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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재계 팀코리아, 성공개최 ‘민간외교 총력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한국 민주주의 회복을 알리는 역사적 이벤트라면,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은 한국 경제의 저력을 보여줄 대형 쇼케이스가 될 것입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재계 주요 기업들이 'APEC 정상회의' 성공 개최를 위해 '팀 코리아'로 뭉쳤다. 주요 거점에서 행사를 홍보하는 동시에 방문객들의 이동 지원, 불꽃·드론쇼 개최 등에 나서며 행사 운영 전반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전세계 21개국에서 정상 및 글로벌 CEO들이 대거 모이는 자리인 만큼 국격을 높이는 동시에 자사 이미지를 제고하는 '두 토끼'를 잡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행사 성공적 개최를 돕기 위해 친환경 미래 교통 솔루션으로 각광받는 수소버스 20대를 지원한다. 세계 각국 참가자들이 머무를 부산, 포항, 경주 등 경상권 지역과 경주 예술의 전당을 오가는 수소 셔틀버스를 운행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공식 의전차량을 지원한다. 각국 정상과 배우자 의전에는 G90(113대), 장관급에게는 G80(74대)를 쓸 계획이다.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 3대와 유니버스 모바일 오피스 2대 등도 제공한다. 현대차는 한국의 수소 및 미래 모빌리티 기술력 알리기에도 나섰다. 경주시 일원에서 수소를 비롯해 '목적기반모빌리티(PBV)와 로보틱스 사업의 핵심 기술을 보여주는 다양한 전시 및 행사를 진행한다. LG그룹은 '행사 홍보'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 8월 말 민간기업 중 처음으로 APEC 정상회의 준비기획단과 '홍보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전세계를 누비고 있다. LG그룹은 지난달 30일부터 경주에서 운행 중인 시내버스 중 절반 가량(70대)을 활용해 APEC을 알리는 래핑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앞서 광화문, 시청, 명동, 홍대입구역, 강남 코엑스, 파르나스호텔 등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주요 지역의 7개 대형 전광판에서 APEC 공식 홍보영상을 송출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스퀘어, 런던 피카딜리광장 등 세계적 명소에 위치한 대형 전광판에서도 같은 영상을 내보냈다. 롯데그룹은 유통·식품·관광 등 강점을 가진 분야를 중심으로 종합적인 지원 체계를 마련했다.. 롯데호텔은 APEC 주요 공식 행사에서 케이터링 전반을 담당하고 롯데호텔서울은 세계적인 셰프 에드워드 리와 협업해 정상회의 오찬과 만찬을 준비하는 식이다. 이밖에 롯데제이티비는 경북 포항 영일만항에 총 1100개 객실 규모 숙소용 크루즈 2대를 임시 숙소로 운영한다. 롯데웰푸드, 롯데GRS, 롯데칠성음료 등 식품 계열사들은 홍보 부스를 마련해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K-푸드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화그룹은 오는 31일 개최되는 갈라 만찬에서 불꽃쇼와 드론쇼를 선보일 계획이다. 정상회의의 하이라이트인 갈라 만찬에서 5만발의 불꽃과 2000여대의 드론으로 경주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 놓는다는 구상이다. APEC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제고하기 위한 활동도 펼친다. 한화그룹 자체 광고 영상에 APEC 파트너십 로고를 반영하면서다. 해당 영상은 APEC 관문인 서울역, 경주역, 김해공항 디지털 옥외광고, KTX 객실 스크린, CEO 서밋 및 퓨처테크포럼 행사장 액정표시장치(LED) 등을 통해 지속 송출된다. 한국 경제·기업들을 전세계에 알리기 위한 노력도 이어진다. SK그룹은 오는 28일 'APEC CEO 서밋' 부대행사로 '퓨처테크포럼 인공지능(AI)'을 주관할 예정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의 AI 생태계 육성 경험을 공유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특히 APEC CEO 서밋을 주관하는 대한상의 회장이기도 하다. 해당 부대 행사 의장을 맡으며 APEC 행사 성공 개최를 위해 동분서주해왔다. 지난 10~12일에는 행사의 성공적 개최와 양국 비즈니스 협력 확대를 위해 중국을 찾았다. APEC 차기 의장국인 중국의 관심과 협조를 요청하는 차원이다. 삼성전자는 APEC 행사장 내 전시공간을 마련하고 두 번 접히는 신형 폼팩터 스마트폰 '트라이폴드'를 최초로 공개했다.