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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민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이태민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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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첫 연간적자’ 엔씨 “대작으로 돌파구 뚫겠다”

엔씨소프트(엔씨)가 1998년 상장 이래 첫 연간적자를 기록했다. 기존 지식재산(IP) 기반 게임 매출 하락과 신작 부진으로 수익성이 하락한 가운데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이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엔씨는 지난해 매출 1조5781억원·영업손실 109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전년대비 11.3% 줄었고, 영업익은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941억원으로 56.0% 감소했다. 모바일 게임 매출 하락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매출은 9367억원으로 22%가량 감소했다.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던 2022년(1조9343억원)과 비교하면 51.5%가량 급감했다. 특히 리니지 시리즈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리니지M 4927억원 △리니지W 2442억원으로, 2022년 대비 각각 4.6%, 74.8% 감소한 수치다. PC·온라인게임 또한 2% 줄어든 3518억원으로 집계됐다. △리니지 982억원 △길드워2 926억원 △리니지2 854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각각 2022년보다 7.98%, 2.51%, 9.13% 줄었다. 연간매출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한국 1조344억원 △아시아 2275억원 △북미·유럽 1342억원으로 나타났다. 각각 전년보다 10.03%, 34.98%, 1.16% 감소한 규모다. 쓰론 앤 리버티(TL)의 글로벌 성과가 반영돼 로열티 매출은 전년 대비 26% 상승한 1829억원을 기록했지만,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시장 침체 및 신작 부진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쪼그라든 모습이다. 박병무 공동대표는 이에 대해 “시장에 '리니지 라이크'류 게임이 많이 출시돼 이용자들이 식상함을 느끼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며 "다만 잠재 이용자층이 상당한 시장인 만큼 과거 아이온·블레이드 앤 소울 출시 당시 상황처럼 새로운 이용자 경험을 제공한다면 시장 규모가 다시 커질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일회성 비용 및 신작 출시 마케팅비가 증가한 것도 적자전환에 적잖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엔씨는 지난 1일 독립 게임 개발 스튜디오 3곳과 인공지능(AI) 전문기업 자회사 1곳을 정식 출범했다. 이 과정에서 1000여명이 자회사로 이동, 900여명은 희망퇴직을 택하며 본사 인력은 기존 5000여명에서 3100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박 공동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인원 조정으로 게임 라인업을 많이 줄였고, 집중 가능한 게임의 완성도 확보와 마케팅비 효율화, 이용자 소통 등에 집중할 것"이라며 “앞으로 어떠한 목표를 갖고 인력을 감원하기보단 지속적인 효율화 작업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는 올해 △전략 게임 '택탄: 나이츠 오브 더 가츠' △MMORPG '아이온2' △슈팅 게임 'LLL'을 앞세워 반등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세 작품 모두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장기간 공들여온 대작이란 점이 특징이다. 이 중 올해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는 아이온2는 올 연말 한국·대만 시장에 먼저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후 현지화 작업을 거쳐 북미·유럽 시장을 공략한다는 청사진이다. LLL은 올해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2분기부터 비공게 베타 테스트(CBT)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택탄의 경우, 전략 게임이라는 장르 특성상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습이다. 박 공동대표는 “기존 리니지류나 아이온, 블소 등은 본사에 남기고, 차기작 및 새 장르는 자회사나 스튜디오, 투자 등을 통해 개발하는 걸 큰 방향으로 잡고 있다"며 “택탄의 경우 효과적인 출시 방식에 대해 전반적으로 재검토 중이다. 