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공기업 통합 시 국내 발전설비 규모 현황. 참고= 전력통계정보시스템
5개 발전공기업을 하나의 법인으로 통합하는 방안이 본격 추진되면서 향후 국내 해상풍력 시장을 둘러싼 공공과 민간의 주도권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국내 최대 규모 발전사가 될 통합발전공기업은 석탄발전소 폐쇄에 따른 대체 발전원 확보와 정의로운 일자리 전환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통합발전사의 미래는 결국 해상풍력 사업 확대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발전공기업 통합 관련 연구용역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용역을 수행 중인 삼일회계법인은 5개 발전공기업을 하나의 법인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가장 적합한 구조개편 대안으로 제시했다.
5개 발전공기업이 통합되면 연매출 약 30조원, 정직원 수 1만3000여명, 총 53GW 규모의 발전설비를 보유하게 된다. 31.4GW를 보유한 한국수력원자력을 가뿐히 넘어선 국내 최대 발전사가 출범하게 된다. 53GW는 전체 국내 발전설비 159.1GW의 3분의 1에 달하는 규모다.
통합 논의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공기업 조직 개편을 넘어 향후 국내 전력산업의 주도권과 에너지 전환 방향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석탄발전소 폐쇄 이후 발전공기업이 어떤 발전원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을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19일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한국남동발전·남부발전·동서발전·서부발전·중부발전 등 5개 발전공기업이 보유한 석탄발전 설비 규모는 총 32.1GW에 달한다. 통합발전공기업 53GW의 절반 이상이 석탄으로 나머지는 액화천연가스(LNG)와 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이뤄져있다.
석탄발전 32GW 사라진다…“해상풍력 유력한 대안"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2040년 전후로 석탄발전이 단계적으로 폐지될 경우 발전공기업은 현재 운영 중인 대규모 발전설비를 다른 발전원으로 대체해야 한다. 석탄발전이 폐쇄되면 통합발전공기업 자산의 절반 이상이 사라지는 셈이다. 문제는 발전공기업이 기존 석탄발전 수준의 사업 규모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발전공기업 안팎에서는 사실상 해상풍력이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꼽힌다. 태양광은 이미 다수의 민간 사업자가 시장에 진출해 있고 사업 규모도 상대적으로 분산돼 있다. 육상풍력 역시 입지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GW급 단위 사업을 추진하기 쉽지 않다.
반면 해상풍력은 사업 규모가 수 기가와트(GW)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가 가능하다. 발전공기업이 기존 대규모 발전사업 경험을 활용할 수 있고 향후 유지·보수(O&M) 산업까지 고려하면 상당한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발전공기업 통합이 향후 해상풍력 시장에서 공공의 역할 확대와 맞물려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현재 국내 해상풍력 시장에는 민간 개발사와 발전공기업, 해외 개발사 등이 경쟁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발전소 건설현황 추진계획 기준으로 발전사업 허가를 받은 해상풍력 사업 가운데 건설 의지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사업 규모는 약 13.3GW에 이른다. 상당수 사업은 민간 개발사와 발전공기업, 민간 기업이 공동으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추진 중이다.
다만 사업별로 인허가와 계통연계, 자금조달 등의 변수가 남아 있어 모든 사업이 실제 착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일부 사업은 향후 민간 개발사가 계속 추진하거나 공공이 참여·인수하는 방식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노동계 역시 해상풍력 사업 확대를 통합 발전공기업의 핵심 과제로 보고 있다. 석탄발전소 폐쇄에 따라 발전공기업 소속 인력 상당수가 장기적으로 에너지 전환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발전공기업 노동자 및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서 열린 발전공기업 통합 연구용역 중간발표회에서 공공재생에너지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 이원희 기자
정의로운 전환 vs 사업 효율성…공공·민간 경쟁 본격화
발전공기업 노동자 대표들은 연구용역 중간발표회에 참석해서 1개사 통합을 찬성하며 해상풍력 사업을 공공이 주도해야 정의로운 전환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단일 법인 체제가 구축되면 석탄발전 분야 인력을 해상풍력과 재생에너지 분야로 재배치할 수 있고 지역 고용 충격도 완화할 수 있다는 논리다.
삼일회계법인도 연구용역 중간결과에서 통합 법인의 장점으로 '정의로운 전환의 높은 내부 실행력'을 제시했다. 단일 법인 내 직무 전환과 인력 재배치가 가능하며 석탄발전소 폐쇄 지역의 고용 충격을 통합 법인 차원에서 흡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공공 중심의 해상풍력 확대가 반드시 정답이라는 의견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민간 사업자들은 해외 해상풍력 개발 경험과 자본 조달 능력, 사업 추진 속도 측면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업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민간 주도 개발은 수익성 확보를 우선시할 수밖에 없어 발전단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공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을 바탕으로 전력 가격 안정에 기여할 수 있지만 사업 경험 부족과 의사결정 속도, 조직 효율성 측면에서는 한계를 안고 있다. 여기에 석탄발전 인력의 일자리 전환까지 책임져야 하는 부담도 존재한다.
한 풍력 업계 관계자는 “유럽 민간개발사들은 북해 등에서 해상풍력을 수십 GW 보급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며 “국내에서 해상풍력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려면 이들의 사업 노하우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통합 발전공기업 출범에 따른 우려가 적지 않다. 삼일회계법인은 발표자료를 통해 단일 공기업 체제가 경쟁 부재에 따른 방만 경영과 조직 비대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해상풍력 특별법 시행 이후 민간 사업자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통합 발전공기업이 구조적 우위를 활용해 시장 경쟁을 저해할 가능성도 우려 요인으로 제시됐다.
다만, 삼일회계법인은 재생에너지 시장 특성을 고려할 때 통합 법인이 절대적 지배력을 행사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태양광과 풍력 시장에는 해외 개발사와 민간 사업자, 소규모 발전사업자 등 다수의 플레이어가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재생에너지 비중이 확대될수록 통합 발전공기업 역시 여러 사업자 가운데 하나로 경쟁해야 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발전공기업 통합이 에너지 전환을 이룩하는 데 도움이 아니라 오히려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기후환경단체인 기후솔루션은 이날 논평을 내고 “퇴출될 석탄발전소 자산을 관리하는 임무와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임무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며 “재생에너지 확대는 곧 화력발전 자산의 가치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에, 통합 발전사는 스스로의 사업기반을 허무는 결정을 내려야 하는 구조적 모순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화력발전사업과 재생에너지사업을 분리해 공사를 따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53GW 초대형 발전사 탄생 초읽기…해상풍력 시장 ‘공공 주도’ 커지나[이슈분석]](http://www.ekn.kr/mnt/thum/202606/news-p.v1.20260619.71dcdccba8c641fe85b011170a43334a_T1.png)


