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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대출한도 얼마나 줄어들까”...3단계 스트레스 DSR 7월 시행

금융당국이 오는 7월 1일부터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시행하면서 금리유형에 따라 2단계스트레스 DSR 대비 차주별 대출한도가 최대 3000만원 줄어들 전망이다. 신용대출의 경우 최대 400만원 감소한다. 당국은 3단계 시행 전 대출 수요가 쏠릴 것을 고려해 금융권에 월별, 분기별 가계대출 관리목표를 준수해달라고 요청했다. 금융위원회는 20일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과 은행연합회, 제2금융권 협회, 5대 시중은행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러한 내용의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7월 1일부터 3단계 스트레스 DSR이 도입됨에 따라 은행권, 2금융권의 주담대, 신용대출, 기타대출 금리 등 전 업권의 모든 가계대출에 스트레스 금리 1.5%가 적용된다. 다만 신용대출은 잔액이 1억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스트레스 금리가 부과된다. 수도권은 스트레스 금리가 기존 1.2%에서 1.5%로 올라가면서 주담대 대출 한도가 축소된다. 서울, 경기, 인천을 제외한 비수도권은 3단계 가산금리 적용이 연말까지 6개월 유예돼 가산금리가 현행 2단계 스트레스 금리인 0.75%로 유지되고, 주담대 대출 한도에 변동이 없다. 금융당국이 은행권 차주 대출한도에 미치는 영향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변동, 혼합, 주기형 등 금리유형에 따라 2단계 대비 차주별 대출한도는 수도권 기준 1000만~3000만원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 소득 1억원인 차주가 30년 만기, 원리금균등상환, 연 4.2% 대출금리의 혼합형을 기준으로 주담대를 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2단계 스트레스 DSR 적용시 한도는 6억3000만원이지만, 7월 1일부터는 5억9000만원으로 3300만원 줄어든다. 동일한 조건에서 주기형을 택할 경우 2단계에서는 한도가 6억5000만원이었지만, 3단계에서는 6억4000만원으로 1800만원 축소된다. 소득 5000만원인 차주가 30년 만기, 원리금균등상환, 연 4.2% 금리의 혼합형으로 주담대를 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2단계에서는 대출한도가 3억1000만원이었지만, 3단계에서는 3억원으로 1700만원 축소된다. 신용대출은 변동형, 고정형 등 금리유형과 만기에 따라 2단계 대비 차주별 대출한도가 최대 400만원 줄어든다. 소득 1억원인 차주가 5년 만기, 만기일시상환, 대출금리 5.5%로 대출을 받으면 변동형 금리 이용시 2단계에서는 대출한도가 1억5200만원이었지만 3단계에서는 1억4800만원으로 400만원 줄어든다. 동일 조건으로 만기 3~5년 고정형 금리를 이용하면 대출한도가 기존 1억5400만원에서 1억5100만원으로 300만원 감소한다. 같은 조건으로 소득 5000만원인 차주가 대출을 받으면 변동형은 대출한도가 7600만원에서 7400만원으로 200만원 줄어들고, 만기 3~5년 고정형은 7700만원에서 7600만원으로 100만원 감소한다. 문제는 기준금리 인하로 차주의 부담이 줄어든데다 7월부터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으로 한도가 줄어들면서 미리 대출을 받아두려는 선수요가 겹칠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권 가계대출은 1분기까지 안정적인 추세를 보였지만, 4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5조3000억원 늘어 전월(+7000억원) 대비 증가 폭이 확대됐다. 5월에도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지금은 관계부처와 금융권이 높은 경각심을 가지고 가계부채를 선제적으로 관리해야할 시기인 만큼, 금융권도 엄정하고 총체적인 상환능력 심사 등 자율적인 가계대출 관리 역량을 더욱 강화해 달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7월 1일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이전 대출 쏠림현상 발생 가능성 등을 감안해 전 금융권에서 가계부채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권 사무처장은 “5월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될 우려가 있는 만큼, 금융당국도 금융회사들의 월별․분기별 관리목표 준수 여부 등을 철저하게 모니터링해 필요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선택 2025③-사회]‘의사 파업·차별금지법’…갈등 해소 주요 해법 온도차 뚜렷

