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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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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조 이란 재건 빗장 풀리나”…현대·DL·대우 ‘눈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6.20 09:00

가스·정유·철도 인프라 강자들 재조명…정부도 중동 TF 가동
건설업계는 신중론…“구체적 발주 전까지 지켜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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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이스라엘의 폭격을 받고 있는 테헤란 모습.


미국·이란 종전 양해각서(MOU)에 미국이 이란 재건과 경제 발전을 위해 최소 3000억달러(약 454조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한다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과거 이란 시장을 주도했던 국내 대형 건설사 행보가 주목된다.


◇ 현대 '가스·에너지플랜트'·DL '정제·화학공장'·대우 '교통 인프라' 강점

20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역대 이란 수주를 이끌어온 것은 현대건설·DL이앤씨·대우건설이다. 이 대형 3사 각각의 주력 분야는 뚜렷하다.


현대건설은 이란 시장에서 10억달러가 넘는 대형 에너지 플랜트 공사를 연이어 완공하며 시공능력을 입증했다. 1999년부터 2005년까지 '사우스파(South Pars) 가스전 개발공사'를 수행한 것이 주요했다.




'사우스파 가스전 개발공사 2·3단계 육상설치 공사'에서 10억1539만 달러를 기록했고 이후 '사우스파 4-5단계'에선 16억2334만달러의 실적을 올렸다. 두 대형 프로젝트로만 26억달러 이상의 수주고를 올린 것이다.


계열사인 에이치디현대중공업이 수행한 '사우스 파스 가스 생산설비와 육상처리시설 간 해저 파이프라인 설치공사'(1억500만달러)까지 더해져 해상과 육상을 잇는 가스 플랜트 분야 전반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외에도 1970~1990년대에 걸쳐 '반다르 압바스 조선소 공사'(1억9163만달러)와 '반다르 압바스 해상구조 공사'(1억6334만달러)를 완공하는 등 항만 및 해상 인프라 구축에도 오랜 경험을 보유했다.


DL이앤씨는 가스 정제뿐만 아니라 수력·화력·석유화학(올레핀) 등 에너지 및 인프라 전반에 걸쳐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를 가졌다.


가장 규모가 큰 프로젝트는 5억8627만달러 규모의 '카룬 NO.4 수력댐 건설공사'다. 이는 1995년부터 1999년까지 수행된 공사로 대형 토목·발전 인프라 수행 능력을 보여준다.


가스플랜트 분야에서는 1984년부터 1995년까지 수행한 '칸간(캉간) 가스 정제공장 1·2단계 공사'를 통해 총 5억1929만달러(1단계 2억8358만달러·2단계 2억3571만달러)의 실적을 쌓았다.


이와 함께 '아와즈 액화 천연가스 추출공장 기계설치'(1억8833만달러), '샤이드 라자이 화력발전소'(1억5824만달러), '반다르 이맘 올레핀 공장 건설공사'(1억5144만달러) 등 다방면의 산업 플랜트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대규모 철도 노선을 건설하고 해상 송유기지 복구 공사를 하는 등 국가 기간시설 공사에 강점을 보였다.


대우건설은 이란 남부 호르모즈 해협에 위치한 해상 물류 허브인 반다르 아바스를 연결하는 '반다르 아바스-바프간 철도공사'에서 여러 구간을 맡아 완공했다. '4-B공구'(1억7362만달러), '4-A구간'(1억5133만달러), '6구간'(1억439만달러)을 합하면 철도 인프라에서만 총 4억2934만달러의 완공 실적을 보유했다.


이란 전체 원유 수출의 90% 이상을 담당하는 원유 수출·유통 거점인 하르그섬에서 '해상 송유기지 복구공사'를 맡아 1억115만달러 규모의 특수 공사를 완료해 해상 토목·복구 분야에서 전문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 중동 저가 수주 트라우마…건설업계는 '신중론'

이란 시장이 열렸다고 해서 국내 건설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분위기는 아니다. 현대건설·DL이앤씨·대우건설 모두 시장 동향을 모니터링하고는 있지만 구체적으로 검토된 사항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현재 이란의 구체적인 피해 규모 조차 정확히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재건 기금을 조성한다는 발표 외에는 구체적인 입찰 방향이나 조건이 나오지 않은 초기 단계라 구체적인 사업을 검토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형 건설사들이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배경에는 2010년대 전후 중동 지역에서 발생한 저가 수주 관련 영업손실이 자리 잡고 있다. 당시 대형 건설사들의 전략은 이른바 '첫 깃발 꽂기'였다. 일단 초기 수주단계에서 공사비나 공사기간 등 사업 조건을 완화해 시장에 우선 진입한 뒤, 시공능력을 인정받아 향후 더 좋은 조건으로 양질의 프로젝트를 추가 수주하겠다는 전략이었다.


2014년 경 저유가로 중동 플랜트 발주가 지연되거나 감소하면서 국내 건설사들은 추가 수주 협상에서 난항을 겪었다. 중동 시장에 한국 기업들이 진출하는 사례들이 많아지면서 중동 발주처에도 공사비나 공사 기간과 관련한 데이터가 축적돼 사업 조건을 크게 개선시키기도 어려웠다. 이후 한동안 국내 건설사들이 중동 투자 비중을 줄인 이유다.


이번 재건 사업의 성패는 향후 구성될 재건 기금의 투명성과 이란 정부 및 국영기업 등 발주처의 긴급성이 가를 전망이다.


전력공급이 차단되거나 주요 석유 생산 시설이 타격을 받는 등 국민 삶에 영향을 주는 필수 인프라 영역에서 피해가 커질 경우 긴급 보수공사 발주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경우 공사기간이나 공사비에 대해 우호적인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우리 기업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정부는 450조 시장 선점 위해 '범정부 중동 TF' 가동…G2G 협력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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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 19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ㆍ대외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부는 이란 재건 시장과 중동 수주 가시화를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9일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범정부 차원에서 포스트 중동 대외경제정책을 본격화하겠다"며 “최근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 체결 합의는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중동 국가들의 재건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재경부 2차관이 주재하는 '중동 인프라 협력 실무 태스크포스(TF)'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 TF에는 관계 부처 1급 공무원들을 비롯해 한국수출입은행·산업은행·코트라(KOTRA)·해외건설협회 등 중동 수주 관련 유관 기관들이 대거 참여한다. 킥오프 회의에선 핵심 프로젝트 발굴과 고위급 현지 파견 등 정부 간 협력(G2G) 강화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인프라 투자 개발 사업을 전방위로 지원하는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역시 해당 TF에 참여해 실무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KIND 관계자는 “미·이란 종전 서명이 이뤄졌다고 해서 당장 가시적인 사업을 발주하거나 추진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닐 것"이라면서도 “재경부 2차관 주재의 실무 TF에 참여해 정부 및 유관 기관들과 함께 향후 이란 재건 시장 진출을 위한 로드맵과 대응 방안을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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