상반기 안에 구체적 계획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IP 확장 및 인수합병(M&A) 방향에 대해선 “연간 투자규모의 경우 M&A 비용에 따라 달라지고 있는데, 지난해와 비슷하게 매년 600~700억원 규모를 신규 IP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라며 “M&A의 경우 여러 기업과 협상했으나, 가시적인 성과는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언급했던 '10% 넘는 자사주를 M&A에 사용하지 못할 경우 소각한다'는 방침을 올해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I 전략에 대해선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바르코(VARCO)' 경쟁력을 고도화해 적용 범위를 점진적으로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박 공동대표는 “지난해부터 소형언어모델(sLLM)에 초점을 맞춰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개발 중"이라며 “게임 개발 측면에선 음성 합성·애니메이션 분석, 채팅 번역 등에서 비용절감 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품질보증 등 업무 프로세스 효율 또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회사 '엔씨AI'를 통해 언어모델 경쟁력을 높여 다른 개발사와 제3고객사에 적용시켜 수익화하자는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속보] 엔씨소프트 12년 만에 적자전환…영업손실 1092억원

엔씨소프트(엔씨)가 지난해 영업손실 1092억원을 내며 12년 만에 적자전환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정보시스템(DART) 공시에 따르면 엔씨는 지난해 연간매출 1조5781억원, 영업손실 109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11.3%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9412억원으로 56.0% 줄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4094억원·영업손실 1294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 14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됐다. 업계는 신작 흥행 부진 및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적자폭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엔씨는 다음달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역대 최대 실적’ 크래프톤, 5년 내 매출 7兆 달성 목표 제시

크래프톤이 지난해 연간 영업익 1조원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조7000억원을 넘기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향후 5년 안에 매출 7조원 달성·기업가치 2배 상승을 이루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한 무기로 신·구 지식재산(IP) 동반성장 전략과 인공지능(AI) 기술 고도화를 제시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조7098억원·영업익 1조1825억원을 기록했다고 11일 공시했다. 전년보다 각각 41.8%, 54%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조3026억원으로 119.3% 늘었다. 간판 게임 '배틀그라운드(PUBG)' 시리즈의 PC 버전 무료화 및 콘텐츠 강화가 흥행이 실적을 견인했다는 설명이다. 모바일 인도 버전(BGMI)의 경우 트래픽·매출 최고 기록을 경신, 관련 부문 매출이 35.7% 늘었다. 이어진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향후 5년 안에 매출 7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PUBG IP를 지속 성장시키는 동시에 새 프랜차이즈 IP 발굴에도 속도를 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연도별 프로젝트 개발 현황과 성공 사례를 토대로 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같은 목표치를 도출했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목표 매출의 60%는 PUBG IP, 나머지 40%는 빅 IP 프랜차이즈로 구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익스트랙션 슈터 '블랙 버짓' △톱다운 전략 슈팅 게임 '블라인드스팟' △콘솔 배틀로얄 게임 '발러' △모바일 하이브리드 캐주얼 게임(프로젝트명 미정) 등 PUBG IP 기반 차기작 4종을 개발 중이다. 동시에 앞으로 5년 동안 신규 IP 발굴에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매년 3000억원을 투자하는 셈인데, 이에 대해선 빅 프랜차이즈 IP 개발 비중을 늘림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배동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PUBG 성장에 3년 동안 투자하며 신규 투자에 제약이 있었다. 지난해 신규 IP 기반 신작 개발에 1400억원밖에 들지 않았다"며 “빅 프랜차이즈 IP를 가져야만 계단식 대폭 성장을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개발을 늘리든, 퀄리티를 높이든 경쟁력 있는 게임을 개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미국 AI 스타트업 오픈AI 및 엔비디아 등과의 협업을 통해 AI 기술 도입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앞서 김창한 대표는 지난 4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특히 게임 이용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AI 협력 캐릭터(CPC) 등 기술을 고도화해 새로운 게임성을 선보일 계획이다. 김 대표는 “오픈AI가 고품질 거대언어모델(LLM)이나 플래그십 모델을 갖고 클라우드 기반 고퀄리티의 CPC를 제공할 수 있는지, 게임 특화 모델로 튜닝할 수 있는지 논의했다"며 “협력 의사를 확인했고, 구체으로 어떻게 협력해 나갈지는 실무단에서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통신업계 사내 AI 도입 가속화…“업무효율 높이고 기술 현주소 확인”

