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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2Q 매출 1.1조·영업익 484억…“하반기 KF-21 납품으로 실적 반등”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올해 2분기 1조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외형 성장을 이뤄냈지만 일회성 요인과 일부 기체 납품 지연의 여파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KF-21 양산 등 대형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며 실적이 정상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29일 KAI는 올해 2분기 매출액 1조1679억 원, 영업이익 484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1.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3.1%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37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5.2% 줄었다. 지배 기업 소유주 지분 순이익도 35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4%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누계 실적은 매출액 2조2606억 원(전년 동기 대비 48.0% 증가), 영업이익 1,156억 원(12.4% 감소), 당기순이익 783억 원(9.1% 감소)으로 집계됐다. 매출의 대폭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익이 감소한 배경에는 '기저 효과'와 '공급망 차질'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KAI 관계자는 “지난해 2분기 이윤 청구 소송에서 승소하며 반영된 약 380억 원 규모의 일회성 이익이 올해는 사라지면서 상대적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해 보이는 기저 효과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소형무장헬기(LAH) '미르온'의 납품 지연도 일시적 악재로 작용했다. 미르온에 탑재되는 엔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생산을 맡고 있지만 지난 4월 해당 엔진에서 결함이 확인되면서 현재 육군 납품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다만 KAI 측은 하반기부터 굵직한 양산 및 수출 일정이 대기하고 있어 실적 회복이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의 본격적인 양산기 납품과 FA-50 경공격기의 말레이시아 수출 물량 납품이 시작된다"며 “이와 맞물려 미르온 헬기의 엔진 문제가 해결돼 납품이 정상화되면 상반기의 부진을 씻고 실적이 반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美·日·이스라엘서 답 찾는다”…공군, 병력 고갈 대비 지휘 구조 대수술 돌입

인구 절벽으로 인한 병역 자원 감소와 첨단 과학 기술 중심의 미래 전장 환경에 대비해 공군이 지휘 부대 구조에 대한 '새 판 짜기'에 돌입했다. 기존의 대기권 내 항공 작전을 넘어 우주와 사이버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최적의 지휘 구조 밑그림을 새로 그리겠다는 구상이다. 29일 본지 취재 결과, 공군 항공우주전투발전단 개념발전과는 최근 '미래 공군 지휘 부대 구조 기본 개념 연구' 사업을 발주하고 본격 과업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군은 이번 연구의 핵심 추진 배경으로 △미래 인구 절벽으로 인한 상비 병력 감축 △국제 사회 위협·자주 국방 요구에 따른 작전 통제권 전환 △첨단 과학 기술 적용에 따른 국방 무기체계 고도화를 통한 전력 강화 △미래 '싸우는 개념' 변화에 따른 '항공우주 작전 기본 개념' 개정을 꼽았다. 과거 전투기 중심의 영공 방어에서 벗어나 위성·레이더·무인기에서 수집한 정보를 사이버·데이터 체계로 연결하고, 하나의 작전 안에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게 군 당국의 입장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러한 변화를 실제 전장에서 보여줬다. 우크라이나는 이동식 방공체계를 분산 운용하는 다층 방공망을 구축하고, 민간 통신 위성 등을 전투 수행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했다. 김인승 공군사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북한 역시 러-우 전쟁의 전훈을 학습해 항공·방공 전력의 분산·위장, 위성 기반 정보 능력 등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에 대응해 우리 공군도 탐지·추적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표적 처리 절차를 보강할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 “주요 8개국이 교과서"…세계 각국 공군 사례는 가장 큰 난제는 새로운 임무는 늘어나는데 이를 수행할 상비 병력은 급감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공군은 이번 연구의 상당 부분을 미국·영국·일본·호주·중국·독일·프랑스·이스라엘 등 주요 군사 8개 강국의 지휘 구조 혁신 트렌드를 해부하는 데 할애했다. 인구 구조 변화와 첨단 기술 충격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해외 사례에서 '한국형 개편안'의 답을 찾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강대국 간 경쟁에 대비한 '재최적화' 기조 아래 비행단장이 기지 전체를 통제하던 구조를 해체하고 있다. 