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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 3400억원 규모 사우디 가스 복합 발전 주기기 공급 계약

두산에너빌리티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추진 중인 가스 복합 발전소 2곳에 약 3400억원 규모의 주기기 공급 계약을 연이어 따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EPC 합작사인 스페인과 이집트의 최대 건설사인 테크니카스 레우니다스·오라스콤과 가즐란 2 확장 발전소, 지난 4월에는 같은 발주처와 하자르 확장 발전소에 스팀터빈∙발전기 패키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가즐란2∙하자르 가스 복합 발전소는 모두 수도인 리야드 북동쪽 약 400km에 위치하며 각 2900MW급 설비로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건설된다. 이번 계약에 따라 두산에너빌리티는 두 발전소에 스팀터빈과 발전기를 650MW급과 540MW급 각각 2기씩 공급할 예정이다. 손승우 두산에너빌리티 파워 서비스 BG장은 “중동 지역에서 지난 40년 이상 쌓아온 신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주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번 프로젝트도 고품질 제품의 적기 납품으로 고객 신뢰를 더욱 높이고, 예정된 후속 사업 수주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5년간 전세계에서 발주된 복합 발전용 초대형 스팀 터빈 누적 출력 기준 22.1GW 중 33.1%인 7.3GW(총 12기)를 수주해 최근 5년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중 사우디아라비아에서만 지난 해부터 9기의 스팀 터빈 공급을 계약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경기도, ‘경기도형 스마트공장’ 지원 대상 151개사 선정...내달부터 구축 시동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경기도는 '2025년 경기도형 스마트공장 구축 및 컨설팅 지원사업' 대상기업 151개사를 선정하고 내달부터 공장구축을 지원한다고 27일 밝혔다. 도에 따르면 경기도형 스마트공장 구축 및 컨설팅 지원사업은 생산성 저하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조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으로 스마트공장 구축을 위한 컨설팅부터 전문인력 양성에 이르기까지 종합지원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 도와 경기테크노파크는 시군과 협력을 강화해 전년대비 50% 증가한 105억원의 예산을 확보했으며 지원기업도 지난해 77개사에서 151개사로 2배가량 늘렸고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제조로봇 지원 분야를 신설했다. 분야별로는 △설비·솔루션 도입 131개사 △특수목적(안전, 에너지·탄소중립, 보안 등) 및 제조데이터 활용 5개사 △로봇기반 15개사를 지원한다. 제조로봇 지원사업 신설은 제조현장에서 로봇을 활용한 자동화 수요가 본격화되고 향후 로봇 기반 제조혁신이 중소기업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측됨에 따른 것으로 기업만족도 등을 확인해 향후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기존 추진중인 에너지·탄소중립, 제조데이터 등을 도입하는 스마트공장 지원사업도 환경·사회·투명경영(ESG) 기반 디지털 전환과 AI 활용 제조혁신에 대한 기업 현장의 수요가 확인돼 2026년 사업확대 여부를 면밀하게 검토할 예정이다. 각 분야 선정 기업은 과제당 3000만원에서 최대 8000만원을 지원받아 스마트공장을 구축하고, 자동화 및 데이터 기반 제조혁신을 추진한다. 수행기관인 경기테크노파크는 현장중심 맞춤형 지원을 통해 스마트공장이 단순한 장비 혹은 솔루션 도입을 넘어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과 공정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계획이다. 배영상 경기도 디지털혁신과장은 “제조현장에서 AI와 로봇을 활용한 자동화 수요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며 “2026년에는 로봇 및 AI 기반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을 한층 더 확대해, 경기도가 디지털 제조혁신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sih31@ekn.kr

한화-HD현대, 부산 ‘마덱스 2025’서 통합 솔루션·무인 체계 ‘격돌’

국내 최대 해양 방위 산업 전시회인 '2025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5, 이하 마덱스)'이 이틀 앞으로 성큼 다가온 가운데 한화와 HD현대 등 대표 방산 기업들이 K-해양 방산의 미래 청사진을 앞다퉈 공개한다. 두 회사는 첨단 함정·무인체계·에너지 시스템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해양 방위 산업 전시회인 마덱스가 오는 28일부터 부산 벡스코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개막한다. 올해 행사에는 14개국 200여 방산 기업·기관이 참가하고, 30여 개국 해군 대표단과 1만5000여 명의 바이어가 방문하는 등 글로벌 해양 방산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한화오션·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 등 한화 방산 3사는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한화 통합관'을 운영하며 함정부터 무인 체계, 에너지 시스템까지 아우르는 '미래 해양 통합 솔루션'을 선보인다. 한화오션은 장보고-III 배치-II 잠수함,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 울산급 배치-IV, 태국 수출형 호위함 등 수상함과 2000톤급·2800톤급·3600톤급 잠수함 등 총 8종의 함정을 전시한다. 