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이미지

장하은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장하은 기자 입니다.
  • 자본시장부
  • lamen910@ekn.kr

전체기사

예탁원, 퇴직연금으로 개인투자용 국채 투자…9월 제도 시행

퇴직연금 계좌를 통해 개인투자용 국채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한국예탁결제원은 관련 시스템 구축을 마치고 다음 달부터 제도를 본격 시행한다. 개인의 노후자산 운용 선택지가 넓어지는 동시에 개인투자용 국채의 투자 저변도 확대될 전망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예탁결제원은 지난 27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퇴직연금형 개인투자용 국채 제도 시행 및 시스템 오픈'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재정경제부와 고용노동부, 퇴직연금사업자 등 관계자 80여명이 참석했다. 퇴직연금형 개인투자용 국채는 개인이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이나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를 통해 개인투자용 국채 10년물과 20년물에 직접 투자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오는 9월 시행될 예정이다. 예탁결제원은 제도 도입이 확정된 지난해 말부터 관련 인프라 구축을 추진했다. 개인투자용 국채 발행부터 원리금 상환, 만기까지 전 과정을 처리할 수 있는 통합 업무시스템을 구축했다. 특히 여러 퇴직연금사업자를 통해 접수된 청약 내역을 취합해 개별 고객계좌 단위까지 일괄 배정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투자자에게 동일한 기준에 따른 공정하고 투명한 배정 결과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퇴직연금 계좌에서 국채에 직접 투자할 수 있게 되면서 개인의 노후자산 운용 선택지도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안정적인 노후자산 운용 수단을 확대하는 동시에 개인투자용 국채의 수요 기반을 넓히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이윤수 예탁결제원 사장은 “여러 퇴직연금사업자와 네트워크를 연결해 개인이 DC 또는 IRP 계좌를 통해 개인투자용 국채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마련했다"며 “공정하고 투명한 배정 결과를 제공할 수 있는 자본시장 핵심 인프라 기관으로서 입지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부처와 시장 참여자들의 협력으로 마련된 퇴직연금형 개인투자용 국채가 국민의 자산 포트폴리오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예탁결제원은 9월 최초 발행 이후에도 시스템 안정화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퇴직연금사업자의 추가 참여를 유도하고 개인투자용 국채 홈페이지를 통한 홍보도 강화할 계획이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예탁원, 상장주식 2억2948만주 의무보유등록 해제…9월 시장에 풀린다

한국예탁결제원에 의무보유등록된 상장주식 약 2억3000만주가 다음 달 시장에 풀린다. 코스피에서는 케이뱅크, 코스닥에서는 비트플래닛의 해제 물량이 상대적으로 많아 해당 종목의 수급 변동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3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오는 9월 중 의무보유등록이 해제되는 상장주식은 38개사, 총 2억2948만주다. 유가증권시장 5개사 1억1949만주, 코스닥시장 33개사 1억999만주다. 의무보유등록은 관계 법규에 따라 최대주주 등이 보유한 주식을 일정 기간 처분하지 못하도록 예탁결제원에 등록하는 제도다. 해제 물량 가운데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케이뱅크가 8178만주로 가장 많다. 발행주식 수의 20% 수준이다. 이어 SK이노베이션 1802만주(11%), 트리니티항공 1136만주(11%), 케이알모터스 525만주(30%), 태영건설 309만주(1%) 순이다. 코스닥에서는 비트플래닛의 해제 물량이 눈에 띈다. 오는 10일 229만주에 이어 24일 1177만주가 추가로 풀린다. 24일 해제 물량은 발행주식 수의 50%에 해당한다. 아이비젼웍스도 1062만주(31%), 넥사다이내믹스는 681만주(23%)가 의무보유에서 해제될 예정이다. 예탁결제원은 이번 집계가 의무보유등록 주식을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자발적 보유확약이나 기업공개(IPO) 과정의 의무보유확약 물량 등은 포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예탁원, 외국인 국채 활용 가이드 발간…WGBI 편입 후 담보 활용 지원

한국예탁결제원이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국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지원에 나선다. 내년부터 한국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시작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국채 보유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단순 투자를 넘어 대차·환매조건부매매(Repo) 등 담보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와 절차를 안내한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예탁결제원은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국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담보 활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자 국채 활용 가이드'를 국·영문으로 발간했다. 이번 가이드는 내년 4월부터 한국 국채가 세계국채지수(WGBI·World Government Bond Index)​에 편입되는 데 맞춰 마련됐다. 세계국채지수는 영국의 글로벌 지수 산출기관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 러셀(FTSE Russell)​이 산출하는 대표적인 글로벌 국채지수로,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을 포함해 26개국 국채가 편입돼 있다. 