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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석유 최고가격제 체감 못해요”…‘싼 주유소’ 찾아 ‘원정 주유’

“손님들이 요즘 '기름값이 왜 이렇게 비싸냐'고 많이 물어봐요. 다른 주유소 가격까지 비교해서 오는 경우도 있고요." 23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 셀프주유소에서 만난 주유소 관계자가 기자에게 전한 얘기다. 정부가 지난 3월 도입한 석유제품 최고가격제가 5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주유대 앞에서 만난 운전자들은 여전히 높은 기름값을 호소했다. 정부는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하는 상황에서도 22일 시작된 9차 최고가격을 8차 최고가격과 같은 수준으로 동결하며 가격 방어에 나섰다. 이날 오후 기자가 서울 중구·용산구·동작구·서초구·송파구 등 5개 지역 주유소를 직접 돌아보니 정책 효과보다 당장 눈앞의 ℓ당 가격과 한 번 주유할 때 지불하는 금액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운전자들이 적지 않았다. 최고가격제 시행에도 주유소별 소비자 판매가격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특히 눈에 띈 것은 주유소 가격에 따라 달라지는 차량 흐름이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셀프주유소에는 주유하려는 차량이 잇따라 들어왔다. 송파구의 한 셀프주유소에서는 여러 대의 차량이 동시에 주유기를 이용했고, 서초구에서도 운전자들이 직접 주유기를 들고 기름을 넣는 모습이 이어졌다. 반면 가격이 높은 일부 도심 주유소는 상대적으로 한산했다. 고유가가 이어지면서 가까운 주유소를 무조건 이용하기보다 조금이라도 저렴한 곳을 찾아 움직이는 운전자들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 이날 확인한 주유소들의 가격 차이는 컸다. 송파구 석촌동 한 셀프주유소의 보통휘발유 가격은 ℓ당 1869원, 경유는 1852원이었다. 서초구 반포동 주유소는 휘발유 1875원, 경유 1865원이었고 동작구 흑석동의 한 셀프주유소에서도 휘발유가 1899원, 경유가 1859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반면 용산구 이촌동의 한 주유소 가격표에는 보통휘발유 ℓ당 2390원, 경유 2280원이 적혀 있었다. 고급휘발유는 2800원이었다. 이날 기자가 현장에서 확인한 주유소만 놓고 보면 서울 안에서도 보통휘발유 가격이 ℓ당 500원 이상 벌어진 셈이다. 이 같은 가격 차이는 운전자들의 주유 동선에도 영향을 주고 있었다. 서초구 반포동에서 만난 한 주유소 관계자는 중구와 용산구의 주유가격이 특히 높은 편이라며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서초지역까지 찾아오는 고객들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구나 용산 쪽은 원래 기름값이 비싼 편"이라며 “그쪽에서 여기까지 오려면 교통 상황에 따라 한 시간 가까이 걸리는데도 싼 곳을 찾아오는 손님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손님들이 '다른 데는 왜 이렇게 비싸냐', '여기는 휘발유가 얼마냐'고 물어보면서 가격을 비교한다"며 “가격 차이가 크다 보니 먼 거리에서도 찾아오는 것"이라고 했다. 한 주유소 관계자는 “손님들이 주유하면서 가격표를 보고 왜 이렇게 올랐느냐고 묻는 일이 많아졌다"며 “정부가 최고가격제를 시행하고 있다는 사실과 별개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장 결제해야 하는 금액이 크기 때문에 비싸다고 느낄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운전자들의 체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중구에서 만난 50대 운전자는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기름값이 내려갔다고 느끼냐는 질문에 “못 느낀다. 계속 비싸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 달에 약 50만원을 기름값으로 지출한다고 했다.동작구에서 만난 또 다른 50대 운전자도 “지난달에는 조금 내려갔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다시 올라왔다"며 최고가격제에 따른 가격안정 효과를 크게 체감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에서 만난 60대 운전자 역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 달 주유비로 약 16만원을 쓴다는 그는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체감할 정도로 부담이 줄지는 않았다고 했다. 일부 운전자는 최고가격제가 시행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알지 못했다. 동작구에서 만난 30대 운전자는 제도 시행 사실을 몰랐다며 최근 기름값에 대해서도 “내렸다가 다시 오르기도 해 체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주유소 현장에서는 다소 다른 평가도 나왔다. 소비자가 가격 인하를 확연하게 체감하지 못하더라도 최고가격제가 국제유가 급등분이 국내 가격에 그대로 전이되는 것을 막는 역할은 했다는 것이다. 