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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숙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김연숙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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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 우원식 국회의장 “병오년, 대전환 디딤돌 놓자”

“위기 극복을 넘어 미래를 위한 대전환의 디딤돌을 놓는 한 해가 돼야 한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1일 새해 신년사를 통해 민주주의 회복, 불평등 해소, 구조 개혁, 국회 개혁 등 주요 과제를 제시하며 이 같이 강조했다. 국민주권의 가치를 국회가 책임 있게 구현하고, 국민의 삶으로 증명되는 민주주의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신년사에서 “국민의 용기와 지혜에 힘입어 평화롭게 민주적 헌정질서를 회복한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며 대한민국의 건재함을 세계에 보여줬다는 점도 언급했다. 국회에 대해서는 “국민께서 보여주신 뜻을 깊이 새기며 국민주권의 가치를 단단히 세우고, 국민의 삶으로 증명되는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데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12·3 비상계엄 사태 1년이 지났음에도 주요 책임자에 대한 1심 재판이 마무리되지 못한 현실을 언급하며, 정치적 대립 속에 민생과 경제 과제가 뒤로 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안과 혼란, 피로감을 호소하는 국민께 송구한 마음"이라며, 지난해 말 국회가 신속하고 엄정한 사법절차를 요구하는 국민의 뜻에 따라 관련 입법을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새해에는 사법 정의가 온전히 실현되고, 이를 토대로 사회적 신뢰가 회복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제 상황과 관련해 “수출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경제성장률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고환율이 이어지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과 내수, 산업 간 성장 격차가 커질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고용률은 최고 수준이지만 청년 고용시장은 여전히 어렵고, 업종별 고용 회복도 엇갈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국회는 산업 경쟁력 강화와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는 제도, 불평등을 해소하는 민생 입법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국회 주도로 개발한 '다차원적 불평등 지수'를 토대로 불평등 양상을 종합적으로 살펴 정책 대안의 실효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국민 삶의 지평을 넓히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구조 개혁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해관계가 복잡한 과제인 만큼 사회적 갈등이 예상되지만,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미래 세대에 부담을 전가하지 않는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국회 사회적 대화'를 제도화해 갈등 조정과 정책 조정의 플랫폼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40년 가까이 이어져 온 개헌 논의와 관련,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맞춰 합의 가능한 사안부터 개헌의 첫 단추를 끼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쿠팡 청문회 또 파행…‘국회·국민 무시 비판’ 쏟아져

31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사태 2차 연석 청문회' 이틀째 회의는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대표의 전날 답변 태도를 둘러싼 의원들의 질타로 시작부터 거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이날 청문위원들은 로저스 대표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아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위증 고발과 국정조사 추진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로저스 대표를 향해 '안하무인', '오만방자한 외국인'이라는 강도 높은 표현으로 비판을 쏟아냈다. 정일영 의원은 “전날 질의 과정에서 로저스 대표가 큰소리로 흥분하며 책상을 치는 모습까지 보였다"며 “한국 국회와 정부, 국민을 무시하는 태도라면 한국을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배 의원도 로저스 대표가 전날 질의 도중 'Enough(그만합시다)'라고 발언한 점을 문제 삼아 “증인으로서 해서는 안 될 말"이라며 “싸우자는 태도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전날 청문회에서 로저스 대표는 개인정보 유출 관련 영문 사과문에 사용된 'false'(사실이 아닌) 표현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한국 정부의 지시에 따라 성실히 협력하고 있다"며 “쿠팡이 협조하지 않고 있다는 허위 정보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리는 등 격앙된 모습을 보였고, 질의를 중단하라는 요구에 불쾌감을 드러내며 “Enough"라고 응수했다. 청문위원들은 이러한 태도를 문제 삼아 위증 혐의 고발과 국정조사 추진 필요성을 강조했다. 황정아 의원은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보호하고 미국만 신경 쓰겠다는 태도"라며 “즉각 위증 혐의로 고발하고 국회 모욕 책임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로저스 대표는 개인정보 유출 용의자를 접촉한 배경에 국정원의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로 답변했으나, 국정원은 “쿠팡 측에 어떠한 지시도 한 바 없다"며 국회에 위증죄 고발을 요청한 상태다.