통신업계가 사내 업무에 인공지능(AI)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업무 효율성·생산성을 높이는 한편 상용화에 앞서 기술 역량, 완성도를 점검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KT는 11일 서울 광화문 이스트 사옥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사내에 AI를 적용해 업무 방식을 혁신한 사례를 공유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AI 모델인 코파일럿을 도입, 여러 업무 영역에 구축해 사례를 만들고 활용 범위를 점진적으로 넓히고 있다. 직원들이 활용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 패턴은 7종으로, △검색증강생성(RAG) △규정 준수 및 리스크 관리(CMP) △임직원 학습 및 역량 강화(LEA) △반복 업무 프로세스(AUT) 등에 쓰이고 있다. 대표 사례로 인수인계 등에 활용할 수 있는 'AX 필승비법 에이전트', 투자하려는 사업에 대한 정보를 비교 분석하는 '정보기술(IT) 투자심의 에이전트' 등이 소개됐다. 직원들이 활용 중인 유용한 프롬프트(명령어)를 공유하는 프롬프트 공유 플랫폼 '크롬프트 버디'도 빠르면 다음달 공개할 예정이다. 기업고객·정부기관 등 고객사 맞춤형 AI 솔루션과 산업 특성 및 고객 수요를 반영한 도메인 특화 버티컬 AI 모델도 개발 중이다. 김민지 KT 기술혁신부문 과장은 “향후 에이전트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모니터링·거버넌스 체계를 준비 중"이라며 “전 직원이 사용하는 웹 포털 등 다양한 업무 시스템들의 사용자 환경(UI)이 에이전트 형태로 바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SK텔레콤(SKT)·SK C&C도 임직원 300명을 대상으로 업무용 AI 솔루션 '에이닷 비즈'의 사내 비공개 베타테스트(CBT)를 시작했다. 일상 업무 특화 '에이닷 비즈'와 전문 업무 특화 '에이닷 비즈 프로페셔널'로 구분된다. 에이닷 비즈는 △사내·외 정보 검색 △회의록 작성 △일정 관리 △헬프데스크 등 기능을, 에이닷 비즈 프로페셔널은 법무·세무·홍보(PR) 등 전문 업무 영역에 특화된 맞춤형 업무 기능을 지원한다. CBT를 통해 개선 작업을 거쳐 상반기 내 상용화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AI 카피라이터 △AI 고객언어변환기 등 솔루션을 개발, 사내에 적용하고 있다. AI 고객언어변환기는 임직원이 작성한 안내 문구를 AI가 고객 관점 언어로 변환하는 솔루션이며, 자체 기술 '익시(ixi)'가 적용됐다. 출시 5개월 만에 이용률 1500건을 돌파했다. AI 카피라이터는 성별·나이·구매 성향 등 타깃을 설정하면 이를 반영한 마케팅 메시지를 도출하는 솔루션이다. 이를 통해 업무 시간을 약 3분의 1가량 줄이고, 40% 이상의 고객 반응 향상률을 기록했다. 이같은 조치는 업무 생산성과 관련 사업 경쟁력을 동시에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무 자동화를 통해 시간·비용효율을 높이는 한편 임직원의 AI 활용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정명호 KT 기술혁신부문 테크전략 태스크포스(TF) 담당(상무)은 “AI는 기업 경영 의사결정과 업무 프로세스를 변화시키고, 제품·서비스 가치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혁신 요소가 돼가고 있다"며 “AI를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가 기업·직원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중요 척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동시에 기업간거래(B2B)·기업소비자간거래(B2C) 시장에 AI 서비스를 선보이기 전 완성도 점검을 위한 절차가 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AI 모델이 현재 개발 초기 단계인 만큼 할루시네이션(답변 오류) 및 제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따르기 때문이다. 업무 영역에 기술을 먼저 적용해 AI의 정확도·신뢰도 등 정량적 가치를 확인하고, 파인튜닝 기술을 통해 품질을 향상시킨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한 관계자는 “업무 과정에서 AI를 활용해 단순 반복 작업을 줄여 일을 쉽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는 인식이 정착되고 있는 단계"라며 “궁극 목적은 시장 출시를 통한 수익성 확보일 가능성이 높은데, 주요 고객층 설정 및 오류 개선, 차별화에서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스팸문자 촘촘하게 막는다”…KT, 핀셋 제재 시행