편집자주/대한민국은 4차 산업 혁명, 글로벌 질서 재편 등 중대한 갈림길에 놓여 있다. 6.3 조기 대선을 통해 선출되는 대통령은 대한민국호의 방향타를 쥔 조타수가 된다. 주요 대선 후보들의 공약과 정책, 입장을 살펴 보면서 미래 대한민국의 방향을 조망하고 유권자들의 선택을 돕고자 한다. 6·3 조기 대선에 나선 주요 후보들은 사회분야 공약 발표에도 나서고 있다. 특히 사회 전반에 갈등이 산적한만큼 합리적 해소방안이 절실한 시점이다. 지난해 윤석열 정부에서 발생한 '의정갈등'은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다. 이에 후보들도 의료개혁이라는 거대한 틀 안에서는 모두 공감대를 형성한 듯 보이지만, 접근법에 대해서는 시각이 달랐다. '젠더갈등' 해법도 후보 4인간 견해 차이가 분명하다. '여성가족부 존폐' 문제를 놓고서 일부 후보들이 첨예한 대립을 보이는가 하면,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두고선 보수 진영의 명확한 반대 입장 속에서 찬성 입장인 범진보 진영 사이에서도 미묘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전공의 파업 사태를 해소하고 적정 의사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의료 개혁에 '국민 참여'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 12일 선관위에 공개된 10대 공약에 따르면, 이 후보는 '국민참여형 의료개혁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국민 요구에 부합하는 의료개혁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더해 '수가보상체계 개선', '공공의료사관학교 설립'과 함께 필수의료에 대한 충분한 보상체계도 확립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회복'에 중점을 둔 모양새다. 지난해 의정갈등 촉발의 주요 원인이었던 윤 정부 의료개혁안의 원점 재검토를 약속했다. 취임 후 6개월 이내에 붕괴된 의료시스템을 재건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직속 미래의료위원회'와 현장 전문가중심 협의체도 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기존 보건복지부에서 보건부를 별도로 분리해 신설하는 '정부부처 개혁'을 내세웠다. 보건의료 분야에서 정부부처의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지역의료 복원을 위한 의사 수 확대, 지역공공의대 설립과 함께 공중보건간호사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여성가족부 존폐 문제를 두고선 1, 2위 후보들이 별다른 입장이 없는 상황에서 3, 4위 후보들의 입장차가 크다. '강화'를 주장하는 권영국 후보는 여가부를 부총리급 '성평등부'로 격상해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공약했다. 반면 이준석 후보는 '여가부 폐지'를 10대 공약 전면에 내세웠다. 폐지한 여가부의 업무는 각각 복지부와 내무부(행정안전부)로 이관하겠다는 구체적 계획도 담았다. 이재명, 김문수 후보는 젠더 갈등이 심각한 상황에서 각자 지지층 표심 이탈을 우려해 최대한 말을 아끼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재명 후보는 지난 1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여성이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며 △교제폭력 처벌 강화 △디지털 성범죄 강력 대응 △고용평등 임금 공시제' 도입 등을 공약했다. 다만 여가부 존폐에 대해선 별도 공약을 밝히지 않았다. 김 후보도 지난 14일 경남 사천에 위치한 우주항공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성가족부를 없애야 한다는 것도 아니고 확대해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라며 여가부 존폐 논의에서 한 발 물러섰다. 대표적인 진보진영 아젠다로 분류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문제에 대해선 범진보진영 내에서도 입장차가 드러났다. 권영국 후보는 10대 공약 4순위에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공약을 배치한 만큼, 서둘러 법 제정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성별 정체성을 포함한 모든 차별 문제를 다루는 포괄적 차별금법은 도입하겠다"고 못박았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관련 별도 공약을 발표하지 않았다. 이재명 후보가 중도보수층을 겨냥한 우클릭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공약으로 추진할 경우, 외연확장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로 해석된다. 이같은 온도차는 양 후보간 토론 과정에서도 표출됐다. 지난 18일 대선후보 TV토론에서 권 후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당 총재 시절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노무현 정부도 차별금지법을 발의했고 문재인 전 대통령도 의원 시절에 법안 발의를 했다"며 “이재명 후보는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는 데 동의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차별이 특정한 요소에 의해 생기는 것을 방치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현재 현안들이 복잡한 게 많이 얽혀 있어 이것(포괄적 차별금지법)으로 새롭게 논쟁과 갈등이 심화되면 당장 해야 할 일을 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이재명 후보가 법 제정에 유보적 태도를 보이자 권 후보는 “김대중 총재 시절부터 28년이 지났고 강산이 세번 변했다"며 “과연 사회적 합의의 문제인가, 결단의 문제다"라고 비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내 일’ 찾아 희망의 ‘내일’로…‘두나무 넥스트 잡’ 6월 3차년도 자립준비청년 모집

