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崔 권한대행 “美 관세, 가용수단 총동원해 대응”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와 관련,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는 통상·에너지 관련 행정조치의 영향과 대응방안을 검토하기 위한 부내 TF 회의를 주재하는 등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 마련에 돌입했다. 최 권한대행은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수출기업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멕시코와 캐나다 그리고 중국에 대한 고율의 관세 조치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최 권한대행은 “미국과 다양한 채널로 소통할 것"이라며 “우리의 입장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멕시코 및 캐나다, 중국 진출 기업들과의 소통도 지속해서 강화할 것임을 덧붙였다. 이날 참석한 수출기업들은 정부에 반도체·이차전지 산업 지원 확대, 조선업 금융지원 및 선수급 환급보증(RG) 한도 상향, 해외전시회 및 수출바우처 지원 확대 등을 요청했다. 이에 최 권한대행은 “수출 전선에 있는 우리 기업이 정부 지원을 체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관계부처와 유관 기관이 현장과 소통하고 적극적으로 협업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도 미국의 통상·에너지 관련 신규 조치에 대한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산업부에 따르면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 신(新)정부의 캐나다, 멕시코, 중국 대상 관세 조치의 내용과 영향을 점검하고, 미국 신정부의 주요 통상·에너지 관련 행정조치의 영향과 대응방안을 검토하기 위한 부내 TF 회의를 주재했다. 정 본부장은 “미국 신정부가 미국 우선주의 정책하에 각종 행정조치를 빠르게 발표하고 있으며 관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바, 정부와 민간이 역량을 결집하여 이에 효율적,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본부장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국 통상·에너지 주요 행정조치에 대해 부내 모든 가용 수단을 동원하여 시나리오별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초기 대응이 중요한 만큼, 산업부는 앞으로 신속하게 미국의 관세 등 정책 동향을 면밀히 관찰하고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과정에서 우리 관련 업계의 우려 및 건의사항을 청취하여 함께 대응 전략을 점검하고, 유사한 상황에 놓인 주요국들의 동향을 파악하며 대응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나아가 가용한 모든 협력 채널을 활용해 미국 신정부와 긴밀히 소통하는 등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수출기업 유동성 확보를 위해 360조원의 수출 금융을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해외전시회와 무역사절단 등 수출 지원 사업에 2조9000억원을 지원하고, 중동·중남미 등 신흥시장의 통상 네트워크도 확대할 계획이다. 권대경 기자 kwondk213@ekn.kr

지난해 소비 2.2%↓, 21년만 최대폭 감소…소비심리 위축 심화

내수부진이 장기화 되면서 지난해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액지수가 -2.2%를 기록하며 21년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기간으로도 2022년 이후 3년 연속으로 줄어 역대 최장 감소세를 보였다. 비상계엄에 따른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12월 소비도 한 달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연간 및 1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소매판매액 지수는 전년 대비 2.2% 줄었다. 승용차 등 내구재(-3,1%)와 의복 등 준내구재(-3.7%) 그리고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4%)에서 모두 소비가 감소했다. 소매업태별로는 전년대비 무점포소매(2.4%), 면세점(3.1%)에서 판매가 늘었지만, 전문소매점(-3.4%)과 승용차 및 연료소매점(-4.1%), 슈퍼마켓 및 잡화점(-5.9%), 백화점(-3.3%), 대형마트(-2.3%)에서 판매가 감소했다. 소비지수는 2022년(-0.3%)에 이어 2023년(-1.4%)를 기록한 뒤 작년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해 3년 연속 뒷걸음질 쳤다. 통계집계 이래 3년 연속 소비가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간을 좁혀 12월만 봐도 상황은 좋지 못하다. 12월 소매판액지수는 전월 대비 0.6% 줄었다. 지난해 11월 소비는 보합을 보였는데 한 달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비상계엄 여파로 연말 소비가 위축된 것으로 정부는 해석하고 있다. 실제 12월 소매판매액지수는 1년 전과 비교해서도 3.3% 감소했다. 분기별로는 1분기에 직전 분기보다 0.5% 줄어든데 이어 2분기(-0.8%) 3분기(-0.6%), 4분기(-0.6%) 내리 전 분기보다 감소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12월 생산이 플러스를 기록했는데, 반면 서비스업 생산 내 숙박·음식점업이나 여가 관련 업종은 마이너스를 보였고 소매판매도 회복되지 못했다"며 “국가 애도 기간이나 정치 상황의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전산업생산은 반도체 호조 등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1.7% 증가했다. 