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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빈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규빈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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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물자 수출 통제·간첩법’…율촌 “계약부터 전면 재정비해야”

전략 물자와 첨단 기술의 무허가 수출을 둘러싼 기업의 법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기술 발전으로 수출 통제 대상이 실물 제품을 넘어 무형 기술까지 넓어진 데다 국가 핵심 기술을 빼돌리는 '산업 스파이' 행위에는 간첩죄까지 적용할 수 있게 됐다. 법무법인 율촌은 지난 15일 '전략 물자와 방산: 수출 통제 리스크 대응 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국내외 수출 통제 집행 동향과 기업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이날 발표자들은 전략 물자와 첨단 기술의 무허가 수출이 국가 안보와 직결된 중대 위반으로 다뤄지면서 기업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국내 수출 통제 규제는 제공 대상에 따라 △대외무역법 △방위사업법 △산업기술보호법 △국가첨단산업법 등에 두루 걸쳐 있다. 적용 대상도 전략 물자부터 방산·국가 핵심·국가 첨단 전략 기술까지 다양하다. 문제는 법이 규정하는 수출이 '물품 선적'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설계 도면과 제조 공정, 소스 코드를 이메일이나 클라우드로 공유하는 행위도 통제될 수 있어 기업은 자료 제공 전 해당 기술의 성격부터 확인해야 한다. 해외에서는 반도체·인공 지능(AI)·이중 용도 전자 부품·방산 기술 등을 중심으로 수출 통제의 고삐를 죄고 있다. 미국에서는 중국 군사 관련 대학에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와 설계 지식 재산권(IP)를 허가 없이 제공하거나 제재 대상국과의 거래를 은폐한 기업에 벌금형과 몰수, 기업 모니터링 등의 제제를 가했다. 일본에서도 3차원 측정기와 공작 기계의 성능 데이터를 조작해 통제 대상이 아닌 것처럼 수출한 임직원과 법인이 처벌받은 사례가 있다. 이 같은 수출 통제 강화 기조 속에 방산 수출의 변화도 기업의 계약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 과거에는 국내 생산 완제품을 특정 구매국에 납품하는 방식이 중심이었지만 최근 수주에는 기술 자료·소프트웨어 제공·현지 생산과 유지·보수·정비(MRO) 장기 운영 지원이 따라붙는다. 이에 따라 기업은 수출 허가 신청 전부터 기술 제공 범위와 최종 사용자, 제3국 재이전 조건을 명확히 정해야 한다. 김난형 율촌 변호사는 “기술 이전과 현지화는 수주 경쟁력을 높일 수 있지만 동시에 통제 리스크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기업은 수출 계약 체결 시점부터 정부의 수출 승인이 지연되거나 거절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납기 지연 책임을 어떻게 배분할지 명확히 해야 한다. 또한 구매국에 제공하는 기술 자료의 사용 목적을 엄격히 한정하고, 복제나 임의 개량을 금지하는 보호 조항을 촘촘히 반영해야 한다는 실무적인 가이드 라인도 제시됐다. 간첩죄의 처벌 범위도 확대될 예정이다. 기존 간첩죄가 '적국'을 위한 행위만을 대상으로 했다면 오는 9월 시행되는 개정 형법은 '외국 또는 이에 준하는 단체'의 지령이나 사주 등을 받아 국가 기밀을 빼내거나 넘긴 경우도 처벌한다. 법정형은 3년 이상의 유기 징역이다. 개정법이 시행되면 공급망 안보와 직결된 국가 핵심 기술을 해외로 빼돌리는 소위 '산업 스파이' 범죄도 간첩죄 처벌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다만 개정 간첩법의 실질적인 보호를 받으려면 기업의 선제적인 대비가 필수적이라는 조언도 뒤따랐다. 김기훈 율촌 변호사는 “해외로 유출된 기술이 간첩죄의 객체인 '국가기밀'로 인정받으려면 평소 일반에 알려지지 않고 철저히 기밀로 관리돼 왔음을 기업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이를 위해 보유 기술을 선제적으로 분류하고, 접근 통제와 이력 기록 등 비밀 관리 체계를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간첩죄 적용 시 수사 기관의 합법적인 감청이 가능해지는 만큼 이에 대비한 초기 공조 체계 구축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수출 여부를 개별 부서나 실무자의 판단에 맡겨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영업과 연구·개발(R&D), 물류 부서가 해외에 물품이나 자료를 제공하기 전 통제 대상 여부와 최종 사용자·최종 용도를 함께 심사하고 법무실 등 준법 감시 부서의 승인을 거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형주 율촌 변호사는 “수출 통제 위반은 실무자의 단독 판단과 불명확한 승인 권한, 기록 미비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거래 개시 전부터 위험을 심사하고 그 과정을 기록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김수인 인턴기자

K-핵추진 잠수함, ‘특별법 제정·인력 양성’이 성패 가른다