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집약한 신모델을 공개하며 한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알리는 동시에 현장을 찾는 글로벌 IT 관계자들의 이목을 잡겠다는 계산이다. HD현대는 글로벌 1위 조선 기술을 소개하고 글로벌 협력을 모색하는 데 집중한다. 27일 APEC CEO 서밋 부대행사 '퓨처 테크 포럼: 조선'을 개최하고 산업 현황을 공유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인공지능(AI)은 선박의 지속가능성 및 디지털 제조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산업의 경계를 넘어서는 긴밀한 글로벌 혁신 동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 혁신 기술 △생산성 향상을 위한 스마트 조선 △미국과의 전략적 협력 등 조선업의 미래 비전과 혁신 방향을 제시했다. 재계에서는 기업인들이 미국과 관세협상 등 굵직한 외교 현안 관련해서도 '지원 사격'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주에서 국내 주요 그룹 총수 등을 만나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정기선 회장이 조선업의 미래에 대해 언급하며 '미국과 전략적 협업'을 강조한 것도 외교적 측면에서 활용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한국을 찾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업인들과 만날지도 관심사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은 최근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 인근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 모임'을 갖기도 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글로벌 정재계 주요 인사들을 초청한 이날 행사에서 한국 기업인들은 APEC 관련 세일즈 활동을 전개했다고 전해진다. 대한상의는 이번 APEC 개최의 경제효과가 약 7조4000억원, 고용 창출은 2만2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경주=여헌우 기자 yes@ekn.kr

[경주 APEC] 최태원 “AI 발전, 기술자립·신뢰기반 협력서 시작“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 발전을 위해서는 '기술자립'과 '신뢰기반 협력'이라는 두 축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최 회장은 28일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부대행사인 '퓨처테크포럼 AI'에 참석해 “AI를 빼고는 비즈니스 화제가 없다. 관세 문제에서도 AI가 논의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경북 경주시 경주엑스포대공원 문무홀에서 SK그룹 주관으로 열린 퓨처테크포럼 AI는 'AI 시대의 도전과 기회, 국가 AI 생태계 전략과 해법 모색'을 주제로 펼쳐졌다. 미국, 싱가포르, 페루 등 APEC 주요 참가국에서 정부, 기업, 학계 등의 주요 관계자가 참석했다. 최 회장은 AI가 국가의 성장엔진이자 안보자산으로 꼽히는 현재 상황을 진단했다. 오픈AI의 '팻GPT'를 'AI 충격'로 칭하며 글로벌 강대국들이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자신의 기술을 전 세계에 확산하는 전략 경쟁에 나선 동향을 소개했다. 최 회장은 “AI를 하는지 하지 않는지에 따라 개인, 기업, 국가 간의 격차가 점점 커질 것"이라고 발언했다. 국가마다 AI 해법이 다른 가운데 한국의 사례로 민관 협력 기반 AI 컴퓨팅 인프라 구축,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등 '기술자립'을 우선 꼽았다. 이와 함께 글로벌 AI 기업과 '신뢰기반 협력'도 중요하다고 짚으며 “조화롭게 잘 가져가는 게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뢰기반 협력 사례로는 SK그룹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진행 중인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구축, 오픈AI와 추진 중인 '스타게이트' 등을 제시했다. 참석자들은 각 나라마다 특화된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AI가 일상에 뿌리내리는 길이라는 데 뜻을 같이했다. 하정우 대통령비서실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은 기조연설에서 이재명정부의 'AI 3대 강국 전략'을 소개하며 “전방위적으로 고품질의 특화 데이터를 확보하고 AI 고급 인재 양성을 집중 지원해 AI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매트 가먼 AWS CEO와 니틴 미탈 딜로이트 글로벌AI리더는 'AI와 지역 혁신의 미래'에 대해 대담을 갖고 지역균형발전에 기여하는 AI의 미래에 대한 경험과 방향을 공유했다. 최수연 네이버 CEO와 김경훈 오픈AI 코리아 총괄대표, 사이먼 밀너 메타a 부사장은 각 소속 기업의 AI 혁신과 산업 적용 경험을 소개했다. SK그룹은 이날 경주엑스포대공원 야외특별관에서 시작한 'K테크 쇼케이스'에도 참가해 'AI 데이터센터 설루션'을 선보였다.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C, SK엔무브 등의 반도체와 냉각, 운영·보안 등 AI 인프라 역량을 담았다. SK그룹 관계자는 “전세계 이목이 모인 2025 APEC을 계기로 마련한 퓨처테크포럼 AI에서 글로벌 AI 이해관계자들과 나눈 자립과 협력 두 축의 AI 발전 전략이 한국과 아시아·태평양을 넘어 글로벌 AI 미래전략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경주=여헌우 기자 yes@ekn.kr

