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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유율 더 높인다” LCC 인력 채용 ‘속도전’

국내 항공 시장에서 무섭게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인력 채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등 단거리 노선 수요가 늘고 있고 중·장거리 노선에 도전하는 회사도 있어 한동안 이 같은 분위기가 계속될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오는 19일까지 공식 채용 사이트를 통해 신입 부기장을 공개 채용한다고 밝혔다. 이번 모집 부문에 대한 응시자격은 기 졸업자 및 올해 8월 졸업 예정자다. 국내 운송용 조종사(육상다발) 또는 사업용 조종사(육상다발) 자격증명을 소지해야 한다. 사업용 조종사 자격증명 소지자는 계기비행 한정으로 진행된다. 여기에 후방석 비행시간을 제외한 고정익 비행시간 총 250시간 이상, 항공신체검사증명 1종 및 항공영어구술능력 4급 이상을 지녀야 한다. 각각 서류접수 마감일 기준 3개월 이상 및 1년 이상 유효한 자격이 기준이다. 전형 단계별 결과 발표는 채용 사이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서류 전형을 시작으로 필기전형, 1차 면접, 실기전형 및 인적성 검사, 2차 면접을 거쳐 선발된 최종 합격자는 올해 10월 이후 순차 입과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은 항공업계를 이끌어갈 우수한 핵심 인재 확보와 양성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를 시작하며 항공기 도입 일정에 맞춰 부문별로 채용을 확대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티웨이항공은 더 멋진 변화의 출발을 함께할 부기장분들을 기다리고 있다"며 “강한 의지와 안전의식만 있다면 이번 채용 공고에 지원해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갈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에서는 지난 5월 입사한 신입 객실승무원 46명이 158시간의 교육과 훈련을 마치고 지난 12일부터 비행에 투입됐다. 이들은 이스타항공이 2019년 2월 이후 5년여만에 채용한 승무원이다. 이스타항공은 앞서 5월 올해 두 번째 객실 승무원 공개 채용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달 중 입사한 이들은 인턴 승무원으로 근무하며, 1년 근무 후 심사를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제주항공 역시 올해 두 차례 두 자릿수 신입·경력사원을 뽑았다. 근무지는 서울, 인천, 제주 등 직무별로 다르다. 진에어는 올해 상반기 신입 객실승무원을 100여명 채용했다. 서울 근무 90여명, 부산 근무 20여명등이다. 이와 별도로 항공일반(영업·운송·운항통제) 신입 사원과 항공자재·산업안전·법무 등 분야 경력 사원도 모집했다. LCC들의 이 같은 행보는 항공 여객수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항공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적사 10곳의 항공편을 이용한 승객은 4756만여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3683만명)보다 29.1% 증가한 수치다. 종전 최다였던 지난 2019년 상반기(4704만명)을 뛰어넘은 수준이기도 하다. LCC의 존재감이 단연 돋보였다. 이 기간 제주항공 승객은 2019년 상반기보다 9.1% 늘어난 714만명이었다. 진에어(574만명, 25.9%↑), 티웨이항공(544만명, 34%↑), 에어부산(429만명, 5.5%↑), 에어서울(115만명, 14.5%↑) 등 승객도 일제히 증가했다. 반면 대한항공(1221만명)은 2019년 상반기보다 11.2%, 아시아나항공(831만명)은 16.8% 각각 감소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RV 명가’ 기아, 픽업트럭 시장도 접수할까

'레저용차량(RV) 명가' 기아가 픽업트럭 '타스만' 신모델 출시를 앞두고 마케팅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차 이미지를 공개하기까지 한참이 걸릴 정도로 촘촘한 계획을 세우고 고객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브랜드 최초의 픽업 모델인 만큼 내부적으로 성공적인 론칭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이날 '더 기아 타스만'의 개발 영상을 공개했다. 차량을 만드는 과정을 담은 영상 시리즈 '원 모어 라운드'(One More Round) 티저를 선보였다. 원 모어 라운드는 '매일 더 높은 기준을 넘어서기 위해 도전한다'는 타스만의 모험 정신을 보여주는 영상이다. 기아는 1만8000번 이상 가혹한 시험을 거치며 탄생한 타스만의 개발 뒷이야기를 영상에 녹여냈다. 기아는 타스만의 완성도 높은 상품성을 개발하기 위해 국내를 포함한 미국, 스웨덴, 호주, 중동 등 다양한 지역에서 4년이 넘는 개발 기간 동안 가혹한 시험을 진행해 오고 있다. 타스만이 거쳐온 시험의 종류는 △록(Rock)·샌드(Sand) 모드 등 오프로드 특화 성능 시험 △내구성 시험 △R&H(Ride & Handling) 시험 △트레일링 안정성 시험 △도하 시험 등 1777종이다. 원 모어 라운드 영상 촬영 시점인 지난 5월까지 누적 시험 횟수는 총 1만8000회에 달한다. 