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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차례 개정으로 일반주주 보호 장치가 대폭 보강됐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제도 사각지대가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 개정 이후 남은 주주 보호의 과제' 토론회에서 대주주와 경영진의 '주가 누르기' 유인을 줄이기 위한 자본비용(COE) 공시 강화와, 감사의견 미달을 활용한 '고의 상장폐지' 차단 방안이 개정 이후의 후속 입법 과제로 제시됐다. 이날 토론회는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주최했다. 김승철 삼일PwC경영연구원 수석연구위원과 김광중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변호사가 발제를 맡았고, 토론에는 임흥택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 김미정 금융위원회 공정시장과장, 이동섭 국민연금공단 수탁자책임실장, 편은비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홍동균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가 참여했다. 이정문 의원은 개회사에서 “ 개정을 통해 소수주주 보호를 위한 제도적 성과가 있었지만 최근 정기주주총회 과정에서 일부 기업이 정관 개정으로 자사주 소각 의무화 취지를 우회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첫 번째 발제에 나선 김승철 수석연구위원은 일본 밸류업 프로그램을 사례로 들며 '주가 누르기 방지'의 핵심은 “자본비용(COE)을 의식한 경영과 공시"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이 회사를 평가할 때 회사가 보유한 자본을 활용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익을 내는지 본다"고 짚었다. 이때 활용하는 지표가 PBR(주가순자산비율)이다. PBR은 기업의 순자산에 비해 주가가 몇 배로 평가받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ROE(자기자본이익률)을 COE(자본비용)로 나눈 값이다. ROE는 회사가 자본으로 실제 얼마나 이익을 내는지, COE는 투자자가 그 회사에 요구하는 최소 수익률을 뜻한다. 결국 회사의 수익성(ROE)이 시장의 기대수익률(COE)를 웃돌아야 PBR이 1배 이상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크고, 반대면 저평가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김 연구위원 설명이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TSE)는 '자본비용과 주가를 고려한 경영'을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일본의 우수 공시 사례를 보면 자본비용 공개, 동종업계 비교, 사업부별 분석, 자본배분 전략, 투자자 피드백 반영 등이 핵심 요소"라고 설명했다. 국회에 계류 중인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법'도 이런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이소영 의원안은 PBR 0.8배 미만 상장사에 대해 상속·증여세 산정 시 주가 대신 자산·수익가치를 반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김현정 의원안은 PBR이 2개 사업연도 이상 1배 미만인 상장사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미제출 시 1억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다만 토론에서는 제도 설계의 실효성을 두고 보완책도 제기됐다. 편은비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김현정 의원안에 관해 “과태료만으로 충분한 강제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시장 압력과 다른 제도적 장치가 함께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4년 도입된 자율공시 가이드라인에는 자본비용, 동종업계 비교 등이 이미 포함되어 있지만 실제 공시에서는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계획 나열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의무화 여부 못지않게 공시 내용의 실질성과 이사회 심의 구조가 중요하다는 취지다. 홍동균 김앤장 변호사는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변호사는 “금융, 건설, 유통 등 업종별 특성에 따라 PBR 수준이 구조적으로 다를 수 있다"며 “일률 규제보다는 산업별 기준을 감안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산업은 자본적정성 규제에 따라 위험이 낮은 우량자산 위주로 보유할 수밖에 없어 PBR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임흥택 본부장보는 “거래소는 저PBR 공표 방안을 마련해 기업 스스로 PBR을 높일 수 있게 노력하도록 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발제는 '고의 상장폐지' 문제를 다뤘다. 김광중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변호사는 대동전자를 사례로 들며 “재무상태가 우량했던 중견기업이 3년 연속 감사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정의견을 받았다"고 말했다. 대동전자는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 10% 미만, 현금성 자산 1200억원, 순자산 2600억원, 연 매출 300억원 규모의 우량기업이다. 홍콩에 있는 관계사 관련 감사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3년 연속 같은 사유로 한정의견을 받아 상장폐지 절차를 밟았다. 