글로벌 재계 거물 총출동…‘CEO 서밋’도 APEC 달군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맷 가먼 아마존웹서비스(AWS) CEO,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 호아킨 두아토 존슨앤드존슨 CEO, 쩡 위췬 CATL 회장 등. 오는 28~31일 경주 예술의전당 일원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CEO 서밋 2025'에 참석하는 글로벌 재계 인사들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 팀 쿡 애플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등도 참석이 유력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국내 재계 총수들도 총출동해 국제통상·인공지능(AI) 등 경제 의제들을 논의할 전망이다. 27일 재계와 대한상공회의소 등에 따르면 이번 APEC CEO 서밋 전반은 의장을 맡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그룹 회장)이 총괄해 지휘한다. 최 회장은 지난해 11월 페루에서 열린 APEC CEO 서밋 폐막식에서 의장 인수봉을 전달받은 뒤 올해 행사의 성공 개최를 위해 힘을 써왔다. 전세계 이목이 경주로 쏠리는 이유는 이번 행사에 '거물'들이 대거 집결하기 때문이다. APEC 21개 회원국 가운데 정상급 인사 16명과 글로벌 기업 리더 1700여명이 모일 예정이다. 다니엘 핀토 JP모건 부회장, 도쿠나가 도시아키 히타치 CEO,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마티아스 코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 등도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중 젠슨 황 CEO, 맷 가먼 CEO를 비롯해 사이먼 칸 구글 APAC 부사장, 사이먼 밀너 메타 부사장, 안토니 쿡·울리히 호만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 등은 직접 연사로 나서 미래 테크 기술 개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다. APEC CEO는 크게 20개 세션으로 진행된다. 28일 환영만찬을 시작으로 29일 △글로벌 경제 이슈 및 직면 과제 △지경학적 환경 속 역내 협력 전략 △디지털 전환 및 전자상거래 효율화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한 금융·투자 전략 △데이터센터 투자 인센티브 및 규제 개선 △디지털 헬스케어 국제협력 △APEC 내 비즈니스 연결 강화 방안 등이 논의된다. 30일에는 각국 정상 연설이 예정돼 있다. 이와 함께 △소버린 AI 전략 △아태 디지털 시장 성장 △AI 반도체 메가 인프라 프로젝트 △친환경 공급망 구축 △미래 모빌리티 및 자율주행 생태계 △디지털 화폐와 국제 금융시장 전망 등이 다뤄진다. 31일에는 △데이터센터 수요관리 및 친환경 에너지 전환 △지속가능 성장과 재해관리 기술 △탄소중립과 지구 생존 전략 등을 두고 다함께 미래를 구상한다. 행사를 주관한 대한상의 측은 올해 글로벌 정상과 CEO 간 '직접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참가 기업들은 APEC 정상·장관 등과 1대1 비즈니스 미팅을 통해 투자·협력 기회를 구체적으로 발굴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역량을 결집했다. APEC CEO 서밋 기간 중에는 공식행사 외에도 한국의 소프트 파워를 세계에 알리는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AI, 방산, 조선, 디지털자산, 에너지, 유통 등 핵심 산업을 다루는 퓨처테크 포럼을 통해 대한민국의 산업 경쟁력을 세계 시장에 선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개막식에 특별 연사로 참여한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도 29일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K팝 가수가 APEC CEO 서밋 연사로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RM은 문화 세션에 참석해 'APEC 지역의 문화창조산업과 K-컬처의 소프트파워'를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전세계에 K팝의 영향력과 'K-컬처'의 위상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재계 총수들은 다양한 인사들과 인맥을 쌓고 협력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은 경주로 향해 사업 기회를 모색할 전망이다.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정기선 HD현대 회장이다. 정 회장은 27일 경북 경주엑스포대공원 문화센터에서 열린 '퓨처 테크 포럼: 조선'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미국의 새로운 해양 비전과 정책, 특히 미 해군을 필두로 하는 차세대 함대 건조와 조선소 재건 등 해양 지배력과 번영을 위한 새로운 움직임에 적극 참여하고자 한다"고 발언했다. 