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2주년 기획] 하반기 증시, "반도체·화학 등 실적개선주 미리 찜할까"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국내 증시가 미국 금리인상 우려 등으로 연일 출렁이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추세적·구조적이기보다 단기적 이슈라고 보고 있는데, 올 2분기까지는 금리와 물가 상승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변동성이 높은 장세에서는 실적개선주들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수 있는 만큼 실적 전망은 상향 조정됐으나 주가는 아직 오르지 않은 종목들을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25일 한국거래소와 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제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 증 금융업 등을 제외한 593사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1분기 매출액은 538조34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93조5433억원)보다 9.08%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44조3983억원으로 131.73% 올랐다. 순이익은 49조1074억원으로 361.04% 급증했다.세금을 제외한 매출액 순이익률은 2.16%에서 9.12%로 6.96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한국국제회계기준(K-IFRS)을 도입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매년 1분기 순이익률은 2010년 7.62%에서 2013년 3.88%까지 내려갔다가 2017년 7.07%로 오른 바 있다. 이후 2018년 7.04%, 2019년 4.31%에 이어 지난해 2%대로 떨어졌다가 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이처럼 상장사들의 실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완벽하게 회복, 상승궤도를 달리고 있는 만큼 실적개선주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1분기 코스피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이 역대 최고 규모를 보였다"며 "대외수요가 좋고 수출 증가 모멘텀이 뚜렷한 것을 재확인한 만큼 국내 증시서 실적개선주는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양호한 실적 발표와 이익추정치 상향은 주식시장의 변동성 완화 및 조정 시 복원력을 높이는 요소"라면서 "조금 더 변별력을 가지기 위해선 2분기는 물론 하반기 실적, 내년 초 실적까지도 봐야한다"고 조언했다.주요 증권사들은 실적개선주로 반도체·화학(전기차 및 배터리)은 물론 기술-정보기술(IT)과 철강·기계, 화장품·의류·레저, 에너지 관련주 등을 꼽았다.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철강·기계 등 올 하반기 실적 개선이 유력한 종목과 화장품·의류·레저 등 그동안 부진했던 소비재가 안전한 전략"이라면서 "시장 반등이 나온다면 기술주, 정보기술(IT) 업종이 다시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반도체와 같은 경기민감주에 대한 관심도 높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화될 5월에는 수출 및 경기민감주 위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반도체는 연간 코스피 기업이익 개선을 주도할 업종이며, 실적 전망치 상향 조정도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가 가진 실적 주도주로서 역할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렇듯 실적개선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당장 2분기 실적에도 관심이 쏠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국내 상장사 중 3곳 이상 증권사가 전망한 165개사의 2분기 실적 추정치 집계를 보면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LG디스플레이(4192억원)·에쓰오일(3405억원)·SK이노베이션(3257억원)·효성티앤씨(2857억원)·한온시스템(1111억원)·OCI(885억원)·만도(728억원)·신세계(723억원) 등 18개사다.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영업이익이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는 기업은 롯데쇼핑(842억원·5954%), 현대제철(3978억원·2748%), 엠씨넥스(213억원·1938%), 효성화학(682억원·1809%), 롯데케미칼(5605억원·1603%), 포스코(1조6040억원·856%), 기아(1조2520억원·763%), 포스코케미칼(344억원·745%), HMM(1조289억원·642%), 현대백화점(515억원·534%), 바텍(124억원·526%) 등 37개다.올해 실적개선 종목으로 자주 거론되는 종목은 삼성전자, LG화학, 기아,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물산 등이다. 친환경·인프라 투자를 공략했던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세부 예산안 공개를 앞두고 삼성SDI, SK이노베이션, LG전자, 한화솔루션 등 친환경 종목들도 주목받는다.한전기술도 실적 상승 종목으로 꼽힌다. 이집트, 체코 등에서 원전과 설계-구매-시공(EPC) 발주기대감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부가 해외원전수출지원체계를 강화한 점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도 그간 코로나19 여파에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사업구조 개편에 실적이 상승되면서 주가도 재평가 받을 가능성이 크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구조조정 영향으로 비용 효율화에 따른 이익 체력이 단단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소비가 강하게 나타남에 따라 화장품 수요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고가 제품과 e커머스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올해가 사업구조 변화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올해 흑자 전환할 기업들을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이 내년에 꺾일 것이라고 본다면 경기민감 업종의 실적에도 단기 요인이 많이 껴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으로는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현대중공업지주, 강원랜드, 호텔신라, LG디스플레이, 금호타이어 등이다"고 말했다.yhn7704@ekn.kr