특히 3600톤급 잠수함은 세계 최초로 공기 불요 추진 체계(AIP)와 리튬 이온 배터리를 동시 탑재해 디젤 잠수함 중 최고의 잠항 지속 능력을 자랑한다. 한화시스템은 전투용 무인 수상정(USV)과 자폭용 무인수상정 등 해양 전장의 무인화 전략을 제시하며, 자체 개발한 전투 체계(CMS)와 통합 함교 체계(IBS), 군용 저궤도 위성 통신 등 스마트 네이비 기술을 공개한다. 한화시스템의 CMS는 우리 해군 수상·수중함 공급률 99%를 기록하며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잠수함용 리튬 이온 에너지 저장 장치(ESS) 등 에너지 시스템 기술을 선보인다. 한화그룹은 실물 전시와 디지털 콘텐츠를 결합해 미래 해양 전력 비전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개막 첫날에는 국내외 군 고위 인사 100여 명을 초청한 칵테일 리셉션을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한화 방산 3사의 통합 기술력과 글로벌 협력 의지가 강조될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은 LIG넥스원과 공동으로 218㎡ 규모의 통합 전시관을 운영하며 '국내 함정', '수출 함정', '미래 함정' 등 3개 테마로 K-해양 방산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국내 함정 섹션에서는 정조대왕급 이지스 구축함을 기반으로 개발 중인 KDDX와 울산급 배치-Ⅲ 충남함, 자체 개발 원해 경비함 등을 전시해 한국 해군 전력의 위상을 부각한다. 수출 함정 섹션에서는 필리핀·페루 수출형 호위함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6500톤급 대양 작전용 고기능 호위함이 최초 공개된다. 미래 함정 섹션에서는 미래형 무인 전력 모함(HCX-23 Plus)과 HCX-25, 기동형 무인 전력 통제함, 전투용 무인 수상정(USV) 등 AI 기반 유·무인 복합 체계와 차세대 함정 기술을 선보인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해군으로부터 다목적 무인 전력 모함 개념 설계를 수주하며 경항모급 대형 수송함-Ⅱ(CVX) 등 미래 함정 연구·개발(R&D)을 본격화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개막 첫날 글로벌 방산기업 레오나르도·탈레스 등과 수출 함정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MOU)을 체결하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LIG넥스원·포스코 등과도 차세대 함정 신소재·무인 전력 모함 개발 협력을 추진한다. 오는 29일에는 포르투갈 해군과 소형 잠수함 공동 개발 MOU를 체결하며, 군인 대상 채용 박람회도 진행해 방산 인력 확보에 나선다. 이번 행사는 한화와 HD현대가 각각 통합 솔루션과 미래형 무인 체계를 앞세워 K-해양 방산의 현재와 미래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무대다. 두 그룹 모두 △함정 건조 기술력 △무인 체계 △에너지 시스템 △스마트 전투 체계 등에서 '개방·융합·확장'의 가치를 실현하며 글로벌 해양 방산 시장에서의 전략적 협력과 수출 확대를 노린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세계 최고의 함정 건조 기술력과 지휘 통제 시스템까지 아우르는 당사만의 역량을 통해 국내외 고객과의 전략적 협력을 더욱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사업 대표는 “이번 행사는 우리의 독보적인 함정 기술력을 증명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며 "K-해양 방산이 글로벌 시장에서 상생·발전할 수 있도록 개방과 융합, 확장의 가치를 끊임없이 추구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삼성·LG, 가전 주도권 격돌…기술 경쟁이 이끄는 ‘시장 선순환’

'숙명의 라이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국내외 가전 시장에서 주도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올인원 세탁건조기, TV, 인공지능(AI) 가전 등 주요 제품군 전반에서 시장 점유율 확보와 기술 선점을 위한 맞대결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는 이 같은 경쟁이 단순한 점유율 싸움을 넘어 기술 발전과 소비자 혜택, 시장 성장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올인원 세탁건조기 시장 점유율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사 조사 기준 점유율이 약 70%에 달한다고 밝혔고, LG전자는 자체 추산으로 55%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양사는 지난해에도 올인원 세탁건조기를 비슷한 시기에 출시하며 건조 방식, 소비전력 등을 놓고 경쟁사의 제품을 의식한 마케팅을 이어갔다. 가격 전략 측면에서도 견제가 뚜렷했다. TV 시장에서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을 중심으로 경쟁이 치열하다. 삼성전자는 최근 AI TV 발표 행사에서 “77인치 이상 OLED TV 부문에서 국내 점유율이 60%에 이른다"고 밝혔으나, LG전자는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데이터를 인용해 “2025년 1분기 기준 OLED TV 시장에서 삼성의 점유율은 LG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AI 가전 영역에서도 양사는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있다. LG전자는 '업(UP) 가전'을 통해 AI 기반 맞춤 기능을 처음 도입한 기업임을 강조하며 선도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으며, 삼성은 “중요한 건 누가 먼저 시작했느냐보다 소비자에게 얼마나 빠르게 가치를 제공하느냐"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양사의 경쟁은 하이센스, TCL 등 중국 제조사들의 저가 공세가 거센 상황에서 프리미엄 시장 방어와 기술 우위 확보를 위한 