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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기업경기도 ‘먹구름’…제조·비제조 동반 부진 예상

한국경제인협회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오는 9월 전망지수 93.2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22년 4월(99.15) 이후 3년 6개월 연속 기준선(100)을 밑도는 전망치다. BSI가 100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 긍정적으로, 낮으면 부정적으로 경기를 전망한다는 뜻이다. 8월 BSI 실적지수도 92.0를 기록해 역시 2022년 2월(91.5) 이후 3년 7개월째 부진의 늪에 빠져있다. 9월 업종별 BSI를 살펴보면, 제조업(92.6)과 비제조업(93.8) 모두 기준선 이하로 부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제조업은 지난해 4월부터 1년6개월 연속, 비제조업은 지난달에 이어 기대이하 모습을 보였다. 제조업 세부 업종 중에서는 10개 중 7개 업종에서 부진이 예상됐다. 호조 전망을 보인 분야는 △'의약품'(125.0) △'식음료 및 담배'(106.3) △'자동차 및 기타 운송장비'(103.0)다. 반면에 △'비금속 소재 및 제품'(66.7) △'금속 및 금속가공 제품'(80.8)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84.6) △'목재·가구 및 종이'(85.7) △'석유정제 및 화학'(92.3)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94.7) △'전자 및 통신장비'(94.7)는 9월 경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비제조업 세부 업종(총 7개) 중에는 △'여가·숙박 및 외식'(107.7) △'전문, 과학·기술 및 사업지원서비스'(106.7)가 호조 전망을 보였다. 기준선 100에 걸친 △'도소매'(100.0) △'정보통신'(100.0)을 제외한 나머지 △'전기·가스·수도 및 기타에너지'(73.7) △'건설'(83.7) △'운수 및 창고'(95.5) 업종은 부진이 전망된다. 경기 부문별 BSI도 모두 부정적 예측으로 나왔다. 내수(91.7)·수출(92.6)·투자(90.6)는 지난해 7월 이후 1년3개월 연속 동반 부진이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우리 경제는 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의 통상 불확실성 확대와 건설경기 침체 등 내수 부진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정부와 경제계가 원팀이 돼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고 건설과 인프라 투자를 늘려 내수 경기를 부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李대통령 “재정은 마중물…노사 상생·초당 협력 당부”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경제 대혁신을 통해 회복과 성장을 이끌어내기 위한 마중물"이라며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현재 우리 경제는 신기술 주도의 산업경제 혁신과 외풍에 취약한 수출의존형 경제 개선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며 “지금은 어느 때보다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뿌릴 씨앗이 부족하다고 밭을 묵혀놓을 수는 없다"며 “씨앗을 빌려서라도 농사를 준비하는 것이 상식이고 순리"라고 비유했다. 내년도 예산안이 올해보다 8~9%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가채무 비중이 불가피하게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 정책과 관련해서는 국회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의 의미를 짚었다. 이 대통령은 “노란봉투법의 진정한 목적은 노사의 상호 존중과 협력 촉진에 있다"며 “그런 만큼 노동계도 상생의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책임 있는 경제 주체로서 국민 경제 발전에 힘을 모아주기를 요청한다"며 “국제적 기준과 수준에 맞춰 현장에서 제도가 안착할 수 있도록 후속 조치를 빈틈없이 준비해 달라"고 지시했다. 