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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라인 넘긴 ‘석유화학 재편’…중동사태 장기화로 지체되나

석유화학업계의 사업 재편을 지원하는 토대인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석화특별법)이 시행됐지만 정작 지원 대상인 석화산업이 재편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미 지난 3월 말이 석화 사업 재편안 제출 완료의 목표시점이었지만 미-이란 전쟁에 따른 나프타 수급과 석화제품 공급망 위기 같은 복병이 밀어닥쳤기 때문이다. 나프타분해설비(NCC) 생산능력 감축을 둘러싼 일부 석화기업간 복잡한 이해관계 실타래도 여전히 엉켜 있는 상황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석화특별법 법령과 시행령이 지난 21일부터 시행됐다. 석화특별법은 지난해 12월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법령 시행은 시행령 공포까지 마친 지난 21일부로 이뤄졌다. 석화특별법은 석화기업들의 사업 재편과 연구·개발 등 고부가 스페셜티 중심의 사업 구조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석화 재편의 일환으로 합작법인(JV) 설립이나 합병 과정에서 공동행위 승인, 기업결합 심사 기간 단축 등 공정거래법에 대한 특례를 도입했다. 세제·재정· 연구개발(R&D) 지원, 인허가 특례, 연료공급 특례 등도 담겨 있다. 앞서 롯데케미칼 대산공장과 HD현대케미칼이 지난해 11월 가장 먼저 사업재편 계획안을 정부에 제출하면서 충남 대산 사업재편 1호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전남 여수에서는 여천NCC와 한화솔루션, DL케미칼, 롯데케미칼 여수공장이 지난달 사업재편 계획을 내면서 여수 1호 사업재편 프로젝트가 첫 발을 내딛었다. 대산 1호와 여수 1호가 실행되면 250만톤의 NCC 생산능력을 감축하게 된다. 이는 정부와 석화업계가 자율협약으로 정했던 감축 목표 270만~370만톤에 근접한 규모다. 그러나 지난해 말 정부에 구조재편 초안을 제출한 곳들 중 대산 1호와 여수 1호를 제외한 나머지는 아직 '감감 무소식'이다. 산업통상부가 사업 재편 최종안 제출 시한으로 잡은 올해 1분기 말(3월)은 이미 넘어갔다. 석화사들이 미-이란 전쟁으로 나프타 수급에 차질을 빚자 발등의 불부터 끄는 데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프타 절반을 수급해온 중동에서 들여오기 어려워져 국내 정유사가 생산하는 물량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된 데다, 정유사들의 원유 수급도 원활하지 않아 나프타 공급이 언제 줄어들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 정부가 국내 정유사들이 생산한 나프타 수출을 허가제로 전환했지만 수출 물량 대부분은 중질 나프타라 국내 석화사들이 주로 쓰는 경질 나프타와 성상이 다르다. 여수 LG화학과 GS칼텍스도 지난해 말 사업 재편 초안을 제출한 이후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LG화학은 나프타 수급 불안정을 이유로 지난달 말부터 에틸렌 연산 80만톤 규모의 여수2공장 NCC를 멈췄고, 러시아산 나프타 2만7000톤을 구하는 등 대체 수급처 모색에 집중하고 있다. GS칼텍스도 대체 원유 수급 등 다른 현안이 우선인 상황이다. SK지오센트릭·대한유화·에쓰오일이 사업 재편을 논의하는 울산에서는 NCC 보유 규모가 대산, 여수에 비해 작지만 사업재편 대상 기업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다. 에쓰오일은 원유에서 고분자 석화제품을 바로 생산하는 공정(TC2C)이 국내 석화 산업 경쟁력을 키운다는 취지에 부합하기에 오는 6월 준공을 앞둔 에틸렌 연산 180만톤 규모의 샤힌 프로젝트를 계획대로 가동한다는 입장이다. SK지오센트릭은 그룹 계열사를 통해 정유부터 기초유분, 석화제품에 이르는 생산 일원화 구조에서 기초유분을 뽑아내는 NCC를 폐쇄하면 사업 구조와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대한유화는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이 30%도 되지 않아 최종 계획안 마련이 시급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외부 컨설팅까지 받는 등 구체적인 재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접점을 찾는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수입다변화·전속계약·최고가격제…정유사 ‘사업 재편’ 압력 커졌다

