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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성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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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탄소배출 보고 중단”…親화석연료 이어가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환경 오염을 유발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배출 보고를 의무화하는 프로그램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 환경보호청(EPA)은 기업들의 탄소배출을 제한하는 '온실가스 보고 프로그램'(GGRP) 폐지를 제안했다. 공청회 의견 수렴 절차를 걸쳐야 하지만 이대로 최종 확정될 경우 화석연료 발전소, 정유시설, 산업시설, 제철소 등은 앞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고할 의무가 사라진다. 리 젤딘 EPA 청장은 “GGRP는 대기 질을 개선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관료주의적 레드테이프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며 이번 조치를 통해 기업들이 최대 24억 달러의 규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등장한 첫 GGRP는 약 8000개 시설을 대상으로 이산화탄소와 메탄를 포함한 온실가스의 배출량을 매년 보고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탄소 배출이 적은 기업들은 적용이 예외돼 미국 정부의 강력한 환경 규제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2023년엔 26억톤의 CO2eq(이산화탄소 환산량)가 배출된 것으로 보고됐다. EPA는 환경 보호와 규제를 전담하기 위해 설립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만들어진 각종 청정에너지 정책 및 환경 규제 폐지에 주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취임 첫날부터 기후 변화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폐기하고 파리협정 탈퇴를 명령했다. 이 일환으로 EPA는 지난달 7일엔 70억달러(약 9조7000억원) 규모 '모두를 위한 태양광'(Solar for All) 프로그램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 7월엔 온실가스 배출이 인류 건강을 위협한다는 '위해성 판단'을 폐기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EPA는 이산화탄소와 메탄 등 온실가스가 오염을 유발하고 대중 건강과 복지를 위협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리고 이는 온실가스 규제와 관련한 각종 환경정책의 근거가 돼 왔다. 이에 따라 미국 온실가스 배출량 통계의 정확성이 훼손돼 미국의 기후변화 대응이 크게 약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과거 EPA에서 대기방사능국 부국장이었던 조셉 고프먼은 “GGRP 폐지는 미국인들이 기후 오염에 대한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게 만든다"며 “이 프로그램이 없다면 정책 입안자, 기업, 그리고 지역 사회는 배출량 감축과 공중 보건 보호 방안에 대한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파니까 급등?…테슬라 주가 오르는 동안 서학개미 가장 많이 던졌다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 주가가 7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는 등 최근 들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주식에 매도를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장 대비 7.36% 급등한 395.9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 2월 6일(374.32달러) 이후 약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테슬라 주가는 이번 한 주간 13% 오르면서 400달러선 돌파를 다시 넘보고 있다. 이 같은 주간 상승률은 지난 4월 넷째주(18.06%) 이후 가장 크다. 올해 저점에 근접했던 6개월 전과 비교하면 테슬라 주가는 60% 가까이 급등한 상황인데 주가가 오르는 동안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주식을 가장 많이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6개월 동안 서학개미들은 106억7400만달러어치 테슬라 주식을 사들였지만 113억6000만달러 매도하는 등 6억8600만달러 순매도했다.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면 순매도 1위 종목이다. 엔비디아(5억3600만달러), 아이온큐(3억7700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한국 투자자들의 지난달 테슬라 순매도 규모는 6억5700만달러로 2019년 초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테슬라를 2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TSLA 불 2X 셰어즈 ETF(TSLL)에서도 8월 한 달간 5억5400만달러가 유출돼 지난해 초 이후 월간 최대 이탈을 기록했다. 테슬라 주가가 13% 가량 급등했던 이번 주에도 테슬라가 서학개미들의 순매도 1위 주식(ETF 제외)로 집계됐다. 한국 개인투자자들은 이 기간 테슬라 주식을 약 6090만달러 순매도했는데 2·3위 종목인 아이온큐(1700만달러), 애플(1200만달러)와 격차가 상당하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통신은 “한때 테슬라 급등세를 뒷받침했던 충성도 높은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테슬라 열기가 식었다"고 최근 분석하기도 했다. 테슬라 주가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종횡무진 행보 등의 영향으로 '매그니피센트7'(M7) 중 가장 변동성이 큰 종목으로 꼽힌다. 