일각에서는 젠슨 황 CEO가 15년만에 한국을 찾는만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과 보다 심도 깊은 논의 자리를 마련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공식 일정은 일단 31일 APEC CEO 서밋 세션에 참가한 뒤 국내외 주요 언론들이 모이는 별도 미디어 행사에 참석하는 것만 잡혀있다. 국내에 있는 반도체 공장을 직접 둘러보거나 주요 총수들과 별도 만찬을 가지는 등 운신의 폭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5주기 추도식…김승연 한화 회장 조화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의 5주기(10월 25일)를 앞두고 24일 경기 수원 선영에서 추도식이 열렸다. 삼성과 재계에 따르면 이날 추도식에는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 등 일가족이 참석했다. 정현호·전영현·최성안 부회장을 비롯해 삼성 현직 사장단 50여명은 이보다 빠른 오전 시간에 선영을 찾아 고인을 추념했다. 추도식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보낸 조화가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김 회장은 해마다 조화를 보내고 있으며, 2주기 때인 2022년 추모식에는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추모식 뒤 이재용 회장과 사장단은 경기 용인에 위치한 삼성인력개발원으로 이동해 오찬을 함께했다. 삼성은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고 이건희 선대회장 5주기를 기리는 의미에서 전 임직원 근무 시스템 접속 화면에 '시대를 앞선 혜안, 우리의 내일을 비춥니다'라는 추도 문구를 올린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지창배 유죄 판결에 ‘친분 투자’ 공방…영풍 “내부 통제 붕괴” VS. 고려아연 “정상적 자금 운용”

원아시아파트너스 지창배 대표가 펀드 자금 유용 혐의로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고려아연의 5600억 원대 펀드 출자를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됐다. 고려아연의 최대 주주인 영풍은 “최윤범 회장 개인의 친분을 바탕으로 한 비정상적 투자"라며 내부통제 붕괴를 주장하고 나섰고, 고려아연은 “정상적인 자금 운용이었으며 LP(투자자)가 GP(운용사) 개인의 행위까지 파악할 수는 없다"고 정면 반박했다. 23일 영풍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15부는 지난 21일 펀드 자금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횡령)로 지창배 대표에게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에 대해 영풍은 “이번 판결은 단순한 투자 실패를 넘어 최윤범 회장 체제의 도덕적 해이와 내부통제 붕괴가 드러난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영풍 측은 특히 법원이 판결문에서 “피해 펀드의 출자자들이 일반투자자가 아니고, 피고인과 특별한 관계에 있다"고 명시한 점을 지적했다. 이는 고려아연의 원아시아 출자가 통상적인 회사 자금 운용이 아닌 '친구에게 맡긴 돈'이라는 성격을 법원이 인정한 것이며, 해당 펀드가 '특수 관계자 펀드'였음을 명확히 한 부분이라는 주장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지창배 대표는 중학교 동창 사이로 알려져 있다. 고려아연은 2019년 설립된 신생 사모펀드인 원아시아에 최 회장(당시 사장) 취임 직후인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총 5600억 원을 출자했다. 영풍은 이 과정에서 상장사라면 필수적인 △이사회 보고 △리스크 심사 △외부 실사 등의 절차가 전무했으며, 이사회 또한 아무런 기능을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영풍은 법원이 “출자자들의 문제 제기로 수사가 개시된 것이 아니다"라고 판시한 점을 근거로 고려아연 경영진이 지 대표의 횡령 사실을 알고도 묵과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투자 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원아시아 8개 펀드 중 6개 펀드에 96.7%의 지분을 출자한 사실상의 단일 출자자(LP)로서 운용사(GP)로부터 상세한 보고를 받아 자금 흐름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음에도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이는 심각한 내부 통제 위반이라는 지적이다. 