KT가 업계 최초로 대량 스팸 문자 이력을 기반으로 발송자를 차단하는 '핀셋 제재' 정책을 시행한다고 11일 밝혔다. 이전에 스팸 문자를 보낸 이력이 있으면 발송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정책은 고유 식별 코드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이전에 도박·불법 대출·의약품(마약 등)·성인물과 같은 불법 스팸 문자를 보냈던 신청자의 대량 문자 발송 신청이 들어오면 이를 차단하게 된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1월부터 '거짓 표시된 전화번호로 인한 이용자의 피해 예방 등에 관한 고시'를 일부 개정했다. 이를 통해 대량문자를 최초 발송하는 사업자에게 고유 코드를 부여하고, 이를 삽입해 문자를 발송하도록 하는 정책을 시행해왔다. 이에 따라 KT는 여러 재판매사를 통해 배포되는 메시지라도 문자 최초 발신자의 고유 코드를 식별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9월에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불법 스팸 근절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키도 했다. KISA 보유 스팸 신고 정보를 KT의 'AI 클린메시징' 기술로 분석한 뒤 발신번호 블랙리스트를 제공하고 있다. 명제훈 KT 엔터프라이즈부문 서비스프로덕트본부장은 “기술·제도적 측면에서 더욱 다양한 스팸 감축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민관협의체 등을 통해 불법 스팸 대책 마련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실적 한파 이어지는 유료방송, 올해도 돌파구 찾기 분주

유료방송 시장 불황이 길어지면서 주요 기업들의 지난해 실적이 대폭 줄거나 적자전환했다. 이들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가동해 신사업에 힘을 싣겠다는 방침이지만, 미디어 규제를 완화하는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적잖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헬로비전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1964억원, 영업익 13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0.5%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고, 영업익은 71.5% 급감했다. 당기순손실은 106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회사의 연간 매출은 2022년 1조1679억원에서 2023년 1조1903억원으로 성장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익은 각각 538억원·474억원으로 3년새 74.91% 줄었다. 같은 기간 KT스카이라이프는 연간 영업손실 1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매출은 1조229억원으로 3년 연속 1조원을 돌파했지만, 2022년 1조342억원·2023년 1조387억원으로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같은 기간 영업익은 각각 632억원·142억4000만원으로 1년새 6분의 1가량 쪼그라들었다. 이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률이 늘며 유료방송을 해지하는 코드커팅 현상과 무관치 않다. 시장 성장세 정체 양상이 영업권과 자산 손상 평가 등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수는 3630만4778명으로, 2023년 하반기보다 5328명 감소했다. 반면 OTT 가입자수는 지난해 4월 3175만명을 기록했으며, 국내 이용률 또한 79.2%로 전년(77%)보다 2.2%포인트(p) 늘었다. 유료방송 가입자수가 줄며 주문형비디오(VOD)와 홈쇼핑 송출수수료 매출은 감소한 반면, 신사업 추진에 따른 인건비 및 프로그램 사용료는 증가하면서 실적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KT스카이라이프의 경우 인력 구조 개선을 위한 일회성 비용 집행이 더해지면서 수익성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사업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LG헬로비전은 지난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렌탈·교육 부문을 중심으로 홈·지역사업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상반기 미래교실 플랫폼 '링스쿨' 상용화와 스마트 단말기 보급사업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인공지능(AI)을 새 먹거리로 삼고 관련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도 모색할 계획이다. 자회사 HCN과 함께 사내 AI 스포츠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관련 시장을 공략한다. 미디어 특화 AI 기술을 활용해 프로그램 제작 시간·비용 절감에도 나선다. 업계에선 이같은 자구책과 함께 기존 규제 완화 및 자율규제 도입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OTT는 방송통신발전기금 납부 의무 및 요금 인상 제한이 없는 반면 유료방송은 과거의 점유율·요금·허가제 등 규제를 적용받고 있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규제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선 방통위의 '미디어 통합법제' 제정에 속도가 붙어야 한다는 지적이 적잖다. 이는 OTT·유료방송 등 신·구 미디어의 일관된 규율체계 정립을 위해 개별법에 분산된 규제를 통합·정비한 법안이다. 지난해 제정을 약속했으나 1인 체제로 전환되면서 논의가 미뤄진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사업에서 성장동력을 지속 발굴하고 있지만 시장 침체가 장기화한 만큼 자구책만으론 한계가 있다"며 “본업 회복도 같이 가야 실적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KT, AI 구매플랫폼 도입…3~5년 주기 경쟁으로 협력사 ‘재구성’

