”

더불어민주당은 27일 코스피가 사상 처음 4000선을 넘어선 데 대해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성과"라고 평가하며,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코스피 5000시대' 실현 의지를 밝혔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외교 노력과 내란 종식 추진은 대내외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며 “상법 개정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바꿔내는 촉매제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코스피 4000은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출발선"이라며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대선 공약인 코스피 5000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정청래 대표도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막 대한민국 종합주가지수가 4,000을 넘었다. 국운이 계속 상승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돈의 물줄기를 주식시장으로 바꿔 경제 펀더멘탈을 강화하고 경기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코스피 4000을 넘어서 코스피 5000시대를 열어내겠다"고 밝혔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노력이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것 같아 상당히 보람 있다"며 “국가의 성장과 개인의 성장이 함께 가는 모두의 성장이 실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도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일관된 정책 의지로 상법 개정 등 자본시장 활성화 제도개선을 추진한 결과 극적인 변화가 만들어졌다"고 자평했다. 특위는 “앞으로도 자본시장 활성화라는 정책 기조가 흔들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연말까지 자사주 소각 제도와 세제 개편 논의에 집중하고, 향후 스튜어드십 코드 점검과 공시제도 개혁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위 위원장인 오기형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배당소득 분리과세 논의가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으며 내달 기획재정위원회 산하 조세소위에서 다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사주 소각과 관련해서는 “특위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며 당정 간 협의도 하고 있다. 다양한 형태로 투자자들의 의견도 듣고 있다"고 덧붙였다. 의원들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일제히 환영 메시지를 냈다. 특위 위원이자 원내대변인인 김현정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45년 만에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며 “국민과 기업의 저력과 함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외쳐온 민주당의 '자본시장 개혁'이 이뤄낸 성과"라고 평가했다. 김태년 의원(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은 “'대통령이 바뀌니 나라가 달라졌다'는 말은 자화자찬용 수사가 아니라 현실이 됐다"며 “경제는 민주당"이라고 강조했다. 이해식 전략기획위원장은 “부동산으로 편중된 국민의 자산증식 욕구를 서서히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하기 위한 지난하지만 끈질긴 노력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며 “앞으로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3차 상법 개정을 통해 기관투자자, 외국인뿐 아니라 국장을 떠났던 개미 투자자들도 돌아올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한미 정상회담 앞두고…이재명 “교착”, 트럼프 “임박”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무역 협상의 최대 쟁점인 3500억 달러(약 500조원) 규모 대미 투자 패키지를 두고 양국 간 이견이 여전하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공개된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투자 방식, 투자 금액, 시간표, 우리가 어떻게 손실을 공유하고 배당을 나눌지 이 모든 게 여전히 쟁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은 물론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하겠지만 그게 한국에 파멸적인 결과를 초래할 정도여서는 안 된다"며 “대화가 계속되고 있으며 생각에 일부 차이가 있지만, (타결) 지연이 꼭 실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은 미국의 동맹이자 우방이기 때문에 우리는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으며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양국은 지난 7월 큰 틀의 합의 이후 투자 패키지의 구체적 구성과 이행 방안을 두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오는 29일 경주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무역 합의 발표가 가능할지는 불투명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며 기자들과 만나 “타결(being finalized)에 매우 가깝다"며 “그들이 준비됐다면, 나는 준비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협상 상황에 대한 인식 차이를 드러낸다. 이번 인터뷰는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 22일(현지시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협의를 마친 직후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또 지난 9월 미국 조지아주에서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던 한국 노동자 300여 명이 이민 당국에 구금됐다 풀려난 사건을 언급하며 “노동자들에게 심각한 트라우마를 일으켰으며 난 일부 노동자가 (미국으로) 돌아가기 싫어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노동자들을 위한 안전과 합리적인 대우를 보장할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미국 내 공장 건설이 매우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한미 양국이 유사한 사태 방지를 위해 추진 중인 비자 제도 개선과 관련해 “머지않은 미래에" 해법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경주APEC·관세협상·트-김 회담…한반도 외교·경제 ‘분수령’