미국과 이란 전쟁 여파로 국내 정유업계가 원유 수급부터 유통·소비 단계까지 사업 전반의 재편 여부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놓여 있다. 수급 불안이 대두된 중동산 원유 대신 북미·호주산 같이 운송거리가 멀어도 지정학적 변수에 덜 취약한 원유로 다변화해야 하는 필요성이 절실하지만 정제 설비 투자 여력이 부족한 데다, 국내 석유제품 유통 관행 개선과 물가 안정을 위한 공급가 제한 요구로 정유사의 수익구조 악화라는 부담까지 안았기 때문이다. 정유사들은 당장 대체 수급처를 찾고 물량 계약을 성사하기에 바빠 구조 변화 압력에 대비한 투자나 대응책 준비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21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입이 차질을 빚으면서 정유사들의 대(對)중동 원유 의존도 완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수출입 통계로 집계된 지난 3월 국내 수입 원유는 59억 5282만달러(약 8조 76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수입량이 두번째로 많은 미국산 원유가 13억 7804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75.8% 증가했다. 지난해와 올해 1~2월 수입이 전무했던 에콰도르에서도 1억 5272만달러 수입했고, 호주에서 수입한 원유는 1억 4857만달러로 44.7% 증가했다. 반면에 1위인 사우디아라비아와 3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4위 이라크, 5위 쿠웨이트 등 주요 중동국가에서 들여온 원유는 줄었다. 국내 정유사들은 중동산 의존도를 10년 전 약 80%에서 70%로 줄이고 미국산 도입 비율을 20%로 확대하는 등 원유 수급 다변화를 조금씩 해왔다. 하지만, 중동산 의존 구조를 바꾸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중질유이면서 황 함유량이 많은 중동산 원유에 맞춰진 국내 설비구조에서는 미국산 등 물성이 다른 원유를 투입했을 때 생산 효율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다.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잔사유 등 경제성이 낮은 기름까지 열분해 같은 공정을 거쳐 석유제품을 생산하는 식으로 원료 대비 생산 효율을 높여왔다. 또한, 정유업계는 국내 유통과 소비 단계에서는 석유제품 최고가격제와 완화된 전속계약 방식의 딜레마에 빠졌다. 지난 3월 13일부터 2주 단위로 휘발유와 경유, 등유의 정유사 공급가 상한선을 산업통상부 고시로 정해오면서 정유사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이달 10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적용되는 3차 최고가격이 리터당 2000원선을 넘지 않는 2차 때 수준으로 동결되면서 국제 시장의 석유제품 가격 변동에 연동해서 결정한다는 원칙이 흔들렸다. 이에 따른 정유사 손실을 어떻게 보전할지는 정부와 정유사가 분기 단위로 논의하기로 하고 최근 통과한 추가경정예산 5조원에 관련 항목을 담았다. 그러나 정유사들이 예상하는 손실 규모가 조 단위까지 거론되고 있어 최고가격제의 지속 가능성에 물음표가 찍히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추진으로 지난 9일 정유 4사와 주유소업계가 물량 전속구매 계약의 적용 최대한도를 60%로 정한 사회적 합의도 형평성 문제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유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주유소업계가 그동안 정유사와 관행이었던 물량 전속구매 계약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면서 이 같은 내용을 사후정산 제도 폐지 방안과 함께 논의 테이블에 올렸던 것이다. 정유사들과 주유소업계는 큰 틀에서 잡은 합의를 이행할 구체적인 내용을 추가 논의하기로 했지만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정유사들은 주유소에 안정적으로 물량을 공급하고, 주유소들은 시설물 설치 비용과 마케팅 비용 일부를 지원받는 식의 '주고 받는 관계'가 전속구매 계약의 토대이기 때문이다. 마케팅 비용 지원이나 정유사 연계 신용카드 혜택에 60% 비율을 기계적으로 적용한다거나, 특정 정유사 브랜드를 간판으로 달면서 다른 정유사의 기름을 소비자에 제공하는 등의 모순이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구조적 변화에 정유사들이 설비 개조 투자를 추진하거나 손실 보전 등의 논의를 통해 대응해야 하지만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기 쉽지 않는 상황이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들은 정세 불안 리스크에도 도입 비용이 낮고 생산 효율 극대화로 가격·품질 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중동산 원유에 맞춰왔기에 특징이 다른 원유 도입을 확대하려면 설비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그럼에도 정유사들이 대체 원유 확보를 우선순위에 두고 있어 일련의 사업 재편 움직임이 속도를 낼 지는 좀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석화업계 “국내 공급망 안정 최선…4~5월분 나프타 확보에 만전”