순수 전투 임무를 수행하는 '전투 비행단'과 시설·보급 등을 맡는 '기지 사령부'를 완전히 분리해 전투 부대의 전쟁 준비 태세를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중국 역시 기존 사단 체계를 서구식 '여단' 단위로 통폐합하는 모듈화를 통해 지휘 계층을 축소하고 정예 인력 구조로 체질을 개선했다. 일본은 올해 3월 항공자위대를 '항공우주자위대'로 개편하고 육·해·공 일원화 지휘를 위한 '통합작전사령부'를 신설했다. 기존 공군의 지휘 체계를 유지하면서 우주 부대를 키우는 모델이다. 프랑스 또한 차세대 전투기 개발과 함께 공군 명칭을 '항공우주군'으로 변경하고 우주사령부를 선제적으로 통합했다. 영국과 호주는 우주 전력을 특정 군의 전유물로 보지 않는다. 영국은 3군과 공무원, 민간이 참여하는 '합동 우주사령부(UK Space Command)', 호주는 5세대 공군 구축을 목표로 F-35를 타격 자산 외 정보 수집 노드로도 활용하며 합동역량그룹(JCG, Joint Capabilities Group) 산하에 우주사령부를 편제했다. 실전 경험이 풍부한 이스라엘은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표적 발견부터 타격까지의 시간(Sensor-to-Shooter)을 초 단위로 단축하는 데이터 처리 및 AI 표적 획득 센터를 지휘부에 신설했다. 독일은 유인기와 다수의 무인기가 결합하는 유·무인 복합체계(MUM-T, Manned-Unmanned Teaming) 통제를 위한 '전투 클라우드' 기반 지휘 통제 구조를 연구 중이다. 공군은 8개국의 △혁신 사례 △정책 적합성 △작전 운용성 △병력 절감 효과 등을 비교해 3가지 대안을 도출함으로써 단·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고, 본 연구 결과물을 향후 중장기 공군 부대 기획의 근거로 삼을 예정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배한비 인턴기자

[단독] 육군 헬리콥터, 5년 새 ‘부품 돌려막기’ 89건…역설계로 400억 아낀다

군 당국이 기동 항공기 수리 부속 조달 제한에 대응하기 위해 국산화 연구·개발(R&D)을 추진한다. 독자적인 도면 확보를 통해 비정상적인 정비 관행을 타개하고 막대한 조달 예산을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29일 본지 취재 결과, 육군 종합정비창 정비기술연구소는 최근 1억4928만 원을 투입해 UH-60 헬리콥터 '디지털 판독기(Digital Indicator)' 자체 개발 사업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조종석의 제어 표시 장치(CDU, Control Display Unit)와 조종사 표시 장치(PDU, Pilot Display Unit)에 장착돼 연료량·엔진 온도·오일 압력 등을 지시하는 계기판 구성품이다. 현재 판독기는 601항공대·60항공대·육군항공학교 등 각 운용 부대에 배치된 UH-60 헬리콥터 111대 기준으로 총 7992개가 장착돼 있다. 기계적 수명에 따라 연간 600~800개의 필수 교체 소요가 발생한다. 2018년 33만 원 수준이던 대외 군사 판매(FMS, Foreign Military Sales) 조달 단가는 2025년 기준 82만 원으로 급상승했고 보급 주기 역시 2~3년에 1회 소량으로 극히 제한적이라는 전언이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해당 품목의 원제작사의 납기 지연 탓에 육군은 소요 부대에 판독기 보급을 제때 하지 못하고 있다. 군 당국이 부족분을 해외 민간 상업 조달로 획득할 경우 개당 400만~500만 원을 지출해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장기적인 조달 지연은 일선 비행 부대의 무리한 장비 운용으로 이어졌다. 일선 항공대에서는 표시 항목별 작동 구간인 '그린 존'에만 정상 품목을 장착하고 이상 상태를 알리는 주의·위험 구간인 '앰버·레드 존'에는 고장 난 품목을 임시방편으로 꽂아 비행하는 사례가 만연해 있다. 정상 기체에서 부속을 떼어내 고장 기체에 이식하는 '동류 전용' 발생 건수도 2021년 이후 최근 5년간 89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육군 관계자는 “헬리콥터 가동 상태 이상 발생 시 조종사 판단 제한에 따른 조치 불가로 고장 확대와 항공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존재하는데, 이는 곧 비행 부담 증가로 직결된다"며 “조종사 비행 안전과 항공 사고 예방을 위해 부품 국산화 개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에 군 당국은 설계 도면 없이 실물 품목의 치수와 전기적 특성을 자체 분석해 새로운 설계도를 도출하는 '역설계(Reverse Engineering)' 방식의 국산화 연구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사업 지침에 따라 참여 업체는 인쇄 회로 기판(PCB, Printed Circuit Board) 패턴도 등 기술 데이터 패키지(TDP, Technical Data Package) 일체를 구축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생겨나는 지식 재산권과 시제품은 모두 군 당국에 귀속된다. 해당 사업은 대규모 예산 절감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연간 최대 교체 물량 800개를 상업 구매 방식으로 획득할 경우 매년 약 40억 원이 소요되는데 전체 장착 물량 교체 비용은 400억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육군은 상업 조달에 따른 후속 군수 지원 예산 지출을 아낀다는 입장이다. 일부 성능 개량도 동시에 진행된다. 기존 외산 품목은 백열 램프를 사용해 진동에 취약하고 열화 현상이 잦았다. 군은 신규 대체품의 투사 방식을 평균 무고장 시간(MTBF, Mean Time Between Failures)이 1만~10만 시간으로 긴 발광 다이오드(LED)로 전면 전환할 계획이다. 또한 근적외선을 제어해 조종사의 야간 투시경 운용 시 발생하던 시야 간섭 현상을 방지하는 미 국방 세부 규격(MIL-DTL-7788H)과 물리적 환경 시험 규격(MIL-STD-810G)을 충족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노후 기종 부속 단종 극복을 위해 미군의 첨단 제조 기술 및 개방형 획득 제도 도입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미 육군 항공 미사일 사령부(AMCOM)는 기체 5000여 개 품목을 3D 스캐닝해 '디지털 트윈'을 구축 중이다. 