머스크 CEO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선거전에 뛰어들어 대통령과 밀착관계를 형성하자 테슬라 주가는 트럼프 당선 이후 고공행진했다. 그러나 머스크 CEO가 정치적 반대 기류에 부닥치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마저 갈등으로 끝나면서 테슬라 주가도 내리막을 탔다. 테슬라가 지난 6월부터 로보택시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주가 또한 어느 정도 회복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보조금) 폐지와 중국·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이 주가에 하방 압박으로 작용했다. 시장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점유율이 6월 48.7%에서 7월 42%로 급감했고 지난달엔 38%로 추락했다. 테슬라 점유율이 40%를 밑돌은 적은 2017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반면 현대차, 기아, 도요타자동차, 혼다 등은 7월 전기차 판매가 60~120% 급증해 점유율을 확대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그럼에도 테슬라 주가가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배경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자동차는 일반적으로 할부로 구매되기 때문에 금리가 낮을 때 판매 실적이 높아진다. 이에 더해 테슬라가 로보택시 사업을 점차 확대하는 한편, 에너지저장 장치 사업에서도 성장세를 보이는 점 등이 월가의 낙관론을 키우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9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행사에서 대규모 배터리 저장 시스템인 '메가팩3'와 '메가블록'을 공개했다. 여러 개의 메가팩을 통합한 메가블록은 산업용 전기설비 건설 비용을 종전보다 40% 절감하고 설치에 걸리는 시간은 23% 단축하도록 설계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로빈 덴홀름 테슬라 이사회 의장은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머스크 CEO에 대해 “그는 세대를 대표하는 리더"라며 “향후 10년 동안 회사를 그와 같이 이끌 수 있는 인물은 없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포커스] “이번엔 다르다”…내년부터 넘치는 LNG 공급, 가격은 언제 떨어질까

내년부터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에서 공급 과잉이 본격화할 것으로 분석됐다. 과거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일어나면서 수년간 공급 부족에 시달렸던 LNG 시장이 미국, 카타르 등 주요 생산국의 증산으로 전환점을 맞이할 전망이다. 10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최근 발표한 '2025년 3분기 LNG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글로벌 LNG 생산은 40bcm(1bcm=10억㎥) 늘어나 전년 대비 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2019년 이후 최대 규모의 성장세다. 미국 싱크탱크 에너지경제금융분석연구소(IEEFA)도 지난해 보고서를 내고 글로벌 LNG 생산능력이 2024년 초 연간 4억7400만톤에서 2028년말 연간 6억6650만톤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5년만에 생산능력이 40% 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LNG 업계 역사상 가장 빠른 확장 속도라고 IEEFA는 밝혔다. 블룸버그NEF는 2027년부터 2030년까지 LNG 공급이 수요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글로벌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내년부터 공급 과잉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 LNG 생산시설 잇따라 가동…2030년까지 공급 42% 늘어난다 공급 확대의 배경에는 미국과 카타르 등에서 추진해온 대규모 프로젝트가 잇따라 가동에 들어간 점이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과거에도 공급 과잉 전망이 제기됐지만 번번이 빗나갔다"며 “이번에는 신규 설비들이 실제 가동을 앞두고 있어 상황이 다르다"고 전했다. 실제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국의 LNG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19% 급증했다. 벤처 글로벌이 루이지애나주에서 운영하고 있는 LNG 수출 터미널 플라크민스는 2024년 12월 첫 가동 이후 매월 생산량을 늘림에 따라 미국이 세계 1위 LNG 수출국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지난달 플라크민스가 수출한 LNG는 160만톤으로, 미국 전체 수출의 약 17%를 차지했다. 그 결과 지난달 미국의 LNG 수출은 933만톤으로, 종전 최고치였던 4월의 925만톤을 넘어섰다. 플라크민스는 미국에서 규모가 두 번째로 큰 수출 터미널이지만 증설이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이달에는 총 18개 트레인에서 전량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또다른 LNG 수출업체 체니어 에너지는 수출 시설 코퍼스 크리스티 제3단계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완공되면 미국의 LNG 생산능력이 연 1000만톤 더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엔 카타르의 노스필드 이스트 가스전도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국영기업 카타르에너지는 노스필드 이스트 프로젝트를 통해 카타르의 연간 LNG 생산량이 현재 7700만톤에서 1억2600만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캐나다, 멕시코 등에서도 신규 LNG 프로젝트들이 이르면 올 연말부터 생산될 예정이다. 