KT가 내년 연말까지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한 차세대 구매 플랫폼을 개발한다. 개별 시스템을 통합해 업무효율성을 높이는 게 골자다. 이와 함께 협력사 분류 체계를 세분화하고, 순환체계를 도입해 구매 절차의 공정성·투명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7일 KT에 따르면 품질·경쟁을 핵심 키워드로 내걸고 기업간거래(B2B) 구매 체계에 변화를 준다. AICT(인공지능+통신) 맞춤형 프로세스를 구축해 기존 통신 중심으로 형성돼 있던 체계를 AI·클라우드 등 기술 전 분야에 맞게 개선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이달 중 차세대 구매 플랫폼 베타 서비스를 진행한 후, 내년까지 개발을 마칠 계획이다. 최신 AI 기술과 전자계약 시스템이 적용돼 복잡한 업무 절차를 간소화하고, 데이터 가시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특정 장비를 구매할 때 AI가 예상 비용을 계산하거나, 물품코드 중복 여부를 분석해 새로 구매하려는 장비가 기존 장비와 동일한 제품인지 분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장비 구매 시 적정가를 산정할 수 있을 것으로 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개발 과정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AI 모델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김대회 KT 구매혁신담당(상무보)은 지난 7일 진행된 온라인 백브리핑을 통해 “플랫폼에 탑재하려는 AI 기능을 MS 모델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현재는 애저(azure)를 활용해 검증 작업 중"이라며 “원하는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다른 솔루션을 적용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협력사 관리 프로세스 및 구매 원칙도 개편한다. 기존 △소프트웨어(SW) 개발 △물자 △공사 △용역으로 구성됐던 분류 체계를 세분화한다. SW 개발은 AI·IT로 변경해 개방형으로 운영되고, 물자의 경우 '장비·자재', 공사는 '공사·수행', 용역은 '용역·설계'로 바뀐다. 회사는 이를 통해 협력 범위와 업무 수행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모든 구매 계약은 경쟁을 원칙으로 하되 거래 개방성을 확대해 우수 공급사에 진입 기회를 제공한다는 복안이다. 먼저 3단계 검증 체계를 도입해 부서 간 구매 업무 점검을 강화한다. 구매실 이외 부서원 및 외부 인사를 평가자로 영입하고, 평가 내용을 데이터화해 임의 선정을 막는다는 방침이다. 3~5년 주기로 품질 최우선 경쟁을 시행해 협력사를 재구성하는 순환 체계도 도입한다. 협력사 간 경쟁입찰을 통해 물량을 차별화하고, 필요한 경우 협력사 풀에 없는 우수 외부 공급사가 경쟁에 참여할 수 있는 체계다. 이 과정에서 거래가 중단되는 협력사의 경우 거래 후보 풀로 지정하고, 품질과 기술력이 향상되면 기회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김 담당은 “평가 기준을 명확히 하고 사전 공유해 협력사가 미리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둘 것"이라며 “협력 분야 및 규모를 확대할 때 기존에 선전했던 협력사라면 매칭을 통해 우선 기회를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돌아온 장현국’ 넥써스 주주들과 첫 소통…“전자화폐 사업 추가하고 美 시장 진출”

최근 위메이드에서 적을 옮긴 장현국 넥써스(NEXUS·舊 액션스퀘어) 대표가 올해 목표로 게임·블록체인 부문 흑자전환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경영체계를 전면 정비, 기업 성장과 주주가치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신작 로드맵 부재가 불안 요소로 꼽힌다. 회사를 둘러싼 각종 리스크 해소 또한 숙제로 꼽힌다. 액션스퀘어는 7일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사명 변경 △장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 등 예고했던 안건들을 모두 통과시켰다. 일부 정관 변경을 통해 사업 목적에 전자화폐(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추가하고, 본점 소재지를 서울시에서 경기 성남시로 바꾼다. 전환사채 및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한도도 2000억원까지 늘린다. 이더리움 기반 가상자산 '크로쓰' 발행 및 판매를 위해 이달 중 스위스에 재단을 설립할 계획이다. 현재 정부 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재단 설립 후 토큰 판매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미국 진출 가능성도 시사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가상자산 제도화를 추진 중인 만큼 합법적 사업 기회가 주어지는 코인에 전례 없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장 대표는 전망했다. 