예탁결제원은 WGBI 편입을 계기로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국채 투자가 확대되면 보유 국채를 금융거래에 다시 활용하려는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가 국채를 매입해 보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거나 다른 금융거래에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를 정비할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정부가 지난 7월 발표한 '원화 국제화 로드맵'도 이 같은 방향에 맞춰져 있다. 정부는 외국인이 보유한 원화 채권의 활용도를 높이고 원화 자산에 대한 투자 유인을 확대하기 위해 국채 등의 역내 담보 활용을 활성화하고 역외 대차거래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비거주자의 국채담보 활용 지원을 위한 영문 가이드 작성·배포'가 예탁결제원의 올해 추진 과제 가운데 하나로 포함됐다. 이번 가이드 발간은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국채시장에 진입한 이후 실제 금융거래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제도·절차상의 불편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가이드에는 외국인 투자자가 국채를 증권파이낸싱과 파생상품 거래 등에 활용할 때 필요한 국내 제도와 국채 보관·활용 절차, 주요 서비스 등이 담겼다. 증권대차(SLB)와 Repo는 물론 장외파생상품 거래에 필요한 증거금으로 국채를 활용하는 방법 등을 안내한다. 핵심은 외국인이 보유한 국채의 '활용도'를 높이는 데 있다. 외국인 투자자가 국채를 단순 보유하는 것을 넘어 대차나 Repo, 파생상품 증거금 등에 활용할 수 있게 되면 국채를 기반으로 한 증권파이낸싱 거래도 확대될 수 있다. 국채 투자 이후 자산 활용 선택지가 넓어지는 만큼 한국 국채 자체의 투자 편의와 매력도를 높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예탁결제원은 이 같은 증권파이낸싱 활성화가 외국인 투자자금의 추가 유입을 유도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WGBI 편입으로 한국 국채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의 접근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보유 이후의 활용 편의까지 개선하면 국채 매입과 활용,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탁결제원은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국채를 금융거래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향후 한국 국채의 활용도와 투자 편의 증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국채를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美 금리, 올해 동결·내년 인하” 전망…9월 코스피 8000선 기대

국내 증시가 9월 점진적인 회복을 시도할 전망이다. 지난 7월 급락을 불러온 고금리 부담이 완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둘러싼 고점 논란도 다소 잦아들었다. 반면 경기 둔화 우려는 커지고 있다. 증권가는 금리와 반도체가 지수 하단을 지지하겠지만, 경기 둔화가 상승 폭을 제한할 것으로 보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가는 9월 국내 증시가 지난 7월과 같은 급락세를 반복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9월 코스피 예상 범위로 6700~8100을 제시했다. 신한투자증권은 6600~8000으로 전망했다. 국내증시 변동의 핵심으로 금리가 꼽힌다. 지난달 국내 증시 급락에는 AI·반도체 고점 우려와 함께 미국 장기금리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커지자 성장주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최근에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을 계기로 금리 인상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에 강한 경계감을 드러내면서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됐다. 이에 뉴욕증시도 나스닥지수가 0.52% 하락하는 등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워시 의장의 발언을 종합하면,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이라는 연준의 책무를 원론적으로 강조한 성격이 짙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장의 관심도 잭슨홀 발언 자체보다 향후 고용과 물가 지표로 옮겨갈 전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금요일 미국 3대 지수의 하락폭이 제한된 점을 미루어 보아 시장의 감당 가능 범위를 넘어선 쇼크는 아니었던 것으로 판단한다"며 “잭슨홀 이후 단기금리가 상승한 반면 장기금리는 강보합 수준에 그치는 등 최근 증시 불안 요인이었던 장기금리의 급등세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연구원은 “8월 고용이 예상 수준의 회복세에 그치고 임금 상승률 역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한다면 9월 인상 불안이 확대되거나 장기금리가 재차 급등하면서 증시 불안을 초래할 여지는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증권가는 미국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다고 예측했다. 삼성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까지 발표되는 미국의 8월 고용과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고용시장 약세와 전월 대비 0.2% 안팎의 핵심 물가 상승률이 확인되면 동결 전망에 다시 힘이 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더라도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관세에 따른 물가 상승 효과가 약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도 앞두고 있어서다. 