블룸버그NEF는 현재 건설 중인 연간 1억7400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LNG 설비가 완공되면 2030년 글로벌 공급량에 5억9400만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작년 대비 42% 급증한 수치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이후 전임 바이든 정부에서 중단된 천연가스 생산 프로젝트를 재개하면서 LNG 수출 확대를 장려하고 있다. 이에 대규모 LNG 프로젝트들이 추가로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관측했다. ◇ 러시아와 손잡는 중국…수입 감소로 글로벌 과잉공급 기여 이와 동시에 세계 주요 LNG 수입국인 중국의 LNG 수입이 줄고 있다는 점도 글로벌 과잉공급의 또다른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원자재 정보 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은 593만톤의 LNG를 수입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전년 동월대비 9% 급감한 수치로, 중국의 LNG 수입은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자국내 가스 생산이 확대된 영향이다. 블룸버그NEF는 올해 중국의 LNG 수입이 전년 대비 1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중국은 최근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80주년 전승절 기념 열병식 등을 계기로 러시아로부터 LNG를 직접 공급받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 중국은 지난달 말 제재 대상인 러시아 '북극 LNG2' 프로젝트에서 생산한 LNG를 처음으로 수입했으며, 중국 남부 베이하이항의 LNG터미널을 러시아 LNG선 전용으로 지정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 2일 정사회담을 계기로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 프로젝트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투자노트를 통해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이 중국의 LNG 수입을 대체할 잠재력이 크다며 글로벌 공급의 10%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 LNG 가격도 하락할듯…2027년엔 반토막 가능성도 업계 역시 LNG 공급 과잉을 예상하며 가격 하락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BNP파리바의 알도 스파녀 에너지 전략 총괄은 “내년부터 새로운 LNG 설비가 가동되면서 1분기 이후 시장 공급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6년 하반기부터 2027년까지 공급이 수요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의 마틴 랫츠 글로벌 원자재 전략가는 “당작 가격 안정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특히 유럽은 재고가 평소보다 낮은 수준에서 이번 겨울 시즌을 맞이하는 만큼 향후 6개월간 아시아와 물량 확보 경쟁을 벌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강한 한파가 찾아오면 가격이 오히려 급등할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이번 겨울이 끝난 뒤에는 공급이 수요를 점차 웃돌기 시작해 2027년에는 과잉공급 규모가 상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2026년 4분기 유럽과 아시아 LNG 가격이 MMBtu당 10달러 밑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겨울 당시 평균 가격은 약 14달러였다. BNP파리바는 2027년에 LNG 가격이 8달러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3년만에 LNG 가격이 반토박 수준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시장분석업체 ICIS는 보고서를 통해 “2028년부터 2030년에는 저가 환경에 반응해 신규 수요가 생겨날 것"이라면서도 “수요 증가분이 공급 확대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LNG 가격이 10달러선을 밑돌 경우 석탄보다 더 저렴한 발전원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업계 경영진들은 9일부터 12일까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가스테크 콘퍼런스'에 모여 저렴한 전력과 난방비 등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방안과 석탄·석유에서 LNG로의 전환 가속화 전략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 국제유가도 과잉공급 예고…증산에 속도내는 OPEC+ 한편, LNG에 이어 석유도 공급과잉이 예상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원자재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투자노트를 통해 내년 글로벌 석유시장의 과잉공급 규모를 기존 하루 170만배럴에서 190만배럴로 상향 조정하고 국제유가는 배럴당 53달러에서 56달러 범위로 추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에너시 컨설팅그룹 FGE의 페레이둔 페샤라키 회장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내년 1분기에 유가가 60달러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고 50달러 중반대까지 떨이질 가능성도 분명히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전망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가 10월에도 증산을 이어가기로 합의한 이후 제기됐다. OPEC+는 지난 7일 회의에서 내달 원유 생산량을 하루 13만7000배럴 늘리기로 결정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증산 결정에 대해 내년 말 해제 예정이던 '1단계 감산'인 165만 배럴 감산의 첫 되돌림이라고 설명했다. 220만 배럴 규모의 '2단계 감산'은 이달 하루 54만8000배럴 증산으로 모두 해제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골드만삭스 vs 트럼프’ 2라운드?