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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치솟는데 ‘또 동결’…“최고가격제 ‘정치논리’ 변질”

'최고가격제' 적용을 받고 있는 휘발유 등 석유제품의 가격 상한선이 3개월 째 동결됐다. 국제가격과 내수가격의 간극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면서 국내 정유업계와 정부의 부담이 불어나는 양상이다. 일각에서는 한시적 비상경제조치로써 해제 내지는 인상 국면에 들어서야 할 최고가격제가 정치수단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 글로벌 석유제품 가격 치솟는데…정부는 3개월 째 '동결' 18일 산업통상부는 19일 오전 12시부터 향후 4주간 적용될 10차 석유 최고가격을 기존 9차 최고가격인 휘발유 1784원·경유 1773원·등유 1380원(각 리터당)으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6월 26일께 시행된 7차 최고가격이 3개월 이상 유지되는 셈이다. 국제유가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서민 물가부담과 최고가 지정 동향, 환율 하락 추세 등을 종합 고려한 결과 민생 안정에 무게를 두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게 산업부 측 설명이다. 문제는 국제가격과 내수가격의 간극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싱가포르 석유제품 도매시장에서 휘발유(옥탄가 92RON) 가격은 지난 17일 기준 배럴당 143.48달러를 기록했다. 7차 최고가격 시행일(6월 26일) 당시 가격(배럴당 98.5달러) 대비 45.6% 증가한 수치다. 마찬가지로 최고가격제 통제에 놓인 등유와 경유의 가격 상승세는 훨씬 가파르다. 등유 가격은 같은 기간 180.92달러를 기록해 64% 뛰었고, 경유(황함량 0.001%)는 이 기간 191.95달러로 72% 치솟았다. 국제가격 급등세에도 불구하고 상한선 제약이 있는 내수가격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며 양자간 격차가 크게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국제가격과 내수가격의 격차 확대는 국내 정유업계는 물론, 정부로서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정유사의 경우, 비싼 가격으로 도입해 생산한 석유제품을 최고가격제에 따라 통제된 가격 이내에서 판매해 기대수익보다 손실을 보게 된다. 손실분을 정부가 보전해 준다지만 올 1~2분기 손실분조차 정산 절차가 진행되고 있어 경영상 불확실성으로 잔존하는 구조다. 정유업계 손실을 보전해줘야 하는 정부도 부담이다. 정부가 올해 누적된 정유업계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확보한 예산은 약 5조7000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4분기 손실분 보전 명목 예산은 1조5000억원으로, 전체 규모의 26.3% 수준이다. 보전해야 할 손실 규모가 예산으로 충당할 수 있는 임계점을 넘어서면 정부는 추가경정(추경)을 통해 예산을 추가 확보해야 할 수 있다. 정유업계는 손실 규모가 이미 5조원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경제 조치를 정치논리로 운영…정부, 수요관리 나서야" 이 같은 구조 속 정부가 이번 10차 최고가격의 인상이 아닌 동결을 택하면서, 전문가들은 한시적 비상 경제조치인 최고가격제를 운용하는 정부가 정치적 논리에 기반한 결단을 내렸다고 지적한다. 이덕환 서강대학교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학과 명예교수는 본지에 “최고가격제는 본격적으로 폐지 수순을 밟아야 할 상황이고, 그러려면 단계적으로 가격을 인상하면서 국제유가에 맞춰야 한다"며 “그런데 최근 대통령이 '걱정하지 말라'고 공언하면서 산업부가 섣불리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자신의 X(구 트위터)를 통해 “원유와 국제 정제유가는 폭등 중이지만, 국내 정제유는 최고가격제와 수출물량 통제로 무리없이 안정적 가격과 공급물량을 유지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서는 유가에 관해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덕환 교수는 “최고가격제는 시장을 마비시킬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정책"이라며 “지금이라도 정유사 손실을 온전히 보전하고 최고가격제를 종료한 뒤 업계의 자발적 상생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정부의 태도를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양준석 가톨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도 “현재 최고가격제는 경제적 논리보다는 정치적 논리에 따라 운영되는 측면이 있다"며 “특히 추석이 바로 다음 주이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도 국제 여건에 맞춰 최고가격을 인상하기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원유·석유제품 수급 여건이 구조적 공급부족 구도로 빠르게 기울고 있는 만큼, 정부의 선제조치 필요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제언도 나온다. 