송파구 석촌동의 한 주유소 운영자는 “3월부터 6월 말까지는 가격 움직임이 굉장히 컸고 수요도 크게 줄었다"며 “가격이 급격히 뛰었을 당시보다 지금은 수요 감소 폭이 상당히 줄어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고가격제에 대해 “효과가 전혀 없지는 않다"며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가격이 더 올라 수요 감소도 훨씬 컸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초구 반포동의 한 주유소 관계자도 “3월과 비교하면 현재 가격이 대략 ℓ당 100~200원 정도 내려온 것으로 체감한다"며 “2000원대였던 가격이 지금은 1800원대로 내려온 곳들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용산구 이촌동의 주유소 운영자는 “이 지역은 원래 서울에서도 주유가격이 비싼 편"이라며 “최고가격제 초기에는 가격 안정 분위기의 영향을 받았지만 주유소별 입지나 가격 구조에 따른 차이는 여전히 크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고급휘발유가 최고가격제 적용 대상에서 빠져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석촌동 주유소 운영자는 “고급휘발유는 최고가격제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가격이 오르면서 수요가 감소하는 영향도 있다"며 “주유소 입장에서는 고급휘발유도 일정 부분 매출을 차지하기 때문에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유소 관계자 역시 “고급휘발유를 넣는 고객들도 가격에 민감하다"며 “지역별 가격 차이가 크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유소를 찾아 움직이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정부도 국제유가 상승과 민생 부담을 고려해 최고가격제를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 산업통상부는 22일 0시부터 향후 4주간 적용되는 9차 석유제품 최고가격을 8차와 같은 수준으로 동결했다. 이에 따라 정유사의 공급가격 상한은 ℓ당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유지된다. 최고가격제는 소비자가 주유소에서 지불하는 최종 판매가격에 직접 상한을 두는 방식이 아니다. 정유사가 주유소·대리점 등에 공급하는 석유제품 가격에 상한을 두고 국제유가 급등이 국내 소비자가격으로 전이되는 폭을 줄이는 제도다. 따라서 동일한 최고가격이 적용되더라도 입지와 임대료, 인건비, 판매량 등 주유소별 영업 여건에 따라 실제 소비자가격에는 상당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최근 국제유가는 다시 상승하고 있다. 지난 20일 기준 브렌트유는 배럴당 93.8달러, 두바이유는 95.6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87.8달러까지 올랐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도 휘발유 배럴당 114달러, 경유 164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에 들여온 원유 가격 역시 지난해보다 크게 올랐다.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센터의 '2026년 상반기 국내 석유수급 동향 분석'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원유 수입단가는 배럴당 88.56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75.40달러보다 17.5% 상승했다. 이에 원유 수입량이 전년 동기 대비 8.0% 감소했음에도 수입액은 382억6000만달러에서 413억7000만달러로 8.1% 증가했다. 그럼에도 정부가 최고가격을 올리지 않은 것은 물가와 민생 부담을 고려한 결정이다. 정부는 국제유가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국제유가와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8차 결정 당시와 비슷한 데다 폭염과 집중호우 등에 따른 민생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일 기준 전국 평균 주유소 판매가격은 휘발유 ℓ당 1862원, 경유 1845원이었다. 정부는 최고가격제가 국내 기름값 상승 폭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8차 최고가격 결정 당시 정부는 최고가격제가 시행되지 않았다면 휘발유는 ℓ당 약 100원, 경유는 약 300원 더 높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산업부는 9차 결정 시점에서도 이와 유사한 수준의 가격 억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장의 반응과 정부의 분석을 종합하면 최고가격제는 기름값을 크게 떨어뜨렸다기보다 국제유가 상승분이 국내 가격에 그대로 반영되는 것을 억제하는 역할에 가깝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비싸다"는 체감이 강하지만, 정부와 일부 주유소 관계자들은 제도가 없었다면 가격 부담이 더 컸을 것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최고가격제가 길어질수록 정부의 재정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정유사 공급가격에 상한을 두는 대신 실제 원가와 최고가격 사이에서 발생한 손실을 사후 보전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소비자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대신 그 비용의 일부가 정부의 재정부담으로 옮겨가는 셈이다. 현재 정유 4사는 손실보전을 위한 원가 자료를 준비·제출 중이다. 산업부는 이달 말까지 관련 자료를 제출받은 뒤 원가 검토 등을 거쳐 연말께 손실보전 규모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손실보전 규모를 좌우할 핵심 변수는 국제유가다.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해 실제 원가와 최고가격 간 격차가 확대될 경우 정부가 부담해야 할 손실보전액 역시 늘어날 수 있다. 최고가격제가 장기화할수록 정부로서는 물가 안정과 재정 부담 사이에서 출구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원유보다 귀한 석유제품…정유업계 ‘골든타임’ 언제까지