한국화학산업협회는 20일 석유화학 기업 33곳과 공동 성명을 내고 최근 중동 정세 불안에 대응해 공급망 안정과 국민 생활 필수소재의 차질 없는 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협회와 석화사들은 “정부의 추경 예산 지원을 바탕으로 나프타 도입 확대에 나서고, 4~5월 국내 수요에 대응할 물량 확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프타뿐만 아니라 액화천연가스(LPG) 콘덴세이트 등의 원료 확보를 병행하고, 설비 가동률을 최대한 높여 기초유분을 포함한 주요 제품의 국내 공급이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보건의료와 생필품, 핵심 산업 소재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된 필수 품목에 대해서는 '최우선 공급 원칙'을 준수하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LG·롯데·SK 석화3사, ‘고부가 플라스틱’ 선점 노린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 SK케미칼 등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세계 최대 석유화학 시장인 중국에서 플라스틱과 고무 등의 기술 경쟁력을 소개한다. 20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롯데케미칼, SK케미칼은 오는 21~24일 중국 상하이 홍차오에 위치한 국립전시컨벤션센터(NECC)에서 열리는 '차이나플러스 2026'에 참가한다. 차이나플라스는 아시아 최대이자 미국 NPE, 독일 K쇼(Show)와 함께 세계 3대 플라스틱·고무 전시회로 평가받는다. 올해 전시는 전환과 협력,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주제로 열린다. LG화학은 '산업의 전환을 이끌어온 소재'를 주제로 로봇·전장·의료 등 산업별 전시 공간에 90여 종의 고부가 전략 제품을 전시한다. 로봇 분야에서는 무도장 공정으로 로봇 외장의 광택 구현과 무게 경량화에 기여하는 고부가합성수지 메탈릭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을 내세운다. 배터리 안전성 강화를 위한 열폭주 지연 엔지니어링 플라스틱(SFB)과 에어로젤 기반 열차단 소재 '넥슐라'도 전시한다. 전장 분야는 LG화학의 고광택·고내열 아크릴로니트릴 스티렌 아크릴레이트(ASA)를 적용해 변색과 열화를 줄이고 광택 우수성을 높인 사이드 미러와 라디에이터 그릴 등을 선보인다. 의료 분야와 관련해서는 LG화학의 의료용 ABS와 폴리카보네이트(PC)를 적용한 주사기 연결 부품, 혈액투석기 외장이 놓인다. 김상민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장은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국가 대상으로 LG화학은 차별화된 소재 기술력과 고객 경험혁신을 통한 고부가 제품 중심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지속적인 성장 추진력'을 주제로 고부가 스페셜티 소재 경쟁력의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성장 전략을 소개한다. '고성능 테크' 주제로는 반도체 공정에 적용되는 정전기방전(ESD) 방지용 기능성 소재와 반도체·디스플레이 현상액 수산화테트라메틸암모늄(TMAH) 등 첨단 산업에 적용되는 고기능성 소재를 선보인다. 특히 초소형 카메라 모듈·스마트워치 몸체에 적용한 수퍼엔지니어링플라스틱 소재를 첫 공개한다. '산업 강화' 구역에서는 고강도 방탄조끼용 초고분자 폴리에틸렌(PE)과 절연체 필름·주사기·방수 시트용 고기능성 폴리프로필렌(PP), 등 산업군별 최적화된 기능성 소재들이 전시된다. '차세대 모빌리티' 존은 자율주행·전장화 확산에 대응한 모빌리티 외장 소재 솔루션과 양극박·동박·분리막용 소재 등 배터리 분야 제품도 전시한다. 아울러 생활 속 고기능성 소재를 전시하는 '스마트 리빙' 존과 폐플라스틱의 물리적·화학적 재활용을 통한 고품질 재활용 소재를 공개하는 '지속 가능한 물질' 존이 마련된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지속 제공하여 세계 최대 플라스틱 시장인 중국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글로벌 스페셜티 사업 확장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SK케미칼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실존하는 설루션'이라는 슬로건 아래 △라이프 △뷰티 △무브 △패션 등 카테고리로 부스를 구성하고, 자사 소재를 적용해 상용화한 완제품 110여종을 전시한다. 재활용 소재 '에코트리아 클라로'를 적용한 와인 칠링 버킷, 메이크업 제품 등과 투명성·내열성이 우수한 에코젠으로 제조한 컵, 밀폐용기, 블렌더, 물병, 화장품 등을 선보인다. 해중합 기술 기반의 순환재활용 페트(PET) 소재인 '스카이펫 CR'로 만든 차량용 제품도 공개한다. 아울러 SK케미칼은 중국에 들어설 '리사이클 원료 혁신센터(FIC)'와 코폴리에스터의 핵심 원료 사이클로헥산디메탄올(CHDM)을 소개하는 전시 공간을 마련한다. 안재현 SK케미칼 사장은 “차이나플라스를 통해 재활용 플라스틱의 도입이 먼 미래가 아닌, 지금 당장 가능한 해법이라는 점을 각인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원유 수급난에도 ‘K-항공유’ 수출 잘 나간다