미 공군 역시 공군 연구소(AFRL) 주도의 첨단 제조 기술 성숙화(MAMLS, Maturation of Advanced Manufacturing for Low Cost Sustainment) 프로그램을 통해 단종 품목을 복원하고, 신속군수지원국(RSO)을 거쳐 적층 제조 기술을 조달 체계에 이식하고 있다. 제도적 차원에서도 미 국방군수국(DLA)은 단종 품목 대여·구매 프로그램(RPPOB, Replenishment Parts Purchase or Borrow)을 운용 중이다. 도면이 없는 품목을 민간 기업에 제공하고, 기업이 자체 개발을 완료해 엔지니어링 지원 부서(ESA, Engineering Support Activity)의 감항성 인증서(AWR, Airworthiness Release)를 획득하면 신규 조달 승인 요청 절차를 통해 정식 납품처로 승인해 주는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김수인 인턴 기자

한화시스템 2Q 영업익 1037억 원, 전년 동기비 219%↑…방산 부문이 ‘효자’

한화시스템이 해외 방산 수출과 국내 주요 양산 사업에 힘입어 올해 2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28일 한화시스템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0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8.83%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1176억원으로 45.48%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5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73% 증가했다. 실적을 끌어올린 것은 방산 부문이다. 폴란드향 K-2 전차 조준경·사격 통제 장치를 비롯,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천궁-II 다기능 레이다(MFR) 등 대규모 수출 사업이 매출에 반영됐다. 국내에서는 KF-21 AESA 레이다·항전 장비와 K-2 전차 관련 양산 등이 실적에 힘을 보탰다. ICT 부문 역시 한화생명과 한화 필리 조선소 등 계열사 시스템 구축 사업을 중심으로 실적을 뒷받침했다. 수주 잔고는 올해 2분기 기준 11조295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바탕으로 한화시스템은 방산 수출처를 확대, 국내 주요 사업 수주를 이어갈 계획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김수인 인턴 기자 외부기고자

KAI, 헬리콥터 ‘심장’ MGB 조립장 확장…“생산 기술 고도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헬리콥터 핵심 부품인 주기어박스(MGB) 조립 작업장을 확장한다. 국산 MGB 개발에 이어 관련 인프라까지 넓히면서 회전익 기술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28일 본지 취재 결과, KAI는 경남 사천 본사 회전익동 내 MGB 조립 작업장을 확대하기 위한 설계·감리 작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477㎡ 규모인 작업장에 135㎡를 추가해 총 612㎡ 규모로 넓힐 계획이다. 기존보다 30%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이번 공사는 기존 MGB 조립장의 방화 구획을 변경하는 대수선 방식으로 진행된다. 0.5톤급 지브 크레인 설치를 위한 구조 검토와 결로 방지를 위한 항온항습 또는 냉난방·제습 설비도 갖출 예정이다. 이 외에도 △공압 △전기 △통신·보안 △소방 관련 설비 역시 설계 대상에 포함됐다. MGB는 엔진에서 발생한 동력을 헬리콥터의 주회전날개인 메인 로터에 전달하는 핵심 동력 전달 장치다. 엔진의 높은 회전수를 낮추면서도 큰 동력을 안정적으로 전달해야 하는 만큼 헬리콥터의 비행 성능과 안전성을 좌우하는 주요 부품으로 꼽힌다. 이번 시설 확충은 MGB 국산화 개발과 맞물린 행보다. KAI는 지난 4월 4년 6개월간 개발해 온 국산 MGB를 수리온(KUH-1)에 탑재해 조립과 시운전을 마쳤다. 실제 회전익 사업 규모도 커지는 추세다. KAI의 올해 1분기 회전익 부문 매출은 2739억7100만원으로 전년 동기 912억7300만원보다 3배 늘었다. 이 가운데 수리온과 LAH·미르온 등 소형 무장 헬리콥터 계열 매출이 2469억4200만원으로 전체 회전익 부문의 90%에 달한다. 조립장 확장 작업은 설계와 인허가 절차를 거쳐 본격적인 공사 단계로 넘어갈 예정이다. 아울러 오는 9월부터 공사 감리를 진행하고 내년 1월 준공 관련 절차까지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헬리콥터용 MGB는 설계부터 시험, 생산까지 가능한 업체가 세계적으로도 많지 않은 고난도 부품이다. 이탈리아 방산업체 레오나르도(Leonardo)는 영국 요빌 공장에서 MGB를 비롯한 헬리콥터용 기어박스를 직접 설계·시험·생산하고 있다. 프랑스 사프란(Safran)도 에어버스 H175 헬리콥터의 MGB 관련 기어박스 등 동력전달 장치를 공급하고 있다. KAI 관계자는 “MGB 국산화 개발은 현재 진행 중으로 수리온 장착과 시운전 역시 개발 과정의 일환"이라며 “현재 단계적으로 기술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김수인 인턴기자

현대로템, 2Q 영업익 2324억원…전년 동기비 9.7%↓