전략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중국 업체들이 액정표시장치(LCD) 기반 TV와 보급형 가전을 앞세워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삼성과 LG는 고급형 제품과 신기술을 중심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양사는 올인원 세탁건조기 등 신가전과 AI 기반 제품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동시에, 정밀한 기능, 스마트홈 연동성, 사용자 맞춤형 경험 등 고부가가치 요소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TV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삼성과 LG는 LCD 진영과 달리 OLED 기술을 앞세워 화질과 소비전력 효율에서 기술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AI 화질 엔진, 게임 성능 인증, 콘텐츠 최적화 등 기능은 OLED TV 경쟁의 핵심이 되고 있다. 이충훈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 대표는 올 초 한 세미나에서 “국내 업체들이 OLED TV 시장을 확대해야 프리미엄 시장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다"며 “가성비 경쟁보다는 기술 차별화 전략이 중국 업체와의 장기 경쟁에서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업계는 삼성과 LG의 경쟁이 기술 개발 가속화와 소비자 경험 향상, 나아가 전체 시장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고 본다. 삼성은 최근 건조 성능을 강화한 올인원 세탁건조기 신제품을 출시했고, LG도 성능을 대폭 업그레이드한 후속 제품을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이 같은 기술 경쟁은 시장 성장으로 직결되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인원 세탁건조기는 출시 1년 만에 국내 세탁기·건조기 시장의 약 22%를 차지했다. OLED TV 시장도 성장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글로벌 OLED TV 출하량이 전년 대비 7.8% 증가한 655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프리미엄 TV 수요가 늘면서 OLED 중심의 전략이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AI 가전 보급도 빠르게 확산 중이다. 소비자들은 에너지 효율, 맞춤형 기능, 음성 인식 등 실용적 이점을 기반으로 AI 기능 탑재 제품을 선호하며, 실제 만족도 역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LG는 디자인과 정밀한 기능 설정에서, 삼성은 스마트폰 연동성과 생태계 기반의 스마트 기능에서 강점을 발휘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의 경쟁은 단순한 점유율 싸움을 넘어 기술 진화를 촉진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혁신 경쟁이 이어진다면 소비자 만족과 산업 경쟁력 모두를 높이는 '윈윈 효과'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트럼프, 日 US스틸 인수 승인…‘쇳물 합친’ 포스코·현대제철과 한·일 철강 격돌 예고

미국 정부가 일본제철(NSC)의 US스틸 인수 의향에 긍정적인 답변을 내놔 양사 간 합병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연산 세계 3위 회사가 탄생해 업계 순위 변동을 예고하는 가운데 미국 현지에서의 협력을 도모하는 포스코·현대제철은 일본 철강사들과 치열한 샅바 싸움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시도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 소셜에 “최소 7만개에 이르는 일자리가 창출되는 '계획된 협력 관계'"라는 내용의 글을 올려 사실상 승인의 뜻을 내비쳤다. 이에 일본제철 측은 “US스틸과의 파트너십을 승인한 트럼프 대통령의 영단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며 “미국 철강 기업, 아울러 전미 제조업계에 획기적 전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결정은 전미철강노조(USWA)의 반발을 의식한 조 바이든 전임 대통령이 퇴임 직전인 올해 1월 국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합병(M&A)을 금지했던 것에 비하면 완전히 다른 상황이다. 앞서 2023년 일본제철은 150억달러에 US스틸 주식 전량 취득을 목표로 한 M&A 방안을 추진한 바 있다. 일본제철은 지난 19일에는 40억달러(5조4720억원) 수준의 신규 제철소 건립을 포함한 19조5000억원 수준의 추가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공언했다. 종전까지는 기존 설비에 약 27억달러(약 3조6936억원)를 투입하겠다고 밝혔으나 투자 규모를 크게 늘린 셈이다. 2023년 조강 생산량 기준 일본제철은 4366만톤으로 세계 4위이고 US스틸은 1575만톤으로 24위다. 이 두 회사의 연간 생산량을 단순 합산하면 5941톤으로 5589만톤인 중국 안스틸을 제치고 3위에 안착하게 된다. 이로써 일본제철은 일본·인도·동남아에 이어 미국에도 생산 거점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사실상 미국 철강 시장 재편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나옴과 동시에 국내 철강업계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돌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세아제강 등 국내 철강업계는 지난 3월 12일부터 미국 수출분에 대해 25% 수준의 관세를 물고 있어 원가 경쟁력에서 뒤쳐지는 상황이다. 게다가 중국의 건설·부동산 경기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고 조강 생산량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저가 철강 제품들이 시장에 쏟아지고 있어 국내 철강 기업들은 다중고를 겪고 있다. 