김 변호사는 “2년 연속 한정의견으로 이미 개선기간이 부여된 상황에서 같은 사유가 반복됐다"며 “관리종목 지정 뒤 회사가 자사주 약 7%를 추가 취득하면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과 자사주를 합한 우호지분이 93% 수준까지 높아졌다"고 말했다. 소액주주들은 고의 상장폐지가 자진 상장폐지처럼 높은 가격의 공개매수를 거치지 않고 정리매매나 상장폐지 이후 저가 매수를 통해 지분을 정리하려는 꼼수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다만 회사 측은 회계법인이 요구한 자료를 모두 제출했으며 고의 상장폐지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현행 제도 아래에서는 감사의견 미달을 활용한 상장폐지가 대주주에게 경제적 유인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상장폐지 뒤에는 현금교부형 포괄적 주식교환, 주식병합과 단주처리 등을 통해 소액주주를 낮은 가격에 축출할 수 있고, 이후 회사가 보유한 현금을 배당으로 회수하는 구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법원이 상장폐지에 따른 주가 하락 손해를 '간접 손해'로 보는 경향이 강해 손해배상 청구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간접 손해는 회사 재산이 감소하고 이에 따라 주주도 간접적으로 피해를 입는 경제적 손실이다. 이에 김 변호사는 “감사의견 미달로 인한 상장폐지 손해에 대한 별도 배상책임 규정 신설, 관련 기업의 재상장 제한, 현금교부형 포괄적 주식교환 폐지 또는 제한, 주식병합 비율 제한, 지배주주·소액주주 매수청구권 제도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토론자들은 대체로 문제의식에 공감했지만, 제도화 방식에 대해선 신중한 의견을 밝혔다. 임흥택 한국거래소 본부장보는 “대동전자 사례처럼 감사의견이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가 된 경우 거래소가 규정상 고의성까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편은비 입법조사관도 “고의 상폐 차단을 위한 입법 논의가 상대적으로 더딘 데는 고의 상폐와 자발적 상폐를 법적으로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상장폐지 이후의 가격 공정성을 보완하기 위해 “시가뿐 아니라 순자산가치와 수익가치 등을 함께 고려하는 매수가액 결정 제도 개선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동섭 국민연금공단 수탁자책임실장은 대동전자 사례를 대주주와 소액주주 간 이해상충 사안으로 규정하면서 “재무 상태가 우량한데도 불투명한 사유로 감사의견이 변경되는 경우 기관투자자의 모니터링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4-21 15:10 최태현 기자 cth@ekn.kr

개정으로 최근 기업들의 자사주 소각 결정 공시가 빠르게 늘고 있다. 자본시장에서는 소액주주 권한 강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 자본시장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온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채권자 지위 약화 가능성도 함께 제기된다. 주주 권한이 강화될 경우 기업 의사결정이 보다 주주 친화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점에서다. 배당 확대나 공격적인 투자, 레버리지 확대 등의 재무 기조가 채권자의 원리금 회수 안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주주와 채권자 간 이해관계의 균형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개정 이후 자사주 소각 확대를 둘러싸고 자본시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우선 신용등급 평가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기업의 자본성은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평가에서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한다.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채권 금리가 상승하고 채권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 발행 주체인 기업과 채권을 보유한 채권자 모두에게 실질적인 손실을 안길 수 있다. 기업 신용을 주요 평가 대상으로 하는 신용평가사는 재무정책을 평가할 때 채권자의 상환 안정성을 중심으로 본다. 이 때문에 주주보다 채권자의 원리금 회수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는 경향이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을 비롯한 주주환원 정책이 더 적극적으로 이뤄질 경우 회사의 자본성이 악화되는 것도 채권자 이해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용평가 업계에서는 최근 개정이 기업의 자본 정책과 지배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번 3차 개정은 자기주식의 권리 제한과 의무 소각을 핵심으로 하며, 그동안 자기주식이 재무 및 지배구조 전략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돼 온 기업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신평은 이번 개정이 단순히 자기주식 제도 하나의 변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1·2·3차 개정을 통해 기업 지배구조와 자본정책 전반에 걸친 규율 체계를 단계적으로 정비하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즉, 개별 제도 변화라기보다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 전략을 포괄적으로 조정하는 통합적 제도 개편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번 개정은 이사회와 감사기구의 독립성 강화, 소수주주 권한 확대, 자기주식 제도 정비 등 지배구조와 자본정책 전반에 걸친 제도 변화를 포함하고 있다. 