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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급락 충격을 딛고 반등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 반도체주가 반등하면서 투자심리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와 인공지능(AI) 투자 위축 우려는 여전하다. 기업 실적 전망과 주가 사이의 괴리가 확대된 가운데 이번주 증시는 외국인 수급 변화에 따라 방향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0% 하락한 5060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도 5.0% 밀린 644선으로 내려앉았다. 미국 기술주 급락 여파로 코스피는 장중 5000선을 내줬고,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외국인은 이틀간 코스피에서 6조원 넘게 순매도하며 하락 압력을 키웠다. 다만 미국 증시에서는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반등이 나타나면서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 회복에도 기대가 모인다. 지난 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1.09%, 0.31% 상승한 반면 다우지수는 0.46% 하락했다. 엔비디아와 AMD, 마이크론 등 반도체주에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2% 뛰었다. 이번주 국내 증시의 첫 번째 변수는 외국인 매도세의 진정 여부다. 최근 급락은 AI 투자 축소에 대한 우려와 함께 글로벌 투자자들의 기술주 비중 조정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BNK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1492억달러(한화 약 203조5000억원)를 순매도했다. 글로벌 IT 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이 높아지면서 포트폴리오 조정이 진행됐고,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매도 대상에 집중됐다는 설명이다. 높아진 변동성도 부담이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이달 65.2%까지 상승했다. 반도체에 집중됐던 시장의 상승 동력이 하락 국면에서는 충격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셈이다. 정부의 시장 안정 조치는 수급 부담을 덜어줄 변수다. 오는 9일부터 3개월간 증권사의 신용융자 담보비율 140% 유지의무가 면제된다. 주가 하락에 따른 반대매매가 추가 매도를 유발하는 악순환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다만 반대매매 자체가 중단되는 것은 아닌 만큼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될 경우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미국 기술기업의 자금조달 여건도 증시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기업들의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기술주 전반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어서다. 하나증권은 증시 반등의 첫 번째 조건으로 기술기업의 신용스프레드 하락 전환을 제시했다. 신용스프레드는 기업이 돈을 빌릴 때 국채보다 추가로 부담하는 금리로, 이 차이가 줄어들수록 시장이 평가하는 기업의 신용위험과 자금조달 부담이 낮아졌다는 의미다.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들의 투자 확대가 이어지더라도 자금조달 부담이 완화돼야 투자심리가 회복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나증권은 미국 하이퍼스케일러의 투자 증가율이 올해 82%에서 내년 39%로 둔화하겠지만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 증가율은 17%에서 22%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 증가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현금창출력이 개선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AI 투자기업의 신용위험이 실제로 완화되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BNK투자증권도 미국 IT와 커뮤니케이션 업종의 신용스프레드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기업들의 자금조달 부담이 이어질 경우 반도체주 반등에도 증시 전반의 회복은 지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증시의 가격 매력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급락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 전망은 개선되고 있는 데다 코스피의 밸류에이션도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다만 반도체 업황과 외국인 수급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남아 있다. 시장에서는 급격한 하락세가 진정되면서 반등과 조정을 반복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고점 대비 48% 하락했다. 과거 주가가 40% 이상 급락했던 시기에는 12개월 예상 순이익이 평균 34% 하향 조정됐다. 현재 삼성전자의 예상 순이익이 471조원에서 311조원으로 낮아지는 상황까지 가정하더라도 주가에 상당한 우려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BNK투자증권 역시 국내 증시의 가격 매력에 주목했다.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4.1배까지 하락했다. 120일 이격도도 71.94%로 2000년 IT 버블 붕괴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격도는 현재 지수가 일정 기간의 평균 지수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71.94%는 코스피가 최근 120일 평균보다 약 28%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다는 의미다. BNK투자증권은 반도체 실적 전망이 하향 조정되더라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메모리 공급 확대에 따른 가격 조정 가능성과 기술기업의 자금조달 부담이 남아 있어 추가 하락 위험을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개별종목의 지수 영향력이 커지면서 KOSPI 변동성은 금융위기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IT 비중이 크게 증가하면서 외국인 매도가 반도체에집중되고 있다는 점이 주가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향후 120일 이동평균선 하락을 고려하면 저점이 낮아지는 국면이 진행될 수 있으나, 하락 속도는 완만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즉 일방적인 하락에서 벗어나 반등이 나타나면서 속도 조절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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