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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참모, 미래 전장 핵심 전력…K-방산-美 안두릴, ‘자율·유무인 복합 기술’ 개발 박차

인공 지능(AI)이 보편화됨에 따라 방산업계에서도 이를 활용한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미래 전장에서는 'AI 참모'가 핵심 전력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여 업계에서는 이에 관한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10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HD현대·대한항공·LIG넥스원은 이달 초 안두릴 인더스트리즈(이하 안두릴)와 각각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 각서(MOU)를 체결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근거지를 둔 안두릴은 급부상하고 있는 방산 기술 기업이다. 팔머 럭키 등 팔란티어 출신들이 주축으로, 무기보다 AI 기반 최첨단 전장 통제 솔루션을 강조해 기존 방산 대기업들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며 차별화된 속도와 유연성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AI·무인기 개발·데이터 분석 등에 특화돼 방산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안두릴은 이와 같은 첨단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임무 통제 체계·감시 정찰 체계·무인 잠수정·드론 등 다양한 제품을 미 해군·국방부와 호주 국방부 등에 납품하고 있다. HD현대는 자사 보유 자율 운항 기술과 안두릴의 자율 임무 수행 솔루션을 결합해 무인 수상정(USV)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HD현대는 △항해 자동화 △기관 자동화 △통합 안전 관제 등 그간 개발·상용화 해온 AI 자율 운항 선박 핵심 기술에 함정 특화 기능들을 결합해 '함정 자율화 기술'을 개발한다. 안두릴은 전장에서 무인 수상정들의 군집 제어와 임무 수행을 자동화할 수 있는 '자율 임무 수행 체계' 개발을 담당한다. 함정 자율화 기술과 자율 임무 수행 체계의 결합은 무인 수상정의 컨트롤 타워로 기능한다. 또한 원활한 작전 수행과 함께 안전한 운항까지 담보할 수 있게 된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사업 대표는 첨단 AI기술로 승조원 절감형 함정과 무인 함정 개발을 조속히 현실화 함으로써 해군의 유·무인 복합 전력 획득과 함정 수출의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현재 우리 군 전력화를 위해 중고도 무인기를 생산 중이고, 무인기 최신 기술을 끊임없이 개발·적용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관련 역량을 한층 제고하기 위해 대한항공은 안두릴과 '자율형 무인기(AAVs)' 공동 개발을 추진한다. 한국과 미국에서 개발하는 자율형 무인기 사업에 협력하고, 안두릴의 아시아 생산 기지를 국내에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무인기 개발과 유·무인 복합 능력 증진을 위해 양사가 상호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국내 최고의 무인기 체계 업체인 당사와 세계 최고 AI 및 유·무인 복합 기술을 보유한 안두릴과의 협력은 우리 군의 무인기 개발 요구 사항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기업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LIG넥스원은 안두릴과 미래전 무기 체계 개발 분야에서 맞손을 잡았다. 구체적으로 양 사는 유도 무기와 무인 잠수정을 비롯한 유·무인 복합 체계(MUM-T), AI 기반 운영시스템을 중심으로 기술 협력·글로벌 시장 공동 개척에 나선다. 아울러 안두릴의 무인 체계 플랫폼에 센서를 비롯한 LIG넥스원의 임무 장비를 탑재하는 협력 방안을 검토한다. LIG넥스원의 무기 체계에 안두릴의 AI 기반 운영 시스템인 '래티스'를 적용해 자율 임무 수행 역량을 대폭 강화하는 기술 협력 방안도 모색한다. 초지능·초연결·초융합에 기반한 현대 무기 체계는 MUM-T를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첨단화·고도화되는 추세다. 이를 뒷받침할 운영 솔루션 개발·플랫폼 통합 역량은 국방 분야의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LIG넥스원은 무인 수상정 '해검' 시리즈를 비롯한 무인 체계와 유도 무기, 감시·정찰 등의 분야에서 쌓아온 기술력에 안두릴의 검증된 AI 솔루션을 접목한다. 이로써 진화하는 전장 환경에 최적화된 미래 무기 체계 연구·개발(R&D)을 함께 주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군 자원은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총 병력은 아직 48만명에 이른다. 