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을 통해 대(對)이란 군사작전 지속 의지를 재확인하자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기대를 모았던 종전 시나리오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관련한 구체적 언급이 빠지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2일 한국시간 오전 10시 47분 기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4.59% 급등한 배럴당 105.45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는 트럼프 대통령 연설 직전까지 99달러대에 머물렀으나 발언이 이어지면서 상승폭을 키웠다. 주요 증시는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연설 전 238 수준에서 234.20으로 1.6% 하락했다. 코스피 지수 역시 오전 한때 5500선에서 5337.44까지 밀리며 3% 넘게 떨어졌다. 뉴욕증시 선물도 약세를 보였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0.76%, S&P500 선물은 0.86%, 나스닥100 선물은 1.08% 각각 하락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이란과의 전쟁에서 핵심 전략적 목표 달성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목표 달성 기준이나 종전 조건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호르무즈 해협 통행 문제와 관련해 동맹국들의 역할을 강하게 촉구했다. 그는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를 거의 수입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그것이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해협을 통해 석유를 공급받는 국가들이 그 통로를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며 “그들은 이를 소중히 여겨야 하며 직접 확보하고 지켜야 한다.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은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도 “원유가 절실한 국가들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를 확보하지 못하는 국가들에게 제안을 하겠다"며 “첫째, 미국으로부터 석유를 구매하라. 우리는 충분한 공급을 갖고 있고 매우 많은 양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둘째, 더 늦기 전에 용기를 가져라. 이전에 했어야 했고, 우리가 요청했을 때 함께 했어야 했다"며 “해협으로 가서 이를 확보하고 지키고 스스로 활용하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유가 급등에 대해서는 “단기적 현상"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최근 미국 내 휘발유 가격 상승은 이란 정권이 상업용 유조선과 인접 국가들을 공격한 데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쟁의 정당성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테러 세력(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결코 두지 않을 것이고 과거 어떤 대통령도 그렇게 했어서는 안 됐다"며 “이 상황은 47년간 이어져 왔고, 내가 취임하기 훨씬 전에 해결됐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이란을 향해 추가 공습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대한 분노 작전 초기부터 우리의 목표가 완전히 달성될 때까지 작전을 계속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며 “현재까지의 진전을 고려할 때 미국의 군사적 목표를 매우 곧 달성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는 그들을 매우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며 “향후 2~3주 내에 그들을 석기시대로 되돌려 놓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에 대한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주요 목표물을 주시하고 있다. 우리는 그들의 발전소를 매우 강력하게, 아마 동시에 타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브루킹스연구소의 아슬르 아이든타쉬바시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내용을 내놓지 않았다"며 “명확한 출구 전력도 없었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픽텟자산운용의 타나카 줌페이 투자전략 총괄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시장은 분쟁 종결을 시사하는 신호를 기대했지만, 이번 연설은 그러한 기대에 부합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오히려 갈등이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했다"며 “이 같은 발언은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해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페퍼스톤 그룹의 딜린 우 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실망스럽다"며 “중동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언급은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메시지로 보이는 것 같다"고 했다. 개전 33일째에 이뤄진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약 18분 이어졌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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