양 교수는 “원유 가격이 안정되더라도 글로벌 여건 상 석유제품 가격은 쉽게 완화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정치적 논리로 최고가격제가 운영되다보니 내수가격 제한으로 시장 신호에 둔감해지면서 소비자들이 휘발유 등 석유제품 소비를 줄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염려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는 다소 안정적인 상황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내수 수급 불균형이 심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글로벌 시장의 가격 변동성이 심해질 수록 현재 한 달 간격의 가격 변경 주기를 다시 2주 간격으로 좁히는 등의 조치가 필요한데, 정부에 그런 의사가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정부는 일단 이번 10차 최고가격을 향후 4주간 적용하되 대내외 여건을 고려해 조정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중동정세 긴장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정부는 최고가격제를 통한 민생 안정을 도모하는 한편, 국제유가 변동과 국내 석유 소비 추이 등을 면밀히 살펴보겠다"며 “유연하면서 신중하게 최고가격제를 운영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에쓰오일, ‘2026 한국경영대상’ 브랜드전략부문 7년 연속 1위 선정

에쓰오일이 브랜드 아이덴티티 차별화 역량을 비롯한 경영 마케팅 성과를 인정받아 '한국경영대상'에서 7년 연속으로 '브랜드전략부문' 1위에 올랐다. 에쓰오일은 정부 산하 싱크탱크 산업정책연구원이 주관하는 '2026 한국경영대상'에서 브랜드전략부문 1위에 선정됐다고 17일 밝혔다. 한국경영대상은 매년 전문가 심사를 거쳐 리더십과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경쟁력을 높인 기업을 선정하는 시상제도다. 에쓰오일은 경영 비전에 기반한 종합적 성과와 차별화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토대로 일관되고 통합적인 마케팅 활동을 지속해온 점을 인정받아 올해까지 7년 연속으로 브랜드전략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브랜드 캐릭터 '구도일'은 에쓰오일의 핵심 소비자 소통 방식 중 하나다. 지난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구도일 캔 두잇' 슬로건을 통활요 텔레비전 광고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에쓰오일은 캐릭터를 통해 회사 비전을 알리고 소비자에 긍정적 에너지를 전달했다. 유튜브 채널 '구도일 GOODOIL'에선 캐릭터를 활용한 숏폼 콘텐츠를 매주 1회 공개해 올해 누적 조회수 5억회를 달성하는 성과도 거뒀다. 어린이와 가족을 대상으로는 글로벌 방송용 애니메이션 'Polar Rescue : Super Guardians'을 통해 콘텐츠 기반 브랜드 소통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에쓰오일은 K-컬쳐 트렌드에 맞춰 오프라인 브랜드 경험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자사 '전당앞주유소'에선 한국의 사계절 풍경과 고전적 정취를 담은 구도일 팝아트를 설치해 주유소 고객의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고객의 브랜드 경험을 강화하기 위해 2500여개 주유소·충전소와 550만명 규모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마케팅과 세일즈 프로모션, 서비스·품질관리 등 고객 만족도 제고 노력도 진행 중이다. 포인트 적립 혜택을 제공하는 보너스 카드와 빠른 주유 및 간편한 주유소 검색 기능을 지원하는 'MY S-OIL App', 품질보증제도 '믿음가득주유소', 서비스 전담조직 'YES팀' 등을 운영하고 있다. 메가커피, 이마트24, 워싱데이 등과 브랜드 협업을 통해 주유소를 생활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이번 수상은 차별화된 브랜드 전략과 고객 중심의 지속적인 마케팅 혁신을 통해 브랜드 경쟁력을 높여온 결과"라며 “앞으로도 변화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발맞춰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HD현대, 상생협력 ‘고삐’…협력사 자재대금 조기 지급

HD현대가 추석 명절에 앞서 협력사를 대상으로 4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자재 대금을 조기에 지급하며 상생협력 행보에 나선다. HD현대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에 총 3762억원 규모의 자재 대금을 조기 지급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각 계열사별로 당초 지급 예정일보다 최대 12일까지 앞당겨 지급할 계획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계열사별 조기 지급 규모는 △HD현대중공업 1394억원 △HD현대삼호 865억원 △HD현대일렉트릭 711억원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부문 388억원 △HD현대마린엔진 266억원 △HD현대마린솔루션 138억원 수준이다. HD현대는 매년 설과 추석 등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에 자재 대금을 조기 지급하고 있다. 