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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스틸 3분기 영업익 539억원…전년比 26.2%↑

KG스틸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53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6.2% 증가했다고 30일 공시했다. 매출은 0.5% 감소한 8306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150억원으로 67.6% 감소했다. 별도 기준으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038억원, 226억원으로 10.9%, 30.9% 줄었다. 철강 제품 생산량은 55만3000톤으로 0.3% 줄었고, 판매량은 6.2% 줄어든 53만1000톤을 기록했다. KG스틸은 올해 영업실적에 대해 “건설 수요가 부진했고 국제 무역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수익성이 감소세를 보였다"며 “손익이 악화했지만 투자율(CAPEX)은 전년 동기보다 늘었다"고 설명했다. 향후 계획에 관해서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의가 공동 출범한 인공지능(AI) 팩토리 M.AX 얼라이언스 참여를 철강 제조 공정을 AI 기반으로 전환하는 중대한 혁신의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디자인, 성능, 가격 경쟁력을 모두 갖춘 신제품 개발을 지속해 컬러강판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韓美협상 타결…관세품목 기업 ‘안도’ 재계 ‘환영’…美 딴소리엔 ‘긴장’

한국과 미국이 관세 협상을 타결했다는 소식에 재계는 일제의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반도체, 자동차 등 업계도 일단 안도하는 모습이지만 세부 내용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어 변수는 아직 남아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0일 한미 관세협상 관련 논평을 통해 “대미 무역·투자 불확실성이 상당히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반도체, 자동차, 의약품 등 분야가 경쟁국에 비해 불리하지 않게 된 점은 다행"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첨단산업 분야 투자와 기술교류, 인적교류 등 협력이 한단계 더 공고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경제인협회도 “미래 산업 협력 기반 확장, 첨단기술·조선·에너지 등 전략 분야 공동투자 확대 등을 통해 한미 경제 동맹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는 논평을 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논평을 내고 “양국 간 교역과 투자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첨단 분야에서 상호 국익을 증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양국이 통상·산업·안보 협력을 종합적으로 조율해 경제안보 동맹을 한 단계 도약시킨 이정표"라며 “우리 기업들에게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새로운 투자·수출 전략을 모색할 기반이 마련됐다"고 진단했다. 기업들도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지만 긴장의 끈은 놓지 않는 모습이다. 미국 측이 합의 내용을 소개하면서 '한국이 시장을 100% 완전 개방하기로 했다'거나 '반도체 관세는 이번 합의의 일부가 아니다'고 하는 등 한국 정부 측과 다른 설명을 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계는 미국의 반도체 품목관세가 '대만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정해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최대 경쟁국에 밀리지 않는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보장을 받았기 때문이다. 다만 최혜국 대우를 약속받고도 여전히 반도체 품목에서 구체적인 관세율을 확정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은 남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선 업계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불확실성이 대부분 해소되며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추진에 힘을 낼 수 있게 됐다는 이유에서다. 관세 협상과 별개로 전날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가장 주목받은 부분이 '핵잠수함 협력'이라는 점도 HD현대·한화오션 등 입장에서는 호재다. 바이오 업계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입장문을 내고 “의약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예고로 대미 수출 기업들의 우려가 높은 상황이었는데 금번 협상을 통해 불확실성이 제거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성과"라며 “제네릭 의약품 무관세 유지와 함께 최혜국대우를 확보한 것은 우리 제약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다만 우리 기업들의 주요 수출품목인 바이오 시밀러 등 무관세 적용 여부가 여전히 불분명하다"며 “이에 대해서도 무관세 혜택이 유지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업계의 경우 '최악은 피했다'고 인식하고 있는 상태다. 