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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는 26일 유럽 소재 제약사와 883억원 규모의 의약품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연결 매출액(약 4조5473억원)의 1.94%에 해당한다. 계약기간은 이날부터 2031년 12월 31일까지이며, 계약 금액은 미화 6378만 6500달러를 원화 환산(기준환율 1386.30원)한 금액이다. 회사 측은 계약 상대방을 경영상 비밀 유지 사유로 2031년 말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씨에스윈드, 466억원 규모 풍력발전기 구조물 공급 계약 씨에스윈드는 Anna Offshore Wind Energy Co., Ltd와 466억원 규모의 풍력발전기 구조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연결 매출액(약 3조725억원)의 1.5%에 해당한다. 계약기간은 이달 25일부터 2026년 12월 12일까지이며, 대금은 인보이스 발행 후 45일 이내 지급 조건이다. 이번 계약은 고객사의 공사진행통보서(NTP) 발급을 조건으로 효력이 확정되며, 최종 발급 기한은 2026년 1월 15일이다. 회사 측은 “계약 기간과 금액은 향후 고객사와 협의 및 공사진행 과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우버택시, 구독형 멤버십 ‘우버원’·청소년 계정 도입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 우버가 올해 하반기부터 한국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구독형 멤버십과 청소년 전용 계정 같은 신규 서비스를 전격 선보이고, 카카오모빌리티를 비롯한 국내 경쟁 플랫폼들과 한판승부를 선언한 것이다. 우버 택시는 2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올해 상반기 성과와 하반기 전략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신규 서비스 출시 소식을 알렸다. 이날 도미닉 테일러 우버 모빌리티 아시아태평양 총괄 대표는 “한국은 우버의 전략적 핵심 거점 중 하나로, 실제 승차 건수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 중"이라고 강조했다. 우버 택시는 올해 상반기에 가맹 택시 수를 늘려 안정적인 배차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직장인·여행객을 중심으로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각종 프로모션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송진우 우버택시 코리아 총괄은 “가맹 확대는 배차 성공률을 높이고 승객 호출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사업 외연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버는 글로벌에서 성공한 서비스를 한국 시장에 맞게 조정해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번에 처음 공개한 구독형 멤버십 '우버 원(Uber One)'이다. 우버 원은 택시 이용 시 최대 10% 크레딧 적립, 평점 상위 드라이버 우선 배차 혜택을 제공한다. 이용 요금은 월 4900원, 연간 결제 시 4만9000원이며, 신규 가입자는 1개월 무료 체험이 가능하다. 청소년 전용 '우버 자녀 계정'도 29일부터 운영된다. 부모 계정과 연동돼 자녀 호출 차량은 우수 기사에게 우선 배차되며, 부모가 실시간으로 이동 경로를 확인할 수 있다. 지출 한도를 월별·건별로 설정할 수 있어 안전성과 관리 편의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해당 서비스는 서울·부산·제주에서 먼저 시작해 순차적으로 확대된다. 우버 택시는 '기사 친화형 플랫폼'을 표방하며 드라이버 혜택도 강화했다. 기사 전용 앱의 편의성을 개선하고, 수수료를 2.5%로 동결해 부담을 최소화했다. 특히 외국인 장거리 승객 수요를 흡수하며 공항 호출 건수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는 성과도 올렸다. 또한 기사들이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차량에 우버 브랜드 및 광고물을 부착하는 '래핑 옵션' 프로그램도 새롭게 마련했다. 송진우 총괄은 “승객에게는 편리한 여정을, 기사에게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제공하는 것이 우버 플랫폼의 목표"라며 “한국 시장 특성에 맞춘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며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현대백화점그룹, 16개 계열사 ‘ESG 데이터 통합 관리’ 시스템 구축