중동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석유시장 공급난이 원유에서 제품으로 확대되고 있다. 주요 석유제품 생산설비의 가동 차질로 정제마진의 상방 압력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재고효과가 상반기 사실상 종료된 가운데 안정적인 정제능력을 보유한 국내 정유업계의 실적 성장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사업의 수익성 지표인 글로벌 정제마진은 중동전쟁 이후 이례적인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유안타증권은 지난달 28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1~2월 배럴당 평균 5달러 수준에 머물렀던 싱가폴 정제마진이 지난 4월 36.2달러까지 치솟은 뒤 지난달 22.9달러 수준으로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관측했다. 정유업계의 손익분기점은 4~5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디젤(경유) 정제마진 상승은 더욱 공격적이다. 디젤과 원유의 가격 격차를 나타내는 '크랙스프레드(정제 마진)'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다. 로이터는 지난 17일(현지시간) 기준 미국의 디젤 마진이 배럴당 102.2달러를 넘어섰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 같은 정제마진 강세는 중동과 러시아 등 주요 석유제품 공급처의 정제·수출 차질이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달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글로벌 정유사의 원유 처리량이 하루 8090만배럴로 전월 대비 180만배럴 증가했지만,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여전히 약 500만배럴 적은 수준에 머물렀다고 분석했다. 중동의 석유제품 수출 차질과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이 지속되면서 IEA는 3분기 글로벌 정유 처리량 전망치도 기존보다 하루 37만배럴 추가 하향했다. 특히 공급난은 경유와 항공유 등 중간유분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중동·러시아·아시아의 경유 수출량은 지난달 들어 전년 동월 대비 하루 130만배럴 감소했다. 이는 전 세계 해상 경유 교역량의 약 20%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항공유 수출도 하루 67만배럴 줄어 글로벌 해상 교역량의 34%가량이 사라졌다. 주목할만한 점은 수요가 급증하는 동절기 진입을 앞두고 주요 수입국의 중간유분 재고가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대 수요처인 미국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 실제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14일 기준 미국의 주간 원유 재고와 휘발유 재고가 각각 4억2880만배럴·2억940만배럴 규모로 전주 대비 1% 수준 증가한 반면, 중간유분 재고는 1억560만배럴로 같은 기간 150만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유업계의 정제 가동률이 97.2%로 사실상 풀가동 체제를 지속하는 가운데, 중간유분을 중심으로 감소세가 나타나며 수급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미국의 중간유분 재고(1억560만배럴)는 199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럽 역시 경유와 항공유 재고가 평년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급 불안은 북반구 동절기 진입과 맞물려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 통상 중간유분은 겨울철 난방 수요 증가로 소비가 늘어나는 만큼, 주요국이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동절기에 진입할 경우 제품 가격과 정제마진에 추가적인 상승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환경은 안정적인 정제능력을 보유한 국내 정유업계에도 한층 우호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요 업체를 중심으로는 올 상반기부터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상반기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의 경유 수출액은 각각 4조111억원·3조9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8%·42.7% 증가한 상태다. 에쓰오일의 경우, 항공유 수출액 역시 2조7277억원으로 같은 기간 45.6% 뛰었다. 하반기 정제마진 강세가 지속되면 이 같은 중간유분 수출액 성장세도 한층 가팔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과 함께 석유제품 수출 상한선을 전년 대비 100% 수준으로 제한하고 있으나, 실제 올 2분기 수출물량은 전년 동기 78.7% 수준으로 추산돼 수출 확대에 따른 추가 성장 여지도 남아있는 상태다. 