현대자동차·기아 등은 지난 4월부터 이어진 25%의 고율 관세는 걷어냈지만 여전히 15%라는 '모래주머니'를 차고 미국에서 경쟁해야 한다. 일본·유럽연합(EU)과 동일한 수준이긴 하나 기존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0% 관세를 내고 있었던 것은 한국 뿐이다. 철강 업계는 협상 타결 소식에도 제대로 웃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철강 산업 부활 의지를 꺾지 않으며 50%의 고관세율 장벽을 낮출 여지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 뿐 아니라 유럽연합(EU)에서도 무관세 할당량 축소와 탄소국경조정제도(CBMA) 시행 등 장벽을 쌓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시장에서는 국회가 철강 산업 특별법을 통과시키고 정부는 별도의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황호원 체제 KIAST, 국토교통부 장관 기관 표창 ‘쾌거’…항공 안전 혁신 기여 공로

항공안전기술원(KIAST, 원장 황호원)은 서울 강서구 마곡동 소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제45회 항공의 날 기념식'에서 △항공기 인증·검사 △안전 기술 연구 △정책 지원 등 항공 안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토교통부 장관 명의의 기관 표창을 수상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황 원장 부임 8개월 만의 성과로, 기관 표창은 △엄격한 공적 심사 △제한된 포상 인원 △재포상 금지 규정 등으로 인해 받기 어려운 것으로 통한다. 황호원 항공안전기술원장은 “이번 수상은 임직원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헌신한 결과"'라며 “항공 안전은 물론, 도심 항공 교통(UAM)과 드론 등 새로운 항공 분야에서도 국제적 수준의 안전 체계를 확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항공안전기술원 미래항공인프라실의 김고운 선임 연구원도 국토교통부 장관 표창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김 선임 연구원은 드론 비행 시험 센터 구축 사업을 주도하며 안전하고 체계적인 무인 항공기 시험 환경 조성에 기여했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개인 유공자로 선정됐다. 특히 드론 산업 활성화와 미래 항공 인프라 확충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설명이다. 항공안전기술원은 항공기 개발과 인증 기능의 분리, 결함 분석 등 항공 안전 기술 지원 체계 구축을 통해 안전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2013년 설립된 차관급 기구로, 통합 항공 인증 체계 구축과 무인기 안전 기술 개발 등 대한민국 항공 안전의 국제적 수준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한편 이번 항공의 날 행사는 한국항공협회와 대한민국항공회 주최로 열렸고, 항공 안전·공항 운영·공항 지원·항공 산업·항공 보안·교육·연구 등 항공업계 발전에 공헌한 유공자 33명에게 정부 포상이 수여됐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경주 APEC] 조석 HD현대 부회장 “전기화 시대 맞는 에너지 안보 필요”

조석 HD현대 부회장이 “화석연료 시대의 에너지 안보가 석유, 가스, 석탄 등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전기화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에너지 안보가 필요하다"며 아시아·태평양 지역 단위의 재생에너지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 부회장은 29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탄소 중립과 에너지 안보' 세션에서 “화석연료에서 재생 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 시대가 도래하면서 에너지 안보에 관한 생각도 변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전력 그리드 구축 및 안정성 확보 △핵심 광물의 안정적 공급망 구축 △디지털화에 따른 수요 관리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조 부회장은 전력 그리드와 관련해 “재생 에너지 전기의 간헐성 때문에 더 많은 그리드가 필요하다"며 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을 뛰어넘어 그리드 안정성이 새로운 에너지 안보의 한 축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HD현대일렉트릭이 생산하는 초고압 변압기 수요가 미국과 유럽에서 급증하고 있으며, 이는 그리드 안정성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핵심 광물과 관련해선 “특히 희토류는 생산과 정제 모두 중국이 90% 이상을 차지한다"며 “올해 G7에서 희소 광물 자원 공급 안정성 확보를 위한 '액션 플랜'에 합의한 바 있는데 이번 APEC에서도 희토류 공급 분야에서 협력 방안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조 부회장은 “새로운 에너지 안보는 단일 국가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기 어렵고 국가 간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광물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공동 대응, 국가 간 전력망 연계, 수소와 천연가스 분야 협력 등 APEC 회원국들이 공동으로 노력할 