특히 지배구조 규율 강화와 자기주식 제도 개편이 결합되면서 기업의 의사결정 구조와 재무 전략 운용 방식 전반에도 변화가 요구되는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정 논의 이후 실제 기업들의 전략 변화도 일부 확인되고 있다. 주주권 보호 강화 흐름 속에서 배당 확대 기조가 유지되는 한편, 물적분할과 중복상장 사례는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자회사 기업공개(IPO)를 철회하거나 자진 상장폐지를 검토하는 등 상장 전략을 재조정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자사주를 보유한 기업들 역시 잇따라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하며 제도 변화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확대와 주주환원 정책이 이미 신용등급 평가에 반영됐어야 한다는 반론도 나온다. 자사주 소각은 매입 이후 회계상 정리 절차에 가까운 만큼, 소각 자체를 별도의 신용 리스크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다. 익명을 요구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 시점에 이미 회사 현금이 유출되며 재무 영향이 발생하는데, 소각 단계에서 신용위험이 커진다고 보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며 “소각 의무화가 결정됐다면 자사주 매입 시점에 신용등급에 반영됐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2026-03-16 15:54 김태환 기자 kth@ekn.kr

3차 개정안이 여당 주도로 국회 문턱을 넘으며 기업의 '자사주 의무 소각'이 현실화한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사전대응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3차 개정에 따른 자사주 선제 소각은 물론, 정관 개정을 통한 1·2차 개정안 대응도 분주한 모양새다. 25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개정안이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범여권 주도로 최종 가결됐다. 이에 따라 국내 상장기업은 법 시행 전·후 취득한 자사주를 각각 1년 반·1년 이내에 원칙적으로 소각할 의무가 발생할 예정이다. 임직원 보상이나 우리사주 제도 등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엔 이사 전원의 서명·날인을 받은 보유처분계획을 주주총회에서 승인해 소각을 유예할 수 있다. 이처럼 자사주 소각 압박이 제도적으로 확대되자 그간 주가 방어와 현금 확보 등에 자사주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왔던 업계도 법 시행에 앞서 선제적으로 소각·처분에 나서는 모습이다. 특히 셀트리온과 유한양행 등 국내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자사주 소각 움직임을 보이며 보유 물량 정리에 나서고 있다. 셀트리온은 앞서 지난 12일 공시를 통해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는 안건을 내달 정기 주총에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셀트리온은 보유 자사주 약 1234만주 중 임직원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등 목적의 300만주를 제외한 보유량의 65%(611만주)를 소각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지난 2024년 취득분(239만주)에 지난해 취득분(298만주)을 더한 537만주를 상회하는 규모다. 앞서 셀트리온은 지난해에도 196만주 이상의 자기주식 취득분 소각에 나선 바 있다. 유한양행도 일찌감치 자사주 소각에 나섰다. 유한양행은 지난달 보통주 32만주(360억원 규모)를 더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총 발행주식의 0.7% 규모인 56만1463주(615억원 규모)를 소각 처리했다. 내년까지 회사 보유물량의 1% 규모인 80만2090주 소각을 완료한다는 방침인만큼, 유한양행은 3차 개정안 시행을 전후로 추가 소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가장 최근 자사주 소각을 결정한 동아에스티의 경우,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물량 절반에 해당하는 8만4058주(51억원)를 내달 3일까지 소각 완료하기로 결의했다. 이 밖에 휴젤은 30만주(537억원), 파마리서치는 12만주(627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지난해 소각했고, 한미약품은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약 8897주(40억원) 상당의 자사주를 임직원 성과보상을 목표로 처분했다. 업계는 자사주 소각·처분 움직임 뿐만 아니라, 집중투표제·전자주총 도입 등을 위한 정관 개정 작업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공표된 1·2차 개정안이 각각 올해 7월·9월 본격 시행될 예정인 까닭이다. 특히 2차 개정된 의 경우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에 대한 집중투표제 의무화·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조항을 담고 있는 만큼, 법 시행전 마지막 정기 주총 시즌인 내달 관련 정관 변경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이에 이날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에피스홀딩스 △셀트리온 △유한양행 △GC녹십자 △SK바이오사이언스 등 자산규모 2조원을 넘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내달 주총을 통해 기존 정관 내 집중투표제를 배제하는 관련 조항을 삭제하는 등 정관을 정비하는 안건을 상정한 상태다. HK이노엔과 대웅제약 역시 각각 지난해 3·4분기를 기점으로 총 자산 2조원 기준을 돌파한만큼, 관련 정관 개정 작업에 착수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셀트리온의 경우, 집중투표제 도입 등의 정관 개정과 함께 이사 정원을 감축하는 내용의 정관 개정안을 이번 주총 안건으로 올려 눈길을 끈다. 