관건은 하반기 정제마진 강세가 업계의 원유 조달비용 부담을 얼마나 상쇄할 수 있을지다. 높은 정제마진이 고스란히 국내 정유사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들은 원유 대부분을 수입하는 데다 중동산 의존도가 높아 호르무즈해협 통항 차질에 따른 조달비용 상승에도 동시에 노출돼있다. 최근 저렴한 중동산 대신 비중동산 대체원유를 확보하려는 시도를 늘리고 있는 점 역시 원유조달 부담 요소다. 아울러 상반기 실적을 끌어올린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 효과가 하반기 들어 약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정제마진과 원유 조달비용 균형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 강세가 단기적으로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조달비용 상승 폭에 따라 이 같은 영향이 상쇄될 수 있고, 조달 기간이 길어지면 가동률도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GS칼텍스, 광복기념 기부마라톤 ‘815런’ 후원…임직원 등 300명 참가

GS칼텍스는 제81주년 광복적을 맞아 기부 마라톤 행사 '2026 815런'을 후원하고 임직원·가족 300명이 행사에 직접 참여했다고 18일 밝혔다. 815런은 한국해비타트가 매년 광복절을 전후해 독립유공자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고, 후손들의 열악한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데 힘을 보태기위해 개최하는 기부 마라톤 행사다. 8.15킬로미터(km)를 달리는 오프라인런과 버츄얼런으로 구성된 행사는 발생 수익금 전액을 독립유공자 후손의 주거환경 개선 사업에 사용한다. GS칼텍스는 지난 2021년부터 6년 연속으로 815런을 후원하며 행사 참가를 지속하고 있다. 코로나 19가 확산한 지난 2022~2023년에도 임직원·가족 400여 명이 버츄얼런에 참여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속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의 뜻을 이어갔다. 이번 행사에서도 GS칼텍스는 임직원 및 가족 총 300명이 오프라인런과 버츄얼런 중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참여했다. 이 같은 815런 행사 후원은 창업주 고(故) 허만정 선생으로부터 출발한 독립운동 정신에서 비롯됐다는 게 GS칼텍스 측 설명이다. 창업주는 일제강점기 당시 상해 임시정부에 독립 자금을 지원하고 독립운동의 자금줄 역할을 담당한 백산상회 설립에 주주로 참여했다. 현 진주여고의 전신인 진주일신여자고등보통학교를 설립하는 등 교육을 통한 민족 계몽에도 앞장섰다. GS칼텍스는 이 같은 창업 정신을 계승해 독립운동 기념 활동을 다방면으로 진행 중이다. 특히 지난 2019년에는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윤봉길·한용운·백범 김구·윤동주·안중근 등 독립운동가 5인의 실제 필체를 현대적으로 복원한 '독립서체'를 개발하고 무료 배포했다. 독립서체는 현재 누적 다운로드 횟수 40만건을 넘겨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을 알리는 매개체로 자리잡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조국의 광복을 위해 헌신하신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은 결코 잊혀서는 안 된다"며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뜻깊은 캠페인에 임직원 가족들과 함께 참여할 수 있어 기쁘고, 앞으로도 이 같은 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HD현대오일뱅크, 자사 주유소에 지원금 지급…고유가 경영위기 함께 넘는다

HD현대오일뱅크가 국내 2100여개 주유소를 대상으로 '고유가 위기극복 지원금'을 지급하며 주유소 업계의 경영 부담과 안정적인 석유제품 공급망 유지에 나선다. HD현대오일뱅크는 자사 주유소를 대상으로 총 500억원 규모 지원금을 지급한다고 14일 밝혔다. 중동전쟁 발발 이후 시행된 석유 최고가격제와 고유가 장기화로 부담을 지고 있는 주유소 업계의 경영 환경을 지원하고 안정적인 석유제품 공급망 유지에 동참한다는 목표다. 이번 고유가 위기극복 지원금 대상은 HD현대오일뱅크와 석유공급계약을 체결한 주유소로, 지원 기간은 최고가격제가 시작된 지난 3월 13일부터 6월 30일까지로 맞춰졌다. HD현대오일뱅크는 이 기간 주유소가 판매한 보통휘발유와 경유, 실내등유 등 석유 최고가격제의 대상인 전 유종 물량에 대해 리터당 30원 수준의 지원금을 소급 지급할 예정이다. 이번 지원을 통해 HD현대오일뱅크는 유가 불안정 상황과 석유 최고가격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주유소의 운영 안정성을 향상하는 한편, 국내 석유제품의 안정적인 공급과 유통망 유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의 상생 정책 기조에 적극 부응함으로써 국내 에너지 공급망 안정화 기여와 함께 대외 신뢰도를 제고한다는 취지도 담겼다고 HD현대오일뱅크는 설명했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최근 에너지 시장 변동성 확대와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유소들과 상생의 가치를 실천하고 이번 지원을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주유소와의 동반성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과 정부의 유가 안정화 정책에도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최태원·빌 게이츠, AI 전력 해법 논의…SK이노-테라파워 SMR 협력 강화