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로저스 대표의 위증 고발 가능성과 함께 김범석 의장 등 핵심 증인들의 불출석 문제를 거론하며 “조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오기형 의원도 “쿠팡이 오늘 청문회로 논란이 끝날 것이라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국정조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국정조사 요구서에 현재까지 75명의 의원이 서명했으며, 오늘 중으로 제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질타가 이어지자 로저스 대표는 “한국 국회와 본 위원회에 깊은 존경심을 갖고 있다"며 “제 답변이 완벽히 통역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다만 '동문서답식 답변'을 이유로 위원장과 의원들이 답변을 제지하는 상황이 반복되자, “그렇다면 왜 저를 증인으로 채택했느냐"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대응과 노동 환경 문제도 함께 다뤄졌다. 로저스 대표는 '택배 야간 근무의 어려움을 체험해보라'는 염태영 의원의 제안에 대해 “함께 배송 업무를 해보겠다"고 답했다. 또 최근 발표한 개인정보 유출 보상 방안과 관련해 “이용권에는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조건이 없다"고 밝혔다. 향후 손해배상 소송이 제기될 경우 보상안을 근거로 감액을 추진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감경 요인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쿠팡은 지난 29일 쿠팡 전 상품(5000원), 쿠팡이츠(5000원), 쿠팡트래블 상품(2만원), 알럭스 상품(2만원) 등 고객당 5만원 상당의 1회 사용이 가능한 4가지 구매 이용권 형태로 지급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날 쿠팡 측은 개인정보 유출 자체 조사와 발표 과정이 국정원과의 협조에 따른 것이라는 기존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 이재걸 쿠팡 법무 담당 부사장은 “(국정원이) 12월 1일 '국가안보 사안이므로 따를 법적 의무가 있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며 “이후 용의자에게 연락을 시도하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국정원이 발표를 요청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로저스 대표는 외국 포렌식 업체 선정 과정에서도 국정원과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으며, 포렌식 비용은 쿠팡Inc 또는 쿠팡 한국 법인이 부담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쿠팡 청문회는 이날 오전 회의에서도 고성과 공방이 이어지며 파행 양상을 보였다. 국회는 위증 고발과 국정조사 추진 여부를 놓고 후속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올해 국회 본회의 결석률, 권성동>이춘석>김태호>인요한>주진우 순

올해 국회 본회의 출석률이 가장 낮은 국회의원은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으로 구속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며, 2위는 무소속 이춘석 의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김태호, 인요한, 주진우 의원 순으로 결석이 많았다. 31일 국회에 따르면, 올해 국회는 1월 8일 첫 본회의부터 12월 30일 마지막 본회의까지 총 52차례 본회의를 개최했다. 전체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연간 평균 본회의 불참 의원 수는 10명 미만으로 집계돼 외형상으로는 비교적 안정적인 출석률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회차별로 들여다보면 정치적 쟁점이 집중된 본회의를 중심으로 불참 인원이 급증하는 등 출석 양상의 편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특히 일부 의원은 반복적으로 불참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연간 출석률 최하위권에 포함됐다. 정당별로도 불참이 집중되는 경향이 명확히 갈렸다. 올해 첫 본회의는 1월 8일 열린 제420회 국회 4차 본회의였다. 이날은 국회의원 300명 전원이 참석해 불참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은 출발점이 됐다. 해당 본회의에서는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피해자·유가족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의 건 △윤석열 대통령의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관련 긴급현안질문 실시의 건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 총 23건의 안건이 심의·의결됐다. 이후 첫 본회의를 제외하고 불참자가 발생하지 않은 본회의(출장·청가 제외)는 총 3차례였다. 2월 12일 열린 제422회 4차 본회의, 2월 27일 제422회 7차 본회의, 4월 17일 제424회 5차 본회의가 이에 해당한다. 특히 2월 27일 제422회 7차 본회의에서는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과정에 대한 감사원 감사요구안 △기후·기후변화 감시 및 예측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명태균 관련 불법 선거개입 및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법률안 등 총 94건의 안건이 한꺼번에 처리됐음에도 불구하고 불참 의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안건 수가 적었던 4월 17일 제424회 5차 본회의 역시 불참자가 없었다. 당시 국회는 12·29 여객기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특별법안과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3건의 안건을 처리했다. 반면 정치적 상징성과 논쟁성이 큰 안건이 상정된 본회의에서는 불참 인원이 급증했다. 가장 많은 의원들이 불참한 본회의는 지난 4월 4일 개최된 제424회 국회 1차 본회의였다. 이날 본회의에는 300명 가운데 189명(청가: 8명)이 출석하고 무려 103명의 의원의 불출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본회의에서는 '12·3 윤석열 비상계엄을 해제한 대한민국 국민께 드리는 감사문(진성준 의원 외 169인)'이 상정돼 심의·의결됐다. 