…솔로몬 CEO, 금리인하에 반대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서둘러 인하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솔로몬 CEO는 8일(현지시간) 한 콘퍼런스에서 “위험자산에 대한 (시장의) 투자심리를 감안할 때 정책금리가 지나치게 제약적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며 “현재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열기는 극단적인 수준에 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 상황 전반이 대체로 건설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무역정책이 성장에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고 불확실성이 투자를 둔화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줌의 건설적인 힘이 어느 정도의 역풍과 불확실성에 맞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솔로몬 CEO의 이 같은 발언은 금리 인하를 강하게 압박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 상반되며,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비판한 것이기도 하다. 앞서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높일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미국 소비자들이 지난 6월까지 관세 비용의 22%를 흡수했지만 과거 사례가 반복된다면 이 비중이 향후 67%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관세로 수조 달러를 거둬들이고 있으며 이는 미국, 주식 시장, 부를 포함해 거의 모든 것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며 “하지만 데이비드 솔로몬과 골드만삭스는 정당한 공로를 인정하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들은 오래전부터 시장 반응과 관세에 대해 잘못된 예측을 했고, 그 예측은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틀렸다"며 “데이비드는 새 이코노미스트를 고용하거나 그냥 (취미 활동인) DJ로 활동하고 대형 금융기관 경영에는 신경을 안 쓰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고 질타를 이어갔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역시 7일 방송에 출연해 골드만삭스의 관세 분석 보고서를 비판하며 “나는 골드만삭스와 반대로 거래하며 훌륭한 경력을 쌓았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에선 오는 16~17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이달 미 기준금리가 현재 4.25~4.5%에서 0.25%포인트 인하될 확률을 88.3%로 반영하고 있다.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11.7%의 확률로 보고 있다. 솔로몬 CEO와 함께 골드만삭스에서 일했던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달 금리 인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다시 강조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연준이 실제 금리를 내릴 경우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뉴스에 팔아라'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 한 달도 안남은 IRA 보조금…美, ‘전기차 불모지’로 전락하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종료 시점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7월 발효한 대규모 감세법(OBBBA)에 따라 전기차 구매시 제공됐던 최대 7500달러의 세액 공제 혜택이 오는 30일까지 적용되고 10월부터 폐지된다. 예정보다 7년 앞당겨진 것으로, 업계에서는 미국 전기차 시장이 장기적으로 위축되고 주도권이 중국과 유럽에 넘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9일 워싱턴포스트(WP),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최근 두 달간 미국 전기차 판매는 기록적인 수준을 보였다. 지난 7월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13만82대로 전월 대비 26.4%, 전년 동월 대비 19.7%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전체 신차 판매 중 전기차 비중이 12%에 이르러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WP는 전했다. 전기차 판매 가격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지난 7월 전기차 신차 평균 판매가격은 5만5689달러로 전월 대비 2.2% 하락했다. 이에 내연기관차와 가격 격차는 7611달러로 좁혀져 지난해 12월 이후 최소 수준을 보였다.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 폐지를 앞두고 판매 호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콕스 오토모티브의 스테파니 발데즈 스트리트 업계 인사이트 부문 이사는 “판매 모멘텀이 9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문제는 다음달부터 미국 전기차 시장이 급격히 냉각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주요 기관들은 이에 발맞춰 미국 전기차 시장에 대한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오토퍼시픽은 2029년 미국 전기차 판매 비중을 12%로 예상했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이 비중을 25%로 전망했으나 이번에 절반 이상 낮춘 것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언스트앤영(EY)도 8일(현지시간) 보고서를 발표해 전기차가 미국 전체 자동차 판매의 절반을 차지하는 시점을 2039년으로 제시했는데 이는 기존 전망보다 5년 늦춘 것이다. EY는 또 전기차 판매 비중이 지난해 8.1%에서 2029년 11%까지 소폭 상승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 가격이 내연기관차보다 여전히 비싸고 충전 인프라도 부족한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보조금 폐지 정책까지 겹치면서 소비자들의 전기차 외면이 심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JD파워의 타이슨 조미니 데이터 분석 부회장은 “이미 극도로 낮은 전기차 판매 마진이 관세 여파로 더욱 악화할 것"이라며 전기차와 부품은 수입에 크게 의존한다고 WP에 말했다. 