# 자립준비청년 김예슬 씨(26). 전공을 영상으로 바꾸면서 큰 고민에 빠졌다. 주변 지인들이 입을 모아 살고 있던 지역을 떠나 서울로 가야 한다고 조언해서다. 영상으로 진로를 잡고 관련 직업을 구하려면 서울 밖에 답이 없단 이야기다. 서울에 정착하는 비용부터 걱정이다. 생활비를 마련한다해도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낯선 곳에서 자리잡을 수 있을지 확신이 들지 않는다. 불안해하던 김 씨에게 두나무가 손을 내밀었다. 두나무의 '넥스트 잡'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으로 김 씨는 지역 내 영상 회사에 일자리를 얻고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게 됐다. 서울로 가지 않고도 익숙한 환경에서 꿈을 펼칠 수 있게 된 것이다. 김 씨는 “두나무 넥스트 잡이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나침반이 되어줬다"며 거듭 감사를 표했다. # 어린이 교육기업에서 근무하며 최근 정규직으로 전환한 자립준비청년 윤유정 씨(22). 윤 씨는 보호 종료를 앞두고 불안한 미래에 대해 조언을 해줄 사람이 없어 우울증으로 외롭고 고통스러운 날을 지냈다. 그러던 어느날 윤 씨는 두나무 넥스트 잡을 만났다. 프로그램 덕에 그는 자신의 적성을 찾게 됐다. 진로도 정했다. 그는 넥스트 잡에 대해 “흔들리지 않는 빛으로 인생의 길을 안내해 준 북극성"이라고 말했다. 윤 씨는 또 “두나무 넥스트 잡을 통해 좋은 어른들을 만나 어두운 시간들을 이겨낼 수 있었다"며 “사회에 잘 정착해서 제가 받은 희망과 사랑을 다른 아이들과 나누겠다"고 다짐했다. '두나무 넥스트 잡(이하 넥스트 잡)'은 두나무가 (사)함께만드는세상(사회연대은행)과 함께 청년 지원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는 ESG 프로젝트 '넥스트 시리즈(Next Series)'의 하나다. 자립준비청년들의 온전한 사회 자립을 위한 ▲맞춤형 인턴십 ▲창업 지원 ▲금융 교육 ▲진로 컨설팅 등의 지원 프로그램들로 구성했다. 자립 전 보호시설 아동들을 대상으로 자기 개발·진로 탐색 기회도 선제적으로 제공, 자립준비청년의 건강한 홀로서기를 위한 실효성 있는 지원 체계 마련에도 힘 쓰고 있다. 지난해 2차년도 사업에 돌입한 넥스트 잡은 핵심 키워드를 '지역 일자리 연계'로 잡았다. 사업 범위를 기존 수도권(서울·인천·경기)에서 대전·대구·광주를 포함한 전국으로 확대했다. 자립준비청년들이 거주 지역을 떠나지 않고 익숙하고 호혜적인 환경에서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 사회 적응력을 강화하고 동시에 수도권으로의 인력 유출을 막아 지역균형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서다. 프로그램은 자립준비청년들의 자립 역량 강화 및 정서적 지지 체계 마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넥스트 잡 2차년도 사업을 통해 두나무는 자립준비청년들의 버팀목이자 내일로 가는 표지목을 자처하고 있다. 전국 13개 아동양육시설 166명의 보호아동들에게 자립 전 진로 탐색을 위한 교육을, 50명의 자립준비청년에게는 경제적 안정 및 구직을 위한 채용 연계형 인턴십을 각각 지원했다. 창업을 꿈꾸는 자립준비청년들에게는 1억5200만원의 무이자 대출 지원 및 맞춤형 경영 컨설팅도 제공했다. 자립의 전제가 되는 자산 형성과 올바른 경제관 수립을 위해 체계적인 금융 교육을 진행했고, 교육에 참여한 보호대상아동·자립준비청년 306명이 약 1억600만원의 저축액을 달성하도록 지원했다. 직무수행능력을 비롯해 ▲심리적 자신감 ▲사회적 역량 ▲진로 탐색 역량 ▲사회 문제 인식 등 참여 청년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5가지 소셜 임팩트(Social impact) 측정에서도 넥스트 잡은 고무적인 성과를 보였다. 참여 청년들의 81.6%가 과업 수행 능력이 향상됐고, 88.5%가 다양한 이해 관계자와 소통하고 협업 과정에서 의견을 조율하는 역량을 갖추게 됐다. 스스로에 대한 신뢰가 자립의 뿌리가 되는 만큼 자아 존중감 고양도 중요하다. 실제로 소셜 임팩트 측정 결과, 넥스트 잡 참여 청년의 75.9%가 자신을 긍정적으로 돌아보게 됐으며 81.6%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응답했다. 넥스트 잡은 자립준비청년들의 사회적 역량을 강화(78.2%)해 원활한 대인관계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 참여 청년들의 약 80%가 넥스트 잡을 통해 자신의 적성을 이해하고 미래를 설정하는 데 도움을 받았으며, 시민 의식과 사회적 책임 수준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 청년들의 전반적인 만족도도 5점 만점 중 4.3점으로 매우 높았다. 