명절을 앞두고 귀향비와 상여금 지급 등으로 협력사의 자금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원활한 자금 운용을 지원한다는 취지다. 앞서 HD현대와 주요 계열사 5곳(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HD현대마린솔루션·HD현대일렉트릭·HD건설기계)은 지난 10일 1~3차 협력사와 '상생협력을 위한 공동 협약'을 체결하는 등 그룹 차원의 상생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HD현대는 해당 협약을 계기로 협력사 대금을 지급할 때 모두 현금 및 현금성 수단으로 결제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는 한편, 금융·생산성·안전·기술 등 다방면 지원에도 나서 협력사의 경쟁력을 높이고 상생 협력 효과를 공급망 전반으로 확산해나간다는 방침이다. HD현대 관계자는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위해 다양한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이번 조기 지급이 안정적인 경영 환경 조성과 유동성 확보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석유최고가격제 딜레마…국민 부담 커지고, 정유업계 적자 심화

시행 7개월 차에 진입한 '석유제품 최고가격제'가 출구전략을 찾지 못한 채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동정세 악화 여파로 국제유가가 100달러선을 재차 넘기면서다. 정책으로 눌러둔 기름값의 청구서가 계속 불어나면서 국민 혈세투입 부담을 키우는 상황에서, 정유업계의 내수 사업 적자 우려까지 가중시키며 최고가격제가 존폐 딜레마에 빠져든 모양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고가격제는 지난 13일 오전 0시를 기해 시행 7개월 차에 들어섰다. 산업통상부가 중동사태 초기인 지난 3월 13일 석유제품 가격 급등에 대응해 제도를 한시적으로 도입했는데, 이 같은 비상조치가 반년을 넘긴 셈이다. 최고가격제는 정부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의 판매가격 상한선을 설정해 국제유가 급등분이 국내 소비자가격에 그대로 전가되는 것을 막는 제도다. 유가가 비교적 안정됐던 지난 7월까지만 해도 중단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이달 초 중동정세가 급격히 악화한 데 따라 유가 역시 급등세를 보이며 종료 시점이 요원해졌다는 평가다. 최고가격제는 적어도 올 4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22일 설정된 9차 최고가격의 적용기간(4주)이 오는 19일을 전후해 종료될 예정인 가운데, 산업부가 내년도 예산안에 4분기 최고가격제 손실보전을 명목으로 1조4497억원 규모 예산을 편성해뒀기 때문이다. 당장 이재명 대통령이 국내 석유제품 가격 안정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도 최고가격제의 연속성을 암시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자신의 X(구 트위터)를 통해 “원유와 국제 정제유가는 폭등 중이지만, 국내 정제유는 최고가격제와 수출물량 통제로 무리없이 안정적 가격과 공급물량을 유지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서는 유가에 관해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최고가격제 지속에 따른 구조적 비용부담 확대 현상이다. 제도를 통해 내수 석유제품 가격 상단을 강제로 눌러둔 만큼 제도 시행기간이 길어질수록 정부가 정유업계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지출해야 할 비용 규모도 누적 확대된다는 설명이다. 당초 정부는 6개월(2~3분기) 최고가격제 운영으로 발생하는 정유업계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4조2000억원 규모 예산을 추가경정(추경)했다. 업계는 이 기간 손실액만 5조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산업부가 4분기 손실보전 몫으로 내년 예산을 1조5000억원 가까이 편성해 둔 가운데, 최고가격제가 내년 이후까지 운영되면 실제 보전 규모에 따라 내년에도 추경을 통해 예산을 확보해야 할 수 있다. 누적 확대되는 재정 지출은 형평성 측면에서도 부담이다. 조세를 기반으로 마련된 국가 재정을 투입해 내수 석유제품 가격을 할인하면서, 재정 수혜가 차량 보유자 혹은 석유제품 다소비자 등 특정 집단에 집중되는 '역진성'을 심화시키기 때문이다. 이홍 산업연구원 산업경제데이터분석실 부연구위원은 한국법제연구원이 지난 6월 발간한 '법연 91호'를 통해 “현행 최고가격제는 유가 급등 초기 패닉 국면에서 기대인플레이션 확산을 막기 위한 단기 조치로서 일정한 합리성이 있었다"면서도 “제도를 지속할수록 재정 비용과 수혜의 역진성, 가격 신호 왜곡, 종료 시 반등 이라는 비용이 누적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의 초점은 최고가격제를 연장하는 데서, 이를 점진적으로 축소하면서 대안수단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했다. 비용 부담은 제도 적용 당사자인 정유업계도 마찬가지다. 최고가격제로 내수 사업 손실이 꾸준히 누적되는 가운데, 호르무즈·홍해 양대 노선의 통항 차질로 원유 도입비가 증가하고, 손실보전 지연까지 겹치며 고충이 누적되는 까닭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고가격제로 내수 시장에 석유제품을 원가 수준으로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결국 이익은 수출에서 발생하는데, 최고가격제 수출 제한과 매점매석 고시 영향으로 이마저도 제약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실보전도 당초 예정 시점보다 늦어져 불확실성을 키우는 구조"라고 했다. 