최적의 신속 대응이 어렵고 무기 체계의 고도화와 복잡도 증가 탓에 미래 전장에서 지휘관 개인의 경험과 전문성에 의존한 지휘 결심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육군의 아미 타이거 4.0이나 드론봇 전투 체계 등 미래 유·무인 체계에 대응하기 위해 R&D가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이창은 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연구원은 “AI 군 참모 기술은 곧 다가올 미래 전장을 재정의할 핵심 기술"이라며 “'증강된 정보' 기반의 지휘·통제 시스템으로써 전투력을 극대화하고 전투병과 무기 체계들의 생존성을 향상시켜 전투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는 작전 지휘 통제 체계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에어로스페이스, 3700억원 규모 인도 K-9 자주포 2차 수출 계약 체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군 현대화 사업을 추진 중인 인도에 K-9 자주포 추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계약 규모는 약 3700억원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L&T(Larsen & Toubro)와 함께 인도 육군에 자주포를 공급한다. 이번 수출 계약을 계기로 K-9은 유럽을 넘어 아시아에 본격적으로 시장을 넓히게 됐다. 특히 현재 인도와 협상 중인 대공체계사업의 수출 가능성도 열렸다. 인도는 현재 육∙해∙공 통합작전능력 향상, 인프라 현대화 등을 포함한 군 개혁 정책을 추진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인도 뉴델리 주 인도 한국대사관에서 이성호 주인도 한국대사·손재일 대표이사·아룬 람찬다니 L&T 수석 부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계약식을 체결했다. 이번 추가 계약은 K-9 자주포가 인도군의 까다로운 작전 요구 조건을 충족하며 신뢰성을 입증한 결과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차 계약 기간 동안 보여준 안정적인 사업 수행 능력이 인도 방산 시장에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7년 K-9 자주포 공급 계약을 체결해 2020년 성공적으로 납품을 완료했다. 이성호 주 인도 한국 대사는 “인도와 이번 추가 계약은 한-인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10주년을 맞아 양국 간 상호 신뢰에 기반한 방산 협력 확대를 상징하는 이정표"라고 언급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K-9 자주포의 우수한 성능과 안정적인 납품 실적으로 유럽을 넘어 인도 등 아시아 방산시장에서 각 국가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무인기 사업 확대 나선 대한항공·한화에어로, 美 신흥·전통 강자와 잇따라 ‘맞손’

인공 지능(AI) 무기 체계의 활용 범위가 빠른 속도로 확장됨에 따라 전쟁의 양상이 바뀌어가고 있다. 특히 무인기를 활용한 전투가 대세로 자리잡게 되자 대한항공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국내 무인기 제작사들은 외국 기업들과 협력해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과 AI의 활용은 전쟁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50% 미만이던 드론에 의한 요격 성공률을 80%대로 끌어올렸고, 이는 미국 팔란티어의 AI 기술의 도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티족으로 이뤄진 예멘 반군더 이란제 또는 자체 개조 드론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회사 아람코의 정유 시설을 정밀 타격했고, 이는 일시적인 원유 생산량 감소로 이어졌다. 이처럼 무인기는 고비용 무기 체계 중심의 전쟁에서 비용 대비 효율이 높은 '가성비' 무기가 중심이 되는 구조로 바꿨다. 기존 방공 체계는 고고도·고속 침투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 저속·저고도 드론에 대한 대응은 늦어지고 있어 세계 각국은 방공 전략을 재수립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이 가운데 국내 무인기 제작 업체들은 해외 기업들과 제휴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일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미국 회사 안두릴 인더스트리즈와 ''자율형 무인기(AAVs) 개발 협력을 위한 양해 각서(MOU)'를 체결했다. 