[창간 32주년 기획] 오락가락 코스피, 하반기 재도약 노린다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국내 증시가 미국발 인플레이션 공포와 아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세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전망에 관심이 집중된다.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 압력이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면서 코스피의 단기적인 하락은 불가피하다면서도 국내 기업들의 이익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하반기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각 증권사들의 하반기 코스피 밴드는 최소 3000에서 최대 3700이다. 올해 코스피는 3000선을 돌파, 장중 3266.23까지 올랐고 종가 기준으로는 3249.30까지 상승해 역사를 새로 썼다.증권가에서는 올해 하반기에도 강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업이익 상승세가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상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 증시 펀더멘탈의 경우 2016~2018년과, 밸류에이션의 경우 2018~2019년 환경과 닮아있다"며 "기업이익은 연초 대비 18.5% 상향조정됐지만 밸류에이션은 금융 위기 이후 가장 큰 하락폭(-8.8%)을 기록하며 과거와 유사한 전개 과정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이어 "올해 하반기 코스피는 최대 3700까지 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하반기 시장은 경기회복에 따른 이익 개선 상향과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밸류에이션 조정이 예상되나 제한적 수준에 머물 전망"이라고 덧붙였다.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코스피 순이익 증가 국면에서의 주가수익비율(PER) 상단은 16배로, 올해 코스피는 과거 순이익 증가 국면의 PER 상단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코스피로 환산 시 3650포인트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기업공개(IPO) 시장 열기는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가총액이 큰 기업들의 IPO가 하반기에 집중돼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유동성을 충분히 끌어당길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기업들의 추가 이익 개선 등을 고려한다면 하반기 코스피는 최고 3700포인트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현대엔지니어링 등 대어급 IPO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 증시 열풍은 쉽게 식지 않을 전망"이라며 "올해 예정된 상장계획은 최대 200조원에 달하고, 최대어인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더라도 100조원에 가까울 가능성이 높은데, 기업 실적까지 뒷받침된다면 상승 요건으로 충분히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국내 주식시장은 IPO 추진 기업들이 급증하면서 유례없는 주식의 공급과 함께 시작될 것"이라면서 "유동성 장세는 돈보다 주식이 많아질 때 끝난다. 올 하반기는 돈의 공급은 줄고 주식의 공급은 늘어나는 변곡점으로 유동성 장세의 모멘텀은 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이렇듯 현재까지 전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백신접종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공격적인 경기 부양책이 시작되고 있는 만큼 증시의 상승여력은 충분하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다만, 경기회복 모멘텀이 하반기부터 둔화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도 약화, 지수 상승 강도는 축소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여기에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 우려도 3분기까지는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실제 코스피의 밸류에이션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근접해있다. 상반기 기준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1배로 코로나19 이전인 11.3배와 비슷하다.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코로나19 상황 이후 전세계 증시가 숨쉴 틈 없이 매우 빠르게 올랐다"면서 "경기 회복 기대를 꽤 반영한 것으로 주식시장이 호재를 상당 부분 반영한 상태에서는 조심스러운 시각이 필요하다. 투심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허 연구원은 "미국과 한국 증시 모두 PER 상승은 어렵다"며 "다만 기업실적이 상향될 여지는 남아 있다. 코스피 영업이익 수준과 추가 실적 상향 여지를 감안할 때 올해 하반기 적정 코스피는 3400포인트 전후로 추정된다"고 말했다.통화 정책에도 관심이 쏠린다. 올해 3분기부터 경기 회복이 완벽히 이뤄진다는 예상 아래 전례 없이 진행된 유동성 모멘텀은 잦아들고, 통화정책의 정상화 등 인플레이션 부담이 점차 확대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단기간에 회복한 만큼 인플레이션에 우려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시점에 집중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오는 하반기 결정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재임 여부도 주목하고 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2022년 2월 종료 예정이다. 일단, 파월 의장은 재임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4월 미국 경제매체 CNBC가 금융관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Cnbc Fed Survey)에서는 파월 의장 재임 확률이 76%라는 결과가 나왔다. 현 미국 정부 경제팀 내 고위 관계자들도 파월 의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의장 교체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일부 민주당 내 진보 성향 세력들이 연준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재임에 실패하면 더욱 비둘기적 성향(통화 완화 지지) 후보가 지명될텐데 이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베팅을 강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며 "교체로 인해 정책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통화 긴축 시점이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yhn7704@ekn.kr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창간 32주년 기획] ESG 펀드에 돈몰린다...