리서치 업체 아이시카즈(iSeeCars)는 전기차의 시장 점유율이 내년부터 2028년까지 4%로 절반 가까이 축소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업계의 이같은 전망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미국을 전기차 후발주자로 전락시키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당시부터 '전기차 의무화 폐지'를 공약했으며, 취임 후 자동차 배출가스 및 연비 규제 철회를 지시했다. 또 핵심 국정 과제인 감세법에는 전기차 세액 공제 축소, 기업평균연비제 위반 시 부과되던 벌금 폐지 등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기조에 발맞췄던 미국의 3대 자동차 업체들도 최근 들어 내연기관차 생산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 4일 성명을 내고 “예상되는 전기차 시장 성장 및 수요 둔화에 맞춰 GM은 전략적으로 자동차 생산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전기차에 대한 지출을 상당히 줄이고 내연기관차에 집중하겠다고 언급했다. 스텔란티스는 램(RAM)의 경량 픽업에 탄소 배출이 많은 헤미 V8엔진을 다시 탑재했다. 폴 야콥슨 G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JP모건 콘퍼런스에 참석해 “향후 4~5년 동안 전기차 소매업체나 전기차 판매자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놀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전기차 후퇴 정책은 기후변화 대응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WP는 “이같은 변화로 도로에 800만대 이상의 내연기관차가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차량 대신 새로 추가될 수 있다"며 “이에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005년 수준 대비 61% 이상 감축하겠다는 목표 달성이 더 멀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와 동시에 강력한 환경 규제와 적극적인 보조금 정책을 시행하는 중국과 유럽이 전기차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EY는 중국의 전기차 시장 점율이 2033년 절반을 넘어서고 2039년에는 전기차 판매 비중이 7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도 2032년 전후로 전기차 판매 비중이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미국 전기차 시장이 최근 급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는 부진을 겪고 있다.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점유율이 6월 48.7%에서 7월 42%로 급감했고 지난달엔 38%로 추락했다. 테슬라 점유율이 40%를 밑돌은 적은 2017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반면 현대차, 기아, 도요타자동차, 혼다 등은 7월 전기차 판매가 60~120% 급증해 점유율을 확대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정부, 美구금 한국인 ‘자진 귀국’ 준비 착수…“기술적 문제 해결 중”

한국 정부가 8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포크스턴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에 수용된 한국인들의 귀국을 위한 준비 절차에 착수했다. 구금자 상당수가 자진출국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전세기를 통해 300여 명이 귀국할 전망이다. 조기중 워싱턴 총영사를 비롯한 외교부 현장대책반은 8일(현지시간) 포크스턴 구금시설을 방문해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귀국을 위한 실무 준비를 진행했다. 조 총영사는 이날 오후 방문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안에 계신 분들을 다 뵙고 (전세기) 탑승에 필요한 준비를 했다"며 “미국 측 협조를 잘 받아서 여러 기술적 문제를 잘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진출국에 얼마나 동의하는지에 대해선 “다 한국에 가시는 것을 좋아하신다, 바라신다"라고 답했다. 다만 잔류 희망자가 있는지에 대해선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 이민 당국의 외국인 번호(A-넘버·Alien number) 부여 절차도 이날 중 완료될 예정이라고 조 총영사는 설명했다. 외국인 번호는 추방 절차 대상자 등을 대상으로 부여하는 기록 관리용 번호로, 출국 전에 반드시 발급돼야 한다. 조 총영사는 구금된 직원들이 자진출국할 경우 '5년 입국 제한' 등 불이익이 없을지에 대해선 “미국에 이미 있는 제도라 그 제도를 참고하면 된다"며 “자진출국이라서 5년 입국 제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현장대책반은 9일 다시 구금시설을 찾아 귀국을 위한 실무 준비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고위급 조율을 위해 방미길에 나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르면 9일 워싱턴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 직무대행과 만나 구금자들의 재입국 제한 등 불이익 배제에 대한 확답을 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미 이민 당국은 지난 4일 조지아주 엘러벨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 대한 이민 단속 작전을 벌여 한국인 300여명을 포함해 475명을 체포·구금했다. 이들 한국인 300여명은 포크스턴 구금시설 및 스튜어트 구금시설(여성 직원)에 닷새째 구금된 상태다. 한국 정부는 이들을 추방이 아닌 자진출국 형식으로 귀국시키는 방향으로 미국 측과 협의를 이어왔다. 조 총영사는 목표로 했던 오는 10일에 전세기에 구금됐던 직원들을 태워 한국으로 출발할 수 있을지에 대해 “날짜는 제가 말할 사안이 아니고, 서울에서 발표나는 걸 봐달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니 라부부’ 인기 벌써 시들?…팝마트 주가 고점 대비 14% 추락