이 같은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국내 철강사들은 연구·개발(R&D)은 물론, 전례가 없던 동맹 체제를 모색하기에 이르렀다. 미국 루이지애나에 전기로 기반 일관 제철소를 건립하려던 현대자동차그룹은 포스코그룹과 '코리아 원 팀'을 구성해 부진한 업황에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했다. 이 대규모 프로젝트에는 59억달러(약 8조5000억원)이 소요된다. 현대제철은 투자금의 절반 가량을 외부에서 조달하겠다고 밝힌 만큼 포스코는 전략적 투자자(SI) 자격으로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협력할 것이라는 게 업계 전언이다. 이 경우 현대제철은 2029년부터 연간 270만톤을 생산해 미국에서 연간 120만대 넘게 판매하는 현대자동차·기아에 무관세로 납품이 가능해진다. 포스코 역시 주요 고객사인 제너럴 모터스(GM)·포드 등에 관세 부담 없이 공급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주태 포스코홀딩스 사장은 “현대차그룹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글로벌 통상 압박과 패러다임 변화에 철강과 2차 전지 소재 등 그룹 사업 전반에 걸쳐 지속 성장 할 수 있는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철강 사업 회사 포스코로 하여금 미국과 멕시코 지역에 원활한 소재를 공급할 수 있어 유연한 글로벌 생산·판매 체제를 갖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포스코그룹은 자동차 강판 생산 법인인 포스코 멕시코를 비롯, 북미 지역에 철강 가공 센터를 운영하며 다양한 완성차 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한편 일본제철과 자회사가 될 US스틸, 고베제철은 미국 현지 공장에서 토요타·혼다·닛산은 물론, 포스코의 고객사인 GM·포드 등에도 강판을 제공하고 있어 한·일 철강업계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갤S25 엣지 출시에도 통신시장 ‘잠잠’…SKT 신규가입 재개·단통법 폐지 변수

삼성전자의 초슬림 스마트폰 갤럭시 S25 엣지가 정식 출시됐지만 통신시장은 크게 달아오르지 않는 분위기다. 최근 발생한 SK텔레콤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 정보 해킹 사고 여파로 사전판매량이 기대치에 다소 미치지 못한 모양새다. 업계에선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 이후 시장 활성화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높다. 2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 S25 시리즈의 국내 판매량은 200만대를 돌파했다. 전작 갤럭시 S24 시리즈보다 약 2주 이상 빠른 속도다. 이 중 갤럭시 S25 엣지의 경우 구체적인 판매량이 공개되지 않았다. 이 제품은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약 1주일 동안 사전판매를 거친 뒤 지난 23일 국내에 공식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갤럭시 S25를 비롯한 전 시리즈의 사전판매량을 공개해 왔다. 이는 지난달 발생한 유심정보 해킹 사고 여파로 SKT의 신규가입이 불가능한 상황인 데다 통신사의 마케팅 방식이 다소 소극적으로 전환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먼저 SKT의 경우, 직영점에선 기기변경 가입자 대상 사전예약만 진행하며, 통신 3사를 모두 취급하는 판매점에서만 번호이동이 가능한 상황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지도에 따라 유심 수급이 안정될 때까지 신규가입을 중단한 데 따른 것이다. KT와 LG유플러스의 경우 표면적으론 마케팅 공세를 지양하는 모습이다. 해킹의 경우 업계 전반에 미칠 수 있는 파급력이 높아 양사 또한 관련 이슈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서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해킹 사고 영향으로 시장 상황이 그리 좋지 않은 데다 차기 대선을 얼마 남기지 않아 경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만 물밑에서 간접적인 마케팅 전략을 활용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일부 대리점에선 SKT 해킹 사고를 언급하며 번호이동을 유도하거나, 보안을 전면에 내세우는 마케팅이 적잖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양사는 사실 확인 직후 중단 조치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시지원금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당초 KT·LG유플러스 모두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최소 6만6000원, 최대 25만원선으로 책정했는데, KT가 지난 24일 갤럭시 S25 시리즈와 아이폰 16 시리즈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최대 70만원까지 상향했다. SKT 또한 지난 25일 갤럭시 S25 시리즈 공시지원금을 기존보다 20만원 올린 68만원으로 책정했다. 아이폰 16 프로·프로맥스 공시지원금은 기존 45만원에서 65만원으로 20만원 인상했다. 이와 함께 일부 지역에서 휴대폰 유통점에 지급하는 판매장려금 또한 최대 30만원까지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선 SKT의 신규가입 재개와 단통법 폐지가 맞물리는 7월 이후 마케팅 경쟁이 본격화되며 S25 엣지를 비롯한 차기작 흥행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T는 다음달 중 유심 교체 서비스를 예약하지 않아도 전국 매장에서 유심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이날 0시 기준 유심 교체 현황은 과기정통부 민관합동조사단 최종 조사 결과도 비슷한 시점인 다음달 말 발표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신규가입 재개 시점은 유심 수급 정상화 이후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와의 협의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단통법 또한 비슷한 시점인 7월 22일 이후 효력을 잃는다. 