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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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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 짙어지는 미중 정상회담…트럼프, 막판에 결정 내릴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9.14 12:50


트럼프 시진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AFP/연합)

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중국으로 공식 초청했지만 양국이 관세와 펜타닐 유입 문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미국 측은 아직 수락 의사를 전하지 않은 상태다.


최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최근 중국 측과 대화를 가졌다. 여기에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14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회담이 예정되자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양측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자 정상회담 전망이 어두워졌고, 미중 정상의 만남이 APEC에서의 비공식적 회담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한 소식통이 FT에 말했다.


매크로 어드바이저리 파트너스의 새라 베란 파트너는 “(미중 고위급 회담 등은)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 작업이 분명하지만 실제 성사될지 불투명하다"며 “트럼프와 시진핑이 베이징, 혹은 APEC에서 만날지에 대해 상반된 견해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펜타닐 유입 문제가 미중 정상회담 성사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측은 미국이 관세를 먼저 철폐해야 펜타닐 유입 관련 조처를 하겠다는 입장을 보이지만 미국은 관세 완화 전 조처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라이언 하스 중국센터장은 협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베이징 정상회담 명분이 약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양측 간 무역 문제도 지속되고 있다.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부회장은 미국과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을 정당화할만한 무역협정을 체결할 시간이 부족하다며 “두사람이 APEC에서 만나 일련의 성과를 발표하겠지만 무역 합의는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해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중국에 최대 100% 관세를 매기라고 요구했고, 중국 기업들을 제재명단에도 올렸다. 이에 중국은 미국산 아날로그칩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전날 착수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중국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행사가 변수로 평가된다.


하스 중국센터장은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보다 더 화려한 의전을 제공하지는 않으려 할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에 이은 '식후 입가심'으로 취급받는 것을 꺼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전승절 행사 때문에 베이징 정상회담 가능성이 더 크다는 상반된 진단도 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과 김정은에 대한 환대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베이징 정상회담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며 “APEC에서의 회담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PEC 당시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시 주석 간 회담을 연상시킬 여지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막판 뒤집기'가 관건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조지타운대학교의 중국 전문가인 에반 메데이로스는 미중 정상회담 성사 여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달려있고 마지막 순간에야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실질적 성과를 내고 싶은 욕심과 중국에서 환대받고 싶은 욕망 사이의 갈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직 백악관 관계자 역시 “중국은 베이징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열고 싶어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위해 '선물'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결중이 막판에 나와도 중국은 며칠 이내 정상회담을 조율할 수 있다"고 FT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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