정부가 2030년대 중반 1번함 진수를 목표로 하는 '장보고 N 사업(KSS-N)'을 공식화하며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SSN) 개발을 국가 전략 사업으로 격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잠수함 건조 자체에 앞서 정치적 연속성을 보장할 특별법 제정과 실전 역량을 갖춘 전문 인력 양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1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 5월 발표한 '대한민국 핵추진 잠수함 개발 기본 계획'을 통해 해당 사업을 '장보고 N 사업'으로 명명했다. 기본 계획에는 △저농축 우라늄 사용 장주기 원자로 개발 △국내 개발·건조 △민간 원자력·조선 기술 활용 △설계→운용→정비→해체 등 총 수명주기 관리 △2030년대 중반 1번함 진수 등의 원칙이 담겼다. 핵추진 잠수함을 국가 안보·원자력·조선 산업·국제 협력을 결합한 장기 국가 프로젝트로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핵추진 잠수함 사업은 현행 방위사업법이나 원자력안전법, 국가계약법 등 개별 법률만으로 온전히 다루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추진 잠수함은 군사 무기인 동시에 원자로와 핵연료를 사용하는 복합 체계이다. 이에 따라 핵 연료 조달·방사선 안전·군사 기밀·장기 재정·주민 수용성까지 성격이 다른 사안을 동시에 다뤄야 한다. 관련 권한과 책임이 여러 부처와 기관에 분산될 경우 사업 일정 지연되고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핵추진 잠수함 사업이 국가 전략 사업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정책 방향·특별법·세부 시행 계획 등 상호 정합성을 갖춘 하나의 추진 체계로 가야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사업 추진·안전 규제·재정 지원·주민 수용성을 하나의 법적 틀로 묶는 '종합 실행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별법의 또 다른 목적은 사업의 정치적 연속성을 확보하는 데 있다. 핵추진 잠수함은 연구·개발(R&D)·건조·운용·정비·퇴역·해체까지 수십 년에 걸쳐 추진된다. 정권 교체나 단기 재정 상황에 따라 사업 방향이 달라지면 이미 투입된 R&D 비용과 산업 투자가 매몰될 수 있다. 이에 대통령 또는 국무총리 산하에 범정부 상설 추진 조직을 설치하고 국방부·해군, 방위사업청·원자력 규제 기관·산업 관련 부처·지방 자치 단체가 하나의 체계 아래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상설 조직에 일정·예산·인허가를 조정할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하고 책임을 일원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아울러 사업 추진 주체인 국방부·방위사업청과는 철저히 분리돼 객관적으로 원자력 안전을 통제할 '독립적인 안전 규제 기구'의 신설도 특별법에 담겨야 할 핵심 요소로 꼽힌다. 이와 함께 고난도 기술 개발에 나서는 방산 기업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성실 수행 면책 제도를 비롯해 잠수함 건조 및 정비 기지가 들어설 지역 사회의 주민 수용성을 확보할 법적 지원 체계도 촘촘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원태호 해양전략연구소장은 핵잠수함 사업에서 기술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로 '사람'을 꼽았다. 핵추진 잠수함은 좁은 밀폐 공간에 소형 원자력 발전소를 탑재하고 심해를 누비는 복합 무기 체계다. 승조원은 원자로 운용·방사선 관리·비상 대응 능력을 모두 갖춰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수년 이상의 교육과 실전 경험이 필요하다. 단 한 번의 판단 지연이나 안전 수칙 미준수가 대형 참사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1961년 구소련 K-19에서는 원자로 냉각수 유출 사고와 미흡한 비상 대응으로 승조원들이 치명적인 방사선에 노출됐다. 1963년 미국의 스레셔호는 심해 잠항 시험 중 침몰해 탑승자 129명이 숨졌다. 미국은 이후 잠수함 설계·자재·용접·정비·시험·문서 관리 전반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SUBSAFE' 체계를 도입하기도 했다. 원 소장은 “당장 내일 핵잠수함을 진수시킬 수 있다 하더라도 이를 안전하게 몰고 갈 승조원과 정비 시스템이 없다면 그것은 바다 밑의 '시한폭탄'일 뿐"이라며 철저한 사전 교육훈련과 원자력 안전 문화 정착을 강조했다. 호주의 오커스(AUKUS) '최적의 경로'는 한국이 참고할 대표적인 사례다. 호주는 자체 핵잠수함을 인수하기 약 20년 전부터 장교와 부사관을 미 해군 원자력 학교와 원자력 훈련 부대에 보내고, 버지니아급 핵잠수함에 실제 배치해 승조 경험을 쌓게 하고 있다. 세종연구소는 한국이 8000톤급 잠수함 3척 이상을 복수 승조원제로 운용한다고 가정할 경우 초기에는 수백 명, 교관·정비·안전 규제 인력을 포함하면 장기적으로 1000명 안팎의 인력이 필요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그러나 문제는 국내에 핵잠수함 승조원이 실제 원자로를 운전하며 훈련할 수 있는 해군용 가동 원자로 실습 시설이 없다는 점이다. 1번함을 안전하게 시운전하려면 그 이전에 자격을 갖춘 승조원단이 완성돼 있어야 하는 만큼 국내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는 동안 해외 교육체계를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이에 따라 '한미 핵추진 잠수함 인력 양성 특별 협정'을 조속히 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국도 교육 인원·비용 분담·정보 보호·미 핵잠수함 승함 실습의 근거를 담은 정부 간 협정과 미국 의회의 법적 수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미국 교육 체계에만 의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장보고 N 사업에서 채택한 '저농축 우라늄(LEU)' 기반 원자로와 달리, 미국의 원자로는 수명 주기 동안 연료 교체가 필요 없는 '고농축 우라늄(HEU)'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세종연구소는 원자력 안전 문화와 승조원 자격 관리는 최고 수준인 미국에서 배우되, 저농축 우라늄 원자로 특유의 재장전 및 정비 교리는 우리와 유사한 환경인 프랑스와의 협력을 통해 습득하는 이원화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제언했다. 인력 양성을 방산 협력과 연계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미국·영국·호주가 겪는 핵잠수함 정비 적체를 한국의 조선·정비 역량으로 해소하는 '한·미·호 공동 MRO' 구상을 제안했다. 호주 스털링 기지 일대에 한·미·호 공동 핵잠수함 MRO 거점을 구축하고 한국이 참여한다면 미국과 호주는 정비 적체를 줄이고 한국은 실제 원자력 함정의 정비 기술과 품질 관리 경험을 축적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이후 한국 인력이 관련 교육과 자격을 취득하면 참여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축적한 경험을 장보고 N 함정의 국내 정비창 설계와 인력 양성에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핵잠수함 원자로 구역과 관련 장비는 엄격한 기술·수출 통제 대상이어서 별도의 한미 또는 한·미·호 정부 간 협정과 미국 국내법상 허가가 필요하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배한비 인턴기자