통신 3사의 공시지원금 한도가 없어지는 만큼,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자율적으로 구사할 수 있게 됨을 뜻한다. 특히 SKT의 경우 사고 이후 한 달 동안 적잖은 규모의 가입자 이탈이 이뤄진 만큼, 시장 점유율 방어를 위해 단말기 지원금을 올리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강화할 가능성이 업계 안팎에서 제기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단통법 제정 이전 수준의 출혈 경쟁은 나타나지 않겠지만, 공격적인 보조금 마케팅이 펼쳐질 가능성은 없지 않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선택2025④-외교]이재명 ‘실용’·김문수 ‘동맹’…엇갈린 한반도호 방향타

6·3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주요 정당 후보들은 미중 무역 갈등과 북핵 문제, 대일본·중국 관계 등에서 비교적 분명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미국발 관세 전쟁에 따른 수출 감소와 북한 핵무기 위협이 현실화되는 등 빠른 속도로 한반도를 둘러 싼 국제 정세·통상 현안이 변화하고 있는 와중이다. 일각에선 현재를 120년전 주변 4대 강국이 조선을 호시탐탐 노리던 구한말과 비교할 정도로 위험한 정세라는 지적까지 내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5년간 외교·통상협상, 국방·안보, 대북 정책 등의 키를 쥘 대통령이 어떤 방향으로 대한민국호를 이끌 것이냐는 초미의 관심사다. 대체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국익 위주의 실용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반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윤석열 정부가 추구했던 '동맹·가치' 중심 외교의 틀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기조다. 이재명 후보는 이른바 '셰세' 발언으로 유명하다. 중국과 대만이 싸우더라도 우리와는 크게 관계없으니 양쪽과 다 잘 지내면 된다는 '실용주의 외교' 정책을 표방하고 있다. 미국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후보는 지난 18일 대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트럼프 시대 통상 전략'에 대해 '가장 중요한 협상 원칙은 국익'이라며 신중론을 강조했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의미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한미 간 신뢰' 등 동맹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당선 즉시 한미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등 빠른 외교적 해법을 통해 수출 기업의 피해 최소화를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후보는 1차 대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한국과 미국은 여러 측면에서 가치를 공유하는 만큼, 신뢰를 바탕으로 관세 등 문제를 7월 8일 관세 유예 종료 전에 끝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지난 22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초청 간담회에서 “상호 간 니즈가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고 협상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이 부분에 있어 성급하게 서둘러선 안 된다"고 짚었다. 속도에 한해서는 이재명 후보와 결을 같이하는 모습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명확한 정책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공약 보다는 슬로건에 가까운 발언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외교 분야에서 세계질서 변화에 따른 '외교영역 확대와 다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존 미국·일본과의 협력 관계도 강화하는 한편, 중국·러시아와의 외교 관계도 국익·실용적 관점에서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미국과 중국이 갈등을 빚으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선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 정책, 즉 '글로벌 사우스'(개발도상국 등 제3세계) 등과의 교류를 강화해 시장·자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국방 분야에서 이 후보는 징병제와 모병제를 혼합한 정책을 공약했다. 병역 대상자들이 단기 징집병(복무 10개월)과 장기 모병(전투부사관, 군무원 등, 복무 36개월) 중에서 고를 수 있는 '선택적 모병제' 도입이다. 이 후보는 북핵 문제 등에 대해선 대북한 관계를 개선할 필요는 있지만, 개성공단 폭파·금강산 관광시설 해체 등으로 당장 남북정상회담을 갖기엔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 3년간 관계가 단절되다시피 한 만큼 9.19 군사합의 재가동 등을 통해 상호 신뢰를 회복한 후 본격적인 교류·협력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김 후보의 대북 정책·안보 공약 핵심은 '한미 동맹에 기반한 북핵 억제력 강화'로 요약된다. 김 후보는 10호 공약에서 '북핵을 이기는 힘, 튼튼한 국가 안보'를 슬로건으로 제시했다. 한미동맹의 북핵 확장 억제 실행력 강화와 핵 잠재력 강화 등을 내걸었다. 이준석 후보는 10대 공약을 통해 통일부를 폐지하고 외교부로 업무를 통합, '외교통일부'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3부총리제'를 도입해 안보부총리 직을 새롭게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동맹을 중요시하기보다는 자국 이익에 기반하는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늘었다"며 “통상 문제에서도 이해관계가 깊은 국가 중심으로 정책을 마련하고, 다른 국가와의 다변화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윤동·나광호 기자 dong01@ekn.kr

