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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빈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규빈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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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보다 조직”…‘100년 기업’ 向 겸손·혜안 남기고 영면한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

“누구 하나 영웅이 이룬 것이 아니라 전 직원이 함께 이뤄낸 성과입니다. 나는 개인보다 조직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스타플레이어도 좋지만 탄탄한 조직력이 우선이지요." '자원 불모지' 대한민국에서 고려아연을 세계 최고의 종합 비철 금속 제련기업으로 키워낸 '비철금속 업계의 거목' 최창걸 명예회장이 지난 6일 향년 8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고인은 평소 “스타 플레이어보다 탄탄한 조직력"을 강조하며, 회사의 성공은 특정 개인의 역량이 아닌 수천 명 임직원이 똘똘 뭉쳐 만든 성과라고 강조해왔다. 고려아연의 유일한 창립 멤버로 현직에 있던 2014년, 최 명예회장은 창립 40주년 사내 인터뷰에서 회사의 모습을 “바위 몇 개를 쌓아 올린 것이 아니라 흙가루 하나하나로 다져놓은 모양"이라고 비유했다. 이는 개인의 영웅주의보다 모든 구성원의 노력을 중시했던 그의 리더십과 경영철학을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는 “모든 위치의 사람이 자기 업무를 잘해주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직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이러한 철학 아래 다져진 탄탄한 조직력은 아연·연과 같은 기초 금속부터 반도체·방산에 쓰이는 전략 광물·금·은 등 귀금속까지 생산하는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에 발판으로 작용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 7조6582억원으로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달성했고, 최근에는 세계 1위 방산 기업 록히드마틴에 전략 광물인 게르마늄을 공급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국가 경제와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 고인의 '개인보다 조직'이라는 경영 철학은 최윤범 회장 체제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최 회장과 임직원들은 지난 50년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신사업 전략인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통해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추진 중이다. 이는 “100년 가는 회사가 위대한 회사"라며 겸손한 자세를 당부했던 고인의 유지를 잇는 일이기도 하다. 1941년 황해도 봉산군에서 태어난 최 명예회장은 서울대 경제학과와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하고 1974년 고려아연 창립 멤버로 경영에 투신했다. 특히 1992년부터 2002년까지 회장으로 재직하며 회사가 세계 최고 기업으로 성장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고인은 사회 공헌 활동에도 앞장섰다. '고려아연 전 임직원 기본급 1% 기부' 운동을 이끌며 나눔 문화를 확산시켰고, 대한적십자사 총재를 지낸 부인 유중근 여사와 함께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했다. 2013년에는 '대한민국 나눔 국민 대상'에서 국민 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한편 장례는 7일부터 나흘간 회사장으로 치러지며 장례위원장은 이제중 부회장이 맡는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실에 마련됐고 영결식은 오는 10일 오전 8시에 열릴 예정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K-치맥’으로 쾰른 사로잡은 수입협회…한-독 비즈니스 포럼 성료

한국의 대표 음식 문화인 '치맥(치킨+맥주)'이 독일의 심장부 쾰른에서 K-푸드의 우수성을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한국수입협회(KOIMA, 회장 윤영미)는 전날 독일 쾰른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식음료 박람회 '아누가(ANUGA, Allgemeine Nuhrungs- und Ganussmittel-Ausstellung)' 현장에서 '한-독 비즈니스 포럼 및 K-치맥 페스티벌'을 성황리에 개최했다고 8일 밝혔다. 올해 아누가의 공식 파트너 국가로 참여한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K-푸드를 매개로 양국 간 산업 및 문화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에는 독일 무역·유통 관계자들과 여러 국가의 바이어들이 대거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윤영미 한국수입협회장은 “이번 치맥 페스티벌은 K-푸드의 맛과 품질을 세계 무대에 알리고 식품을 통한 산업 협력과 네트워킹의 장을 마련한 의미 있는 자리"라고 평가했다. 행사에 참석한 독일 고위 관계자들의 축사도 이어졌다. 아킴 하우그 독일무역투자진흥공사(GTAI) 국장은 “이번 행사가 오랜 협력 관계를 이어온 양국 기업들이 서로의 시장을 이해하고 실질적인 협력 기회를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민재훈 주한독일대사관 본 분관 총영사 역시 “문화와 경제가 어우러진 교류의 장으로서 양국 간 상호 이해와 협력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번 페스티벌에는 제너시스BBQ와 하이랜드푸드가 참여해 한국식 치킨의 매력을 선보였다. 