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0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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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미국보다 더 빠른 피벗?…“6월부터 매분기 0.75%씩 금리 내릴듯”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6월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또 첫 금리 인하 후 내년 말까지 매 분기 0.75%포인트씩 인하될 것으로 전망됐다. 금리 인하 신중론을 펼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과 상반된 모습이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블룸버그통신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ECB의 금리 정책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들은 대부분 6월 정책회의에서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봤다. 응답자 중간값을 기준으로 봤을 때 현재 4%인 예금금리(기준금리는 4.5%)는 올해 말까지 3차례 인하돼 연 3.25%, 내년 말에는 추가로 4차례 더 인하돼 연 2.2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ECB 인사들은 6월에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데에는 거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으나 이후의 행보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경제 성과에 의해 엄격하게 금리 정책이 결정될 것이라고 천명했지만 다른 인사들은 이후 어느 정도의 속도로 금리를 내릴지에 대해 저마다 주장하는 바가 다르다. 데카뱅크의 크리스티안 토드만 이코노미스트는 “가까운 미래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점은 거의 결정된 것으로 보이며, 이제 관심은 금리 인하 속도로 옮겨갈 것"이라면서 “ECB 인사들은 데이터에 얼마나 의존할지에 대해 일치된 생각을 갖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야니스 스투르나라스 그리스 중앙은행 총재는 올여름이 오기 전에 두 차례 등 올해 총 네 차례 금리 인하가 “합리적"이라고 지난달 주장했다. 이에 비해 올해 금리인하 반대를 줄곧 주장해온 로버트 홀츠만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6월 금리인하에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경제 상황이 허락하는 경우에만 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코프 레이팅스의 데니스 셴 수석 이사는 “ECB가 이르면 오는 6월에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하지만 동시에 지나치게 공격적인 금리 인하는 부당하며 생산적이지도 않다는 신호를 금융 시장에 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자들은 유로 지역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단일 리스크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로 봤으며, 여러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과 물가 상승에 대해서도 많이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 바이든 “미국 경제는 세계 최고” vs 트럼프 “시궁창”…누가 맞을까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서로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이 대선 판세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변수로 꼽히는 만큼 전현직 대통령이 경제 지원론과 심판론을 각각 내세우며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1일 미국 NBC 유명 아침 프로그램 'NBC 투데이'에 출연한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경제 상황을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우리 경제는 세계 최고지만 더 좋게 만들어야 한다"며 “우리는 정말로 세계 최고의 경제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몇 년 동안 고금리, 고물가 등에 시달려왔던 유권자들에게 미국 경제가 탄탄하다는 것을 설득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조지아주 선거 유세에서 “우리는 경제가 파멸의 시궁창으로 무너지고 있는 국가"라며 “공급망은 붕괴됐고 매장엔 재고가 부족하며 배달 또한 끊긴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 나라가 멸망하고 있는데 이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전현직 대통령이 미국 경제와 관련해 각각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이유는 경제가 대선의 승패를 결정하는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1992년 대선 당시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면서 승리했다. 경제로 선거 결과를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한 레이 페어 예일대 경제학 교수도 블룸버그통신에 “여론조사, 토론, 선거 지출 등이 화두지만 경제 전망이 판세에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바이든 대 트럼프 '리턴 매치'에서 경제를 가장 중요한 이슈로 꼽고 있는 미국 유권자들의 비중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갤럽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 경제를 가장 중요한 이슈로 꼽는 유권자 비중은 2020년 대결 당시에 비해 모든 연령대에서 커졌다. 특히 18~29세 젊은층의 비중이 2020년 11%에서 올해 47%로 네 배 넘게 확대됐고 30~49세 사이에서도 비중이 18%에서 43%로 증가했다. 50~64세, 65세 이상도 비중이 각각 15%→28%, 11%→19%로 늘어났다. 이런 가운데 실제 미국 경제가 전현직 대통령 중 누구의 주장이 더 가까운지 관심이 쏠린다. 지금까지 발표된 수치상으론 바이든 대통령의 주장이 더 가깝다. 실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022년 6월 9.1%로 고점을 찍은 후 현재 3%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미 CPI 상승률이 지난 몇 달 동안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이에 대해 “단순한 요철 이상을 의미하는지 판단하기는 아직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지난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5%로 다른 선진국들을 크게 웃돌았다. 이와 관련,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글로벌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며 “유럽연합(EU)과 동일한 측정법을 사용하면 미국 인플레이션은 이미 2%를 밑돌고 있다"고 CNBC에 말했다. 