기아는 원 모어 라운드를 △오프로드 시험편 △도하 시험편 △트랙 시험편 △내구성 향상 및 지역별 최적화를 위한 호주 실도로 시험편 △개발 연구원 인터뷰편 등으로 구성해 오는 22일부터 10월까지 차례대로 공개할 예정이다. 양희원 현대차·기아 연구개발(R&D)본부 사장은 “타스만은 기아가 아주 오랫동안 준비해 온 차"라며 “최초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연구소의 모든 부문에서 최선을 다해 준비한 만큼 만족스러운 성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가 픽업트럭 시장에 공식적으로 도전장을 내민 것은 지난 4월이다. 당시 첫 픽업의 차명을 '더 기아 타스만'이라고 밝혔다. 차량 이미지는 선보이지 않고 타스마니아 섬에서 영감을 받은 대장장이가 기아 타스만 엠블럼을 제작하는 내용의 영상만 공개했다. 이에 앞선 3월에는 호주 유명 스포츠 스타들이 기아 Ute 차명을 추측하는 내용의 영상을 기아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공개했다. 기아는 시장 진출을 선언한 이후에도 완전한 실차 사진은 베일에 가렸다. 4월23일 전용 위장막 모델을 노출한 정도다. 회사는 이 역시 호주·뉴질랜드의 유명 아티스트인 리처드 보이드 던롭과 협업해 만들었다. 지난 5월에는 '더 기아 타스만 디자인 대회'를 열어 고객들에게 경품을 제공했다. 타스만이 가장 주목받은 것은 지난달 열린 '2024 부산모빌리티쇼' 현장에서다. 기아는 특히 모터쇼에 참석하면서도 차량의 위장막 모델 실물만 공개해 관람객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차명 타스만은 호주 최남단에 위치한 '영감(inspiration)의 섬' '타스마니아(Tasmania)'와 타스만 해협에서 유래했다고 업체 측은 소개했다. 다양한 자연환경과 풍요로운 문화가 조화를 이룬 타스마니아 섬은 멋진 풍경과 다양한 야생동물이 어우러지며 지구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경이로운 경관을 자아낸다고 알려졌다. 기아는 차명 타스만에 대담한 개척 정신과 때묻지 않은 자연의 신비로움이 공존하는 섬의 이미지를 투영해 일과 삶 어디서든 새로운 도전과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다재다능한 '라이프스타일 픽업'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기아는 중형 픽업 타스만을 2025년부터 △다양한 야외 여가활동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국내 △'Ute(유트)'라는 고유명사가 있을 정도로 픽업에 대한 관심이 높은 호주 △사막과 같은 다양한 오프로드 환경이 있는 아중동 등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해 고객의 다양한 목소리와 생활방식을 만족시킨다는 계획이다. 국내 픽업트럭 시장의 경우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픽업트럭 판매량은 1만8199대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38.7% 줄어든 수치다. 2019년만 해도 픽업트럭이 4만대 이상 팔렸지만 인기가 시들해진 모습이다. 한국지엠, KG모빌리티(KGM) 등이 해당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기아 관계자는 “올 하반기 중 세계 최초로 타스만을 대중 앞에 완전히 공개하는 월드 프리미어 행사를 시행하고 내년 상반기 중 국내를 시작으로 호주, 아프리카, 중동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롯데이노베이트, 자율주행 보안·안전 로봇 ‘두루아이’ 선봬…시장 본격 공략

롯데이노베이트는 이달 17일부터 19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자율주행·모빌리티산업전 2024'에서 자율주행 보안·안전 로봇 '두루아이'를 최초로 선보인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한국자율주행산업협회 와 코엑스가 주최하는 국내 최초 자율주행 전문 전시회다. 롯데이노베이트가 개발한 로봇 '두루아이'는 보안·안전 기능을 강화한 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 기반 자율주행 로봇이다. 공장·빌딩 외곽 등에서 저속 주행하며 시설물 보안 및 안전 이상 징후를 탐지해 사고를 미리 방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두루아이는 이달 말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기존 인력과 연계해 운영할 경우 보안·안전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이 회사는 비즈니스모델(BM)을 고도화하고, 신사업을 발굴하며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주력해 온 IT서비스를 넘어 메타버스·전기차·라이프스타일 플랫폼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연매출은 1조1967억원, 연간 영업이익은 569억원이다. 자율주행 시장 역시 회사의 미래 먹거리 중 하나다.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에 '자율주행자동차를 활용한 유상운송 사업'을 추가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룹사의 디지털 전환(DX)을 주도하는 데 이어 기술을 통한 혁신의 진정성을 대내외적으로 알리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이를 위해 지난 2월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 기업 뉴빌리티와 손을 잡는 등 자율주행 보안·안전 로봇 개발 및 관련 시장 공략을 준비해 왔다. 