[한화그룹 3형제 분업 上] 왕관을 쓰려는 김동관, 그 무게를 견뎌라

대한민국 재계 서열 5위 한화그룹이 74년 역사상 가장 극적인 지배 구조의 변곡점을 맞이했다. 지난 15일, 그룹의 지주 회사격인 ㈜한화의 인적 분할 안건이 99.95%의 찬성률로 주총 문턱을 넘으며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각자의 영역을 나눠 지배하는 '3형제 분업형 독자 경영'이 마침내 본궤도에 올랐다. 겉보기엔 평화로운 영토 분할 같지만 총 부채의 99.7%를 맏형 김동관 부회장이 독박을 쓰고, 막내 김동선 부사장은 부채 비율 0.3% 이하의 '무차입 클린 컴퍼니'를 쥐고 링에 오르는 극단적인 비대칭 구조를 이룬다. 본지는 이 화려한 축포 뒤에 숨겨진 한화그룹 3세들의 생존 고차 방정식과 자본시장의 평가를 2회에 걸친 심층 기획으로 파헤친다. ◇자산은 7대 3, 부채는 99대 1…비대칭 분할 딛고 1분기 별도 실적 '호조' 오는 8월 1일을 기점으로 ㈜한화는 방산·조선·해양·에너지·금융 등 주력 사업을 남긴 '존속법인 ㈜한화'와 기계·로봇·유통·서비스 부문을 떼어낸 '신설 법인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가칭)'로 분리된다. 이번 인적 분할은 장남 김동관 부회장·차남 김동원 사장 중심의 중후장대·금융 사업과 3남 김동선 부사장 중심의 테크·라이프 사업을 나누는 3세 분업 체제의 공식적인 출발을 의미한다. 표면적인 회사 분할 이면에는 재무 비대칭성이 자리한다. 인적 분할 설계에 따라 순자산은 존속법인과 신설법인이 약 76.3 대 23.7 비율로 나뉘지만, 분할 전 ㈜한화 총부채의 99.7%는 존속 법인에 귀속된다. 신설 법인으로 이관되는 부채는 전체의 0.3%(249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 결과적으로 3남에게 사실상 무차입에 가까운 회사를 떼어주는 대신 맏형인 김 부회장이 그룹의 부채를 홀로 떠안는 구조가 형성됐다. 이에 따라 존속 법인 ㈜한화의 별도 기준 부채 비율은 분할 전 230.7%에서 분할 직후 305.7%로 급등한다. 고금리 환경에서 매년 막대한 이자 비용을 통제해야 하는 단기적 재무 압박이 김 부회장에게 집중된 셈이다. 2026년 1분기 기준 ㈜한화의 연결 부채 총계는 244조 원을 넘어섰고, 차입금과 사채만 65조 8028억 원에 달한다. 다만 신용 평가업계와 증권가는 존속 법인의 펀더멘털 훼손 우려를 제한적으로 평가한다. 완전 지주 회사로 인정받지는 못한 상태지만 ㈜한화가 자체 현금 창출력을 입증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요 증권사 리포트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한화의 별도 기준 매출액은 대형 사업 준공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한 1조579억 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1895억 원으로 무려 24.8% 급증했다. 자체 건설 부문이 매출 감소에도 원가율 개선에 성공했고, 수주잔고 9조4000억 원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BNCP) 사업도 하반기 국무회의 승인을 거쳐 2027년부터 실적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다. 핵심 자회사 실적 호조에 따른 배당금 수익 1159억 원과 브랜드 로열티 수익 증가도 실적을 견인했다. ◇한화에너지 지배력 강화와 '밸류업·거버넌스 투명성' 쌍끌이 정공법 존속 법인의 지배 구조 재편 중심에는 비상장사 '한화에너지'가 있다. 최근 차남과 삼남이 지분 일부를 외부 사모펀드에 매각해 김 부회장의 한화에너지 지배력이 50%로 굳어졌다. 한화에너지는 이를 바탕으로 ㈜한화 보통주 5.2%를 공개 매수해 지분율을 14.9%로 끌어올렸다. 김 부회장의 ㈜한화 실질 지배력은 20%를 넘어서며 승계의 무게추가 명확히 이동했다. 동시에 ㈜한화는 자본 시장 달래기를 위해 강력한 주주 환원과 거버넌스 개선이라는 정공법을 택했다. 지난 1월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과 6월 1일 공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한화는 편법적 지배력 강화 논란을 낳을 수 있는 보유 보통주 자기 주식 445만여 주(5.9%)를 지난 4월 9일 자로 전량 소각 완료해 인적분할 시 제기될 수 있는 '자사주의 마법' 논란을 원천 봉쇄했다. 또한 제1우선주를 전량 장외매수해 소각하기로 했으며, 보통주 기준 최소 주당 1000원의 현금 배당을 약속했다. 배당액을 먼저 확인한 뒤 투자할 수 있도록 배당 기준일을 3월 말로 변경해 주주들의 예측 가능성도 대폭 높였다.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한 지배구조 투명성도 눈에 띈다.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소수 주주권을 보호할 수 있는 '집중 투표제'를 정관 변경으로 선제 도입했고(개정 상법 시행 시기에 맞춰 9월 이후 적용), 전자 투표제·전자 주주총회 개최 근거도 확립했다. 일련의 노력의 결과로 ㈜한화의 지배 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80%(15개 중 12개 준수)에 달했다. 전체 7명의 이사회 중 과반(4명)을 여성(변혜령 카이스트 교수)을 포함한 사외이사로 채우고, 감사·내부거래·사외이사후보추천·보상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해 경영 감시의 독립성을 끌어올렸다. 특히 내부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법상 대규모 내부 거래 기준(100억 원)보다 엄격한 80억 원 이상을 사전 심의 대상으로 자발적으로 낮춰 사익 편취 우려를 원천 차단하고 있다. 또한 경영진의 단기 성과주의를 막고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김동관 부회장 등 주요 임원들에게 장기 성과와 연동되는 양도 제한 조건부 주식(RSU, Restricted Stock Units)를 부여했다. 