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이미지

이찬우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이찬우 기자 입니다.
  • 산업부
  • lcw@ekn.kr

전체기사

배터리 업계, 정부 지원 업고 ‘폐배터리’ 시장 본격 나선다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폐배터리'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이에 국내 배터리 업계는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최근 정부도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 육성을 지원할 것이라 발표하면서 업계에 힘을 싣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사용후 배터리 산업 육성을 위한 법·제도·인프라 구축방안'을 발표했다. 대책은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이차전지 전주기 산업경쟁력 강화 방안'의 후속 조치다. 이 법안은 배터리 탈거(脫去) 전 성능평가 도입, 재제조·재사용 배터리 탑재 제품에 대한 유통 전 안전 검사와 사후검사 의무화, 재생 원료 인증제, 배터리 전(全)주기 이력 관리 시스템 등 신설 제도를 규정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특히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탈거 전 성능평가의 의무화'다. 전기차에 탑재한 배터리 사용이 끝났을 때 성능평가를 통해 잔존 성능이 높다고 진단될 경우 신차에 재사용될 수 있게 하는 법안이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는 사용후 배터리에 대한 법적인 개념이 정립돼 있지 않아 지원이나 관리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미비하다"며 “향후 체계적인 관리와 정책 추진을 위해 사용후 배터리를 위한 법률 개정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품고 있는 시장이다. 환경을 지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재활용을 통해 새로운 제품을 만들 수 있어서다. 배터리 재활용은 재사용이 불가능한 폐배터리를 분해하고 용해해서 배터리에 쓰이는 원재료를 추출하는 과정이다. 즉 다 쓴 배터리를 통해 새로운 배터리를 만드는 안정적인 공급망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한국처럼 핵심 광물 등 원자재가 없는 국가의 경우 필수적인 기술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세계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를 2030년 12조원, 2050년 6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국내 배터리 3사는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코발트 생산 업체 화유코발트와 리사이클링 합작법인을 통해 폐배터리에서 니켈·코발트·리튬을 추출할 계획이다. 또 최근 폐배터리를 재사용해 에너지저장장치(ESS)로 활용하는 사업도 시작했다. 미국 텍사스에 50MWh 규모로 폐배터리를 재사용한 ESS 시스템을 마련해 검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SDI는 배터리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인 스크랩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특히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기업인 성일하이텍과 파트너십을 구축히는 등 영역 확장에 나섰다. 삼성SDI는 성일하이텍의 지분 8.79%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SK온은 지난해 독일 화학업체 바스프(BASF)와 전기차 배터리 사업 협력을 발표했다. 양사는 양극재 생산부터 폐배터리 재활용까지 배터리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협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완성차 업체도 폐배터리 시장 경쟁에 참전하고 있다. 현대차는 폐배터리를 회수해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재사용하거나 유기금속을 추출하는 '폐배터리 순환 체계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글로비스가 폐배터리를 회수하면 현대모비스가 재사용 배터리를 만드는 방식이다. 박태성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대책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국회 입법과 예산 등 관련 지원도 요청한다"며 “사용후 배터리 산업이 미래 혁신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정부와 관련 업계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그랑 콜레오스’ 사전예약 7000대…그래도 안심할 수 없는 이유는?