두 번째 사이클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넥스트 잡은 오는 6월 3차년도 모집을 앞두고 있다. 새롭게 진화할 넥스트 잡은 참여 청년 및 일선에서 함께 한 컨설턴트, 기관·기업 실무자들의 의견을 반영, 취업 컨설팅 등 실질적인 지원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넥스트 잡을 필두로 두나무는 “2025년에도 청년들에게 힘이 되는 금융과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대한민국 미래 세대 육성에 기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상주 기자 redphoto@ekn.kr

[대선판의 제갈공명들③-개혁신당]‘만40세’ 이준석의 도전, 배후엔 젊은 실무형 인재들

6·3 조기대선을 앞두고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선거 캠프는 '정치의 세대교체', '압도적 새로움'을 주요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를 뒷받침 해주는 이 후보의 참모들은 다른 주요 정당들보다 훨씬 젊고 실무형 인재들이 중심을 이룬다. 여의도의 정치 문화나 풍수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로 선거캠프를 속칭 여의도 '명당' 빌딩이 아닌 서울 강남에 차린 것도 이같은 분위기가 만들어낸 '차별화'다. 선거 운동을 사실상 총괄하는 상임선대위원장은 천하람 당대표 권한대행이 맡았다. 공동선대위원장으로는 함익병 선거기획단장을 비롯해 이기인 수석최고위원, 전성균 최고위원, 이주영 정책위의장, 서철모 전 화성시장, 조용민 전 구글코리아 상무 등 총 6명이 선임됐다. 천 위원장은 전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으로, 그 동안 이 후보와 함께 청년 정치인으로서의 입지를 다져온 대표적인 '동지'다. 변호사 출신인 그는 이준석 후보를 기존 양당 체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보고 새로운 정치 세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가 대해 양당이 서로 돌아가면서 권력을 휘둘러 큰 문제에 봉착, 근본 개혁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천 위원장은 20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이재명 후보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김문수 후보에게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다면 전략적 선택은 이준석 후보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간 야권 단일화 논의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며, 이준석 후보의 독자 노선을 공고히 하려는 선거 캠프의 의도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피부과 전문의로 방송 활동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진 함익병 단장은 정치적 발언으로도 주목받아 온 인물이다. 그는 과거 월간조선과의 인터뷰 도중 '효율적인 통치'를 강조하며 “독재가 왜 잘못된 건가"라고 발언해 주목을 끈 바 있다. 이준석 후보에 대해서는 “매력 있는 친구지만 싹수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표현하며, 그의 솔직한 성격을 드러냈다. 현역 경기도의원인 이기인 위원장은 새누리당 분당갑 당원협의회 청년위원장 출신으로, 바른정당-바른미래당-새로운보수당까지 계속 잔류했던 골수 바른정당계로 분류된다. 7대 성남시의회 시절부터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시정을 강하게 비판하며 보수층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인물이다. 20대 대선 기간에도 이재명비리 국민검증특위에 임명되고, 여러 논란을 파헤쳐 이재명 저격수로 알려지면서 높은 인지도를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개혁신당 최고위원으로 활동하며 당의 정책 방향 설정에 기여하고 있는 전성균 위원장은 지방분권과 효율적인 정부 운영을 강조한다. 그는 중앙집권적 구조를 탈피하고 지방의 자율성과 효율성을 강조해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하려는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 출신인 이주영 위원장은 개혁신당 정책위의장으로 활동하며 당의 정책 개발과 추진을 담당하고 있다. 작년 3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개혁신당의 비례대표 후보 1순위에 배치돼 국회의원 뱃지를 달았다. 당시 의사들 사이에서 비례대표 1번 후보가 '의사'인 개혁신당을 지지하겠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순천향대 천안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출신으로, 사실상 윤석열 정부의 의료 정책에 유일하게 정면으로 맞서는 의사 출신 정치인이다. 이 위원장은 캠프에서 공동선대위원장과 동시에 정책본부장을 겸임하고 있다. 