삼성증권은 9월 금리를 올리더라도 일회성 인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유안타증권은 연준이 올해 남은 기간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내년에는 두 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추가 긴축 우려가 줄면 장기금리도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 국내 증시의 금리 부담도 함께 낮아질 수 있다. 금리 안정은 반도체에 가장 먼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된다. AI 투자 둔화 우려로 주가가 크게 조정된 상황에서 실적 전망은 아직 크게 나빠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코스피의 1개월 이익조정비율은 9.5%다.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 전망도 최근 횡보하고 있다. 이익 전망이 추가로 빠르게 낮아지지는 않고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장기금리까지 안정되면 반도체주의 주가 부담도 일부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의 시선은 오히려 경기와 대외 변수로 이동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3분기를 기점으로 경기 지표가 둔화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경기 선행·동행·후행지표가 함께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8개월 만에 하락 전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수출 증가세도 약해지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호조는 이어지고 있다. 다만 증가 속도는 둔화하는 추세다. 수출 증가율은 지난 6월 71%에서 7월 63%로 낮아졌다. 8월 1~20일에는 56%를 기록했다. IBK투자증권은 9월에는 40%대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 둔화는 금리에는 긍정적인 요인이다. 물가 압력을 낮춰 추가 긴축 가능성을 줄일 수 있어서다. 반대로 기업 실적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수출과 소비가 예상보다 빠르게 꺾이면 이익 전망도 낮아질 수 있다. 9월 하순부터 시작되는 3분기 실적 전망도 변수다. 현재까지 국내 기업의 이익 전망은 견조하다. 다만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은 수출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원화 가치가 오르면 원화로 환산한 수출 실적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대외 변수도 남아 있다. 9월 미·중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AI와 무역, 반도체 등이 주요 의제로 꼽힌다. 양국의 갈등 완화 기대가 커지면 투자심리에 긍정적일 수 있다. 반면 대중 추가 관세가 다시 부각되면 증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11월 미국 중간선거도 가까워지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정책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과거 흐름도 우호적이지만은 않았다. 2000년 이후 코스피의 9월 평균 등락률은 0.8%였다. 미국 선거가 있는 짝수 해에는 평균 1.9% 하락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결론적으로 9월 국내 증시는 경기 둔화 조짐 이슈, 미·중정상회담과 중간선거, 3분기 어닝 시즌 선 반영 등의 흐름으로 이슈를 반영해 갈 가능성이 크다"며 “이를 종합해 보면 시장이 크게 상승하거나 하락하기보다는 최근의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에코프로 신용도 하방 압력 ↑…‘兆 단위’ 자금조달에도 차입 부담 여전 [장하은의 크레딧첵]

에코프로의 신용도에 경고등이 켜졌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이차전지 업황 회복이 지연되는 사이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면서 재무부담이 빠르게 커졌다. 자회사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확충도 예정돼 있지만 투자에 필요한 자금도 만만치 않다. 26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는 전날 에코프로 선순위 무보증사채의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면서 등급전망을 기존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했다. 신용등급 자체는 유지했지만 향후 등급이 내려갈 가능성이 이전보다 커졌다는 의미다. 부정적 전망이 붙었다고 해서 신용등급이 자동으로 내려가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현재 등급을 유지하기보다 하향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신호다. 에코프로의 현 신용등급은 'A-'로 한 단계 하향될 경우 'BBB+'가 된다. 이 경우 투자적격등급은 유지하지만 A급에서 BBB급으로 등급 범주가 내려간다. 일반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아지면 회사채 발행금리가 높아지는 등 자금조달 여건이 나빠질 수 있어 차입 부담이 큰 기업에는 추가적인 재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앞서 지난 5일 한국기업평가(한기평)도 에코프로의 재무안정성 지표가 신용등급 하향변동요인을 충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두 신평사가 공통적으로 주목하는 것은 늘어나는 차입금과 이를 감당할 이익창출력이다. 에코프로 계열은 국내외 생산시설과 원재료 사업 등에 투자를 이어왔지만 2023년 하반기 이후 이차전지 업황이 꺾이면서 영업실적이 악화됐다. 현금창출력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자금은 계속 투입되고 있다. 