참석자들은 한국 치킨 특유의 바삭한 식감과 다채로운 양념 맛이 독일 맥주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현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는 전언이다. 수입협회 관계자는 “한 독일 수입업자는 한국 치킨과 독일 맥주의 완벽한 합을 봤다고 언급했다"며 “브라질에서 온 한 수출업자는 한국과 글로벌 식품 무대에서 함께 성장할 수 있음에 기쁘다며 높은 만족감을 표했다"고 말했다. 이어 “참석자들은 이번 행사가 K-푸드의 품질과 브랜드 가치를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부연했다. 협회는 이번 행사가 유럽의 엄격한 식품 기준을 충족한 K-치킨의 글로벌 경쟁력을 현지에서 입증하고, 향후 유럽 시장을 확대하는 중요한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협회는 아누가 전시 기간 동안 유럽 수입사절단을 파견하는 등 앞으로도 한-독 경제협력 강화와 무역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비철 금속 거목 잠들다…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 84세 일기로 별세

자원 불모지 대한민국에서 고려아연을 세계 1위 비철 금속 제련 기업으로 키워낸 최창걸 명예회장이 6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4세. 고려아연에 따르면 최 명예회장은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왔으며, 임종은 부인 유중근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와 아들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 가족이 지켰다. 장례는 7일부터 4일간 회사장으로 치러지며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이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실에 마련됐고 영결식은 10일 오전 8시에 열릴 예정이다. 고인은 한국 비철금속 산업의 역사를 개척하고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거목으로 평가받는다. 1974년 창립부터 회사에 몸담아 불과 30여 년 만에 100년 역사의 경쟁사들을 뛰어넘는 신화를 일궈냈다. 1941년 황해도에서 태어난 최 명예회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MBA를 취득했다. 1973년 한국으로 돌아와 8개월 남짓 지났을 무렵, 정부의 '중화학공업 육성계획'에 따라 고려아연이 설립되면서 그의 위대한 도전이 시작됐다. 기술도, 자금도, 경험도 없던 시절이었다. 그는 자금 확보를 위해 세계은행 산하 국제금융공사(IFC)의 문을 두드렸다. IFC는 사업비로 7000만 달러를 예상했지만 그는 5000만 달러에 해낼 수 있다고 설득했다. 나아가 높은 마진을 요구하는 해외 건설사의 턴키 방식 대신 직접 공사를 총괄하는 '신의 한 수'를 뒀다. 이 결정은 IFC의 예상을 뒤엎고 4,500만 달러라는 비용으로 공장을 완공하는 결과로 이어졌을 뿐 아니라, 회사 내부에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하는 기틀이 됐다. 그의 도전 정신은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설비 투자로 이어졌다. 1980년부터 12년간 사장과 부회장으로 재임하며 △기술 연구소 설립 △생산 시설 확장 △기업 공개(IPO) 등을 추진해 회사의 기틀을 다졌다. 1992년 회장에 취임한 이후에는 '원칙에 충실하자'는 신조 아래 아연 및 연 제련 공장을 증설하고 호주에 아연제련소(SMC)를 설립하며 글로벌 사업 기반을 넓혔다. 특히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아연 잔재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는 기술을 상용화해 전 세계 제련소들의 숙원을 해결하며 고려아연을 세계적인 친환경 기업으로 발돋움시켰다. “나는 혁신이나 개혁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것은 이미 늦은 것이다. 매일매일 조금씩 발전해 나가면 한꺼번에 큰일을 해야 할 필요가 없다." 최 명예회장의 경영 철학은 '하루하루의 꾸준함과 성실함'에 기반했다. 그는 기업의 성장이 멈추는 것을 죽음과 같다고 여기며 끊임없는 변화를 강조했다. 그의 경영 중심에는 항상 '사람'이 있었다. 그는 “고려아연은 특정 가문이 아닌 임직원 모두의 회사"라고 생각했으며, 직원들을 동료를 넘어 가족처럼 여겼다. IMF 외환 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구조조정 없이 임직원들의 고용을 지켰고, 이는 38년 무분규와 102분기 연속 흑자라는 대기록의 밑바탕이 됐다. 이러한 경영 철학 덕분에 고려아연의 아연 생산 능력은 연 5만 톤에서 65만 톤으로, 매출액은 114억 원에서 12조원 수준으로 성장했고 시가총액은 한때 20조 원에 육박했다. 최 명예회장의 나눔 철학은 부친인 고(故) 최기호 초대 회장의 가르침에서 비롯됐다. “머리에 든 재산은 절대 잃지 않는다"는 선대 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그는 '물고기를 잡아주는' 시혜가 아닌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데 힘썼다. 1981년 명진보육원 후원을 시작으로 수많은 학교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했으며, '임직원 1% 급여 기부 운동' 등을 통해 나눔 문화를 사내에 정착시켰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상했고, 부인 유중근 이사장, 아들 최윤범 회장과 함께 '아너 소사이어티 패밀리'에 이름을 올렸다. 최 명예회장의 장남인 최윤범 회장은 2022년 말 취임하며 '3세 경영' 시대를 본격화했다. 그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부친의 경영철학을 이어받아 10년 가까이 국내외 현장을 누볐다. 최윤범 회장 체제 아래 고려아연은 신재생 에너지·그린 수소·2차 전지 소재·자원 순환 사업을 '트로이카 드라이브'로 명명하고 미래 50년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미-중 갈등 속에서 핵심 광물 '탈중국 공급망'의 허브로 부상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해운업계, EU ETS 규정 따라 온실 가스 배출권 첫 제출