셀트리온은 '3인 이상 15인 이내'로 규정하던 이사 정원을 '3인 이상 9인 이내'로 변경하는 정관 변경안을 주총 안건으로 올려둔 상태다. 현재 셀트리온 이사회는 총 12명 중 사외이사 전원(8명)을 포함한 10명이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에 5명의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해 '사내이사 4명+사외이사 5명' 구조로 재편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기존 이사회 구조(사내이사 4명+사외이사 8명) 대비 사외이사 정원을 3명 감축하는 조치다. 셀트리온은 내달 주총을 통해 △고영혜 제주한라병원 병리과장 △최원경 성현회계법인 이사 △최종문 법무법인 화우 고문 등 3명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이중재 변호사와 윤태화 가천대학교 교수를 감사위원으로 분리 선출한다는 계획이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2026-02-25 17:00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이 본회의 표결을 앞두면서 자사주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3차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자사주를 많이 보유한 상장사들의 주주환원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매입보다 소각 규모가 더 커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 관련 종목들의 수급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정치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차 개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 후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될 전망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필리버스터가 시작된 지 24시간이 지나면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 찬성으로 이를 종료할 수 있다는 국회법 규정을 근거로 이날 오후 필리버스터를 마무리하고 법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개정안의 핵심은 기업이 신규 취득한 자사주를 취득일로부터 1년 이내에 의무적으로 소각하도록 한 것이다. 기존 보유 물량은 일정 유예 기간이 부여되며 외국인 지분 제한 기업은 최대 3년까지 소각을 미룰 수 있다. 그간 기업들이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하지 않고 보유하거나 전략적으로 활용해 온 관행에 구조적인 변화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법 개정을 앞두고 상장사들의 자발적 자사주 소각도 빠르게 늘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소각된 자기주식은 4억1500만주로 전년 대비 110% 이상 급증했다. 자사주 매입 금액이 2024년 18조8000억원에서 2025년 20조1000억원으로 소폭 증가한 반면, 소각 금액은 같은 기간 13조9000억원에서 21조4000억원으로 50% 이상 늘었다.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 등으로 증가한 공급 금액보다 소각 규모가 더 커지면서 2년 연속 순공급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시장의 관심은 자사주 비율이 높은 기업들로 쏠리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자사주 비중이 10%를 넘는 상장사를 분석한 결과, 금융사와 지주사, 전통 제조업 기반 기업에 집중되는 경향이 뚜렷했다.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이는 기업은 인포바인으로, 발행주식의 54.2%를 자사주로 보유하고 있다. 이어 △신영증권(51.2%) △일성아이에스(48.8%) △조광피혁(46.6%) △텔코웨어(44.1%) △부국증권(42.7%) 등이 40~50%대 자사주 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지주사 가운데서는 △롯데지주(27.5%) △SK(24.8%) △하림지주(13.2%) △LS(12.5%) 등이 두 자릿수 자사주 비중을 보유하고 있다. 지주사의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합병·교환·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전략적으로 활용돼 왔다. 의무 소각 제도가 시행되면 이러한 활용 여지가 줄어들 수 있어 향후 지배구조 전략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보험 등 금융업종에서도 자사주 비중이 높은 기업이 다수 포진해 있다. △미래에셋생명(26.3%) △미래에셋증권(23.3%) △DB손해보험(15.5%) △한화생명(13.5%) △삼성화재(13.4%) △삼성생명(10.2%) 등이 대표적이다. 금융사의 자사주 매입은 주당순이익(EPS) 개선과 주가 안정, 주주환원 강화 목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의무 소각이 정착될 경우 실질적인 유통주식 수 감소 효과가 더해지며 밸류에이션 재평가 기대도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는 단기적으로는 정책 기대감이 선반영되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자사주 소각 확대가 구조적인 공급 축소로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 체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모든 기업에 일률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개별 기업의 자사주 보유 구조와 세제 이슈에 따라 재무적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경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 모멘텀이 3차 개정안 통과로 일단락되는 사안은 아니라고 짚었다. 