현대로템이 올해 2분기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외형 확대를 이어갔으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로템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2026년 2분기 영업이익이 2324억원으로 잠정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했다고 24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60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3%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은 1863억원으로 1.8% 줄었다. 지배 기업 소유주 지분 순이익은 1853억원으로 2.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인 올해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0.2%, 3.7% 증가해 개선된 흐름을 보였으나, 당기순이익은 8.1% 줄어들었다. 올해 상반기 누적 실적으로는 뚜렷한 매출 성장세가 돋보인다. 현대로템의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3조 635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 5938억원 대비 18.1% 급증하며 반기 만에 3조원 벽을 돌파했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456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8% 소폭 감소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누적 당기순이익은 3889억원으로 12.2% 증가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해군, 올해 부사관 충원율 73%…함정에 파도 견디는 ‘AI 휴머노이드 로봇’ 태운다

저출산 여파로 해군 함정을 최일선에서 운용할 핵심 인력인 부사관 충원율이 올해 70%대 초반까지 곤두박질 쳤다는 해군 내부 평가가 나왔다. 이에 따라 병력 절벽 사태에 직면한 해군이 텅 빈 군함에 인간을 대신해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리고 복잡한 임무를 수행할 'AI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승조원을 태우기 위한 전면적인 마스터 플랜 수립에 착수했다. 24일 본지 취재 결과, 해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 전력기획과는 예산 4229만원을 투입해 '해군의 로봇 확보 및 적용 방안 연구' 용역 발주에 나섰다. 해상 작전 환경에 최적화된 첨단 로봇 확보와 단계별 적용 추진 전략 수립을 골자로 하는 이 연구 기간은 계약일로부터 올해 12월 15일까지다. ◇ “배 탈 간부가 없다"…'부사관 승조원 충원율 73%' 해군이 이번 용역을 통해 로봇 중심의 무인화 전력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심각한 인력난에 있다. 이는 곧 기존의 인력 중심 함정 운용 패러다임으로는 더 이상 종래와 같은 수준으로 작전 전개를 할 수 없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해군 관계자는 “출생 인구 감소에 따른 병역 자원 부족 심화가 예상된다"며 “함정 승조원 충원율은 올해 전반기 부사관 기준 약 73%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군함 운용의 핵심 인력인 숙련 간부 상당수가 모자라게 되는 사태가 임박했음을 해군 당국이 인지하고 있는 셈이다. 함정은 출항 시 외부의 지원을 받기 어렵고, 승조원 전원이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해야 해 고도의 팀 워크를 요구한다. 빈자리를 채우지 못하면 근무 교대조 편성이 제대로 되지 않아 남은 병력의 피로도가 극증하고, 종국에는 작전 수행은 물론 적의 공격을 받았을 때 군함의 생존 자체를 장담할 수 없게 된다. ◇ 바퀴형 로봇으론 불가능한 바다…'휴머노이드' 투입 명시 문제는 민간 산업계에서 널리 쓰이는 일반적인 바퀴(차륜)형이나 무한 궤도형 상용 자율 주행 로봇을 군함에 당장 투입하기에는 현실적인 장벽이 너무 높다는 점이다. 해군은 함정 환경의 특수성으로 △가파른 수직 계단 △좁은 해치와 협소한 공간 △내부에 얽혀 있는 복잡한 구조물 △(파도 등에 의한) 지속적인 요동을 꼽았다. 평탄한 물류 창고나 아스팔트를 누비는 로봇은 문턱이 높고 좁은 함정 내부에서 기동조차 할 수 없고, 거센 파도에 함정이 흔들리면 무게 중심을 잃고 쓰러지기 일쑤다. 해상 초계기 등 해군 항공기 역시 좁은 활동 범위와 불규칙한 진동으로 인해 정밀한 상용 로봇 운용이 곤란하다. 이에 해군은 육상 기지 등에서 범용으로 쓰일 '일반 임무용'과 악조건 속에서도 투입될 '해군 특화용 로봇'으로 소요를 명확히 분리했다. 특히 도입을 검토할 특화 로봇의 종류를 열거하며 험지를 돌파하는 견마형(4족 보행 로봇개)과 함께 '휴머노이드 로봇형(인간형 로봇)'을 포함했다. 요동치는 배 위에서 스스로 중심을 잡고 인간 승조원의 체격에 맞춰진 비좁은 수직 사다리를 오르내리며, 양손을 써서 무거운 밸브를 잠그거나 방폭문을 열기 위해서는 인간의 신체 구조를 그대로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궁극적인 해답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 미 해군 '소방 로봇' 참고…위험 임무 대체 해군은 해외 선진국의 로봇 관련 기술 수준을 분석하고 적용 사례도 살펴본다는 입장이다. 실제 미 해군 연구소(NRL)와 해군 연구국(ONR) 등은 전투 중 함정이 대함 미사일에 피격됐을 때 인명 피해 없이 유독 가스와 고열을 뚫고 들어가 소방 호스를 쥐고 화재를 진압하는 휴머노이드 소방 로봇 '사피어(SAFFiR)' 등을 집중적으로 연구·개발해 온 바 있다. 우리 해군 역시 열악하고 위험한 환경에 투입될 휴머노이드 로봇의 최우선 임무로 소화·방수·화생방 등 함 안정성을 위협하는 문제에 대처하는 작업 또는 이에 특화된 군사 특기인 '손상 통제(Damage Control)' 능력을 집중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인간 전투원들이 목숨을 걸어야 했던 임무를 '로봇 승조원'이 대신하게 될 전망이다. 로봇이 함정 내에서 스스로 상황을 인지하고 유연하게 행동하려면 학습에 필요한 첨단 소프트웨어 생태계도 뒤따라줘야 한다. 이를 반영하듯 해군은 로봇의 강화 및 모방 학습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로봇 관련 데이터 표준화·저장·관리 방안, 첨단 기술 획득 생태계 구축·보안 관련 제도 개선 분야 검토 등에 대한 연구에도 나선다. ◇가상 트윈 훈련 인프라·K-MOSA 표준화·보안 샌드박스 정조준 학계와 국방 AI 전문가들은 해군의 이 같은 행보가 첨단 피지컬 AI 로봇을 실전 배치하기 위한 고도의 사전 정지 작업이라고 입을 모은다. 6자유도 운동과 같이 지속적인 흔들림이 있는 함정 환경을 로봇이 극복하기 위해서는 실제 파도의 물리 법칙과 함정 구조가 거울처럼 똑같이 구현된 '가상 트윈(Virtual Twin)' 환경에서 로봇의 AI 뇌를 강화 학습시키는 인프라가 반드시 필요한데 군 당국이 해당 방안을 추진하는 것은 이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평가다. 