당초 정부 손실보전(2·3분기)은 지난 6월 말과 이달 말 각각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정산 기준 등에 대한 정부·업계 의견차이가 지속되며 1차 정산(2분기)조차 아직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처럼 최고가격제로 내수 사업여건이 경색된 상황에서 중동정세마저 악화하며 시장에서는 국내 정유업계의 내수 영업실적 적자 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오는 19일 10차 최고가격에서 상한 가격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내수 가격의 비탄력적 특성을 감안하면 중동 혼란이 지속되는 경우 업계의 내수 적자폭은 향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HS효성에너지솔루션코리아, 울산에 1조 2천억 투자… 실리콘 음극재 공장 신설

HS효성에너지솔루션코리아㈜가 울산에 1조 2000억 원 규모의 대대적인 투자를 집행하고 차세대 배터리 핵심 소재인 실리콘 음극재 생산 거점 구축에 나선다. HS효성에너지솔루션코리아는 14일 울산시청에서 이기수 대표와 김상욱 울산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실리콘 음극재 생산공장 신설을 위한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HS효성에너지솔루션코리아는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 내에 오는 2030년까지 총 1조 2000억 원을 투입해 실리콘 음극재 대량생산 체제를 갖출 예정이다. 사업은 총 3단계로 추진되며, 우선 1단계로 3000억 원을 투자해 2028년 1분기까지 연간 5000톤 규모의 제1공장(MPK-1)을 완공한다는 목표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음극재 대비 에너지 밀도가 높고 급속 충전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어, 전기차 주행거리 연장과 충전시간 단축을 이끌 핵심 소재로 평가받는다. HS효성에너지솔루션코리아는 공장 신설 및 가동 시 울산 시민을 우선 채용해 지역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방침이다. 울산시 역시 이번 투자가 안정적으로 이뤄지도록 인·허가 등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기로 했다. 이기수 HS효성에너지솔루션코리아 대표는 “이번 투자를 통해 차세대 배터리 소재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글로벌 공급망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며 “그룹의 발상지인 울산을 첫 투자지로 선정한 만큼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첨단 생산기지로 키워나가겠다"고 전했다. 김상욱 울산시장은 “울산이 이차전지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을 선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미래 이차전지 소재산업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HS효성에너지솔루션코리아는 HS효성그룹이 실리콘 음극재 사업 진출을 위해 벨기에 유미코아(Umicore)사와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HS효성그룹 계열분리 이후 처음 추진하는 대형 신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U, 中 저가 공세에 ‘세이프가드’ 만지작…K-석화 수출길 좁아지나

유럽연합(EU)이 석유화학 제품의 수입 물량을 직접 제한하는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카드를 꺼내 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발(發) 저가 물량 공세로 역내 수급 불균형이 심화한 데 따른 조치다. EU의 보호무역 강화 기조와 중국산 제품의 아시아권 밀어내기 수출 확대로 국내 업계의 업황 부진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외신과 업계 등에 따르면, EU는 최근 중국산 저가 물량의 유입 확대로 역내 수급 불균형 우려가 커지며 일부 석화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지난 10일(현지시간) 프랑스와 이탈리아, 독일 등 EU 3대 경제국의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향후 수주 내 광범위한 세이프가드 도입 요청서가 제출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관세정책으로 역내 중국산 제품의 유입이 확대되며 EU 토종 업계의 업황이 급속도로 악화한 영향이다. 석화의 경우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와 에폭시 수지, 유리섬유 등 제품이 세이프가드 요청 대상에 오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이프가드는 일정 쿼터를 초과하는 물량에 관세부과 등을 통해 수입을 억제하는 조치다. EU의 경우, 회원국 요청을 통해 세이프가드 도입이 안건에 오르게 되면 회원국 표결로 도입 여부를 확정한다. EU 회원국 가운데 15개 이상 국가가 도입을 찬성하고, 찬성 국가가 EU 전체 인구의 65% 이상을 대표하는 '가중다수결' 요건을 충족하면 도입 안건이 가결되는 방식이다. 