르노코리아의 회심작 '그랑 콜레오스'의 사전예약이 7000대를 넘어섰다. 최근 불거진 '남혐 논란'에도 선방한 수치다. 반면 아직 확정되지 않은 가격은 흥행여부를 결정할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르노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7일까지 전국 전시장에서 접수된 그랑 콜레오스의 사전 예약 건수는 7135대에 달한다. 그랑 콜레오스는 르노코리아가 4년 만에 출시한 신차로 총 1조5000억원이 투입된 오로라 프조젝트의 첫 번째 모델이다. 특히 최근 가장 수요가 많은 '중형 하이브리드 SUV'로 기업의 미래를 결정할 구원투수로 주목받고 있는 차량이다. 그랑 콜레오스는 2820㎜의 동급 최대 휠베이스로 넉넉하고 편안한 뒷좌석 공간을 제공한다. 또 CMA 플랫폼을 기반으로 차체의 18%를 초고강도 '핫 프레스 포밍(HPF)' 부품으로 구성해 뛰어난 안전성도 자랑한다. 이처럼 많은 기대를 받고 출시된 모델이지만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최근 르노코리아 사내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영상에서 여성 출연자가 '남성 혐오'를 의미하는 손가락 제스처를 취하면서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당사자와 르노코리아는 즉각 사과문을 올렸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사전계약을 취소하는 등 고객 이탈이 발생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기도 했다. 이에 르노코리아는 사전예약 건수를 공개하며 건재함을 알렸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아직 안심할 수 없다“며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출시 된지 약 2주가 지난 시점에서 사전예약 7000건은 그리 많은 숫자라 아니라는 의견이다. 비슷한 사례로 KG모빌리티의 토레스는 출시 1일 만에 사전예약이 1만대를 돌파했다. 또 한국지엠의 트랙스 크로스오버도 출시 약 4일 만에 사전예약 1만대를 넘어섰다. 두 모델은 그랑 콜레오스와 차급도 유사할 뿐만 아니라 '기업의 희망'이라는 포지션도 비슷한 차량이다. 뿐만 아니라 가격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도 변수다. 그랑 콜레오스가 출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던 것은 '저렴한 가격'에 출시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그러나 막상 신차가 공개되고 나니 저렴한 가격표가 달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낮은 트림의 모델에도 많은 옵션을 기본으로 몰아넣었기 때문에 기대만큼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하이브리드 SUV인 기아 쏘렌토는 현재 3786만~4831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그랑 콜레오스가 쏘렌토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최저 트림 기준 3000만원 초중반대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의 중형 하이브리드 SUV의 가격과 큰 차이가 없다면 소비자들은 당연히 현대차기아를 선택할 것"이라며 “매력적인 가격 책정만이 르노코리아와 그랑 콜레오스가 살 길"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랑 콜레오스는 사전 예약을 이어가다 이달 중순 이후 가격 공개와 함께 전국 르노코리아 전시장에서 차량 전시와 본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높아진 ‘對중국’ 전기차 무역장벽…韓vs中 ‘동남아 시장’서 맞붙는다

동남아시아 전기차 시장이 한국과 중국의 격전지로 떠올랐다. 최근 현대차그룹이 LG에너지솔루션과의 인도네시아 합작공장을 준공한데 이어 중국 BYD(비야디)도 태국 공장을 완공하는 등 양국의 '동남아 진출 러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는 태국 공장을 완공했다. 이는 비야디의 첫 동남아 공장이다. 4억9000만달러(6769억원)가 투입된 이 공장에서는 연간 15만대가 생산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도 동남아 시장에 공장을 지었다. 지난 3일 현대차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한 배터리셀 공장 'HLI그린파워'를 준공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HLI그린파워에서 생산한 배터리셀을 장착해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동남아 시장은 이제 막 전동화에 첫발을 내딛고 있어 무궁무진한 잠재고객을 보유한 시장이다. 이에 양국의 기업들은 적극적인 현지 진출을 통해 전기차 판매량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중국은 신흥시장 수요가 절실하다. 