김 부회장의 경우 최장 10년 뒤인 2035년에 순차적으로 가득(Vesting)되는 RSU로 묶여 있어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와 이해 관계를 일치시켰다. '2026~2030년 자본 배분 전략'도 구체화했다. 자체 사업 영업 현금 흐름(45%), 브랜드 수익(40%), 배당수익(15%)으로 자본을 창출해 재무 구조 개선(45%)와 미래 전략 투자(30%), 주주 환원(25%)에 효율적으로 투입함으로써 2030년까지 자기 자본 이익률(ROE) 12%를 달성하겠다는 확고한 목표를 세웠다. 이를 알리기 위해 올해 1월 21일 개인 주주 간담회를 직접 개최하고 해외 기업 설명회를 잇달아 여는 등 시장과의 소통도 강화했다. ◇방산·금융 이어 한화솔루션도 '1분기 926억 흑자' 존속 법인의 실적을 견인하는 동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이다. 수주 잔고가 38조 원을 넘어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방산 부문과 흑자 전환한 조선 계열사 한화오션이 든든한 버팀목이다. ㈜한화의 높은 부채 비율 역시 고객사로부터 미리 수령한 선수금 성격의 '착한 부채'가 상당수라 실질 재무 건전성은 양호하다. 또한 차남 김동원 사장이 이끄는 금융 부문은 한화생명의 투자 손익 증가에 힘입어 1분기 연결 영업이익 6498억 원을 내며 확고한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이 이끄는 주력 사업 역시 실적 개선에 뚜렷한 힘을 보태고 있다. 밸류 체인 구축을 위한 대규모 차입 투자가 진행되고 글로벌 공급 과잉 우려가 있는 가운데서도 올해 1분기 92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견조한 이익 체력을 증명했다. 이에 더해 ㈜한화는 향후 한화솔루션 유상 증자 등 지속적인 투자 재원을 부채 조달이 아닌 '비 영업용 자산 매각'을 통해 마련하기로 방침을 확정했다. 핵심 자회사가 안정적인 흑자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지주사 차원의 재무 건전성까지 선제적으로 챙기며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자본 시장의 화답…“할인율 축소 기대" 목표 주가 줄상향 막대한 부채를 짊어지고 핵심 동력을 통솔하게 된 김동관 부회장의 밸류업 시험대에 자본시장은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자회사들의 주가 상승으로 ㈜한화의 순자산가치(NAV)는 크게 팽창했으나, 현재 주가는 분할 불확실성 등으로 NAV 대비 약 56~65%가량 할인돼 있다. 이에 △NH투자증권(18만 원) △삼성증권(17만 원) △SK증권(17만 원) △키움증권(16만9000원), 대신증권(16만3000원) 등 주요 증권사들은 일제히 ㈜한화의 목표 주가를 대폭 상향했다. 인적 분할을 통한 복합 기업 할인(Conglomerate Discount) 축소와 파격적인 주주 환원, 그리고 지배 구조 개선 정책이 맞물리면 고질적인 저평가가 해소될 것이란 분석이다. 때문에 ㈜한화가 방산·조선의 호황과 금융 부문의 탄탄한 현금 창출력, 여기에 태양광 부문의 견조한 흑자 기조까지 지렛대 삼아 투명한 거버넌스로 기업 밸류업을 성공적으로 이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27년 무노조 경영’ 깨졌다…스타벅스코리아, 커피업계 최초 노조 설립

스타벅스코리아가 1999년 한국 진출 이후 27년 만에 사상 처음으로 노동조합을 맞았다. 19일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에 따르면, 글로벌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의 한국 법인(SCK컴퍼니) 소속 매장 노동자들은 지난 16일 화섬식품노조에 전격 가입해 '스타벅스지회'를 공식 설립했다. 이번 스타벅스코리아 노조 설립은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업계 최초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노조측은 “스타벅스가 외주 없는 직접 고용을 내세우지만 노동자들은 불규칙한 스케줄에 묶여 부업(투잡)을 병행할 수 없는 저임금 구조에 갇혀 있다"며 “특히 디지털 플랫폼 '사이렌 오더'의 일상화는 바리스타들로 하여금 알고리즘의 촘촘한 지시에 따라 기계처럼 음료를 찍어내는 '디지털 테일러주의'를 불러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조측은 “합법적 쟁의권과 단체 교섭권을 갖춘 제도권 노조의 우산 아래로 합류하는 전략적 진화를 택한 것"이라고 피력했다. 노조는 당장 해결해야 할 현장의 쟁점으로 점점 줄어드는 시간대별 투입 인원 확충, 무리한 프로모션 및 이벤트 축소, 한계치에 이른 노동 강도 완화, 생계유지가 빠듯한 저임금 체계 개편, 불규칙적 근무 일정 철폐, 산업재해 신청 장벽 완화 등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스타벅스코리아 사측은 “관련 법령에 따라 노조와 소통해 나가겠다"는 공식 입장을 전했다. 스타벅스코리아 직원은 약 2만3000명으로, 매장 노동자들도 본사가 직고용하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HD현대, 美 최대 EPC ‘키윗’과 ‘방산·해상 AI’ 장악 나선다

글로벌 1위 조선기업 HD현대가 미국의 굳건한 보호무역주의 장벽을 뚫고 현지 해양 산업의 심장부로 진입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미국 최대 종합 설계·조달·시공 기업(EPC, Engineering·Procurement·Construction)과의 선박 건조 파트너십 체결이지만, 그 이면에는 쇠퇴한 미국 조선업 재건을 돕는 동시에 미 해군 함정 시장을 공략하고 인공 지능(AI) 시대의 핵심인 '부유식 데이터 센터(FDC, Floating Data Center)' 시장까지 선점하겠다는 고도의 다목적 청사진이 깔려 있다. ◇“설계는 한국, 조립은 미국"…'존스법' 뚫는 현지화 전략 19일 HD현대는 미국 텍사스주 코퍼스 크리스티(Corpus Christi)에 위치한 키윗오프쇼어 본사에서 '키윗(Kiewit)'과 '조선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북미와 남미에서 대형 해양 구조물 제작과 시운전에 독보적인 실적을 보유한 키윗은 1만3000톤급 초대형 육상 크레인(HLD) 등 압도적인 해양 인프라를 갖춘 종합 EPC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미국 현지에서 선박을 공동 건조하고, 선박용 블록·모듈을 현지 생산하기로 했다. 이 협력의 핵심은 미국의 연안 무역법인 '존스법(Jones Act)'를 정면 돌파하는 데 있다. 