현대백화점그룹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는 그룹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성과를 체계적으로 관리·공시하고자 'ESG 데이터 통합 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26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지속가능경영 국제 표준인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 'SASB(Sustainability Accounting Standards Board)' 등에 부합하는 체계를 갖추고, 현대백화점·현대홈쇼핑·현대그린푸드·한섬·현대리바트 등 그룹 내 16개 주요 계열사의 ESG 데이터를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특히,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될 국내 ESG 공시 의무화 제도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ESG 데이터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강화한 관리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통합 관리 시스템에는 계열사별 환경, 사회, 지배구조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대시보드를 구성한다. 이를 기반으로 한 보고서를 작성·게시해 투자자와 이해관계자에게 일관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대백화점그룹은 국내외 규제 기준에 부합하는 관리 지표를 꾸려 운영할 계획이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 부문에 걸쳐 총 250여개 관리 지표를 마련하며, 각 계열사마다 사업 특성에 따라 관리 지표를 별도 선정해 운영, 관리한다는 구상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ESG는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이자 글로벌 투자자, 이해관계자와의 신뢰를 좌우하는 기준"이라며 “이번 ESG 통합 관리 시스템 구축으로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그룹 전반의 지속가능경영 기반을 공고히 하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진정성 있는 ESG 경영 실천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다음컴퍼니, 남성건강기능식품 ‘에르비아’ 출시

다음컴퍼니는 남성 건강을 위한 건강기능식품 '에르비아(HERVIA)'를 새롭게 출시했다고 26일 밝혔다. 에르비아에는 쏘팔메토열매추출물, 옥타코사놀, 비타민B1, 아연, 비타민D3, 판토텐산, 망간, 비오틴, 셀레늄 등이 주원료로 포함돼 있으며, 이와 함께 홍삼추출물, 블랙마카, 산수유 등 30여 종의 부원료가 엄선되어 배합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쏘팔메토 열매에서 추출한 로르산 성분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전립선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성을 인정받은 원료로 알려져 있다. 해당 제품은 쏘팔메토열매추출물과 옥타코사놀이 식약처 고시 일일 섭취 기준치를 충족하도록 설계됐다. 제품은 파우치 형태로 제작돼 위생적이며, 물과 함께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다. 또한 캐나다에서 제조된 완제품으로, 엄격한 검수를 거쳐 수입되고 있다. 다음컴퍼니 관계자는 “에르비아는 중년 남성의 건강을 연구해 온 연구진들이 오랜 기간의 연구와 개발 끝에 선보이게 된 제품"이라며 “전립선 건강 관리와 함께 정상적인 면역 기능 유지를 원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다음컴퍼니는 이번 신제품 출시를 기념해 전문 상담원을 통한 구매 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보험업계, 상생기금 300억원 조성…소상공인·서민 무상보험 가입 지원

생명·손해보험사들이 전국 17개 시·도와 손잡고 소상공인과 서민들을 지원한다. 보험료 전액 지원 등 사회안전망 기능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300억원(생보업계 150억원+손보업계 150억원) 규모의 상생기금을 조성하고, 상생 상품을 3년간 운영한다. 상생기금은 자연재해 등을 겪은 소상공인의 재기를 돕고 취약계층의 병원비 부담을 줄이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무상보험 가입 상품으로는 △신용보험 △상해보험 △기후보험 △풍수해보험 △화재보험 △다자녀 안심보험이 선정됐고, 향후 상품 리스트와 보장 대상이 확대될 전망이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풍수해보험은 최대 90만명, 다자녀 안심보험은 최대 24만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사업은 지역 특색에 맞도록 지원하는 것이 특징으로, 사업재원의 최대 90%를 상생기금에서 조달하고 지자체 재원을 일부 활용한다. 지자체는 지역에 필요한 보험을 선택할 수 있다. 금융위는 올 3분기 중 '1번타자'를 선정하고 실무 작업반을 구성할 계획이다. 또한 내년 초 전국 지자체 공모를 받고 본격적인 사업에 돌입한다. 권 부위원장은 “사망보험금 유동화에 이어 추진하는 정책"이라며 “소상공인 민생 회복과 저출산 극복 등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규제 리스크에 흔들린 건설株…대출·안전·노동법 ‘삼중 악재’