“팰리세이드 한판 붙자”…폭스바겐, 가솔린 ‘아틀라스’ 韓 공식 출시

폭스바겐코리아가 대형 SUV '아틀라스'를 한국에 공식 출시했다. 한정적이고 디젤에 치중됐던 차량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한국시장서 반등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26일 폭스바겐코리아는 인천 파라다이스 시티 호텔서 아틀라스 미디어 런칭 행사를 진행했다. 현장엔 틸 셰어 폭스바겐그룹코리아 대표이사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아틀라스는 2017년 미국 시장 전략 모델로 처음 선보인 대형 SUV로 미국 시장에서 입증된 여유로운 공간 활용도 및 실용성을 고루 갖춘 모델이다. 한국 시장에 소개되는 신형 아틀라스는 2024년 미국 시장에 출시된 최신 모델로, 외부 디자인과 인테리어를 대폭 개선하고 신형 엔진을 탑재하는 등 신차급 변경이 이뤄졌다. 특히 아틀라스는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폭스바겐 모델 중 티구안 LWB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전년 대비 24.1%의 높은 판매 성장을 달성하는 등 대형 SUV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베스트셀러 SUV다. 아틀라스는 폭스바겐코리아가 한국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대형 SUV로 동급 최대 수준의 차체 크기와 여유로운 공간, 대형 SUV에 요구되는 파워풀한 주행 성능과 첨단 사양을 앞세워 국내 대형 SUV 시장에 새로운 돌풍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아틀라스의 가장 큰 특징은 크기다. 아틀라스는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는 현대자동차의 팰리세이드 보다 더 큰 차체를 보유했다. 이는 '큰 차'를 좋아하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그룹의 혁신적인 MQB 모듈러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된 아틀라스는 동급 대형 SUV 중 가장 긴 5,095mm의 전장을 지녔으며, 전폭은 1990㎜, 전고는 1780㎜에 달한다. 더불어 트렁크 용량도 기본 583ℓ로 팰리세이드(510ℓ) 보다 넉넉하다. 아틀라스는 준수한 주행성능도 지녔다. 아틀라스는 EA888evo4 2.0L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TSI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273마력(PS), 최대토크 37.7kg.m의 탁월한 퍼포먼스를 발휘한다. 팰리세이드(2.5L 4기통 가솔린 터보, 281마력, 43.0kg·m 토크)와 비교하면 출력은 다소 뒤처지지만 실용 영역대에선 더 효율적인 토크를 활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특히 1600~4750rpm의 실용 영역대에서 최대토크를 발휘해 일상 주행에서 경쾌한 드라이빙을 체험할 수 있다"고 설명햇다. 더불어 2.0 TSI 엔진은 8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부드러운 주행 감각을 제공하며, 전자제어식 첨단 4모션(4MOTION) AWD 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도로 조건에서 언제나 안정적으로 구동력을 전달한다. 연비는 엄청 좋진 않지만 차급 대비 준수한 편이다. 아틀라스의 국내 공인연비 복합 8.5km/L(도심 7.6km/L·고속 10.1km/L)다. 특히 이번 출시 모델이 '가솔린'이라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간 폭스바겐코리아는 티구안을 제외하고 골프, 투아렉 등 최근 출시 모델들이 전부 디젤이었다. 최근 친환경 흐름으로 디젤차량의 인기가 급감하면서 폭스바겐의 한국 판매량도 곤두박질 쳤었는데 이번 아틀라스는 이를 끝내줄 '구원투수'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틸 셰어 폭스바겐그룹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은 “폭스바겐의 최신 기술력과 글로벌 경험을 바탕으로 탄생한 신형 아틀라스의 출시를 오랫동안 기다려 주신 한국 고객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신형 아틀라스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어울리는 넓은 공간과 든든한 주행 성능을 바탕으로 한국 대형 SUV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폭스바겐 아틀라스는 2.0 TSI 4MOTION R-Line 단일 트림으로 소개되며, 시트 구성에 따라 두 가지 트림으로 출시된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뉴욕 언팩’ 기획했는데… 삼성 폴더블폰 ‘美 25% 관세 리스크’