연준의 공격적인 통화긴축에도 미국 실업률은 지난 2년 동안 4% 미만이었다. 지난 2월 미국 실업률은 3.9%로 집계된 반면 같은 기간 캐나다와 EU의 실업률은 각각 5.8%, 6.0%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직은 안심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우리가 연착륙을 달성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 작년 하반기 빠르게 둔화하던 인플레이션이 2%대 후반에서 쉽게 떨어지지 않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조금씩 실리고 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4일 투자전문지 '연금과 투자'(P&I) 주최 온라인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이 계속 횡보한다면 금리 인하를 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올해에는 단 한 차례, 4분기에 금리 인하 단행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달러·엔화 환율 151엔대 초반으로 급락…무슨 일?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이 4일(현지시간) 151엔대 초반으로 급락(엔화 강세)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간밤 뉴욕거래에서 엔/달러 환율은 151.22엔 수준으로 급락했다. 이는 지난달 8일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엔/달러 환율은 5일 아시아 거래에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전 9시 35분 기준,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1.04엔을 보이고 있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며칠전까지만 해도 152엔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어 일본 당국이 직접 시장 개입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가능성마저 제기됐었다. 중동지역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면서 투자자들이 전통 안전자산에 눈길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이날 엔화가 주요 10개국(G10) 통화 중 강세를 보였던 통화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아문디 자산운용의 파레시 우파드하야야 채권 및 환율 전략가는 “중동지역 갈등 고조로 미 국채, 스위스 프랑화, 엔화 등 전통 안전 자산들이 주목받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5일 미국의 3월 고용보고서 발표를 하루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안전자산들이 강세를 보이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다우존스 집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3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 고용 증가 폭이 전월 대비 20만건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2월(27만5000건)보다 줄어든 수치지만 미국 노동시장이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보여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지연될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제프리스의 브래드 베치텔 글로벌 외환 총괄은 “시장은 고용 발표를 앞두고 긴장하고 있다"며 “변동성도 심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국주식] 증시 ‘연준·중동’ 연타에…엔비디아·아마존·알파벳 등 주가↓ 테슬라·메타는↑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급락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30.16p(1.35%) 급락한 3만 8596.98에 마쳐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64.28p(1.23%) 내린 5147.21에, 나스닥지수는 228.38p(1.40%) 떨어진 1만 6049.08에 마감했다. 다우지수가 종가 기준 500p 이상 내린 것은 지난 2월 13일 524.63p 이후 처음이다. 이날 낙폭은 올해 들어 가장 컸다. 주가지수는 올해 금리 인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당국자 발언이 나오면서 상황이 빠르게 악화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이날 대담에서 “인플레이션이 계속 횡보하면 금리 인하가 정말 필요한 것인지 의문이 들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시카리 총재는 지난 1~2월 물가 지표에 대해서는 “약간 우려스러웠다"고 평하면서 “계속 하락하기보다는 횡보했다"고 지적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 모든 긴축 정책은 결국 경제를 둔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바킨 총재는 이에 연준이 시간을 갖고 천천히 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비농업 고용보고서를 앞두고 고용시장 관련 지표들은 약간 둔화 조짐을 보였다. 지난달 30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계절조정 기준으로 22만 1000명을 기록해 직전주보다 9000명 증가했다.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증가하긴 했지만, 여전히 20만명대 초반에 머무르면서 견조한 고용시장을 시사했다.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G&C) 감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 3월 감원 계획은 9만 309명으로 전달보다 7% 증가했다. 감원 규모는 작년 1월 이후 1년 2개월 만에 가장 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 전문가 예상치로 볼 때 3월 비농업 고용은 20만명 증가, 실업률은 3.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3월 고용 증가세가 지난 2월보다 둔화되고, 실업률은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동 관련 지정학적 위험도 주가지수에 하락 압력을 더했다. 이란이 시리아 내 이란 영사관 폭격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강한 보복을 예고하면서 중동 지역 전운이 감돌았다. 이스라엘은 이날 모든 전투부대원 휴가를 중단하고, 각 부대에 서한을 보냈다. 이스라엘은 군에 “이스라엘군은 전쟁 중이며 병력 전개 문제는 필요할 때마다 지속해서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스라엘은 전일 방공시스템 운용 경험이 있는 예비군을 추가로 동원하기로 했다. 