분야는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경주 APEC] 장인화 포스코 회장 “석탄 대신 수소···철강 산업 지속 가능하게 만들 것”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이산화탄소 배출을 극적으로 줄이기 위해 제철소에서 석탄 대신 수소를 사용해야 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국가와 글로벌 경제가 번영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장 회장은 30일 경주 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오전 세션 연사로 나서 “포스코는 수소 환원이라는 미래 철강 제조 공정을 개발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장 회장은 “경주에서 약 30분 거리에는 포항제철소가 있다"며 “(철강업이) 저탄소 산업으로 진화하기 위해 이 곳에서 우리는 석탄 대신 수소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그룹이 청정에너지 생태계를 지속 육성 중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장 회장은 “지난 2022년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천연가스 개발·생산 회사 센엑스에너지를 인수했고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이앤씨는 현재 호주 수소 혁신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모색 중"이라며 “호주와 파트너십은 양자 관계에서 더 넓고 광범위하게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차전지 소재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이 파트너십은 리튬이 포함된다"며 “화석 연료 기반 프로젝트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원료를 확보하기 위해 호주, 일본, 중국 등과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장 회장은 APEC 행사에 참석한 글로벌 정재계 리더들에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하다는 점도 역설했다. 그는 “아시아태평양 주요 경제국들이 공동의 번영을 촉진하고 더 탄력 있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비즈니스·투자 외에도 사회 공헌 활동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장 회장은 “포스코그룹은 한국에서 재난 대비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대규모 산불을 극복해낸 뉴사우스웨일스주의 전문 지식을 축적하며 시뮬레이션 훈련을 하고 소방 장비도 제공하고 있다"며 “이것은 기업이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는 우리의 신념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업들은) 단순히 경제적 성과를 넘어 사회적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지속가능한 내일을 위해서는 말이 아니라 행동이 필요하다. 기업들은 비즈니스를 통해 변화를 주도하고 현재를 넘어 미래로 나아가는 '다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주=여헌우 기자 yes@ekn.kr

철강 관세 난제 포스코, 알래스카 LNG로 풀까

포스코그룹이 미국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으로 핵심 광물과 에너지 뿐만 아니라 철강 분야로도 대미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시동을 걸고 있다. 계열사 포스코인터내셔널의 LNG사업 역량을 기반으로 알래스카 LNG 사업에 참여하면 포스코가 생산한 강재를 미국 시장에 공급할 기회도 잡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철강시장에 관세율 50%의 무역 장벽을 세우면서 핵심 광물과 에너지 중심으로 공급망 협력 기반을 다져온 데서 나아가 철강 시장에서도 입지를 다질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이날 저녁 국내 주요 기업인들을 초청해 주재하는 만찬에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을 주도하는 에너지·인프라 개발사 글렌파른의 브랜든 듀발 최고경영자(CEO)가 자리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의 참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회장은 한미 무역협상에서 철강 관세 완화가 배제됐던 분위기를 반영해 지난 8월 이재명 대통령 방미 경제사절단에 합류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계기로 방한한 러트닉 상무장관이 이 자리에서 한국 주요 기업인들과 대화할 주요 의제로는 양국 공급망 강화 방안이 꼽힌다. 글렌파른 경영진이 만찬에 자리하는 만큼 미국 정부가 추진 의지를 보여온 알래스카 LNG 개발 프로젝트에 관해서도 논의가 오갈 것으로 관측된다. 러트닉 장관은 전날까지 정상회담을 진행했던 일본에서도 기업들을 향해 알래스카 사업 투자를 요구하기도 했다. 철강 관세 장벽으로 대미(對美) 전략 고민이 깊어진 포스코그룹이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에 참여하게 되면 대미 전략에 힘을 실을 수 있다. LNG 사업에 참여할 뿐만 아니라 포스코의 철강 제품을 미국에 공급할 기회이기 때문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다양한 산업용 소재와 부품으로 무역업을 하는데, 여기에 포스코그룹이 생산한 철강재도 포함된다. 