유럽연합(EU)의 해운업 배출권 거래제(ETS)가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감에 따라 국내 해운업계가 첫 온실가스 배출권 제출이라는 시험대에 올랐다. EU 역내 항해 선박에 대한 온실가스 배출권 제출 의무가 처음으로 부과된 가운데 선제적으로 친환경 전환에 투자해 온 기업과 당장의 비용 부담에 직면한 기업 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친환경 경쟁력 격차가 실제 재무 부담의 차이로 이어지는 '탄소 비용' 시대가 현실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EU는 ETS 규제 대상에 해운업종을 포함하기로 했다. 때문에 역내를 기항하는 5000톤 이상 모든 선박은 연간 온실 가스 배출량에 상응하는 배출권을 구매해 이달 30일까지 관리 당국에 제출해야 할 의무를 지게 됐다. 이번 제출은 규제 이행의 첫걸음으로, 올해는 총배출량의 40%에 해당하는 배출권만 제출하면 되지만 의무량은 2025년 70%를 거쳐 2026년부터는 100%로 단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는 해운사들이 마주할 재무적 부담이 앞으로 더욱 커질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첫 제출을 기점으로 향후 규제 대응 능력이 선사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격변 속에서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은 선제적인 대응을 통해 규제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HMM은 지난 5월 네덜란드의 세계적인 ESG 평가기관 '서스테이널리틱스'로부터 2년 연속 글로벌 선사 1위로 평가받으며 객관적인 친환경 경쟁력을 입증했다. 특히 온실 가스 감축 목표 수립·관리와 기후 관련 재무 영향 분석 등 환경(E)·기업 지배 구조(G)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 주효했다. 이러한 평가는 구체적인 친환경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HMM은 9000TEU급 메탄올 추진선 9척을 발주하는 등 친환경 선대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선박들은 폐자원을 활용한 바이오 메탄올을 연료로 사용할 경우 기존 화석 연료 대비 탄소 배출을 65% 이상 줄일 수 있다. EU ETS 규정상 탄소 감축량이 65% 이상인 연료는 탄소 발생량을 '0'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HMM은 실질적인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국내 대표 벌크선사로 꼽히는 팬오션은 상당한 규모의 재무적 부담을 안게 될 전망이다. 팬오션은 구체적인 배출권 구매 현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올해 발간한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를 통해 EU ETS 준수를 위한 배출권 비용이 올해에만 약 1800만 달러(약 24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팬오션이 '2050 탄소 중립' 로드맵을 수립하고 2023년 온실 가스 원단위 배출량 감축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등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장 현실화된 비용 압박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 팬오션 역시 ESG 경영 고도화를 위해 이사회 내 ESG 위원회를 신설하고, 협력사 행동규범을 마련하는 등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선대 전환에는 막대한 자본과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단기적인 비용 부담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첫 배출권 제출을 기점으로 각 선사의 친환경 기술 투자 격차가 재무 성과로 직접 연결되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철강업계, 전기요금 낭보에 ‘미소’ 유럽 탄소관세에 ‘긴장’

올해 4분기 전기 요금이 10개 분기 연속 동결되면서 생산 원가 부담이 가중되던 철강업계가 시름을 덜게됐다. 다만, 최근 미국발 관세의 멍에를 벗은데 이은 호재임에도 이달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세 도입 등 굵직한 악재가 도사리고 있어 마냥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한전)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와의 협의를 거쳐 올해 4분기(10~12월)에 적용될 연료비 조정단가를 현행과 같은 킬로와트시(kWh)당 +5원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가정용은 10분기, 산업용은 4분기 연속으로 전기 요금이 동결됐다. 전력 다소비 업종의 대표 격인 철강 산업에 있어 이번 동결은 '가뭄의 단비'와 같다. 실제로 지난 3년간 산업용 전기 요금은 75~81% 폭등하며 철강업계의 수익성과 가격 경쟁력을 잠식해왔다. 원가에서 전력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비용 압박을 견디다 못한 일부 기업들은 전기요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야간에만 공장을 가동하거나 특정기간 아예 가동을 멈추는 '셧다운'과 같은 극단적인 조치까지 단행하는 실정이다. 