주요 시장이던 미국과 EU가 '중국발 저가공세'를 막기 위해 막대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 5월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하는 관세를 25%에서 100%로 높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지난 5일 EU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최고 47.6%의 관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중국은 동남아 시장을 비롯한 신흥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비야디는 태국 공장 준공에 이어 '가격 할인' 공세에도 나섰다. 비야디는 돌핀 모델 가격을 14만∼16만밧(529만∼604만원) 할인 판매하고 아토3 모델은 10만∼34만밧(378만∼1284만원) 할인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도 동남아 시장 진출에 진심이다. 전기차 캐즘으로 생긴 구멍을 동남아 판매로 메꾸기 위해서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공장 'HLI그린파워'를 통해 아세안 전기차 시장에서 전략적 우위를 확보할 방침이다. 공장은 총 32만㎡ 부지에 전극공정, 조립공정, 활성화공정 등을 갖추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15만대분 이상에 달하는 연간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셀을 생산할 수 있다. 배터리셀은 자동차 배터리의 가장 기본 부품으로 모듈, 팩의 순서로 조립돼 자동차에 최종 장착된다. HLI그린파워에서 생산되는 배터리셀은 고함량 니켈과 코발트, 망간에 출력을 높여주고 화학적 불안정성을 낮춰줄 수 있는 알루미늄을 추가한 고성능 NCMA 리튬이온 배터리셀이다. 생산된 배터리셀은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하는 전기차는 물론 현대차·기아의 다양한 모델에 탑재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는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과 특화된 고객 경험, 전기차 충전시스템 등을 제공해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배터리셀-전기차 생산 체제 구축은 인도네시아를 넘어 아세안 전기차 생태계 조성의 핵심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현지 전기차 에코 시스템을 마련하고,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세안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한국 진출 中 ‘지리’…현대차그룹 상대할 전략은?

중국의 지리자동차가 한국 전기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미국, 유럽연합(EU)의 관세폭탄으로 인해 기존의 수출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지리는 먼저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한 BYD(비야디)와 다르게 가성비 전략이 아닌 '고급화' 전략을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지리자동차는 블룸버그통신과 질의에서 자사 고급 전기차 브랜드 '지커'의 모델을 2026년 1분기 한국 시장에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리 측은 내년 말까지 서울과 경기도 지역에 전시장을 열 것이라는 구체적인 계획도 발표했다. 1986년 설립된 지리그룹은 산하에 많은 자동차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에서 활발히 판매되고 있는 볼보와 폴스타 모두 지리그룹을 모회사로 두고 있다. 지리는 이외에도 10개 브랜드를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리는 르노코리아의 2대주주기도 하다. 2022년 르노코리아의 지분 34.02%를 인수하면서 2대주주로 올라섰다. 르노코리아의 부산공장에서 폴스타4를 생산하기로 한 것도 지리그룹의 영향이다. 이처럼 한국 시장에 경험이 있는 지리는 가성비가 아닌 '고급화 전략'을 선택했다. 중국산에 대한 불신이 강한 한국 시장에 가성비 전기차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으로 분석된다. 이에 지리는 값이 저렴하고 주행거리가 비교적 평범한 모델이 아닌 한국 시장에서도 경험하기 힘든 성능을 갖춘 전기차를 출시해 수요를 이끌 방침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리가 한국시장에 처음 출시할 모델은 한번 충전 시 최대 620㎞를 주행할 수 있는 '지커001'이 될 가능성이 높다. 주행거리는 한국 기준으로 측정했을 때 다소 감소할 가능성이 크지만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성능이다. 중국이 한국 시장 진출을 노리는 가장 큰 이유는 높아진 미국과 EU의 무역장벽이다. 