글렌파른이 지난달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를 맺기로 한 협약에는 개발 사업, LNG 구매 계약 뿐만 아니라 철강재 공급도 포함됐다. 알래스카 주에서 인구가 밀집한 중남부 지역, LNG 수출 터미널을 북부 가스 원산지와 연결하는 약 1300km의 배관 인프라에 포스코의 강재가 쓰이게 된다. 개발 사업은 빠르면 내년 말 착수된다. 포스코가 LNG 설비에 필요한 강재를 생산할 능력을 갖췄다는 장점도 있다. 포스코의 경우 니켈 대신 망간을 다량 함유해 극저온에서도 내구성이 강한 고망간강을 내세워 추운 지역에서 온도가 낮은 LNG를 운반·저장하는 설비에 철강재를 공급할 수 있다. 포스코그룹은 최근 실적 발표회에서 알래스카 LNG개발 사업에 참여하게 되면 내년부터 3년 동안 가스 파이프라인과 LNG 터미널용 강재 약 30만톤을 공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철강 분야에서 포스코그룹이 강조할 수 있는 대미 투자가 뚜렷하지 않았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준공과 추가 증설에 더해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일관제철소 건립에 나섰다. 포스코그룹도 이에 합류하기로 했지만, 지분 투자 형식으로 참여하는 데다 구체적인 내용을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준공도 3년여가 남아 있다. 특히 철강 분야의 주요 경쟁국가인 일본과 비교되기도 했다. 일본제철은 약 140억달러(한화 20조원)를 들여 US스틸을 인수하는 동시에 미국 정부에 황금주를 부여하면서다. 일본제철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미 제조업 부흥에 대한 기여를 내세울 뿐만 아니라 철강 관세 장벽을 극복한 거의 유일한 기업이 됐다. 게다가 철강이 트럼프 행정부가 강조하는 제조업 경쟁력 복원의 중심으로 부각되면서 대미 수출 실적과 수익성이 영향을 받았다. 완성차 제조에 필요한 강판 제품의 품질이 미국산으로 대체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우수한 편이지만, 50%의 고율 관세로 비용 압박을 피하지는 못했다. 포스코 철강재가 알래스카 개발 사업에 공급된다면 사업 포트폴리오의 다른 두 축인 LNG 에너지 사업과 핵심 광물 분야에서는 미국 중심 공급망을 강화할 기회를 잡았다. 지난 9월에는 리엘리먼트와 희토류 자원 공급망을 강화하고 희토류 채굴부터 영구자석 생산에 이르는 통합 생산 단지 건립을 같이 해나가기로 했다. 미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97%를 차지하는 중국이 수출 제한 조치를 예고하면서 대중 견제와 경제 안보 목적으로 자국 중심 희토류 공급망 강화에 나서고 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수요 감소·관세 장벽 ‘이중고’ K-철강, 인도·美 투자로 돌파구 찾기

글로벌 철강 시장에서 나홀로 성장세를 보이는 인도와 미국이 포스코·현대제철 등 한국 철강 빅2의 우선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글로벌 철강산업의 전반적인 침체 속에서 제조업 중심으로 경제 성장세가 뚜렷한 시장을 선택해 쇳물부터 철강제품 생산까지 포괄하는 일관제철소를 세우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철강제품을 생산하기 전 쇳물을 고로에 붓는 조강 단계부터 원산지를 따질 정도로 높은 관세 장벽을 넘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2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과 현대제철은 글로벌 관세 장벽을 넘기 위해 해외 지역에도 일관제철소 건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인도 JSW와 절반씩 합작해 오디샤주를 잠정 부지로 선정하고 연간 조강 생산량 6000만톤 규모의 일관제철소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오디샤주는 인도에서 철광석이 가장 풍부한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이는 쇳물을 붓는 조강 단계부터 강재, 판재 등 철강 제품에 이르는 전 생산 공정을 갖춘 일관제철소를 해외에 짓는 '완결형 현지화 전략'의 일환이다. 지난해 JSW와 합작 제철소 설립을 검토할 때는 조강생산량을 연간 500만톤으로 계획했다가 올해 하반기 들어 600만톤으로 늘렸다. 당시 포스코그룹은 “인도라는 신흥 성장시장에 더욱 적극적인 시장 선점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27일 3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해외 투자 방향과 관련해 “성장하는 지역 중심으로 선공정 기반 투자가 중요하다는 관점에서 인도와 미국, 인도네시아, 호주 순으로 투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도 지난 3월 미국 루이지애나 주에 열연·냉연 강판과 도금 판재류 같은 제품을 연간 270만톤 생산하는 전기로 일관제철소를 세우기 위해 준비 중이다. 약 8조5000억원을 투자해 자동차강판에 특화된 생산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오는 2029년 상업 생산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2분기 말 기준으로 루이지애나주 현지에 법인을 세우고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포스코그룹도 합류하기로 결정하고, 구체적인 지분 투자 규모와 사업 방식은 논의 중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7월 2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일정에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며 “지분 구조와 투자 규모 등 세부 사항은 연내 확정 예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국내 철강사들이 인도와 미국 등에서 새 기회 포착에 나선 이유는 글로벌 철강 시장 침체 속에서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는 14억명 인구 구조를 기반으로 제조업을 키우고 있는 신흥 시장이다. 