올들어 국내 정유사의 항공유(제트 연료유) 수출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나는 호실적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해외시장을 겨냥한 원유 정제설비의 고도화로 항공유 품질 경쟁력이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른 데다 원-달러 환율 상승에 미-이란 전쟁에 따른 원유 수급 불안으로 항공유 가격이 크게 올라 수출량과 수출액 모두 증가한 것이다. 내수시장에서 주유소 기름값 최고가격제로 원유 가격 상승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정유사들의 항공유 수출 호황은 매우 반가울 수밖에 없다. 다만, 이미 수출 비중을 70%가량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 구조를우 선제적으로 개편한 정유사로서는 항공유 증가세 유지에 주력하면서도 여전히 미-이란 전쟁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어 원유 수급 차질 장기화를 걱정하는 눈치다. 19일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국내 정유사들의 항공유 수출량은 약 2309만 배럴로 지난해 1분기보다 41.9% 늘었다. 이 가운데 미국으로 향한 물량이 990만 배럴로 가장 많은 비중(43.3%)를 차지했다. 전체 항공유 수출의 5분의 4 이상이 미국을 포함해 △일본(398만 배럴) △호주(277만 배럴) △뉴질랜드(220만 배럴)로 향했다. 수출액도 현저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1분기 항공유 수출액은 약 25억7379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72.5% 급증했다. 특히, 미-이란 전쟁 이후 3월의 수출액이 12억 4329억달러로 1분기 항공유 수출액의 절반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상승 폭이 컸다. 이 같은 성적표는 국내 정유업계의 우수한 원유 정제 능력에 토대를 두고 있다. 정유사들의 정제 설비가 황 함량이 많고 비중(밀도)이 높은 중동산 원유에 최적화돼 있어 같은 양의 원유를 투입해도 더 많은 석유제품을 생산해 내고 있다. 아울러 생산설비를 고도화해 고품질 제품을 더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경쟁력을 토대로 세계 정유산업 5위권을 유지하고, 전체 매출 구조에서 수출 비중을 약 70%까지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우수한 정제 설비에 힘입어 공정이 까다로운 항공유 시장에서는 국내산 항공유는 세계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2022년 기준 세계 항공유 시장에서 국내 정유사의 점유율은 29%를 차지할 정도다. 아울러 미-이란전 발발 이후 항공유 수출 가격은 더 올라갔다. 지난 3월 항공유 수출량은 782만배럴로 45.6% 증가했고, 배럴당 수출액은 약 159달러로 직전 1~2월 평균 수출가격인 배럴당 87배럴의 두 배 가까운 수준이었다. 정유사들의 석유제품 공급 가격이 국제 시장 가격과 연동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정유사들의 판매 가격이 올랐다. 국제항공운송협회에 따르면, 미-이란 전쟁 직전인 지난 2월 항공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선 아래였지만 전쟁 직후 3월 들어 가격이 폭등했다. 이달 3일 기준 배럴당 209달러까지 오른 뒤 다시 200달러선 아래로 내려갔지만 여전히 평소 대비 2배 가까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항공유는 규모가 크고 정밀하게 설계된 엔진을 변화무쌍한 외부 환경 속에서 돌리는 원료이므로 요구하는 품질이 까다롭다. 특히 저온과 저압에서도 얼지 않고 엔진 출력과 내부 압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적정한 탄소 개수를 유지하고 산화방지제와 부식방지제, 정전기 방지제 등의 첨가물을 적절히 배합한다. 항공유는 탄소 개수가 10~16개인 등유를 기반으로 첨가물을 더해 생산된다. 등유는 원유를 끓여 정제하는 과정에서 액화천연가스(LPG), 휘발유, 나프타 다음으로, 경유와 중유보다는 먼저 추출된다. 