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범의 세무칼럼] 5년간 세금 0원…청년창업 감면의 함정](http://www.ekn.kr/mnt/thum/202602/news-p.v1.20250116.d441ba0a9fc540cf9f276e485c475af4_T1.jpg)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은 우리 경제의 실핏줄이다. 정부는 청년들의 창업을 장려하고 초기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혜택은 바로'청년창업 중소기업 세액감면'이다.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밖에서 청년(15~34세)이 창업할 경우, 5년간 법인세나 소득세를 100% 감면해 준다. 5년 동안 버는 족족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온전히 수익으로 가져갈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달콤한 혜택 뒤에는 '창업'의 정의에 대한 엄격한 기준이 숨어 있다. 지난해 10월 조세심판원에서 내려진'강릉 유명 꼬막 맛집 1호점 사건은 이 기준을 명확히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사건의 발단은 강릉의 명소로 자리 잡은 유명 꼬막 맛집의 자녀들이 인근에 1호점과 2호점을 내면서 시작된다. 첫째 아들인 A 씨는 전직 복싱 국가대표로 아시안게임 등 국제 대회에서 활약한 독특한 이력이 있었다. 그는 선수 은퇴 후 어머니가 운영하는 본점 인근 건물에서 어머니의 레시피와 상호를 사용해'1호점'을 개업했고, 청년창업 감면을 신청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소득세를 100% 감면받았다. 둘째인 B 씨 역시 같은 방식으로'2호점'을 열어 감면 혜택을 받았다. 이들은 “본점과 별도로 사업자 등록을 했고, 회계도 독립적으로 운영하며, 직접 직원을 채용하고 경영했으므로 명백한 독립된 창업"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A 씨는 자신이 운동선수 출신으로 어머니의 사업과는 무관한 새로운 경영 주체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관할 세무서를 감사한 국세청 감사관실의 판단은 달랐다. 국세청은 이들의 사업장이 독립된 창업이 아니라, '어머니 사업장의 확장(별관)'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조세특례제한법" 제6조 제10항은 '사업을 확장하거나 타인의 사업을 승계하는 경우'는 창업으로 보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세심판원은 결국 국세청의 손을 들어주었다. 심판원은'원시적인 사업 창출 효과'가 있었느냐를 핵심 쟁점으로 보았다. 심판원은 결정문에서 “본점과 1·2호점은 물리적으로 인접해 있고, 간판과 메뉴, 가격이 동일하며, 대기 시스템을 공유하여 고객을 인위적으로 배분했다"라고 지적했다. 또 “본점 매출 감소분이 자녀들의 사업장 매출로 이동한 것으로 보이므로, 사회 전체적으로 새로운 투자가 일어나거나 고용이 획기적으로 늘어난 '창업'으로 보기 어렵다"라고 판시했다.결국 자녀들이 감면받았던 수억 원의 세금은 다시 추징될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부모의 가업을 이어받거나, 프랜차이즈 형태를 빌려 사업을 시작하려는 예비 청년 창업가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법에서 말하는 '창업'은 단순히 사업자 등록증을 새로 내는 행위가 아니다. 기존 사업과 차별화된 독립적인 자산, 인력, 그리고 경영의 실체가 있어야 한다. 특히 가족 간의 사업 분리나 확장의 경우, 외형만 갖추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자금의 출처, 경영의 독립성, 그리고 사업장 간의 명확한 경계가 입증되지 않는다면 '세금 0원'의 꿈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부모님 가게 옆에 내 이름으로 가게 하나 내면 세금 안 낸다더라"라는 카더라 통신만 믿고 창업에 뛰어들기에는, 세무 당국의 검증 시스템은 훨씬 정교하다. 진정한 창업의 가치는 '세금 회피'가 아닌, 나만의 독창적인 '가치 창출'에서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bienns@e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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