정치적 상징성이 강한 안건이 다뤄진 회차였던 만큼 대규모 불참이 발생한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됐다. 이어 7월 4일 열린 제426회 국회 5차 본회의에서도 불참 인원이 급증했다. 이 본회의에서는 101명의 의원이 결석해 연중 두 번째로 많은 불출석자가 발생한 회차로 집계됐다. 두 차례 모두 특정 정당 소속 의원들의 집단적 불참이 두드러졌으며, 본회의 출석 여부가 단순한 일정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판단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개인별 불참 최다…이춘석·권성동 상위권 올해 본회의 불참 명단을 개인별로 집계(1월 8일~12월 24일)한 결과, 가장 많은 불참 기록을 남긴 의원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으로 총 14차례 본회의에 불참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 의원은 9월 중순 구속돼 재판이 진행되면서 이후 국회 출석이 어려웠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무소속 이춘석 의원은 총 12차례 불참해 개인별 불참 횟수 기준 두 번째로 많았으며, 무소속 의원 가운데서는 최다 불참자로 집계됐다. 이 밖에도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과 인요한 의원이 각각 9회, 주진우 의원이 8회 불참하며 뒤를 이었다. 이들 의원은 특정 회차에 집중적으로 불참한 것이 아니라, 여러 차례에 걸쳐 반복적으로 불참 명단에 포함된 공통점을 보였다. 정당별로 불참 명단을 분류한 결과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불참 건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국민의힘의 경우 권성동, 김태호, 인요한, 주진우, 나경원 등 중진 및 지도부급 인사들이 불참 상위권에 포함됐고, 특정 본회의에서는 다수 의원이 동시에 불참하는 집단적 양상이 반복됐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불참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안규백, 남인순, 정동영, 박정, 황희 의원 등 일부 의원이 불참 명단에 포함됐으나, 대부분 1~2회 수준의 산발적 불참에 그쳤다. 무소속의 경우 의원 수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이춘석 의원에게 불참이 집중되면서 총 15건의 불참 기록이 집계됐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이주영 의원 각 1회씩 총 2회 불참에 그쳤다. 연간 평균 본회의 불참 의원 수가 10명 미만이라는 수치는 국회 운영 전반의 안정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될 수 있지만, 반복적으로 불참 명단에 오른 의원들과 특정 회차의 집단 결석은 여전히 국회의 신뢰와 직결된 과제로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쿠팡 청문회서 산업재해 은폐·개인정보 유출 의혹 집중 제기

쿠팡을 둘러싼 산업재해 은폐 의혹과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논란을 놓고 국회가 30일 연석 청문회를 열어 쿠팡 측의 책임을 집중 추궁했다. 이날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질의에서 “2020년 이후 쿠팡에서 일하다 숨진 노동자가 노동조합이 확인한 것만 30명에 달한다"며 “쿠팡에서 반복돼 온 죽음의 행진을 이제는 멈춰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의원들은 쿠팡의 물류·배송 현장에서 과도한 노동 강도가 지속돼 왔으며, 산업재해 발생 이후에도 회사 차원의 책임 있는 조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산재 인정 과정과 내부 보고 체계, 사후 조치 전반에 대해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전날 쿠팡이 발표한 개인정보 유출 관련 고객 보상안에 대해서도 비판이 집중됐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상 수준이 낮은 것도 문제지만 판촉에 불과한 방식의 보상으로 또다시 국민 공분을 사고 있다"며 “경영진이 국회에 나와 책임 있는 조치와 재발 방지 대책을 밝혀야 하는데 국회 밖에서 소나기 피하듯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영배 의원도 “쿠팡이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 같은 태도는 청문회의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홍배 의원은 “미국 기업이라고 해서 미국 정부의 압력이 있다고 해서 위법 행위를 넘어갈 수는 없다"며 “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문회 소속 의원들은 이날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한 새로운 의혹도 제기했다. 의원들은 쿠팡 전직 직원이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쿠팡 측에 보낸 경고 메일을 확보했다며 해당 메일에 담긴 내용은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라며 발표한 '3300만 개 고객 정보 접근', '3000개 계정만 저장'이라는 주장과 완전히 배치된다고 밝혔다. 이어 쿠팡이 밝힌 유출 규모와 실제 외부 유출 정보 간 차이가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며 청문회를 통해 유출된 정보의 정확한 범위와 쿠팡의 발표가 사실인지 여부를 하나하나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남근 의원은 “피의자가 스스로 조사해 유출 규모를 발표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책임을 축소하거나 은폐하려는 시도가 있었는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야 입장차도 부각됐다. 이번 청문회에는 국민의힘이 불참 입장을 밝히면서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기획재정위원회·외교통일위원회·정무위원회 소속 범여권 의원들은 사보임을 통해 청문회에 참석했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연석 청문회는 반대하면서 국정조사만 주장하는 태도는 진정성을 믿기 어렵다"며 “쿠팡 사태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책임 있는 참여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해롤드 로저스 임시대표의 통역 방식을 둘러싼 신경전도 벌어졌다.