외교 현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의 성원 덕에 미국과 일본 순방을 잘 마무리하고 돌아왔다"며 “여야 지도부에게 직접 성과를 설명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할 자리를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외교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고, 국익을 지키려면 마음을 얻어야 한다"며 “이번 순방에서 형성된 신뢰를 바탕으로 국익을 지키고 주변국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끝으로 “외교 문제나 국익과 관련해서는 최소한 다른 목소리가 없었으면 한다"며 “팀 코리아 정신으로 현지에서 함께 헌신한 기업인과 언론인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이재명 정부, AI 관리 틀 새로 세운다…내년 투자 대폭 확대

이재명 정부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세계 선두로 나서기 위해 내년에 투자 규모를 크게 늘리고, 흩어져 있는 국가 정책을 하나로 묶는 관리 틀을 만들기로 했다. 동시에 경제 위기 대응과 민생 안정에도 속도를 내면서 하반기 국정 기조를 'AI·경제·민생' 3축으로 정리했다.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은 28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 워크숍에서 “현재 부처마다 따로 운영되는 국가 AI 전략을 하나의 큰 틀에서 조율하겠다"고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강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그는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는 국가AI전략위원회와 대통령실 AI 담당 조직, 중앙부처·지자체를 아우르는 새 관리 구조를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내년 AI 투자 규모를 대폭 늘려 단기 성과뿐 아니라 장기 경쟁력도 확보하겠다고 했다"며 “사람 중심, 민관 원팀, AI 친화적 정부, 지역균형발전 등을 담은 '대한민국 AI 액션 플랜'을 다음 달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같은 자리에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윤석열 정부의 긴축 재정과 감세정책이 국내 경기 침체를 불렀다"며 “재정지출을 바꿔 소비·투자가 살아나고, 다시 생산과 고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당·정부·대통령실이 함께 발맞춰 나가야 한다"며 '당·정·대 원팀'을 강조했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왔다"며 “9월에는 민생과 경제를 집중적으로 챙기실 것"이라고 전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내년 건보료 또 오른다…보험료율 7.19% 확정

보건복지부가 28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고 2026년도 건강보험료율을 7.19%로 확정했다. 올해(7.09%)보다 0.1%포인트, 인상률로는 1.48% 오른 수치다. 이번 결정으로 직장가입자의 월평균 보험료(본인 부담)는 올해 15만8464원에서 내년 16만699원으로 2235원 인상된다. 지역가입자는 같은 기간 8만8962원에서 9만242원으로 1280원 늘어난다. 복지부는 최근 몇 년간 보험료율 동결과 경기 둔화로 건보 수입 기반이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지역·필수의료 강화 등 정부 과제를 추진하려면 재원 확충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고물가로 인한 국민 부담을 감안해 최소 폭 인상에 그쳤다는 입장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다발골수종 치료제 '다라투무맙(daratumumab)'의 보험 적용 범위 확대도 의결됐다. 기존에는 1차·4차 이상 단계에서만 보험이 적용됐지만 앞으로는 2차 이상 치료에서도 보르테조밉·덱사메타손과 병용하는 경우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환자들의 연간 투약비용은 기존 약 8,320만원에서 약 416만원(본인부담 5% 기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복지부는 “중증·희귀질환 치료제의 신규 급여화와 사용 범위 확대를 지속 추진해 환자와 가족의 경제적 부담을 덜겠다"고 밝혔다. 김은지 기자 elegance44@ekn.kr