올들어 수익률 주식형펀드 제쳐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전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ESG 펀드에도 급속도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올해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 이탈한 것과 달리 ESG 펀드에는 5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이 기간 ESG 펀드 수익률은 주식형펀드 수익률을 소폭 앞섰다. 다만 업계에서는 아직 국내 ESG 경영이 초기 단계인 만큼 중장기적으로 해당 펀드가 우수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ESG 평가시스템이 보다 정교해져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ESG 펀드 자금 유입 ‘계속’...주식형펀드는 ‘이탈’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서스틴베스트 등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에 설정된 ESG 펀드는 총 89개로, 1년 전(53개)보다 36개 증가하며 양적으로 확대됐다.특히 ESG 펀드는 연초 이후 5867억원(5월 기준)의 자금이 몰리며 투자자들로부터 꾸준히 관심을 받고 있다. 1년 기준으로도 92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국내 주식형펀드의 경우 연초 이후 3000억원이, 1년 기준으로는 무려 13조5800억원의 자금이 이탈한 것과 대조적이다. 올 들어 ESG 펀드 수익률 7%...주식형펀드 앞서 수익률도 우수하다. 연초 이후 ESG 펀드 수익률은 7.19%로 국내 주식형펀드(5.78%) 성과를 소폭 앞섰다. 1년 기준으로도 60%가 넘는 수익률을 올렸다. 펀드별로 보면 1년 기준 우리자산운용의 우리지속가능ESG증권자투자신탁이 77.73%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브이아이FOCUSESGLeaders150(77.15%), 브이아이사회책임투자증권투자신탁(73.83%), 키움올바른ESG증권투자신탁(72.54%), 한화코리아레전드ESG증권자투자신탁(70.63%), 삼성ESG착한책임투자증권투자신탁(66.49%), 미래에셋좋은기업ESG증권자투자신탁(64.6%) 등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ESG 펀드가 투자자로부터 주목을 받는 배경에는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여파로 착한 기업에 투자하는 ESG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기업 경영시 실적 뿐만 아니라 환경, 사회적 영향,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성과도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최근 들어 기업을 평가하는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고 있다. ESG 가이드라인 부족...명확한 평가시스템 구축해야 다만 아직까지는 ESG 펀드의 상당수가 삼성전자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편입해 국내 주식형펀드와 차별점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각 분야는 물론 펀드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지표가 없는 탓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해당 펀드가 무늬만 ESG인 그린워싱(환경위장주의) 기업을 편입했는지 등을 분간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전문가들은 국민연금 등 연기금을 중심으로 ESG 기업에 대한 투자가 더 활발해지고, ESG 펀드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각 운용사가 ESG 평가시스템을 구축해 보다 정교하게 ESG 점수가 우수한 기업들 위주로 비중을 늘리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국내 ESG 시장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ESG 펀드의 수익률은 코스피와 유사한 수준"이라며 "아직은 ESG에 대한 평가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향후 ESG 평가시스템을 보다 완성도 있게 구축한 기업이 향후 ESG 펀드나 상품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뿐만 아니라 정부 역시 명확하게 ESG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정부는 기업이 ESG 관련 공시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ESG 평가기관에 대한 자격요건을 강화해야 한다"며 "펀드평가사는 ESG에 대한 펀드 평가를 보다 정교하게 다듬어 투자자들에게 어떤 펀드의 ESG 점수가 우수한지 등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ESG 관련 데이터가 축적되고 평가 기준이 보다 명확하게 구축될 경우 향후 ESG 펀드는 국내 주식형펀드보다 우수한 수익률을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운용사들이 ESG 펀드를 그 목적에 맞게 잘 운용했는지, 의미있는 성과를 냈는지, 특정 기업에 ESG 관련 돌발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응했는지 등을 꼼꼼하게 파악해야 한다"며 "현재 각 운용사들이 ESG 경영에 대해 다각도로 논의 중인 만큼 노하우를 구축하는 데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국내 ESG 펀드의 분기별 순자산 및 현금흐름.(단위:억원)

[창간 32주년 기획] 국민연금부터 자산운용사까지...ESG가 바꾼 투자업계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착한 기업에 투자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국내 증권사, 운용사들도 ESG 경영을 선도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ESG 투자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책을 발간했으며, 주요 운용사들은 ESG 경영위원회를 신설해 ESG 투자 확대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ESG 투자 필요성 및 역할에 대한 국민 이해도를 높이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국민연금이 함께하는 ESG의 새로운 길’이라는 책을 발간했다. 해당 책은 ESG 개념부터 역사, 최근 동향, 국민연금 ESG 투자 전략과 방향 등을 국민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서 설명한 점이 특징이다. 