고두영 롯데이노베이트 대표는 “두루아이를 통해 고객의 시설 안전 뿐만 아니라 화재 등을 초기에 확인해 근로자의 안전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회사 역량을 기존 컨설팅 중심의 보안분야에서 물리보안과 안전 분야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SKT, AI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 가속도…美 SGH에 2800억원 투자

SKT가 미국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 DC) 통합 솔루션 기업 스마트글로벌홀딩스(SGH)에 2억달러(한화 약 28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 투자를 단행한다. 이는 SKT의 인공지능(AI) 사업 관련 투자 중 최대 규모로, 관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SKT는 SGH와 이같은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고, 향후 보통주 전환을 통해 약 10% 수준의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양사는 이를 계기로 AI 인프라 사업에서 협력해 나갈 방침이다. SGH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AI 연산에 주로 이용되는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러스터를 설계·구축·운영하는 기업이다. 2017년 나스닥에 상장했으며, 지난해 매출액은 약 14억4000만달러(한화 약 2조원)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전 세계에서 대규모 AI 클러스터를 구축한 몇 안되는 기업으로 꼽힌다. 이날 기준 누적 GPU 구축 규모는 7만5000개에 달한다. 지난해 메타와 대규모 리서치 슈퍼 클러스터를 구축했다. 이는 당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AI 클러스터로 주목받은 바 있다. 최근에는 미국 차세대 GPU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볼티지 파크'의 GPU 2만4000개 규모 AI 클러스터 운영 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SKT는 이번 대규모 투자를 통해 DC 관리·액침냉각 등 솔루션에 SGH의 AI 클러스터 구축·운영 역량을 추가할 방침이다. 아울러 산업용 엣지 솔루션에 통신 인프라·AI를 접목한 '텔코(Telco) 엣지 AI 솔루션'도 함께 개발할 예정이다. 이같은 행보는 'AI 피라미드 전략'에 따른 글로벌 AI 컴퍼니 전환의 일환이다. 앞서 SKT는 지난해 9월 이같은 내용이 담긴 청사진을 공개하고 △AI 인프라 △AI 전환(AIX) △AI 서비스 등 3대 밸류체인을 중심으로 AI 반도체·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AI 사업에 투자를 집중하는 한편 앤트로픽·슈퍼마이크로·람다 등 글로벌 업체와도 손잡으며 관련 시장 진출을 준비해 왔다. SKT 관계자는 “글로벌 AI DC 시장 진출을 위한 강력한 우군을 확보한 것"이라며 “이번 투자는 SGH와의 AI DC 분야 협력은 물론 피라미드의 기반이 되는 인프라 영역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AI DC는 다양한 파트너와의 협력이 필수적인 만큼 SK브로드밴드·SK하이닉스 등 그룹사와 함께 차별화 전략도 모색 중이다. SKT는 앞으로 사피온과 리벨리온을 합병해 국내 대표 AI 반도체 기업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DC 부문에선 SGH와 연내 협력 파트너십을 추가 체결해 AI DC·엣지 AI·미래 메모리 솔루션 등 사업 영역 전반에 걸친 협력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AI 서비스 영역에선 자체 개발한 '에이닷(A.)'을 고도화하고 앤트로픽과의 거대언어모델(LLM) 공동 개발, 퍼플렉시티와의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도입을 추진한다. SKT는 이를 바탕으로 도이치텔레콤·이앤 그룹·싱텔 그룹·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 멤버들과 함께 시장 수요를 확인하고, 해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마크 아담스 SGH 최고경영자(CEO)는 “SKT와 AI DC 솔루션 영역에서 전략적 협력을 기대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영상 SK텔레콤 CEO는 “AI 변혁의 시대를 맞아 선제적인 투자와 협력을 지속해 글로벌 수준 AI인프라 사업 리더십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아시아나항공-일반직·객실 승무원 노조, 2023년도 임금 협상 타결…기본급 7.5%↑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이 기본급 7.5% 인상·안전 장려금 100% 지급안이 담긴 2023년도 임금 잠정 합의안을 가결했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지난 11일부터 전날까지 임금 단체 협상 잠정 합의안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노조원 488명 중 429명이 투표했고, 찬성 387명·반대 42명으로 가결됐다. 