반면 고려아연은 영풍의 주장에 대해 “재판 결과마저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왜곡과 짜깁기를 바탕으로 당사의 기업 가치를 반복적으로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반박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펀드 구조상 GP가 출자금을 독립적으로 운용하며, 이는 GP의 고유 권한이자 책임"이라며 “특히 LP가 GP에 속한 특정 개인의 행위에 대하여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은 기본 상식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투자의 성격에 대해서도 “재무적 목적에 따라 여유 자금을 운용하는 일반적인 자산 운용 방식"이라며 “당사는 여유 자금을 운용하는 실무 부서에서 자체 유동성과 수익성 측면의 검토를 거쳐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판단에 따라 관련 투자를 진행해 왔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또한 “당사는 앞서 이 해당 사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충분한 설명을 해왔다"며 “이러한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와 출자는 내부 위임전결 규정과 관련 법령에 의거하여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집행했으며, 법령을 위반한 사항은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고려아연은 “영풍의 논리대로라면 지난 국정감사에서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MBK 펀드에 출자한 LP들이 몰랐을 리 없다는 주장과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영풍-MBK는 고려아연의 기업가치를 지속적으로 훼손하는 행위를 멈추고, 각종 환경 문제와 제재, 그리고 기업생태계와 해킹사고 등 사회적 논란에 휩싸인 당사자들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포토 뉴스] 한진그룹 80주년 기념 행사서 인삿말 전하는 조현민 ㈜한진 사장

23일 한진그룹은 서울 용산구 소월로 322 소재 그랜드 하얏트 서울 그랜드 볼룸에서 창립 80주년 기념 행사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조현민 ㈜한진 사장은 한진그룹의 새로운 미래 전략이 담긴 '그룹 VISION 2045'도 선포했다. 창립 100주년이 되는 2045년을 대비한 장기적 미래 전략을 발표한 것이다. 조 사장은 “한진그룹의 지난 80년은 도전과 혁신의 역사"였다며 “수송보국 경영 이념을 미래에도 계승·발전시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가 사랑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와 함께 “한진그룹의 80년 열정과 도전은 우리 고객과 파트너들 덕분"이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한진그룹은 지난해 자산 58조 원, 매출 31조 원, 영업이익 2조5000억 원이라는 성과를 달성하며 항공과 물류를 중심으로 한 42개 계열사와 전 세계 4만 명 이상의 임직원이 함께하는 그룹으로 성장했다"고 언급했다. 또 “80년 전 창업주 조중훈 초대 회장의 도전과 개척 정신으로 출발한 한진그룹은 이제 다가올 100년을 향해 다시 한 번 도약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진그룹이 이날 선포한 새로운 그룹 비전은 'Moving the world to a better future(혁신으로 인류의 더 나은 삶과 지속 가능한 번영을 이끌어 더 나은 미래를 향해 세상을 움직인다)'다. 한진그룹은 새로운 비전 달성을 위해 △항공우주·미래모빌리티·이커머스분야를 아우르는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 △AI 기반 초자율화(Hyper-Autonomous Logi-Tech)를 통해 물류 기술 혁신 선도 △국내 방위산업 및 우주발사체 제작 등 축적한 기술력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우주 물류 솔루션 구축 △IT역량 및 첨단 AI기술 기반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고객에게 최고 수준의 수송 물류 경험 제공 △항공 및 물류의 유기적 연계·활용한 관광·호텔·부동산 등 다양한 사업영역에서 부가가치 창출 △인재 및 물류 전문가 양성을 위한 투자 지원 확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CSV 및 사회공헌 활동 등 ESG 경영 확대 등 총 7가지로 나눠 미래 발전 전략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한진그룹을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가 사랑하는 글로벌 종합 물류 그룹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포토 뉴스] 한진그룹 80주년 기념 행사서 인삿말 전하는 조원태 회장

23일 한진그룹은 서울 용산구 소월로 322 소재 그랜드 하얏트 서울 그랜드 볼룸에서 창립 80주년 기념 행사를 개최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1945년 11월 한진상사 창업으로 시작된 한진그룹의 역사는 '한민족의 전진'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며 “창업주 조중훈 회장님의 수송보국(輸送報國) 경영철학의 기틀과 선대 회장님의 헌신 속에서 새로운 물류의 길을 끊임없이 개척해왔다"고 말했다. 또한 “한진그룹의 빛나는 80년 역사는 각자 자리에서 묵묵히 역할을 다한 임직원들이 있었다"며 “회사 성장의 튼튼한 기반이 돼준 임직원들의 노고를 기억하고 깊은 경의와 감사를 표한다"고 전했다. 한진그룹의 성장은 고객들의 사랑과 신뢰 덕분이라는 감사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조원태 회장은 “고객의 변함없는 사랑과 신뢰는 한진그룹 성장의 원동력"이었다며 “수송의 본질이 마음과 마음을 잇는 일임을 생각하며 국민 성원에 보답하고 고객 감동을 선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조원태 회장은 “한진그룹이 그간 걸어온 길이 곧 대한민국이 전진해 온 길이었음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대한민국의 발걸음이 한반도에만 국한되지 않도록 역할을 다하겠다"며 “각 계열사가 공유하고 있는 한진그룹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100년, 그 이상의 시간이 지나도 더욱 사랑받는 세계 최고의 종합 물류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진그룹 80주년, ‘비전 2045’·신규 CI 선포… 류경표 부회장 “매출 더블업 해보겠다”