특히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관련 부서 실무진이 직접 집필에 참여해 국민연금의 입장과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했다. 이어 국민연금은 이달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ESG 플러스 포럼’ 행사를 열기도 했다. 금융권과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나서 ESG 투자에 관한 국민연금의 역할과 한국형 ESG의 발전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이 행사에서 김용진 이사장은 "국민연금 ESG 투자 확대는 장기수익과 안전성을 높이는 등 국민노후 자산의 수호자라는 공단의 본질적 사명에 부합한다"며 "국민연금의 ESG 경험과 역량 공유를 통해 우리나라의 ESG 생태계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국내 자산운용사도 ESG 경영을 선도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이달 17일 제1차 ESG위원회를 열고 올해 ESG 경영전략 추진내역과 ESG 상품 및 투자운영 현황, ESG 관련 대외 평가 등을 점검했다. 한화자산운용은 2019년 10월부터 ESG 데이터 평가 시스템을 개발해 활용 중이며, 다음달 초 책임투자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신한자산운용은 운용하는 펀드 전반에 ESG 요소를 반영하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은 기존 ‘신한아름다운SRI그린뉴딜펀드’에만 적용되는 ESG등급 BB종목의 보유비중을 70% 이상 유지하는 기준을 5월부터 일반 공모 주식형펀드에 적용 중이다. 자산운용사가 ESG 펀드와 같은 특별한 전략이 아닌 일반 공모 주식형펀드에 ESG등급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신한자산운용은 현재 30개의 국내 액티브 공모주식형펀드를 운용 중이며, 이 중 16개 펀드가 해당 ESG등급 기준을 적용받게 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ESG 경영위원회를 신설하고 ESG 경영위원회의 구성과 운영을 위해 필요한 사항을 정한 ‘ESG 경영위원회 규정’을 시행 중이다. ESG위원회는 ESG 경영전략과 정책 관련 사항들을 심의한다. 위원장인 대표이사를 비롯해 최고운영책임자(COO)와 경영기획총괄, 주식?채권운용총괄, 글로벌운용총괄, 실물자산운용본부장, 준법감시인, 위험관리책임자 등을 우원으로 한다. 각 위원들은 앞으로 소속 부서의 ESG 투자 계획과 이행 실적을 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회사가 용역업체를 선정하거나 고유재산을 투자할 때도 ESG 요소를 고려한다.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창간 32주년 기획]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ESG(환경·사회·거버넌스)경영 바람이 거세게 불자 금융사들이 자체적으로 ESG 전담 부서를 만들어 조직 변화를 꾀하고 있다. 구호만 내거는 ESG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ESG가 실현될 수 있도록 조직부터 혁신시킨다는 취지다. ◇ KB금융, 가장 먼저 ESG전략부…신한금융, ESG기획팀 신설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사들은 ESG를 전담하고 총괄하는 조직을 만들어 ESG경영 실천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선 상태다. 가장 먼저 ESG 조직을 전면에 내 건 곳은 KB금융그룹이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3월 이사회 안에 ESG경영의 최고의사결정 기구인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당시 ESG경영이 금융권에 새로운 키워드로 부각되는 분위기였는데, KB금융은 ESG경영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ESG위원회를 만들었다. ESG위원회에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을 비롯해 총 9명의 사내·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하고 있다. 그룹 ESG 전략·정책 수립, ESG 추진현황 관리·감독 등 중장기적 관점에서 ESG경영의 최고의사결정을 하는 역할을 한다. 이와 함께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은 ESG전략부와 ESG기획부를 각각 두고 있다. 지난 2019년 연말 조직개편에서 사회공헌문화부를 ESG전략부로 개편하며 ESG 조직에 시동을 걸었다. 당시만 해도 ESG를 조직 이름에 내건 금융사는 드물었던 만큼 KB금융의 움직임은 눈길을 끌었다. 이후 다른 금융사들도 ESG 전담 조직을 만들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움직임은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에서 시작됐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연말 그룹 전략·지속가능부문(CSSO) 산하에 ESG기획팀을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그룹 전체의 ESG 전략 추진에 집중도를 높인다는 목표에서다. 당시 CSSO 역할을 수행해 온 박성현 상무를 CSSO로서 부사장으로 발탁했고, 탄소제로 프로젝트, ESG 통합 평가모델 구축 등 지속가능금융의 실행력을 강화하도록 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현재 각 계열사별로 ESG 기획 관련 부서나 팀을 두고 있고, 지주에서는 ESG기획팀이 그룹 총괄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매주 월요일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ESG기획팀 등이 참여하는 ‘ESG 전략 회의’를 열고 ESG 관련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아이디어 공유를 비롯해 그룹사별 ESG 추진 사업, 진도율 등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는 게 신한금융 측 설명이다. ◇하나금융, ESG부회장도…금융지주들 이사회에 ESG위원회하나금융그룹의 경우 하나은행에 먼저 ESG 전담 부서를 두는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연말 ‘경영기획&지원그룹’을 만들고, 산하의 경영전략본부에 ESG 전담 부서인 ‘ESG기획 섹션’을 신설했다. 하나은행이 적극적으로 ESG경영을 실천할 수 있도록 ESG경영 체계를 강화한다는 취지를 담았다. 이후 올해 3월 하나금융지주 이사회 내 ESG 관련 위원회인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신설하고, 같은 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관련 안건을 최종 의결했다. ESG경영을 이사회 차원에서 결정해야 하는 주요 핵심 사안으로 격상시킨다는 의미다. 기존의 사회가치팀은 ‘ESG기획팀’으로 개편해 ESG경영의 실천력을 강화했다. ESG부회장직을 새로 신설한 점도 특징이다. 이 자리에는 함영주 부회장을 임명해 ESG 금융을 총괄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도 ESG경영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ESG경영부서를 두고 있다. 