이날 지정학적 위험에 노출된 유가는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5월 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86달러대를, 브렌트유는 배럴당 90달러를 넘었다. 이런 유가 상승세는 인플레이션 둔화 발목을 잡고 금리 인하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주가지수가 높은 상황에서도 유지되던 위험 선호 심리는 금리 인하 기대가 희석되고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면서 빠르게 타격을 입었다. 종목 별로 보면 엔비디아는 3%대, 아마존닷컴은 1%대, 알파벳A는 2%대 내렸다. 메타플랫폼스(페이스북)는 0.8% 정도 올라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테슬라도 1%대 상승했다. 포드 모터는 순수 전기차인 대형 SUV와 픽업트럭 출시를 2030년으로 연기하겠다고 발표하면서 3%대 하락했다. 장 초반에는 주가가 상승세였으나 시장 상황이 나빠지면서 주가 낙폭이 커졌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반도체 기업인 TSMC는 대만 지진 소식에도 견조하던 주가가 1%대 하락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 영업손실 보고 후 전일 급락했던 인텔도 1%대 더 내렸다. 업종 지수는 11개 모두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임의소비재, 금융, 소재, 헬스, 기술, 통신 관련 지수가 1%대 이상 하락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마감 무렵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연준 6월 금리 25bp 인하 가능성은 61.4%로 반영됐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2.02p(14.10%) 오른 16.35였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적정주가는 14달러”…고개드는 테슬라 비관론, 서학개미 어쩌나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주가 전망을 둘러싼 비관론도 확산하면서 서학개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2020년부터 테슬라 주식을 공매도해온 헤지펀드 매니저 퍼 르캔더는 테슬라 주가가 14달러까지 떨어져 파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전망은 지난 1분기 테슬라 인도량이 38만6810대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나왔다. 르캔더는 이와 관련해 “이것은 아마도 역사상 주식시장의 가장 큰 거품이었던 테슬라 거품의 종말이 진짜로 시작되는 것"이라며 “나는 실제로 회사가 파산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CNBC에 말했다. 테슬라 주가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제시한 배경으로는 강력한 매출 성장, 수직적 통합, 소비자 직접 판매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을 꼽았다. 그는 회사가 자동체 제조부터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부분을 처리하는 수직적 통합은 회사가 성장 중에는 좋지만 매출이 감소할 때는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1분기 테슬라 차량 인도량이 감소한 원인은 테슬라가 언급한 공급망 차질 등보다 수요 문제 때문이었다고 지적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168.38달러에 장을 마감, 올해 들어 32% 하락한 상태다. 주당 14달러는 테슬라 주가가 앞으로 91% 폭락할 수 있다는 의미다. 테슬라 주가가 내려가면 르캔더 같은 공매도 투자자들은 수익을 올리게 된다. 다른 전문가들도 테슬라 비관론에 가세하고 있다. 리서치 업체 라디오 프리 모바일의 리처드 윈저 창업자는 “테슬라를 비롯한 다른 업체들은 테스터가 되기 위해 큰 돈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 소비자가 부족해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 속에서 “테슬라의 5000억달러 밸류에이션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테슬라 주가의 추가 하락 여력은 충분히 있다"고 덧붙였다. 테슬라 강세론자로 유명한 웨드부시 증권 댄 아이브스 분석가는 목표주가를 300달러로 유지하면서도 “1분기 실적은 변명하기 어려운 재앙이었다"며 “일론 머스크가 이를 뒤집을만한 반전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테슬라의 앞날은 어둡다"고 진단했다. HSBC와 TD코웬 등은 이날 테슬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고 CNBC는 전했다. 이처럼 거품이 빠지면서 테슬라가 파산할 수도 있다는 극단적인 전망이 나오지만 기술주로서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견해도 여전하다. 한국에서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투자가 캐시 우드는 최근 테슬라 주식을 더 사들이며 낙관론에 힘을 싣고 있다. 우드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테슬라 목표주가를 2000달러로 제시하며 “지금은 언덕을 향해 달려갈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안전한 곳을 향해 달아날 때가 아니라는 뜻이다. 우드는 로보택시(무인택시)를 출시하려는 테슬라의 계획이 실행되면 2030년까지 최대 10조달러(약 1경3481조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몇 년 안에 전기차와 트럭이 모든 자동차 판매의 80%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테슬라가 턴어라운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4일 한국예탹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한달 동안 서학개미들의 테슬라 순매수 결제금액은 1억 8595만달러로, 네 번째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주식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주식은 엔비디아(4억 332만달러)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힘 실리는 美 ‘금리인하 신중론’…“올해 아예 없을 수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이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낮추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자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점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라타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오는 4분기에 한 차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했다. 