법적 옥석 가리기 과정에서 제도권에 편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코인들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어서다. 기존 블록체인 사업과 차별화된 지점에 대해선 오픈 플랫폼이라는 점을 꼽았다. 모든 게임에 블록체인을 적용해 자신만의 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하고, 게임 모델에 특화된 직관적인 유저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국문 사명을 넥서스가 아닌 넥써쓰로 한 이유에 대해선 “NEXUS를 한글로 표기할 때 보통 넥서스로 쓰는데 읽을 때는 넥써쓰로 발음한다"며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할 때 모든 소리의 표현에 주안점을 둔 걸로 안다. 이런 원리에 따라 읽는 소리 그대로 지었다"고 설명했다. 다음달부터 신작을 출시해 게임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지만, 세부 라인업과 정식 출시 시점, 매출 목표 등은 안갯속이다. 넥써스는 현재 △탈출 역할수행게임(RPG) '던전스토커즈' △블레이드 지식재산(IP) 기반 P2E 게임 '블레이드: 리액션' △네이버 웹툰 IP 기반 액션 RPG '프로젝트 일렉시드' 등을 6개 작품을 개발 중이다. 이 중 어떤 게임이 포문을 여는지를 비롯해 주요 콘텐츠, 비즈니스모델(BM) 등은 밝히지 않았다. 이는 크로쓰 재단 설립이 예정보다 늦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지난달 말 재단 설립 절차를 마친 후, 가상자산이나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주요 기능·기술 사양 등이 담긴 백서를 이달 완성하고 토큰 판매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현지 행정절차가 길어지면서 백서·신작 공개도 지연되고 있는 것. 장 대표는 이달 안에 토큰 판매를 시작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재단 설립 후 토큰 판매 계획과 신작 라인업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첫작은 완전히 확정한 후 발표할 계획이며, IP 기반 게임이 될 것"이라며 “하나의 게임이 아니라 여러 개의 게임을 동시에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더 좋은 IP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의 목표 달성을 위해선 투심을 잡는 작업이 중요하지만, 재무 취약성 극복은 숙제다. 넥써스는 2021년부터 3년 동안 매년 50억원대 적자를 지속하면서 부분자본잠식 상태다. 매출을 끌어올릴만한 게임이 장기간 부재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자본총계는 215억원으로 자본금 259억원에 못 미치는 상태다. 같은 기간 결손금은 853억원으로 재무구조 개선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연간 영업이익 또한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누적된 결손금 규모는 약 853억원으로, 업계에선 이를 털어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 대표의 사법리스크 해소를 통한 신뢰 회복도 관건이다. 그는 지난해 8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 2022년 위믹스 유동화 중단을 발표하며 투자자들이 위믹스를 매입하도록 조작했다는 혐의인데, 검찰은 위믹스 유동화와 회사 주가의 인과관계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주주가치 제고 계획 또한 현재로썬 미지수다. 이사회 중심 전문경영인이 회사를 이끄는 미국식 지배구조를 도입한다는 방침인데, 단기 성과주의에 대한 집착과 경영진에 대한 과도한 보상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한국의 경우 전문경영인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로 인한 기업지배구조 약화 현상이 나타난다는 점도 미국 시장과의 차이점이다. 다만 장 대표는 최근 전문 경영인 체제가 사업 경쟁력 및 효율성을 높이고, 주주권익을 강화할 수 있다는 연구 흐름에 주목했다. 주주 이익 보호를 위한 법령 개정과 밸류업 프로그램 등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여론을 따르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회사가 성장하면 주주가치도 동반성장하게 될 것으로 본다"며 “지금은 넥써쓰의 2대 주주고 내년이면 1대 주주가 될 예정이나, 1대 주주라는 이유로 마음대로 회사를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프로젝트에서 실수하고 잘못한 부분도 있다. 이를 발판삼아 최초 발행 후 추가 토큰 발행을 하지 않는 '제로 민팅', 재단이 예비 물량을 보유하지 않는 '제로 리저브', 모든 기여자가 공정하게 기여분에 따른 보상을 받는 '제로 프리라이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딥시크 쇼크’에 머리 맞댄 민·관…“추격조 전략 가동해야”