세이프가드 조치를 도입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되면, 해당 조치는 EU와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한 교역상대국에도 적용된다. 당초 도입 원인이 중국의 저가 공세였을지라도 수입제한 조치의 영향이 한국 등 다른 국가까지 광범위하게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PET와 에폭시 수지는 한국이 매년 수조원대 수출 실적을 기록하는 주요 석화 제품군이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국산 PET 수출실적은 지난 2024년과 지난해 각각 10억3693만달러(1조4000억원)·8억9185만달러(1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1~7월) 역시 5억3963만달러(7300억원)를 기록해 연간 수출액 1조원 달성을 앞둔 상태다. 에폭시 수지 수출액 규모도 만만치 않다. 지난 2024년과 지난해 각각 수출액 8억1605만달러(1조1000억원)·8억5863만달러(1조1500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올해 5억7528만달러(7700억원) 수출실적을 보이고 있다. 국산 제품의 EU향(向) 수출 비중도 적지 않다. 올해 국산 PET와 에폭시 수지의 유럽 수출실적은 각각 9294만달러(1200억원)·1억4659만달러(2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이는 올해 전세계 수출액 가운데 17.2%(PET)·25.5%(에폭시 수지) 비중을 차지하는 규모로, EU 세이프가드의 직접 영향권에 들 수 있다. EU의 세이프가드가 현실화할 경우 국내 업계의 실제 영향은 이 같은 규모 이상으로 불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과 EU 등 주요 시장의 보호무역 강화로 공급이 제한된 중국산 저가 물량이 아시아 등 제3국에 떠밀리는 이른바 '밀어내기 수출' 현상이 심화하며 국내 업계의 가격 경쟁력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PET 기준 EU를 제외한 한국의 수출규모 상위 5개국 중에선 △베트남(1억2239만달러, 22.7%) △중국(8992만달러, 16.7%) △일본(5228만달러, 9.7%) △인도네시아(1049만달러, 1.9%) 등 아시아 국가가 대거 포함돼있다. 에폭시 수지 역시 △중국(8981만달러, 15.6%) △일본(2765만달러, 4.8%) △인도(2471만달러, 4.3%) △베트남(2224만달러, 3.9%) 등 아시아권 수출 비중이 적지 않다. 업계는 EU의 세이프가드 조치가 검토 단계에 있는 만큼, 우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대응 방안을 강구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한 석화기업 관계자는 “진행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적극 나설 것"이라며 “실제 세이프가드가 시행될 경우 생산을 탄력 조정하거나 기존 고객사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협단체 역시 국내 산업계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응전략을 적극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한국화학산업협회 관계자는 “세이프가드 특성상 한국을 포함한 여타 교역국의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국내 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협회는 향후 EU의 관련 동향과 조사 진행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업계와 긴밀히 소통해 국내 기업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응전략 마련을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GS칼텍스, DHL익스프레스에 지속가능항공유 공급…“바이오 연료사업 확대”

GS칼텍스가 글로벌 국제특송기업 DHL 익스프레스와 지속가능항공유(SAF) 공급 협력 파트너십을 맺으며 SAF 시장 공략 강화에 나섰다. GS칼텍스는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DHL 익스프레스와 '지속가능항공유 기반 탄소 감축을 위한 파트너십 구축'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협약식은 김창수 GS칼텍스 모빌리티&마케팅 본부 부사장과 존 피어슨 DHL 익스프레스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양사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번 협약을 통해 GS칼텍스는 향후 1년간 DHL 익스프레스가 국내에서 급유하는 항공기에 SAF를 공급한다. 이 기간 공급되는 물량은 Neat SAF(100% SAF) 기준 2000톤(t) 규모다. GS칼텍스가 DHL 익스프레스에 공급하는 SAF는 코프로세싱 방식으로 생산됐다. 해당 제품은 유럽연합(EU)의 재생에너지 지침에 적합한 ISCC EU 인증을 받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아울러 GS칼텍스는 DHL 익스프레스가 운영하는 '고그린 플러스'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SAF를 사용해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다. 