SK이노베이션과 테라파워가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을 세계 시장에서 확대하고 한국 전력 산업에도 적용할 가능성을 검토하는 사업 협력의 주요 조건에 합의했다. 14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와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선혜원에서 테라파워의 차세대 비경수형 SMR '나트륨(Natrium)' 사업 협력과 차세대 SMR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합의서를 체결했다. 합의서 체결식에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빌 게이츠 테라파워 이사회 의장,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함께 자리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 주식회사는 테라파워의 2대 주주로, 지난 2022년 테라파워에 총 2억5000만달러를 공동 투자한 이후 테라파워와 SMR 사업 협력 방향을 모색해왔다. 나트륨 SMR은 테라파워가 개발한 4세대 소듐냉각고속로(SFR) 기반 SMR로, 원자로와 용융염 기반 열에너지저장시스템(TES)을 결합했다. 원자로에서 나온 열을 저장했다가 전력 수요가 높은 시점에 활용해 안정적인 기저전원과 출력 유연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이날 합의서에 SK이노베이션과 테라파워는 테라파워가 미국 와이오밍 주 케머러에 건설하고 있는 SMR 실증로(케머러 1호기)와 후속 상용 프로젝트에 SK이노베이션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담았다. 케머러 1호기 SMR 프로젝트는 지난 3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미국 최초의 상업용 첨단원자로 건설허가를 받은 뒤 사업을 본격 진행중이다. 양사는 △국내 SMR 공급망 활용 확대 △국내 나트륨 SMR 사업 개발 △SMR 글로벌 프로젝트 공동 발굴 같은 내용도 합의서에 포함했다. 나아가 글로벌 사업과 관련해 규제·산업·전력계통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형 나트륨 SMR 사업모델인 'K-나트륨'의 추진 방향을 단계적으로 구체화할 계획이다. 합의서 체결 이후에는 최 회장과 게이츠 의장이 참여한 만찬 자리가 열렸다. 최 회장과 게이츠 의장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대응과 차세대 원전 산업의 발전 방향, 한·미 원자력 협력 가능성 등을 함께 논의했다. 이번 합의를 계기로 양사는 테라파워의 나트륨 SMR 기술과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 사업개발 및 프로젝트 관리 역량을 결합해 K-나트륨 사업모델의 추진 전략을 정립해 나갈 토대를 마련했다. 국내 연구·설계기관과 원전·발전 기자재 기업의 참여도 확대해 나트륨 SMR 핵심 기자재의 국내 공급망 활용과 한국형 설계·사업 수행체계 마련 방향도 모색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실증사업 참여를 통해 차세대 원전의 설계·건설·운영 경험을 확보하고, 이를 향후 국내 적용 가능성 검토와 글로벌 프로젝트 개발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한국과 미국을 비롯해 베트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시장에서도 SMR 프로젝트 개발과 운영사업 확대를 검토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양사는 한·미 양국의 정책 및 금융 지원과 연계 가능한 미국 내 SMR 프로젝트 발굴 방안도 공동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프로젝트별 사업성 검토와 자금조달, 공급망 구성, 건설 및 운영계획 등을 구체화하고 미국 정부 및 관련 기관과의 협력 가능성도 모색할 계획이다. 추형욱 대표는 “이번 합의서는 SK이노베이션과 테라파워가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대응을 위해 나트륨 SMR의 국내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해 협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테라파워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K-나트륨 사업모델의 추진 방향을 구체화하고, 향후 미국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사업개발 및 운영 역량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의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은 테라파워의 전략적 투자자 지위를 넘어 SMR 사업개발과 프로젝트 실행에 직접 참여하는 사업자로 역할을 확대하고, 전기화(Electrification) 전략의 핵심 추진동력도 확보했다. SK이노베이션은 액화천연가스(LNG) 직도입과 LNG 발전, 전력사업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SK온의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도 확대해왔다. 여기에 테라파워 투자 및 SMR 사업개발 역량을 결합해 대규모 전력 수요처를 대상으로 LNG·전력·ESS·SMR을 아우르는 통합 에너지 플랫폼을 제공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LNG 발전과 ESS를 활용해 AI 데이터센터 및 산업단지의 초기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중장기적으로는 SMR을 안정적인 무탄소 기저전원으로 공급한다는 것이 SK이노베이션의 전략이다. 