철강업계는 관세가 오르면 생산 효율을 높여 대응할 수 있지만 전기 요금은 차도가 없어 절박함을 토로하고 있다. 철강업계에 이번 전기 요금 동결이 더욱 반가운 이유는 최근 미국과의 통상 분쟁에서 거둔 값진 승리에 기인한다. 미국 상무부는 그동안 한국 정부가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해 철강산업에 부당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현대제철과 포스코에 각각 1.08%, 0.87%의 고율 상계 관세를 부과해 왔다. 그러나,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은 최근 상무부에 결정을 재검토하라는 취지의 '2차 파기환송' 판결을 내리며 우리 정부와 철강기업의 손을 들어줬다. CIT는 상무부가 특정 산업에 혜택이 집중됐다는 '특정성' 요건을 입증하기 위해 내세운 논리가 허술하다고 지적했다. 미 상무부는 철강 등 소수 업종이 균형을 깰 정도로 많은 전력을 사용하므로 특혜라고 주장했지만 CIT는 산업의 에너지 집약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잘못된 분석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전력 사용량 상위 3~4개 산업을 임의로 묶어 특정 업계에 혜택이 돌아간 것처럼 보이게 한 '그룹화' 논리에 대해서도 “어떠한 유의미한 설명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결론 내리고 기각했다. 이번 승소는 단순히 관세 부담을 던 것을 넘어 향후 미국이 동일한 논리로 한국 산업을 공격할 명분을 약화시키는 중요한 선례를 남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연이은 호재에도 불구하고 철강업계의 앞날이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당장 이달부터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전환 기간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CBAM은 철강·알루미늄 등 6개 품목을 EU 역내로 수출할 때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 배출량만큼 'CBAM 인증서'를 구매해 비용을 지불하도록 하는 제도다. 철강업계에서는 사실상의 탄소 관세로 인식되는 것으로 내년부터는 실제 비용 부담이 발생하는 본격적인 시행 단계에 들어간다. 문제는 CBAM의 핵심 표적이 사실상 한국 철강 산업이라는 점이다. 2023년 기준 CBAM 초기 적용 대상 6개 품목의 대한(對韓) 수입액 중 철강이 차지하는 비중은 90%를 상회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CBAM이 본격 시행되면 국내 철강업계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10년간 최소 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철강업계뿐만 아니라 철강을 중간재로 사용하는 자동차·조선·건설 등 국내 주력 산업 전반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어 범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中 북극항로 운항·유럽 탄소거래제 도입…K-해운 ‘운명의 10월’

중국이 수에즈 운하를 대체할 북극항로의 상업운항을 본격화하며 지정학적 지각 변동을 예고한 가운데 국제해사기구(IMO)는 해운업계의 비용 구조를 근본적으로 뒤바꿀 강력한 탄소 규제 최종안을 채택할 예정이어서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해운사들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새로운 북극항로의 부상과 피할 수 없는 환경 규제라는 두 개의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면서 해운업계가 생존의 해법을 찾아야 하는 기로에 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중국 컨테이너선 '이스탄불 브릿지'호는 지난 9월 22일 닝보-저우산항에서 출항했다. 이는 중국의 '빙상 실크로드' 구상이 현실화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는 평가다. 이 선박은 북극항로를 통해 기존 수에즈 운하 노선보다 운송 기간을 절반 가까이 단축한 약 18일 만에 영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운송 시간 단축을 넘어 말라카 해협이나 수에즈 운하 등 지정학적 위험이 상존하는 길목을 회피하는 새로운 전략적 물류 경로의 등장을 의미한다. 중국은 러시아와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북극항로를 선점하며 글로벌 공급망의 판도를 바꾸려 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리샤오빈 하이제(海傑)해운 수석 운영관은 “기존 중국·유럽 간 화물 열차는 25일 이상, 수에즈 운하 항로는 40일 이상, 희망봉 경유 시 50일 이상 소요되는 만큼 북극 항로 경쟁력이 뛰어나다"며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고, 열에 민감한 리튬 배터리·태양광 상품·전기차 등의 운송에 적절하다"고 밝혔다. 중국의 빙상 실크로드 파도에 이어 영국 런던 소재 IMO 본부는 글로벌 해운업계의 미래를 결정할 또 다른 중대 사안을 마무리하고 있다. 이달 열리는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에서 IMO가 최종 채택할 새로운 온실가스 규제는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강력한 조치로 평가된다. 오는 2027년부터 선박 연료의 탄소 집약도를 생산부터 소비까지 전 과정(Well-to-Wake)에서 평가하는 '온실가스 연료 집약도(GFI)' 기준이 도입되고, 이를 충족하지 못하는 선박에는 막대한 '탄소 부담금'을 부과하는게 골자이다. 이는 사실상 친환경 연료 사용을 강제하는 것으로, 막대한 자본을 투자해 친환경 선박을 확보하지 못한 선사들은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는 냉혹한 현실을 예고한다. 