존스액트는 미국 내 항구를 오가는 선박이 100% 미국 내에서 건조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외국산 주요 구성품이 전체 강재 중량의 1.5%를 넘어설 수 없도록 극도로 제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HD현대는 완성된 배나 대형 블록을 직접 수출하지 않고 자사의 고부가가치 설계 노하우와 기자재 공급망 관리(소프트파워)를 제공하고 키윗의 현지 인프라(하드웨어)를 활용해 실물 블록을 미국 영토 내에서 조립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는 까다로운 'Made in USA' 규제를 원천적으로 우회하는 가장 확실한 현지화 전략이다. ◇'직접 인수' vs '생태계 구축'…자산 경량화 동맹 이는 경쟁사인 한화오션의 미국 진출 방식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한화오션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펜실베이니아주 '필리 조선소(Philly Shipyard)'를 전격 인수하는 '자산 집중형(Asset-Heavy)' 전략을 택했다면, HD현대는 대규모 직접 투자나 현지 노후 설비 유지·노조 갈등 리스크를 피하면서 각 분야 1위 기업들을 우군으로 삼는 '자산 경량화(Asset-Light)'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실제로 HD현대는 지난해 4월과 6월,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HII)와 해양 작업 지원선 전문 기업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ECO)와 잇달아 선박 건조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상선(ECO)-방산(HII)-해양 구조물 시공(키윗)을 아우르는 '미국 내 간접 생산 삼각 동맹'이 완성된 셈이다. ◇MRO 신뢰 발판 삼아 미 해군 '차세대 함정' 신조(新造) 정조준 이 거대한 생산 네트워크의 1차 타깃은 극심한 병목 현상을 겪고 있는 미 해군 방산 시장이다. 수십 년간 이어진 투자 축소로 미국 조선소들의 인프라가 붕괴되면서 미 해군은 함정 가동률 저하라는 심각한 안보 공백에 직면해 있다. 이 틈을 타 HD현대중공업은 최근 '월리 쉬라', '세사르 차베즈', '앨런 셰퍼드' 등 미 해군 화물보급함의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잇달아 완수하며 공기 준수 능력을 미 해군 지휘부에 증명해 냈다. HD현대는 MRO 시장에서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현지 파트너인 HII·키윗의 턴키 시공 능력을 결합해 향후 미 해군이 준비 중인 차세대 군수 지원함 공동 건조 등 십수조 원 규모의 신조 시장 주도권까지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바다 위 AI 심다…FDC로 개척하는 차세대 인프라 블루오션 조선·방산 못지않게 산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양사가 협력 범위를 발전 인프라인 FDC 분야로 확대하기로 한 점이다. 글로벌 빅테크의 AI 열풍으로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데이터 센터 수요가 폭증하고 있지만 육상 데이터센터는 부지 부족과 전력망 과부하, 서버 냉각을 위한 천문학적인 수자원 고갈 문제로 한계에 부딪혔다. 대안으로 떠오른 FDC는 바다 위에 거대한 구조물을 띄워 차가운 해수로 '자연 냉각'을 진행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해상 풍력 등을 통해 자체 무탄소 전력(Off-grid)까지 생산할 수 있는 혁신 인프라다. HD현대는 압도적인 부유체 설계 능력을 바탕으로 이미 글로벌 전력 인프라 1위 기업인 프랑스 슈나이더 일렉트릭과 FDC 냉각 및 전력 솔루션 공동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여기에 미국의 엄격한 연안 규제를 뚫고 복잡한 해상 계류·시공을 해낼 수 있는 키윗이 가세하면서 '설계(HD현대)-전력 인프라(슈나이더) - 현지 해상 시공(키윗)'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이 만들어졌다. ◇선박 제조사 넘어 '글로벌 딥테크 인프라 공급자'로 물론 과제도 남아 있다. 고도로 숙련된 인력이 부족한 미국 조선업 환경에서 HD현대가 자사의 자동화 공법과 공정 관리 능력을 현지 야드에 얼마나 빠르고 완벽하게 이식하느냐가 향후 수익성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하지만 지식재산권(IP)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무기로 미국의 강력한 보호무역 장벽을 돌파한 HD현대의 치밀한 우회 전략은 전통적인 하드웨어 수출 구조를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HD현대는 쇠퇴한 미국 조선업의 구원투수를 자처하며 미 함정 시장을 개척하고 폭발하는 AI 전력 수요를 바다 위에서 해결할 '글로벌 해상 딥테크 인프라 공급자'로 진화하고 있어 다음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그룹, 韓 ‘K-해상 풍력’ 띄우고, 美 ‘안보 방패’ 품었다

글로벌 산업계의 지형도가 탈 탄소와 지정학적 방위력 강화라는 두 거대한 축을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이 중대한 시대적 변곡점에서 한화그룹 해양·조선 부문(한화오션·한화 필리 조선소)의 광폭 행보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안방인 한국에서는 총 사업비 3조4000억 원 규모의 초대형 상업용 해상 풍력 단지 조성을 진두지휘하며 'K-친환경 에너지' 밸류체인을 완성하고 있고, 바다 건너 미국에서는 국방 핵심 프로젝트인 차세대 미사일 방어체계 연계 선박을 수주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는 수주형 선박 건조에 의존하던 전통적 조선업의 한계에서 탈피해 인류의 양대 과제를 해결하는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방산 종합 솔루션 디벨로퍼'로 체질을 개선한 한화그룹의 전략적 퀀텀 점프를 시사한다. ◇ 美 국방 심장부 뚫다…필리 조선소, '안보 핵심 기지'로 위상 격상 가장 먼저 낭보가 울린 곳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다. 