이는 최 회장이 SK그룹이 메모리와 데이터센터 인프라, 이를 뒷받침할 에너지와 전기화 역량 등 AI 밸류체인 전반의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며 'AI 풀스택' 전략을 강조해온 점과 맞닿아 있다. SK하이닉스의 AI 반도체와 SK텔레콤의 AI 인프라, SK이노베이션의 LNG·전력·SMR, SK온의 ESS 배터리를 연결하면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반도체·데이터센터·전력·저장장치 공급망을 그룹 차원에서 구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정기선, HD현대그룹 사장단회의 개최…사업전략·로드맵 점검

HD현대가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를 대상으로 한 사장단 회의를 개최하고 사업계획 실행 전략과 로드맵 점검에 나섰다. HD현대는 판교 글로벌R&D센터에서 정기선 회장과 조영철 부회장, 조석 부회장, 이상균 부회장, 조선·해양, 에너지, 건설기계 등 11개 계열사 대표이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그룹 사장단 회의'를 진행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날 회의에선 각 계열사별 상반기 실적과 신사업·미래성장전략을 점검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한 하반기 사업계획 실행 전략이 다각도로 논의됐다. 또한 그룹 사장단은 인공지능 전환(AX) 가속화를 비롯한 그룹 차원의 핵심 현안을 공유하고,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실행 로드맵의 실현 가능성도 재확인했다. 이를 위해 전사적으로 추진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의 도입 현황을 확인하는 한편, AX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정보보안 리스크의 예방대책 실효성도 함께 점검했다. 이날 회의에서 정기선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이 증대된 상황에서도 우리 그룹은 대부분의 사업에서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면서도 미래지향적 의사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단기보다 장기적인 성과에 초첨을 맞춘 의사 결정이 이뤄진다면 '해야 하는 일'의 우선 순위가 변동될 수 있다는 게 정 회장의 진단이다. 그는 “우리는 눈앞의 실적에 집착하다 시장의 변화를 읽지 못해 혹독한 대가를 치렀던 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며 “단기 성과에 매몰되지 않고, 10년·20년 장기적인 안목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 수 있는 경영환경을 만드는데 앞장 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사업을 더욱 치열하게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며 “또한 우리가 꿈꾸는 미래는 안전이 담보될 때 비로소 완성될 수 있는 만큼, 안전을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두고 역량을 집중해달라"고 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LG화학, 해외 거버넌스 기업설명회 첫 개최

LG화학 창립 이래 처음으로 독립이사가 기업설명회(NDR)에 등판한다. 이사회와 주주간의 직접 소통을 강화해 지배구조 개선 활동에 박차를 가한다는 포부다. LG화학은 홍콩과 싱가폴에서 글로벌 투자기관을 대상으로 개최하는 해외 거버넌스 NDR에 이영한 독립이사가 참가한다고 13일 밝혔다. LG화학 NDR에 독립이사가 직접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NDR은 사업전력과 경영 성과보다는 이사회 운영 현황, 개정 상법에 따른 변화, 보상위원회 활동 등 거버넌스 의제에 초점을 맞춰 진행된다. NDR에 참가하는 투자기관 참석자 역시 대부분 스튜어드십 담당자로 구성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LG화학의 거버넌스와 ESG 정책 현황을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NDR에 참석하는 이영한 독립이사는 지난 2024년 LG화학 분리선출 감사위원으로 신규 선임된 이후 현재 감사위원장으로 재임 중이다. 특히 이 이사는 서울시립대학교 세무학과 교수와 동대학 자유융합대학장에 재직하는 한편, 국세청·금융위원회·한국거래소 등 주요 기관에서 정책·자문 활동을 경험한 회계·세무·재무 전문가다. 이번 NDR에선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과 대면해 최근 주주총회 결과와 거버넌스 선진화 현황, 향후 계획 등을 공유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주주 의견을 수렴하고 LG화학의 지배구조와 기업·주주가치 제고 방안의 공감대를 확장할 계획이다. LG화학은 기업 거버넌스 개선 활동을 다각도로 전개하며 이사회 독립성과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는데 역량을 지속 집중하고 있다. 앞서 LG화학은 지난해 11월 보상위원회 신규 설치를 통해 이사 보수 결정 과정의 객관성과 투명성 강화에 나섰으며 주주친화적 경영진 보상체계 도입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올해 2월 들어선 조희순 독립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해 대표이사와 의장을 분리하고 이사회의 독립성과 경영 투명성을 한단계 강화했다. 