캐릭터 인형 '라부부' 등으로 유명한 중국 완구업체 팝마트의 주가가 고점대비 14% 가까이 추락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8일 홍콩 증시에서 팝마트 주가는 전장 대비 7.11% 하락한 287.60 홍콩 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한때 장중 8.9% 급락해 5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팝마트 주가는 휴대폰에 달 수 있는 '미니 라부부'가 곧 출시될 것이란 기대감에 힘입어 지난달 26일엔 335.40 홍콩 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가 하락세가 이날까지 이어지면서 고점 대비 14% 가량 빠진 상황이다. 최근 출시된 미니 라부부를 포함해 라부부 캐릭터 인형의 전반적인 수요가 둔화되면서 팝마트의 향후 전망에 대한 우려가 고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중고 피규어 거래 플랫폼 첸다오 자료를 인용해 3세대 라부부 인형 가격이 지난 3일간 4% 넘게 하락했다고 전했다. 또 알리바바의 시안유 중고거래 플랫폼에선 지난주에만 미니 라부부 평균 가격이 6위안(약 1169원) 하락한 105위안(약 2만원)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 모닝스타의 제프 장 애널리스트는 “라부부와 같은 제품의 경우 일부 시리즈에 대한 재입고 및 수요 감소로 중고 거래 시장에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며 “새로 출시된 제품들의 품질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따. 이는 경영진이 시의적절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팝마트 주가가 이날 홍콩 증시의 주요 지수에 편입된 이후 차익실현 매도세가 나온 것도 이날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팝마트 주가는 이날 '항셍 지수'와 '항셍 차이나 엔터프라이즈 지수' 두 곳에 편입됐다. 이런 약세 심리를 반영하듯, 팝마트 주가에 대한 공매도 거래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삼성전자·SK하이닉스 ‘VEU 대안’ 제시…‘조건부 허가’ 검토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니익스의 중국내 공장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 공급을 연간 단위로 승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8일 보도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미 상무부가 중국 내 한국 반도체공장에 대해 장비 수출을 매년 승인해주는 방식으로 반출을 허용하고 이는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를 대체하는 방안이라고 한국 정부에 제안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앞서 미 상무부는 VEU 명단에서 중국 법인인 '인텔반도체 유한공사'(다롄 소재)와 '삼성 반도체 유한공사', 'SK하이닉스 반도체 유한공사' 등 3곳을 제외할 것이라고 지난달 공지한 바 있다. VEU는 별도의 허가 절차나 기간 제한 없이 미국산 장비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예외적 지위다. 이에 따라 한국 반도체 업체의 경우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낸드 공장과 SK하이닉스의 중국 우시 D램 공장이 내년 1월부터 미국산 반도체 제조 장비를 들여올 경우 매 건마다 허가를 받아야 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 운영이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그러나 소식통들은 “트럼프 팀의 새 제안은 삼성과 SK가 필요한 장비와 부품에 대해 1년 치 물량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사전에 승인을 받는 방식"이라고 전했다. 중국 내 한국 공장에서의 장비 반입을 더 면밀히 관리함과 동시에 글로벌 공급망 차질을 피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새 방식으로 복잡해지긴 하지만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 공장을 계속 가동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고 평가했다. 미국 정부의 이같은 제안은 한국 업계 및 정부 관계자들에게 중국 내 운영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안도감을 주었지만 추가적인 부담에 좌절감도 안겨줬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이에 대한 논의는 진행 중이며 최종 결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미국 정부의 이같은 제안이 한국에게 최선의 결과일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미국산 반도체 제조 장비를 중국에 공급할 때 매 건마다 허가를 받는 것보다 연간 단위로 승인을 받는 것이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들은 12개월 동안 언제든지 고장날 수 있는 생산 장비 수리에 필요한 부품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다. 이에 초기 승인 신청에 포함되지 않은 부품을 긴급하게 들여와야 할 경우 미국 정부가 신속하게 승인해주지 못해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미 관계자는 필요시 신속하게 허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업계의 이려한 우려를 일축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反이민 정책, 美 경제에 오히려 ‘독(毒)’?