2025년 10월 마지막 주, 세계의 시선은 한반도 남쪽 경주로 쏠린다.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동안 미·중 정상회담, 한미 정상회담 등이 잇따라 열린다. 우리나라는 최대 현안인 한미 관세협상을 진전시켜야 하는 중대한 고비를 맞았다. 게다가 북미 정상 전격 회동 가능성까지 있다. 글로벌 패권 경쟁과 북핵 등 위기에 처한 한반도의 외교·안보와 경제가 분수령에 처했다는 분석이다. 잰슨황 엔비디아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회장 등 주요 경제인들도 총출동해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혁신, 공급망과 무역 투자 환경 개선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외국인 투자 확대, 기술·산업 협력 등 큰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26일 정부·정치권에 따르면,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경주 보문단지 일원에서 2025년 APEC 정상회의 주간이 개최된다. 27일부터 28일까지는 최종고위관리회의, 29~30일은 합동각료회의, 31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는 정상회의가 각각 열린다. 전세계인들은 이번 경주APEC이 격변하는 국제 질서에 의미 있는 이정표를 놓을 수 있을지 관심을 쏟고 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 가장 주목할 행사는 29일 오전 예정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간 정상회담이다. 한미 양국은 지난 8월 말 큰 틀에서 합의된 한미 관세협상의 세부 사항을 놓고 이견이 정리되지 않아 최종 사인을 미루고 있는 상태다. 미국이 한국에 물리기로 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춰주는 대신 우리나라가 3500억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합의와 관련해 펀드의 규모와 구성 등을 두고 양국간 입장차가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액 직접 투자, 즉 선불을 요구했지만, 우리 정부는 직접 투자와 대출·보증 등을 섞어야 한다고 설득 중이다. 최근까지 협상 결과 한국이 매년 250억 달러씩 8년간 총 2000억 달러를 '할부'로 현금 투자하고 남는 1500억달러는 신용보증으로 제공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번 회담에서의 타결 가능성도 제기된다. 불확실성을 회피하기 위해 우리나라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합의할 것이라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도 한국과의 무역협상 타결이라는 정치적 성과를 따내기 위해 다소간의 절충점을 찾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아시아 순방길에 나서면서 “(한미간 협상이)타결(being finalized)에 매우 가깝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정적인 전망도 많다. 한미 간 견해차가 여전한 상황에서 극적 타결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미국 방송 CNN과의 인터뷰에서 “(양국의 입장을)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면서 경주 APEC때 한미 정상간 협상 타결이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미 양국은 원자력협정 개정 등 안보 관련 현안에 대해선 거의 협상을 마친 상태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26일 오전 '사전행사'격이 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서울공항을 통해 말레이시아로 출국했다. 이 대통령으로선 1박2일간 아세안 정상회의를 마치고 서둘러 돌아와 경주APEC, 한미 정상회담 등을 준비해야 하는 '슈퍼위크'를 맞게 됐다. 오는 30일 오전 열릴 전망인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양자 회담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후 두 정상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지막 대면은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 G20 정상회의였다. 미·중 정상이 동시에 한국을 찾는 것도 2012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이후 13년6개월 만이다. 특히 최근 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를 취하고 미국이 100% 관세를 부과했다 유예하는 등 양국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두 정상이 조우하게 돼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한국에서 시 주석과 꽤 긴 회담을 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또 “시 주석을 만나 가장 먼저 질문할 것은 펜타닐에 관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중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 등 무역 의제는 물론이고 핵 군축까지 논의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전격 회동을 할 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아시안 순방을 나서면서 김 위원장과 만나기를 원한다고 밝히면서 회동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들이 일종의 뉴클리어 파워(핵보유국)라고 생각한다"면서 북한이 북미 대화의 선제 조건으로 걸고 있는 '핵보유국 인정 요구'를 일부나마 수용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같은 날 국정감사에서 북미 정상 회동을 통한 북핵 문제 진전, 한반도 평화 정착 등을 강력히 희망하면서 앨리슨 후커 국무부 부장관 등의 방한, 유엔군사령부의 판문점 특별견학 중단 결정, 북측의 최근 판문점 시설 미화작업 동향 등을 '징후'로 소개하기도 했다. 글로벌 기업인들이 총출동하는 경제 행사도 열린다. 29~31일 열리는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2025'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CEO, 맷 가먼 아마존웹서비스(AWS) CEO, 사이먼 칸 구글 마케팅 부문 부사장, 안토니 쿡 마이크로소프트(MS) 기업 부사장, 사이먼 밀러 메타 부사장, 에릭 에벤스타인 틱톡 공공정책 총괄 등 글로벌 빅테크 핵심 경영진들이 대거 참석한다. 이들은 'Bridge, Business, Beyond'를 주제로 AI, 에너지 전환, 디지털 전환(DX), 미래 의료, 지속가능 경제 등 글로벌 경제 아젠다와 관련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우리나라의 디지털 경제 전략 설정과 글로벌 기술 네트워크 확장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봉수 기자 bskim2019@ekn.kr