협약에 따라 GS칼텍스가 DHL 익스프레스를 통해 해외 발송하는 모든 물품에 고그린 플러스가 적용돼 탄소 감축을 인정받게 될 예정이다. GS칼텍스는 시장 수요에 발맞춰 SAF 생산과 항공사 공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GS칼텍스는 코프로세싱 방식 SAF 전용 생산라인 구축에 나선다. 이는 상업적 규모의 SAF 생산을 위해 바이오 원료 전용 탱크와 정유 공정을 연결하는 전용 배관을 구축하는 것이 골자로, GS칼텍스는 연내 전용 생산라인을 갖추고 SAF 확대 생산에 돌입할 방침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이번 DHL 익스프레스 SAF 공급을 통해 SAF 고객 확대에 한 발 더 나갔다"며 “앞으로도 시장 수요에 맞춰 SAF를 비롯한 바이오 연료 사업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금호석유화학, ‘기술개발인의 날’ 유공정부포상 대통령 표창 수상

금호석유화학이 고성능 타이어의 연비 성능과 제동 성능을 개선하는 고부가가치 합성고무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7일 열린 제1회 기술개발인의 날 유공정부포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고 8일 밝혔다. 기술개발인의 날은 산업 기술 발전에 기여한 연구자를 발굴하고 포상해 연구개발(R&D) 종사자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기념일(9월 7일)은 국내 기업부설연구소가 1만개를 돌파한 2004년 9월 7일을 기념해 올해부터 법정기념일로 정해졌다. 올해 시상식에는 한성국 국무총리와 구자균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KOITA) 회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금호석유화학에선 김재윤 고무연구랩 수석연구원이 수상자로 자리했다. 이번 대통령 표창은 금호석유화학의 고성능 타이어 적용 '실리카 친화형 기능성 부타디엔 고무' 개발 성과가 주효했다. 타이어업계에선 연비와 젖은 노면의 제동 성능을 향상하기 위해 실리카 사용이 확대되고 있지만, 타이어에 주로 사용되는 부타디엔 고무는 실리카와의 친화력이 낮아 혼합시 연비와 제동, 마모 성능을 동시에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금호석유화학은 기존에 타이어용으로 활용하기 어려운 소재로 분류됐던 기능성 부타디엔 고무에 주목해 한계 극복에 나섰다. 연구소에서 성능을 구현하고, 이를 실제 생산 공정에서도 균일하게 유지하기 위해 파일럿과 상업 생산 단계에서 반복 검증을 거쳤다. 특히 이 과정에서 분자 구조와 제조 조건을 최적화하고, 기존 생산 공정을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안정적인 상업화 기반을 마련했다. 그 결과, 실리카 친화력을 높여 타이어의 마모 성능과 연비, 제동력을 함께 개선한 기능성 부타디엔 고무 소재의 상업화에 성공했다. 해당 소재는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높은 수준의 마모·연비 성능을 요구하는 전기차용 타이어에도 적용돼 활용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새로운 합성고무에 맞는 품질관리 기준도 마련해 국내외 타이어사에 제안하고, 이를 고객사 제품관리 기준으로 정착시키는 성과도 거뒀다. 합성고무 제품 관리 기준을 제조사가 먼저 제안하고 타이어사가 이를 적용한 것은 이번 사례가 최초라는 게 금호석유화학 측 설명이다. 아울러 도로 소재에 적용되는 '열가소성 탄성체 SBS' 기술도 고도화함으로써 아스팔트의 계절성 손상을 방지하는 등 도로 내구성 개선에도 나섰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이번 대통령 표창은 타이어 산업의 변화를 선제적으로 파악해 새로운 소재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시장을 개척한 성과를 인정받은 결과"라며 “해당 소재가 글로버 스탠다드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고객의 잠재적인 수요를 먼저 발굴해 시장을 이끄는 고부가가치 소재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기고] 전쟁발 나프타 대란 리스크 현실화…‘재생원료’에 눈 돌릴 때

중동지역의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이 커지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긴장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전쟁 이전 톤당 약 600달러 수준이던 나프타 가격이 한때는 1100달러를 넘어서는 등 단기간에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국내 석유화학 산업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지난 사태를 단순한 유가와 나프타 가격 상승의 문제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더 중요한 것은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공급망 자체가 흔들릴 경우, 해외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 산업이 얼마나 취약해질 수 있는지 다시 한번 확인됐다는 점이다. ◇ 중동발 위기가 드러낸 '자원안보'의 중요성​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주요 국가들은 석유화학 핵심 원료인 나프타의 상당 부분을 해외에서 조달하고 있다. 