지난해 연말 ESG경영 체계를 강화한다는 취지에서 신설했다. 또 올해 1월 그룹사 최고경영자(CEO)를 위원으로 하는 ‘그룹 ESG경영협의회’를 만들어 의사결정 체계를 강화했다. 또 지난 3월 이사회 안에 ESG경영위원회를 만들었다. ESG경영위원회는 그룹 ESG 전략과 정책을 수립하고, ESG 관련 각종 추진 현황을 보고받는 등 그룹의 ESG경영 전반에 대한 최고 의사결정기구 역할을 한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을 비롯해 총 9명의 이사가 참여하고 있다. NH농협금융그룹도 올해 ESG 의사결정 체계로 금융지주 이사회 내 ESG 관련 위원회인 ‘사회가치 및 녹색금융위원회’와 회장 주관의 ‘ESG전략협의회’를 신설해 컨트롤타워를 구축했다. 올해 사업전략부 안에 만들었던 ESG 전담 조직 ‘ESG추진팀’은 ‘ESG추진단’으로 격상했다. 앞서 NH농협은행에서는 녹색금융 사업단과 ESG추진위원회를 신설해 ESG경영 체계를 강화하기도 했다. 이처럼 주요 금융지주뿐 아니라 지방금융지주와 은행, 증권사, 운용사 등 전 금융회사에서 ESG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있다. 금융회사에서 ESG 전담 조직이 생기고 있는 것은 ESG경영의 중요성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ESG경영을 고민하고 바로 실천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조직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전에는 일부 부서에서 ESG 성격의 업무를 담당했지만, ESG란 이름을 달고 부서가 신설되는 것은 최근의 일"이라며 "금융사의 사회적 역할이 강조되면서 회사에서 ESG 부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

[창간 32주년 기획] 금소법 두달, "집에 간 고객 불러 다시 녹취…대면보다 비대면 가입 권유"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된 지 두 달이 지나고 있지만 현장에서의 혼란은 여전하다. 무엇보다 금소법 시행으로 강화된 녹취 의무를 지키기 위해 투자상품 가입 때 시간이 지체되는 등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 청약철회권에 따라 대출을 계약한 후에도 상환 수수료 없이 계약을 무를 수 있어 단기간에 대출을 취소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25일 금융권 관계자들은 지난 3월 25일 금소법이 시행된 후 두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영업 현장에서 혼선을 겪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금소법은 모든 금융상품에 적합성 원칙, 적정성 원칙, 설명의무 준수, 불공정영업행위 금지, 부당권유행위 금지, 허위 과장광고 금지 등 6대 원칙을 적용해 금융사가 상품을 판매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고 있다. 6대 원칙을 어길 경우 판매회사에 징벌적 과징금이 부과되고 최대 1억원의 과태료를 물릴 수 있다. 또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억원 이하의 벌금 제재도 받을 수 있다. 먼저 금융권에서는 금소법 시행 후 금융사의 투자상품 판매가 깐깐해진 점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들었다. 은행이나 증권사 등 금융사들은 불완전판매 소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펀드 등 투자상품 판매 때 녹취를 하고 있다. 상품 설명 등 전 과정을 녹음해 상품 판매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분쟁 등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금융위는 "설명의무가 설명서를 빠짐 없이 읽으라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으나, 금융사들은 향후 오해의 소지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 더욱 엄격하게 판매 과정을 준수하고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현재 사실상 예·적금 상품을 제외하고 펀드 등 투자상품을 판매할 때 모두 녹음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적은 액수의 펀드를 가입하더라도 녹취가 진행되기 때문에 판매 시간도 길어지고 다른 고객들이 영업점에서 대기하는 시간도 길어졌다"고 말했다. 녹취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고객에게 재방문을 요청해 다시 녹취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상품 판매를 하면서 녹취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가 있어 집에 돌아간 고객에게 다시 연락해 재녹취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빠르게 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방법은 영업점이 아닌 비대면 채널로 가입하는 것"이라며 "금소법에 맞춰 상품을 가입할 수 있도록 모바일 앱을 개선해 둔 상태라 비대면 채널을 이용할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투자상품 판매 과정이 까다로워지고 향후 판매 책임 문제도 발생할 수 있어 직원들의 상품 가입 권유와 가입 실적도 눈에 띄게 줄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향후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직원들이 투자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지는 않고 있다"며 "펀드 등 판매 실적이 한동안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판매를 독려하는 분위기도 아니다"고 말했다. 금소법에서 신설된 청약철회권을 남발하는 경우도 늘었다. 예를 들어 대출 계약의 경우 중도상환수수료를 내지 않고 14일 이내 대출 철회가 가능해져 대출을 받고 단기간에 대출 계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증가했다. 실제 지난달 SKEIT 공모주 청약 이후 대출을 취소한 건수는 약 10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간 돈을 빌렸다가 쉽게 계약을 무를 수 있는 만큼 금융사의 인력, 비용 낭비와 함께 청약철회권을 악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0일부터는 고난도 상품에도 청약철회권을 허용해 금융권에서는 혼란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금소법 시행 후 부작용이 발생하자 ‘금융회사 애로사항 신속처리 시스템’을 운영하며 현장과 소통을 지속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 ‘금소법 시행상황반’을 운영하며 금소법 안착 상황을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지원하겠다고 했다. 금융권 권역별 협회에서는 9월 25일부터 시행되는 소비자보호내부통제기준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표준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소법이 취지에 맞게 현장에서 안착되기 위해서는 현장 고충을 잘 이해하고 반영해 시행해야 한다고 본다"며 "아직 금융당국에서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아 혼란이 더 큰 것 같은데,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면 그에 맞춰 판매 체계를 개선하려고 한다"고 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서울 시내의 한 은행 대출 창구. 연합뉴스