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기존 통역 과정에서 핵심적인 질의가 윤색돼 전달됐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며 국회가 준비한 동시통역기 사용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로저스 대표는 개인 통역사 사용을 주장하며 동시통역기 착용을 거부했으나, 노종면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증인은 국회의 결정을 따라야 할 의무가 있다"며 “국회가 정한 동시통역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은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논쟁 끝에 로저스 대표는 동시통역기를 착용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개최된 이날 청문회에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정무위원회 등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했다. 청문회에는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를 비롯한 쿠팡 관계자들이 증인 및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말썽꾸러기 쿠팡의 ‘역설’…국회 문턱 못 넘던 ‘온플법’ 급물살 탄다

외국계 자본인 국내 최대 온라인 쇼밍몰 쿠팡의 고객정보유출 사태가 국회 문 턱을 넘지 못하던 온라인 플랫폼 규제 3법의 처리 전망을 밝게하고 있다. 30일 국회 등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부터 올 연말까지 국회에는 온라인 플랫폼 시장을 겨냥한 핵심 규제 법안 세 건이 연이어 제출됐다. 작년 7월 발의된 온라인 플랫폼 독점규제에 관한 법률안, 같은 해 10월 제출된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 이달 9일 국회에 접수된 음식배달플랫폼 서비스 이용료 등에 관한 법률안이다. 모두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했고, 현재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에서 계류 중이다. 세 법안 모두 플랫폼 시장의 불공정 구조와 독과점 문제를 겨냥하고 있다. 플랫폼 독점 구조를 사전 규율하고, 이미 형성된 거래 관계에서의 불공정 관행을 바로잡으려는 장치 마련이 목적이다. 아울러 가장 민감 영역으로 볼 수 있는 배달 플랫폼 수수료에 대한 직접 규제로 단계가 이어진다. 다만, 접근 방식과 규제 강도는 서로 다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논쟁적인 법안은 단연 온라인 플랫폼 독점규제법이 꼽힌다. 이 법안은 발행주식 평균 시가총액 15조 원 이상, 연평균 매출 3조 원 이상, 월평균 이용자 수 1000만 명 이상 또는 이용사업자 수 5만 개 이상이라는 정량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충족하는 플랫폼 서비스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도록 했다. 이후 공정위가 시장조사를 거쳐 '시장지배적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를 사전에 지정하고, 이들 사업자가 제공하는 시장지배적 플랫폼 서비스를 목록화해 관리하는 한편, 자사우대·끼워팔기·멀티호밍 제한·타 결제수단 홍보제한 등 전형적인 남용 행위를 사전 금지한다. 핵심은 사후 제재가 아니라 이처럼 '사전 규율'에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EU가 시행 중인 디지털시장법(DMA)과 유사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국내 논의 과정에서는 '한국 플랫폼 생태계에 과도한 규제 틀을 그대로 이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황승기 국회 정무위원회 전문위원도 법안 발의 당시 검토보고서를 통해 “온라인 플랫폼 독점규제에 관한 법률의 제정은 온라인 플랫폼의 확산,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 규제에 관한 인식,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 규제에 따른 순기능과 역기능, 해외 입법 동향 등 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입법정책적으로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플랫폼 기업들 또한 혁신 저해와 글로벌 경쟁력 약화를 이유로 강하게 반발했고,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도 “시장 변화가 빠른 플랫폼 산업에 경직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신중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여기에 임시중지명령, 과징금, 동의의결 등 강력한 권한이 공정위에 집중되는 구조에 대해 '행정부 권한 비대화'라는 정치적 부담까지 작용했다. 일각에서는 '공정위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에 대한 심사지침을 이미 시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추가적인 입법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황 전문위원은 검토보고서에서 “온라인 플랫폼은 변화와 혁신이 급속하게 이루어지는 분야로서 불필요한 규제가 늘어날 경우 기업의 창의력과 혁신 동력이 훼손돼 오히려 소비자 후생 증진에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 역시 플랫폼 독과점 문제에 입법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원칙적 입장은 밝혔지만, 별도의 정부안을 내놓지 못한 채 국회 논의에만 의존하는 상황이 이어져 왔다. 상대적으로 현실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법안은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이다. 이는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 쿠팡 알고리즘 논란 등 구체적 사례가 입법 배경으로 제시되고 있다. 작년 쿠팡이 알고리즘의 검색순위를 조작하거나 그 기준을 불투명하게 운영해 입점 소상공인과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로 과징금 처분을 받은 사건이 법안 발의를 촉발시켰다. 이 법안은 판매대금을 구매확정일 또는 결제일로부터 10일 이내 지급하도록 하고, 일정 비율의 금액을 신탁하거나 보증보험으로 보호하도록 규정했다. 