미국 내 불법 체류자를 단속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반(反)이민 정책이 오히려 미국 경제에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남미 출신의 히스패닉계와 아시아계 중심으로 미국에서 소비 위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히스패닉은 미국에 거주하는 스페인어 사용권 출신 이민자로 현재 미국 인구의 약 20%를 차지한다. 그러나 리서치 업체 뉴머레이터의 자료를 보면 지난 6월까지 히스패닉 가구의 소비는 전년 동월대비 0.76% 증가하는 데 그쳐 사실상 정체 상태를 보였고, 아시아 가구 역시 증가폭이 0.51%에 그쳤다. 반면 백인과 흑인 가구의 소비는 각각 3.3%, 2.5% 늘어나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히스패닉계는 코로나19 팬데믹 회복기에 소비의 주역으로 꼽혔으나 최근 몇 년간 인플레이션과 노동 시장 냉각으로 지출이 위축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단속이 겹치면서 합법적 체류 신분을 가진 히스패닉 소비자들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 내 불법 이민자들의 상당수가 중남미 출신인 만큼 시민권이나 영주권을 보유한 체류자들도 단속을 피하려 조심스러운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 가구의 소비 둔화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이와 관련, 비영리 단체인 라티노 도너 콜라보레이티브의 아나 발데스 대표는 “우리는 파티와 모임을 덜 하고, 배달 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하면서 소비를 줄이고 있다"면서 합법적으로 체류 자격을 가진 소비자들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미국 기업들도 히스패닉계 소비 위축으로 인한 영향을 받고 있다. 유명한 미국 맥주 브랜드 '코로나', '모델로' 등을 제조하는 컨스털레이션 브랜즈의 빌 뉴랜즈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발표 콘퍼런스에서 “그들의 소비 행동이 바뀌었다"며 최근 몇 달간 히스패닉 소비자들의 고급 맥주 소비 감소세가 두드러져 사업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히스패닉 소비자는 이 회사 맥주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고객층이다. 한식 바비큐 체인 'GEN 레스토랑 그룹'은 캘리포니아·텍사스·네바다주 등 히스패닉 고객과 직원이 많은 지역에서 이민 단속의 영향을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류 할인 백화점인 '로스 드레스 포 레스' 측은 히스패닉 소비자가 많은 지역에서 수익성이 저조하다고 전했다. 뉴저지주에서 스페인식 음식점을 운영하는 엔젤 레스톤은 이민자 단속에 대한 공포감으로 올해 수요가 증발했다고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 경제 전반에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한다. 싱크탱크 베이 지역 의회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불법 체류 이민자가 모두 추방될 경우 캘리포니아주 국내총생산(GDP)에서 최대 2780억달러가 증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캘리포니아의 GDP는 4조1000억달러로, 경제 규모만 봤을 때 미국·중국·독일에 이어 세계 4위다. 일본은 4조100억달러로 5위를 차지했다. 애비 레이즈 리서치 책임은 “이민자들은 우리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노동자들"이라고 강조했다. 비영리단체 미국이민위원회는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300여 명이 이민 당국에 체포된 것과 관련해 최근 성명을 내고 “가뜩이나 불안정한 경제 상황 속에서 출근을 꺼리는 근로자들이 더 늘어나 노동력 부족이 심화되고 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도 이에 대해 “미국 행정부 단속이 아시아계 등 외자 기업 공장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며 “일본을 포함해 미국에 거점을 둔 외국 기업에서 경계감이 강해질 듯하다"고 관측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 단속 강화는 미국 내 경제 활동에 이미 영향을 주고 있다"며 “불법 이민자 대규모 단속으로 히스패닉 노동자와 소비자가 위축돼 그들의 경제 활동이 축소되고 있다"고 짚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합법적 입국 가능하게”…韓 기업들 ‘비자 문제’ 해결될까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300여 명의 한국인 노동자가 미 이민당국에 구금된 사태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일로 한국과의 관계가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취업 및 노동 비자 발급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 이번 사태로 위축된 한국 기업들의 대미(對美) 투자 심리가 회복될지 주목된다. ABC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결승전을 관람하고 워싱턴DC에 돌아온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사태로 인해 한미 관계가 긴장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우리는 한국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며 “정말 좋은 관계다, 알다시피 우리는 (한국과) 방금 무역 협상을 체결했다"고 답했다. 