국제통화기구(IMF)는 인도 경제가 올해 6.6%, 내년 6.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4%대인 중국보다도 경제 성장 전망이 밝다. 같은 기간 미국의 경제 성장률 2.0%로 예상됐다. 세계 최대 소비 국가인 데다 자국의 제조업 경쟁력을 복원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자국의 제조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제조업의 기간 산업으로 꼽히는 철강에 대해 무역 장벽을 높여온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쇳물을 어디서 부었는지까지 모니터링하는 수준의 관세 장벽을 넘으려면 결국 현지에서 철강 제품을 공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모든 철강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고, 6월에는 관세율을 50%로 높였다. 인도도 지난 4월 말부터 200일간 저가 철강 제품에 12%의 관세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경제 성장세와 철강 관세 정책은 각국의 철강 제품 생산량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세계철강협회가 지난 23일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10위권 철강제품 생산 국가 가운데 인도와 미국, 튀르키예만 올해 1~9월 생산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다. 생산량 2위를 기록한 인도는 10.5% 많은 1억2240만톤의 철강제품을 만들었고, 3위인 미국은6140만톤으로 2.1% 증가했다. 반면에 세계에서 생산량이 가장 많은 중국은 철강제품 생산량이 7억4630만톤으로 2.9% 줄었다. 한국과 일본, 독일 등 주요 제조업 국가들의 철강제품 생산량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포스코홀딩스, 3분기 철강·양극재 ‘빛바랜 호조’

포스코그룹이 지난 3분기 생산·판매량 증가로 철강 사업과 이차전지 양극재 사업에서 실적 호조를 보였다. 다만, 포스코이앤씨의 공사 현장 사고에 따른 손실로 전체 실적이 소폭 부진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약 639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5% 감소했다고 27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5.8% 줄어든 17조2610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3870억원으로 22% 감소했다. 철강 부문은 매출이 14조73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40.8% 늘어난 6560억원을 기록했다. 포스코는 매출이 8조8000억원으로 7.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800억원으로 31.8% 증가했다. 지난 8월 중국·일본산 열연강판 제품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가 본격화하기 전 들어온 수입 물량의 영향으로 철강제품 판매가가 하락했다. 그러나 생산량이 늘어 가동률이 회복됐고, 원가 경쟁력 강화 노력을 지속하면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이차전지소재 부문은 매출이 1조원으로 3.5% 증가한 반면 영업손실은 420억원을 냈다.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과 포스코아르헨티나 등 리튬 생산 법인이 양산 준비(램프업) 기간에 있지만, 리튬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 평가손실분이 약 370억원 환입되면서 전체 적자폭을 줄였다. 포스코퓨처엠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이 약 667억원으로 4775% 늘었고, 매출은 5.2% 줄어든 87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6월 준공한 전구체 공장을 본격 가동하면서 양극재 판매량이 두배 가량 증가했다. 인프라 부문에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3조2150억원, 1450억원으로 6.9%, 67.7% 감소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하절기 전력수요 증가에 따른 발전사업 수익 호조와 호주 세넥스 가스전 판매량 증가로 견조한 이익을 유지했다. 반면 포스코이앤씨는 해외 투자 손실과 신안산선 사고에 따른 손실, 안전점검을 위해 모든 공사현장 운영을 일시 중단해 2881억원의 일회성 손실 비용이 반영됐다. 이날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는 저수익·비핵심자산 구조 개편 성과도 설명했다. 