상반기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건설업종 주가가 하반기 들어 급격히 꺾이고 있다. 상반기에는 주택 공급 확대와 원전 수출 기대감에 힘입어 코스피를 웃도는 상승세를 보였으나, 하반기 들어서는 고강도 부동산 대출 규제, 중대재해처벌법 강화, 노란봉투법 통과 등 악재가 겹치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중대재해 발생 기업에 대한 여신 제한을 검토하고 있어 업종 전반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DL이엔씨 등으로 구성된 코스피200 건설 지수는 상반기 약 78% 상승하며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28.01%)을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5.4%로 마이너스 전환해 같은 기간 4.50% 오른 코스피를 크게 밑돌았다. 건설 종목을 더 폭넓게 담고 있는 KRX 건설 지수 역시 상반기 60.95% 올랐지만 7월 이후 -7.6%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6월 말 정부가 강도 높은 부동산 대출 규제를 발표하면서 건설업종이 조정 국면에 들어간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여기에 안전 규제 강화가 직접적인 충격을 주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직접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중대재해처벌법 강화 의지를 천명했다. 실제로 법 시행 이후 검찰이 기소한 사건 31건 중 29건이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인 16건(51.6%)이 건설업에서 발생했다. 전체 산업재해 사망자 중 건설업 비중도 다시 절반을 넘어선 51.8%를 기록했다. 기소 시 높은 확률로 유죄 판결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건설업계는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실제 개별 기업들의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DL이앤씨는 지난 8월 자회사 DL건설 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해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한 수사를 받고 있다. 이 여파로 DL이앤씨 주가는 최근 석 달 동안 26% 급락했다. 포스코이앤씨 역시 올해에만 네 차례 중대재해가 발생해 영업정지는 물론 건설면허 취소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이앤씨와 DL건설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되면서 건설주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고 평가했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노란봉투법도 건설업계에는 새로운 불확실성을 안겼다. 원청사의 책임이 강화되면서 하청업체와의 분쟁이 늘어날 수 있고, 공정 차질 가능성까지 커졌다는 지적이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미 강화된 안전 규제가 건설 현장에 부담을 주는 상황에서 노란봉투법까지 더해지면 산업 전반에 혼선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법적 리스크는 금융 부문으로 번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중대재해 발생 기업에 대해 ESG 평가에서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금융권과의 간담회에서는 건설사 여신 관련 대응책이 논의됐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는 가운데, 대출 문턱까지 높아지면 중견 건설사들의 부담은 가중될 수 있다. 실제 레고랜드 사태 이후 롯데건설 차환 이슈,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등이 이어지며 PF 리스크가 업계를 짓누르고 있다. 다만 모든 전문가들이 비관적인 전망만 내놓는 것은 아니다. 이상호 교보증권 연구원은 “건설사들이 이미 안전관리비를 상향하고 예비비를 반영해온 만큼 규제 강화가 곧바로 원가율 악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주택 매출 감소 전망은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다"며 “산업재해 발생 시 공정을 중단하는 현장들의 매출 감소 외에 추가적인 원가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산업안전 관련 업종에는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폐쇄회로(CC)TV 관제 시스템, 사물인터넷(IoT) 보안 시스템, 인공지능(AI) 기반 안전 관리 솔루션 등은 산업안전 규제 강화 국면에서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결국 상반기 '원전·공급 확대' 기대감에 힘입어 고공행진을 했던 건설주는 하반기 들어 '규제 리스크'라는 벽에 부딪히며 흔들리고 있다. 당장 9월 발표될 금융당국의 종합대책이 업계에 어떤 파급을 미칠지가 향후 주가 흐름을 가를 최대 변수로 꼽힌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장박원 칼럼] MAGA의 역설