보스틱 총재는 이날 CNBC 방송 인터뷰에서 강력한 생산성, 공급망의 반등, 탄력적인 노동시장 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많은 사람의 예상보다 “훨씬 느리게" 하락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4분기부터 인하를 시작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완화 속도가 늦춰진다면 사람들도 더 인내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견고한 노동시장의 변화 여부에 따라 금리 인하 횟수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달 22일에도 올해 단 한 차례, 하반기에 금리 인하가 예상된다는 견해를 내놓은 바 있다. 그는 올해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투표권을 갖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이날 금리인하 신중론을 견지했다. 파월 의장은 스탠퍼드대학 포럼에서 물가 지표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2%로 지속해 둔화하고 있다는 믿음이 공고해지기 전까지는 기준금리 인하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밖에 연준 이사인 아드리아나 쿠글러는 올해 물가 상승 둔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더 낮은 금리가 적절할 것 같다고 말했다. 쿠글러 이사는 이날 한 대학 연설에서 “견조한 공급을 배경으로 수요 증가가 냉각되면서, 실업률 급증 없이 인플레이션의 추가 둔화가 달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이 같은 뜻을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그는 특히 소비자 지출 감소로 경제 성장이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으로 둔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노동자 수요도 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올해 금리 인하 횟수가 줄어들 것으로 점치는 분위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핌코는 6∼12개월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올해 중반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하겠지만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더 점진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핌코 측은 각국의 기준금리 인하 경로가 다를 것으로 보면서 “규모가 큰 선진국 경제 다수가 둔화하고 있지만, 미국은 놀라울 정도로 강한 힘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관련 대규모 부양책, 재정적자 확대, 인공지능(AI) 붐 등 미국 경제에 긍정적인 요인이 지속 중이고 미 대선 공약들도 경제 성장을 지지할 요인으로 꼽으면서, 이에 따라 미국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수 있다고 봤다. 핌코 측은 미국 경제의 연착륙을 예상하면서도 경기 후퇴나 예상보다 끈적한 인플레이션 위험이 여전히 높다고 밝혔다.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 데이비드 아인혼은 이날 CNBC방송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진정이 시장 전망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면서, 올해 기준금리 인하 횟수가 3번보다 적고 금리 인하가 연내에 없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뿐만 아니라 미국의 최종금리가 연준 예상보다 더 높을 것으로 보는 시장 견해를 소개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2027년 미국 기준금리 수준을 3.6% 정도로 보고 있는데, 이는 연준의 장기(longer run) 전망치 2.6%(중간값)보다 높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얀 하치우스는 미국의 최종 금리가 3.25∼3.5% 사이에 위치할 것으로 보면서, 연준이 장기 금리 전망치를 올리고 있지만 자신의 예상보다 점진적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금값 사상최고, 은·구리 시세 고공행진…美 금리인하 ‘먹구름’

국제유가, 금값 등을 비롯한 대부분의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미국 기준금리가 인하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경기에 민감한 국제 은·구리 시세도 덩달아 치솟으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확산하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신중론에 힘이 더욱 실릴 것으로 보인다. 3일(현지시간) 마켓워치는 원유와 휘발유에 이어 금과 은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원자재 가격이 올해 상승랠리를 이어가자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플레이션 공포가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장 많이 거래되는 24개의 원자재 선물 가격을 반영하는 블룸버그 원자재 지수는 이날 101.91을 기록,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요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하는 데 따른 결과다. 실제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85.43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89.35달러에 거래를 마감, 90달러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두 유종 가격은 모두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며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말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오른 상황이다. 유가 급등으로 휘발류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미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현재 미국 휘발유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갤런당 3.549달러로,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배경엔 중동, 우크라이나 등 지역에서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된 데 따른 영향도 있지만 글로벌 경기호황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로건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스티븐 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정학적 갈등보다는 석유 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는 미국과 다른 지역의 강력한 경제 성장이 오히려 핵심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원유는 중동보다 수요와 연관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양대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확장 국면에 진입한 것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미국의 3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PMI는 50.3을 기록, 17개월 만에 경기 확장을 의미하는 '50 상회'를 보였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최근 발표한 3월 제조업 PMI도 50.8로 6개울 만에 확장 국면으로 전환했다. 