1945년 트럭 한 대로 시작해 '수송보국(輸送報國)'의 일념으로 80년을 달려온 한진그룹이 창립 100주년이 되는 2045년을 향한 청사진을 공개했다. 23일 한진그룹은 서울 용산구 소월로 322 소재 그랜드 하얏트 서울 그랜드 볼룸에서 창립 80주년을 기념해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매체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항공우주 및 미래 모빌리티 △인공 지능(AI) 기반 초자율 물류 기술 △지속가능한 우주 물류 솔루션 구축 등을 핵심으로 하는 '그룹 비전(VISION) 2045'가 선포됐다. 환영사에 나선 류경표 한진칼 대표이사 부회장은 “우리 한진그룹은 창업주 조중훈 초대 회장의 수송 보국 창업 이념을 바탕으로 지난 80년 동안 흔들리지 않고 뚜벅뚜벅 한 길만 걸어왔다"며 “오늘 이 자리는 한진그룹의 발자취를 다시 되돌아보고 100년 기업을 향한 다짐을 기자님들께 설명드리고자 마련했다"고 운을 뗐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1945년 11월 한진상사 창업으로 시작된 한진그룹의 역사는 '한민족의 전진'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며 “창업주 회장님의 수송보국 경영 철학의 기틀과 선대 회장님의 헌신 속에서 새로운 물류의 길을 끊임없이 개척해왔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한진그룹의 빛나는 80년 역사는 각자 자리에서 묵묵히 역할을 다한 임직원들이 있었다"며 감사를 표하는 한편, “고객의 변함없는 사랑과 신뢰는 한진그룹 성장의 원동력이었고, 수송의 본질이 마음과 마음을 잇는 일임을 생각하며 국민 성원에 보답하고 고객 감동을 선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진그룹이 그간 걸어온 길이 곧 대한민국이 전진해 온 길이었음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대한민국의 발걸음이 한반도에만 국한되지 않도록 역할을 다하겠다"며 “100년, 그 이상의 시간이 지나도 더욱 사랑받는 세계 최고의 종합 물류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룹 비전 2045' 발표는 조현민 ㈜한진 사장이 맡았다. 조 사장은 “한진그룹은 지난해 자산 58조 원, 매출 31조 원, 영업이익 2조 5000억 원에 이르는 성과를 달성했고, 전 세계 4만여 명의 임직원이 함께 하는 그룹으로 성장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 숫자는 단순한 규모를 넘어 연결을 통해 전 세계인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 온 한진그룹 모든 직원들의 헌신을 의미한다"며 “80년 전 조중훈 창업주의 도전과 개척 정신으로 출발한 한진그룹은 이제 다가올 100년을 향해 다시 한 번 도약할 것"이라고 포부를 내비쳤다. 한진그룹이 선포한 새로운 그룹 비전은 'Moving the world to a better future(더 나은 미래를 향해 세상을 움직인다)'이다. 한진그룹은 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종합 모빌리티 기업 도약 △AI 기반 물류 기술 혁신 △지속가능한 우주 물류 솔루션 구축 △미래 모빌리티(UAM) 시장 선도 △디지털 전환(DX) 및 IT 역량 강화 △연관 사업 부가가치 창출 △인재 양성 및 ESG 경영 확대 등 7가지 미래 발전 전략을 공개했다. 우선 대한항공은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항공사(To be the world's most loved airline)'라는 비전 아래 항공우주·미래 모빌리티·이커머스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조 사장은 “이제 한 가족이 된 아시아나항공과의 시너지를 통해 여객 부문 글로벌 탑 7, 화물 부문 탑 5를 넘어 글로벌 탑 티어 항공사로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종합 물류 기업 ㈜한진은 '글로벌 스마트 로지스틱스 솔루션' 비전에 입각해 AI 기반의 '초자율 물류 기술(Hyper-Autonomous Logi-Tech)' 혁신을 선도한다. '삶의 계획이 필요 없는 완전 자율 물류'와 '초연결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북극 항로 상용화 참여·중요 직배송망 확장을 통해 새로운 물류 패러다임을 열어가겠다는 게 회사의 방침이다. 한진그룹은 지금껏 축적해온 방위산업·무인기·우주 발사체 제작 기술력을 기반으로 항공 우주 산업까지 영역을 확장한다. 