같은 양을 연소햤을 때 더 큰 출력을 내는지를 결정하는 분자당 탄소 개수가 적당히 많으면서도 연소 찌꺼기를 최소화하는데 등유가 적합했던 것이다. 다만, 최근 중동사태로 원유 수급 여건이 악화하는 점을 고려하면 정유사들은 항공유 가격 상승이 마냥 반갑지는 않다. 원유 재고가 바닥날 위기를 피하기 위해 가격보다 안정적 수급에 초점을 두면 정유사들의 원유 도입 가격이 오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현재 미-이란 간 종전 협상 국면으로 페르시아만 일대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 진입 경로인 바브엔발데브 해협의 '사실상 봉쇄'가 장기화하는 최악은 피할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전쟁 여파로 원유와 석유제품 등 석유시장의 수급 불안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최근 AP와 인터뷰에서 유럽에 남은 항공유가 약 6주치뿐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유럽은 항공유의 약 75%를 중동에서 들여오기 때문에 이번 중동 불안을 계기로 다른 수급처를 찾아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들의 세계 항공유 시장 1위 입지는 정제 기술을 고도화해 석유제품 전반의 제품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경쟁 심화로 최근 시장가격 제한 기조가 더해져 수익성이 악화한 내수시장을 고려하면 국내 정유사들이 항공유를 포함한 석유제품 수출에 더 기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 “기초화학 합리화…4대 성장축 쌓을 것”

이영준 롯데케미칼 총괄대표가 투자자들에게 “첨단소재와 정밀화학, 전지소재, 수소에너지의 4대 성장 축을 탄탄히 쌓아 올려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17일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이 총괄대표는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NH금융타워에서 국내 주요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가진 'CEO 인베스터 미팅'에서 이 같은 미래 전략 방향성을 공개했다. 이 총괄대표는 기초화학 사업과 관련, 충남 대산과 전남 여수공장의 사업 재편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고부가·고성장 사업에 재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울러 4대 성장 축을 내세우며 기능성 컴파운딩과 반도체 케미칼, 인공지능(AI) 회로박, 수소발전 등의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에쓰오일, 완도 화재 순직 소방관 유족에 위로금

에쓰오일은 전라남도 완도군에서 공장 화재를 진압하던 도중 순직한 완도소방서 고(故) 박승원 소방위와 고 노태영 소방사의 유가족에 각각 위로금 3000만원을 전달한다고 14일 밝혔다. 박 소방위와 노 소방사는 지난 12일 오전 8시 30분경 완도 화재 현장에 출동해 진화 작업을 벌이던 중 순직했다. 에쓰오일은 소방관들을 후원하기 위해 소방청과 손잡고 '소방영웅지킴이' 활동을 지난 2006년부터 전개해 오고 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고 최종건·최종현 SK 선대회장, AI 영상으로 만난다

“잿더미밖에 안 남은 공장을 보고 다들 끝났다고 했어. 세상 사는데 쉬운 일이 있나? 경영도 늘 마찬가지였지. 하지만 기회 앞에서는 망설이지 않았어." (최종건 SK그룹 창업회장) “위기를 두려워하지 마라. 기업가라면 늘 10년을 내다봐야 해. 우리 안에 있는 원칙과 기준, 그걸 지키면서도 끊임없이 새로 쓰는 거야."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 SK그룹은 최종건 창업회장, 최종현 선대회장이 구성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은 5분 분량의 AI 제작 영상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1층 미디어월(전광판)을 통해 상영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해당 메시지는 사내방송으로도 송출된다. 영상은 두 회장이 생전 남겼던 어록과 경영 일화를 엮어 제작했다. SK그룹은 올해 창립 73주년을 맞았다. 최종건 창업회장은 1958년 나일론 생산 결단과 닭표안감의 흥행, 워커힐호텔 인수로 이어진 성장의 역사에 대해 “할 수 있고, 해야 되고, 하면 된다는 게 내 신념"이라고 말했다. 최종현 선대회장은 “선경을 세계 일류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며 “끊임없이 준비하고 계획하고 도전하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번 AI 영상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AI를 활용해 SK그룹 창업세대가 간직한 패기와 지성의 DNA를 구성원과 나누면 좋겠다"고 제안해 만들어졌다. SK그룹 관계자는 “창업과 석유, 이동통신, 반도체로 이어진 그룹의 성장 역사가 AI로 이어지는 시점"이라며 “창업세대의 유산인 '패기'와 '지성'이라는 초심과 메시지가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 나침반이자 지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중동사태 ‘안갯속’…시행 한 달 최고가격제도 ‘출구 안보인다’