정책 중심의 정치와 실용주의를 강조하는 그의 성향이 이 후보의 공약에 그대로 녹아들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이념이나 정파적 구호보다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정책을 중심으로 유권자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선대위 실무진은 김철근 종합상황실장, 구혁모 비서실장 등 기존 이 후보 측근이 중심이다. 공보단장은 이동훈 전 조선일보 기자가 맡았다. 김철근 실장은 현재 개혁신당 사무총장으로, 과거 이준석 당대표의 정무실장을 역임해 이준석계 핵심 측근으로 분류된다. 그는 이 후보와 정치적 입장을 같이 하는 경우가 많아 반이준석 성향 네티즌들 사이에서 윤핵관에 빗대 '이핵관'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구혁모 비서실장은 현재 개혁신당에서 이준석 당대표 정무실장과 경기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다.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화성시의원 선거에 출마하며 화성시의원으로 당선된 이력이 있다. 이 밖에 기존 당직자들을 중심으로 김범준 대외협력특보단장, 김두수 정무특보단장, 이재웅 총무본부장, 이경선 조직본부장, 김정철 공명선거본부장 등이 임명됐다. 곽대중 전 대변인, 박유하 국회 비서관이 후보의 홍보와 일정 관리를 돕고 있다. 이준석 원장, 구혁모 부원장 체제로 그동안 꾸준히 정책 개발을 해 온 당 싱크탱크인 개혁연구원이 이번 대선캠프에서도 주요 정책과 공약 선정 맡는다. 또한 이 후보의 멘토로 불리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 후보에게 꾸준히 정치적 조언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건설사 아닙니다”…SK에코플랜트 4년 만에 ‘脫건설’

SK에코플랜트가 SK건설에서 탈바꿈한지 4년 만에 비건설 부문 매출이 건설 부문 매출을 넘어섰다. 2021년 사명 변경 당시 전통적인 건설기업에서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체질 전환을 선언한 이래 '탈 건설' 목표 달성에 성공한 것이다. 20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SK에코플랜트 전체 매출 가운데 건설 부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3.3%를 기록했고, 비건설 매출이 66.7%를 차지했다. 2024년 건설 부문 매출 비중이 57.4%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 3개월 만에 비건설 부문 매출이 절반 이상을 넘겨 3분의2를 초과했다. 1분기 비건설 부문 매출 비중 상승은 하이테크 부문이 주도했다. SK에코플랜트는 작년 10월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하이테크 사업부문을 신설했다. 조직 개편 이후 첫 실적 성적표라고 할 수 있는 올해 1분기 하이테크 부문 매출은 전체 매출에서 44%를 차지해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비건설 매출 현황을 각 사업부문 별로 살펴보면 환경사업 부문은 10.6%를 차지했고, 에너지사업 부문 매출이 12.1%를 기록했다. SK에코플랜트가 'SK건설'에서 현재 사명으로 이름을 바꾼 2021년 5월 당시 SK에코플랜트는 전형적인 건설기업이었다. 2020년 건설부문 매출이 95.2%를 차지하는 등 매출의 대부분이 건설 사업에서 나왔다. 사명을 바꾼 2021년부터 SK건설은 적극적으로 에너지사업과 환경사업에서 보폭을 늘렸다. 그 해 11월, 해상풍력 플랜트 제조 및 조선·기자재 업체인 삼강엠앤티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그리고 SK에코플랜트는 새 사명 출범 첫 해 건설부문 매출 비중을 84.6%로 낮췄다. 2022년엔 2월엔 싱가포르의 전기·전자 폐기물 분야 기업인 테스(TES)를 인수하는 등 더욱 환경 및 에너지 사업에 박차를 가하면서 건설 부문 매출이 70.8%로 낮아졌다. 이후 2023년 건설 부문 매출 비중은 66.4%를 기록해 3분의 2수준까지 떨어졌다. 작년엔 건설 부문 매출 비중이 57.4%를 차지하면서 비건설 부문 매출 비중이 과반을 넘보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하반기엔 반도체 사업 조직을 신설하고 2025년 1~3월 하이테크 부문 매출 비중이 40%를 넘기면서 올 1분기 비건설 부문 매출 비중이 3분의 2까지 성장했다. SK에코플랜트는 사실상 회사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 반도체 사업 확장에 최근 더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달 모그룹 산하 반도체 소재 4개 기업(SK트리켐·SK레조낙·SK머티리얼즈제이엔씨·SK머티리얼즈퍼포먼스)을 자회사로 편입시키면서 오는 2분기 SK에코플랜트 전체 매출에서 하이테크 사업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당사는 이제 완연히 친환경 에너지 및 반도체 종합 서비스 회사로 발돋움했다"며 “앞으로 반도체와 친환경 및 에너지 부문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데 더욱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경동나비엔, 주택경기 안 좋은데 최대 실적…비결은?

