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 자연생태공원에 사는 왕버들. (사진=위키피디아)
하천 변을 따라 자라는 왕버들이 일반 산림의 나무보다 더 빠르게 탄소를 흡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천 생태계 복원이 기후변화 대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연구다.
국립생태원 이창석 원장과 서울여대 바이오환경기술학과 석지은·임봉순·강규태 연구원, 대기환경모델링센터 주승진 연구원 등은 최근 한국 주요 하천의 왕버들 군락을 분석한 논문을 국제 학술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에 발표했다. 교신 저자인 이 원장은 서울여대 연구 석좌교수이기도 하다.
이번 연구는 병천천(충북 청주)와 낙동강(경북 안동 구간), 보성강(전남 순천), 토평천(경남 창녕), 금강 (충북 영동 구간) 등 국내 5개 하천에서 자라는 왕버들(Salix chaenomeloides)을 대상으로 탄소 흡수 능력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왕버들 군락의 순(純,net) 1차 생산성(NPP)은 평균 헥타르(㏊)당 연간 약 2.45톤의 탄소를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당수 온대 산림의 탄소 흡수 능력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수준이다.
◇왕버들이 산림보다 탄소를 빨리 흡수하는 이유
연구팀은 왕버들이 일반 산림 수종보다 탄소를 더 빠르게 흡수하는 이유를 생장 구조와 생태적 전략에서 찾았다.
연구에서는 나무의 흉고 직경(DBH, 가슴 높이의 나무 둘레)과 생체량(biomass)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는 수식을 활용했다. 이 수식에서 핵심 변수는 회귀계수 b값으로, 나무의 직경이 커질 때 생체량이 얼마나 빠르게 증가하는지를 보여준다.
비교 결과는 왕버들이 2.2158, 소나무 2.071, 신갈나무 1.766이었다. b값이 크다는 것은 동일한 직경 증가에서도 생체량이 더 빠르게 증가한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왕버들의 높은 b값이 초기 천이(遷移, 옮겨가서 자리를 잡음) 수종의 빠른 성장 전략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왕버들은 홍수와 퇴적이 반복되는 하천 환경에서 빠르게 성장해 공간을 차지하는 전략을 가진 나무다. 반면 신갈나무와 같은 후기 천이 수종은 성장 속도는 느리지만 안정적인 숲을 형성한다.
결국 왕버들은 직경이 조금만 증가해도 잎과 가지, 줄기 생체량이 빠르게 늘어나며 탄소 축적 속도도 함께 높아지는 구조를 가진 셈이다.
▲왕버들 군락 조사지점 (자료=Sustainability, 2026)
◇하천 생태계 자체가 '탄소 흡수 공장'
연구는 왕버들의 성장 특성뿐 아니라 하천 생태계 자체의 높은 생산성에도 주목했다.
하천 변은 육상과 수생 생태계가 만나는 전이지대(轉移地帶, 서로 다른 두 생태계가 맞닿는 곳)로, 물과 영양분 공급이 매우 풍부하다. 홍수 때마다 퇴적물이 쌓이고 유기물이 매몰되면서 토양 탄소가 장기적으로 저장되기도 한다.
논문은 이런 특징 때문에 수변 생태계는 △잎·줄기 등 땅위 부분 △뿌리 등 땅속 부분 △홍수 때 매몰되는 식물 사체 등의 형태로 탄소를 저장한다고 설명한다. 이런 저장 능력 덕분에 하천 식생은 산림 못지않은 중요한 탄소 흡수원(carbon sink)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런 잠재력이 정책적으로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현재 대부분 국가의 온실가스 배출-흡수량 목록(인벤토리)이나 탄소 정책은 산림 중심으로 설계돼 있고, 하천 식생의 탄소 저장 능력은 거의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낙동강에서 제거된 왕버들 군락
흥미로운 점은 한국에서는 이런 수변 식생이 오히려 제거된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4대강 사업을 비롯해 이후 대대적인 하천 정비 과정에서 낙동강 등 여러 지역에서 왕버들 군락이 대규모로 제거됐다. 당시 정부는 하천 흐름 확보와 경관 개선 등을 이유로 버드나무 군락을 정비하거나 제거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는 이런 정책이 기후 대응이라는 명분과 정반대 결과를 낳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왕버들 군락은 탄소 흡수 뿐만 아니라 수질 개선과 홍수 완충(강둑 등 보호기능), 생물 서식지 역할 등 다양한 생태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천에서 이런 식생을 제거하는 것은 단순한 경관 변화가 아니라 탄소 흡수 능력을 약화시키는 행동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23년 4월 경북 예쳔군 보문면 작곡리 일대 내성천의 왕버들이 대규모로 벌목됐다. (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하천 복원도 탄소 정책에 포함해야"
연구팀은 수변 생태계 복원이 기후 정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하천 식생은 탄소 저장과 흡수, 홍수와 가뭄 해결 등 자연 기반 해법(nature-based solutions)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하천 복원은 산림 조성보다 공간 제약이 적고 빠르게 생태계가 회복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후 대응 전략으로 주목할 가치가 있다.
이창석 원장은 “수변 생태계는 지금까지 과소평가된 탄소 저장 자원"이라며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와 기후 정책에서 하천 식생의 역할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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