그는 “관련 타법 개정 여부와 상반기 세제 개편안 방향까지 함께 확인해야 자사주 소각 수혜주를 가려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합병 과정에서 사업상 활용을 전제로 과세이연 특례를 적용받은 기업의 경우 자사주 소각 의무화로 요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이연된 법인세가 한꺼번에 부과될 수 있다"며 “일부 기업에는 재무적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2026-02-25 15:43 윤수현 기자 ysh@ekn.kr

반도체 업종 강세와 기관 중심의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가 5800선을 돌파했다. 시장은 다음 주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 발표와 3차 개정안 처리 여부가 추가 상승 모멘텀으로 이어질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20일 전날 대비 131.28포인트(2.31%) 오른 5808.53에 장을 마쳤다. 전주(13일)와 비교하면 301.52포인트(5.48%) 상승한 수치다. 설 연휴 이후 이틀 연속 급등 흐름이 이어지며 6000선 진입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9일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가 급등하면서 지수 5600선을 넘어섰고, 20일에는 미국 증시가 약세를 보였음에도 5700선과 5800선을 연달아 돌파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기관이 3조2664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개인은 1조8542억원, 외국인은 1조6767억원을 각각 순매도하며 일부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닥은 개인의 1조5118억원 순매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5842억원)과 기관(1조575억원)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20일 종가 기준 1154.00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가는 이번 주(23~27일)에도 상승 흐름이 이어질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AI 수익성 논란과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매물은 부담 요인이지만, 엔비디아 실적 발표와 3차 개정안 통과 기대감은 지수에 긍정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주당순이익(EPS) 컨센서스는 1.52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0.8% 증가가 예상된다"며 “실적 숫자보다 가이던스와 매출총이익률(GPM) 등 수익성 지표의 유지 여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되면 시장의 초점이 수익화 논란에서 성장 가시성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 예상 밴드를 5500~5800포인트로 제시했다. 상방 요인으로는 엔비디아 실적과 3차 개정안 추진을, 하방 요인으로는 AI 수익성 논란과 기업 실적 우려, 고점 매물 출회를 꼽았다. 미국 시장에서 AI 과잉 투자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다. 특히 메타와 엔비디아 간 대규모 칩 공급 계약은 국내 반도체 기업에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25일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이 기대치를 충족할 경우 투자자 관심이 수익성 논란에서 성장 모멘텀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책 변수로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개정안이 핵심으로 꼽힌다. 여당은 2월 임시국회 내 처리를 추진 중이다. 법안 통과 기대가 높아지면서 자사주 비중이 높은 증권·지주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정해창∙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업들 또한 호응하는 모습에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또한 중장기적 관점에서 코스피의 상승 추세를 이끄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거시 환경을 보면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낮게 발표되며 물가 둔화 흐름이 나타났지만, 연준 내부에서는 성급한 금리 인하에 대한 경계론도 여전하다. 한국은행은 2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하고, 반도체 수출 호조를 반영한 보수적 성장 전망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 연구원은 “미국 주식시장 내 AI 수익화 불확실성이 소프트웨어에 집중되며 업종 로테이션이 진행 중"이라며 “국내 업종 전략도 전력기기, 원전, ESS 등 AI 인프라와 반도체에 핵심 비중을 유지하는 가운데 최근 2주 순이익 전망치 상향이 확인되는 소외 업종의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2026-02-22 09:58 윤수현 기자 ysh@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