미국 폴더블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던 삼성전자가 '관세 리스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되는 스마트폰에 최소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으름장을 놨기 때문이다. 애플과 경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3년만에 야심차게 '뉴욕 언팩'까지 기획해둔 상황이라 고민이 깊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 행사에서 해외에서 생산된 애플 아이폰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면서 “삼성이나 다른 기업도 해당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도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며 다음달 말부터 수입 스마트폰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을 겨냥해 관세 카드를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현재 대부분 아이폰을 중국에서 만들고 있다. 수년전부터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 조짐이 보이자 생산 기반을 인도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제품 대부분을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에서 만들고 있는 삼성전자에도 불똥이 튄 셈이다. 문제는 똑같이 25%의 관세를 문다 해도 삼성전자가 입을 타격이 더 크다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StatCounter)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미국 스마트폰 시장 판매량 기준 점유율은 애플이 57.6%로 삼성전자(23%)를 압도하고 있다. 관세를 반영해 제품 가격을 올릴지 아니면 이를 제조사가 떠안을지 결정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행동반경이 좁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애플이 고부가가치 제품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는 것도 고민거리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문 영업이익률은 작년 기준 9.1%다. 30%가 넘는 애플과 차이가 크다. 애플은 마진을 과감하게 포기하며 가격 정책을 가져갈 여력이 있지만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애플은 '삼성 견제'에도 힘을 쏟고 있다. 내년 '아이폰 18'부터 제품 출시 일정을 재편하기로 결정한 게 대표적이다. 애플은 기존에는 매년 9월 아이폰과 프로·프로맥스를 동시에 공개해왔다. 앞으로는 일정을 두 차례로 나눠 일부 모델을 이듬해 초 출시하기로 했다. 통상 갤럭시 S 신모델이 출시되는 상반기에 삼성전자 실적이 개선된다는 사실을 반영한 결정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꺼낸 카드는 '폴더블폰'이다. 수년간 Z 시리즈를 만들며 내공을 쌓아온 만큼 기술력에서 애플을 압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내년 첫 폴더블폰을 내놓으면 미국 소비자들이 해당 제품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계산에 하반기 언팩 개최 장소도 뉴욕으로 정했다. 여기에서 갤럭시 Z플립·폴드7를 공개할 방침이다. 이 회사가 뉴욕에서 신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2022년 8월 이후 3년여만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뉴욕 '갤럭시 언팩' 일정을 7월9일로 잡았다. 하반기부터 제품 생산 및 판매가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25% 관세'를 피해가기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갤럭시 S·A 등 기존 제품들은 재고를 많이 확보하며 변화에 대응할 여력이 있지만 Z시리즈는 힘들다는 의미다. 미국 폴더블폰 시장을 정조준한 삼성전자가 '관세 리스크' 악재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배경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폰 인공지능(AI) 기능이 갤럭시보다 떨어진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는 만큼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관련 마케팅을 강화하는 방법 등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바이오, 분할에 엿보이는 ‘5년’ 뒤의 설계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가 CDMO(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사업과 바이오시밀러 및 신약 개발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한다. 회사 측은 사업 전문성 강화와 고객 신뢰 제고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재계와 시장은 이번 분할이 중장기적으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와 자산 이동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국내 기업의 물적분할 및 자회사 중복 상장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삼성바이오의 이번 인적분할은 사업 효율성과 함께 지배구조 재편의 복합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는 2025년 10월 1일을 분할기일로 존속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를 CDMO 사업에 집중시키고, 신설 '삼성에피스홀딩스(가칭)'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여 바이오시밀러 및 신약 개발 사업을 전담케 한다. 회사 측은 CDMO 고객사의 이해상충 우려 해소와 각 사업 부문의 경쟁력 강화로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CDMO 사업은 고객사 기밀 유지가 필수적이기에, 바이오시밀러 개발 자회사는 잠재적 경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이번 분할에서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 등기일로부터 5년간 국내외 증권시장에 상장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신설 법인 정관에도 명시될 예정이다. 