국내외 투자자·주주들의 의견을 매 분기 독립이사호에 별도 보고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등 거버넌스 개선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2021년 ESG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하고 지난해 보상위원회를 추가 신설하는 등 6개 위원회 체계 운영에도 나섰다. 경영위원회를 제외한 모든 위원회에서 전문성을 갖춘 독립이사를 위원장으로 선임함으로써 이사회의 감독 기능과 책임성 강화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이영한 LG화학 독립이사는 “투자자들과의 건설적인 소통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며, 주주들의 목소리가 이사회 의사결정 과정에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독립적이고 책임있는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금호석유화학, 중증장애인 대상 6500만원 규모 맞춤 보장구 지원

금호석유화학이 서울시 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맞춤 보장구를 지원하며 사회공헌 경영 철학 이행에 나섰다. 금호석유화학은 서울시 소재 장애인 복지시설 14개소에 거주하는 중증장애인 33명에 총 6500만원 규모 맞춤형 보장구를 지원했다고 13일 밝혔다. 앞서 백종훈 대표이사와 금호석유화학 임직원들은 지난 12일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삼성농아원을 방문해 후원금을 전달하고 시설 관계자·입소자들과 소통하는 시간도 함께 가졌다. 금호석유화학이 전달한 지원금은 중증장애인의 신체 특성과 생활패턴을 고려한 맞춤형 보장구 제작에 투입된다. 우레탄 소재 기반 '맞춤형 자세유지 장치(이너)'를 장착한 특수 휠체어와 자세보조용구 등이 대거 포함된다. 보장구는 자세를 교정하고 체형 변형을 방지하는데 필수적인 장치지만 정기적으로 교체해야하는 만큼 비용 부담이 발생한다. 이에 금호석유화학은 직접 보정구 제작을 맡아 중증장애인의 일상에 힘을 보태고 있다. 사회공헌을 통한 상생을 지속 강조해 온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의 경영 철학을 이어가기 위한 행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한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2008년부터 서울시 장애인복지시설협회와의 협력을 통해 중증장애인 지원 사업을 지속 전개하는 한편, 매년 후원 규모도 확대하고 있다. 첫 해 3400만원 규모로 시작된 후원금은 올해까지 누적 9억8000만원에 달한다. 지원금 전달식에 참석한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는 “보장구 제공은 단순한 물리적 지원을 넘어 중증장애인의 삶의 가능성을 넓히는 일"이라며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의 자유로운 일상과 새로운 내일을 위해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동행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중동 공백 메우는 K-윤활기유…정유업계, 글로벌 핵심 공급망 부상

중동전쟁으로 촉발된 윤활기유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며 안정적인 생산 능력을 갖춘 국내 정유업계의 글로벌 공급망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중동권의 공급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국내 업계의 글로벌 윤활기유 시장을 둘러싼 각축전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13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글로벌 핵심 시장인 미국에선 중동발(發) 공급불안의 여파로 윤활기유 수입과 중동산 제품 비중이 가파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글로벌 윤활기유 전문 매체인 베이스오일뉴스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인구조사국 무역 통계를 인용해 미국의 2분기 윤활기유 수입분이 약 250만배럴(33만톤)로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수입물량을 40% 수준으로 차지하던 중동산 제품 비중은 2분기 6% 미만까지 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중동권의 주요 윤활기유 설비가 중동전쟁의 여파로 가동 불가 상태에 진입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윤활기유 중 고성능 제품군인 그룹3 기준 전세계 공급물량의 30% 수준을 차지하는 카타르의 '펄 GTL' 설비는 이란의 설비 타격으로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중동전쟁 여파에 휩쓸리며 중동권의 윤활기유 공급능력이 크게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국산 윤활기유는 미국향(向) 수출 실적이 급성장하며 중동산 공급차질의 여파를 상당 부분 흡수해 대체 수입처로 급부상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국산 윤활기유의 미국향 수출물량은 16만9656톤(t)으로 전년 동기(13만1682t) 대비 28.8% 증가했다. 