2분기 실질소득 ‘제자리’…실질소비 4년반만에 최대 감소

2분기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소득이 5분기 만에 제자리 걸음을 했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가구 소비지출은 4년 반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며 2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06만5000원으로 작년 같은 분기보다 2.1% 증가했다. 작년 1분기(1.4%) 이후 5분기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근로소득은 1.5% 늘었지만 사업소득은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물가 변동 영향을 제거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0.0%를 기록했다. 실질소득은 작년 1분기 1.6% 감소했다가, 2분기 증가(0.8%)로 전환해 작년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3분기 연속 2%대 증가율을 나타냈다. 그러다 5분기 만에 증가세가 멈췄다. 특히 실질소득 가운데 사업소득이 1.9% 줄어 지난 2023년 3분기(-3.8%) 이후 7분기 만에 최대폭 감소했다. 통계청은 자영업자 수 감소가 사업소득 감소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장기간 이어진 내수 부진으로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늘면서 가계 사업소득이 줄어든 것이다. 근로소득 역시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0.5% 감소해 작년 1분기(-4.0%) 이후 처음을 줄어들었다.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83만6000원으로 1년 전보다 0.8% 늘었다. 물가를 고려한 실질소비지출은 1.2% 감소했다. 기타상품·서비스(13.0%), 음식·숙박(3.3%), 보건(4.3%) 등에서 증가했지만 교통·운송(-5.7%), 가정용품·가사서비스(-9.9%), 의류·신발(-4.0%) 등에서는 소비가 줄었다. 물가 상승으로 늘어난 소비분을 빼면 실질적으로는 뒷걸음질 쳤다는 의미다. 감소 폭은 팬데믹 당시인 지난 2020년 4분기(-2.8%) 이후 가장 크다. 아울러 지난 1분기(-0.5%)에 이어 두 분기 연속 감소했고 감소 폭도 확대됐다. 실질소비지출 중 교육은 학원·보습 교육 지출이 줄면서 3.2% 감소했다. 지난 2020년 4분기(-15.8%) 이후 가장 크게 줄었다. 가구당 월평균 비소비지출은 104만원으로 4.3% 늘었다. 경상조세(6.9%), 가구간이전지출(4.1%) 등에서 늘었다. 가구의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은 가구당 월평균 402만4000원으로 1년 전보다 1.5% 증가했다. 소득 증가가 제한적인 가운데 소비가 줄면서 평균소비성향(소비지출/처분가능소득)은 1년 전보다 0.5%포인트(p) 하락한 70.5%를 나타냈다. 4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였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은 3.3% 증가한 118만8000원을 나타냈다. 흑자율은 29.5%로 0.5%p 상승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농해수위원들도 ‘서학개미’…인베스코QQQ·로블록스·테슬라 매수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소속 국회의원들도 국내 증시보다는 해외 주식과 채권, 가상자산 등 대체 투자에 집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경제신문이 지난 3월 27일자로 공직윤리시스템(PET)에 공개된 농해수위 19명 위원들의 재산 변동 사항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농해수위 의원들 중 본인 또는 가족 명의로 주식 등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상당수가 미국 주식에 집중 투자하는 전형적인 '서학개미' 성향을 보였다.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남 당진)은 장남이 AT&T 75주, 버크셔해서웨이 0.000045주, 디지털오션홀딩스 2주,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 18주 등 미국 주식과 네이버 13주, 삼성전자 29주 등을 보유했다. 총평가액은 705만 1000원으로 1년 전 719만 9000원에서 소폭 감소했다. 