실제 에코프로 계열의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2023년 말 2조6234억원에서 올해 6월 말 4조7018억원으로 불어났다. 2년 반 만에 2조원 넘게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도 1조2044억원에서 3조2074억원으로 늘었다. 차입금의존도는 34.7%에서 41.1%로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차입금의존도가 30%를 넘어서면 재무 부담이 커졌다고 평가하고, 40%를 넘어서면 경고 구간으로 평가된다. 나신평은 이차전지 소재 밸류체인과 환경사업 등에 대한 신·증설 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창출 규모가 제한되면서 계열 전반에서 현금흐름상 부족자금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차입금을 뒷받침할 이익창출력 회복도 더디다. 에코프로 계열의 매출은 2023년 7조2602억원에서 이차전지 업황 악화가 본격화된 2024년 3조1279억원으로 급감했다. 지난해에는 3조4130억원으로 소폭 회복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매출은 1조18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1% 감소했다. EBIT도 513억원에서 390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연간 EBIT는 2138억원으로 2024년 2930억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지만. 본격적인 수익성 회복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게 신평사들의 중론이다. 나신평은 주력 계열사의 유형자산 내용연수 조정과 재고자산 평가손실 환입 등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 폭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불리한 정책 환경과 유럽 내 경쟁 심화, 신규 공장 가동에 따른 고정비 부담 등을 감안하면 중단기적인 수익성 개선 여력도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기평의 판단도 비슷하다. 올해 6월 말 현재, 최근 12개월(TTM) 기준 에코프로의 순차입금 대비 조정 EBITDA는 7.5배다. 이는 한기평이 신용등급 하향변동요인으로 제시한 7배를 넘어선 수준이다. 주요 자회사 차입금 증가로 연결 기준 순차입금이 확대된 영향이다. 단기적인 재무부담 완화 요인으로는 에코프로비엠의 유상증자가 꼽힌다. 에코프로비엠은 오는 10월 납입을 목표로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다. 계획대로 완료되면 계열의 차입 부담 증가세를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다. 다만 지주사 에코프로가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때문에 1조2000억원이 모두 계열 외부에서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에코프로가 부담할 금액은 약 5000억원 안팎으로, 한기평은 이를 제외한 외부 유입자금을 연결 기준 약 6708억원으로 추산했다. 조달 이후에도 대규모 자금소요가 이어진다. 에코프로 계열은 지분 매각과 유상증자 등을 통해 확보한 자금 대부분을 인도네시아 니켈제련소와 국내외 시설투자, 운영자금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영규 나신평 수석연구원은 “지분 매각과 유상증자 등을 통해 조달한 자금이 인도네시아 니켈제련소와 국내외 시설투자, 운영자금 등에 투입될 예정"이라며 “약화된 EBITDA 창출력과 제반 투자 부담을 감안하면 계열 전반의 재무부담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기자의 눈] “상폐는 억울하다”는 코스닥, 주주에게는 떳떳한가

3월 정기주주총회 시즌에 코스닥 상장사 주총장을 다니다 보면 종종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수많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성장하겠다며 시장에 들어온 상장사인지, 몇몇 경영진이 주인 행세를 하는 동네 구멍가게인지 헷갈릴 때가 있어서다. 주주가 문제를 제기해도 제대로 된 답변 없이 넘어가는 경우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주총장에서 반대 의견이 나와도 의안은 일사천리로 통과된다.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주주는 뒷전이고 경영진과 대주주에게 유리한 선택이 반복됐다는 의심을 사는 기업도 있다. 상장사가 누구의 것인지를 되묻게 만드는 장면들이다. 종목은 달라도 주총장에서 만난 소액주주들의 요구는 놀라울 만큼 비슷하다. 주주가치를 높여달라는 것, 주가를 방치하지 말라는 것, 그리고 적어도 납득할 수 있게 회사를 경영해달라는 것이다. 회사의 돈을 경영진 개인의 곳간처럼 여기지 말라는 요구도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다. 상장사라면 당연히 지켜야 할 기본에 가깝다. 그런데 일부 코스닥 기업에서는 이 기본을 요구하는 것조차 주주들의 지나친 간섭처럼 취급돼 왔다. 필요할 때는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등을 통해 시장에서 돈을 끌어오면서 정작 돈을 댄 주주들의 목소리는 외면하는 행태가 반복됐다. 주가가 장기간 추락해도 책임지는 사람을 찾기 어렵고, 경영진을 둘러싼 이해하기 힘든 자금 거래가 발견돼도 충분한 설명을 듣기는 쉽지 않았다. 이런 일이 하나둘 쌓여 지금의 코스닥 이미지를 만들었다. 물론 코스닥에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건실한 기업이 훨씬 많다. 몇몇 부실기업의 행태를 전체 코스닥 기업으로 일반화해서도 안 된다. 하지만 시장의 신뢰는 좋은 기업 몇 곳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반복되는 불투명한 경영과 도덕적 해이가 시장 전체에 대한 할인으로 돌아온다는 점 역시 부정하기 어렵다. 최근 강화되는 상장폐지 요건을 두고 코스닥 기업들의 아우성이 큰 것도 그래서 복잡하게 다가온다. 시가총액 200억원 기준과 동전주 퇴출 등 높아진 문턱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호소가 이어진다. 기업마다 사정이 다른 만큼 일률적인 기준으로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까지 시장에서 밀어내는 부작용은 없는지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들의 절규가 안타깝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에 코스닥 기업들 스스로 책임져야 할 몫은 정말 없는지도 돌아봐야 한다. 상장은 기업에 주어지는 영구적인 권리가 아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회사의 지분을 내주고 자금을 조달하는 대신 투명한 경영과 주주에 대한 책임을 약속하는 계약에 가깝다.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호소하기에 앞서 그동안 상장사에 요구되는 최소한의 책임을 다했는지부터 자문할 필요가 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카카오, 둘로 쪼갠다고 몸값 뛸까…주주는 반발·증권가는 ‘조건부 기대’