중개수수료율의 차별 금지, 영세 사업자 우대수수료 적용, 이용사업자 단체 구성과 거래조건 협의권 보장 등도 담겼다. 플랫폼과 입점 사업자 간의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자는 취지다. 판매대금 정산 지연과 거래 조건의 불투명성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공감대는 비교적 넓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이 법안 역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수수료 상한과 우대수수료율의 구체적 기준을 대통령령과 공정위 고시에 위임한 점을 두고 '행정 재량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정산 보호를 위한 신탁·보험 의무가 중소 플랫폼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가장 최근 국회 발의된 음식배달플랫폼 서비스 이용료 법안은 정치적으로 가장 부담이 큰 법안으로 평가된다. 이 법안은 영세·소규모 이용사업자에 대한 우대 수수료율 의무화, 무료배달 마케팅 비용의 점주 전가 금지, 배달 방식과 배달비 분담 수준에 대한 선택권 보장 등을 규정하고 있어 사실상 수수료 직접 규제에 해당한다. 입법 취지는 분명하다. 자율규제와 상생 협약이 실질적인 부담 완화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판단, 카드 수수료 인하라는 과거 입법 사례가 근거로 제시됐다. 무엇보다 음식배달플랫폼 사업자의 수수료 폭리와 무료배달비용 전가에 대한 규제는 가장 시급한 과제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배달 플랫폼 수수료는 소비자 가격, 라이더 보수, 플랫폼 수익 구조와 직결된다. 정부와 여당이 물가 안정과 자영업 대책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단일 법안으로 결론을 내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김범석 또 불출석…쿠팡 청문회서 ‘국정조사’ 요구 확산

국회가 사상 최음으로 6개 상임위원회가 총출동하는 연석 청문회를 열고 온라인 쇼핑업에 쿠팡의 개인정보유출 문제와 최근 발표된 보상방안 등을 다뤘다. 그러나 창업자이자 대주주인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가 불출석한 가운데 부실한 질의와 응답이 이어져 큰 성화는 없었다. 이에 여야 의원들이 국정조사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 더 강경한 분위기로 이어졌다. 국회는 30일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를 개최했다. 이번 청문회는 국회법 제63조에 따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주도로 정무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등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연석회의 형태로 진행됐다. 이날 청문회에는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비롯해 쿠팡 전·현직 임원 13명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그러나 김 의장과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 핵심 증인들은 “다른 일이 있다"는 등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출석하지 않았다. 여야 의원들은 김 의장 등 주요 경영진의 불출석을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은 “김범석 의장은 오늘도 출석하지 않았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추가 출석 요구는 물론 필요하다면 고발을 포함한 모든 법적 조치를 단호히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용우 의원도 “불출석 사유서 하나로 국회 출석을 반복적으로 회피하는 것은 대한민국과 국민을 무시하는 행위"라며 “국정조사를 통해서라도 반드시 국민 앞에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청문회 대신 국정조사를 추진해야 하며, 주관 상임위 역시 과방위가 아닌 정무위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이유로 이날 청문회에 불참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현정 의원은 “국정조사를 주장하면서도 정작 연석 청문회에는 불참하는 태도에서 진정성을 찾기 어렵다"며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쿠팡이 최근 자체 조사 결과를 토대로 '유출 정보 3000건'이라고 발표하고, 전날 1인당 5만 원 상당의 쿠폰 지급을 포함한 보상안에 대해 '생색내기'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김우영 민주당 의원은 “현금이 아닌 쿠폰 지급은 공정거래법상 끼워팔기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는 “쿠팡의 자체 조사라고 하지만 정부 지시에 따라 한 달 이상 성실히 조사에 협조했다"고 설명했다. 추가 보상 계획에 대한 질의에는 “총 1조7000억 원 규모의 보상안으로,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무위·기재위·외통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사보임 절차를 거쳐 과방위원 자격으로 청문회에 참여했다. 해당 상임위들은 모두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봉황기 다시 걸린 청와대…李 대통령 출근해 업무 시작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약 7개월 만인 29일 청와대에 처음 출근한다. 대통령실의 공식 명칭도 '청와대'로 환원되며 업무표장(로고)도 변경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에는 용산 대통령실에 걸려 있던 봉황기가 내려가고 동시에 청와대에 봉황기가 게양됐다. 봉황기는 한국 국가수반을 상징하는 깃발로, 대통령의 주 집무실이 있는 곳에 상시 게양된다. 이로써 '용산 시대'가 마무리되고 '청와대 시대' 전환이 공식화됐다는 설명이다. 첫 출근인 만큼 이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에 도착해 참모들과 아침 차담회(티타임)를 갖는 모습이 언론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이후 청와대 내부의 국가위기관리센터를 방문해 안보 대비 태세 등을 점검한다.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청와대 복귀를 준비해왔고, 지난 9일 본격적으로 업무 시설 이사를 시작해 약 3주 만에 마무리했다. 