또한 향후 방산 업체들이 납품할 수많은 이기종(異機種) 무인기와 로봇들이 원활하게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임무 장비를 즉각 교체하기 위해서는 '국방 무인 체계 모듈화(K-MOSA)'와 같은 인터페이스 표준화가 선행돼야 한다.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되는 낡은 군사 보안 규정도 손질 대상이다. 민간 스타트업의 혁신적인 딥테크 기술을 국방에 빠르게 접목하려면 기업들이 함정 진동 패턴·내부 구조 영상 등 해군의 비정형 데이터를 활용해 로봇을 마음껏 훈련시킬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이를 위해 외부망과 철저히 격리된 '클라우드 보안 샌드박스'를 별도로 구축하는 등 군 데이터를 안전하게 개방하는 네거티브 방식의 보안 규제 완화가 핵심 대안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해군은 경남 진해 소재 조함 훈련장에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와 협업해 함교 타수를 사람이 아닌 휴머노이드 로봇 '파이봇'이 맡도록 하는 '로봇 승조원 전투 실험'을 현재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7400억 자금 조달”…한화에어로스페이스, ‘양손잡이 재무 전략’ 나서나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대한민국 방위산업 역사상 최초로 5억 달러(7410억 원) 규모의 해외 공모 채권 발행에 대성공을 거두며 글로벌 자본 시장에 데뷔했다. 그간 내수 중심의 정부 국방 예산과 국내 금융권 차입에 주로 의존해 오던 K-방산의 전통적 자금 조달 패러다임을 깬 것이다. 서구권 거대 방산 공룡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톱티어(Top-Tier)' 수준의 펀더멘털을 국제 무대에서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33억 달러 뭉칫돈 몰려…'준(準)국가급' 신뢰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날 씨티그룹 글로벌 마켓 증권·크레디아 그리콜 증권·UBS 등 글로벌 초대형 투자 은행(IB)들을 주관사로 대거 참여시켜 만기 3년의 고정 금리부 채권(FXD) 5억 달러 발행을 성공적으로 확정지었다고 22일 밝혔다. 자본 시장의 반응은 당초 예상 이상으로 폭발적이었다. 아시아와 유럽 등지에서 진행된 해외 기관 투자가 대상 수요 예측 결과, 목표 조달액의 6.6배에 달하는 33억 달러(4조8000억 원)의 뭉칫돈이 몰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해외 공모 채권 발행의 흥행을 거뒀다. 이례적인 우량 매수 주문 폭주에 힘입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금 조달 비용도 낮아졌다. 당초 투자자들에게 제시된 최초 제시 금리(IPG, Initial Price Guide)는 동일 만기의 미국 국채 금리에 115bp(1bp=0.01%포인트, 1%의 금리 구간을 100개로 나눈 단위)를 가산한 수준이었지만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며 최종 가산 금리는 이보다 32bp나 유리해진 83bp로 안착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가산 금리가 1% 미만인 0.83%포인트로 결정된 점을 중요한 질적 지표로 꼽는다.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부도·채무 불이행 위험을 극히 낮게 평가했다. 국방력과 직결되는 방위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해 사실상 대한민국 정부 신용도에 준하는 '소버린(Sovereign) 급' 프리미엄과 안정성을 부여했음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 120조 수주 잔고…환율 리스크 원천 차단 이번 달러화 직접 조달을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재무 구조의 질적 고도화도 이뤄냈다. 글로벌 방산 비즈니스는 무기체계 양산을 위한 해외 부품 매입이나 현지 공장 건설 시 대규모 외화(달러) 결제가 필수적이다. 국내에서 원화로 차입해 달러로 환전할 경우 필연적으로 환율 변동 리스크에 노출되지만, 해외에서 직접 조달한 달러를 곧바로 결제·기존 차입금 대환에 활용함으로써 이를 원천 차단하는 '자연 환헤지' 효과를 극대화했다. 국내외 금리 환경에 따라 유리한 자금 조달처를 탄력적으로 넘나드는 '양손잡이 재무 전략'이 완성된 셈이다. 이러한 자금 조달 흥행의 가장 큰 원동력은 최근 글로벌 3대 신용 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로부터 국내 방산·우주 기업 최초로 획득한 신용 등급 'A-(안정적)'에 있다. 이는 현재 글로벌 방산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의 록히드 마틴이나 영국의 BAE 시스템즈와 동일한 투자 적격 우량 등급이다. S&P가 이처럼 이례적으로 높은 신용 등급을 부여한 핵심 근거는 압도적인 수주 잔고와 잉여현금흐름(FCF)의 가시성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 기준, 지상 방산 부문의 수주 잔고는 31조 원(수출 비중 70%)이다. 전사 연결 기준 수주 잔고는 118조 원에 달한다. 실적 성장세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매출액은 올해 2분기와 7조5530억원, 3분기 7조55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68%, 16.48% 성장할 전망이다. 영업이익 역시 2분기 9970억원, 3분기 1조16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5.32%, 36.25%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방산 수출은 일회성 완제품 납품 이후에도 10~30년에 걸친 유지·보수·정비(MRO, Maintenance·Repair·Overhaul)와 성능 개량 계약으로 장기간 수익이 창출되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118조 원의 막대한 수주 잔고는 향후 10년 이상의 안정적인 이익 성장을 담보하는 안전판 역할을 한다. 