현재 대한항공은 △고성능 전략 무인기(KUS-FS) △차세대 저피탐 무인기(KUS-FC) △전자동 틸트로터형(KUS-VT) △하이브리드 드론 (KUS-HD) 등 다양한 UAV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안두릴의 AI 기반 자율 비행·센서 융합 기술이 접목되면 유·무인 복합 작전 능력(MUM-T) 강화 뿐만 아니라 차세대 전장의 핵심인 '스마트 전투 체계'도 더욱 빠르게 구축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안두릴은 전투기·헬리콥터 등에서 발사 가능한 공중 발사체 알티우스와 무인 잠수정(UUV)인 고스트 샤크 XL-AUV를 비롯, 다양한 무인 기기와 지휘·통제·통신·컴퓨터 및 정보(C4I)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AI와 무인기 개발, 데이터 분석 등에 특화돼 설립 8년 만에 방산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하고 있고 실리콘밸리의 최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 방산업체들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당사와 안두릴 간의 협력은 우리 군의 무인기 개발 요구 사항을 충족하고, 국내 기업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 방산 회사인 제너럴 아토믹스 에어로노티컬 시스템즈(GA-ASI)와 단거리 이착륙 무인기인 '그레이 이글 STOL(GE-STOL)' 공동 개발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MQ-1 프레데터·MQ-9 리퍼 등으로 유명한 GA-ASI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포함, 전 세계 우방국에 무인기를 수출해온 글로벌 리더다. GE-STOL은 수백m 단거리 이착륙이 가능한 고정익 무인기로, 함정이나 비포장 지형에서도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 탑재 중량은 1.6톤에 달해 정찰부터 타격까지 다목적 운용이 가능하고, 해군 독도함에서의 이륙 시험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GE-STOL을 국내에서 전량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무인기 전용 연구·개발(R&D)·생산 시설 구축에만 7500억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고, 최근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 중 3000억원을 무인기 관련 사업에 투자한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무인기 역량 확보는 국가 안보와 K-방산의 미래를 위한 필수 과제인 만큼 적극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 삼형제’ 계열분리가 다음 과제…한화에너지 IPO에 주목

한화그룹이 승계의 첫 단추를 마무리했지만 아직 남은 절차가 적지 않다. 승계 작업의 최종 목적지는 김동관·김동원·김동선 세 형제가 한화그룹의 사업 부문을 각자 나누어 정리하는 것이다. 각자 개별적으로 자기 회사의 경영권을 행사하고 다른 회사의 지분을 정리해야 승계 작업이 마무리된다. 이 과정에서 계열사 지분 정리를 위해 대규모 현금이 필요하다. 또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지분을 증여 받았기에 증여세에 대한 재원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에 삼형제가 지분을 100% 보유한 한화에너지 기업공개(IPO)에서 구주매출을 통한 재원 마련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호탤앤드리조트 부사장 등이 납부해야할 증여세는 2218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달 31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한화 지분 22.65% 가운데 절반인 11.32%를 세 아들에게 증여한데 따른 세금이다. 상속·증여세는 초과누진세율 구조로, 지분가치 30억원 이상을 줄 경우 50% 세율이 적용된다. 여기에 최대주주 할증도 추가된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 주식 평가액의 20%를 가산하는 것이다. 과세기준이되는 주가는 한 달 후인 4월 30일을 기준으로 전후 각각 2개월 주가 평균가격으로 결정된다. 재계에서는 다소 변동이 있겠지만 한화그룹이 추산한 2218억원 수준의 증여세를 납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동시에 김 부회장 등 삼형제가 그동안 받아왔던 배당금과 주식담보대출 등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무리 없이 증여세를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다만 다음 단계인 계열분리까지 시야에 둔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포스트 김승연 회장 시기의 한화그룹의 계열분리에 대해서 아직 외부에 확정적으로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삼형제의 이력을 살펴보면 그 윤곽을 짐작해볼 수 있다. 그동안 장남인 김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 그룹의 핵심사업인 방산·조선·에너지 부문을 이끌고 있다. 차남인 김 사장은 보험·증권 등 금융 계열사를, 삼남인 김 부사장은 유통·레저 등 계열사를 맡아왔다. 승계의 마지막 과정에서 삼형제가 한화그룹의 계열사를 분할해 저마다 지배권을 확보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이 과정에서 한화그룹의 주요 계열사의 대주주 역할을 맡고 있는 ㈜한화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된다. ㈜한화는 한화솔루션(36.15%), 한화에어로스페이스(33.95%), 한화로보틱스(67.97%), 한화생명(43.24%), 한화호텔앤리조트(49.8%), 한화갤러리아(36.15%) 등 그룹의 뼈대를 구성하는 핵심 계열사의 지분을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다. 