제조업 등 광공업 생산은 전기장비와 1차 금속에서 줄었지만, 반도체와 의약품이 증가하면서 전체적으로는 4.1% 늘었다.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 등에서 감소했지만 운수·창고, 금융·보험에서 선전하면서 1.4% 증가했다. 설비투자도 1년전보다 4.1% 증가했다. 반도체제조용기계 등 기계류(2.9%) 및 기타운송장비 등 운송장비(7.8%) 투자가 늘었는데, 다만 건설한파의 영향으로 건설기성은 토목(1.8%)에서 늘었지만, 건축(-6.9%)에서 공사실적이 크게 줄면서 전년 대비 4.9% 감소했다. 이외에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경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보합세를 기록했고,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2포인트 하락한 100.6을 기록했다. 권대경 기자 kwondk213@ekn.kr

“대출 90초면 뚝딱”…금감원, 과장 대출광고 금지한다

금융감독원과 은행연합회, 저축은행중앙회는 소비자들이 광고를 오인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2일 금감원은 은행연합회, 저축은행중앙회 등 업권별 협회와 공동으로 18개 은행 및 79개 저축은행의 총 797개 대출상품 광고를 점검하고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는 표현을 시정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21년 3월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후 처음 있는 조치다. 이번 점검에서 금감원은 은행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상의 광고효과를 위해 최저금리만 강조하는 대출상품 광고를 다수 발견했다. 이에 은행·저축은행 대출상품 광고의 경우 광고매체 공간이 협소하더라도 대출금리를 게시에 최저·최고금리를 함께 표시하도록 했다. 동일한 대출상품임에도 은행 홈페이지와 대출상품 비교 플랫폼상 표시된 금리가 다른 사례도 발견됐다. 금감원은 금융기관이 비교 플랫폼상 대출상품 금리정보를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등 관련 사후관리를 강화하도록 하고, 비교 플랫폼 광고에 '최신 금리는 해당 금융기관 홈페이지나 영업점에서 확인해야 한다'는 내용의 안내문구를 추가해 소비자의 오인을 방지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내 통장에 비상금이 90초면 뚝딱' 등 단정적인 표현으로 대출 수요를 자극하는 사례도 지적했다. 금감원은 대출실행의 간편성·신속성만을 과장해 강조하는 단정적 표현은 사용하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다. 일부 저축은행 대출광고 중 부대비용 등 상품 관련 정보에 대한 표기가 불충분한 사례도 있어 시정에 들어간다. 금감원은 대출 관련 부대비용 등 기타사항에 대한 협회 모범사례를 마련하고 회원 저축은행이 충실히 모범규준을 따르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금감원과 은행연합회, 저축은행중앙회는 소비자들이 광고를 오인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를 위해 대출상품 광고에 노출된 최저금리 외에 상세한 금리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대출상품 비교 플랫폼에서 상품정보를 검색할 때도 대출광고 상의 대출금리 조건이 현재 시점의 대출조건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하고 최신 정보인지 확인해야 한다. 일부 대출상품 비교 플랫폼은 과거 기준의 대출금리를 기재하는 경우가 있다. 대출상품을 선택할 때는 대출실행 절차의 간편성과 신속성 외에도 실제 대출 가능여부, 대출조건 등을 꼼꼼히 따져본 후 결정해야 한다. 아울러 부대비용 등 기타 대출 관련 정보도 충분히 확인해야 한다. 중도상환수수료, 대출 실행 시 부대비용 등 기타 대출관련 정보가 상이할 수 있어서다. 대출상품 광고에 중도상환수수료에 대한 설명을 '최고 1% 이내'와 같이 모호하게 표현하거나, 대출 실행 시 발생하는 부대비용(인지세, 등기비용, 채권매입비용, 감정평가비용 등), 대출금리 산출 기준일자 및 고정·변동금리 여부 등도 명확하게 표시되지 않았다면 유의해야 한다. 은행연합회와 저축은행중앙회는 개선내용을 반영해 광고심의 매뉴얼을 보완하는 등 회원사의 실무이행을 지원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점검 과정에서 확인된 미흡사항 등과 관련해 소비자 유의사항을 주요 금융상품별로 안내하고, 이후에도 금융상품 광고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며 주요 점검결과에 따른 소비자 유의사항 등을 지속적으로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최상목 대행, F4 주재…“금융·외환시장 동향 지속 점검”

미국 금리 결정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구체화 등에 따른 동향을 점검하기 위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주재로 거시경제 금융현안 간담회가 열렸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거시경제 금융현안 간담회, 일명 'F4'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와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 구체화 등에 따른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29일(현지시간)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4.25~4.50%로 동결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 조정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밝히면서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기재부는 