카카오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회사를 둘로 쪼개는 승부수를 던졌다. 카카오톡과 광고·커머스, 인공지능(AI)은 신설회사에 모으고 자회사와 투자자산은 존속회사에 남기는 인적분할이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핵심 성장동력인 카카오AI에 배정된 비율이 낮다며 반발하고 있다. 증권가도 분할의 방향성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기업가치 상승으로 직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존속회사 '카카오X'와 신설회사 '카카오AI'로 인적분할하기로 결정했다. 순자산 기준 분할비율은 카카오X 0.64, 카카오AI 0.36이다. 오는 12월17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1일 회사를 분할하고 같은 달 27일 변경상장·재상장할 예정이다. 분할 이후 두 회사의 역할은 뚜렷하게 갈린다. 카카오X에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 픽코마 등 주요 자회사와 투자자산이 들어간다. 카카오AI에는 카카오톡과 맵, 광고·커머스, AI 사업이 배치된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분할 발표 직후부터 반발하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은 분할비율이다. 카카오톡과 광고·커머스, AI 등 향후 성장성을 좌우할 사업이 카카오AI에 집중되는데도 카카오AI의 분할비율이 0.36에 그쳤다는 것이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ACT)가 카카오 주주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지배구조 재편 관련 투표에서도 반대 의견이 압도적이다. 이날 현재 총 12만7796주가 참여한 가운데 12만7755주를 보유한 22명이 '인적분할에 반대한다'를 선택했다. 참여 주식의 99% 수준이다. '반대까지는 아니지만 회사의 설명을 요구한다'는 응답은 41주를 보유한 2명이었다. 별도 대응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없었다. 다만 이는 액트 투표에 참여한 주주와 주식만을 대상으로 한 결과로 전체 카카오 주주의 의사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액트 측은 분할비율 외에도 주주보호 장치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인적분할에서는 반대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이 부여되지 않는다. 분할 이후 두 회사가 카카오톡 브랜드와 데이터 등을 공유할 경우 양사 간 거래와 자산 이전, 사업기회 배분 등을 어떤 원칙으로 결정할지도 구체적이지 않다는 주장이다. 종합하면 소액주주들이 제기하는 문제의 핵심은 카카오AI의 미래 가치를 현재 분할비율이 제대로 반영하고 있느냐다. 카카오X에 자회사와 투자자산이 집중돼 있어 순자산 기준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카카오의 미래 성장동력까지 감안하면 다른 평가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소액주주들이 제기한 카카오AI의 가치 배분 문제는 증권가에서도 주목하는 부분이다. 인적분할의 방향성 자체에는 대체로 긍정적인 가운데, 카카오의 핵심 성장사업이 모이는 카카오AI의 가치가 분할비율에 비해 낮게 평가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올투자증권은 기존 카카오의 주요 투자 포인트가 자회사보다 AI 에이전트 사업에 있었던 만큼 분할비율을 고려하면 카카오AI의 가치가 저평가됐다고 판단했다. 카카오톡과 광고·커머스, AI 등 향후 성장을 이끌 사업이 카카오AI에 집중되는데도 분할비율은 0.36에 그쳤다는 점에서 소액주주들의 문제 제기와 맞닿아 있다. 분할 자체에 대한 증권가의 긍정적인 평가는 별도의 이유에서 나온다. 그동안 한 회사에 섞여 있던 본업과 자회사 관리 기능을 떼어내 각 사업에 맞게 자금과 경영자원을 투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카카오는 그동안 카카오톡과 광고 등 본업에서 현금을 창출했지만, 자회사 지원과 관리에 상당한 자금과 경영자원이 투입됐다. 금융·콘텐츠·모빌리티 등 성격이 다른 사업이 한 회사에 얽히면서 복합기업 할인을 받아온 것이다. 인적분할 이후에는 카카오X가 자회사 관리와 투자·자본배분을 맡고 카카오AI는 카카오톡과 광고·커머스, AI 사업에 집중한다. 이에 따라 카카오AI는 본업에서 창출한 현금을 자회사 지원보다 AI 투자와 주주환원에 활용할 여력이 커진다. 대신증권은 이번 개편으로 자회사 지원에 분산되던 현금을 성장투자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봤다. 카카오의 자체 AI 모델인 카나나(Kanana)가 최신 소형언어모델(SLM) 대비 뚜렷한 우위를 보인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전 국민이 사용하는 카카오톡 플랫폼의 활용성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광고와 커머스, 생활형 서비스를 AI와 결합해 에이전트 서비스로 확장할 경우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의 시선은 분할비율을 넘어 분할 이후로 향한다. 카카오AI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게 배분됐다는 평가와 별개로, 인적분할 자체가 카카오의 전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카카오AI는 카카오톡 이용자 기반을 실제 AI 트래픽과 매출로 연결해야 한다. 카카오X 역시 자회사와 투자자산 중심의 회사로 재편되는 만큼 NAV(순자산가치) 할인이라는 과제를 안게 된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분할이 합산 가치를 자동으로 높이는 것은 아니다"며 “카카오X는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SM 등 상장 자회사 비중이 높아 NAV 할인이 불가피하고, 카카오모빌리티 ADR(미국 주식예탁증서) 등 중복상장 이슈도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카카오AI 역시 2030년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현재 매출 기여가 미미한 에이전틱 광고·커머스의 폭발적인 성장이 전제돼야 한다"며 “AI 프리미엄이 부여될지는 쿠팡이츠 연동 등 AI 비즈니스모델의 트래픽과 수익화 증명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SK하이닉스, ‘100조+α’ 자사주 소각…진짜 돈잔치 이제 시작