또 케이뱅크 비상장주식 2주를 신규 매입해 10만원 상당을 보유하고 있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경북 고령·성주·칠곡)의 경우 배우자가 미국 주식에만 투자했다. 인베스코QQQ트러스트 10주, 로블록스 4주, 테슬라 3주를 보유해 총평가액이 963만 5000원이었다. 1년 전 647만 6000원에서 48.8% 늘어났다. 자녀 명의로 보유했던 삼성전자우 주식은 모두 매도했다. 문대림 민주당 의원의 경우 차남이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애플, 테슬라 등 미국 대형 기술주들을 보유해 총 2만 3000원 상당의 미국 주식을 소유했다. 일부 의원들은 주식보다 안정적인 채권과 국채 투자를 선호하는 보수적 성향을 보였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전북 정읍·고창)은 브라질 국채 12만주를 보유해 2543만 5000원 상당의 자산을 운용했다. 다만 1년 전 3335만 5000원에서 23.7% 감소했다. 국내 주식에 투자한 이들도 있긴 있었다. 다만 이해충돌 방지를 위해 농업·수산업 관련 기업은 여전히 기피했다. 이병진 민주당 의원(경기 평택을)은 광림 666주(평가액 2011만 3000원 상당)를 갖고 있었다. 임미애 민주당 의원(비례)은 본인과 배우자 모두 적극적인 주식 투자자였다. 본인은 삼성전자 119주, 코리안리 776주 등을 보유해 1513만 4000원, 배우자는 루닛 63주, 상아프론테크 1만 1517주 등으로 2억 1524만원을 운용했다. 전체적으로는 2억 3037만 4000원 규모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경북 구미을)은 캡티비전 3022주(평가액 313만 7000원)를 보유했다. 1년 전 2012만 7000원에서 크게 감소한 수치다. 서천호 국민의힘 의원(경남 사천·남해·하동)의 배우자는 루시드그룹 1210주, 지슨 5487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주, 현대바이오 1837주 등을 보유해 7217만 7000원을 운용했다. 엔에이치엔에듀 비상장주식 500주(738만원)도 함께 보유했다. 지역구와 관련된 기업에 대한 투자는 이해충돌 소지를 피하기 위해 백지신탁으로 처리하는 사례도 있었다. 문대림 민주당 의원(제주 제주시갑)은 자신의 지역구 내 기업인 주식회사 제주유리의성 3만 4500주(4억 2684만원)를 수탁사에 맡겨 백지신탁으로 전환했다.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에 위치한 제주유리의성은 2006년 10월 창립총회를 거쳐 2008년 10월 개관한 유리박물관 운영업체다. 문 의원은 개관 당시 제8대 제주도의회 의원으로 활동했다.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완전 철수하거나 대폭 축소한 의원들이 눈에 띈다. 서천호 국민의힘 의원(경남 사천·남해·하동)은 본인과 배우자 모두 계정을 삭제하고 가상자산 투자에서 완전히 발을 뺀 상태다. 서 의원은 넴, 도니파이낸스, 리니어파이낸스 등 12종의 가상자산을 모두 매도했다. 배우자도 리플,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23종을 전량 처분했다. 전종덕 진보당 의원(비례)의 배우자도 최근 리플과 트론, 에이피이앤에프티, 엑스코어 등 대부분 가상자산을 매도 처리했다. 한편 농해수위 19명 중 8명은 증권이나 가상자산을 보유하지 않았다. 민주당 소속 이원택(전북 군산·김제·부안을), 서삼석(전남 영암·무안·신안), 송옥주(경기 화성갑), 임호선(충북 증평·진천·음성), 주철현(전남 여수갑) 의원과 국민의힘 소속 이만희(경북 영천·청도), 조경태(부산 사하을), 조승환(부산 중구·영도) 의원이 해당된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깜깜이 계약·먹튀 피해 막는다’…공정위, 결혼·체육시설 정보 공개 의무화

공정거래위원회가 소비자 피해가 빈번했던 결혼서비스와 요가·필라테스 등 체육시설 업종에 '중요정보 표시 의무'를 도입한다. 가격과 환불 규정, 보증보험 여부 등을 반드시 공개하도록 해 '깜깜이 계약'과 '먹튀' 피해를 예방한다는 취지다. 개정안은 오는 8월 29일부터 9월 18일까지 행정예고된다. 공정위는 28일 '중요한 표시·광고사항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하고 제도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업종의 정보 제공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으로 핵심 계약정보가 사전에 명확히 공개돼 소비자의 선택권이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먼저 결혼서비스업종(예식장·결혼준비대행업)은 기본서비스(예식홀·식음료 등)와 선택품목(사진·드레스·메이크업 등)의 세부내용과 요금을 계약 전 반드시 알려야 한다. 