기준금리 동결 등 회의 결과가 예견된 대로 나오면서 주가·금리 등 주요 지표가 대체로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이 커진 데다 연휴 기간 주요국 증시가 기술주 중심으로 변동성이 확대된 모습을 보인 만큼, 연휴 이후 국내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최상목 권한대행은 “미국 신정부의 통화·대외정책 등을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라며 “관계기관 합동 금융·외환시장 24시간 점검체계를 유지하고, 미국 신정부의 정책 동향과 시장 영향을 지속 점검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대외신인도에 흔들림이 없도록 2월 중 국제금융협력대사 주관 한국투자설명회(IR)를 개최해 우리 경제의 양호한 펀더멘털을 국제사회에 설명하고, 향후 글로벌 신용평가사 연례 협의 등에도 범부처가 함께 만전을 기해 달라"고 지시했다. 한편 금감원도 이복현 원장 주재로 이날 오전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관련 내용을 분석했다. 금감원은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등이 국내 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서 우려를 표했다. 이복현 원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시장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지만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를 암시하며 금리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언급함에 따라 현재의 고금리가 예상보다 장기화할 수 있다"며 “향후 발표되는 물가, 고용 등 경제지표와 트럼프 정책 영향을 반영해 연준의 금리 경로가 결정됨에 따라 금리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탄핵정국·트럼프’ 겹악재, 한국 성장률 0.2%p 갉아먹는다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정치적 불안정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통상압력으로 2%대 안팎 성장을 전망했던 기관들이 1%대 중반으로 기대치를 낮추고 있다. 특히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가 전체 한국 경제 성장률의 0.2%포인트(p) 정도를 깎아먹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30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정부와 한국은행,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우선 한국은행은 20일 '1월 금통위 결정 시 한국은행의 경기 평가'라는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올해 성장률이 1.6~1.7%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봤다. 당초 지난해 11월 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1.9%로 예상했었다. 0.2~0.3%p 낮춘 것이다.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정치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이 주요 요인이다. 실제 한은 조사국은 계엄 사태로 인한 정치 불확실성과 경제 심리 위축을 근거로 올해 성장률이 소비 등 내수를 중심으로 약 0.2%포인트(p) 낮아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6에서 1.7%로 낮아질 것으로 보는 이유다. 다음 달 25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종전 전망치보다 0.2~0.3%p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며, 이 중 약 0.2%p가 계엄 여파 때문이라는 게 한은 판단이다. 한은은 블로그에서 “해당 분석에서는 작년 4분기 말 높아진 정치 불확실성이 올해 1분기까지 지속되다가 2분기부터 점차 해소되면서 경제심리가 하반기 중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것을 전제했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지금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하반기에 경제심리가 회복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라는 얘기다. 하반기 상방 요인에 더 무게를 둔 전망치인 셈이다. IMF도 17일 '1월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지난해 10월 2.2%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IMF가 지난해 10월 내놓은 올해 전망치(2.2%) 대비 0.2%p 하락한 수준이다. 즉 비상계엄이 있기 전 전망치에서 이후 역시 0.2%p를 낮춘 것이다. 반면 올해 세계 경제는 기존 전망보다 0.1%p 오른 3.3% 성장할 것으로 봤다. IMF는 글로벌 경제 전망과 관련해 미국 신정부의 보호무역주의 확대와 이민 제한 정책이 무역 갈등 심화와 노동 공급 차질을 야기함으로써 미국과 세계 경제 모두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봤다. 글로벌 IB(투자은행) 예측도 지난해 11월 말 1.8%에서 한 달 만에 1.7%로 0.1% 낮췄고, 국회예산정책처(2.2%)와 산업연구원(2.1%), 한국개발연구원(KDI, 2.0%) 등도 사실은 2%대 초반에 그친다. 민간 연구기관 전망치는 더 낮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7%를 예측했고, 국가미래연구원은 1.67%로 전망했다. 