[창간 32주년 기획] "건설사는 환경오염만 한다고?"… 이제 건설사도 친환경 선언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국내 주요 건설사에도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탈탄소·친환경은 기업의 필수 생존 전략이 됐다. 건설사들이 개발에만 몰두하던 과거와 달리 풍력 발전, 수소에너지 등 친환경·신재생에너지로 사업 영역을 확장 중이다.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건설은 풍력발전사업과 수소에너지사업에 진출한 상태다. 지난해 말 76MW급 영양 풍력 발전단지와 25MW급 제주 수망 풍력 발전단지를 준공했다. 90MW급 양양 수리 풍력 발전단지와 영천·영월 등에 총 100MW 규모의 풍력 발전단지 조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한화건설은 지난해 충남 대산에 수소에너지산업단지를 준공했다. 충남 대산 산업단지는 부생수소를 활용한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다. 매년 40MWh의 전력을 생산해 충남지역에 약 16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공급한다. 부생수소는 석유화학 공정이나 철강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발생하는 수소다. 이를 활용하면 수소 생성에 드는 추가 설비 투자비용을 줄일 수 있다.한화건설은 해상풍력사업도 계획 중이다. 신안 우이 해상풍력 사업 개발을 주관하고 충남 보령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신안 우이 해상풍력 사업은 400MW급 발전단지로 사업비 2조 원 이상이 투입되는 사업이다.SK건설은 친환경·신에너지 사업에 더 적극적인 모습이다. 이달 안에 SK에코플랜트로 사명을 바꾸기로 했다. 친환경·신에너지 사업을 주력 사업으로 체질전환에 나서는 것이다. 안재현 SK건설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2021년을 SK건설이 친환경기업으로 자리 잡는 해로 만들겠다"고 말하며 친환경사업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또 탄소배출이 없는 수소 연료전지 생산 발전 실증에 나선다고 밝히면서 친환경 사업을 빠르게 도입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강화에 나서는 SK건설은 지난 2018년 울산 동남해안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통해 발전허가를 취득한 바 있다. 지난해부터는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본격 준비해왔다. 해저면에 기초를 세우지 않고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울산과 서해안에 해당 사업을 활용할 방법을 다각도로 계획·개발 중이다. 지난달에는 충남 서산에 친환경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폐자원 등을 자체 처리하는 시설을 갖춘 친환경 단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2050 탄소중립 기조에 맞춰 DL이앤씨(옛 대림산업)는 온실가스 저감 활동을 추진 중이다. 현장 온실가스 배출량 및 에너지 소비를 실시간 분석해 온실가스를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소에너지와 CCS(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분야 사업에도 나선다. 아직 사업은 계획 단계지만 10년 전부터 CCS 기술 개발에 힘써왔고 CCS 국책연구과제 1~2단계에 모두 참여해 이산화탄소 포집 플랜트 기본설계를 수행한 바 있다. 현재 하루 3000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기본 설계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물산도 지난해 10월 석탄 관련 투자와 사업을 중단한다면서 탈석탄을 선언했다.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 및 저장 시설, 신재생에너지 등을 중심으로 친환경 사업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박용석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본부장은 "요즘은 어느 업계든 환경과 경영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라며 "건설사들의 친환경 사업 투자는 소비자들의 높아진 눈높이에 맞추기 위한 기업들의 생존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고 이들은 친환경 기업을 더 좋게 인식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박 본부장은 또 "건설사들이 친환경 사업에 뛰어드는 데는 ESG 기준이 더 까다로운 해외로 진출하기 위한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giryeong@ekn.kr한화건설이 지난해 제주에 25MW급 제주 수망 풍력발전단지를 준공했다. 연합뉴스SK어드밴스드 울산 PDH 공장 내 설치된 100kW 순수 수소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연합뉴스

[창간 32주년 기획] 건설사, ESG 경영 앞장… "친환경 미래사업 주도"

[에너지경제신문 손희연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경영 핵심 화두로 떠오르는 가운데 국내 건설사들도 ESG 중심의 경영전략을 통해 친환경 미래사업 주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앞다퉈 ESG 위원회를 조직하고 친환경 사업에 착수하는 등 ESG 경영을 확대하는 모습이다.먼저 삼성물산은 지난해 10월 이사회에서 업계 최초로 ‘탈석탄’을 전격 결정한 가운데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거버넌스위원회를 ESG위원회로 확대개편하는 안건을 의결하고, 정병석 사외이사를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삼성물산은 이사회 전원을 ESG위원으로 위촉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GS건설도 ESG 위원회를 신설해 건설업계에서 친환경 미래사업을 주도한다는 방침이다. GS건설은 지난 4월 이사회를 열고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ESG 위원회로 확대·개편하기로 하고, 위원회 신설을 승인했다. GS건설은 ESG경영에 그치지 않고 친환경에 초점을 맞춘 신사업을 통해 이를 적극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수처리사업과 태양광 개발사업, 배터리 재활용 사업에서 광폭행보를 보이는 중이며, 지난해부터는 모듈러 사업도 시작했다.