계약해제·환불 기준도 계약서 표지와 사업자 홈페이지 또는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사이트에 공개해야 하며 제휴사업자가 참여하는 경우 제휴사별 가격과 환불 규정까지 따로 표시해야 한다. 요가·필라테스 업종에는 처음으로 표시의무제가 도입된다. 이용료와 추가 비용, 중도 해지 시 환불 기준을 사업장 게시물과 등록신청서, 광고에 동일하게 표시해야 한다. '체육시설법' 적용을 받지 않는 자유업종이라는 점에서 관리 사각지대를 보완한 조치다. 아울러 헬스장·요가·필라테스 업종은 보증보험(또는 대체 수단) 가입 여부와 보장기관·보장기간·보장금액을 공개해야 한다. 이는 휴·폐업으로 인한 선불금 미환불, 이른바 '먹튀' 피해를 막기 위한 장치다. 실제로 최근 4년(2021~2024년)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체육시설 관련 피해상담은 헬스장이 1만1637건, 요가·필라테스가 4152건에 달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조사(2025년 2월)에서도 이용자의 16.5%가 휴·폐업 피해를 경험했고 이 가운데 68.3%는 별도의 구제 절차조차 밟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지난 18일 업계 및 소비자단체와 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청취한 데 이어 행정예고 기간 동안 이해관계자와 관계 부처의 의견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후 전원회의 의결을 거쳐 개정안을 확정·시행할 예정이다. 김은지 기자 elegance44@ekn.kr

[이슈&인사이트] 국익 외교의 성과, 이제는 경제에 올인할 때

우려와 걱정이 많았던 한-미 정상회담이 별 탈 없이 무사히 끝났다. 젤렌스키 등 트럼프와 만났던 세계 정상들이 그 앞에서 망신을 당한 것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 한국과 특히 한국 좌파 정권에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트럼프가 우리 대통령을 홀대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지만 무사히 성공적으로 첫 상견례를 마쳤다. 우리와 미국은 동맹이지만 여전히 사대주의가 우리 몸에 배여 있어 기성세대와 보수 세력들의 시각은 우리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을 처음 만났을 때 회담 분위기와 성과를 마치 과거 조선 시대 왕들이 중국 황제에게 책봉을 받는 의식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회담을 앞두고 우리가 걱정했던 것들은 우리 대통령이 홀대를 받지 않을까였고 한미 방위분담금을 GDP 대비 5%까지 올리라고 요구할 지 그리고 경제적으로는 미국이 다시 우리에게 추가적인 투자와 관세협상 시 우리가 제시한 3,500억 달러의 구체적 명세표를 달라고 하지 않을까였다. 특히 회담을 몇 시간 앞두고 트럼프가 트루스 소셜에 올린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숙청 또는 혁명같이 보인다. 우리는 그것을 수용할 수 없고, 거기서 사업할 수 없다"라는 글로 인해 한미 정상의 만남이 무산 내지 파투가 나지 않을까 마지막까지 긴장을 하게 만들었다. 다행히 이런 오해는 정상간의 만남에서 풀렸다. 트럼프가 항상 정상들과 만남 전에 쓰는 고도의 전술인지 모르지만 평택 기지 소유권을 얘기하려고 밑밥을 깔았다고 생각한다. 경제적으로 트럼프가 우리 조선산업에 관심을 보여주면서 미국내에서 제조한 군함 외에도 한국에서 제조한 배를 사 주기로 한 것은 영내 건조를 원칙으로 하는 미국의 법 개정과 동시에 좀 더 많은 배를 우리 땅에서 만들 수 있게 해 줘 우리 조선 업계에게는 커다란 선물을 준 셈이다. 앞으로도 조선 산업은 우리가 미국과의 협상에서 계속해서 사용할 비장의 무기가 될 것이다. 물론 우리도 보잉 항공기 100대 추가 구입과 한국 기업들의 1,500억 달러 투자를 선물로 가지고 갔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또 다시 알래스카 가스전 개발을 위한 조인트 벤처를 트럼프가 다시 꺼내 어떻게든 일본과 같이 알래스카 가스전 개발에 발을 담가야 할 것이다. 현재는 경제성이 떨어지지만 앞으로 열릴 북극항로와 연계한 사업으로 발전시킨다면 새옹지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농수산물 추가 개방과 우리가 가장 걱정했던 관세협상 타결 시 우리가 제안한 3,500억 달러에 대한 구체적 명세표 요구를 받지 않은 것도 크나큰 성과다. 