금값 급등에 ‘무기명 골드바’ 거래 급증…탈세 우려 커져

금값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현금으로 신원 확인 없이 거래되는 '무기명 골드바'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 탈세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거래 규모는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조폐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조폐공사는 올해 1∼9월 동안 약 210억 원 규모의 골드바를 무기명 현금거래로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151억 원)의 1.4배 수준으로 2021년 이후 최대 규모다. 무기명 현금거래란 고객이 조폐공사로부터 골드바를 구매할 때 현금으로 대금을 치르고,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지 않는 방식을 말한다. 거래 기록은 조폐공사가 자체적으로 보관하지만, 국세청 등 외부 기관과는 공유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부유층의 '음성 자산 이동'이나 탈세 통로로 악용될 가능성이 꾸준히 지적돼 왔다. 최근 몇 년간 관련 거래 규모는 꾸준히 불어났다. 2023년 86억 원에서 2024년 151억 원으로 늘었고, 올해 9월까지 이미 210억 원을 넘어섰다. 건수로도 2023년 600건, 2024년 867건, 올해는 965건으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전체 골드바 판매에서 무기명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 추세다. 2022년 37%에서 올해 1∼9월 기준 22%로 내려갔다. 이는 전체 골드바 판매액이 훨씬 빠르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폐공사의 전체 골드바 판매액은 2022년 206억 원, 2023년 250억 원, 2024년 513억 원에서 올해는 9개월 만에 975억 원으로 급증했다. 국제 금값 상승세도 이러한 거래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금 시세는 온스당 4400달러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조폐공사는 원자재 확보가 어려워지자 이달 1일부터 시중은행에 대한 골드바 공급을 전면 중단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공급 불안과 품귀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 의원은 무기명 거래 확대가 과세 사각지대를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하며, 정부가 음성 거래를 억제할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주유소 기름값 동반 하락…휘발유 1660원대

국내 주유소 휘발유의 주간 평균 가격이 2주 연속 하락했다. 2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19∼23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지난주보다 L당 1.6원 내린 1661.1원이었다. 지역별로 가격이 가장 높은 서울은 전주 대비 1.3원 하락한 1721.2원, 가격이 가장 낮은 대구는 1.3원 내린 1631.8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상표별 가격은 SK에너지 주유소가 L당 평균 1670.4원으로 가장 높았고, 알뜰주유소가 1634.9원으로 가장 낮았다.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주 대비 1.0원 내린 1534.8원을 기록했다. 이번 주 국제유가는 미국의 러시아 석유 제재와 미중 정상회담 일정 발표 등으로 상승했다. 수입 원유 가격 기준인 두바이유는 지난주와 같은 62.7달러였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0.5달러 상승한 76.2달러, 국제 자동차용 경유는 1.9달러 오른 87.0달러로 집계됐다. 국제유가 변동은 통상 2∼3주가량 차이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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