대통령 경호처도 국가정보원 및 군경과 합동으로 보안 점검을 마쳤다. 대통령실은 청와대 복귀 과정에서 업무 효율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집무 공간부터 이전을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과 여민관에 설치된 집무실 가운데 여민관 집무실에서 대부분의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의 핵심 참모진인 비서실장·정책실장·국가안보실장 등 3실장과 수석비서관들도 여민관에 배치돼 대통령과 지근거리에서 소통하는 구조를 갖추게 된다. 대통령실은 참모들이 지근거리에서 대통령과 긴밀히 소통함으로써 대통령과의 거리에 따라 권력의 격차가 발생하는 부작용을 막고, 효율적인 정책 집행을 가능케 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통령 내외의 청와대 관저 입주는 정비가 더 필요할 것으로 판단돼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연내 청와대 복귀를 마무리한 데 대해 12·3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얼룩진 '용산 시대'와 결별하고, 새해부터 본격적으로 새로운 도약의 시대로 나아가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전날 노무현 재단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청와대로 돌아오는 것이 회복과 정상화의 상징이 된 듯한 느낌"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대한민국을 리부팅(재시작)하는 게 저희의 일이었다"며 “이제 부팅이 되기 시작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22대 국회 법안 ‘발의는 넘쳤고 결과는 부실’

22대 국회에서 총 1만5000건이 넘는 법률안이 제출됐지만, 그중 상당수는 논의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국회에 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임 21대 국회보다 동일기간 발의 건수는 10%(1405건) 이상 늘었지만, 처리율은 여전히 20% 수준에 머물러 있는 수준이다. 사회적 필요성과 정책적 공감대를 갖췄음에도 끝내 결론을 보지 못한 '아깝다 법안'들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처리의안 통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22대 국회에 접수된 법률안은 총 1만5561건으로, 이 가운데 처리된 법률안은 3544건, 미처리(계류) 법률안은 1만2017건으로 집계됐다. 비율로 환산하면 처리율은 약 22.8%, 미처리율은 약 77.2%다. 법률안 10건 중 7건 이상이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상태다. 미처리 법안 상당수는 향후 대안반영폐기 또는 임기만료폐기로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 법안 유형별로 보면 22대 국회의 입법 활동은 의원발의가 사실상 전부를 차지하고 있다. 의원발의 법률안의 경우 총 1만4701건(처리 3111건, 미처리 1만1590건), 정부제출 법률안은 총 446건(처리 160건, 미처리 286건)이 발의됐다. 의원발의 법률안이 전체의 97% 이상을 차지하는 동시에 미처리 법안의 대부분 역시 의원발의다. 발의는 활발했지만, 개별 법안이 상임위·소위원회·본회의를 거쳐 입법으로 완결되는 비율은 낮았다는 평가다. 22대 국회에서 가장 많이 제안된 법률안은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으로 총 615건이 발의됐다. 이어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 230건, 지방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 220건,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 197건, 국가재정법 일부개정법률안 160건이 각각 발의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2대 국회의 입법 특징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세제·국회 운영·선거제도·재정 등 정치·제도·재정의 핵심 영역에서 유사·중복 법안이 반복적으로 발의됐다는 점이다. 특히 조세특례제한법과 지방세특례제한법은 매 회기마다 개정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다수의 개별 개정안이 동시에 제출되면서 소위원회 단계에서 통합·조정되지 못한 채 계류로 누적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중요 법안이 처리되지 못하고 쌓이는 이유는 다양하다. 무엇보다 유사 법안 난립이 가장 주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조세·재정·선거·국회 운영 관련 법안처럼 정치적 관심이 집중되는 분야에서는 다수 의원이 비슷한 취지의 법안을 발의하면서 개별 법안이 경쟁 구도에 놓이게 된다. 결과적으로 논의가 분산되고, 상당수는 처리되지 못한 채 남는다는 지적이다. 상임위 소위원회 병목 현상도 법안 정체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법안 심사의 실질적 관문인 소위원회 단계에서 논의 일정이 잡히지 않거나 우선순위에서 밀리면서, 법안이 장기간 계류되는 경우가 반복되는 현상을 보인다. 정치 일정과 정쟁의 영향도 작용한다. 선거제도나 국회 운영 관련 법안은 여야 간 이해가 엇갈리면서 조정이 지연되고, 결국 회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 위험에 놓이게 된다는 지적이다. 22대 국회에서 입법이 늦어지면서 아쉬움을 남기는 법안들도 다수다. 국회 한 관계자는 “22대 국회 법안 통계는 국회가 발의 단계의 양적 확대를 처리 단계까지 감당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미처리 법안이 전체의 78%를 차지하는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아깝게 폐기되거나 철회되는 법안은 앞으로도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대한민국 불평등, 소득은 개선·자산은 심화됐다