![[종합] 대한항공 우기홍·아시아나 송보영, 100분 주주 간담회 개최…시장 소통에 진심 보였다](http://www.ekn.kr/mnt/thum/202606/news-p.v1.20260619.4970ca2531f741d79de0ab29b9ba39c5_T1.png)


![[금융권 풍향계] 신용보증기금, 롯데건설·하나은행과 건설산업 경쟁력 강화 맞손 外](http://www.ekn.kr/mnt/thum/202606/news-p.v1.20260619.c35fa071c85d4a2ba681882ce032f6f9_T1.png)


![日 엔화 환율, 40년만 최고치 ‘성큼’…시장 개입 또 나올까 [머니+]](http://www.ekn.kr/mnt/thum/202606/rcv.YNA.20260619.PRU20260619405401009_T1.jpg)
![[EE칼럼] 에너지 시장에서 고착된 선입관](http://www.ekn.kr/mnt/thum/202606/news-p.v1.20240409.2085f7584f5843f6bd4585a665a8aeec_T1.jpg)
![[EE칼럼] 한・미 원자력 협상, 선장이 필요하다](http://www.ekn.kr/mnt/thum/202606/news-p.v1.20240314.f6bc593d4e0842c5b583151fd712dabc_T1.jpg)
![[김병헌의 체인지] 민주당, 지방선거 이후가 위험한 이유](http://www.ekn.kr/mnt/thum/202606/news-p.v1.20260416.e74981dbd1234907aa315469fbcafa49_T1.png)
![[김한성의 AI시대] AI 시대, 누가 판단을 설계하는가](http://www.ekn.kr/mnt/thum/202606/news-p.v1.20240319.f805779380a7469eba1ebf86cf9045e9_T1.jpeg)
![[데스크 칼럼] 부동산 시장 해법, ‘자만’은 금물이다](http://www.ekn.kr/mnt/thum/202606/news-p.v1.20260614.f40d0bed7afb47ab87716302a3faf80d_T1.jpg)
![[기자의 눈] 찬란한 K-방산의 이면, 그리고 참사의 기억법](http://www.ekn.kr/mnt/thum/202606/news-p.v1.20260618.e7b8be0cf84a4ed69017c371266352f7_T1.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