그는 한국 측과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배터리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 미국에 없다면 우리가 그들(미국인들)을 도와야 하며, 일부 인력을 (미국에) 불러들여 배터리 제조든 컴퓨터 제조든 반도체 공장 건설이든 복잡한 작업을 하도록 훈련시키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에게는 더는 갖고 있지 않은 산업이 많아 우리 인력을 훈련시켜야 한다"며 “인력을 양성하는 방법은 해당 분야에 능숙한 사람을 불러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일정 기간 머물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현대차·LG 합작사 근로자들)은 불법으로 있었기 때문에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올바른 일을 했다"며 “그러나 전문가를 데려와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훈련을 받고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같이 말한 이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도 외국 기업 인력의 비자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조지아주 현대 배터리 공장에 대한 이민 단속 작전 이후, 우리나라 이민법을 존중해줄 것을 미국에 투자하는 모든 외국 기업들에게 촉구한다"고 적었다. 이어 “당신들의 투자를 환영하며 훌륭한 기술적 재능을 가진 매우 똑똑한 인재를 합법적으로 데려와 세계적 수준의 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권장한다"며 “우리는 그렇게 하도록 그것(인재를 데려오는 일)을 신속하고 합법적으로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당신이 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고 훈련시키는 것"이라며 “우리 모두 함께 우리나라를 생산적으로 만드는 것뿐 아니라 그 어느 때보다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술자·근로자들의 체류 신분 문제를 풀지 않으면 한국뿐 아니라 다른 외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를 독려하기 어렵다는 점을 트럼프 행정부가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사태를 통해 해외 기업들의 대미 투자가 위축되고 미국 내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비자 정책에 변화를 줄지 주목된다. 국내 기업들은 미국이 대미 투자를 요구하면서도 미국 내 취업 및 노동이 가능한 비자 발급이 어려웠다는 점에 불만을 제기해왔다. 이에 미 이민 당국에 적발된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공장 근로자들을 포함해 대부분의 한국 근로자들은 전자여행허가(ESTA)나 단기 상용(B-1)·관강(B-2)비자를 통해 미국에 입국하는 길을 택했다. 전문직 취업 비자(H-1B)나 주재원 비자(L1·E2) 등을 발급 받기엔 제한이 많이 따르기 때문이다. 특히 쿼터제인 H-1B 비자는 발급까지 1년 이상 소요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유례없는 불법 체류자 단속으로 300명이 넘는 한국인 근로자가 구금된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자 대기업들은 미국 출장을 전면 중단했다. 삼성전자는 ESTA를 활용해 미국으로 출장가면 2주 안에 돌아라고 공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출장을 중단함과 동시에 현지 직원들의 귀국을 권고했다. 다른 기업들 역시 미국 체류 직원들의 비자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현재 국내 기업이 미국에서 신설·증설 중인 공장은 최소 22곳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 이민 당국은 이번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사태와 같은 단속을 앞으로 더 많이 보게 될 것이고 예고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국경 차르'로 불리는 톰 호먼 국경 안보 총괄 책임자는 이날 미 CNN과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와 유사한 대규모 이민자 단속이 더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 “짧게 말하면 그렇다. 우리는 더 많은 현장 단속 작전을 펼칠 것"이라고 답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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