SK하이닉스가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소각이라는 초대형 주주환원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시장의 관심은 이미 발표된 40조원보다 그다음으로 향하고 있다. 증권가가 추산하는 내년까지의 주주환원 재원은 200조원을 훌쩍 넘는다. 향후 1년 반 동안 추가적인 대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날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다. 취득 예정 주식은 2407만주로 지난 18일 종가 166만2000원 기준 발행주식의 3.3%에 해당한다. 취득 기간은 이날부터 오는 11월19일까지로 취득한 자사주는 전량 소각한다. 증권가가 주목하는 것은 40조원 자체보다 이후의 추가 환원 여력이다. SK하이닉스가 주주환원 정책을 기존 잉여현금흐름(FCF)의 '50%'에서 '50% 이상'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SK하이닉스는 향후 환원에서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의 비중을 크게 가져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향후 현금창출력이 예상대로 이어진다면 이번 40조원은 대규모 주주환원의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화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FCF를 2025년 28조8000억원, 올해 191조6000억원, 내년 270조6000억원으로 추정했다. 3년간 누적 FCF는 약 491조원이다. 회사가 제시한 최소 환원율 50%만 적용해도 정책 기간 전체 주주환원 재원은 약 245조원에 달한다. 특히 한화투자증권은 전체 환원 재원의 절반 정도만 자사주 매입·소각에 활용해도 누적 규모가 120조원을 웃돌 수 있다고 봤다. 이번에 발표한 40조원을 감안해도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소각 가능성이 상당한 셈이다. 이번 자사주 소각만으로도 주당가치 개선 효과가 예상된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19일 종가 150만원을 기준으로 40조원을 투입하면 약 2667만주, 발행주식의 3.6%를 매입할 수 있다고 계산했다. 이를 전량 소각할 경우 주당순이익(EPS)은 약 3.8%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추가 환원 규모가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도 있다. 회사가 FCF 환원 기준을 기존 50%에서 50% 이상으로 바꾸면서 50%가 사실상 하한선이 됐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은 향후 실제 주주환원 규모가 245조원을 웃돌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박준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40조원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이후 주가 상승이 나타날 경우 동일한 금액으로 취득 가능한 주식수가 감소하는 만큼 저평가 구간에서 추가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조기에 집행할 유인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향후 대규모 FCF 창출을 기반으로 100조원을 크게 상회하는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이 현실화될 가능성에 주목한다"며 “이는 지속적인 주식수 감소와 주당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2025~2027년 누적 FCF의 50%를 약 220조원으로 추산했다. 작년 이후 이미 환원된 54조9000억원을 제외하더라도 상당한 추가 환원 여력이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은 이번 대규모 환원 결정을 향후 이익 지속성과 현금창출력에 대한 경영진의 자신감으로 해석했다. 당장 11월까지 이어질 4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도 수급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하루 자사주 매수 한도는 240만7000주로 최근 한 달 평균 거래량의 약 42%에 달한다. 상당한 규모의 매수 수요가 유입되면서 주가 하방을 지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고혁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소각 발표와 관련해 “펀더멘탈 대비 하락한 주가 반등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수급 개선에 영향을 미칠 수준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산이 높으면 골은 깊겠지…증권사 2Q ‘역대급 성적표’, 하반기는 ‘실적 둔화·양극화’ 심화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증시 활황으로 거래대금이 급증하면서 위탁매매 수익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상품운용과 투자은행(IB) 부문도 힘을 보탰다. 다만 2분기 실적은 정점에 가까웠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시가 조정을 받고 거래대금도 빠르게 줄고 있어서다. 