기원전 454년 아테네 몰락의 시발점이 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지도자 페리클레스가 델로스 동맹의 공동 금고를 아테네로 옮기도록 한 것이다. 금고를 좀 더 안전한 곳에 보호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으나 진짜 목적은 동맹의 자산을 독점하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그 이후 금고 자금은 파르테논 신전 건설을 비롯한 아테네 공공사업에 유용됐다. 동맹국 기여금이 본래 목적인 페르시아 제국 방어가 아닌 아테네 정부의 쌈짓돈으로 전락한 셈이다. 더 나아가 아테네는 공납금을 증액했다. 기원전 431년부터 30년 가까이 이어진 펠로폰네소스 전쟁으로 재정난에 처하자 동맹국의 팔을 비틀었다. 그렇게 전쟁으로 구멍 난 재정을 충당하려고 했다. 아테네의 갑질에 동맹국들의 분노와 불만은 쌓여갈 수밖에 없었다. 아테네 주도의 델로스 동맹은 공동 안보와 협력을 위해 결정됐다. 공동 금고를 중립 지대인 델로스 섬에 놓기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원전 480년 살라미스 해전에서 페르시아 제국을 물리친 아테네가 강력한 해군력으로 지역 안보를 책임지는 대신 동맹국들은 함선이나 공납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아테네가 '제국의 본성'을 드러내기 전까지 델로스 동맹은 굳건했다. 하지만 '아테네를 위대하게' 만들려는 페리클레스 등장 이후 균열이 생겼다. 아테네와 동맹국들은 파트너십에서 예속 관계로 바뀌었다. 그 결과 자발적 참여와 협력이 강점이었던 델로스 동맹의 경쟁력이 사라졌다. 권위주의 체제인 스파르타의 펠로폰네소스 동맹과 다를 바 없었다. 동맹의 붕괴는 아테네 민주주의가 쇠퇴한 결과이기도 했다. 기득권 세력과 사익만을 추구하는 선동가들이 정치판을 쥐락펴락하며 아테네 민주주의는 길을 잃었다. 국가와 시민에 대한 지도자들의 애국심과 책임은 실종됐다. 동맹국에 대한 예의도 사라졌다. 아테네 유력 가문 출신인 알키비아데스는 개인의 영달을 위해 적국인 스파르타로 망명했다. 그의 배신은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아테네가 패배하는 결정적 요인이 되기도 한다. 아테네의 역사를 길게 소개한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이 비슷한 길을 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소련과 중국의 권위주의 체제에 맞서 시장과 자유 무역을 근간으로 하는 민주국가 동맹을 이끌었다. 미국이 손해를 보더라도 동맹국을 위한 공동 안보와 협력에 희생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전통을 무너뜨리고 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라는 구호 아래 동맹국에게도 무리한 요구서를 내민다. 모든 국가를 거래상대로 여기며 미국에 손해를 끼치면 보복하고 이익이 돼야 상대를 해주는 식이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동맹국인데도 관세폭탄을 퍼붓고 과도한 방위비 분담을 압박하고 있다. 26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 역시 분위기는 좋았으나 주한미군 부지 소유권을 넘기라는 등 수용하기 힘든 청구서를 내밀었다. 한미 정상회담 이후 이어질 실무 협상에서 어떤 돌발 변수가 나올지 알 수 없다. 한국 기업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터무니없는 요구에 좌불안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들에게 정부 보조금을 받는 대가로 지분을 내놓으라는 기상천외한 제안도 서슴지 않고 있다. 트럼프의 폭주에 미국 민주주의도 흔들린다. 언론사와 대학, 사법부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표현의 자유 같은 민주주의 핵심 가치가 도전받고 있다. 불법 이민자를 단속하겠다며 여러 지역에 주 방위군을 투입하겠다고 한다. 야당 지지율이 높은 도시들이 주요 표적이다. 심지어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보장해야 할 연방준비제도 의장까지 기준금리를 내리라고 겁박하고 있다. 몽테스키외는 로마 제국의 번영이 몰락을 불렀다고 주장했다. 그의 탁견은 지금의 미국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미국의 번영을 외치는 트럼프의 'MAGA' 역시 미국의 쇠락을 재촉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의 경고는 빗나가는 법이 없다. 동맹국에게까지 무리한 청구서를 내밀면서 말을 듣지 않으면 관세폭탄을 퍼붓는 갑질의 최대 피해자는 결국 미국일 가능성이 높다. 아테네와 로마가 그랬듯이 그 고통은 고스란히 미국의 미래 세대가 받게 될 것이다. 'MAGA의 역설'이 뻔히 보이는데도 트럼프의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는 현 상황이 당혹스러울 뿐이다. 장박원 기자 jangbak@ekn.kr