이를 반영하듯, 경기에 민감한 대표적 원자재인 구리는 물론 은 가격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실물경제를 예측해 선행지표로 활용돼 '닥터 코퍼'로 불리는 구리 현물 가격은 이날 런던금속거래소에서 톤당 8932달러를 기록해 연중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금과 같은 귀금속이면서도 산업용으로 소비돼 경제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은의 경우, 뉴욕상품거래소에서 5월물 선물 가격이 온스당 27.06달러를 기록했다. 종가 기준으로 은 시세가 27달러선을 웃돌았던 적은 2021년 6월이 마지막이었다. 국제금값 시세가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2300달러를 돌파한 것도 주목을 받는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선물 가격은 온스당 2315달러를 기록했다. 국제금값은 지난달 4일 사상 처음으로 2100달러선을 넘어선 데 이어 한 달 만에 2300달러를 넘어섰다. 금은 대표 안전자산이기도 하지만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높아지면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쉽게 둔화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금값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원자재 가격 고공행진으로 인플레이션이 반등하면 연준이 금리 인하에 좀 더 신중한 자세를 취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하트포드 펀드의 나네트 아부호프 제이컵슨 글로벌 투자 전략가는 유가, 금값 등이 오르는 것과 관련해 “글로벌 성장이 예상보다 더 좋아질 가능성을 시장이 엿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물가 상승세가 다시 자극되면 '연 3회 금리인하'가 어려워지는 환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파월 “인플레 둔화 좀 더 확인해야”…정치적 독립성도 강조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미 기준금리 인하와 관련해 신중론을 또 다시 강조했다. 정치적인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통화정책을 결정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파월 의장은 3일(현지시간) 스탠퍼드대에서 열린 포럼 모두발언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해 말하자면, 최근 지표가 단순한 요철 이상을 의미하는지 판단하기는 아직 너무 이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2%로 지속해 둔화하고 있다는 더욱 큰 자신감을 가지기 전까지는 기준금리를 낮추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현재까지 견조한 성장세와 인플레이션 진전에 비춰볼 때 정책 결정에 도움을 줄 추가적인 지표를 기다릴 시간이 있다"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달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기자회견 발언에서 크게 바뀌지 않은 것이다. 최근 월가에서는 작년 하반기 빠르게 둔화하던 인플레이션이 2%대 후반에서 쉽게 떨어지지 않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연준이 금리 인하에 좀 더 신중한 자세를 취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어왔다. 이에 따라 파월 의장이 이날 행사에서 이전보다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인 발언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29일 2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발표 후에도 기존 입장을 그대로 유지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29일 발언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려면 물가가 목표치인 2%를 향해 지속해서 낮아지고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그런 확신을 가지려면 “작년에 있었던 것과 같은 긍정적인 물가 지표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2월 변동성이 강한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8% 상승했다. 전월 대비로는 0.3% 상승해 1월(0.5%)보다는 낮았지만, 인플레이션이 2%로 쉽게 둔화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를 키웠다. 파월 의장은 통화 정책 외에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이런 독립성은 단기적인 정치적 문제를 고려하지 않으면서 통화정책을 결정할 수 있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미 대선을 앞두고 연준의 정치적 개입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은 '정치적'"이라며 “바이든을 돕기 위해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비난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국 주식] 느긋 파월, 증시 혼조…TSMC·테슬라·메타·넷플릭스 등은 주가↑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43.10p(0.11%) 하락한 3만 9127.14에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68p(0.11%) 오른 5211.49를, 나스닥지수는 37.01p(0.23%) 뛴 1만 6277.46을 나타냈다. 시장은 이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경제 전망 연설을 주목했다. 파월 의장은 스탠포드 대학에서 열린 경제 정책 포럼 중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최근 수치가 단순한 상승 이상의 것을 의미하는지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을 평가하려면 시간이 더 걸리고 금리 인하 시기는 불확실하다고 짚었다. 다만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는 올해 어느 시점이 적절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는 그간 유지해 온 금리 인하 신중론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됐다. 미 연준 금리 인하 경로가 시장 예상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커지면서 당국자들 발언도 보수적으로 나오고 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올해 4분기 금리 인하가 한 번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일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금리 인하는 급하지 않고, 너무 일찍 인하하는 것은 위험이라고 언급했다. 