노조는 아시아나항공 △일반직 △객실 승무원 △정비사 △기내식 부서 소속 직원들이 가입된 단체로, 운항 승무원은 제외된다. 가결에 따라 지난해분 임단협은 최종 타결됐고, 노사는 이날 조인식을 개최했다. 양측은 지난해 말부터 협의를 이어왔다. 노조는 올해 4월 말 같은 내용의 합의안을 두고 한 차례 찬반 투표에 나선 바 있지만 당시에는 부결됐다. 이후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동조합(APU)이 지난 5월 초 같은 조건의 합의안을 통과시키자 일반직과 객실 승무원이 주 구성원인 노조 내부에서도 합의안을 수용하자는 여론이 확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아시아나항공 직원 임금은 2019년부터 3년 간 코로나19의 여파로 동결됐다가 2022년 기본급 2.5%가 올랐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LS전선-대한전선 ‘해저 케이블·공장 도면 탈취’ 공방, 결국 법정 간다

해저 케이블 기술 탈취 논란과 관련, LS전선과 대한전선 간 법적 분쟁으로 비화하고 있다. 15일 LS전선은 대한전선의 기술 탈취는 명백한 범죄 행위“라며 "사실로 밝혀질 경우 국내외에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1일 대한전선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피의자로 전환하고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LS전선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핵심이 '대한전선이 당사 해저 케이블 제조 설비 도면과 레이 아웃 등을 탈취했는지 여부"라고 설명했다. 또 “대한전선이 납품한 적이 있다는 해저 케이블은 1~2km 수준의 짧은 케이블에 불과하다"며 “수십 km, 수천t에 달하는 긴 케이블을 제조하고 운반하는 기술인 설비·공장의 배치가 해저 사업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해저 케이블 설비·레이 아웃은 각 제조사가 자체적으로 계획하는 부분으로 통상 공개되지 않는다. LS전선 역시 설비를 맞춤 제작했으며, 해저 1동부터 4동까지 건설하는 과정에서 수천억 원의 연구·개발(R&D) 투자와 실패 비용을 들여 제조 노하우를 정립했다. LS전선은 가운종합건축사무소에 압출·연선 등 공정 설비들의 배치를 위해 각 설비의 크기·중량·특징 등을 명시한 도면을 제공했다. LS전선 측은 “대한전선이 가운건축에 먼저 연락해 수차례 설계를 요청했고, 계약 금액이 당사 건 대비 2배가 넘는다고 한다"며 “또 우리 회사의 다른 협력사들에게도 동일한 설비 제작·레이 아웃을 위해 접촉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편 대한전선 측은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해왔다"며 “LS전선이 미확인 추측에 기반한 입장문을 발표해 사실 관계를 설명하겠다"고 했다. 대한전선은 해저 케이블 공장 레이 아웃이 핵심 기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선형 구조인 케이블 제품은 중심부인 도체에서 절연체·외장 등 바깥으로 공정이 진행되고, 이 순서를 고려해 설비를 배치한다는 것이다. 해저 케이블 설비 역시 동일하고 생산 능력·공장 부지 형태·크기·부두 위치 등을 종합 고려해 레이 아웃이 결정된다고도 했다. 이 같은 이유로 공장 설비 레이 아웃은 핵심 기술일 수 없고, 해외 공장들은 경쟁사의 공장 견학을 허락하고 홈페이지에 설비 배치를 공개하는 경우도 있다는 게 대한전선 측 해명이다. 공장의 레이아웃은 해외 설비 업체로부터 소정의 비용을 지불하고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핵심적인 기술 사항이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때문에 기술 탈취의 목적으로 경쟁사의 레이 아웃과 도면을 확보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게 대한전선 측 반론이다. 아울러 수십년 간 케이블을 제조하며 쌓아온 기술력과 해저 케이블에 대한 연구를 통해 자체 기술력으로 공장을 건설해온 만큼 LS전선의 영업 비밀을 탈취하거나 활용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다양한 조건들을 고려해 수십 번의 내부 검토와 연구를 거쳐 최종 레이 아웃을 결정했다"며 “이를 토대로 1공장 1단계를 건설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2공장 역시 다양한 후보 부지별 레이 아웃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 과정을 통해 최적의 부지를 선정한 이후 최종적으로 유럽 최대 케이블 설비 업체인 M사로부터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받을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가운건축에 대해서는 공장 설계 경험이 있는 다수의 설계 업체 중 정성·정량 평가를 통해 선정했고, 대한전선이 가운건축에 선제적으로 연락해 수차례 설계를 요청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고 경쟁사의 계약 금액은 모른다고 했다. 