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전신 검색대에서 보안 검사가 이뤄지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가칭 '항공보안공단' 신설은 조직을 분리하고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만으로 완료되지 않는다. 항공 보안 전문가들은 “기존 조직에서 분리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그 이후의 정부와 공항 종사자 및 이용 여객들 모두가 만족하고 업무가 성공하기 위한 과제들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 보안 사각지대 통합·지휘 체계 일원화·독자적 재원 조달
정부와 신설 공단의 최우선 과제는 파편화된 항공 보안 영역의 물리적 통합과 이를 뒷받침할 법령 정비다.
유덕기 경운대학교 항공보안경호학부 교수는 분산 운영에 따른 사각지대 해소 방안을 연구했다.
유 교수는 “현재 공항 내 항공 보안은 여객 터미널(공항 운영자)·화물 터미널(항공 운송 사업자)·우편물 센터(우정국) 등 소관 부처와 주체별로 쪼개져 운영 중"이라며 “화물 터미널에서 보안 검색을 마친 항공 화물의 35%가 여객기 하부 화물칸(벨리 카고)에 탑재되는 실정을 고려할 때, 여객 터미널 보안만 전담하는 구조로는 폭발물 반입 등 테러 시도를 완전히 차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설 공단이 여객·화물·우편물 검색을 모두 포괄하는 일원화된 체계를 구축해 항공기에 탑재되는 모든 인원과 물품이 단일 기관의 통제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중 통제 해소를 위한 법령 정비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유 교수는 “현재 항공 보안 요원은 경비업법에 따라 경찰청 관리를 받고 항공보안법에 따라 국토교통부 감독을 받는 이원화된 지휘 체계에 놓여 있다"며 “항공보안법 등 관련 법령을 개정해 지휘 통제권을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와 신설 공단으로 일원화해 현장 지휘 혼선을 방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정적인 재원 조달과 관련해서는 독립된 공항 보안 수수료 신설과 비용 분담 체계 개편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본지 박규빈 기자는 지난달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경영대학원 항공우주법 전공 법학 석사 학위 논문 '공항 보안 수수료 도입에 관한 법제 연구: 항공사의 비용 분담 책임과 재원의 목적 구속성 확보를 중심으로-'를 통해 상업 시설 수익으로 보안 비용을 충당하는 현행 단일 계정(Single-till) 구조의 한계를 비판하며 '공항 보안 수수료'의 독립적 신설을 제안했다.
박 기자는 논문에서 “현대 공항의 대테러 보안 시스템은 여객의 생명 보호뿐만 아니라 기체 파손 리스크 방지 및 지상 체류 시간 단축이라는 상업적 편익을 제공하는 클럽재(Club Goods)"라며 여객과 항공사 양측 모두를 수혜자로 보는 '이중 수혜자 이론'을 제기했다. 그동안 막대한 상업적 이윤을 향유하면서도 원가 분담에서는 배제됐던 항공사의 '무임 승차' 구조를 꼬집은 것이다.
이어 “포괄적인 공항 이용료를 인상할 경우 징수된 재원이 상업 시설 적자 보전 등 타 사업으로 전용될 위험이 크다"며 “항공보안법 개정을 통해 재원의 '목적 구속성'을 명문화하고, 해양수산부의 항만시설보안료 선례처럼 발생 원가를 여객과 항공사가 편익에 비례해 나누어 부담하는 '이원화 부과 모델'을 도입해야 신설 공단이 진정한 자생력을 갖출 수 있다"고 제언했다.
◇ 공항 종사자, 첨단 장비·행동 탐지 기법 운용 전문가로 전환
신설 공단 출범을 통해 종사자 처우가 개선되고 신분이 안정화될 경우, 현장 요원들의 업무 수행 방식 역시 능동적이고 첨단화된 형태로 전환돼야 한다.
한국공항공사 교육운영부 출신인 김영천 한국보안인력개발원장은 보안 종사자들의 기술적 역량 고도화를 주문했다.
김 원장은 “항공기 범죄에 이용되는 무기나 폭발물 등이 점차 첨단화·지능화되고 있어 승객과 항공기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며 “첨단 보안 장비와 다양한 보안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도입하고, 보안 검색 실무 교육을 강화해 현장 종사자들의 테러 물품 탐지 역량을 높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육안 검색이나 기존 2D 엑스레이 판독에 머물지 않고 인공 지능(AI) 기반 자동 적발 시스템·3D 컴퓨터 단층 촬영(CT) 기술을 적용한 정밀 검색 장비(EDS) 운용 능력을 자체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다.
기계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인적 감시 기법의 고도화도 요구된다.
유 교수는 “장비 모니터링을 넘어 현장 요원 스스로 위해 요소를 식별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며 “공항 내 거동 수상자나 비정상적 행동 패턴을 보이는 인원을 선제적으로 식별해 내는 행동 탐지 요원(BDO) 기법을 실무에 적극적으로 활용해 수동적 대응에서 능동적인 예방 활동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이용 여객, 보안 필수 의무 인식·'금융 제재' 문화 수용해야
전담 기관 출범은 여객의 공항 이용 환경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엄격한 보안 원칙이 일괄 적용될 시 출국 수속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으므로 여객의 인식 전환과 적극적인 협조가 필수적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보안 업무 담당자 출신인 소대섭 한서대학교 항공정책센터장은 이용객의 편의 요구가 보안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 분석한 바 있다. 공단 출범 이후 여객 스스로 보안 검색을 공항의 부가 서비스가 아닌 항공기 운항 안전을 위한 타협 불가한 필수 통제 업무로 인식하는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부주의로 인한 출국장 병목 현상을 막기 위한 제재 방안 수용도 요구된다.
유 교수는 논문에서 “전국 공항에서 연간 약 400만 건의 기내 반입 금지 물품 적발 건수가 발생하나, 실제 총기·실탄 등 안보 위해 물품 비율은 0.02% 수준에 불과하다"며 “대다수 여객의 단순 부주의로 인한 라이터, 액체류 등 위해 물품 적발 확인 과정이 출국장 보안 검색 지연과 혼잡의 주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해결책으로 “단순 규정 위반자에게 도로교통법 위반과 같은 소액 범칙금·과태료를 부과하는 이른바 '금융 제재' 제도를 도입해 여객 스스로 사전에 수하물을 철저히 점검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해당 제도가 실제 도입될 경우 여객들의 반발을 최소화하고 자발적 규정 준수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신설 공단 안착의 핵심 요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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