특히 중동 지역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하면 원유뿐 아니라 나프타의 생산과 운송, 공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공급 차질은 곧바로 원료가격 상승 → 생산원가 증가 → 석유화학 설비 가동률 조정 → 제품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지난 나프타 대란 사태는 일시적인 가격 급등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는 구조적인 공급망 리스크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제 석유화학 산업에도 에너지 안보를 넘어 원료와 자원의 안정적인 확보라는 '자원안보'의 관점이 중요해지고 있다. ◇ 수입선 다변화만으로 충분한가? 그동안 공급망 위기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거론되는 대응책은 수입선 다변화였다. 물론 필요하다. 하지만 해외에서 원료를 조달하는 구조 자체가 유지된다면 지정학적 리스크를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다. 따라서 앞으로는 수입선 다변화와 함께 국내에서 확보할 수 있는 대체 자원과 재생원료를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 그 현실적인 대안 가운데 하나가 바로 폐플라스틱·폐비닐에서 생산하는 나프타급 재생원료다. 그동안 소각하거나 매립해야 할 폐기물로 인식했던 폐플라스틱을 석유화학 산업에 다시 투입할 수 있는 원료로 전환하는 것이다. 폐기물이 다시 산업의 원료가 되고, 버려지는 자원이 국가의 전략자원으로 돌아오는 순환경제 구조다. ◇ 폐플라스틱이 '도시의 유전'이 될 수 있다 글로벌 석유화학 산업은 이미 변화하고 있다. 유럽의 주요 화학기업들은 바이오나프타와 폐플라스틱 기반 재생원료 등을 기존 석유화학 공정에 활용하면서 화석원료 사용량과 탄소배출을 줄이는 방안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기존 생산설비 전체를 새로 구축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존 설비를 활용하면서 투입 원료의 일부를 저탄소·재생원료로 전환하는 전략이다. 이는 '공급망 안정'과 '탄소감축' 이라는 두 가지 문제에 동시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결국 석유화학산업 경쟁력의 한 축은 앞으로 단순한 설비 규모를 넘어 '어떤 자원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순환시킬 수 있는가'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역시 기술적 기반을 갖추기 시작했다. 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해 나프타급 재생원료를 생산하고 이를 다시 석유화학 공정에 투입하는 기술이 상용화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일부 국내 기술은 국제 지속가능성 인증인 ISCC PLUS를 확보하고 해외 공급망 진입까지 추진하고 있다. 이는 매우 중요한 변화다. 과거 폐플라스틱 산업의 중심이 '얼마나 안전하게 처리할 것인가'였다면, 앞으로는 '얼마나 높은 품질의 자원으로 되돌릴 것인가'가 경쟁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박상진 (주)도시유전 총괄이사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디젤 슈퍼사이클인데”…정부 ‘수출 제한’ 가로막힌 K-정유

국내 정유업계의 수출 여력이 정부 규제라는 '천장'에 빠른 속도로 가까워지고 있다. 글로벌 디젤(경유) 공급난에 따른 고마진 환경 속에서 기계적 수출 통제라는 장벽을 만나 슈퍼사이클 탑승에 일부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내수 수급 여건을 고려해 규제를 유연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글로벌 경유 크랙 스프레드(정제 마진)는 최근 배럴당 100달러 안팎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러우전쟁 여파로 세계 2위 경유 공급국인 러시아의 정제설비 가동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진 가운데, 중동전쟁에 따른 공급차질이 겹치며 구조적 공급부족 사태가 벌어진 탓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3일(현지시간) 남유럽 디젤 마진이 지난 1일 사상 최고 수준인 배럴당 104.08달러를 기록했고, 같은 날 북유럽도 99.66달러(배럴당)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디젤 정제마진 역시 지난 2일 기준 장중 108.02달러(배럴당)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두드리고 있다. ◇ 수출단가 50% 급등했지만...'규제 천장' 정유사 눈앞 글로벌 경유 공급난에 따른 가격 강세는 국산 제품의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 수출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경유 수출단가는 중동전쟁 개전 초기인 지난 2월 배럴당 90.9달러에서 지난 7월 138.6달러로 반년 새 52.5% 급등했다. 7월 기준 수출액(배럴당)은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55.4% 뛰었다. 