가운건축은 공장 건물의 공간을 설계하는 업체이고, 해저 케이블 공장 설비는 전문 업체를 통해 제작·설치했다고 받아쳤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국내 해저 케이블 설비를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한정적"이라며 “당사는 케이블 설비 공급 경험이 있는 업체에 공정하게 입찰 참여 기회를 부여해 왔을 뿐, LS전선의 주장처럼 동일한 설비 제작과 레이 아웃을 요구한 바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자사의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한 독점 기업의 과도한 견제는 중단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국내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는 LS전선이 확인되지 않은 내용으로 대한전선의 시장 진입을 방해한다면 해저 케이블과 해상풍력 산업에 대한 국가 경쟁력이 약화될 뿐만 아니라 중국 등 해외 업체로부터 국내 케이블 시장을 보호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논리에서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이와 같은 상황이 전개되지 않도록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해 사실과 다른 내용에 대해 적극 소명해 혐의가 없음을 밝혀나가겠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현 상황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해저 케이블 사업과 투자를 계획대로 추진해 국가 경쟁력·에너지 안보 강화에 기여하고자 한다"며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 없음에 양해를 구하며, 이해 관계자의 피해가 발행하지 않도록 과도한 여론전을 자제해 줄 것을 LS전선에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석화업계, 2분기 이어 하반기 업황 회복 기대

올 1분기 고전했던 석유화학 기업들의 실적이 2분기에는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반기에도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고조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2분기 에틸렌 마진은 t당 294달러로 집계됐다. 손익분기점(BEP) 턱밑까지 올라온 것이다. 이는 납사값이 700달러 미만으로 형성되면서 원가 부담이 덜했고 원·달러 평균 환율(약 1371원)도 2008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높아진 영향이다.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벤젠·파라자일렌(PX)·폴리염화비닐(PVC)·부타디엔(BD)·스티렌 부타디엔 고무(SBR) 등 전반적인 제품값도 상승했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글로벌 화학설비 증설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것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바스프와 다우 등이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노후 설비를 폐쇄하는 것도 국내 화학사에게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계절적 성수기 효과와 재고 소진 이후 재비축을 비롯한 수요가 반등한 점도 언급된다. 특히 중국 '이구환신'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오래된 자동차와 가전 등을 새 제품으로 교체할 때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실제로 현지 자동차 판매량 등이 높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LG화학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2조7496억원·영업이익 467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이익이 5배 이상 급증하면서 지난해 2분기 수준을 회복했다는 것이다. 석유화학부문은 고부가 합성수지(ABS) 가격 및 마진 상승 등에 힘입어 2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양극재의 경우 판가가 하락했으나, 판매량 증가가 이를 상쇄하는 모양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전분기와 비교하면 수익성이 개선됐다. 롯데케미칼의 예상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5조2776억원·475억원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전분기 대비 향상된 수치다. 첨단소재 부문이 ABS에 힘입어 실적을 끌어올리는 중으로 미국법인 일부 설비 가동 중단으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점도 고려하면 향후 개선의 여지가 더 크다는 평가다. 금호석유화학도 매출 1조7899억원·영업이익 865억원을 시현하는 등 전분기 보다 실적이 나아진 것으로 예상된다. 