이는 과거 '쪼개기 상장' 논란을 의식한 조치로,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시 적용되는 5년 강화 심사 기준을 자발적으로 준용함으로써 주주 보호 의지를 표명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관은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변경 가능하며, '5년' 기간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신약 파이프라인 성숙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유예로 해석될 수 있다. ADC(항체-약물 접합체) 등 신약 개발은 장기간 소요되며, 2025년 임상시험계획(IND) 신청 예정인 주요 후보물질들은 5년 후인 2030년경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임상 단계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 '5년'이라는 시한을 둔 것을 두고 이 시점에 IPO를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이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을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예상이다. 이어 회사 측은 이번 분할이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무관하다고 선을 긋지만, 시장에서는 중장기적인 지배구조 영향 가능성을 제기한다. 핵심 시나리오는 삼성물산과 삼성전자(총수 일가)가 인적분할 후 보유할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회사 지분을 신설 삼성에피스홀딩스에 현물출자하고, 그 대가로 신주를 배정받는 방식이다. 이러한 현물출자는 대기업들이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활용해 온 전형적인 수단이다. 이 시나리오대로 현물출자가 이뤄진다면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회사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모두 자회사로 두는 사실상의 바이오 중간 지주회사 역할을 맡게 된다. 금융투자업계는 현물출자 시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회사 지분 74.3%를 확보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각각 53.2%, 38.6% 수준의 삼성에피스홀딩스 지분을 보유하게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지배구조 재편 가능성과 함께 자금 운용 전략 측면에서도 시나리오가 제시된다. 삼성물산이 바이오 관련 자산(삼성에피스홀딩스 지분)을 매각하여 그 대금으로 삼성전자 지분을 추가 매입할 가능성이다. 이는 이재용 회장의 낮은 삼성전자 직접 지분율(약 1.65%)을 보완하고, '삼성생명법' 등 외부 규제에 대응하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삼성물산이 (현물출자 후 보유할) 삼성에피스홀딩스 지분 전체 매각 시 최대 29조원의 현금 확보가 가능하다고 추정하며, 이는 삼성물산의 삼성전자 지분율을 크게 끌어올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삼성생명법 입법이 본격화될 경우, 이 시나리오는 더욱 현실적인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분할로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오는 10월 29일 한국거래소 코스피시장에 재상장될 예정이다. 이로써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동시에 상장된 계열사가 되는 다중 상장 구조를 형성한다. 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인 지주회사 할인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다.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되면, 투자자들은 모회사가 핵심 사업 부문 자회사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지주회사 할인'을 겪게 된다. 삼성에피스홀딩스 위에 삼성바이오로직스, 그리고 삼성물산/삼성전자와 같은 다층적 지배구조가 형성될 경우 할인 효과는 더욱 증폭될 수 있다. 이러한 피라미드 구조는 지배구조의 복잡성을 심화시키고, 각 상장 계열사 간 이해상충, 불투명한 내부거래, 최상위 지배회사 소액주주들의 가치 희석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시장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이 사업 전문성 강화라는 명분과 함께, 중장기적인 지배구조 재편과 자산 이동을 위한 복합적 목표를 가지고 진행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5년 미상장' 약속은 단기적인 시장 안정화 효과와 함께 삼성에게 전략적 시간을 벌어주는 다목적 카드라는 얘기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관 변경 가능성, 지배력 강화를 위한 현물출자 시나리오, 그리고 다중 상장 구조가 야기할 수 있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심화 가능성 등은 여전히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며 “향후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운영 방향,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성과, 그리고 추가적인 지분 변동이 삼성그룹 전체의 지배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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