이와 관련, 도심 항공 교통(UAM) 시장을 선도하겠다고도 했다. 2029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K-UAM 사업에 참여해 그룹의 운항 통제 노하우를 기반으로 미래 모빌리티 시대의 주도자가 되겠다는 것이다. 조 사장은 “유·무인 탐사와 위성 물류, 우주 운송 산업까지 다가온 우주 경제는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것"이라며 “물류 전문 그룹의 역량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우주 물류 솔루션 구축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항공과 물류에 특화된 '토탈 스마트 솔루션' 역량을 바탕으로 디지털 전환과 AI 기술을 통해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수송 물류 경험을 만들어 가겠다는 복안도 내놨다. 또 항공·물류 핵심 역량을 관광·호텔·부동산 등 다양한 사업 영역과 유기적으로 연계한다. 고객 여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관광 서비스, 웰니스와 친환경 스마트 서비스를 결합한 차세대 호텔, 혁신적 공간 경험을 제공하는 부동산 개발 또한 예고했다. 조현민 사장은 “경영의 기본은 사람"이라며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고(故) 조양호 선대 회장의 뜻을 이어, 항공대·인하대 등 교육 지원을 확대하고 물류 전문가 양성에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고효율 신형 항공기 도입과 지속 가능 항공유(SAF) 사용 확대, 전기·수소차 활용 등 탄소 배출 절감 노력을 통해 ESG 경영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날 한진그룹은 헤리티지를 계승·발전시킨 신규 CI(Corporate Identity)도 공개했다. 새 로고는 한진그룹의 상징인 'H' 마크와 영문명 'HANJIN GROUP', 그리고 대한항공의 신규 CI 태극마크를 나란히 배치했다. 'H' 마크는 글로벌 주요 기업들의 미니멀한 분위기를 차용하면서도, 부드러운 상승 곡선으로 유연성과 역동성을, 개방된 원형 디자인으로 글로벌 시장을 향한 열린 태도를 담았다. 또한 그룹 전용 서체 '한진그룹 산스(Hanjin Group Sans)'를 공통 적용해 계열사 간 시각적 연계를 강화하고 디지털 환경에서의 가독성을 높였다. 비전 발표에 이어, 그룹에 새롭게 편입된 아시아나항공 임직원을 포함한 한진그룹 연합 합창단 45명이 부른 'Bridge Over Troubled Water(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 공연 영상이 상영됐다. 또한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대전 한진 메가 허브·인천국제공항·미국 포틀랜드·오스트리아 비엔나·중국 시안 등 전 세계 20여 개 사업장 임직원들이 참여한 'You're my sunshine' 뮤직 비디오 특별 영상도 공개해 감동을 더했다. 한편 질의응답 시간에 류경표 부회장은 2045년 그룹의 자산 규모와 매출 목표에 대한 질문을 받자 “대한항공과 한진이 새로운 분야에 계속 진입을 하고 있고 그에 따른 투자도 하고 있다"며 “'매출 더블 업'을 이뤄내겠다"고 답변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 5주기 추도식 24일 거행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의 5주기(기일 25일) 추도식이 24일 경기도 수원 가족선영에서 치러진다. 2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추도식에는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과 남편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 등이 참석한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홍원학 삼성생명 사장 등 삼성전자 전·현직 경영진 150여명도 선영을 찾을 예정이다. 추도식 후 이재용 회장과 관계사 사장단은 경기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오찬을 함께한다. 재계는 이재용 회장이 추도사에서 나올 메시지에 주목하고 있다. 추도식 직후인 27일이 이재용 회장의 취임 3주년이기도 해 삼성전자 경영 관련 언급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2022년 부회장 시절 추도식 뒤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며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한편, 이건희 선대회장의 5주기를 기념해 고인이 남긴 유산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행사도 열린다. 앞서 지난 20일 5주기 기념 음악회가 경기 용인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콘서트홀에서 열려 삼성 총수 일가와 사장단 및 임직원, 지역주민, 협력사 관계자 등 총 900여 명이 참석해 고인의 업적과 유산가치를 되새겼다. 이어 오는 11월 미국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이건희 컬렉션 전시회'가 예정돼 있다. 워싱턴 전시회에는 이재용 회장이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10월 25일 향년 78세로 작고한 이건희 선대회장은 1987년 부친인 이병철 창업회장 별세 뒤 삼성그룹 2대 회장 자리에 올랐고, 1993년 '신경영 선언'을 계기로 삼성전자를 글로벌기업 반열에 끌어올렸다는 평가받았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韓 R&D 투자 촉진 지원 OECD 최하위권···제도 개선 필요”