결국 ㈜한화를 인적분할해 계열분리하는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인적분할 초기에는 신설법인과 모회사의 주주가 동일하다. 이후 각 형제별로 필요한 계열사의 지분을 매수하고 불필요한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면서 지분 구조를 정리해 각각 독립된 지배력을 확보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같은 지분 정리 작업에서 주식 교환이 중요하지만 각자 필요한 계열사의 시장 가치가 동일하지 않은 만큼 주식 매수를 통해 정리해야 한다. 결국 대규모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계열분리 작업도 순탄하게 마무리할 수 있다. 이에 재계에서는 최근 추진되고 있는 한화에너지 IPO에서 삼형제가 각각 필요한 현금을 확보하려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화그룹은 지난달 주관사 선정 절차를 시작하면서 계열사인 한화에너지 IPO를 공식화했다. 한화에너지는 김 부회장이 50%, 김 사장과 김 부사장이 각각 25%씩 지분을 보유해 삼형제가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아직 IPO 구조가 확정되지 않았으나 최근 승계작업이 급물살을 타면서 향후 구주매출이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부 구주매출과 대규모 신주 발행을 통해 실리와 명분을 동시에 챙길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삼형제가 IPO 과정에서 지분 일부를 현금화 하지 못한다면 그 이후에 대량으로 현금화할 기회가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이번 IPO를 통해 삼형제가 현금을 확보한다면 증여세 납부와 계열분리 절차에서 좀 더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에너지 IPO에서 구주매출 여부와 규모는 향후 삼형제의 승계 전략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향후 한화그룹 경영권 승계 전략이 크게 선회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한화그룹 경영권 승계 마무리… 김승연 회장, 세 아들에 ㈜한화 지분 11.32% 증여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한화 지분 22.65% 가운데 절반인 11.32%를 세 아들에게 증여한다. ㈜한화는 31일 공시를 통해 김 회장이 보유한 ㈜한화 지분을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에게 각각 4.86%, 3.23%, 3.23%씩 증여한다고 밝혔다. 증여 후 그룹 지주사격인 ㈜한화의 지분율은 한화에너지 22.16%, 김승연 회장 11.33%, 김동관 부회장 9.77%, 김동원 사장 5.37%, 김동선 부사장 5.37% 등이다. 세 아들은 한화에너지의 지분 100%를 갖고 있어 이번 지분 증여로 세 아들의 ㈜한화 지분율은 42.67%가 돼 경영권 승계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회장은 지분 증여 이후에도 한화그룹 회장직을 유지하며 전문적인 경영 노하우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경영 자문 및 글로벌 비즈니스 지원을 계속할 예정이다. 한화그룹은 김 회장이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불필요한 논란과 오해를 신속히 해소하고 본연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지분 증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필수적 사업 활동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 및 한화오션 지분 인수가 승계와 연관되지 않도록 차단하고 나선 것이다.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책임경영을 더욱 강화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결단이라는 주장이다. 한화그룹은 이번 지분 증여로 승계가 완료됨에 따라 시급하고 절실한 대규모 해외 투자 목적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를 승계와 연결시키는 억측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지분 증여로 김 부회장 등이 내야할 증여세는 2218억원 규모로 관측된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라 과세된 세금은 정도경영 원칙에 따라 투명하고 성실하게 납부할 계획이다. 앞서 2006~2007년 김 회장이 ㈜한화 지분 일부를 증여했을 때 세 아들은 1216억원의 증여세를 납부했다. 김 회장도 1981년 당시 역대 최대 수준인 277억원을 상속세로 냈다. ㈜한화 주가는 지난 2월 10일 자회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오션 지분 일부를 인수한다고 발표한 뒤 크게 올라 3월 10일 5만2300원을 기록했다. 그 전까지 3년간 ㈜한화 주가는 2만~3만원 수준에 머물렀다. 5만원을 넘어선 것은 2017년 8월 이후 8년만이다. ㈜한화 주가는 31일 종가 기준 4만950원 수준다. 한편 한화그룹은 이번 지분 증여로 승계 관련 논란을 해소하고 방산, 조선해양, 우주항공 등 국가적 차세대 핵심사업에 집중해 기업가치 제고와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르포] 한화에어로 직원 “기습 유증에 나도 물렸다”… 주주 설득이 과제