이를 바탕으로 수조 원대 예산이 투입되는 해외 정부와의 B2G 수출 협상 테이블에서도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부품 공급 능력을 증명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 45년 숙원 '독자 항공 엔진' 개발 공모채로 조달된 5억 달러의 외화와 올해 1분기 기준 회사가 보유한 6조8862억 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 그리고 유상증자로 확보한 2조3000억 원의 실탄은 글로벌 방산 영토 확장과 미래 첨단 기술 확보를 위한 거대한 투자 사이클에 투입된다. 우선 심화되는 지정학적 블록화와 각국의 자국 우선주의에 대응해 완제품 수출 외 현지에 생태계를 통째로 이식하는 '해외 현지 생산 거점' 구축에 속도를 낸다. 루마니아 덤보비차주에는 축구장 25개 규모 부지에 K-9 자주포와 K-10 탄약 운반 장갑차 생산 시설과 1.75km 규모의 주행 시험장을 조성한다. 이곳에서 부품의 80%를 현지 30여 개 협력사와 함께 조달해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 동부 전선의 핵심 'K-병기창'으로 진화시킬 계획이다. 폴란드 바르샤바에는 유럽 본부를 두고 40억 달러 규모의 유도탄(천무용 CGR-080) 합작 생산 체계를 구축하며, 호주 질롱에서는 AS-9 헌츠맨 자주포와 AS-10 장갑차 완제품 조립 시설을 통해 오세아니아·오커스(AUKUS) 동맹 국가 공략의 확고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미래 무기체계의 근간인 첨단 기술 자립 전선에도 사활을 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영국 등 극소수 해외 원천 기술국의 수출 통제 제약에서 완전히 벗어나 진정한 수출 자유도를 확보하기 위해 한국 방산업계의 45년 숙원인 항공 엔진 국산화에 자본을 쏟아붓고 있다. 최근에는 국방과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저피탐 무인 편대기(LOWUS)용 '5500파운드급 터보팬 엔진'과 중고도 무인기용 '1400마력급 터보 프롭 엔진'의 초도 시제를 완성해 본격적인 지상 시운전에 돌입했다. 이를 위해 창원 사업장에 400억 원을 투자해 5000평 규모의 첨단 스마트 공장을 짓고 있고, 궁극적으로는 KF-21 보라매 전투기에 탑재될 1만 5000파운드급 장수명 첨단 항공 엔진을 독자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민간 주도의 우주 개발 밸류 체인 장악도 핵심 과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240억 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해 2032년까지 이어지는 누리호 4~6차 발사의 체계 총괄을 맡으며 발사 운용 전 주기 노하우를 민간으로 이식받고 있다. 더 나아가 글로벌 스페이스X 등이 주도하는 우주 발사체 재사용 트렌드에 발맞춰 기존 케로신(등유) 엔진을 대체할 고효율 '80t급 메탄 추진제 엔진' 개발에도 뛰어들며 스페이스 밸류 체인을 고도화하고 있다. ◇ '금융의 무기화'…글로벌 M&A 향한 탐색전 산업계와 자본 시장 일각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이번 5억 달러 채권 발행이 향후 서방의 톱티어 방산 공룡들처럼 글로벌 초대형 인수·합병(M&A)에 나서기 위한 전략적 '탐색전'이라고 분석한다. 실제 서방을 대표하는 방산 거인들은 대규모 회사채 발행으로 거대 자본을 끌어와 밸류체인의 병목을 통째로 사들이거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첨단 기술 기업을 인수하며 생태계 우위를 점해왔다. 때문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향후 △로봇 시스템 △무인기 센서 △우주 통신 소재 등 미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해외 기술 기업 인수 시 초대형 펀딩을 즉각 단행할 수 있는 이른바 '금융의 무기화' 역량을 증명해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독일 굴지의 방산업체 라인메탈(Rheinmetall)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후 폭주하는 포탄 수요를 독식하기 위해 2023년 1월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10억 유로(1조4500억 원) 규모의 전환 사채(CB)를 발행했다.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스페인의 탄약 제조사 '엑스팔(Expal)'을 12억 유로에 인수하며 155mm 포탄 생산의 병목 현상을 뚫어냈고, 그 결과 독일 연방군으로부터 12조 원 규모의 탄약 계약을 따냈다. 영국 BAE 시스템즈 역시 우주 패권을 쥐기 위해 2024년 초 미국 금융 시장에서 48억 달러(6조4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찍어낸 뒤 미국 '볼 에어로스페이스(Ball Aerospace)'를 55억5000만 달러에 인수하며 단숨에 글로벌 우주항공 분야의 초거대 기업으로 입지를 굳혔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전략물자 수출 통제·간첩법’…율촌 “계약부터 전면 재정비해야”

