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조종사 부족·방공망 이중고’…공군, 미래전 대비 헬리콥터 ‘1:1 교체 방식’ 폐기](http://www.ekn.kr/mnt/thum/202607/news-p.v1.20260707.8a5e62a796f249a889fca93d74ea13fa_T1.png)
우리 공군이 극심한 인구 감소에 따른 병력 붕괴와 무인기가 주도하는 미래 전장 환경에 대비해 헬리콥터 전력의 밑그림을 백지상태에서 다시 그린다. 수명이 다한 낡은 기재를 신형기로 '1대1 교체'하던 과거의 획득 방식을 전면 폐기하고, 다가오는 미래전에 맞춰 전력 구조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한다. 8일 본지 취재 결과, 공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는 '미래 공군 회전익 전력 규모·구조 연구' 발주에 나선 것으로 확인된다. 공군은 향후 5개월간 미래 항공우주력 건설을 위한 대대적인 정책 연구에 착수한다. 공군은 이번 연구를 통해 기체 노후화와 인구 감축에 대응해 ▲임무 기반 워게임(Wargame)을 통한 적정 헬리콥터 규모 산출 ▲무인기 결합한 유·무인 복합 체계(MUM-T) ▲작전 반경을 넓히는 공중 급유 ▲민·관·군 통합 작전 개념 등을 새롭게 도출할 계획이다. 이러한 공군의 행보는 최근 전 세계 군사 강국들이 겪고 있는 '회전익 전력 패러다임의 대전환' 흐름을 적극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군사 선진국들의 최신 헬리콥터 전력 개편 사례를 살펴보면 우리 공군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은 더욱 명확해진다. 우리 군의 상비 병력은 저출산으로 인해 2019년 56만 명에서 단기간에 45만 명 수준으로 20%가량 급감했다. 긴 양성 기간이 필요한 헬리콥터 조종사 부족이 가시화되면서 과거와 같은 대규모 유인기 유지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졌다. 이러한 위기에 선진국들은 '무인화'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가장 극적인 사례는 미국의 차세대 공격 정찰 헬리콥터(FARA, Future Attack Reconnaissance Aircraft) 사업 취소다. 미 육군은 올해 2월, 무려 20억 달러(3조 원)가 투입됐던 이 대형 국책 사업을 백지화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수백억 원짜리 첨단 유인 헬리콥터를 촘촘한 반접근·지역 거부(A2/AD) 적 방공망에 들이밀어 넣는 것은 자살 행위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미군은 이 예산을 헬리콥터에서 발사하는 소형 드론인 '공중 발사 효과(ALE, Air Launched Effect)' 등 무인기 네트워크 개발로 과감히 돌렸다. 유럽 역시 차세대 회전익기(NGRC, Next Generation Rotorcraft Capability) 사업을 통해 미래 헬리콥터를 '다영역 전투의 모선'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글로벌 항공 기업 에어버스는 H145M 헬리콥터 조종석에 AI 알고리즘과 대형 터치 스크린을 결합, 조종사가 후방 안전지대(Stand-off Zone)에 머물며 다수의 무인기를 띄워 정찰과 타격을 지시하는 시스템을 실증했다. 공군이 이번 연구에서 MUM-T를 최우선 과제로 꼽은 것도 조종사의 생존성 보장을 위해서다. 궁극적으로는 조종사가 아예 없는 '완전 자율 비행'도 현실이 됐다. 미국 시코르스키가 개발한 '매트릭스(MATRIX)' 시스템이 탑재된 UH-60A 블랙호크 헬리콥터는 조종사 없이 이륙해 장애물을 스스로 피하고 화물을 수송한 뒤 복귀하는 데 성공했다. 인구 절벽 시대에 조종사 없이 위험 지역에 헬리콥터를 단독 투입할 수 있는 선택적 유인 조종(OPV, Optionally Piloted Vehicle) 기술은 우리 군에게도 필수 생존 전략으로 꼽힌다. 전시 적진에 고립된 조종사를 구출하는 전투 탐색 구조(CSAR, Combat Search and Rescue) 임무의 성패는 체공 시간에 달렸다. 미 공군은 최신 구조 헬리콥터 HH-60W(졸리 그린 II)를 실전 배치했지만 중국·러시아 등 대등한 피어 위협(Peer Threat)의 촘촘한 대공 미사일 앞에서는 느린 속도와 짧은 항속거리로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도입 물량을 대폭 축소하는 딜레마를 겪고 있다. 이를 극복할 게임 체인저가 '공중 급유'다. 프랑스 공군은 최근 A400M 전략 수송기를 시속 194km의 초저속으로 비행시키며 H225M 특수작 전 헬리콥터에 공중 급유를 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헬리콥터의 작전 체공 시간은 무려 10시간 이상으로 늘어났다. 공군이 이번 연구에서 공중 급유를 명시한 것 역시 신형 헬리콥터 도입 시 다목적 공중 급유기(KC-330)나 수송기 등과 연계해 작전 반경의 족쇄를 풀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평시 대규모 산불이나 재난 발생 시 투입되는 '민·관·군 통합 작전' 영역에서는 하드웨어 대수 늘리기보다 네트워크 통제망의 혁신이 눈에 띈다. 잦은 대지진을 겪는 일본은 과거 수백 대의 헬리콥터가 몰려 공중 충돌 위기를 겪은 뒤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주도로 'D-NET'이라는 초연결 통제망을 개발했다. 이에 중앙 부처가 다른 헬리콥터와 드론의 위치를 중앙 화면에 통합하고 AI가 겹치지 않는 비행 경로를 자동 할당해 지휘·통제 시간을 70%나 단축했다. 에어버스의 '와일드파이어 센티넬' 역시 인공 위성과 드론이 파악한 산불 정보를 헬리콥터 조종석에 실시간 데이터로 전송한다. 다수 부처가 헬리콥터를 동원하는 한국 역시 기체 숫자 증가가 아닌 이 같은 첨단 디지털 통합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다. 공군의 이번 연구에서 가장 돋보이는 대목은 적정 헬리콥터 대수를 정하기 위해 '임무 기반 워게임'을 명시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평시 소요와 전시 소요를 대충 합산하고 고정된 예비기 비율을 얹는 선형적인 셈법이 주를 이뤘으나, 해외 선진국들은 이미 '이산 사건 시뮬레이션(DES, Discrete-Event Simulation)' 등 고도화된 수학적 모델링을 적용하고 있다. DES란 시스템의 상태가 불규칙한 특정 시간에만 변한다고 가정하고 사건들이 발생하는 순서대로 모델링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법이다. 실제로 호주 해군은 차세대 대잠 헬리콥터 MH-60R을 도입할 당시 '해상 함정에 상시 8대를 띄워야 한다'는 엄격한 조건을 맞추기 위해 DES 기법을 활용했다. 기체의 돌발 고장·정비창 입고 주기·부품 조달 지연 시간·가용 인력 등 수많은 무작위 변수를 컴퓨터로 수천 번 시뮬레이션을 실행해 부족하지도 과도하지도 않은 '최소 구매 대수'를 오차 없이 뽑아냈다. 이에 근거하면 우리 공군 역시 한정된 국방 예산과 인력 속에서 낭비를 막고 작전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 같은 데이터 기반의 소요 산출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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