수출액의 경우 4억871만달러(6000억원)로, 같은 기간 160.4% 증가해 수출물량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이에 힘입어 국내 정유업계의 2분기 윤활기유 및 윤활유 사업부문 실적도 큰 폭으로 성장했다.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에쓰오일·GS칼텍스·HD현대오일뱅크)의 2분기 윤활기유·윤활유 사업부문 매출은 합산 4조29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5% 늘었고, 영업이익은 1조7084억원으로 같은 기간 297.7% 급증했다. 이처럼 국내 정유업계가 중동권 윤활기유 공급차질 여파를 흡수할 수 있었던 배경엔 이들 업계의 안정적인 생산역량이 자리한다. 이들 정유업계가 글로벌 공급차질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가동률을 유지하며 전세계 윤활기유 시장의 핵심 공급망으로써 경쟁력을 재확인했다는 평가다. 국내에서 윤활기유 생산 능력이 가장 높은 SK이노베이션의 경우, 하루당 약 8만배럴 수준의 그룹3 윤활기유를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경쟁사인 에쓰오일 역시 하루 4만4000배럴 수준의 윤활기유 생산 역량을 자랑한다. 두 회사만으로 전세계 윤활기유 생산량의 40%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안팎에선 중동권의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중동의 생산능력 회복이 지연됨에 따라 윤활기유 고마진 현상이 지속되는 한편, 안정적인 생산 능력을 토대로 한 글로벌 파트너로써의 입지를 공고히 할 기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종동권의 공급 정상화 시점은 내년 이후까지 지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글로벌 고부가 윤활기유 시장을 둘러싼 국내 정유업계의 경쟁관계도 내년을 기점으로 한층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 시기 HD현대오일뱅크가 그룹3 윤활기유 생산에 착수할 예정인 까닭이다. 앞서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HD현대쉘베이스오일을 통해 대산 윤활기유 공장을 증설하고 내년부터 그룹3 윤활기유 생산시설의 상업 가동을 본격화 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HD현대쉘베이스오일은 HD현대오일뱅크와 글로벌 에너지기업 쉘의 합작법인이다. 기존 기업들의 공급망 입지 강화 행보도 가파르게 전개되고 있다. SK엔무브(SK이노베이션)은 이달 초 미국 에너지기업 HF싱클레어와 그룹3 윤활기유 장기 공급·유통 관계를 구축하며 북미 판매망을 강화했다. 이밖에 GS칼텍스는 이달 인천 윤활유 글로벌 물류센터의 완전 자동화를, 에쓰오일은 지난해 유럽 현지법인 'S-OIL Europe B.V.'를 설립하고 윤활기유 트레이딩·마케팅 역량 확대에 나서는 등 글로벌 윤활유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 차질로 국내 업계의 성장 지표가 두드러진만큼 중동권의 생산능력이 단기간에 회복될 경우 업계 성장세도 일부 조정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동 업체의 공백이 장기화될수록 공급 파트너로써 국내 정유업계의 입지도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HD현대오일뱅크, 국내 첫 수소내연기관 전용 엔진오일 공급

HD현대오일뱅크가 국내 최초로 상용차 제조업체에 자사가 개발한 수소 전용 엔진오일을 공급하며 미래 모빌리티용 윤활유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최근 수소내연기관 전용 엔진오일인 '엑스티어 H2-ICE'를 타타대우 등 수소 상용차 제조업체에 공급했다고 밝혔다. 국내 정유기업이 상용차 제조업체에 전용 엔진오일을 공급한 건 이번 HD현대오일뱅크가 최초다. 앞서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23년 수소내연기관 윤활유 기술 개발에 착수한 뒤, 지난해 독자 기술을 적용한 제품 개발과 성능 검증을 모두 완료한 바 있다. 수소내연기관은 전기차·수소연료전지와 함께 상용차와 대형 운송장비 분야에서 디젤 엔진을 대체할 친환경 동력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 생산 기반을 활용할 수 있고 충전 시간이 짧다는 장점으로 글로벌 상용차 시장에서 적용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수소내연기관은 특성상 기존 내연기관보다 연소 온도가 높고,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분이 엔진 마모와 오일 성능 저하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HD현대오일뱅크는 이 같은 특성을 반영해 △엔진 보호 기술 △수분 제어 기술 △연소 중 침전물 억제 기술 등 3대 핵심 기술을 독자 개발하고 수소내연기관의 한계 극복에 나섰다. 또한 HD현대가 HD건설기계를 통해 트럭용 수소엔진 양산 계획을 발표하는 등 그룹 내 수소엔진과 관련 기술 개발을 확대하는 가운데, HD현대오일뱅크는 기존 내연기관은 물론, 수소내연기관과 전기차까지 대응 가능한 윤활유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며 그룹 내 미래산업 시너지 창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독자 연구개발을 통해 수소내연기관 전용 윤활유 기술을 확보하고 상용화 단계까지 진입했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고부가가치 윤활 솔루션을 지속 확대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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