이처럼 북극항로가 열리고, 다른 한편에서는 강력한 글로벌 규제가 압박해 오면서 해운사들의 전략도 엇갈리고 있다. 중국은 '더 짧은 것이 더 친환경적'이라는 논리로 지리적 이점을 극대화하는 반면, 머스크 등 유럽 선사들은 환경 보호를 명분으로 북극항로를 거부하고 고가의 친환경 연료 기술에 막대한 투자를 쏟아붓고 있는 모습이다. 문제는 국내 해운업계다. HMM을 포함한 해운사들은 막대한 투자 비용과 지정학적 리스크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에 직면했다. '운명의 10월'을 기점으로 새로 만들어지는 바다 위 경쟁의 규칙 속에서 어떤 전략적 선택을 내리느냐가 향후 생존을 좌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복합적인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개별 기업의 노력을 넘어 △선대 현대화 전략의 가속화 △전폭적인 정부 지원 △북극 항로에 대한 전략적 접근 명확한 해양 전략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파라타항공, 김포-제주 노선 첫 운항…탑승률 97%

파라타항공은 전날 김포-제주 노선 첫 운항에 나섰다고 3일 밝혔다. 이날 오후 4시 50분 김포를 출발한 WE6501편(A330-200, 294석)은 18시 5분 제주에 도착했고, 첫 편 탑승률은 97%로 집계됐다. 파라타항공 관계자는 “추석 연휴 귀성객과 여행객들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고 전했다. 김포-제주 노선 첫 취항편에서는 윤철민 대표이사와 임직원들이 직접 탑승객들을 환송하며 추석 인사와 함께 기념품을 전달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기내 시그니처 음료 '피치 온 보드(Peach on board)'는 김포-제주 노선에서도 고객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는 전언이다. 파라타항공은 최대 10일간 이어지는 추석 연휴 기간을 포함해 10월 22일까지 총 18편의 특별편을 운항할 예정으로, 귀성객과 국내 여행객들의 편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후 10월 26일부터는 김포-제주 제주에 매일 1회 다니며 국내 대표 노선에서 합리적인 요금과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들을 맞이할 계획이다. 파라타항공 관계자는 “안전 운항과 진심이 담긴 서비스로 고객 신뢰를 쌓아가고, 국내 항공업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기획] 대한항공이 운영하고 진에어가 후원하고…한진그룹의 쌍끌이 스포츠 마케팅 전략

배구단에서 시작해 e스포츠 경기장을 거쳐 F1 서킷까지 한진그룹의 스포츠를 향한 투자가 또 한 번의 고공 비행을 시작했다. 그룹의 맏형 대한항공이 V-리그 4연패 신화를 쓰며 '최고'의 이미지를 다지는 동안 진에어는 리그 전체의 타이틀 스폰서로 나서며 대중 속으로 파고들었다. 이는 각기 다른 브랜드 정체성을 활용한 정교한 '쌍끌이 전략'이자 그룹 총수가 직접 리그의 구원 투수로 등판하며 만들어 낸 강력한 시너지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2일 체육계에 따르면 한진그룹 스포츠 마케팅의 뿌리는 1969년 창단된 대한항공 남자 배구단과 1973년 창단된 여자 탁구단에 기원한다. 이 두 팀의 존재는 한진그룹이 스포츠를 일시적인 홍보 수단이 아닌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장기적 가치 창출의 일환으로 여겨왔음을 보여준다. 5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대한항공 점보스 배구단은 1972년 석유 파동으로 잠시 해체됐다가 1986년 재창단되는 등 부침을 겪었지만 2005년 V-리그 출범과 함께 프로팀으로 전환하며 한국 프로 배구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V-리그 출범 이전에는 우승 경력이 없을 정도로 약체였던 팀이 V-리그 최초 4연속 통합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기까지의 과정은 대한항공이 추구하는 '최고를 향한 끊임없는 도전'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서사다. 실업 여자 탁구단 역시 그룹의 명성을 드높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시작으로 3회 연속 올림픽에서 소속 선수가 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루며 대한항공이 대한민국 국적 대표 항공사(Flag Carrier)라는 이미지를 공고히 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는 단순히 기업의 이름을 알리는 것을 넘어 국가적 영광의 순간에 함께하는 동반자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며 소비자들에게 깊은 신뢰와 자부심을 심어주는 효과를 낳았다. 비인기 종목 스포츠단 운영 철학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우리는 스피드 스케이팅팀도 두고 있는데 이는 사회 공헌 차원"이라고 말했다. 한진그룹 오너 일가는 우리나라 스포츠 발전도 끊임없이 고민해왔다. 스포츠 발전을 넘어 향후 어떻게 스포츠가 경쟁력을 제대로 갖출 수 있을지 체계적으로 살폈고, 스포츠인들의 미래까지 챙겼다. 이러한 철학은 특히 조양호 2대 회장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그는 대한항공 배구단과 탁구단을 운영하는 것을 넘어, 2008년부터 별세 직전까지 12년 가까이 대한탁구협회 회장을 맡아 매년 10억 원 이상, 총 100억 원이 넘는 금액을 지원하며 침체된 탁구계의 재도약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아시아탁구연합(ATTU) 부회장, '피스 앤 스포츠(Peace and Sport)' 대사 등 국제 직책을 수행하며 2011년 남북 단일팀 결성에 기여하는 등 스포츠 외교에도 힘썼다. 한진그룹의 스포츠에 대한 기여는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와 성공적 개최 과정에서 정점을 찍었다. 