특히 종합IB와 일반증권사의 실적 격차는 하반기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호황의 과실이 대형 종합IB에 집중된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제까지 강화되면서다. 20일 한국기업평가가 유효등급을 보유한 국내 26개 증권사의 올해 2분기 실적을 종합한 결과, 총 영업순수익은 10조5334억원으로 집계됐다. 종전 최대였던 올 1분기 8조4902억원보다 24.1% 증가하며 한 분기 만에 최고치를 다시 갈아치웠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조7092억원에서 5조6579억원으로, 순이익은 3조5561억원에서 4조3324억원으로 늘었다. 모두 분기 기준 최대 규모다. 실적을 끌어올린 가장 큰 동력은 위탁매매였다. 2분기 위탁매매부문 수지는 5조3757억원으로 1분기 4조2880억원보다 25.4% 증가했다. 이 가운데 위탁매매수수료는 3조1476억원에서 4조1064억원으로 30.5% 늘었다. 신용공여금 수익도 9767억원에서 1조845억원으로 11.0% 증가했다. 증시 상승과 함께 투자자들의 거래가 급증한 영향이 컸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반도체 기업의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면서 지난 4월 이후 코스피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에 6월 일평균 증시 거래대금은 90조원에 달했다. 거래가 늘면서 증권사가 고객의 주식 매매를 중개하고 받는 수수료가 증가했고 신용거래에서 발생하는 이자수익도 함께 늘어난 셈이다. 다른 사업부문도 호조를 보였다. 2분기 상품운용 수지는 4조213억원으로 전분기 3조1686억원보다 26.9% 증가했다.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손익 개선이 성장을 이끌었다. 금리 상승으로 채권평가손실이 이어졌지만 채권 이자수익이 이를 상당 부분 상쇄했다. IB부문 수지도 1조4452억원으로 전분기 1조1931억원보다 21.1% 늘었다. 특히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가 같은 기간 4011억원에서 5424억원으로 35.2% 증가했다. 대출채권 이자수익 역시 4889억원에서 5128억원으로 4.9% 늘었다. 금리 상승과 금융시장 불확실성으로 주식자본시장(ECM)과 부채자본시장(DCM) 발행 규모는 전년 동기보다 위축됐지만 전분기보다는 소폭 회복됐다. 역대 최대 실적이라는 숫자 뒤에서는 증권사 간 격차가 더욱 뚜렷해졌다. 2분기 종합IB의 영업순수익은 8조4496억원에 달했다. 반면 중대형사와 중소형사를 합친 일반증권사의 영업순수익은 2조838억원 수준에 그쳤다. 이에 종합IB와 일반증권사 간 영업순수익 차이는 약 6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3조7000억원보다 크게 벌어졌다. 단순히 위탁매매 경쟁력에서만 차이가 난 것도 아니다. 상품운용과 IB, 자산관리(WM) 등 사업 전반에서 대형사와 일반증권사의 실적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증시 활황이 모든 증권사에 동일한 수준의 실적 개선으로 연결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격차는 특히 IB에서 두드러진다. 종합IB의 2분기 IB부문 수지는 1조2089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646억원보다 13.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반증권사는 2752억원에서 2363억원으로 14.1% 감소했다. 한쪽은 두 자릿수 성장했지만 다른 한쪽은 오히려 뒷걸음질한 것이다. 자본력 차이가 실적 차이로 연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종합IB는 유상증자와 대규모 이익 유보 등을 통해 자본을 확충한 데다 종합투자계좌(IMA)와 발행어음 등을 활용해 투자여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IB 사업을 키울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반면 일반증권사는 상대적으로 PF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IB 실적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앞으로는 신규 부동산 투자를 둘러싼 규제 부담까지 커진다. 지난 7월 금융투자업규정 및 시행세칙이 개정되면서 증권사의 부동산 투자 규제 대상이 확대됐다. 기존에는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채무보증 한도를 중심으로 관리했지만 앞으로는 PF 채무보증뿐 아니라 부동산 관련 대출과 지분투자, 펀드 등을 모두 포함한 부동산 투자금액을 기준으로 한도가 적용된다. 증권사는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투자금액 비율을 올해 말까지 130%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이후 한도는 매년 10%포인트씩 낮아져 2029년부터 100%가 적용된다. 부동산 투자에 적용되는 위험값도 사업 단계와 담보인정비율(LTV)에 따라 높아진다. 브릿지론 단계에는 60%, 본PF 단계에는 24%의 위험값이 적용된다. LTV가 60%를 넘으면 일부 투자형태의 위험값은 추가로 높아진다. 개정 기준은 지난달 8일 이후 신규로 취급한 부동산 투자부터 적용돼 기존 자산보다는 향후 신규 사업 과정에서 순자본비율(NCR) 부담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규제 강화의 영향 역시 증권사마다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종합IB는 상대적으로 충분한 자본과 투자여력을 확보한 반면 일반증권사는 이익 유보와 자본 확충 여력이 제한적이다. 중·후순위 PF 채무보증 등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부동산 PF 비중도 높아 신규 투자 때 위험값 상승에 따른 NCR 부담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문제는 2분기 실적을 끌어올렸던 시장 환경이 하반기 들어 달라졌다는 점이다. 국내 증시 거래규모는 지난 6월 2087조원에서 7월 1458조원으로 약 30% 급감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가 일부 반등했지만 거래대금 감소세는 이어지고 있다.