타이어 수요 회복과 라텍스 판가·판매량 개선이 합성고무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수지와 페놀 사업부 흑자전환도 점쳐지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효성티앤씨·효성첨단소재·SKC를 비롯한 기업도 비슷한 양상이다. 업계는 하반기에도 중국 금리 인하, 인도 및 동남아시아 성장 등이 전방산업 경기 반등을 야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도 △정기보수 종료에 따른 국내 공급 역량 확대 △수출 단가·물량 상승 △역내 공급과잉 완화 등에 힘입어 하반기 석유화학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4.8%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지난해를 3.3% 가량 상회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7월 들어 다시금 원가 부담이 커졌다"며 “공급과잉이 재발할 우려도 높은 만큼 고부가·친환경 제품 개발을 가속화하고 저수익 자산을 매각하는 등 지속가능성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또 ‘운전자 과실’…‘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도입 움직임 커지나

시청역 역주행 참사의 원인이 '운전자 과실'로 가닥이 잡히면서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부분 급발진 의심 사고의 원인인 '페달 오조작'을 통제할 수 있는 기능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현대자동차가 '캐스퍼 일렉트릭'에 해당 기능을 국내 최초로 탑재하면서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연구 결과 최근 9명의 사망자를 낸 '시청역 역주행 사고'의 원인이 운전자의 과실인 것으로 밝혀졌다. 국과수는 차량과 사고기록장치(EDR) 분석 결과 운전자가 가속페달(액셀)을 90% 이상 밟았다는 취지 등의 감정 결과를 경찰에 보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고 당시 브레이크등이 켜져 있는 것처럼 보인 것은 가로등이나 건물의 빛이 반사돼 보이는 난반사나 플리커 현상일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즉 해당 사고의 원인도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사고예방을 위한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페달 블랙박스'에 대한 논의도 활발했지만, 이는 그저 사고원인 규명 수단일 뿐 사고 예방을 위해선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도입이 더 유용하기 때문이다.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는 엔진 회전수. 급등과 같은 비정상 조작이 감지되면 차량이 경고음을 내고 제동이나 감속하는 장치다. 실제로 일본에선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가 활성화돼 있다. 2012년 첫 출시 후 일본 내 신차의 90% 이상엔 이 장치가 달려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본은 내년 6월 이후 출시되는 신차에 해당 기능 장착을 의무화 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일본의 경우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를 도입한지 약 20년이 됐으며 중소기업 제품이 많아 시장 유통이 원활하며 지자체 보조금까지 나온다"며 “반면 한국은 이제야 첫걸음을 떼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국에도 이를 도입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현대차는 국내 최초로 해당 기능 탑재 차량을 출시했다. 현대차가 지난달 출시한 '캐스퍼 일렉트릭'은 전·후방에 장애물이 감지된 상황에서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급하게 작동하는 경우 운전자의 페달 오인으로 판단해 출력 제한, 긴급 제동을 통해 사고를 예방해주는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PMSA)' 기능을 기본 옵션으로 탑재했다. 국내 시장을 선도하는 현대차가 해당 기능을 처음으로 도입하면서 업계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특히 순간 출력이 비교적 강한 전기차에 유용하게 사용될 기능으로 업계에 새로운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캐스퍼에 탑재된 PMSA 기능은 운전자의 안전한 드라이빙을 지원하기 위한 주행 보조장치의 일부"라며 “추후 신차들에도 탑재될지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도 오조작 방지장치의 설치를 업계에 권고할 방침이다. 특히 내년부터는 오조작 방지장치 장착 차량에 '안전도 평가' 가산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김필수 교수는 “최근 급발진 의심사고의 대부분이 고령운전자의 페달 오인사건으로 밝혀지고 있다"며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는 고령운전자의 운전미숙을 보완해줄 중요한 기능"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보다 20년 앞선 일본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며 “에프터마켓 활성화와 적절한 보조금을 통해 이미 운행 중인 차량에도 부착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송출수수료 올해도 격돌 예고…업계 불황 장기화에 입장차 ‘팽팽’