지난 17일 미국 교통부 해사청(MARAD)은 한화가 100% 지분을 보유한 한화필리조선소가 미국의 차세대 공중 미사일 방어체계 '골든 돔(Golden Dome)' 구축을 위한 필수 안보 자산인 '해상 미사일 시험 계측선(MRIV)' 건조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골든 디펜더'로 명명돼 2030년부터 인도될 이 특수 함정은 미사일 비행 시험 시 △궤적 추적 △원격 측정 자료 수집 △통신·결과 분석 등을 지원하는 핵심 인프라다. 선박 건조 관리 기업 토트 서비스(TOTE Services)와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된 한화필리조선소는 이번 수주를 통해 상선이나 훈련선을 만들던 민간 조선소에서 미국의 국가 안보 임무를 직접 수행하는 방산 기지로 그 위상이 단숨에 격상됐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강력히 추진 중인 '미국 조선업 재건(MASGA)' 구상과 한미 양국의 1500억 달러 규모 조선업 투자 파트너십의 중심축으로 한화가 낙점됐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라는 평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혁신서밋에서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직접 언급한 데 이어 명명식에 참석한 러셀 서로우 보우트 백악관 관리예산실 국장과 션 더피 미 교통부 장관은 “이 선박은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뒷받침하고 장병들을 외부 위협으로부터 더 안전하게 지킬 것"이라고 극찬했다. 한화디펜스USA와 함께 미 해군 차세대 군수 지원함(NGLS) 개념 설계 사업에도 참여 중인 한화오션은 철옹성 같은 미국 군함 건조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고히 다지게 됐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 닻 올린 3.4조 '신안 우이 해상 풍력'…한화오션, EPCIO 주간사로 비상 미국 시장에서 국가 안보의 방패를 주조하고 있다면 국내에서는 첨단 산업의 생명줄이 될 청정 에너지 인프라 구축의 선봉장에 섰다. 지난 16일 전남 신안군에서는 총 설비용량 390MW(원전 1기 발전용량의 40%) 규모의 '신안 우이 해상 풍력 발전 사업' 착공식이 열렸다. 한화오션은 이 프로젝트에서 시공사에 머물지 않고 '사업 입지 발굴→인%허가→투자 재원 유치→설계·조달·시공(EPC)→해상 설치·운영' 등 전 주기를 통제하는 '총괄 디벨로퍼 겸 EPCIO 주간사'로 나섰으며, 단독 수주 금액만 1조9716억 원에 달한다. 가장 돋보이는 경쟁력은 핵심 인프라의 '내재화'와 완벽한 'K-공급망' 구축이다. 한화오션은 전 세계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WTIV) 건조 시장을 중국이 독식하는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약 8000억 원을 투자해 15MW급 초대형 터빈을 직접 설치할 수 있는 최첨단 WTIV를 거제 사업장에서 자체 건조해 2028년 신안 현장에 즉시 투입한다. 더불어 고도의 해양 플랜트 기술이 요구되는 400MW급 해상 변전소(OSS) 상부 구조물까지 직접 제작한다. 여기에 베스타스(Vestas)의 15MW 터빈, 현대스틸산업의 하부구조물, LS전선의 초고압 해저 케이블 등을 엮어 핵심 기자재의 97%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금융·사회적 수용성 확보 측면에서도 고도화된 전략을 뽐냈다. 정부의 '국민 성장 펀드' 1호 투자와 '미래 에너지 펀드' 등 총 1조3000억 원 규모의 정책·민간 결합 펀드를 유치해 고금리 시대의 PF 한계를 순수 국내 자본으로 돌파했다. 나아가 주민들이 채권 투자를 통해 연간 250억 원의 발전 수익을 배당받는 '바람 연금(주민 참여 이익 공유제)'을 도입해 대형 인프라 건설의 고질적 난제인 님비(NIMBY) 갈등을 혁신적으로 해소하고 지역 경제 선순환의 국가적 롤모델을 세웠다. 데이비드 김 한화필리조선소 CEO는 “필라델피아는 국가를 위해 선박을 건조해 온 오랜 역사를 가진 도시이며, 우리의 조선소가 그 유산을 이어가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업은 검증된 설계 능력과 숙련된 인력, 정부와 산업계의 긴밀한 협력 등이 결합했을 때 무엇이 가능한지 보여주는 실질적 사례"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동정] 송미령 농림부 장관, 마포 양파요리 경연대회서 소비촉진 나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우리 농산물의 소비 활성화와 농가 시름 달래기에 직접 나섰다. 19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송 장관이 전날 서울 마포구청 앞 구민광장에서 열린 '양파 요리 경연대회'에 참석해 국산 농산물의 우수성을 알리고 소비 촉진을 독려했다고 밝혔다. 한국양파연합회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다채로운 레시피 발굴을 통해 국산 양파의 무궁무진한 활용법을 소비자들에게 소개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개회식에서는 대중에게 친숙한 이연복 셰프와 이보은 요리연구가가 '국산 양파 홍보대사'로 위촉 눈길을 끌었다. 송 장관은 두 홍보대사에게 “국산 양파의 탁월한 맛과 품질,식탁 위에서의 다양한 활용 가치를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전파해 달라"고 각별히 당부했다. 송 장관의 발걸음은 양파에만 머물지 않았다. 최근 공급 과잉과 소비 부진이 맞물려 전년 및 평년 대비 가격이 하락한 가지, 애호박, 토마토 등 과채류 소비 촉진 부스도 직접 방문했다. 현장에서 농산물 나눔 행사와 맞춤형 요리법 책자 배포 상황을 꼼꼼히 살피며, 행사를 준비한 관계자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행사를 마친 송 장관은 “이번 요리 경연대회를 통해 우리 농산물이 가진 우수한 품질과 다양한 가치가 식탁 위에 널리 퍼지기를 바란다"며 “정부 역시 농업인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농가 경영 안정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역대급 ‘코스피 9000’…5대 증권사 2분기 영업이익 ‘5조원’ 넘긴다