포스코그룹은 3분기 총 7건의 구조개편으로 약 4000억원의 현금을 창출했다. 2027년까지 총 63건의 추가 구조개편을 통해 1조2000억원의 현금을 추가 창출하고 그룹의 재무 건전성을 강화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향후 투자 우선 순위로는 수소환원제철 상용화와 인도·미국 등 상공정 중심 해외 설비 확대를 꼽았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이날 실적 설명회(콘퍼런스 콜)에서 “내수 시장에서는 후판1공장과 선재1공장처럼 생산 경쟁력이 떨어진 설비를 과감하게 가동 중단(셧다운)을 추진하고, 전기강판 생산 설비와 내년 상반기 광양제철소에 가동 예정인 전기로는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며 “수소환원제철을 비롯한 환경 분야 투자는 포스코그룹의 탈탄소 로드맵에 따라 최우선 순위에 두고, 성장하는 지역 중심으로 선공정 기반 투자가 중요하다는 관점에서 인도와 미국, 인도네시아, 호주 순으로 투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유럽연합(EU)이 철강제품 수입 쿼터 축소와 관세 50% 확대 방안을 내놓은 데 대해서는 “EU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국가와 개별 협상한다는 방침에 따라 쿼터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아웃리치 활동을 하고 있다"며 “유럽시장에서 수익성이 낮은 고객사향(向) 제품의 비중을 줄여 다른 지역으로 돌리고, 통상 장벽을 세우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나 통상 관련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역을 선별해 해당 고객사와 협업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알래스카에서 추진 중인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에 포스코그룹이 참여하는 방안을 두고는 “아직 사업 규모와 LNG 시장 변동성, 인프라 도입 과정에서 발생할 손실 우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포스코그룹이 알래스카 LNG개발 사업에 참여하게 되면 2026~2028년 파이프라인과 LNG 터미널용 강재 등 철강 30만톤 정도를 공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현대제철, AI·빅데이터 페스티벌 개최…디지털전환 성과 공유

현대제철이 생산·구매·경영지원 등 전사 영역에서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전환(DX) 혁신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23일 충남 당진 현대제철 연수원에서 한 해 DX 성과를 공유하는 'AI·빅데이터 페스티벌'을 개최했다고 27일 밝혔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한 이번 행사에서는 사업 전 영역의 DX 확산을 주제로 접수한 과제 131건 중 33건을 우수과제로 선정해 시상했다.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과 임직원, 우수과제 발표자가 행사에 참석한 가운데 포스터 발표와 성과물 시연 등이 진행됐다. 최우수 과제로 선정된 '원료하역부두 선석 계획 최적화 가이던스 개발'은 선박의 위치와 항만 접안 시간을 효율적으로 배정해 항만 운영비용을 최소화한 사례를 담았다. 이 가이던스를 적용할 경우 다양한 제약조건 속에서도 의사결정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아울러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봇산업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로봇 '스팟(SPOT)'이 안전 관리 혁신사례로 소개됐다. 스팟은 자율주행 기능과 다양한 센서를 활용한 기술을 선보였다. 서 사장은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제조 부문뿐만 아니라 전 부문에서 임직원의 혁신 의지와 노력을 볼 수 있었다"며 “DX 성공사례를 확산시키고 이에 대한 성과보상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대한전선, 남아공 전력케이블 공장 확장…CCV 절연 설비 추가

대한전선이 아프리카 전력 케이블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 현지 생산설비를 확장했다. 26일 대한전선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 진출 합작법인 엠텍(M-TEC)의 전력케이블 공장 확장 준공식을 지난 22일(현지시각) 개최했다. 엠텍은 대한전선이 2000년에 아프리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설립한 남아공 합작법인이다. 중저압 케이블, 가공선, 전차선, 통신케이블 등을 공급한다. 이번 생산 공장 확장으로 엠텍은 최첨단 절연 설비인 현수식 연속 압출(CCV) 라인을 추가 도입했다. 남아공 지중 전력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저압(MV/LV) 케이블의 수요 확대에 대응하는 목적이다. 이번 투자로 엠텍의 중저압 케이블 생산 능력(캐파)은 기존보다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준공식에는 레스터 바우어 남아공 통상산업경쟁부(DTIC) 에너지부문장을 비롯해 국영전력공사 에스콤, 파트너사인 CIH 등이 참석했다. 양동한 주남아공 한국 대사와 김대헌 호반그룹 기획총괄사장, 김준석 대한전선 부사장, 신영수 엠텍 법인장 등도 자리를 지켰다. 레스터 바우어 부문장은 축사를 통해 “남아공은 정부 주도하에 전력 인프라 개선 및 신재생 에너지 확대를 추진하면서 중저압(MV/LV) 케이블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현지에서 다수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온 엠텍의 투자로, 남아공 내 전력망 고도화가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엠텍은 이번 투자를 통해 확대되는 현지 수요에 적극 대응하는 동시에 아프리카 전역으로 수출을 확대할 방침"이라며 “앞으로도 전력케이블은 물론 전차선, 가공선 등 종합 전선 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해 남아공의 전력망 안정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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