주요 외신 “트럼프 매료시킨 李 대통령…노력 결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이 돌발 상황 없이 우호적인 분위기로 마무리된 가운데 주요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을 매료시키려는 이 대통령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이 노련한 태도로 트럼프 대통령을 웃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에서 승리를 거뒀다는 평가도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25일(현시지간)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 불안으로 한국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을 소셜미디어에 게시하자 회담이 궤도를 벗어날 위험에 처한 것으로 보였다"면서도 “그러나 정작 회담에선 긴장감이 거의 드러나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매우 좋은 사람이라고 극찬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국의 정치적 안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수십년 이어진 동맹국과 긴장을 고조시켰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고 '우리는 당신과 100% 함께한다'고 말했다"고 짚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수사기관들이 교회들을 압수수색했다는 것에 대해 “오해가 있었다고 확신한다"고 말한 것과 관련,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매료시키려는 이 대통령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 신호였다"고 전했다. AP통신은 '경고가 따뜻한 환영으로 전환됐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SNS 게시글로 우려됐던 적대적인 회담 가능성은 이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을 향해 칭찬을 쏟아내면서 사라졌다"며 “이날 우호적인 모습은 세계 정상들이 트럼프와의 과거 회담에서 교훈을 얻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영국 BBC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올초 경험했던 것처럼 많은 정상들은 백악관 집무실에 들어설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확신하지 못한다"며 “이 대통령은 그런 운명을 피했다"고 설명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이 대통령은 오벌 오피스 리모델링, 세계 평화를 위한 노력,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 신고가 등을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찬사를 건넸다"며 “북한에 트럼프월드를 지을 수 있게 해달라고 농담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웃게 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이 대통령은 오벌오피스에 입장하기 전부터 불리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면서도 “한국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무사히 넘겼고 트럼프 대통령과 같이 중국을 방문하거나 북한에서 골프를 치자는 농담까지 했다. 이는 그 자체로 승리로 간주된다"고 평가했다. 폴리티코는 이어 “이 대통령의 성공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는 기술을 익힌 세계 지도자들의 목록에 추가됐다"며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사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 분명했다"고 덧붙였다. 또 “아첨은 끊임없었고 일부 과도했지만 이는 최근들어 해외 지도자들 사이에서 관례로 떠오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기자의 눈] 갈 길 잃은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정책 신뢰 회복하려면

'자본시장 활성화'라는 정책 목표를 위해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원칙은 뒤로 미뤄야 할까? 대주주 양도소득세 보유 기준을 두고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기획재정부가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을 현행 50억원에서 기존 10억원으로 되돌리는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기획재정부는 '원칙'을 강조했다.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 관련 보도자료 소제목은 '응능부담의 원칙에 따른 세 부담 정상화'다. 응능부담(應能負擔)은 모든 납세자가 능력에 맞게 세금을 내야 한다는 뜻이다. 소득세가 대표적이다. 모든 직장인은 소득 수준에 따라 세금을 달리 낸다. 조세 정의와 과세 형평성 관점에서 바람직하다. 주식 투자자들은 크게 반발했다. 국회에 올라온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 하향 반대에 관한 청원'에 15만명이 동의했다. 연말에 대주주가 양도소득세를 회피하기 위해 주식을 팔아 물량을 내놓으면 주가가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연말에 대주주가 주식을 대거 내다 팔면서 주가가 왜곡되는 경향은 있는 듯하다. 다만 전체 지수의 상승과 하락에도 영향을 주는지 분명하진 않다고 기획재정부는 설명했다. 