우리도 일본처럼 투자금 중 상당부분은 금융과 담보 제공의 형식으로 끌고 갈 예정인데 이번에 미국이 이런 간접투자 말고 공장을 세우는 것과 같은 직접 투자를 구체적으로 요구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일본과 EU와 동조를 맞출 시간을 벌었다는 것이고 이 또한 성과라고 할 수 있을 거다. 우리 사회의 기득권과 부를 가지고 있는 정통 보수 세력들이 우려하는 것은 변치 않는 한미 동맹과 결속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위대한 지도자'라는 찬사를 받고 미국의 완전한 지원을 받을 거라는 트럼프이 말을 듣게 된 이상 정통 보수 세력들의 우려와 걱정도 한꺼번에 날려 버린 성과가 되었다. 정치적 변수를 제거했으니 이제 다시 경제에 올인하는 대통령이 되어야 할 것이다. 민생지원금 지급에도 불구하고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은 0.8-0.9%로 끝날 거라 예상된다. 정부가 총력을 기울이는 AI 산업에서 성과를 내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경제 성장율은 주변국인 대만과 일본 그리고 OECD 평균에도 많이 뒤쳐진다. 내수를 진작시켜야 성장율을 높일 수 있다. 가처분 소득을 끌어 올려야 한다. 결국은 부동산이 해결의 열쇠다. 최용

[EE칼럼] 알뜰폰처럼 ‘알뜰전기’? 전력시장 혁신이 열어갈 길

전력 구매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독점적 공급 구조에 길들여져 있던 기업들이 더 이상 안주하지 않고, 직접 거래라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LG화학이 여수공장에서 도매시장을 통해 전기를 사들였고, SK어드밴스드가 제도 첫 신청자가 되면서 포문을 열었다. 세아베스틸은 한화큐셀과 20년 계약을 맺어 장기 직거래의 신호를 보냈다. 한화솔루션이 뒤를 따를 기세이고, 코레일 같은 공기업까지 눈길을 주니, 변화는 산업 전반으로 번질 태세다. 이는 단순히 거래 방식의 변주가 아니라, 전력시장 개혁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웅변하는 장면이다. 지금 정부와 정치권의 시선은 여전히 '전기요금 인상 여부'라는 눈앞의 변수에만 매달려 있다. 그러나 요금은 어디까지나 결과일 뿐, 본질은 전력시장의 지배구조다. 독점 체제를 그대로 둔 채 요금만 억지로 눌러 놓는 방식은 손해 보는 집단과 이익을 챙기는 집단을 갈라치기 하는 단순한 제로섬 게임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는 지속 가능한 해법이 나올 수 없다. 이제는 일반 소비자의 차례다. 통신시장을 떠올려보자. 한때 KT의 독점이 굳건했던 통신산업은 이동통신 도입과 함께 SKT·KT·LG의 경쟁 구도로 재편됐다. 알뜰폰 사업자들이 우후죽순 뛰어들면서 소비자는 요금을 스스로 고를 권리를 손에 넣었다. 그 결과는 자명하다. 요금은 내려갔고, 서비스는 개선됐으며, 시장은 혁신의 길로 들어섰다. 전력시장도 예외일 수 없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소비자 선택권 확대라는 종착역을 향해 다가오고 있다. 한국의 통신도 애초에 국영 독점에서 출발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KT가 사실상 전 영역을 지배했지만, 1990년대 들어 국제 압력과 국내 규제 완화의 흐름이 맞물리면서 균열이 생겼다. 1991년 다콤, 1997년 온세텔레콤 같은 신생 사업자들이 등장하며 국제전화 시장에 경쟁이 열렸고, 이어 장거리와 시내전화까지 개방이 확산됐다. 독점이 무너지고 다층적 경쟁이 형성되는 과정을 거치며, 통신시장은 새로운 활력을 얻게 되었다. 물론 경쟁 사업자의 진입이 곧장 효율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1997년 개인휴대통신 사업자들이 출범하면서 이동통신 시장은 단숨에 다섯 개 업체가 뒤엉켜 경쟁하는 구조가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기지국을 비롯한 인프라가 과도하게 증설되며 중복투자와 과잉투자 논란이 불거졌다. 고용 불안정 문제까지 뒤따르며 산업 전반이 흔들렸다. KT 역시 변화를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았다. 1989년 민영화라는 길로 들어섰지만, 기존 지위를 지키려는 저항은 완강했고, 기득권을 지키려는 움직임은 곳곳에서 표출되었다. 그럼에도 한국 통신시장의 경쟁 체제는 이런 난관을 뚫고서야 비로소 뿌리를 내렸다. 전력시장 개방을 둘러싼 논의에서 늘 방어 논리로 제기되는 망 중복투자 문제, 기존 독점 사업자의 저항, 기술적·비용적 부담을 이미 통신산업은 고스란히 겪고 극복해낸 셈이다. 