국내 주가지수가 '9000 고지'를 밟으며 천문학적 자금이 몰렸던 지난 2분기, 업계를 선도하는 최상위 금융 투자사 5곳이 총 5조 원을 훌쩍 넘어서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할 것으로 관측됐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자기 자본 기준 미래에셋·한국금융지주·삼성·NH투자·키움 등 상위 5개 증권사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합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조1278억 원 규모로 파악됐다. 아울러 이들의 2분기 총 당기순이익 역시 3조 7482억 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영업이익은 141.32%, 당기순이익은 114.45%나 수직 상승한 퀀텀점프다. 나아가 사상 최대 호황을 누렸던 직전 1분기와 비교해봐도 영업이익(17.92%↑)과 순이익(12.81%↑) 모두 거침없는 팽창세를 이어갔다. 이러한 전례 없는 실적 잭팟의 핵심 동력은 증시 폭등이 불러온 뭉칫돈 유입이다. 2분기 동안 코스피 지수는 무려 67.77%나 치솟았고 특히 지난달 19일에는 장중 9385.59를 기록하며 주식시장의 새 역사를 썼다. 초강세장은 곧바로 막대한 매매 대금 팽창으로 직결됐다. 2분기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 양대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액은 55조9260억 원으로 부풀었다. 이는 1분기(43조8260억 원)보다 27.61% 급증한 볼륨이고 지난 5월 29일 하루에만 92조4840억 원의 자금이 손바뀌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풍부한 시중 유동성이 증권사들의 곳간을 두둑하게 채웠다고 입을 모은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일반 주식을 비롯해 상장 지수 펀드(ETF) 매매까지 덩달아 폭증하면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마진이 대폭 개선됐고 목표 전환형 펀드 라인업의 인기 덕에 자산 관리(WM) 부문의 흑자 폭도 한층 커졌다"고 진단했다. 설용진 iM증권 연구원 또한 “거래 볼륨 확대에 따른 수수료 극대화와 더불어 굳건한 위험자산 가치 상승에 편승한 평가 및 처분 이익이 전체적인 호실적을 빚어냈다"고 평가했다. 다만 화려한 실적 이면의 그림자도 뚜렷하다. 설 연구원은 “고금리 환경의 장기화와 중복 상장 방지 규제 등으로 인해 주식 발행(ECM)·채권 발행(DCM) 시장을 아우르는 정통 기업 금융(IB) 영역은 부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여기에 뇌관으로 남아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의 한파 역시 당분간 업계 전반의 짐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개별 기업별 성적표를 살펴보면 단일 분기 '2조 원 클럽' 가입을 목전에 둔 미래에셋증권의 독주가 압도적이다. 미래에셋은 전 분기 대비 48.41% 폭증한 2조405억 원의 2분기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그 뒤를 이어 삼성증권(6931억 원, 13.73%↑), 키움증권(6826억 원, 9.89%↑), NH투자증권(6638억 원, 4.26%↑) 모두 전 분기를 훌쩍 뛰어넘는 우수한 성적을 신고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국금융지주는 1조 478억 원을 거두며 5대 대형사 중 유일하게 실적이 소폭 하락(5.28%↓)할 것으로 분석됐다. 미래에셋증권 홀로 독보적인 퀀텀 점프를 달성한 핵심 비결로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꼽힌다. 스페이스X 상장에 따른 대규모 지분 평가 이익이 2분기 장부에 그대로 꽂히게 된 덕분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 실적 급상승의 결정적 열쇠는 단연 스페이스X 상장 효과"라며 “공모가 150달러로 출발한 주가가 6월 말 종가 기준 170달러로 13.3% 뛰면서 1조4699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장부상 평가이익이 안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효과가 고스란히 반영된 전체 상품 운용 손익은 1분기보다 18.4% 불어난 1조78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정의선, 사재 1200억 추가 투자…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25%로 확대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글로벌 로보틱스 선도 기업인 '보스턴다이내믹스'에 1200억 원 규모의 개인 자금을 추가로 투입하며 지분율을 25%까지 확대한다. 소프트뱅크가 보유했던 지분을 전량 흡수해 그룹 차원의 100% 완전한 지배구조를 구축함으로써 미래 핵심 동력인 '피지컬 AI(물리적 인공지능)' 상용화와 미국 나스닥 상장(IPO) 추진에 한층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9일 재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최근 소프트뱅크는 자사가 보유 중이던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9.65%에 대해 주식 매수 청구권(풋옵션)을 행사했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을 포함한 현대차그룹 측 기존 주주들은 각자의 지분율에 비례해 해당 물량을 분할 매입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현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주주 구성은 HMG글로벌(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합작 투자 법인) 56.4%, 정의선 회장 22.6%, 현대글로비스 11.25%, 소프트뱅크 9.65%로 이루어져 있다. 이번 인수가 마무리되면 지배구조는 HMG글로벌 62.5%, 정 회장 25%, 현대글로비스 12.5%로 재편되고 현대차그룹이 온전한 100% 독자 경영권을 쥐게 된다. 소프트뱅크가 넘기는 지분의 가치는 3억 2000만 달러(4400억 원)로 추산된다. 이를 분담 비율에 따라 계산하면 HMG글로벌이 2억 달러, 현대글로비스가 4000만 달러를 투입하며 정 회장 개인이 책임질 금액은 8000만 달러(1200억 원)에 달한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 2021년 최초 경영권 인수 당시 2389억 원의 사재를 출자한 바 있다. 