“3조6000억원 유상증자 소식에 저희도 물려있는 상태예요. 그래도 운영 자금으로 쓰는 거니까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요?"(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직원들) 24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오전 9시 성남상공회의소에서 제48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기자가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7시 56분, 주총이 열리는 3층 대강당에는 40여석이 있었지만 이미 만석이었다. 1층에서 안내를 담당하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한 직원은 “거의 다 회사 주식을 가진 직원들"이라고 귀띔해줬다.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 중에는 직원이 아닌 경우도 있었지만 취재진의 인터뷰를 거부하며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았다. 70대로 보이는 한 주주에게 유증에 대한 생각을 묻자 겨우내 한마디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2만원대부터 들고 있던 주식인데 사고 팔고를 반복하다보니 이 만큼(24일 종가 67만5000원)이나 올라서 별 생각이 없다"며 황급히 자리를 떴다. 한편 서울 영등포에서 주총장까지 찾아온 30세 김지호 씨는 주주 확인을 거친 후 취재진이 몰려들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경영진에 대해 거침없이 불만을 쏟아냈다. 김 씨는 “주총 이후에 유증 계획을 발표했더라면 큰 불만을 가지지 않았을 것인데, 모든 이들이 주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는 상황에서 기습적으로 시장과의 소통 없이 밀실 선언한 것이 굉장히 불편하다"며 운을 뗐다. 그는 “회사채를 발행하는 게 아니라 왜 유증을 하려 하는지 모르겠다"며 “유증 규모를 줄이거나 철회하는 게 (소액) 주주들 입장에서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언급했다. 또 일방적인 유증 결정이 투자자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 같냐는 질문에는 “국내 증권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하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럽의 '방산 블록화'와 미국의 해양 방산과 조선·해양 산업 복원에 대응하기 위해 유증을 통해 확보한 3조6000억원으로 해외 방산 거점과 조선소 등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김 씨는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1조원 가까이 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3년만 버티면 충분히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텐데, 유증은 주주들의 돈을 빼앗는 행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매우 아쉽다"고 했다. 또 “미국의 조선·해운 산업의 발전 가능성에 의문이 들어서 한화오션 지분 1조3000억원 어치를 사들이는 것에도 부정적인 편"이라고 부연했다. 주총 의장 자격으로 참석한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대규모 투자를 단기간 내에 집행할 계획을 세우다 보니 자금 마련 계획에 애로가 있었다"며 “차입을 통한 투자 계획을 고민해봤지만 회사 부채 비율을 급격히 증가시키는 문제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방산 제품은 일반 상용품과는 달라서 한 번 구매하면 최소 30년 이상을 사용하기에 구매 국가들은 공급 회사에 신용 평가와 재무 정보 제출을 요구한다"며 “사업을 하게 되면 단기간 내 부채 비율 급등으로 재무 구조가 악화되는데, 경쟁 입찰의 경우 상대적으로 불리한 점이 있어 이를 감안해 유증이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점을 혜량해달라"고 요청했다. 