2025년 대한민국, 소득 불평등은 완만하게 완화되는 흐름을 보이는 반면 자산 불평등은 오히려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건강·주거 영역에서도 계층·세대·지역에 따른 격차가 구조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지난 24일 발표한 '한국사회 불평등의 현주소–2025 대한민국 불평등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사회 불평등의 성격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국회도서관, 국회예산정책처, 국회미래연구원, 국회입법조사처 등 국회 소속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해 작성됐다. 불평등 지수의 체계적 정리부터 조세·주거·자산·교육·건강 영역별 현황 분석, 다차원 불평등 지수 개발, 입법 정책 과제 도출까지 포괄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그동안 개별 영역별로 분절돼 있던 불평등 논의를 하나의 구조로 묶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고서가 제시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한국 사회 불평등의 중심축이 소득에서 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장기적으로 감소 추이를 보이며 소득 분배는 일정 부분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같은 기간 순자산 지니계수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소득 불평등보다 더 높은 수준을 지속적으로 기록했다. 국민 대다수(76.7%)가 자산 불평등이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자산 불평등이 심각하다고 인식하는 수준은 OECD 회원국 중 최상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018년대 중반 이후 부동산 가격 급등은 자산 불평등을 구조적으로 심화시킨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소득이 자산 형성에 미치는 영향력은 약화된 반면, 이미 보유한 자산의 가격 상승과 상속·증여를 통한 이전이 자산 격차를 확대하는 핵심 경로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그 결과 자산 불평등은 단순한 경제적 격차를 넘어 세대 이동성, 주거 안정성, 노후 안전망 전반을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불평등 인식 조사를 분석한 결과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빈부격차, 경제적 불평등을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있었고, 우리나라도 경제 소득 불평등에 대해 81.5%가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외국은 불평등의 원인으로 '부유층의 과도한 정치적 영향력'을 꼽은 반면, 한국은 '노동시장의 임금격차', '재벌 전문직 중심의 사회구조', '자산 불평등, 자산에 대한 부의 세습' 등을 불평등의 핵심 원인으로 꼽고 있어 한국 사회의 불평등이 다양하고 복잡한 특성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보고서는 소득·자산·교육·건강을 종합한 다차원 불평등 지수(H-MDI)를 새롭게 개발해 한국 사회의 불평등 변화를 계량적으로 제시했다. 한국복지패널 자료를 활용한 분석 결과, H-MDI는 2011년 0.179에서 2023년 0.190으로 상승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소득·교육·건강 영역의 불평등은 완만하게 감소한 반면, 자산 불평등은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2011년에는 소득 요인이 다차원 불평등을 주도했다면, 2023년에는 자산이 소득과 유사한 수준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며 불평등 심화의 주된 원인으로 전환됐다. 이는 소득 중심의 불평등 완화 정책만으로는 한국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을 제어하기 어렵다는 점을 수치로 확인한 결과다. ◇교육·건강·주거 격차 커져…가정 배경이 교육 결과에 유의미한 영향 교육 영역에서는 취학 기회와 제도적 접근성 측면에서 형식적 평등은 상당 수준 확보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가정 배경이 교육 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유의미하게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 진학 선택, 재수·반수 등 재도전 기회는 상대적으로 가정 배경이 양호한 집단에 집중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계층 재생산 구조를 고착화할 가능성을 내포한다는 진단이다. 건강 불평등 역시 구조적 성격이 뚜렷하다. 소득과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기대수명, 자기평가 건강, 삶의 질 지표가 일관되게 낮게 나타났다. 미충족 의료 경험은 저소득층·고령층·농어촌 거주자에서 높게 유지되고 있다. 이는 개인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주거, 노동, 교육, 지역 인프라 등 사회적 건강결정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점에서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주거 불평등은 세대별로 다르다. 청년층은 월세와 비아파트 거주 비중이 높아 주거 불안정성이 구조화돼 있고, 중년층은 주택 보유 여부에 따라 내부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이한 점은 고령층은 자가 비중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주거환경에 노출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주거 불평등이 단순한 주거 문제를 넘어 자산 형성과 건강, 돌봄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평등 인식과 체감과는 괴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비교에서 한국이 불평등 관련 지수 일부에서 상위권 평가를 받으면서도, 국민이 체감하는 불평등 인식은 매우 높다는 점이다. 불평등 조정 인간개발지수(IHDI), 지속가능개발지수(SDG Index) 등에서는 비교적 양호한 평가를 받았지만, 세계행복지수나 성격차지수에서는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국내 인식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0% 이상이 경제·소득 불평등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했으며, 특히 자산 불평등에 대한 인식 수준은 OECD 국가 중 최상위권에 속했다. 보고서는 불평등 완화를 위한 조세정책의 방향으로 단순한 세율 인상 논의에서 벗어나 과세 구조 전반의 재설계가 필하다고 제시했다. 