견조하게 나온 민간 고용 지표는 이런 입장을 뒷받침했다. 미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에 따르면, 미국 3월 민간 기업 고용은 전월 대비 18만 4000개 늘어지난해 7월 이후 최대폭 증가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15만 5000개를 크게 웃돈다. 견조한 고용 지표는 연준 금리인하를 늦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주에는 3월 비농업 고용지표도 나올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 전문가 예상치로는 3월 비농업 고용 20만명 증가, 실업률 3.8%가 전망되고 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올해 3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4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월 수치였던 52.6보다 약 1.2% 낮은 수준이다. 10년물 미 국채수익률은 장 초반 상승세로 주가지수에 부담을 줬지만, 장 후반 반락했다. 종목별로는 기술주들이 엇갈린 양상을 보였다. 테슬라는 하락세를 보이다 캐시우드 저점 매수 소식이 전해지면서 1%대 상승했다. 알파벳A(0.23%)와 아마존닷컴(0.95%), 애플(0.48%)도 상승했다. 특히 메타 플랫폼스(페이스북)는 약 1.9%, 넷플릭스는 2.5%대 상승했다. 이날은 반도체 관련주에도 시선이 집중됐다. 인텔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서 70억달러 영업손실을 보고한 후 8%대 하락했다. 미국 메모리칩 제조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주가는 장중 4% 이상 올라 상장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 회사는 최근 중국 신공장 건설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반도체 기업인 TSMC 주가는 대만 지진 소식에도 1%대 상승했다. 한편, 보험회사인 프로그레시브와 다이아몬드백 에너지 주가는 기업공개(IPO)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업종 지수를 보면 임의소비재, 에너지, 산업, 소재, 부동산, 기술, 통신 관련 지수는 상승했다. 하지만 필수소비재, 금융, 헬스, 유틸리티 관련 지수는 내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마감 무렵 연준 6월 금리 25bp 인하 가능성은 61.5%를 나타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28p(1.92%) 내린 14.33을 기록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대만서 25년만에 규모 7.4 강진…TSMC 등 반도체 영향 미미할 듯

3일 대만에서 규모 7이 넘는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다. 25년 만에 가장 강력한 지진이 발생하면서 일부 건물이 무너지고 정전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는 이날 오전 7시 58분(현지시간) 대만에서 규모 7.4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EMSC는 애초 지진의 규모를 7.3으로 밝혔다가 7.4로 수정했다. 진원의 깊이는 20㎞로, 지진은 대만 동부의 인구 35만명의 도시 화롄(花蓮)에서 남동쪽으로 7㎞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다. 이로부터 10여 분 뒤에는 규모 6.5의 여진이 이어졌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도 규모를 7.4라고 밝혔지만, 진원의 깊이는 34.8㎞라고 전했다. 일본과 중국 기상 당국은 각각 규모 7.5, 규모 7.3으로 관측했다. 대만 당국은 규모가 7.2라면서 이는 규모 7.6의 지진으로 약 2400명이 숨진 1999년 9월 21일 발생한 지진 이후 가장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번 지진으로 4명이 숨지고 최소 700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건물 약 100채가 붕괴되면서 77명 이상은 잔해에 갇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우리 국민의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만 현지 방송사들은 지진으로 건물 두 채가 무너졌고, 무너진 건물에 사람이 갇혀있다는 신고도 들어왔다는 속보를 앞다퉈 내보냈다. 엑스(X·옛 트위터)에는 건물이 무너져 주차된 오토바이들이 깔린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방이 크게 흔들리고 물건들이 우수수 떨어지는 모습도 보였다. 대만 당국은 원전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전력망도 안정적이라고 전했다. 이번 지진으로 관심이 쏠렸던 반도체 업계의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는 이날 지진 이후 성명을 내고 “TSMC 안전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며 “직원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일부 팹(fab·반도체 생산시설)에서 회사가 마련한 절차에 따라 직원들을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이번 지진의 영향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대만 2위의 파운드리업체인 유나이티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는 신주과학단지와 타이난(臺南)에 있는 일부 공장의 가동을 멈췄으며, 직원들도 대피시켰다. DRAM 전체 생산능력의 60%가 대만인 마이크론의 경우 모든 직원들이 안전하다며 가동 및 공급망을 파악하고 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대만 증시 또한 하락폭이 제한됐다. 이날 대만 가권지수는 한국시간 오후 2시 6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0.44% 하락한 2만 377.37을 보였다. 오전에는 최대 1% 가까이 하락했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은 특히 반도체와 관련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TSMC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89% 하락한 783대만달러를 보였다. 오전에는 1.4% 가까이 떨어졌다. 한편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주펑롄(朱鳳蓮) 대변인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통해 “(중국) 대륙은 큰 우려를 표하며 이번 재해로 인해 피해를 본 대만 동포들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주 대변인은 이어 “재해와 후속 상황을 긴밀히 예의주시하면서 재난 구호를 위한 필요한 지원을 기꺼이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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