최근 미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100%로 올린데 이어 EU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최고 47.6%의 임시 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 시장도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감면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미국, EU에 비해선 약한 처방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지리가 까다롭지만 큐모가 큰 한국 시장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지리그룹은 출시를 준비하는 2년 간 가성비 전략으로 먼저 한국 시장에 진출한 BYD의 흐름을 유심히 지켜볼 것"이라며 “중국산 제품에 대한 한국 시장의 부정적인 시선을 극복하는 것이 최대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지리그룹의 첫 출시모델은 저가형 차량이 아닌 아이오닉5, EV6급 차량으로 현대차그룹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힌편 지리의 고급 브랜드 지커는 지난달에 2만106대의 차량을 인도해 올해 전체 인도량을 8만7870대로 늘리는 등 글로벌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전기차 시장 꽉 잡은 LG엔솔…성장 ‘가속페달’ 밟을까

LG에너지솔루션이 탄탄한 국내외 수주를 바탕으로 성장에 가속페달을 밟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반기 국내에서 판매될 전기차 중 절반 이상에 배터리를 공급하는데다 유럽 등에서 대규모 수주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국내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될 전기차 대부분에 LG엔솔의 배터리가 탑재됐다. 특히 많은 판매가 예상되는 현대차·기아의 저가형 모델에 들어가면서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판매 예정 전기차 가운데 LG엔솔 배터리가 탑재되는 차종은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기아 EV3, 포르쉐 마칸EV, GM 캐딜락 리릭 등이다. 포르쉐 마칸을 제외하고는 각 완성차 업체와 LG엔솔의 합작공장에서 만들어진 배터리가 사용된다. 지난달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첫 선을 보인 현대차 캐스퍼는 현대차와 LG엔솔이 인도네시아에서 설립한 배터리셀 합작사 HLI그린파워에서 생산된 배터리가 들어갔다. 생산 배터리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이며 1회 충전 시 최대 315㎞ 주행할 수 있다. 기아 EV3도 현대차그룹과 LG엔솔의 인도네시아 합작공장에서 만들어진 배터리를 탑재했다. EV3는 긴 주행거리와 가성비를 통해 보급형 전기차 시장을 이끌 기대주로 꼽힌다. 현재 사전계약만 1만명이 넘는다고 전해진다. GM 캐딜락의 첫 전기차 '리릭'에도 LG엔솔의 배터리가 들어갔다. GM과 LG엔솔은 '얼티엄셀즈'라는 배터리 합작사를 운영하고 있다. 리릭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2공장에서 생산된다. 이처럼 LG엔솔은 국내 시장에서 탄탄한 라인업을 보유하게 됐다. 게다가 LG엔솔은 최근 유럽 시장에 리툼인산철(LFP) 배터리 대규모 수주도 성공하며 실적 반등이 유력해지고 있다. 지난 1일 LG에너지솔루션은 프랑스 르노그룹과 전기차용 파우치 LFP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공급기간은 내년 말부터 2030년까지 총 5년이며 전체 공급 규모는 약 39GWh다. 이는 순수 전기차 약 59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국내 배터리 업체 중 차량용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은 곳은 LG엔솔이 처음이다. 중국 기업들이 선점한 유럽 공략에 성공했다는 점이 의미가 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전기차용 LFP 시장은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텃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국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다. 중국의 대표 배터리 기업 CATL은 지난 1~4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에서 점유율 37.7%를 기록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LG엔솔은 파우치 배터리 분야에서 하이니켈 NCMA 등 프리미엄 제품부터 고전압 미드니켈(Mid-Ni) NCM, LFP 배터리 등 중저가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LG엔솔은 이번 계약을 계기로 유럽 저가형 전기차 시장에 적극 진출할 것으로 관측된다. LG엔솔 관계자는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유럽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공급 계약으로 기술과 품질 경쟁력은 물론 가격 경쟁력도 입증해 LG에너지솔루션만의 차별적 고객가치 역량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기자의 눈]핑계로 전락한 급발진, 이러다 진짜도 못잡는다