경동나비엔이 하강국면의 주택경기에도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수출이 더욱 성장한 가운데 국내 실적도 괜찮았다. 주방기기 제조사인 SK매직 인수와 보일러 교체시장 마케팅이 적중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3652억원, 영업이익 394억원, 당기순이익 37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3% 증가, 영업이익은 21.2% 증가, 당기순이익은 20% 증가했다. 경동나비엔은 보일러 제조 및 판매가 주력사업이다. 주택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그런데 올 1분기 주택경기는 그리 좋은 상황이 아니었다. 주택산업연구원의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의 실적을 보면 지난해 12월 40 후반에서 올해 3월 70 중반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85 지수 미만은 하강국면을 뜻한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주택경기는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보일러 교체시장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해 콘덴싱 보일러 판매가 늘어난 덕분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외 보일러 판매도 계속 성장세를 보였다. 1분기 국내 매출액은 1266억원, 해외 매출액은 2386억원을 기록해 해외 매출이 국내의 거의 2배 많았으며, 전분기 대비 국내는 23.5% 증가, 해외는 8.1% 증가했다. 특히 북미시장 매출액은 2142억원을 기록해 전분기보다 13.4% 증가했다. 경동나비엔의 실적 호조는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시장 및 제도 개선에 맞춘 제품을 적절히 출시한 것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경동나비엔은 지난해 5월 가전업체 SK매직의 가스레인지와 전기레인지, 전기오븐 영업권을 약 400억원에 인수하고 올해 3월 기업 가치관에 맞춘 '나비엔 매직'을 새롭게 내놨다. 이를 통해 주방기기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3D 에어후드 및 환기청정기와 연동해 새로운 주방시스템을 구현해 실내 공기질 관리의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회사는 1분기 사업보고서에서 “근년에 이르러 (보일러) 신규 수요보다 교체 수요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수도권 중심이었던 대기관리권역이 전국으로 확대됐고, 이에 따라 에너지 절감과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콘덴싱 보일러 보급이 활성화 되면서 점차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기존 콘덴싱 보일러와 더불어 환기청정을 기반으로 실내 공기질까지 종합적으로 관리 가능한 시스템 구축, 냉난방공조(HVAC) 시장에서도 친환경, 고효율로의 시장 변화를 주도할 계획"이라며 “차별화된 기술과 아이템 다각화 등을 통해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쾌적한 생활환경 파트너'라는 회사의 비전도 함께 실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경동나비엔의 연구개발비는 2023년 357억원, 2024년 409억원이었으며, 올해 1분기는 129억원을 지출했다. 매출액 대비 비율은 2023년 2.96%, 2024년 3.02%, 올해 1분기 3.55%이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KAI, KF-21 양산기 최종 조립 착수…내년 하반기 공군 납품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경남 사천 본사에서 한국형 전투기 KF-21 최초 양산 1호기의 최종 조립 단계 착수 행사를 개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최종 조립 착수는 지난해 6월 방위사업청과의 최초 양산 계약 체결 이후 △전방 동체 △주익 △중앙 동체 △미익 등 주요 부품의 개별 생산과 동체 결합을 마친 데 이은 단계다. 조만간 양산기는 본격적인 지상과 비행 시험에 돌입할 예정이고, 2026년 하반기 1호기 납품을 목표로 하고 있다. KF-21 체계 개발 사업은 노후화된 F-4와 F-5를 대체하고 미래 전장에 부합하는 첨단 전투기를 개발하기 위한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방위 산업 프로젝트다. KAI를 비롯, 국방부·방위사업청·합동참모본부·공군·국방과학연구소(ADD) 등 주요 기관과 600여 개 국내 협력사가 참여해 국산화율 65%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이를 통해 항공 산업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일자리 창출, 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KF-21은 2022년 7월 시제기 비행 시험을 시작으로 공중 급유, 공대공 무장 발사 등 다양한 임무 수행 능력을 입증하며 임무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KAI는 지난 40여 년간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KF-21의 임무·비행 제어 컴퓨터와 AESA 레이더 등 핵심 항공 전자 시스템의 국산화에도 성공했다. 차재병 KAI 부사장은 “KF-21 체계개발사업은 많은 도전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관계 기관들의 협력 덕분에 양산까지 안정적으로 올 수 있었다"며 “빈틈 없고 완벽한 공정으로 적기 납품을 위해 전 구성원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규헌 방위사업청 미래전력사업본부장도 “KF-21의 성공적인 양산과 전력화를 통해 경제 활성화와 국가 위상 제고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부-업체-협력사 간 유기적인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킹콩소프트, 사이버 판타지 여신 RPG ‘여소: 여신이 소녀가 되었다’ 출시