조양호 선대 회장은 2009년부터 유치 위원장을 맡아 지구 16바퀴에 달하는 64만km를 이동하며 IOC 위원들을 설득했고,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는 직접 프레젠테이션에 나서 '삼수' 끝에 올림픽 유치를 성공시켰다. 이후 대한항공은 대회 최고 등급인 공식 파트너(Tier1)로서 테스트 이벤트에 필수적인 장비를 무상 수송하고, 마스코트 '수호랑'과 '반다비'를 래핑한 홍보 항공기를 운영하는 등 대회 성공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펼쳤다. 한진그룹의 스포츠 마케팅은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1994년부터 포뮬러 1(F1)의 베네통, 르노 F1 팀 등을 후원한 것은 글로벌 시장을 향한 그룹의 야심과 선구안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대한항공·한진 로고는 F1 경주 차량 외관은 물론, 팀 유니폼과 세계적인 드라이버 페르난도 알론소의 헬멧 바이저에까지 부착되며 전 세계 수억 명의 시청자에게 브랜드를 각인시켰다. 이는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눈뜨기 이전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무대에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과감한 시도였다. 이는 지금까지도 이어져 대한항공은 2021년 10월부터 영국의 한국계 F1 선수 잭 앤서니 한 에이킨(Jack Anthony Han Aitken, 한국명 한세용)을 후원하고 있다. e스포츠 시장에 대한 선제적 투자도 주목할만 하다. 2010년 조현민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브랜드 및 광고 담당이 온게임넷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두 차례나 후원한 것은 당시로서는 재계에서 파격적인 행보였다. 특히 서울 강서구 공항동 본사 격납고에서 치러진 결승전은 e스포츠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장면 중 하나로 회자되고 있고, 대한항공 브랜드를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와 성공적으로 결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성공 경험은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아 이후 자회사인 진에어가 '진에어 그린윙스'라는 이름으로 e스포츠 프로 게임단을 창단하고 운영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이처럼 한진그룹은 새로운 영역을 남들보다 앞서 개척하며 스포츠 마케팅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며 장기 투자를 해왔다. 이는 그룹 차원에서 스포츠가 단순한 비용 지출 항목이 아니라, 그룹의 철학과 비전을 담아내는 핵심적인 '무형 자산'으로 관리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진그룹은 대한항공과 진에어라는 두 항공사 브랜드를 활용해 스포츠 마케팅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정교한 이원화 전략을 구사한다. 이는 각 브랜드가 가진 정체성과 목표 고객층에 맞춰 각기 다른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전체 소비자 스펙트럼에 걸쳐 그룹의 영향력을 효과적으로 확대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다. 대한항공의 스포츠 포트폴리오는 '최고', '신뢰', '국가 대표'라는 핵심 가치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V-리그 4연패를 달성한 남자 배구단 인천 대한항공 점보스,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꾸준히 배출하는 여자 탁구단, 그리고 동계 스포츠의 핵심인 빙상 종목 후원은 모두 각 분야에서 최고의 성과를 지향한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특히 점보스의 압도적인 성적은 대한항공 브랜드에 '승리'와 '안정성', '최고의 서비스'라는 이미지를 직접적으로 투영한다. 겨울철 최고 인기 스포츠 중 하나로 높은 TV 시청률을 자랑하는 V-리그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적의 플랫폼이다. 스포츠팀의 꾸준한 성공은 이러한 무형의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매개체가 된다. 또한 올림픽과 같은 국제 대회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지원하는 것은 대한항공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적 항공사로서의 위상과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각인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는 단순한 기업 홍보를 넘어 국민적 공감대와 자부심을 형성하며 브랜드에 대한 깊은 충성도를 구축하는 고차원적인 브랜딩 전략이다. 진에어의 스포츠 마케팅은 저비용 항공사(LCC)로서의 브랜드 정체성 변화와 성장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초기 진에어는 모기업 대한항공이 성공적으로 개척한 e스포츠 시장을 이어받아 '진에어 그린윙스'를 창단하며 젊고 혁신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 스타크래프트 2와 리그 오브 레전드(LoL) 팀을 운영하며 10대와 20대라는 명확한 타겟 고객층에게 진에어라는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알렸다. 이는 당시 다른 LCC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독창적인 접근으로, 진에어를 '젊고 트렌드에 민감한 항공사'로 포지셔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2020년 e스포츠팀 해체 이후 진에어의 전략은 중대한 전환점을 맞는다. 