지난 2일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충격적인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68세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빠른 속도로 역주행을 하더니 인도에 있던 행인들은 그대로 치어버린 것이다. 이 사고로 퇴근하던 시민 9명이 사망하고 6명이 크게 다쳤다. 사망자들은 퇴근 후 승진 축하 파티를 했다고 전해진다. 가장 좋은날 최악의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너무나도 일상적인 상황에 벌어진 사건이라 많은 사람들은 불안함과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참사를 일으킨 피의자는 사고 원인으로 '급발진'을 지목했다. 그러나 피의자의 급발진 주장은 여론을 더 악화시키기만 했다. 이 운전자가 급발진 의심사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고령 운전자'기 때문이다. 이에 많은 네티즌들은 '자신의 운전 미숙으로 벌어진 참사를 급발진이라는 핑계로 무마하려는 것'이라는 등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또 이는 '고령운전자의 운전면허 반납을 의무화 해야한다'는 고령운전자 혐오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아직 해당 사건의 원인이 급발진인지 밝혀지진 않았지만 여러 근거를 통해 많은 전문가들은 '급발진이 아니다'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급발진의 경우 차량에 가속이 계속 붙고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단단한 벽이나 나무에 들이받지 않는 이상 멈출 수가 없다. 반면 해당 사고의 cctv 영상을 보면 차량은 벽에 막히지 않고 스스로 멈춘다. 뿐만 아니라 그 시각 맞은편에서 주행하던 운전자가 공개한 블랙박스 영상을 살펴보면 피의자의 차량의 브레이크 등은 켜지지 않았다. 이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번 사고가 급발진이 아닌 운전미숙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고령운전자의 돌진사고가 또 발생했다. 이번 운전자도 80대 고령으로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다. 이제는 사고만 났다 하면 급발진 주장부터 하는 분위기가 된 것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급발진으로 인정된 건수는 '0건'이다. 급발진이 아님을 소비자가 증명해야 되는 등 제도가 기업 쪽에 유리하긴 하지만 공식적으로 한국에 급발진 사고는 없었던 것이다. 문제는 이런 식으로 급발진 의심을 남발하다 보면 '진짜 급발진'도 놓치게 된다는 것이다. 아무리 아직까지 인정된 급발진 사고가 없었어도 사고는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른다. 급발진 증명 제도 자체가 기업에 유리하기 때문에 여론의 방항과 관심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급발진이 핑계가 돼버리면 양치기 소년처럼 진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을 수도 있다. 하루빨리 조사결과가 나와 무고한 9생명의 원한을 풀어주길 바란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비상경영 선언 석화업계…‘AI·친환경 기술’로 정면돌파

불황에 빠진 석화업계가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자급률을 높이면서 판매 실적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는 인공지능(AI) 도입으로 업무효율을 높이고 친환경 제품 개발로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 기초소재부문은 이달 부터 국내·외 출장을 20% 줄이는 등 비상 경영에 나선다. 고유가와 중국발 증설 부담 등에 따른 석유화학 업황 부진 여파가 심해지면서 적자 기간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2022년 7626억원의 영업손실을 보고 지난해 347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은 출장비 예산을 전년 대비 20% 감축했다. 앞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국내·외 출장은 화상회의로 대체하고 출장 수행 인원은 최대 2인으로 제한된다. 임원 항공권 등급도 10시간 이내 비행의 경우 한 단계 하향한다. 