이어 SK건설은 ESG 경영 강화를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 SK건설은 ESG 위원회를 신설하고 친환경 관련 사업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했다. SK건설은 △하수처리시설 설계·시공업 △폐기물 수거·분류·소각 및 매립사업 △탄소의 포집·저장 및 이용사업 △자원의 재활용 및 회수된 자원의 매매업 등 다수의 친환경 관련 사업을 정관에 추가해 친환경 사업의 본격화를 알렸다.DL이앤씨(옛 대림산업)는 이달 국내 건설사 최초로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CFD) 서포터스에 가입해 재무 내역 공개를 통한 선제적인 대응에 나섰다. 또 수소에너지와 CCS(이산화탄소 포집·저장) 등 친환경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한화건설은 친환경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ESG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말 대표이사 직속의 풍력사업실을 확대 개편하고 전문 인력을 충원하는 등 경쟁력을 강화했다. 한화건설은 녹색채권(Green Bond) 흥행에도 성공했다. 녹색채권 500억원, 회사채 300억원 총 800억원 규모로 진행한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신용등급 A-)에서 모집금액의 6.8배인 총 544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녹색채권은 ESG채권 중 하나로, 친환경 사업 등으로 사용처가 제한돼 있다. 한화건설은 녹색채권을 통한 모집 자금을 친환경건축물 건설과 하수처리장 건설을 위한 출자금, 온실가스 절감을 위한 친환경운송수단인 철도 건설 프로젝트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반도건설도 ESG 경영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기존 사업에 적용하고 있다. 반도건설은 올해 ESG 경영을 본격적으로 도입, 전담 테스크포스(TF) 조직을 구성해 전사적 ESG 운영체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전담 TF를 통해 부문별 실무자들이 다양한 분야에 걸쳐 ESG 경영을 위한 요소들을 검토한다. 이와 더불어 친환경·스마트 건설 활성화 등 ESG 경영을 위한 세부계획을 수립해 진행하고 있다.이처럼 건설사들이 ESG 경영에 앞다퉈 나서는 이유에는 금융당국의 ESG공시 의무화 영향이 크다. 금융위원회가 오는 2025년부터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에게 ESG를 포함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제출해야한다는 공시 의무를 지웠기 때문이다. 2030년부터는 모든 코스피 상장사가 적용 대상이라 건설사들이 ESG 경영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신서정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ESG가 모든 업종에 화두로 떠오르면서 건설업종도 신사업 개척에 관심이 큰 상황"이라면서 "건설사들의 신성장동력의 가시화가 중요해진 시점에서 특히 폐기물, 수처리,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분야는 건설업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son90@ekn.kr한화건설이 건설한 제주 수망 풍력발전단지. 한화건설

[창간 32주년 기획] "매물 없어요"…운명의 6월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매매 거래는 없어요." 지난 25일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일대 공인중개사사무소. 유리창에 붙은 매물정보에는 매매 건수가 거의 없고 전세와 월세 매물만 가득했다. 매물정보 대신 아파트 취득세·보유세·양도세 상담 정보를 자세하게 써서 붙인 업체도 보였다. 목동도 상황은 비슷했다. 양천구 목동과 신정동에 위치한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일대 5~6곳의 공인중개사사무소에는 손님이 없었고 ‘아파트 세금폭탄! 집 한 채가 무슨 죄냐’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단지 곳곳에 내걸려있었다.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재건축·재개발 지역 규제 강화를 위해 지난달 26일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시행되면서 압구정·목동·여의도·성수 등을 중심으로 부동산 거래가 ‘뚝’ 끊겼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건수는 올해 1월 5776건, 2월 3863건, 3월 3762건, 4월 2906건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 17일 기준 5월 매매 건수는 401건이 집계돼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타격을 가장 크게 입은 지역은 압구정동이다. 압구정 현대아파트1~14차 매매거래매물은 지난달 단 2건에 그치며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직접 만난 압구정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매물이 없고 문의도 전혀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건의 매물은 지난달 21일 34억원에 거래된 현대14차 전용면적 84㎡와 지난달 13일 신고가 53억 7000만원에 거래된 현대1차 전용면적 161.19㎡다.이 아파트에 30년째 거주하고 있는 중년 여성 A씨는 "1년 전부터 집값이 오르더니 오 시장이 당선되면서 1억원 가까이 올랐다"면서 "30년 전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떠올리면 현재는 부동산 거품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고 불안해했다.오 시장이 재건축 활성화를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던 목동은 재건축 기대감으로 호가가 계속 오르는 분위기다. 비싼 호가 탓에 수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매가 성사되지 않고 있다.목동11단지 인근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오 시장 취임 후 이전보다 재건축 기대감이 높아졌다"며 "이 때문에 오히려 실수요자가 있어도 매도자가 가격을 비싸게 불러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높은 가격에 팔리지 않는다면 차라리 안고 가겠다는 ‘매물잠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실제 올해 목동신시가지 1~14단지는 11단지 등 소형 면적 단지를 제외하고는 호가가 15억원을 넘었다. 아파트 매매가가 15억원을 넘으면 대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거래가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들 단지도 곧 15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목동11단지 전용면적 66.24㎡는 신고가인 14억 9500만원에 거래됐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매물이 줄어든 것은 조합원들 사이에서 재건축·재개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라며 "10년간 재건축에 공들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확신에 매물을 팔려고 내놨다가도 회수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라고 매물잠김 현상을 설명했다. 