우리나라의 기업 연구개발(R&D) 투자 촉진 지원 프로그램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지원제도 상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지원격차가 존재하고, 직접환급제도가 없는 곳은 한국과 일본뿐이라는 이유에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OECD 33개국의 R&D 세제 지원제도를 비교·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R&D 세제 인센티브 제도상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공제율을 차별적으로 운영하는 국가는 6개국에 불과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27개국은 공제율에 차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기업이 당해연도에 받지 못한 공제분을 직접 환급해 주는 제도는 OECD 33개국 중 22개국이 운영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일본 등 11개국은 환급제도가 없었다. 대·중소기업간 차별적인 지원을 하면서, 환급제도도 운영하지 않는 국가는 33개국 중 우리나라와 일본 두 곳 뿐이라는 뜻이다. R&D 세제 인센티브 종류 중에서는 법인세를 세액공제 해주는 방식이 14개국으로 가장 많았다. 손금산입이 6개국, 사회보장비용 등을 공제해주는 방식을 사용하는 국가는 3개국이었다. 그 외에도 여러 제도를 혼용해서 적용하는 국가도 10개국이 있었다. OECD 33개국 가운데 대·중소기업간 공제율에 차등을 보인 6개국 중에서도 우리나라의 일반 R&D 세액공제 제도의 공제율 격차가 가장 컸다. 국내 조특법상 일반 R&D 세액공제는 대기업 2%, 중소기업 25%로 23% 포인트(p)의 격차가 있었다. 신성장·원천기술, 국가전략기술의 경우에는 10%p의 차이가 났다. 연구개발 관련 설비투자에 대해서도 대·중소기업간 9~10%p의 공제율 차이가 파악됐다. 기업규모별 차등이 있는 6개국 중 일부 국가는 격차가 작거나, R&D 투자규모 등에 따라 격차를 줄여주고 있었다. 일본은 R&D 지출 증가율 등에 따라 공제율이 정해진다. 대기업은 1%~14%, 중소기업은 12%~17%로 공제율 격차는 3%p~11%p 차이나지만, 기업의 R&D 투자 상황에 따라 일부 구간에서는 대기업이 더 높은 공제율을 적용받는 구간도 있었다. 기업이 R&D 비용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를 받아도 세금 납부액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미공제분이 발생한다. 이를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환급제도를 운영 중인 나라는 OECD 33개국 중 22개국에 달했다. 환급제도를 보유한 22개중 17개국은 대·중소기업 구분 없이 모든 기업이 환급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미국, 호주, 캐나다, 폴란드, 콜롬비아 5개국은 중소기업 또는 스타트업에 대해 환급해주는 경우도 있다. 환급 가능한 한도 및 방식은 국가별로 달랐다. 프랑스의 경우 받지 못한 공제액을 3년간 이월한 후에도 남은 잔액이 있으면 환급해줬다. 스페인은 받지 못한 공제액의 80%까지만 환급받을 수 있는 방식이다. 한국, 일본, 핀란드, 멕시코 등 11개국은 환급제도가 없었다. 다만 한국은 받지 못한 세액공제에 대해 10년간 이월할 수 있는 제도를 두고 있다. 칠레, 리투아니아 2개국은 무제한으로 이월할 수 있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었다. 대한상의는 기업의 R&D 투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서 우선 대·중소기업간 차등적 지원 방식을 철폐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기업이 성장할수록 계단식으로 인센티브가 줄어드는 방식이 성장의 장애물이 될 수 있고, 이미 여러 국가에서 대·중소기업간의 차등을 두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직접환급제도 도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D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시차가 있는 만큼 미수령 공제액에 대해 환급을 해 줄 경우 기업의 입장에서 R&D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들어 더 과감한 투자에 나서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국가간 기술패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이 혁신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R&D 지원제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업규모와 같은 조건보다는 실제 성과를 내는 기업에게 더 많은 인센티브를 부여해 성장을 촉진할 수 있도록 제도를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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