오전 10시∼12시, 오후 2∼4시는 집중 근무 시간으로 정해 이 시간에 흡연과 업무 외 메신저 사용을 자제하도록 했다. LG화학도 비상경영에 나섰다. LG화학은 지난 5월 대산공장의 스티렌모노머 공장은 철거했고 여수 나프타분해시설 공장의 매각은 추진 중이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 석화업계는 AI도입을 통해 생산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AI를 활용한 데이터 기반 연구를 강화하기 위해 기초소재사업과 첨단소재사업 특성에 맞춘 별도의 AI조직을 신설했다. 기초소재사업은 축적된 연구개발(R&D) 지식과 AI 융합을 통해 AI 연계 촉매, 제품 개발 및 품질 개선 등을 위해 대전 종합기술원에 'AI솔루션팀'을 신설했다. LG화학은 제조 영역부터 비제조 영역까지 비즈니스 전방위에 AI 기반의 디지털 변혁(DX)을 추진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3월 AI 분석 솔루션인 'CDS 플랫폼'을 오픈해 임직원의 역량을 강화했다. 코딩을 모르는 40여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3개월 동안 CDS 플랫폼 파일럿 운영 기간을 가졌다. 이를 통해 최상위 등급의 염제거율을 갖춘 제품의 생산 비율을 4배 이상 높였고 배터리 분리막 제품의 품질 개선점을 이틀 만에 찾아내는 성과를 얻었다. 또 업계는 친환경 기술 개발로 경쟁력을 높인다. 다른 기업들과 차별화된 친환경 제품을 만들어 어려운 정세를 극복하겠다는 취지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2100억원을 투자해 이차전지 소재인 전해액의 생산 라인을 충남 서산 대산공장에 준공했다. 이어 1400억원을 추가 투입해 유사 유기용매 생산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LG화학은 태양광 패널 필름용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와 고수익 제품인 이소프로필 알코올(IPA) 등을 신규 양산 가동한다. 이어 금호석유화학은 타이어 소재 SSBR(합성고무)의 생산력을 높여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친환경 제품 생산을 늘리고 있다. 또 한화솔루션은 케이블 소재 등 신사업 확대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산업은 핵심 기반산업이자 수출 주력산업인 만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부가·친환경 제품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마세라티코리아’ 공식 출범…극복해야 할 숙제는?

이탈리아 럭셔리카 브랜드 마세라티가 한국 지사를 설립했다. 마세라티코리아 출범을 통해 한국 마케팅을 강화하고 그간 부진했던 판매량을 회복한다는 게 이들의 목표다. 국내 럭셔리차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 브랜드 이미지를 우선 개선해야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마세라티는 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마세라티코리아' 공식 출범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에는 다비데 그라소 마세라티 최고경영자, 루카 델피노 최고사업책임자, 다카유키 기무라 마세라티 코리아 총괄책임자가 참석해 국내 판매 전략을 공유했다. 마세라티는 기존 총판 수입 판매 방식을 버리고 한국 시장 공식 출범을 통해 이탈리안 럭셔리 모델,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고객의 기대에 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마세라티코리아는 출범과 동시에 V6 네튜노 엔진을 얹은 '뉴 그란투리스모'와 '뉴 그란카브리오'를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이를 시작으로 마세라티코리아는 오는 12월까지 매달 신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올해 말에는 순수전기차 '폴고레' 라인업을 국내 도입한다. 신차는 모두 이탈리아에서 설계·개발·제작돼 수입될 계획이다. 품격 있는 고객 경험을 선사하기 위한 전략도 발표했다. AS 서비스 등 네트워크를 강화해 접점을 확대하고 고객 만족도, 서비스 품질 개선을 꾀할 예정이다. 또 지난해 6월 론칭한 마세라티의 첫 번째 통합 로열티 프로그램 '트라이던트'를 중심으로 고객 경험을 강화하고 브랜드 충성도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반면 최근 럭셔리카 시장이 주춤하고 있는 점은 걱정거리로 꼽힌다. 한국수입차협회(KAIDA) 올해 1~6월 수입 승용차 등록현황을 살펴보면 벤틀리, 롤스로이스, 마세라티 등 럭셔리카 브랜드는 전년 대비 감소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벤틀리는 지난 상반기 140대 판매에 그치며 전년 대비 63.7% 감소했고 같은 기간 롤스로이스는 38.39%, 마세라티는 30.5% 감소했다. 업계에선 이를 '연두색 번호판'의 영향으로 분석했다. 정부는 올해부터 법인차의 사적운용을 막기 위해 8000만원 이상의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 부착을 의무화 했다. 