프로 배구 V-리그의 타이틀 스폰서로 나선 것은 브랜드의 목표가 특정 팬덤을 넘어 대한민국 스포츠의 주류 시장으로 이동했음을 의미한다. 이는 LCC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젊은 층뿐만 아니라 가족 단위 고객 등 더 넓은 소비자층에게 브랜드를 어필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한 진에어는 국내 LCC 중 유일하게 장애인 스포츠 선수단을 창단하고 지원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 이미지를 더하고 있다. 이는 '합리적인 가격'을 넘어 '사랑받는 항공사'로 발전하고자 하는 진에어의 의지를 보여주는 행보로 풀이된다. 진에어 관계자는 “특정 계층을 넘어 전 연령층으로 팬들을 확대하고자 V-리그의 타이틀 스폰서 계약을 맺었고, 이로써 좀 더 친근한 이미지를 쌓아가고자 한다"며 “선수단과 팬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 문화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한진그룹은 대한항공을 통해 그룹 전체의 품격과 신뢰라는 '상징 자본'을 축적하고, 진에어를 통해 특정 시장을 공략하고 대중적 인지도를 확장하는 '실행 부대' 역할을 부여하는 이원화 전략을 효과적으로 구사하고 있다. 다음 표는 이러한 전략적 분업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한진그룹의 스포츠 마케팅 전략의 정점은 '배구'라는 단일 종목을 중심으로 대한항공·진에어, 그리고 그룹 오너십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통합 시너지 구조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이는 단순한 스폰서십을 넘어 그룹이 한국 프로 배구 생태계 자체를 주도하며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는 고도로 계산된 전략이다. 현재 V-리그는 대한항공이 리그 최강팀인 '점보스'를 보유하고, 자회사인 진에어가 리그 전체의 타이틀 스폰서를 맡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는 V-리그와 관련된 모든 미디어 노출에서 한진그룹이 이중으로 조명받는 강력한 효과를 창출한다. 요컨대 '진에어 V-리그'에서 '대한항공 점보스'가 우승하는 장면이 방송될 때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한진그룹의 두 브랜드를 동시에, 그리고 긍정적인 맥락에서 인지하게 된다. 이러한 구조는 한진그룹이 단순한 리그 참여자나 후원사를 넘어 한국 프로배구의 성장과 발전을 이끄는 핵심 동반자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리그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소속팀은 최고의 성적을 거두는 선순환 구조는 그룹 전체에 대한 신뢰와 긍정적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는 그룹 차원에서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V-리그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팬들의 기대감을 높인다. 배구 시너지 전략의 중심에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자리하고 있다. 조 회장은 그룹의 총수임과 동시에 한국배구연맹(KOVO) 총재직과 대한항공 점보스 구단주를 겸하고 있다. 진에어가 V-리그의 새로운 타이틀 스폰서가 된 배경에는 그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KOVO는 지난 8년 간 함께했던 타이틀 스폰서 '도드람'과의 계약이 종료된 후 새로운 후원사를 찾는 데 심각한 난항을 겪어왔다는 게 체육계 안팎의 공통된 전언이다. 배구 인기에 대한 우려와 불안정한 경제 상황 속에서 선뜻 나서는 기업이 없었고, 리그 출범이 임박한 상황에서도 타이틀 스폰서가 공석일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바로 이 시점에 조원태 총재가 이끄는 한진그룹의 계열사인 진에어가 개막을 2주 앞둔 지난달 30일 구원 투수로 등판한 것이다. 이 결정은 한진그룹이 남자부의 팬 인기 침체와 파리 올림픽 예선 실패, 여자부의 VNL 강등 위기와 선수 수급 문제 등 각종 위기에 처한 한국 배구를 외면하지 않고 책임감 있는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긍정적인 여론을 형성했다. 결과적으로 이 결정은 리그를 안정시키고, 동시에 한진그룹에게는 막대한 마케팅 효과와 긍정적인 기업 이미지를 안겨주는 '윈-윈'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쟁 LCC들의 마케팅 전략을 살펴보면 제주항공은 유명 모델과 유튜브 콘텐츠에 집중하고 티웨이항공은 포켓몬스터와 같은 인기 캐릭터와의 협업을, 에어부산은 승무원 브이로그 등 자체 콘텐츠 제작에 주력하는 양상을 보인다. 주로 젊은 층이나 특정 관심사를 가진 고객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 진에어의 스포츠 리그 후원은 전 연령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대중적 파급력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이는 막대한 비용이 수반되지만 성공할 경우 단숨에 브랜드 인지도를 최상위권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전략이다. 막대한 재정적 지원이 없이는 불가능한 이 전략은 한진그룹이라는 든든한 뒷배 덕에 경쟁 LCC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강력한 진입 장벽을 구축하는 효과도 가진다. 진에어의 스포츠 마케팅 강화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합병 이후 재편될 항공 시장을 염두에 둔 선제적인 투자라는 측면에서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은 '통합 진에어'로 재탄생함과 동시에 새로운 기업 이미지(CI)를 갖게 된다. V-리그 타이틀 스폰서십은 신규 CI를 홍보하는 핵심 수단이자 자산이 될 수 있다. '진에어 V-리그'라는 명칭을 통해 이미 전국적인 인지도를 확보한 상태에서 통합 LCC가 'V-리그를 후원하는 그 항공사'라는 점을 강조하며 자연스럽게 브랜드의 연속성을 이어갈 수 있어서다. 