한국이 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부상하기 위해선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하는 '추격조'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내 기업들의 개발 잠재력을 발현시키기 위해선 파편화된 AI 자원과 인프라를 하나로 모으고, AI 기술을 국가전략자산화하는 등 정부 차원의 생태계 조성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6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AI위원회에서 국내 AI 산업 경쟁력을 진단·점검하기 위해 긴급회의를 열었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2차관이 주재한 이날 회의는 최근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 열풍 속 우리나라의 AI 경쟁력을 진단하는 한편, 향후 대응 및 정부 지원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2030년까지 그래픽처리장치(GPU) 3만장을 확보한다는 구상을 2027년으로 앞당겼다. 이를 위해 올해 말까지 GPU 1만5000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딥시크 R1에 준하는 저비용·고효율 모델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선 예산과 공간 확보 여력이 충분치 않고, 전력 문제도 있는 만큼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엔비디아의 H200 기준 장당 5000만원 정도로, 목표치를 확보하기 위해선 최소 7500억원가량이 필요하다. 여기에 설치 및 전력 인프라 비용을 합치면 최소 조 단위 예산이 필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결국 투자 확대가 중요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 관계자는 “미국은 현재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만 700조를 투자하고 있는데, 미국의 10분의 1 정도인 70조 규모라도 투자해야 한다고 본다"며 “단순 1~2조원 정도 투자해선 선진국을 따라잡기 어렵다. 예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터무니 없는 목표를 제시하면 책임은 누가 지는가"라고 지적했다. 이번 긴급회의에서도 'AI G3(3대 강국)' 도약을 위해선 전방위적인 정부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적잖게 나왔다. △데이터 △인프라 △인재 유치·육성 측면에서 투자를 대폭 확대하는 한편, 국가적 차원의 역량을 결집하는 '추격조'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 예산을 다수의 기업에 나눠먹기식으로 배분하기보단 빅테크를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기업들을 중심으로 추격조를 구성해 투자 방식을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두현 건국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그동안 모든 지원책은 '많이 지원하면 그 중 스타급 기술이 탄생할 것'이란 기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며 “그러나 이젠 오픈AI나 딥시크 급으로 국가적 기술을 상승시킬 수 있는 가시적인 추격조를 만들어야 한다. 제도에 묶이지 않고 파격적으로 지원을 독려할 수 있는 특수 임무조직 같은 개념을 국가 AI 컴퓨팅센터 산하에 둔다면 AI 반도체 활용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추격조에 선정된 기업에는 국내 데이터를 3년 정도 제한 없이 개방하고, 저작권 규제를 풀어주는 방안도 제시됐다. 고급 인재 유치·육성을 위한 지원사격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3~5년 안에 범용인공지능(AGI)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는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선 AI 기술을 국가 전략으로 삼아야 한다"며 “원자력과 같이 해외 기술을 가져다 쓸 것인지, 기초부터 개발해 주권을 가져올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여기에 연내 GPU 1만개를 확보하고, 5개 업체에 2000개씩 쓸 수 있게 해주면 딥시크 이상의 모델을 개발하는 회사가 많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오픈AI·앤트로픽 등 빅테크에 우수한 한국 인재들이 많은데 이들을 높은 가격 주고서라도 모두 데려와야 한다"며 “KAIST 등지에 훌륭한 인재들이 많은데 추격조로 선정된 기업에 GPU를 지원해 채용 연계를 하고, 해외 인재들의 연봉을 지원하는 방향을 고민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형 AI에 대한 기준 확립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오승필 KT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국내 기업이 만들고, 우리의 교과서·백과사전·기사 등을 통해 한국을 배우고 가치관을 갖고 있어야 한국형 AI인지 의문"이라며 “회사 또한 이런 부분을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한국 사람들이 써야 하는 AI란 무엇인가'에 대한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본다"고 전했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2차관은 “AI를 국가전략기술에 포함하는 내용으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추진하는 등 인프라 투자를 확대할 방안을 찾겠다"며 “장날인데 비가 온다고 우산 쓰지 않겠다. 비 피하고 우산 쓰면 장사 못한다. 우산 안 쓰고 비 맞고 달리겠다. 기업도 성공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엑사원 3.5 개발에 70억 들었다…LG AI硏 “조만간 딥시크 R1급 모델 공개”