그 결과 소비자는 요금 선택권과 서비스 다양성이라는 실질적 혜택을 손에 넣었고, 산업은 경쟁을 통해 혁신으로 나아가는 길을 열었다. 특히 알뜰폰(MVNO: 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 제도는 통신시장의 진화를 잘 보여준다. MVNO는 자체 망을 보유하지 않고 기존 이동통신사의 망을 임대해 독자적인 요금제와 서비스를 설계해 제공한다. 막대한 망 투자 비용을 감당하지 않고도 서비스 혁신과 가격 경쟁을 촉진할 수 있었기에, 소비자는 SKT·KT·LGU+라는 3대 이동통신사의 망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수십 개 알뜰폰 사업자가 내놓는 다양한 요금제 가운데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소비자 권리를 확장하고 시장 효율성을 높인 대표적 성과였다. 전력망은 물리적으로 중복 구축이 불가능하다. 송전과 배전은 국가 차원에서 통합 운영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전형적인 자연독점 영역에 속한다. 그러나 이 송배전망을 토대로 공급과 판매 주체를 다양화한다면, 통신시장의 MVNO 구조와 유사한 경쟁 원리를 전력시장에도 도입할 수 있다. 이를 구현할 수 있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전력중개사업자(aggregator)다. 다수의 발전사업자와 신재생에너지 설비, 가정용 태양광이나 에너지저장장치(ESS) 같은 분산형 전원을 하나의 '가상발전소(VPP)'로 묶어 전력시장에서 거래하거나 소매시장에 공급하는 구조다. 개별 소규모 전원이 시장에 직접 참여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중개사업자가 대신 메워주는 것이다. 둘째, 소매사업자(retailer)다. 이들은 송배전망을 그대로 이용하면서 전력 도매시장에서 확보한 전력을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이 과정에서 친환경 인증 전력 상품, 시간대별 차등 요금제, 맞춤형 요금제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설계해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한다. 즉, 송배전망은 공공적 독점으로 두되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개방하고, 그 위에서 전력중개사업자와 소매사업자가 경쟁하는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소비자는 지금처럼 한전만 상대하는 획일적 구조에서 벗어나, 통신시장에서 알뜰폰을 고르듯 자신에게 맞는 전력 공급자와 요금제를 고를 수 있다. 이는 시장의 효율성을 높이고 혁신적 서비스의 도입을 촉진할 뿐 아니라, 소비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새로운 전력시장 질서를 열게 될 것이다. 전력시장 거버넌스를 개혁하지 않는 한, 요금 논란은 끝없이 반복될 것이다. 정부는 전기료 조정이라는 미봉책에 머물 것이 아니라, 전력시장에 아예 공을 넘겨 스스로 그 책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러면 소비자들도 더이상 '전기세'라며 인상 마다 정부를 탓할리도 없고, 원자재 가격 하락때는 전기료도 하락하는 난생 겪어보지도 못한 호사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이야말로 에너지 위기와 요금 갈등을 동시에 풀어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유종민

[속보] 올해 성장률 전망치 0.9%로 조정…0.1%p↑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0.9%로 상향 조정됐다. 한국은행은 28일 서울 한은에서 금융통화위워회를 개최한 후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9%로 높였다. 지난 5월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0.8%로 0.7%포인트(p) 낮춘 후 다시 0.1%p 올려 잡았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과 민생회복 소비쿠폰 효과로 내수 중심의 경기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1.6%가 유지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1.9%에서 2.0%로, 내년은 1.8%에서 1.9%로 변경됐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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