전략 물자와 첨단 기술의 무허가 수출을 둘러싼 기업의 법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기술 발전으로 수출 통제 대상이 실물 제품을 넘어 무형 기술까지 넓어진 데다 국가 핵심 기술을 빼돌리는 '산업 스파이' 행위에는 간첩죄까지 적용할 수 있게 됐다. 법무법인 율촌은 지난 15일 '전략 물자와 방산: 수출 통제 리스크 대응 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국내외 수출 통제 집행 동향과 기업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이날 발표자들은 전략 물자와 첨단 기술의 무허가 수출이 국가 안보와 직결된 중대 위반으로 다뤄지면서 기업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국내 수출 통제 규제는 제공 대상에 따라 △대외무역법 △방위사업법 △산업기술보호법 △국가첨단산업법 등에 두루 걸쳐 있다. 적용 대상도 전략 물자부터 방산·국가 핵심·국가 첨단 전략 기술까지 다양하다. 문제는 법이 규정하는 수출이 '물품 선적'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설계 도면과 제조 공정, 소스 코드를 이메일이나 클라우드로 공유하는 행위도 통제될 수 있어 기업은 자료 제공 전 해당 기술의 성격부터 확인해야 한다. 해외에서는 반도체·인공 지능(AI)·이중 용도 전자 부품·방산 기술 등을 중심으로 수출 통제의 고삐를 죄고 있다. 미국에서는 중국 군사 관련 대학에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와 설계 지식 재산권(IP)를 허가 없이 제공하거나 제재 대상국과의 거래를 은폐한 기업에 벌금형과 몰수, 기업 모니터링 등의 제제를 가했다. 일본에서도 3차원 측정기와 공작 기계의 성능 데이터를 조작해 통제 대상이 아닌 것처럼 수출한 임직원과 법인이 처벌받은 사례가 있다. 이 같은 수출 통제 강화 기조 속에 방산 수출의 변화도 기업의 계약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 과거에는 국내 생산 완제품을 특정 구매국에 납품하는 방식이 중심이었지만 최근 수주에는 기술 자료·소프트웨어 제공·현지 생산과 유지·보수·정비(MRO) 장기 운영 지원이 따라붙는다. 이에 따라 기업은 수출 허가 신청 전부터 기술 제공 범위와 최종 사용자, 제3국 재이전 조건을 명확히 정해야 한다. 김난형 율촌 변호사는 “기술 이전과 현지화는 수주 경쟁력을 높일 수 있지만 동시에 통제 리스크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기업은 수출 계약 체결 시점부터 정부의 수출 승인이 지연되거나 거절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납기 지연 책임을 어떻게 배분할지 명확히 해야 한다. 또한 구매국에 제공하는 기술 자료의 사용 목적을 엄격히 한정하고, 복제나 임의 개량을 금지하는 보호 조항을 촘촘히 반영해야 한다는 실무적인 가이드 라인도 제시됐다. 간첩죄의 처벌 범위도 확대될 예정이다. 기존 간첩죄가 '적국'을 위한 행위만을 대상으로 했다면 오는 9월 시행되는 개정 형법은 '외국 또는 이에 준하는 단체'의 지령이나 사주 등을 받아 국가 기밀을 빼내거나 넘긴 경우도 처벌한다. 법정형은 3년 이상의 유기 징역이다. 개정법이 시행되면 공급망 안보와 직결된 국가 핵심 기술을 해외로 빼돌리는 소위 '산업 스파이' 범죄도 간첩죄 처벌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다만 개정 간첩법의 실질적인 보호를 받으려면 기업의 선제적인 대비가 필수적이라는 조언도 뒤따랐다. 김기훈 율촌 변호사는 “해외로 유출된 기술이 간첩죄의 객체인 '국가기밀'로 인정받으려면 평소 일반에 알려지지 않고 철저히 기밀로 관리돼 왔음을 기업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이를 위해 보유 기술을 선제적으로 분류하고, 접근 통제와 이력 기록 등 비밀 관리 체계를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간첩죄 적용 시 수사 기관의 합법적인 감청이 가능해지는 만큼 이에 대비한 초기 공조 체계 구축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수출 여부를 개별 부서나 실무자의 판단에 맡겨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영업과 연구·개발(R&D), 물류 부서가 해외에 물품이나 자료를 제공하기 전 통제 대상 여부와 최종 사용자·최종 용도를 함께 심사하고 법무실 등 준법 감시 부서의 승인을 거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형주 율촌 변호사는 “수출 통제 위반은 실무자의 단독 판단과 불명확한 승인 권한, 기록 미비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거래 개시 전부터 위험을 심사하고 그 과정을 기록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김수인 인턴기자

K-핵추진 잠수함, ‘특별법 제정·인력 양성’이 성패 가른다

정부가 2030년대 중반 1번함 진수를 목표로 하는 '장보고 N 사업(KSS-N)'을 공식화하며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SSN) 개발을 국가 전략 사업으로 격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잠수함 건조 자체에 앞서 정치적 연속성을 보장할 특별법 제정과 실전 역량을 갖춘 전문 인력 양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1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 5월 발표한 '대한민국 핵추진 잠수함 개발 기본 계획'을 통해 해당 사업을 '장보고 N 사업'으로 명명했다. 기본 계획에는 △저농축 우라늄 사용 장주기 원자로 개발 △국내 개발·건조 △민간 원자력·조선 기술 활용 △설계→운용→정비→해체 등 총 수명주기 관리 △2030년대 중반 1번함 진수 등의 원칙이 담겼다. 핵추진 잠수함을 국가 안보·원자력·조선 산업·국제 협력을 결합한 장기 국가 프로젝트로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핵추진 잠수함 사업은 현행 방위사업법이나 원자력안전법, 국가계약법 등 개별 법률만으로 온전히 다루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추진 잠수함은 군사 무기인 동시에 원자로와 핵연료를 사용하는 복합 체계이다. 이에 따라 핵 연료 조달·방사선 안전·군사 기밀·장기 재정·주민 수용성까지 성격이 다른 사안을 동시에 다뤄야 한다. 관련 권한과 책임이 여러 부처와 기관에 분산될 경우 사업 일정 지연되고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핵추진 잠수함 사업이 국가 전략 사업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정책 방향·특별법·세부 시행 계획 등 상호 정합성을 갖춘 하나의 추진 체계로 가야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사업 추진·안전 규제·재정 지원·주민 수용성을 하나의 법적 틀로 묶는 '종합 실행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별법의 또 다른 목적은 사업의 정치적 연속성을 확보하는 데 있다. 