수억원을 호가하는 럭셔리카의 경우 약 80%가 법인 명의로 등록돼 있기 때문에 이전처럼 마음 편하게 구매할 수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이외에도 다소 악화된 국내 시장에서의 이미지 개선도 마세라티코리아의 숙제로 남았다. 그간 마세라티는 비싼 유지비와 어려운 부품 수급으로 인해 신차값 대비 저렴한 가격에 중고 시장에 유통돼 왔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유통되다 보니 차에 모든 것을 쏟아 붓는 '카푸어'들의 인기 차종으로 꼽히게 됐다. 또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선 '불법적인 일을 하는 사람이 타는 차'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점점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마세라티코리아는 브랜드 이미지 향상에 총력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마세라티 관계자는 “우리 브랜드에 대한 인식을 끌러올리는 것이 한국에 공식 지사를 출범시킨 가장 큰 이유"라며 “6개 전시장을 추가로 오픈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선호도를 제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다카유키 기무라 마세라티 코리아 총괄책임자는 “최고의 고객 만족을 선사하기 위해 딜러 네트워크와 시설을 강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국내 럭셔리카 시장의 수준을 한층 더 높이고 럭셔리카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2년 만에 하락세’…완성차 업계, 하반기 ‘신차 효과’로 반등할까

국내 완성차 업계가 상반기 저조한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판매량이 워낙 좋았던 탓에 역기저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이에 업계는 하반기부터 본격 판매될 '신차'에 기대를 걸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개사(현대차·기아·한국지엠·르노코리아·KG모빌리티)는 지난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411만9735대 판매를 기록했다. 수출은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내수가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국내 완성차 업계의 내수판매량은 지난 2월부터 연속 감소하고 있다. 기업별 판매실적을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완성차 업계 국내 판매는 전년 동기 11.7% 감소한 67만373대로 나타났다. 2022년 상반기(66만8886대) 이후 70만대를 넘으며 줄곧 상승세를 보였지만 2년 만에 다시 60만대로 돌아온 것이다. 반면 해외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344만9362대를 기록해 소폭 증가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부진했지만 중견 3사가 상승세를 보였다. 현대차와 기아는 전년 대비 각각 4.4%, 1.7% 감소한 해외 판매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지엠은 전년 대비 12.5% 증가한 7만3883대 판매했고 KG모빌리티와 르노코리아도 각각 전년대비 17.2%, 24.8% 늘어난 수출 실적을 올렸다. 이처럼 지속적인 내수 감소세에 완성차 업계는 '신차 공세'로 하반기 반등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경쟁력 있는 친환경차 라인업을 통해 소비자들의 수요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현대차는 부산 모빌리티쇼에서 공개한 '캐스퍼 일렉트릭'으로 반전을 노린다. 경차 옷을 벗고 '소형 전기차'로 출시된 캐스퍼 일렉트릭은 200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대와 315㎞의 준수한 주행가능거리를 보유한 모델이다. 기아는 상반기에 출시한 저가형 전기차 'EV3' 판매를 본격화 한다. EV3는 EV6, EV9에 이은 기아의 3번째 전용 전기차로 보조금 포함 3000만원대 구매가 가능한 차량이다. 롱레인지 트림 기준 약 500㎞에 달하는 주행거리를 보유한 것이 특징이다. 두 모델은 저렴한 가격과 부족함 없는 성능으로 얼어붙은 전기차 시장을 녹여줄 기대주로 꼽히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4년 만에 신차를 내놓았다. 기업의 모든 역량을 투입한 오로라 프로젝트의 첫 번째 모델 '그랑 콜레오스'가 부산 모빌리티쇼에서 베일을 벗었다. 그랑 콜레오스는 최근 가장 수요가 높은 하이브리드 중형 SUV다. 유려한 디자인과 넉넉하고 조용한 실내공간, 업그레이드된 안전 사양이 돋보이는 모델이다. 그랑 콜레오스의 가격은 아직 미정이며 오는 3분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한국지엠은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 블레이저 연식 변경 모델을 출시했고 하반기 중으로 중형 전기 SUV 이쿼녹스 EV를 출시할 예정이다. KG모빌리티는 하반기에 토레스 기반의 쿠페형 SUV와 전기 픽업트럭 O100을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현지 수요와 정책에 적합한 생산·판매 체계를 강화하고 권역별 시장 변화에 지속적으로 탄력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1조5000억’ 르노코리아 오로라 프로젝트, 손가락 2개에 무너지나