증권업계는 그간의 유상증자 참여분과 이번 추가 매입 대금까지 합산할 경우 정 회장이 보스턴다이내믹스에 쏟아부은 누적 사재 규모가 총 8000억 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측은 “주주사별 지분 인수 의무에 따라 내부 검토를 거쳐 세부 방안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단일 경영 체제를 확고히 다진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이 구상해 온 '피지컬 AI' 생태계 선점에 속도전을 펼친다. 그 선봉장 역할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맡는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아틀라스를 전진 배치해 공정별 실증을 거칠 계획이다. 2028년 부품 분류를 위한 서열 작업에 선도적으로 투입하고 2030년부터는 실제 부품 조립 라인까지 로봇의 작업 영역을 대폭 확장한다는 구체적인 상용화 로드맵도 마련했다. 정 회장 역시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피지컬 AI의 잠재력과 기술 내재화의 중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그는 “산업의 무게 중심이 피지컬 AI로 이동할수록 우리가 가진 자동차나 로봇 같은 '물리적 실체'와 그곳에서 파생되는 '제조 공정 데이터'의 가치는 갈수록 희소해질 것"이라며 “이는 거대 빅테크 기업들조차 결코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우리만의 강력하고 독보적인 무기"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업계 안팎에서는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미국 나스닥 상장을 포함한 기업 공개(IPO) 작업의 닻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상장 흥행과 글로벌 기술 동맹 강화를 위해 상장 전 투자 유치(프리 IPO) 카드를 꺼내 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구글'을 가장 유력한 프리 IPO 혈맹 후보로 꼽았다. 현재 구글 딥마인드가 보스턴다이내믹스와 손잡고 복잡한 로봇 제어용 AI 모델을 공동 연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구글이 AI 파운데이션 모델의 학습 병목 현상을 타개하려면 가상 공간을 넘어선 현실 세계의 방대한 물리 데이터가 필수적"이라며 “현대차그룹의 거대한 산업 현장에 즉각 투입돼 실측 데이터를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축적할 수 있는 보스턴다이내믹스야말로 구글에게 최적의 전략적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신라대-대한상의, 채용연계형 항공 보안요원 양성 돌입

신라대학교가 국토교통부와 경찰청의 양대 법정 보안 교육을 통합한 전국 유일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산업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최정예 항공·항만 보안 전문 인력 양성에 돌입했다. 신라대 평생교육원은 지난 13일 교내 예술관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주관 '직업계고 채용 연계형 첨단 보안 검색 요원 양성 과정' 입교식을 열고 본격적인 훈련 플랫폼을 가동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과정은 직업계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오는 9월 30일까지 두 달 반 동안 하루 8시간씩 총 400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초고강도 실무 훈련이다. 교육생들은 ▲민간 경비 기초 이론 ▲항공·항만 보안 검색 실무 ▲고난도 X-레이 판독 ▲최첨단 검색 장비 운용 능력을 반복 숙달하게 된다. 수료 후에는 대기업·중견 우수 보안 기업으로의 100% 채용 연계를 목표로 취업 컨설팅과 실전 모의 면접이 원스톱으로 지원된다. 신라대가 이처럼 파격적인 채용 연계 플랫폼을 가동할 수 있는 배경에는 타 교육 기관이 넘볼 수 없는 독보적인 '트리플 크라운' 인프라가 자리 잡고 있다. 실제 공항 등 핵심 국가 인프라에 투입되는 항공보안 인력은 항공보안법에 따른 첨단 검색 역량은 물론, 경비업법에 따라 무기를 소지하고 무력을 행사할 수 있는 '특수경비원' 자격(88시간)을 동시에 검증받아야 한다. 신라대는 전국의 모든 대학을 통틀어 유일하게 경찰청 관할 경비 지도사·일반 경비원·특수 경비원 등 민간 경비 3개 전 과정 인가를 석권했고 동시에 국토부 지정 11개 항공 보안 과정을 융합 운영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교육생들은 사설 협회나 타 지역을 전전하며 이중 비용을 지불할 필요 없이 캠퍼스 내에서 모든 법적 필수 자격을 획득할 수 있는 '완결형 에코시스템'을 누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신라대는 지난 6월 4일 동남권 최초로 국토교통부 '항공 보안 검색 교육 기관'으로 공식 지정돼 오랜 기간 고착화된 수도권 중심의 항공 교육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캠퍼스 내에 구축된 '부산 보안 검색 교육 센터'에는 실제 공항 여객 터미널 보안 검색대와 100% 동일하게 운용되는 최고급 사양의 X-레이 수하물 검색 장비와 문형 금속 탐지기(WTMD), 휴대용 금속탐지기(HHMD) 등 풀 스케일 첨단 실습 장비가 구비돼 있다. 지난 15년간 3만 명에 달하는 방대한 보안 인력을 배출하며 쌓아 올린 신라대의 '신뢰 자본'은 향후 24시간 운영될 가덕도 신공항 개항 등 부산·울산·경남 지역 메가 시티 물류 인프라 팽창과 맞물려 폭발적인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김순석 신라대 평생교육원장은 “이번 과정은 현장에서 바로 총을 쥐고 투입될 수 있는 진짜 전문가를 만드는 과정"이라며 “교육생 모두가 우수한 기업으로 진출해 국가 안보 자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훈련과 능동적 취업 지원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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