핵추진 잠수함은 연구·개발(R&D)·건조·운용·정비·퇴역·해체까지 수십 년에 걸쳐 추진된다. 정권 교체나 단기 재정 상황에 따라 사업 방향이 달라지면 이미 투입된 R&D 비용과 산업 투자가 매몰될 수 있다. 이에 대통령 또는 국무총리 산하에 범정부 상설 추진 조직을 설치하고 국방부·해군, 방위사업청·원자력 규제 기관·산업 관련 부처·지방 자치 단체가 하나의 체계 아래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상설 조직에 일정·예산·인허가를 조정할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하고 책임을 일원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아울러 사업 추진 주체인 국방부·방위사업청과는 철저히 분리돼 객관적으로 원자력 안전을 통제할 '독립적인 안전 규제 기구'의 신설도 특별법에 담겨야 할 핵심 요소로 꼽힌다. 이와 함께 고난도 기술 개발에 나서는 방산 기업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성실 수행 면책 제도를 비롯해 잠수함 건조 및 정비 기지가 들어설 지역 사회의 주민 수용성을 확보할 법적 지원 체계도 촘촘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원태호 해양전략연구소장은 핵잠수함 사업에서 기술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로 '사람'을 꼽았다. 핵추진 잠수함은 좁은 밀폐 공간에 소형 원자력 발전소를 탑재하고 심해를 누비는 복합 무기 체계다. 승조원은 원자로 운용·방사선 관리·비상 대응 능력을 모두 갖춰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수년 이상의 교육과 실전 경험이 필요하다. 단 한 번의 판단 지연이나 안전 수칙 미준수가 대형 참사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1961년 구소련 K-19에서는 원자로 냉각수 유출 사고와 미흡한 비상 대응으로 승조원들이 치명적인 방사선에 노출됐다. 1963년 미국의 스레셔호는 심해 잠항 시험 중 침몰해 탑승자 129명이 숨졌다. 미국은 이후 잠수함 설계·자재·용접·정비·시험·문서 관리 전반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SUBSAFE' 체계를 도입하기도 했다. 원 소장은 “당장 내일 핵잠수함을 진수시킬 수 있다 하더라도 이를 안전하게 몰고 갈 승조원과 정비 시스템이 없다면 그것은 바다 밑의 '시한폭탄'일 뿐"이라며 철저한 사전 교육훈련과 원자력 안전 문화 정착을 강조했다. 호주의 오커스(AUKUS) '최적의 경로'는 한국이 참고할 대표적인 사례다. 호주는 자체 핵잠수함을 인수하기 약 20년 전부터 장교와 부사관을 미 해군 원자력 학교와 원자력 훈련 부대에 보내고, 버지니아급 핵잠수함에 실제 배치해 승조 경험을 쌓게 하고 있다. 세종연구소는 한국이 8000톤급 잠수함 3척 이상을 복수 승조원제로 운용한다고 가정할 경우 초기에는 수백 명, 교관·정비·안전 규제 인력을 포함하면 장기적으로 1000명 안팎의 인력이 필요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그러나 문제는 국내에 핵잠수함 승조원이 실제 원자로를 운전하며 훈련할 수 있는 해군용 가동 원자로 실습 시설이 없다는 점이다. 1번함을 안전하게 시운전하려면 그 이전에 자격을 갖춘 승조원단이 완성돼 있어야 하는 만큼 국내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는 동안 해외 교육체계를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이에 따라 '한미 핵추진 잠수함 인력 양성 특별 협정'을 조속히 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국도 교육 인원·비용 분담·정보 보호·미 핵잠수함 승함 실습의 근거를 담은 정부 간 협정과 미국 의회의 법적 수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미국 교육 체계에만 의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장보고 N 사업에서 채택한 '저농축 우라늄(LEU)' 기반 원자로와 달리, 미국의 원자로는 수명 주기 동안 연료 교체가 필요 없는 '고농축 우라늄(HEU)'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세종연구소는 원자력 안전 문화와 승조원 자격 관리는 최고 수준인 미국에서 배우되, 저농축 우라늄 원자로 특유의 재장전 및 정비 교리는 우리와 유사한 환경인 프랑스와의 협력을 통해 습득하는 이원화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제언했다. 인력 양성을 방산 협력과 연계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미국·영국·호주가 겪는 핵잠수함 정비 적체를 한국의 조선·정비 역량으로 해소하는 '한·미·호 공동 MRO' 구상을 제안했다. 호주 스털링 기지 일대에 한·미·호 공동 핵잠수함 MRO 거점을 구축하고 한국이 참여한다면 미국과 호주는 정비 적체를 줄이고 한국은 실제 원자력 함정의 정비 기술과 품질 관리 경험을 축적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이후 한국 인력이 관련 교육과 자격을 취득하면 참여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축적한 경험을 장보고 N 함정의 국내 정비창 설계와 인력 양성에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핵잠수함 원자로 구역과 관련 장비는 엄격한 기술·수출 통제 대상이어서 별도의 한미 또는 한·미·호 정부 간 협정과 미국 국내법상 허가가 필요하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배한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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