과거 한진그룹은 총수 일가와 관련된 여러 논란으로 인해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바 있고, 이는 소비자 선호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오너 리스크'를 극복하고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그룹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이러한 맥락에서 스포츠 마케팅은 매우 효과적인 평판 관리 도구로 기능한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건전한 이미지의 프로 배구를 꾸준히 후원하고, 소속팀이 뛰어난 성적을 거두는 모습은 대중에게 한진그룹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준다. 팀 워크·페어 플레이·승리를 향한 열정과 같은 스포츠 고유의 가치는 자연스럽게 기업 이미지에 투영돼 과거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희석시키고 건강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이라는 인식을 강화하는 데 기여한다. 한진그룹 스포츠 마케팅의 투자 수익률은 단순한 광고 효과 환산 가치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V-리그 타이틀 스폰서십을 통해 얻는 △TV 중계 노출 △경기장 내 광고권 △각종 마케팅 권리 등은 직접적이고 측정 가능한 성과다. 하지만 이 전략의 진정한 가치는 측정하기 어려운 네 가지 무형의 자산에 있다. 우선 '배구를 사랑하는 항공사'라는 독보적인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했고, 그룹 총수가 직접 나서 리그의 위기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리더십을 대내외에 과시했다는 점이다. 또 대한항공 점보스의 연이은 우승은 임직원들의 자부심을 고취하고 조직 내부의 결속을 다지는 효과를 낳았고, 배구라는 매개체를 통해 정부·지방 자치 단체·스포츠 커뮤니티와의 유대 관계를 강화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단기적인 재무 성과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는 핵심 동력이 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점보스가 4연속 우승했다는 점은 한진그룹 임직원들 사기 진작에도 도움이 된다"고 언급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ALPA-K, 국내 첫 여성 조종사 세미나 개최…“성별 넘어 근무 환경 개선 모색”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ALPA-K)는 지난 9월 23일 국립항공박물관 대강당에서 국내 첫 여성 조종사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여성 조종사들이 직무 수행 중 겪는 다양한 문제와 개선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첫 공식 행사다. 행사에는 협회 관계자와 외부 강연자 등 총 55명이 참석했으며, 김경오 대한민항공회 명예 총재가 축사를 했다. 세미나에서는 △싱가포르 FPWG(2024) 사례 공유 △항공 산업 내 모성 보호 3법 적용 방안 △현장 경험 기반 자유 토론 등이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이를 통해 조종사들이 겪는 신체적·제도적 차이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관련 규정 개선의 필요성을 확인했다. 협회는 이번 세미나가 단순히 여성 조종사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장기적으로 모든 조종사의 복지 증진과 근무 환경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육아 휴직 제도가 여성에게서 남성으로 확대 적용된 것처럼 이번 논의가 전체 조종사의 제도 개선을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향후 협회는 여성 조종사 세미나를 정례화하고 모성 보호 3법의 제도화를 위한 논리적 근거를 마련하는 등 전 구성원의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동성케미컬, 독일 K2025서 친환경·고기능 신소재 공개

동성케미컬은 오는 8일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플라스틱·고무 전시회 'K2025'에 참가해 지속가능성을 높인 친환경·고기능 소재를 선보인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서 동성케미컬은 자연에서 분해되는 컴포스터블 패키징 솔루션 '에코비바'를 주력으로 소개한다. 에코비바는 PHA·PLA 등 퇴비화 가능한 원료를 기반으로 하며 비드폼·에어캡·필름·바이오 핫멜트 점·접착제 등 다양한 제품군을 갖췄다. 특히 에코비바 비드폼은 유럽 튀프 오스트리아(TÜV Austria)와 미국 BPI로부터 산업퇴비화 조건에서 분해 성능을 공식 인증받았다. 또한 산림 바이오매스 원료로 만든 바이오 모노에틸렌글리콜(Bio-MEG)을 적용한 바이오PET도 공개한다. 이 소재는 화석 원료 기반 제품 대비 탄소 배출량이 획기적으로 낮고, 식량 자원과 경쟁하지 않는 장점이 있어 식품포장, 섬유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고기능 부문에서는 초경량 신발 미드솔·자동차 내장재 등에 쓰이는 폴리우레탄 응용 솔루션과 LDPE·PVC 등의 가교제로 사용되는 유기과산화물 제품을 전시한다. 동성케미컬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지속 가능성과 기능성을 겸비한 당사의 혁신 소재를 글로벌 시장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친환경, 고기능 중심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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