윤 연구원은 또 "토지거래허가구역은 과열지역에 지정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실수요 목적으로 매입하려는 실수요자도 많다"며 "그렇기 때문에 매물은 부족하고 수요는 넘치는 초과수요국면이 유발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한편 일각에서는 매물잠김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양도세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다음달 1일부터 양도세가 중과됨에 따라 오히려 부동산을 증여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시각이다.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요즘 거래를 살펴보면 증여 형태가 많은데 양도세를 완화해야 증여 안하고 매물을 내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giryeong@ekn.kr2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부동산 매물정보란에는 매물정보보다 종부세·양도세 상담 정보가 더 많이 붙어 있다. 김기령 기자25일 서울 양천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아파트 단지에 각종 부동산세에 항의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기령 기자

[창간 32주년 기획] 건설·건자재 업계, 친환경 제품·기술 개발 ‘봇물’

[에너지경제신문 손희연 기자] 건설사와 건자재 업계에도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은 주택에 친환경 건축자재를 적용, 건설 현장에도 친환경 저감제 기술을 활용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건자재 업체들도 앞다퉈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고 출시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25일 건설·건자재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건설은 한화솔루션 첨단소재 부문과 층간소음 완충재 전문기업 EPS코리아와 협업해 층간소음 저감 효과가 뛰어나고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층간차음재인 ‘EPP+EPS 적층형 60mm 층간차음재’를 개발했다.한화건설의 층간차음재는 친환경 소재로 떠오르고 있는 EPP(Expanded PolyPropylene·발포폴리프로필렌)가 적용됐다. EPP는 스티로폼 대비 가볍고 강도가 높아 외부 충격에 쉽게 부서지지 않고 미세 플라스틱이 발생되지 않으며 탄성 및 복원력이 뛰어나다. 또 제품 발포 공정에 화학 첨가제를 사용하지 않아 벤젠, 다이옥신 등의 유해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다.윤용상 한화건설 건축사업본부장은 "한화건설은 이번 친환경 60mm 층간차음재 개발을 비롯해 층간소음 저감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개발할 계획"이라며 "한화건설의 주거브랜드 포레나 고객들에게 보다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이어 포스코건설도 자연분해가 가능한 비산먼지 저감제 개발에 성공했다.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인 ‘도로미세먼지연구단’에 소속된 포스코건설은 2019년부터 건설현장 비산먼지 저감을 위한 국책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일반적으로 쓰이는 폴리머계 비산저감제보다 포집력을 향상시킨 저감제 기술을 특허출원한 데 이어 최근 이를 자연 분해되는 친환경 저감제로 발전시켜 개발했다.기존 비산저감제는 자연 분해되지 않아 살포지역에 그대로 남아있게 되는 반면 친환경 저감제는 3~6개월 뒤면 자연 분해된다. 포집력도 우수해 비산먼지 억제효과가 뛰어나고 가격도 80% 이상 저렴하다.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성능 개선에서 나아가 환경까지 생각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포스코건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핵심철학"이라며 "사회분야의 기관들이 시너지를 이뤄 더 나은 가치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반도건설은 엘에스이피에스(LS EPS)와 친환경·준불연 단열재 기술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친환경·준불연 단열재는 화기에 노출되더라도 화기와 접해있는 부분만 탄화되고 유해가스가 방출되지 않아 환경·인명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 반도건설과 엘에스이피에스는 제품에 나노 기술을 적용해 ‘친환경·준불연 스티로폼’을 개발해 기존 스티로폼 단열재의 장점인 단열성은 유지하면서 기존 단열재의 화재 취약성을 보완해 소재 자체로 준불연 성능을 확보했다.이어 건자재 업계에서도 친환경 제품을 적용하거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종합 건축자재회사 KCC는 인테리어용 친환경 수성 페인트 ‘숲으로 에코플러스’를 출시했다. KCC에 따르면 ‘숲으로 에코플러스’는 콘크리트, 몰탈, 석고보드 등으로 마감한 건물의 내부에 적용되는 페인트이다. 이번 출시된 제품은 보급형 페인트로 출시된 만큼 가격이 합리적이며, 친환경이다. KCC는 환경부 공인 환경표지인증서를 취득했으며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을 크게 낮췄고, 4대 중금속 성분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LG하우시스는 친환경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LG하우시스는 ‘2020 대한민국 올해의 녹색상품’으로 자사의 지아소리잠 바닥재, 지아벽지 시리즈, 수퍼세이브 창호, 건축용 단열재 등이 선정됐다. 인테리어필름 제품은 글로벌 인테리어필름 업계 최초로 유럽 섬유제품 품질인증 1등급을 획득했다.특히 정부의 제로에너지 건축 로드맵에 따라 KCC와 LG하우시스, 한글라스는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제품을 차례로 선보이며 제로에너지 건자재 업계를 주도하고 있다.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본부장은 "건설사들과 건자재 업체들이 다양한 친환경 제품을 만들거나 기술을 개발해 적용하는 것은 이제 필수 요소이다"며 "친환경 분야에서 더 나아가서 ESG까지 넓혀지는 사업영역은 수익 향상에 절대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son90@ekn.kr한화건설이 층간소음 저감을 위한 친환경 층간차음재 개발했다. 한화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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