경제전문가 상당수도 올해 경제성장률이 2%를 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 역시 대내외 불확실성을 부정적으로 반영한다면 앞으로 제시할 성장률은 0.1%p에서 많게는 0.3%p까지 낮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평균적으로 0.2%p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게 경제계의 안팎의 시각이다. 문제는 앞으로의 상황이 좋지 못하다는 점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16일 '트럼프 2기 관세 정책의 리스크 점검 및 대응'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관세 정책은 한국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서 입법조사처는 “한국산 미국 수출품에 부과되는 관세가 인상됨에 따라 우리나라 대미 수출이 축소될 것"이라며 “멕시코와 캐나다 등 한국기업이 다수 진출한 지역에 고관세가 부과되면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중간재 수요감소에 따른 한국산 중간재 수출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보다 구체적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산 미국 수출품에 10%의 관세를, 중국에는 60% 관세를 부과하는 경우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152억 달러(약 22조 2000억원)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이 대미 보복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의 총수출액은 240억 달러(약 30조원)까지 감소한다. 또 산업연구원의 지난달 26일 '트럼프 보편관세의 효과 분석' 보고서를 보면 미국이 보편관세를 부과하면 대미 수출은 최소 9.3%에서 최대 13.1%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대미 수출 감소에 따른 명목 부가가치는 최소 7조9000억원에서 최대 10조6000억원까지에 이른다. 경제성장률로는 0.1~0.2%p를 좌우하는 액수다. 권대경 기자 kwondk213@ekn.kr

트럼프 전기차 보조금 폐지 예고...정부, 車 업계와 대응방안 논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자동차 소비 보조금 철폐를 검토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정부가 자동차 업계와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3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박동일 제조산업정책관 주재로 '자동차 민관 대미 협력 태스크포스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사와 행정명령을 통해 발표한 정책 방향 중 한국 자동차 업계에 해당하는 내용을 분석, 공유하고 대응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TF는 작년 11월 안덕근 산업부 장관 주재 '자동차 업계 영향 점검 회의' 후 구성돼 우리 자동차 수출 최대 시장인 미국의 정책 변화에 공동 대비하는 역할을 해왔다. 미국 신정부는 자동차 환경 규제를 완화하고 IRA 전기차 보조금 폐지 등의 정책을 검토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한 상태다. 참석자들은 관련 행정명령이 실제 실행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면서도 정책이 구체화할 경우 우리 자동차 산업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책 입안 초기에 적극적인 접촉을 통해 미국 정부에 한국 측 입장을 적극적으로 피력하는 한편 정부와 업계가 함께 정보를 공유하는 등 기민하게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박 정책관은 “앞으로도 미측 동향을 지속 확인하고 업계와 긴밀히 소통할 예정"이라며 “풍랑 속에서도 우리 업계가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하방위험 커진 韓경제...‘추경 편성’ 힘 실린다 [깊어진 불황의 늪]

작년 한국 경제 성장률이 2%에 그치면서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와 함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올해는 정치적 불확실성과 그에 따른 경제 심리 위축, 건설투자 부진, 트럼프 관세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성장 하방 위험이 더욱 커진 만큼 추가 압력 둔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가동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4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설명회'에서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올해 상반기 경기 하방 우려가 커진 것으로 본다"며 “이러한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정부가 경기부양 대책들을 빨리 실시할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차원에서 추경 논의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상반기 이런 부분들을 가시화하고, 집행하면 민간소비 심리 위축이나 건설투자 부진 등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 속보치)은 전분기 대비 0.1% 성장했다. 분기 성장률은 작년 1분기 1.3%를 기록한 후 2분기 0.2% 역성장했다가 3분기와 4분기 각각 0.1%를 기록했다. 특히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3분기 1.5%에 이어 4분기 1.2%에 그치며 경기가 하강하는 모습이다. 작년 연간 기준 GDP는 전년 대비 2.0% 성장했다. 