LG가 지난해 12월 공개한 자체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 '엑사원 32-B' 개발에 4개월 동안 7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최신 모델 개발비용보다 낮은 비용이 들었다는 점에서 국가 차원의 홍보가 부족했다는 아쉬움이 나온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6일 오전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국내 AI 산업 경쟁력 진단 및 점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최초 공개했다. 딥시크 V3 모델 학습에 투입된 비용으로 알려진 600만달러(약 78억원)보다 다소 낮은 규모다. 엑사원 32-B 모델은 특화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프론티어급 모델로, 320억개의 매개변수(파라미터)를 보유하고 있다. 멀티 스텝 추론 기능(MSR)을 중심으로 설계돼 심층 분석, 출처 선택 등 기능도 탑재됐다. 특히 작업마다 특화된 소규모의 전용 거대언어모델(LLM)만 활성화해 AI 학습 비용을 절감하는 전문가 혼합(MoE) 기법이 사용됐다. 해당 기법은 딥시크가 개발비를 절감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꼽힌다. 사용성과 장문 처리 능력, 코딩, 수학 등 다방면에서 글로벌 오픈소스 AI 모델과 견줄 만한 성능을 보였다는 평가다. 현재 그룹 전 계열사에 도입 중이며, 분야별로 적합한 양식도 지속 업데이트한다는 방침이다. 배 연구원장은 “그룹 차원을 넘어 글로벌로 공개했더라면, 우리 스스로도 엑사원의 추론 기능 등을 더 잘 알렸다면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이 있다"며 “글로벌 수준의 모델을 만들고 사업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음에도 국가 차원의 홍보가 부족했던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LG가 엑사원에 대한 인프라 구축에 1조원을 투자했다는 루머도 있다"며 “LLM을 하나 개발하는데 100억원이 채 들지 않는다. 전체 비용도 때론 200억원, 400억원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 LLM 개발 단계가 성능 향상을 넘어 '액션 단계'로 넘어가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LLM 개발은 지식에서 사고의 단계로 넘어가고 있고, 딥시크 사례가 '사고의 단계'를 보여준 것이란 설명이다. 이를 위해선 인프라 저변을 확대해 보다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여주기식으로 모델을 만드는 게 아니라 실제 산업 현장에서 쓸 수 있는 비용 효율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며 “현장에선 적은 데이터만 갖고 효과적으로 모델을 개발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해나가야 한다. 국가 AI 경쟁력 확보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특별히 신경쓰고 있다"고 했다.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른 만큼, AI가 전 세계 데이터를 모두 학습한 이후의 시점을 대비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추론 역량을 강화하고, 차세대 에이전트로 꼽히는 액셔너블(Actionalble) AI 개발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배 연구원장은 “2028년이 되면 AI가 현재 공개돼 있는 전 세계 데이터를 학습하고, 서비스를 통해 합성데이터를 만들어내는 단계에 이를 것"이라며 “범용 인공지능(AGI)을 지금 추구하는 게 맞은지, 아니면 세부 영역을 나눠 슈퍼 인텔리전스(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인공지능)를 준비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설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이어 “LG가 현재 H100 512장으로 개발 중인데 속도 측면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엔비디아의 H100 2048장 정도 확보된다면 연내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 정도를 소화할 수 있는 기업들에 그 정도 규모의 투자를 한 후 기술을 개발하고, 의사결정을 해 나가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만간 딥시크 R1 수준의 AI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겠다. 그러면 그 다음 활동을 구체적으로 같이 취했으면 한다"며 “연내까지 우리나라 기업이 고성능 모델을 개발할 수 있단 걸 증명하고 그 다음 계획들을 만들어 가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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