1조5000억원이 투입된 르노코리아의 '오로라 프로젝트'가 손가락 장난에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최근 사내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영상에서 여성 출연자가 '남성 혐오'를 의미하는 손가락 제스처를 지속적으로 취했기 때문이다. 특히 “무슨 뜻인지 알고 있었다"는 직원의 해명이 더욱 논란이 되며 소비자들은 '르노코리아 불매운동'까지 외치고 있다. 실제 연이은 계약 취소에 영업사원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르노코리아의 유튜브 영상에서 여성 출연자가 남성 혐오를 의미하는 손가락 제스처를 지속적으로 취했다"는 글이 에펨코리아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확산됐다. 문제의 제스처는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ㄷ' 모양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 손동작은 페메니즘 커뮤니티 '메갈리아'에서 남성 성기를 조롱하는 의미로 사용된 제스처로 한국 사회에선 금기된 표식중 하나다. 영상을 살펴보면 여성 출연자는 논란의 제스처를 반복해서 취하고 있다. 이 여성은 차량 시승, 기능 소개 등을 할 때 이 손동작을 보였는데 이를 발견한 네티즌들이 해당 장면을 캡처해 게시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일파만파된 것이다. 특히 네티즌들은 “집게 손가락이 어울리지 않는 상황에도 꾸역꾸역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며 “고의성이 다분해 보인다"며 분노했다. 이에 르노코리아는 해당 채널의 영상을 내리고 사과문을 게시했다. 르노코리아는 “당사는 최근 발생한 사내 홍보 콘텐츠와 관련된 논란에 대해 깊은 우려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다만 사안의 복잡성과 민감성으로 인해 초기 사실관계 확인 이후 상세한 내용의 회사 입장을 안내해 드리기까지 다소 시간이 소요된 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해당영상을 제작한 담당자의 사과문도 올라왔다. 담당자는 “특정 손모양이 문제가 되는 혐오의 행동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그러나 제가 제작한 영상에서 표현한 손모양이 그러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은 인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인신공격을 멈추어 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현재 이 사과문은 삭제된 상태다. 그러나 양측의 사과문에도 여론은 악화되고 있다. 특히 네티즌들은 해당 제스처가 문제되는 행동임을 담당자도 알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 네티즌은 “회사의 미래가 걸린 차량인데 문제가 될 것을 알면서도 제스처를 취했다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며 “이를 제대로 검수하지 못한 다른 담당자들도 문책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은 “차라리 무슨뜻인지 몰랐다면 이해가 되지만 알면서도 그랬다는 것은 일부러 노렸다는 뜻으로 이해된다"고 전했다. 심지어 해당 사건으로 '르노코리아 불매 운동'까지 벌어지면서 신차 계약을 취소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에 생계가 달린 영업사원들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자신을 르노코리아 영업사원이라 밝힌 한 네티즌은 “신차와 카탈로그를 모두 돌리고 사전 예약을 받았는데, 고객 세 명이 계약을 취소했다“며 "무책임한 행동으로 인해 많은 영업사원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또 다른 영업사원은 “오로라 프로젝트는 어렵고 힘든 회사와 전국 모든 영업점 담당님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마지막 희생의 기회였다"며고 “철딱서니 없는 한 사람의 장난으로 인해 이렇게 되다니 너무 안타깝다"고 전했다. 한편 해당 제스처는 이미 여러 업계에서 논란이 됐다. 게임 회사 넥슨은 대표작 '메이플스토리' 캐릭터 작화에 집게손가락이 들어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탄을 받았다. 2021년엔 GS25 포스터속에서 해당 제스처가 발견되면서 관련 임직원이 징계를 받기도 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