킹콩소프트가 사이버 아머를 두른 전투 여신들과 함께 떠나는 사이버 X 신화 세계관 기반의 신규 게임 '여소: 여신이 소녀가 되었다'를 공식 론칭했다고 20일 밝혔다. '여소: 여신이 소녀가 되었다'는 방치형 육성, 여신 캐릭터 수집, 모험, 탐험 등 여러 가지 재미 요소를 결합한 사이버 판타지 여신 RPG로, 신화 속 영웅들이 전투 미소녀로 부활한 '신세계'에서 자신만의 전략으로 전투에서 승리를 이끌어 가는 것이 특징이다. 제우스, 아테나, 화목란 등 신화 속 인물이 미소녀 캐릭터로 등장하며, 멸망 직전의 세계에서 살아남은 생존자가 신세계로 전이된 후 사이버 장갑을 착용한 미소녀 여신들과 함께 모험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모든 여신 캐릭터는 100% 수집이 가능하며, 각기 다른 개성의 여신들과 다채롭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내가 원하는 모습 그대로 여신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으며, 전투력은 물론 스타일도 직접 결정하는 몰입형 육성 RPG의 완성형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여신 캐릭터를 수집하고 여신과의 호감도 작용을 통해서 더욱 강해질 수 있도록 성장시킬 수 있으며, 전 세계 플레이어들과 실시간으로 겨루는 통합 서버 PVP 전장에서 최강의 여신 팀을 꾸려 영광의 랭킹을 쟁취할 수 있다. 자동 전투로 편안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루 종일 쌓이는 보상으로 쾌속 성장도 가능하다. 로그인만 해도 쏟아지는 지원과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어 방치의 즐거움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실시간 길드 콘텐츠도 마련돼 있어 성지 쟁탈전, 공성전, 월드 보스 협동 사냥을 통해 친구들과 함께 더 큰 보상도 받을 수 있다. 이 밖에도 화려한 비주얼과 감성 일러스트로 시각적인 즐거움도 선사한다. 최고급 일러스트, 사이버 전투복, 날개 이펙트까지 완벽 구현해 사이버와 신화의 아름다운 만남을 눈으로도 즐길 수 있다. 성장에 따라 외형도 변화에 몰입도를 더 높였으며, 하우징 시스템을 통해 여신과 함께 할 인테리어 구성도 가능하도록 했다. 킹콩소프트 관계자는 “2025년 신작 게임 '여소: 여신이 소녀가 되었다'는 여신의 미소녀화는 물론 무료 지급 여신 및 빠르고 쉬운 성장으로 누구나 쉽게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했다"며, “혼자가 아닌 여신들과의 협력 전투를 통해 진짜 RPG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여소: 여신이 소녀가 되었다'는 현재 플레이스토어, 앱스토어, 원스토어, 갤럭시스토어에서 다운로드 가능하며, 자체 페이지를 통해 PC버전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엇갈리는 D램 가격 전망···반도체 업계 ‘셈법 복잡’

반도체 업계가 D램 가격 변동 추이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 수요가 꾸준해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과 관세 불확실성에 따른 '선구매 효과'가 끝나면 업황이 어두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시장에서 동시에 제기되고 있어서다. 20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PC용 D램 범용제품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65달러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22.2% 급등한 수치다. 미국 정부의 상호관세 90일 유예 조치 등에 따라 고객사들이 선구매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D램 가격은 지난해 9월(-17.07%)과 11월(-20.59%) 두 자릿수 급락세를 보였다. 작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는 4개월 연속 보합세를 나타냈다. 반도체 업체들은 일단 공급 가격을 인상한 상태다. 미국 마이크론이 지난달 관세 불확실성을 반영해 납품가를 올리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최근 움직였다. 그동안 다소 침체된 분위기였던 구형 D램 가격이 신형(DDR5) 보다 인상률이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앞으로 업황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D램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달라지는 분야인 만큼 기업들의 셈법을 복잡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업계는 하반기에도 D램 가격이 꾸준히 올라가길 바라고 있다. 미국 등 주요국 소비여력이 충분하고 중국의 '이구환신 정책' 수혜도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일각에서 나온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저가 공세에 대응해 구형 제품 감산을 미리 결정해놨다는 점도 향후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일부 대형 고객사들의 선구매 움직임도 '트럼프 불확실성'에 적응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재고를 쌓아뒀다는 이유로 향후 관세 장벽이 생기거나 사라진다 해도 주문량을 줄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고부가가치 제품이자 한국 기업들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경우 1~2년 단위 장기 납품 계약을 체결하는 만큼 하반기 업황 부진에 대한 우려가 희박하다. 엔비디아가 사우디아라비아와 공급 계약을 맺으며 'AI 붐'이 또 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조성된 상태기도 하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D램 업황은 제한된 공급과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서버·그래픽향 수요로 인해 안정적인 수급 밸런스를 보일 것"이라며 “스마트폰과 PC의 경우 하반기 아이폰 17 시리즈와 AI 기능 탑재한 PC 출시로 출하량보다는 용량 증가로 D램 수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D램 수요가 추세적으로 늘어나기 힘들다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관세와 인플레이션 등이 하반기 수요에 영향을 우려가 여전하다"며 “관세 불확실성과 국가 사이 무역 장벽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D램 가격 상승폭은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기업들도 고객사들의 선구매가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 재고를 쌓아둔 것과 별개로 소비 시장이 위축될 경우 가격 하락폭이 더 거세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1분기까지는 D램 업황이 당초 우려보다 양호했지만 2분기 이후에는 선구매 부작용과 생산량 증가에 따른 레거시 D램 업황이 재둔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송 연구원은 “D램 업체들의 DDR5 재고는 2~3주치에 불과하나 유통 재고가 증가 중"이라며 “DDR5 현물 가격 반등은 조만간 종료될 듯하고 재고가 과다한 DDR4 가격 반등 역시 2분기까지 장기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반도체 업계는 HBM을 포함한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늘리며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가격 변동이 크고 경쟁이 치열한 구형 제품은 생산 중단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는 DDR4와 3세대 HBM인 HBM2E 등 제작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DDR4 생산 비중을 낮추고 있다. 현재 가장 대표적인 최신 D램은 DDR5와 HBM3E다. 삼성전자는 HBM3E 12단 제품 등을 앞세워 엔비디아 공급망에 진입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 라인 증설을 위한 신규 투자를 계획 중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두 자릿수씩 성장하는 中 가전…韓 수익성 악화에 ‘고심’