지출항목별로는 민간소비 증가폭이 2023년 1.8%에서 지난해 1.1%로 축소되고, 건설투자는 1.5%에서 -2.7%로 역성장했다. 그러나 정부소비(1.3%→1.7%), 설비투자(1.1%→1.8%), 수출(3.6%→6.9%)은 증가 폭이 확대됐다. 게다가 올해는 작년 12월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정치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작년 11월 1.9%에서 1.6~1.7%로 하향 조정했다. 전문가들은 의미 있는 수준의 추경이 없다면 올해 연간 성장은 1.5%, 1% 중후반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즉, 둔화된 성장률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추경을 비롯한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가동해야 한다는 취지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달 21일 국무회의에서 “추가 재정 투입에 대해서는 국회, 정부 국정협의회가 조속히 가동되면 국민의 소중한 세금을 가장 효과적으로 써야 한다는 재정의 기본 원칙하에 국회와 정부가 함께 논의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추경 편성 가능성을 열어 놨다. 나아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추경 규모로 15조~20조원을 제안한 바 있다. 문제는 추경을 놓고 여야가 이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은 전날(22일) 이창용 총재와 만나 비공개 면담을 갖고 “추경보다 예산 조기 집행에 집중하는 것이 민생과 경제에 더 좋다"고 밝혔다. 여당의 이같은 입장은 대다수 전문가들의 분석과 결이 다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23일)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소비 위축, 투자 감소 등 우리 경제 전반의 성장 둔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책 당국이 예산 조기 집행, 추경 편성 등 과감한 재정정책과 소비 활성화 대책을 통해 내수를 자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는 기저효과에도 더딘 내수 회복에 전기 대비 평균 0.6% 성장이 예상된다"며 “하반기 강도 높은 정책 집행이 동반되면 0.6~0.7% 성장 속 연간 1% 중후반 성장 달성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정책 집행 지연 시 성장 하향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기재차관 “美 신정부 정책 면밀 분석…경제·민생 과제 속도감 있게 추진”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23일 “미국 신정부의 정책 변화를 면밀히 분석하고 기민하게 대응하면서 경제·민생 정책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차관회의 겸 물가관계차관회의 겸 경제금융상황점검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올해도 경기여건이 녹록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차관은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투자 부진이 이어지고, 국내 정치 상황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 등이 소비심리 회복을 제약하면서 내수가 어려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 차관은 설을 앞두고 16대 성수품을 계획 물량의 70% 이상 공급했다며 설 물가 안정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설 이후에도 주요 농축수산물 할인을 지원하고 물가관계차관회의를 통해 가격 불안 품목 동향을 점검할 계획이다. 이날 위메프·티몬사태 대응 방안과 배달 플랫폼 상생 방안 등 현안도 논의됐다. 배달 플랫폼 사업자들은 작년 11월 마련한 상생 방안의 세부 계획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상생 방안에는 9.8%인 중개 수수료를 2.0~7.8% 수준으로 차등 적용하는 안 등이 담겼다. 배민은 오는 2월, 쿠팡은 3월 중개 수수료를 인하할 예정이다. 중개·결제 수수료와 배달비 등을 영수증에 표기하는 안도 현재 관련 시스템을 개편 중이다. 배달기사 단체와 협의를 통해 배달기사 위치 정보를 공유하는 안도 추진 중이다. 위메프·티몬 사태 관련해서는 소비자가 결제했지만 사용하지 못한 일반상품·상품권 445억원이 환불됐다. 피해를 본 중소기업·소상공인에는 긴급경영안정자금·만기연장 등 총 4885억원이 지원됐다. 김 차관은 “위메프·티몬 미정산 피해를 끝까지 지원하고 신속한 정산방안 마련 등 제도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달플랫폼 상생 협의체와 관련해서도 “소상공인의 실질적 부담 완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이행 현황을 지속 점검·관리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지난해 11월 출생아수 2만명 돌파…14년만 최대폭 증가