노동소득 과세에서는 세율 인상보다는 세입 기반 확대를 통한 소득세 기능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고, 자본소득 과세에서는 과세 공백과 차등 구조를 해소하는 방향의 보완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재산 과세의 경우 거래세 중심 구조가 부동산 자본이득을 적절히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는 한계를 지적하며, 상속·증여를 포함한 재산세 구조 전반의 재설계를 과제로 제시했다. 소비세 역시 고령화 시대의 재원 확보라는 현실을 고려하되, 역진성 완화를 위한 면세 범위 조정과 재정지출과의 정책 조합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한국 사회는 이미 '소득 이후의 불평등' 단계에 진입했으며, 자산과 삶의 조건을 포괄하는 다차원적 접근 없이는 불평등 완화가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 행정데이터 접근성 개선, 데이터 표준화, 범부처 통합 활용 체계 구축 등 증거기반 입법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가 불평등 완화를 위한 실질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소득 중심 정책의 성과에 안주하기보다, 자산·주거·건강·교육이 얽힌 구조적 불평등을 해체하는 중장기 입법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날 보고서 발표회에서 축사에 나선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회는 객관적 분석과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입법과 정책을 통해 불평등이 개인의 삶과 사회 전체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고, 보다 공정하고 포용적인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적 역할을 해나가겠다"며 “이번 보고서가 대한민국 불평등의 현주소를 이해하고, 향후 입법과 정책 논의에 유용한 기초 자료로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李대통령, 마지막 ‘용산 출근’…청와대 이전 앞두고 유가족 오찬·신년연하장 발송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용산 대통령실로 마지막 출근을 하며 대통령실의 청와대 이전을 앞둔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대통령실의 청와대 이전 작업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에 위치한 대통령 집무실로 출근했다. 대통령실은 기자들에게 이 대통령이 대통령실 정현관을 통해 출근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일정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되는 마지막 공개 일정이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2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순직 경찰과 소방 공무원 등 유가족을 초청해 오찬을 갖는다. 이날 오찬은 연말을 맞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위험한 현장에서 근무하다 순직한 공직자들의 헌신을 기리기 위한 자리다. 행사에는 각종 구난·구조 작업 도중 순직한 경찰과 소방, 해경, 군무원 및 공무수행 사망자의 유가족들이 참석한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희생자들의 헌신을 기억하겠다고 약속하고, 유가족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뜻을 전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민을 위해 위험을 무릅쓴 분들의 희생을 우리 모두 잊지 말아야 하며, 합당한 보상도 뒤따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취임 이후 처음으로 신년 연하장도 발송했다. 대통령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연하장이 국가 발전과 국민 생활 안정을 위해 헌신한 각계 주요 인사와 국가유공자, 사회적 배려 계층 등 4만5000여 명에게 발송됐으며, 외국 정상들에게도 동시에 전달됐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그동안 사회 발전을 위해 애써 온 100세 이상 어르신과 올해 신생아 출생을 앞둔 예비 부모들도 송부 대상에 포함됐다"며 “세대를 아우르는 포용과 연대의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연하장에서 “수많은 도전과 역경 속에서도 우리는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왔다"며 “앞으로 다가올 어떠한 어려움도 함께라면 반드시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뜻깊은 여정을 위대한 '대한국민' 여러분과 동행할 수 있어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또 “소망하는 모든 일이 이뤄지고 행복과 건강이 함께하는 2026년이 되기를 온 마음으로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하장 배경에는 29일 0시를 기해 공식 복귀하는 청와대와 그 주변 풍경이 산수화 스타일로 담겼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대한민국의 역사와 품격, 국민에게 돌아온 국정운영의 중심을 보여주는 상징적 이미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배경 그림은 점과 선을 활용한 그래픽 기법으로 산수화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혁신을 기반으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의 미래상을 시각화하고, 세계로 확장하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을 표현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한편 대통령실은 앞서 “용산 대통령실에 걸린 봉황기는 29일 오전 0시를 기해 내려지고, 이와 동시에 청와대에 봉황기가 게양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봉황기는 우리나라 국가수반의 상징으로, 대통령의 주 집무실이 있는 곳에 상시 게양된다. 이에 따라 26일은 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공식 일정을 소화하는 마지막 날이 됐으며, 29일부터 대통령의 집무 공간은 청와대로 옮겨진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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