시행 1개월을 맞은 국내 석유제품 최고가격제가 리터(ℓ)당 시중 판매가격 2000원 전후로 수렴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정유사의 공급가 상한선이 동결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최근 미-이란 간 2주간 휴전 발표와 국제 원유수송 주요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조기 개방 기대감과 달리 미-이란 휴전협상 결렬로 13일(한국시간)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등 국제유가가 다시 8% 뛰며 배럴당 100달러선을 넘어서면서 국내 최고가격제의 출구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13일 정부는 미-이란 협상 결렬과 국제유가 상승세에도 최고가격제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전쟁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데다 올해 내내 원유 수급 위기가 우려된다는 점에서 업계에선 수급관리 및 정유사 등 기업 지원 등 중장기 후속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3차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지난 9일부터 13일(오후 12시 기준)까지 국내 주유소의 보통 휘발유(92RON)와 경유(황 함유량 0.001%) 평균 가격은 각각 리터당 1991.04원과 1985.65원으로 집계됐다. 2차 최고가격제에 따른 공급가가 1934원과 1923원으로 고시된 지난달 27일부터 오름세로 전환한 뒤 2000원선에 가까이 다가갔다가 3차 시기의 공급가 상한선이 동결되면서 이달 10일부터 상승폭이 둔화됐다. 시장에서는 최고가격제 기준으로 삼는 싱가포르 시장 가격 추이에 비추어 3차 상한선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3차 최고가격제는 가격 안정화 필요성에 좀 더 무게를 싣고 있으며, 정부와 정유업계도 오는 5월까지 월평균 도입량인 8000만톤의 80% 수준까지 원유를 확보했다. 아울러 정부는 미국과 이란의 첫 종전 협상 결렬에도 당분간 자원안보 위기경보 '경계' 단계를 유지하고,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도 지속하겠다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이날 일일브리핑에서 “현재 협상이 결렬됐다고 해서 자원안보 위기 단계를 격상하거나 석유 최고가격제를 푼다든지 같은 변동 여부는 없다"며 “최고가격제도 이 같은 중동사태 긴장 상황이 지속되는 걸 전제로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유사의 원유 도입 부담이 커지는데 공급가 상한선이 고정돼 정유사에 보전해줘야 할 손실 규모가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가 당분간 풀리기 어려워 중동 내 대체 수급처를 모색하거나 북미 같이 먼 곳에서 원유를 수급하는 등 당장 들여올 원유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 때문에 가격이 더 저렴한 원유를 찾아나설 여유가 충분하지 않아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원유 수급 문제부터 시급히 해결해야 해 정유사 손실 보전이나 거래 관행 같은 다른 이슈는 미뤄둔 상황"이라고 전했다. 산업연구원도 지난달 23일 보고서에서 “석유 최고가격제는 중·장기적으로 시장 왜곡과 공급 축소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산업 측면에서는 가격 수준 자체보다 공급 지속성과 생산활동 유지가 더 중요한 정책목표"라고 제언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에너지 가격 안정화를 위한 유류세 인하와 취약계층 지원, 원유·나프타 수급 안정화를 염두에 둔 수입선 다변화와 비축유 방출뿐 아니라 공공부문 차량 2부제·민간 자율 5부제 등 에너지 절약 정책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어 중동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가격·수급·보조금·국제협력 등 다양한 정책을 신속히 추진 중"이라며 “앞으로도 