여론에 민감한 여당은 한발 물러섰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11일 “양도소득세 부과 대주주 기준을 현행 50억원으로 유지하는 안을 정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주주의 매도로 시장이 출렁거리면, 종목당 10억원을 가지고 있지 않은 작은 개미들의 주식 가치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가뜩이나 변동성이 큰 우리 주식시장에는 좋지 않은 신호"라고 말했다. 세금 문제는 과세 그 자체보다 세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가 더 중요하다. 다른 말로, 예측 가능성과 일관성을 지켜야 세제에 관한 신뢰가 만들어진다.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은 1999년 도입됐다. 지난 20여 년간 계속 대주주 기준을 확대했다. 1999년 100억원에서 시작해 50억, 25억, 10억원으로 금액 기준을 낮췄다. 2020년에는 이를 모든 개인 투자자에게 적용하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 논의까지 이르렀다. 결국 문제는 '원칙'과 '현실' 사이의 균형이다. 조세 정의라는 대의명분과 자본시장 활성화라는 정책 목표가 충돌할 때, 정부는 어느 한쪽만 붙잡을 수 없다. 투자자들의 신뢰는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에서 비롯된다. 대주주 기준을 어디에 두든지, 더 중요한 것은 '일관된 룰'을 세우고 그 룰을 존중하는 자세다. 오락가락하는 기준 속에서 잃어버린 것은 세수가 아니라 시장의 신뢰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한미 정상회담] 한국, 미국 원자력 시장 본격 진출 발판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 이후 한국이 미국 원자력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간에 원전 분야에서 총 4건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한국수력원자력과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엑스에너지(X-energy), 아마존웹서비스와 소형모듈원자로(SMR)의 설계·건설·운영·공급망 구축·투자 및 시장확대 협력에 관한 4자간 MOU를 체결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미국 민간 에너지 개발사업자인 페르미 아메리카(Fermi)는 미국 텍사스 주에 추진중인 'AI 캠퍼스 프로젝트'에 공급할 대형 원전과 SMR 기자재 관련 포괄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MOU를 체결했다. 한수원과 삼성물산는 페르미 아메리카와 'AI 캠퍼스 프로젝트'의 건설 등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한 협력 MOU를 체결했다. 한수원과 미국 우라늄 농축 공급사인 센트러스(Centrus)는 한수원이 센트러스의 우라늄 농축설비 구축 투자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4건의 MOU는 단순 협력 선언을 넘어 구체적 사업 참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번 성과가 주목받는 이유는 한국 원전산업의 역사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과거 미국으로부터 원자력 기술을 원조받으며 원전 생태계를 구축해 왔다. 이번 회담을 통해서는 역으로 한국이 미국 시장에 진출해 원전 건설·기자재 제작·공급망 협력에 참여하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원전 기술 수혜국에서 글로벌 공급국으로 위상이 전환된 역사적 장면"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로써 한국은 단순 기자재 공급을 넘어 미국 내 신규 원전 프로젝트와 차세대 에너지 인프라 구축에 직접 참여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업계는 이를 두고 “한국이 사실상 미국 원자력 시장의 공동 파트너로 올라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한수원이 미국 센트러스와 농축우라늄 지분 투자에 합의하면서, 연료주기에 대한 협력의 폭도 확대됐다. 이는 향후 미국 내 원전 운영을 위한 안정적 연료 공급망 확보와 직결돼 한국의 전략적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회담을 통해 조선·항공·LNG 등 다른 산업과의 연계도 강화됐다. 특히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를 결합한 협력 구조는 한국이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단순한 공급자를 넘어 '에너지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게 되는 의미를 지닌다. 전문가들은 이번 성과가 단순한 계약 체결을 넘어 한국이 미국 에너지 안보 구상과 원전 르네상스 흐름 속에 동반자로 편입된 결과라고 평가한다. 다만 웨스팅하우스와의 기존 계약 논란, 국내 여론의 불신 등이 향후 협상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정상회담은 한국 원전 산업이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분수령"이라며 “실질적 투자와 시공 성과로 이어진다면 향후 글로벌 원전 공급망에서 한국의 위상은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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