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의 가장 큰 동력이 위탁매매였던 만큼 거래대금 감소가 지속될 경우 증권사 실적 역시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상품운용 부문도 변수다. 2분기 상품운용 실적 개선이 주식·ETF 운용손익을 중심으로 이뤄진 만큼 증시가 다시 하락할 경우 관련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여기에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 채권평가손실 부담도 커진다. 2분기 위탁매매와 상품운용 실적을 동시에 끌어올렸던 증시 호황이 하반기에는 오히려 실적 부담으로 돌아설 수 있는 셈이다. 시장 환경 악화에 따른 충격은 증권사마다 다르게 나타날 전망이다. 상반기 호황 속에서도 종합IB와 일반증권사의 실적 격차가 크게 벌어진 데다 자본력과 사업구조에서도 차이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증권사는 상대적으로 PF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부동산 규제 강화까지 맞물리면서 하반기 실적 확보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이혁진 한기평 선임연구원은 “7월 이후 증시 하락과 거래대금 감소로 위탁매매와 주식·ETF 운용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 모멘텀이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금리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실적 전반에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투자금액 한도 신설과 위험값 상향 등 규제 강화로 신규 부동산 투자 부담도 확대될 전망"이라며 “특히 자본력이 상대적으로 열위한 일반증권사의 PF 신규 투자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대외 변수에 국내 증시 ‘휘청’…외인 매도·사이드카 발동 [마감 시황]

국내 증시가 미국 장기 국채금리 급등과 중동 정세 불확실성 여파에 일제히 하락했다.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매도세가 쏟아지며 6% 가까이 급락했고, 장 초반에는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됐다. 코스닥도 1% 넘게 밀리며 약세로 장을 마쳤다. 1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98.66포인트(5.80%) 내린 6471.1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9.74포인트(1.17%) 하락한 824.46에 마감했다. 수급별로 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4조242억원, 기관이 1조7926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개인은 5조6403억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을 받아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7.82% 내린 24만7500원에 마감했고, SK하이닉스는 9.75% 급락한 150만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우(-7.75%), SK스퀘어(-11.54%), 삼성전기(-3.68%), 현대차(-4.83%), KB금융(-1.25%)도 하락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1.85% 오른 35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바이오로직스(0.85%)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2.71%)도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이 1005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63억원, 458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혼조세를 나타냈다. 알테오젠은 1.85% 오른 30만3500원에 마감했고 에코프로비엠도 0.64% 상승한 10만9800원을 기록했다. 리노공업(0.15%)과 이오테크닉스(0.24%)도 소폭 올랐다. 반면 주성엔지니어링은 4.29% 떨어진 17만1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익IPS는 2.76%, HLB는 2.43%, 레인보우로보틱스는 1.60% 각각 하락했다. 에코프로(-1.03%)와 에이비엘바이오(-0.13%)도 약세로 마감했다. 이날 국내 증시는 개장 직후부터 크게 흔들렸다. 코스피200선물 가격이 급락하면서 오전 9시6분께 유가증권시장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사이드카는 코스피200선물 가격이 기준가격보다 5%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이어질 경우 프로그램 매도호가의 효력을 5분간 정지하는 제도다. 발동 당시 코스피200선물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65.00포인트(6.02%) 떨어진 1013.26을 기록했다. 간밤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한 점이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18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20% 내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70%,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30% 각각 하락했다. 미국과 이란 간 휴전 협상에 대한 기대가 약화하면서 중동 정세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다시 부각됐다. 이에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며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33%를 넘어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고, 10년물 국채금리도 4.70%까지 상승했다. 최근 상승세를 이어온 미국 반도체주에서도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마이크론은 6.9% 하락했고 샌디스크는 9.0% 급락했다. 엔비디아도 2.3% 내리며 기술주 전반의 투자심리가 약화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97.7원으로 14.1원 하락 마감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