주요국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며 필요한 대응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는 '수술 중 사용하는 마취제'와 같아 고통을 잠시 잊게 해주지만 장기간 사용할 경우 환자의 건강에 비유할 수 있는 시장 경제를 해친다"며 “이제는 적절한 '출구 전략'을 통해 시장의 가격 신호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별도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 유 교수는 “최고가격제가 시장의 상수로 인식될 경우 민간의 에너지 절약 유인은 사라진다"며 “3~6개월 단위로 정한 특정 날짜에 종료되는 시간적 일몰과 국제 유가가 특정 수준으로 내려가면 자동 해제되는 조건부 일몰을 병행 공표하는 복합 일몰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가격 직접 통제보다 에너지 소비 자체를 줄이는 정책으로 전환할 때"라며 “최고가격제는 점진적으로 폐지하되 취약계층과 영세 자영업자에게 '유류 쿠폰'이나 '에너지 바우처'를 통해 직접 지원해 조세 형평성 논란을 해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원승일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김정관 산업장관 “비축유 없이 5월 넘길 듯…나프타 80% 수급 예상”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다음 달까지는 정부가 비축유를 방출하지 않고도 국내 원유 수급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나프타 수급은 80% 수준까지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김 장관은 12일 오전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5월은 기업들이 확보한 물량 수준이 지난주보다 10% 더 늘어 (평시 도입량 8000만배럴 대비) 80% 가까이 된다"며 “정부 비축유를 방출하지 않고 4~5월을 넘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산업통상부는 지난 9일 4월분과 5월분으로 평시 도입량의 60%, 70% 수준인 5000만배럴, 6000만배럴의 대체 원유를 확보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나프타 수급에 대해서도 최근 관련 공급망 안정화 사업으로 편성된 추가경정예산 8691억원을 근거로 안정화될 것으로 봤다. 김 장관은 “4~5월 나프타 회복이 80% 수준까지 올라가게 된다"며 “관계 업계와 일일 모니터링 체크를 하는데 점차 안정화되게 만들어 가고 있고 안정화될 걸로 예상을 한다"고 말했다. 추경 예산에 관해서는 '나프타 추경'과 '공급망 추경' 표현을 내세우며 “나프타를 쓰는 회사들 입장에서는 차라리 공장 가동을 안 하는 게 더 나은 상황이 발생해 나프타 수입 차액을 정부가 보전해 주는 걸 시급하게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선박 통항이 막힌 호르무즈 해협을 대체하는 항로로 거론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홍해 지역 얀부항에 관해서는 “청해부대 대조영함이 우리 배가 나올 때 호위하는 것 등을 고려해 우리 선박들이 홍해 라인을 이용할 수 있도록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대해서 물량을 최우선으로 배정을 해 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며 “우리 배가 안전을 확보한다는 전제하에 움직일 수 있다면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미국산 등 비중동산 원유로 수급지 다변화를 모색하는 점에 관해 자원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업계 부담을 완화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 장관은 “비중동산 원유를 도입할 경우에는 추가로 부과되는 물류비에 대해 정부가 지원하는 정책을 지난 1일부터 시행했다"며 “4~6월까지는 계약하는 물량에 대해 지원해주게 돼 있는데 그 뒤부터는 상황을 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생산 공장의 핵심 원료 중 하나인 헬륨가스에 대해서는 “6월 말까지는 미국산으로 대체해놔 이때까지 반도체의 공장이 서는 일은 없게 만들어놨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에너지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당부하고 싶은 점에 관해 “에너지 관련해서 가장 중요한 공동 과제가 에너지를 절약하고 아껴 쓰는 부분"이라며 “이번 위기를 도약의 계기로 삼을 수 있도록 정부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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