주총 종료 직후 나온 손 대표는 재무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잘 하겠다"며 황급히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 이후 한상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IR 담당 임원(전무)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김동관 대표와 손재일 사업부문 대표이사, 안병철 전략부문 사장은 주주들의 원성이 자자해 달래기 차원에서 각각 약 30억원, 9억원, 8억원 등 작년 연봉에 해당하는 액수만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식을 매입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종목 토론방 등에서는 소액 주주들의 고혈을 짜내 이들이 입은 피해 규모만큼이나 고점 대비 낮아진 가격에 쓸어담은 꼴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미 “3조6000억원에 비해 48억원은 동전 수준인데, 누구 코에 붙이라는 거냐"고 격앙된 반응도 나온다. 이에 한 전무는 “단기적으로 주가가 희석되는 등 충격이 있었지만 전날 주가가 대폭 반등했고, 특히 지난 21일 외국인 순매수 종목 3위를 기록했고, 어제는 2·3위 대비 압도적인 격차로 1위를 찍었다"고 답변했다. 이어 “당사 시가 총액은 독일 라인 메탈의 30% 수준인데, 영업이익은 70~80%까지 왔으니 저평가된 상황이고, 직수출하는 모델이 많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건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장기적 비전 뿐만 아니라 단기 실적이나 수주 전망도 여전히 유효해 시장에서 분명 펀더멘탈 밸류를 보고 반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자금 조달 방식이나 자본 배분 계획 측면에서 시장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에 대해 한 전무는 “증권 신고서에 자금 사용 목적을 공시했듯, 분기별로 최신화 한다"며 “투자 항목이 구분되지 않는 특성이 있긴 하나, 한화오션 지분 취득을 했기에 그 부분은 확신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외에도 “주주들을 위한 배당 확대나 자사주 소각 등 구체적인 환원 계획은 현재 없으나, 지난 5년 간 주가가 매년 2배씩 오른 건 주주들이 가장 원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며 “임원들도 회사의 성장률을 보면 주식을 매수할 것"이라고 설파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K-조선·K-방산에 대한 ‘한화의 진심’…오스탈 지분 9.9% 취득

한화그룹이 호주에 본사를 둔 글로벌 조선·방위산업체인 오스탈의 지분을 인수하며 글로벌 조선·방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오스탈은 미군 함정을 직접 건조하는 4대 핵심 공급업체 중 하나로, 한화는 이번 투자를 통해 글로벌 방산·조선 분야에서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한화는 전날 호주증권거래소 장외 거래를 통해 오스탈의 지분 9.9%를 직접 매수했다고 18일 밝혔다. 아울러 호주 현지 증권사를 통해 추가로 9.9% 지분에 대한 총 수익 스와프(TRS) 계약을 체결했으며, 호주 외국인 투자 심의 위원회(FIRB)에 오스탈에 대한 19.9% 지분 투자 승인도 신청했다. 이번 투자는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각각 60%와 40%의 지분을 보유한 호주 현지 법인을 통해 진행됐다. 한화의 이번 지분 인수는 글로벌 조선·방위 산업의 호조 속에서 한국과 호주는 물론 미국 시장까지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하려는 목적이 담겼다. 한화는 지난해 12월 한국 기업 최초로 미국 필리 조선소를 인수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 바 있다. 오스탈은 서호주 헨더슨·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필리핀·베트남 등에 조선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소형 수상함·군수 지원함 시장에서 40~6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기존의 알루미늄 선박 중심에서 강철선 건조로의 전환이 안정화됨에 따라 한화의 조선·방산 역량과 오스탈의 시너지를 통해 향후 수주 확대가 기대된다. 마이클 쿨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해외 사업 총괄 담당 사장은 “오스탈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방위·조선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전략적 투자자로서 오스탈의 성장과 혁신을 지원하고, 호주 방위 산업·해군 조선 역량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한화의 스마트 조선·방위 산업 역량은 오스탈에 자본·네트워크·운영·기술 전문성을 제공할 수 있으며, 특히 글로벌 방산·조선 산업에서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한 경험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협력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한화는 글로벌 조선·방산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며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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