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김종환 기자] 올해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고교에 진학하는 2025학년도부터 대학처럼 자신이 원하는 수강과목을 골라 교실을 이동하며 수업을 듣는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된다.다만, 그간 고교학점제 안착의 선결 조건으로 꼽혔던 공통과목(주로 고1 과목) 내신 전면 성취평가제(절대평가)의 도입은 일단 보류됐다.교육부는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공교육 경쟁력 제고방안’을 발표했다.고교학점제는 현재와 같이 학생들 모두가 똑같은 수업을 받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적성과 대입 진로 방향에 따라 원하는 수업을 골라 듣게 함으로써 다양하고 창의·융합적인 인재 양성을 꾀한다는 것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교실로 찾아오는 선생님을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는 교실로 찾아가는 방식이다.학생들이 과목을 들을 때 일정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이수하지 못해 하위권 학생의 경우 수업을 더욱 신경 써서 들어야 한다.학생들은 고등학교 3년 동안 졸업을 위해 공통 이수 과목 48학점을 포함, 192학점을 이수해야 한다.학생들은 1학년 때까지는 기초 소양을 위해 공통국어 1·2, 공통수학 1·2, 공통영어 1·2, 통합사회 1·2, 통합과학 1·2(이상 8학점), 한국사 1·2(6학점), 과학탐구실험 1·2(2학점) 등 공통과목 48학점을 듣는다. 2학년부터는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선택과목(일반·진로·융합)을 골라 들을 수 있다.일반선택과목은 화법과 언어, 독서와 작문, 수학 미적분, 확률과 통계 등 기존 수능에 출제됐던 과목이 포함된다. 진로선택과목은 주제 탐구 독서, 문학과 영상, 영미 문학 읽기 등, 융합선택과목은 수학과 문화, 미디어 영어, 여행지리 등 보다 다채로운 과목으로 구성된다. 학생들은 소속 학교에서 원하는 과목이 개설되지 않았다면 다른 학교와의 온·오프라인 공동 교육과정이나 지역 대학이나 연구기관 연계 수업을 들을 수 있다. 과목도 이수 기준이 생기는데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정한 학업성취율 40%와 과목 출석률 3분의 2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이수 기준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은 방과 후나 방학 중 보충지도 등을 받게 된다.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전까지 불과 1년 반밖에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제도 안착을 위한 준비가 제대로 될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고교학점제 전면도입과 별개로 고교 내신 평가 제도는 우선 현행을 유지키로 했다. 현재 고교 내신의 경우 1학년은 대입전형을 위해 성취평가(A·B·C·D·E)와 9등급 상대평가를 함께 실시하고 2∼3학년은 성취평가만 시행한다. 1학년은 상대평가, 2∼3학년은 절대평가인 셈이다.전문가들은 그러나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될 경우, 제도 도입 취지에 맞게 학생들이 성적이 잘 나오는 과목이 아니라 실제로 원하는 과목을 수강하게 하려면 모든 과목에서 성취평가제, 즉 절대평가를 해야 한다고 지적해 왔다.교육부는 이에 대해 "공통과목 전면 성취평가, 석차 5등급제, 석차 9등급제 유지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했으나 내신 평가의 신뢰성·공정성 확보와 대입 변별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며 "향후 성취평가제 적용 상황을 보면서 보완할 부분이 있다면 보완하겠다"고 밝혔다.교육부는 대신 성취평가의 신뢰도를 높이고자 학교-교육청-외부점검단의 3단계 점검 체계를 만들고 평가관리센터를 설치해 운영하기로 했다.학교별·지역별 개설과목 편차가 큰 점을 고려해 현재 4개인 공립 온라인학교를 2025년까지 17개로 확대하고 공동교육과정을 늘리는 한편, 지역 고교학점제 지원센터를 설치해 고교-대학-기업 협력도 강화한다.이와 함께 프로젝트 학습 등 참여형 수업을 늘리고 객관식 문항 대신 논·서술형 평가를 강화하기로 했다.교육부는 교과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초등학교 3학년과 중등교육을 시작하는 중학교 1학년을 ‘책임교육학년’으로 지정해 학습을 돕기로 했다.학년 초 성취수준을 진단하기 위해 맞춤형 학업성취도 평가에 초3·중1 학생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청에 권고하고, 참여 여부를 교육청 평가에 반영하기로 했다.맞춤형 학업성취도 평가는 학급별로 신청해 치르는 진단평가(국어·수학·영어·사회·과학)인데 자율이다 보니 전국 평균 참여율이 학생 수 기준 12.2%에 불과하고 지역별 편차도 크다. 한때 ‘일제고사’로 불린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와는 별개의 평가다.진단결과에 따라 중점적으로 학습을 지원하는 대상을 현재 ‘기초학력 미달’ 학생에서 2025년에는 ‘중·하위권’ 학생까지 계속 확대한다. 이렇게 하면 전체의 5% 규모인 지원 대상이 30%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2024년부터는 ‘학습도약 계절학기’를 도입해 방학을 이용한 기초학력 보충학습을 시행하고 중1 학생은 자유학기제 취지를 고려해 진로·적성진단과 진로 탐색을 강화한다.이와 함께 올해 하반기부터는 학생들의 학교생활 적응, 교우관계 등을 사회·정서지표 조사로 측정하고 ‘학생 사회·정서 지원법’을 제정하는 한편, 인성교육과 예술·체육활동도 강화한다.axkjh@ekn.kr서울의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