지난해 11월 출생아 수가 전년 동월대비 2500명 넘게 증가하면서 14년만에 역대 11월 중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2022년 8월 이후 계속된 혼인 증가 추세와 그 동안 감소했던 기저효과가 출생아 수 증가의 원인으로 꼽혔다. 지난달 출생아 수도 증가세를 이어간다면 작년 전체 출생아 수가 9년 만에 반등하게 된다. 인구절벽의 위기에서 한숨 돌리게 되는 셈이다.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11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출생아 수는 2만95명으로 1년 전보다 14.6% 증가했다. 2565명이 더 태어난 것이다. 이는 2010년 11월 6146명 증가한 이후 같은 달 기준 최대 폭이다. 증가율 기준으로도 2010년 11월 17.5% 이후 가장 높다. 무엇보다 출생아 수는 지난해 7월 이후 다섯달 연속으로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출생아 수는 모든 시도에서 1년 전보다 증가했다. 지난해 1∼11월 출생아 수는 22만94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출생아 수 21만3723명을 넘었다. 12월에도 이런 흐름이 유지된다면 지난해 연간 출생아 수는 9년 만에 플러스로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사망자 수는 2만9219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145명(3.8%) 줄었다. 이에 따라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그달 인구는 9124명(-2.2%) 자연 감소했다. 정부 관계자는 “기저효과와 함께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미뤘던 결혼이 몰리면서 이와 함께 출생아 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의 집중된 출산 및 혼인 지원 정책과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혼인과 출산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외에 혼인 건수도 증가세가 계속됐다. 지난해 11월 혼인 건수는 1만8581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3%(1887건) 늘었다. 혼인 건수 역시 지난해 4월 이후 8개월 연속 증가세다. 11월 기준 증가 폭은 2015년 2445건, 증가율은 2010년 12.3% 이후 최대다. 시도별로는 서울과 부산 등 14개 시도에서 결혼이 늘었다. 반면 이혼 건수는 7638건으로, 1년 전보다 3.6%(285건) 줄었다. 권대경 기자 kwondk213@ekn.kr

정부 25만 대졸예정자 취업상황 전수조사…‘한국형 청년보장제’ 실시

일할 능력이 있음에도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이른바 '쉬었음' 노동인구를 줄이기 위해 청년이 졸업하기 전부터 취업을 지원하는 '한국형 청년보장제'를 시행한다. 졸업 후 4개월 이상 취업하지 못한 청년에게 일경험, 직업훈련, 국민취업지원제도 등을 연계해 지원하는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22일 '2025년 청년고용 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청년의 쉬었음 인구를 감소시키기 위해 '한국형 유스개런티(청년보장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청년보장제는 유럽연합(EU)이 졸업한 청년이 니트족으로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실시하고 있는 제도다. 졸업 후 4개월 내에 정부가 개입해 1년간 진학과 취업 그리고 훈련을 보장하는 것이 제도의 골자다. 미취업 청년을 발굴하고 정부가 개입해 취업에 이르게 하는 단계를 구체화 하는 것이다. 이는 청년 쉬었음 인구 추이가 심상치 않은 데서 비롯됐다. 지난해 청년 고용률과 실업률 등의 지표는 양호하지만, 1주일간 쉬고 있는 상태의 쉬었음 청년은 40여만명으로 증가세에 있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연초 전국 120여개 대학을 통해 졸업예정자 약 25만명의 취업 준비 상황과 수요를 전수조사하고, 상반기 중 약 5만명에게 1대1 상담과 취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취업 상태가 지속되는 청년들에게는 일경험 5만8000명, 첨단산업 분야 직업훈련 4만5000명을 대상으로 참여 기회를 제공해 취업역량을 쌓도록 돕는다. 쉬었음 청년에게는 지역 고용센터를 중심으로 관계부처, 지자체, 대학, 심리상담기관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발굴 및 지원에 나선다. 고용센터의 심리상담(6만4000건)과 직업진로지도를 확대하고 지역사회와 부모, 친구들이 '쉬었음' 청년에게 정책 참여를 권유하고 회복 과정을 함께하는 기반을 구축한다. 또 전공과 맞지 않는 분야에 취업하거나 근로 여건 때문에 취업 후 쉬었음으로 빠질 위험이 있는 직업계고 청년(졸업예정자 6만명)에게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올해 정부는 지난해보다 1만명 많은 5만 8000명을 목표로 일경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1년 이상 취업하지 못한 청년 가운데 17만 3000명에게 구직활동과 더불어 생계 지원도 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그동안 정책들이 졸업예정자들이 먼저 찾아오는 경우 제공됐다면 한국형 청년보장제는 이들을 직접 발굴해 졸업 후 4개월 내 필요한 지원을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김문수 노동부 장관도 “정부는 오늘 제기된 청년들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청년이 일할 기회를 늘리고, 중장년 세대와 청년 세대가 상생하는 일자리 정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기업에서도 청년들의 목소리에 함께 귀 기울이고 더 많은 일자리와 일 경험 기회를 제공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쉬었음 청년을 발굴하고 회복 지원을 위해 정부가 편성한 올해 예산은 71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약 8%(52억원) 늘었다. 취약청년 지원 예산은 30%(1982억원) 늘린 8487억원으로 잡았다. 졸업예정자의 조기 취업 지원을 위한 예산은 9458억원에 달한다. 노동부는 이번 정책을 통해 90만명 정도의 청년들이 맞춤형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대경 기자 kwondk213@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