홈쇼핑업계와 유료방송업계의 송출수수료 협상이 올해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 모두 실적 부진이 장기화된 가운데 수수료 산정 기준 및 지표를 둘러싸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홈쇼핑과 유료방송 사업자 간 2024년도 송출수수료 협상이 한창이다. 올해 초부터 인터넷TV(IPTV)와 협상을 진행 중이며, 케이블TV·위성방송은 다음달부터 돌입할 예정이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사가 유료방송사에 채널을 배정받고 지불하는 비용으로, 지상파 채널에 가까워 소비자의 접근성이 높은 번호일수록 금액이 높게 책정돼 있다. 협상을 통해 수수료율이 결정되면, 해당 기준을 당해 1월부터 협상 완료 시점까지 소급 적용하는 구조다. 업계는 올해도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수료 산정 기준이 여전히 모호한 데다 양측 모두 불황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지난해에는 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CJ온스타일 등 주요 홈쇼핑사가 LG헬로비전·KT스카이라이프·딜라이브 등을 상대로 '블랙아웃(송출 중단)'을 통보하는 등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았다. 홈쇼핑 업계는 판매 수익의 절반 가량이 수수료로 나간다며 인하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23 회계연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에 따르면 지난해 방송사업 매출액 중 송출수수료 비중은 케이블TV 42.2%, 위성방송 36%, IPTV 30.8%로 집계됐다. 유료방송 시청자가 급감함에 따라 매출이 줄어들면서 그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수수료 인상폭은 점진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TV홈쇼핑협회 '2023년도 TV홈쇼핑 산업 현황'에 따르면 TV홈쇼핑 7개 채널 및 겸영 T커머스 5개 채널 수수료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18년 10.3%까지 올랐지만, 2022년 5.2%로 낮아졌고 지난해에는 1%까지 떨어졌다. 수수료 매출액 또한 IPTV를 제외하고 감소세다. IPTV 매출액은 1조4795억원으로 전년보다 4.1% 증가한 반면 케이블TV 7561억원, 위성방송 179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2%, 1.3% 줄었다. 유료방송업계는 홈쇼핑 사업자의 온라인·모바일 매출을 방송 매출에 포함한 수수료 산정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방송 시간 동안 QR코드·카카오톡 등 채널을 통한 결제를 유도하는데, 관련 매출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KCTA)가 지난해 8~9월 1달간 TV홈쇼핑 7개 채널의 방송 꼭지 1341개를 모니터링한 결과, 모든 방송 꼭지에서 최소 1개 이상의 인터넷·모바일 결제 유도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료방송업계 한 관계자는 “홈쇼핑사는 송출수수료를 수익 감소 원인으로 지목하지만 국내 방송산업 생태계가 글로벌 빅테크에 잠식되는 현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방송산업 활력이 높아져야 악순환이 해결되는 측면도 있는 만큼 방송 규제 전반에 대한 재검토도 고려해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지금보다 더 적극적인 모션을 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3월 '홈쇼핑 방송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을 가동했다. 그러나 법적 구속력이 없을 뿐 아니라 모바일·인터넷 매출 반영 수준을 사업자 간 합의에 맡기고 있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양 사업자가 수수료 산정 근거인 대가산식 요소에 합의하지 못하고 있고, 이에 대한 데이터도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대대적 개선이 없다면 올해는 '블랙 아웃'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김용희 경희대 교수는 지난 3일 한국방송학회 기획 세미나에서 “각 사업자들이 생각하는 기준점이 다르기 때문에 협상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수 있다. 공정한 심판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그동안 분명한 의지를 갖고 정책적 개입을 해왔지만, 소극적인 개입으로는 더 이상의 해결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LG전자, 올해 가전 구독 매출 1.5조 기대…삼성전자도 시동?