중국 가전업체들이 내수 진작 정책과 글로벌 수출 확대를 바탕으로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메이디, 하이얼 등 주요 업체들이 1분기 두 자릿수 실적 개선을 기록한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은 영업이익 감소에 직면하며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 기술력까지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는 중국의 공세에 한국 가전업계가 수세에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가전업체 메이디그룹은 올해 1분기 매출 24조8046억원, 순이익 2조399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 38% 증가한 수치다. 하이얼은 매출 15조3000억원으로 10.1% 늘었고, 순이익은 15.1% 증가한 1조원으로 집계됐다. 하이센스는 매출 4조8000억원(+5.8%), 순이익 2172억원(+14.9%)을 기록했고, TCL그룹은 매출 7조7334억원으로 소폭 증가(+0.5%)했으나 순이익이 322% 급증하며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전 부문은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에서는 뒷걸음질 쳤다. 삼성전자의 TV·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VD·가전사업부는 1분기 매출 14조5000억원으로 7.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000억원에 그치며 43.4% 감소했다. LG전자의 생활가전·TV 사업을 맡는 HS·MS 사업본부 역시 매출 11조6571억원으로 4.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495억원으로 15.4% 줄었다. 원자재 가격 상승, 글로벌 수요 둔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국내 가전업체들이 정체 국면에 접어든 사이, 중국 업체들은 내수 확대와 해외 공략을 앞세워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업계는 중국 내수시장의 소비 진작 정책이 실적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이구환신(以舊換新)' 정책이 핵심으로 꼽힌다. 이구환신은 '낡은 것을 새로운 것으로 바꾼다'는 뜻으로, 소비자가 자동차·가전·가구 등을 교체하거나 새로 구매할 경우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지난해 4월 중국 상무부가 소비 촉진과 환경 보호를 목표로 도입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상하이무역관 관계자는 “지난해 추진된 이구환신 정책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으며, 보조금 지원 대상 가전제품은 기존 8개에서 12개로 확대됐다"며 “중국 가전시장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가전 수요 확대를 비롯한 소비 회복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주민 1인당 소비 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다. 중국 기업들은 해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의 가전제품 수출액은 2019년 700억달러(약 97조원)에서 지난해 1124억달러(약 156조원)로 60% 이상 증가했다. 과거 중국산 가전은 '가격만 저렴한 제품'으로 인식됐으나, 최근에는 기술력과 디자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시장까지 진출하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지난해 유럽 시장에서의 중국 가전 수출은 15% 이상 증가했다. 하이얼은 1분기 미국 프리미엄 브랜드 부문에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고, 메이디는 프리미엄 브랜드 '콜모'를 앞세워 수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기술집약형 제품군인 TV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기술 고도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하이센스는 올해 CES 2025에서 'RGB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TV'를 공개하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기존 백색 LED에 컬러 필터를 씌우는 방식과 달리, 빨강(R)·초록(G)·파랑(B) LED를 각각 독립 구동시켜 색 정확도를 크게 향상시킨 구조다. 하이센스는 이 제품을 삼성전자의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와 직접 비교하며 색 표현력과 에너지 효율성 측면에서 우위를 주장했다. 안드레 클라크 하이센스 이사는 “세계 최초로 RGB LED 칩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해 QD-OLED보다 우수한 색 재현과 에너지 절감을 동시에 실현했다"며 “이 제품이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산 가전제품의 기술 격차가 과거보다 눈에 띄게 좁혀졌다고 평가한다.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CES 현장에서 확인한 중국산 TV는 기술 완성도가 이전보다 확연히 높아졌다"고 전했다. 이어 “과거 '저가형'으로 인식되던 중국 제품이 이제는 프리미엄 시장까지 넘보고 있는 점도 주목할 변화"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응해 국내 가전업체들은 인공지능(AI) 가전과 신가전 등 프리미엄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구독형 모델과 TV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사업 등 차별화된 전략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아직까지 중국 기업들의 기술력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에서 우위를 이어가며, 앞선 기술력과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무기로 중국의 추격을 따돌린다는 전략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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