글로벌 수급 불균형은 국산 제품의 가격뿐만 아니라 수출 지형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3일 유조선 프리아모스호가 한국산 경유 9만톤(t) 가량을 싣고 유럽으로 향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통상 국산 경유는 아시아·태평양 권역에서 수출된다는 점에서, 글로벌 수급불균형이 국내 정유업계의 시장을 확대하고 국산 제품의 몸값 역시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이 같은 우호적인 시장 상황 속에서 지난 3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정부의 수출 규제로 인해 국내 정유업계의 경유 수출여력이 한계에 임박했다는 점이다. 페트로넷에 따르면, 한국의 경유 수출량은 제도 시행 이후 △1490만5000배럴(3월) △1262만7000배럴(4월) △1350만배럴(5월) △1508만2000배럴(6월) △1832만5000배럴(7월) 수준으로 집계됐다. 호르무즈해협 통항 차질로 역내 원유 수급이 빠듯했던 4~5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70~80% 수준으로 수출하는데 그쳤던 반면, 상대적으로 원유 수급이 안정화된 6~7월 들어선 전년 동월 대비 수출량이 수출 제한치 인근까지 도달했다. 특히 7월 수출량은 전년 동월 대비 98.8% 수준을 보여 당월 허용된 수출 쿼터를 사실상 대부분 소진했다. 앞서 산업통상부는 지난 3월께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과 함께 휘발유·경유·등유 등 석유제품을 각 월별로 전년 대비 100% 이하로만 수출할 수 있도록 제한한 상태다. ◇ 내수 안정화 공감대…“'잉여 생산' 수출 확대 열어줘야" 수출시장 호황이 곧 규제 해소를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 중동전쟁 여파로 시장 내 원유 조달 불확실성이 잔존한만큼, 섣부른 규제 완화는 내수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야기할 수 있어서다. 정부 역시 이 같은 가능성을 우려해 수출규제 완화에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관 산업부장관은 지난달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중동 위기가 여전히 계속되는 상황에서 국민 생활과 산업 활동에 필수적인 석유제품의 국내 공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정부가 양보할 수 없는 책무"라며 수출규제를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특히 김 장관은 “최고가격제로 국내 가격에 상한이 있는데 해외 가격이 크게 오르면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해외시장으로 물량이 이동할 유인이 커진다"며 “수출관리는 기업의 수출을 막기 위한 조치가 아니라 비상시에 국내에 필요한 물량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강조했다. 다만, 업계는 이러한 제도 취지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정부가 수출규제 유연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산업부가 이른바 '매점매석 고시'를 통해 정유업계가 생산한 석유제품을 국내 시장에 우선 공급하도록 강제하고 있는 만큼, 수출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업계의 국내 우선공급 기조는 변함없이 유지된다는 설명이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 3월 매월 정유사가 생산한 석유제품에 대해 전년 동월 대비 90% 이상을 국내에 반출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석유제품 매점매석행위 금지 등에 관한 고시'를 시행한 바 있다. 업계는 또, 내수 석유제품 수요가 예년보다 부진한 점을 들어 수출 제한 상한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도 지적한다. 매점매석 고시에 따른 90% 국내 의무 반출 조건은 유지하되, 내수에서 소화되지 않는 잉여 생산량을 감안해 수출 제한을 탄력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페트로넷 통계에 따르면, 실제 국내 경유 소비량은 지난 7월 기준 1288만3000배럴로 전년 동월 대비 1.3% 저조했다. 전체 석유제품 내수 수요 역시 7043만3000배럴로 같은 기간 17.2%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업계 역시 내수 우선 공급이 기본 원칙인 만큼 수출 제한이 완화된다고 해서 국내에 공급해야 할 물량을 수출로 돌릴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며 “현재 국내에 물량을 충분히 공급하고 있지만 수요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정유사에 따라 내수에서 소화되지 않은 물량이 재고로 남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가격제와 수출 제한이 장기간 이어진데다 최근에는 원유 수급도 안정되고 정유사들의 공장 가동 여건도 개선된 상황"이라며 “국내 공급 물량에 대한 조건은 그대로 유지하되 내수 수급이 안정적인 경우 잉여물량이나 추가 수출 여력이 있는 범위에서 수출 제한을 탄력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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