LG전자가 고가의 가전 제품 시장에서 구독 상품으로 고객 사로잡기에 열중하고 있다. '경험 마케팅'이 소비자 공략의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까지 참전할 경우 시장 성장세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회계법인 삼정KPMG에 따르면 '고객 경험(CX, Customer eXperience)'은 고객이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영업 장소·인터넷·모바일·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에서 회사의 제품·서비스·소문 등에 대해 느끼는 모든 유형의 감정·기대·만족도 등을 모두 포함한다. 좋은 경험은 회사 브랜드·제품·서비스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으로 남아 구매 욕구 자극으로 이어져 중요한 마케팅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통상 가전 제품은 고가인 경우가 많아 진입 장벽이 높다는 인식이 강하다. 때문에 일시불로 살 수 있는 제품 가액을 일정 기간으로 나눠 정기적으로 지불하는 기존의 렌탈 방식이 존재한다. 반면 구독은 실제 판매 금액과는 별개로 엔드 유저가 매달 같은 금액에 제품을 이용하는 제도이고, 자유로운 해지나 이탈이 가능해 비교적 '징벌적 선택'인 렌탈보다 더욱 진일보한 제도다. 이에 국내 가전 업계는 최근 판매 전략을 구독 방식으로 바꿔 문턱 낮추기에 집중하고 있다. LG전자는 2022년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대형 가전까지 구독 범위를 확장해 기존 21개 제품군을 현재 23개로 늘려 300개 이상의 구독 모델을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케어십 서비스 매출을 제외한 구독 사업 매출은 9628억원으로 31.10% 증가했다. 최근 5년 새 매출 성장률은 229.27%로 연 평균 45.85%에 달한다. LG전자 관계자는 “구독 사업의 핵심은 '고객 맞춤'"이라며 “정수기·안마 의자 등이 중심이던 구독 사업이 냉장고·세탁기·에어컨·TV·노트북 등 대형 가전과 홈 엔터테인먼트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LG전자 구독 서비스는 전문적인 제품 관리와 가사 서비스까지 결합해 고객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최적의 사용 경험을 선사한다. 계약 기간을 최소 3년에서 최대 6년까지 제품에 따라 설정 가능하며, 무상 사후 서비스(AS)를 포함한 전문가들의 관리 서비스도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신선 식품 정기 배송이나 물품 보관 같은 가사 서비스 연계도 지원한다. 이처럼 LG전자는 구독 서비스를 통해 가전 사용 패러다임을 '소유'에서 '경험'으로 바꾸며 폭넓은 고객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지난 6월 한달 간 LG 베스트샵에서 판매된 LG전자 주요 제품의 구독 비중은 36.20%에 달한다. LG전자는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구독 경제 트렌드에 발맞춰 가전 구독을 해외 시장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고객들이 혁신적인 가전을 편리하게 경험하도록 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연간 구독 매출은 관리 서비스까지 포함하면 1조1341억원"이라며 “대형 가전 구독을 본격화한 지 2년 만에 '유니콘 사업'에 올랐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는 지난해 동기보다 성장세가 더욱 빨라져 연말에는 1조5000억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아직 구독 사업을 전개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 다만 △에어컨 △세탁기 △건조기 △에어 드레서 △냉장고 △정수기 냉장고 △김치 냉장고 △식기 세척기 △무선·로봇 청소기 △공기 청정기 구매 시 주기적으로 관리해주는 '삼성 케어 플러스' 구독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을 따름이다. 다만 삼성전자가 구독 사업에 대해 완전히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가전 구독 사업 개시 여부에 대해 내부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라고 답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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